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12
[마우스 조작음]
[흥미로운 음악]
(사자) 안녕하십니까 신입 차사 권상수입니다!
[한숨]
대충 해요 군대도 아니고 무슨 경례를
아
그, 제가 군대가 마지막 생이라
(륭구) 아
(사자) 그, 이번에 영업할 망자 팽만년 씨 정보입니다
(륭구) 허, '팽만년'
꿈에 들어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겠네요?
네, 그렇습니다
방법은 숙지했습니까?
(사자) 네, 그렇습니다
'영업 팀은 2인 1조로 움직인다'
'한 사자는 수명이 다해 가는 예정자의 꿈속에 들어가'
'사망 날짜 및 환생하기 전까지'
'주마등에 대한 삶의 계약을 체결한다'
이상입니다!
(륭구) 갑시다
[카드 인식음]
(륭구) 아
[륭구의 한숨]
(사자) 아
[입소리를 쩝 낸다]
혹시 최준웅이라고 알아요?
아, 잘 못 들었습니다
[픽 웃으며] 아니에요
(륭구) 둘이 반반 섞였으면 좋겠어서
(사자) 다녀오십시오
[다가오는 발걸음]
[차분한 음악]
[한숨]
[키보드 조작음]
"주마등"
팽만년 님, 곧 뵈러 갑니다
[심호흡]
[꿈속 접속음]
(만년 딸) 우리 엄마 참 별났는데 [심전도계 작동음]
자식이 밥은 굶든 말든
옷을 사고 차를 사고
염병
난 죽을 때까지 절대 평범하게 안 살 거라더니
[울먹이며] 귀신이고 나발이고 백 세까지 산다며
근데 이게 뭐야
평범하게, 멋없게
[꿈속 접속음]
[강조되는 효과음]
[다가오는 오토바이 엔진음]
[강렬한 음악]
[숨을 하 내뱉는다]
쉽지 않겠구먼
(만년) 어? 뭐야, 이거?
팽만년 님 맞으시죠?
잠깐 멈추시죠!
(륭구) 팽만년 님
저는 저승에서 온 사자입니다
(만년) 저승사자?
나 죽어야 해?
네
여기 계약서 잘 읽어 보시고 서명하시면
(륭구) 인도 팀 사자들이 모시러 올 겁니다
종종 꿈에서 깨어나도
이 꿈에 대해서 기억하실 수 있으니
그럴 경우를 대비해서 미리미리
집문서, 땅문서, 통장 비밀번호 등
가족이나 지인에게 가장 알려 주고 싶었던 것들을
생각해 놓으시고요
자, 그럼 서명해 주실까요?
[심전도계 작동음]
[만년의 옅은 숨소리]
엄마 [놀란 숨소리]
(만년 딸) 엄마, 정신이 든 거야?
(만년) 염병
후회 말고 너답게 살아
그게 정답잉께
엄마
[발소리가 들린다]
[준웅의 지친 탄성]
(준웅) 아휴, 빠진 자리가 티가 확 난다고
임 대리님 없는 게 힘들긴 힘드네요
[준웅이 물건을 달그락 놓는다] 잔소리 줄어서 좋다고 한 사람이 누군데?
(준웅) 시말서가 늘었잖아요 시말서가
초능력 쓰기 전엔 선 보고 후 실행, 잊었습니까?
임 대리
왜 자꾸 준웅이 몸에 들어와?
어? 나가
재미없어요
재미없다 [붓을 툭 놓는다]
아, 당 떨어졌다
너 뭐 먹을래?
오, 팀장님께서 가시게요?
저는 젤리
[흥미로운 음악] [달그락거린다]
[준웅의 생각하는 소리]
(준웅) 자, 됐다
[내비게이션 음성] 길 안내를 시작합니다 [기어 조작음]
[버튼 조작음] [차창이 쓱 내려간다]
(준웅) 네, 감사합니다
[레드라이트 알림음] [숨을 후 내뱉는다]
[휴대전화를 탁 든다]
"우울 수치"
[준웅의 놀란 숨소리]
뭐야?
[무거운 음악]
[즐겁게 대화한다]
[휴대전화를 툭 놓는다] [기어 조작음]
[키보드 조작음]
(준웅) 임유화, 나이 서른
한국백화점 6층 스포츠웨어 매장에서 일하고 있고
오전과 오후 교대로 근무하고 있어요
그 매장이랑 옆 매장에서 알바를 구하고 있길래
내일부터 일할 수 있도록 준비해 놨어요
(련) 어
알려야 되지 않을까요?
됐어
아, 그래도 어머니인데
임유화 행복하게 사는 거 보고 안심하고 갔잖아
모르는 게 나아
(련) 그리고 엄밀히 말하면
임 대리 어머니 아니야
얼굴하고 이름만 같을 뿐
다른 사람이야
[한숨]
아이 낳고 가장 행복해하실 때인데
대체 왜…
분명 행복해 보였는데
[한숨]
모르지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스위치 조작음]
- 왔어? - (해일) 응
(해일) 당신 좋아하는 곱창전골 사 왔는데
밥 아직 안 먹었지?
