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2
[무거운 음악]
(준웅) 기억 속이 대체 어떤 곳이길래 그래요?
네 기억은 어때? 좋은 기억만 있어?
뭐, 그렇지만은 않죠
아주 불쾌할 수도 아주 무서울 수도 있는
(련) 기억 속이란 그런 곳이야
쫄리면 여기서 기다려
[준웅의 헛웃음]
(준웅) 아니, 제가 얼마나 대차고 당차고 용감한지 잊으셨나 본데
저 사람 살린 사람입니다
아니, 이렇게 나 싫어하는 팀에 나 참관 안 하지
저 참관 안 해요 그럼 저 참관 안 해요
나는 참관하기 싫어
말이 긴 거 보니까 쫄았네
(련) 넌 그냥 여기 있어
(준웅) 아, 저 안 쫄았다고요 그…
참관할 거예요
네가 한다고 했다?
(련) 경고하는데
들어가서 아무것도 만지지 말고
끼어들지도 마
(준웅) 이씨…
[흥미로운 음악]
[강조되는 효과음]
[신비로운 효과음]
[옅은 헛기침]
아!
오케이, 오케이
[신비로운 효과음]
[학생들이 저마다 떠든다]
[준웅의 떨리는 숨소리]
(준웅) 어?
어? 팀, 팀, 팀장님, 그…
어? 김혜원 작가님이시네?
김혜원 작가님
(학생1) 아, 알려 달라고, 야! [준웅이 놀란다]
아, 알려 줘!
(련) 부딪치면 안 돼 닿아도 안 되고
우릴 인지하게 되면 저들 기억 속에 갇히게 돼
그럼 영원히 못 나가
(준웅) 그…
노은비 작가님이랑 김혜원 작가님이랑
같은 학교였나 보네요?
(혜원) 아, 아, 짜증 나, 씨, 쯧 [학생들이 조용해진다]
[혜원의 한숨]
(혜원 친구1) 혜원아 오빠가 바쁜 거겠지
(혜원 친구2) 야 그냥 버리고 갈아타
(혜원) 몰라
[은비와 윤솔의 웃음] (윤솔) 아, 하지 마
(은비) 저번 주 '무한도전' 봤어?
(윤솔) 어, 진짜 너무 재밌어
아니, 무한상사 박 차장 왜 이렇게 웃겨?
(은비) 그러니까
난 정준하
그, 정 과장 홍합 머리 보기만 해도 너무 웃겨
아, 실제로 보면 얼마나 웃길까
(윤솔) 웃겼구나
(함께) 그랬구나 [은비와 윤솔의 웃음]
(은비) 아, 보고 싶…
(혜원) 야 [어두운 음악]
웃기냐, 내가?
어?
웃기냐고
[힘겨운 신음]
[은비가 놀란다]
(혜원) 사는 게 참 즐겁나 보다, 너는
나는 세상 개노잼인데
[혜원 친구1이 픽 웃는다]
어디 마음껏 웃어 봐
미안해
(은비) 아, 진짜…
오해야
아까처럼 웃으라고
(혜원 친구2) 웃으라고
[혜원 친구2의 웃음] (혜원 친구1) 야, 웃어
[은비의 힘겨운 신음] - (혜원 친구2) 웃으라니까? - (혜원 친구1) 웃어!
(혜원 친구2) 웃으라잖아!
(혜원) 야, 비켜 봐
야
너 잘 들어
[펜이 딸깍거린다]
너 앞으로
이 소리 들으면 무조건 웃어
[혜원이 펜을 딸깍거린다]
[혜원이 펜을 딸깍거린다] [은비의 울먹이는 숨소리]
[펜을 탁 던지며] 아, 웃으라고!
(준웅) 뭐야, 씨
(련과 준웅) - 참아 - 저걸 보고 어떻게 참아요?
아무것도 건들지 말고 끼어들지 말랬지
[힘겨운 신음]
(련) 저들 기억 속에 갇히고 싶어?
[함께 은비를 퍽퍽 찬다] (혜원 친구2) 아유, 진짜
(준웅) 아, 저, 씨…
[담임이 탁탁 판서한다]
(담임) [분필을 탁 놓으며] 자, 여기까지 하고
다음 시간엔 오늘 수업한 데까지 쪽지 시험 볼 거니까 준비들 해
(학생들) 아, 쌤!
(담임) [탁자를 탁탁 치며] 조용 조용, 조용!
[학생들의 원망하는 소리] 아유, 진짜
뭐, 은비는 좋은가 보네
[학생들이 비난한다]
자, 다음 시간에 보자
[어두운 음악]
[은비의 울음 섞인 웃음]
[학생들이 놀란다] [은비가 콜록거린다]
[울음 섞인 웃음]
(윤솔) 은비야!
은비야, 왜 그래?
은비야, 괜찮아?
(윤솔) 담임한테 말하자, 응?
[떨리는 숨소리]
그렇다고 이렇게 지내는 건 너무 힘들잖아
[문이 달칵 닫힌다] (혜원) 뭐야? 질투 나게
나 빼고 놀기 있기, 없기?
