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이 1
[비밀스러운 음악] [고양이 울음]
[잘그랑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고양이 울음]
[고양이 울음]
[비커를 탁 내려놓는다]
[버튼 조작음]
[문이 드르륵 닫힌다] [리드미컬한 음악]
[고양이 울음]
잡았다
[게임 효과음이 흘러나온다]
[키보드 소리가 요란하다] [마우스 조작음]
(경이) [작은 목소리로] 죽여
죽여, 죽여, 죽여
좋았어, 다 죽여
다 죽여
다 죽여, 다 죽여
죽어, 죽어, 죽어, 죽어
다 죽여
다 죽여
죽어, 죽어, 죽어
[쉰 목소리로] 죽어, 죽어, 죽어!
다 죽여, 다 죽여
다 죽여, 다 죽여, 다 죽여!
다 죽여, 다 죽여! [힘주는 신음]
(멜론머스크) 나가야죠 나가야죠, 안 나가면 나가리죠
[경이의 비명]
(경이) 아, 렉!
[책상을 쿵쿵 친다] [답답한 신음]
아, 이 똥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미안, 미안합니다, 님들
(산타) [AI 보이스] 제발 애플 님 컴 좀 바꿔요
지금 고, 고, 고
(멜론머스크) 이 게임 지면 나 죽을 거야
살 이유 없어!
(경이) [한숨 쉬며] 멜론 님
몬스터 무시하고 핵심만 때려야 돼
점사, 점사, 점사!
[힘주며] 지금
지금, 지금!
[키보드 소리가 요란하다] [마우스 조작음]
[경이의 기합]
[경이의 탄성]
우아, 됐어, 됐어! [팡파르 효과음]
[거친 숨소리]
[경이의 탄성]
[웃음]
[흥미진진한 음악]
[엘리베이터 알림음] (원식) 파이브, 식스 세븐, 에이트
♪ 코끼리 기상으로 ♪ [직원들이 흥얼거린다]
(직원들) ♪ 달려, 달려 NT생명 사우들! ♪
(원식) 열심히 하겠습니다!
[직원들의 환호성]
벌써 분위기 좋네
우리 원식 씨 잘 부탁드려요
(제희) 원식 씨
여기서도 열심히 해야 돼, 파이팅!
(원식) 파이팅!
[사무실이 분주하다]
[제희가 가글한다]
[양치액을 찍 뱉는다]
(제희) 왜 놔두고 갔대?
[원식의 한숨]
[원식이 흥얼거린다]
무슨 일?
[살짝 웃으며] 미싱 썸싱 한 게 있어서
(원식) 어? 어디 갔지?
[원식이 달그락거린다]
(경수) 그, 제가 따로 챙겼습니다
(원식) 어, 경수 씨, 생큐, 생큐 아이, 고마워
[원식의 웃음]
아, 그, 이따가 우리 현 팀장님이 환영식으로
- 상미동의 연포탕 쏘신다는데 - (제희) 어, 나는 괜찮아
(원식) 나 팀장님 징그럽다고 안 드시죠?
경수 씨는 갈 거지?
아, 저 가도 되나요?
(원식) 아이, 아무리 팀이 달라져도 같은 컴퍼니인데
되징, 되징
(제희) 어, 이제 업무 봐야 되니까 잠깐
경수 씨, 우리 김춘자 씨 케이스 진행 상황 어떻게 됐지? [마우스 조작음]
아, 그게, 그…
(원식) 그게 이제 우리 A 팀으로 넘어왔죠
제가 담당하던 거니까
제가 A 팀이 되면서
[혀를 굴리며] 자동적으로 넘어오게 됐다, 뭐, 그런…
(직원) 원식 대리!
(원식) 네!
[멀어지는 발걸음]
[경수의 한숨]
[휴지를 툭 던진다]
(제희) 쯧
징그러워서 안 먹는 거 아니야
예?
반인륜적이라서 안 먹는 거라고
저는 뭐, 맛있던데요
저같이 젊은 남자들한테도 좋다던데
[제희의 한숨] [마우스 조작음]
(제희) 이제 우리한테 남은 케이스가 뭐지?
[경수의 힘주는 신음]
잔잔바리 말고
최소 5억 이상 건수 제대로 될 만한 거
이게 액수가 크긴 한데요
(경수) 다들 폭탄 돌리는 중이에요
맡으면 호구라고
[흥미진진한 음악]
희망적으로 말해 봐
나 팀장님 능력은 좋으시잖아요
(경수) 저도 머리는 좋으니까
뭐, 둘이서 힘을 합치면은 뭔가 할 수는 있긴 하겠죠?
객관적으로 말하면?
이거는 말이 안 돼요
잘못 얽히면은 손해 막심, 시말서 각이에요
(경수) 아이, 현장 조사도 안 돼 있는 걸
저희 둘이서 뭐 어떻게 해요, 안 돼
희망, 희망, 희망!
할 수 있다, 긍정 앤드 도전 정신
[마우스 조작음]
(제희) 오경수
고향 대구, 3녀 1남 중 막내
아버지 고추장 공장 하시고
경찰대 준비하다가 체력 달려 그만뒀지?
재작년에 NT생명 입사
암기력 좋고 PPT 잘 만들고
삼성 라이온즈 팬이고
뭔데요, 갑자기?
입사 때 동기들 중에
경수 씨가 혹시 몇 등이었는지 알고 있나?
저 거의 거의 수석이었다고 들었…
(제희) 어, 최하위였어
진중함이 떨어지고 신의가 없어 보인다고
사실은 더 뭐, 질 떨어지는 워딩이었지만
씁…
그런 평가를 한 게 누구였을까?
씁, 근데 왜 붙었을까?
대체 누가 우리 경수 씨를 알아봤을까?
나야
내가 봤거든, 경수 씨 안에 있는
[작은 목소리로] 불꽃을
아, 뜨거워! [제희가 입바람을 후 분다]
야, 이거 봐, 느껴진다
경수 씨 같은 사람들이
한번 불붙으면 못 해내는 일이 없어요
'불꽃'
[제희의 탄성]
(제희) 이 사건 이거 12억이야
그거면 경수 씨 다음 스텝
저 원식 대리보다 빨라진다
계산되지?
예, 예, 예, 됩니다
근데 이거를 팀장님이랑 저랑 둘이서 어떻게 하죠?
용병이 있어야겠지?
(경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리며] 오, 오, 됐어 [도어 록 조작음]
됐어, 됐어 [도어 록 작동음]
[마우스 조작음] [경이의 가쁜 숨소리]
가자, 어
- (멜론머스크) 다 왔어, 가자! - 나이스, 좋아
(경이) 죽었어!