(유화) 미안, 배고파서 아까 먹고
방금까지 멍때리고 있었어
[살짝 웃으며] 그래?
당신 먹고 남겨 놔 새벽에 내가 먹을게
그래, 그럼
(유화) 나 먼저 쉴게, 피곤해
(해일) 벌써?
(유화) 응, 오랜만에 다시 일하니까 피곤하네
그래, 먼저 자
고마워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어두운 음악]
[유화의 웃음]
[유화 아기의 웃음]
[유화의 어르는 소리]
(유화) 아, 예쁘다, 우리 아기
(준웅) 임유화
[키보드 조작음] 30세
[레드라이트 알림음] 스포츠…
어? 어?
(준웅) 이거 에러예요?
글쎄
(준웅) 왜 수치가 내려가 있지?
일단 체크해 놔
(준웅) 네
[유화 아기가 칭얼거린다]
[놀란 숨소리]
(유화) 어? 꿀벌아
[무거운 효과음]
[허망한 숨소리]
[흐느낀다]
[휴대전화에서 소리가 흘러나온다]
[준웅이 숨을 들이켠다]
(준웅) 이번에는 그 드라마에 꽂혔어요?
(륭구) 왜 왔습니까?
무슨 사고 쳤습니까?
아이, 사고는 무슨
(준웅) 여기 피자 맛있어 가지고, 응?
드셔 보시라고 사 갖고 왔구먼
(륭구) 말 돌리는 거 보니까 사고 친 거 맞네
아, 참, 아니라니까요
(륭구) 네
그냥 잘못 인정하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비십시오
됐죠? 잘 먹을게요
[준웅의 헛기침]
(준웅) 아이, 실례하겠습니다 [준웅의 헛기침]
씁, 와, 여기 새우 뭐야
[준웅의 감탄]
[만족하는 소리]
내가 사 와서 그런지 더 맛있네 응, 더 맛있어
응, '아', '아', '아', '아'
[준웅의 만족하는 소리]
맛있네
(륭구) 맛있네
영업 팀 일은 좀 할 만해요?
(륭구) 보다시피 드라마 볼 시간도 있고
피자 먹을 시간도 있고
매우 좋습니다
아무나 막 꿈에 들어가면 어떡해요?
영업 팀 사원 번호 없으면 못 들어갑니다
그 꿈이 뭐, 악몽이면 어떡해
(륭구) 그러니까 가급적이면 들어가지 말아야죠
그 사람의 전생이나
전전 생에 대해서 알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알게 되면 어떻게 되는데요?
(륭구) 알게 되는 건 문제가 안 되는데
그거를 발설하게 되면 큰 문제가 되는데 그…
제가 왜 준웅 씨한테 시답지 않게 이런 설명을 할까요?
[륭구가 휴대전화를 탁 놓는다]
뭔데요?
무슨 사고 쳤는데요?
아, 그러니까 그게…
(륭구) '아, 그러니까 그게, 좀…'
뭐요?
아, 아니에요
재밌게 보시고 피자 맛있게 드세요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유화) 어서 오세요
[여자1이 옷걸이를 달그락거린다]
[바스락거리는 소리]
이 원단이 땀 흡수도 좋고
또 금방 말라서 진짜 괜찮아요 [여자1이 호응한다]
(여자1) 저 좀만 더 돌아보고 올게요
(유화) 네, 편히 둘러보고 오세요
- (여자1) 예 - (유화) 네
(매니저) 유화 씨
진짜 괜찮아?
힘들면 꼭 말해
오늘 매장에 손님도 없어서 일찍 퇴근해도 되니까
하나도 안 힘들어요
(유화) 아, 저 창고 가서 사이즈 빠진 것만 좀 꺼내 올게요
뭔데? 내가 할게 뭐 꺼내 오면 되는데?
아휴
[살짝 웃는다]
매니저님, 저 진짜 괜찮다니까요
(매니저) 그래, 알았어
조심해서 다녀와
네 [유화의 웃음]
왜요, 임유화 선배 몸 어디 안 좋아요?
(매니저) 아니, 그게 아니고
사실은
최근에 아이를 잃었거든
(준웅) 네?
(매니저) 어휴, 지금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일 텐데
그래서 알바생도 뽑은 거니까 일 좀 많이 도와줘요
(준웅) 아, 예, 뭐, 그럼요
(매니저) 혹시라도 말실수할까 봐 말해 준 거니까
먼저 티 내지는 말고요, 알았죠?
