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내 인생 46
(도경) 해성 어패럴 사장직은 사양합니다
[분노하며] 도경이 너 이 자식
[신음하며] 악!
(정 여사) 회장님!
회장님, 회장님!
회장님!
회장님!
회장님, 정신 차리세요!
[정여사 울먹이며] 회장님, 회장님, 회장님!
[잔잔한 음악]
가요
그래
가자
왜 이렇게 안 오지?
둘이서 마지막 이별이라고 엄청 울고 있는 거 아니야?
괜히 따라온 거 아니야?
근데 넌 왜 둘이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어?
내가 진짜 익스트림 스포츠 경험하게 해줄게요
꼭 이렇게 해야 해?
둘이 오늘 마지막 날이란 말이야
지안이 혼자 집에 가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래
그럴 수 없어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어
아니, 마지막이야 지안이는 내가 알아
마지막이야
나도 이젠 두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큰지 보이거든
최도경 씨 사업도 시작했고
아버님도 우리처럼 두 사람 지지해 줄 수도 있잖아
나 그 집에서 살 때
창립 기념일에 도망갔다가
엄청 무섭게 혼나고 기죽어서
시키는 대로 살아봤었어
그거 진짜 못 할 짓이야
그랬어?
지안이는 시키는 대로 사는 거 더 못 하지
더구나
나하고 도경 오빠하고 같아?
도경 오빠는 해성 후계자잖아
안 들어갈 생각하는 거 아니야?
공장 일 정말 신나서 하시던데
할아버지한테 지고 들어가고 싶지 않아서 그런 거지
언젠가는 들어갈걸
지안이도, 오빠도 그걸 아니까
그냥 일주일 연애만 하기로 한 거고
지안이한테 들었는데
할아버지가 대방동 집에 찾아가서 아빠도 만나고
어머니는 두 사람 떼어 놓으려고 가짜 결혼 허락하시고
그런 분들하고 가족이 돼서 지안이가 행복하겠어?
그래서 두 사람이 그런 선택을 한 거구나
(지수) 야, 저기 온다
가다가 전철역에 내려 주세요
어, 그럴게
[전화 수신음] 잠깐만
민 부장님 전화야 잠깐 받을게
여보세요?
부사장님, 회장님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져서 응급실에 오셨어요
[긴장된 음악]
할아버지가요?
갑자기 왜? 어쩌다가?
정 여사님 말씀에 의하면
부사장님 문자 보시고 쓰러지셨대요
제 문자요?
바로 수술 들어가셨으니까 병원으로 빨리 오세요
알겠습니다 가면서 연락할게요
[휴대폰 종료음]
무슨 일이에요?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쓰러지셨대
빨리 병원에 가야 하는데
[차 키 떨어지는 소리]
(지안) 오빠 괜찮아요?
제가 운전할까요?
언니야, 오빠!
- 언니야 - (지안) 지수야
어, 나 혁이랑 여기 눈썰매 타러 왔다가
(지수) 우연하게 본 거야
근데 무슨 일 있어요?
어, 그게
할아버지가 쓰러지셨대
(지안) 오빠 얼른 가요 근데 운전할 수 있겠어요?
어
지수야, 지안이 좀 부탁한다
어, 네
가요 얼른, 내 걱정 말고
(민 부장) 심정지가 오셔서 지금은 스텐트 시술 중이시고요
(민 부장) 의식이 안 돌아오면
저체온 치료를 받으셔야 한대요
심정지까지?
제 문자 보고 쓰러지셨다는 거죠?
[의미심장한 음악]
[충격의 효과음]
(진희) 언니
형부랑 어떻게 된 거야? 왜 안 오셔?
여행 중이시라서요
여행 중이면 핸드폰을 못 받아?
안 받으시는 거야?
조용히 좀 있자
근데
(명수) 도경이 이건 무슨 뜻인가요?
아예, 독립을 하는 건가요?
제부, 지금 아버지 수술 중이세요 그런 게 궁금해요?
[헛기침을 한다]
저 여자 좀 보내
왜 진희네까지 도경이 문자를 보냈대?