[경이의 힘주는 신음]
[차분한 음악]
"JBS 뉴스"
게임이 진행 중인 컴퓨터의 전원을 꺼 봤습니다
[전원이 탁 꺼진다] [사람들의 짜증 섞인 신음]
[사람들이 거세게 항의한다] [음 소거 효과음]
(경이) 죽어!
[놀란 신음]
(경이) [울먹이며] 아니야
[씩씩거린다]
너, 너…
너, 너!
[격양된 목소리로] 너!
[술병이 와장창 깨진다] [놀란 숨소리]
[감성적인 음악] [제희의 힘겨운 신음]
[제희의 힘겨운 신음]
(제희) 아휴 [경이가 중얼거린다]
[제희의 한숨]
(종업원) 뭐 드릴까요?
[파리가 윙윙거린다]
[놀란 신음]
[종업원의 헛기침]
[종업원이 코를 훌쩍인다]
저, 뭐, 뭐 드릴까요?
[문이 달그락 여닫힌다] [웅얼거린다]
(종업원) 네? 뭐, 뭐라고요?
[경이가 웅얼거린다]
예, 우동 하나, 야키소바 하나
[경이가 웅얼거린다]
만두도 하나요
(종업원) 네, 알겠습니다 [종업원의 헛기침]
[제희의 한숨]
[제희의 짜증 섞인 숨소리]
구경이 선배님
[숨을 후 내뱉는다]
[경이가 웅얼거린다]
[한숨]
(제희) 여기 생맥도 한 잔 주세요
(종업원) 네
선배, 이제 일 얘기 좀
[경이가 웅얼거린다]
보험 가입자가 실종됐어요
[귀찮은 신음]
[한숨]
[부드러운 음악]
[침을 꼴깍 삼키는 효과음]
통영이에요
이름은 김민규, 서른다섯 살 남자
화학 공장 사무직
(종업원) 맥주 준비해 드릴게요 [종업원의 힘주는 신음]
맛있게 드세요
[파리가 윙윙거린다]
[꿀꺽거리는 효과음]
아침에 산책 나갔다가 안 돌아왔어요
아내가 실종 신고 했고 최근에 인정 사망을 받았어요
(제희) 사망 보험금 수익자는 아내 윤재영
외지에서 왔는데도
동네에 잉꼬부부라고 소문났대 사이에 딸 하나 있고
[차분한 음악]
[개운한 신음]
[경이가 잔을 탁 내려놓는다]
[한숨]
[경쾌한 효과음]
[날렵한 효과음]
너 잉꼬가 사실은 앵무새라는 거 아냐?
(경이) 걔네는 금슬이랑 아무 상관 없어
[휙 던지는 효과음]
그리고 부부 사이 좋다고 소문난 집이
더 의심스러운 거 알지?
어떻게 하면 그게 소문이 났겠어?
보여 주려고 용을 썼다는 거지
[제희가 피식 웃는다]
의심병 여전하시네
그래도 이 사람들은 진짜 좋았던 거 같아요
[갈매기 울음]
(제희) 남자가 엄청 가정적이었대
[민규 가족이 화기애애하다] (경이) 집 안에 CCTV 설치했냐 어떻게 알아, 그걸?
(제희) 토 달지 마
[선미의 신난 신음] (재영) 안녕!
- (선미와 재영) 안녕! - (민규) 하나, 둘, 셋
[카메라 셔터음]
(목사) 나는 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
천지의 창조주를 믿습니다
(제희) 부부가 교회도 열심히 다니고
사람들 사이에서 평판도 좋고
(재영) 뜨거우니까 조심하세요
[민규 가족이 대화한다] (제희) 집 근처에 야트막한 산이 있어서
김민규가 평소에도 자주 갔대요
실종된 날도 별다른 점은 없었고요
신던 운동화에 입던 추리닝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하늘이 우르릉 울린다]
삐 소리 후 소리샘으로 연결되오며…
(경찰들) 김민규 씨!
(제희) 근데 완전 사라져 버린 거지 [탐지견이 왈왈 짖는다]
(경찰들) 김민규 씨!
(경찰1) 김민규 씨!
(경찰2) 김민규 씨!
(제희) 대신 절벽에서 김민규가 들고 나간 가방이랑 [경찰들이 수색한다]
혈흔이 나왔고
바다에서 신발이 발견됐어요
(경찰3) 여기도 수색해 봐 봐
(경찰4) 네, 알겠습니다 [경찰5가 대답한다]
(제희) 시체는 안 나왔지만 생존 흔적도 없었어
[재영이 말한다] (제희) 윤재영은 포기 못 하고 남편 계속 찾아다녔대
한동안 애 무지 썼더라고요
(재영) 안녕하세요 이거 한 번만 봐 주세요
[의미심장한 음악]
(제희) 대출은 집 살 때 낀 정도고
뭐, 제3금융권은 깨끗해
돈 문제는 크게 없었던 거 같아
애가 소아 당뇨가 있어서 병원 오다닌 거 빼면
(종업원) 실례하겠습니다 메뉴 준비해 드릴게요
[종업원이 그릇을 탁 내려놓는다]
맛있게 드세요
[경이의 탄성]
[옅은 탄성]
그렇군
'그렇군'?
'그렇군'이 다예요?
토 달지 말라며?
무슨 생각이 드는 게 없어?
너 머리 안 돌아가는 건
옛날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는 생각
[경이가 우동을 후루룩 먹는다] 아휴…
본심 제대로 못 숨기는 것도
무슨 본심?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자살로 만들어 달라는 거잖아, 응?
[흥미로운 음악] (경이) '그 남자가 무슨 고민이 있었다'
'아내랑 사이가 안 좋았다'
그런 건덕지 찾아서 말 몇 마디 퍼트리고
우울증 진단 기록 몇 개 만들어 내고
자살로 처리되면
보험 회사는 생명 보험 지급 의무가 안 생기니까
이게 꽤 야비한 건데
너희는 그런 거에 가책을 안 느끼지
불법적으로 조작하고 이런 건 안 해요
매번 말하는데 나랑 우리 회사를 좀 분리해서 생각해 줄래요?
이렇게 발끈한다는 건 찔린다는 거지
버튼 눌렸구먼 [웃음]
아, 조작은 말고
정황 몇 개만 건져 줘요
솔직히 자살이 아닐 수가 없잖아
뭘 그렇게 확신해?
의심된다며, 선배도?
사람 속은 모르는 거거든
(제희)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속엔 무슨 바람이 불어서 자살했을 수도 있고…
(경이) 음, 질겨
[안도하는 숨소리]
아…
할 거죠?
