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7
[풀벌레 울음]
[한숨]
[현민이 코를 킁킁거린다] [흥미로운 음악]
[강조되는 효과음] 2시 방향
제주 흑돼지 항정살과 목살 굽는 냄새
[코를 연신 킁킁거린다]
[웃음소리 효과음]
- '아' - (세완) '아'
[세완의 탄성]
음, 너무 맛있어!
근데 냄새 때문에 들키면 어떡해?
지하 창고까지 누가 냄새를 맡아? 개도 아니고
(세완) 그렇지? 이 밤에 여길 누가 오겠어?
[세완의 웃음] (제이미) 우린 왜 이렇게 숨어서 사귀어야 되지?
무슨 불륜도 아니고
한국이 좀 보수적이잖아 대놓고 사귀기는 좀 그렇지
그리고 내가 기숙사 조교인데
일 안 하고 연애질이나 한다고 말 나올 수도 있고
응? 또 이렇게 한 사람만 잘해 준다고 '차별 대우'
그런 말 나올 수도 있고
(제이미) 그럼 여기도 같이 못 가는 건가?
(세완) 뭔데?
놀이동산 자유 이용권?
이거 어디서 났어? [세완의 놀란 신음]
(제이미) 알바하는데 사장님이 주셨지롱
[세완의 탄성] 언제 갈래? 내일, 모레?
가긴 어딜 가냐? [익살스러운 효과음]
중고 사이트에 팔아야지
[웃음소리 효과음] (제이미) 그래, 팔아라, 팔아
아주 돈에 미쳤어, 아주
뻥인데? [발랄한 음악]
뻥인데 [웃음소리 효과음]
(세완) 나 중학교 때 소풍 간 거 이후론 가 본 적 없잖아
우리 둘 다 모레 공강이니까 그때 갈까?
평일에 가야지 사람도 없고 많이 탈 수 있어요
오케이, 우리 세완이
오늘도 알바와 학업, 연애 다 해내느라 고생했으니까
- (제이미) 자, '아' - '아'
[세완의 놀란 신음] [게걸스러운 효과음]
[웃음소리 효과음] 너희 뭐야,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세완의 당황한 신음] (현민) 너희들
[긴장되는 음악] 아니, 그게 아니라 그…
머리 되게 좋네
(현민) 와, 여기서 구워 먹으면 되네 [웃음소리 효과음]
주방에서 구우면 애들이 냄새 맡고 개떼처럼 덤비고 난리 나지 [익살스러운 음악]
특히 카슨 걔, 아유
[어이없는 숨소리] 야
절대 비밀로 할 테니까 다음부터 나 꼭 좀 챙겨라, 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웃음소리 효과음]
(정 여사) 애인 생일상 차려 줄라고 미역국을 직접 끓였다고?
하이고, 열녀 났네, 열녀 났어
남자들한테 너무 잘해 주는 거 아니여
그까이 거 대충대충 해 줘야지 사람 귀한 줄 알지
나 한국에서 처음 생일 때
김 병장 할머니께서 미역국 끓여 주셨는데
(카슨) 너무 맛있더라고요
김 병장 생일에 나도 꼭 한번 해 주려고 마음먹었거든요
이야, 진국이네, 응? [아름다운 음악]
(정 여사) 이, 고향의 깊은 맛이라고나 할까?
[숟가락을 탁 내려놓는다]
이것이 그 김 병장 할머니가 알려 준 특급 비법인가?
아니 [익살스러운 효과음]
요 앞 편의점에서 3분 즉석요리 산 건데?
[전자레인지 작동 효과음] 뭣이여?
[웃음소리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참말로, 진작 얘기하지
옘병하고 내가 끓인 거보다 맛있구먼, 니미럴
[웃음소리 효과음]
(병사) 김영철 병장님 어제 휴가 나가셨습니다
연락 못 받으셨습니까?
(카슨) 예? 휴가요?
요새 부대 비상이라 당분간 휴가 못 나올 거랬는데?
씁, 이상하네
수고하세요
[통화 연결음]
씁, 휴가 나오면서 왜 연락 안 해?
혹시
[부드러운 음악] [웃음]
집에 숨어 있다가 '서프라이즈!' 하려고?
[웃음소리 효과음]
[버튼 조작음]
(여자) 잠시만요
감사합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닫힌다]
(카슨) 저 집도 누가 생일인가 보네?
어? 씁, 저 옷 어디서 많이 본 건데?
[초인종이 울린다]
[도어 록 작동음]
- (김 병장) 자기 - (여자) 응?
