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내 인생 41
김 사장님, 전화도 없이 무슨 일이세요?
아... [현관문 소리]
[심각한 음악]
여기 있었구나, 너희들
간식 중이신가? 자리 좀 비켜주시게
여기 젊은 사장이 누구신가?
(용국) 아, 쏘리 2층으로 가져 가서 먹어야겠다
(모두) 어, 그래, 그래
당신도 나가 있어
할아버지
입 닥쳐
할아버지, 오해가 있으십니다
저하고 지안이는 아무 사이 아니에요
여긴 그냥 셰어 하우스예요
안녕하셨어요
집주인 젊은 사장 나 좀 봅시다
할아버지, 왜 이러세요? 저하고 말씀하세요
앉읍시다, 앉아들
어머니한테 말씀 못 들으셨어요?
[웃으면서] 그래
스토리를 아주 잘 썼더구만
배운 게 있다고 하면서
넌 해성가에 관심도 없는데
도경이가 쫓아다니고 있다고 했다면서?
거짓말 아닙니다 사실이었고
그나마 다 끝났습니다 제가 마음 정리했어요
뭐?
사실입니다
저는 이번 달 말까지만 여기 있기로 했어요
집으로 들어갈 거예요
뭐 하러 집으로 들어가? 여기 있어, 그냥
[긴장된 음악]
네?
내가 이 집을 사줄 테니
(비서) 집값 세 배를 주시겠답니다
내 손주가 이거 무슨 짓이야? 지금 이게
(노 회장) 크지도 않은 집에 여러 사람이서
몇 명씩 드글드글
여기서 무슨 로맨스가 싹터?
둘이서 함께 살아야지?
[놀라서] 할아버지!
내가 도경이를 빈손으로 내보내서 아쉬웠겠구나
[한숨 쉬며] 매매 계약합시다
저는 집을 팔 생각이 없는데요
이 집 총 시세의 다섯 배요
(노 회장) 내가 이 집 사줄 테니까
사람들 다 내보내고
둘이 같이 지내 봐
[긴장 고조 효과음]
(도경) 무슨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만하세요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노양호 회장님
저 대륜 기업 이철민 회장님 손자 이용국입니다
대륜 기업 이 회장 손주?
(용국) 예
어렸을 때 뵌 적 있습니다 엔가온 초창기 때요
그래 중간에 나갔다고 들었는데
네가 이 집 주인이야?
예, 제가 운영하는 셰어 하우스입니다
제가 아주 아끼는 곳이라 팔 생각이 전혀 없고요
맘대로 쇼핑몰 대표도 이용국인데 그것도 너야?
네, 제가 공동 대표입니다
목공소하고 쇼핑몰은
못 건든다는 얘기구나
저희 아버지, 할아버지께 허락 받고 하는 일입니다
다시 준비를 해야겠구나
능력이 출중하구나, 너
[큰소리로] 그만하세요, 제발
들어와, 그럼
내보낼 땐 할아버지 마음대로 내보내셨지만
들어갈 땐 제가 결정합니다
[긴장 효과음 잦아든다]
저 회장님 도경이 얘기 다 진짜입니다
두 사람 아무 사이도 아닙니다
지안 씨도 나간다고 저한테 말했고요
넌 왜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하고 살아?
사회적 기업 투자자로 산다는 얘기를 듣고
내 얼마나 한심하게 생각을 했는데
사람 생각은 다 다르니까요
전 아주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회장님께 안부 전하거라
예
[잔잔한 음악]
[한숨 쉰다]
[한숨 쉬며] 미안하다
오빠가 왜 미안해 해요 오빠가 날 경멸한 게 아닌데
[애써 밝은척 웃으며]
아, 마음 아파하지 마요 안 그래도 돼
나 이미 각오하고 있었어요
설마 저런 말씀까지 하실 줄은 예상 못 했지만
(도경) 왜 그래, 너?
왜 화를 안 내? 기분 안 나빠?
나빠요, 아주 나빠요
그렇다고 화내고 싶진 않아요 더구나 오빠한테
왜?
저분이 저러실 건 예상했으니까
어떤 분인지 알고 있는데 뭐
들을 가치도 없는 말에 뭐 하러 화를 내요?
지금은 오빠가 제일 힘들잖아요
[아무렇지 않은 척] 아휴, 최도경 씨 진짜 불쌍하다
나한테 치이고, 집안에 치이고
부끄럽다, 너한테
아이고, 회장님 가셨다
- 아직 짱짱하시네 - (지안) 바람 좀 쐬야겠다
[게임 소리]
어우, 어우, 나를 뭘로 봐!
그래서 싫어, 싫어!
오라고 나한테 무릎을 꿇어도 안 가!
[한숨 쉬며] 어휴, 진짜 최도경만 아니면
신문사에 확 제보하고 싶다
[한숨 쉰다]
어머
[게임 시작 작동음]
도대체, 도대체, 도대체, 도대체!
왜, 그러세요, 할아버지!
제가 얼굴을 들 수가 없어요!
상상을 초월하십니다!
이러니 지안이가 나 싫다는 게 당연하지, 당연하지!
