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로맨스 9
(수호) 뭡니까?
후배는 강하게 키워야 된다던 분 맞습니까?
제 말을 다 기억합니까?
누가 보면 송그림 작가 좋아하는 줄 알고 오해하겠습니다
아... 맞는데
나 송그림 좋아해
라고 말하면 어쩔 건데요?
지금 저랑 장난하십니까?
(이강) 스타가 보기에 졸졸 따라다니면서 다 해주는 작가, 어때요?
그거 어때요?
그 송그림 계약서 같은 거에 사인해주면서
시키면 다 하고
부르면 가고 원고 날려도 뭐라 못하고
송그림 놈이 신기하게 보이죠?
지수호 씨가 보기에
그렇게 보였습니까?
그렇게 보이더라고요, 내 눈엔
뭐, 아니면 다행이지만
피디님이야말로...
자꾸 송그림 작가 어깨에 손 올리고 반말하고
그래서야 되겠습니까?
난 원래 모든 사람 어깨에 툭툭 손 올리고
반말을 잘합니다만
그래서?
송그림을 좋아한다는 겁니까? 아닙니까?
좋아한다니까
근데 우리 지수호 씨도 제가 좋아합니다
우리 작가, 우리 디제이를
이 피디가 좋아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닙니까?
[잔잔한 음악]
아, 깜짝이야
아니, 들어가서 자지 여기서 왜 이러고 있어?
아니, 지수호 씨야말로 왜 이렇게 아무 데나 돌아다녀요?
아이, 너나 잘해, 어?
아무 데서나 그렇게 누워서 잘한다, 잘해, 아주
사람들 다 지나다니는 이런 통로에서 잠이나 자고
뭐, 맨날 있는 일인데 뭘 새삼스럽게
맨날?
그리고 지수호 씨야말로 배우라는 걸 생각하고 행동하세요
나 이렇게 따라다니지 말고
내가 뭐, 너만 따라다니냐?
나도 엄청 바쁘고 스케줄 장난 아닌데
아니, 근데 이건 뭐야?
[탁 쇼핑백 놓는 소리]
[띠링 전화벨 울리는 소리]
어, 은정아
(은정) 언니! [울먹이는 목소리]
[전화 너머 우는 소리]
[은정 흐느끼며 우는 소리]
아니, 무슨 일인데?
그만 울고 말을 해봐, 은정아
[서럽게 흐느끼는 소리]
나 내일 방송 안 할래요!
[은정 서럽게 우는 소리]
완전 까였어요 내 전화도 씹고 내 문자도 씹고
누가? 그게 누군데?
내 첫사랑요 [울먹이면서]
[은정 서럽게 우는 소리]
그래, 원래 그렇지
원래 인생이 이렇게 달고 짜고 쓰고 맵고 이런 거 다 아는데
아는데 아, 진짜 말도 안 나오네, 진짜
- 말 잘 나오네, 뭐 - 아, 지금 사람 놀려요?
아니, 내일 방송인데 어쩌냐고요, 진짜?
아, 지수호 씨 은정이가 지수호 씨 팬이잖아요
근데?
뭐가 '근데'예요?
아니, 왜 이럴 때마다 모른다는 얼굴이에요?
아니, 그래서?
내가 쟤 설득하면 너 뭐 해줄 건데?
아니, 초딩도 아니고 이럴 때도 딜을 해요?
아니, 지수호 씨도 함께하는 프로잖아요
아니, 싫으면 말고
뭐, 우리 스타님이 원하는 건 다 들어줄게요
뭐든?
몇 개?
- 한 개? - 두 개
- 아, 왜 이렇게 유치해요? - 싫어?
- 콜 - 콜
[한숨 쉰다]
사실 내일 일일 디제이 되면...
마이크 들고 고백하려고 했거든요
진짜 하고 싶은 말
아니, 근데 너 나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냐?
아니, 좋아하긴 하는데
남자론 아니죠 남자 매력은 없잖아요
[한숨 쉰다]
내일 방송 때 꼭 와달라고 할 말이 있다고
톡을 엄청 보냈는데
답도 안 하고 전화도 안 받고
그 씹히는 마음 내가 잘 알지, 아주
너무 바쁘다고 시간 못 낸다고 나중에 얘기하자는데
맨날 원고 얘기만 하고 라디오밖에 모르고
아, 근데 내일 방송 보러 꼭 온다고 했는데
또 안 온다잖아요
- 진짜 열 받았겠다, 너 - 어떻게 알았어요?
나도 열 받으니까 그 자식 때문에
그 자식?
[지직 레코드판 도는 소리]
[잔잔한 음악]
[툭 편지 떨어지는 소리]
(은정) 그러니까 그 자식이...
아까 그 거지 같은 피디님인 거네요?
아이, 뭐... 거지라고까지는, 뭐
- 지수호 오빠보단 못생겼잖아요 - 아, 그렇지
그래서 지수호 오빠는 작가 언니 좋아하는 거고요?
뭐야, 맞아요? 안 맞아요?
아니, 그걸 내가 너한테 왜 말해야 되는데?
와, 짱 부럽
그럼 작가 언닌 뭐래요?
아, 그게... 사실 거기서부터 문제인데
이게 너랑 같은 케이스야
맨날 라디오만 좋아하고 원고에만 정신이 팔려있어
그래서?
아니, 근데 넌 내 팬이라면서 이런 얘기 듣는 거 괜찮냐?