(경이) 능력 달리는 거 있으면 아무 데나 틱틱 불러내고 말이야
내가 심부름센터도 아니고
네가 꽂아 주는 푼돈 받아 가면서 뭐, 어디? 통영?
아유, 야, 너무 멀다
이번에는 제발 좀 알아서 해라
[경이의 한숨]
야, 근데 만두 포장되냐?
아니
[젓가락이 잘그랑 떨어진다]
[차분한 음악] 포장이 안 돼?
아니
선배는 이거 할 수밖에 없어
[풀벌레 울음]
(제희) 뭐 해?
너무 오랜만에 나와서 까먹었어
[제희의 한숨]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경이의 한숨]
넌 나에 대해서 너무 많은 걸 알아
[도어 록 조작음] [제희의 한숨]
(경이) 아이참
[놀라는 신음]
[도어 록 작동음]
[경이의 놀란 숨소리]
(경수) 오셨습니까? 저는 NT생명 조사 B 팀 오경… [경고 효과음]
[경이의 탄성]
(경이) 아휴
[경이의 감탄]
[경이의 떨리는 숨소리]
[경이의 의아한 신음]
[달그락거린다]
난 선배에 대해서 너무 많은 걸 알지
(제희) 뭐가 필요한지도 잘 알고
이쪽은 같이 일하는 경수 씨
[경이가 자물쇠를 달그락거린다]
그거 스위스제야 힘으로 열리는 거 아닙니다
열고 싶으면 하나만 한다고 하면 되지
[힘주는 신음]
너 사람 너무 우습게 보는구나
여기 이런 거 내 돈으로 살 수 있어
경수 씨
구경이 씨, 한양은행 잔고 35만 원 [흥미로운 음악]
(경수) 대한은행 잔고 109만 원 있으십니다
천 원 단위는 절사했습니다
생각보다 많네
폐기물 처리 비용
청소업체 용역비가 110만 원 나왔고요
(경수) 내고 나면은…
누가 청소해 달래?
(경이) 다 도로 가져가
원래 여기 있던 컴퓨터 어디 있어?
어…
그것을 컴퓨터라고 할 수 있을까요?
[경수가 구시렁거린다]
[푸드덕 소리가 난다]
[경수의 놀란 신음]
[한숨]
그래도 이건 아닌 거 같아
(경이) 강압적으로 이러는 게
나의 자유를 대단히 침해하는 기분이고 [부드러운 음악]
내가 이런 물질 때문에 뭘 하겠다고 믿는다면
그건 경기도 오산… [컴퓨터 부팅 알림음]
[경이의 탄성]
[경이의 감탄]
[경이의 감격한 신음]
야, 이…
[경이의 탄성]
아, 이거
이거 좋네, 어?
내가 시, 시, 시력이 좋아졌나?
[경이의 탄성]
환해
(제희) 오케이 안 하면 고대로 반품할 거야, 선배
통영이랬지?
(경이) [살짝 웃으며] 늦었는데 뭐 해, 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리며] 가, 더워
[마우스 조작음]
님들!
저 컴 새로 뽑음
안 끊김, 대박임!
[경이의 웃음]
(제희) 경수 씨가 내일 데리러 올 거야
(경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리며] 어, 그래그래, 내일?
아이, 뭘 그렇게 일찍 와 다음 주에 와
잠깐
쟤가 온다고?
난 저런 못 믿을 놈이랑 일 못 해
[경이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제희) 운전하실 수 있어?
도어 록 비번도 까먹으면서
액셀이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기억은 하셔?
운전은 본능으로 하는 거야
아무튼 난 쟤랑은 안 해
[경이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제희의 한숨]
너 뭔데?
제가 몇 번은 말씀드린 거 같은데요
NT생명 어쩌고 말고
너 뭐냐고
[의심스러운 숨소리]
말투 보니까 대구 출신
[흥미로운 음악] 경찰 준비하다 그만뒀지?
(경이) 체력이 문제였겠네
나 팀장 같은 사람 모시는 타입이 아닌데
붙어 있는 게 의심스럽네
실적 가로채서 팀 옮기고 승진하는
그런 그림 그리나?
[당황한 웃음]
저도 이렇게 예의 없고
위생 관념 없는 사람이랑은 일 못 할 것 같은데
[경이의 한숨]
[제희의 한숨]
[도어 록 작동음]
(제희) 이러기예요? 안 되겠다, 반품해야겠다
(경이) 아이…
운전해 줄 사람만 있으면 되잖아
믿을 만한 사람 찾으면 되지
선배가 믿을 만한 사람이 있어?
나는 바빠, 선배
아!
[경이의 힘주는 신음]
[경이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AI 보이스]
[AI 보이스]
[AI 보이스]
[헤드셋을 탁 놓으며] 구했어
[경이의 흡족한 숨소리] (제희) 자, 장난이지?
신원 확실한 내 팀원은 싫고
게임에서 본 아무나를 믿는다고?
아무나 아니야
(경이) 그동안 우리가 했던 전투가 수천수만이야
목숨도 맡기는 동지들이라고!
그…
차량은 지급이 될 거고요, 그…
비정규로 NT생명 외주 용역이 되시는 거예요
(제희) 씁, 그, 구경이 조사관님이
사람들이랑 친근하게 못 지내는 타입인데
더 잘 아시겠구나 [제희의 어색한 웃음]
음…
근데 무슨 일 하셨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휴대전화 알림음]
(제희) 생각했던 거랑 완전 다르네
선배 사람 잘 본다
간병 일 하다가 마음이 힘들어져서 게임하고 있는 거래
[의심스러운 숨소리]
생각했던 거랑 너무 다른데?
쟤가 진짜 우리 팀 산타라고?
(경이) 다른 사람 아니야?
그, 뭐라더라?
(제희) '팀원들 다 죽고'
'피 5 남았을 때 숨었다가'
'역궁 날려서 상대 다 쓸어버린 광복절 대전' [게임 효과음]
말하면 알 거라는데?
[환호성 효과음]
맞군
(제희) 응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가자, 가자, 가자, 가자 빨리빨리
가자, 빨리 가자, 빨리빨리
[제희의 다급한 신음]
빨리 타
조심, 조심, 조심
[제희의 힘주는 신음]
[경이의 한숨] 자, 운전은 합격이고
그럼 해결 부탁드립니다
[익살스러운 음악]
도착하면 깨워
주렴
[영주의 신난 탄성] (학생1)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이 더러운 운명의 화살을
그냥 참고 견딜 것인가?
[영주의 웃음] (학생2) 아름다운 오필리아 여신이여
그대의 기도로써 제발 나를 구하여 다오
(영주) 왕자님 요즘은 어떠하시온지?
