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로맨스 10
난...
어머니를 '대표님'이라고 불러
친어머니가 아니거든
근데 이 사실을
9살 때 내 생일 때 들었다
(수호) 아버지는 집에 안 계셨고
애인이랑 여행을 갔다 그랬나
이게...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우리 가족의 진짜 얼굴이야
지수호 씨
(그림) 제가 지수호 씨에 대해 알게 된 게 있는데요
말하고 있지 않아도
말하고 있는 거라는 거
그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당신이 말하고 있지 않아도
나름대로 말하고 있다는 거
알게 됐어요
당신이 '...' 하면요
(그림) 속으로
'뭐야, 또 씹냐'
'아, 뭐야, 이 사람' 했거든요
근데 당신은...
계속 말하고 있었나 봐요
(그림) 속으로 '꺼져'라든지
'됐어'라든지
'도와줘'라든지
'안아줘'라든지
'울고 싶어'라든지...
침묵이
당신이 말하는 방법 중의 하나구나
그래서 당신이...
말없이 날 이렇게 바라보면요
지금처럼
날 보면요
안아주고 싶어요
조금 더 울어요
아...
거기서 눈물이 나네
아, 지수호 진짜...
[스위치 켜고 들어가는 발소리]
아, 왔니?
어떻게 들어왔어요?
지금까지 못 들어온 게 아니라 안 들어온 거였어
번호 하나 모를까 봐
오랜만이네요, 이런 모습
아버지는요?
글쎄
참 이상하죠
우리 집은 문제가 생기면 아버지는 안 계시고
언제나 우리 둘만 남네요
- 너 지금까지 송그림이랑... - 쉬다 가십시오
[통화 연결음]
[전화 신호 가는 소리]
[전화 진동음]
[한숨 소리]
네
나야
알아요
- 아까는... - 아까는...
먼저 말씀하세요
아니, 네가 먼저 말해
저기...
제가 돌아오면서 곰곰이 생각을 해봤어요
근데 제 손이 문제예요
어?
아니, 분교 때도 그렇고 아까도 그렇고
제가 왜 그랬을까요?
아니, 내 손이 왜 그러는 걸까요?
12년 전에도 그랬잖아
너...
왜 자꾸 나 안는 건데?
아니, 뭘 또 제가 그렇게 뭐, 자꾸 안았다고
이번이 3번째인데 왜 자꾸 안는 거냐고
아니, 뭐...
강아지가 오들오들 떨고 있으면
안아주고 싶잖아요
뭐?
뭐...
그래, 그런 거랄까
- 내가 개 같다는 거야? - 아니
지수호 씨가 개 같다는 건 아니고
그냥 뭐...
아깐 그냥... 그랬어요
그래서...
고마웠다고
고마웠어, 오늘
아
아, 좀 자요
오늘은 아무 생각 하지 말고
응
[얕은 한숨]
너 진짜 왜 그러냐, 송그림?
아...
진짜 왜 그러냐, 지수호?
왜 자꾸 송그림 앞에서 그러냐?
왜 이렇게 지수호 씨를 안는 거야
[얕은 한숨]
KBC에서 저희 JH 소속 연예인을 다 빼려고 합니다
허
아니, 그게 무슨...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단 지수호를 라디오에서 빼주시면 얘기는 달라지지만...
지수호가 없어도 라디오는 큰 타격이 없겠지만
저희 쪽은 사정이 달라서요
사실 한 달 가까이 수호 뜻에 따라서
모든 스케줄을 라디오에 맞춰 진행했고
그로 인해 회사에 끼친 손해가 굉장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지금 당장 지수호 씨를 교체한다는 게...
저희 회사에 프리 아나운서 김동주 씨가 계시는데
어떠실까요?
김동주를?
김동주가 라디오를 한대요?
저, 그래도...
지금 지수호 씨가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연일 화제를 낳고 있고요
정 안 되면 녹음으로 진행을 한다든지
이번에 지수호가 들어갈 드라마 스케줄 여건상
라디오와 병행이 어렵습니다
지수호를 버린다면
(주하) 다른 수많은 계약을 얻으실 수 있습니다
물론 JH에 소속된 연예인들을
앞으로도 적극 지원해드릴 생각이고요
그리고 이 모든 사항은 확실히 결정이 날 때까지
저희들만 알고 있었으면 합니다
라희 작가님
한 달이 다 돼가는데
송그림 작가에 대한 보고가 없으시네요
아직 시간 많이 남았는데요
(라희) 그것보다 대표님
제이가 지금 방송 펑크를 내서 저희 프로그램 난리 났어요
당장 오늘 방송부터 어떻게 해야 될지 지금 이...
라희 작가님 아직 상황이 잘 안 되시나 봐요?
네?
제가 지원한 부분에 대해
라희 작가님이 어떤 성과를 내셨는지
그 책임을 묻는 거거든요
사실
제 나름대로 해야 될 건 다...
기브 앤 테이크가 확실했으면 좋겠는데
송그림 작가 빠지는 것만 확실히 해주세요
[멀어지는 발소리와 라희 한숨]
[팍 종이 내치는 소리]
[깊은 한숨]
[치익 계란 구워지는 소리]
아, 뭔데?
