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이 3
(이경) 두 분 스타일이 되게 다르세요
(경이) 아는 대로만 답해 주면 돼
평소에 수위 선생님이랑 잘 알았니?
그냥 학교에 계시니까 인사?
정도 했어요
수위 선생님 사고 난 이후에
병원에 계시다 돌아가신 건 알지?
혹시 문병 간 친구가 있었니?
다들 어느 병원인지도 모를 거 같은데
왜요?
고등학생 정도 되는 애가 병원에 왔다길래
너희 중에 있나 했어
[놀라는 신음]
의심스럽다, 걔 뭔데요?
그냥 확인차 물어본 거야
의심스러워?
[살짝 웃는다]
방학식 날 평소랑 다른 거 본 건?
수상한 사람이라든가…
아니요, 전 일찍 집에 갔어요
수위 아저씨
술 때문에 돌아가신 게 아니에요?
(이경) 다른 게 있어요?
왜 그렇게 생각해?
음, 자꾸 다른 일 있는 것처럼 말씀하셔서
누가 독이라도 넣었나 했죠
아니,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돌아가셨어
[호응하는 신음]
(경이) 많이 놀랐겠다, 애들도
[이경이 입소리를 쩝 낸다]
(이경) 그렇죠 뭐, 우는 애들도 있었고
[의미심장한 음악]
저도 약간
슬픈 거예요
아저씨가 그래도 매번 밝게 웃어 주시고
고양이들도 귀여워해 주시고 그랬는데…
편해지셨을 거야
그럼 다행이고요
장성우 선생님이 왜 네 이야기를 했는지 알겠다
쌤이 제 이야기 했어요?
인정하긴 싫은데 비슷한 데가 있네
[무거운 음악]
너랑 나랑
[웃음]
근데 왜 나 알은척 안 하니?
(경이) 봉백여고 연극반 송이경
너도 나 한눈에 알아본 거 같은데
어!
[생각하는 숨소리]
장성우 쌤 와이프분! 경찰 쌤!
(이경) 맞죠? 맞죠? [이경의 탄성]
[발을 탁탁 구르며] 맞죠? 오!
우아 [이경의 웃음]
[이경의 탄성]
왜 이렇게 달라지셨지? [웃음]
더 시끄러워졌네, 가라
뭐야? 남의 조카한테
(이경) 저
얼마 전에 쌤 소식 들었어요
진작 알았으면 장례식장에라도 갔을 텐데
[한숨]
[무거운 음악] 진짜 그럴 분으로 안 보였는데
(이경) 그래도
선생님은 편해지셨겠죠?
네?
[힘겨운 숨소리]
[비밀스러운 음악]
[경이의 괴로운 신음]
(경이) [힘겨운 목소리로] 너 진… 너 진짜 시끄럽다
너 진짜 시끄러워, 가, 가!
[경이의 힘겨운 신음]
[괴로운 신음]
[문고리를 달그락거린다] [다급한 신음]
(경수) 이 정도면 B 팀 무사한 거죠?
쩝, 뭐, 당분간은
현 팀장한테 말해 놓을 테니까 팀 옮길 준비 해
예?
이번에 정리한 건 들고 가면 A 팀에서도 반길 거야
에? 싫은데요
경수 씨가 싫고 말고랑 상관없어
(제희) 내가 경수 씨를 믿어도 되는지에 대한 문제야 [경수의 한숨]
(경수) 나제희, 인천 출생
아버지는 경찰 출신 어머니는 음악 교사
종교는 천주교 존경하는 사람은 퍼거슨 감독
그리고 구경이 씨
좋아하는 음식은 연탄불고기
너 뭐 하는 거야?
'유능한 직원은 밑에 둔다'가 회사 생활 모토시잖아요
(경수) 유능한
저 B 팀에 있을 겁니다 도움 되실걸요?
[피식 웃는다]
그래, 그럼 당분간만
일손 달리니까 봐주는 거야
[휴대전화 진동음] (경수) 아, 그, 말 나온 김에
요 앞에 꿀돼지 이모집이라고 연탄불고기 잘하는 데가…
(제희) 어, 맛있게 먹어
맛있는데
[쓸쓸한 음악]
(성우) 더 자, 더 자
[경이의 옅은 신음]
경이 씨 보약이라도 지어 먹여야겠네
매일 이렇게 일에 치여서 어떡해
[성우가 부스럭거린다]
(성우) '아'
[경이의 불편한 신음]
쓰잖아, 싫어
남들이랑 같이 해, 경이 씨
혼자 짊어지려고 하지 마
너무 애쓰지 말라고
그만
경이 씨 동료들도 있고
나도 여기 있으니까
그만하라고
[달칵 소리가 난다]
[놀란 숨소리]
[타이어 마찰음]
(정연) 진짜 미쳤나 봐
[이경이 안전띠를 달칵 푼다]
어, 얘! [타이어 마찰음]
[경이의 힘겨운 숨소리]
[다급한 숨소리]
대박
[웃음]
(제희) 아빠
아빠
아빠
(제희 부) 도와줘요
[제희의 한숨]
도와줘요
바다 용사
도와줘요
[작은 목소리로] 아, 더 크게!
도와줘요!
바다 용사!
(제희 딸) 뽀빠뽀빠뽕!
[제희의 한숨] [제희 부의 힘겨운 신음]
[제희 부의 힘주는 신음]
(제희 부) 살아났다
살아났어
[제희 부의 힘겨운 신음] [한숨]
감사합니다
바다 용사님, 사랑합니다!
자
이제 제발 밥 먹자
(제희) 아직도 안 먹었어?
아, 엄마 올 때까지 안 먹겠다는데 어쩌냐, 그럼?
[한숨] (제희 부) 아휴, 너도 안 먹었지?
뽀빠뽀빠뽕!
됐어, 놀이 끝
손 씻고 오세요, 밥 먹자
(제희 딸) 뽕!
