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내 인생 44
우리 연애하자
지안아
나 너랑 결혼 안 하고 싶다니까
그런데
연애는 하고 싶어
그러니까
우리 연애만 하자, 지안아
하자
연애만
연애라도
해요
연애만
그래
연애만
[부드러운 음악]
대신 일주일만 해요
[놀라서] 아휴
일주일은 너무 짧잖아
뭐가 짧아요?
하느님은 7일 동안 천지도 창조하셨는데
너무 길면 재미없어요
그래, 너무 길어도 재미없지
그럼 우리
지금부터
이따 전화할게
(지안) 아, 참
일은 어떻게 된 거예요?
아, 맞다 나 지금 노닥거릴 시간 없다
가면서 얘기할게
[한숨 쉰다]
나 뭐 한 거지?
[전화 수신음]
왜요? 무슨 일 있어요?
여친한테 보고하는 거야
네?
(도경) 나 지금 용국이가 고물상 원주 연결해줘서
고물상이 공장 작은 거 몇 개 아는 거 있대
그래서 기계 알아보러 가는 중이야
어, 그래요?
(도경) 오늘 살 수 있으면 기계 사고
공장도 괜찮으면 공장까지 싹 해보려고
근데 그러면 오늘 운전 너무 많이 하는 거 아니에요?
(도경) 유비 있잖아 번갈아 가면서 하면 돼
조심해서 다녀요
걱정해 주는 거지?
아, 진짜
끊어요, 운전 중에 전화 통화 위험하니까
퇴근 시간 맞춰서 갈게 있다 보자
[한숨 쉰다]
(지수) 지안아!
[큰소리로] 지안아! 언니야!
[지수가 헉헉거린다] (지안) 지수야
[헉헉거리며] 뭐가 문제야?
어? 그냥 연애하면 되는 거지 우리 나이 땐 다 그런 거 아니야?
무슨 소리야?
너 지금 도경 오빠네 집에서 반대 안 하면
도경 오빠랑 바로 결혼할 거야? 그거 아니지?
(지수) 어, 결혼이 그렇게 좋으면 바로 막 결혼하나?
안 그러잖아?
사귀어 봐야 결혼할지 말지 아는 거잖아, 사람들 다
그러니까 뭐가 문제냐고? 일단 연애라도 해
(지수) 해성에서 걱정하는 건 네가 호적에 들어오는 거잖아
해성가 며느리 조건에 안 맞으니까 막 막아내는 거잖아
(지수) 그러니까 그것만 안 한다고 해 일단
그리고
너랑 도경 오빠랑 사귀다 보면
너가 도경 오빠 싫어질 수도 있어
나랑 혁이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고
밤새 그 방법 생각해 낸 거야?
이렇게밖에 말 못해서 미안해
(지수) 근데 어머니가 나랑 혁이한테 대하는 것 보니까
너한테 무조건 사랑을 찾아 이런 말은 못 하겠어
벌써 그러기로 했어
뭐?
우리
연애만 하기로 했어
했어?
일주일만
일주일?
그냥은
뭔가 너무 억울해서 더 길어지면 위험하고
(지안) 뭔가를 해주고 싶은데
서로 자격이 없어서 애만 타고 그러는 거
너무 억울해서
딱 일주일 이 정도는 해도 되지 않을까?
(미행자) 아휴, 왜 이러십니까?
[도경이 때리는 소리]
고용주한테 맞았다고 전해라
또 쫓아오면 죽는다
주먹으로 때렸다고?
아, 최도경이가 주먹을 휘둘렀어?
최도경 맞아?
[한숨 쉰다]
알았네
주먹을 휘둘러?
(도경) 어, 잘 돌아가네
거의 새것 같은데
(유 비서) 네 [함께 웃는다]
(원주) 아, 오셨어요?
(원주) 여기예요
여기 보시면 사무실
그리고 여기 쫙 보시면 목재들 쫙 있고요
그리고 여기가 바로
(원주) 공장
(원주) 마음에 드세요?
좋네요 [함께 웃는다]
[함께 웃으며] (관우) 좋다
엄청 춥지 밖에?
(지수) 오셨어요?
(지수) 방장님이 오늘 저녁은
(지수) 홈메이드 피자로 하신데요
그래서 저보고 연습 겸 반죽하라고 하셨어요
그럴 필요 없어요 만두 전골 할 거예요
[어색하게 웃으며] 아, 저 지수 씨 아버지가 다 해결하셨데
우리 아무 걱정 안 해도 돼 이제
(지수) 저...
걱정 끼쳐드려서 죄송해요
근데 다 괜찮아졌어요
[지수와 남구가 어색하게 웃는다]
[어색하게] 그래요?
[전화 수신음]
[전화 수신음]
[차갑게] 전화 안 받아요?
[당황하며] 아, 네
여보세요?
