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온리 러브송 17
[긴장되는 음악] 넌 기이한 새와 나타나
공주를 납치한 자
그 죄
죽어 마땅하니
내 손에 죽는다
안 돼
[칼이 푹 꽂힌다]
[수정의 신음]
[수정의 떨리는 숨소리]
[슬픈 음악]
멈춰라
[칼을 쓱 뽑는다]
(온달) 폐하의 명이오
이년의 흔적을 싸그리 태워 없애 버릴 것이오
안 돼
멈춰라
당장 멈추지 못할까!
[분노에 찬 숨소리]
(온달) 서라
내가 데리고 갈 것이다
[코를 드르렁 곤다]
[코를 드르렁 곤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천국?
괜찮은 게냐?
[수정의 헛웃음]
(수정) 마마도 죽은 거니?
(평강) 온달의 손에 진짜 죽는 건 줄 알았다
그래
그랬지
그 개놈 새끼
[감탄]
욕하는 거 보니까 우리 누나 살아 있네
(무명) 다행이군 [익살스러운 음악]
사, 살아 있어?
응
(수정) 어?
어유
나, 나, 나 왜, 왜 살아 있니?
누나, 그거 다 쇼였대요 실감 안 나면 때려 줄까요?
(수정) 씨...
(삼용) [작은 소리로] 나한테 그래
쇼?
어떻게?
[수정의 신음]
[칼날이 칼집으로 쑥 들어간다]
(평강) 네가 눈앞에서 죽어야만
일용, 그자가 너를 포기할 거라 생각한 모양이다
옳은 판단이었어
내가 고집을 부려 그곳에 가기라도 했다면
[옅은 한숨]
일을 크게 그르칠 뻔했구나
[아련한 음악]
(삼용) 누나, 미안해요
누나 말대로 온달 형님 우리 배신한 거 아니었어요
지금 어디 있어? 온달
(평원왕) 무탈하게 끝나서 다행이구나
폐하께서 은혜를 베푸신 덕입니다
감사드립니다
그럼 이제 내 청을 들어주겠느냐?
말씀하십시오
온달, 평강과 혼인하라
[긴장되는 효과음]
폐하
42일째
수정아
삼용아
[울먹이며] 살아 있는 거...
[머뭇거리며] 야, 그럼!
당연히 살아 있지 응, 살아 있고말고
어, 살아 있네, 그래
씨... [휴대전화 조작음]
[당황하는 숨소리] [우당탕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어? [차 문이 쾅 닫힌다]
(대표) 지금 가네? 바로 폐차한다더니
실장님이 아끼는 책이 없어져 가지고 이틀째 찾았는데
못 찾았어요
무슨 책을 이틀이나?
아, 시대 고증이 엄청 잘 돼 있는 역사책인데
절판돼서 구할 수가 없거든요
(봉수) 저 차 꺼림칙해서 폐차장으로 얼른 보내 버리고 싶은데
완전 개고생했죠, 뭐
뭐가 그렇게 꺼림칙한데?
어젯밤에 다른 팀 연출부가 봤는데
운전석에 아무도 없는데
차가 막 푸르륵 푸르륵거리더래요
꼭 살아 있는 것처럼
사, 살아 있어? [익살스러운 음악]
(봉수) 아, 폐차장 도착하시는 대로 문자 주세요
(운전기사) 네, 알겠습니다
[자동차 시동음]
차가 어떻게 살아 있어
말이 돼?
사, 살아
있을 수도 있지!
- (봉수) 네? - (대표) 거기 스톱!
(대표) 스톱, 스톱, 아저씨, 스톱! 거기 서 봐, 서 봐,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대표의 신음]
[아련한 음악]
나와라
꽃 같은 내 입술이 널 원하거든?
감히 날 거부해?
[일용의 기합] (수정) 그쪽이 원하는 대로
절대 안 돼
[일용의 놀라는 숨소리]
내가 원하는 게
뭔데?
내가 모를 거 같아?
나야, 나, 대한민국 사극 퀸
'씻겨라' 다음 신은
무조건 합궁이잖아
[새어 나오는 웃음]
저런, 저런, 저런
계집의 입에서 먼저
합궁이라는 말이 나오는 걸 듣게 될 줄이야
[킥킥 웃는다]
[울음]
내가 그리 좋으냐?