아휴, 휴
[숨을 거칠게 몰아쉰다]
(지안) 뭐 해요?
[헐떡거리며] 이거 재밌네
지수랑 자주 하던 거예요
네가 했던 말들이 점점 사실이 돼가는 거 같다
씁쓸하고 부끄럽다
나 따라 나온 거예요?
시내 약속이 있어서 나가는 길에
가보세요, 그럼
근데 너 집에 들어가니?
언제?
모레요, 내일까지는 여기서 할 일이 있어요
그럼 송별회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셰어 하우스에선 송별회 같은 건 안 해요
들어올 때 환영식은 해줘도
학원도 다닌다며?
재밌어요
이제 정말 네 자리를 찾은 거구나
다행히
내 사업 자금 누가 대준지 알아?
진짜, 어디서 났어요? 누가 줬어요?
유비가
어머
뜻밖이지?
생각보다 좋은 상사였나 보다
지금 유비 만나러 가는 길이야
아이템 회의하기로 했거든
잘됐으면 좋겠다
할아버지가 하시는 거 보니까
막 응원이 하고 싶어져?
오빠 자신을 위해서
뭐라도 보여주고 들어갔으면 좋겠어요
고맙다, 그렇게 말해줘서
대청소 끝나고 목공소 가보기로 해서요
그래, 수고해
수고해요, 오빠도
[놀라며] 허!
아버지!
도경이하고 서지안하고
같이 사는 것도 모르고 뭐 하고 있었어?
[놀라며] 도경이가 서지안하고 같이 살고 있어요?
[긴장된 음악]
도경이 상대가 서지안이란 거
아버지가 도경이한테 실망하실까 봐
말씀 못 드렸어요
당장 둘이 못 있게 조치하겠습니다
못 해
[한숨 쉰다]
그 집주인이
대륜 기업 이철민 회장의 손주 이용국이야
그 아이 알아요
우리가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집에 들어가 앉아 있다고
뱀이 또아리를 틀 듯이
[한숨 쉬며] 어떻게 하필
대륜 기업이면 어떡하죠?
[큰소리로] 서지안인 줄 알았을 때 잡아서 패대기를 쳤어야지
왜 틈을 줬어?
[호통치며] 왜 넌 제대로 하는 일이 없어?
지수 왜 유학 안 보내?
적당한 학교 알아보고
세팅하느라고 늦어졌습니다
넌 한 템포 늦는 걸 못 고치는구나
(노 회장) 뭘 학교를 알아 봐
일단 보내 놓고 알아보면 될걸
서지수, 창립 기념일에 뛰쳐나갔던 놈이라고
뿌리에 반항심 있는 애라고
(노 회장) 그럼 잘 길들이든지 아니면 감히
덤벼들지 못하게 싹을 자르든지
아니면 겁을 주던지
내일 모레 출국해요, 지수는
내일 모레?
(지수) 저 유학 갈게요
되도록 빨리 가게 해주세요
내일 모레
다음 주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언제 갈래?
내일 모레 갈게요
지수 걱정은 안 하셔도 돼요 이제
그나마 다행이구먼
서지안은 제가 다시 만나서 해결 볼게요
내일 모레 집으로 들어간다고
공언한 아이를 붙잡고 무슨 해결을 봐?
이미 네가 만났다면서?
명분, 빌미 없이 나대다가는
오히려 역효과가 온다
도경이 자극만 시키는 거야
도경이 녀석 마음 정리했다고 그러더라
마음 정리했대요? 도경이가요?
둘이 쇼하는 거지
설사 서지안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그건 말뿐이고 지금 마음뿐이야
(노 회장) 움직이는 게 마음이다
그래서 무서운 거야
사람은 절대 믿어선 안 되는 거야
도경이는 뭐래요?
마음 정리했다면 이제 들어온대요?
들어올 기색이 아니야
그러니 둘이 저러는 게 쇼라는 거지
죄송해요, 아버지 제 실수로
서지안이 집으로 들어와서 도경이와 엮이게 됐어요
도경이가 장자만 아니었다면
진수가 도경이 형만 됐어도
[긴장된 음악 고조되다가 잦아진다]
[더듬으며] 조수, 지금 뭐라고 그랬어?
우리 빵집을 그만둔다고 한 거 맞아?
네, 갑자기 말씀드려서 죄송해요
아니 갑자기...
(혁) 지수가
(혁) 해성 그룹 딸이었어요
혹시 우리 처남 때문에 그래?
내일까지만 나올게요
그거 많이 제대로 생각하고 결정한 건가?
(남구) 자발적으로?
네, 그럼요
혹시 나한테 막 털어놓고 싶거나
도움 필요한 건 없어?
아니요, 그런 거 없어요
죄송합니다
[슬픈 음악]
(지수) 앞으로 무슨 일을 하시든 잘 되실 겁니다
(지수) 멀리서나마 지켜 보며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오랜만이네, 브래드 피트
아까 너 나갈 때 오셨던 분
해성 노양호 회장님이셨다
해성 그룹?