쉿
[탁 음료수 놓는 소리]
그래서 어떻게 하기로 했어?
어, 저기 작가 언니
저희 둘이서 얘기할 게 좀 있어서요
디제이들끼리 맞춰볼 게 있으니까 그만 좀...
나 가라고?
아니, 작가 없이 무슨 얘기를 하려고?
일단 가서 원고를 쓰시죠
그렇게 좋아하시는 원고 집필하셔야죠
[음료 탁 놓고 한숨 쉬면서 간다]
저 진짜 가요
[탁 병 따는 소리]
고마워요
[살짝 웃는다]
네,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지금 지수호 씨가 알아서 해결하는 중이에요
(이강) 아, 그래?
아, 지수호 씨가 생각보다 잘하는데요?
제가 낄 자리가 없어요
그래, 알았다 감기 조심하고 담요 꼭 덮고 자고
담요?
[전화벨 울리는 소리]
- 여보세요 - 소원, 기억하지?
한대요? 진짜 하는 거 맞아요?
너 진짜로 소원 두 개 잊지 마라
아, 왜 자꾸 딴소리해요? 한대요?
어, 한대, 소원
아니, 진짜 뭔 소원을 얘기하려고?
그건 내가 정할 거니까 네가 알 바 없고
담요 꼭 덮고 자고
와, 진짜, 지금까지 다 자기 맘대로 해놓고
원고도 자기 맘대로 뽀뽀도 자기 맘대로...
그림아, 들어가자 잠이나 자자, 응?
[달칵 문 여는 소리]
[달칵 문 닫히는 소리]
아, 환자 너무 많이 변하는 거 아니야?
나한테 약 처방해달라고 안 한 지 12일 째
요새 잠도 잘 자고 악몽도 안 꾸고
아니, 그러면 요새 좀 바쁜가 봐?
나 24시간 따라다닌다고 하지 않았냐?
아이, 뭐, 안 따라다녀도 이렇게 변한 게 감개무량한데, 뭐
난 다방면에서 우리 환자의 변화를 체크하고 있는 중
의사
내가 뭐가 제일 많이 변했냐?
- 대화를 하기 시작했지 - 아니, 언젠 안 했냐?
예전엔 정해진 질문에 정해진 답만 하던 지수호가
이젠 상대방이 묻는 거에 제대로 대답하기 시작했잖아
또 누군가를 제대로 좋아하기 시작했고
(제이슨) 아, 진짜 나 눈물 난다, 친구야
(수호) 안 합니다
드라마든 영화든 진태리랑 계약 연애든
안 합니다
안 하면 어쩌려고?
뭐, 다른 방법 있어?
다른 방법까지 찾아야 할 정도로 우리 회사 어렵습니까?
드라마 안 하면 CF가 몇 개가 날아가는지 알아?
넌 얼굴을 보여야 돈을 버는 사람이야
그래, 아들 남 대표 말 들어
야, 너 때문에 나까지 이게 뭐냐
(주하) 그러니까 라디오는 당장 그만둬
라디오 계속할 겁니다
[땡 엘리베이터 도착음]
가지
어쨌든 드라마는 도장 찍었고
네가 여기서 계약을 깬다면
앞으로 벌어질 일에선 네가 책임을 져야 돼
내가 한 계약도 아닌데 내가 책임을 져야 합니까?
너도 내 아들 아닌데
내가 너 책임지고 살잖아
어, 드라마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다슬이 말이야
수호 들어가는 드라마에 하나 꽂아주면 안 될까?
넌 좀 닥치면 안 될까?
아니, 며칠째 밥도 안 먹고 나만 들들 볶아대니까
네가 벌인 일은 네가 알아서 해 나한테 피해 줄 생각하지 말고
네가 벌인 일 중에
지수호 하나만으로도 너무 벅차거든
(윤석) 허, 아니 넌...
그딴 말을 왜 맨날 협박처럼 하니, 응?
난 남 대표 없이 아무것도 못 하잖아
남 대표답지 않게
(윤석) 해주라, 응?
[퍽 차는 소리와 윤석 비명]
[퍽퍽 때리는 소리]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딴 말을 해?
어떻게, 어떻게 그딴 걸 해달라 그래! 어떻게!
- 알았어, 알았어 - (주하) 어떻게 해달라 그래!
(윤석) 아이고, 아파, 아이고 그만해, 남주하 씨
[주하 크게 한숨 쉰다]
(안내음) 1층입니다
가자
아들, 왜 이래, 진짜?
(윤석) 드라마 그냥 들어가고
남 대표가 시키는 대로 우린 무조건 따르면 돼
아버지
저 진짜 그만하고 싶어요
이제 와서 뭘?
이제 와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뭔데?
(윤석) 남 대표 말 들어
그리고
드라마 꼭 해
- 그래서 다슬이... - 아버지
진짜 그만 좀 하세요, 제발
저는 그렇다고 쳐도
아니, 아버지는 어머니께 그러시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아니, 저놈 자식이 저거... 째려봐?
- 음 - (승수) 어? 야, 야, 야, 야, 야
너희 오늘도 뭐 움직이는 라디오, 그런 거 한다며?
응, 그런 걸 한다, 왜?
송그림 때문에?
야, 송그림 엄마가 입원했다고 거기 가서 방송하는 게 말이 되냐?
네가 송그림 이뻐하는 거 내가 아는데...
