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이 2
[스산한 음악]
(아이1) 헨젤 무서운 일이 생길 거 같아
그레텔, 침착하라고
[풀벌레 울음]
(이경) '그레텔, 침착하라고'
(아이2) 어둠 속에서 빛나는 저게 뭘까?
(이경) '어둠 속에서 빛나는 저게 뭘까?'
(아이1) 저 오두막은 전부 맛있는 과자로 만들어졌어
(이경) '저 오두막은 전부'
'맛있는 과자로 만들어졌어'
(아이1) 이리 와, 안으로 들어가자
'이리 와'
[민규의 가쁜 숨소리]
(민규) 아이씨
저런 델 들어가라고?
'안으로 들어가자'
[민규의 가쁜 숨소리] [문이 끼익 열린다]
[비밀스러운 음악]
[이경의 힘주는 신음]
[이경의 힘주는 신음]
[이경의 신난 신음]
[놀란 숨소리]
나이스 샷!
[긴박한 음악]
[경이의 다급한 숨소리]
[경이의 힘주는 신음] [경이가 문고리를 달그락거린다]
[경이의 애쓰는 신음]
[문이 끼익 열린다] [경이의 힘겨운 신음]
(경이) 김민규 씨!
[경이의 놀란 숨소리]
[리드미컬한 음악]
[문이 철컥 잠긴다]
[한숨]
[밸브를 끼익 연다]
[이경이 흥얼거린다]
(이경) 하나
둘
셋!
[의아한 신음]
[이경의 비명]
와…
나이스!
[한숨]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갈매기 울음]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무전기 신호음]
[통화 연결음]
나제희 너도 통영으로 내려와야겠다
생각보다 사이즈가 크네
[원식의 휘파람] [원식이 커피를 조르르 따른다]
저, 경…
(TV 속 기자) 실종 후 사망 인정을 받았던 30대 남성이 [원식의 한숨]
또다시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경찰은 사망 보험금을 노린 해당 남성이 발각되자
도주 중에 들어간 하수 시설에서 유독 가스에 노출돼
급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최초 발견자는
보험금 지급 조사를 위해 파견되었던 보험 조사관으로
실종 당시 철저한 조사를 하지 않았던
경찰 당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음은 날씨 소식입니다
(TV 속 기상 캐스터) 날씨입니다
전국이 맑은 날씨를 보이면서…
[김 부장의 힘겨운 신음] (용 국장) 아유, 깜짝…
[TV 소리가 계속 흘러나온다] [용 국장이 콜록거린다]
아유, 어떻게 그렇게 스르륵 와?
뉴스 이거 무서운 거 보고 있다 가만히 있는데
누가 스르륵 와서 깜짝 놀랐네, 아휴
[김 부장의 가쁜 숨소리]
어머, 세상에, 아이고
아유, 아유, 이 땀 좀 봐라 땀 좀 봐, 아유, 세상에
아유, 이런 데로 부르는 게 아닌데 [김 부장의 당황한 신음]
쯧쯧쯧, 아유, 내가 괜히, 아유
- 아닙니다, 아닙니다 - (용 국장) 아유
좋은 공기 쐬고 좋습니다
[김 부장이 숨을 후 내뱉는다] (용 국장) 저거 봤어?
우리 부장님이
이렇게까지 안 찾아지는 거 보면은
죽은 게 분명하다 그랬었잖아
(김 부장) 예
근데 제 발로 나와서 저렇게 됐더라?
그러게요 귀신이 곡할 노릇도 아니고
[김 부장의 가쁜 숨소리]
(용 국장) 저년 찾아 봤어?
예, 전직 경찰인데요
지금은 가끔 NT생명에서 보험 조사관으로 일한답니다
(용 국장) 생시는?
(김 부장) 예, 예
[휴대전화 조작음]
묘시입니다
(용 국장) 음! 묘시 좋다
사주에 불이 있네
사주에 불 있는 사람하고 잘 맞아, 내가
근데 뒷말 안 나오는지 좀 더 신중하게 조사를…
부장님
난 막 무서워서 밤에 잠도 못 자
(용 국장) 이 상황이 너무 무섭잖아
아유, 어떻게 그래? 아휴
한번 핸들링해 보겠습니다
(TV 속 현태) 당신에게 편지를 쓰려 합니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탄성]
아이들이 있습니다
[용 국장의 웃음] 여러분이 그 울타리가 되어 주시고
그 하늘이 되어 주세요
지금 아이들에게 힘을 주세요
푸른 어린이 재단
홍보 대사 허현태입니다
(사장) 아유, 참해라
우리 토깽이 현태 덕에
아이고, 내가 밥 넘어간다
[사장의 웃음]
아유, 누구 아들인지 귀엽긴 귀엽네
[탄성]
귀엽지?
예
[용 국장이 살짝 웃는다]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입차 알림음]
[도어 록 작동음]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숨을 들이켠다]
맛있겠다
(정연) 잡았다, 요놈! [이경의 비명]
[함께 웃는다]
어디 갔다 왔어 다 큰 처자가, 응?
다 큰 조카 프라이버시 좀 지켜 주시지?
[정연이 피식 웃는다] (이경) 자기 집 놔두고 왜 여기서 주무신대?
우리 사이에 네 집, 내 집이 어디 있냐?
[이경의 웃음]
근데 진짜
(정연) 또 핸드폰 꺼 놓고 어디 갔다 왔어, 밤새?
응, 응, 응? [이경의 힘겨운 신음]
(이경) 아휴!
아, 내가 무슨 어린애야?
배고프다, 아침 안 먹었지?
[걱정스러운 숨소리]
혹시 또 악몽 꿨어?
(정연) 이모 바로 부르지
아…
선배들 술 시중 들다가
나도 취해서 근처 카페에서 술 좀 깨고 왔다
됐냐?
아…
[정연이 냄새를 킁킁 맡는다]
(정연) 음, 그래서 우리 아기한테
이렇게 쿰쿰한 냄새가 나는구먼?
- (정연) 아휴… - 심해?
(정연) 빨리 씻어! 냄새나 [이경의 웃음]
우리 부대찌개 해 먹을까?
응, 콩이랑 버터 밥 비벼서? [이경의 탄성]
- 좋아! - (정연) 좋지! [정연이 흥얼거린다]
[웅장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이경이 흥얼거린다] [물이 찰랑거린다]
[흥얼거린다]
[정연이 탁탁 칼질한다] [이경의 노랫소리가 들린다]
[피식 웃는다]
[휴대전화 진동음]
(정연) 아참
[힘주는 신음]
자
[정연이 살짝 웃는다]
아!