(김 병장) 어디 갔다 왔어? 눈 빠지는 줄 알았잖아
(여자) 요 앞 마트
생일인데 미역국 챙겨 줘야지
(김 병장) 에이, 배달시키면 되지 뭘 직접 사러 가?
[무거운 효과음]
[어두운 음악]
[여자의 웃음]
(여자) 내가 고기를 넣어서 해 줄게
- (김 병장) 고기를 넣어서? 잡채? - (여자) 어, 어
[도어 록 오류음] [여자와 김 병장이 대화한다]
[초인종이 울린다]
(여자) 자기 뭐 배달시켰어?
(김 병장) 안 시켰는데, 누구세요? [도어 록 작동음]
저희 배달 안 시켰는…
자기야
잠깐 내 말 좀…
왜 내 전화 안 받아? 왜?
아니, 저기
내 말 좀…
그리고 저 여자가 왜 내 옷을 입고 있어?
(김 병장) 아니, 그게 그러니까
- 진정하고 내 말 좀… - (카슨) 야, 이 나쁜 새끼야
[여자의 비명]
[여자가 엉엉 운다]
(김 병장) 자기 괜찮아?
(여자) 뜨거워
뭐 하는 짓이야?
[여자가 엉엉 운다] (김 병장) 다쳤어? 뜨거워?
(여자) 응
내가 미안해, 내가 미안해
[여자가 훌쩍인다]
(교수) 저것도 다 꺼내서 좀 정리해 줘
(세완) 어머
[교수의 못마땅한 신음]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한숨] [부스럭거린다]
교수님
이 사람 그 할리우드 배우 바바라 휴스턴 맞죠?
[놀라며] 어떻게 이 사람이랑 사진 찍었어요? 대박
제이미?
(교수) 지금 뭐 하는 거야?
(세완) 죄송합니다
근데 제이미 맞죠?
걔가 왜 바바라랑…
(교수) 알 필요 없어
이거 절대 말하지 마, 절대로 누구한테도
- 네 - (교수) 이거 새 나가면 큰일 나
(교수) 너나 나나 우리 학교 전체에 큰일 난다고
알아들었지? 아예 아무것도 못 본 걸로 해
기억도 하지 마, 어?
네, 죄송합니다
[휴대전화 조작음] [무거운 음악]
(세완) '바바라 휴스턴 아들 제이미 휴스턴'?
제이미가 바바라 휴스턴 아들이라고?
"자녀: 제이미 휴스턴"
"7개월 제이미를 만난 후의 20대 바바라 휴스턴"
[휴대전화 조작음]
"아들 제이미의 생일을 맞아 가족 여행을 떠난 바바라 휴스턴"
"휴스턴 아들 제이미 질풍노도의 십 대?"
(세완) '5살 때 한국에서 입양'
맞는데, 제이미
제이미가 할리우드 최고 스타 아들이라고?
말도 안 돼
에이
(민니) [영어] 세상에
[한국어] 아니, 안 죽이고 그냥 놔두고 왔어, 그 개새끼를?
(현민) 자기 하나 믿고 한국까지 온 여자를 두고 바람을 피워?
(쌤) 아, 레알 너무하네
군대 뒷바라지까지 한 여친한테 이게 할 짓이야? 씨…
근데
아, 순살로 시키지 왜 뼈 있는 거 시켜? [익살스러운 음악]
(카슨) 그리고 무도 하나 더 달랬어야지 [웃음소리 효과음]
넌 지금 이 상황에 닭 다리가 넘어가세요, 네?
아니, 내가 말했지? 헌신하다 헌신짝 된다고
(테리스) 너무 잘해 주지 말라고
야! 너 다리 하나 먹었잖아
(한스) 너만 다리 다 먹으면 어떡해?
다른 사람들 입은 입이 아니고 똥구멍이냐?
[웃음소리 효과음] 남들은 실연당하면 밥도 못 먹고
물 한 모금도 못 넘긴다는데, 어유
얘는 평소보다 더 처먹는 거 같아
완전 괴물이야, 괴물
속이 허해서 그래, 허해서
그래서, 그것들 그냥 놔둘 거야? 가만 놔둬?
됐어, 끝났어, 다시 안 볼 건데, 뭐
(쌤) 끝나긴 뭘 끝나?
그동안 갖다 퍼다 부은 게 아깝지도 않아?
야, 끝난 사람 붙들고 매달려 봤자 뭐 할 거야?
