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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코지만 괜찮아 8

 

 [주제곡]

 

 [부드러운 음악]

 

 (문영)  믿어도 되는 거지?

 

 형 머리도 내가 잘라 줘  나만 만질 수 있어서

 

 바다안녕하세요안녕하세요

 

 형이 그런 스타일로  해 달라고 한 거지?

 

 아니

 

 내가 고심해서 콘셉트 잡은 건데?

 

 나 버섯돌이 싫어

 

 늦었어

 

 (강태)  가위는 내 손에 있어

 

 땜빵 나기 싫으면 가만있어

 

 [심호흡]

 

 다 됐어

 

 [차분한 음악]

 

 나 어때?

 

 이쁘다

 

 [웃음]

 

 (문영)  나 이제 목줄 잘랐으니까  엄마 말 안 들어도 돼

 

 벗어나고 싶었던 게

 

 엄마였어?

 

 

 

 이제 난 자유야

 

 축하해

 

 축하 말고

 

 칭찬

 

 [잔잔한 음악]

 

 [강태의 헛웃음]

 

 기특하다대견하고

 

 [함께 웃는다]

 

 (문영)  그럼 이제 산이나 들이나  아무 데나 가서 막 놀자

 

 봄날의 개처럼?

 

 봄날의 개처럼

 

 [웃음]

 

 [웃음]

 

 (상태)  ♪ 꽃이고 ♪

 

 ♪ 산에 피어도 꽃이고 ♪

 

 ♪ 꽃이고꽃이고 ♪

 

 [상태가 흥얼거린다]

 

 [흥얼거린다]

 

 머리...

 

 긴 머리 어어디 갔어요?

 

 잘라 버렸어

 

 - 어때?  - (상태긴 머리가 이쁜데

 

 [익살스러운 음악]

 

 (강태)  짧은 머리가 더 잘 어울리는데

 

 (상태)  아니야아니야아니야아니야

 

 찰랑찰랑 허리까지 내려오는  새까만 생머리

 

 그게 백 배천 배  1 2천 배 더 이쁜데

 

 왜 잘랐지?  왜 그랬지?

 

 [문영이 식탁을 쾅 친다]  (강태)  

 

 형도 오늘 이발 좀 하자  머리 많이 길었네

 

 (상태)  수요일 날 잘랐잖아수요일 날

 

 (강태)  그때 너무 조금 잘랐어

 

 더 다듬자얼른 밥 먹어

 

 긴 머리가 더 예쁜데긴 머리

 

 (상태)  왜 그랬지자르지 말지

 

 잘라도 저렇게 잘랐지?

 

 왜 발로 차?

 

 - 내가?  - (상태네가네가

 

 발로 지금 세세 번 찼는데

 

 (문영)  에이씨메추리 새끼 진짜

 

 (강태)  

 

 계란말이

 

 (강태)  

 

 - (강태자  자기 반찬 자자기가

 

 (상태)  응애응애 아기도 아니고

 

 (문영)  너희 형은 정말 너무 눈치가 없어  [문이 달칵 닫힌다]

 

 [새가 지저귄다]

 

 너무 솔직한 거지

 

 편드냐형이라고?

 

 당연하지형제인데

 

 (문영)  

 

 !

 

 퇴근하자마자 곧장 들어와

 

 빨리 와서 나랑 놀아

 

 [난처한 숨소리]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부드러운 음악]

 

 (문영)  앞으로도 내 머린 꼭 네가 잘라 줘

 

 알았지?  [차 문이 탁 닫힌다]

 

 미용실 놔두고 왜?

 

 나도 너희 형이랑 똑같아

 

 다른 사람이 내 몸 만지는 거 싫어

 

 (문영)  너만 예외야너만 만져

 

 나 진짜 예뻐?

 

 그래예뻐

 

 [후련한 숨소리]

 

 나도

 

 내가 너무 예뻐

 

 [강태의 웃음]

 

 왜 웃어?

 

 형이랑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있어

 

 갈게

 

 빨리 와늦으면 죽어

 

 [강태의 헛웃음]

 

 [자동차 시동음]

 

 - 안녕하세요  - (간호사안녕하세요

 

 [옷걸이를 달그락 건다]

 

 아이깜짝이야

 

 (차용)  내 몰골이 그 정도예요?

 

 좀비다

 

 (강태)  야간에 무슨 일 있었어?

 

 컨실러 있어요?

 

 - 그게 뭔데?  - (차용쿠션은?

 

 휴게실에 있잖아

 

 (차용)  아니피부에...

 

 됐어요

 

 환자 액팅 있었어누구?

 

 (차용)  고대환 환자요

 

 (강태)  그 환자 왜?

 

 [차용의 한숨]

 

 또 발작 일으켜서  야밤에 난리도 아니었어요

 

 (차용)  복도까지 나와서 눈 막 까뒤집고  거품 물고 경련 일으키고

 

 ...

 

 나 완전 꼴딱 새웠다니까요

 

 왜 꼭 나 나이트일 때만  이 난리냐고

 

 (필옹)  아이고...

 

 

 

 [필옹의 한숨]

 

 괜찮을까?

 

 뇌에 또 혹 생기는 거 아닌가 몰라

 

 밤새 막 헛소리하고 그러던데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한숨도 못 주무셨겠네

 

 (필옹)  그렇지 않아도 명상 수업 제치고  그냥 푹 좀 자려고

 

 그러세요

 

 - (행자쉬세요  - (필옹

 

 [문이 쓱 여닫힌다]

 

 문 보호사

 

 고대환 환자 드롤링 있었어

 

 환의 좀 갈아입혀 드려

 

 

 

 [행자의 한숨]

 

 그 여자가...

 

 노래를 불렀어

 

 어떤 노래요?

 

 '클레멘타인'

 

 [어두운 음악]

 

 분명히

 

 죽었는데

 

 그 여자가

 

 여기에 있어

 

 그 여자가

 

 누군데요?

 

 죽었는데

 

 있어

 

 [마우스 클릭음]

 

 (네티즌1)  효녀 코스프레 하고 자빠졌네!

 

 간병이 아니라 염병이겠지!

 

 [파리가 윙윙거리는 효과음]  (네티즌2)

 

 (네티즌3)

 

 (네티즌4)

 

 이런 똥파리들은 싸그리 모아 놓고  살충제를 확 뿌려야 되는데

 

 [파리가 윙윙거리는 효과음]  아씨

 

 그 많던 내 팬들은  싹 다 어디로 꺼진 거야

 

 [흥미진진한 음악]

 

 여기 있네내 팬

 

 (상태)  살충제는 뿌린 다음에  환기를 꼭 시켜 줘야 되는데

 

 한 방에 죽이려면  전기 파리채가 강력아주 강력합니다

 

 오빤 내 동화가 왜 좋아?

 

 고문영 작가님이 썼으니까

 

 ...

 

 내 동화가 아니라 나를 좋아한 거네

 

 - 내가 왜 좋아?  - (상태예뻐서

 

 어디가 제일 예쁜데?

