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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코지만 괜찮아 9

 

 [부드러운 음악]

 

 [강태의 가쁜 숨소리]

 

 나 정직 먹었어

 

 (강태)  그동안 월급도 한 푼 안 나올 거고

 

 조만간 고소장도 날아올 거래

 

 완전 다 엉망진창이야

 

 네가 전에 그랬지?

 

 언제든 내가 원하면

 

 납치해 준다고

 

 나 너랑

 

 놀러 가고 싶어

 

 지금이야

 

 가자

 

 (문영)  우리 어디로 갈까?

 

 이왕 가는 거 해외가 좋겠지?

 

 남미도 좋고유럽도 좋고

 

 이열치열

 

 아프리카로 가자

 

 야생의 세계 세렝게티어때?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지?

 

 설마

 

 그딴 생각 하니?

 

 아니

 

 아닌데전혀

 

 (문영)  아니어야지

 

 그렇게 멋있게 주먹도 날리고  놀러 가자고 손까지 내밀었는데

 

 이제 와서 현타가 온 건 아닐 거야  그렇지?

 

 [익살스러운 음악]  (강태)  

 

 아니야

 

 현타는 무슨

 

 [어색한 웃음]

 

 (문영)  그럼 세렝게티 가자

 

 나 여권 없는데?

 

 너 어디 별나라에서 왔니?

 

 요즘 여권 없는 사람이 어디 있어?

 

 있잖아여기

 

 [문영의 한숨]

 

 그럼 뭐제주도라도

 

 - 거길 당일치기로 어떻게 가?  - (문영당일장난해?

 

 (강태)  네가 전에 산으로들로 놀러 가자며

 

 그럼 하루면 되잖아

 

 좋아

 

 - 그럼 1 2일로  - (강태) 1박 할 거면 형도 같이 가

 

 (문영)  아씨  [자동차 가속음]

 

 [타이어 마찰음]

 

 뭐 하는 거야?

 

 목숨 걸고 잘 대답해

 

 당장 차 세워!

 

 [리드미컬한 음악]  (문영)  나랑 당일치기 할래아니면 1박 할래?

 

 차 세우라고!

 

 [큰 소리로]  나랑 1박 할래?

 

 (문영)  아니면

 

 같이 죽을래?

 

 고문영!

 

 [타이어 마찰음]

 

 [문영의 한숨]

 

 미쳤어무슨 장난을 목숨 걸고 해!

 

 누가 장난이래?

 

 제발

 

 (강태)  충동적으로 저지르기 전에  속으로 셋까지만 세

 

 넌 아까 하나셋 세고  그 새끼 후려 팼니?

 

 내려

 

 너랑 같이 있으면  어디든 달려가 들이박고 싶으니까

 

 [안전띠를 달칵 푼다]

 

 [차 문이 탁 열린다]

 

 [자동차 시동음]

 

 [차 문이 탁 닫힌다]

 

 [창문이 쓱 열린다]

 

 [헛웃음]

 

 [흥미진진한 음악]

 

 [한숨]

 

 아유

 

 문강태 개자식

 

 놀러 가자더니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아씨...

 

 놀리는 건가?

 

 이런

 

 감히 날 갖고 놀아?

 

 아유이 자식을 어떻게 먹이지?

 

 (재수)  친구야

 

 난 요새 네가 참 낯설다

 

 점심 안 먹어서

 

 (재수)  굶는 게 네 장기고  관두는 게 네 특기라지만

 

 남한테 주먹을 먹이고  넌 정직을 먹고

 

 근데 이게 잘도 술술 먹히니?

 

 [만족스러운 탄성]

 

 맛있다이거

 

 (재수)  친구야

 

 너 지금 여기 아파

 

 나랑 같이 검사받자?

 

 너도 내가 좀 이상하지?

 

 좀이 아니라 상당히

 

 [한숨]

 

 내가 왜 이럴까재수야

 

 사이코 바이러스

 

 바이러스?

 

 전에 고문영이

 

 네 손을 칼로 싹 그었을 때  [날카로운 효과음]

 

 (재수)  네 핏속으로  그 여자의 사이코 바이러스가

 

 샤샤삭 침투를 해서  [익살스러운 효과음]

 

 이렇게 네 사고 회로를 퓽

 

 완전히 맛탱이가 가 버린 거지

 

 [익살스러운 음악]

 

 나 지금 납득될 뻔했어

 

 나 지금 소설 쓸까 했어

 

 [강태의 옅은 탄성]

 

 소설이 영어로 뭐냐재수야?

 

 (재수)  소설이...

 

 너 지금 날 닭으로 보는 거야?

 

 [함께 웃는다]

 

 소설인마영어로?

 

 인마참 나

 

 노벨 아니야노벨 문학상  아유몰랐구나아유자식

 

 [재수의 웃음]  노블

 

 노블그러니까 노블노블  노블노블노블노블 문학상

 

 (재수)  아유아유

 

 알았어내가 발음이 좀 구렸다  그건 인정할게오케이그만

 

 - 재수야  - (재수안다고

 

 N, O, V...

 

 (재수)  그만됐어  난 그만할 거야하지 마

 

 나 놀러 가고 싶다

 

 그래까짓것

 

 우리 간만에 알베르토 타고  뽕 빠지게 한번 달려 보자

 

 어디로 갈래?

 

 세렝게티

 

 (재수)  세렝?

 

 걔가 그럴 애가 아닌데

 

 참을성이 얼마나 좋은 애인데  사람을 쳐?

 

 원래 방귀도

 

 아흔아홉 번 참다가  한 방에 터트리잖아?

 

 그럼 다 죽어

 

 [지왕의 웃음]

 

 똥매너  [헛기침]

 

 밥상 앞에서 방귀 금지

 

 밥에서 또똥 맛 나똥 맛  밥에서 똥 맛

 

 미안미안미안해

 

 (상태)  자기 반찬은  자기자기 반찬은 자기가

 

 (순덕)  아니근데

 

 어쩌다가 그랬대요?

 

 나도 옛날에  너 괴롭히는 놈들 많이 패 줬잖아

 

 그 마음이랑 똑같지

 

 내가 철없을 때 순덕이 얠 좋아했다

 

 근데 까였어세 번이나

 

 [지왕의 웃음]  의외입니다의외

 

 근데 어어디를 깠어요  어어디를?

 

 '너 싫어싫어싫어!'

 

 이러고 깠어

 

 이 오빠가 옛날부터  여기가 조금 이상했거든

 

 (순덕)  도 아니면 모라고

 

 천재 아니면 천치가 될 거 같아  그냥 확 까 버렸어

 

 솔직히 후회되지?

 

 (순덕)  아이고

 

 아주 후회막급이올시다

 

 찬 남기지 말고 싹 다 드셔

 

 (지왕)  봤지?