헐
제정신이야?
딱 봐도 나는 싫은 거고 그쪽은 원하는 그림이잖아, 지금
내가?
아, 아, 그런 것인가
- (일용) 아 - (수정) 오지 마
오면 죽는다
죽는다
아, 죽지 마
[흐느끼며] 죽, 죽지, 죽지 마
[옅은 한숨]
- (부관) 장군 - (일용) 술을 가져왔느냐?
(부관) 지금 술을 찾으실 때가 아닙니다
- (일용) 뭐 - (부관) 들어오시오
(사또) 오랜만에 뵈어도 참으로...
[사또의 터져 나오는 웃음]
빨개...
빨갛게 저 하늘의 해처럼
빛나시옵니다
(사또) 빛나시옵니다
아, 당연한 걸 뭐
아유, 귀찮아
[술에 취한 목소리로] 왜 왔어
(사또) 아, 예, 장군께서 꼭 보셔야 될 것이 있어서
아, 제가 밤새 아무도 모르게
급하게 달려왔사옵니다
괴상한 불새가
흘리고 간 것을 제가...
(이방) [언성을 높이며] 제가
(사또) 네가?
아니고, 우리 사또께서 찾으셨지 뭡니까
[이방의 웃음] 불새가...
불새가 흘리고 간 거?
그것은 바로!
예언서!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야, 네가 까, 네가
"역사"
예언서는 무슨
(일용) 역사라고 쓰여 있는 걸 보니까
한낱 지난 일을 기록해 놓은 거 아니야
(사또) 아니요, 아니요, 아니요, 아니요
그런데 말입니다
거기에 익숙한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 (일용) 나? - (사또) 으음
그럼 누구?
[익살스러운 음악] 공주마마 성함과
온달이...
[언성을 높이며] 온달?
그자가 공주와 뭐!
그, 그게
(사또) 아, 저, 그러니까 그게 저기, 그...
[익살스러운 효과음]
(이방) 호, 혼인을 한, 한다고 하옵니다, 예, 예, 예, 예
뭐?
(일용) '온'...
[당황하며] 뭐야, 이 해괴한 글자는
[씩씩대는 숨소리]
[당황하며] '평강, 온, 온달'
'혼인'?
[익살스러운 음악]
온달
내 것을 다 빼앗겠다?
[웃음]
뭐냐, 이거
아이, 저, 그러니까 제가 갖다 버리자고 했지 않습니까
(사또) 네가 좋다고 들고 오고선 뭐 이제 와 가지고
아니, 그래도 제가 버리자고 했잖아요
[티격태격한다]
(이방) 제가 갖다 버리자고...
이놈들!
(사또) 장군
부디 노답...
아, 아니, 아니
죽여 주...
아, 아니, 아니, 아니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이방)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당장 일어나지 못할까
(일용) 일어나라고
[사또의 비명]
[이방의 신음]
잘했어
- (사또) 네? - (일용) 으음
아주 잘했어
정말...
네?
[사또와 이방의 멋쩍은 웃음]
[살짝 웃는다]
[무명이 피식한다]
[평강이 피식한다]
(평강) 내 차례다
자, 나를 얼마나 좋아하느냐?
(무명) 음, 많이?
대답이 영 시원찮다
다시 답해라
- (평강) 나를 얼마나... - (무명) 쉿 [발랄한 음악]
(무명) 제 차례입니다
하늘만큼 땅만큼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제 마음을 아십니까?
(평강) 안다
이제 내 차례지?
나와 혼인해 주겠느냐?
다시 한번 묻겠다
나와 혼인해 주겠느냐
무명
(무명) 오케이
[잔잔한 음악] (평원왕) 온달, 평강과 혼인하라
폐하
(온달) 제게는 혼인을 할 여인이 있습니다
고 장군에게서 살려 온 그 아이 말이냐
그 아이가 너와 혼인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느냐
폐하께서 허락해 주신다면
함께 강국으로 넘어가
어머님을 모시고 살고 싶습니다
그 아이도 그리한다 하더냐
그리할 것입니다
그 아이의 집안도?