송그림 때문이 아니라 라디오 하러 가는 거다
더 할 말 없지?
나 간다
있다, 새끼야! 이씨...
아, 이렇게 받아쳐야 되는 건데
아이 씨, 귀를 당겨가지고
아후
- 음? - (이강) 밥 굶었지?
어떻게 알았어요?
야, 나는 그 병원 밥은 내 입맛에 안 맞아서 못 먹겠더라
어머니는?
좀 많이 괜찮아지셨어요
지수호는?
- (사람들) 와, 멋지다 - (아이1) 사인해주세요
- 이름은? - (민정) 저 민정이요
- (민정) 감사합니다 - (아이2) 사진도 한 장만
(아이3) 하나, 둘, 셋
[찰칵 사진 찍는 소리]
(아이들) 진짜 잘생겼어요
(은정 아빠) 돈 보냈어
(아이4) 완전 멋있어
(아이5) 너무 잘생겼어
이름?
(아이5) 아싸!
(아이6) 완전 멋있어, 어떡해
야, 야, 촌스럽긴
나 지수호랑 '톡'하는 사이거든 그렇죠, 오빠?
어
- 그렇지 - 어머
좀 더 자연스럽게 못 해요?
나한테 빨리 밝게 웃어줘요
[어색한 웃음소리]
아, 그걸로 해줄게
- 이름? - (수지) 수지요
수지
- 자 - (수지) 감사합니다
야, 이거 뭐야?
지금 저기 웃고 있는 사람이 우리 디제이 맞아?
어제 은정이가 디제이 안 한다고 하니까
친구들 다 불러서 사인해주는 조건으로
쟤 꼬셨잖아요
(그림) 아주 그냥 협상의 신이에요 지수호가
- 저 친구는 괜찮아? - (아이6) 네
아, 근데 이상한데
관자놀이 막 만지고
컨디션 안 좋은가?
[윙 송신기 올라가는 소리]
피디님, 잠시만요
지수호 씨, 괜찮아요?
예?
아니, 아까부터 표정이 안 좋아서 걱정돼서요
괜찮아요
[멀어지는 발소리]
[라디오 주제곡]
오늘은 특별한 장소에서 특별한 사람과 함께하는
지수호의 라디오 로맨스 시작합니다
[사람들 환호하며 손뼉 치는 소리]
안녕하세요
저는 지수호의 라디오 로맨스 완전완전 애청자
이은정이라고 합니다
(은정) 오늘 특별한 기회에 초대받아
일일 디제이로 수호 오빠와 함께 방송을 하게 됐습니다
(은정) 사실 저는...
아주 오래전부터
한 공간에서 인생의 반을 살았어요
그 공간이라고 하면
어떤 사람은 너무 싫어하고
어떤 사람은 들어오자마자 울어요
근데요
전 여기 와서 진짜 많이 안 울었어요
(은정) 왜냐하면...
내가 울면
나보다 더 우는 사람도 있으니까
(수호) 그 사람이 혹시 누군지
말해줄 수 있어요?
음...
오늘 꼭 오기로 했는데
그래서 제가 손꼽아 기다리며 디제이까지 하고 있는데
안 왔어요
근데 분명히 어디선가 듣고 있을 거라서
그래도 여기 나온 거예요
(수호) 어, 누군지 정말 궁금한데
내 첫사랑이고요
이 병원에 제일 안 오는 분이고요
(은정) 근데...
내가 제일 보고 싶은 사람이에요
아빠! 듣고 있지?
[잔잔한 음악]
(은정) 엄마는 날 돌보느라
아빠는 내 병원비를 버느라
우린 한 달에 한 번도 못 보거든요
(은정) 그래서...
사실 지수호 패밀리를 볼 때마다 정말, 정말 부러웠어요
항상 셋이서 같이 있으니까
맨날맨날 웃고 사니까
(그림) 자연스럽게 리액션을...
우리 아빠는 택배 기사예요
(은정) 그래서 항상 한쪽 귀에 이어폰을 끼고
라디오를 듣고 배달을 하거든요
아빠!
내 목소리 잘 들려?
오늘 안 와서 나 조금 삐지긴 했는데
(은정) 그래도 아빤 내 첫사랑이니까 봐준다
수호 디제이님은
평소에 부모님이랑 무슨 얘기를 많이 해요?
(주하) 너도 내 아들 아닌데
내가 너 책임지고 살잖아
(윤석) 아들, 왜 이래, 진짜?
남 대표가 시키는 대로 우린 무조건 따르면 돼
[째깍째깍 초침 소리]
(그림) 지수호 씨
적당한 리액션 받아주세요
(수호) 어...
그... 글쎄요
[째깍째깍 초침 소리]
오늘 분명
대화를 나눈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나요
대화가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째깍째깍 초침 소리]
(그림) 지수호 씨, 원고에 적힌 대로 노래 소개해주세요
[째깍째깍 초침 소리]
(주하) 지수호이 시간, 말, 행동, 이런 게
얼마나 큰 값어치가 되는지 아세요?
네 인생이 네 건 줄 알아? 왜 자꾸 네 멋대로 이러는데?
노래 듣고 오겠습니다
[슬프고 잔잔한 음악]
남 대표, 우리 아들...