[함께 웃는다] (학생2) 야, 우리 너무 잘한다
무대에 서도 될 거 같은데?
(영주) 고맙다, 고마워
호랑아!
호랑아, 어디 갔어?
(학생3) 춘삼아
봉구야, 명태야!
(영주) 막내는 로이라니까
로이야!
(학생1) 야, 저거 뭐야? 원래 있었어? [달그락 소리가 난다]
[의미심장한 음악] (학생2) 야, 여기 '영주 꺼'라고 적혀 있는데?
(학생1) 누가 보냈어, 이거?
- (학생3) 와서 봐 봐 - (학생1) 무서워
- (학생2) 무슨 소리 나는데? - (학생3) 빨리 열어 봐 봐
[학생1의 겁먹은 신음]
(학생1) 무서워
[학생들의 비명] [피리가 삑 울린다]
[고양이 울음] [영주의 웃음]
서프라이즈!
[웃으며] 경이야?
- (학생1) 뭐야 - (영주) 어떻게 한 거야?
서프라이즈
(학생2) 오늘 무슨 날이야?
어…
영주 생일?
(학생1) 헐 이영주 오늘 생일이야? [흥미로운 음악]
너 왜 말 안 함?
(영주) [웃으며] 생일 아니야
[영주의 웃음]
(학생2) 어떻게 이렇게 귀엽지?
(성우) 뭐 하냐?
(학생들) 안녕하세요
(성우) 고양이 냄새 난다 창문 좀 열자
(영주) 귀여워
[학생들이 고양이를 어른다] (학생2) 왜 이렇게 귀엽냐
(영주) 아, 귀여워
[영주의 웃음]
[학생들이 고양이를 어른다] [카메라 셔터음]
야, 너 얼굴에서 피 나
아, 리본 묶으니까 로이가 긁었어
[학생들의 웃음] (영주) 서프라이즈했어, 아주
진짜? [영주가 피식 웃는다]
(이경) 네가 서프라이즈한 거 좋아한다 그래 가지고
(영주) 진짜야 없던 애도 떨어질 뻔했다
[학생들의 웃음]
(성우) 뭔지는 모르겠는데 나와서 연습들 해라
(학생1) 아, 이것만 찍고요 [영주의 웃음]
[카메라 셔터음] - (영주) [웃으며] 아유 - (이경) 나도
[학생들이 고양이를 어른다] [학생들의 웃음]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갈매기 울음]
(경이) [작은 목소리로] 빨리 와
[카메라 셔터음]
[경이가 살짝 웃는다]
날이 좋아요
(할머니1) 날이 좋아
관광
[흥미진진한 음악]
[멀리서 뱃고동이 붕 울린다] [경이의 힘주는 신음]
(경이) 안녕히 계세요
[할머니2가 인사한다]
[징이 뎅 울리는 효과음]
그냥 누락됐다고 생각할 거야
(경이) 나머지는 다시 꽂아 놔
다음
[바코드 인식음]
(재영) 안녕히 가세요
[손님1의 반가운 신음] 안녕하세요
- (손님1) 오랜만이에요 - (재영) 네
- (재영) 이사 잘하셨어요? - (손님1) 네
(경이) 이상하게 저기 카운터에만 사람이 많은 게
의심스러운데?
[사람들이 대화한다]
[징이 뎅 울리는 효과음] (산타) [AI 보이스] 나라도 저기 서
(재영) 웬 파? 뭐 드세요, 오늘?
(손님2) 오늘 파절이 하려고
(재영) 진짜요? 맛있겠다 [바코드 인식음]
(경이) 좋은 사람일까?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경이) 남편이 산 중고차를 아직 타네
차 유지비 [자동차 시동음]
딸내미 병원비, 교육비 하면
캐셔 월급으로는 감당이 힘들 텐데
보험료 받으면 숨은 돌리겠구먼
안 그래?
아까 산 거는?
[흥미진진한 음악]
[갈매기 울음]
[숨을 카 내뱉는다]
(강호) 차를 이래 대면 안 돼요
어디서 왔어요?
뭐, 관광 왔어요?
[뱃고동이 붕 울린다] (강호) 집 산다고예?
내 여 40년 토박이 아입니까
뭐, 아무거나 다 물어보이소
(경이) 동네는 비린내 적당하고 좋은데
안전은 한가요?
[강호의 웃음] 실종 그런 거 있었다고 들었는데
(강호) 실종예?
(경이) 외지에서 온 아기 아빠 하나가 사라졌다던데?
(강호) 아… 그거는 그, 오해가 좀 있네예
그 집은 딱하게 된 기고
씁, 여가 몇십 년 동안
아무 사고 없는 동네로 유명한 동네입니다
[강호의 웃음] (경이) 아, 하긴
이렇게 든든한 형사님이 떡 하고 버티고 계시니까 [함께 웃는다]
(강호) 아이고 이, 뭐, 사람 볼 줄 아시네?
[강호의 호탕한 웃음]
(경이) 근데
딱하게 된 게 뭐예요?
(강호) 씁
그 집 아가 그, 당뇨가 좀 있어가 고생은 좀 해도
남편이 성실했어
근데 뭐, 산책 갔다 우째 고마 발을 헛디뎌가
그래 됐다 아입니까 [경이의 놀라는 숨소리]
뭐, 시신도 못 찾고, 쯧
(경이) 어유, 저런
씁, 근데 아기가 아팠으면
아빠가 마음이 아파서 그랬을 수도 있겠네요
(강호) 에헤, 어데
딴 놈은 몰라도 근마는 그
즈그 이쁜 마누라 두고 그런 짓 할 그럴 놈이 아입니다
저, 저, 저, 댕기던 공장에
결원도 몇 사람 생기가
뭐, 벌이도 괜찮아지고 그랬는데, 고마
에이…
한 이불 덮고 자는 사람 속도 모르는 게 인생 아입니꺼?
형사 쌤도 사모님 속 잘 모르실걸?
(낚시꾼) 아이고 또 아픈 데를 찔러 뿠네
총각 아인교, 총각
못 믿겠지만 [경이의 놀라는 신음]
(경이) 어머, 어머, 어머머
아유, 아유, 아유, 어쩐지 [강호의 웃음]
아이고
총각 얼굴 또 벌게지네 저 봐라, 저 봐라
(강호) 시끄럽다, 조용히 해라 [강호의 헛기침]
근데 공장에 결원이 많이 생겼다 했죠?
다들 큰 도시로 나가서?