(윤솔) 왜 그래?
(혜원) 오케이, 정했다
은비야 [은비의 겁먹은 숨소리]
나 이제 너 말고
얘랑 놀래
어때?
좋지? 너 이제 자유인데
괜찮지?
[혜원이 펜을 딸깍거린다]
(윤솔) 은비야
[혜원이 펜을 딸깍거린다]
[힘겨운 숨소리]
(혜원) 음
오케이, 알았어
잘 지내보자, 친구
같이 가자
(윤솔) 은비야
은비야
[은비의 다급한 숨소리]
(은비) 아, 안 돼
[은비의 놀란 숨소리] [혜원이 팔을 탁 뿌리친다]
죽을래?
아니, 내가…
내가 잘못했어
(은비) 아니…
[흐느끼며] 내가 잘못했어
내가 이렇게 빌게
잘못했어
[은비가 펜을 딸깍거린다]
[은비의 울음 섞인 웃음]
[혜원이 풋 웃는다]
(혜원) [웃으며] 어머, 어머 [혜원 친구들의 웃음]
오
가자
(윤솔) 은비야…
[문이 달칵 닫힌다]
[울음 섞인 웃음]
- (학생2) 뻥치지 마 - (학생3) 진짜라니까
- 설마 또? - (학생3) 아니야 [학생2의 웃음]
[어두운 음악] [혜원이 못마땅해한다]
(혜원) 아유
[은비의 힘겨운 숨소리]
[혜원 친구들의 웃음]
[혜원 친구2의 환호] [혜원 친구들의 웃음]
(혜원 친구1) 아, 진짜 웃겨
[혜원 친구들의 신난 비명] [놀란 숨소리]
[힘겨운 숨소리]
[힘겨운 신음] (혜원 친구1) 으이그
(혜원) 아, 아이씨
야, 여기 [혜원 친구들의 웃음]
야, 우유, 우유 냄새 나는 거 아니야? [혜원 친구2가 짜증 낸다]
[학생들이 불평한다]
- (혜원 친구1) 아, 묻었어? - (혜원 친구2) 아, 뭐야, 아씨 [준웅이 씩씩거린다]
(혜원 친구1) 묻은 거 아니야? 아이…
[긴장되는 음악] [준웅의 힘주는 신음]
(혜원) 넌 누구?
[어두운 효과음]
(련) 우릴 인지하게 되면 저들 기억 속에 갇히게 돼
[준웅과 련의 놀란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쩍 갈라지는 소리가 난다]
[덜그럭거리는 소리]
[다급한 숨소리]
(련) 최준웅! 여기서 나가야 돼
빨리! [준웅의 다급한 숨소리]
[잘그락거리는 소리] [련과 준웅의 다급한 숨소리]
(준웅) 어디로 가야 되는데요?
(련) 우리가 들어왔던 곳!
[쨍그랑 부서지는 소리]
[준웅과 련의 가쁜 숨소리]
[준웅이 당황한다]
(준웅) 팀장님 아, 나가는 문이…
저희 이제 어떡해요?
열쇠 구멍이 생기는 문을 찾아야 돼
[신비로운 효과음]
[신비로운 효과음]
[준웅과 련의 가쁜 숨소리]
[무거운 음악]
- (학생4) 재수 없어, 노은비 - (학생5) 노답 인생 노은비
- (학생5) 거지 노은비, 못생겼어 - (학생6) 왜 사냐, 노은비?
- (학생7) 재활용 불가 은비 - (학생8) 은비 꺼져
(학생5) 거지 노은비, 못생김
[흐느낀다]
(준웅) 뭐야?
[쩍 갈라지는 소리가 난다]
[긴박한 음악]
[련의 놀란 숨소리]
[련과 준웅의 놀란 숨소리]
[련의 다급한 숨소리]
[련이 달그락거린다]
[다급한 숨소리]
[준웅의 거친 숨소리] [무거운 음악]
극복해 [떨리는 숨소리]
(은비) [머리를 쿵쿵 박으며] 안 되면, 어?
[쿵 소리가 울린다] [놀란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자동차 경적]
[잘그락거리는 소리]
[쿵] [련과 준웅이 놀란다]
[련과 준웅의 가쁜 숨소리]
[기억의 키 작동음]
[련과 준웅의 가쁜 숨소리]
[문이 탁 닫힌다]
[경고음]
[기억의 키 작동음]
[련과 준웅의 거친 숨소리]
(준웅) 어?
작가님 웃는 모습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전등이 지직거린다]
[련의 놀란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준웅이 놀란다]
[련과 준웅의 가쁜 숨소리]
[잘그락거리는 소리]
[련과 준웅의 다급한 탄성]
[준웅이 달그락거린다]
(준웅) 아, 됐다, 가죠
[신비로운 효과음]
[준웅과 련의 거친 숨소리]
[안도하는 한숨]
아, 괜찮아요?
내가 아무것도 하지 말랬지!
아, 어떻게 가만히 있어요
노, 노 작가님 죽을 뻔했는데
그건 기억일 뿐이라고!