 

 머리긴 머리

 

 찰랑찰랑 허리까지 내려오는  새까만 생머리 그거 이뻤는데

 

 왜 잘랐지자르지 말지

 

 회의 끝!

 

 시작을 해야 끝이 있는데

 

 지금 회회의를 시작 안 했는데  왜 끝이 났지?

 

 (문영)  오빠랑 있으면 머리 아파나중에 해

 

 (상태)  나중에

 

 나중에나중에

 

 죽기 전에 언젠가나중에?

 

 안 돼안 돼  내 캠핑카 받아야 되는데

 

 캠핑카 받아야 되는데캠핑카

 

 [상인의 헛기침]

 

 내가 알아보라고 한 거

 

 (승재)  

 

 업무의 연장선이라고 하셔서  하긴 했는데요

 

 그래도 남 뒷조사는 좀...

 

 ?

 

 (상인)  그게 네 특기잖아?

 

 애초에 네가 인마

 

 문영이한테 그 보호사  뒷조사만 안 갖다 바쳤어도!

 

 (승재)  이름 남주리현재 애인 없음

 

 문강태 보호사와는

 

 1년 전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알게 되었답니다

 

 [옅은 웃음]

 

 [흥미진진한 음악]  그럼 뭐알고 지낸 지 얼마 안 됐네

 

 (승재)  아버지는 어렸을 때  병으로 돌아가셨고

 

 아이고저런

 

 (승재)  어머니는 한때  공사장 함바집을 하셨대요

 

 (상인)  아이고참 고생 많았다

 

 현재 괜찮은 병원  조리장으로 근무 중이시고

 

 (승재)  근저당 잡힌 2층짜리 자가 주택에서  모녀가 함께 거주 중입니다

 

 옥탑에는 보호사 형제가

 

 지하방에는 피자집을 운영하는  친구분이 세 들어 사는데

 

 주인아주머니께서  밥까지 공짜로 다 차려 주신대요

 

 [헛웃음 치며]  하숙이구먼하숙

 

 대표님

 

 근데 그 간호사님 좋아하세요?

 

 

 

 너는 왜 그쓸데없이  이런 일엔 눈치가 빠르냐?

 

 일 눈치는 개뿔 없으면서

 

 [상인의 헛기침]

 

 (상인)  ...

 

 솔직히 한번 얘기 한번 해 봐

 

 [흥미진진한 음악]  뭘요?

 

 나랑 그 보호사랑 비교했을 때

 

 누가 훨 낫냐?

 

 남자로서요?

 

 (상인)  아이키도 내가 더 크고  등빨도 내가 더 좋고

 

 사회적 지위나  연륜으로 봤을 때 뭐...

 

 내가 훨 낫지 않냐?

 

 결정적 한 가지가 좀 달리는데

 

 [헛기침]

 

 그게 뭔데?

 

 이거요

 

 얼굴

 

 아유이거이거이걸

 

 [한숨]

 

 [갈매기 울음]

 

 [차분한 음악]

 

 나 어때?

 

 이쁘다

 

 [웃음]

 

 [한숨]

 

 미쳤구나문강태

 

 [한숨]

 

 [갈매기 울음]

 

 [의미심장한 음악]

 

 "2층 복도"

 

 [한숨]

 

 [키보드를 탁 두드린다]

 

 "1층 복도"

 

 [전화기 버튼음]

 

 박옥란 환자  나랑 좀 볼 수 있을까?

 

 지금

 

 [강태가 똑똑 노크한다]

 

 (지왕)  

 

 아유

 

 박옥란 님어서 오세요  [문이 탁 닫힌다]

 

 이쪽으로 편히 앉으세요

 

 [작은 소리로]  있어그냥있어

 

 아이고요새 얼굴이 부쩍 좋아지셨네

 

 약발이 좋은가 보죠

 

 근데 무슨 일이에요?

 

 그냥 뭐 좀 하나  물어볼 게 있어서 그러는데요

 

 (지왕)  ...

 

 어제 자정쯤에

 

 복도에서 혹시

 

 고대환 환자 못 봤어요?

 

 그 시간에

 

 화장실을 가긴 했는데

 

 못 봤는데

 

 그럼 혹시  그때 무슨 노래 안 불렀어요?

 

 (옥란)  노래?

 

 무슨 노래요?

 

 [어두운 음악]

 

 (필옹)  의식 돌아오고 나서는  계속 같은 말만 주절거려

 

 뭐냐...

 

 [장기를 탁 두며]  

 

 , '클레멘타인'?

 

 그 노래를 분명히 들었다고  그 소리만 계속해

 

 ♪ 넓고 넓은 ♪

 

 (지왕)  ♪ 바닷가에 ♪

 

 ♪ 오막살이 ♪

 

 (대환)  노래를 불렀어

 

 '클레멘타인'

 

 (지왕)  ♪ 집 한 채 ♪

 

 ♪ 고기 잡는 아... ♪

 

 [옥란의 헛웃음]

 

 나 귀신 아닌데

 

 - 귀신?  - (옥란유선해

 

 (옥란)  그 무당이었던 여자가  헛소리하고 다니잖아요

 

 밤에 복도 끝에서

 

 귀신이 노래한다고

 

 근데

 

 나 귀신 아니야원장님

 

 그럼요아니지

 

 암튼 안 불렀다?

 

 그렇다니까

 

 그래요

 

 [의미심장한 음악]

 

 왜 웃으세요?

 

 그냥

 

 여기 있는 몇 달 동안

 

 다들 날 없는 사람 취급 하더니

 

 이제 좀 봐 주네

 

 재밌어

 

 (지왕)  ♪ 늙은 아비 ♪

 

 ♪ 홀로 두고 ♪

 

 ♪ 영영 어디 ♪

 

 ♪ 갔느냐 ♪

 

 맞는데

 

 (지왕)  왜 거짓말을 했을까?

 

 글쎄요

 

 근데

 

 그걸 왜 저한테 물어보시는지...

 

 (지왕)  아니고대환 환자의 유일한 보호자가  고문영 작가고

 

 고문영 작가의 유일한 보호자 노릇을

 

 자네가 하고 있으니까

 

 영 상관없지가 않지

 

 영 상관없는 거 같은데요

 

 (지왕)  씹어

 

 이거 뭘 오래 씹는 게  치매 예방에 좋대

 

 뭔가 구린내가 나병원 곳곳에서

 

 당분간 우리끼리 비밀로 하고

 

 박옥란 환자를 좀

 

 유심히 살펴봤으면 하네만

 

 [흥미진진한 음악]

 

 이 병원 실세하고  한편을 먹는 거야어때?

 

 씹으니까 맛있냐?

 

 [웃음]

 

 원하는 게 뭐야?

 

 [종이를 직 찢는다]

 

 - (문영어디 가?  - 중국집 갔다 피자집에

 

 식객이야?

 

 (상태)  중국집은 강태랑피자집은 알바

 

 강태?

 

 그럼 나도 갈래

 

 [익살스러운 음악]

 

 (종업원1)  짬뽕 나왔습니다

 

 (상태)  이거이거짬뽕 좋아

 

 땡초 넣고홍합 넣고

 

 짬뽕 국물이 끝내줘요!

