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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디오 로맨스 11

(기자이번에 선택한 드라마가 해외 올로케로 알려졌는데요

 

(수호아직 100% 결정된 사항은 아니고

 

지금 몇 가지 계약 문제에 있어 조율 중에 있습니다

 

그럼 이 드라마가 엎어질 수도 있나요?

 

제가 지금 하고 있는 라디오와 함께

 

병행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기자그럼 라디오를 계속 진행한다는 말씀이시죠?

 

계속 진행할 예정입니다

 

(김 실장질문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지나갈게요

 

그럼 그렇다고 말을 해야지

 

내가 한다고 하고 안 한 적 있었어?

 

라디오 한다 그래서 했고

 

기획 회의 가자고 해서 그 말도 안 되는 데까지 따라갔고

 

내가 네 원고로 한다고 하고

 

기획 팀이랑 미팅을 한 번 안 했어내가...

 

그렇죠

 

아휴진짜

 

그래네가 좋아하는 라디오

 

나도 어떻게든 좋아해 보려고 이렇게 막 미친놈처럼 구는 건데

 

정작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를 믿어주지도 않네?

 

아니

 

네 세계로 나를 안아준다고 하지 않았었나?

 

그래서 내가 너한테 이렇게 가고 있는 건데...

 

미안해요

 

잠깐만 이리 와봐

 

저기잠깐만

 

너 지금...

 

나한테 뭐 한 거야?

 

잊어주세요 제가 미쳤나 봅니다

 

(수호어디 가?

 

저 지금 가봐야 될 것 같은데

 

밤도 너무 늦었고 엄마도 보고 싶고

 

막 너무 졸립고

 

그래

 

그럼 가야지

 

[달칵 문 여는 소리]

 

지수호 씨지수호 씨도 잘못한 거예요

 

아니그건 또 뭔 소리?

 

우리 팀이라면서요 팀이란 게 뭐예요?

 

팀은 아픔도 같이 공유하고 슬픔도 같이 공유하는 건데?

 

근데 넌 왜 안 믿어?

 

아니그게 아니라...

 

아이안 믿긴요 믿어요믿어

 

[빨리 멀어지는 발소리]

 

아니안 믿는 게 아니라

 

그니까 저도 이상했다고요

 

이게 디제이들 잠수 타면 막 속상하고 짜증 나서

 

제가 어디든 다 잡으러 갔거든요

 

근데 지수호 씨는...

 

나는 뭐?

 

...

 

지수호 씨한테 가는 거는...

 

막 겁나고 두렵고 그랬다고요

 

근데 이걸 왜 자꾸 물어봐요?

 

지금 집 앞에서 두 시간을 넘게 안 보내주고

 

아니그래서 계속 말해봐봐

 

왜 나한테만 오는 게 겁났는데?

 

왜냐하면...

 

진짜면 상처받을 것 같았거든요

 

지수호 씨니까

 

[잔잔한 음악]

 

암튼 그래서 그랬던 거니까

 

오늘 서운했던 거 풀어요

 

저 진짜 갈게요

 

맞다

 

(그림그리고 그 차키 주세요

 

지수호 씨가 선물한 거 봐야죠

 

(그림지수호 라디오 그만두는 거 아니래요

 

라디오 계속할 수 있도록 드라마 팀이랑 조율 중이라고...

 

그래?

 

우리가 지수호 씨 오해한 거 빨리 말씀드리려고

 

근데 생각보다 지수호 씨 귀엽지 않아요?

 

라디오도 되게 진심인 것 같고

 

그러게내가 큰 실수를 했네

 

지수호한테 어떻게 빌지?

 

뭐 빌 것까지 있겠어요?

 

우리가 오해하기 딱 좋긴 했잖아요

 

그렇긴 하지

 

[전화벨 울리는 소리]

 

너 지수호 얘기를 하러 온 거야 라디오 얘기를 하러 온 거야?

 

여기 이렇게 서 있지 말고 가서 지수호 전화나 받아

 

[전화벨 울리는 소리]

 

[한숨 쉰다]

 

아니

 

송그림

 

요즘 너 왜 그래?

 

아오이젠 또 입술이 문제네

 

...

 

너 요즘 너무 막 나간다?

 

[전화벨 울리는 소리]

 

...

 

왜 자꾸 전화해?

 

너 또 내가 뽀뽀한 거 물어보려 그러지?

 

알겠다고요내가 지수호 씨한테 뽀뽀하긴 했는데

 

뭐 어쩌라고?

 

어쩌라는 게 아니라

 

잘 자라고

 

...

 

 

[살짝 웃는 소리]

 

[실실 웃는 소리]

 

어제 제작 발표회에서

 

지수호 씨 발언 때문에

 

저희 제작사 쪽에선 엄청난 피해를...

 

죄송하지만... - 어떤 피해를 입으셨죠?

 

오늘 데이터를 확인해본 결과

 

제작 발표회 때 지수호 씨가 한 발언으로 인해

 

드라마 실시간 조회수 및 대중들의 기대 수치가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계약서대로 진행할 겁니다

 

(남자도장은 이미 찍혔고

 

해외 올로케 스케줄은 변동 불가니까

 

저도 계약서대로 할 수 있죠

 

위약금... 물면 되죠

 

이미 지급받은 출연료 30%에 대한

 

20배도 물 수 있습니다

 

(수호근데...

 

제가 만약 여기서 ''를 해버린다면

 

지수호로 받은 투자라든지 해외 판권이라든지

 

여러 가지 재정적 압박을 느끼실 분들은

 

여기 건너편에 앉아계신 분들일 것 같은데

 

저로 투자를 받으셨다면

 

저한테 잘 맞고 몰입할 수 있는

 

그런 기획서를 가져다 주십시오

 

기획서 다시 나오면 그때 디테일한 회의를 하도록 하죠

 

드라마랑 라디오 두 개를 어떻게 같이 해?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해?

