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로맨스 13
[삑 리모컨 조종음]
[달칵 차 문 여는 소리]
우리 어디 갈까요?
저 지수호 씨랑 가고 싶은 데 많은데
타, 타서 얘기해
[탁 차 문 닫는 소리]
송 작가, 나 좀 보자
방송 끝났는데 또 왜?
디제이는 방송 직전에 와서 원고만 읽으면 끝이라고 생각하겠지만
피디랑 작가는 그게 아니라서
- 지금 비꼬시는... - 오래 걸려요?
오래 안 걸려
그럼 잠깐만 차에 좀 타 있을래요? 금방 올게요
(그림) 뭔데요, 어?
우리 방송 또 무슨 일 생긴 거예요?
아, 피디님, 진짜 뭔데?
[잔잔하고 애틋한 음악]
[송그림 엉엉 흐느끼는 소리]
야, 네가 글을 더럽게 못 써서 혼난 걸 가지고 왜 울고 난리야?
아, 그니까
피디님이 그거 하나 보고
내가 글을 더럽게 못 쓰는지 그걸 어떻게 알아요, 어?
야, 하나든 두 개든 보면 알아
아, 그냥 가라고요
왜 자꾸 우는 사람 옆에 따라다니면서
사람 놀려요, 얄밉게 [흐느끼면서]
야, 아무것도 모르는 게 라디오에 빠져가지고, 응?
까불고 뛰어다니고
내가 뭘 몰라요, 어?
그리고 계속 사람 그렇게 무시할 거예요?
야
무시하는 게 아니라 너 귀여워서 그런 거야
아, 진짜
피디님이 귀엽다면서
괴롭히는 사람이 10명도 넘잖아요!
아니거든
아니, 뭐 귀엽다고 해도 성질이야, 진짜
진짜, 힝 [울면서]
[이강 가짜 울음] 힝힝
(그림) 하지 마요
[그림 계속 흐느끼는 소리]
(그림) 피디님, 진짜 잘린 거예요?
잘리다니, 인마 장기 휴가 몰라?
인도나 갈까 한다
하아, 진짜 [한숨 쉬면서]
그러니까 왜 이렇게 성질을 부려요? 속상하게
- 디제이를 왜 때려요, 왜? - 야
디제이가 라디오를 개무시하고
너한테 맨날 추태 부리는데 그럼 가만히 있냐?
헐, 아셨어요?
그럼... 그것 때문에
(이강) 미쳤냐?
난 그냥 부스에서 헛짓거리하는 놈들을
가만둘 수 없어서 그런 거니까
너는 그 글이나 잘 써
작가가 글을 써야지 부스 안에서 연애하고 그러는 거 아니다, 어?
참, 내가 무슨?
그러니까 나 휴가 다녀올 동안
글 안 쓰고 남자 때문에 울고불고하면
(이강) 진짜 죽여버릴 거야, 어?
아니, 그럼 피디님 언제 오는데요?
너 작가 되면
(이강) 작가 돼 있어라
나 다녀와서 같이 프로그램 하는 거야, 응, 오케이?
[살짝 웃는다]
좋았어
내가 너 작가 돼 있으라고 했잖아
내가 너 작가 될 때까지 어떻게든 기다려보려고 했는데
쉽지가 않네
이렇게 전혀 모르겠다는 네 표정 보는 것도 쉽지가 않고
그게 무슨...
내가 조금이나마 너한테 괜찮은 놈으로 보이고 싶어서
너한테 어른스럽게 보이려고 가만히 있었던 게
내 발을 찍었다고
피디님, 혹시...
아직도 '혹시'라고 말하는 너 같은 놈이 뭐가 좋다고
미안한데 송그림
나 많이 늦었겠지?
[잔잔한 음악]
지금 내가 너한테 이런 말 하는 게...
더 혼란스럽게 할까 봐 겁도 나는데
근데 네가 딴 남자 손 잡고 가는 거를...
보는 게 쉽지가 않네
와...
진짜 몰랐어요
네가 그렇게 맨날 모르니까
(이강) 너 불편하고 부담스러울까 봐
내가 너한테 말 못 했던 게 이렇게 된 것 같다
지수호 같은 놈이 나타날 줄 내가 어떻게 알았겠어
(그림) 나만 듣고 싶은데
뭔데 이렇게 안 와?
저기, 지수호 씨
제가 정리해야 할 게 있어서 그러는데
오늘은 그냥 여기서 헤어져야 될 것 같아요
뭔 일 있어?
아, 아뇨,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제가 잘 해결하고 꼭 말해줄게요
먼저 가요
[탁 차 문 닫는 소리]
[한숨 쉰다]
[탁 문 열리는 소리]
나 하나만 물을 건데
송그림한테 무슨 말 했습니까?
(수호) 좋아한다고 고백이라도 했나?
도대체 송그림이 왜 저렇게 정신 못 차리고 가는 거냐고
작가로서 좋아한다며
나 오늘 진짜 피곤해서 그러니까 다음에 얘기하죠
도대체 무슨 말을 했길래 송그림이 저렇게 가냐고
좋아한다고 했어
[잔잔하지만 긴장감 있는 음악]
송그림 좋아하는 거 당신한테도 말했는데
당사자 앞에서 못할 건 뭐야?