라디오 그냥 시키자
- 좋은데 - 헛소리하지 마
지수호 드라마 안 하면 답 없어
[부릉 오토바이 달려오는 소리]
[탁 급하게 들어오는 발소리]
[탁탁 계단 내려가는 소리]
가자
자, 마지막으로 은정양이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아빠에게 말하고 싶어요
아빠
나 때문에...
아빠 첫사랑을 뺏어가서 미안해
내가 안 울어서
[코 훌쩍이는 소리]
(은정) 아빠가 나 대신 눈물 다 가져가서 미안해
아빠
이제 나 대신 그만 울어
그리고
보고 싶...
[웅장하고 잔잔한 음악]
드디어 왔다
저는요
아빠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요
너무 급하게 아빠랑 헤어져서
그날은 대화를 한 마디도 못 했거든요
그래서 아까 지수호 씨가
아버지랑 어떤 대화를 했는지 기억 못 한다고 했을 때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그랬어?
난 아버지 일은 몰랐어
아이, 당연히 모르죠
지수호 씨랑 내가 언제 그런 얘기를 했다고
어?
그, 12년 전에 병원에서 우리 만났을 때
나 그런 얘기 많이 했는데
- 다 까먹었죠? - 안 했거든
내가다 기억하는데 그런 거 안 했거든
그런가?
[이강 껄껄대는 웃음소리]
(이강) 이건 무조건 회식각이다 지수호 씨, 그렇죠?
그렇지, 송그림?
그럼요, 제가 오늘 소맥 확실하게 말아드리...
그런 거 하지 마
[짝짝 박수 소리]
진짜 이 맛에 라디오 하는구나 이 맛에...
감동받은 청취자
[살짝 웃는 소리]
다 알아들었고요, 대표님
그러니까 나 드라마 들어가려면
어떻게든 지수호 라디오 때려치게 만들어라
이 말씀이시잖아요
근데 진태리 씨
따박따박 말만 하지 말고 뭐라도 좀 보여 봐
말은 믿을 수가 없잖아
근데 대표님도 아무것도 안 하시면서
왜 나한테만 뭐라 그래요?
아니, 허...
아니, 진짜 생각해보니까
(태리) 뭐, 지수호랑 계약 연애를 시켜줬어요? 아니면
드라마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줬어요?
대표님도 간만 보지 마시고 뭐라도 좀 해보세요, 진짜!
[통화 종료음]
우린 뭐 그냥 끝난 거 같아
형네는 작두 탔는데 우리 디제이는 또 잠수 탔지
[톡톡 펜 치는 소리]
제이 어떻게 됐어?
2절 하지 마라, 나 지금 네 2절 받아줄 여력 없거든
진태리 불렀어 걔라도 어떻게 해봐야지
[톡톡 치는 소리]
어후, 의자가 없어
[헛기침 소리]
지금 나더러 땜빵 디제이를 하라고?
아니, 이렇게 갑자기 부르면 내가 '네' 하고 해야 해? 어?
아니, 태리 씨가 우리 프로그램에서 제일 잘 나가는
(승수) 게스트니까, 알잖아
[나지막이] 댓글이 너무 좋아
대한민국에서 즉흥 애드립 이번에...
- 짱 먹은 거 너 모르니? - 어?
몰랐는데, 나는
뭐, 내가 좀 애드립이 좋긴 하죠
그게 다 센스고, 음?
센스 알죠? 아줌마?
어, 그럼 시간을 좀 겨우겨우 내서 내일만 해볼까?
[짝짝 박수 소리]
진짜 특별히 내일만 하는 거다
아...
지수호 라디오는 포털 1면 뜨고 난리 났던데
우린 뭐 해요? 작가님?
(태리) 아휴
난 악플이라도 달리지
우리 프로는 그냥 무플 수준이야, 무플
너까지 3절하진 말고
[원망하는 말투] 진태리
너 때문에 지금 악플만 넘쳐나고 있어
아오, 진짜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것들
작가님, 그럼 아예...
악플이랑 일대일 대결 같은... 그런 건 어때요?
아이, 그러면 오히려 사람들한테 사이다스럽게 이슈가 될 거 같긴 한데
그 진태리 씨가 말발도 엄청 좋고요
뭐, 요즘 사이트마다 사이다 발언이 엄청 화제가 되기도 하잖아요
[땡 효과음]
뭐야, 신 내렸어?
아
- 피디님 - 네?
송그림 작가님 잘 알죠?
같이 일했죠, 꽤 오랫동안
그, 이강 퇴출되면서 나한테 버리고 갔잖아
송그림 어떤 사람이에요?
- (훈정) 아유 - (제이슨) 음
음, 이 집 잘해
자, 다들, 그 안주 맛있다고 먹기만하지 말고, 자
시작한다
[술잔 탁 놓으며] 1
- 2 - 3, 4
[이강 호탕한 웃음소리]
(제이슨) 어, 야아아아!
너 걸린 거야, 인마
(이강) 지수호 씨는 잘하는 게 뭡니까? 게임도 더럽게 못하고
(사람들) 오오!
- (훈정) 1 - (그림) 2
3
- 아니... - (이강) 4
아니, 그럴 거면 그냥 게임을 하지 마요, 게임을 왜 해?
이거는 지수호 벌칙을 위한 게임 너 마셔, 너
아니, 괜찮아요? 지수호 씨 술 약하잖아
아니, 피디님, 우리 수호 씨는 약하니까 빼고
- 그럴까? - 뭐? 약해?