추워서 피자 먹기 싫어
- 만두 전골 만들게 - (남구) 응
알겠습니다
[전화 종료음] [한숨 쉰다]
왜? 그 무서운 어머니가 만나자셔
네
그분 하시는 거 보니까
학벌 세탁해서 업그레이드 시키기 전에는
호적 정정할 생각이 없으셨던 거잖아
네
지금도 저 설득하려고 만나자고 하시는 걸 거예요
유학 가라고요
아니, 그러니까 그걸 강요할 자격이 없으시다는 거지
서지수 씨가 그분 딸이 아니거든 법적으로
[부드러운 카페 음악]
네가 오랫동안 허름하게 살아서 그렇지
넌 원래 우리 집안의 귀한 딸이야
저 허름하게 살지 않았어요
그렇게 생각한다는 게 문제야
우물 안 개구리가 세상을 본 적이 있어야지
죄송합니다
충동적으로
대방동 엄마, 아빠한테 반항한다는 마음으로 들어갔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반항?
공항에 끌려갈 때
이제 서지수는 끝이구나
돌아올 때 나는 최은석이라는 낯선 사람으로 돌아오겠구나
그런 생각을 하는데 많은 게 다시 보였어요
대방동 엄마, 아빠한테 받은 사랑이 진짜였다는 게
(지수) 떠올랐고
(지수) 지안이가 그리웠고
혁이는 아쉽고 그랬어요
너무 아쉽고 후회됐어요
그리고 너무 무서웠어요
서태수, 양미정 씨 그 사람들이 너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잊었어?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어요
친부모님 댁에 몇 달 들어와서 살면서
하나도 만족하지 못했으니까요
네가 아직 해보지 않았으니까
아직 그 맛을 못 봤잖아
이건 단순한 돈의 문제가 아니야
(명희) 아무도 너한테 함부로 할 수 없고
(명희) 원하는 건 뭐든 할 수 있는 삶이야
너한테 최고의 삶을 되찾아주고 싶었던 엄마의 마음을
왜 몰라주니?
저한테 카드 주셨잖아요?
제가 그 카드 한 번이라도 쓰던가요?
그러니까
넌 왜 그걸 안 썼니? 무제한 카드인데
제가 버는 돈으로 충분하니까요
저는 돈이 별로 필요 없어요
저는 아무거나 다 맛있고요
유전자 좋게 낳아주셔서 시장 옷 입어도 폼 나고요
그래서 맛집 찾아다니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고
쇼핑도 원래 안 좋아해요
그래서 알바하면서도 몇 년 동안 잘 살았거든요
별로 아쉬운 게 없었어요
그게
그게 허름하게 살아온 습성이 배서 그런 거야
[흥분하며] 네가 이래서 내가 속상하고 화나는 거야
저는 그래서 해성가로 돌아가기 싫어요
최은석으로 살기 싫어요
뭐?
어머니한테 엄마 느낌
하나도 없어요
(지수) 해성가에서 누릴 수 있는 거
(지수) 하나도 안 아쉬워요
어머니한테 고마운 이유를
유일하게 한 가지 찾자면
절 낳아주신 거
지수야
당장은 유학 안 가도 돼
선우혁이란 애도 당분간 만나 봐
대신 집에는 들어와 우리 천천히...
[말을 가로채며] 늦었어요
늦었다고?
그게 무슨 말이야, 너?
절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인사는 꼭 드리고 싶었어요
- 가보겠습니다 - (명희) 너
후회하게 될 거야
[속상한 듯 한숨 쉰다]
[메시지 수신음]
(도경) 도착 5분 전
[경쾌한 음악]
지안아
왔어요?
가자, 너랑 지하철 데이트하고 싶어
뭐 일주일밖에 시간 없는데 남들 하는 거 다 해봐야지
그럴까?
빨리 가자 영화표 예매 해놨어
[지하철 방송 소리]
(도경) 아니야, 아니야 거기 아니야, 이쪽으로 와
연인들은 꼭 여기 서서 가더라
무슨
문 옆은 위험하니까
안쪽으로
어!
오늘따라 사람이 많네
[놀라며] 어!
[영화 '신과 함께'의 대사가 작게 들린다]
영화보다 나 보는 게 더 좋지?
[팝콘 먹는 소리]
[낭만적인 음악]
[영화 '신과 함께'의 대사 계속]
[훌쩍인다]
[계속 훌쩍인다]
최도경 씨는 일곱 개 재판 다 통과할 수 있겠나?
아니, 환생은 글렀어 그래서
이번 생에 올인하려고
에이, 다음 생에 만나 줄랬더니 안 되겠네
[껄껄 웃으며] 너도 환생 못 해 넌 거짓 지옥에 바로 걸려
나 안 좋아하는 척 했잖아?
나 안 좋아한다고 한 적은 없는데
아, 맞다
화내면서 나 좋아한다고 했지?