아니, 나는
그런 거 생각하기도 전에 그, 몸이 먼저 반응해서…
[한숨]
아, 죄송합니다
열쇠 내놔
아, 그, 아이… [흥미로운 음악]
[거친 숨소리]
(준웅) 그, 그게 왜
부러졌을까
[어이없는 숨소리]
아이, 그래도 제가 떨어진 거 재빠르게 주워서 열었는데
어금니 꽉 깨물어
[겁먹은 숨소리]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잔이 쨍 부딪는다]
(혜원 친구1) 맞다, 혜원이 너
'셀레브리티' 인터뷰 했다며?
(혜원 친구2) 올, 김혜원
유명인 다 됐네?
웹툰은 조회 수 장난 아니지
거기다 이제 방송까지 타면
진짜 연예인 되는 거 아니야? [혜원 친구1이 픽 웃는다]
- (혜원 친구2) 오, 셀럽 - (혜원) 아이, 뭐래
아, 원하면 사인해 줄게 [혜원 친구들의 웃음]
(혜원 친구2) 뭐야, 재수 없어
(혜원 친구1) 아, 맞다 근데 노은비 안 왔어?
걔 그 방송 작가로 있잖아
노은비? 누구?
(혜원 친구2) 와 얘 기억 못 하는 거 봐
어유, 무서운 년
뭔 소리야?
(혜원 친구1) 왜, 딸깍딸깍
아, 그 찌질…
어머, 걔가 노은…
(혜원) 대박, 걔가 걔였어?
나 전혀 못 알아봤어
세상 진짜 좁다, 야
(혜원 친구2) 걔는 널 못 알아볼 리가 없었을 텐데
이상하네
뭐야, 나 쌩깐 거야?
무서워서 모른 척했겠지
네가 좀 괴롭혔냐?
뭔 소리야
내가? 언제?
[혜원 친구들의 헛웃음]
[픽 웃는다]
[괴로운 숨소리]
[무거운 음악]
[울먹인다]
(혜원) 전 무엇보다 학폭 피해자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좋겠어요
[한숨]
[훌쩍인다]
(혜원) 저는 가해자를 옹호할 생각이 없거든요
[떨리는 숨소리]
(혜원) 피해자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놨는데
[울먹인다]
(혜원) [퍽퍽 때리며] 아씨, 웃으라고!
[훌쩍인다]
[연신 흐느낀다]
(준웅) 아으, 진짜! 왜 가해자는 잘 살고 피해자만, 씨
어딘가 부서져 보이더니
과거에 갇혀 살고 있었네 수감자처럼
잊지도 못하고, 바보같이
(준웅) 아, 저런 기억을 어떻게 잊어요?
아, 저런 기억이 뭐, 상처 낫듯 날이 개듯 막 다 없어져요?
아이! 나 아까 '님' 붙였어 '김혜원 작가님'
인간 같지도 않은 것한테 '님'
아이, 어떻게 사람이 그래?
아니, 정말 모르고 쓴 거 맞아?
그, 양, 양심의 가책이 없나? 죄책감도 못 느끼나?
발을 밟은 사람은 기억 못 해
밟힌 사람만 기억하지
(준웅) [한숨 쉬며] 쯧
아이, 그것보다 그, 노은비 작가님 어떡해요
내일 당장 인터뷰 있던데
[다가오는 발걸음]
(륭구) 다녀왔습니다 기억은 잘 봤습니까?
(준웅) 아, 그 장난 아니었습니다
우리 갇혀서 못 나올 뻔했어요
- 누구 때문인데? - (준웅) 죄송합니다
고생하셨겠네요
[한숨]
(련) 오늘도 못 찾았니?
네
일하자
뭐야?
[세면대 물이 솨 흐른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물소리가 멈춘다]
[은비의 놀란 숨소리]
[어두운 음악]
네가 그 은비인 줄 몰랐어
[웃음]
놀라긴
(혜원) 얼굴 좀 펴
누가 보면 내가 너 괴롭힌 줄 알겠다
웃어, 은비야
너 잘 웃잖아
너한텐
(은비) 한때였는지 몰라도
나한텐
[은비가 울먹인다]
평생이었어
그 상처가
[혜원의 코웃음]
(혜원) 이야
노은비
너 많이 컸다?
학교 다닐 때 내 눈도 똑바로 못 보던 게
은비야
까불지 마, 제발
그냥
그때처럼 가만히 있어, 응?
[흐느낀다]
(스태프1) 다 되셨습니다
(혜원) 감사합니다
아유, 어쩐지 낯이 익더라니
왜 말 안 했어?
저 처음에 몰라봤잖아요
우리 동창인 거 모르셨죠?
세상이 이렇게 좁아요
아, 어릴 때라 좀
투닥거린 적도 있긴 한데
지나고 보면 다 한때야, 그렇지?
[쿵] (련) 최준웅, 촬영 준비해
[달그락거린다]
눈알에도 힘 푸십시오
그럼 시작할까요, 인터뷰?
[혜원이 펜을 딸깍거린다] [긴장되는 음악]
[딸깍거리는 소리가 울린다] [삐 소리가 울린다]
뭐예요?