 

 쟤 나한테 미련 있어

 

 김칫국 원샷남기지 말고  [헛기침]

 

 (지왕)  

 

 ()  원장님!

 

 [별의 거친 숨소리]

 

 식사 중에 정말 죄송한데요

 

 잠깐 가 보셔야 될 거 같아요

 

 무슨 일이야?

 

 - (지왕먹고 있어  

 

 [어두운 음악]

 

 (아름 모)  퇴원이 왜 안 돼요?  [아름이 흐느낀다]

 

 (민석)  안 된다는 게 아니고요어머니

 

 - 퇴원도 절차가...  - (아름 모몰라요

 

 - (아름 모가자  - (주리일단 진정들 하시고요

 

 원장님 곧 오시니까...

 

 (아름 오빠)  진정하게 생겼습니까지금?

 

 얘 전남편...

 

 그 새끼 피해서 일부러  이 촌구석 병원에다 입원시킨 건데

 

 그 미친놈이 지금  이제 여기까지 찾아왔다고

 

 [민석의 한숨]

 

 너 이참에 나랑 같이 미국 들어가?

 

 너 거기 가서너 거기 가서 치료받아

 

 싫어나 안 가오빠나 가!

 

 (아름 오빠)  잔말 말고 따라와그냥!

 

 [아름의 놀란 숨소리]

 

 기어이 이렇게 나가시겠다면

 

 [긴장되는 음악]

 

 (아름 오빠)  뭐요뭐요?

 

 원무과 저쪽이에요  수납은 하고 가셔야지

 

 [행자가 지왕을 탁 잡는다]  [익살스러운 음악]

 

 - (지왕돈은 내야지  - (아름 오빠내요...

 

 - (아름 오빠가요엄마  - (아름 모참  [환자들이 수군거린다]

 

 (아름 모)  빨리 와

 

 이아름 환자

 

 아직 퇴원할 상태는 아닌데

 

 이대로 보내도 괜찮겠습니까?

 

 안 괜찮아도  우리가 막을 도리가 있나

 

 보호자가 저리 막무가내인데

 

 - (필옹자  - (정태?

 

 (필옹)  [작은 소리로]  조용

 

 정태야

 

 - 지금부터 내 얘기 잘 들어  - (정태듣고 있어

 

 그러니까 그아름이가  [선해의 한숨]

 

 아름 씨가 왜?

 

 (필옹)  그러니까 그...

 

 아름이가

 

 (정태)  안 돼!

 

 [정태가 웅얼거린다]

 

 [정태가 울먹인다]

 

 (정태)  ...

 

 (필옹)  정태야

 

 저기너하고 아름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인 거

 

 뽀록나서 좋을 거 하나도 없어

 

 그러니까 일단 꾹 참고 있어 봐?

 

 내가 뭔 수를 낼 테니까?

 

 [무령이 딸랑거리는 효과음]  [의미심장한 음악]

 

 [정태가 흐느낀다]  정태야

 

 너 내일 서쪽에서 귀인을 만나는구나

 

 서쪽 귀신?

 

 (선해)  서쪽에서 귀인을 만나는구나

 

 귀인

 

 (재수)  코 골지이 갈지방귀까지 뀌지

 

 이걸 동시다발적으로 한다니까?  이거 완전 오케스트라야

 

 [재수가 괴상한 소리를 낸다]  [함께 웃는다]

 

 이상인 그 사람은 잘잘 때

 

 몸에 있는 구멍이란 구멍은  싹 다 열어 놓는 거 같아

 

 아이고웃긴다  [강태가 컵을 탁 내려놓는다]

 

 정 못 참겠으면  우리 방 올라가서 자든가비었잖아

 

 그래도 돼?

 

 ...

 

 나도 너한테 부탁할 거 있는데

 

 부탁?

 

 ...

 

 내일 우리 형 좀 네가...

 

 

 

 - 안 들어 보고?  - (재수말이 왜 필요해?

 

 묻고 따지지도 않고 오케이

 

 이게 바로 사나이의 의리라는 거다

 

 고맙다

 

 그럼 내가 좋아형님이 좋아?

 

 말이 뭐 필요해?

 

 (재수)  ?

 

 [강태가 컵을 탁 내려놓는다]

 

 (강태)  간다

 

 나도 네가 좋아  [문이 탁 닫힌다]

 

 [TV에서 만화 소리가 흘러나온다]

 

 (상태)  '바로 저 두 녀석이'

 

 '아주 우리 집을 들어들어먹으려고  작정을 했나 봐'

 

 '나쁜 녀석들'  [만화 속 캐릭터가 똑같이 말한다]

 

 완전 극혐이야

 

 (문영)  저 둘리 패거리들 너무 싫어

 

 얹혀사는 주제에  아주 자기들 멋대로야

 

 난 고길동이 좋더라

 

 (상태)  고길동...

 

 (문영)  자기 영역 안에  저 떨거지들을 다 들였잖아

 

 착해사람이

 

 - 오빤 어떻게 생각해?  - (상태좋아해요

 

 [흥미진진한 음악]  나도나도 길동이 너무 좋아

 

 우리우리 눈물이  우리 누눈물이눈물이

 

 얘 눈물이 원래 이름은 고길동이에요

 

 (상태)  눈물이이거 눈물

 

 원래는 실밥이긴 하지만 눈물이에요  원래는 고길동이름이

 

 - 오빠도 좋아해?  - (상태고길동은

 

 (상태)  둘리도우너  또또치의 보호사로서

 

 아니아니보호자로서

 

 굴러 들어온 저 아이들을  재워 주고 먹여 주고

 

 지켜 주고 있잖아요

 

 참고로 나도 강태 보호사이고

 

 보호사는 워원래 듬직하고  믿음직스럽습니다

 

 나는 어른이고 형이니까나는

 

 우아

 

 우리 통한다오빠

 

 환상의 짝꿍인데?

 

 [흥미진진한 음악]

 

 짝꿍...

 

 짝꿍

 

 짝꿍

 

 짝꿍

 

 (강태)  나 왔어

 

 잠깐 얘기 좀 해

 

 짝꿍

 

 [풀벌레 울음]  [강태의 헛기침]

 

 (강태)  진짜 내일 놀러 안 갈 거야?

 

 (문영)  고작 하루 놀자고  아까 나한테 그렇게 똥폼을 잡았니?

 

 난 하루여도 충분해

 

 고작 그 하루가

 

 나한텐 평생 꿈꾸던 일탈이야

 

 [한숨]

 

 짜증 나게

 

 갈 거지내일

 

 너 말이야

 

 가끔 보호사가 아니라 조련사 같아

 

 조련사?