에이, 진짜
(지안) 아휴
허기져서 화도 못 내겠다
그렇지, 배고프지?
(도경) 저녁 메뉴는 네가 정해 내가 그거까지 예약하려고 했는데
네 식성을 모르더라 네가 뭘 좋아하는지
이게 다 뭐야?
대학 때 단골 메뉴예요
고루고루 다 먹을 수 있거든요
떡볶이에, 치즈에, 닭발에 주먹밥까지
너 닭발도 먹어?
어, 먹을 줄은 아는데
오빠는 닭발 안 먹죠?
[질색하며] 어이
[코믹한 음악]
그거 그렇게 먹는 거 아니지 않나?
네?
하던 대로 해, 하던 대로
아니, 이렇게 먹을 수 있어요
우리 지안이 먹게
오빠가 같이 먹어줘야겠다
[호르륵 먹는 소리]
수아야
내가 너를 너무 힘들게 하는구나
네가 원하면
[전화 수신음]
예, 승원 씨 이 시간에 웬일이세요?
수아 아파요?
(승원) 그게 아니라요
(승원) 수아가 말하지 말랬는데
(승원) 수아, 유산됐어요
[더듬으며] 유, 유산이요?
(승원) 오후부터 배 아프다고 그러더니
(승원) 지금 저희 집에서 쉬고 있어요
(승원)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아서 살짝 전화하는 거예요
[신나는 클럽 음악]
난 원래 혼자서도 잘 놀았다 이거야
(지호) 빈 잔 치워 드릴게요
[놀라며] 어?
[코믹한 음악]
어, 최서현?
에이, 설마
(서현) 아휴
아휴, 쟨 또 왜 하필 여기서 알바를 해?
근데 왜 나 도망치지?
실례합니다
[놀라며] 하!
어머?
어머 미쳤나 봐? [뺨 두드린다]
[흥분하며] 너 왜 자꾸 이런 생각을 해?
최서현, 너 금사빠야?
쟤는 우리 집안 원수의 아들이야
[큰소리로] 정신 차려!
[머리 두드리며 소리친다] 아!
[코믹한 음악 끝난다]
(도경) 아, 이 동네를 내가 또 오네
(지안) 맨날 다시는 안 온다고 하더니
맨날 또 오네?
절대라는 말 정말 절대 쓰면 안 되는구나
그러네요
(지안) 절대라는 말 정말 의미 없는 말이네요
너도 잘 쓰는 말 아니야?
여기까지만 해요
(도경) 그러자
혹시 부모님 마주치면 걱정하실 테니까
데려다 줘서 고마워요
당연한걸
가는데 춥겠다
버스 정류장까지 막 뛰어갈 거야, 운동 삼아
잘 가요
내일은 뭐 하고 싶어?
어휴, 나랑 같이 하고 싶은 게 그렇게 없냐?
야, 완전히 아무 기대도 상상도 안 했다 이거지
[숨가쁘게] 영화도 보고 산책도 하고 갤러리 미술관도 가고
같이 운동도 하고 아무 때나 전화하고
술집도 가고 카페도 가고 놀이 공원도 가고
내일 보자
그 말에 너무 벅차서 그런 거예요
내일 보자
지안아
내일... 봐요
[행복한 음악]
[음악이 잦아든다]
[새가 지저귄다]
[문 닫히는 소리]
[스트레칭하며] 굿모닝
- 잘 잤어? - (혁) 응
남자 옷이네
음, 도경 오빠가 옥상에 널어두고 깜박했나 봐
넌 무슨 남자 팬티를 그렇게 척척
음, 왜, 난 지호랑 오빠 있어서 익숙한데
설마 혁이 너 이거
부끄러워하는 거야?
아, 이건 내가 갤 거야 넌 저기 수건 개
아휴, 알았어, 알았어
치
어제 어머니 만나고 엄청 밝아진 거 같다
음, 날 생각해주는 사람들을 생각하니까 막 용기가 나더라고
그래서 하고 싶은 말 다하고 왔더니
속이 다 시원한 거 있지?
그럼 난 네 아버님 만나야겠다
우리 아버지?
너 데려올 때 나도 같이 사고 쳤으니까
아버님 만나서 사죄드리고
우리 교제 허락도 받고 싶어
너 혼자 수습하게 해서 미안하기도 하고
아버지는 엄청 좋으신 분이니까
분명히 너도 좋아하실 거야
[밝게 웃는다]
(노 회장) 이번엔 노진희 대표가 직접 가서
유럽 리조트 부지 계약
(노 회장) 잘하고 왔어요
수고했네 [박수 소리]
(진희) 베를린은
정명수 사장 현지 인맥 덕에 겨우 잡았어요
(임원) 정 사장이 부지 계약 채근 안 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면서요
정명수 사장 공이 크지 수고했네
아닙니다
노명희 대표
네, 회장님
해성 F&B
언제까지 제자리 걸음 할 건가?