 

 [상태가 입맛을 다신다]

 

 왜 이렇게 구질구질한 데까지 와서  짬뽕을 먹어?

 

 엄마가 자주 데려오던 데야

 

 내가 여기 짬뽕을 너무 좋아해서

 

 (상태)  엄마맨날 맨날 먹고 싶어요

 

 저 매일매일 먹고 싶어요

 

 어쩐지

 

 유서 깊은 맛집 분위기가...

 

 먹어

 

 [상태의 매워하는 숨소리]

 

 [차분한 음악]

 

 얼른 먹어

 

 (어린 강태)  엄마는?

 

 (강태 모)  엄만 배 안 고픈데?

 

 맛있어?

 

 - (강태응  그래?

 

 [문영의 헛기침]  (상태)  매워

 

 [문영이 입바람을 호 분다]  [상태의 매워하는 숨소리]

 

 씨발존나존나 매워

 

 [문영의 멋쩍은 신음]

 

 [웃음]  [문영의 탄성]

 

 (상태)  캡사이신캡사이신

 

 캡사이신은 중독이 강해

 

 먹으면 엔도르핀이 나와서  스트레스가 해소되지만

 

 피똥피똥 싸

 

 그다음 날 피똥 싸피똥

 

 똥구멍 엄청 아파엄청

 

 [상태가 중얼거린다]

 

 - (상태고맙습니다  - (강태감사합니다

 

 - (상태고맙습니다고맙습니다  - (강태우산 돌려드릴게요

 

 (상태)  엄청 좋아

 

 - (강태비 맞잖아아이...  - (상태!

 

 (상태)  비 온다엄청 맛있지?

 

 [강태의 웃음]

 

 !

 

 해가 떴는데  비비가 오네비가그렇지?

 

 엄청 비 와...  [강태가 말한다]

 

 캡사이신 중독 엄청 강해  그렇지?

 

 (강태)  그래도 오랜만에 많이 먹었다  [상태의 탄성]

 

 (상태)  많이 먹었지?

 

 왜 비가 오지엄청 비 와

 

 [상태가 중얼거린다]

 

 (강태)  오랜만에 많이 먹었다

 

 (상태)  우아여기도 엄청 비 온다  여기도여기도

 

 (문영)  나도 끼워 줘  [상태의 탄성]

 

 (상태)  캡사이신 엄청 중독 강해

 

 다 먹었지요고문영 작가님?  맛있어서?

 

 피똥 싸피똥

 

 고문영 작가님피똥 싸 봤어?  엄청 아파

 

 [버스 문 개폐음]

 

 [흥미진진한 음악]

 

 나랑 커피 마시자

 

 혼자 마셔나 점심시간 다 돼 가

 

 10분이면 충분해

 

 [강태의 한숨]

 

 - 아이스아메리카노 두 잔 주세요  - (종업원2) 

 

 [포스 단말기 조작음]

 

 [몽환적인 음악]

 

 ...

 

 탐나

 

 혹시...

 

 고문영 작가님?

 

 맞죠?

 

 [강태가 비닐을 탁 뜯는다]  여기서 이렇게 다 뵙고  신기하네

 

 - 저 아세요?  - (남자1) 그럼요

 

 작가님 오랜 팬입니다

 

 [강태가 쓰레기를 탁 버린다]  잠시만요

 

 (남자1)  ...

 

 여기 제 명함...

 

 [강태의 헛기침]

 

 "최다니엘"

 

 CEO?

 

 (남자1)  혹시 남자 친구...

 

 (문영)  아니요

 

 그냥 아는 애예요

 

 [익살스러운 음악]

 

 다행이네요

 

 (문영)  잠깐 앉으세요

 

 그럼 실례 좀 하겠습니다

 

 [남자1이 숨을 깊게 내뱉는다]

 

 (남자1)  작년 여름에

 

 작가님 아트 북 행사도

 

 저희 회사에서 주최했었는데

 

 기억 잘 못하시죠?

 

 그때 이렇게  먼발치에서 한번 뵙고

 

 또 여기서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  정말...

 

 운명이네

 

 운명?

 

 (남자1)  그 운명이

 

 인연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네요

 

 나중에 시간 되시면

 

 같이 한번 식사나 하시죠

 

 얼마든지

 

 (남자1)  그러면 여기

 

 여기다가 연락처 좀...

 

 [남자1의 긴장한 숨소리]

 

 [문영이 글을 쓱쓱 쓴다]  [강태의 헛기침]

 

 (문영)  다니엘 오빠저 꼭 소고기 사 주세용

 

 [익살스러운 음악]  문영이가 오빠얌 연락 기다린당

 

 저기

 

 지인분이라고 하셨나?

 

 - ?  - (남자1) 죄송한데

 

 우리 둘이 사진 한 장만  좀 찍어 주시겠어요?

 

 

 

 (남자1)  카메라 그거 눌러서

 

 (강태)  하나

 

 [남자1의 헛기침]

 

 ...

 

 허리에 손 좀...

 

 허리 손?

 

 (문영)  찍어

 

 [남자1의 헛기침]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팬 서비스 좋더라?

 

 내가 한 번씩 웃어 줄 때마다  책이 한 권씩 더 팔린대이 대표가

 

 작가가 창작을 해야지  왜 영업을 해?

 

 (강태)  그리고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한테

 

 그렇게 연락처를  함부로 알려 주면 어떡해?

 

 펜이 너무 멋있잖아

 

 멋있...

 

 (문영)  ?

 

 들어가나 빨리 가 봐야 돼

 

 너 설마

 

 질투해?  [시계 종이 뎅 울리는 효과음]

 

 [문영의 손을 탁 뿌리치며]  질투는 무슨

 

 나 너 때문에 늦었어

 

 [흥미진진한 음악]

 

 팬이 멋있긴 개뿔

 

 느끼하기만 하더구먼

 

 (문영)  ...

 

 멋있어

 

 ()  배고파

 

 [익살스러운 음악]  - ?  - (왜요?

 

 아는 사람이에요?

 

 (주리)  싫어

 

 안 돼절대 안 돼

 

 네가 싫으면 뭐어쩔 거야?

 

 집주인은 난데

 

 대출금 절반은 내가 갚잖아

 

 사정이 딱하잖아

 

 성진시에 연고도 없고  출판사 망해서 돈도 없다는데

 

 [한숨]

 

 그쪽 사정을 왜 엄마가 봐줘?  무슨 상관인데

 

 왜 상관이 없어?

 

 우리 상태가 일하는 출판사 사장님인데

 

 집에 빈방도 없...

 

 엄마

 

 설마 옥탑 내줄 건 아니지?

 

 엄마?

 

 - 쪼개  - (주리?

 

 너랑 재수가 방을 반씩 쪼개

 

 (재수)  방이 무슨 치킨이야?

 

 반반 나누게?