(준웅) 아, 제가 청력이 조금 예민해서
그런 소리 좀 거슬려 가지고요
(혜원) 아, 죄송해요 그러신 줄 모르고
앞으로 주의할게요
너 내가 오지랖 떨지 말라 그랬지
아, 그럼 뭐, 어떻게 뭐 듣고만 있습니까?
(륭구) 네, 듣고만 있습니다
아, 노은비 작가 기억 봤으면 딸깍 저 소리 못 참는다니까요?
(륭구) 참습니다
지금 우리 할 일은 은비 씨의 자살을 막는 겁니다
(련) 맞아, 우린 김혜원을 응징하러 온 게 아니니까
[휴대전화 조작음]
덕분에 우리 팀의 앞날이 어두워져 버렸죠
아이, 또 뭔 소리입니까?
준웅 씨의 오지랖으로
기억의 키를 날려 버리지 않았습니까
(륭구) 다시는 다른 사람의 기억 속에
들어갈 수 없게 되었단 소리입니다
(준웅) 아이, 뭐
아, 알았어요, 미안해요
(부장) 아프다더니 정신이 돌았니, 어?
야, 당장 오늘 방송 내보내야 되는데 뭔 소리야?
[무거운 음악]
(은비) 방송
그냥 안 내보내면 안 될까요?
[어이없는 숨소리]
(부장) 미쳤어? 어? 방송 펑크를 내자고?
(은비) 김혜원 작가
방송 나가면 안 되는 애예요
걔가 학교 다닐 때 절 얼마나 괴롭혔는지 아세요?
(부장) 그러니까
김혜원이 학교 다닐 때
노 작가를 좀 괴롭혔다는 거잖아, 어?
(부장) 아니, 오래된 옛날 일 갖고 뭐, 방송 펑크를 내자는 거야?
노 작가, 그, 방송인으로서 책임감이 없나, 어?
(부장) 아니, 개인 사생활 일일이 다 맞추면
그게 프로야? 어?
무슨 애들도 아니고 학교 다닐 때 좀 싸운 거 가지고
그, 무조건 남 탓만 하지 말고
(부장) 왜 그렇게 됐는지 생각 좀 하란 말이야, 좀
[통화 종료음]
[은비의 놀란 숨소리] (혜원) 통화 끝까지 하지?
[울먹이는 숨소리]
담임한테 일렀던 것처럼
왜, 뭐, 이번엔 도와줄 거 같아?
아유
표정 보니 아니네
'너한테도 문제 있는 거 아니냐' 했나 보네?
그때 담임처럼?
[헛웃음]
[은비가 흐느낀다]
[한숨]
은비야
세상은 다 똑같아
학교 다닐 때나 사회생활 할 때나
너같이 아무것도 아닌 애들 편은
없어
그러니깐
웃어, 은비야
[혜원이 펜을 딸깍거린다]
[은비의 괴로운 신음]
웃으라고
웃으라고
어?
[은비의 힘주는 신음] [혜원의 당황하는 숨소리]
그만…
그만해
[혜원의 한숨]
(혜원) [펜을 탁 던지며] 아이씨
[무거운 음악] [흐느낀다]
(준웅) 어 작, 작, 작, 작, 작가님!
(은비) 안 돼 [문이 탁 닫힌다]
(준웅) 아휴, 진짜
(륭구) 상태가 심각합니다 [문이 달칵 열린다]
어떡하죠? [문이 탁 닫힌다]
막아야지
"우울 수치"
[은비가 흐느낀다]
[흐느낀다]
[은비가 흐느낀다]
[흐느낀다]
(준웅) 작가님, 작가님
하지 마세요, 하지 마세요
이거 아니야
[떨리는 목소리로] 신경 쓰지 마세요
(은비) 놔요
(준웅) 왜 작가님이 고통받는데? [은비가 흐느낀다]
작가님이 피해자인데 왜 더 힘든데?
들어가지 마요
내가, 내가 어떻게든 도와줄게요, 예?
(은비) 아니요
다들 자기한테 피해 갈까 봐
도와주지도 않아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건 하나도 없다고
터널 같아
끝도 없는
벗어날 수가 없다고요!
(준웅) 아, 저…
[강조되는 효과음]
[바람이 횡 분다]
(련) 그래서
고작 선택한 게 옥상에서 떨어져 죽는 거니?
정말 그게 최선의 방법이야?
그래, 그럼
죽어
[준웅의 놀란 숨소리] 죽음이 해답으로 느껴졌다면
죽어
[무거운 음악] [은비가 울먹인다]
죽는 것쯤 이미 올라오면서 결심한 거 아니야?
왜
무서워? 이제 와서?
아니면
너 힘들다는 거 알아 달라고 징징거리는 거야?
제가
징징대는 건가요?
(준웅) 미쳤어요? 예?
지금 뭐 하자는 거예요!
쟤 데리고 나가
(준웅) 아, 누가 누굴 데리고 나가
아, 잠시만, 작가님!
[신비로운 효과음]
[준웅의 힘겨운 신음]
(준웅) 지금 뭐 하자는 거예요?