왜 그래?
아, 아니야
[의미심장한 음악]
[이경의 힘주는 신음]
[휴대전화 전원음]
[흥미로운 음악]
(이경) 헐
대박
[이경이 살짝 웃는다]
(경이) 진짜 사고였다면
컨테이너까지 불탈 이유는 없지
윤재영을 위해서 일부러 태운 거야
[의심스러운 숨소리]
의심스러운데? [문이 달칵 열린다]
(강호) 아, 사모님, 뭐 하시는교?
[경이가 숨을 씁 들이켠다]
목격자가 나타날 때를 기다렸다가
윤재영 알리바이도 만들고 증거까지 태워 줬다
(경이) 대체 누가?
만나는 남자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다른 가족이 있는 것도 아닌데
(낚시꾼) 그, 1, 2년 사이에 [흥미로운 음악]
민규 놈 다니던 공장 사람들이
끽 해 뿠지
방파제에서 얼라 시체가 하나 올라왔었는데
(여자1) 배에서 회식하는 사람들
허드렛일하다가 죽었다는 소문이 있었어요
그래서 가가 원한을 품고 저주를 내리가
그때 있는 사람들 싹 다 쥑여 삤다고
(낚시꾼) 아, 보자
한 놈은 교통사고
씁, 한 놈은 심장 마비
(강호) 에헤, 참 나, 그…
윤재영 편이 아니라
그 사람들을 다 없애려고 했던 거라면…
아, 요 뭐, 어데 안방입니까? 쯧
효창바이오 사람들 어디까지 조사했어요?
거는 와예?
[수첩을 툭 놓으며] 시체에 컨테이너에 정신없구먼
그 죽은 사람들 같은 회식 자리에 있었다며
김민규까지
아이, 소문 짜리하게 퍼졌더만
아이고
그, 씨불이기 좋아하는 인간들 말을 다 믿습니까?
벌어진 일을 믿는 거죠
결국 다 죽었잖아 거기 있던 사람들
- 어데요? - (경이) 알아는 봤고?
(강호) 아이, 보소 통영이 작은 동네 같지만은
그래 작은 동네 아입니다잉
우연이라는 게 있어
한만구랑 여자 하나는
불륜 하다가 차가 그래 돼 뿌가 그래 된 기고
하나는 뭐, 사는 게 힘들어가 목매달아 뿐 기고
김민규 근마 그거는
지 보험금 타 먹을라고 꽁꽁 숨어 있다가
하수구 가스 마시고 그래 돼 뿠는데
아이, 뭐, 더 할 게 있단 말입니까?
(경이) 그럼 그 애는요?
이준현
알고 있구나
그 회사 회식 때 배에서 죽었던 어린애
[의미심장한 음악]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뭐, CCTV 고장?
(경찰) 예, 본 사람도 없다고 하고
[손가락을 딱 튀긴다]
담당 형사였죠?
또, 또 어디서 애먼 소문 듣고 와가
가는 전혀 상관이 없어!
(강호) 원래부터 사고 치고 막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소년원 들락날락거리고
(경찰) 아, 근데 뭐 평소에도 지 혼자 술 먹고
부둣가 돌아댕기고 그랬잖아요
그카다 뭐, 뭐, 뭐
부둣가에서 발을 헛디뎠는가 뭐, 뭐, 그래서
그란 기지
[의심스러운 숨소리]
(경이) 의심스러운데
(강호) 어어, 사모님 지금 조사 안 끝났습니다
[흥미로운 음악] 전 참고인 신분이잖아요
언제든지 내 의지대로 나갈 수 있습니다
(강호) 사모님, 그쪽 아입니다
[경이의 괴로운 신음]
머리가 안 돌아가
[숨을 후 내뱉는다]
(경이) 머리가 안 돌아갈 땐 역시 뭐다?
[경이의 탄성]
[익살스러운 음악]
[경이가 흥얼거린다]
이렇게 하면 위스키 맛이 나거든
[경이의 옅은 웃음]
[경이가 향을 씁 맡는다]
[경이의 만족스러운 탄성]
먹어 볼래?
맛만 봐
응?
[숨을 씁 들이켠다]
[산타가 쿵 쓰러진다]
[숨을 카 내뱉는다]
아, 이 귀한 걸 말이야
너라도 마시고 얘기 좀 해 줘라
[의미심장한 음악] 누가 너 때문에
이런 짓을 했는지
[회전 테이블이 드르륵 돌아간다]
"고 이준현"
[새가 지저귄다]
이준현 세 들어 살던 집주인이 모아 놓은 건데
별건 없어요
(경수) 방세도 한참 밀렸는데 이렇게 되는 바람에 못 받았다고
저한테 막 계속 내라고 해 가지고…
폰 여기 있어요
(제희) 친했던 친구도 가족도 없는 애였어
얘를 대신해서 복수해 줄 사람이 없었다고요
(경이) 나랑 같네
(경수) 팀장님
(제희) 왜?
이준현 이름으로 누가 초를 켜 놨는데요
(경수) 여기 있다, '이준현'
[도어 록 작동음]
[갈매기 울음]
[도어 록 작동음]
나 이대로 경찰한테 가면 보험금 위험할 거예요
선미, 지켜야 되잖아요
[도어 록 작동음]
(경이) 경찰한테는 아무것도 몰랐다고
잘 말씀하셨어요?
(재영) 선미야, 응, 괜찮아
밖에 나가서 잠깐 놀고 있을래?
응?
나가 있자
(산타) [작은 목소리로] 자
와
퓽
(재영) 그런 얘기 하시려고 여기까지 오신 거예요?
이제 막 남편 묻고 온 사람한테
(경이) 쟤가 저런 일에는 아주 선수더라고
누구랑은 다르네요
깜빡 속았어
그래서
남편이 선미 병원비 필요하지 않느냐
자기가 희생하겠다 하는 헛소리에
감동이라도 받은 거예요?
아니요
처음엔 무슨 미친 소리냐 그랬어요
[매미 울음]
[재영의 한숨]
(재영) 무슨 미친 소리야, 그게?
[한숨]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사이렌이 울린다] (주민1) 아이고야 이거 우짜면 좋노, 큰일 났다
(주민2) 하루 종일 안 보이더만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재영) 1년만 버티면 된다고
그러면 우리 가족
여기 떠나서 같이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남편이 다 알아 왔었어요
조금만 더 참았으면 그렇게 됐을 텐데
자기 욕구 해소하느라고
(경이) 꾸역꾸역 기어 나와서 일을 다 망쳤으니까
'차라리 진짜로 죽어 버리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했구나?