안 가신대요, 죽어도
어머니, 수술은요?
아직
근데 도경이 너
(진희) 이 문자 뭐니?
(진희) 너 회사 안 들어올 거야?
여보
나 좀 보자
[응급실 문 열리는 소리]
(의사) 회장님 수술은 끝났지만
의식을 못 찾으셔서
(의사) 저체온 치료를 위해 중환자실로 옮겼습니다
저체온 치료는 얼마나 하면 되는데요?
그건 경과를 봐야 합니다
할아버지 얼굴이라도 잠깐 볼 수 없을까요?
지금은 안 됩니다
경과 보고 드릴 테니까
대표님, 돌아가 계셔도 됩니다
[한숨 쉰다]
이상하네
아버지 핸드폰이 계속 꺼져있어
병원이라 꺼놓으신 건가?
연락 달라고 문자 보내야겠다
지안아, 괜찮아?
어? 어, 괜찮아
근데 어떡해?
왜 쓰러지신 걸까? 되게 급해 보이던데
그러니까
오빠한테 전화 한번 해볼까?
아니야, 그러지 마
네 문자 보시면 부회장님이 연락 주실 거야
[잔잔한 음악]
어머니, 아버지
(재성) 집에서 제사를 한 번도 못 모셨네
죄송합니다 앞으론 안 그럴게요
(스님) 이 밤에 어쩐 일이세요?
(재성) 아, 스님
산에도 오를 겸
오랜만에 부모님도 뵐 겸해서 왔습니다
오신다는 연락 받고 방은 준비해 두었습니다
아, 예
[잔잔한 음악 계속]
(의사) 마음이 많이 힘드셔서
(의사) 본인이 위염 증상을 위암으로 착각하신 것 같아요
(의사) 상상으로 암을 만들어내신 거죠
일주일만 만나기로 한 거야
연애 한 번 못 해보는 게 그냥 너무 억울하더라고
(지안) [밝은 목소리로] 아빠, 나 있잖아
(지안) 우넬마 디자인 공모전에서 거기에서 3등 먹었어
(태수) 야, 상금 백만 원에
(태수) 핀란드 온네아 디자인 스쿨에
6개월 간 연수 가능...
왜?
왜 암이 아닌 건데, 왜?
왜 안 죽는 건데?
마음 정리 다 끝냈는데
지금 이대로 가면 딱 좋은 건데
(태수) 내가 가야
이 돈을 받을 건데
(태수) 왜 이제 와서들 그래?
(태수) 이제 와서 억지로 신경 쓰면 내가 좋구나
고맙구나 그럴 것 같아?
(태수) 너희들만 나 싫은 줄 알아?
나도 너희들 싫어 이제
싫어
사는 건 내가 선택 못 했지만
죽는 건 내가 할 거야
내가 죽은 뒤에
너희들이 회한으로 땅을 치든 말든
나하고 상관없어 다 상관없어
[한숨 쉰다]
일단 회장님 상태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게
병원 측에도 당부하겠습니다
내일 아침이나 돼야 아버지 상태 알 수 있다니까
집에 가죠
전 여기 있겠습니다
내일 보자
내일 봐, 언니
도경이, 기도 많이 해라
(명수) 내일 뵙겠습니다
수고해라
살펴 가십시오
[문이 닫히는 소리]
어떻게 감히 이런 문자를 할아버지한테 보내?
(명희) 이미 DK 에코테크 사장 최도경?
해성 어패럴 사장직을 사양합니다, 할아버지?
너 해성 어패럴 사장으로 발령내신 게 어떤 의민지 몰랐니?
널 해성 후계자로 공식 지명하신 거나 마찬가지야
근데 안 들어오겠다고 했어?
해성 그룹 포기하겠다는 거야?
무조건 할아버지 뜻을 따를 순 없었어요
저한테는 아직 때가 아니었거든요
아예 버리지도 않을 거면서
할아버지를 이겨 먹으려고 했다는 거구나
아버지는 부회장 사표 내고
아들은 사장 발령 거부하고
네가 여자한테 미쳐 가출해서 마약하고
회사에서 뛰쳐나가 잠적했다는 지라시까지 보셨으니
안 쓰러지는 게 이상하시지
지라시요?