당신들 사람 살리는 저승사자라면서
근데 지금 저게 할 소리냐고!
왜
아주 죽으라고 등 떠밀지, 어?
(륭구) 진정하고 팀장님한테 맡기세요
아이씨!
시간이 지났으면 잊어버리든가
(련) 잊지 못하면 이겨 내든가
그래서, 네가 죽으면 다 끝날 것 같니?
적어도 지금보단
덜 고통스럽겠죠?
그래, 맞아
(련) 사는 것도 죽는 것도
다 네 자유니까
[은비가 울먹인다]
극복하려고 노력을 해
안 되면 더 해
이겨 낼 생각을 하긴 했어?
(련) 네가 너무 나약해 빠져서
싸울 용기도
의지도 없지?
[흐느낀다]
(련) 만만하니깐 괴롭히는 거야
만만하니까
너 자체가 민폐덩어리야!
무슨 말을 저렇게…
[레드라이트 경고음]
[은비의 떨리는 숨소리]
[무거운 음악]
(준웅) 저런 방법으로 사람을 살릴 수 있다고요?
팀장님한테 맡깁니다
위관 팀 생긴 지 얼마 안 됐다면서요
우리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확신해요?
저런 방법으로 사람을 살릴 수 있는지
(륭구) 준웅 씨!
[흐느낀다] [바람이 횡 분다]
(은비) 어쩌라고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고!
당신이 뭘 안다고 나한테 그런 소릴 해?
벗어나려고
잘 살아 보려고
얼마나 내가 발버둥 쳤는데
나는요
웃는 거조차 상처여서
다시 웃으려고
(은비) 얼마나 내가 애썼는데
(은비) 어떻게 내가 버텼는지
당신이 알기나 해?
근데
안 된다고
(련) 그래?
그럼 다시 한번 물을게
그래서, 죽으면 다 끝날 것 같니?
[흐느끼며] 살고 싶어
(은비) 나도 살고 싶어
죽고 싶지 않아
나도
이렇게 죽고 싶지 않다고!
아까 내가 했던 말
잘 생각해 봐
(련) 누가 했던 말들인지
[놀란 숨소리]
극복해
(련) '극복하려고 노력을 해' [떨리는 숨소리]
노력해
(련) '안 되면 더 해'
안 되면 더 해
[은비가 흐느낀다]
(련) 매일 밤
네 스스로 자신한테 읊조렸던 말일 텐데
(은비) 아, 뭐…
뭐야, 당신?
너 살리러 온 사람
(련) 아니
저승사자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은비의 놀란 숨소리]
[흐느낀다]
[차분한 음악]
[은비의 흐느끼는 소리]
(은비) 나도
나도 살고 싶어
[은비의 놀란 숨소리]
넌 살자
[은비의 안도하는 숨소리]
(련) 괜히 힐 신고 왔네
어떻게…
어때? 떨어져 보니까
[련의 한숨]
네가 잘못한 게 뭔데?
(련) 잘못은
아무 이유 없이 괴롭힌 걔들이 한 거 아니야?
그러니까 일어나 그 자리가 너의 끝이 아니니까
불행을 피한다고 행복해질 거 같아?
스스로 구하지 않으면 구원도 없어
그러니
어느 누구도 감히 너를
함부로 대하도록 내버려 두지 마
[한숨]
수치가 아직…
(륭구) 완전히 위험에서 벗어난 건 아닙니다
이번엔 성공한 걸까요? 실패한 걸까요?
실패면 우리 팀 진짜 해체되는 겁니까?
[문이 덜컹 열린다]
(준하) 아이참 [한숨]
아이, 야, 야… [준웅이 재촉한다]
[준하의 어색한 웃음]
아…
(준하) 아, 그, 그랬구나
나를 보니 많이 당황스럽겠구나
얼굴은 뭐 반기는 얼굴은 아니지만
나는 반갑다
[준하의 멋쩍은 웃음]
웃으면 좋겠는데
잘 안 웃는구나?
그랬구나
[준하의 멋쩍은 웃음]
[준하의 헛기침]
♪ 정 과장 ♪
♪ 그것은 너와 나의 인생 ♪ [잔잔한 음악]
♪ 정 과장 ♪ [웃음]
어? 웃었다, 웃었어, 어?
웃는 걸 보니까, 어? 내 팬이 맞구나?
아, 그, 그, 그랬구나
나 이제 그만 가도 되지?
그랬구나
(준웅) 감사합니다, 정 과장님
(준하) 어, 어! [문이 덜컹 열린다]
[안도하는 숨소리]
[문이 덜컹 닫힌다]
[은비가 흐느낀다]
작가님
[울음 섞인 웃음]
[흐느낀다]
(준웅) 웃어요
그때처럼 웃어요
고마워요
잘 버텨 줘서
포기하지 않아서
고맙습니다
[웃음]
[휴대전화 알림음]
[륭구의 한숨]
팀장님
처음 보는데요, 이런 색깔은
무슨 뜻일까요?