 

가능하도록 만들고 있는 중이잖아요

 

이제부터 제 스케줄은 제가 알아서 합니다

 

네가 뭘 알아서 해?

 

네가 일을 벌여서 여기까지 온 거야

 

아니

 

내가 일을 벌여서가 아니라

 

내가 아무것도 안 해서 여기까지 온 거예요

 

[긴장감 있는 음악]

 

괜찮다는 거야?

 

송그림이랑 찍힌 그 사진

 

좋아하는 사람이랑 사진찍힌 게 뭐가 어때서요?

 

대표님 걱정을 왜 저한테 떠넘기십니까?

 

[통화 연결음]

 

본부장님남주하예요

 

JH에 등 돌려서 좋은 게 뭐가 있어요?

 

(본부장예능도 드라마도

 

JH 소속 연예인 빠지면 안 돌아가는데

 

지수호 없어도 라디오 그거 크게 상관없잖아?

 

(임원그래

 

우리까지 괜히 불똥 튀기지 않게 빼

 

본부장님 그래도 그 지수호 씨 때문에

 

우리 라디오 청취율도 많이 올랐고요

 

또 분위기도... - 강 국장

 

그냥 빨리 팀을 깨는 게 제일 좋은 그림 아니야?

 

(본부장라디오 때문에 KBC가 다 망할 순 없잖아?

 

[전화 진동음]

 

왜 이렇게 전화를 많이 해끈질기네

 

새삼 저렇게 대단한 사람이었네

 

그렇지

 

에효

 

지수호 씨

 

아니제 번호는 또 어떻게 아셨을까요?

 

어젯밤 송 작가한테 우리 디제이의 근황을 들으면서

 

번호를 좀 땄죠

 

직접 물어보면 안 알려줄 것 같아서

 

용건은요?

 

죄송하다는 말을 문안 인사로 드립니다

 

죄송하다고 끝날 일은 아니죠

 

말했잖아요제가 분명히 한다고

 

(이강그랬었죠

 

제대로 된 사과를 좀 받고 싶은데

 

그럼 방송국으로 오실까요?

 

저희 집으로 오시죠

 

송그림 작가도 데리고 오시고요

 

[통화 종료음]

 

어이송그림 작가

 

우리 디제이 집에 좀 가야겠는데?

 

너희 팀

 

당장 데일리 들어갈 소스 있어?

 

김동주로 바로 데일리 가능한 거지?

 

당연하죠저희가 맨날 데일리로 했는데

 

껌이죠국장님

 

(승수진짜로 이강 팀 팽당해요?

 

[깊은 한숨]

 

근데...

 

JH에서 지수호만 뺴는 게 아니라

 

팀 자체를 다 해체시키는 거예요?

 

이강 팀은 아예 갈라지는 거예요그럼?

 

근데 너희 어째 좋아하는 것 같다?

 

난 골치 아파 죽겠는데

 

아니...

 

아휴...

 

그나저나 이강 팀이 다 어디로 간 거야

 

[라희 깔깔대고 웃는 소리]

 

'너 나한테 안 한다 그랬지?'

 

'확실히 나랑 먼저 상의한다 그랬지?'

 

'너는 너가 어디로 가는지도 몰라?'

 

라고 하셨던...

 

그 부분에 있어서 제가 사과를 좀 받고 싶은데

 

죄송합니다

 

제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우리 지수호 씨에게 실수를 했어요

 

정확하게 저를 너라고 부른 그 부분에서

 

제가 사과를 좀 받고 싶은데

 

아니너라뇨?

 

그쪽이 제 형입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도 거듭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다음으로

 

'네까짓 걸 믿고 라디오를 하는 게 아니었다'

 

'자기가 한 말 하나 제대로 지키지도 못하는 새끼'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넌 연기만 써준 대로 하는 게 아니라'

 

'인생도 써준 대로 사는구나라고도 했죠

 

제 인생을 그렇게 잘 아십니까?

 

잘 알지도 못하고 맘대로 지껄여대서

 

(이강이렇게 사과를 드리러 오지 않았습니까?

 

저도 거듭 죄송하단 말씀 드리려고

 

피디님작가님

 

제 입으로 제가 이런 말하긴 좀 그렇지만

 

저 지수호입니다

 

지수호 씨가 지수호 씨라는 거는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죠

 

제가 라디오 들어간다고 했을 때

 

얼마나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내려놨는지 잘 아시죠

 

그래서 얻은 것도 경험한 것도 많다는 것 또한

 

저희가 잘 알고 있습니다

 

[해맑은 웃음]

 

지수호의 분신이죠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하는

 

어쩌면 작가님보다 더 가까운...

 

그럼 집 구경 좀 시켜주시죠?

 

그럴까요얼마든지 오픈돼있습니다

 

그리고 지수호 씨 방도 좀 구경하고

 

미쳤습니까?

 

(이강저기미칠 일입니까?

 

(제이슨오늘 좀 안 좋아요 건드리지 마건드리지 마

 

- (이강잘 먹겠습니다 - (제이슨

 

(제이슨아니작가님 왜 안 드세요드세요

 

 

다들 들어오십시오 웰컴 투 마이 하우스

 

 

뭐야?

 

[쾅 문 닫히는 소리]

 

너 뭐야너 왜 내 전화 안 받아?

 

내가 네 얼굴 한번 보려고 저 망나니까지 집에 들여야겠냐?

 

내 얼굴 보려고 부른 거예요?