[심각한 음악]
우리 그룹을 어떻게 키웠는데
네가 할아버지한테 철퇴를 내리쳐
널 장자로 생각하고 믿고 계신 분한테
할아버지가 이렇게 쓰러질 분이라고
상상도 못 했어요
워낙 강한 분이라
세상에 진짜 강한 사람이 어디 있어?
강한 척 하는 거지
[한숨 쉰다]
여보
도경이 왜 사장 자리를 거절했을까?
그러게?
날 유럽으로 보내고
해성 모기업인 어패럴 사장으로 도경이를 발령내신 건
누가 봐도 명확한 후계자 발표나 마찬가지인데
얘, 진짜
(진희) 자기 사업에 맛들인 거 아니야?
재미야 있었겠지 성취감 있었을 텐데
그렇다고 맞바꿀 거리가 되나? 해성이
그럼 왜 거절했냐고?
이유가
설마 그건가?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장인 어른이 저렇게 쓰러질 거라고 상상도 못 했어
아휴, 복잡하다 집에 가서 얘기해
[한숨 쉰다]
[큰소리로] 이런 집에 데리고 올 수가 없어서 안 옵니다
그리고
저도 안 들어갑니다
지안이하고 상관없이 안 들어갑니다
더 이상
할아버지 강아지 아닙니다
이제 저
(지안) 고마워
여기가 이렇게 그리운 곳이 될지 몰랐는데
(지안) 회장님 소식 듣게 되면 연락줘
혁아 데려다줘서 고마워 들어갈게
나도 잠깐 들어갔다 갈까?
부모님한테 혁이 인사도 좀 시키고
아빠는 안 계실 수도 있고
엄마는...
[혁의 과거 발언 회상] 전에 집에 찾아갔는데
[혁의 과거 발언 회상] 새로 이사 오신 분이 너 이사 갔다고 하더라
오늘은 시간이 너무 늦었어 다음 번에 정식으로 찾아 뵐게
지수, 너 혼자 잠시 들어가서 어머니 뵙고 와
너 혼자 여기서 뭐 해?
음악 들으면서 쇼핑몰 체크하고 할 일 많다
그럼 잠깐 기다려 줄래?
안 그래도 나도 가족들한테 할 얘기가 있어
지수한테도
[부드러운 음악]
[현관문 소리]
- (지수) 엄마! - (지안) 엄마!
- (미정) 어머, 어휴, 어휴 - (지수) 엄마!
[미정이 웃으며] 아니, 어쩐 일이야?
어, 잘 왔어, 잘 왔어
(미정) 얼굴이 활짝 폈네 부회장님 덕에
- (지태) 지수야! - (지수) 오빠, 새언니!
(지안) 지수야
너 곧 고모 된다
진짜?
(지수) 어, 언니 축하해요 오빠도!
뭐야? 남자 조카예요? 여자 조카예요?
태명은 뭐예요?
아직 안 지 얼마 안 됐어요 아가씨
나도 축하 받을 일 있는데
[박수 치며] 어, 언니! 축하해, 너무 잘됐다!
아, 장려상인데 대상 받은 리액션이라 좀 민망하네 [웃음]
장려상 아무나 받냐? 네가 잘하니까 받은 거지
진짜 대단하다, 아가씨 학원 다닌 지 얼마 안 되는데
어릴 때부터 미술에 소질 있더니
아휴, 해준 것도 없는데 혼자서
전 원래 뭐든지 혼자서 잘합니다
지안아, 너 그럼 핀란드 갈 거야?
그럼 당연하지
3개월 어학 연수에 6개월 학비까지
이런 기회가 어딨어
알바 더해서 항공비랑 체류비 벌 거야
상 받은 건 좋은데 헤어지는 건 싫다
아쉬우면 같이 가던가
너 혁이 놔두고 나 따라올 수 있어?
어?