생각은 할 수 있지
그런데 대피소에 가스 채우고
불 질러서 증거 인멸까지 하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거든요
특히 재영 씨같이 허술한 사람은
잘 아시네요
저 아무 짓도 안 했어요
그럼 누군데?
무슨 말씀이세요?
재영 씨 도와서 남편 죽인 사람 있잖아요
그게 누구냐고
그 사람이 이준현 얘기도 해 준 거잖아
당신 남편
딸 병원비보다 자기 성욕이 더 중요한
쓰레기인 것도 모자라서
살인 방조범이라고
(경이) 먼저 연락한 건가?
그런 놈 죽여 줄 수 있냐고
죽여 달라고 한 적 없어
[재영의 떨리는 숨소리]
(재영) 선미야!
(선미) 돌고래
돌고래요
[떨리는 숨소리]
저한테만 말씀해 주세요
아무 일 없게 할게요
갑자기 연락이 왔어요
[휴대전화 진동음]
[심전도계 비프음] 여보세요?
(강호) 다른 게 아니고예
어제 남편분 핸드폰이 한 번 켜져가
혹시나 연락 있나 해서 전화드립니다
핸드폰이 켜졌다고요?
예, 뭐, 어데 장물로 나왔는 모양일 수도 있으니까
그, 너무 기대는 하지 마시고예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 메시지 알림음]
[의미심장한 음악]
(영상 속 민규) 아
아, 이러면 되는구나
하자, 하자
[풀벌레 울음] [다가오는 발걸음]
[무거운 음악]
[문이 탁 닫힌다]
(민규) 아, 이거 본 건데
[재영의 힘주는 신음]
야! 야, 이씨…
[재영의 가쁜 숨소리]
미쳤어?
폰 켜고 그 짓거리 하고 누가 모를 줄 알아?
그러다 들키면?
들키면 우리 선미 어쩔 건데!
(재영) 놔, 이거! [재영의 거친 숨소리]
[재영이 휴대전화를 쾅 내려친다] (민규) 야, 이씨…
[재영의 비명]
[재영의 거친 숨소리] 아유, 씨!
[거친 숨소리]
[민규의 한숨] [민규가 휴대전화를 툭 놓는다]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누구세요? 누군데 이러시는 거예요?
끝까지 대답 안 해 줬어요
대신에
이준현이라는 사람을 아는지 물어봤어요
(재영) 당신 남편 회식 자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냐고
그러니까
남편 죽어도 너무 죄책감 갖지 말라고
(범인) [변조된 목소리로] 제가 다시 연락드릴 거예요
다음에는 재영 씨도 저 도와주셔야 돼요
그게 끝이었어요?
[떨리는 숨소리]
진짜로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재영이 흐느낀다]
(재영) 그래도 우리 아기 아빠인데
[재영이 흐느낀다]
대피 장소도 그쪽에서 준비한 거고?
결국 시키는 대로 하신 거네요
[흐느낀다]
[음산한 음악]
[풀벌레 울음] (재영) 혹시 누군가한테라도 들키게 되면
곧장 뒤로 나와서 이 표시 따라가
숨을 데랑 연결돼 있어
[민규의 가쁜 숨소리]
[울먹인다]
이렇게 될 줄 몰랐어
알았잖아
죽여요
죽여도 싼 놈이에요
죽이고 싶었고 그래서 당신 소원대로 죽어 줬는데
왜 슬픈 척해?
[무거운 음악]
네가 뭘 알아?
내가 제일 믿었던 사람이
(재영) 내가 알던 거랑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는데
내 평생이 부정당하는 그거
그게 얼마나 지옥 같은 건지 당신이 알아?
[재영의 분노에 찬 숨소리]
(경이) 당신이란 인간
누군지 모르겠어
내가 왜 알아야 되는데?
[준현이 소리친다]
[사람들이 당황한다]
(준현) 살려 주세…
[준현의 힘겨운 신음]
(만구) 아니, 쟤는 왜…
[무거운 음악] (민규) 아, 좀 어떻게 좀 해 봐, 좀!
(섭룡) 아니, 아니 튜브, 뭐, 이런 거…
(준현) 살려 주세…
[사람들의 당황한 신음]
[사람들의 놀란 신음]
(민규) 아이씨…
다 죽어
[리드미컬한 음악]
[전선을 탁 자른다]
[섭룡의 힘겨운 신음]
[의자가 툭 넘어진다]
[민규의 가쁜 숨소리]
[민규가 콜록거린다]
(경이) 누가 이런 짓을 했을까?
[어색한 말투로] 어? 가지 마!
[스산한 음악] 거기는 마녀의 집이야!
마녀가 산다고!
[이경의 뿌듯한 숨소리] [아이들이 엉엉 운다]
- (배우1) 잘하더라, 근데 - (배우2) 드세요, 드세요
- (배우1) 잘했어, 잘했어 - (배우3) 그렇죠?
(배우1과 배우3) - 고생했어 - 제가 구해 주고 싶었다니까요
[사람들의 웃음]
(배우1) 맛있게 먹어
- (배우2) 네, 잘 먹겠습니다 - (배우4) 맛있게 드세요
(배우1) 맛있게 먹어, 맛있게 먹어
[사람들이 대화한다]
[사람들의 웃음]
[배우4의 탄성] [배우3의 웃음]
- (배우4) 맛있어 - (배우3) 맛있다, 진짜 맛있다 [저마다 말한다]
[놀라는 탄성]
너무 맛있다, 그렇죠?
[이경의 탄성] (배우1) 어, 어
고생했어, 이경이도 [이경이 살짝 웃는다]
저 오늘 연기 어땠어요? 연습 엄청 많이 했는데
씁, 어, 저…
이경아, 그, 기분 나쁘지 않게 들었으면 좋겠는데
[이경의 호응하는 신음] [이경이 손을 탁탁 턴다]
그, 다음 연극에는 조명을 좀 잡아 줬으면 좋겠는데
헐
다음 공연 잡혔어요?
[이경의 신난 탄성]
(이경) 음, 저는 뭐든지 좋아요
[차분한 음악]
근데 연기가 좋긴 한데, 저는
아, 그러니까 그게…
피자 더 드실래요?
(이경) 오늘 제가 쏠 테니까
드시고 싶으신 거 다 시키세요!
[풀벌레 울음]
[킥스탠드를 탁 내린다]
[건욱의 힘주는 신음]
[문이 탁 닫힌다]
도둑이야!