[한숨 쉬며] 야, 대단하구나, 정말
지안이 엄청 기분 나빴겠네
야, 난 오늘 지안 씨 다시 봤다
엄청 기분 나쁜 정도겠어?
모욕적이지, 근데 참더라
어른이니까
아니, 도경이 생각해서 참더라고
사색이 되는 도경이 얼굴 보더니
아니 재벌은 그러는 거야?
형이 전에 그랬지?
형네 동네에서는 일반인하고 연애 쉽게 용납 안 한다고
그게 이런 걸 말하는 거야?
모든 재벌이 그렇겠냐?
근데 너 한번 둘러봐
재벌가랑 평범한 일반인이랑
결혼한 사례가 몇이나 되는지? 재계만 그래?
정계도 그래 끼리끼리 다 하잖아
그래서 세를 키우는 거고
그러긴 하네
지안이가 현명했네 미리 알고 있었으니까
근데 지안 씨보다
네가 더 심난해 보이는 건 뭐 내 기분 탓이냐?
[경쾌한 음악]
뭐가 이렇게 많아?
말씀하신 폐목재 펠릿에 관해서
조사할 건 다 했습니다
산업용, 발전용, 가정용, 애완용
애완용까지 있는지 몰랐네 [껄껄 웃는다]
- (가정부) 오셨습니까? - (재성) 음
민 부장은?
(가정부) 오늘 쉬는 날입니다
아, 그렇군
저, 다녀오셨어요
어, 왜 앞치마를 하고 주방에서 나와?
저 라볶이 만들고 있었는데 같이 드실래요?
[기뻐하며] 그럼, 나 라볶이 좋아한다
(지수) 이게 맛이 어떨지 잘 모르겠어요
[감탄하며] 야, 이거 별거 별거 다 들어간 라볶이인데, 어?
맛있다, 지수야 요리 솜씨도 좋은데
아, 아니에요, 집에선 제가 요리를 해본 적이 없거든요
언니가 있어서
이것도 오빠가 집에서 별식으로 해주던 거예요
떠나기 전에 뭘 해드리고 싶은데
할 줄 아는 게 이거밖에 없었어요
떠나기 전에요?
저, 유학 가요 내일 모레
뭐?
내일 모레 유학을 간다고요?
응, 유학 가기로 했어 프랑스로
저, 아니, 지수야
(명희) 이게 무슨 냄새야?
어머니, 언니 유학 가요?
일찍 오셨네요 안 그래도 얘기하려고 했는데
[한숨 쉰다]
유학 가는 건 기정 사실이었잖아요
너무 빠르잖아
더구나 지수는 여기를 들어와서도 빵집을 다닌 애야
그런 애가 이렇게 바로 유학을 간다고 했어?
당신 지수한테 뭐라고 했어?
유학 가라고 했고 간다고 했어요
지수한테 물어 봐요 그렇게 못 믿겠으면
갑자기 내일 모레 유학이라니 어떻게 된 거예요?
가야 하니까 가는 거야
언니 혹시 어머니한테 그 남자 들켰어요?
맞구나?
아휴, 남자 문제 아니고서는
이렇게 갑자기 몰아붙이실 리가 없거든요
근데 그때는 사귀는 건 아니었는데 그렇죠?
언니가 막 잊네 마네 그랬는데
사귄 거예요?
어떻게 된 거예요?
[지수의 한숨]
다녀왔습니다, 대표님
내일 아침에 오는 거 아니었어?
좀 전에 이걸 입수해서요
빨리 가져다 드려야 할 것 같아서 급히 왔습니다
서지안 씨하고 부사장님 거처 알아냈습니다
왜 이렇게 뒷북이야?
(명희) 아버지가 이미 다 아셨어
아버지가 알아내실 동안
민 부장 사람들은 뭐 했대?
죄송합니다
[한숨 쉰다]
대체 아버지는 어떻게 알아내셨을까?
글쎄요
지수야
유학 안 가고 싶으면 안 가도 돼
억지로 갈 필요 없어
아니에요, 가고 싶어요
가고 싶다고?
이젠 한국에 있을 이유가 하나도 없거든요
어차피 해성가에 맞는 사람이 되야만 하잖아요
너무 갑자기 간다니까
혹시 어머니한테 무슨 야단 들었니?
(재성) 아니면 네가 걱정할 만한 다른 말씀을 하셨어?
그렇다면 나한테 말해줬으면 좋겠다
아버지껜 죄송해요
정말 좋으신 분인 거 알아요
[잔잔한 음악]
오래도록 저를 그리워했다고 하셨지만
저를 그리워하신 건지
은석이란 아이를 그리워하신 건지
그게 무슨 소리야?
이 집안에는
은석이라는 이미지가
허상 같은 게 있는 거 같아요
나도 지안이도 아닌
아니야, 네가 은석인데
오랜 시간 떨어져 살아서
네, 하루아침에 가족이 되는 건 아닌 거 같아요
[잔잔한 음악 잦아든다]
[경쾌한 음악]
(도경) 덴마크 백만 톤 독일 칠만 톤
우리나라는 주거용 소규모 난방으로
펠릿을 잘 사용하지 않는데
가정용으로는 승산이 없어 보이지?