[제희의 힘겨운 신음]
아니야, 그거 아니야
그럼 뭔데?
(제희 딸) '뽕!' 하면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하는 거야
(제희) 알았어, 알았어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제희 딸) '뽀빠뽀빠뽕' 안 했잖아
엄마는 아무것도 몰라
할아버지!
(제희 부) 그래그래, 아휴, 아이고
[제희의 한숨]
아휴
[제희의 한숨]
[제희 부의 힘주는 신음] (제희) 아빠, 용돈 좀 드릴까?
(제희 부) 아, 그런 거는 말 안 하고 주는 거야
됐어
빚 갚느라 바쁠 텐데
얼마 줄 건데?
[제희 딸과 제희의 웃음]
[제희 부의 웃음]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용 국장의 웃음]
(용 국장) 우리 조기 보고 같이 한번 웃어 볼까요?
아유, 잘했어요
자, 요쪽도
[웃으며] 아유, 잘했어요
여기도 한번 볼까요?
[웃으며] 아유, 잘했어요
(김 부장) 잠시만요, 아, 국장님
(용 국장) 어, 김 부장님
(김 부장) 아, 지, 지금은 안 된다고 했는데 막무가내로 [용 국장의 어색한 웃음]
[난처한 숨소리]
아유, 왜 안 돼요
(용 국장) [웃으며] 아, 괜찮아
와요
[용 국장이 살짝 웃는다]
[풀벌레 울음] (제희) 응, 먹어 봐
맛있어?
(용 국장) 아기 엄마라더니 잘하네?
네
우리 일 같이하는 사이인데
(용 국장) 미리 공부를 해야지
(제희) 다음에는 등산 가실 때 한번 불러 주세요
내려오는 길에 땅콩두부 파는 데 알거든요
(용 국장) 이야 나 팀장님도 나 공부하셨구나
[용 국장의 웃음]
그래서
왜 왔어요?
앞으로의 이야기는 저를 통해서 하셨으면 해서요
[용 국장의 의아한 신음]
뭐, 구경이 씨한테 얘기하나 자기한테 얘기하나
다른가?
제가 팀장이고 구경이 씨는 제 팀원이니까요
그, 일이라는 게 해 보니까 그렇더라고요
결국에 최종 책임자가 될 사람이 저니까
명확했으면 좋겠습니다
(용 국장) 이야 다이렉트 좋아하는 거 보니까
자기 야심 있네
[용 국장의 웃음]
자시? 자시생이죠?
까다로운 구경이 씨 굳이 데려다 쓰는 거 보고
보통내기는 아닐 줄 알았어
[용 국장의 웃음]
그래요
연락은 그쪽 통해서
[용 국장의 웃음] (제희) 감사합니다
(용 국장) 또, 응? 뭐? 온 김에 뭐, 다 얘기해 봐요
(제희) 어, 성공하면
[제희의 헛기침]
성공 보수에 대해서 정리를 안 하셨더라고요
[용 국장의 한숨]
(용 국장) 자기야
자기가 벌써 내 사람 같고
딸 같아서 내가 한마디만 할게
벌써부터 돈을 좇지 마
(제희) 어, 설마 일하는 거 봐서 주시겠다…
아니, 그거는 양아치고
(용 국장) 돈 말고 힘을 좇아가
그러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돼 있어
꼿꼿하게 허리 펴 있지 말고, 응?
이렇게 살살 숙여 줘
돈한테건 사람한테건 남자한테건
면목 없습니다
그래야 넘어온다?
[한숨]
사장님 제가 그럼 말씀드려도 될까요?
(경수) 그, 12억 손해를 6억으로 막은 게 저희 팀…
(사장) 아니, 말씀드려도 안 돼
능력 타령하던 사람이 손해를 이만큼 냈으면
시말서로 안 넘어가지는 거 알지?
(제희) 죄송합니다
(사장) 그래서?
사표 쓸 거야?
[제희의 한숨]
[제희가 경수를 탁탁 친다]
아휴
[사장이 서류를 쓱쓱 넘긴다]
(제희) 한 번만 기회를 주시면
B 팀이 7층에서 할 수 있는 역량을 최대로 뽑겠습니다
지하로 보내시지 않는 이상은
저희가 최선 다하는 모습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거 좋네, 내려가
[제희의 한숨]
(제희) [애원하며] 사장님!
내려가 실적으로 올라와 한 계단, 한 계단
(사장) 재밌겠지?
[제희의 한숨]
[경수의 한숨]
왜 이러시는 거예요?
[제희의 한숨]
이런 거구나 [경수의 한숨]
(경수) 예?
숙이는 것도 잘 배워 놔
[감성적인 음악]
[엘리베이터 버튼음]
[엘리베이터 알림음]
[안내 음성] 지하 7층
[제희의 못마땅한 숨소리] [스위치 조작음]
[흥미로운 음악] [형광등이 지직거린다]
[제희가 입바람을 후 분다]
[경이의 탄성]
[제희의 헛기침]
[경이의 탄성]
(경이) 좋아, 좋아 아주 좋아, 응?
[제희의 헛기침] [경이의 웃음]
- 아이고, 아이고… - (경수) 아휴
(경수) 아, 이게 환기가 되나? 아휴
[콜록거린다]
[배달원1의 가쁜 숨소리]
뭐야? 저 빼고 뭐 시키셨어요?
저 보약 먹어 가지고 짜장면 못 먹는데 [배달원1이 달그락거린다]
[배달원1의 힘주는 신음]
빠르네 [배달원1이 파일을 쓱쓱 꺼낸다]
[배달원1의 힘주는 신음]
(배달원1)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시오'
[경수의 놀란 신음] [경이의 신난 탄성]
[환호성] [배달원1이 달그락거린다]
[경수의 한숨]
(경수) '게스트 하우스 주인 익사'
'전주 박물관 심장 마비'
이게 뭐예요?