의사로 있을까? 친구로 있을까?
일단, 먹어 뭐, 차린 건 없지만
진짜 차린 거 없네
저기, 있잖아
지난번에 네가 했던 말 기억하냐?
뭐?
행복해서 울든 속상해서 울든 짜증나서 울든
울면 말해달라고 했던 거
너 울었어?
우는 게 뭐 어떤 건데?
[탁 젓가락 놓으며 좋아하는 소리]
아니, 그게 어떤 의미냐고?
누구 앞에서 울었는데?
이게 누구 앞에서 울었느냐에 따라서 그 의미가 달라지거든
누군진 모르겠지만
지수호 마음을 아주 기가 막히게 알아줬구먼
그래서...
이제부터 지수호 너 엄청 바빠지겠다
지수호 씨
어
아침부터 무슨 일?
- 그... 운전 좀 해줄래? - 네?
- 나 방송국 가야 돼서, 빨리 - 뭐... 뭐...
[차 문 여는 소리]
아니, 뭐...
아니, 지수호 씨 집에서
방송국이 훨씬 가까운데
왜 우리 집에 굳이 와서 운전을 하라는 거예요?
그래서 말인데
우선 집에 좀 데려다주면 안 될까?
네?
방송국에서 가까우니까 우선 나 좀 집에 내려주고 가라고
[꾹 참는 한숨 소리]
아니 방송국을 간다더니 집에를 데려다 달라 그러고
아니, 지수호 씨 혹시 미치셨어요?
저 지금 지각이라니까요
이거 타고 가, 뭐...
당분간 타든가 평생 타든가
아니, 지수호 씨 뭐예요? 이 차를 왜...
아니, 그 뒤에 있는 선물은... 갖든가
[문 쾅 닫는 소리]
뭐야
(그림) 뭐야, 진짜?
아, 뭐 드라마 찍어?
[쾅 차 문 닫고 삑 리모컨 조종음]
제가 일단 차키를 드릴 수가 없어서
타고는 왔는데요
당장 가져가세요, 지수호 씨
(수호) 스케줄 때문에 못 가
당분간 타고 다녀
[통화 종료음]
와, 지금 이거 뭐지?
이 남자 지금 뭐, 나 감동하라고 하는 이벤트였어? 이런 게?
차 바꿨냐?
너 내 차보다 좋아 보인다
아...
아뇨, 이게 제 차가 아니고...
너 내가 쓰라고 한 꼭지 다 됐어?
아...
하라는 꼭지는 생략하고 원고는 이따위고...
뭐라고 변명이라도 좀 해봐
(이강) 그, 인용 좀 그만해라, 어?
저번 방송도 그렇고 이것도 그렇고
책 인용구 그냥 갖다 붙이면 끝이야?
네 생각 1도 없는 원고 쓰지 말라 그랬지?
죄송합니다
제가 어제 좀 정신이 없어서
그 와중에 나름 열심히 했다?
[이강 깊은 한숨]
'시간이 없어서요'
'이 정도도 괜찮아요 제 선배들도 그랬어요'
뭐 이런 식으로 너도 타협할 생각인 거야?
이런 식으로 변명 거리 찾으면서
자기합리화하는 작가들 볼 때마다 내가 어떻게 했게?
때릴 수가 없어서 때려치게 만들었어
난 그렇게 타협하는 사람들이랑 일 못 해
(이강) 그렇게 나름, 대충, 핑계
이런 거 대면서 하나 둘씩 넘어가잖아
그럼 끝이야, 송 작가
다시 써보겠습니다
5시간 줄게
송그림
나 이제 너한테 '작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어?
미친 거 아니야?
3년치 녹음 파일이랑
보이는 라디오 영상을 지금 나보고 다 정리하래!
그러다가 보니까
이놈의 망나니 시키 흑역사 영상을
내가 확보했다 아니냐 보내줄까?
(친구) 아니, 망나니가 누군데
며칠 전부터 계속 망나니 욕을 하는 거야?
자꾸 바빠 죽겠는데
야, 네가 내 맘을 알아, 인마?
이렇게까지 해야 속이 풀리는 내 맘을 알아, 인마? 어? [소리 높이면서]
(친구) 어휴, 알았어, 알았어, 어?
망나니 시키랑 지수호 시키가 쌍으로
열라 나쁜 놈이고 짜증 나는 놈인 거 알았으니까
망나니 영상이고 뭐고 보낼 생각 말...
끊어, 인마, 방금 뭐라 그랬어? 너 우리 지수호 씨한테
야, 넌 친구도 아니야, 인마 끊어!
전화할 때마다 오시네요
[헛기침 소리]
제가 그렇게 열라 나쁜놈까지는 아닌데
하...
아니, 근데 그... 망나니 영상이라는 게...
[멋쩍은 듯이 웃으며] 네...
보여드릴까요?
다 우리 엄마 얘기 같고 내 얘기 같고
(그림) 그래서 라디오를 좋아해
아, 그거 켜지 마요
(이강) 아니, 너는 어떤 라디오를 만들고 싶냐고?