(노 회장) 함바그
(노 회장) 샐러드 바, 한식 레스토랑 달랑 세 개야
(노 회장) 고인물은 썩기 마련인데
(노 회장) 이미 가맹점 수도 꽉 찼어
새 아이템 론칭 언제까지 할 거야
준비하라고 한지가 언젠데
베트남 진출 건으로 시간이 좀 지체됐습니다
요즘 워낙 프랜차이즈 전성 시대라
(명희) 차별화된 종목 선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조만간
베트남 진출은
최 부회장의 전권으로 넘어간지가 언젠데 베트남 타령인가?
죄송합니다
(임원) 그보다
(임원) 최도경 본부장은 언제까지 휴가인 겁니까?
(임원) 부지 계약됐으면
실무를 볼 본부장이
유럽 지사 출근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한숨 쉰다]
그러게
[노 회장이 어색하게 웃는다]
재충전 시간을 갖고 싶다고 해서 장기 휴가를 보내줬는데
(노 회장) 이거
임원들한테 면목이 없네
아버지
회장님, 차 한잔하세요
바빠
- (노 회장) 가서 차 한잔하세 - 네, 알겠습니다, 가시죠
언니, 차 한잔합시다
신경 긁지 말고 가
[씨익 웃는다]
[심각한 음악]
[전화 진동음]
[한숨 쉰다]
[전화 진동음]
[전화 발신음]
[안내음]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
너 뭐니?
조카 소식 좀 물으려는데 틈을 안 주니까
은석이 좀 보자, 언니
은석이 유학 갔어
유학 갔어?
[어이없어 하며] 근데 은석이 소식 물으려는 게 아니라 도경이
도경이 곧 돌아올 거야
언니, 나도 도경이 봐 온 세월이 있잖우
그 여자가 누군지 모르지만
도경이가 끝내 그 여자 포기 못 하고
해성 버리면 어쩔 거야?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에드워드 8세는 왕위도 버렸어
심슨 부인하고 결혼하려고
사랑에 눈 멀어본 언니처럼
노진희!
나 장소라 쪽 소문 들었어, 언니
아직 아버지한테 말씀 안 드렸어
그랬다간 큰일 아니유?
웃으며 송곳 갖고 사람 찌르는 건 여전하구나
그래서 내가 너 싫어해
내가 언니를 찔러?
은석이 잃어버린 날 얘기하는 거야?
(명희) 자
[어린 은석이와 명희가 웃는다]
(명희) 양평 유모 집으로 와 은석이 맡기고
거기서 같이 출발해 [전화 수신음]
여보세요?
(진희) 형부가 언니 뒤밟게 시켰던데
오늘 아직 안 들켰냐고?
은석아? 은석아?
[명희가 놀라며] 허, 어머!
허!
[덤프 트럭이 급제동하는 소리]
[차 충돌 소리]
(재성) 은석이 어디에 뒀어?
[재성이 고함치며] 은석이 어디 뒀냐고!
네가 넘겨짚고 건드리지만 않았으면
은석이 안 잃어버렸어
역시
내 탓이라고 생각하네 여전히
자기 실수 참 인정 안 해 우리 언니
그래서 너희들한태 해성 절대 안 넘겨
정명수? 어림 없다
바로 우리 도경이가 물려받게 할 거야
나도 승부욕 있어, 언니
거기다 아버지 마음 변하시는 것 같던데
(진희) 기대할 만 하잖아
어머, 언니
동공 흔들린다
겁나서 얼른 가야겠네
아버지 마음 더 흔들 방법도 생각하고
[문 닫히는 소리]
[한숨 쉰다]
근데 저희 또 청소해야 합니까?
당연하지
자!
[경쾌한 음악]
나 빨리 청소하고 가야돼
[대걸레 부딪히는 소리] (유비) 아
[바닥 빗질하는 소리]
빨리 시험 가동하고 샘플 만들어서 품질 검사 보내고
공장 오픈식 날짜
판로, 디자인, 패키지
다른 준비 목록도 좀 작성해 줘
(관우) 걱정 마십쇼
얼른 가세요 1분 1초가 아쉬울 텐데
고맙다 딱 일주일만 봐줘라
[관우가 웃는다]
아, 근데
일주일로 만족하십니까?
또 아냐? 천지창조처럼 무슨 일이 생길지
- 먼저 갈게 - (선태) 들어가 보겠습니다
(지안) 내일 봬요, 들어가세요
[전화 수신음]
어, 지수야
언니야, 나 우리 해성 아버지한테
혁이 인사 시키려고 하거든
그러면 엄마, 아빠한테도 인사 시켜야지
아빠 요새 뭐 하셔? 언제 시간 되셔?
아빠, 대방동에 안 계셔 정선에 계셔
정선? 아빠 고향? 거기 왜?
사실은 아빠한테 좀 일이 있었어
[부드러운 음악]
와!