보험이랑 상관이 있는 건가요?
(제희) 밤새 봐도 모자라겠네
저 정도면 그쪽에서 팀 꾸려서 작업하는 게 낫지 않아요?
그럴 수는 없지
왜?
내가 더 잘하니까
(배달원2) 여기야?
(경이) 아, 어!
남대문 퀵이죠?
(배달원2) 예, 예 [경이의 웃음]
[경이의 탄성]
(경이) 진짜, 진짜 위스키다
빼갈에 홍차 탄 게 아니라 진짜 위스키야
[경이의 힘주는 신음]
[경이의 탄성]
[경이가 향을 킁킁 맡는다]
(경이) [감탄하며] 아, 좋아
(경수) 이게 모두 무엇인지 설명을 좀 해 주실 분?
(제희) 어…
지금부터 내가 말하는 거
비밀 지킬 수 있지?
[비밀스러운 음악]
[제희의 한숨]
[고조되는 음악]
[숨을 하 내뱉는다]
이런 날이 올 줄 알고 있었어요
증거도 용의자도 없는 연쇄 살인 사건
하, 제가 머리가 좋긴 하죠
좋습니다, 그 범인!
저 오경수가 한번 잡아 보겠습니다
경수 씨
헛소리 그만하고 이거나 옮겨
(경수) 예
[흥미로운 음악]
[경이의 못마땅한 신음]
[구시렁거린다]
뭐, 뭐라고요?
[AI 보이스가 흘러나온다] (제희) '쟤는 왜 우리 팀에 있는지 모르겠다'
[제희가 혀를 쯧 찬다]
[경이의 시원한 신음]
[한숨]
[경수의 한숨]
(경수) 근데
그, 죽은 사람들
공통점이 하나도 없네요?
사망 방법도 다 다르고
나이며 성별 사는 곳도 다 제각각인데요?
왜들 죽었을까요?
우리는 범인을 찾는 거야
왜 죽었는지 말고 왜 죽였는지를 생각해
지역, 성별, 속한 커뮤니티 전부 다르니까
(제희) 개인적인 원한은 아닐 것이고
오랜 시간 공들여서 계획적으로 죽였으니까
순간 욱해서도 아닐 것이고
많은 사람들 중에 왜 하필
이 사람들이었지?
전문적인 킬러 아닐까요?
[한숨]
사무실을 차려 놓고 의뢰를 받는 거죠
[전화벨이 울린다]
(경수) 돈만 주면 누구든 죽여 드립니다
[흥미로운 음악]
[탁 꽂히는 소리가 난다]
(경수) 자객처럼 어디선가
[칼이 툭 떨어진다]
지령을 받는다거나
빵야빵야
[쿵 부딪는다]
빵야빵야
(경수) 비밀회의 같은 걸 열어서
이 사람을 죽일지 말지 결정을 한다거나
[파일을 쓱 집어 든다]
[경이와 제희의 한숨]
[경이의 나른한 숨소리]
[경수가 중얼거린다]
[한숨]
(TV 속 앵커1) 10시부터 내일 새벽 5시 사이에
[시원한 신음]
별똥별이 쏟아지는 우주 쇼가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함께 웃는다]
(TV 속 앵커2) 헤어진 애인과의 [이경의 탄성]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박 모 씨가
벌금형을 받고 풀려났습니다 [정연의 한숨]
어떻게 저래?
(TV 속 앵커2) 재판부는 피고인이 촉망받는 의대생인 점…
저런 놈들은 씨를 말려야 되는데
(TV 속 앵커2) 감형 사유를 밝혔는데요
- [한숨 쉬며] 정말 나쁘다 - (TV 속 앵커2) 여성 단체는
(TV 속 앵커2) 불법 촬영 피해자 중 한 명이 자살하는 등
피해자들의 고통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비해
[차분한 음악] 가벼운 처벌이 아니냐며
적극 반발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선고 결과에 대해
항소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나쁜 사람이구나
[문이 달그락 열린다]
[어두운 음악]
[음산한 효과음]
[음산한 효과음]
[TV 뉴스가 계속 흘러나온다] 왜, 뭐 있어?
이모
내가 이모 소원 들어줄게
내 소원이 뭔데?
저런 놈들 혼꾸녕 내 주는 거
[웃음]
우리 아기 이번엔 경찰이 되고 싶어요?
(정연) 아유
쪼끄매 가지고
[정연의 웃음]
저런 놈들 안 만나게 조심이나 해
진짜야
이제 내가 이모 지켜 줄 거야
[이경이 젓가락을 잘그랑 집는다]
(이경) 세상에 하나뿐인 우리 소중한 정연 씨
[웃음]
(정연) [웃으며] 알았어, 알았어
(이경) 아, 빨리 오세요! 빨리
- (이경) 티켓, 티켓 - (정연) 어, 알았어
- (정연) 우리 안 늦었죠? - (검표원) 네 [이경의 웃음]
[정연의 웃음]
(배우1) 모두 죽었나 보다
(배우2) 메두사가 전부 돌로 만들어 버렸나 봅니다
[배우3의 하품] [놀라며] 어? 메두사가 깨어나요!
[배우2의 겁먹은 신음]
[비명]
(배우1) 너의 추악한 모습을 똑똑히 봐라! [배우3의 비명]
'너의 추악한 모습을'
'똑똑히 봐'
하이! HI!
오늘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밀크티를 먹어 볼게요
[이경의 감탄]
예쁘죠?
이거 아까워서 어떻게 먹어요
그래도 제가 한번 먹어 보겠습니다
[이경의 놀라는 탄성]
[만족스러운 탄성]
[이경이 발을 동동 구른다]
(규일) 변호사 필요하다고?
(이경) 이제 슬슬 오지?
(규일) [한숨 쉬며] 누구 해 줄까?