그거, 내가 그거 물어보려고 그런 거야
[띡띡 볼륨 높이는 소리]
아, 그게 저는... 그, 막...
(그림) 스타들 얘기, 그런 거 말고
청취자들이 주인공이 되는 그런 기획 하고 싶어요
(이강) [웃으면서] 아
너 아주 이쁘네, 진짜
내가 너 그걸로 내가 너 입봉시켜줄게, 내가
에이, 뭐 말로만?
(이강) 아니야, 그래서 인증샷 찍으면 되잖아, 그렇지?
좋았어, 에...
나 이강은...
그, 송그림을 메인으로 그거...
기획을 한번 만들어 줍니다, 네
(그림) 오!
[타닥 키보드 치는 소리]
아니
이거 뭡니까? 이거 왜... 여기서 지금 끊긴 겁니까?
다음에 어떻게 됐습니까?
그거를 왜 지금 저한테...
아니, 지금 이강이 송그림한테 귓속말로 뭐라고 한 거예요?
전... 제가 모르...
(그림) 아니, 왜 이렇게 한가해요?
전에는 생방 전에 딱 오더니
요즘은 방송국을 왜 이렇게 자주 와요?
그 디제이랑 작가랑 호흡까지 가까워져야 한다는
송그림의 명대사를 실천하고 있는 중이지
밥은 먹었어?
아뇨, 지금 밥 먹을 때가 아니에요 저 원고 다시 써야 돼요
- 그래가지고 마감 시간 쫄려... - 저기
그... 아까 영상 보니까
너랑 이강이랑 술 취해가지고 막 뭐라고 하던데 그거...
무슨 얘기한 거야?
영상? 아니, 뭔 영상?
[벌컥 문 열리는 소리]
아, 이거 놔요 사람들 보잖아요
그럼 방송국 나가서 잠깐 얘기 좀 해
- 저 원고 써야 된다니까요 - 아, 그놈의 원고, 진짜
넌 맨날 라디오밖에 모르냐?
아, 진짜, 이렇게 맨날 불쑥불쑥 찾아와서, 어?
사람 신경 쓰이게 하고
(그림) 아...
이거 가져가요
야...
이게 그냥 지수호 안티 팬들 장난인 줄 알았는데
(훈정) 이날 진짜 뭔가 있었네
[훈정 놀라면서] 헉
잠깐만, 지수호 진짜 이거에 뭐 있는 거 아니야?
(훈정) JH에서 뭔가 숨기는 거 아니에요?
언론 조작, 어...
이거 우리가 밝혀내야 되는 거 같은데?
훈정아
게시판 사연이나 좀 재미나게 봐라, 어? [탁 때리면서]
[통화 연결음]
[전화 신호 가는 소리]
진태리 씨 루머는 많은데 증거는 없고
악플은 많은데 실체는 없고
신기한 사람이더라
저한테 아무것도 안 나오니까
어떻게 받아칠지도 모르겠고 엄청 열받죠, 대표님?
제가 또 은근히 사생활은 깨끗한 애예요
대표님이 지금까지 저한테 해준 게 뭐가 있어요?
지수호랑 열애설 터트려 준다더니 기자들 다 불러놓고
그 자식 안 나타나서 저 창피당했죠
드라마도 지수호 상대역 시켜준다더니
지금까지 진행된 게 아무것도 없고
수호는 드라마 들어갈 거야 그렇게 진행되고 있고
진짜요?
지수호 드라마 안 한다던데
근데...
진태리랑은 절대 안 하겠다고 하더라고
(주하) 그래서 누누이 말했잖아
나한테 와서 깔짝대지 말고 자기 역할 충분히 하라고
어떻게 했길래 지수호가 진태리 하는 건
뭐든지 싫다고 그래?
[쾅 문 닫히는 소리]
[전화 신호 가는 소리]
안 받지?
- 그렇지? 안 받을 거지? - (안내음) 고객님께서 전화를...
(안내음) 받지 않아 삐 소리 후
[통화 종료음]
[한숨 쉰다]
[통화 연결음]
[전화 신호 가는 소리]
와, 너도 안 받아?
(안내음)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
진짜 계속 이런다고? 어?
왜 내 전화 안 받는데? 왜?
[전화 진동음]
(이강) 거, 지수호 씨 어렸을 때부터
매니저를 했다고 들었는데
언제부터 하셨습니까?
2006년 전부터?
그건 왜 물어보시죠?
아니, 뭐 지수호 씨 관련해서 확인할 것도 있고
그것보다
수호가 이번에 드라마 들어가는 건 알고 계시죠?
지수호 씨한테 직접 들은 건 없습니다만
아무래도 라디오와 같이 병행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 매니저를 관둔 상황이라 옆에서 챙겨줄 수가 없어서
좀 걱정이 되네요
수호가 잘 정리할 수 있도록 힘이 좀 돼주시죠
잠깐만요
이미 결정된 상황이란 말씀이십니까?
지수호 씨가 직접 그렇게 말했습니까?