 

 (재수)  나더러 그 출판사  그 작자라는 사람이랑

 

 방을 같이 나눠 쓰라니

 

 아무리 하숙비에 눈이 멀어도 그렇지

 

 이거 완전 집주인 갑질 아니야갑질!  안 그래요형님?  [무거운 음악]

 

 (재수)  오늘 당장 짐 싸서 들어온다는데  아유짜증 나

 

 하여튼 고문영  그 여자랑 엮인 사람들은

 

 다 하나같이 민폐야민폐

 

 형님그만 긁어피 나겄어

 

 형님!

 

 (상인)  화나셨어요?

 

 오전에 계속 전화했는데 안 받으시길래

 

 저번에 나 싸다구 때린 것 때문에  미안해서 뭐그러시나...

 

 [주리의 한숨]

 

 왜 하필 우리 집이에요?

 

 그대 때문에

 

 저 좋아하는 사람 있어요

 

 압니다

 

 힘들어서 못 해 먹겠다던 짝사랑

 

 [상인이 숨을 들이켠다]

 

 근데 주리 씨

 

 나쁜 년은 되지 마세요

 

 [흥미진진한 음악]

 

 (주리)  [술 취한 목소리로]  나는 안 되고

 

 그년은 될까?

 

 나도

 

 나쁜 년 할 수 있는데

 

 (상인)  착한 그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줄 수 있는 남자 만나셔야죠

 

 저 하나도 안 착해요

 

 에이그

 

 자기 안 착하다는 사람  대부분 다 뭐착하던데

 

 [상인의 웃음]

 

 [주리의 진저리 치는 신음]

 

 [상인의 힘주는 숨소리]

 

 (상인)  아휴착한 여자나 나쁜 년이나

 

 하필 꼭 같은 남자한테  꽂혀 가지고

 

 [상인의 한숨]

 

 ?

 

 

 

 나 여기서 쫓아내려고?

 

 팬들한테 한 번 웃을 때마다

 

 책 한 권씩 팔려 나간다고 했다면서요?  [익살스러운 음악]

 

 작가가 글만 잘 쓰면 됐지

 

 (강태)  무슨 연예인도 아니고

 

 왜 팬 서비스에 그렇게  쓸데없이 적극적이어야 됩니까?

 

 대표님의 그 저급한 영업 방식 때문에

 

 그 여자가 아무한테나

 

 멋있네 어쩌네 그딴 소리나 하고

 

 하트나 남발하고

 

 남의 허리에 막 손도 함부로 두르고  [상인의 당황한 신음]

 

 초면인 남자랑 밥까지 먹으러 다니고

 

 얼마나 억지로 웃게 만들었으면

 

 입꼬리만 가식적으로 올라가는 게 꼭

 

 조커 같다고요조커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앞으로 일 똑바로 하시라고요!

 

 정말

 

 [강태의 못마땅한 신음]

 

 ...

 

 [강태의 못마땅한 신음]  내가 뭘뭘 그렇게  내가 잘못했다고

 

 [못마땅한 신음]

 

 [한숨]

 

 [흥미진진한 음악]

 

 [문을 달칵 닫는다]

 

 [작은 소리로]  아름 씨

 

 아름 씨?

 

 [아름의 힘겨운 신음]

 

 (아름)  발 저려

 

 아휴

 

 미안해요미안?

 

 간필옹 그 영감이 자꾸  탁구 치자고 들러붙어서 따돌리느라고

 

 많이 힘들었죠?

 

 [정태의 한숨]

 

 우리 언제까지 이렇게 몰래 만나요?

 

 [한숨]

 

 정신 병원에서 환자끼리의 사랑은  금지라잖아요

 

 [속상한 숨소리]

 

 (정태)  여기 린넨실 빼곤  사방이 다 우릴 감시하고 있어서

 

 나쁜 놈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우리 퇴원할 때까지  이 스릴 즐겨요

 

 우리 꼭

 

 비련의 주인공들 같다

 

 아름 씨

 

 아름 씨만 괜찮다면 우리

 

 ...

 

 뽀뽀해도 될까요?  [아름의 놀란 숨소리]

 

 [정태의 당황한 신음]

 

 [흥미진진한 음악]

 

 (차용)  아씨졸려 죽겠는데  왜 갑자기 시트를 또 갈래

 

 짜증 나  [문이 탁 열린다]

 

 꼭 나 연장 근무 설 때만 골라서  부려 먹지

 

 박행자 이 마귀 할망구

 

 [정태의 옅은 신음]

 

 나중에 내가 할 테니까 잠깐 쉬어

 

 (차용)  진짜?

 

 그럼 딱 한 시간만  나 여기서 자도 돼요?

 

 (강태)  대신 수간호사님한테 걸려도 몰라  [흥미진진한 음악]

 

 (차용)  아이

 

 아이고죽겠다

 

 [스위치를 달칵 누른다]

 

 [차용이 코를 드르릉 곤다]

 

 [정태와 아름의 놀란 신음]

 

 [한숨]

 

 (정태)  한 번만딱 한 번만 모르는 척  눈감아 주세요보호사님

 

 [아름이 울먹인다]  아니강태 형님

 

 제가 더 어린 걸로 아는데

 

 (정태)  형님우리 그냥 이대로  사랑하게 해 주세요?

 

 (강태)  일어나세요

 

 아니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게  죄는 아니잖아

 

 (정태)  환자도 사람이잖아

 

 죄는 아니지만

 

 병원 규정엔 어긋나네요

 

 [함께 울먹인다]  [잔잔한 음악]

 

 (아름)  너무해

 

 [정태의 속상한 신음]

 

 아마 둘 중 한 분은

 

 병동 옮기셔야 될 겁니다

 

 [아름이 흐느낀다]

 

 (정태)  형님

 

 제발 위에다가는 보고하지 마요

 

 제발

 

 그러니까 치료 잘 받아서  얼른 퇴원하세요

 

 (강태)  여기서 나가시면

 

 아무도 두 분 사이 방해 안 해요

 

 (정태)  

 

 [아름이 계속 흐느낀다]  ...

 

 [문이 덜컹 열린다]  [한숨]

 

 [문이 덜컹 닫힌다]

 

 - (상태다녀왔습니다  - (문영오빠  [글을 쓱쓱 쓴다]

 

 쓰기 싫어

 

 심심해

 

 [문이 덜컹 열린다]  (문영)  오빠오빠

 

 (상태)  노크를 해야지  도동방예의지국에서노크를 그...

 

 나랑 놀자포커 칠 줄 알아?

 

 - 망태  - (문영아니포커

 

 (상태)  이거 망태 내 건데

 

 이젠 내 거야강태가 나 줬어

 

 아니야망태

 

 2007 5월에 강태가 만들어서  나나 준 건데

 

 망태가 아악몽  먹어 준다 그래 가지고 내가

 

 2020 6월부로 나한테 입양됐어  이젠 내 거야

 

 (상태)  아니야입양 안 됐어

 

 내가 입양 안 보냈는데  어떻게 입양이 됐지?

 

 망태 이거 내내 거야

 

 - 내 거야  - (상태아니야망태 내 거야  [흥미진진한 음악]

 

 - (문영내 거야강태가 나 줬어  아니야내 거야

 

 - (문영내 거야내 거야  내 거야상태 거야

 

 - (문영내 거야내 거야  상태 거야

 

 - (상태주세요줘  내 거야내 거야

 

 (상태)  망태 내 거야상태 거야

 

 - (문영내 거야내 거야!  - 이거 망태 내 거야!