강 변? [이경의 탄성]
야, 강 변 그 새끼는 싸가지고 [이경이 말한다]
[무거운 음악] 이번에 내 건 처리해 준 애 소개시켜 줄게
걔네 삼촌이 대검 출신
[이경의 탄성]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 (건욱) 안녕하세요 - (종업원) 안녕하세요
보안 점검 나왔습니다
(종업원) 네, 들어오세요
[건욱의 탄식]
[부스럭거리며] 요즘에 이게 공유기가
(건욱) 이게 악성 코드에 굉장히 취약합니다
- (건욱) 저 신경 안 쓰셔도 돼요 - (종업원) 네 [의미심장한 음악]
[숨을 들이켠다]
[휴대전화 메시지 알림음]
[휴대전화 조작음] [힘주는 신음]
[휴대전화 알림음이 연신 울린다]
(규일) [피식 웃으며] 뭐야?
난리들이 나셨구먼
[휴대전화 알림음이 연신 울린다]
씁, CCTV 좀 확인하겠습니다
(종업원) 네 안쪽으로 들어가시겠어요?
[흥미진진한 음악]
[물소리가 솨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규일의 한숨]
[아파하는 신음]
[규일의 아파하는 신음]
(규일) 아이씨
[규일의 한숨]
[규일의 한숨]
(규일) 네가 왜 여기 있냐!
[초인종이 울린다]
(택배 기사) 택배입니다!
[도어 록 작동음] - 안녕하세요 - (택배 기사) 아, 네
[택배 기사가 냄새를 씁 맡는다]
[탄성]
엄청난 요리를 하시나 봐요?
하나 드실래요?
아, 좋죠 [웃음]
- 잠시만요 - (택배 기사) 네, 네
[규일의 한숨]
[규일의 짜증 섞인 숨소리]
[차분한 음악]
[도어 록 작동음] - 여기요 - (택배 기사) 아, 예
[택배 기사의 웃음]
[탄성]
(택배 기사) 맛있네요
[함께 웃는다]
잘 먹겠습니다
- (이경) 안녕히 가세요 - 예
[도어 록 작동음]
[이경의 힘주는 신음]
산타 씨, 잘 들어 봐
이번엔 진짜야
일단 이름을 쭉 써
(경수) 그리고 제비뽑기를 하는 거야
이름이 나온다?
그러면은 당첨, 죽이는 거고
아니면은
로또처럼 공을 굴려 가지고
돌려, 돌려, 돌림판 한 다음에
이름이 나오는 사람을 죽이는 거면?
아니면은
아니, 뭐, 시체 치울 거야?
뭔 락스를 이렇게 많이 담아? 아휴, 진짜
알았어
사무실 더러워 가지고 어차피 머리도 안 돌아가는데 담아
어차피 다 법카야
법카!
아, 깜짝이야
[경이가 흥얼거린다] (경수) 아니 이거 다 못 드실 거잖아요
사무실에 냉장고도 없어요
(경이) 행사, 행사
행사
[흥얼거리며] 행사야, 행사야
법카 좋아요, 마구 담아요
[게임 효과음이 흘러나온다]
(도현) 근데 진짜
제가 이런 말 안 하는데
감사해요
진짜 깜짝 놀랐고
'살아도 가치가 없다'
그런 생각 많이 했는데
(도현) '혹시'
'혹시 나도 살아도 괜찮나?'
하는 생각이
조금은 들고
[키보드를 탁탁 두드리며] 야 지금 그게 중요해?
- 예? - (경이) 똑바로 안 해?
그대로 날아오는데 왜 맞고 서 있어?
(산타) [AI 보이스] 감동 바사삭
(경이) 살 가치가 있다, 없다 지금 안 중요해
그거 따질 시간에 일단 집중해
오늘 거점 무조건 먹어야 돼
- 고, 고! - (도현) 오케이, 좋아
빨리, 고!
다 죽여, 고, 고, 고, 고!
[풀벌레 울음] [다가오는 발걸음]
이번엔 이거가?
[책을 툭 내려놓는다]
[의미심장한 음악]
(주유소 직원) 여기요
예
- 이게 뭐예요? - (주유소 직원) 사은품이에요
[흥미로운 음악]
[휴대전화 메시지 알림음]
"미로넷"
"네 차례야!"
[키보드 소리가 요란하다]
[채팅 알림음]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심호흡]
[차분한 음악]
(이경) 형님만
믿습니다
[휴대전화 알림음이 연신 울린다]
[이경의 한숨]
[휴대전화 메시지 알림음]
[휴대전화 알림음이 연신 울린다]
믿습니다!
[코웃음]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무거운 음악]
(원호) 아, 메이드 메이드 좋다, 메이드
(대학생1) 놀러 오세요
(대학생2) 드셔 보세요
감자튀김, 치킨, 맥주도 있어요
막걸리도 드시고 가세요
클로비 님들, 일단 공지 드릴게요
(이경) 어, 무엇보다 매너가 중요한 거 아시죠?
(팬들) 네
공연 7시 시작이고 우리 애들은 두 번째 순서예요
여기 홈마님들 자리 배려 우선 할게요
(팬들) 네
(이경) 그리고 공연 끝나고
애들 너무 안 피곤해하면은
미니 팬 미팅 만들 수도 있어요
[팬들의 환호성]
애들 기운 뿜뿜 하게 호응 잘해 주세요
- 아셨죠? - (팬들) 네!
네, 그럼 이쪽부터 순서대로 자리해 볼게요
(팬들) 네
[헛기침]
[지문 인식음]
저 왔습니다
(보안 직원) 응
(대호) 오셨어요?
(건욱) 이쪽부터 할까요?
(보안 직원) 그래, 아휴
아휴, 난 담배나 하나 피우고 와야겠다
[보안 직원의 찌뿌둥한 신음]
담배 피우러 가자
아, 저 지금 괜찮습니다
- (보안 직원) 그래? - 네, 다녀오세요
[마우스 조작음] (보안 직원) 응
[보안 직원의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기계 조작음]
[기계 조작음]
[건욱의 헛기침]
[마우스 조작음]
[한숨]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언제 퇴근해요?