(준웅) 네
(준웅) 아이 잃은 지 한 달도 안 되신 거 같아요
임 대리 나간 지가 그 정도 됐으니까
그렇겠네
(준웅) 그때 거의 만삭이셨는데
출산 직전에 아이를 떠나보내신 거면…
얘기 들어 보니까
매번 점심도 안 먹고 저러고 있는 거 같아
(준웅) 아직 높아요
어제는 갑자기 왜 그런 거죠?
(련) 계속 주시해 봐
언제 내려갈지 모르니까
네
[옷걸이를 달그락거린다]
(여자2) 어머, 웬일이야
자기 벌써 나왔어?
(유화) [어색하게 웃으며] 안녕하세요
(여자2) 어머머
[놀라며] 이 배
어머, 벌써 많이 들어간 거 봐
젊다, 젊어
아기는 예뻐?
어유, 예쁘겠지, 자기 닮았으면
아유, 축하해
(준웅) 고객님 제가 응대해 드릴까요?
(여자2) 어?
이분은 처음 보는 얼굴인데?
아니야, 나 유화 씨 단골이야
유화 씨가 내 스타일 딱 알지
그래서 아기는 누가 봐 줘?
(유화) 아, 그게…
- 고객님 - (여자2) 아
(여자2) 아기는 엄마가 같이 있어 줘야 되는데
친정 엄마가 봐 주나?
아니면 남편이?
- (준웅) 저, 고객님 - (매니저) 고객님
(여자2) 왜? [매니저의 웃음]
(매니저) 고객님 잠시만요 이쪽으로
[멀어지는 발걸음] 잠시만 이쪽으로 오세요
[련이 옷걸이를 달그락거린다]
화장실 좀 다녀와요
[련의 한숨]
(여자3) 혹시
제가 남자 친구가 생일이라서 그러는데
(여자3) 혹시 추천해 주실 상품 있을까요?
(유화) 씁, 아
이거 어떠세요?
이번 신상인데 반응이 좋거든요
(매니저) 유화 씨
- (매니저) 여기 있었네? - (유화) 아
(유화) 네 [매니저의 웃음]
[매니저의 한숨]
(매니저) 이제 한 9개월쯤 됐나?
(유화) 네
배가 부르니까 몸이 예전 같지가 않네요
피로도 금방 쌓이고
(매니저) 출산 휴가는 언제 받게?
이제 좀 쉬어야 되지 않아?
막달까지는 해 보려고요
(유화) 너무 일찍 쉬면
나중에 복직할 때 아기가 너무 어릴 거 같아서요
애 키우려면 돈도 많이 들고
(매니저) 아휴, 무리하진 말고
나 먼저 간다
(유화) 네
[한숨]
[숨을 후 내뱉는다]
(여자4) 이거 환불해 줘 [무거운 음악]
[여자4의 한숨]
(유화) 아, 손님
죄송한데 착용하셨던 옷은 환불이 어렵습니다
(여자4) 허, 뭔 소리야
그거 입어 보지도 않았어
그러기엔 옷에서 향수 냄새가 나고
주머니에서는 껌 종이도…
(여자4) 허, 뭐?
그럼 지금 그렇게 향수 냄새 풀풀 나고
쓰레기까지 있었던 걸 나한테 팔았던 거네
입어 본 적도 없는데
죄송합니다, 손님
[헛웃음]
지금 임신했다고 눈치 주는 거야?
[여자4의 기가 찬 웃음]
무서워서 컴플레인도 못 걸겠네
누구는 애 안 낳아 봤나, 진짜!
[놀란다] [어두운 음악]
손님
(여자4) 너 내 앞에서 무릎 꿇을 때까지
여기서 한 발짝도 안 움직여
무릎 꿇으라고
무릎 꿇으라고, 무릎 꿇으라고! [유화의 비명]
[유화의 힘겨운 신음]
[힘겨운 신음]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유화의 숨소리가 울린다]
[문이 탁 열린다]
[의료 기기 작동음] [유화의 힘겨운 숨소리]
[심호흡한다]
[힘주는 신음]
[거친 숨을 내뱉는다]
[아기 울음]
(여자5) 아이고, 이뻐라
(남자) 우리 딸, 반가워
(여자5) 응, 그랬어?
(유화) 놔, 놔
- (해일) 괜찮아 - (유화) 내 잘못이 아니면
- (유화) 누구 잘못인데! - (해일) 그만해
(유화) 누가 잘못해서 우리 꿀벌이 데려간 건데! [해일이 유화를 달랜다]
[무거운 음악] 누가 잘못해서 우리 꿀벌이 데려간 건데!
놔!
- (해일) 그만해 - (유화) 놔!
(유화) 놔!
내 잘못이 아니면 누구 잘못인데?
[거친 숨소리]
내 잘못이 아니면 누구 잘못인데?
누가 잘못해서 우리 꿀벌이 데려간 건데?