아저씨 누구세요?
여기 함부로 들어오시면 안 되는데
다시 술 드시려고?
[건욱의 한숨]
성공 기념 짠 한번 할까?
[못마땅한 신음]
[잔을 탁 내려놓는다]
[킁킁거린다]
니 혼자 또 뭐, 맛있는 거 묵었나?
맞혀 볼래?
[이경이 술병을 탁 내려놓는다]
[트림을 꺼억 한다]
[이경이 입바람을 후 분다] (건욱) 아, 아…
[킁킁거리며] 야, 이, 아유
- 피자? - (이경) [놀라며] 헐, 대박
- (이경) 짠 - 허, 씨, 짠
(건욱) 아이, 물맛이 참 맛이 있다, 그자잉?
[숨을 카 내뱉는다]
뉴스 나왔어?
그, 사고사라고 나오데
아…
(건욱) 이래 뒤에서 백업을 해 주니까 되는 긴데
은혜도 모르고 맨날 지 혼자 맛있는 거 먹으러 댕기고 [우아한 음악]
[지퍼를 직 열며] 피자를 혼자… [이경의 탄성]
아유
저한테도 이런 좋은 순간이 오는군요
[건욱이 가방을 뒤적거린다] 음, 증거 없고
목격자 확실하고
그 여자한테 피해 갈 일도 없고
[이경의 탄성]
(이경) 아휴, 저는 그냥
제가 차린 밥상에서
밥숟가락 하나 들고 맛있게 먹기만 했거든요
[웃음]
다른 문제 없지?
[한숨]
[숨을 씁 들이켠다]
(이경) 장성우 알아?
고등학교 때 나 연극부 담당했던 쌤
- 와이프 경찰이었고 - (건욱) 어
자살했다 아이가?
자살했어?
장성우 쌤이?
그, 나도 동네 떠날 때라 잘은 모르겠는데
(건욱) 그랬을걸? 근데 그게 왜?
(이경) 그 쌤 와이프가 보험 조사관 하고 있더라고
우리 목격자
(건욱) 그, 좀 더 들어온다 싶으면은
그 여자도 그냥 쥑여 삐라
(이경) 왜?
그 여자 뭐 나쁜 짓 했어?
(건욱) 아니
그냥
경찰이었다니까 기분이 나쁘네
어떻게 기분 나쁘다고 사람을 죽이냐?
예전에는 그랬던 거 같은데?
제가요?
언제요?
그, 그 몬하는 연기 그만하시고요
정리나 확실하게 합시다
[헛기침]
[한숨]
쯧, 또 없나?
[음산한 음악] (건욱) 뭐?
죽일 놈
[긴장되는 음악]
[옅은 탄성]
(멜론머스크) 다 죽여, 다 죽여!
[마우스 조작음] 아, 왜 이렇게 못 죽여?
[게임 효과음이 흘러나온다]
아, 되는 일 없는데 게임이라도 좀 이기자고! [경이의 한숨]
[한숨] 힘내서 잘하자고 드린 거예요
게임 하나 졌다고 인생 끝나는 거 아니니까
(산타) [AI 보이스] 가자, 가자, 가자
아, 머리가 안 돌아가는데
[경이의 한숨]
(경이) 잠만요
(멜론머스크) 가요? 안 함? [지친 숨소리]
나가지 마요!
[경이의 한숨]
[한숨]
[힘없는 숨소리]
[의미심장한 효과음]
[한숨]
[힘주는 신음]
[우두둑거리는 소리가 난다] [경이의 힘겨운 신음]
[힘겨운 신음]
[경이의 한숨]
[경이의 힘주는 신음]
[아파하는 신음] [우두둑거리는 소리가 난다]
[아파하는 신음]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의아한 신음]
[웅얼거린다]
뭐야? 왜 그러고 있어?
[재촉하는 신음]
[한숨]
[제희의 한숨]
(경이) 응
[스위치 조작음] [경이의 힘겨운 숨소리]
[제희의 한숨]
선배, 나 잘릴 거 같아 [캔을 달칵 딴다]
[힘겨운 신음]
(제희) 김민규 건 6억 지급됐어
위장 신고 했던 거 때문에 깎이긴 했는데
약관상 까도 그만큼은 내줘야 되더라
전부 다 마이너스로 내 인사에 반영이야
[웅얼거린다]
그래서는 무슨?
우리 조사 B 팀이 없어진다고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아?
[경이의 옅은 숨소리]
[한숨]
자살 시나리오 못 만든 선배 때문에
내 밥줄 끊어진다고
[개운한 신음]
그렇게 되면 이것도 그것도
내가 팀장으로 있는 우리 팀도 다 없어지는 거야
[개운한 숨소리]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캔을 탁 내려놓는다]
[한숨]
[경이의 힘주는 신음] [한숨]
넌 항상 인정받고 싶어 하지
(경이) 근데 있잖아
(제희) 인정이 아니라 최소한의…
살인 사건이야
[무거운 음악] (경이) 흙더미 무너진 거 황화 수소 출처
컨테이너 불난 거
이준현 정보 윤재영한테 알려 준 통화 기록, 조회됐어?
(제희) 선배님, 선배님
여기 경찰청 아니고요 선배님 경찰 아닙니다
의심스럽잖아
(제희) 흙더미는 자연적으로 무너진 거고
황화 수소는
거기가 하수구랑 연결돼 있던 거 알지?
불은 합선 때문이었다고 하네요 의심 많은 선배님아
그러니까 더 무서운 거야
사람들이 죽었는데
사고사로 위장돼서 사건화도 안 됐다는 거
그렇다 치자
김민규가 살아 있는 건 어떻게 알았고?
하나씩 찾아서 정리해 나가다 김민규 차례가 되니까
얘가 사라졌어
시체도 안 나오고
(경이) 그러다 하루가 멀다 하고 숲속으로 출퇴근하는
윤재영이 보인 거지
(제희) 근데 잘 숨어 있던 얘가
언제 튀어나올 줄 알고 미리 가스를 채웠을까?
내가 나타났잖아
(경이) 내가 김민규에 접근하는 걸 보고 준비한 거야
(제희) 그러니까 선배 말은
힘들게 사람 죽여야 되는데
선배 같은 사람이 목격자로 나타나길
굳이 기다렸다가 실행했다
그 얘기야, 지금?
와…
진짜로 대단하지 않니?
어떻게 그렇게 부지런하게 사람을 죽이지?