뭐?
나 진짜 피곤하니까 오늘 제발 좀 가라
(이강) 야, 막내, 너 내가 너도 작가라고 했지
그렇게 심부름만 하다 언제 글 쓸래!
너 한 번만 더 내 눈에 빵셔틀하는 거 보이면 죽을 줄 알아
너도 작가라고
(이강) 지수호 꼬셔왔으니까 내 메인은 너야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
그럼 좋은 작가 될 수 있어
약 먹었냐?
[약 탁 던지면서] 이거 네가 다 먹든지
너 감기 걸리면 죽는다
왜 벌써 와? 끝나고 데이트한다더니
수호야, 너 어제 책상에 엽서 봤어?
며칠 저 우편함에 있길래 내가 갖다 놨는데
그, 내용이 너무 심각하던데 뭐야?
살인자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살인자라니?
나중에 얘기해
[의미심장한 음악]
[쾅 문 닫히는 소리]
야
그 엽서가 뭔데?
꽤 오래전부터 라디오 부스에 이 협박 편지들이 왔었고
지금은 수호 본인한테까지 들어간 상황이에요
이강 피디도 저한테 몇 번이나 물었었고
단순한 해프닝은 아닌 것 같은데
그래서 무슨 얘기가...
듣고 싶은 건데?
그날 일요 12년 전에 있었던 일
내가 널 뭘 믿고?
저 지수호 주치의입니다
지수호를 꼭 고치고 싶은
[통화 연결음]
[전화 신호 가는 소리]
왜 전화가 없나 했네
(수호) 내 전화 기다렸어?
아까는 그렇게 가서 미안했어요
정리는 잘 됐고?
아직요
어떻게 정리됐는지 듣고 싶으니까
- 나중에 말해줘 - 응
지수호 씨 좀 자요
새벽 방송하고 졸릴 텐데
응
근데... 방송국인가?
네, 내일 방송 준비하러 왔죠
이강이랑 회의해?
(수호) 이강이랑 너무 붙어 다니지 마
솔직히 원고 혼자 써도 되잖아
원고 나오면 나한테 제일 먼저 보내주고
알겠다고요
[통화 종료음]
(승수) 와...
아니 어떻게 이강 팀은 새벽 4시에 방송을 해도
청취율이 오르냐고?
아, 이 귀신 같은 놈, 진짜
우리가 프라임 시간대를 가져왔는데도 왜 지는 걸까?
(라희) 어?
누구 때문일까?
너나 잘해
송 작가가 원고 잘 써서 그런 거 아니야?
'너나 잘해'?
[종이로 탁 치면서] 너나 잘해, 너나!
(승수) [종이 펄럭거리는 소리] 어우
야, 근데 송그림은
지수호랑 호텔 드나들고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니냐? 작가가
송그림이 뭐?
어, 아니, 아니야
송그림이 뭐?
뭐 이상한 소리를 만들고 앉아있어?
뭘 이상한 소리를 만들어 우리가?
송그림이 지수호랑 호텔에 있는 거 우리가 봤다고, 이씨 [억울한 듯이]
야
우리 동료면
그딴소리는 입 밖에 내지 마라, 어?
(이강) 아...
김동주 재계약 안 해서 3개월이면 그만둔다던데
(라희) 뭐?
진태리를 기어이 여주인공을 붙이셨네요
너도 녹음기 들었지?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어
녹음된 네 목소리가 세상에 나간다고 생각해 봐
끔찍하지 않아?
전 그 끔찍한 소리를 직접 들었죠
지금 그 일을 꺼내서 잘잘못을 따지자는 거야?
어머니께서 먼저 꺼내신 얘기입니다
[한숨 소리]
여주인공으로 진태리 정도면 나쁘지 않아
연기력도 나쁘지 않고
너랑 같이 아역 출신이라서 이슈도 될 거고
그리고 계약서 하나 써야할 거 같다
[어이없다는 웃음]
아니, 가족 사이에 계약서라뇨?
아니면 뭘 어떻게 할까?
이렇게 집안이 무너져 가는 게 누구 때문인 거 같아?
네가 멋대로, 맘대로 굴고 다니는 통에
라디오 하는 조건으로 진태리랑 드라마...
됐죠?
들어가십시오
지수호!
(그림) 진짜 소중한 사람을 잃기 싫은데
[한숨 쉰다]
[덜컥 문 열리는 소리]
[덜컥 문 닫히는 소리]
너 뭐 하고 다녔냐?
- 네? - 너 뭘 하고 다니길래
라디오국에서 이딴 소리를 듣게 해?
아니... 아니, 왜요?
무슨 일인데?
너 호텔 갔다며... 디제이랑
성인이 가는 건 문제 아니야 그렇지?
(이강) 근데 그걸 왜 사람들이 떠들어대게 만들어?
왜 자꾸 네 얘기가 나쁘게 돌아다니냐고?
아니, 피디님
전에도 미누 잡으러 호텔 갔었고요
게스트 잡으러 어디든 갔는데...