 

 왠지 너한테  자꾸 길들여지는 기분이 들어

 

 [픽 웃는다]

 

 [잔잔한 음악]

 

 [강태의 한숨]

 

 난 오히려 그 반대인데

 

 너 때문에 내가

 

 자꾸 안 하던 짓을 해

 

 (강태)  아까

 

 아무 소리도 안 들리고

 

 아무것도 안 보였어

 

 [살짝 웃는다]

 

 내가 미쳤었나 봐

 

 도저히 참아지지가 않더라

 

 '미쳤어아니라

 

 멋졌어

 

 [고라니의 울음]

 

 [고라니의 울음]

 

 [강태의 헛기침]

 

 그럼

 

 내일 오전 중에 출발할까?

 

 그래

 

 - (강태잘 자  - (문영

 

 [익살스러운 음악]

 

 저놈의 고라니 새끼  모가지를 확 비틀어 버릴까 보다

 

 [고라니의 울음]

 

 (문영)  닥쳐이 고라니 새끼야!

 

 으악!  [고라니의 울음]

 

 (승재)  언니

 

 어디 가세요?

 

 [승재의 시원한 숨소리]

 

 (주리)  승재 씨는

 

 혼자 누구 좋아해 본 적 있어요?

 

 아니요

 

 그런 멍청한 짓을 왜 해요  시간 아깝게

 

 [놀란 숨소리]

 

 그렇죠

 

 아깝죠

 

 언니가 훨씬 아깝죠

 

 내가 누구 좋아하는 줄 알고?

 

 문강태 씨요

 

 (승재)  제가

 

 일 쪽으로는 눈치가 곰인데요

 

 연애 쪽으로는

 

 백여시거든요

 

 솔직히 냉정하게  대차 대조 따져 보면

 

 문강태 씨 쪽이 훨씬 더 기울죠

 

 (승재)  얼굴만 반반하지

 

 가진 건 쥐뿔도 없...

 

 [놀란 숨소리]

 

 그렇죠

 

 (주리)  가진 게 없는데

 

 진짜 없는데

 

 [잔잔한 음악]

 

 그래서 내가

 

 뭐라도 채워 줄 수 있을 거라고

 

 착각했나 봐요

 

 [웃으며]  왜 이러지진짜

 

 취했나 보다

 

 이것만 마시고 들어가요

 

 제가 보기에는요언니는요

 

 나이도 좀 있고

 

 성격도 유들유들하고

 

 사업가 기질이 있는  호방한 남자가 어울릴 거 같아요

 

 아마 주변에 분명히 있을걸요?

 

 [옅은 웃음]

 

 쟤 간만에 월급값 좀 하네

 

 [강태의 한숨]

 

 (문영)  '미쳤어아니라

 

 멋졌어

 

 미쳤어

 

 (상태)  ?

 

 아니야아니야

 

 - (강태자  

 

 [상태의 졸린 신음]

 

 미치면 병원 가야 돼

 

 (상태)  아픈 건 병원

 

 [한숨]

 

 [흥미진진한 음악]  [짜증 섞인 신음]

 

 [한숨]

 

 (강태)  내가 미쳤었나 봐

 

 도저히 참아지지가 않더라

 

 나한테도 참지 말지

 

 아유

 

 [상태가 코를 드르릉 곤다]

 

 [한숨]

 

 [밝은 기타 연주가 흘러나온다]

 

 (함께)  ♪ 안 괜찮아도 괜찮아요 ♪

 

 ♪ 괜찮아요괜찮아요 ♪

 

 ♪ 마음이 아파도 괜찮아요 ♪

 

 ♪ 나는 괜찮아요 ♪

 

 ♪ 원장님 때문도 아니죠 ♪

 

 ♪ 약발 때문도 아니죠 ♪

 

 ♪ 씩씩하니까 괜찮아요 ♪

 

 ♪ 나는 괜찮아요 ♪

 

 (지왕)  사랑해요!

 

 [환자들의 웃음]

 

 볕도 좋은데

 

 나랑 오랜만에 산책이나 좀 할까요?

 

 나 약속 있어서 오늘 좀 늦어

 

 그러니까 재수네 가 있으면  내가 저녁때 데리러 갈게

 

 우리 통한다오빠  환상의 짝꿍인데?  [냉장고 문이 탁 닫힌다]

 

 - ?  - (상태짝꿍짝꿍짝꿍

 

 (상태)  이제 나랑 고문영 작가님은  짝꿍이야짝꿍짝꿍

 

 짝꿍이랑 비슷한 단어는  단짝절친베프가 있고

 

 네 짝꿍은 재수 씨  내 짝꿍은 고문영 작가님

 

 [상태가 우유를 홀짝 마신다]

 

 나도 이제 있다있다짝꿍  짝꿍 있다

 

 [상태의 시원한 숨소리]

 

 (지왕)  따님 안 보고 싶어요?

 

 그 동화 수업 재밌다던데

 

 언제 나도  참관이나 한번 해 볼까나

 

 걔도 그 여자랑 똑같아

 

 그 여자?

 

 

 

 그 여자한테 속았어

 

 [의미심장한 음악]

 

 천사 같은 얼굴 속에

 

 악마가 살고 있는데

 

 사람은 누구나 선과 악

 

 양면성이 있어요

 

 [지왕의 힘주는 신음]

 

 그 여잔 괴물이야

 

 사람을 죽였어

 

 사람을 죽였다고

 

 괴물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

 

 죽였지내가

 

 [대환의 괴로운 신음]

 

 (대환)  분명

 

 죽였는데

 

 그 여자가 돌아왔어

 

 날 죽이려고 온 거야

 

 날 죽일 거라고

 

 박옥란 님

 

 여기 함부로 들어오시면 안 되는데

 

 내가 아직 다 보지도 않았는데

 

 (옥란)  이걸 왜 간호사님이 보고 있어요?

 

 [멋쩍은 웃음]

 

 아니나는 그냥...

 

 [의미심장한 음악]

 

 (옥란)  거봐

 

 남의 물건 함부로 건드리니까 그렇지

 

 난 그게

 

 너무 싫더라

 

 괜찮으세요?

 

 (행자)  그냥 뭐

 

 종이에 잠깐 베였나 봐

 

 - 밴드 드릴게요  - (행자아니야됐어

 

 아참주정태 환자  오늘 외박 나갔던데?

 

 원래 간필옹 환자 아니었어?

 

 

 

 근데 아침에 오 원장님이

 

 주정태 환자 외박증에  사인하셨더라고요

 

 

 

 또 뒷구멍으로 뭔 딜이 있었겠구먼

 

 딜요?

 

 (강태)  준비 다 됐어?

 

 나 들어가

 

 [익살스러운 음악]

 

 어디 서커스 나가?

 

 넌 어디 야반도주하니?

 

 아니...

 

 편한 옷은 없어?

 

 옷은 벗어야 편하지

 

 좀 평범한 옷 없냐고

 

 - 평범한 건 싫어  - (강태?

 

 평범하니까

 

 (강태)  신발이라도 좀 편한 거 신고...

 

 (문영)  뭐 챙겼어?