허락을 구할 것입니다
글쎄
과연 답을 들을 수 있을까?
(평원왕) 어디서 온 어느 집안의 여식인지 알 수가 없으니 말이다
-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 그런 나라는 없다
(평원왕) 내 평생 들어 본 적 없다
나만 모르는 것일까?
아니, 아무도 모른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들은 적 없는 허상의 세계라는 걸
너도 알고 있지 않느냐
(온달) 몸은 괜찮아?
(수정) 아이씨 [수정의 거친 숨소리]
안 괜찮다, 이 자식아
넙죽 덮쳐서
몸과 몸이 아주 딱 달라붙어서
[비꼬며] 보기 좋더라?
'팔자가 폈구나?'
씨, 내 팔자가 그렇게 폈니? [익살스러운 음악]
[온달의 신음]
'너 나 좋아하니?'
[비꼬며] 걔가 너 좋아하는 게 그렇게 궁금했어요?
[온달의 신음] 미리 미안한 건 절대 아니고?
아, 그건 너 구하려고 아, 연기한 거고
[온달의 신음]
나도 나 살려고 연기한 거고!
[수정의 신음]
발연기 우리 난년이
많이 늘었네?
[수정의 신음] 많이, 많이
님 연기는 아주 눈물 나더라? [온달의 신음]
[비꼬며] 연기 대상 하나 놔 드려야겠어요
- (온달) 놔, 놔 - (수정) 너부터 놔
(온달) 놔 [수정의 신음]
[문이 달칵 열린다]
[흥미진진한 음악]
언제부터 꾸민 것이냐?
꾸몄다?
내 꽃 같은 머리로 모를 줄 알았더냐?
난 네가 꾸민 일들을 다 알고 있어
(일용) 언제부터야?
그 무슨 말인지
(일용) 내 것을 모두 가져가시겠다?
[온달의 코웃음]
(온달) 네 것이 아니라
원래 내 것이었다면?
그럴 리가
어찌 마마께서 원래 네 것이란 말이냐
[의미심장한 음악]
뭐?
(일용) 그래서 그딴 수를 쓴 것이냐?
오, 예언서라니
뭐, 폐하께서 원래 그런 걸 믿으시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그리 허접하게
예언서?
불새 나부랭이와 짜고 네가 흘린 것 말이다
'평강과 온달은'
'혼인한다'?
[일용의 코웃음]
(일용) 어디서 구해 왔는지 아주 그럴싸한 걸 가져왔더라?
껍데기에는 '역사'라 쓰고
속에는 마치 네 바람을 예언처럼 적어 놓은
그 잡스러운 서책 말이다
[작은 소리로] 역사책?
(일용) 옳아
노답인 내 추리에 꿈쩍 놀란 모양이다?
그런 일 없소
내 손에 딱 잡히니 모른 척하겠다?
(일용) 그래
어디 계속 그렇게 숨겨 보거라
내 확실한 증좌를 잡는 날
널 서른네 쪽을 내 줄 테니까
[피식]
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단 삼 합이면 충분하다니까
너, 씨, 너, 이씨
여기 내 처소에서 그만 물러나는 게 어떨지
[분노에 찬 숨소리]
(일용) 똑똑히 기억해 두거라
내 꽃 같은 처소에 들어온 이상
네 소원 따위가 적힌
서책 나부랭이가 밖으로 나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멀어지는 발걸음]
[문이 탁 닫힌다]
[옅은 한숨]
[한숨 쉬며] 쩝
미쳤지, 미쳤어
얼굴 한 번 더 보겠다고 이 사지에 걸어 들어와?
누구냐, 넌
(이방) 이 휘황찬란한 옷하며
[익살스러운 음악]
아이고, 피곤하다
(사또) 저거랑 이거랑 둘 다 잘라 버리고 오늘은 이만 끝내자
(이방) 어허
장사 한두 번 하나
진나라든 어디든 바다 건너 갖다 팔면 되지
탈 나면 온달이 전부 한 거로 해 뒀으니까
걱정 말고 그냥 깔끔하게 처리해
[놀라는 숨을 들이켠다]
그런데 말입니다
어째 좀 모자라 보이지 않냐?