이미 선점한 업체들도 있고요
그럼 애완용 베딩 우드 시장 조사 파일 좀 띄어 봐
(유 비서) 네
[경쾌한 음악 계속]
[컴퓨터 자판 소리]
아휴
후!
아휴
[경쾌한 음악 잦아든다]
(지호) 큰누나한테 들으셨죠?
(지호) 저 오백만 원 날렸어요
(지호) 아빠 말 들을 걸 그랬어
[잔잔한 음악]
(지태) 오늘 밤에 엄청 춥대요
(지태) 온열 기구 켜서 방 덥히고 주무세요
(지안) 아빠, 3단 서랍장 제가 만든 거예요
(지안) 위에 책 올려놓고 책꽂이처럼 쓰세요
[메시지 수신음]
(지호) 아빠! 나 오늘 노점상 해봤어
(지호) 장사 실전 연습 성공!
[잔잔한 음악 잦아든다]
오늘은 뭐 할 거냐?
오늘까지 빵집 출근하기로 했고요
음, 대방동 엄마, 아빠 집에서 자고 올게요
뭐?
유학 갔다 3년 후에 돌아오면
그땐 최은석이 되는 거잖아요
오늘이 서지수로서 마지막 날이니까
서지수로 살았던 집에서
마지막 하루는 보내고 가고 싶어요
그래라, 그렇게 해
감사합니다
내일 아침은 여기 와서 먹을게요
(지호) 나 지금 큰누나가 귀걸이 만들어 준대서
목공소 가는 길이야
나무 좋아하더니
[슬픈 바이올린 소리]
(지안) [울면서] 네 건 줄도 모르고
날 잡은 너를 뿌리치고 갔던 내가 너한테
사실은
나 아니래
하는 게 쉬운 줄 알아?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널 보는 게 얼마나 수치스러운지 알아?
[지수 속마음] 네가 그렇게 가고 싶어했던 유학인데
[속마음] 내가 가게 됐어
[속마음] 미안해, 언니야
[속마음] 잘 있어
혹시나 했는데 맞구나 너
설마 나 보러 온 거야?
아니야, 나 빵집 가는 길이야
혁이한테 얘기 들었어
많이 힘들지?
안 그래도 오늘 전화하려고 했는데
아니야, 전화하지 마 나 괜찮아
어떻게 괜찮아
이따 퇴근하고 보자
나 약속 있어
(지안) 어, 그래? 그럼 언제 시간 돼?
지수야, 시간 좀 내줘 나 너한테 할 말 있어
늦었어
어?
출근 시간 늦었다고
[울먹이며] 잘 지내
건강하고
왜 그래? 어디 떠나는 사람처럼
그냥
지나고 보니까 다 웃겨
(지수) 저절로 잘 지내지길 바랐는데
[훌쩍이며] 나 가야겠다, 갈게
안색이 안 좋은데
혁이 보러 온 건가?
[음악 잦아든다]
[전화 수신음]
네, 매형
(남구) 처남
내가 이 말을 할까 말까 엄청 고민했거든
근데 희가 떠나던 날
미친 듯이 뛰어와서 말해주던 서지수가 자꾸 생각이 난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좀 알아듣게 얘기해 주실래요?
[한숨 쉬며] 서지수 씨
빵집 그만둔다 오늘이 마지막이야
지수가 빵집을 그만둔다고요?
(남구) 저, 서지수 씨
요 앞에 카페 한번 가 봐 선우 실장이 기다리고 있어
[카페에 음악이 흐른다]
빵집을 왜 그만둬? 나 때문에 그럴 필요 없어
너 때문에 아니야
나 때문 아니면 왜 이렇게 빨리 그만두는 건데?
잊었어? 나 해성 그룹 딸이잖아
설마 동네 빵집에서 계속 일할 거라 생각했어?
우리 집안 적응 기간 동안만 계속 다니라고 하셨던 거야
이제 마음 잡을 때가 된 것 같아서
그만다니기로 한 거고
네가 남구 형님 빵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빵 배우는 걸 얼마나 재밌어 했는지 내가 아는데
(지수) 응, 재밌었고 좋았어
근데 여기 아니면 안 되는 거 아니야
더 유명한 파티셰 초빙해서 배우면 되고
빵집 하나 차려도 되고
[슬픈 피아노 소리]
진심이니?
생각해 보니까 선우 실장 말이 다 맞았어
더 깊어지기 전에 들켜서 다행이더라
이젠 해성 그룹 딸답게 살기로 했어
너
되게 아무렇지 않게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말한다
[어이없어 하며 웃는다]
좀 더 일찍 나 받아주지 그랬어?
그럼 연애는 좀 해볼 수 있었는데
너무 늦었다
[빗소리]
[슬픈 피아노 음악 계속]
[슬픈 음악 잦아든다]
(혁) 저기요
어, 어, 안녕하세요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아, 저 비가 와서요
네?