아, 퇴근
오늘 야간 3조
저녁 9시쯤 하는데요?
[대호의 헛기침]
우리 말 놓기로 하지 않았나? 그때 헬스장에서
(건욱) 아, 그라니까요
그러네요 [대호가 살짝 웃는다]
그러네
아, 원래
말을 잘 놓는 편인데, 씁
[건욱의 어색한 신음]
[대호의 한숨]
퇴근하고 맥주 한잔할까?
아, 운동해야 돼서 안 되나?
(원호) 한영지 왜 안 보이냐?
오퍼받았다며?
(규일) 씁, 그러게
만반의 준비를 해 왔는데
이런 데는
[작은 목소리로] 탈의실도 허접할 거 아니야
[원호의 감탄]
(원호) 야, 너 이런 쪽으로는 대가리가 진짜 잘 돌아간다, 어?
[원호의 헛웃음]
[컵이 잘그랑 떨어진다]
(원호) 에헤
(대학생3) 어, 죄송해요, 어떡해 [원호의 못마땅한 신음]
(규일) 아, 죄송하면 뭐
서비스라도 줘야 되는 거 아닌가?
(대학생3) 네?
(원호) 서비스, 서비스, 서비스
- (대학생3) 아, 아, 네 - (원호) 알지?
벌써 기름 다 썼어?
(대학생4) [살짝 웃으며] 고마워
누구… [의미심장한 음악]
(대학생3) 서비스입니다
(대학생5) 오, 센스
물 좋네
(대학생3) 아, 이러지 마세요, 좀
(원호) 아니, 나 원래 첫눈에 반하고 그런 사람 아닌데
- (원호) 넌 좀 달라, 어? - (규일) 하, 미친
(원호) 번호 좀 줘 봐 봐, 응?
(득출) 맘에 드는 사람 맞히기!
[사람들의 신난 탄성]
[사람들의 비명]
(대학생6) 아, 뭐야
(대학생7) 야, 던져, 던져!
[사람들이 시끌시끌하다]
[의미심장한 음악]
[팬들의 환호성]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팬들의 환호성]
[힘겨운 신음]
[규일의 거친 숨소리]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팬들의 환호성]
(여자1) 뭐야, 왜 저래?
(남자1) 그러게 술 좀 작작 처먹지
[규일의 힘겨운 숨소리]
[규일의 힘겨운 신음]
[가쁜 숨소리]
[팬들의 환호성]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무거운 효과음]
(이경) 똑똑히 봐
[이경의 환호성]
너무 이쁘다
[팬들이 소리친다]
[이경의 웃음]
아, 이뻐
(미애) 제 영상
지워 주세요
제발
지워 달라고요
대답해
아니면 찌를 거야
대답하라고!
[미애의 떨리는 숨소리]
[거친 숨소리]
[미애가 칼로 푹 찌른다]
[놀란 숨소리]
[미애의 힘주는 신음]
[칼로 푹푹 찌르며] 왜 왜 그랬어!
[흐느끼며] 어떻게 사람이 그래!
지워 달라고 했잖아! [칼로 푹 찌른다]
[남자2의 비명]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사람들이 의아해한다]
- (팬1) 뭐야? - (팬2) 야, 뭐야?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팬3) 헐, 뭐야? [사람들의 비명]
(여자2) 저기요!
[저마다 말한다] (남자3) 누가 칼로 찔렀대
(여자2) 경찰에 신고 좀 해 주세요!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미애의 힘겨운 신음]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사이렌이 울린다] [차 문이 탁탁 닫힌다]
[힘주는 신음]
[건욱의 기합]
[문이 탁 닫힌다]
[커피를 호로록 마신다]
- (대호) 응 - (건욱) 응
(대호) 야, 너 머리 제대로 안 말리면 감기 걸린다
(건욱) 나한테 잔소리해 주는 사람 처음인데?
[대호의 헛웃음]
(대호) 무슨 잔소리야
(건욱) 아침 먹고 가도 출근 안 늦겠지?
이것도 달리기 진 사람이 쏘는 거 맞지?
뭐야, 저게?
아이…
[리드미컬한 음악]
(영상 속 캐릭터1) [영어] 아니
(영상 속 캐릭터2) 내가 했어!
(영상 속 캐릭터3) 아니 내가 했어!
(영상 속 캐릭터4) 아니 내가 했어!
(영상 속 캐릭터들) 아니 내가 했어!
아니, 내가 했어!
아니, 내가 했어!
(제희) [한국어] 어딜 간다고?
(경이) 박규일 만나러
그 사람 캠퍼스 살인 사건 피해자 아니야?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제희) 죽었잖아
팀장님
[마우스 조작음]
왜 갑자기 형사 행세야? 맡은 사건이나 합시다
(경이) 이게 맡은 사건이라는 강렬한…
아이고 아, 이걸 왜 잠가 놔? 아유
저게 K 짓이라고?
[차 손잡이를 달그락거린다]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아, 왜 이렇게 늦게 왔어!
(경이) 삼한대학병원 부검실로
다짜고짜 간다고 선배한테 문을 열겠어?
(제희) 그쪽에 전화해 줘?
(경이) 아니 이거 일단 우리만 파 보자
쟤가 할 수 있을 거 같아
[휴대전화를 툭 놓으며] 아, 뭘 믿고 이렇게 직진이야?
이거 때문에 K라고 생각했나 봐요
(제희) '그 죽음을 원한 사람이'
'용의자가 되지 않게 만든다'
저 정도로 거기까지 간다고?
(건욱) 니 왜 안 하던 짓을 하는데?
(이경) 아, 오버하지 마
뭘 그렇게까지 해
(건욱) 지금 잡혀 있는 애가 진범 아이라고
니가 광고해 준 거다!