 

네가 자꾸 내 전화 안 받으니까

 

이러다 나중에는 우리 집 들어와서 살겠다고 하겠네?

 

못할 것 같냐?

 

밖에 사람들 오해할 텐데 빨리 나가 봐요

 

그것보다

 

왜 자꾸 내 전화 안 받는지에 대해서 대답을 좀 해주셔야 될 것 같은데

 

못 받을 수도 있고 받을 수도 있고 그런 거지

 

왜 이렇게 전화에 집착을 해?

 

전화에 집착하는 거 아니고 너한테 집착하는 거야

 

내 전화 안 받으면

 

오늘 같은 상황 계속 만들어야 되는 거 알지?

 

그러니까 전화 좀 받아 제발...

 

근데

 

부스에 한 번 모셔준다더니 뭐기별이 없습니다?

 

 

요새 사정이 여의치가 않아가지고요

 

하지만 조만간 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샬라

 

인샬라

 

근데... 저 진짜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지수호를 왜 디제이로 캐스팅하신 거예요?

 

그럼 저도 진짜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2006년에 지수호 씨한테 어떤 사건이 있었습니까?

 

[의미심장한 음악]

 

(훈정이야...

 

이게 그냥 지수호 안티팬들 장난인 줄 알았는데

 

이날 진짜 뭐가 있었네

 

이것도 며칠 전 오긴 했는데

 

(이강저희 부스에 별 황당한 엽서들이 계속해서 오고 있어서 말이죠

 

[의미심장한 음악]

 

아니이걸 다 간직하고 있어요?

 

톱스타가 뭐 이런 걸 간직해?

 

신기한 사람이야진짜

 

(태리지수호 나와!

 

[심각한 음악]

 

(태리어떻게 이래?

 

드라마 안 한다며 죽어도 안 한다며!

 

내가 네 옆에서 주목받는 게 그렇게도 싫어?

 

그거 하나면 된다는데 왜 그렇게 안 해줘?

 

왜 집에까지 와서 이래?

 

문은 누가 열어줬어?

 

송그림이 이제 집까지 드나드네?

 

너 진짜 라디오 작가 때문에 미친 거야?

 

진태리 씨

 

너 그만 가라

 

어차피 내가 너한테 해줄 수 있는 말은...

 

송그림

 

너 때문에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줄 알아?

 

(태리알량한 라디오 한다고 지수호가 미쳐서

 

지금 나랑 드라마를 안 하겠대 - 아니 '알량한 라디오'?

 

저기요 - 아니왜 송그림한테 그래?

 

나랑 얘기해

 

송그림가자 우린 빠져주자

 

진태리 씨

 

지금 제가 그런 말을 들을 이유가 없...

 

[단호하게나오라고!

 

별 쓸데없는 일에 엮이지 말고

 

[문 여닫는 소리]

 

[어이없다는 듯이

 

저건 또 뭔 드라마니?

 

[문 여닫는 소리]

 

피디님은 왜 화가 나신 건데요?

 

어디 가서 욕먹고 다니지 마라

 

[전화벨 울리는 소리]

 

국장님 - 어디냐?

 

지금 방송국 들어가고 있습니다

 

너희 내일 방송은? - 열심히 준비하고 있음

 

아니그럴 거 없어

 

너희 팀지수호랑 같이 당분간 해체다

 

?

 

[잔잔하고 슬픈 음악]

 

그만 좀 하라고

 

(태리뭘 그만해시작도 안 했는데

 

너희 모자 진짜 웃긴다

 

뭐 하나 제대로 시작도 안 했는데 자꾸 그만두래

 

뭘 그만둬?

 

나 네 옆에서 여주인공 꼭 할 거야

 

어떻게든 어떤 방법을 써서든

 

왜 꼭 내 옆이여야 되는데?

 

지수호니까

 

송그림보다는 진태리가 너한테 더 맞지 않을까?

 

(이강갑자기 이렇게 나가라는 게 말이 돼요?

 

국장님 청취율 좋아하시니까 청취율로 말하면

 

저희 프로 동시간대 1위 놓친 적 없고요

 

제 식대로 말하면

 

매순간 라디오 같이 놓치지 않고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럼 뭐가 문제인지 정확히 말씀해주셔야...

 

지수호

 

지수호가 문제야

 

(국장위에서 내려온 엄명이라 나도 어쩔 수가 없다

 

JH 대표가 지수호 빼는 조건으로

 

KBC랑 딜을...

 

[한숨 쉰다]

 

[차 문 닫히는 소리]

 

[차 문 닫히는 소리]

 

뭐야?

 

저도 갈 거예요

 

지금 JH 대표 만나러 가는 거잖아요

 

제가 대표님이랑 직접 계약했고

 

저도 이 프로그램 작가니까

 

만날 자격 되죠? - 안전벨트 매

 

JH에서는 매년 환우들을 위한

 

기부 행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데요

 

올해 행사도 많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주하

 

저희 JH는 언제나

 

''보다 '우리'를 생각하는 기업으로

 

(주하)주위를 돌아보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정말로 아름다운 기업 정신이네요

 

[전화 신호 가는 소리]

 

왜 자꾸 전화 안 받는 거야 진짜...

 

(안내음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

 

진태리 집에 데려다줬고

 

(김 실장쟤 당분간 계속 저럴 거 같은데

 

너 어떡할래? - 어쩔 수 없잖아

 

근데 형은 진태리 저렇게 둬도 괜찮겠어?

 

[혀 차는 소리]

 

모르겠다나도

 

나 이제 본격적으로 라디오에 전념할 거야

 

그래서 이번 드라마 스케줄 협상 중요해

 

도와줄 수 있지?