떠난 사랑이 돌아오냐고
(민니) 끝낼 거면 그동안 해 준 거 다 돌려 달라 그래
네가 그 새끼한테 퍼다 준 게 어디 한두 개야?
됐다, 다시 안 보고 싶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카슨) 야!
나 실연당한 여자야
좀 먹자, 어? 양보 좀 하라고, 씨, 쯧
옘병
[웃음소리 효과음]
왜 나한테 지랄이야?
먹을 거 뺏겼을 땐 눈 뒤집혀서 그렇게 난리 치더니
아이, 바람피운 놈은 왜 봐준대?
(한스) 그러게? 아니, 우산 훔쳐 간 놈은
뼈를 막 2만 개로 만들어 놓을 거라고 그 난리를 치더니만
[웃음소리 효과음] (테리스) 아이, 내가 말했지?
카슨 쟤 성질 더러운 척하지만 알고 보면 마음이 약하다고
우리라도 나서야 되는 거 아니야?
친구가 저런 꼴 당하는 걸 옆에서 보고만 있어도 되겠어?
내가 말했지? 우리가 가서 복수라도 하자고
복수든 뭐든 해야지!
두 연놈을 찢어 놓고 오든가
아이, 그동안 갖다 바친 거라도 다 뺏어 와야 되는 거 아니야?
맞네, 그걸 누구 좋으라고 다 놔둬? 씨
내일 당장 가서 박살 내고 오자, 어?
(쌤) 아이, 좋아, 콜! [친구들이 호응한다]
야, 오버하지 마
왜 남의 애정 문제에 너희들이 난리야?
(한스) 헤어지든 사귀든 자기들 문제인데
왜 너희들이 끼어들어, 끼어들긴?
야, 내가 말했지?
[웃음소리 효과음] 네가 이래서 친구가 없는 거라고 이 인정머리 없는 놈아
나는 남의 사생활에 개입하지 않는 게 원칙이야
카슨이 남이야?
의리라곤 개똥만큼도 없는 놈, 아으
개똥이 아니라 쥐똥이야, 쥐똥
[웃음소리 효과음] (민니) 근데 네가 카슨한테 빌려준 이문세 1집 LP판
[흥미로운 음악] 그거 김 병장한테 빌려줬다던데 돌려받았어?
뭐? [웃음소리 효과음]
[잔잔한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제이미)
(세완)
(세완) 그럼 제이미는 이걸 숨기고
지금까지 내 앞에서 연기를 한 거야?
미국 최상류층에서 살던 애가 왜 한국까지 몰래 와서
나 같은 하찮은 애랑 시시덕거리고 있을까?
몇천억 재산 물려받을 애가
고작 핸드폰값 물어내려고 고깃집 알바나 하고
그게 다 연기였어?
도대체 왜?
(현민) 가긴 어딜 가, 아침부터?
(한스) 다 같이 김 병장 집에 가기로 했잖아!
까먹을 게 따로 있지
(테리스) 아, 맞는다
카슨 복수 하러 가기로 했지?
(현민) 아이, 그랬지 근데 진짜로 가려고?
뭔 소리야? 가야지, 그럼
아니, 내가 말했지?
남의 애정 문제에 끼어드는 게 좀 아니지 않아?
그건 얘가 말했지 [웃음소리 효과음]
아, 본인이 싫다는데 우리가 뭔 복수?
아이, 친구를 위해서 복수하기로 맹세했으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해야지
너희들이 친구야?
아이, 자기가 언제부터 그렇게 의리가 있었다고?
맨날 배신 때리는 놈이 [웃음소리 효과음]
복수는 무슨 자기 물건 찾겠다고 이러는 거면서
가기로 했으면 가야지
[휴대전화 조작음] 아니, 민니 얘는 또 왜 안 와?
[통화 연결음]
여보세요?
(민니) 야, 여기 화장품 대박 할인 중이어서
빨리 사서 갈 테니까 먼저 출발해
야, 너 안 오면 죽어, 꼭 와야 돼
거기 김 병장 집 주소 보낸 거 받았…
[통화 종료음]
아이씨, 쯧
쌤 얘는 또 어떻게 된 거야?
[쌤의 힘겨운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웃음소리 효과음] (쌤) 아, 얘들아, 나 몸이 너무 아파
[익살스러운 음악] 어젯밤에 토하고 난리 났어
[쌤의 힘겨운 숨소리] (한스) 그냥 가자 가는 길에 약국 들러서 약 사 줄게
(쌤) 아, 아이, 아이, 그게 아니라
[익살스러운 효과음] 다리가 마비된 거 같아
봐 봐, 안 움직이잖아, 어?