너 지수호 잡으러 간 거 아니잖아
어떤 식으로든 사람들이 너한테 함부로 말하는 거
나 진짜 싫다
[달칵 문 여닫는 소리]
봤어, 수호야?
너랑 나랑 격정 멜로에서 만난다
내용 보니까
지수호가 진태리를 목숨 걸고 사랑하네
온몸과 마음을 바쳐서
노력해 봐야지
아버지 애인이랑도 잘 찍었는데, 뭐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여주인공 진태리입니다
진태리 씨, 오랜만이네요
(감독) 이번에 무조건 히트쳐야지
(태리) 아, 그럼요 [호호 웃으면서]
자
기분 좀 풀어
아, 당신 이런 거면 껌뻑 죽잖아
네가 날 그렇게 잘 알아?
날 그렇게 잘 알아서 그러고 다녀?
[코웃음 치며] 아울렛 거 사 와서 어쩌자는 거야
그런 건 정다슬한테나 갖다줘
야, 헤어졌다, 헤어졌어
무서워서 어떻게 만나냐
(윤석) 내 주위엔 왜 이렇게 무서운 여자밖에 없어
지금 회사에 어떤 소문이 떠도는 줄 알아?
지윤석 숨겨둔 여자에
지수호 가족 불화에
기자들 자꾸 전화 온다고 미치겠다고!
내가 알아서 할게 걱정하지 마
우리 잘하는 언론 플레이 있잖아
인터뷰 하나 잡아
그게 아니라 진태리가 녹음기 가지고 협박하고 있다고!
나 혼자 잘해서 돼?
알겠어
내가 지수호 어떻게든 집에 데려오고
(윤석) 말 듣게 할게, 어?
[째깍째깍 초침 소리]
(지우) 내가 쟤랑 꼭 뽀뽀는 해보고 죽을 거다
마지막
마지막으로 송그림한테 전달해줘
[탁 서랍 닫히고 트럭 경적 울리는 소리]
[끼익 정차하고 쿵 치는 소리]
(김 실장) 수호야
지수호
또 악몽 꾼 거야?
촬영 괜찮겠어?
많이 안 좋아 보이는데
괜찮아
형
나 요즘...
우지우 꿈을 꾼다
기억나? 우지우
내가 그 송그림을 좋아하고
송그림도 간신히 나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이제 꿈에서 우지우가 나와
왜 이렇게 된 걸까?
저기, 죄송합니다 10분 뒤에 슛 들어갈게요
감독님, 죄송합니다 10분 뒤에 슛 들어갈게요
수호 씨, 죄송해요 10분 뒤에 슛 들어갈게요, 태리 씨
아저씨, 수호랑 나랑 같이 드라마 하니까
내 얼굴 맨날 보고 좋지? 그렇지?
앞으로 내 얼굴 사적으로도 공적으로도 맨날 볼 수 있잖아
[멀어져가는 발소리]
우씨...
그래서?
아침에 눈 떴을 때...
제일 생각나는 사람이 누구야?
그거야 물론 엄마?
어휴, 거짓말하지 말고
[살짝 웃는 소리]
지수호
[잔잔한 음악]
그럼...
맛있는 거 먹을 때 생각나는 사람은 누군데?
- 지수호 - (그림 엄마) 어어?
(그림 엄마) 송그림 뭐야? 지수호밖에 몰라?
[약한 한숨 소리]
엄마
(그림) 근데 이강 피디님 말이야
어, 아들은 잘 지내?
나 엄청 잘 챙겨주고 원고도 잘 가르쳐주고
(그림) 나한테 진짜 도움 주는 사람인데
나는 왜...
지수호 씨가 더 좋지?
너 좀 쉬어야 되는데
- 라디오 괜찮겠냐? - 괜찮아
(이강) 하이
오늘은 제가 우리 디제이를 모시러 왔어요
할 말도 있고
[삑 리모컨 조종음]
어젠 내가 좀 이상했죠?
그래도 해야 할 말은 해야 하니까
사과도 하기도 해야겠고
난 지수호 씨가...
우리 라디오랑 드라마를 함께 병행한다고 했을 때
솔직히 조금 고마웠어요
아니, 좀 많이
(이강) 그래서 내 나름대로
우리 디제이가 우리 프로그램을 조금이라도 편하고
가볍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고
그래서 새벽 4시로 한 겁니까?
그 시간은
드라마 촬영이랑 겹치지 않는 유일한 시간대라고 생각했거든
다른 프라임 시간대는 지수호 씨가 매번 스케줄 보면서
불편한 상황도 생길 거 같아서
물론 새벽 시간대가 힘들긴 하겠지만
그래도 청취율에선 자유로워질 수 있잖아요
매번 시청률이다, 관객 수다
뭐, 이런 거에서 좀 편했으면 좋겠다 생각도 했고
나 좀 재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죠? 속으로
그쪽은...
말해야 할 건 안 말하고
말하지 말아야 할 건 말하는 뭐, 그런 타입인가?
지금 말했던 건 진작에 말했어야 할 사항이고
(수호) 송그림한테 했던 네 고백 같은 건
평생 말하지 말았어야 했어
송그림 마음이 어떨 것 같아?