아, 어데
다 끽 해 뿠지
- '끽'? - (강호) 에헤, 그
[의미심장한 음악] (강호) 멀리서 오신 손님한테 그, 괜한 소리 한다, 쯧
[경이의 의아한 신음]
[낚시꾼의 당황한 신음]
아, 아, 예
[탄성] (강호) 내 거는?
[강호의 헛기침]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그, 1, 2년 사이에
(낚시꾼) 민규 놈 다니던 공장 사람들이
줄줄이 다 끽 했다니까
그래서 민규 근마도
어데서 잘못된 게 맞겠다 이런 거지
어유, 무서워라
전염병이라도 돌았어요?
아, 보자
한 놈은 교통사고
(낚시꾼) 씁, 한 놈은 심장 마비
(강호) 에헤, 참 나, 그, 저, 저 여 낚시한다꼬 앉아가
외지 사람 앞에서 고마 떠벌떠벌떠벌
(낚시꾼) 다 아는 얘기인데 와, 인마? 할 수도 있지
[강호가 구시렁거린다] (경이) 같은 공장 사람들이
줄줄이 죽었다?
의심스러운데?
[종이 뎅뎅 울리는 효과음]
(사람들) ♪ 나의 죄를 씻기는 ♪
[웅장한 피아노 연주] ♪ 예수의 피밖에 없네 ♪
♪ 다시 정케 하기도 ♪
♪ 예수의 피밖에 없네 ♪
♪ 예수의 흘린 피 ♪
♪ 날 희게 하오니 ♪
[사람들이 놀란다] (신도) 대박, 와…
(경이) ♪ 귀하다 ♪
♪ 예수의 피밖에 없네 ♪
(사람들) ♪ 나를 정케 하기는 ♪
♪ 예수의 피밖에 없네 ♪
[경이가 흥얼거린다]
(사람들) ♪ 예수의 피밖에 없네 ♪
(경이) ♪ 어젯밤에 우리 아빠가 ♪
♪ 다정하신 모습으로 ♪
♪ 한 손에는 크레파스를 ♪
[일기장을 사락 넘긴다]
♪ 사 가지고 오셨어요 ♪
(목사) ♪ 음, 음 ♪
[목사의 웃음]
마, 여는 윤재영 자매님
씁, 마, 새로 오신 자매님은 성함이?
김선미라고 합니다
(목사) 아, 두 분 처지가 비슷한 거 같아서
소개해 드릴라 캤는데
뭐, 인연인갑네요
뭐가요? [목사의 웃음]
(목사) 윤재영 자매님 딸내미 이름도 김선미거든요
[놀라는 숨소리]
어머, 그러세요?
아버지께서 인연을 내려 주셨네요
김선미 [흥미로운 음악]
[문이 달칵 여닫힌다]
(경수) 근데 이 사람들 죽은 거랑 우리 김민규 케이스랑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의심이 많긴 한데 허투루 짚는 사람은 아니야
아휴
저는 근데 뭐 시키셔서 하긴 하는데
근데 저 그분 좀 약간…
이상한 소문도 많고요
뭐, 소문?
일전에 민원인 깨물었던 거?
[마우스 조작음] 그거는 그 사람이 깨물릴 만했던 거고
근데 뭐, 그거 말고도 구린 거 많다던데
남편 죽인 여자라고?
그거 진짜인가요?
뜬소문에도 주워 먹을 게 있댔지
[힘주는 신음]
그거 진짜예요?
(경이) 내가 얼마나 불쌍해요 [애잔한 음악]
불시에 남편을 잃고
[경이가 울먹인다]
근데 그 보험사라는 놈들 눈빛이
나를 무슨 남편 잡아먹은 사람처럼 보면서
꼬치꼬치 캐묻는 거야
다 포기하고 싶었어요 보험금이고 뭐고
하, 그때
하느님이 그러시는 거야
'딸아, 포기하지 마라'
'이 돈이 눈에는 돈이지만'
'남편이 너한테 주는 선물이고'
'내가 너한테 주는 선물이다'
아멘
아멘
자매님도 포기하면 안 돼
(경이) 보험사 그놈들이 '돈, 돈' 하면서 꼬치꼬치
가슴을 후벼 파도
남편이 사고 전부터
우울했다거나 이상했다고 하는 건 절대 들키면 안 된다고
[훌쩍인다]
[산타가 잔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지켜야 되니까
저는…
(경이) 그래요
하, 그래
힘든 건 우리끼리 다 털어놓고 끝내요, 응?
저는 괜찮아요
재영 씨 남편은 천국 갔을 거 같아요?
(재영) 네?
난 가끔 그런 생각 하거든
'우리 남편이 천국에 갔을까 지옥에 갔을까'
(경이) '내가 알던 사람이면 분명 천국에 있을 텐데'
'내가 알던 그 사람이 정말 그 사람이 맞을까'
'남은 인생 죽도록 착하게 살아서 천국에 갔는데'
'그 사람이 지옥에 있으면'
'그땐 어떻게 해야 되나'
(재영) 저는
저희 남편이 죽었다고 생각 안 해요
그게 무슨 소리야, 자기야?
마음 같아서는 그냥 기다리고 싶어요
저희 남편 그렇게 쉽게 죽을 사람 아니니까
(재영) 근데 우리 선미가 큰 병원이라도 가게 되면은
저 종일 일해도 힘들어요
그래서 남편 목숨값으로 먹고산다고 욕먹어도
우리 선미만 생각하는 거예요
죄송해요, 이제 마트 가 봐야 돼서
[한숨] [멀어지는 발걸음]
[울음소리가 들린다] [무거운 음악]
(학생들) [흐느끼며] 어떡해
[달그락거린다]
[학생들의 속상한 숨소리]
(학생2) 저게 뭐야
- (영주) 아, 어떡해 - (학생2) 아, 몰라
(영주) 우리 춘삼이 어떡해
(학생3) 계속 안 보여 가지고 여기 와 봤더니
(학생2) [훌쩍이며] 누가 때린 거야?
너무 잔인해
맞아 죽은 거 같지는 않은데
(학생3) 그럼 뭔데? 한꺼번에 죽은 이유가 다 뭐냐고
[학생들이 흐느낀다]
(이경) 달달한 냄새 나지 않아?
(영주) 어
(이경) 한 마리 없지 않아?
걔, 로이
(영주) 로이…
(학생들) 로이?
(영주) 로이야!
(학생2) 로이야
- (영주) 로이야! - (학생2) 로이야!
(학생3) 로이야! [고양이 울음]
- (학생3) 로이야 - 쉿!