나무가 비에 젖길래요
이거 방부목이에요
비에 젖어도 되는 테라스에 까는 거요
아, 그렇구나
어쨌든 고맙습니다
(혁) 저기요 그냥 두고 가세요, 제가 할게요
아, 아니에요, 이거 제가 한 건데 제가 치워야죠
그 신문지 말려서 다시 쓸 거 아니죠?
아, 이거 필요하세요?
아니요
우산 없어요?
어, 우산 있어요
우산도 없이 뭐 하는 거야?
[슬프고 잔잔한 음악]
(혁) 받으세요
그 우산이었구나
(희) 혁아!
비 맞고 서서 뭐 하는 거야?
이것 좀 마셔
비 오는데 왜 그러고 있었어?
누나
지수 말이야
어, 그래
너네 헤어졌다며?
전에는
걔가 참 미련하고 멍청해 보였거든
무슨 애가 방부목이 젖는다고 신문지를 덮어주나
그땐 몰랐다
(혁) 왜 그랬는지
그런 애였는데
[울먹이며] 내가 너무 오래 몰랐어
[슬픈 음악 잦아든다]
오늘은 왜 택시가 없어?
오늘은 야근이라 저녁 먹고 들어가야 해서
그런데 뭐 하러 기다려?
저녁 먹으면서 얘기 좀 해 상의할 일이 있어
상상 암?
어, 좀 웃긴가
웃기다니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남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
무슨 어이없는 착각이셔?
(지태) 그렇잖아
스트레스 많으셨구나
아버님
너 부담 주려고 얘기한 건 아니고
아버지 상상 암 겪으면서
다시 한 번 확인한 게 있어
나 어쨌든 장남이구나
마음이 그렇게 아프더라
그랬겠네
한편으로 수아 너는
어쩌면 이제라도
네 가치관 대로 홀가분하게 지내는 게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어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지태) 그리고 나도 이제는
부모님께 말씀드릴 때가 된 것 같아
그래서 네 입장 분명히 전해줬으면 좋겠어
이혼 말이야?
어
이혼한다고 말씀드려
아이는 낳아줘야 이혼한다니까
서지태 씨
그래서 퇴근할 때마다 지킬 거야?
낮에 휴가 내서 병원 가면 어쩔 건데?
그러 너 나랑 이혼 못 해
네가 유책 배우자라서 이혼 청구도 못 한다
[한숨 쉰다]
그래, 알겠어
아이 낳아줄게
그리고 이혼하자
혹시라도 내가 아이 낳으면
마음 변할 거란 기대하지 말아줘
기대 안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지태의 한숨]
네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지태) 네 뜻대로 하는 게 맞을 거야 아마
(지태) 근데
도저히 그렇게 못 하겠어서
미안하다, 수아야
알았으니까 이젠 지키러 오지 마
부모님께는 지태 씨 편한 대로 말씀드려
(수아) 난 승원 선배네 집에 있어도 괜찮으니까
갈게
[한숨 쉰다]
[기타 연습 소리]
[전화 진동음]
어, 지수야
(지수) 아빠, 나 이따가 밤에 집에 가려고
집, 우리 집?
(용국) 지안 씨, 내일 나갈 거야
[한숨 쉰다]
[노크 소리]
(혁) 지안아
어, 들어와
이거 쓰고 나중에 가져와 내일 퇴근하고 짐 실어다 줄게
그래 줄래? 아휴, 마지막까지 신세만 지다 가네
두고 가는 물건 없게 잘 정리해
(지안) 응
아니, 여기서 뭐 해요?
그냥 생각 좀 하느라고
버릴 거야?
- 이리 줘 - (지안) 아니에요
새벽에 공장 가봐야 돼서 배웅도 못 한다
네, 벌써 공장 보는구나
오다가다 만나면 아는 척은 해야 한다
[웃으면서] 우리가 뭐 원수인가 아는 척도 안 하게
[미정의 한숨]
(지수)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그래, 어서 와라
하나도 안 변했네요
앉아, 앉자, 이리 와
어떻게, 어쩐 일이야?
저 유학 가거든요
그래서 인사드리러 왔어요
[미정과 태수 동시에] 유학?
프랑스로 유학 가요
[더듬으며] 유학, 유학을 네가?
더구나 프랑스까지? 너처럼 겁 많은 애가 어떻게?
파티셰 공부시켜 주신다고 해서 가는 거야
[떨리는 목소리로] 언제 가는데?
어, 곧 가요
아빠는 안색이 왜 이렇게 안 좋아?
[더듬으며] 어, 안 좋기는 뭐
그냥 나이 드니까 그런 거지
너는 근데 왜 더 말랐어?
나?
난 다이어트 하는 중이라 그래요
[울음을 참으며] 저기, 지수야
지난 얘기하러 온 거 아니에요
그런 얘기하기 싫어 나 그냥
엄마, 아빠랑 하룻밤만 자고 갈게 마지막으로
자, 자고 간다고?
(지수) 응
[잔잔한 음악]
(미정) 아니, 지수야, 왜 과외를 계속하는데 성적이 안 올라?
너 이러다가 대학도 못 가
해도 안 된단 말이야
그리고 뭐 대학을 꼭 가야 하나?