 

 - (상태아니야내 거야줘  내 거야내 거야

 

 - (상태아니야내 거야  - (문영내 거야

 

 [긴장되는 음악]  [떨리는 숨소리]

 

 [상태의 망연자실한 신음]

 

 [상태의 거친 숨소리]

 

 [거친 숨소리]

 

 [성난 신음]

 

 !

 

 [시동이 툭 꺼진다]

 

 [풀벌레 울음]

 

 [문이 탁 닫힌다]

 

 (강태)  ?

 

 - (문영망태 내 거야!  - (상태망태 내 거라고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린다]  [가방을 툭 내던진다]

 

 - (상태내 거야내 거내 거  - (문영내 거야!

 

 [아름다운 음악]  - (상태내 거야내 거내 거  - (문영내 거라고!

 

 [문영과 상태가 계속 싸운다]

 

 [한숨]

 

 - (문영망태 누구 거야!  - 망태 누구 거야?

 

 (상태)  망태 누구누구 거야누구 거?  [흥미진진한 음악]

 

 (문영)  망태 내 거 맞지네가 나 줬잖아

 

 (상태)  우리 삼 형제잖아삼 형제?

 

 망태강태상태?  [강태의 한숨]

 

 - 둘 다  - (문영내 거라고!

 

 (상태)  내 거라고내 거라고내 거내 거  [문영이 악을 지른다]

 

 - (문영내 거야내 거  - (상태내 거라고망태 내 거야

 

 - (문영망태 내 거야  - (상태망태 내 거야

 

 조용!

 

 [익살스러운 음악]  [문영과 상태의 거친 숨소리]

 

 [한숨]

 

 (강태)  둘 다 내놔

 

 [문영과 상태의 거친 숨소리]

 

 하나

 

 

 

 

 

 [상태가 울먹인다]  (문영)  !

 

 [상태의 토라진 신음]  [문영의 신음]

 

 (상태)  미워미워!

 

 !

 

 (상태)  [울먹이며]  이씨내 건데

 

 [문영의 거친 숨소리]  [옷장 문이 탁 닫힌다]

 

 고문영 작가님 싸움 엄청 잘해

 

 고문영 작가 싸움 엄청 잘해엄청

 

 너도 내놔

 

 (문영)  네가 나 줬잖아왜 줬다 뺏어!

 

 형이랑 싸우지 말랬지?  일단 내놔

 

 [거친 숨소리]

 

 내놔얼른

 

 !

 

 (문영)  !

 

 [한숨]

 

 [힘주는 신음]

 

 [신발을 탁탁 벗는다]

 

 (문영)  !

 

 나쁜 새끼좀팽이 새끼

 

 치사한 새끼치사한 새끼!

 

 [한숨]

 

 

 

 (강태)  나와

 

 옷 갈아입자

 

 나오기 싫으면 문만 열어 줘

 

 [강태의 힘주는 신음]

 

 어차피 망태는

 

 나비 못 잡잖아

 

 나비는 못 잡아나비는

 

 뭐라고?

 

 잘 안 들려

 

 (상태)  나비를 못 잡으면 소용없어

 

 그래

 

 (강태)  그래서 형이  서랍 구석에 처박아 놓은 거

 

 작가님한테 준 거야

 

 미리 허락 못 받아서 미안해

 

 근데 형한텐 소용없는 물건을

 

 필요한 사람한테 양보하면 좋잖아

 

 - 양보?  - (강태양보

 

 근데

 

 필요한 사람한테 다 줘 버리면

 

 나는?

 

 나한텐 뭐가 남지?

 

 형한텐

 

 내가 있잖아

 

 망태 말고 강태

 

 [잔잔한 음악]  작가님은 혼자니까 망태가 필요해

 

 그럼

 

 - 양보하는 거예요?  - (상태양보해

 

 강태 말고 망태

 

 강태 말고 망태

 

 그래

 

 강태 말고 망태

 

 양보해

 

 [거친 숨소리]

 

 

 

 생각할수록 빡쳐서 잠이 안 와

 

 대체 내가 뭘 잘못했는데?

 

 형이 양보했어

 

 망태

 

 이제 진짜 네 거라고

 

 [한숨]

 

 (문영)  양보는 무슨

 

 원래 내 거거든?

 

 형한텐 같이 덤비지 말고 좀 참아

 

 - 명령하지 마  - (강태명령 아니고

 

 부탁이야

 

 어떻게 하면 참아지는데?

 

 너 참는 데 고수잖아

 

 (문영)  내가 칼로 네 손 그었을 때도 그랬고

 

 [차분한 음악]

 

 서점에서 애 아빠가  너희 형 머리채 잡았을 때도

 

 형이 눕혀 놓고 두들겨 팼을 때도

 

 그냥 참고 맞기만 했잖아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나만 참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

 

 (강태)  뒷일 생각 안 하고

 

 마음 가는 대로 저질렀으면

 

 난 형이랑 지금처럼 못 살았어

 

 내가 참는 게

 

 형을 보호하고 지키는

 

 유일한 길이야

 

 그래서 우리가 운명인가 봐

 

 넌 잘 참고난 잘 터트리고

 

 안전핀과 폭탄

 

 결국 우린 세트야

 

 [헛웃음]

 

 운명이고

 

 넌 도대체 운명이 몇 명이야?

 

 뭔 소리야?

 

 멋있는 네 팬한테 가서 물어보든지

 

 멋있...

 

 ...

 

 이 펜?

 

 (문영)  어때?

 

 멋있지?

 

 라인이 끝내줘

 

 근데 이 펜보단

 

 [몽환적인 음악]

 

 네가 훨씬

 

 멋있어

 

 [문영이 입바람을 후 분다]

 

 왜 이래

 

 [펜을 툭 내려놓으며]  그러니까 질투하지 마

 

 [문영의 힘주는 신음]

 

 (강태)  질투는 무슨

 

 졸려

 

 올라가서 자

 

 (문영)  싫어망태가 여기 있잖아

 

 힘 좀 빼

 

 오 원장님한테 연락 안 왔어?

 

 동화 수업 다시 하라고

 

 왔어

 

 그래

 

 환자들 요청이 많았대

 

 네 수업

 

 다들 좋아했나 봐

 

 [부드러운 음악]

 

 [한숨]

 

 [갈매기 울음]

 

 [상인의 망연자실한 숨소리]  [극적인 음악]

 

 내 수염

 

 [망연자실한 신음]

 

 내 수염 어디 갔어!

 

 [익살스러운 음악]  그거

 

 내가 밀었어요

 

 ...

 

 ?

 

 당신이 왜?

 

 그게...

 

 (상인)  이씨

 

 당신이 뭔데 감히 내 털에 손을 대!

 

 그쪽 책임도 절반 있어  이거 왜 이래!

 

 (상인)  어어?

 

 [재수의 힘주는 신음]

 

 [상인이 씩씩거린다]  (재수)  어어?