겁쟁이 쫄보야, 귀 빨개졌잖아 [웃음소리 효과음]
(한스) 거짓말하지 말고 빨리 따라와, 빨리
(쌤) 아이씨 그냥 얘네 둘이면 충분히 무서워 보여
어, 이 정도면 김 병장도 쫄 거니까 겁먹지 말고 가 봐
너희들이 나 대신 카슨 복수 꼭 좀 해 줘, 어? [웃음소리 효과음]
아유, 저 비겁한 놈, 씨
아, 내가 말했지? 저 배신의 아이콘이 어딜 가니?
네가 말하긴 뭘 말해?
[웃음소리 효과음] 맨날 자기가 말했대
(한스) 하, 그냥 가자, 출발!
[테리스의 짜증 섞인 숨소리]
[익살스러운 효과음] [새가 지저귄다]
(제이미) 세완아!
(세완) 일찍 왔네? 늦어서 미안
(제이미) 아이, 미안은 무슨
근데 역시 평일에 오길 진짜 잘한 거 같아
사람도 별로 없고 여기 있는 거 전부 다 탈 수 있을 거 같아
봐 봐
여기 바이킹이랑 롤러코스터는 항상 사람 많으니까
그거 먼저 타야 되고…
[잔잔한 음악] (세완) 뭐지, 이 어색하고 낯선 건?
얘가 지하 창고에서 쌈 싸 주던 그 제이미 맞아?
이렇게 해맑게 웃고 있으면서
도대체 머릿속으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제이미) 짠!
[어색한 웃음] (세완) 혼자 신났네
어, 예쁘다
(세완) 이 묘한 배신감은 뭐지?
[웃음]
(세완) 야, 그렇게 좋냐?
너 미국에서 살았으면
여기보다 더 좋은 놀이공원 다 가 봤을 거 아니야
아닌데?
나 그런 데 한 번도 안 가 봤어
완전 처음이거든?
[웃으며] 자, 갈까?
(세완) 나 신발 끈…
가자
(김 병장) 어서 오세요
저, 안 그래도 카슨 물건 어떻게 주나 했는데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하네요
감사고 뭐고
남의 물건 빌려 갔으면 돌려주셔야죠, 어?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카슨한테서 이문세 앨범 빌려 갔죠?
그거 원래 내 건데
[웃음소리 효과음] 아, 그러셨어요?
(김 병장) 그럼 이쪽에서 한번 찾아 보시겠어요?
헐
[익살스러운 음악]
(현민) 와, 나 이거 진짜 한번 해 보고 싶었는데!
- 해 보세요, 마음껏 - (현민) 와, 대박!
[웃음소리 효과음]
와, 드론 진짜 이쁘다
아, 드론 하나 사려고 계속 벼르고 있었는데
이건 처음 보네? 신상인가 봐
제 삼촌이 미국 출장 다녀오실 때 사 오신 건데
[웃으며] 한번 해 보세요
- 진짜로요? 와 - (김 병장) 네 [웃음소리 효과음]
카슨 물건 챙길 동안 편하게 하고 싶은 거 하고 계세요 [현민의 신난 탄성]
(한스) 어? 이거
윤종신 한정판 LP잖아?
아, 세상에
내가 동묘 시장 다 뒤져 봐도 결국 못 찾았는데
♪ 안녕, 오랜 나의 사람아 ♪
[웃음소리 효과음]
♪ 하루 종일 이별 준비야 ♪
(제이미) 거의 다 탔으니까 이제 반대편으로 넘어가서 타자
그리고 사파리 시간도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까 사파리로 넘어가자
- (세완) 응 - (제이미) 배는 아직 안 고프지?
- (세완) 응 - 어, 나 화장실 좀 갔다 올게
(세완) 어
놀이동산을 안 가 봤다고?
거짓말, 씨
[잔잔한 음악] (세완) 도대체 어디까지가 거짓말이고
진짜가 있긴 할까?
얜 도대체 나를 뭘로 볼까?
알바 부려 먹고 푼돈 뜯고
혼자 똑똑한 척하던 내 꼴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워 보였을까?
(카슨) 어? 야, 세완아! [무거운 효과음]
(세완) 어, 카슨
[익살스러운 음악] - 너 여기 왜… - (카슨) 그러는 넌?
어
어, 그게, 내가, 어…
(카슨) 여기까지 알바하러 온 거야?