 

우선 내일 당장 드라마 제작사 미팅부터 잡을게

 

미팅용 대본 필요하면 기획팀 세팅할까?

 

그래서 네 계획은 뭔데?

 

너 드라마 할 거야?

 

라디오도 드라마도

 

해보려고내 식대로

 

10분 밖에 시간을 못 내드리는데

 

1분 안에 끝날 수 있는 얘기입니다

 

정확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되시는 분이라면

 

대표님 입장에서 지수호 씨를 라디오에서 빼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돈이 안 돼요

 

(주하) 1분 안에 답이 됐을까요?

 

지수호를 뺴는 조건으로 방송국에 딜을 하실 정도로

 

(이강사업적 가치가 크다면

 

저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제로겠네요

 

알겠습니다

 

정확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되는 분을 만나 다행이네요

 

근데요

 

혹시라도 지수호 씨가 JH를 떠나서

 

저희와 함께 계속 라디오를 한다고 하면

 

그땐 어떻게든 우리 디제이를 지킬 생각입니다

 

그게 가능하시다면 얼마든지요

 

피디님

 

잠시만요

 

대표님

 

난 송그림 작가랑 더 나눌 이야기가 없는데

 

지수호 씨가 대표님한테는

 

꼭 필요한 스타고

 

사업 대상이겠지만

 

우리 라디오 청취자들에겐 소중한 디제이고

 

친구고 가족이에요

 

(그림저희 라디오 팀한테도

 

지수호 씨는 정말 소중한 존재고요

 

돈 버는 존재가 아니라

 

(그림그냥...

 

소중한 존재

 

그걸 꼭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김동주좋지

 

제대로 된 아나운서랑 하면 우리 프로그램 고품격 되고

 

이번에는 제대로 좀 해라

 

확실하게 잘 좀 잡자

 

근데 이강 팀이 갑자기 이렇게 쑥 빠지는 것도

 

뭔가 뒤가 좀 구린데

 

뭔가 존심도 좀 상하는 것 같고

 

'지수호의 라디오 로맨스우리가 흡수하는 게

 

부담도 좀 되고

 

 

넌 시작도 하기 전에 쫄고 싶냐?

 

짜증

 

이씨...

 

진짜 우리 찢어져요?

 

시작한 지 딱 한 달 됐는데

 

아직 결정된 거 없어기다려

 

죄송하게 됐네요

 

그쪽이 만들어놓은 시간대

 

우리가 가져가게 돼서

 

미안하다송그림

 

어떻게 된 메인인데

 

JH 등에 업고 승승장구 해보세요

 

근데 그렇게 맨날 디제이 바꾸고

 

여기저기 철새처럼 입맛 따라 방송하면

 

뭔 힘이 있겠습니까?

 

 

넌 이 와중에도 건방을 떠냐?

 

자기 팀 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한 주제에

 

(승수어떤 식으로든 네가 모은 팀 하나 못 지키고 해체시키는 주제에

 

뭔 말이 그렇게 많아?

 

내가 뭔 말이 많았냐?

 

네가 말이 많지

 

(라희말을 많이 해?

 

[속삭이듯이진짜...

 

[한숨 쉰다]

 

[종종 달려가는 발소리]

 

디제이 불러

 

[탁 술잔 내려놓는 소리]

 

아유괜찮아요괜찮아

 

개편 때마다 프로그램 해체되는 거

 

한두 번인가그렇죠피디님?

 

그리고 우리 완전 해체 아니고

 

당분간이라니까 좀 기다리면...

 

그게 무슨 말인지 정확한 설명이 필요할 거 같은데

 

그게...

 

저희 프로그램에 지금 사정이 좀 생겨서

 

제가 잘못해서요

 

우리 프로가 징계를 좀 먹게 됐어요

 

(수호아니뭘 잘못했는데요어떤 징계를 받게 됐고?

 

지금까지 이것저것 사건사고 많았잖아요우리

 

(이강그래가지고

 

방통위에 걸려서 그렇게 됐네요

 

미안해요지수호 씨

 

(이강 헛웃음)

 

오늘 하루종일 사과할 일만 생기네

 

아니그럼

 

우리 내일부터 방송 안 합니까?

 

[살짝 웃는 소리]

 

[힘찬 목소리로그래도 우리 심기일전해서

 

기획 회의도 하고 ''하고 방송 만들어서

 

하고 나면...

 

아니뭔 일 있습니까?

 

우리 팀 무슨 일 생겼냐고요?

 

그렇죠, '우리 팀' [목 가다듬으며]

 

우리 팀에 뭔 일 좀 있으면 어때요 그렇죠?

 

(이강한잔합시다

 

(그림맞아요

 

그래도 우리 기운 내자고요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니까

 

(이강그렇지

 

[술잔 탁 부딪히며

 

[술병 탁 세게 내려놓는다]

 

[술 취한 목소리로뜨긴 뭐가 뜨냐!

 

내가...

 

메인 된 지 딱 한 달 됐는데

 

내가...

 

딱 한 달 만에 잘리냐

 

내가 이 방송국 앞에서 먹는 ...

 

눈물의 술잔을 끊을 줄 알았는데

 

못 끊네못 끊어

 

아유귀엽다아주 그냥

 

(이강송그림너 정신 안 차려?

 

[작은 소리로!

 

너나 차려정신

 

아휴...

 

그만 가자데려다줄게 그만 좀 마시고

 

너나 가제발

 

[실실 웃는 소리]

 

너라 그랬냐?