 

 [재수의 힘주는 신음]

 

 [재수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재수)  잠깐만잠깐만안 돼  [상인이 코를 드르릉 곤다]

 

 안 돼안 돼안 돼잠깐  제발제발

 

 안 돼안 돼안 돼!

 

 [상인의 잠꼬대하는 신음]

 

 - (상인고문영이씨나쁜 년  진짜 게임에 집중이 안 되네

 

 집중이

 

 [코를 드르릉 곤다]

 

 (재수)  암튼 민폐야민폐!

 

 [흥미진진한 음악]

 

 [재수의 웃음]

 

 [상인의 잠꼬대하는 신음]

 

 [상인이 코를 드르릉 곤다]

 

 [상인의 잠꼬대하는 신음]

 

 [상인이 코를 드르릉 곤다]  [난처한 숨소리]

 

 [수염을 쓱 민다]

 

 [상인과 순덕의 웃음]

 

 - 껌이 달라붙었어?  - (상인

 

 아주 그냥 쫙 달라붙었다니까요

 

 (순덕)  참 나

 

 수염이 없으니까 인물이 훤한 게

 

 재수가 아주 큰 일 했네

 

 [순덕의 웃음]

 

 [상인의 신난 신음]

 

 (상인)  고마워요재수 씨  [상인의 익살스러운 신음]

 

 [웃으며]  아이

 

 밀었다고 지랄할 땐 언제고

 

 [쓱쓱 닦는 소리가 들린다]

 

 뭐 해요승재 씨?

 

 [승재의 거친 숨소리]

 

 [놀란 신음]

 

 언니안녕히 주무셨어요?

 

 혹시 저 때문에 깨신 거예요?

 

 아니요아니요

 

 근데 왜 갑자기 이렇게 청소를...

 

 ...

 

 언니랑 같이 방 쓰는 동안

 

 제가 뭐라도 해야 될 것 같아서요

 

 (승재)  앞으로 청소는 제가 다 할게요

 

 그냥 저는

 

 그냥 공기다 생각하시고

 

 저 절대 신경 쓰지 마세요

 

 [익살스러운 음악]

 

 주리 씨

 

 나 달라진 거 없어요?

 

 수염 있는 게 나은데 왜 밀었어요?

 

 [재수가 풋 웃는다]

 

 (순덕)  고기 먹어요

 

 우리 상태가 조금 별나기는 해도

 

 이 그림 실력 하나는  정말 기똥찬 애니까

 

 잘 좀 챙겨 줘요

 

 그러면 앞으로 내가 이 고기반찬은  끊이지 않고 댈 테니까

 

 아유어머니  저걱정하지 마십시오

 

 [상인의 웃음]

 

 (상인)  근데 이거  워낙에 진수성찬이라 가지고

 

 뭐부터 먹어야 될지

 

 [상인의 웃음]

 

 국이 짜다

 

 [비장한 음악]

 

 [재수가 뚜껑을 탁 연다]

 

 많이 먹어요

 

 

 

 [뚜껑을 탁 닫는다]

 

 (순덕)  그런데 참 대견하네

 

 젊은 나이에  출판사 대표씩이나 되고

 

 [재수의 헛기침]

 

 저도 이 나이에  피자집 사장이라는 게...

 

 (상인)  어머니

 

 [흥미진진한 음악]  제가 뭐비록

 

  20에 이렇게 신세 지고 있지만

 

 곧 다시 재기해서  이 어머님의 큰 은혜 이거

 

 백 배천 배로 제가  꼭 갚아 드리겠습니다네  [순덕의 옅은 탄성]

 

 그럼 얼른 먹고 각서부터 쓰십시다

 

 [상인과 순덕의 웃음]

 

 (상인)  [웃으며]  

 

 (순덕)  또 무슨 심사가 배배 꼬였어?

 

 이 대표 부모님 뭐 하시는지는  왜 물어봐?

 

 당분간 같이 살 식구인데  그 정도 호구 조사도 못 해?

 

 엄마가 자꾸 쓸데없이  관심 두니까 그렇지

 

 너한테 관심 두는 남자잖아

 

 어떻게 알았어?

 

 내 나이 돼 봐

 

 그냥 절로 알아지는 것들이 있어

 

 알면

 

 자꾸 여지 주지 마

 

 (순덕)  성실하고구김살 없고

 

 책임감도 있어 보이던데?

 

 엄만 내가 왜 이러는지 알면서

 

 아니까 하는 소리야

 

 귀한 내 딸한테  마음 한 자락 안 내주는 놈

 

 엄마도 미워

 

 (순덕)  밉고

 

 애틋해

 

 아무리 애틋해도  엄만 네가 더 중요해

 

 언젠 차여도 지구 끝까지 쫓아가라며

 

 (순덕)  그렇게 무턱대고 쫓아가다가

 

 벼랑 끝까지 따라갈까 봐  조마조마해서 그래

 

 [한숨]

 

 [새가 지저귄다]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상태)  안녕하세요!

 

 (문영)  우렁 각시네?

 

 (순덕)  어쩐 일로 셋이 같이 출근하네?

 

 (상태)  

 

 나는 벽화우리 강태는 데이 근무

 

 고문영 작가님은 동화 수업  [순덕의 웃음]

 

 - 그래?  - (상태

 

 (순덕)  머리 잘랐네?

 

 잘 어울린다

 

 얘가 잘라 줬어요

 

 [강태의 난처한 숨소리]

 

 (상태)  네가 잘라 줬어?

 

 왜 그랬어  기긴 머리가 더 이쁜데긴 머리가

 

 (순덕)  언제 집에 한번 놀러 와

 

 내가 밥해 줄게

 

 따님은 싫은가 본데요?

 

 [주리의 어색한 웃음]

 

 얘가 날 닮아서 자기 마음을 못 숨겨

 

 [순덕의 웃음]

 

 (순덕)  그래도 와와서 먹고 가

 

 기운 남으면 또 머리끄덩이 잡고

 

 그러다가 화해까지 하면 더 좋고

 

 [순덕의 웃음]

 

 먼저 갈게요

 

 (상태)  ...

 

 너 호박씨 좋아해?

 

 (강태)  ?

 

 작가님 머리 왜 잘랐어?

 

 아니그게...

 

 (문영)  아니면 저 우렁 각시 좋아해?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야

 

 [강태의 팔을 탁 잡으며]  근데 내 팔짱 왜 빼?

 

 - 내가 너랑 팔짱을 왜 껴?  - (문영우린 세트잖아

 

 (강태)  이거 놔  [밝은 음악]

 

 (문영)  폭탄엔 안전핀이 껴 있어야 돼

 

 (상태)  나도나도나도 팔짱  나도 팔짱

 

 (문영)  ?

 

 (상태)  앞에 보고 가야지넘어지니까  앞에 보고

 

 - (문영?  - (강태앞에 봐

 

 (상태)  앞에 보고 가야지넘어지니까

 

 [문영의 한숨]

 

 아유나한테 삐져서  수업 안 한다고 할까 봐

 

 어젠 엄청 쫄았네

 

 환자들이  미친 듯이 원한다고 하니까

 

 문 보호사가 그래요?