나잖아 [한숨]
(해일) 유화야, 제발
(유화) 내가 욕심내서 일하고
배가 뭉쳐도 내버려 뒀고
내가 죽였어, 우리 꿀벌이
내가
내가
근데
내가 지금 밥이 넘어간다
살겠다고, 내가
애도 지키지 못한 내가
[울먹이며] 미안해
엄마가 잘못했어
엄마가 잘못했어
[훌쩍이며] 미안해
꿀벌아, 미안해
[휴대전화 진동음] [한숨]
[유화가 훌쩍인다]
(유화) 어, 여보
잘 도착했어?
장거리 운전 하느라 피곤했겠다
난 걱정 안 해도 돼
당신은 어때?
(해일) 힘들진 않고?
[해일의 한숨]
혼자 두고 출장 와서 걱정되네
나야 사람들 만나고 하니까 좋지
[픽 웃는다]
(해일) 휴대폰 켜 둘 테니까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
필요한 거 있어도 전화하고
(해일) 유화야, 듣고 있어?
어, 여보, 나 손님 왔다
이따 다시 전화할게
[한숨]
[훌쩍인다]
[유화의 한숨]
[다가오는 발걸음]
(여자4) 야
한 번 빠니까 작아졌잖아
이렇게 작아진 걸 누가 입어?
네 애나 갖다 입혀! [유화의 신음]
[여자4의 성난 소리]
아니,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넌 또 뭐야, 어?
(여자4) 여기 직원 교육이 왜 이따위야!
[흥미로운 음악] 손님이 왕인 거 몰라?
아, 어머!
(옥황) 왕? 왕 좋아하네
역사적으로 폭군은 반란에 개죽음을 당했어 [여자4의 신음]
너도 어디 모가지 한번 댕강 해 줄까?
- (여자4) 아이, 미쳤어? - (옥황) 응?
(매니저) 유화 씨, 괜찮아?
(여자4) 너 뭐야!
(옥황) 왕 아니고 그냥 손님
[여자4의 아파하는 신음]
저기요
나 이 매장에 있는 아동 운동화 전부 다 포장해 줘요
그리고 나 이 쓰레기 좀 치워 줘
나 시끄러워서 쇼핑을 못 하겠다
[여자4의 어이없는 숨소리] (준웅) 아, 예, 그러십니까?
쓰레기 치우겠습니다, 예
- 뭐, 뭐, 야, 야! - (준웅) 치워지세요
(준웅) 빨리 가세요, 가세요 예, 치워지세요
[한숨]
(련) 웬일이세요? 직접 나서시고
[옥황의 한숨]
그냥 감정적인 상사의 변덕이라고 생각하려무나
(옥황) 어쩌다 저런 인간들이 큰소리치는 세상이 돼서는
[혀를 쯧쯧 찬다]
[한숨]
(옥황) 이거 다 고아원으로 배송 좀 해 줄래?
익명으로
(준웅) 회사에서 이런 일도 해요?
(옥황) [웃으며] 종종 하지, 내가
근데 다들 기부 천사니 산타가 다녀갔다느니
뭐, 그러더라
하긴 저승사자하고는 매치가 좀 힘들어
[옥황의 웃음]
이승에 돌아가면 이건 꼭 기억할게요
고맙네
어, 참
(옥황) 구 팀장이랑 둘이서 일하니까 어때, 힘들지?
뭐가 힘드냐고 물어보시는 거예요?
일이요? 아니면 팀장님이요?
[웃으며] 둘 다
하, 박빙이네요
[옥황의 웃음]
(옥황) 아, 최준웅 씨 때문에 진짜 웃는다
- (준웅) 회장님 - (옥황) 응
저승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한테 너무 가혹한 거 같아요
(옥황) 그러니까 목숨을 귀히 여기도록
배송 잘 부탁해
[작은 소리로] 자, 그럼 난 여기까지
조심히 들어가세요
[한숨]
[옅은 한숨]
[힘겨운 숨소리]
[유화의 힘겨운 신음]
(준웅) 괜찮아요?
아, 준웅 씨, 아… [문이 덜컹 닫힌다]
(유화) 그냥 좀 어지러워서
괜찮아요
(련) 안 괜찮아 보이는데 집에 바래다줄게요
혼자 가기에 위험해 보여요
아, 그러지 않으셔도 되는데
(준웅) 괜찮아요, 집이 어디세요?
[난처한 숨소리]
일단 일어나시죠
(유화) 아…
- (유화) 감사합니다 - (준웅) 네
(유화) 고마워요
오늘 제가 너무 폐를 끼치네요
괜찮아요, 그러라고 온 거예요
(유화와 준웅) - 네? - 선배, 조금만 누워 계세요
저희가 죽이라도 끓여 올게요
[힘주는 신음]
아니, 저, 그냥 가셔도 돼요
(유화) 혼자 쉬면 나아져요
(련) 누워 있어요
아픈 사람을 어떻게 혼자 둬요?