(이강) 약하지, 그거 줘요 내가 대신 마셔줄게
약하긴 누가 약해 그거 줘요
(사람들) 오오!
(제이슨) 지수호가 좋아하는 랜덤 게임
- 게임 스타트! - 얘 이거 몰라, 몰라
- (제이슨) 모르지? - 3 ,6, 9, 3, 6, 9
- 1 - 2 [짝 박수 소리]
- 4 - 5
[짝 박수 소리] 7
넌 거기서 왜 짝이... 아유, 진짜...
(훈정) 게임을 하지 말라고요
시작한 게임을 제대로 하는 게 없네
- 어휴... - (제이슨) 마셔, 안 마시고 뭐 해
(훈정) 어이구, 어이구
- 쿵치, 쿵치, 쿵치 - 쿵치, 쿵치, 쿵치
쿵쿵따리 쿵쿵따 쿵쿵따리 쿵쿵따
쿵쿵따리 쿵쿵따 쿵치, 쿵치, 쿵치
- 지리산, 쿵쿵따 - 산기슭, 쿵쿵따
- 슭... - 슭...
- 슭... - 아...
(제이슨) 슭곰발 모르니? 슭곰발?
(제이슨) 팅, 팅, 팅, 팅 탱, 탱, 탱, 탱
팅팅 탱탱, 프라이팬 놀이!
(수호) 마실게
(사람들) 신난다, 재미난다
더 게임 오브 데스!
(수호) 마셨다니까
[쿵 장렬하게 머리 박는 소리]
(라희) 송그림
귀엽지
맨날 바리바리 뛰어다니고
뭘 해도 웃고 비위도 좋고, 애가
글을 못 쓰지, 글을
야, 잘 쓰고 못 쓰고를 어떻게 알아?
제대로 봐준 적도 한 번도 없으면서, 쯧
야
왜 갑자기 말을 바꾸냐?
누구 편이냐, 너?
라디오국에서는 글 못 쓰는 작가에
아줌마한테 열라게 찍힌 작가네
근데 사람 마음 사는 데는 천재야
사실 나도 걔 좀... 작가로 마음에 들었다
뭐라는 거니, 지금?
아니, 그렇잖아
작가는 사람을 보는 시선이 따뜻해야 돼
너 같으면 큰일 나
[팍 때리는 소리와 악 비명 소리]
그럼 지수호를 어떻게 라디오 디제이로 데려왔는데?
그 무슨 계약이 분명히 있는데 말이야...
지수호는 완전 송그림 오빠고
이강은 완전 송그림 아빠야, 이게 이게 뭐야? 이게What is this?
그럼 나는 송그림의 삼촌이 돼줄까 [허허 웃으면서]
[짝 싸대기 때리는 소리]
으으, 춥다
[쾅 문 닫는 소리]
야, 다 보냈는데 지수호 어떡하냐?
제이슨 씨도 갔어요?
어, 뒤도 안 돌아보고 가던데
와, 캐릭터 진짜...
어휴, 술도 못 마시면서 지긴 싫어가지고
이쯤되면 뭐, 좀 귀엽다고 해줘야 되나?
게임도 더럽게 못하고 사회성이 많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지, 음
그래도 톱스타인데 우리가 좀 지켜줬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라디오국 지키기도 바쁜데 지수호를 왜 지키고 있냐?
그래도 우리 디제이잖아요
야, 지수호 지킬 사람 많으니까...
많으니까?
쯧, 됐다
[수호 끙끙대는 소리]
지수호 씨, 정신 좀 차려요, 네?
[의미심장한 음악]
(제이슨) 아, 대표님이랑 또 이렇게 투샷으로 만나니까
스릴도 있으면서 좋은데요
집까지 들어갔으면
뭔가 더 활약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
대표님 제가...
JH에서 지원받아서 졸업했잖아요
아무래도 지수호도 아는 것 같지 않아요?
그래서 본론이 뭔데요?
[목 가다듬으면서] 제가...
심리학을 오랫동안 연구하다 보니까 알게 된 건데요
단 한 명의 마음조차 얻지 못한 사람은
그 집착을 여러 명에게서 얻으려고 하더라고요 [웃으면서]
신기하죠?
그래서 지수호 인생에서 다 가져가시는 거죠?
가령...
저까지도
그래서 지금 수호는 어딨는데요?
나도 말아줘
- 뭘요? - 소맥
(수호) 그리고 너...
소맥 아무한테나 말아주지 마
지수호 씨
이상한 얘기 하지 마요
있잖아, 나
너만 보면
자꾸 마음이 좋다
[밝은 음악]
그래서 알게됐어
보기 좋은 것보다
마음이 좋은 게 좋구나
(수호) 뭐 이런 거
내가 지금까지
보기 좋은 것만 선택해서
(수호) 여기까지 왔거든, 근데...
근데 다 열라 구려
그래서...
보기 안 좋아도 되니까
이젠 마음도 좀 좋아지고 싶어
지수호 씨는 마이크 없으니까
속 얘기를 더 잘하네요
[문 쾅 닫는 소리]
뭐야?
아직도 이러냐?
근데 나 진짜 빡친다, 송그림아
저기, 지수호 씨
내가 너 꺼지라고 할 땐 그렇게 안 꺼지더니
왜 지금 너 좋다고 할 땐
꺼지는 건데
[멋쩍은 웃음소리]
아이, 미쳤나 봐요
아이, 대본 연습하나...