라디오 말입니다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습니까?
잘하긴 뭘 잘해? 잘하는 게 뭔데?
라디오를 좀 배우고 싶은데
송그림 좋아해서 뭐 물어보고 싶은 거 아니고?
네?
[웃으면서] 보니까 송그림 좋아서
졸졸 따라다니고 있는 거 같은데
그걸 어, 어떻게?
그래서 송그림 마음 얻으려고 라디오도 알고 싶고
그렇죠?
아...
라디오랑 인생이 닮아있거든
(성우) 라디오 앞에 설 때
마음껏 보여주고 믿어주고요
그리고 안아줘요
(성우) 그러면...
스피커 너머의 사람도 똑같이
지수호 씨한테 보여줄 테니까
지수호 씨를 믿어줄 거고
그리고 어느새 안아주고 있을 거야
자, 이것 좀 전해주든가
송그림이...
이거면 넘어올 거야
아, 근데...
- 원래 라디오계 그렇습니까? - 응?
아, 피디랑 작가랑 24시간 붙어 있으면서
합숙을 하고 코너를 짜고
[가벼운 웃음소리]
뭐, 같은 마음으로 뛰어다니다 보면은
그렇고 그런 일이 생기지
(성우) 많이
내 아내도 작가거든
나도 부스에서
매일 붙어 있다가 결혼했지
샘은 디제이님이시니까
그, 저도 디제이거든요
디제이랑 작가랑...
[껄껄 웃는다]
응
[성우 웃는 소리와 수호 안도의 한숨 소리]
[성우 걸껄 웃는 소리]
[탁 문 닫는 소리]
(이강) 나 한 마디만 물을 건데
우린 같은 팀이니까 진짜로 얘기해줄 수 있죠?
아니, 뭔데 그렇게 거창하게 포문을 깔고
지수호 씨 라디오 계속할 겁니까?
아, 질문을 다시 해야겠다
지수호 씨 혹시 라디오 빠지고 드라마 들어갑니까?
아뇨
오케이
지난 번에 말했던 것처럼 우린 지수호 씨 말로 움직일 겁니다
[전화 신호 가는 소리]
(안내음)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 삐 소리 후...
- (안내음) 음성 사서함으로... - 어, 진짜
[어이없다는 듯이] 와, 참
전화를 쌩까?
[어이없이] 참
허
이씨 [차 문 열리는 소리]
[쾅 차 치는 소리]
내 전화 왜 안 받는데?
[탁 차 문 닫는 소리]
여기서 뭐하냐?
그러니까 왜 전화를 안 받아?
아저씨
나 한 번만 도와주라
나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알잖아
남 대표가 지수호 드라마에 너 안 꽂아준대?
그니까 내가 까불지 말랬잖아
너 이렇게 될 줄 알았으니까
야, 네가 그렇게 사진 몇 장으로 덤벼들 사람 아니라고
- 내가 몇 번을 경고했니? - 그럼 어떡해?
스폰서 받아서 뜨기는 죽어도 싫고
(태리) 연기도 계속하고 싶고
인기도 계속 있었으면 좋겠는데
방법이 없단 말이야
나도 방법 없다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너 여기까지 오게도 안 만들었어
녹음기 있잖아
지수호가 남주하 친아들 아니라는 거
지수호가 직접 말한 녹음기
가지고 있잖아
[전화 신호 가는 소리]
아, 진짜, 진짜 내 말 안 듣는다
아니, 왜 내 전화를 안 받냐고?
[전화 신호 가는 소리]
(그림) 드라마를 보면 이 드라마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서로가 서로에게 의미가 되는
첫 만남 신이 있습니다
그런데 있죠...
드라마에 등장하는 배우들만이
'팡'하고 터지는 인생의 첫 만남을
만들며 사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까 이게 대체 뭔 말인데?
아, 그게...
사람들이 만나고 헤어지는 우리 인생이 드라마 같잖아요
(그림) 그래서 뭐...
우리 인생에서 만남이 주는 의미에 대해
알려주면 어떨까 하는...
근데 난 여기서 말하는 게 딱 모르겠는데
본인은 알겠어? 이게 뭘 말하려고 하는지?
야
작가도 모르는 걸 말하면은 디제이는 어떻게 전달하고
(이강) 청취자들은 또 어떻게 알아듣냐?
아유, 진짜
야, 송 작가, 내가 널 왜 작가로 데리고 왔는지 알아?
엄마
지금 구름이 난리 났어
막 파란색이랑 하늘색이랑 흰색이
팔레트에 섞인 것처럼 하늘을 떠다녀
그래서 하늘을 보는데 마음이 너무 좋은 거야
(그림) 그럼 어떻게 해야겠어?
엄마한테 전화를 해야지
엄마가 그랬었잖아
하루에 한 번씩은 꼭
돈으로 살 수 없는 걸 누리고 살라고
그래서 엄마 말 들으려고 하늘을 보는데
(그림) 너무 이쁜 거야
그래서 엄마한테도 전해주려고
난 네 글로 감동을 받고 싶다
그리고 난 그걸 네가 써낼 수 있는 놈이라고 믿고 있고
그, 왜 네가 잘하는 거 있잖아
그림 그리듯이 말하고 그림 그리듯이 쓰는 거
지금 네 맘도 그렇게 좀 써주면 어떨까?