어머머 [큰소리로] 가야지, 가야지
그래야 신랑도 좋은 사람 만나지
아이고 그만 좀 해라, 당신
아이 뭘 그만해요 이 성적표 보고나 말해요
아이고 성적이 다야?
왜 자꾸 지수한테 스트레스 주고 그래?
다 일등만 하라고 하면 꼴등은 누가 해?
맞아, 맞아
아니 왜 꼴등을 하필 내 자식이 해야 해요?
엄마, 나 꼴등은 아니야
아니 그런 말이 아니라
모두 다 어딘 가에는 다 자기 자리가 있다는 말이야
특히 지수는 순수하고 착해서
어디 가서든 사랑 받을 애야
얼마나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재주가 있는데
그래도 일단 대학을 가야 뭐라든 할 거 아니에요
에헤, 아직 자기가 좋아하는 적성을 못 찾아서
공부에 취미가 없는 거야
적성만 찾아 봐
하지 말래도 알아서 할걸? 그렇지?
[애교부리며] 응! 아빠, 최고!
[함께 웃으며 호응한다]
- (지수) 아빠, 아빠, 사랑해 - 우리 딸 [함께 웃는다]
- (지수) 사랑해 - (태수) 예쁜 놈 [행복한 웃음 소리]
생각해 보니까
친딸하고 차별하는 건 당연한 거 같아
[울먹이며] 그래도 나한테
내가 두 분하고 사는 동안
내가 친딸이 아니라고
[흐느끼며]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게 키워주셔서
[울면서] 감사합니다!
[슬픈 음악]
[미정의 한숨]
아니야, 지수야
[울면서] 그건 정말 아니야
(미정) 사모님이 오셨을 때
너무 겁이 났어
내 딸들 뺏길까 봐
[울먹이며] 너도, 지안이도
아무도 보내고 싶지 않았어
근데 딸이 누구냐고
대라고 다그치시는데
낙하산으로 들어온 친구하고 싸워서
경찰서 끌려갔던 지안이 얼굴이 떠올랐어
너는 우리 집에서 불만이 없이 살았으니까
[울면서] 행복했으니까
(지수) 야, 누구야?
너 이렇게 만든 사람 누구야?
조용히 해
(미정) 너는 못 믿겠지만
(미정) 그땐 그랬어
[울면서] 네가 친딸이 아니라고 생각한 적이 한 번이 없는데
어떻게 친딸을 구분해?
그래도 미안해, 지수야
엄마가 미안해
그랬구나
[울면서] 엄마
[슬픈 음악 계속]
[미정이 소리 내어 운다]
[미정이 소리 내어 운다]
[슬픈 음악 잦아든다]
회장님하고 회의라서 공항에 못 나간다
네, 안녕히 계세요
조만간 보러 가마
건강히
안녕히 계세요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에
동시에 MJ 리조트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부지 매입 협상이 틀어지기 전에 저라도 가서 계약하게 해주십시오
본부장이 휴가 중인데
해성 어패럴 사장이 가서 계약을 하면
삽시간에 도경이한테 문제가 있다는 소문이
(노 회장) 일파만파로 나갈 거야
[명수가 한숨 쉬며] 그럼
언제까지 도경이를 기다립니까?
발렌시아하고 베를린 부지는 경합이 붙어있는 상태입니다
노진희 보내
(노 회장) 도경이 돌아올 때까지
휴가로 버텨야 해
(명수) 노진희 대표 혼자로는 어렵습니다
회장님, 회사를 먼저 생각하셔야 합니다
그럼 내 귀걸이도 한 역할 한 거네
(지호) 그러니까 고맙다고 밥 사러 왔지
[지호가 목을 가다듬는다]
또 부탁도 할 겸
또?
덤으로 주는 거 하나에 손님들 눈빛이 달라지더라고
서현이 옷 덕분인 거 아니야?
아이, 아니라니까
내가 동대문 시장에서 떼온 옷도 잘 팔렸어
서현이하고 너무 어울리지 마
잘못하면 지수가 곤란해져
작은누나?
에이, 작은누나 그 집에서 완전
무법자에 반항아로 잘만 지낸다더라
무법자에 반항아?
응
(지안) 에이, 말도 안 돼 지수 성격에
그리고 그 집이
그렇게 막 지낼 수 있는 그런 집안이 아니야
작은누나가 수 틀리면 반항기 나오잖아
그걸로 밀고 나갔겠지
무슨 창립 기념식인가
거기에선 도망도 쳤다던대
창립 기념식에서 도망을 쳤다고?
(지호) 음
반항해서 자유를 찾은 거지 뭐
연애도 하고 잘만 살더라
창립 기념식에서 왜 도망을 친 거지?
그랬는데 빵집에 다니게 하실 분들이 아닌데
뭘 그렇게 중얼거려?
지호야, 너 가는 길에 지수한테 한 번 들려 봐
어
[전화 수신음]
어, 왜?
어, 왜? 참나
야, 옷 떼러 가는데 같이 가고 싶다며?