송그림이 너 얼마나 좋아하고 믿고 따르는지
나도 알겠는데
이제부터 부스에서 너랑 나 보는 송그림 마음 어떨 것 같냐고?
이기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런 사람이 송그림이랑 사귀고
송그림이랑 호텔을 갑니까?
그런 소문이 퍼지면 송그림이 뭐가 됩니까?
뭐?
[잔잔하고 약간 슬픈 음악]
(그림) 소중한 사람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은
모두가 똑같다
[달칵 문 열리는 소리]
(이강) 야, 송그림
너 들어와
오늘 원고 아주 죽여버리고 싶으니까
지수호 씨 저 들어가 봐야 될 것 같아요
이게 새벽 4시에 하는 코너가 맞아?
6시에 하던 코너를 똑같이 4시에 하는 게 말이 되냐고?
네가 지금 이 부스 안에서 정신 못 차리는 거
(이강) 그거 이해 못 하는 것도 아니고
- 거기 내가 일조한 것도 아는데 - (그림) 피디님
저 할 말 있는데
시간 좀 내주실 수 있어요?
(그림) 와, 피디님 아지트 오랜만이네요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그림) 에이, 내가 피디님 아지트를 모를까
- 근데 아까 혼났는데 씩씩하네 - 그럼요
제가 그런 거로 기죽을 송그림이 아니죠
근데 지금까지
내가 너한테 피디로서 많이 잘난 척했냐?
그렇죠, 뭐 아는 척, 잘난 척 그런 게 특기죠
근데 어떡하냐? 내가 이렇게 잘나고 잘 알고 있는데
참, 그니까
그래가지고?
지금 이렇게 잘난 남자를 차려고 그러는 거야?
참...
[살짝 웃으며] 허
진짜로...
내가 작가로서 감동받은 모든 날들에
피디님이 있었어요
막내 시절에 나 작가라고 불러주고
잘린 나 메인도 만들어주고
진짜 원고도 쓰게 해주고
생각해보니까
내가 작가로 있었던 모든 날들에
피디님이 있었어요
그래서...
죄송하단 말은 하고 싶지 않아요
고백은 고맙고 좋은 거니까
(그림) 근데
그 마음을 거절하는 건... 속상하고
또 마음 아프고
그래서 죄송하단 말 대신
고맙다고 하고 싶었어요
고마워요, 피디님
- 근데 전 좋아하는 사람이... - 알아
안다고
이렇게 거절당할 것도 알고 있었고
가자
[도로 위를 달리는 차 소리]
아저씨
[종이 바스락 내밀면서]
내 매니저 좀 해줘
(태리) 응?
[잔잔한 음악]
[문 드르륵 열리는 소리]
아저씨
내가 만 원 줄 테니까 하루만 내 매니저 안 할래?
(태리) 아저씨가 잘해줘?
[살짝 웃는 소리]
김 여사, 딸 잘 키웠네
당신하고 완전히 판박이야
(태리 엄마) 주책이야, 진짜 가만히 있어
아저씨, 우리 엄마 진짜 행복하게 해줄 자신 있어요?
(아저씨) 당연하지
(태리) 자신감 좋고 [웃으면서]
- [태리 엄마 한숨] - (태리) 엄마
난 걱정 마
봐, 나 차도 저렇게 큰 거 타고 다녀
엄마 딸이 이제 잘나갈 일만 남았으니까
나한테 너무 미안해 안 해도 돼
(태리) 아...
우리 엄마 마음껏 재혼해서 행복하게 사셔
난 걱정 말고, 응?
봐봐, 내 매니저도 저렇게 잘생겼잖아
(태리 엄마) 그러네
태리야, 너무 고맙고
사랑해
나도 사랑해
행복해야 돼, 응?
(태리 엄마) [살짝 웃으면서] 응
[태리 엉엉 흐느끼는 소리]
[태리 엉엉 서럽게 흐느끼는 소리]
[흐느끼면서] 나 만 원 줬다
[꺽꺽거리며 서럽게 우는 소리]
[잔잔한 음악]
(태리) 나 이제 진짜 매니저 필요하단 말이야
내가 지금까지는 좀 못나가서 그랬는데
나 이제 아저씨 월급도 줄 수 있다니까
어?
이씨... 야!
나 진짜 버릴 거야?
피딘미이랑 헤어졌고
그럼...
이제 나 좀 만나러 오면 안 될까?
아니, 그래서 이강이 뭐라는데?
(수호) 이강이 송그림한테 고백했고 송그림은 이강한테 뭐라고 했는데?
뭘 뭐라 그래?
아, 답답해 죽겠으니까 빨리 좀 얘기했으면 좋겠는데
뜸 좀 그만 들이고
고맙다고 했죠
고맙다고?
이강 피디님이 나 좋아해 줘서 고맙다고
근데 난 지수호 씨를 좋아하니까
그 고백 받을 수 없다고
[잔잔한 음악]
(그림) 아, 걱정이에요
앞으로도 잘 지내고 싶은데
부스에서도 계속 봐야 되고
만나지 말았으면 좋겠다
솔직히 이강이랑 24시간 붙어 있는 거
신경 쓰이고 싫어
근데 너한테 그 말 못 하겠어
네가 따르는 사람이니까
(수호) 의미 있는 사람이기도 하고
그래, 망나니...