아예 자수를 하지? 감방 가서 푹푹 썩고 싶으면
경찰이 니 못 잡을 거 같냐, 어?
(이경) 어!
어떻게 죽였는지 방법도 모를 거 같은데?
[건욱의 성난 숨소리]
아, 이것 좀 놔두라고!
(건욱) 인제 이것도 다 정거다! [이경의 놀란 신음]
(이경) 이게 왜!
[이경의 한숨]
'정거'냐?
DNA도 아니고 흉기도 아니고 뭣도 아닌데
대가리를 좀 쓰세요
[건욱의 거친 숨소리]
우리 위험하게 만들지 마라
니 자꾸 이라제?
더는 못 도와준다, 알겠나?
[이경의 어이없는 웃음]
(이경) 도와줘?
네가?
나를?
[이경의 코웃음]
[건욱의 거친 숨소리]
[건욱의 놀란 신음]
적당히 해
나 시험하지 말고
[건욱의 떨리는 숨소리]
[겁먹은 목소리로] 어
[이경의 장난 섞인 신음] [무거운 음악]
[이경의 웃음] [건욱이 울먹인다]
(건욱) 니 진짜, 좀!
[건욱이 훌쩍인다] [이경의 웃음]
빨리 다시 넣어
[이경의 웃음]
(이경) 아유, 귀엽냐
[이경의 웃음]
[출입 카드 인식음]
[조수의 놀란 신음]
(조수) 아이, 뭐야?
(산타) [작은 목소리로] 죄송합니다
[문이 탁 닫힌다]
아, 여기가 좀 미끄럽죠?
(부검의) 깨끗한데?
야, 너 정신 안 차리냐? 아무리 배고파도…
[부검의의 의아한 신음] (경이) 그러게, 깨끗하네
(부검의) 누구세요?
(경이) 경찰…
술이 아무리 취하고 자고 있었대도
팔이고 손목이고 방어흔 하나 없잖아요?
(부검의) [피식 웃으며] 담당 형사가 바뀌셨나
당신 경찰 맞아?
뭐, 뭐…
[경이의 기합] [부검의의 비명]
(부검의) 오지 마!
[부검의의 겁먹은 신음]
(경이) 한 뼘이나 작은 여자애가 칼을 들고
[부검의의 힘주는 신음]
자기를 막 찌르려고 하는데! [부검의의 놀라는 신음]
아휴, 그걸 꼭 실습을 해야 압니까?
[부검의의 떨리는 숨소리]
[경이가 메스를 툭 놓는다]
[부검의의 안도하는 숨소리] (경이) 남자가 의식이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오히려 당하는 건 여자애 쪽이었을 거야
한 번도 제대로 못 찔렀을걸?
[문이 달칵 여닫힌다] [달려오는 발걸음]
[조수의 놀란 신음] (부검의) 야, 그 사람도 형사야?
자상이 몇 개라고요?
(부검의) 예, 여섯 개입니다
약물 검사는?
(부검의) 아직 거기까지는 안 갔습니다
저, 공무 중에 죄송한데
저, 어느 서 누구시라고요?
(경이) 당신은 누구신데?
(부검의) 저, 저요? 저야 부검의시…
(경이) 그러면 이분은 누구실까나
[흥미진진한 음악] [놀란 숨소리]
동작 그만!
지금 중요한 게 나왔어 다들 움직이지 마
[빨리 감기 효과음]
(경이) [나긋한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학교 축제 때
물 풍선 할 때
지갑을 잃어버려서요
근데 그건 주최가 어느 과였어요?
아…
물 풍선은
[건조한 목소리로] 프로그램에 없었다고요?
[한숨]
[경수의 가쁜 숨소리]
(경이) 왜 빈손이야?
- (경이) 아직이야? - (경수) 아니, 거기서…
(경이) 아니, 검사지 하나도 못 빼돌리면서
이 팀에 왜 있는 거지?
아트로핀, 클로르페니라민 리도카인이 제일 많이 나왔고요
(경수) 그다음 나온 게 플루티카손푸로에이트
나머지 아주 미량 나온 것들이
네르니졸, 일프리좀 스피부론 등입니다
[경수의 한숨]
(산타) [AI 보이스] 와, 정말 대단하네요
[경수의 한숨]
확실해?
(경수) 아이, 뭐, 거기서 검사지 안 내준다고 해 가지고
제가 다 외웠어요
뭐, 딱히 독약 성분은 없는 거 같은데요?
[입소리를 쩝 낸다]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죽을 때
여자 두 명이 김정남 얼굴에 뭘 발랐어
(경이) 맨손으로 그걸 만진 여자 둘은 멀쩡했는데
김정남은 10분 만에 죽었지
아, 그럼 각각은 안전한데 섞이면 치명적인 약물이라는 거군요?
[흥미진진한 음악]
네르니졸은 기름에 섞이지
일프리좀
가벼워서 떠다니다가
어느 점막에건 달라붙기 쉽고
(득출) 맘에 드는 사람 맞히기!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스피부론은 약간 비릿한 냄새만 빼면
그냥 맹물 같거든
(경수) 그 세 가지가 섞여서 독약이 된 거군
(경이) 그 셋으로는 부족하지
하지만 여기에 아르젠타늄을 더하면 충분해져 [까마귀 울음]
소염제를 같이 쓰면 부검에도 안 나오고
[옅은 탄성]
스프레이 약!
(경수) 소지품 안에 있었어
약물 검사에도 성분 나왔잖아
(경이) 하여튼 그냥 달달 외우기만 할 줄 알지
[휴대전화 조작음]
(산타) [AI 보이스] 어떻게 자기가 원하는 곳에
사람을 딱 불러낸 거죠?
빅 픽처를 그렸네
(제희) 저쪽 저쪽 화면 보여 주세요
[기계 조작음]
이 사람이요 이 사람 팔로잉해 주세요
(대호) 얼굴이 잘 안 보이는데
(제희) 여기요 [마우스 조작음]
어?