와…
눈 초롱초롱한 거 봐
선배 이런 모습 5년 만에 보네
(제희) 근데 선배
의심하는 버릇 나오면
나한테 말려 달라고 한 거 기억하죠?
(경이) [작은 목소리로] 가
선배 의심병 도져서 또 폐인처럼 사는 꼴 나 못 봐
이거 중요한 거야!
[키보드 소리가 요란하다]
(경이) 왔어요, 왔어
인사할 시간 없어
지금 부활 갑니다, 고!
고, 고, 고, 고!
[게임 효과음이 흘러나온다]
(성우) 친구들이랑 인사는 했어?
(이경) 음, 아니요
어차피 다시 볼 일 없을 건데 괜히 귀찮잖아요, 서로서로
[성우가 피식 웃는다]
마지막 인사 하면서 울고불고 그러는 것도 싫고
(성우) 새로운 데 가는 건 걱정 안 돼?
(이경) 제가 가고 싶다고 한 건데요?
(성우) 그래 넌 열심히 하니까 잘할 거야
근데 너무 열심히 하려고 하지 마
[이경의 웃음]
그게 선생님이 할 말은 아닌 거 같은데
(성우) 음, 너는 보면
항상 너무 애를 써
연극할 때도 그렇고 친구들 관계도 그렇고
쌤 저한테 영주 얘기 하고 싶으신 거 같은데
저 아무렇지도 않은데?
(성우) 답답하잖아
세상 사람들이 다 널 이해 못 해 주는 것 같고
사람들한테 기회를 좀 줘 보라는 거야
그러다 보면
한 명쯤은 있어
(이경)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이요?
[성우가 피식 웃는다]
(성우) 그런 건 없고
그냥 너를 편하게 해 줄 사람은 생긴다는 거지
쌤 경찰 사모님은 그런 분이에요?
안 그래 보이던데
이야, 우리 이경이가 예리하네
구경이 씨랑 나는
그게 약간 반대긴 하지
구경이?
이름이 구경이예요?
너는 2경이고
우리 구경이 씨는 9경이네
[성우의 웃음]
(성우) [헛기침하며] 아무튼 잘 가라
또 보자
[어색한 웃음]
[매미 울음]
그랬던 사람이 자살이라…
영주야!
(이경) 영주야! 영주야, 여기야, 여기, 여기
[학생들이 대화한다] 여기, 여기!
[이경의 웃음]
안녕!
(이경) 벌써 교생 실습도 나가고
어른이네?
많이 컸다, 우리 영주…
음, 우리 옛날에 대따 친했는데, 그렇지?
연락도 안 받고
번호 바뀌었어?
어, 바뀌었어
장성우 쌤 이야기 궁금하다고 했지?
어, 말해 줘 봐
한결 선배라고 기억나?
알지, 오필리아 했잖아 엄청 하얀 언니
그 선배 저수지 빠져 죽은 거 알아?
대박 [커틀러리를 툭 놓는다]
누가 죽인 거야?
경찰들은 실수로 미끄러져서 물에 빠진 거 같다 그랬는데
솔직히 아무도 안 믿은 게
(영주) 그 선배 죽던 날에
장 쌤이랑 둘이 있는 걸 누가 봤댔거든
둘이 원래 무슨 사이였단 소문도 엄청 돌고
근데 장 쌤 와이프가…
경찰이었잖아
(영주) 어 그래서 사고로 마무리되니까 [컵을 탁 내려놓는다]
와이프 백으로 덮었다는 얘기도 나오고
그즈음에는 쌤 고개도 못 들고 다니고
그러다 자살하셨어
유서 같은 건?
아마 없었을걸?
진짜 장 쌤이 그런 거야?
그건 모르지
다 죽고 아무 증거도 없는데
(영주) 쌤 와이프가 경찰 그만두기 전에
엄청 헤집고 다녔어
자기 남편 결백 밝히겠다고
근데 아무 증거도 안 나왔고
자기 남편이 범인이라는 증거 찾으려고 그런 걸 수도 있지
으음
[질색하는 신음]
아휴, 진짜 더러운 짓 한 거 아니야?
[한숨]
그딴 짓 한 선생은
자기가 죽기 전에 누가 죽였어야 되는데
[이경이 스테이크를 푹 찌른다]
(이경) 그렇지?
애는 죽었는데 자기는 왜 살아야 돼?
고양이는 죽었는데 자기는 왜 살아야 돼?
[스테이크를 푹 찌른다] [날카로운 효과음]
[가방을 달그락 챙긴다]
나 이제 가도 돼?
뭐야, 이제 만났는데
우리 수다 떨고 노래방도 가자
번호도
번호 알려 줄 사이는 아닌 것 같은데
응? 우리 사이 좋은 사이 다정한 사이 아니야?
너 아직도 그거 내가 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로이가 보은했다고는 생각 안 해?
[쥐 울음]
[영주의 비명]
[영주의 겁에 질린 신음] [학생들이 웅성거린다]
[의미심장한 음악]
(영주) 제발 나 좀 그만 놔둬!
왜 그래?
(영주) 내가 이렇게 빌게, 어? 제발, 미안해
[흐느끼며] 나 너무 무서워
영주야, 왜 그래
[영주의 비명]
[영주가 흐느낀다]
(영주) 잘못했어 잘못했어, 잘못했어
내가 미안해…
[게임 효과음이 흘러나온다]
(게이머) 저 이제 갈게요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굿 게임이었습니다, 바바
[한숨]
(멜론머스크) 다 했다
이제 진짜 죽어야겠다
(산타) [AI 보이스] 죽다니요 무슨 그런 말씀을 하세요
(경이) 무슨 소리?
(멜론머스크) 두 분 계셨네요
게임도 이겼겠다 아이템도 다 썼겠다
이제 죽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제가 생각해 보니까
살 이유가 없어요
그, 뭐냐
사람이 첫 기억이라는 게 있잖아요
[경이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근데 저는요
태어나서 제일 오래된 기억이
네 살 때쯤이었나?