 

 (지왕)  자기가 나 협박했단 소리 하긴  쪽팔렸나 보네

 

 협박?

 

 아이동화 수업 다시 하게 해 달라고

 

 (지왕)  안 그러면 내가 시키는 일  아무것도 안 하겠다고

 

 아주 쌍심지를 켜고 덤비더라니까

 

 왜 그랬대

 

 (지왕)  병원에서도

 

 고 작가를 보고 싶었나 보지

 

 [지왕이 숨을 들이켠다]

 

 내가 하나 물어볼 게 있는데

 

 혹시 그...

 

 박옥란 환자랑 아는 사이예요?

 

 [의미심장한 음악]

 

 박옥란?

 

 ...

 

 - 알아요?  - (문영

 

 내 동화 수업 듣는데?

 

 ...

 

 그 아줌만 왜요?

 

 아니수업 잘 듣나 해서

 

 혹시 약 드시고 어지럼증 있으시거나  잠이 잘 안 오시면

 

 - (강태아 해 보세요  - (꼭 말씀해 주세요

 

 (정태)  

 

 

 

 (정태)  

 

 [손전등을 달칵 누른다]

 

 [정태가 살짝 웃는다]

 

 진짜 고마워요형님

 

 수간호사님한테 안 꼰질러 줘서

 

 아직 고민 중인데

 

 저요형님 말대로

 

 아름 씨랑 서로 잘 참아 보기로  손가락 걸었어요

 

 어쨌든 병원 규정은 지켜야 되니까

 

 둘 다 얼른 나아서 퇴원하면

 

 여태 참아 왔던 만큼

 

 밖에서 원 없이 마음껏 사랑하려고요

 

 잘했어요

 

 참겠다는 의지가 중요한 거니까

 

 (정태)  근데

 

 솔직히 좀 힘드네요

 

 전 형님처럼  참을성 있는 캐릭터가 아니라서

 

 안 보면 모를까

 

 [잔잔한 음악]  맨날 눈에 보이니까 정말 미치겠어요

 

 차라리 보지 말자

 

 눈을 감아도 이게 자꾸 생각나고

 

 (정태)  막상 또 보면 자꾸 만지고 싶고

 

 [웃음]

 

 (정태)  다른 남자랑 웃고 있는 거만 봐도  막 눈이 돌 것 같고

 

 [카메라 셔터음]  [남자1의 웃음]

 

 [한숨]

 

 (문영)  '미녀와 야수'

 

 중세 프랑스의 보몽 부인이라는  여자가 쓴 동화인데

 

 이게 현대에 와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면서

 

 [문영이 계속 수업한다]  (정태)  머릿속에서 안 된다고 아우성치는데

 

 자꾸 눈이 가요

 

 눈이 가니까

 

 또 마음이 따라가

 

 미치겠다니까요진짜

 

 근데 그건

 

 (문영)  아이들을 훈육하기 위한  어른들의 주입식 메시지일 뿐이에요

 

 [한숨]

 

 (문영)  '미녀와 야수'

 

 스톡홀름 증후군을 다룬 동화예요

 

 (문영)  저주를 받아 성에 홀로 살게 된 야수가  [흥미진진한 음악]

 

 인질로 성에 들어온 벨이란 아가씨를

 

 자기 방식대로 길들인 이야기죠

 

 (필옹)  그게

 

 착한 아가씨가  아버지 대신 성에 갇혀서

 

 야수를 사랑하게 되어  저주를 풀어 주게 된다는 얘기 아닌가?

 

 [필옹의 옅은 웃음]

 

 (문영)  평소엔 이기적이고 거칠게 굴던 야수가

 

 아주 가끔 호의를 베풀고

 

 살짝 미소만 지어 줘도

 

 순진한 벨은 야수에게 감동을 하죠

 

 [스위치를 달칵 누른다]

 

 '...'

 

 '내가 이 외로운 야수를  사랑으로 보듬어 줘야겠구나'

 

 '나만이 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어'

 

 ...

 

 그게 다 이 벨의 착각이다?

 

 그렇죠

 

 아니야아니야!

 

 (정태)  아름 씨!

 

 (아름)  '미녀와 야수'

 

 누군가를 길들이는  그런 저급한 이야기가 아니에요!

 

 그럼?

 

 야수를 왕자님으로 변하게 만든 힘은

 

 [부드러운 음악]

 

 벨의 진정한 사랑이에요

 

 (아름)  벨의 사랑은

 

 난폭한 야수를 진정시켜 줘요

 

 그 사랑은

 

 상처 난 영혼을 보듬게 만들어요

 

 [떨리는 숨소리]

 

 인간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

 

 그건 바로 러브

 

 숭고한 사랑이라고요!

 

 토 나오려 그런다

 

 (필옹)  약발 떨어진 거 같은데약 먹었어?

 

 (아름)  그 사랑은

 

 상처 난 영혼을 보듬게 만들어요

 

 사랑?

 

 [상태가 흥얼거린다]

 

 ♪ 꽃이고 ♪

 

 [상태가 흥얼거린다]

 

 (상태)  ♪ 꽃이고 ♪

 

 (행자)  우아...

 

 진짜 예술이다

 

 - 안녕하세요  - (행자안녕하세요

 

 이 그림 덕분에  병원 분위기가 그냥 확 사네

 

 상태 씨 언제부터 이렇게  그림을 잘 그렸어요?

 

 태어태어날 때부터요

 

 (상태)  선천선천적으로 타고났습니다

 

 노력한 게 아니라

 

 - (행자타고났구나?  - (상태

 

 이야난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이  참 부럽더라

 

 - 예  - (행자나도

 

 요기다가  꽃 하나만 그려도 될까요?

 

 (상태)  노 터노 터치

 

 붓에 노 터치요

 

 그림그림에 노 터치

 

 알았어알았어안 건드릴게

 

 - 노 터치노 터치노 터치  - (상태

 

 [상태가 흥얼거린다]

 

 근데 무슨 노래 들어요?

 

 ♪ 꽃이고 ♪

 

 - '모두 다 꽃이야'?  - (상태

 

 (행자)  나 그 노래 엄청 좋아하는데

 

 - ♪ 산에 피어도 꽃이고 ♪  - (상태) ♪ 꽃이고 ♪

 

 - (행자) ♪ 들에 피어도 꽃이고 ♪  - (상태) ♪ 꽃이고 ♪

 

 - ♪ 길가에 피어도 꽃이고 ♪  - ♪ 길가에 피어도 꽃이고 ♪

 

 (행자)  이거 맞죠맞죠그렇죠그렇죠?  [상태가 호응한다]

 

 이것까지 다 그리고 나랑 같이  요 앞에 꽃구경 갈래요?

 

 

 

 (행자)  이야진짜 기가 막힌다

 

 - (행자너무 멋있어요  - (상태

 

 [상태가 흥얼거린다]  [행자의 웃음]

 

 [타이어 마찰음]

 

 [한숨]

 

 이아름 환자 정말 괜찮을까요?