(이방) 그런데 말입니다
저것은 필시 곤룡포?
(사또) 이 새끼 이거 어디서 감히 폐하만 입을 수 있는 옷을 입고
[헛기침하며] 안 되겠다
당장 노답하자, 저놈
(이방) 예! [삼용의 당황하는 신음]
- (이방) 이놈! - (삼용) 왜... [삼용의 신음]
- (이방) 일로 오거라! - (이연) 멈추시오!
[삼용의 신음]
그분을 당장 놔주십시오
(삼용) 어, 광년
[말을 더듬으며] 아니, 이름 모를 아씨
이분은
오라버니와 친분이 있는 귀족의 자제이십니다
[작은 소리로] 나요?
아이고, 이런, 이를 어째, 이거 [헛기침]
(사또) 당장 놓아 드리거라
[이방의 다급한 신음]
(이방) 노답하여 주시옵소서
(사또) 노답하여 주시옵소서
[익살스러운 음악] 노, 노답?
아이, 그걸 굳이 왜?
(사또) 어서 노답하여 주시옵소서
(이방) 어서 노답하여 주시옵소서
아이, 뭐, 그렇다면 뭐...
(삼용) 너 노답
너도 노답
돼, 돼, 됐죠?
안녕히 계세요
- (사또) 야 - (이방) 예
노답이 진짜 뭐냐?
[이방의 당황하는 숨소리]
저, 저, 저, 저도, 저도 진짜 헤, 헤, 헤, 헤, 헷갈립니다 [사또의 한숨]
[이방과 사또의 한숨] (사또) 노답...
(삼용) 감사합니다
(이연) 참으로 이상한 분이십니다
대체
그 옷은 왜 입으신 겁니까?
어
보고 싶어서요
[발랄한 음악]
- 네? - 그쪽이
보고 싶어서요
오라버니를 뵈러 오신 겁니다
저는 그리 알고 있겠습니다
- 아닌데? - 맞습니다
맞아야만 합니다
왜, 왜요?
그래야...
제 마음이 편하니까요
아...
예, 그, 그럼 그렇, 그렇다고 할게요
오라버니께서 곧 오실 겁니다
갈아입을 옷을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에, 에? 저, 저기, 저기...
저도
궁금했습니다
[밝은 음악]
보고 싶기도
했고
처자...
[흐뭇한 웃음]
아이, 뭐야 [웃음]
아이고, 근데 나 이제 어떡하냐
아이씨...
용?
[코를 훌쩍이며] 용, 용, 난 삼용이다, 이놈아
[코를 훌쩍인다]
'역사'
'1968년 출간'?
아니, 이, 어?
이, 이게 왜 여기 있어?
[슬픈 음악]
(온달) 한참 갔을 거야
이제 괜찮아
추운데 들어와
잠깐만
잠깐
왜?
(수정) 그냥 잠깐만
있잖아
내가 했던 말
기억해?
- 뭐? - 너랑
평강...
기억 안 나
- 온달 - 우리
(온달) 하던 거 마저 하자
[수정이 피식한다]
(수정) 야
손이라도 줘
잡고 싶어
(온달) 폐하께서
공주마마와 혼인을 명하셨다
지금
뭐라 하셨습니까?
온달과 혼인하라 하였다
그 무슨...
온달이라면 네가 연모할 만한 사람 아니냐
아닙니다
저는 연모하는 자가 따로...
아니, 네가 연모하는 자는 온달이다
그래서 함께 도망간 것이야
나는 거절할 거다
너랑 혼인할 거니까
[신비한 효과음]
어?
흐릿해진다
(온달) 전에
너한테 미리 사과한 거 말이다
너무 많아서
아무래도 죽을 때까지 다퉈야 될 거 같다
그러니 난년아
나와 혼인해 주겠니?
응
그리는 아니 될 것입니다
뭐라
제가 연모하는 사람
저는
무명과 혼인할 것입니다
[신비한 효과음] [놀라는 숨소리]
사, 사라진다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사라져?
어?
(수정)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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