내일까지 다시 쓸 수 있지?
(이강) 좋았어
[잔잔하고 밝은 음악]
(그림) 난...
그 남자를 왜 안아주었을까?
(그림) 누군가를 안아준다는 것은
슬프지 않았으면 해서
눈물이 멈췄으면 해서
[통화 연결음]
[전화 신호 가는 소리]
(수호) 여보세요?
우리 잠깐 만날 수 있어요?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 소리]
넌... 왜 맨날 여기야?
여기는... 이 시간에 아무도 안 오거든요
그리고 지수호 씨한테 할 얘기도 있고
사실 다른 데 어디 가야 할지도 모르겠고
- 집으로 오면 되지 않나? - 아이, 뭐 맨날 집이에요
우리 뭐,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맨날 지수호 씨 집, 우리 집
우리 왜 그렇게 왔다 갔다 하는 거예요?
사귀는 사이 하면 되잖아
그냥 만나자니까 사귀자니까
[잔잔한 음악]
내가 너 좋아한다고
아, 진짜 이 사람 사람 신경 쓰이게...
너...
나 이제 신경 쓰여?
신경...
쓰이죠
(수호) 아이, 그래서...
너 나 싫어?
아니, 뭐...
싫다기보다는...
그럼 좋아?
뭐, 좋다기보다는...
좋다는 거야, 싫다는 거야?
싫지...
않아요
나가자
(그림) 허
아니, 나가자더니... 집?
라면?
음...
맛있네, 맛있다 맛있어, 아주, 응?
내가 말하지 않았나?
나 같은 스타는 어딜 가나 카메라가 쫓아다닌다고
그러면 지수호 씨는
맨날 집 아니면 차에서 데이트했어요?
[사레 들린 기침 소리]
[켁 하는 소리]
아니, 뭔 소리야, 그게?
아니면? 아니, 나이가 몇 살인데
데이트한 게 뭐 어때서?
그, 진태리 씨 말고도 그 전에 그...
모델이었나? 그 아나운서...
난...
너밖에 없었거든
먹자
네
[후루룩 라면 먹는 소리]
(수호) 먹어 봐
송그림에 대한 건 적혀있지가 않네요
이제 슬슬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대표님도 아시다시피 타이밍이 중요해서
수호가 드라마 건에 대해선 아무 얘기 없나요?
(제이슨) [부스럭 종이 가져가면서] 아...
전혀 얘기가 없더라고요
대표님이 자신의 결정과 상관없이 드라마를 진행하는 걸 알면
꽤 많은 감정을 발산하게 될 텐데
전 그때가 기대돼서요
아직까지 지켜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쿵쾅 소리와 탁 문 열리는 소리]
- 저, 손님이 와 계시니 - 남 대표!
(윤석) 너 꼭 그랬어야 됐냐?
다슬이 걔 지금 나 협박하고 난리 났다고!
이성 잃지 말고 나중에 얘기해
(윤석) 나중이고 자시고, 야
너 그렇게 일을 벌이면 내가 어떻게 수습을 해야 되냐?
내가 일을 벌여?
네가 벌인 일 때문에 지금 우리가!
[깊은 한숨]
[속삭이며] 나가드릴게요
아휴, 참
[쾅 문 닫는 소리]
(주하) 제발 좀 피해 주지 말자, 어?
네가 나한테 준 상처는 지수호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니까
(그림) 지수호 씨
너무 많이 변하는 거 아니에요? 사람 무섭게?
아이, 뭐요?
양갱이라도 줘요?
내 원고는 언제 나오나?
아, 사실 저도 그것 때문에 온 건데
저 오늘 아까 원고 쓰다가 피디님한테 엄청 혼났어요
(그림) 제 마음을 진짜로 쓰라고요
제가 뭐 걸리는 거 신경 쓰이는 거
뭐, 그런 것들을요
(그림) 근데...
하루종일 생각나는 건 지수호 씨였거든요
저도 몰랐는데
지수호 씨 집에 들어가려면
현관부터 문을 4개나 열고 들어가야 돼요
그리고 JH 대표님
지수호 씨 어머니는 또 어마무시하게 무서우시고
무엇보다 지수호 씨는 나한테...
세상 가장 재수 없는 인간이었는데
내가 왜 지수호 씨를 안았을까?
한 번도 아니고
왜 그랬을까?
지수호 씨를 만나서
내 마음을 한번 알아보자
그리고 다시 글을 쓰자 그러려고 왔는데...
나랑 데이트를 해버렸네?
너...
나 좋아하는 것 같은데
[잔잔하면서 감동적인 음악]
그 마음으로 솔직하게 원고 써
내가 읽어줄 테니까
(수호) 그리고...
내일 방송 끝나고 나랑...
또 데이트해
(국장) 아, 예, 예, 본부장님
아이...