 

 

(이강여기 있어여기 있어

 

(김 실장태리야

 

진태리

 

(김 실장어우좀 일어나자

 

[비틀거리는 발소리]

 

너 그러지 좀 마

 

[어이없다는 듯이얼씨구

 

내가 너 막내로 있는 동안

 

(그림라디오를 아는 게 없으니까

 

무조건 '했어

 

사실

 

네가 한 말이 틀린 말도 없어서

 

'할 수밖에 없었거든

 

그래서요? - 그래서...

 

시키는 대로 다 하고

 

구박당하고

 

그래도...

 

원고를 배울 수 있어서

 

엄청 행복했어

 

할 말 다 했으면 이제 가자

 

수호야

 

?

 

너도 좀 그러지 좀 마

 

[익살스러운 효과음]

 

...

 

내가 그... 너 섭외하러 다닌다고

 

간이고 쓸개고 다 버리고 쫓아다녀서

 

내가 지금 간이고 쓸개고가 없어

 

그래서 스트레스를 처리를 못해

 

차가워이씨

 

아이고

 

아휴잘한다

 

 - (이강먹어라이것 좀

 

그래도 지수호 너 덕분에

 

메인이란 것도 달아보고

 

내 원고로 방송도 해보고

 

그래서 좋았어

 

(그림좋았다고

 

고마워요 [머리 쿵 박으면서]

 

[머리 쿵 박는 소리와 쨍 병 부딪히는 소리]

 

아주 그냥 말이 터졌네터졌어

 

아주 그냥 그런 말발로 글을 좀 써봐라

 

아유귀여운 놈

 

'귀여운 놈?'

 

귀엽잖아요

 

(이강그리고 오늘은 우리 송그림 앞에서 까불지 말자고요

 

아휴

 

얘가 라디오에서 나오니까 포지션이 열라 세졌네

 

나요

 

쟤 다시 내 작가로 만들어야겠습니다

 

(이강나한테 개기는 걸 더이상 못 보겠네

 

그리고 이놈이 더 귀여워지면은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서

 

[코웃음 친다]

 

저기요피디님

 

그리고 지수호 씨

 

지수호 씨도 내가 내 디제이로 다시 데리고 올 겁니다

 

(이강에효

 

만지지 말라 그랬지

 

내가 좋아서 하는데 네가 뭔 참견이야?

 

네가 좋아서 하는 일에 내 기분이 더럽단 말이다?

 

이게이씨...

 

- [협박하듯이? - [똑같이?

 

- [협박하듯이? - [똑같이?

 

나와 - 나가

 

송그림이랑 내가 더 친하거든

 

뭐 그쪽이 더 친하신 걸 나보고 어쩌라고

 

누가 뭐래요?

 

네가 라디오 때문에 송그림 가졌다고 생각하지?

 

웃기지 마

 

송그림이 라디오 좋아하게 된 건

 

12년 전에 나랑 같이 맨날

 

병원에서 라디오 들어서 그래 - 

 

그런 송그림이 자라서 나랑 라디오를 같이 만들고 있어

 

같이 만드는 건 나야

 

왜 그걸 나한테 말해?

 

나한테 말하지 말고 송그림한테도 말하지 마

 

 

(약사어서 오세요

 

술 깨는 약이랑요 숙취 해소제랑

 

비타민 같은 거간에 좋은 거 다 주세요

 

알겠습니다

 

[긴 한숨...

 

[통화 연결음]

 

[전화 신호 가는 소리]

 

[전화 진동음]

 

(수호에이 씨...

 

[크게 숨 몰아쉰다]

 

[탁 차 문 닫는 소리]

 

뭐야?

 

[경쾌하고 리듬감 있는 음악]

 

내가 술에 취해가지고 내가 내 차를 운전할 수가 없네

 

좀 같이 좀 타고 갑시다

 

여기여기여기

 

- (수호으차 - 어우어우

 

아니술 취했다고 하지 않았나?

 

아까 차에서 잘 자던데

 

잘 잤더니 이렇게 잘 깼습니다 덕분에

 

근데 어머니는요?

 

당분간 이모 댁에 가 계신다고 하던데요양차

 

그만 가보시죠

 

라디오 잘리셔서 이것저것 알아보실 것도 많은 것 같은데

 

지수호 씨나 가세요 공사가 다망한 톱스타이신데

 

저 오늘 여기서 자고 갈 거라서요

 

?

 

운전을 열심히 했더니 피곤해서

 

운전을 할 기운이 없네요

 

그러니까 내려가서 주무세요

 

에이

 

여기 말도 안 되는 남자가 떡하니 계시는데 그럴 수야 없죠

 

어머니가 부탁한 것도 있고

 

부탁이라니?

 

어머니가 딸을 부탁한다고 하시던데

 

지수호 씨

 

어머니랑은 많이 친합니까?

 

그런 얘기를 그쪽이랑 왜 합니까?

 

그러게근데 하고 싶어요

 

지수호 씨는 내 디제이니까

 

당분간 라디오 잘려서 방송 못 한다면서요

 

제가 내일도 드라마 팀이랑 스케줄 협상하기로 했는데

 

드라마 들어가기 전에 라디오는 할 수 있는 겁니까?

 

그럴 수 있도록 피디가 최선을 다해볼 겁니다

 

그래야

 

송그림도 안 울 거 아니야

 

라디오밖에 모르는 앤데

 

[잔잔하고 밝은 음악]

 

[파 송송 써는 소리]

 

아니두 분이 왜 여기서 같이 잔 거고

 

왜 같이 식사를 하고 있어요?

 

네 어머니 반찬 그리워서 그런 거지

 

그리고 거... 혼자 먹으면 쓸쓸하잖아

 

[얕은 한숨]

 

[전화벨 울리는 소리]

 

[보슬보슬 비 오는 소리]

 

그래서오늘 뭐 할 건데?

 

...