[달그락 소리가 난다]
[참치 캔을 톡톡 두드린다]
[참치 캔을 톡톡 두드린다]
[참치 캔을 톡톡 두드린다] [이경이 입소리를 낸다]
[이경이 입소리를 낸다]
[고양이 울음]
(영주) 로이야…
[영주의 안쓰러운 숨소리]
[이경의 헛웃음]
한 번에 죽이고 전부 태우려고 했네
(영주) 누가 이런 악마 같은 짓을 해?
로이만 도망친 거고
(영주) 누구 짓이야?
찾아봐야지
[뱃고동이 붕 울린다] (제희) 어, 찾아봤어요
[의미심장한 음악] 근데 김민규가 자살인지 아닌지 알아보라고 했더니
갑자기 주변 사람들은 왜?
의심스러운 게 있어서 그래
(제희) 뭐, 내용은 딱히 없던데
사람들이 3, 4개월 단위로 띄엄띄엄 죽은 건 맞아요
(경수) 김섭룡은 심장 마비고요
한만구는 불륜 관계 애인과 차에 타고 있다가 사고로 즉사
나머지 한 명 죽었다는 여자는 경찰에 자살 신고 됐습니다
아, 이렇게 묶는 이유를 모르겠네
그거, 그거는?
윤재영 통화 기록도 뭐, 별거 없어요
직장, 교회, 병원 어린이집이 다입니다
노잼
(제희) 그, 눈에 들어오는 게 하나 있는데
실종 뒤에 김민규 핸드폰 위치 추적 한 기록이 있어
(제희) 사라지고 3개월 뒤에 폰이 한 번 켜졌나 봐
'장물로 나왔나 보다' 하고 넘어갔대
켜졌을 때 잡힌 기지국 위치는?
절벽이랑 멀어?
[흥미진진한 음악]
[문이 탁 닫힌다]
[오토바이 시동음]
(영주) 눈알 빠지겠다
[매미 울음]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의미심장한 음악]
네 눈엔 뭐가 좀 다르게 보여?
넌 맨날 좀 다르게 보잖아
내 눈엔 그런 짓 할 사람 안 보이는데
급식실 선생님들은 고양이들 밥도 챙겨 주시잖아
밥을 주니까 밥에 뭘 섞어서 죽이기 쉽겠지
(영주) 장성우 쌤은 이름도 물어보셨어
고양이 좋아하셔
이름도 기억 못 하던데?
냄새난다고 싫어했잖아
(영주) 수위 아저씨도 방학하면
고양이 밥 줄 사람 없어서 어떡하냐고 걱정하셨어
[어이없는 웃음]
야, 그 말 이상하다
방학 땐 자기가 밥 주면 되지
(영주) 야 수위 아저씨는 진짜 아니야
고양이들 진짜 귀여워하셨단 말이야
(이경) 참치 캔에서 달달한 냄새 났잖아
그거 부동액 냄새거든?
기름 따라 내고 부동액 넣으면 애들이 참치인 줄 알고 그냥 먹어
넌 그런 걸 어떻게 알아?
상식이지!
근데 로이는 안 먹었잖아
(이경) 음…
걔 평소에 남자 어른만 보면 도망갔잖아
그러니까
남자 어른들 중에
음, 애들이 고양이 보러 자주 가니까
학교 사람들 루틴을 잘 알고
포대 자루, 부동액 같은 걸 들고 있어도
의심 안 받을 사람이지
[영주의 호응하는 신음]
그래서 누군데?
범인 잡으면 어떻게 할 건데?
죽일 거야
고양이는 죽었는데 자기는 왜 살아야 돼?
알겠어
[경이의 한숨]
우리도 방 잡자
[오토바이 엔진음]
[킥스탠드를 탁 내린다]
[똑똑 노크한다]
[문이 달칵 열린다]
(배달원) [달그락거리며] 만 오천 원입니다
(경이) 잔돈이 없어서 그러는데 나머지는 그냥
그거로 주면 안 될까?
(배달원) 예?
아…
[코를 훌쩍인다]
2만 원 더 주셔야 되는데요
[경이의 한숨]
[지퍼를 직 연다]
[흥미로운 음악]
[울음소리가 들린다]
[흐느낀다]
(경이) [발을 탁탁 구르며] 어떡해, 아유
아, 여 오는 놈들이 한둘이가?
(여자) 아줌마 남편 기억하는 아들 없을 거 같은데
아이, 어차피 우리는 진짜 특출나게 잘생긴 거 아니믄
얼굴은 기억 안 해요
뭐, 딴 곳이
그, 한국인 같지 않은 그런 특징이 있으면 모를까
'그런 특징'?
우, 우리 남편은 그, 그냥 보통인데…
아유, 어떻게 찾아!
(경이) 아유, 아유!
(여자) 아이, 진짜
이 일 하다 보면 진짜 별놈 다 있어요
지는 아무것도 안 하고 쳐다만 보는 변태 새끼도 있고
(경이) 근데 1년 안 됐을 텐데?
1년?
보자…
그, 옷 벗다가 처울던 놈도 있었고
(여자)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
가면에 선글라스만 쓰고 있던 놈도 있었고
뭐, 여튼 이래 울고불고 찾아다닐 가치가 없는 놈들이라니까요
그 새끼 얘기 좀 해 봐라
누구?
가면 쓴 새끼
(여자) 미로넷으로 연락이 왔을 기야
오빠야 [당황한 웃음]
(가면남) 들어와
그 무인텔에 방 잡아 놨으니까 빨리 좀 보자고
(가면남) 잠깐만
[가면남이 툭 부딪는다] [가면남의 아파하는 신음]
[가면남이 툭 부딪는다] [가면남의 아파하는 신음]
[가면남의 아파하는 신음]
[코웃음]
우리는 또 그런 거 기분 나쁘니까 바로 연락하거든
예전에 그 일도 있었고
[알약이 잘그랑 떨어진다]
(가면남) 아, 이러면 되는구나
[가면남의 시원한 신음]
어
[휴대전화 진동음] 자!
[가면남의 힘주는 신음]
자, 하자, 하자
오빠야, 니 무릎에서 피 난다
(여자) 근데 별거 없었는갑다
그 뒤에 기억 안 나는 거 보면
그게 정확히 언제야?
[피식 웃으며] 이 아줌마 웃기네
내가 그걸 어떻게 기억해요?
실장이랑 문자
(여자) 아, 문자
아, 찾았다, 10월 21일
아, 뭐고, 이 언니?
[울먹이며] 아휴, 여보
(경이) 아휴, 당신이니?
당신이야? [휴대전화 조작음]
[경이가 우는 시늉을 한다] [의미심장한 음악]
보고 싶어
실장은 이걸로 영업했다는 거지?