지수호 씨 입장이 정확하게 나온 건 아니고요
아니, 근데...
지수호 팀에서도 모르는 분위기던데
아, 예, 물론 JH 조건이 나쁜 건 아닌데...
지수호 빠진다고 그 팀 자체를 해산시키는 건
너무한 건 아닌가...
아, 예, 예, 예
예, 그럼 담당 피디 불러서 확인하겠습니다, 예, 예
[덜컥 전화기 내려놓는 소리]
[한숨 소리]
바람 잘 날이 없네 바람 잘 날이 없어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쯧
(가뭄) 송그림?
야, 송그림
(가뭄) 뭐야?
오늘 설명 좀 필요할 듯하다
소개팅 나가냐?
남자 생겼지?
어... 그렇게 티나?
나 꾸민 거 티나?
완전 티나
송그림이 치마가 웬 말이야?
아이, 그럼 어쩌지?
야, 뭔데? 누구야?
너 연애할 때만 치마 입잖아
입술 그거 바르고
너 진짜 너만 알고 있어야 돼
- 진짜 너만 - 진짜, 누구야?
그게...
- 어! - 앗, 깜짝아!
- 어 - (가뭄) 어, 뭐야?
(이강) 어우, 진짜, 이씨
야, 너 그 원고 좋더라
에?
야
이강은 아니지?
야, 너 미쳤냐?
미안해, 안 미쳤어 야, 누군데? 어?
누군데?
(수호) 내일 방송 끝나고 나랑...
또 데이트해
따라와
작가가 병원에 있다고 병원에서 방송을 하셔?
야, 너희 무슨 사조직이야?
아, 진짜, 청취율 잘 나왔다고 국장님 싱글벙글 전화했으면서
웬 뒷북?
그리고 기껏 성우 형 부스까지 받아놓고
왜 맨날 밖에서 난리를 치느냐고, 인마?
됐고
지수호는?
지수호 드라마 안 하는 거 확실하지?
우리가 직접 컨트롤하고 있는 거 확실하지?
우리 디제이한테 어제도 확인했는데
라디오 하겠답니다, 네?
[삭 손 비비는 소리]
야, 근데
그러다 뒤통수치면은?
아니, 갑자기 안 한다고 갑질을 하면은 너 대책 있어?
아니, 국장님
지수호 씨 그러실 분 아니에요 그리고
라디오도 많이 적응하셨고요
어이구, 그러셔요?
아, 당연히 그러시겠죠, 작가님
송그림, 사고뭉치
왜 너만 껴있으면 사건, 사고가 그냥 막 일어나냐고
아, 왜 엄한 송그림한테 그래요?
하실 말씀 다 하셨죠? 우리 갑니다
야, 가자
하, 아이고 그래도 제 식구라고
에이, 자식
야, 하고 싶은 대로 해
잘리기밖에 더 하겠냐?
[쾅 차 문 닫히는 소리와 리모컨 조종음]
[전화벨 울리는 소리]
(주하) 회사 좀 들어와
스케줄 관리 하나도 안 하고
라디오만 딱 하나 하면 어쩌자는 거야?
지금 미팅도 많이 밀렸고
- 상반기 스케줄도 - (수호) 당분간 쉬고 싶어요
여러 번 말씀드렸습니다
[통화 종료음]
- (이강) 그림, 여기 오타 났잖아 - (그림) 어디요? 봐봐요
'OA'가 아니고 'OH'지 왜 이게...
어떻게 이게 나오냐?
- (그림) 맞는데 - (이강) 아니라니까
(그림) 이게 맞는데...
피디님, 저 좀 잠깐 보시죠
송그림한테 어깨동무하는 것도
'막내'라고 부르는 것도 하지 말라고 했죠?
아무튼 눈도 마주치지 마요 송그림이랑
아니, 작가랑 피디랑 눈을 안 마주치면 뭘 하라고?
뭐 할 생각을 하지 말라고
뭐? 다 때려 치라고?
'막내'라고 부르는 거는 애저녁에 그만뒀고
이제 제대로 작가 취급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깨동무... 안 할게요
들어가죠, 회의하게
아, 근데...
어깨동무만 하지 말라 그랬습니다
(이강) 한 달 동안 우리 서로 간 잘 봤죠?
디제이님도 작가랑 피디 간 골고루 봤고
우리도 디제이님 간 잘 봤습니다
근데 우리 이렇게는 안 될 것 같은데
병원도 분교도 돌발적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즉흥적으로 이뤄진 방송이고
지수호 씨 효과로 히트친 건 좋은데
사실 제대로 된 우리 기획은 아니었죠
아니, 그래서 뭘 어쩌자는 겁니까?
새로운 기획을 좀 준비하려고요
어, 그럼 오늘 방송 끝나고 회의하나요?
(수호) 야, 우리 데이트는?
그러자, 이제 뭐 쉴 시간 있겠냐?
(수호) 야, 내 데이트는?
(이강) 우리 디제이님도 이제 앞으로 적극적으로 참여 좀 해주시고
언제까지 뒤로 빠져있을 겁니까?