 

당분간 백수 돼서 할 게 얼마나 많은데요

 

서점도 가고 만화책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그럼 나 스케줄 끝나면

 

오늘 계속 스케줄 있다면서요

 

하루종일 미팅에 미팅에 미팅이라고 하지 않았나?

 

가기 싫다진짜

 

계속 전화할 테니까

 

어디 갑니까? - 데이트

 

누구랑? - 얘랑

 

송그림이랑? - 나랑?

 

 - 아니비가 이렇게 오는데?

 

좀 이따 그친다던데

 

모처럼 백수 됐으니까 하루종일 쉬어볼까우리 작가랑?

 

[발랄한 음악]

 

(수호안 가면 안 돼?

 

비 오는데 이강이랑 뭐 하려고?

 

너무 많이 변하지 마라 적응 안 된다

 

좋아하는 여자 집에서 외박도 하고?

 

싸움박질도 하고

 

 

수호야근데 그 라디오...

 

수호가 라디오에서 빠지게 된 게

 

JH 대표 때문이라고 들었는데

 

아직 지수호 씨는 몰랐으면 합니다

 

왜죠? - 제가 따로 계획이 있어서요

 

지수호 씨를 위한

 

라디오 뭐?

 

아니다가자

 

(김 실장) [숨 내쉬는 소리]

 

기운 없는 거 이해하는데

 

라디오 하는 것만 또 우리의 기운이 되는 건 아니잖냐

 

준비하는 것도 기다리는 것도 다 중요한 거야

 

그렇지인정?

 

인정

 

피디님도 보면 은근 똑똑해

 

?

 

(이강한번 입어 봐

 

아뇨저 필요 없는데

 

누가 사준대?

 

가만 보면 자기가 대따 인기 많은 줄 알아

 

[어이없다는 듯이

 

한번 입어보세요

 

[주저하면서...

 

[덜컹 문 닫는 소리]

 

저 친구가 입은 거 다 계산해주세요

 

아뇨아뇨제가 살게요 - 아니그냥 그걸로 해주세요

 

(이강

 

너 지금 나 잘렸다고 무시하는 거야아니면

 

이제 담당 피디 아니라고 개기는 거야?

 

?

 

내가 작년재작년 인도에 가 있느라고

 

네 생일선물 하나 못 사줘가지고 하나 사주겠다는데?

 

너 메인 되고 축하도 제대로 못 해줬는데

 

그 와중에 또 잘렸어

 

그래가지고 하나 사주겠다는데

 

너 그게 그렇게 기분 나쁘냐?

 

아이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면 '고맙습니다'하고 받으면 되지

 

뭘 그렇게 말이 많아?

 

영수증 버려주세요

 

아니...

 

지수호 씨는 어떻게 보셨어요?

 

... 작가님

 

이 기획서를 보니 김미라 작가님의

 

'원스 어게인'이라는 작품과 거의 흡사한 것 같아요

 

(수호제가 그 작품을 꽤 여러 번 봐서 대사까지 다 알고 있는데

 

해외 올로케라는 특성만 빼면

 

서사부터 캐릭터구조까지

 

(수호전부 비슷한 것 같습니다

 

꼭 해외 올로케여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영상적인 것만을 생각한다면

 

더 좋은 기획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말씀들 좀 나누시고

 

더 좋은 방안의 기획서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잠시 실례 좀 하겠습니다

 

[전화 신호 가는 소리]

 

아이

 

아니이강이랑 도대체 뭘 하길래 전화를 안 받냐?

 

[전화 신호 가는 소리]

 

[잔잔하고 밝은 음악]

 

너 막내 시절에 우리 같이 맨날 얘기했던 거 기억나냐?

 

네가 그랬잖아

 

청취자가 주인공 되는 방송 만들고 싶다고

 

기억나요

 

입 아플 정도로 얘기했었는데

 

내 나름대로 네가 잘 뛰어놀 수 있는 판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미안하다그렇게 잘 안 돼서

 

근데

 

긴장 풀지 마

 

바로 프로 들어갈 거니까

 

다음에도 내 작가는 너야

 

그러니까 쉬지 말고 글 써

 

'쉬지 말고'가 중요한 거야?

 

근데 피디님

 

근데 피디님은 어쩜 그래요?

 

오늘도 나 기분 풀어준다고

 

이렇게 시간도 내주시고

 

그걸 네가 알아? - 알죠그럼

 

막 츤데레 컨셉 잡아가지고

 

이렇게 옷도 사주고 주절주절 얘기도 해주고

 

그리고 나 작가로 발견해주고 믿어주고

 

고마워요

 

 

죄송합니다 [웃으면서]

 

막 이렇게 오바가 시도때도 없이 막 나오네요

 

 

... 지수호 씨는 언제쯤...

 

너 지금 어디야왜 이렇게 전화가 안 되는 건데

 

이강 피디님이랑...

 

이강이랑 어디서 뭐 하는 건데?

 

진짜...

 

너 어디야?

 

여기 공원인데요?

 

아니공원에서 뭘 하는 건데?

 

진짜 왜 그래요그냥 얘기하고 있다고요

 

그럼 그만 끊을... - (수호끊지 마

 

미팅 시간 됐다

 

이따가 다시 전화할게 먼저 집에 가 있어

 

[심드렁하게남이사

 

[통화 종료음]

 

진짜...

 

(김 실장가자

 

그림 볼 줄 알아?

 

이 작품의 주요 테마는 선이에요

 

작가 중심의 생각하는 선이 아니라

 

보는 우리가 생각하게 하는 선요

 

잘 외웠네

 

그럼요

 

제가 하루만 주면

 

한 회 대본도 다 외워요

 

근데 왜 자꾸 찾아와?