이게 신상도 안 남고
(여자) 대화 내용도 바로바로 지워져가
이, 많이들 써요
씁, 봐도 아무것도 안 나온다는 거네
예전에 그 일 있었다는 건 뭐야?
여 사람들은 가끔 배에서 놀거든요?
(여자) 전에 둘이가 거 불려 갔었는데
하나는 차 사고로 죽고 하나는 자살했잖아
그거 혹시 효창바이오 아니야?
(여자) [웃으며] 엄마
이 언니 그 소문 들었는갑네?
무슨 소문?
그즈음에 방파제에서
얼라 시체가 하나 올라왔었는데
(여자) 사실은 가가 배에서 회식하는 사람들
허드렛일하다가 죽었다는 소문이 있었어요
그래서 가가 원한을 품고 저주를 내리가
그때 있는 사람들 싹 다 쥑여 삤다고
얘기를 하는데 어디 가노, 언니!
언니?
아니, 누가 계산하노? 아… [문이 달칵 열린다]
(경이) 의심스럽지 [문이 탁 닫힌다]
가면 쓴 남자랑 김민규를 성급하게 연결 짓는 거 같아서
근데 그 가면남 나타난 날이 하필
김민규 핸드폰이 켜진 날이다?
몸이 근질근질했다는 거거든
자살 가능성을 찾으랬더니
얘가 안 죽었다는 가능성이 찾아졌네?
저주 때문에 자기도 죽을까 봐 무서워서 도망쳤다?
근데 혼자서 죽은 사람이 될 수 있나, 응?
[경쾌한 피아노 연주] (아이들) ♪ 기쁘다 구주 오셨네 ♪
♪ 만백성 맞으라 ♪
♪ 온 교회여, 다 일어나 ♪
♪ 다 찬양하여라 ♪
(경이) 기다리고 있어
(아이들) ♪ 다 찬양하여라 ♪ [의미심장한 음악]
(경이) 꿈나라에서 온 아빠를 그렸다
꿈이 아니라 진짜 새 크레파스를 갖고 온 거야
그 가면남 나타난 날이
하필 김민규 핸드폰이 켜진 날이다?
[아이들이 노래한다]
어떤 엄마가 소아 당뇨 있는 애 집에다
(경이) 밀가루 과자를 사 놓겠니?
생일 때 케이크도 못 먹게 하는데
과자 좋아하는 다른 누가 있다는 거야
김민규는 자살한 것도 누가 죽인 것도 아니야
윤재영이 살아 있는 김민규를 숨겨 주고 있어
아, 그게 어디냐면…
지금부터 찾아봐야지
[문을 달그락 잠근다] [풀벌레 울음]
[경비원의 한숨]
[열쇠가 잘그랑거린다]
[의미심장한 음악]
[문이 탁 닫힌다]
[긴장되는 음악]
[잘그랑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다가오는 발걸음]
[경비원의 기침]
[고양이 울음]
(경비원) 에이, 저놈의 고양이가
[고양이 울음] [멀어지는 발걸음]
[안도하는 숨소리]
(경이) [울먹이며] 어, 선생님 어떡해
지금 교회 앞인데
어떤 남자가 차에다가 막 뭘 하는데
어머, 어머, 어머
타이어에 펑크 냈어
[차를 탁탁 차며] 아아, 무서워 빨리 와 주세요
빨리요, 빨리
시간 없어, 빨리해
빨리
[흥미진진한 음악]
[바람이 쉭 빠진다]
[타이어 마찰음]
[경이의 힘겨운 신음]
[차 문이 탁 닫힌다] [아파하는 신음]
[경이의 힘주는 신음]
[경이의 다급한 신음]
[통화 연결음] 어, 난데
윤재영 생일, 김민규, 김선미 생일 차례대로 말해 봐
(제희) 뭐 해요, 선배?
문 딴다, 김민규 찾아야 돼
- (제희) 네? - 아, 빨리빨리, 시간 없어 [경이가 문고리를 달그락거린다]
[도어 록 작동음]
오, 산타 씨
잘했어, 아주
예의 있네, 신발도 벗고
(경이) 좋아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재영) 어, 죄송합니다 안녕하세요
죄송합니다, 실례합니다, 잠시만요
죄송합니다, 잠깐만요
(재영) 아니…
- (재영) 안녕하세요 - (강호) 아…
(강호) 아기 엄마 차인교?
(재영) 아니, 이게 왜 이러지?
(강호) 씁, 우리도 신고받고 왔어
어떤 남자라 카는데, 참 나
장난이 심하네, 쯧
[경적 소리가 들린다] 에헤, 자, 자, 들어가소, 들어가소
이, 별거 아입니다, 예
씁, 그, 일단 지금 이게 안 되니까
내가 집에다 모셔다드릴게예
(재영) 어, 아니에요, 괜찮아요 저희 택시 타고 가면 돼요
(강호) 에헤, 뭐 한다꼬 택시비 아깝구로
가면서 이런 짓 할 놈이 누군가 우리도 물어보고
선미야, 니 경찰차 타 봤나?
한번 타 볼까?
네!
(강호) 그래, 가자
[웃으며] 야, 니 진짜 마이 컸네?
(경이) 아니야, 여긴 아니야 [흥미로운 음악]
여기 있을 리가 없지
어디에 있을까
어딜까
[생각하는 숨소리]
[경이의 힘주는 신음]
(경이) 아휴, 허리
[무전기가 지직거린다]
[강호의 헛기침]
(강호) 씁, 그
아 아버지 없이 개않습니까?
괜찮아요
(강호) 야, 그, 여자 혼자서 힘들 긴데
씁, 어데 뭐, 이런 짓 할 만한 생각나는 사람 있는교?
아니요, 딱히
(강호) 씁, 그, 보험금이 제법 된다데예?
[강호의 웃음]
아이, 동네에 소문이 도니까
외지에서 와가
여자 혼자서 아 건사하고 살기 힘들 긴데
집에 남자가 있어야지
아한테도 아빠가 있어야 암만 그래도 든든하고
(선미) 저 아빠 있어요
(강호) 응?
그래, 우리 아가씨 아빠 있지
하늘나라에서 딸내미 이쁜 거 보고 있지
[경이가 부스럭거린다] [풀벌레 울음]
[의미심장한 음악] (경이) 뭐야?
[지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지직거린다]
(무전기 속 남자) 아직 멀었어? 배고파
[무전기 신호음]
"작동 반경 : 50m"
'50m'
산타 씨, 앞문으로 나가서 왼쪽으로 정찰해
(경이) 사람 하나 숨어 있을 만한 곳이 있는지
50m 안쪽이니까 금방 찾을 거야
빨리
[개가 왈왈 짖는다]
(재영) 선미야
엄마가 사람들 앞에서 어떻게 하라 그랬어?