전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매번 따라가고 있는 중인데요
그러니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니까 드리는 말씀입니다
뭐가 어떻게 부족한지 숫자로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숫자라뇨?
(수호) 청취율이라든지 뭐, 광고 수익이라든지
게시판이나 문자 개수 같은 그런... 눈에 보이는 것들요
제가 거기서 뒤지는 것이 있었습니까?
심지어 제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이곳저곳에서 이뤄지는 돌발적 생방에도
(수호) 전 최선을 다해 임했다고 생각하는데
아니, 어떤 면에서 부족한지 설명해달라는 겁니다
제가 마음을 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 같은 사람을 디제이로 데려왔을 때 어떻게 판을 깔아야 하는지
우리 피디님께서도 더 큰마음을 열고 한번 생각해보시는 게 어떨까
싶네요
틀린 말은 아니네요
그러니까요
(훈정) 사표 쓸까?
(그림) 누군가를 안아준다는 것은
그 사람을 내 세계로 초대하는 일이다
내 품에서...
당신의 슬픔이 잊히기를 바라는 일이다
내 품에서 당신의 눈물이...
멈추길 바라는 일이다
네, 3390님
불면증에 시달리신다고
'좋은 노래 추천해주세요'라고 문자 보내주셨고요
9486님
(수호) 오늘 팀장한테 엄청 잔소리 들어서 기분이 별로셨다고
마음 푸시고 오늘 푹 주무시길 바라겠습니다
노래 듣고 올게요 신승훈의 '라디오를 켜봐요'
[발랄한 음악] ♪ 라디오를 켜봐요 ♪
(청취자) 오빠, 팬이에요!
아, 예, 감사합니다
(청취자) 아, 진짜 진짜 뻥 안 치고
진짜 진짜 수호 오빠 완전 짱 좋아요
오늘 제 생일인데 다음 주면 수호 오빠도 생일이잖아요
- 예 - (청취자) 저는 이번 생일에
- 쟤 생일이었냐? - 그러게요
(청취자) '사랑해' 이 소리 선물로 듣고 싶어요
녹음해서 맨날 들을게요
아, 얼른요 제 이름은 조선희예요
아...
사, 사...
사...
사, 사랑해
[청취자 좋아서 웃는다]
(청취자) 감사합니다
아, 예, 조선희 님 생일 축하드려요
누군가를 안아준다는 것은
그 사람을 내 세계로 초대하는 일이다
(수호) 내 품에서 당신의 슬픔이 잊히길 바라는 일이다
내 품에서 당신의 눈물이 멈추길 바라는 일이다
한 사람을 한 사람이 안아준다는 것은
인생을 기꺼이 안아주겠다는 것이다
네, 지수호의 '라디오 로맨스'
정준일의 '안아줘' 들으면서 인사드리겠습니다
[리듬감 있는 음악] ♪ 안아줘 ♪
(스태프) 아, 네, 수고하셨습니다
지수호 씨, 왜 자꾸 웃어요?
아, 오늘 처음으로 라디오랑 조금 친해진 것 같아서
밥 먹고
오늘은 또 우리 다 합숙합시다
오늘은 안 될 것 같은데요 선약도 있고
(이강) 그러면 우리끼리 해야겠네
송그림도 빠지냐?
어?
(수호) 그래서
합숙을 꼭 하셔야겠다고?
아무래도 들어가서 회의도 해야 되고
피디님이랑 코너도 짜야 될 거 같아서요
그럼 오늘 몇 시에 끝나는데?
글쎄요
잘 모르겠지만 좀 늦지 않을까요?
늦으면 위험하니까 이거 타고 가
잠은 몇 시간 자더라도 집에서 자라고
지수호 씨, 저 이거 안 받아요
계속 말했지만 너무 부담스럽고...
(수호) 아니, 뭐가 부담스러운데?
내가 너 주고 싶어서 주는 건데 뭐가 그렇게 부담스럽냐고?
알겠어, 차는 그렇다고 쳐 근데...
저 안에 내가 너 주려고 산 선물들은 봤어?
한 개라도 열어봤어?
좀 봐주면 안 될까?
내가 너한테 주고 싶은 건
부담 같은 거 아니고 내 마음인데
(수호) 그게 아직 너한테 좀 부족하더라도
열어는 봐줘야 되는 거 아니야?
미안해요, 그렇게까지 생각을 못했어요
꼭 열어볼게요
아, 지수호 씨
저 내일 만나주시면 안 돼요?
지수호 씨랑 데이트하고 싶어요
(그림) 내일 저 만나주시면 안 돼요?
지수호 씨랑 데이트하고 싶어요
[따르릉 전화벨 소리와 수호 웃음소리]
어, 형
[탁 차 문 닫는 소리]
넌 아예 몰랐던 거야?
처음 듣는 얘기야
라디오에서 너 빠지고
팀 해체시키고 너 드라마 들어가게 하는 게
대표님 계획이야
나도 방금 기획실장한테 듣고 왔는데
내일 바로 잡혔단다
뭐가?