[지수가 어리광 부리며] 아, 그거는 잘 모르겠다
[다 같이 웃는다]
[종이 떼어서 꾸기는 소리]
[서글픈 음악]
(미정) 여보
(미정) 잘못했어요
(미정) 미안했어요
(미정) 남편은 반려자인데
(미정) 내 보호자로 착각하고 살았어요
(미정) 당신도 사람인걸
(미정) 힘들 땐 그늘 밑에서 쉬고 싶고
(미정)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란걸
(미정) 몰라줘서 미안해요
(미정) 부디 용서를 바라요
(지태) 아이 심장 소리를 듣는데 아빠가 된다는 건 이런 거구나
(지태) 말로 표현 못 할 기분이 들더라고요
(지태) 아버지도 이런 기분을 느끼셨었겠죠?
[음악 잦아든다]
[긴장된 음악]
[새가 지저귄다]
(지수) 어, 오빠!
일찍 일어났구나
할아버지는요? 괜찮으세요?
근데 오빠 여기 왜 온 거예요?
할아버지 괜찮아지셔서 온 거예요?
할아버지 경과는 지켜봐야 하고
나 옷 좀 갈아입으러 들어왔다
(지수) 음, 오빠?
(지수) 뭐예요?
공장 가는 데 왜 슈트를?
왜 짐을?
회사 가야 해서
저녁엔 집으로 들어갈 것 같다
집에 들어간다고요?
(혁) 잠깐만요
회사로 간다는 게 무슨 뜻입니까?
공장은요?
회사로 가야 하니까 가는 거다
사장 발령을 받았거든
잠깐 가는 겁니까? 아주 가는 겁니까?
그걸 너한테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공장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알 것 없다
뭡니까?
여태 소꿉장난한 겁니까?
해성하고 별개로 자기 일하고 싶어한다고 지안이가...
형님 최소한의 자존심 챙기게 해주려고
몇 사람이 지지하고 도와준 줄 아십니까?
나중에 인사하지
(혁) 지안이는요?
(혁) 지안이한테는 뭐라고 할 건데요?
(혁) 서로 연애만 하기로 했으니까 상관없으십니까?
책임 못 질 거면 시작도 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요, 내가
더 말리지 그랬냐?
지수
여기 오래 두진 않을 거다
경과 정도는 알려줘도 되는 거 아닌가?
[전화 수신음]
어, 지수야
언니야, 오빠 여기 왔다 갔는데
오빠 회사로 출근한다고 갔어
회사?
회사에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야
회장님은 좀 어떠시대?
심근경색으로 쓰러지셨는데
아직 중환자실에 계신대
아직?
아, 이따가 점심 같이 먹자 나 할 말 있어
어어, 그래 알았어
어, 그래, 거기서 보자
[통화 종료음]
무슨 일이지?
[심각한 음악]
(직원1) 저, 저 최도경 맞지?
- (직원1) 출근하는 거야? - (직원2) 야, 대박이다
(명수) [놀라며] 아니...
(도경) 아직 사장실 쓰시는군요
어, 넌 여기 왜...
발령은 내일 자인데
좀 둘러보러 하루 먼저 나왔습니다
회장님이 너 때문에 쓰러지셔서 죄송했던 모양이구나
네
아주 죽겠습니다 죄송해서
전 그럼 부서들 좀 돌아보겠습니다
부사장실이 아직 비었는데
바로 여기로 왔어?
최 부사장이, 아니
이제 사장이지 벌써 출근을 했어?
[다들 놀라서 더듬으며] 부사장님!
다들 귀신 봤나?
발령 소식 다 봤을 텐데
왜 놀라시지?
아, 지라시 봐서 그러시는 건가
아유, 아닙니다, 아닙니다
누가 그런 거짓 소문을 믿습니까?
회의하려던 모양인데
인사 온 김에 경과 보고 좀 받아 볼까요?
(이 부장) 예, 예
상반기 플랜은 잘되고 있습니까?
아 예, 신규 고객 확보와
스트리 텔링을 통한 전략적 마케팅인데요
(도경) 20대부터 50대를 아우를 수 있는
다운에이징 프로젝트는 어떻게 되어 갑니까?
(지안) 위독하신 건 아니라니까 정말 다행이다
황당하지 않아?