(세완) 어, 어, 알바, 알바
[웃음소리 효과음] - (카슨) 아… - 근데 왜, 너, 너 혼자 온 거야?
(카슨) 어, 야, 세완이 너
혹시 나 따라온 거 아니지? 걱정돼서
[웃으며] 알바, 알바, 알바
(카슨) 아, 그럼 됐고
그냥 답답해서 바람이라도 좀 쐴까 해서 왔지
아, 그랬구나
(카슨) 별생각 없이 왔는데 막상 혼자 오니까 좀 뻘쭘하던 차에
아이, 잘됐다! [세완의 웃음]
(세완) 그렇지? [세완과 카슨의 웃음]
어! 어, 그래, 잘됐다, 야, 어 [웃음소리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카슨) 야, 야, 야, 왜 그래?
어? 야 [웃음소리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 (세완) 아이, 내가 반가워서 - (카슨) 뭐야, 아, 그래 [익살스러운 효과음]
(카슨) 아유, 나도 반갑다, 야
나 그, 화장실 좀 다녀올게
어, 그래, 잘 갔다 와
(제이미) 카슨 맞지? 쟤 왜 여기 있어?
(세완) 야, 씨, 큰일 날 뻔했어
여기서 마주치냐, 아, 진짜
(제이미) 아, 너 들었지? 카슨 쟤 어제 남친이랑 헤어졌대
- 남친이 다른 여자 생겼대 - (세완) 진짜?
[놀라며] 어, 나 몰랐어
[제이미를 툭 치며] 야, 그래서 혼자…
[세완의 한숨] 그나저나 어떡하지? 아, 이러다 딱 걸리겠는데?
- (세완) 아씨 - (카슨) 뭘 걸려?
[긴장되는 음악] 아, 뭘 걸리긴? 우리 둘이 몰래 데이트 나온 거
[세완의 놀란 신음]
[웃음소리 효과음] (카슨) 그래, 딱 걸렸다!
[카슨의 신난 탄성] [세완의 난감한 신음]
(한스) ♪ 오늘 난 감사드렸어 ♪ [웃음소리 효과음]
[드론 작동음] [현민의 힘주는 숨소리]
[테리스의 탄성] [김 병장의 힘주는 숨소리]
다 찾았네요
[테리스가 숨을 하 내뱉는다]
아, 너무 좋네요
[웃으며] 이걸 직접 LP로 듣게 되다니, 참
이 앨범 전곡 다 좋아요
(김 병장) 원하시면 가져가세요
[아기 웃음 효과음] 네?
[흥미로운 음악] 이문세 앨범도 빌려주셨는데 제가 보답하는 의미로
아, 그래도 될까요?
- (한스) 고맙습니다 - (테리스) 야, 야, 야!
(테리스) 이제 가자고, 인간아
[현민의 거친 숨소리]
와, 이거 진짜 죽이네요
(현민) 실감 나는 게, 카 [웃음]
그렇게 좋으면 가져가요 난 이미 좀 질려서
[아기 웃음 효과음] 네? 이걸요?
[현민의 탄성] [웃음소리 효과음]
형, 감사합니다
(테리스) 근데 저기, 형님
이 드론 국내에서도 살 수 있을까요?
그냥 사지 말고 가져가요
(테리스) 네? [아기 웃음 효과음]
- (테리스) 아유, 그래도 될까요? - (김 병장) 네
[테리스의 탄성] [웃음소리 효과음]
(카슨) 아유, 진짜 축하해, 두 사람
너무 잘 어울려
미안하다, 야
너는 기분 안 좋을 텐데
(카슨) 아, 뭐가 미안해 미안한 건 나지
둘이 첫 데이트인데 나 때문에 막 분위기 깨지고, 응?
내가 눈치 없이 알은척해 가지고
아니야, 그런 거
그럼 둘이 재밌게 놀아
(카슨) 나 신경 쓰지 말고
그래, 기숙사에서 보자, 카슨
[웃음소리 효과음]
카슨
(세완) 아니, 이왕 이렇게 만난 거 그냥 같이 놀자
[흥미로운 음악]
에이, 너 두고 가면 우리 마음이 편하겠냐?
- (세완) 그냥 같이 놀자 - (카슨) 아, 그래?
(민니) 뭐? 복수는 안 하고 선물까지 받고 왔다고?
너희 미친 거 아님?
너희들이 그러고도 친구 맞아?