너 드라마 제작 발표회
[잔잔하고 슬픈 음악]
너 지금 이 상태로 운전하면 안 돼 내가 할 테니까 타
안 한다고 백 번은 더 말했고
싫다고 천 번은 더 넘게 말했는데
왜 내 말을 한 번을 안 들어주냐고!
그래도 하니까
그래도 가라면 가니까
이번에도 시키는 대로 할 줄 알았겠지만, 대표님
안 해, 안 한다고
- 계약서에 도장 찍었다고 말했잖아 - 그러니까
왜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그렇게 대표님 마음대로 하냐고!
내가 안 한다고 했으면
왜 쟤가 안 한다고 했을까...
한 번만
한 번만 그렇게 생각해주면 안 될까?
예?
어머니
지수호
난 뭐 그러고 싶어서 그런 줄 알아?
이건... 뭡니까?
내가 묻고 싶은 말이야
너 정말 뭐 하고 다니는 거야?
송그림이랑 저러고 다니는 동안
내가 얼마나 수습하느라 어려웠는지 알아?
- 누가 이걸... - 중요한 건
내 손에 들어왔다는 건 누군가도 갖고 있다는 얘기야
너 똑바로 처신 안 하면
이 모든 무게가 송그림한테로 갈 거야
처음이라 내가 막았지만 그다음은 나도 장담 못 해
송그림 지키려면 내 지시에 따라라?
역시 대표님이시네요
여기까진 생각 못 했습니다
네가 선택한 삶의 무게를 모른 척하지 마
내일 6시야
[문 쾅 닫고 나가는 소리]
[전화 신호 가는 소리]
[달칵 문 닫는 소리]
(안내음)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 삐 소리 후...
(훈정) 으아...
[탁 음료수 꺼내는 소리]
(남자1) 들었어? 지수호 라디오 빠진다잖아
(남자2) 팀도 해체된다던데
네?
(라희) 내가 말했지
JH 대표랑 친해서 그래 말했잖아
드라마 때문이라면서요 근데...
드라마랑 라디오랑 왜 병행을 못 해요?
해외 올로케 드라마잖아
돈이 그렇게 어마어마하게 들어가는데 너 같으면...
라디오 하겠니? 라디오 하겠어?
그럼 송그림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나는? 나 어떻게 되는 거예요? 나?
[이강 하품 소리]
[그림 하품 소리와 코 훌쩍이는 소리]
[이강 실없이 웃는 소리와 그림 코 훌쩍이는 소리]
[그림, 이강 하품하는 소리]
[그림, 이강 웃음소리]
피디님, 송그림
지수호 라디오에서 빠진다는데요?
- 뭐? - 지수호 라디오에서 빠진대!
아니...
[초침 소리]
형, 나 좀 도와줘
연봉 두 배 같은 거 그런 얘기 안 할 테니까
나 좀 도와줄 수 있어?
[쾅 문 열리는 소리]
야, 지수호, 너 뭐야?
너 나한테 안 한다 그랬지
확실히 나랑 먼저 상의한다 그랬지!
(김 실장) 지금 뭐 하시는...
너는 너가 어디로 가는 지도 몰라?
(이강) 네까짓 걸 믿고 같이 라디오 하는 게 아니었다, 내가
자기가 한 말도 하나 못 지키는 새끼
넌 연기만 써준 대로 사는 게 아니라
네 인생도 써준 대로 사는구나
[쾅 문 박차고 나가는 소리]
(기자1) 여기 좀 봐주세요
(기자2) 찍고 한 번 가겠습니다
(기자2) 네, 감사합니다
(기자3) 이쪽 좀 한번 봐주세요
(그림) 지수호 씨, 어떻게 된 거예요?
진짜 라디오 안 하는 거예요?
어제까지도 아무 말 없었잖아요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요?
[달칵 문 열리는 소리]
지수호 씨 어떻게 된 거래요?
이제 그런 놈 필요 없어 지수호 없이 갈 거야
너한테 지수호 데리고 오라고 한 내 잘못인데...
괜찮아
어떻게든 내가 다 책임질 거니까
지수호 씨 라디오 안 하는 거예요?
[탁 문 열고 나가는 소리]
[달칵 문 닫히는 소리]
(수호) 내가 라디오 한다고 하면 송그림 씨 안 울 수 있어요?
하죠, 라디오
하자고요, 라디오
좋아해
나... 너 좋아해
하...
[찰칵찰칵 사진 찍는 소리]
(기자) 감사합니다, 네, 네
[슬프고 웅장한 음악]
[전화 진동음]
[탁탁 가까워지는 발소리]
내 전화 피하지 말라 그랬지
네가 지금 무슨 말 하고 싶어 하는지 아는데
내내 어떤 마음으로 나 기다렸는지 아는데
뭘 알아요?
내 마음을 어떻게 아는데?
왜 몰라?
너 내가 라디오 빠진다고 생각하고
내내 나 미워하면서 여기 서 있었잖아
근데...
나 할 거야
나 계속할 거야... 너랑
넌 내 말만 믿으면 돼
믿고 싶다고
나도
그럼 믿어
.라디오 로맨스↲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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