 

 "면회실"

 

 환자가 수락한 면회잖아

 

 오 보호사도 안에 있으니까  일단 지켜보죠

 

 툭하면 손찌검했던 놈이라면서요

 

 이혼까지 했으면서  무슨 낯짝으로 여길 와

 

 하여튼 아름 씨도 착해 빠졌어

 

 저런 놈을 왜 만나 주냐고

 

 [별이 종이를 사락 넘긴다]  중학교 동창이었대

 

 (주리)  결혼 생활 3년까지 합치면

 

 인생의 절반 이상을 알고 지낸 건데

 

 싹둑 잘라 내긴 힘들었겠지

 

 [한숨]

 

 이래서 길들여지는 게 무서운 거구나

 

 고문영 쌤 말이 딱 맞네

 

 [의미심장한 음악]

 

 (남자2)  아름아아름아아름아아름아  [아름의 거친 숨소리]

 

 (아름)  [울며]  이거 놔

 

 다신 나 찾아오지 마

 

 (남자2)  내가 잘못했어

 

 우리 다시 잘해 보자  내가 진짜로 잘할게

 

 (아름)  다신 안 속아

 

 이미 우린 끝났고

 

 나 여기서 나가면  완전 새 인생 살 거야

 

 (남자2)  아름아

 

 우리 행복했던 시절 생각해 봐

 

 내가내가 또 너한테 손찌검하면

 

 그땐 내 손목을  확 잘라 버릴게진짜야

 

 나 여기 좋아하는 사람 있어

 

 [아름이 울먹인다]

 

 ?

 

 [남자2의 한숨]

 

 [남자2의 한숨]

 

 (남자2)  그게 무슨...

 

 개소리야?

 

 (아름)  나 퇴원해서 그 사람이랑 살 거야  그러니까

 

 너도 네 인생 살아

 

 너 그새 딴 놈이랑 붙어먹었냐?  [긴장되는 음악]

 

 - 아파이거 놔  - (남자2) 이걸 확!

 

 [남자2의 신음]

 

 [남자2의 아파하는 신음]

 

 [흥미진진한 음악]

 

 어머, '소리'

 

 난 쓰레기통인 줄 알고

 

 (아름)  

 

 [남자2의 어이없는 숨소리]

 

 (남자2)  이거 뭐정신 병원이어서 그런가

 

 미친년들 천지구먼?

 

 그럼 너도 들어올래?

 

 이 미친놈아?

 

 [남자2의 힘주는 신음]  [문영의 신음]

 

 (남자2)  ...  [아름의 놀란 신음]

 

 [긴장되는 음악]  일어나안 일어나?

 

 일어나라고안 일어나?  [아름의 떨리는 숨소리]

 

 [남자2의 신음]

 

 [남자2의 신음]  [긴장되는 음악]

 

 (행자)  문 보호사!  [남자2의 겁먹은 신음]

 

 - (상태안 돼안 돼안 돼  - (행자잠깐만요

 

 [남자2의 겁먹은 신음]

 

 (차용)  선배선배

 

 선배그만해요이거 아니잖아?  그만해!

 

 [성난 숨소리]

 

 (행자)  이게 뭐 하는 짓이야그만해

 

 그만해빨리

 

 (아름)  [울먹이며]  참으세요보호사님

 

 참으세요

 

 제발...

 

 [아름이 흐느낀다]

 

 (상태)  때리지 마때리지 마안 돼  안 돼안 돼때리면 안 돼때리...

 

 때리면 안 돼

 

 [아름이 계속 흐느낀다]

 

 [부드러운 음악]

 

 괜찮아?

 

 아니

 

 아파

 

 어떻게 하실 거예요?

 

 (지왕)  에이따지고 보면 정당방위...

 

 [행자의 못마땅한 숨소리]  는 아니지

 

 - (지왕과잉 진압  - (행자이유야 어찌 됐든

 

 (행자)  보호사가 면회객한테  물리적 폭력을 썼으니

 

 내규에 따른 징계는 받아야죠

 

 아름 씨가 중간에 안 말렸으면  더 큰 일이 벌어졌을 우려도 있고

 

 이번 일은  문 보호사 개인의 일이 아니라

 

 - 우리 병원의 명예와...  - (지왕잘 들었지?

 

 (지왕)  무슨 변명이라도 해 봐

 

 (상태)  죄송합니다  우우리 형이...

 

 죄송합니다우리 형이

 

 죄송합니다제가 형이니까

 

 동생을 잘 타타이타이르겠습니다

 

 참았어야지참았어야지왜 그랬어?

 

 속으로 하나셋  셌어안 셌어?

 

 속으로 하하나셋  셌어야지?

 

 어떤 징계도 달게 받겠습니다

 

 해고는 과하고

 

 견책은 너무 가볍고

 

 (지왕)  ...

 

 정직으로 하지

 

 정직 기간 동안 당연히 무급이고

 

 

 

 짐 싸

 

 [가방에 물건을 툭 넣는다]

 

 (차용)  선배약 먹었죠아니면 술 마셨나?

 

 아니어떻게 사람을 쳐?  이거 완전 빼박 고소 각인데?

 

 왜 그랬어요?

 

 선배 잘 참잖아

 

 [한숨]

 

 [한숨 쉬며]  간다

 

 [문이 탁 열린다]

 

 (주리)  강태 씨

 

 [주리의 가쁜 숨소리]

 

 진짜 이렇게 가는 거예요?

 

 그냥 잘못했다고

 

 잠깐 실수였다고

 

 실수

 

 아니에요

 

 (필옹)  문 보호사

 

 정말 멋있었어완전 짱이야

 

 (아름)  어떡해요괜히 그 인간 때문에

 

 (정태)  형님얼른 다시 돌아오세요기다릴게

 

 (선해)  문 보...

 

 왜 웃지?

 

 (필옹)  웃기는

 

 정직 먹었으니 울상이지

 

 아닌데

 

 씩 웃던데?

 

 [부드러운 음악]

 

 (문영)  도망치고 싶은 얼굴 하고 있으면

 

 그때 내가 확 들고 튀어 줄게

 

 [강태의 가쁜 숨소리]

 

 나 정직 먹었어

 

 그동안 월급도 한 푼 안 나올 거고

 

 조만간 고소장도 날아올 거래

 

 완전 다 엉망진창이야

 

 (강태)  네가 전에 그랬지?

 

 언제든 내가 원하면

 

 납치해 준다고

 

 나 너랑

 

 놀러 가고 싶어

 

 지금이야

 

 가자

 

 [잔잔한 음악]

 

 (문영)  왠지 너한테 자꾸  길들여지는 기분이 들어

 

 (강태)  고문영!

 

 (강태)  미쳤어

 

 (문영)  이게 네가 평생 꿈꾸던 일탈인가?

 

 (강태)  형이랑은 못 오니까

 

 (강태)  너 때문에 내가

 

 자꾸 안 하던 짓을 해

 

 (상태)  전화전화 왜 안 받아?

 

 (강태)  만약 죽은 게 아니라

 

 그냥 사라진 거라면

 

 (상태)  고문영 작가님이 좋아  내내가 좋아?

 

 (문영)  인질처럼 형한테 붙잡혀 사는 거  관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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