좀, 그래... 멋있어 근데 재수 없어
수염도 거지 같고
뭐야, 또 그건?
그러니까 나도 망나니 좋아하고는 싶은데
그렇게는 못 하는 내 마음도 좀 이해해 달라고
지수호 씨
며칠 만에 좀 큰 거 같아
내가 네 앞에서만 이래
응?
다른 사람들 앞에선 내가 목소리 깔고 친절하게 굴고
그런다고, 내가
근데 송그림 앞에선... 그럴 필요 없으니까
그러고 싶지도 않고
질투 난다고, 이강 같은 놈이 너한테 고백해서
(이강) 첫방송도 잘 마쳤고 녹음도 잘했고
덕분에 우리 라디오가 잘 되고 있어서 감사 인사드리러 왔어요
그런 인사를 왜 저한테
저희의 잘 되고 있던 라디오를 잠깐 쉴 수도 있게 배려해 주셔서
또 그 배려 덕분에 우리가 또 아둥바둥 라디오를 할 수 있어서
인사를 드리는 게 예의 같아서요
라디오 피디는 그렇게 안 바쁜가 봐요
근데 또 중요한 건요
이제 그런 매너 필요 없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네요
저도 그러길 바라요
모르시나본데요, 알려드리죠
누군가의 세계에 들어올 때 노크 정도는 하는 겁니다
[똑똑똑 노크 소리]
(수호) 아
자꾸 까먹게 되네요
그쪽 세계에 들어갈 마음이 없어서 그런가
안 들어오면 되잖아요
문 열어놓고 나는 내 세계에서
너는 네 세계에서 얘기하든가
이제 어쩔 건데?
네 세계에서 내 세계로 왔어
컷
와, 오글오글 진짜 미치겠네요
아니, 지수호 씨는 매번 이걸 어떻게 해요?
나도 미치겠어, 진짜
지금 가서 상대 여배우랑 막 이런 거 저런 거 하면서
좋았겠네, 그렇죠?
아니, 영화랑 드라마를 엄청 많이 찍었잖아요
CF도 그렇고
(그림) 그러니까 맨날 뽀뽀랑 키스신을 엄청 많이 했겠네
[경쾌한 음악]
아니, 왜 웃나?
(수호) 아니, 그냥
네가 질투하는 게 웃겨서
질투라뇨, 어? 질투라뇨?
아, 질투가 아니고요
(그림) 아니, 대본을 보다 보니까, 어?
왜 불필요한 애정신들이 이렇게 신신마다 가득한지를
따져보고 있는 거예요, 어? 아, 봐봐
여기서 이 포옹신은 여기서 왜 필요한데, 어?
아이, 진짜, 어? 이렇게 드라마 한 번 하고 나면
남주랑 여주가 사귀는 게 당연하겠어, 그렇죠?
응, 뭐 그렇더라
'응, 그렇더라'?
왜?
아뇨, 그냥...
오늘따라 지수호 씨가 되게 별로라서요
집에 갈까 봐
야, 너...
지금 나 질투하는 거야?
아니, 아닌데 아니에요!
그래?
질투할 필요 없어
난 너랑 이것저것 다 하고 싶으니까
그... 시간이 다 됐는데
응?
라디오 갈 시간요
응, 아...
라디오 새벽에 하니까 좋네
너랑 밤새워 놀다가 라디오 가고
야, 진짜 내가 새벽 4시에 이러려고
여기를 뼈 빠지게 공부해서 들어왔냐고
- (친구) 왜 잠을 깨우고 난리야! - 아, 참
새벽 4시
야, 대체 우리가 무슨 대형 죄를 저질렀다고
이 시간대로 유배를 가야 돼?
야, 청년의 현실이 이런 거야
가라면 가고 까라면 까고
진짜 내가 오늘이야말로!
오늘이야말로 뭐?
오늘이야말로 뭐?
진짜 열심히 해야죠
좋았어, 가자
야, 둘이 엄청 붙어 다니네
피디님, 안녕하세요
그, 지수호 씨도 안녕
사람이 인사를 했으면 좀 받읍시다
아니, 우리가 그 정도까지 친한 사이는 아니지 않나?
또 선을 긋네, 이렇게
누가 보면 엄청 친한 줄 알겠네 하나도 안 친한데
참...
내가 아무하고나 말 섞고
인사하고, 그러면 안 되는 사람이라서요
에이, 은근히 지수호 씨 몰라보는 사람들 많던데? 톱스타치곤
저기요, 내가 그쪽한테 그런 취급 받아도 될 사람 아니라고
꼭 기분 나쁘면 그쪽이라 그러더라 그쪽은
아, 진짜
방송하러 가요
맞아요, 빨리 들어가요
(청취자) 잘 데가 없어요
캐리어 하나 들고 서울 떠돈 지 벌써 3달이 됐는데요
서울은 진짜 월세가 미쳐서
월세로 다 까먹고
유랑해요
근데 지수호 씨는 이게 어떤 마음인지 모르죠?