 

내가 비빌 구석이

 

대표님밖에 없잖아요?

 

모처럼 재밌는 것도 찾았고

 

[의미심장한 음악]

 

(수호

 

내가 9살 생일 때 들었던 말이 뭔 줄 알아?

 

'넌 내 아들이 아니야'

 

그리고 그다음 말이 뭐였는 줄 알아?

 

(김 실장아니

 

뭐였는데?

 

(수호) '그러니까 나한테 피해 주지 말고 잘해'

 

였는데...

 

어떻게 하면...

 

피해 주지 않고 잘할 수 있는 거야?

 

재밌다그렇죠?

 

(태리이거 우선 대표님 들려드리고

 

수호 들려주러 갈 건데

 

수호는 어디 있어요?

 

(감독지수호 씨

 

잘 부탁합니다

 

저도 어떻게든 우리 드라마 잘 만들어 보고 싶은 맘이 있습니다

 

라디오 할 스케줄만 조율되면

 

바로 다음 협의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라희지수호네

 

(승후그러네?

 

지수호 맞네

 

방송을 떠나 보니까

 

지수호는 지수호네

 

라디오국을 떠나 봐도

 

이승수는 이승수고

 

우리 오늘만큼은 서로 시비 걸지 말자?

 

너 때문에 이러고 있는 것도 내가 지금...

 

토 나오거든지금

 

 

연애 시대 따라한다고?

 

이혼 기념일마다 여기서 스테이크를 먹자고?

 

어우나 기가 차서 진짜...

 

그래서 내가 사잖아

 

네가 가난한 월급쟁이라서 지금 내가 사잖아

 

또 그런다 체하겠네진짜

 

그놈의 '내가 사잖아어우

 

(라희그래도 지수호는 디제이로는 참 신선했는데

 

아깝다

 

아니그렇게 프로그램 폐지시키려고

 

용쓸 때는 언제고진짜

 

가증스럽다?

 

진짜 야한판 붙을래?

 

아니뭐 태워주신다고 해도 무조건 버스 타고 갈 거니까

 

누가 태워준대?

 

얘 진짜 심각하네

 

내가 너 버스 올 때까지 기다려줄 것 같지?

 

(이강나도 시간이 금인 사람이야

 

각자 갈 길 가자간다

 

 

진짜 이상한 사람이야

 

[잔잔한 노래]

 

(수호우리가 한숨을 한 번 내쉴 때마다

 

행복이 하나씩 달아나고 있다

 

작가님

 

(막내 작가작가님 원고랑 달라요

 

(수호) '울지 않는다고'

 

'슬프지 않은 건 아니야'

 

'웃는다고'

 

'기쁜 것만은 아니듯 말이지'

 

라고 어떤 친구가...

 

(수호제게 말해주더군요

 

[타닥 키보드 치는 소리]

 

(수호) '여기서'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알려줄래?'

 

다 외웠어요

 

송그림 작가님이 직접 손으로 쓴 원고

 

[얕게 숨 내뱉는 소리]

 

[통화 연결음]

 

[전화 신호 가는 소리]

 

엄마

 

이모 집 가서 잘 쉬고 있어?

 

딸 안 보고 싶어?

 

보고 싶지

 

(그림아니

 

창밖으로 노을이 따라오는데

 

엄마 생각나서 말이야

 

[잔잔한 음악]

 

내가 처음으로 메인 작가 되면

 

(그림파란 하늘이 빨간 하늘이 될 시간이라고

 

꼭 쓸 거라고 그랬잖아

 

[웃으면서그랬지딸이

 

(그림근데 당분간 또 못 쓰게 생겼다

 

하아이럴 줄 알았으면 첫 방송 때 꼭 써올걸

 

아끼고 아끼다 꼭 놓쳐

 

울어?

 

울긴 왜 울어요?

 

씩씩하게 잘 버티고 있는 중입니다

 

싸가지 씨랑은 잘 지내고?

 

?

 

(그림 엄마예전에도 그러더니

 

이번에도 병원에서

 

싸가지 씨랑 몰래 데이트했잖아

 

어떻게 됐는데?

 

[얕은 한숨]

 

엄마사실은...

 

나 잘 모르겠어

 

싸가지 씨가 나 좋다고는 하는데

 

근데 그림이는?

 

나도 좋은데

 

무섭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그래

 

엄마도 알다시피

 

싸가지 씨가 그냥 톱스타가 아니잖아

 

그렇지고민되지

 

근데 딸...

 

엄마가

 

아빠 졸졸 따라다녔단 얘기 해준 적 있지?

 

 

(그림 엄마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맘 가는 대로 해?

 

(그림 엄마알았지?

 

[달칵 문 닫는 소리]

 

[종이 부스럭 챙기는 소리]

 

[잔잔한 음악]

 

(수호앞으로의 시간 나한테 많이 써줘

 

나 만날 때 하고 와

 

내가 발 걸어서 미안해

 

촬영장에서...

 

나 때문에 물에 빠지느라 감기 걸렸었지

 

미안해

 

내가 기사만 시켜서 미안해 근데...

 

앞으로도 나 태우러 와줘

 

그때마다 네 얼굴 한 번 더 보게

 

지 스타

 

근데 너 왜 이렇게 사랑스럽냐?

 

[전화벨 울리는 소리]

 

아유

 

휴대폰도 왜 없어야 되는지 알겠다

 

여보세요?

 

여기 좀 왔으면 좋겠는데

 

거기가 어딘데?

 

호텔

 

미쳤나 봐

 

(그림거길 내가 어떻게 가요?