 

 [문영의 놀란 신음]

 

 피난 가니?  [과자가 툭 떨어진다]

 

 (강태)  아니밖에 나가면  배배가 자주 고프...

 

 (문영)  아이고

 

 [과자가 툭 떨어진다]

 

 어디 왕진 나가세요?

 

 [구급상자가 툭 떨어진다]  이건...

 

 혹시나 이제 상황에 대비해서  한번 챙겨 본...

 

 촌스럽게 처음 놀러 가는 거  티 내지 말고

 

 [가방이 툭 떨어진다]

 

 넌 그냥 나만 챙겨

 

 [휴대전화 진동음]

 

 받지 마

 

 

 

 누구야그 새끼?

 

 우리 클럽샌드위치 두 개요

 

 (지왕)  따뜻할 때 얼른 먹어

 

 급하게 하실 말씀 있다고...

 

 (지왕)  난 배가 안 차면 말이 잘 안 나와

 

 약속 있어?

 

 

 

 고문영 작가랑 데이트?

 

 [지왕의 웃음]

 

 말했잖아

 

 (지왕)  난 사람 심리 꿰뚫는 데  도사가 됐다니까

 

 그럼

 

 뭐 하나만 여쭤봐도 돼요?

 

 (지왕)  들어와 봐

 

 (강태)  옷을

 

 엄청 과하고 화려하게 입는 사람의  심리는 뭘까요?

 

 ...

 

 자기 과시욕이런 거겠죠?

 

 그 반대지자기 보호

 

 [잔잔한 음악]  (지왕)  연약한 나를 지키기 위한 무장

 

 일종의 갑옷이야갑옷

 

 그러니까

 

 보호사님이 잘 지켜 줘

 

 고문영 작가

 

 우리 짝짝꿍이긴 하지만

 

 (상태)  우리 회회의  우리 회의는 언제...

 

 - (문영오빠  

 

 (문영)  강태는 주로 어떤 여자 만났어?

 

 간호간호사들

 

 그리고 화환자들

 

 (상태)  그리고 우리 직업 학교 선생님들

 

 - 집주인 아줌마들  - (문영아니

 

 그런 여자 말고

 

 어떤 여자를 좋아했냐고

 

 여자 안 좋아해

 

 남자 좋아해?

 

 나 좋아해

 

 세계에서 형세상에서  형이 제일로 좋아제일

 

 강태는 나나랑만 놀아나랑만

 

 그래서 걔가 노는 재미를 모르는구나?

 

 내가 제대로 놀아 줘야겠네

 

 안 돼망태

 

 내가 망태 줬잖아망태

 

 - ?  - (상태작가님은 망태랑 놀고

 

 강태는 나랑 놀고  나는 짜짝꿍이랑 놀고

 

 그럼 난 강태랑 놀면 안 돼?

 

 (상태)  안 돼강태강태는 나랑만 놀아  내내 동생이야

 

 [살짝 웃는다]

 

 오빠도 강태가 이뻐?

 

 엄청엄청 이뻐

 

 눈이 이뻐눈이  전체세계 1

 

 미웠던 적은 없어?

 

 [의미심장한 음악]

 

 (문영)  있구나?

 

 언제 강태가 밉고 싫었어?

 

 말 안 해 줄 거야?

 

 오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동화 알지?

 

 대나무대나무밭에서  막 소소리 질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하고

 

 (문영)  그래

 

 비밀을 혼자만 알고 있으면  결국 속 터져 죽는 거야

 

 누구한테든 털어놔야 속병이 안 나지

 

 언제 강태가 제일 미웠어?

 

 [휴대전화 진동음]

 

 ...

 

 (상태)  재수 씨

 

 통화하고 오겠습니다

 

 [한숨]

 

 [문영이 콧노래를 부른다]

 

 (지왕)  어쩌면 자네 말이 맞을지도 몰라

 

 고문영 작가에게 엄마는  그리움이 아니라

 

 공포의 대상일 수도 있다는 거

 

 일단 내 추측인데

 

 기질성 치매 환자의 말을  100% 신뢰할 순 없지만

 

 가능성까지 다 배제할 순 없으니까

 

 만약

 

 정말 도희재 작가가 죽은 게 아니라

 

 그냥 사라진 거라면...

 

 그럼 확실한 건 하나 있지

 

 (지왕)  남편이나 딸을  반드시 만나러 올 거라는 거

 

 내 노파심이면 좋겠는데

 

 만약을 대비해서

 

 자네가

 

 고문영 작가를 잘 지켜 주게

 

 [문영이 콧노래를 부른다]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너희 형 되게 계산적이더라?

 

 무슨 소리야?

 

 주고받는 게 확실하더라고

 

 꽁으로 주는 게 없어

 

 그래서 둘이 짝꿍 먹은 거 아니야?  서로 닮아서

 

 [음악 소리가 커진다]

 

 [신나는 음악]

 

 [시동이 툭 꺼진다]

 

 (상태)  오토바이 안 무서워?

 

 (재수)  안 무섭지헬멧 줘

 

 - 엄청 무서워엄청  - (재수아이진짜

 

 (재수)  같이 가!

 

 간만에 집에 오니까 좋지형님?

 

 아니오늘 저녁에 아줌마가  삼겹살 파티 해 준대

 

 [재수의 웃음]

 

 재수 씨왜 따라와?

 

 같이 놀려고

 

 노 생큐

 

 가라고?

 

 너무하네?

 

 나 가게 문까지 닫고  이 삼복더위에

 

 알베르토 타고 그 산꼭대기 가서  픽업 간 게 누군데!

 

 사장님

 

 (재수)  그래나 형님 일하는 가게 사장님이야

 

 사장님이랑 같이  자기 집에서 놀고 싶은

 

 알바생이 어어디 있지?

 

 [익살스러운 음악]

 

 [첨벙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옅은 신음이 들린다]

 

 (재수)  저거 뭐야

 

 아줌마 벌써부터 김장 담그시나?

 

 (상태)  김장은 겨울에겨울

 

 겨울은 11 7일부터

 

 [상인이 숨을 푸 내뱉는다]

 

 시원해

 

 (상인)  이야우리

 

 문 작가님도 오셨네요?

 

 (상태)  안녕하세요!

 

 상상이상의 대표 이상인 대표님

 

 - (상인예  - (재수이 양반 이거

 

 벌건 대낮에  홀딱 벗고 뭐 하는 거예요!

 

 보시다시피 바캉스?

 

 내가 원래 매년 여름에

 

 해외 리조트 잡아 가지고

 

 (상인)  한 달씩 막 책만 읽고 오고  막 이랬는데

 

 올해는 또 본의 아니게  또 여기서 이렇게 하게 되네

 

 [상인의 웃음]

 

 문 작가님

 

 [상태의 팔을 탁 잡으며]  몸 한번 담가 봐엄청 시원해

 

 [상인의 손을 탁 뿌리치며]  물속은 싫어물 싫어  물 싫어물 싫어

 

 그러니까 시키지도 않은 짓을  왜 그렇게...