[깜짝 놀라며] 어머! 어!
이제야 놀라주는군
[더듬으며] 아이, 언제 왔어요?
한 한 시간
한 시간?
아니, 한 시간 동안 뭐 했어요? 왜 나 안 불렀어요?
그냥
아, 뭐야? 나 부르지
8시 다 됐는데
충분히 좋았어
(도경) 얘는 좀 시들었지만
꽃까지...
근사하다
아버지야?
어떻게 알았어요?
전에 뵀으니까 알지
(도경) 아주 똑같은데
색칠도 하려고 했던 거지?
아, 아니에요, 내일 해도 돼요
색칠하고 가자
청바지는 오빠가 칠해도 되는데
아니야, 나 잘 못하는데 괜히 망치면 어떡해?
이상하면 내가 덧칠로 메꾸면 돼요
해봐요
어?
그럴까?
[부드러운 음악 계속]
나 때문에 오늘 저녁 계획 다 틀어진 거 아니에요?
설렁탕 먹고 싶지 않았죠?
(도경) 계획 없었는데? 오늘 하도 바빠서
이따 지안이 만나야지
그 생각만 비타민으로 남겨두고 데이트 계획은 생각도 못 했어
(도경) 고맙습니다
(지안) 네, 감사합니다
(종업원) 맛있게 드세요
하루 만에 공장 세팅 싹 끝내고 대단하네
너도 대단하던데
아까 보니 부르는 소리도 못 듣고 엄청 집중하더라
내 등 만들 때도 그랬나?
아, 그 등
아, 진짜 그렇게 집중 안 되는 작업은 처음이었는데
아, 그러고 보니까 장소라 씨 등은 어떻게 했어요?
내가 가지고 있어
[코믹한 음악]
그걸 왜 오빠가 가지고 있어요?
아 그게
소라가 주소 알려주기로 했는데 아직 주소가 안 왔어
소라? 아직?
되게 친해졌나 보네
아니야, 어렸을 때부터 알아서 그래
그래요?
[숟가락 소리를 크게 낸다]
기분 나쁘니?
누가 기분이 나빠? 배고파서 그래요
아, 밥이나 먹어요
어
장소라 씨랑은 뭐 먹었어요?
어?
아, 아니에요 배고플 텐데 얼른 먹어요
[코믹한 음악 계속]
어디 어디 갔는데?
[피식 웃는다]
[코믹한 음악 끝난다]
당신 어디 갔었어요? 하루 종일 연락도 없이
내 부재 중 전화 못 봤어요?
급한 일 있으면 문자 남기지 그랬어
회의실에서 나가서 지금까지 어디서 뭐 한 거예요?
바람 좀 쐬었어
회의실에서 그걸 겪고 바람을 쐐요?
아버지 하시는 거 못 봤어요?
도경이한테 정말 화나셨다고요
그러신 거 같더군
나한텐 이미 한참 전에 실망하셨고
그러니까요
왜 여태 당신도 바랐던 걸 놓아버린 사람처럼 굴어요?
도경이를 위해서라도 당신이 중심을 잡아주고 있어야죠
아니
당신 아버님은 나를 딱 이 정도로 써먹기 위해서 결혼 허락하신 거야
나도 도경이를 위해서
혹시 회장님한테 불시에 사고라도 생기면
당연히 중간 다리 역할을 해주려고 했지
내 아들을 위해서
당신을 위해서도
근데 지금은 그럴 생각이 없네
왜요?
도경이가 원하는 대로 한 번 두고 보고 싶거든, 난
그러니 필요하면 당신이 도경이 설득해
[한숨 쉰다]
(도경) 잠깐!
장갑은 필수지
안 했어, 안 했어 소라한테 이렇게 안 했어
누가 뭐래요?
근데 이런 건 그냥 타면 재미없는데
우리 내기할래요?
내기?
오케이
저쪽 문 쪽 난간 찍고 오기
진 사람이 이긴 사람 소원 하나 들어주기
(도경) 오케이?
콜
[신나는 음악]
준비!
출발!
[웃는다]
[소리 내서 웃는다]
(지안) 어머!
아이고, 조심 좀 합시다
괜찮아?
괜찮아요, 근데
근데 뭐?
어디, 어디 다쳤어?
아니요
아직 경기 중이라고요
야, 야, 야!
천천히 와요
[신나는 음악 계속]
야, 저렇게 웃는 거 오랜만이네
아싸
[지안이 웃는다] (도경) 아휴
뭐야, 너 서지안! 발에 모터 달았어
아싸! 소원 하나 적립
[껄껄 웃으며] 아, 나 참, 뭔데?
이 오빠가 다 들어줄게
아, 바로 말하면 재미없지 중요한 순간에 써야지
[껄껄 웃는다]
[신나는 음악 계속]
[사진 찍는 소리]
[음악 잦아든다]
네가 날 데려다 주면
내가 널 어떻게 혼자 보내냐고?