정말 괜찮은데
(준웅) 저, 누워 계세요, 네
[문이 탁 열린다]
[스위치 조작음]
[한숨]
[준웅의 한숨]
[레드라이트 알림음]
팀장님
(준웅) 수치가 또 내려갔어요
[무거운 음악]
(련) 최준웅
처음에 수치가 내려갔을 때
낮이었어, 밤이었어?
밤이었어요, 확실히
아무래도 수치가 왔다 갔다 하는 걸 보니까
꿈이랑 연관이 있는 거 같아
꿈이요?
확인해 보자
아이, 뭐 어떻게요?
들어가 봐야지
꿈은 영업 팀만 들어갈 수 있는 거 아니에요?
- 됐고 - (준웅) 아이, 팀장님
이렇게 보고도 안 하고…
들어가기 직전에 전화할게
간다
(사자) 아, 깜짝이야
아이, 구, 구 팀장님이 여기 무슨 일이십니까?
(련) 임 대리는 퇴근했어?
네, 8시간 채우시고 벌써 퇴근하셨습니다
그래?
좀 빌릴게
(사자) 팀장님
[카드 인식음] [흥미진진한 음악]
[문을 똑똑 두드리며] 아, 팀장님!
아, 이러시면 안 됩니다
아, 팀장님 아, 문 좀 열어 보십시오
[휴대전화를 탁 연다]
[통화 연결음]
최준웅, 나 지금 들어간다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를 탁 접는다]
[꿈속 접속음]
[칭얼댄다] (유화) 배고프지?
금방 타 줄게
[무거운 음악]
(련) 이럴 줄 알았어
[유화 아기가 칭얼댄다] 어
(유화) 됐다
꿀벌아, 맘마 먹자 [탁 잡는 소리]
[유화의 놀란 숨소리] (련) 정신 차려, 임유화
누구세요? 이거 놓으세요!
모르겠니? 이거 꿈인 거
(유화) 왜 이러세요? 이러지 마세요
꿈이라고
언제까지 여기서 가짜 아기 끌어안고 살 건데?
(련) 이러다가 현실이랑 분간 못 하면
너 위험해져
[유화의 다급한 숨소리]
(유화) 걱정 마, 꿀벌아 엄마가 지켜 줄게
하, 이상한 사람이야
[유화의 안도하는 숨소리]
괜찮아, 꿀벌아?
(련) 임유화
[유화가 놀란다]
[겁먹은 숨소리]
이제 알겠니?
이게 다 꿈이라는 거
[긴장되는 음악]
[레드라이트 경고음]
(준웅) 어?
어? 서, 선배
서, 선배, 왜, 왜 그래요?
(유화) 가세요 우리 꿀벌이 깬단 말이에요
정신 차려 [유화의 떨리는 숨소리]
걘 꿀벌이가 아니야
하지 마세요, 제발요
아, 아니야, 아니야
언제까지 꿈으로 도망칠 건데?
(유화) 아, 아니야
[레드라이트 경고음] (준웅) 안 되겠다 일단 빨리 깨워야지
[준웅이 휴대전화를 툭 놓는다]
유화 씨 유화 씨, 잠깐 일어나 봐요
선배, 선배 빨리 일어나 봐요, 선배!
선배, 일어나요, 빨리
[약통이 달그락거린다]
뭐야, 이거?
[준웅의 다급한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준웅 씨
아, 임 대리님
퇴근 후에는 전화하는 거 아닙니다
아무래도 말씀드려야 될 거 같아 가지고요
지금 임 대리님 어머님이… [무거운 음악]
[차 문이 탁 닫힌다]
[긴박한 음악]
[사이렌이 울린다]
(사자) [문을 쿵쿵 두드리며] 아, 구 팀장님
제발 문 좀 열어 보시지 말입니다
[힘겨운 숨소리]
[키보드 조작음]
[꿈속 접속음]
(련) 너도 알잖아 이게 다 꿈일 뿐이라는 거!
(륭구) 팀장님
[련의 한숨]
[한숨 쉬며] 최준웅 이 자식
제가 할게요
제가 설득시켜서 깨우게 해 주세요
어르고 달랠 시간 없어
(련) 여기 갇히면 모두 다 죽는 거
너도 알잖아
부탁입니다
제가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한숨]
[무거운 음악] 겁먹지 마세요
(륭구) 겁먹지 마시고…
(유화) 도와주세요, 제발
저 여자가 자꾸 이상한 소리 해요 도망치면 따라오고
저 여자 좀 데려가 주세요, 네?
(련) 그래
네가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니?
우리들이 너희 집에 떡하니 이러고 있는 거
꿀벌이
왜 아직도 꿀벌이야?
이름은?
이, 이름은…
(련) 모르지? 모를 수밖에
태명 말고 이름은 지어 준 적이 없으니까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으니까 나가 주세요, 당장
제발요!
- 팀장님 - (련) 임 대리!