 

 (재수)  형님형님같이 가  같이 가형님!

 

 어디 갈 거야?

 

 산으로들로 가자며

 

 그럼 일단 산?

 

 [장엄한 음악]

 

 [옅은 탄성]

 

 [산새 울음]

 

 (강태)  ...

 

 ...

 

 (문영)  이게 네가 평생 꿈꾸던 일탈이야?

 

 우리 둘이 발목에 끈이라도 매달고  뛰어내리는 건가?

 

 그럴래?

 

 가자

 

 (문영)  싫어

 

 (강태)  ?

 

 무서워

 

 [웃음]

 

 - 왜 웃어?  - (강태아니

 

 네 입에서 무섭단 말이 나오니까

 

 재밌어?

 

 이깟 다리 건너는 게 그렇게 재밌을까?

 

 그냥

 

 높고 탁 트인 데  한 번쯤 와 보고 싶었어

 

 형이랑은 못 오니까

 

 와 봤으니까 됐어

 

 내려가자

 

 (문영)  형이랑은

 

 이렇게 못 논다는 거지?

 

 그래좋아놀자

 

 대신 업어 줘

 

 여기서 기다려금방 갔다 올게

 

 [흥미진진한 음악]

 

 (문영)  업어 줘!

 

 업으라고업어 달라니까?

 

 이런에이씨

 

 흔들리잖아

 

 [문영의 겁먹은 신음]

 

 (강태)  그러니까 흔들다리잖아

 

 (문영)  왜 흔들리고 지랄이야

 

 같이 가

 

 (강태)  무서우면 노래라도 불러 보든가

 

 (문영)  노래?

 

 [헛기침]

 

 ♪ 내가 만약 ♪

 

 ♪ 외로울 때면 ♪

 

 ♪ 내가 만약 ♪

 

 (강태)  하지 마

 

 (문영)  ?

 

 (강태)  무서워

 

 (문영)  죽을래?

 

 [강태의 웃음]  [문영이 씩씩거린다]

 

 ♪ 내가 만약 ♪

 

 (강태)  배고프다

 

 (문영)  나 뭐 먹일 거야?

 

 산에선...

 

 오징어회?

 

 ?

 

 근처에 맛집 있나?

 

 (문영)  저기 서 봐사진 한 방 찍어 줄게

 

 배고프다며

 

 [강태의 손을 탁 잡으며]  빨리 와 봐

 

 [밝은 음악]

 

 - 빨리 찍어  - (문영웃어 봐

 

 웃으라고울지 말고

 

 그냥 찍어빨리

 

 [카메라 셔터음]

 

 멋있는 포즈 좀 해 봐

 

 [카메라 셔터음]  (문영)  ...

 

 [카메라 셔터음]  이야

 

 [카메라 셔터음]  ...

 

 (강태)  됐어안 찍어

 

 알았어알았어  민망하면 내가 같이 찍어 줄게

 

 앉아 봐

 

 (문영)  앉아 봐

 

 하나

 

 [카메라 셔터음]

 

 웃어 봐울지 말고

 

 [강태의 옅은 웃음]

 

 [함께 웃는다]

 

 [카메라 셔터음]  [휴대전화 진동음]

 

 (강태)  여보세요?

 

 [정태의 웃음]

 

 [아름의 웃음]  (정태)  ...

 

 귀인이 서쪽에서 온다더니

 

 진짜네?

 

 대박

 

 [아름과 정태의 웃음]

 

 (강태)  이게 지금...

 

 어떻게 된 거예요?

 

 그게요

 

 [흥미진진한 음악]  (필옹)  나 내일 외박 나가는 거

 

 나 대신 정태 보내 줘주정태

 

 [차 문이 탁 열린다]

 

 아름 씨!

 

 (정태)  그렇게 무작정 택시부터 잡아타고  최대한 멀리 가자

 

 그러곤 여기까지 오긴 했는데

 

 탈탈 털어 택시비 내고 나니까  숙박비가 없어 가지고

 

 [정태의 웃음]

 

 - (아름저희 개털이에요  - (정태

 

 [아름과 정태의 웃음]

 

 내 전화번호는 또 어떻게 알고?

 

 [흥미진진한 음악]  '비상시 연락하세요'라고 쓰여 있길래

 

 이 중에 형님이 저랑 제일 친하잖아요

 

 이렇게 밖에서  환자랑 사적으로 만나는 거...

 

 (정태)  안 되죠  알아요규정에 어긋나는 거

 

 그러니까 숙박비만 좀 꿔 주세요

 

 겨우 받은 외박인데

 

 오늘 하루만 아름 씨랑 같이 있다가  내일 바로 병원으로 복귀할게요

 

 카드도 된대요

 

 [익살스러운 음악]  [정태의 웃음]

 

 안 돼요

 

 - (정태왜 안 돼?  - (아름왜요?

 

 (정태)  따지고 보면 이게 다 형님 때문인데

 

 병원에서 환자끼리의 사랑은 금지니까  나보고 무조건 참으라면서요

 

 그래서 형님 말대로 꾹 참았잖아

 

 - 응  - (정태근데

 

 아름 씨 전남편이 문영 쌤 때렸을 때  형님 어떻게 했지?

 

 안 참았지

 

 아니그때는...

 

 (정태)  형님의 그 결정적인 한 방 때문에

 

 결국 아름 씨네 부모님이 내려왔고

 

 그래서 강제 퇴원 하는 바람에

 

 우리 둘이 내일이면  생이별하게 생겼는데

 

 그깟 하룻밤 숙박비도 못 대 준다고요?

 

 [아름이 울먹인다]

 

 너무해

 

 (정태)  진짜 너무하네

 

 (문영)  사과하지?

 

 네가 잘못했네

 

 얘들 옆방 잡았어

 

 

 

 밤엔 꼭 돌아가야 된다고 했지내가

 

 [놀란 신음]

 

 어머신데렐라세요?

 

 [영수증을 사락 받는다]

 

 너 혼자 자고 와

 

 쟤들 내일 튄다?

 

 [흥미진진한 음악]

 

 (문영)  여자는 곧 미국으로 떠난다 하고

 

 남자는 내일 정신 병원에  다시 들어가야 되는데

 

 [문영의 놀란 신음]

 

 저 눈깔 봐

 

 떨어질 수 있을 거 같아?

 

 이성은 절대 욕망을 못 이겨

 

 [한숨]

 

 환자 도망치게 내비둘 거야?  무책임하게?

 

 아니면

 

 좋아 죽는 애들  지금 당장 떼어 놓을 건가?

 

 잔인하게?