[한숨]
(옥황) 아참
내가 기술 팀에 지시해 놨어
그, 레드라이트 어플 업그레이드해 놓으라고
(련) 노은비
아마 다시 시도하지 않을 거야
자살 같은 건
(륭구) 아
우리가 성공했다는 의미군요
[련의 한숨]
항상 설명이 부족하다니까? 참
[휴대전화를 탁 닫는다]
[새가 지저귄다]
[기분 좋은 숨소리]
내일은 날씨가 좋겠네
근데요
근데 만약에
저희가 진짜 만약에 실패했으면 작가님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륭구) 그랬다면 지옥에서
끝없는 후회 속 길을 걷게 될 겁니다
이승에 남은 자들이 슬퍼하는 소리를 들으면서요
(준웅) 아, 진짜 너무하네
아, 작가님이 뭘 잘못했다고 벌을 받아요?
(련) 벌이 아니라 대가야
선택의 대가
죽는 것보다 내일이 두려운 자들의 선택이었으니까
후회 속을 걷는 대가를 치르는 거지
둘은 퇴근해
(준웅) 예?
씁, 그…
팀장님 어디 가시는 거예요?
(륭구) 팀장님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죠
[강렬한 음악]
(스태프2) 작가님 지금 촬영장으로 이동하실게요
(혜원) 네
피디님?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기회를 줄게
은비한테 진심으로 사과해
[한숨]
아, 짜증 나
아니, 왜 이제 와서 이러는 건데 뭐, 나보고 어쩌라고?
(련) 난 기회를 줬다?
근데 그 기회
네가 방금 놓친 거야
(혜원) [헛웃음 치며] 뭐래, 하, 참
[긴장되는 음악] [혜원이 놀란다]
[혜원의 힘겨운 신음] (련) 한 사람의 인격을 살해해 놓고
항상 장난이라고 하지?
근데 당하는 쪽은 지옥이야
알아?
[힘겨운 목소리로] 죽을 것 같아
버텨!
(련) 아직 은비가 느낀 고통의 반의반도 안 돌려줬어
[련의 힘주는 신음]
[놀란다]
[긴장되는 음악]
(환상 속 혜원) 사는 게 참 즐겁나 보다, 너는
나는 세상 개노잼인데
[혜원 친구1이 픽 웃는다]
[놀란 숨소리]
어디 마음껏 웃어 봐
[아파하는 신음]
(혜원 친구2) 웃으라고 [혜원 친구2의 웃음]
- (혜원 친구1) 야, 웃어 - (혜원 친구2) 웃으라니까?
(혜원 친구1) 웃어!
- (혜원) 그만… - (혜원 친구2) 웃으라잖아! [혜원이 흐느낀다]
(혜원) 제발 그만…
[힘겨운 신음]
[환상 속 혜원의 한숨]
(환상 속 혜원) 야
너 잘 들어
[펜이 딸깍거린다]
너 앞으로
이 소리 들으면 무조건 웃어
[혜원의 놀란 숨소리]
[펜이 딸깍거린다] [바람이 횡 분다]
[긴장되는 음악]
[떨리는 목소리로] 아, 뭐, 뭐야
살, 살려 주세요
사, 살려 주세요
(혜원) 아, 자,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흐느끼며] 아, 제발
진짜 잘못했어요
아, 제발 살려…
[툭 차는 소리] [놀란 숨소리]
[놀란 숨소리]
[혜원의 떨리는 숨소리]
[다급한 숨소리]
(혜원) 자, 자, 잘못했어요
다시는, 다, 다신…
살려 주세요, 제발
고작 그 잠깐에 살려 달라고?
(련) 은비는 그 지옥 같은 시간을
매일매일 울며 버티다 죽음까지 생각했는데
[흐느낀다]
[신비로운 효과음] [TV 전원음]
(TV 속 앵커) 피해자들의 편에 서
가해자들을 응징한다는 내용의 인기 웹툰
'복순이'의 김혜원 작가가
학창 시절 학교 폭력을 주동했던 가해자라는 사실이 알려져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당황한 숨소리]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혜원) 아니야 [뉴스가 계속된다]
이제부터 널 모르는 사람들한테 욕을 먹게 될 거야
(련) 너의 영혼의 살점을 뜯어 먹으면서 말이지
그래도 사는 게 나을걸?
죽어서 오는 지옥은
더 끔찍할 테니까
[강렬한 음악]
[흐느낀다]
[다리를 탁탁 친다]
(혜원) 아니야
아니야
(혜원 친구1) 야, 김혜원 어떡하니
어떡하긴, 망한 거지
[의미심장한 효과음] (혜원 친구2) 잘됐다 잘난 척하더니
(혜원 친구1) 자기가 자초한 거지
아, 괜히 우리까지 엮여 들어가진 않겠지?
(혜원 친구2) 우리가 뭘 했다고?