- (이강) 어우 - (그림) 조심, 조심
- 갈게요 - 어, 가요!
(이강) 아우, 씨
야, 송그림, 얘 버리고 갈까?
아유, 이 톱스타를 어디다 버려요?
둘이 엄청 친해졌나 보다
뭐야? 보고 안 해?
- 아, 아니, 그게... - 뭔데?
우리 사이에 말 못 할 게 뭐가 있어?
그렇죠?
그 예전에 제가 첫사랑 얘기한 거 기억나시죠?
어, 뭐, 병원에서 만났던 그 얼굴도 모른다던 애?
진짜?
응 [속삭이면서]
굿모닝
[확 벌떡 일어나는 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아니, 지금 이게 어떻게 된...
그, 술이 더럽게 약하셔가지고
버리려다가 내 집에 데리고 왔어요
아니, 술 잘 마시는 게 자랑입니까?
못 마시는 게 자랑은 아니죠
그 뭐랄까, 자기관리 같은 거?
그 프로의식 같은 거?
근데 지수호 씨
누가 보면 송그림 작가 좋아하는 줄 오해하겠어요
맞는데
나 송그림 좋아해
맞는데
나 송그림 좋아해
근데 스타 졸졸 따라다니면서 다 해주는 작가라서가 아니고
시키면 다 하고 부르면 가고
원고 날려도 아무 소리 못 하는 그런 작가라서가 아니고
그냥 송그림을 좋아해
그러니까 이제부터, 피디님
자꾸 송그림 작가 어깨에 손 올리고 반말하고
그러지 마시죠
모두한테 다 그래도
송그림 작가한텐 그러지 마시죠 이제부터
송그림이 그래요? 하지 말라고?
그, 당신 말은...
송그림이 당신 마음 받아줬을 때
그때 들을게
[달칵 문 여닫는 소리]
[띠링 문 여는 소리와 탁탁 발소리]
와, 이강, 송그림
같이 사네, 같이 살아
[익살스러운 음악]
어, 어서 오세요
아, 저기, 앞집에 있는 건물 전체를 좀 사고 싶은데요
(부동산 업자) 아, 건물요?
잠깐 앉아 계세요 건물주 오시라고 할게요
[도어벨 띠링하며 문 여닫히는 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아이, 건물주세요?
응, 내가 주인인데, 왜?
외국 사람이라고 들었는데
아, 외국 사람이 아니라
외국에서 살다 온 사람 인도, 인도, 왜?
와, 이 정도면 뭐 거의 동거 아닌가?
둘이 운명이야, 무슨 운명
- (제이슨) 어? 어떻게 왔어? - 택시타고 왔다!
아, 왜 나한테 성질이야?
아, 그리고 지수호가 택시를 타?
야, 근데 왜 이 여자는 연락이 없냐?
뭐, 전화도 없고 문자도 없고
오, 집착!
그냥 네가 연락을 해
아니, 전화는 내가 계속 했지 아까도 오면서 계속 연락했는데
근데 안 받아?
송 작가 오늘 어머니 퇴원이라서 병원이라던데
할 말 없으면 나 가봐야 될 것 같은데
할 말 없죠? 나 갑니다
[뿅 하는 효과음]
[굴러가는 듯한 음악]
(제이슨) 오우!
[제이슨 호탕하게 웃는 소리]
[또각또각 구두 소리]
딸, 연애해?
- 어? - 딸, 요즘 엄청 이상해
엄마한테 말 안 한 거 있지?
엄먀, 그게 보여?
그럼, 보이지
와, 역시 엄마네
[놀라면서] 어어!
누군데? 어? 누군데?
고백받았어?
아니면 딸이 먼저 고백했어?
아니 아이, 엄마 그게...
[똑똑 노크 소리와 문 열리는 소리]
아, 오늘 어머니 퇴원하신다고 해서
댁까지 모셔다드리려고
아, 택시타고 가시기 좀 그러니까
- 쟤야? - 아, 엄마, 조용히 해 [속삭인다]
(이강) 어머니
퇴원 축하드려요
이번엔 진하게 아프셨으니까 다신 오지 마요, 병원
응
[속삭이면서] 아니면 얘야?
아니야
근데 지수호 씨 왜 이렇게 한가해요? 톱스타가?
아까 우리 헤어진 지 한 시간도 안 된 것 같은데
그건 제가 묻고 싶은 말인데요
아니, 피디님이야말로 왜 이렇게 한가해요?
아, 어머니 오늘 제 차 타고 가요
(이강) 내가 세차랑 청소 다 해놨으니까
아, 이미 제 차 타고 가시기로 해서
(그림) 아우, 됐어요, 둘 다
우리 엄마랑 나랑 버스 타고 갈 거거든요
우리 저녁 코스 있거든요
[그림 엄마 웃음소리]
둘 다 고마워요
[달칵 차 문 여는 소리]
[달칵 차 문 여는 소리]
제가 모시겠습니다
제가 마침 그 동네에 갈 예정이라서요
(이강) 아니, 우리 집이랑 송그림 집이 불과 1분 거리예요
위아래로 3m도 안 떨어진 공간에 함께 주거하는 사이라고, 우리가
그러니까, 부디 그 예정은 안 하셔도
제가 모셔다 드린다고요
아니, 버스를 타고 가든 택시를 타고 가든
저희가 알아서 한다고요
제 차가 환자를 모시기에 최적화된 성능을 보유하고 있거든요
(수호) 승차감이라든지 안정성이라든지
그쪽 피디님 차보다는 훨씬 괜찮을 거 같은데
에... 제 차는요
우리 어머니를 모셔다 드리려고 어제, 오늘 세차를 싹 했고
아주 깨끗하게 정리를 다 마쳐놓은 상황입니다
환자에게는 청결함이 더 중요할 거 같은데
아니, 뭐야 내가 지금 더럽다는 거야?