 

 그냥 오늘 밤은 여기서 같이 자고

 

 내일 네가 직접 병원에  데려다주면 되잖아요

 

 보호사님?

 

 (강태)  

 

 지금 정직 중이야

 

 일 안 해

 

 [흥미진진한 음악]

 

 [아름이 투덜거린다]

 

 (정태)  괜찮아요아름 씨

 

 [강태의 한숨]

 

 [살짝 웃는다]

 

 (재수)  

 

 (순덕)  강태는 언제쯤 온대?

 

 상 차린 김에 같이 먹으면 좋은데

 

 걔 오늘 좀 늦어요

 

 설마 또 알바 갔어요?

 

 아니약속

 

 누구랑?

 

 (재수)  누구든 만나겠죠

 

 정직 먹고 시간도 많고  바람도 좀 쐴 겸

 

 (순덕)  아휴그래

 

 걔가 엎어진 김에 쉬지  또 언제 쉬어 보겠어

 

 아유계속 굽기만 하시네

 

 (상인)  주리 씨도 드세요

 

 제가 알아서 먹을게요

 

 아이고민망해라

 

 부끄러워 가지고  팔이 막 떨어지려 그런다

 

 (상인)  그러지 말고 제발 좀 먹어요

 

 플리즈

 

 왜 그래요진짜

 

 [상인의 힘주는 신음]

 

 [상인의 옅은 웃음]

 

 (승재)  근데 고 작가님이랑 작업은 잘되세요?

 

 작업은 나나중에

 

 나중은 죽기 전에 언젠가나중에

 

 (상인)  죽기 전에?

 

 이거 차기작이 아니라  유작을 내겠다는 소리야?

 

 아이고문영아

 

 둘이 많이 친해졌어?

 

 (상태)  우리 짝꿍이에요짝꿍

 

 짝꿍은 비밀이 없는 사이고

 

 (순덕)  아이그럼 같이 오지 그랬어?

 

 내가 밥 한번 해 준다 그랬는데

 

 (상태)  차 타고 혼자 놀놀러 갔어요놀러

 

 나도 같이 놀아 줄 수 있는데

 

 아깐 나랑 안 논다며

 

 [상태를 탁탁 치며]  나 진짜 서운해형님!

 

 (상태)  

 

 (상인)  이거 희한하네

 

 걔가 이 땡볕에  어디 나가 놀 애가 아닌데이게

 

 (승재)  혹시 같이 간 거 아니에요?  작가님이랑 문강태 씨

 

 [긴장되는 음악]

 

 !

 

 [재수의 탄성]

 

 출판업계에 계셔서 그런지  승재 씨 그...

 

 창의력이 후덜덜하시네후덜덜!

 

 [상인과 재수의 웃음]

 

 (상인)  그렇죠

 

 너 이참에 나랑 작가 계약 하자

 

 [재수의 탄성]

 

 (순덕)  

 

 우리 간단하게 맥주나 한 잔씩 할까?  [재수의 신난 신음]

 

 [상인이 호응한다]

 

 내가 갔다 올게

 

 [주리의 한숨]

 

 같이 좀 다녀오겠습니다

 

 대표님오실 때  커피우유 하나만 사다 주세요

 

 (상인)  미친 새끼

 

 (주리)  아마 같이 있는 거겠죠?

 

 강태 씨랑 문영이요

 

 글쎄요?

 

 남들이 뭐중요한가?

 

 주리 씨도 이렇게 지금  나랑 둘이 있잖아요

 

 [웃음]

 

 문영이가

 

 왜 대표님을 오래 붙잡아 두는지  좀 알 거 같아요

 

 방금 그거 칭찬이죠?

 

 (상인)  근데요

 

 문영이가 내 옆에 붙어 있던 게 아니라

 

 내가 걔 옆에 붙어 있는 거예요

 

 왜요?

 

 (상인)  ...

 

 도저히 혼자 둘 수 없는 애니까

 

 너무 외로워서

 

 [숨을 들이켠다]

 

 근데 그걸 들키는 게  또 너무 싫어서

 

 막 사람들을 밀어내는  참 이상한 애니까

 

 [잔잔한 음악]

 

 되게 닮았네요두 사람

 

 (주리)  그래서 서로한테 더 끌리는 걸까요?

 

 주리 씨

 

 사람이 사람한테 반하는 데는

 

 아마 수많은 이유가 있을 거예요

 

 우는 모습이 예쁠 때

 

 술 취해 돌변해서 막 쌍욕 날릴 때

 

 그리고 다짜고짜 막 싸다구 막 날릴 때

 

 [함께 웃는다]

 

 강태 씨도 아마

 

 그 어떤 이유를

 

 문영이한테서 발견했겠죠

 

 [한숨]

 

 여기 주인 할매가 이거 마시래

 

 직접 담근 청이래

 

 아직 전화 안 했어내가 해?

 

 (강태)  아니야

 

 통화하고 올게

 

 [휴대전화 진동음]

 

 

 

 밥은?

 

 삼겹살

 

 (강태)  간만에 포식했겠네

 

 지금은 뭐 해?

 

 너는 뭐 해?

 

 ?

 

 나는...

 

 형이랑 통화하고 있지

 

 (상태)  언제 와?

 

 그게

 

 나 되게 많이 늦을 거 같은데

 

  12? 1? 2?

 

 (강태)  아니아니...

 

 아예 자고 갈 수도 있을 거 같아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

 

 잘 때 방충망 잘 닫고

 

 절대 맨바닥에 자지 말고

 

 (강태)  선풍기는 꼭 회전시키고

 

 [선풍기 버튼을 탁 누른다]  심심하거나

 

 잠 안 오면 전화해

 

 (상태)  너도

 

 [부드러운 음악]

 

 심심하면 해

 

 [한숨]

 

 (문영)  드라마에서 본 얼굴이다

 

 뭐가?

 

 부인 두고 몰래 바람피우는 불륜남

 

 [강태의 한숨]

 

 (문영)  난 세컨드는 싫어  조강지처 할래

 

 (강태)  그 둘은

 

 [음료를 졸졸 따르며]  짝꿍이 될 수 없는 조합 아니야?

 

 [강태가 병을 탁 내려놓는다]

 

 형이 좋아하더라

 

 너랑 짝꿍 됐다고

 

 [부드러운 음악]

 

 ...

 

 나도 너희 형 좋아해

 

 귀여워

 

 [한숨]

 

 우리 엄마가

 

 평생 바라던 게 하나 있었어

 

 형한테 친구 생기는 거

 

 마음이 통하는 진짜 친구

 

 딱 한 명

 

 [한숨]

 

 나도 전에 있었어

 

 그 딱 한 명

 

 (아이들)  남주리남주리!

 

 남주리남주리!

 

 남주리남주리!

 

 남주리남주리!