아, 오늘이었지 오늘 안 돼
어머니가 서지수 언니 공항에 데려다 주고
다시 오실지도 모르단 말이야
우리 작은누나 어디 가? 여행 가냐?
너 몰랐어?
지수 언니, 오늘 유학 가잖아
유학을 간다고? 아니 왜?
(민 부장) 아가씨, 공항 도착하시면
현지에서 쓰실 핸드폰 드릴 거예요
여기서 쓰시던 폰은 저에게 주세요
왜요?
낯선 곳에 가서 적응하려면
이곳 정부터 떼야지
줘, 핸드폰
네
(명희) 가자
언니, 잘 가요
조만간 어머니랑 쇼핑하러 갈게요
(지수) 응
너도 잘 지내
[긴장된 음악]
[전화 발신음]
[기계음]
[전화 수신음]
아빠, 어쩐 일이세요?
어, 지안아, 혹시
지수한테 연락 왔냐?
지수가 왜요? 무슨 일 있어요?
아니, 지수가
프랑스로 유학 간다고 그러면서 집에서 자고 갔다
네? 지수가 유학을?
아니 갑자기 유학을 가요?
간데, 간다는데
이상하게 영 기분이 이상하고 불안해
지수는 친구들하고 여행 가는 것도 무서워하는 애잖아
그런 애가 혼자서 프랑스까지 유학을 간대
아빠, 제가 알아보고 다시 연락 드릴게요
[전화 수신음]
어, 지호야
큰누나! 작은누나 유학 간대
어, 그래, 나도 방금 들었어 진짜 간대?
어, 빵집 와봤더니 어제 그만뒀대
그리고 최서현 하는 말이 연애하는 거 들켜서 가는 거래
뭐?
[울먹이며] 잘 지내, 건강하고
무슨 협박을 받았을 거라는데
억지로 끌려가는 거래 이거 어떡해?
전 빵집에 있을 때가 그래서 제일 행복해요
나 해성 그룹 딸이잖아
설마 동네 빵집에서 계속 일할 거라 생각했어?
백유미 씨, 이번 달 매출 보고서 좀 보내줘요
(유미) 네
(지수) 내가 누군지 알아주는 사람과
(지수) 오래 알아가면서 살기 바라요
(지수) 영원히 안녕
뭐야? 브래드 피트
남자가 영원히 안녕이 뭐야?
(지수) 내가 누군지 알아줬으면 좋겠고
(지수) 알아봐줬으면 좋겠고
(지수) 알고 지내고 싶고 그래요
(지수) 좀 더 일찍 나 받아주지 그랬어?
그럼 연애는 좀 해볼 수 있었는데
너무 늦었다
[긴장감 고조되는 음악]
너였어?
[전화 발신음]
[안내음]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전화 종료음]
[전화 수신음]
어, 지안아
혁아, 나 좀 도와줘 네 도움이 필요해
- 무슨 일이야? - (지안) 지수가
지수가 오늘 유학 간대
근데 억지로 끌려가는 것 같아
유학?
[긴장된 음악 끝난다]
정말 애완용 펠릿으로만 하신다고요?
내 현실, 주제에 맞는 사업 사이즈는 딱 이거야
대신 100% 친환경
폐목재로 하면 재료 값이 안 들잖아
오, 드디어 땟물 빠지셨네요
[함께 웃는다] [전화 수신음]
여보세요?
오빠, 도와줘요!
뭔데? 말해
지금 어디에요?
홍대 카페
어휴, 다행이다
그럼 지금 바로 공항 쪽으로 출발해서 다시 전화 주세요
무슨 일인데?
[전화 종료음]
차 키 줘
무슨 일이신데요?
몰라, 지안이가 도와달래
[경쾌한 음악]
[전화 수신음]
여보세요?
서현아, 서지안이야
서지안이 누구?
은석 언니?
지수 언제 갔어?
아니 몇 시 비행기야? 프랑스 어디로 가는 거야?
저는 잘 몰라요
출발할 때 그냥 인사만 했어요
말 안 해주면 너 우리 지호랑 놀고 다니는 거
대표님께 다 말할 거야
[놀라며] 하!
노 대표님이 타신 차야
기사가 절대 80km 이상은 속도 안 내
출발한 지 한 시간이면
올림픽 대로에서 공항 대로 탈 수도 있어
그러니까 빨리 가야지
일단 거기 가서 만나자
[급가속 소리]
[급가속 소리]
(지안) 지수가 지금 공항으로 가고 있어요
(지안) 강제로 유학 가고 있대요
(도경) 아니 유학은 무슨 말이고 강제라니?
(지안) 강제로 가는 거라면 오빠 어떡할 건데요?
(도경) 그렇게 보내면 안 되지
[경쾌한 음악 잦아든다]
[급정거하는 소리]
어?
오빠!
어, 지안아
이 친구 왜 왔어?
(지안) 그건 나중에 말할게요
노 대표님, 민 부장님하고 같이 있대요
(지안) 대표님 차 발견하면 오빠하고 혁이 양 옆을 막고
아, 오빠는 꼭 오른쪽을 막아요 제가 차 앞을 막을 테니까
네가 차 앞을 막는다고?