집도 엄청 크고
이런 게 뭔 말인지도 모르잖아요
아니, 그게...
(청취자) 뭘 알겠어요?
아시는 거 하나 없고
불편한 거 하나 없는 인생이
저도 불편한 게 있죠
불편한 거 많은데...
(청취자) 뭐 어떤 배부른 소리를 하시려고요?
아, 그냥...
힘든 것도 많고
뭐 사람 사는 거 어차피 다 똑같...
(청취자) 그럼 지금부터라도 잘 말해보든가
방 하나 없어서 노숙하는 나보다 불편할 게 뭐가 있는데?
응?
왜 말이 없어?
응?
나 무시하는 거야?
무시하는 거냐고?
무시하는 게 아니라...
(청취자) 무시하는 게 아니면 뭐! [탁 끊어버린다]
[통화 종료음]
음악 틀어
[조용한 음악]
[덜컥 문 열리는 소리]
(이강) 지수호 씨
청취자랑 감정싸움을 하면 어떡합니까?
청취자 선별 하나 제대로 못 하고
뭡니까, 이게?
그래도 새벽 4시에 위로받고 싶은 사람들 마음을 이해해야...
아, 그래 이해해야 하는 건 알겠는데
앞으론 좀 신경 좀 써요
(수호) 매번 이렇게 사건, 사고 일어나는 거
내 탓만은 아닌 거 같은데
아, 뭐...
내가 많은 사람들 관심도 받고
이런 일들 당연하다는 거 나도 알겠는데
그래도...
나도 저런 얘기 들으면 아프다고
[잔잔한 음악]
정리하자
(그림) 괜찮아요?
(수호) 미안
내가 라디오만 하면 좀 이상해지는 것 같아
[그림 한숨 쉰다]
맘 상했죠?
근데요
(그림) 그분도 어딘가 불안하고 외로워서 그런 거예요
'나 외로워, 속상해' 이러면서 SOS 보낸 거니까
오늘은 지수호 씨가 그 사람 마음 이해하면서
그렇게 넘겨줘요, 응?
그럼...
나는 누가 위로해주나?
그러려고 내가 여기 있잖아요
위로는 어떻게 해줄 건데?
이거랑 이거 순서 바꾸자
그럴까?
좋은 아침
(라희) 어, 안녕
[탁 과자 봉지 놓는 소리]
어, 웬일? 땡큐!
저 드라마 하거든요
이제 라디오에서 뵙기 어렵겠네요?
아니... 그만둔다고요?
우리 '악플러와의 맞짱'이 얼마나 이슈가 됐는데, 태리 씨
드라마 하면서 라디오를 어떻게 같이 해요?
그럼 지수호는?
지수호는 지수호고
진태리는 진태리지, 아줌마
어우, 이거, 이거 갖고 가요, 갖고 가
갖고 가, 이거
[문 드르륵 열리는 소리]
우와, 지수호 이러고 살았네
내가 한 번을 못 와봤다, 야 바빠가지고
웬일이세요?
(윤석) 야
여기 저, 술도 좀 갖다 놓고
와인도 좀 진열하고
뭐, 좀 톱스타답게 좀 안 되냐?
아, 이게 뭐냐? 텅 비어가지고
너 요즘 연애한다며? 작가랑
(윤석) 그래서 라디오도 하는 거고
[소파 툭툭 치며] 앉아봐
(윤석) 내가 남자 대 남자로 해줄 얘기가 있으니까
이 아빠가 또 그쪽 분야는 꿰고 있잖아
(윤석) 수호야
세상에 여자 많아
뭐, 연예인 생활 하면서
충분히 여자 만날 시간도 많고
저랑 지금 연애 상담하러 오신 거예요?
정다슬은 잘 해결하셨고요?
아버지
이제 제발 좀 그만 좀 하세요
저한테 지금 엄마가 몇 명입니까?
우리 남주하 대표 말고
나한테 지금 엄마가 몇 명이나 더 있는 거냐고?
뭐, 이 자식아?
나랑 어머니 사이 이렇게 된 거...
나 때문인 줄 알아?
어머니 때문인 줄 알아?
다 아버지 때문이야
네가 지금까지 지수호로 산 게 누구 덕인데!
[소리치며] 그러니까!
이제 지수호로 살기 싫다고
너 진짜 어쩌려고 이래, 어!
아버지
아버지는 진짜 이렇게 사는 게 좋아?
그만 가세요 저 미팅 가야 되니까
[통화 연결음]
[전화 신호 가는 소리]
(안내음)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
- 그거 들었어? - 뭐? 바빠, 빨리 얘기해
아니, 송그림이랑...
지수호랑 사귄대
응, 나도 꿈속에서 백 번은 사귄 듯
[어이없다는 듯이] 허
[속삭이며] 진짜 사귄다고
- 진짜? - 어
- 헐 - (장마) 대박이지
아니, 3달 있다가 김동주 그만두면 어떡하냐?
이강 놈이 그냥 하는 얘기 아닐 거고
진짜 뭐 다 그만둬?
[한숨 쉰다]
아니, 우리 프로그램은 뭐 본격 이별 장르 방송이야?
[전화벨 울리는 소리]
참, 이씨...