 

 남주리!  [어린 주리의 놀란 비명]

 

 [아이들의 웃음]  (아이1)  표정 봐완전 웃겨

 

 (아이2)  완전 웃겨  [어두운 음악]

 

 (문영)  그 앤 반 애들을 무서워했어

 

 (아이들)  ♪ 울보래요 ♪

 

 ♪ 남주리는 울보래요 ♪

 

 ♪ 남주리는 ♪

 

 ♪ 바보래요 ♪

 

 (문영)  그 애들은

 

 나를 무서워했지

 

 [어린 문영이 신발을 탁 든다]

 

 [발랄한 음악]

 

 꺼져

 

 저기...

 

 우리

 

 친구 할래?

 

 [잔잔한 음악]

 

 (문영)  난 심심하지 않아서 좋았고

 

 [게임 소리가 흘러나온다]  (어린 주리)  ...

 

 (문영)  그 앤

 

 반 애들이  더 이상 괴롭히지 않아서 좋았지

 

 근데 걘

 

 (어린 주리)  안 내면 진다가위바위보!

 

 (문영)  단 한 명의 친구를 바란 게 아니었어  [어린 주리가 기뻐한다]

 

 [아이들의 웃음]

 

 모두의 친구가 되길 바랐지

 

 난 그게

 

 싫었어

 

 (아이들)  이겼다!

 

 그래서?

 

 그 애들한테 해코지했어?

 

 

 

 걔가 다시 외로워지면

 

 나랑만 친구가 될 줄 알았거든

 

 (어린 주리)  같이 하자

 

 [어두운 음악]

 

 (아이3)  어때잘 그렸지?

 

 (문영)  근데 아니었어

 

 [수도꼭지를 잠근다]

 

 [어린 주리의 놀란 숨소리]

 

 (어린 주리)  [떨리는 목소리로]  오지 마

 

 저리 가

 

 저리 가!

 

 [어린 주리가 흐느낀다]

 

 제발

 

 제발 저리 가

 

 [어린 주리의 울음]

 

 (문영)  마음이 통하는 친구 같은 건

 

 원래 없어

 

 그 애랑 화해해

 

 싫어

 

 ?

 

 [강태가 컵을 탁 내려놓는다]  난 이제 짝꿍도 있고

 

 너도 있으니까

 

 [문영의 놀란 신음]

 

 ...

 

 - 볼이  - (강태아이

 

 [흥미진진한 음악]

 

 [손을 쓱쓱 턴다]

 

 왜요?

 

 - 이거 술이잖아  - (아름?

 

 할머니가 복분자청이랬는데

 

 담글 때 설탕을 적게 넣었나 보네?

 

 [옅은 웃음]

 

 어머정태 씨

 

 (정태)  안 마셔요안 마셔

 

 나 아까 방금 뱉는 거 봤잖아요

 

 [정태의 옅은 웃음]

 

 [술 취한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강태)  

 

 [휴대전화를 툭 내려놓는다]  너 저 방으로 가

 

 정태 씨 일로 보내고

 

 (문영)  어차피 내일이면 헤어질  시한부 연인인데 좀 봐주지?

 

 [힘겨운 숨소리]

 

 등 보이지 마

 

 [강태의 웃음]

 

 넌 취하면 빙구처럼 잘 웃네

 

 재밌어

 

 너랑 있으면

 

 자꾸 웃게 돼

 

 [한숨]

 

 안 되겠다

 

 뭐가?

 

 [익살스러운 음악]

 

 [강태의 힘주는 신음]  (문영)  이리 와

 

 - (강태하지 마  - (문영피곤하잖아

 

 누가 더 좋아하는 걸까?  [강태와 문영이 실랑이한다]

 

 더 잘 참는 사람

 

 - (강태고문영  - (문영문강태!

 

 [강태의 당황한 신음]

 

 ?

 

 사랑은 오래 참는 거니까

 

 [정태의 옅은 웃음]

 

 [강태와 문영의 거친 숨소리]

 

 알았으니까 놔잘 거야

 

 잘 거라고

 

 [문영의 힘주는 숨소리]

 

 [문영의 신음]

 

 [강태의 거친 숨소리]

 

 제발

 

 이대로 가만히 자

 

 (강태)  얼른

 

 (문영)  머리 만져 주면

 

 잘 잔다던데

 

 [잔잔한 음악]

 

 (강태)  내가 그랬잖아

 

 [차분한 음악]

 

 나도 이제

 

 참아지지가 않는다고

 

 이제 더

 

 도망은 못 가겠다

 

 [강태의 한숨]

 

 [한숨]

 

 (상태)  가지 마가지 마가지 마

 

 강태야...

 

 형 여기 있어가지 마

 

 [새가 지저귄다]

 

 [옅은 신음]

 

 [문영의 힘주는 신음]

 

 (문영)  문강태

 

 문강태!

 

 [힘겨운 숨소리]

 

 [훌쩍이며]  가지 마

 

 [훌쩍인다]

 

 ...

 

 강태야...

 

 [어두운 음악]

 

 [훌쩍인다]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문영)  문강태!

 

 문강...

 

 어디 갔다 왔어?

 

 ...

 

 전에 못 준 게 있어서

 

 ?

 

 [부드러운 음악]

 

 이번엔 밟지 마

 

 예쁘다

 

 너도

 

 [웃음]

 

 [쓱쓱 비질하는 소리가 들린다]

 

 (주인 할머니)  아이...

 

 그짝들은 아직 안 갔네?

 

 옆방은 아침 일찍 방 뺐는데

 

 신발 다 그대로 있던데

 

 (주인 할머니)  몰러

 

 [흥미진진한 음악]

 

 형님

 

 [차분한 음악]

 

 (아름)  ...

 

 이 돈이면 우리 한 달은 걱정 없이  같이 있을 수 있겠다

 

 난 아침 되면 헤어져야 되는 줄 알고  밤에 한숨도 못 잤는데

 

 고문영 쌤이 우리 도망가라고  이렇게 뒷돈까지 챙겨 주고

 

 진짜 멋있죠?

 

 - 아름 씨  - (아름왜요?

 

 아무래도

 

 이건 아닌 거 같아

 

 뭐가 아닌데?

 

 (정태)  이렇게 도망가면

 

 우리 사랑도  치사하고 비겁해지는 거잖아

 

 - 무슨 소리야?  - (정태

 

 솔직히 아직도 술만 보면 미칠 것 같아

 

 어제도 참기 너무 힘들었어

 

 아름 씨가 없었으면  또 정신없이 퍼마셨을 거야

 

 [차분한 음악]

 

 난 아직

 

 아름 씨 인생을 책임질 만큼

 

 똑바로 서질 못했어

 

 [울먹이며]  같이 노력하면 되잖아그냥

 

 [아름이 울먹인다]

 

 [아름이 흐느낀다]

 

 (정태)  아니내 힘으로 이겨 내야 돼

 

 이겨 낼게

 

 꼭 건강해져서

 

 당신한테 달려갈게

 

 그러니까 나

 

 좀만 기다려 줘라

 

 [흐느낀다]

 

 [시동이 툭 꺼진다]

 

 (정태)  진짜 고마워요형님

 

 이 은혜 꼭 갚을게요

 

 [정태의 옅은 웃음]

 

 [차 문이 탁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강태의 한숨]

 

 바보 아니야?