 

송그림 계약서 4조항

 

'송그림은 지수호가 하는 말을 거절할 수 없다'

 

아니면 뭐두 번째 소원을 써도 되고

 

[익살스러운 효과음]

 

이게 그 형광등 깜빡깜빡거린다는

 

그 방 키야이게?

 

그럼 진짜 딱 얼굴만 보여주고 가는 겁니다

 

가자내가 싹 다 갈아줄게?

 

(라흐ㅟ?

 

?

 

소원은 내가 쓰는 거지네가 정하고 말고 그런 게 아니야

 

그럼 안 가요

 

이상하잖아왜 호텔로 불러?

 

아니그럼 어디로 갈까집으로 갈까?

 

집에 기자들 엄청 와있다니까

 

(수호아니면 너희 집으로 가?

 

그 망나니 계속 들락날락거리는데?

 

아니그건 아니고

 

(승수?

 

 

송그림 아니었었어?

 

송그림이 왜?

 

근데 여기 오니까 그날 생각나네요

 

그러게

 

나도 네가 그날 개미누랑 아주 철석같이 붙어 있던 거

 

똑똑히 기억나네

 

서로 궁금한 게 많은 것 같은데 하나씩 물어볼까요?

 

[부스럭거리며 종이 꺼내는 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이거 익숙하죠?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요

 

왜 이런 엽서를 계속 보내시는 겁니까?

 

보내다뇨?

 

저도 이거 엄청 받았습니다

 

(제이슨아니사생팬인지 안티팬인지 참

 

요샌 뭐 새로운 정보가 추가돼서 오기도 하던데

 

'지수호가 죽인 사람의 이름은 우지우다'라고

 

그럼 제 차례죠

 

피디님한테 지수호는 어떤 사람입니까?

 

그거 복잡하네요

 

질문은 심플한데

 

내 마음속의 대답이 복잡해서입니다

 

휴대폰 좀 없애면 안 돼요?

 

아이사라며?

 

다시 부탁할게요 없애요그냥

 

하도 전화를 하셔서 배터리가 남아나질 않고요

 

그 톡 소리 노이로제 걸리고요

 

너 이강이랑 뭐 했냐?

 

그냥 공원에서...

 

?

 

혹시 질투해요?

 

아니... 질투를 왜 해내가?

 

아니그래서 그 뒤에는 뭐 했는데?

 

그냥 공원에서 얘기했어요

 

그리고 뭐그냥 버스 타고

 

엄마랑 지수호 씨 얘기도 하고

 

잠깐만

 

어머니랑 지수호 씨 무슨 얘기 했는데?

 

...

 

'엄마지수호 씨가 너무 톱스타라'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그리고 뭐방송국 가서 내 짐도 좀 챙겨 오고

 

(그림그리고...

 

지수호 씨가 차 안에 마련한

 

선물들도 좀 보고

 

(그림아니고생 많이 했겠던데

 

제가 그때는 막 건방 떨면서 부담스럽다고 했는데

 

부담 그런 거 아니고

 

감동 같은 거... 좀 받았어요

 

[그림 목 가다듬는 소리]

 

송그림이 여기 왜 와?

 

남자친구랑 왔나 보다

 

진짜난 남편 있었어도 이런 데 못 와봤는데

 

잠깐

 

이 피디의 촉으로 봤을 때

 

이건 뭔가가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

 

그렇지?

 

근데 지수호 씨는 여기 언제까지 있어야 돼요?

 

(그림집엔 언제 가고?

 

같이 있어주게?

 

...

 

그럼 우리 고스톱이라도 칠까요?

 

아니

 

그럼 뭐, TV라도 볼까? - 아니싫어

 

[리모컨 탁 내던지는 소리]

 

그럼 뭐 하죠?

 

저 집에 갈까요?

 

저 진짜 가요

 

잠깐잠깐만

 

가지 마

 

...

 

'송그림은 지수호가 하는 말을 절대 거절할 수 없다'

 

잊었냐?

 

진짜 어이없네

 

아니지금 상황 파악이 안 돼요?

 

지금 라디오도 잘린 마당에

 

지금 라디오 계약서를 저한테 들이미는 거예요?

 

그리고 말이 나와서 말인데

 

'송그림 계약서'가 말이 됩니까?

 

어디 있어요그거?

 

? - 어디 있냐고요?

 

이걸 또 이렇게 가지고 다녔어요?

 

[부스럭거리며 종이 펴는 소리]

 

(그림아니...

 

'지수호가 하는 말을 송그림은 거절할 수 없다'

 

이게 뭡니까? - 그냥 그랬으면 했어

 

그렇게라도 너랑 같이 있고 싶어서 그랬다고

 

... 이것 때문에 힘들었어?

 

아니...

 

그래도 난 이것 때문에

 

너랑 연결돼있다고 생각해서

 

좋긴 했어

 

[잔잔하고 감동적인 음악]

 

(수호근데...

 

[팍 종이 낚아채는 소리]

 

지금은 이거 없어도 돼

 

[쫙쫙 종이 찢는 소리]

 

됐지?

 

오늘...

 

나랑 같이 있어 줄래?

 

[드라마 주제곡]

 

(수호좋아하는 걸 지키는 방법을 잘 모르겠어

 

(이강작가가 글을 써야지 디제이를 졸졸 따라다니냐?

 

(그림제가 지수호 씨 좋아하거든요

 

이강 피디가 JH에 대해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어요

 

지수호 씨 스케줄 때문에 우리 라디오 팀 해체시켜 달라고

 

나 때문에 네가 그렇게 좋아하는 라디오 그만두게 됐다고

 

지금 내 기분 어떤 줄 알아? - 일단 얘기 좀 해요

 

(그림그렇게 가버리면

 

너희끼리 뭘 할 수 있는데?

 

(이강우린 너 없어도 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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