이것도 해보고 싶은 것 중에 하나였어요
내가 남친 바래다 주기
어휴, 진짜야?
응, 그러다 피곤한 남친이 옆에서 잠드는 거지
그래, 그럼 그것까지 연기해줘야겠다
[잔잔한 음악]
[음악 소리가 잦아든다] [다른 차 엔진 소리가 난다]
[다른 차 소리]
[심각한 음악]
어머니
[심각한 음악이 고조되다가 소리가 작아진다]
지안아, 또 보는구나
이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 물어도 되겠니?
- (도경) 어머니 - (명희) 아니
이건 지안이가 나한테 대답할 문제야
저희
일주일만 만나기로 했습니다
뭐?
너 나한테 아무것도 안 한다며
죄송합니다, 약속 못 지켰어요
그게 무슨 뜻이야?
어머니
오빠, 제가 말씀드릴게요
대표님께 약속했던 게 있어요
잠깐
일주일만 만나 봐도 되지 않을까 했습니다
딱 일주일만요
일주일?
제가 그러자고 했어요
(도경) 저 보러 오신 거죠?
지안이 택시 태우고 보내고 오겠습니다
민 부장님, 어머니 차로 모시세요
(도경) 가자
오빠, 이건 아니에요
(지안) 저 혼자 갈게요 도착해서 연락할게요
가보겠습니다
너무 늦게 오셔서 문 연 카페가 없을 겁니다
말씀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모실게요
들어가, 네 방에서 얘기하자
저기는 아무나 못 들어갑니다
공동 생활 공간이에요
(가게 주인) 어서 오세요
(도경) 순대국 둘이요
(가게 주인) 예
어디서 이런 데를 데리고 들어와?
문 연 데가 여기밖에 없어요 근처에는
앉으세요
(도경) 먼저
지안이하고 저 일주일만 눈감아 주세요
더 이상 가면 지안이 집까지 찾아가신 할아버지가
지안이 가족들 그냥 두실 일 없다는 거 알고 있으니까요
할아버지 성질 그렇게 잘 아는 녀석이
일주일? 그런 치기 어린 짓을 해?
할아버지가 정말 화나셨어
그러셨겠죠
[한숨 쉬며] 도경아 너 대체 언제 들어올 거야?
새로운 사업, 들어와서 해
뭐든 시작하게 해줄 테니까
전에 화이트 바이오처럼
네가 젊으니까 이런저런 다른 종목에 생각 있었던 거 알아
그거 해, 하게 해줄게
계열사로 키우면 되잖아
그건 할아버지 그늘에서 하는 거라서요
(도경) 이제 겨우 어렵게 시작했는데
제 사업을 성공시켜 봐야 하지 않을까요?
시작했다니?
저 새로 공장 구했어요, 어머니
아니, 어떻게?
할아버지가 전지전능하신 건 아니에요
할아버지가 널 그냥 두실 것 같아?
할아버지가 저를 또 망하게 하시면
규모를 더 줄이면 되죠, 뭐
길거리 좌판부터 시작하면
그건 또 어떻게 망하게 하실까요?
[놀라며] 뭐? 좌판?
만약 그 정도까지 절 몬다면
제 지분 다 빼서 나오지 않을까요?
쥐도 도망갈 곳을 주고 몰라고 했는데
[흥분하며] 너, 할아버지하고 싸우겠다는 거야?
제 힘으로 뛰어보는 거 꽤 재밌어요
그래서 할아버지께도 말씀드렸고요
절대 안 들어간다고 말씀드렸는데
포기를 안 하시네요
할아버지를 만났어?
할아버지가 말씀 안 하세요?
양평으로 찾아가서 뵀는데
가서 뭐라고 했어?
안 들어오겠다고 했어? 할아버지한테 직접?
그래서 아버지가
[놀라며] 너 정말 왜 이래?
어머니, 저는 이제 시키는 대로
할아버지 개로는 못 살 것 같아요
그러니
어머니도 절 그냥
내버려 주세요
[한숨 쉰다]
[전화 수신음]
네
잘 들어갔어?
대표님, 역정 많이 내셨죠?
괜히 제가 운전한다고 했나 봐요
아니, 일주일이면
우리 집안에 들키고도 남을 시간이야
[하품 소리]
이 상황에 하품이 나와요?
[하품하면서 당황한다]
[함께 웃는다]
할 얘기 있을 텐데 카페로 부르지?
이혼 서류만 주고 가려고?
일단 타
이 차 뭐야?
어디 가는 건데?
오래 안 걸려 편하게 쉬고 있어
여기가 어디야?
일단 내려
좀 쉬고 있어
지태 씨, 뭐 하는 거야?
한 시간만 자고 있어 나오지 말고
잠 못 자서 눈 빨게, 너
그 다음에 얘기하자
[한숨 쉰다]
이게 뭐야?