 

 좋아하는 여자애를 왜 그냥 보내?

 

 너무 좋아해서

 

 보내 줘야 될 때도 있는 거야

 

 사랑해서 헤어졌다?

 

 그거 완전 개소리야

 

 난 절대 안 놔줄 거야

 

 장담하지 마

 

 앞일 어떻게 될 줄 알고

 

 [안전띠를 달칵 풀며]  나도 가서 형 좀 보고 올게

 

 빨리 와늦으면 죽어

 

 [헛웃음]

 

 [차 문이 탁 닫힌다]

 

 진짜야?

 

 문 보호사랑 고문영 쌤이  거길 같이 왔어?

 

 서쪽 귀인이 보호사님이었어

 

 (정태)  그 둘 덕에 좋은 추억 만들고 왔지

 

 그래?

 

 그럼 결국 그 둘이 사귄단 소리네?

 

 

 

 (정태)  나중에 커플끼리  합동결혼식 해도 재밌겠다

 

 영감이 주례 설래?

 

 대박

 

 - (필옹내가?  - (정태

 

 (강태)  ...

 

 이제 거의 다 완성돼 가네?

 

 전화전화 왜 안 받아?

 

 ?

 

 (강태)  ...

 

 충전이 안 돼 있었네

 

 전화했었어?

 

 (상태)  네 번아홉 번열일곱 번

 

 무슨 일 있었어?

 

 [무거운 음악]

 

 어디 갔었어?

 

 어디...

 

 말했잖아

 

 약속 있어서 서울 갔다 온다고

 

 혼자?

 

 혼자

 

 (강태)  내가 물 새로 받아 올까?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상태)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거친 숨소리]

 

 대박빅뉴스빅뉴스

 

 (행자)  

 

 오 보호사제발 원내에서는 정숙!

 

 지금 정수기고 자판기고  그딴 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행자)  예라안 되겠어너 따라와  [별의 당황한 신음]

 

 이제부터 제가 하는 얘기  두 분만 아셔야 돼요

 

 [긴장되는 음악]

 

 배고파 죽겠는데 왜 안 와

 

 권 쌤은 정신과 닥터시니까  입이 진짜 무거우시죠?

 

 ...

 

 그럼 지금부터 제가 하는 얘기  권 쌤만 아셔야 돼요

 

 문강태 보호사랑 고문영 선생이  곧 결혼한대요

 

 - ?  - (차용진짜리얼

 

 주정태 환자가 외박 나갔다가  둘이 여행하는 걸 봤는데

 

 숙박업소에서  같이 합방까지 할 정도면 이건...  [변기 물이 쏴 내려간다]

 

 [어두운 음악]

 

 [물이 쏴 나온다]

 

 [한숨]

 

 잘 그렸다

 

 [함께 살짝 웃는다]

 

 (행자)  셋이 캠핑카 타고 놀러 갔었어?

 

 아니요

 

 그럼 혹시

 

 주정태 환자 밖에서 만났어?

 

 아니요그냥 병원 앞에서...

 

 (상태)  거짓말

 

 형이 거거짓말하지 말랬지?

 

 (강태)  왜 그래?

 

 고문영 작가님이 좋아  내내가 좋아?

 

 [난처한 숨소리]

 

 갑자기 그건 왜?

 

 (상태)  고문영 작가님이 좋아  내내가 좋아!

 

 (행자)  아이고당연히 형이 더 좋죠

 

 (상태)  네가 대답네가네가 대답해

 

 [악을 지르며]  네가네가네가네가네가

 

 [어두운 음악]  [걱정스러운 숨소리]

 

 당연히...

 

 형이 좋지

 

 가짜

 

 (상태)  가짜가짜가짜가짜가짜

 

 - 아니야진짜야  - (상태가짜

 

 (상태)  거짓말하지 말랬지!

 

 거짓말하지 마!  가짜가짜가짜가짜가짜

 

 아니야

 

 

 

 거짓말 아니야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내가 다신 안 그럴게?

 

 (상태)  '죽어 버렸으면 좋겠어'

 

 '형이'

 

 [어두운 음악]

 

 '형 같은 거 죽어 버렸으면 좋겠어'

 

 '형 같은 거 죽어 버렸으면 좋겠어'  네가 그랬지?

 

 나만나만 없으면 된다고

 

 나만나만 죽으면 좋겠다고  엄마한테 맨맨날 맨날 그랬지

 

 그래서 그때 강에서 나  강에 빠빠트렸지

 

 [울먹이며]  살려 달라고...

 

 살려 달라고살려 달라고 계속

 

 살려 달라고 했는데 도망갔지혼자

 

 나 놔두고 혼자 도망갔지

 

 죽이고 싶었지

 

 맨날 맨날 나...

 

 맨날 맨날 나 죽이고 싶었지

 

 [상태가 흐느낀다]

 

 동네 사람들

 

 동네 사람들!

 

 내 동생이 형을 죽인다!

 

 아니야

 

 (상태)  동네 사람들!

 

 내 동생이 형을 죽인다!

 

 아니야

 

 [상태가 흐느낀다]

 

 (상태)  동네 사람들!

 

 내 동생내 동생이 형을 죽인다!

 

 (강태)  [거친 숨을 몰아쉬며]  아니야아니야아니야아니야

 

 - (상태동네 사람들!  - (강태아니야아니야

 

 (상태)  동네 사람들!

 

 동생이내 동생이 형형을 죽인다!

 

 - (강태아니야아니야아니야  - (상태동네 사람들

 

 아니야아니야

 

 - 아니야  - (상태동네 사람들

 

 - (상태형을 죽인다!  - 아니야아니야

 

 [상태가 흐느낀다]

 

 (상태)  동네동네동네 사람들  [강태가 흐느낀다]

 

 동네 사람들

 

 아니야아니야...  [상태가 계속 소리친다]

 

 아니에요아니에요

 

 아니야아니야

 

 거짓말 아니야

 

 ...  [감성적인 음악]

 

 (강태)  왜 날 살렸어?

 

 그냥 죽게 두지

 

 (지왕)  악착같이 버텨 봐

 

 혹시 알아?

 

 언젠간 형이 자넬 붙들어 줄지

 

 (강태)  내가 꿈을 꿨어

 

 방금 네 말은

 

 (문영)  제발 잡아 달라는

 

 애원으로 들려

 

 그립다

 

 (지왕)  도희재에 대해서  아주 많이 알고 있거나

 

 (옥란)  확 죽여 버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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