오빠가 해성 그룹으로 다시 출근했다는데
할아버지가 자기 때문에 쓰러지셨잖아
어떻게 출근을 안 해
더구나 아직 중환자실에 계신다는데
공장이 걱정이지 유관우 씨 혼자 뛰어야겠네
할아버지 괜찮아지시면
오빠가 다시 공장으로 돌아올 거라고 생각해?
혼자 해내는 모습 보여준 다음에 들어가고 싶어했으니까
[감탄하며] 아, 넌 진짜 오빠를 많이 이해하는구나
이해가 되게 된 거지
옆에서 붙어있다 보니까 저절로
도경 오빠 좋아서 출근한 거 아니야
자기 공장 열자마자
많이 힘들 거야, 지금
그럼 언니야 이건 어떻게 생각해?
(지수) 오빠가 사장이 됐잖아
그니까 오빠가 사장 하는 동안 널 허락 받는 거야
아니 아버지가 어머니만 설득해주면 될 것 같지 않아?
[웃음]
왜 내가 허락을 받아야 해?
난 연수 받으러 갈 건데
허락만 받으면
굳이 그 6개월짜리 안 받으러 가도 되잖아
[큰소리로] 뭐? 야!
내가 그걸 왜 안 가? 내 능력으로 얻어낸 건데
응?
그럼 허락 받아도 연수는 갈 거야?
지수 넌 왜 돌아왔어?
혁이 때문에 돌아왔어? 빵 때문에 돌아왔어?
나? 난 둘 다
너한테 선우혁하고
방장님 빵 중에 하나 선택하라고 하면
뭐 선택할 거야?
어?
어, 이거 장난 아닌데
야, 이건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난 딱 방장님 반죽 비법 배워서 빵 만들고 싶다는 말이야
그럼 빵이야?
아니
미안해, 야, 이거 되게 어렵다
난 둘 다 가졌으니까
진짜 그 사람이 좋았어, 나도
근데 나를 희생하고 다 버리면서 얻는 사랑이
옳은 건 아니라고 생각해
그래도 넌 나처럼
빵 딱 이렇게 정해진 건 아니잖아
나도 정해졌는데?
어? 정해졌어? 뭔데?
나무
(지안) 나무로 작은 물건들
작은 가구들도 좋고
그릇들, 목각 인형, 액세서리
뭐, 암튼 생활에 쓰이는 소소한 것들
만드는 일 하고 싶어 작은 공방에서
한 5평 그 정도면 충분하거든
[메시지 수신음]
(직원1) 25년 전 외동딸이 실종돼 세상 떠들썩하게 찾았던 H 그룹
(직원1) 최근 그 딸을 찾았다고 함
(직원2) 같은 서울 하늘 아래 서모 씨의 딸
(직원2) 서모 양으로 자랐다고?
(기재) 딸을 찾아 기쁠 법도 한데
(기재) 쉬쉬하고 있는 이유는 해방이 묘연한 후계자 A씨로 인해
(기재) 이미 구설수에 올라있기 때문일지도?
[한숨 쉰다]
[충격의 효과음]
[반갑게] 어!
야, 장 사장, 너 기계랑 디자이너 다 구했냐?
(석두) 참, 우물가에서 숭늉 찾냐?
들어온 지 며칠 됐다고 그걸 다 구해?
야, 잘됐다, 너 지난번에
내 건강만 괜찮으면 같이 일하자고 했지?
하자, 하자고, 나 할 거야
한다고?
(태수) 그래
너 사내 자식이 앞에서 큰소리치고
뒤로 꽁무니 빼는 거냐 지금?
너 그거 오토바이 액세서리 아이템
내가 물어다 준 거야, 인마
저, 여기요 해물찜 중자 하나 주세요
(사장) 네
(석두) 야
해물찜 매워서 못 먹잖아, 인마
쇼하지 마라 너도 알고 있었지?
[한숨 쉬며]
이제 안 거냐, 너도?
그래, 알았어
암 진단금 받아서 우리 지안이
연수 시작해서 그냥 유학까지 보내주려고 병원 갔는데
아니라더라
[혀 차며] 암 진단금?