아우, 진짜 쫄리게
[탁 전화기 내던진다]
야, 넌 뭔데 자꾸 JH랑 연결돼서 그러는데?
(승수) 어?
네
제가 뭘 어떻게 도와야 될지...
송그림에 대한 모든 거요
송그림
(라희) 지수호랑 사귀는 것 같은데 대표님 모르셨어요?
사실...
지난번에 호텔에서 둘이 같이 있는 걸 제가 봤거든요
[심각한 음악]
(제이슨) 김 실장도 그날 일에 대해 잘 모르더라고요
그날 일은 지수호 속에서 나오질 않고 있어요
정말로 자신이 우지우를 죽인 거라고 생각하는 건지...
아, 대표님 근데 그거 아세요?
지수호와 우지우 그 둘이 좋아했던 소녀가...
누군지?
(주하) 그러니까 송그림 작가가 수호를 처음 만난 건
12년 전이었단 말인 거죠?
두 사람이 인연이긴 한가 봐요
[전화벨 울리는 소리]
네, 대표님
송그림 작가님?
잠깐 만났으면 좋겠는데
시간 괜찮을까요?
아...
네, 괜찮습니다
회사로 좀 와줬으면 좋겠는데
저번에 계약서 쓰러 온 적 있죠?
아뇨, 제가 회사로 가긴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림) 괜찮으시다면, 대표님
중간에서 만났으면 좋겠는데요
그러죠
[통화 종료음]
어후, 무서워
[한숨 쉰다]
그래도 잘했어, 음
[가볍게 숨 내뱉는다]
송그림 작가님을...
저희 회사에서 계약하고 싶은데
저희 회사엔 수많은 전속 작가가 있어요
그리고 우리 기획사 내에서 만드는 자체 프로그램도
작가진이 있고요
우리 회사랑 계약하는 건 어떠신지...
갑자기 왜?
훌륭한 인재와 함께하는 건 저희 기획사의 모토입니다
어떠세요?
최고의 대우를 해줄 수 있는데
죄송합니다
저는 아직 부족한 게 많고요
지금의 대우로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아주 좋은 조건일 텐데
괜찮습니다, 전
[문자 수신음]
(수호) 30분 후에 집 앞에서
[기가 막히다는 듯이] 허, 참...
(그림) 저기, 스타님
제가 나오라고 하면 나가야 하는 지수호 대기조입니까?
안 갑니다
쯧...
[탁 휴대폰 놓는 소리]
[발랄한 음악]
[달칵 옷장 문 여는 소리]
(이강) 야, 송그림!
너 왜 전화 안 받아?
- 너 지금 내가 몇 통을... - 아니, 왜요?
- 무슨 일 있어요? - 너 지금 지수호 만나러 가지?
- 네 - 가지 마
이걸 어떻게 말해야 될지 모르겠는데
그래도 말을 해야...
네가 널 지킬 수 있을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아, 뭔데요, 진짜?
[탁 핸드폰 내려놓는 소리]
[빠르고 긴장감 흐르는 음악]
[전화벨 울리는 소리]
(기자) 송그림 작가님이시죠? 지금 지수호 씨와 열애 중인...
[띠릭, 휴대폰 전원 꺼지는 소리]
(안내음)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서 삐 소리 후...
형, 당장 송그림 집으로 가줘
이미 송 작가 집에 기자들 쫙 깔려 있을 텐데 어쩌려고?
그래도 가, 가야 돼
[끼익 차 돌리는 소리]
[찍, 기어 바꾸는 소리]
[통화 연결음]
(안내음)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수호야
(김 실장) 우리 신중하게 생각하자
너 지금 이러는 거 절대 도움 안 돼
야, 네가 이럴수록 송 작가가 다칠 수도 있단 생각을
왜 못하니, 너?
[잔잔한 음악]
[탁 전등 켜는 소리]
[탁 전등 끄는 소리]
[탁 전등 켜는 소리]
[탁 전등 끄는 소리]
[탁 전등 켜는 소리]
[탁 전등 끄는 소리]
[탁 전등 켜는 소리]
[탁 전등 켜는 소리]
[전화벨 울리는 소리]
(그림) 여보세요?
시시콜콜한 일에 전화하라고 해서요
(그림) 아니, 아깐 기자들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 꺼놨어요
매니저한테 연락받았죠?
내일 방송은 녹음 튼다고
그 말 말고
미안해
(수호) 내가 너무 미안해서
너한테 어떻게 사과해야 할지
네 얼굴 어떻게 봐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한숨 쉰다]
지수호 씨 때문 아닌 거 아는데
오늘은 좀 힘들었어요
[한숨 쉰다]
근데 우린... 진짜 마음 놓고 데이트하기 힘들다
(그림) 그렇죠?
무슨 데이트만 하려고 하면 일이 이렇게 닥쳐, 응?
미안
미안하다는 말 들으려고 한 건 아니고
내가 다 해결할 테니까
어떻게 해결할 건데?
오늘은 우리 그냥 푹 자요
잠은 안 오는데 그냥 자자고요
우리 내일...
만날 수 있을까?
그래요, 만나서 얘기해
자
네
저 수호 씨 어머니 만났어요
뭐라는데?