[흥미로운 음악] 아니, 저기
김 병장 형님이 너무 친절하게 잘해 줘 가지고
(테리스) 아, 우리도 모르게…
(한스) 김 병장님 진작에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카슨은 왜 헤어져 가지고
[웃음소리 효과음] 내가 말했지? 사람이 진짜 좋더구먼
사람이 아주 진국이야, 진국
아, 나도 모르게 형 동생 먹었다니까?
[웃음소리 효과음] 근데 이걸 진짜 막 그냥 줬다고?
그냥 '아, 좋네' 이 말만 하면?
[익살스러운 효과음]
내가 말했지? 그 형이 너무 좋더라고
(테리스) 아, 너도 봤어야 했는데 [익살스러운 효과음]
(민니) 야, 너희들 정신 차리고 당장 받아 온 거 다 챙겨
다 돌려주고 오게
뭐? 아니 뭐 또 돌려주러 가기까지 해?
[웃음소리 효과음]
(민니) 닥치고 빨리 따라와
내가 이 새끼를 가만두나 봐라
내가 말했지? 민니 얜 분명히 싫어할 거라고 [익살스러운 효과음]
네가 말하긴 뭘 말해?
네가 언제부터 대사가 그렇게 많았냐? [웃음소리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현민) 야!
넌 다리 아파 못 걷는다더니
아, 이제 괜찮지
어? 봐 봐, 다 나았어 [퉁퉁거리는 효과음]
아깐 왼쪽 다리였는데?
[웃음소리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세완) 김 병장이랑 자주 오던 곳이었구나
(카슨) 어, 맨 처음 한국 왔을 때 둘이 자주 오던 데이트 코스였어
놀이공원에서 놀다가 여기서 저녁 먹고
김 병장이 엄청 좋아했거든 이 집 돼지불백
많이 심란했겠네
미안해, 카슨
처음 시작한 데서 마무리하고 싶었어
사랑의 장례식이라고나 할까?
야, 나 진짜 괜찮으니까 너희들 그러지 마
(카슨) 아, 진짜 상갓집 온 표정이네
(제이미) 어, 진짜 맛있겠다
세완아, '아'
야, 너는 눈치 밥 말아 먹었냐?
지금 그럴 분위기야?
왜? 얘가 괜찮다잖아, 빨리 '아'
아유, 꿀이 뚝뚝 떨어진다?
(제이미) 카슨 넌 우리 언제부터 눈치챘어?
소개팅 갔을 때 좀 감이 왔어
(카슨) 씁, 제이미 따라온 거며 그날 세완이 행동
세상에 아무리 숨기려 해도 못 숨기는 게 세 개 있지
가난, 감기
그리고 사랑
아, 하나 더
배고픈 거
[웃음소리 효과음] [피식 웃는다]
(김 병장) 어쩐 일로 또 왔어요, 다들?
[흥미로운 음악] (민니) 나 알죠?
그때 면회 갔을 때 봤던 카슨 절친
네, 민니 씨, 오랜만이네요
참, 수갑 열쇠는 잘 나왔어요?
네? 됐고 [웃음소리 효과음]
(민니) 야, 새끼들아, 뭐 해? 빨리 다 돌려줘
[민니가 혀를 쯧 찬다]
(한스) 여기요 [웃음소리 효과음]
(현민) 여기요
- (테리스) 여기요 - 안 주셔도 되는데…
(민니) 그리고 내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데
당신 말이야
(여자) 자기야, 누가 왔어?
- (김 병장) 자기야 - 오
(민니) 네가 바로 그 쌍년이구나?
[웃음소리 효과음] 야
(여자) 안녕하세요
(민니) 너, 같은 여자로서 말인데
너무한 거 아니야?
왜 하필 애인 있는 남자를…
(여자) 그건 정말 죄송해요
이렇게 될 줄은 저도 몰랐거든요
(민니) 뭐? 죄송?
허, 그게 말이라고?
(여자) 어머, 근데 코 옆에 있는 그거
점이에요, 피지예요?
뭐, 저, 저, 점인데
원래 없었는데 갑자기 생겨 가지고
[웃음소리 효과음] (여자) 원장 쌤이 제 사촌 언니거든요
[흥미로운 음악] (민니) [놀라며] 실화임?
백설 공주 피부과 원장님이 사촌 언니요?
같이 가면 할인 많이 해 줘요?
할인이라니요? 싹 다 공짜죠
어머, 어떡해
너무 고마워요, 언니
[웃음소리 효과음] 민니 씨, 전화번호
아, '민니 씨'는 무슨
그냥 말 놔요, 언니 [웃음소리 효과음]
(쌤) 이거…
아, 어, 이거 진짜네요, 이거 쩐다, 쩔어, 예?