그래야 대표님 차가 혁이 차를 못 쫓아가니까요
왜 이 친구 차를 못 쫓아가야 하는데?
그건 출발해서 전화로 설명할게요
혁아, 출발하자
[혼잣말로] 아니 저 녀석은 왜 따라온 거냐고?
하아
[잔잔하면서 긴박감 넘치는 음악]
[핸들을 때리며] 힘 좀 내라, 좀, 어!
[전화 수신음]
어, 지안아?
지수가 혁이하고 사귀고 있었어요
- 뭐? - (지안) 그걸 아시고
노 대표님이 지수한테 겁을 주셨나 봐요
어머니가 지수한테?
뭐라고 겁을 주셨는데
지수가 서현이한테 가야만 한다고
안 가면 여러 사람 다친다고...
잘못 들은 거 아니야? 어머니 그러실 분은 아닌데
너무 두려워할 것 없어 어디나 다 사람 사는 세상이니까
네
그 나이까지 해외 한 번을 안 나갔으니
도경이 일만 해결되면
서현이하고 아버지하고 같이 보러갈 거야
아
저 전화 한 통만 쓸게요
(지수) 오빠한테 전화를 못 했어요
오빠한테 전화해서 저 좀 바꿔주세요
그래?
그래
[전화 수신음]
어머니
오빠, 지수예요
어, 지수야
오빠 저 지금 유학 가느라 공항 가는데
[울먹이며] 인사 못 하고 가서 전화했어요
지금 어딘데? 아니 다른 말 말고
지금 공항 몇 킬로 남았나 창밖 보고 말해 봐
아니 대답만 해 10킬로, 15킬로?
아, 그건 잘 모르겠고요
시네드셰프 고마웠어
뭐?
[울먹이며] 그리고 미처 몰라서 미안해
내가 눈치가 좀 둔하잖아
건조장에 있던 게 너라는 걸 진작 알았으면
[흐느끼며] 그렇게 모질게 안 했을 텐데
그것도 몰라서 미안해
[울면서] 왜 찾아왔는지도 몰라서 미안해
지수야?
지수야!
[울면서] 그리고 사랑해
이렇게 지안이한테 좀 전해 주세요
(명희) 무슨 짓이야?
어머니!
[전화 수신음]
어, 지수한테 방금 전화왔어
아직 공항은 아닌 것 같아
어휴, 다행이다
지수 뭐래요?
어, 나중에
근데 저 둘은 언제 사귄 건데?
(도경) 지수가 저놈이랑 사귄다고?
아, 저 바람둥이 새끼, 저
뭐 해요? 빨리 안 가고?
빨리 가요!
하, 나 진짜
(도경) 얼른 자리 잡아서
(도경) 네가 필요할 때 도움이 되는 오빠가 될 테니까
(도경) 걱정 말고 기다려
걱정 말고 기다려라
(혁) 나는
(혁) 주변에서 그 집안에 대해서도 그렇고
재벌가의 삶의 방식
자식들을 다루는 방식들을 좀 전해 들었어
난
그런 연애 안 하고 싶어
[한숨 쉰다]
(지수) 그냥 지나고 보니까 다 웃겨
(지수) 저절로 잘 지내지길 바랐는데
[전화 연결음] 지안아 앞에 어머니 차 보인다
어, 알겠어
찾았어?
(지안) 어, 저기 앞에 2차선에 가는 흰 차 보이지? 저 차야
[음악 고조된다]
[음악이 잦아든다]
민 부장님, 뒤가 좀 이상합니다
(민 부장) 대표님 저건 목공소 트럭인데요
뭐?
(이 기사) 다른 차선 다 비었는데
(이 기사) 저희 차를 쫓아오는 것 같습니다
[한숨 쉰다]
(명희) 이 기사, 밟아
민 부장, 경찰 쪽에 연결해
(민 부장) 네
[급가속 소리]
[급정거하는 소리]
무슨 짓들이야? 뭐 하려고 쟤들이?
[급정차하는 소리]
[헐떡거린다]
[다급히] 빨리 차 빼!
[혁의 걸음 소리]
[혁의 걸음 소리 계속]
(명희) 차 문 잠가!
지수야!
지수야!
안 돼, 서지수!
(혁) 지수야
가자
[격정적인 발라드 음악]
(지안) 지수가 원하는 대로 살게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큰소리로] 너 나가!
(명희) 네가 내 아들 도경이로 부족해서
(명희) 내 딸 인생까지 쥐고 흔들어?
내 동생 남친? 어림없다
벌써 남자 친구입니다
(노 회장) 둘이 단단히 엮였어
(노 회장) 서지안이 보통내기가 아니네
(명희) 도경이는 아버지가 끌고 오실 거고 지수는 내가 끌고 와요
(재성) 당신 억지로 지수 못 데리고 와
(재성) 내가 절대 용납 안 할 거니까
(도경) 하루만 오빠인 척하자 오빠처럼 데려다 줄게
(도경) 넌 내 앞에서 활짝 웃을 수가 없어
(도경) 그래서 너 절대 안 잡아,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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