어, 이거 왜 이래요?
[대호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마우스 조작음]
아, 여기 가네요
잠깐만요 거기도 파일이 없는 거예요?
아까도 그랬잖아요
(대호) 아까 정문이었으니까 뭐, 밖으로 나갔겠죠 [마우스 조작음]
씁, 어디 있나
(제희) 저기 있다!
아유, 나 바로 찾았어, 대박
[제희가 숨을 후 내뱉는다]
'선샤인 고시원'
(대호) 이 사람인지 어떻게 알아요?
(제희) 신발이 같잖아요, 빨간색
[제희의 한숨]
협조 감사합니다
근데
아까 그 이빨 빠진 화면들은 삭제된 건가요?
아, 그게
여기 데이터가 워낙 많으니까
뭐, 이러고 있다가 금방 또다시 재생되고 그래요, 네
[마우스 조작음]
네
그럼 수고하세요
[문이 달칵 열린다]
[초조한 숨소리]
[문이 탁 닫힌다] [대호의 한숨]
[경수의 비명]
[득출의 거친 숨소리]
(득출) 거기 딱 붙어 있어
넘어오면 쏜다!
(경수) 자기 학교 축제도 아닌데 거긴 왜 갔어요?
(득출) 나도 자유 의지가 있다!
가고 싶어서 갔는데, 왜!
(경이) 영장 갖고 와?
고향에 계신 부모님한테 전화부터 돌려?
똑바로 말 안 해?
(경수) 물 풍선은 왜 가지고 갔는데요?
그냥, 누가 부탁했는데?
(득출) 대학생들 노는 데 갖다주라고
누가 부탁했는데?
모르지, 나는
부탁이면 대가로 뭘 받았겠네 얼마 주던가요?
아닌데?
대가 그런 거 없이 내가 그냥 도와준 건데?
[득출의 떨리는 숨소리]
'그냥'?
갑자기 연락이 왔어요
(범인) [변조된 목소리로] 다음에는 재영 씨도 저 도와주셔야 돼요
[똑똑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득출의 거친 숨소리]
[작은 목소리로] 와!
(산타) 슝
[선미의 신난 신음] [의미심장한 음악]
[선미가 말한다]
[득출의 거친 숨소리]
(경이) 밀어붙여, 잘하고 있어
[경수의 긴장한 숨소리] (득출) 씨!
누구야! 누가 시켰어? 모를 리가 없잖아!
(득출) 영장 못 치잖아요
물 풍선 갖다 놓은 거밖에 없는데
(경수) 그 물 풍선 때문에 사람이 죽었어
네가 그 살인 용의자라고!
(득출) 아, 무슨!
그, 그 여자가 죽인 거 다 아는데
아, 총무님!
너…
누구 말하는지 딱 알고 있네 너 딱 걸렸어
[날렵한 효과음]
[아파하는 신음]
[아파하는 신음] [득출의 힘주는 신음]
[경이의 비명]
(득출) 절로 가!
[득출이 씩씩거린다]
[경이의 아파하는 신음]
(총무) 뭐야?
아, 여기 외부인 출입 금지예요
(경수) 아니요 저희가 뭐 좀 물어보려고 왔습니다
(총무) 그만 괴롭혀요
안 그래도 힘든 시간 보낸 친구예요
(경수) 아이, 그게 아니라 저희가…
(총무와 경이) - 나가세요, 나가세요 - 아, 예, 예, 갑니다, 아…
(총무) 빨리빨리, 나가세요
- (경이) 아, 예, 갑니다, 아… - (총무) 나가세요, 나가세요
(총무) 빨리빨리, 빨리
(경이) 어차피 장기말이야
K가 누군지도 모를 거야 [문이 탁 닫힌다]
[득출의 거친 숨소리]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차 문이 달칵 열린다]
[득출의 가쁜 숨소리]
[득출이 숨을 후 내뱉는다]
[흥미진진한 음악] K한테 데려다줄 수는 있지
어미를 잡으려면 새끼를 풀어 줘야 하는 법
[휴대전화 알림음]
(산타) [AI 보이스] 정말 고리타분하네요
압박 들어갔으니까 어미 찾으러…
[경이의 놀라는 신음]
[안내 음성] 카드를 먼저 대어 주십시오
[교통 카드 인식음]
- (여자3) DC570 님이세요? - (득출) 아, 예, 예
(득출) 보시면은 작동도 잘하고
기스도 없습니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여자3) 여기 있습니다
[득출이 인사한다]
[경이의 다급한 숨소리]
[교통 카드 인식음]
[휴대전화 조작음]
[의아한 숨소리]
이럴 리가 없는데
[휴대전화 벨 소리]
[지하철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여자3) 어, 방금 카메라 샀어
여행 준비 다 했어?
어, 상태 괜찮아
[지하철 도착 알림음]
브이로그 찍고 실버 버튼? [흥미로운 음악]
골드는 가야지
[안내 음성] 안전문이 열립니다
발 빠짐에 주의하십시오
출입문 닫겠습니다
[지하철 알림음]
(여자3) 어, 아니야
이상한 사람 있어서 다음 거 타려고
잠깐만, 사진 하나만 보내고
누가 뭐 부탁한 게 있어서
이따 전화할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경찰도 아니고 보험 조사관이 왜?
(정연) 잘생겼다! [이경의 놀라는 숨소리]
누구야?
[놀란 숨소리]
[정연의 서운한 탄성]
야, 치사하게 뭘 숨기냐?
이름이 뭔데?
- 나이가 몇 살이야? - (이경) 또
또 이러신다
(정연) 아유, 운동하러 와서
그거만 붙들고 있는 이유가 있었구먼 [이경의 웃음]
[이경을 탁 치며] 다시 좀 봐 봐 다른 사진은 없어?