나라고 속이 편할 거 같니?
(련) 이러다 임유화 죽으면
꿀벌이랑도 인연의 실이 끊기는 거야
그럼 진짜로 다시는 못 본다고
그래도 제발…
그게 무슨 소리예요?
[울먹이며] 꿀벌이랑 제가 왜 다시는 못 만나요?
이거
진짜 다 꿈이에요?
[한숨]
[놀란 숨소리]
[흐느낀다] [유화 아기의 울음]
아니야
(구급대원1) 뭐가 퍼진 거야, 이거 아, 진짜
[구급대원들이 난감해한다]
(준웅) 아, 어떻게 된 거예요?
(구급대원2) 차가 퍼진 거 같아요
(구급대원1) 미쳐 버리겠네, 아
(준웅) 어, 택시, 택시 택시 있어요, 택시
- (구급대원1) 택시? - (준웅) 택시로 가요, 택시, 빨리
(구급대원1) 저 택시 환자 택시 태워요
[준웅의 다급한 숨소리] [레드라이트 경고음]
가까운 병원으로 가 주세요 빨리요
[옹알거린다]
(련) 시간이 얼마 없다
곧 나가야 돼
[한숨]
우리에게 온 순간부터
넌 행복이고 축복이었는데
(유화) 줄 수 있는 사랑 다 주고 싶었는데
꿀벌이라고 지어 주지 말걸
내가 잘못 지어 줘서
날아가 버린 거 같아요
지금 잘 보내 줘야
(륭구) 다시 올 수 있어요
저승에서 단단하게 길러져서
다시
찾아올 거예요
(유화) 배 속에만 있다 떠나서
엄마 아빠 얼굴도 모를 텐데
우리를 어떻게 기억하고 와요?
아기들은요
배 속에 있을 때부터
(륭구) 다 듣고 느껴요
부모가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위하는지
걱정하는지
아무리 어려도 다 알아요
[옹알거린다]
본능적으로 느껴요
삶의 첫정이니까요
[유화의 울음 섞인 웃음]
[해일의 감격한 숨소리]
[살짝 웃는다]
[차분한 음악]
[글씨를 쓱쓱 쓴다]
(유화)
[살짝 웃는다]
[문이 달칵 열린다]
(해일) 아이고
[유화의 놀란 숨소리] (해일) 이거 봐 봐
완전 귀여워
[유화의 웃음]
[해일의 가쁜 숨소리]
(유화) 왔어?
아, 맛있겠다!
우리 꿀벌이 거
- 씻어 올게 - (유화) 어, 빨리
(륭구) 당신이 해 준 따뜻한 말들
다 기억할 거예요
엄마잖아요
[옹알거린다]
(륭구) 꿀벌이도 다 지켜보고 있어요
엄마가 슬퍼하면
지켜보는 자식도 힘들어요
그렇게 사랑해 준 사람이 아파하고
힘들어하니까
[유화가 훌쩍인다] 그러니까 죄책감에서 꿀벌이 놔주세요
[한숨]
[유화 아기가 칭얼댄다]
[의료 기기 작동음]
- (의사) ET튜브 주세요 - (간호사) 네
(유화) 시간 지나고
(유화) 우리 꿀벌이 얼굴 잊어버리면 어떡하지?
엄마인 내가
잊으면 안 되는 거잖아
제가 아무리 오랜 시간 존재했어도
(륭구)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은
평생 이해할 수 없을 거예요
하지만 자식이 부모를 생각하고 걱정하는 마음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꿀벌이가 어떤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을지도 잘 알아요
[웃음]
아이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잖아요
죄책감 갖지 마세요
제발
살아 주세요
[초조한 숨소리]
[의료 기기 작동음] [달그락거리는 소리]
[준웅이 훌쩍인다]
(준웅) 팀장님
대리님
[준웅이 울먹인다]
수고했어
수고했어요, 준웅 씨
[애틋한 소리]
[준웅의 애틋한 소리]
[한숨]
(준웅) 대리님
(륭구) 아, 아
[잔잔한 음악]
여보
[해일의 안도하는 숨소리]
(해일) 아, 괜찮아?
[유화가 살짝 웃는다]
[해일의 한숨]
나 사실
그동안 너무 힘들었어
(유화) 나만 아프고 힘든 거 같아서
속으로 당신 원망도 많이 했었어
어떻게
꿀벌이를 그렇게 쉽게 보낼 수 있는 건지
그래서 나도
똑같이 괜찮은 척했어
근데
그럴수록 더 공허해졌어
가장 서로 의지가 돼야 할 사이인데
[해일이 훌쩍인다]
[갈매기 울음] [파도가 철썩인다]
[차분한 음악]
[한숨]
이제 더 하고 싶은 말 없어?
(유화) 응
다 했어
(해일) 잘 전달되겠지?