(혜원 친구1) 하긴 우리가 뭘
뭘 많이 하긴 했지
(련) 이젠 너희들 차례
[신비로운 효과음]
[신비로운 효과음] [혜원 친구들의 비명]
(영상 속 앵커) 학교 폭력 의혹에 대해
(영상 속 앵커) 김혜원 씨는 침묵을 이어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편 '셀레브리티' 프로그램 제작진은
이 사실을 알고도 그대로 방송을 내보내는가 하면
제작진 중 피해자까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사실로 밝혀진다 해도
(영상 속 앵커) 시간이 지나 법적 책임을 묻기 힘들고
증거가 없을 경우에는…
[뉴스가 계속된다] (은비) 네, 제가 노은비인데요
(영상 속 앵커) 피해자들은 오늘도 답답한 가슴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뉴스가 계속된다] 추가 제보 필요하시면
제가 인터뷰하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떨리는 숨소리]
[후련한 숨소리]
[안내 방송 알림음]
[새가 지저귄다]
잘할 거라고 했잖아
근데 좀 아슬아슬하긴 했다
[옥황의 웃음]
이유가 뭘까
(련) 이유가 뭐길래
갑자기 팀을 해체한다느니 겁이나 주고
이유가 뭐가 있겠니
빨리 그 사람 만나라는 거지
네가 진짜 살려야 할 그 사람
대체 그 사람 언제 만날 수 있는 건데?
진짜 있기는 있어요?
언젠가는 반드시 만날 거야
그래야 네가 원하는 것도 이뤄지는 거고
[한숨]
그 친구는 어떠니?
(옥황) 나름 선방하는 거 같던데
고장 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으니까
음, 꼴통이네
맞아요
뭐, 그렇게 허접하진 않아요
그럼 같이 일해 보지
아니요, 그러고 싶지 않아요
(옥황) 아직도 마음 못 정했니?
아니요
결정했어요
[준웅이 침을 꼴깍 삼킨다]
[옅은 헛기침]
안녕하십니까! [헛기침]
[흥미로운 음악] [사자들의 환호성과 박수]
(사자1) 와, 왔다!
드디어 왔다 [사자들의 웃음]
(사자2와 사자1) - 반가워요 - 아이고, 환영합니다, 아이고
(사자1) 오, 체력 좋아 보인다
[준웅의 웃음] (사자3) 아이고, 우리 신입 왔네
잘생겼다
신입, 우리 한번 열심히 해 봅시다
(준웅) 예, 열심히 하겠습니다!
[키보드 조작음]
[사자1이 캔을 달칵 딴다]
[사자1이 음료를 호로록 마신다]
(사자1) 마셔, 응
그, 오른쪽 한 프레임만 좀 당겨 봐 [호응한다]
어, 좀만 더 앞으로
어? 아, 아니, 옆으로
좀만 더
응, 그렇지, 그렇지
응, 응 [준웅이 살짝 웃는다]
어? 잘해?
이, 스피드만 좀 올리면 되겠다
(사자1) 아유, 재능 있어, 응?
아이, 좀만 하면 아주 감동 스토리 주마등 영상
쫙 뽑겠던데?
응, 좋다 [사자1의 웃음]
(사자2) 그래그래 다른 팀 안 가길 잘했어
여기가 인생을 쫙 돌아보기 좋다니까?
(사자1) 그렇지 [사자2의 웃음]
아, 근데 그, 위관 팀 어땠어? [사자2가 호응한다]
그 팀 엄청 우중충하지?
[사자들의 웃음]
그래, 그, 허구한 날 자살하는 애들 들여다보고
아유, 그게 할 짓이겠어?
(사자2) 근데 왜 그런 거야?
의지가 약해서 그런가?
보통 그렇지, 뭐
(사자2) 하긴 그런 사람들 주마등 편집하다 보면
세상 자기만 힘들다고 생각을 하더라고
너만 힘드냐? 나도 힘들다
(사자1) 무슨 소리야? 우리가 더 힘들다
[사자들의 웃음]
(사자2) 하여튼 별것도 아닌 일에 힘들어하고 말이야
[혜원 친구들의 신난 비명] [놀란 숨소리]
[힘겨운 신음] (혜원 친구1) 으이그
(은비) [흐느끼며] 나도
이렇게 죽고 싶지 않다고!
- (사자2) 아유 - 직접 보니까 더 그렇지? 그렇지?
(준웅) [탁자를 탁 치며] 아니요! [안내 방송 알림음]
[한숨]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한숨 쉬며] 제가 봤을 때는
그저 웃으면서 평범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이었고요
죽고 싶은 게 아니라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던 것뿐이거든요
그러니까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렇게 함부로 말씀하시지 마시라고요!
[한숨]
대답 안 합니까!
(사자1) 네, 어, 어, 그래, 응 [사자2의 멋쩍은 웃음]
[준웅이 숨을 후 내뱉는다]
[사자들의 옅은 헛기침]
[한숨]
[준웅의 한숨]
(준웅) 왜 갑자기 급발진을 해서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니
아이, 뭐야
그럼 나 3년 동안 코마 상태에 있다가 깨어나는 거야?
[준웅의 짜증 섞인 탄성]
아, 그냥…
그냥 잠시 미쳤었다고 하면 봐주지 않을까?