아니, 제 차로 모시겠단 겁니다
(은정) 아줌마!
[탁탁 뛰어오는 발소리]
병원 나가서 다신 오지 마요 잘 가
[활짝 웃는 소리]
그래, 은정아 빨리 나아서 놀러 와
아줌마가 맛있는 거 해줄게
- 네 - [그림 엄마 웃는 소리]
그리고 지수호 오빠
응?
[쪽 뽀뽀하는 소리]
오빠 때문에 나 어제 완전 행복했어요
작가 언니, 피디 아저씨 또 봐요!
야, 근데 은정아! 왜 나만 아저씨냐?
난 알겠더라고요 지수호 씨 마음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어제 라디오 방송할 때요
(그림 엄마) 아빠 얘기도 하고 가족 얘기도 했잖아요
별말은 안 했지만
지수호 씨 마음 알 것 같더라고요
따뜻한 사람 같아요, 지수호 씨
네, 오늘은 저 진태리와 함께
악플러와 한 판 3부 코너 진행합니다
자, 다 덤비시죠 전 준비됐습니다
아우, 저거, 저거 분명 사고 칠 거 같은데
사고 날 것 같아, 진짜
아, 진짜... 닥쳐
[한숨 쉰다]
자, 첫 번째
(청취자1) 옛날 똥꾸빵꾸 시절 모르고 설치네
'똥꾸빵꾸 시절 모르고 설치네'
라고 0976님이 보내주셨는데
아니, 너희는 똥꾸빵꾸 시절이라도 있었니?
내가 똥꾸빵꾸 시절에 CF를 몇 개나 찍었는지 알아?
내가 그걸로 우리 엄마 냉장고를 바꿔줬어, 냉장고를
- 반말한 거야, 지금? - 어
넌 7살 때 뭐 했냐? 너나 설치지 마
[탁 치고 일어서면서] 저 반말이야, 진짜...
(라희) 진태리 씨, 반말 금지
제발 좀!
하아...
내가 사고 친다고 했지
(청취자2) 진태리 비키니 화보 찍었을 때
- (청취자2) 무료로 다운로드... - '나 예전에 진태리'
'비키니 화보 찍었을 때 무료로 다운로드...', 참
무료? 야, 이 자식아
- (태리) 그걸 무료로 받냐? - 욕하나 닥치나...
그만한 가치를 누릴 땐 정당한 값을 치르세요, 네?
(라희) 너무, 너무 나가는 거 아니냐? 저거?
어이구, 두야
그리고 나 이 번호 외웠으니까
불법 다운로드로 신고할 거예요
다음!
[절망적인 신음]
(청취자3) 요즘 지수호랑 CF 많이 찍던데
- (청취자3) 급이 되냐? - 급이 돼...
[태리 어이없다는 웃음]
[깔깔 미친 듯이 웃는 소리]
아, 진짜 죽고 싶나 봐
- 야! - 내 급이 어때서?
[어이없다는 한숨]
[라희 절망적으로 울부짖는 소리]
(청취자4) 와, 진태리 날린다, 날려
- (청취자5) 말발만 톱스타급 - (청취자6) 태리가 다 이김
내가 지금까지 지수호랑 찍은 CF가 15갠데
- (태리) 아역 때는 내가 훨씬... - 커트, 커트
- (태리) 내가 지수호보다 잘 나갔고 - 미치겠네
그 후로 내가 아역 상도 걔보다 하나 더 받았고
- (라희) 방송 나가면 안 돼, 이거 - 내가 혼자 받았어
급이라니? 내가 무슨 소고기냐?
어? 내가 무슨 돼지고기냐?
[신경질적으로] 노래!
[라희 미치겠다는 울부짖음]
[라희 거의 우는 소리]
[탁 벽에 주먹 치는 소리]
[라희 계속 우는 소리]
[스위치 꺼지는 소리]
수고하셨어요
뭐... 고맙다는 말은 됐어요
[코웃음 친다]
뭐가 고마워?
비속어랑 반말이랑
64번을 했어, 64번
우리들 저기 방통위에 끌려가요 같이
아, 진짜, 태리 씨, 좀! [다그치면서]
아, 어쩌라고? [화난 말투로]
이거 누구 계획이야?
[깊은 한숨 소리]
진짜 죽이고 싶다
송그림
뭐?
진태리 씨 얘기가 나왔었거든
진태리 악플 많다고
그랬었고...
[어이없다는 코웃음]
[팍 종이 던지는 소리]
[잔잔한 음악]
(매니저) 아, 진태리 걔 못하겠어
지금이야 어떻게 JH에 빨대 꽂았는지 모르겠는데
아, 이 바닥 뻔하잖아
아역 때 어쩌고 하는 소리도 지겹다, 이제
걔 오늘도 방송 난리 쳐서 잘린 것 같...
[탁 발소리]
[탁 차 문 닫는 소리]
아, 배고프다
- 가서 샐러드 도시락이나 사와 - 네, 누나
[드르륵 문 열리는 소리]
[탁 차 문 닫는 소리]
뭐야... 못 들었나?