(유화) 응
꿈에서 만난 분들이 얘기해 줬어
(륭구) 바닷가 모래 위에 편지를 쓰면
저승으로 전해져요
(륭구) 하시고 싶은 말 있으면 그렇게 하시면 돼요
[유화 아기의 웃음]
[해일의 옅은 한숨]
(해일) 춥지? 담요 갖다줄까?
(유화) 응, 고마워
잠깐만 기다려
(유화) 어?
여긴 어떻게… [잔잔한 음악]
마지막으로 한 번만
한 번만 더 이기적으로 굴게요
어머니
[신비로운 효과음]
[강조되는 효과음]
(륭구) 어머니
저예요
어머니 아들
륭구예요
[흐느낀다]
내 아들이 자라면
[울먹이며] 어떤 모습일지
(유화) 참 궁금했었는데
상상했던 것보다
더 훌륭하게 자랐구나
[륭구와 유화가 흐느낀다]
매일 매 순간마다 후회했어요
(륭구) 그때의 난 너무 어렸다고
(어린 륭구) [울먹이며] 하필이면 당신 같은 사람이 [하늘이 우르릉 울린다]
내 어미라는 게
부끄럽고
수치스럽고
역겨워!
(륭구) [흐느끼며] '당신 가슴에 꽂은 비수를 뽑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매일 매 순간마다
(륭구) 변명하고 후회했어요
그래서 저승사자가 됐어요
[떨리는 숨소리] 이렇게 짧게라도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서
전 너무 어려서
그때의 당신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죄송해요
그때 그 말들은 진심이 아니었어요
전 한 번도
당신의 아들로 태어난 걸 후회한 적 없어요
아가
내가 만약에
그때로 다시 돌아가게 되더라도
(유화) 난 널 낳아서
네 어미로 살아갔을 거다
그때
널 쓸쓸하게
홀로 자라게 해서
미안하다, 륭구야
염치없지만
많이 보고 싶었어, 내 아들
너무 보고 싶었어요, 어머니
[륭구가 흐느낀다]
전 괜찮으니까
(륭구) 과거의 모든 아픔은 잊고
행복한 삶을 살아 주세요
어머니와 저의 인연
다시는 그 어떤 인연으로도 만날 수 없지만
이 기억도 곧 사라질 테지만
[흐느낀다]
꿀벌이와의 끈은 끊어지지 않았으니
머지않아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이번 생도
다음 생도
그다음 생도 제가 지켜 드릴게요
세상 그 어떤 부모가
자기 때문에 희생하는 자식을 그냥 지켜본다니
지금이라도 사자직을 그만두고…
[유화의 떨리는 숨소리]
(륭구) 이유는 충분합니다
어머니께서 저에게
삶을 선물해 주셨으니까요
[떨리는 숨소리]
감사합니다
어머니
[신비로운 효과음] [흐느낀다]
[유화의 떨리는 신음]
[보글보글 끓는 소리]
(륭구) 저는 팀장님이
왜 그렇게까지 그들의 입장에 서려는지 [차분한 음악]
이해 안 될 때가 많았어요
(륭구) 우진 씨랑 나영 씨도 만나게 해 주셨잖아요
징계받을 거 뻔히 알면서
이제는 알 것 같아요
(륭구) 내 일처럼 남의 일도 생각해야 된다는 걸
뭘 그렇게 대단한 양 포장해서 말해?
(련) 오글거리게
근데 나영 씨 일은 진짜로 그냥 오지랖이었어
[픽 웃는다]
[휴대전화를 탁 연다]
[휴대전화 조작음]
[레드라이트 알림음]
양호하네
(준웅) 이제 업데이트됐나 보네요?
뭐예요?
(준웅) 현재 영혼의 상태로 우울 수치를 측정할 수 있대요
사자들의 우울 수치도 측정할 수 있게 된 거죠
영업 팀에만 계셔 가지고 뭘 알겠어
[련이 휴대전화를 탁 놓는다]
(륭구) 그래서 지금 제 걸로 확인을 하신 겁니까?
(준웅) 아이, 됐고
요거나 받아요
이건 또 뭔데요?
(련) 상부에 보고 없이 어머니의 전생을 보여 줬다며
(준웅) 경위서 샘플 자료 있는 USB인데
그, 안 계시는 동안 양식이 좀 바뀌었거든요
[헛웃음]
(륭구) 저는 영업 팀 소속이라
아이, 또 왜 그러셔, 또 다시 돌아올 거면서, 예?
받아요, 넣어 둬, 예, 넣어 둬
(륭구) 누가?
(준웅) 아이참, 쯧
앞으로 내 일처럼 남의 일도 생각하겠다며?
(준웅) 팀장님 도저히 안 되겠습니다
뭐가 안 됩니까?