(선미) 아빠 얘기 하지 말라고
엄마, 미안해
[재영의 한숨]
[풀벌레 울음] [무전기가 지직거린다]
[산새 울음]
[무전기가 지직거린다]
[긴장되는 음악]
[손전등 조작음]
[무전기가 지직거린다]
김민규 씨
다 끝났어, 이제 나와
(경이) 김민규 씨
김민규
[쿵 소리가 들린다]
[경이의 힘주는 신음]
[경이의 가쁜 숨소리]
[긴박한 음악]
김민규! 거기 서!
김민규!
김민규!
거기 서!
[가쁜 숨소리]
[가쁜 숨소리]
[민규와 경이의 거친 숨소리]
[민규의 짜증 섞인 신음]
[거친 숨소리]
[민규의 거친 숨소리]
(경이) 김민규… [민규의 놀라는 신음]
[경이의 거친 숨소리]
(민규) 나 아니야! 나 아니라고!
[거친 숨소리]
아이씨
[민규의 기합] [경이의 놀란 신음]
[민규의 힘주는 신음]
[경이의 놀란 숨소리]
- 아, 하지 마 - (민규) 야!
[경이의 비명]
[민규의 기합] [경이의 놀란 숨소리]
(경이) 저기, 잠깐
잠깐만
저, 저, 저기, 이야기를 할까요? [차분한 음악]
어차피 저한테 들키셨으니까
도망쳐도 소용없어, 응?
[경이의 가쁜 숨소리]
[괴성]
[경이의 놀란 신음]
[가쁜 숨소리]
[민규의 기합] [경이의 놀란 신음]
[경이의 힘겨운 숨소리]
[가쁜 숨소리]
[무거운 음악]
[경이의 힘주는 신음]
[가쁜 숨소리]
[다급한 숨소리]
[경이의 가쁜 숨소리]
[거친 숨소리]
[경이의 거친 숨소리]
[가쁜 숨소리]
[손전등 조작음]
[의미심장한 음악]
[경이의 가쁜 숨소리]
[경이의 가쁜 숨소리]
[가쁜 숨소리]
[민규의 가쁜 숨소리]
(민규) 아이씨
저런 델 들어가라고? 아이씨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경이의 거친 숨소리]
[쿵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놀란 신음]
[긴박한 음악]
[경이의 다급한 숨소리]
[경이의 힘주는 신음]
[경이의 애쓰는 신음]
[경이의 거친 숨소리]
[경이의 힘주는 신음]
[경이의 힘겨운 신음]
[경이의 가쁜 숨소리]
(경이) 김민규 씨!
[경이의 놀란 숨소리]
[경이의 힘겨운 신음]
[경이의 힘주는 신음]
[거친 숨소리]
(TV 속 앵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은
대국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진진한데요
그런데 대국을 챙겨 보는… [힘겨운 신음]
[경비원이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고양이 울음]
[TV 뉴스가 계속된다]
아이, 이게 또, 씨…
에이씨
[짜증 섞인 신음]
[놀라는 신음]
(경비원) 아유
아이고
아이고
아휴, 씨
[경비원이 문고리를 달그락거린다]
[힘주며] 이거 왜 이래?
[경비원의 헛구역질]
[웩웩거린다]
[괴로운 신음]
[입바람을 후 분다]
[매미 울음]
(학생3) 아니오, 마시게 해 주오
(학생2) 저건 독을 넣은 잔인데
이미 늦었구나
(이경과 학생1) - 아이, 이제 다른 연극 하지 - 야, 너 너무 진지한 거 아니야?
[학생들이 대화한다]
(영주) 대체 사람이 술을 얼마나 마시면 그렇게 되지?
씁, 아, 난 술 조심해야지
[학생들이 연기 연습을 한다]
부동액 먹었을 때 바로 술을 엄청 마시면 살 수 있대
- 위가 세척돼서 - (영주) 뭐?
그 아저씨처럼 마셨으면
춘삼이랑 새끼들도 살았을지도 몰라
죽이려고 했는데
[웃음]
(이경) 음, 모자랐나 봐
너 지금 무슨 말 하는 거야?
왜?
네가 죽이고 싶다며?
뭐?
네가 죽이고 싶다고 했잖아
(영주) 아파, 이거 놔
[문이 드르륵 열린다]
쌤!
(성우) 자, 연습 잠깐 멈추고 다들 이리로 와 봐
[의미심장한 음악] (학생2) 헐
(학생1) 왜요? 수위 아저씨 때문에?
(학생2) 야 근데 아직 안 죽었다면서?
술 먹고 그런 거 아니에요?
(학생1) 근데 경찰 쌤 우리 쌤 와이프죠?
[놀라며] 나 직업 체험 날 봤어
(학생들) 대박
(성우) 연극반이 학교에 제일 늦게까지 남아 있으니까
혹시 수위 선생님 그렇게 되신 날
누가 본 게 있는지 확인하러 오셨어
있는 그대로 말하면 돼
- (학생2) 경찰 와이프, 간지다 - (학생3) 아휴, 무서워
(성우) 조용
한 명씩 따로 이야기 들을래?
(경이) 응, 그게 좋겠지?
거기 학생부터 잠깐…
없는데요?
(경이) 응?
저 그날 일찍 가서 할 말 없다고요
[살짝 웃는다]
할 말이 있는지 없는지는 내가 판단할게
[리드미컬한 음악]
[이경의 비명] (경이) 너도 통영으로 내려와야겠다
생각보다 사이즈가 크네 [카메라 셔터음]
(준현) 살려 주세…
(경이) 살인 사건이야
(제희) 선배님 선배님 경찰 아닙니다
(재영) 누구세요? 누군데 이러시는 거예요?
(경이) '차라리 진짜로 죽어 버리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했구나 [경이의 놀란 숨소리]
그런 놈 죽여 줄 수 있냐고
(재영) 죽여 달라고 한 적 없어 저 아무 짓도 안 했어요
그럼 누군데?
(재영) 죽여요 죽여도 싼 놈이에요
(용 국장) 아유 죽을 만한 게 뭐야
뭐 나쁜 짓을 했나, 그 사람들이?
(용 국장) 그러니까 우리가 그 살인자 같이 잡아
말 새어 나가면 자기까지 죽일 수 있어
(경이) 결국 다 죽었잖아 거기 있던 사람들
(건욱) 그, 좀 더 들어온다 싶으면은 [경이의 힘겨운 신음]
(경이) 뭐야, 당신들?
(건욱) 그 여자도 그냥 쥑여 삐라
(이경) 또 없나?
죽일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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