좋은 얘기였어요
작가 계약하고 싶다고
근데 거절했어요
미안해
좋은 얘기인데, 뭐
푹 자요
[통화 종료음]
[한숨 쉰다]
[통화 종료음]
(팬1) 아, 진짜 언제 와 추워 죽겠는데
(팬2) 아, 왜 이렇게 안 와요?
(팬3) 더 두껍게 입고 올걸
얘들아, 더 높이 들어 더 높이, 잘 보이게
(팬3) 오케이
[찰칵 사진 찍는 소리]
[잔잔하고 슬픈 음악]
[얕은 한숨]
(직원1) 야, 송그림이랑 지수호랑 사귄대
- 그럴 줄 알았어 - (직원1) 내 말이
아, 진짜, 쪽팔려서!
(이강) 야!
너희들은 방송국에서 송그림 얘기밖에 할 게 없냐?
송그림 데리고 올 테니까 앞에서 할래?
진짠지 아닌지 '예, 아니요' 듣게 해줘?
앞에선 떠들지도 못하는 것들이 왜 뒤에서 자꾸 수군대고 난리야!
- 왜 오버해, 네가? - 왜 오버하냐고?
그래, 네가 뭔데?
우리 팀이라 그런다
이제 라디오국에서 송그림 씹어댈 거면
나랑 같이 씹어대라
야, 그리고 너!
웃으면 죽여 버린다
[달칵 문 열리는 소리]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 줄 알아?
생각 좀 하고 행동해, 너도
송그림 위한다면 여기서 이러지 말라고, 제발
뭐야?
촬영은 잘 끝났어요?
안 웃긴데 왜 웃어?
네가 나한테 해줬던 말...
너한테도 해줘야 돼?
그냥 나한테 욕을 하든가
꺼지라고 하든가
다 돌려놓으라고 하든가
그래 줘라, 그냥
(수호) 그냥 나한테 화를 내고
내가 너한테 미안하다고 말하게 하고
지수호 씨
난 괜찮은데
밥은 먹었어요?
밥 한 끼 못 먹었잖아, 그렇죠?
우리 일단 밥부터 좀 먹고, 응?
너희 진짜 죽이고 싶다
너희가 지금 나한테 뭔 짓을 하고 있는 거냐, 지금?
죄송해요, 피디님
(이강) 야, 내가 차인 것도 속상해 죽겠는데
너희 이렇게 밀월 장소까지 마련해주고
또 최후의 만찬까지 이렇게 마련해주고 있다, 내가
- '최후의 만찬'이라니? - 그럼?
너 이따위로 얘 인생 이렇게 망가지게 둘 거야?
네 잘난 그 사랑 때문에?
야
뭐?
내 말이 맞잖아
[졸졸 물 따라주는 소리]
맛있게 먹어라 설거지는 내가 한다
[달칵 문 닫는 소리]
이렇게 기자들한테 둘러싸이게 해서... 미안해
[한숨 소리]
톱스타의 진가를 처음으로 확인했네요
송그림
이번 일 내가 어떻게든 해결할 테니까
나 믿고 기다려줄 수 있어?
내가 너 좋아하면...
이렇게 될 거 몰랐던 건 아닌데
그래도 내가 이기적으로 부탁할게
이상한 생각 하지 말고 나 믿고 기다려줘
내가 어떻게든 해결할 테니까
[딸랑 종소리와 문 열리는 소리]
내일 라디오는?
할 겁니다
용기를 내는 겁니까?
지금 나한테 장난질하면서 도발할 생각이면 그만하시죠
나도 송그림 누구보다 걱정되니까
걱정하는 사람이 일을 이따위로 만듭니까?
정말로 좋아한다면은
그 사람 끝까지 지켜요
지키지 못할 거면 지금 빠지든가
지금 송그림한테
너의 사생팬들보다 JH 대표보다 더 해로운 게 뭔지 알아?
바로 너야
(이강) 그러니까 당분간 부스에 오지 마
그동안 녹음 틀고 있을 테니까
송그림 지키려면 오지 말라고
[리모컨 조종음과 차 문 열리는 소리]
당분간 출근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냐?
그래도 해야죠, 제 일인데
제가 이렇게 피할 이유도 없고
그리고 이렇게 그냥 방에만 있다간
나쁜 생각만 들 것 같고요
저 방송 하고 싶어요
녹음이라도 작가로 자리 지키고 싶어요
타
[희망찬 음악]
[탁 차 문 닫는 소리]
고개 들어
가자
(라희) 팬들이랑 기자들 저렇게 출입문 가로막고 서 있는데 그게 부러우냐고
(그림) 한 달이 아니라
우리 인연 질기고 좀 오래됐거든
힘들지? 나 때문에 무섭지?
(그림) 지수호 씨 손잡고 어디든 같이 걷고 싶어
(이강) 녹음을 트는 건 어떨까?
(수호) 방송하죠, 그러려고 왔으니까
(유정) 지수호의 수호천사 팬클럽 회장 전유정입니다
이게 뭐예요? 우지우...
(수호) 언제 진실을 말할 거야?
네가 알고 있는 모든 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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