[훌쩍이는 소리]
[통화 연결음]
[전화 신호 가는 소리]
(안내음)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
[통화 종료음]
[정차하는 소리]
[탁탁 달려가는 발소리]
엄마, 자
일찍 왔네
어머니, 뒤에 있는 거 어머니 가방이죠?
(그림 엄마) 어, 맞아, 고마워요
지수호 씨, 고마웠어요 잘 가요
- 네,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 수고했어요
[탁 차 문 닫는 소리]
(이강) 어머니, 우리 퇴원 파티할까?
- (그림 엄마) 그럴까? - (이강) 뭐 먹고
송그림!
아니, 그래서 그 들어달라는 소원이 뭔데요?
우리 어디 가는 건데요?
맛있는 것 좀 먹으러 가자고
같이
갑자기 왜 마음이 바뀌었을까?
먼저 만나자고도 하고
아니, 뭐...
내가 남 대표한테 잘 얘기했으니까
(윤석) 걱정하지 마
뭐,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남 대표, 내 말 엄청 잘 들어
[윤석 웃음소리]
자
[또각또각 구두 소리]
남 대표?
대표님 그때 생각나세요?
언제 한번 같이 식사하자고 하셨잖아요
아...
그때 내 앞에서 무릎 꿇고 비느라
식사를 같이 못 했죠
아, 진짜 [탁 냅킨 팽개치면서]
왜 그래, 진짜, 둘 다?
(윤석) 나 간다
(다슬) 보세요
정다슬 씨
지금 뭐 하는 거야?
이거 보시면 대표님이 저한테 무릎 꿇으실 수도 있는데
[확 잡아채서 부스럭 종이 펴는 소리]
[남 대표 가소롭게 웃는 소리]
참, 나 [가소롭게 웃으면서]
[깔깔 크게 웃는다]
아버지
어
넌 여기 어쩐 일이야?
잘됐다, 네가 가서 좀 말려 봐
난 먼저 간다
[황급히 멀어지는 발소리]
[짝 싸대기 때리는 소리]
[짝 싸대기 때리는 소리]
뭐 하시는 거예요? [떨리는 목소리]
그만 하세요
(다슬) 진짜 미쳤나 봐
나 가만 안 둘 거야
(은정) 수호 디제이님은
평소에 부모님이랑 무슨 얘기를 많이 해요?
그... 글쎄요
오늘 분명...
대화를 나눈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나요
(수호) 대화가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부스럭 사진 구겨지는 소리]
와본 데가 여기밖에 없어서
좀 먹을 만해?
먹고
디저트는 더 근사한 데로 가자
[탁 식기 내려놓는 소리]
먹을 기분도 아니고
나가고 싶어요
지수호 씨 마음이랑 똑같아요
나도
[잔잔한 음악]
(수호) 아직...
소원 하나 남은 거 알지?
그땐 내가 더 좋은 데 가서...
지수호 씨
미안해요
뭐가?
안 웃긴데 왜 웃어요?
라고 했던 거
미안해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했나 봐요
미안해요
(그림) 지수호 씨
제가 14살 때 아빠가 돌아가시고
15살 때
엄마가 눈 수술을 받으셨어요
뭐...
누가 더 불행한지 내기하자 이런 마음 아니고요
그냥...
말을 하면 좀...
(그림) 좀 마음이 가벼워지니까
말이랑 마음이랑 엄청 친해서
말하고 나면
마음도 풀어질 때가 있거든요
난...
어머니를 '대표님'이라고 불러
친어머니가 아니거든
근데 이 사실을...
9살 때 내 생일 때 들었다
(수호) 아버지는 집에 안 계셨고
애인이랑 여행을 갔다 그랬나
이게...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우리 가족의 진짜 얼굴이야
지수호 씨
제가 지수호 씨에 대해 알게 된 게 있는데요
말하고 있지 않아도...
말하고 있는 거라는 거
그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당신이 말하고 있지 않아도
나름대로 말하고 있다는 거
알게 됐어요
당신이 '...' 하면요
(그림) 속으로
'아, 뭐야, 또 씹냐?'
'아, 뭐야, 이 사람'
했거든요
근데 당신은...
계속 말하고 있었나 봐요
(그림) 속으로 '꺼져'라든지
'됐어'라든지
'도와줘'라든지
'안아줘'라든지
'울고 싶어'
라든지...
침묵이
당신이 말하는 방법 중의 하나구나
그래서 당신이...
말없이 날 이렇게 바라보면요
지금처럼
날 보면요
안아주고 싶어요
아니, 왜 자꾸 안는 건데? 왜 틈만 나면 안는 거야?
KBC에서 저희 JH 소속 연예인을 다 빼려고 합니다
(김 실장) 라디오에서 너 빠지고 팀 해산시키고
이미 결정된 사항이란 말씀이십니까?
싫다고 천 번은 더 넘게 말했는데
왜 내 말을 한 번을 안 들어주냐고!
송그림에 대한 건 적혀 있지가 않네요
(제이슨) 이제 슬슬 진행해보려고요
소개팅 나가냐? 남자 생겼지?
(수호) 너, 나 이제 신경 쓰여?
(그림) 지수호 씨랑 데이트하고 싶고
.라디오 로맨스↲
.영화 & 드라마 대본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