(지태) 왜 벌써 나왔어? 부르려고 했는데
앉아, 밥 먹자
[잔잔한 음악]
유산도 아이 낳는 거랑 똑같다고 들었어
(지태) 몸조리도 똑같이 해야 한다는데
승원 씨가 너 미역국까지 끓여주지는 않았을 거 아니야
어?
장모님도 여기 안 계시고
한국에 네가 믿을 사람 달랑 나 하나인데
(지태) 배 아프다고 전화도 못 하고
(지태) 유산 됐다고 말도 못 하고
미안하다, 수아야
내가 너한테 무슨 짓을 한 거니
얼른 국물 먼저 떠 먹어
얼굴이 말이 아니야
[훌쩍이며] 서지태
나한테 왜 이래?
나 유산한 거 아니고 수술한 거면 어쩌려고?
그랬어도
미역국은 먹어야지 몸 상했을 텐데
얼른 좀 먹어
[흐느낀다]
나 유산 안 했어
뭐?
자기랑 내 아이인데
자기 허락도 없이 어떻게 아이를 버려?
(수아) 억지로라도 포기시키고 싶었어
정말 싫었어
그리고
자기도 없는데 아이만 없으면 뭐 하냐고?
난 그런데
자기는 아이만 있으면 되고
난 없어도 된다니까
거짓말한 거야?
미안해
아이 잃었다고 했을 때
자기한테 난 뭘까
알고 싶었어
미안해
수아야, 나한테 네가 뭔지 여태 몰라?
평생 결혼 안 하겠다는 놈 결혼하게 만들었는데
너하고 내 아이니까 더 애착이 생긴 거야, 우리 아이니까
(지태) 너도 아이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 근데
더는 너 못 괴롭히겠더라
네가 정 안 된다면
네 뜻대로 하라고 문자 하다가
승원 씨 전화 받은 거야
그랬어?
그럼 아이는?
[훌쩍이며] 몰라, 자기가 다 키워
난 낳기만 할 거야
[훌쩍인다]
[잔잔한 음악 계속]
[음악이 잦아든다]
엄마도 같이 가요
아니야, 너희 둘만 다녀와 그게 아버지한테도 좋아
엄마 생전 아버지 겁 안 냈었는데
생전 화 안 내던 사람이니까 무섭지
진짜 화난 거니까
엄마는 좀 더 있다 갈게
이거 싸놓을 테니까 넌 준비하고 내려와
[경쾌한 음악]
언니야
어, 매너 좋은 선우 실장님
나 휴가도 주고 차도 빌려주고
내 동생 에스코트도 해주고
(혁) 이것도 실어 주고 [웃는다]
추운데 차에 타, 지수 너도
(지안) 데이트도 하고
좋았겠다
내가 운전만 할 줄 알았으면 이렇게 안 왔어
혁이 혼자 돌아가야 하잖아
그럼 혁이 다시 태워다 주고 출발할까?
[지수가 작게 답한다] (혁) 야, 야, 야
내가 애냐? 버스 정류장까지만 태워줘
빨리 타, 춥다
(지수) [애교스럽게] 아이, 추워
[어이없어 하며] 진짜
가서 아빠 보고 울면 안 돼
우리 전부 천연덕 작전하고 있단 말이야
울 거 같은데
절대 안 돼, 너
선물이 울면 되냐, 웃어야지
선물?
네가 다시 자식으로 돌아온 게
아빠한테 엄청 큰 선물일 거야
(지안) 그러니까 방실방실 웃어 응? 너 잘하는 거
근데 죄송하다고 해야 아빠 마음이 풀어지는 거 아니야?
지금 아빠한테 죄송하다고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
말뿐이지
(지안) 나도 잊고 있었고 너도 잊고 있었고
우리 모두가 잊고 있었던 거
행복했던 시절이 더 많은데 잊어버린 거
그 기억을 떠올리고 있어요 하고 느끼게 해드려야
아버지도 마음이 풀어지지
그건 그래
되게 신기하더라
원망, 오해가 입구를 꽉 막고 있었는데
과거 추억이 떠오르니까 그런 거 다 필요 없는 거야
사랑했구나, 정말 좋았구나
나한테 소중한 사람들이구나
누구세요? 서지수 씨 맞아요?
서지수 철들었어요 [웃는다]
엄청 들었는데 사랑의 힘인가?
음, 계기가 되긴 했지
혁이가 그랬거든
그냥 나라서 좋다고
[함께 웃는다]
[새가 지저귄다]
[심각한 음악]
(도경) 만약 그 정도까지 절 몬다면
(도경) 제 지분 다 빼서 나오지 않을까요?
너 할아버지하고 싸우겠다는 거야?