이거
제 아버지 회사 은퇴 기념 금두꺼비여 가지고… [두꺼비 울음 효과음]
[웃음소리 효과음] 아, 그렇구나
[익살스러운 음악] 아버지 은퇴 기념 금두꺼비가 왜 여기 있는 거야, 씨
[웃음소리 효과음] (쌤) 허, 아이고 이 영롱한 빛 좀 보세요
너무 이쁘다, 예?
이거는 옥인가 봐요, 예?
제 외할머니 유품이어 가지고 [웃음소리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김 병장) 할머니가 저를 많이 금이야 옥이야 아껴 주셨는데
(쌤) 아…
뭐야? 씨
다른 사람들은 말만 하면 다 줬다면서 왜 나만 안 된대, 씨 [김 병장이 수납 장을 달칵 닫는다]
[웃음소리 효과음]
우아, 이거, 여기
이거 진짜 멋지네요, 이거, 예?
(김 병장) [어색하게 웃으며] 멋지죠?
- (쌤) 예, 예, 예 - (김 병장) 가져가세요
[웃음소리 효과음] 아, 진짜요?
[흥미로운 효과음]
(제이미) 아, 너무 먹었다 숨도 못 쉬겠네
나 요 앞에서 소화 좀 시키고 올게
(카슨) 왜, 또 똥 싸러 가?
아이씨, 진짜 하지 마
그리고 내 캐릭터는 막 많이 싸는 게 아니고
예민해서 못 싸는 거야
알지도 못하면서
(카슨) 음메, 웬 기습 앙탈?
아으, 저런 귀여운 데도 있었네
하, 제이미 참 착하고 속 깊어
우리 둘이 얘기하라고 자리 피해 주는 거 봐
자식, 탐나네
근데 너 무슨 일 있어?
싸웠어?
아니면 뭐 아직 둘이 있기 막 어색해서?
티 나?
(카슨) 완전
괜히 나 챙겨 주는 척하면서 내 옆에 붙어 있는 게
일부러 제이미랑 거리를 두는 거 뻔히 보이던데?
아니…
[헛기침]
너도 완전 티 나, 괜찮은 척하는 거
힘들지?
뭐, 김 병장 그 새끼랑 헤어진 거?
진심 나 하나도 안 힘들어
(카슨) 내가 미역국 집어 던졌을 때
그 새끼가 그 여자 다친 줄 알고 난리를 치면서 날 째려보는데
그 눈빛
[애틋한 음악]
(카슨) 순간 딱 알겠더라
우리 사랑은 끝났다는 거
(카슨) 열받는 게 아니고
순간 차가운 얼음물에 풍덩 뛰어든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면서 머릿속이 그렇게 맑아지더라고
그냥 그게 다야?
사랑 끝났으니까 끝?
사랑하는 사람이 너 속인 거잖아
그걸 어떻게 용서해?
속인 게 아니고 사랑이 끝난 거야
(카슨) 끝났다고 그 사랑이 전부 헛것은 아니지
사랑할 때 진심으로 사랑했고
그거로 충분해
난 이해 안 돼
(카슨) 나 김 병장이랑 한국 올 때
우리 엄마 엄청 반대할 줄 알았거든?
근데 이런 사랑 평생 언제 해 보겠냐며
마음껏 사랑하라고
쿨하게 보내 주더라?
우리 엄마 말대로
그 사랑은 평생 내 가슴속에 남아 있을 거라서
그럼 됐지, 뭐
[풀벌레 울음]
(카슨) 너희 먼저 들어가
난 잠깐 누구 좀 만나고 갈게
김 병장?
나랑 같이 가
뭐? 아, 나 혼자 가도 돼
내가 불안해서 그래, 내가
(세완) 제이미, 미안한데
오늘은 카슨이랑 같이 있어야 될 거 같아서
먼저 들어갈래?
어, 알겠어
조심하고 기숙사 들어가면 전화해, 꼭
[카슨의 탄성]
(카슨) 참 웃기지?
가만 생각해 보면
그 새낀 그대로인데 내가 바뀐 거거든
어제 미역국 싸 들고 생일 챙겨 주러 안 갔더라면
난 아직도 여전히 김 병장을 사랑하고 있을 거 아니야
어유, 씨, 옘병 [세완의 코웃음]
다 끝났다면서
미련이 남아?