그때 아빠라는 인간한테 밥그릇으로 맞은 거거든요 [컴퓨터 메신저 알림음]
엄마한테 제발 데려가 달라고 울고불고 지랄했는데
안 받아 주고
처음 엄마가 나 좋아한 게
스무 살 때 토토 해서 100만 원 딴 적 있는데
그때 100만 원 그대로 갖다줬더니 그렇게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계속했는데
사다리 시작하면서
완전히…
[경이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그렇게 쌓인 빚이
3억이 넘으니까
누나는 그 충격으로 유산했어요 [멜론머스크의 헛웃음]
우리 불쌍한 누나가
나한테 빌었어요
제발 사라져 주면 안 되냐고
[마우스 조작음]
그러면 네 빚 다 네가 안고 가는 거니까
그냥 사라져 달라고
[한숨]
[휴대전화를 툭 놓는다]
[경이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차분한 음악]
(멜론머스크)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어떤 사람들은 날 때부터 사랑받고
되게 몸값이 높은데
나는 그냥 날 때부터
싸구려에 불량품인 거예요
망할 팔자 갖고 태어나서 망해 가는 게 인생 전부고
내가 숨 쉬면서 [한숨]
똥 싸고 쓰레기 버리는 것보다
없어지는 게 좋은 것 같은 거예요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는데
멍청한 어미 아비가 날 낳아 버려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잠깐만요
올 사람이 없는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누구세요?
(경이) 배달이요!
안 시켰는데요!
(경이) 이상하다
계산까지 다 하셨는데
보족 세트에 비빔막국수요
안 시키셨어요?
[침을 꼴깍 삼킨다]
(도현) 뭐예요? 아…
뭐야?
[스위치 조작음]
[경이의 한숨]
(경이) 죽으려고?
[당황한 신음]
부모한테 학대당하고 도박 중독에
누나 이름으로 대출까지 받았는데 갚을 길도 없으니까?
맞아요
아줌마 뭐야?
(도현) 아…
애플보이캣 님?
20대인 줄 알았는데
미안하게 됐다
여기는 어떻게 찾은 거예요?
인터넷에 질질 흘리지 마
그거 내놔요
- 뭐? - (도현) 내놔요!
(도현) 솔직히 아줌마도 내 상황이면 안 죽고 싶겠어요?
내가 살아야 될 이유가 있으면 하나라도 말해 보세요
제가 왜 살아야 되는데요?
너 없으면 정찰은 누가 해?
그런 거 말고!
정찰 말고?
[중얼거린다]
[생각하는 숨소리]
그렇게 열심히 생각해야 된다는 거부터가
내가 살아야 될 이유가 없다는 거잖아요
(도현) 왜 왔어요?
이런 거 다 끝내게 방해하지 마세요!
- (도현) 가세요 - 싫어
가라면 좀 가, 다 끝내게!
[아파하는 신음]
[경이의 아파하는 신음]
[도현의 떨리는 숨소리] (경이) 아휴, 허리야
[씩씩거린다]
[경이의 아파하는 신음] [도현이 소리친다]
아휴, 정말
아유, 진짜
(도현) 왜 그래요, 진짜!
가까이 오면 아줌마까지 확 밀어 버릴 거야
오, 오지 말라니까!
(경이) 아니
(도현) 뭐가 아닌데요?
생각해 보니까 말이야
(경이) 생각해 보니까 그렇다
살 이유라는 게 없네
[쓸쓸한 음악]
(도현) 네?
진짜로 그렇잖아, 네 말이 맞아
이게 다 뭐 하는 짓이니
(경이) 내가 있잖니
경찰이랍시고 남편까지 의심하다가 죽게 만든 사람이야
더 웃긴 건
아직도 남편이 진짜 범인인지 아닌지 궁금해
죽을 거면 알려 주고 죽지
네가 봐도 나 쓰레기지?
네
[피식 웃으며] 그렇지?
나 같은 건 그냥
없어져도 되겠지?
(도현) 어, 아줌마!
[경이가 쿵 떨어진다]
아줌마, 저기…
잠깐만!
저기, 아줌마!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잠깐만요!
[차 문이 탁 닫힌다]
차… 어?
애플보이캣 님…
[리드미컬한 음악]
[겁에 질린 신음]
[영주의 비명]
(영주) 내가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자동차 알림음] (환경미화원) 오라이! 오라이, 오라이
오라이!
오라이
오케이
[환경미화원의 놀란 숨소리]
사람이여?
[흥얼거린다]
[버튼 조작음]
[택시 기사의 놀란 숨소리] [긴장되는 효과음]
(택시 기사) 어유, 씨, 어, 뭐야? [타이어 마찰음]
[타이어 마찰음]
[지친 숨소리]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경이) 기사님
제가 목적지를 말씀 안 드린 거 같은데요?
[타이어 마찰음] [경이의 놀란 신음]
[경이의 힘주는 신음]
[경이의 힘겨운 신음]
(경이) 뭐야?
뭐야, 당신들?
[경이의 거친 숨소리]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기어 조작음]
[비밀스러운 음악]
[물소리가 솨 들린다]
어머, 왔어요?
[탄성]
실물은 이렇게 생겼구나
햇빛을 안 봐서 그래? 피부 너무 하얗다
나 수건 좀
[물이 첨벙거린다]
[용 국장의 개운한 신음]
(용 국장) 수건
[용 국장의 한숨]
김민규 씨 부인 만나서 무슨 얘기 했어요?
(경이) 그냥 위로차 얘기했어요
아, 위로
(용 국장) 하긴
남편 없이 혼자 살기 힘들다는 거 본인이 더 잘 알 것이고
이준현에 대해서는 알고 있던가, 윤재영이?
(경이) 다 아시는 걸 물어보는 거 같은데요, 지금?
(용 국장) 아휴 다 알면 안 물어봤지
[화장품을 탁 내려놓으며] 모르니까 물어보는 거지
김민규는 누가 그런 거 같아?
[피식 웃는다]
사고사로 처리됐는데
살인 사건처럼 물어보시네요?
(용 국장) 음, 그건
경이 씨도 그렇게 생각할 거 같아서 그랬지
시치미 말고
우리끼리는 괜찮아
그걸 알아내기엔 단서가 부족하던데요
누가 덮은 것처럼
그러면은, 응?
흔적도 없는데
자기는 왜 그게 다 연결돼 있다고 생각하는 건데?
의지가 보이잖아요
죽이고 싶었으면 그냥 죽였으면 될 텐데
(경이) 아무도 피해 안 받게 하려고
사고나 자살로 위장했죠
또?
다 죽을 만한 사람들이었죠
아유, 죽을 만한 게 뭐야
뭐 나쁜 짓을 했나, 그 사람들이?
전 이 정도면 많이 말씀드린 거 같은데
여기에 이런 식으로 데려와서
이런 이야기를 저한테 하시는 이유가 뭔지
그쪽이 말할 차례인 거 같은데요
아, 또 내가 너무 막 그랬다 그렇지?
무서워서 그래요, 무서워서
나도 느낌이 이상하거든?