(도경) 제 힘으로 뛰어보는 거 재밌어요
(도경) 절대 안 들어간다고 말씀드렸는데
(도경) 포기를 안 하시네요
도경이 이번에 정신 못 차리면
난 그 자식 아웃이야
정명수 사장 공이 크지
수고했네
아닙니다
(노 회장) 재충전 시간을 갖고 싶다고 해서
(노 회장) 장기 휴가를 보내줬는데
임원들한테
면목이 없네
[심각한 음악 잦아든다]
당신 제정신이야?
[충격의 효과음]
아빠 너 기다리셨나 보다
울지 마라
[잔잔한 음악]
- (지수) 아빠! - (태수) 어
[놀라며] 어!
(태수) 그래, 그래
야, 너 괜찮은 거야?
음, 다 아빠 덕분이야
아빠가 지안이한테 제일 먼저 사인 보냈다며?
지수 이상하다고
지수 유학 갈 애 아닌데 가는 것 같다고 그랬다며?
아, 느낌에 그냥
널 아니까
걱정돼서
[짓궂게] 어, 아빠 사람 차별하시네
왜 지수한테는 뭐 하러 왔냐
빨리 가라 왜 안 그러시지 큰딸 서운하게 해
너랑 얘랑 같냐?
[같이 짓궂게] 음, 뭐야?
이렇게 나랑 친딸, 주워온 딸 차별하는 거야?
이러니까 내가 욱해서 집 나간 거지
아니야, 아니야 지수야 그런 거 아니야
절대 그런 거 아니야
아니면?
어? 아니면 뒤집어 보시던가
뭐?
[지안이 껄껄 웃는다]
아, 얘가 이게 재주라니까
[지안, 지수가 웃는다]
야, 뭘 또 이렇게 바리바리 싸왔어?
또, 또, 나한테 또 타박하시고
지수 얘도 뭐 가져온 거 있거든요
아빠
아빠, 이거 내가 만든 빵이야
빵?
(지수) 응, 이건 진짜 소화 잘되는 빵이야
조금만 드세요, 응?
그래
(지안) 추운데 들어가서 드시게 해
아빠 우리 잠깐 들어가도 돼요?
어, 들어가, 들어가
나 배고픈데
밥도 안 먹고 왔어?
이 근처 뭐 맛있는 거 먹을 만한 데 없는데
중국집은 있을 거 아니야?
어, 나 짜장면 먹고 싶다
어, 짜장면 좋다
[후루룩 먹는다]
(지수) 음, 맛있다
여기가 옛날에 할아버지 할머니랑 왔던 데야
음, 할아버지, 할머니랑도요?
[태수의 가족이 함께] 야, 진짜 맛있겠다, 그렇지?
서 씨 아저씨, 우리 태수가
(중국집) 하도 빠릿빠릿하게 야무지게 배달 잘해서
(중국집) 제가 드리는 서비스입니다
(중국집) 맛있게 드세요
(태수)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중국집) 그래, 그래
- (태수 부) 태수야, 잘 먹을게 - (태수 모) 많이 먹어
[다 같이 웃는다]
(태수 부) 야, 맛있겠다
아빠 잘 드시네
아빠
여기서 한 달만 채우고 서울 와, 음?
안 돼, 너희들 부담 돼서 안 돼
엄마가 너무 기가 죽었어, 아빠
[지수가 훌쩍인다]
[울먹이며] 아빠 얼굴이 꼭 진짜 환자 같아
정말 마음이 몸을 지배하나 봐
아직은 그렇게 믿고 계시니까
얼마나 됐다고?
[전화 수신음]
누구지?
여보세요?
(태수) 지수 아버지다
부회장님
안녕하셨어요
(태수) 내가 널 좀 만나고 싶은데
(태수) 오늘
(도경) 잠시만요
샘플 잘 나왔어요 바로 품질 검사 보내겠습니다
오케이!
네
홈페이지 너무 요란하지 않게
심플하고 따뜻한 느낌 났으면 좋겠어요
네, 시안 나오면 바로 연락 주세요
[전화 수신음]
어, 지안아, 나 다 끝났어
약속 한 시간만 미뤄요 일이 생겼어
무슨 일인데?
이따 만나서 얘기할게요 일단 끊어요
[전화 종료음]
[전화 수신음]
예, 아버지
도경아, 나 좀 만나자
[긴장된 음악]
오빠?
아버지 연락 받았니?
네
무슨 일이길래
아버지가
너하고 나를 따로 부르신 거지?
같이 오는구나
아니요, 앞에서 만났어요
어머니도 계시네요
앉아
사람 드나드는 것 번거로워서
티로 준비해놨어
우리 차 한 잔 줄래?
네
[심각한 음악]
내가 할게
가관이구나
앉아있어
그래, 내가 졌다
애들 앉고 얘기합시다
앉거라
내가 졌다고, 너희들한테
어머니가 너희들 결혼하라신다
너희들
결혼해
[충격의 효과음]
[충격의 효과음 고조되며 끝난다]
[밝은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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