글쎄
그냥 웃긴다는 거지 하루 만에 바뀐 게
[잔잔한 음악] 그냥 몰랐다면?
타임머신을 타고 다시 어제 아침으로 돌아가
(카슨) 미역국 냄비를 엎어 버린다면?
(세완) 그거는 자기 자신을 속이는 거지
(카슨) 왜? 나한테 필요하면 속이는 거지
상대방이 나를 속이는 건 어쩔 수가 없지만
나 자신을 내가 속이는 건 내 마음이잖아
그 사람이 왜 나를 사랑하는진 몰라도
내가 왜 그를 사랑하는지는 분명 알 수 있거든
내 옆에 있어 주고 내 생각 해 주고
내가 외로울까 봐, 막 무서울까 봐 걱정해 주고
내가 힘들고 지칠 때 '잘한다, 잘한다' 해 주고
그럼 붙잡아야지
난 그렇거든
사랑도 철저히 이기적이라야 해
김 병장
붙잡으려고?
아니, 우린 끝났어
그냥 마지막으로 할 얘기가 있어
(세완) 음…
그럼 너 혼자 가는 게 낫겠다
얘기 잘하고 와 [카슨이 호응한다]
- 나 먼저 갈게 - (카슨) 그래
[김 병장의 옅은 웃음]
(한스) 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김 병장님
(김 병장) 저도요
형님, 잘 놀다 갑니다
[웃음소리 효과음] (김 병장) 예, 저도요
아이, 형수님도 푹 쉬세요
[웃음소리 효과음]
(민니) 언니, 우리 그날 꼭 봐요
알았어요, 바로 예약하고 연락할게요
도착하면 톡 하고
오늘 와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나중에 또 놀러 오세요, 이쪽으로…
[긴장되는 효과음]
아니, 너희들이 왜 거기서 나와?
[익살스러운 효과음]
카슨, 저기…
이분들 네 물건 받으러 온 분들이니까 너무 오해 말고…
됐고, 너한테 마지막으로 해 줄 얘기가 있어서 왔어
화풀이하거나, 뭐 매달리러 온 거 아니니까 쫄지 말고
그래, 어서 말해
네가 다른 여자를 사랑하는 거
뭐, 그럴 수도 있어
근데 나하고 먼저 정리를 하고 했어야지
양다리는 나에 대한 예의가 아니잖아?
그러니까 나한테 딱 한 대만 맞자
[긴장되는 음악]
[머뭇거린다]
[강조되는 효과음]
[종이 뎅 울리는 효과음]
[늘어지는 효과음] [김 병장의 비명]
[친구들의 겁먹은 신음]
[쨍그랑 소리가 난다] [친구들의 아파하는 신음]
[익살스러운 음악]
[웃음소리 효과음]
[김 병장의 힘겨운 신음]
[버스 문이 쉭 닫힌다]
[부드러운 음악]
(세완) 그래
헷갈릴 땐 나만 생각하자
철저히 이기적으로
어제 내가 그 사진을 보지 않았다면
사진 속의 제이미는 없는 거야
난 그 사진을 못 본 거고
언젠가 내가 알아도 될 때
네가 스스로 모든 걸 다 얘기해 줄 때까지
내 옆엔 그냥
내가 알던 띨띨하고 어리바리한 제이미만 있는 걸로
(세완) 제이미
(제이미) 세완아, 카슨은?
어, 카슨은
김 병장 만나러 간다는데 내가 따라가는 게 이상해서
거봐, 그렇지?
미안해
오늘 우리 첫 데이트인데
아니야, 난 그래도 좋았어
네가 힘들었지, 카슨 위로해 주느라
[멋쩍은 웃음]
[신호등 알림음]
가자
(제이미) 놀이공원은 다음에 또 오면 되지, 뭐
(세완) 그래
그때는 분장 엄청 해 가지고 아무도 못 알아보게 하고 가자
그래
[함께 웃는다]
배 안 고파?
(제이미) 너 아까 카슨 때문에 제대로 못 먹었지?
네가 더 못 먹었지
(세완) 창고 가서 고기 구워 먹을까?
(제이미) 좋지 근데 또 현민이 올까 봐
걔 완전 개코야
문 잠그면 되지 [웃음]
(제이미) 그럴까?
아이, 갑자기 카슨이 튀어나와 가지고…
[제이미가 말한다] (세완) 아무 일도 없었던 거야
나만 눈감으면 돼
내일은 지구가 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일 또 너를 봐야 하니까
[의미심장한 음악]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조작음]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밝은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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