(용 국장) 그러니까 우리가
그 살인자 같이 잡아
그거 말하려고 불렀어
[용 국장이 립스틱을 툭 놓는다]
[사물함 문이 달칵 열린다]
경찰에 의뢰하는 게 순서 아닌가요?
(용 국장) 경찰을 어떻게 믿어
[지퍼를 직 올리며] 죽은 사람들 조사도 못 하게
흔적 없앤 게 경찰인데
안 그래?
경찰은 몰랐으면 하는 게 아니라요?
(용 국장) 아유, 무슨
자기가 경찰보다 잘 잡을 거 같아서 그렇지
내가 사람 보는 눈이 좋거든
내가 왜 이걸 할 거라고 생각해요?
이 살인마가 죽인 게 이 사람들뿐이라고 생각해?
(용 국장) 내가요 곳곳에 귀도 있지만 눈도 많거든?
정보는 내가 드릴게
오, 좋아할 줄 알았다니까
딱 보면 알지, 내가
[용 국장의 웃음]
어, 나 이제 시간 없다 어떡할래, 자기?
(경이) 팀원은 제가 꾸릴게요
하나라도 더 알면 우리는 리스크가 큰데?
엘리트들로 붙여 줄게
(경이) 다른 사람 못 믿어요
NT생명 조사 B 팀을 사 주세요
위장이 있는 게 편하니까
그럼 뭐, 리스크 안고 가라고?
(경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어, 거기 그 아가씨가 팀장이었지?
(김 부장) 네
어, 시나리오 좀 짜 보라고 해
- (김 부장) 예 - 뭐, 그 정도 능력은 되겠지
- (경이) 하겠죠, 그건 - (용 국장) 어, 됐네, 그럼
[비밀스러운 음악]
말 새어 나가면
K가 자기까지 죽일 수 있어
그러니까 각자 조심해요, 우리
K?
우리는 그걸 K라고 불러
(김 부장) 저, 시간이…
온 김에 껍질 좀 벗기고 가
(용 국장) 피부에 안 좋다, 안 좋다 하지만
아주 좋아
근데 누구세요?
(용 국장) 아…
그걸 물어볼 줄은 몰랐네?
푸른 어린이 재단
아유, 맘 아프다
(교사) 안녕하세요 [저마다 인사한다]
자, 인사, 옳지
자, 천천히 타는 거예요 다치지 않게
- (학부모1) 잘 갔다 와 - (학부모2) 잘 다녀와
- (교사) 빨리 타, 빨리, 어? - (학부모1) 아, 뭐야?
[학부모들의 놀라는 신음] (교사) 빨리빨리, 빨리, 그렇지
기사님, 출발할게요
- (교사) 벨트 다 맸어? - (아이3) 네
(경비원) 아이고 아, 이게 누구세요
(경이) 아, 여기 주인입니다
305호…
6호인가?
- 삼백, 삼백… - (경비원) 아유, 이제 왔네
(경비원) 어이, 총각, 총각!
여기 왔네, 왔어
[흥미로운 음악] [파리가 윙윙거린다]
어유…
그렇게 깔끔떨더니
왜 이 모양이야?
[경이의 놀란 숨소리]
[경이의 놀라는 신음]
[휴대전화 조작음]
(산타) [AI 보이스] 죽은 줄 알았어요
[경이가 쿵 떨어진다]
[발걸음이 울린다]
[심장 박동 효과음]
[풀벌레 울음] [달그락 소리가 난다]
[차분한 음악]
보이지?
안 죽었어
[휴대전화 조작음]
(산타) [AI 보이스] 참 숯가마
[경이의 한숨]
[휴대전화 알림음] 참 숯가마
참 숯가마, 참 숯가마
참 쉽네요
[한숨]
넌 좀 씻어야겠다
냄새난다
[못마땅한 숨소리]
[경이가 혀를 쯧 찬다]
안 씻을 거야?
아니야
사람 쉽게 죽어
그러니까 두지 마
[문이 달그락 열린다]
[스위치 조작음]
해야겠지?
[흥미진진한 음악]
방구석에서 의심만 하는 거보단
할 수 있고 하고 싶으니까 해야겠지?
준비됐니?
[옅은 웃음]
[힘주며] 일단 게임 한판 하고 머리 좀 식힐까?
(경이) 아…
[짜증 섞인 신음]
[경이의 한숨]
[스위치 조작음]
[산타가 소독제를 칙칙 뿌린다]
[산타가 바닥을 쓱쓱 닦는다]
생각대로군
산타 씨
린스가 먼저야? 샴푸가 먼저야?
[직원들이 웅성거린다]
[직원들이 낄낄거린다]
[제희의 한숨]
(원식) 일을 못하니까 저러는 거지
(직원) 아이, 그러게 조금…
[직원들이 놀란다] (경이) 실례, 실례, 실례
뭐야? 일 안 해?
(제희) 안 해 우리 팀 이제 해산이야
(경이) 왜?
왜긴 왜야, 실적이 없어서지
(경이) 아, 안 되는데
[한숨]
뭐가 안 돼?
없어지면 안 되는데
(경이) 실적, 있으면 되지
저기야
가져와 봐
뭐요?
실적
[흥미진진한 음악]
진짜 제대로 하신다는 거죠?
[영어] 빨리빨리
[경수의 한숨]
[한국어] 봅시다
(경수) 1번, 계단에서 굴렀는데
허리 디스크가 튀어나왔답니다
이, 허리를 아예 굽힐 수 없는 장애가 생겼다는데요?
[경이가 입소리를 쩝 낸다]
아, 클래식
(경이) 이쯤이면 브론즈야
[영어] 쉽다, 쉬워
(경이) [한국어] 일단 적당히 이야기 받아 줘
근데 이쪽에서 넘어지신 거예요?
아주 떼굴떼굴 굴렀나 봐
(피보험자1) 정신을 딱 차리니까 눈앞에 별이 핑핑 돌아
몸으로 보여 줘
이렇게요?
[피보험자1의 놀라는 신음]
[경수의 가쁜 숨소리] 어, 어, 그렇게
(경수) [한숨 쉬며] 그렇군요
최대한 빨리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경수가 서류철을 탁 집는다]
(피보험자1) 어머, 깜짝이야!
허리를 잘 굽히시네요
[카메라 셔터음]
[경수의 가쁜 숨소리]
(경이) 다음
(제희) 사고로 청각 장애를 얻었다고 하고요
두 내외가 정육점을 운영 중입니다
[제희가 명패를 탁 내려놓는다]
팀플레이가 필요하겠는데 [힘주는 신음]
(경이) 잘 봐 둬
[탄성]
팀플레이
우리 애들이 돈가스 먹고 싶다 그래서요
아…
못 들으신다 그랬지
뭐? 교통사고가 났어?