능력은 좀 되지만 사고만 치는 우리 임 대리님을
(준웅) 팀장님께서 왜 다시 받아들이셨을까
옆에 두고
(함께) 조지려고
(준웅) 조지려고
(륭구) 팀장님
[준웅의 신난 소리]
[손뼉을 짝 치는 소리] [준웅의 웃음]
왜?
처음이네요
팀장님 이렇게 환하게 웃으시는 거
(준웅) 아, 그러니까 팀장님, 좀 웃어요, 예?
웃어야 복이 오고
사람이 긍정 에너지가 이렇게 주변에 전파되…
(련) 최준웅, 술이나 줘
[멋쩍은 숨소리]
(륭구) 에헤, 진짜, 거, 저… [륭구와 준웅의 만류하는 소리]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옥황) 이것 좀 봐라 [새가 지저귄다]
옹기종기 너무 귀엽지 않니?
이게 다 여기서 나왔어
가만 보면
인간의 삶과 닮지 않았니?
글쎄요
본체는 같지만
(옥황) 완전히 새로운 삶이지
환생한 인간의 삶처럼
어제 여자애 하나가 인도돼 왔어
엄마는 살았고 아이는 죽었다
아이 엄마는 혼자 살아남은 자신을 원망하며
평생 그 시간을 후회하며 살게 될 거다
아이 엄마를
위관 팀 관심 리스트에 올려놨어
나도 종종 스쳐 가면서 볼 테지만
위관 팀도 예의 주시 해 줘
어쨌든 이번 생을 잘 마무리해서
다음 생은 만나게 해야지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그런 상흔일수록
(옥황) 단 한 번의 환생만으로는
쉽게 아물지 않을 거다
깊은 후회와 상처일수록
여러 생을 통해야만 옅어질 테니까
[다가오는 발걸음] 왔니?
내가 불렀다
요새 통 잠을 못 잔다기에
불면증에 이런 취미도 괜찮을까 싶어서
이걸 보여 주신다고 부르신 겁니까?
겸사겸사
(옥황) 자, 그럼 난 여기까지
[문이 달칵 닫힌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방금 하신 말씀이 뭡니까?
말했잖니
불면증 치료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그 정도의 상흔이라면
단 한 번의 환생으로 아물 수 없을 거라는 말씀이요
(중길) 혹시 [어두운 음악]
제 악몽과도 관련이 있습니까?
[밤새 울음]
(련) 칼을 그리 쓰라 배우셨습니까
알아야겠습니다
(중길) 저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무슨 일이 있었길래
지금까지 이렇게 고통스러운 건지
나는 모르지
너의 생을 산 건 오직 너뿐이니까
(옥황) 갚아야 할 업인지 치료해야 할 상흔인지는
네가 잘 알겠지
팀장님이 어쩐 일이십니까?
찾아 볼 이가 있어서
옥황 회장님의 결재는 맡으셨습니까?
다른 사자의 명부 열람은 결재가 꼭 필요한 건가?
(서고장) 네, 개인 정보법은 주마등에서도 철저하니까요
내 명부가 좀 보고 싶은데
(서고장)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서고장) 이상하네요
팀장님의 바로 직전의 삶은 보실 수 있으나 [비밀스러운 음악]
전전 생의 삶은 록이 걸려 있네요
록이 걸려 있다고?
(서고장) 흔한 일은 아닌데
이걸 볼 수 있는 유일한 분은 오직
옥황 회장님뿐입니다
어째서?
회장님이 직접 하신 거니까요
(서고장) 전 그럼 이만
잠깐
(중길) 나 말고도 록이 걸려 있는 사자가 있는가?
잠시만요
(서고장) 한 명이 더 있네요
구련 팀장
(옥황) 꿈은
현실 세계와 또 다른 모습이잖니
무슨 말씀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못된 선택을 하면은 오랜 시간 후회하지만
(옥황) 결국 잊어버리곤 하지
하지만 간혹 어떤 이들은
그 후회에 끈질기게 발목이 잡히기도 하더구나
(중길) 모든 사자는 자신의 마지막 생을 기억하지
나도 마찬가지고
네, 기억하기는 싫지만
그 전생의 기억에 나도 있었느냐?
없습니다
이번에 내려갈 아이들입니다
얘들아, 안녕?
(아이들) 안녕하세요
[웃음]
(옥황) 그래, 떠나기 전에
엄마랑 아빠한테서 온 편지들을 읽어 줄게
(함께) 네
[살짝 웃는다] [따뜻한 음악]
[신비로운 효과음]
(옥황) '꿀벌아'
'넌 우리에게'
'축복이자 행복이었어'
'엄마랑 아빠가'
'예쁘게 꽃 피우고 기다릴게'
'다시 우리에게 날아와 줄래?'
'꼭 다시 만나자'
꿀벌이가 누구지?
저요!
[웃음] (옥황) 그래
이제 엄마랑 아빠한테 가야겠지? 응?
네!
[살짝 웃는다]
[감성적인 음악]
.내일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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