아, 진짜
아이씨
[무거운 음악]
[련의 힘겨운 숨소리]
[문이 철컥 열린다]
[신비로운 효과음]
[신비로운 음악]
(옥황) 조금만 더 겁을 주면
알아서 살려 달라, 나가게 해 달라
아니면 제발 잊게 해 달라 그럴 줄 알았는데
너는 기어이
어떻게 날 한 번도 찾질 않느냐
[한숨]
살려 주든가
안 믿는다
아니면 나가게 해 주든가
거짓말
[련의 헛웃음]
진심인데
(옥황) 됐다
회한도 원망도 없는 이곳이 무슨 지옥이냐
기억나느냐?
네가 처음 이곳에 왔던 날 내게 부탁했던 거
들어주랴?
대신 앞으로 주마등에서 일을 해라
[의미심장한 음악]
그리고 먼 훗날 때가 되면
네가 반드시 구해야 할 사람이 나타날 거다
그의 죽음을 네가 막아라
물론 네가 원하는 걸 얻고 싶다면 말이다
자
선택은 너한테 달렸으니 이제부터라도 잘 생각하렴
그자가 누굽니까?
스스로 목숨을 끊을 자다
(옥황) 살아 있음의 소중함
그 가치를 잃어버린 가엾은 그를 구해라
알겠습니다
[한숨]
(화자) 싫습니다
(화자) 아니, 깽판 치고 나간 사람을 왜 또 우리가 받아요?
(용희) 그러게 거 좀 잘 데리고 있지
(화자) 어머 그럼 명부 팀에서 받든가
(용희) 왜, 왜 우리?
[용희의 헛기침]
저희도 안 됩니다
그 많은 자격증 중에 한자는 안 땄더라고요
차라리 기술 지원 팀은 어때요?
문과래요 [용희의 탄식]
아까비
(옥황) 그래, 뭐 그럼 어쩔 수가 없지
그럼
최준웅은 다시 코마…
제가 받을게요
[흥미로운 음악]
제가 받겠습니다
구련
아니
이제 구 팀장이라 불러야겠지
그날 바로 알아봤어야 했는데
[련의 힘주는 신음]
[련의 힘겨운 신음]
(중길) 놔 [남자1의 절박한 숨소리]
(남자1) 아니야 제발, 제발 살려 주세요
저, 저 이렇게 죽고 싶지 않았어요
- 놓으라고 - (남자1) 안 돼요
- 안 돼요, 안 돼 - (련) 제발
(중길) 놓으라고!
[련이 놀란다] [남자1의 비명]
(중길) 앞으로는 자살자들을 인도하는 경우면 모를까
마주치지 말도록 하지
불쾌하니까
[강렬한 음악]
[유쾌한 음악]
[시원한 숨소리]
[휴지걸이를 달그락거린다]
아, 잠깐만
나 왜 핸드폰도 없냐
저, 매, 매니저, 매니저!
아이, 큰일 났네, 이거
- (남자2) 도움이 필요하십니까? - 어유, 깜짝이야
아, 저, 선생님 저, 죄, 죄송한데요
저기
휴지 있으면 조금만 주실래요?
저도
도움이 필요합니다
아이, 거기도 없어요?
(준하) 아이 바빠 죽겠는데, 정말, 참
[준하가 놀란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이, 뭐 하는 거예요?
저를 도와주시겠습니까?
아, 뭔 소리야
[픽 웃는다]
그렇다면 이제
(준웅) 두 칸입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준하가 당황한다]
아, 이거 미친놈이야? 이거…
[입바람을 후 분다]
저를 도와주시겠습니까?
이제 한 칸입니다
(준하) 아니, 하, 한 칸으로 어떻게 이, 이걸 닦아요?
엉덩이에 붙이든가
(준웅) 아니면
저를 도와주시든가요
아이, 진짜
(준웅) 정준하 씨 존엄성
[놀라며] 나?
지켜 드리고 싶습니다
[리드미컬한 음악]
(준하) 아 어디 있는데 그래? 아…
- 아, 빨리 가요! - (준하) 아, 잠깐만!
(준하) 아이, 매니저가… 나 윗도리하고 내 핸드폰!
(준웅) 네, 잘 챙겨 주세요!
(준하) 아, 정말, 연예인 불편하게 [준웅이 재촉한다]
아, 왜 이래, 이거
(륭구) 오늘부로 이승에서의 최준웅은 없습니다
- (련) 보고해 - (륭구) 이름 남궁재수
(륭구) 경찰 공시 3년 차
(재수)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왜 나는 안 되는데!
(륭구) 최준웅 씨 가장 가까운 친구입니다 [준웅이 문을 탁탁 두드린다]
재수야
[자동차 경적] [타이어 마찰음]
(륭구) [버럭 하며] 남궁재수, 미쳤어?
(중길) 우리 팀 직원들을 미리 보내 놓도록 하죠
구 팀장님
(준웅) 치킨이면 될 것 같아요
재수 여섯 살 땐가 아버지랑 같이 먹었던…
(륭구) 아무리 사자라고 해도 과거로 갈 방법은 없습니다
(련) 방법은 만들면 되는 거야
남궁재수 잘 지키고 있어
.내일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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