아이, 아직 그런 사이 아니야
(정연) 어머머
'그런 사이'?
[헛웃음]
그럼 어떤 사이신데요?
[생각하는 신음]
얘가 나 좋다고 쫓아다니는 사이?
에이, 좋을 때다, 응
아휴
하도 '만나 주세요' '주세요' 해서
[놀란 숨소리] (이경) 먼저 가야겠네
어? 지금, 지금 이 시간에?
- (이경) 응 - (정연) 아이, 나는?
아, 그래
(정연) 아무도 만날 사람 없는 이모는
여기서 외롭게 운동이나 좀 해야겠다
- (정연) 너무 늦게 다니지 말고! - 아, 예
[비밀스러운 음악]
[라커를 달그락 연다]
(경이) 산타가 들고 가는 거 중요한 단서일지도 몰라
끓이든 분해하든 술에 담그든 해서 뭐든 찾아내
(제희) 선배는 어딘데?
(경이) 난 갈 데가 있어요
(경찰) 아이, 저기, 저…
아니, 뭐야?
(경이) 쟤 변호사예요
(경찰) 아니, 근데 변호사라도 지금
접견 시간이라는 게 있는 건데…
법적으로 보장된 변호인 접견권
방해하시는 거예요?
시끄럽게 한번 가 봐요?
(경찰) 아니, 빨리하세요, 네
아…
다 식었네
새로 좀 시켜 주세요
두 그릇
[국밥을 후루룩 먹는다]
[시원한 탄성]
소주가 있어야 되는데
(경이) 안 먹니?
아유, 그럼 국물 좀
깍두기를 너무 많이 말았더니 짜네, 씁
[경이의 힘주는 신음]
아줌마 변호사 아니죠?
말할 줄 아네?
왜 그랬는지 물어보러 왔어요?
[국밥을 후루룩 먹는다]
(경이) 아, 둘 다 아니야
[개운한 숨소리]
변호사도
왜 그랬는지 물어보러 온 것도 아니라고
아…
왜 그랬는지 말고
다른 거 하나 묻자
(경이) 누가 널 도와준다고 한 적 있어?
지금 도와줄 테니까 나중에 빚을 갚으라거나
다음번엔 자기를 도와야 한다거나
(미애) 아무도 없었어요
아직 너한테는 안 왔구나
네?
너 도와준 사람 하나는 있다
(경이) 누가 박규일 죽은 거
자기가 한 짓이라고 광고하고 있어
위험 감수하면서까지 네가 살인자가 아니라는 걸
알리고 싶었던 거지
제가
제가 찔렀잖아요
사람 죽이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아니?
네 손 다 상했잖아
(경이) 칼로 사람 찌른다고 그렇게 푹푹 안 들어가
특히나 너같이 근육 없는 애는
기껏해야 제일 깊은 상처가 4.2cm
그것도 급소는 피해 갔고
[떨리는 숨소리]
[울먹이며] 그러면
어, 너 사람 안 죽였어
죽어 있는 사람을 찌른 거야
[미애가 흐느낀다]
이런 경우는
살인 미수니 사체 훼손이니
변호사 불러서 적극적으로 변호해
(경이) 그 새끼가 얼마나 나쁜 놈인지 떠들고
넌 죽일 마음 없었다고 해
심신 다 망가지고 제정신 아니었다고
운 좋으면 너무 늙기 전엔 나오겠지
그래도…
제가 찔렀잖아요
맞아
그 죗값은 평생 치를 거야 그건 어쩔 수 없어
그래도 네가 살인자는 아니야
그 사람은 누구예요?
저 도와준 사람
살인자
죽일 놈들만 골라 죽이는 살인자 [펜을 달칵 누른다]
(미애) 나쁜 사람이에요?
좋은 사람인가?
그 사람이 도와 달라고 찾아오면 연락해
[종이를 툭 놓는다]
제가 왜요?
[수첩을 탁 덮으며] 잡아야 되니까
유일하게 내 생각 해 준 사람이 그 사람인데
제가 어떻게 배신해요
(이경) 경찰 쌤이라면 어떻게 할 거예요? [차분한 음악]
뭘?
안 들키게 사람 죽이려면요
(경이) 그걸 경찰인 나한테 물어보는 거야?
[웃음]
그냥 재밌잖아요, 생각하는 거
일단
그 대상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겠지
뭘 먹는지, 어딜 가는지
(경이) 그리고 그 상황에
가장 잘 어울리는 죽음을 생각할 거야
살인으로 안 보이게
오…
역시 다르다, 달라
그리고 내 손으로는 안 할 거 같다
모습을 보이면 언젠간 들킬 테니까
그럼 어떻게 해요?
날 절대 배신하지 않을 사람을 찾아서
공범으로 만들어야지
절대 배신하지 않을 사람을
만들 수가 있어요?
없지
그래서 난 사람 안 죽여
에이, 뭐야
절대 배신 안 할 사람
[자동차 경보음이 울린다]
[리드미컬한 음악]
(제희) 아무도 안 죽고 K 잡아야 되는 거라고
(이경) 가만히 두면 안 되겠네
(제희) 오히려 누가 죽기를 바라는구나
누가 죽더라도 K 잡을 단서 나오면 그걸로 됐다는 거잖아
(경수) 좀 잔인한 말이긴 한데 구경이 님 때문이잖아요
(이경) 뭘 바란 거지?
쌤은 뭘 바라요?
네가 제대로 대답하는 거
(제희) 다시는 그런 실수 안 하게
의심하다 누구 다치지 않게 해 달라고
내가 얼마나 빌었는지 알아, 선배?
(경이) 자길 쫓지 말라고 경고한 거야, 내 사람을 해쳐서
(경이) 안 돼!
(경이) 나한테 고통 주는 방법을 알아
(이경) 오, 멋있다
거기가 어디냐고!
(경이) 나제희!
[경이의 거친 숨소리]
속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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