한도초등학교, 애들이 다쳤다고?
(경이) 3학년 남자애?
뭐? 부모가 연락이 안 돼?
귀가 안 들려서 연락이 안 된다고?
(경수) 아주머니 [경수의 가쁜 숨소리]
큰일 났어요 민준이 혈액형이 뭐예요?
(피보험자2) A형이요!
[피보험자2가 쿵 떨어진다]
뭐예요?
NT생명에서 나왔습니다
아, 아이고!
(경이) 다음 [경이의 힘주는 신음]
(경수) 암 보험 가입자예요 갑상선암 3기
'암 병력 없음'으로 가입했는데
주치의 말로는 수술 흔적이 있대요
(경이) 이거…
보험 설계사 불러라
(제희) 척척 답 나오는 거 보니까 이제 좀 선배답네
아휴
[휴대전화 벨 소리]
[매미 울음]
어, 이모
아, 맞다
오늘 상담 날이지
(이경) 네, 악몽도 안 꾸고
[정연의 걱정스러운 숨소리]
다 괜찮아요
(지유) 다른 문제는 없고?
[이경이 숨을 들이켠다]
[이경의 생각하는 신음]
(이경) 정연 씨가 너무 저를
물가에 내놓은 애 취급 한다는 거 정도?
얘는
내가 언제?
[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놀라는 숨소리]
어머, 죄송해요, 회사에서 온 거라
네, 받으세요
[정연이 살짝 웃는다]
(정연) 여보세요?
다음에 저 공연하는 거 보러 오세요
이번엔 무슨 역할인데?
(이경) '사도 세자'에서 대신1이요
(지유와 정연) - 어, 기대할게 - 아, 네, 네, 지금 가능해요
[이경과 지유의 웃음] [정연의 한숨]
(정연) 그래서 제가 만나야 되는 분이
구경이 조사관님…
[의미심장한 음악] 네
네
[정연의 한숨]
[정연이 살짝 웃는다]
옷 사러 같이 못 가겠다
(이경) 응?
(정연) 회사에서 급하게 보험 조사관을 만나야 된다네
하필 그 조사관이
제멋대로라고 소문난 여자분이거든요
(지유) 네
내가 데려다줄게
어허, 이모 일하는데 어린애가 어딜, 쯧
지하철 타면 돼
[이경의 앙탈 섞인 신음]
(이경) 방해 안 되게 차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볼일 다 보고 옷 사러 가면 되잖아, 응?
둘이 유대감 쌓는 게 중요하죠?
친밀한 관계는 정서 안정을 불러오니까
그러라고 하세요
오늘 상담은 이 정도면 됐어요
(지유) 그리고 이경이가 괜찮으니까
앞으로는 6개월에 한 번씩만 잡을까요?
[신난 탄성]
(정연) 정말요?
어머, 감사합니다, 선생님
아닙니다 [웃음]
거봐, 아무 문제 없댔잖아
(정연) 으이그
- (정연)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 (지유) 네, 들어가세요
- (이경) 안녕히 계세요 - (지유) 어
(이경) 가자, 가자 [정연의 웃음]
- (정연) 고맙습니다 - (지유) 네
[문이 달칵 여닫힌다]
"실종 아동을 찾습니다 송이경, 5살"
어머, 오빠
(정연) 뭔 일이래
다쳤어?
(피보험자3) 아니야 그냥 좀 아파 가지고
[피보험자3의 한숨] (정연) 어디가?
[정연의 놀란 숨소리]
몰라요? 어디가 아픈지?
(정연) 어머, 놀라라
[정연의 어색한 웃음]
오랜만이에요, 구경이 조사관님
고지의 의무 아시죠?
(경이) 여기 구진모 환자 가입 전에
갑상선암 확진받았던 거 고지받으셨나요?
서류엔 체크가 안 되어 있는데 이분은 말을 했다고 우기시네요
야, 정연아, 네가 그랬잖아
(피보험자3) 외국에서 검사받은 것까진
확인 못 할 테니까
체크하지 말자고
암 보험 하나 없이 병원비 어떻게 감당할 거냐고
이분 말이 사실이면
보험 사기입니다, 이거
(이경) 우리 이모가 설마 보험 사기라니요
(정연) 얘는, 차에 있겠다더니
지금 유일한 증거는
우리 이모의 증언인 거죠?
그렇지, 서류엔 없으니까
(정연) 아유, 오빠는
언제 말했다고
난 오빠가 나이도 있으니까
암 보험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야, 너…
저기 씨
피보험자가 고지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경우
보험사는 보험을 강제 해지할 수 있습니다
(경이) 이게 마지막이지?
[경이의 힘주는 신음] [의미심장한 음악]
(정연) 저…
[정연의 한숨]
[정연의 다급한 숨소리]
(정연) 저기
사실 방금은 잘릴까 봐 거짓말한 거예요
다음부터는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경이) '몇 달이든 납입금 받고'
'일방적으로 해지시키는 게 보험사로서는 이익입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해 주세요'가 회사 입장일 거예요
[이경의 웃음] (정연) 네?
(경이) 본인 안위나 챙겨요
회사는 불리하면 그쪽부터 자를 테니까
[정연의 한숨]
[엘리베이터 버튼음]
뭐야?
(이경) 아, 머리에…
생고기가
(정연) 야, 옷 사러 가자 가자, 어?
[이경이 살짝 웃는다]
근데 왜 나 알은척 안 하니?
[리드미컬한 음악]
(배달원)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시오'
[경이의 환호성] (경수) 증거도 용의자도 없는 연쇄 살인 사건
(이경) 어떻게 죽였는지 방법도 모를 거 같은데?
(경이) 우리는 범인을 찾는 거야
왜 죽었는지 말고 왜 죽였는지를 생각해
[비명]
(이경) 나쁜 사람이구나
(제희) 오랜 시간 공들여서 계획적으로 죽였으니까
(경이) 많은 사람들 중에 왜 하필 이 사람들이었지?
(이경) 선생님은 편해지셨겠죠?
[괴로운 숨소리]
[경이가 흐느낀다]
(이경) 안 들키게 사람 죽이려면요
(경이) 날 절대 배신하지 않을 사람을 찾아서
(이경) 절대 배신하지 않을 사람을
(여자2) 제가 어떻게 배신해요
.구경이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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