아, 가슴 아프다
[큭큭 웃는다]
[껄껄 웃으며] 근데 왜 이렇게 웃음이 나냐?
썩을 놈이 제때 죽어주는 것도 못 하네 했어
[혀를 찬다]
목숨 값까지도 자식 위해서 쓰고 싶냐, 너는?
내가 유능했으면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다가
어떤 녀석을 만났어 우리 지안이가
근데 둘이가 마음이 너무 깊어
절대 이뤄질 수가 없는 사이인데
눈에서 멀어져야 마음이 멀어지는 거 아니냐
그거는 꼭 해주고 싶었는데
(태수) 아니
꼭 해줘야지 어떻게 해서든
체류비는 해줘야지
학비하고 어학 연수는 자기가 따냈으니까
경비는 내가 해줘야지
또 자식 때문에 살겠다는 거냐? 죽다 살아나서도
아, 시끄러워
야, 웃어?
석두야, 너 그거는 모르지?
우리 자식들
내가 죽는 게 아닌데도 정성을 다했다
(태수) 죽을 거라서 잘해준 게 아니라
(태수) 내가 안 죽는 거 알면서도
갖은 노력을 다했어
나 그게 그렇게 고맙더라고
그래도
[웃으며] 내가 자기들 아비라고
너 이런 사랑 받아봤냐?
[기계음] 삐삐삐
[긴장된 음악]
(의사) 지금 과장님이 회장님 상태
최종적으로 다시 한 번 살피고 계십니다
감사합니다
[메시지 수신음]
(기재) 이거 봤는지 모르겠지만
(기재) 심상치 않아서 보낸다
[심각한 음악]
[한숨 쉰다]
지라시라고 치부하기엔 좀 심각합니다
서모 씨 딸, 서모 양
이건 누가 아는 사람이잖아
아버진?
회장님, 아직 안 오셨습니다
그래? 언니
오다가 지라시 하나 받았는데
노진희 너지?
참 지겹다 '노진희 너지' 그 소리지
(진희) 갤러리에서 딸 찾았다고
엉뚱한 애 소개 받은 사람이 네 명이었던가?
거기에 민 부장 집안 도우미들
할아버지 오십니다
조용히 해, 아버지한테 안 좋은 소식은 금물이야
형부가 이 자리에 없는 것보다 안 좋은 소식이 있을까?
(의사) 다행히 뇌 손상도 없고
스텐트 시술도 잘돼서 회복만 하시면 됩니다
윤 과장 수고했네
아버지, 정말 다행이에요
반갑구나, 다들
내가 살았다
[노 회장이 웃는다]
정 서방은 곧 올 거예요
형부도 아마 곧 올 거예요
도경이는 넌 내일 출근해, 안 해?
저 오늘 출근했습니다
죽다 살아난 보람이 있구나
정 서방은?
회사 일 볼 사람이 그 사람밖에 더 있어요?
형부는 아직까지 연락 두절이고
(노 회장) 정 사장이 왜 회사 일을 봐? 도경이가 있는데
(노 회장) 회사 일은 도경이 보고 처리하라고 해
정 사장은 유럽 일 준비나 잘하라고 하고
(노 회장) 음?
아버지, 회사 일은 신경 쓰지 마세요
안정이 우선이에요
[한숨 쉰다]
(도경) 딸 찾았다는 거야
이모 말처럼 여기저기서 새어나갈 수 있어요
근데 서 씨라고
구체적인 성까지 나왔어요
이건 확실한 의도를 가지고 소스를 준 거예요
그렇다고 진희네 쪽이라고 속단하기는 어려워
이건 할아버지를 가장 화나게 하는 소문이야
철딱서니 없는 서태수네 쪽에서 나왔을 수 있어
선우혁에, 그 누나네까지
지수가 우리 집 딸인 거 다 알잖아
누구보다 그 소문을 조심해 줄 사람들이에요
이래서 지수를 유학 보냈어야 하는 건데
지수가 유학만 갔었어도...
어머니
단순한 지라시가 아닐 수도 있으니까 하는 말이지
이모부는 어떠세요?
유럽 발령의 충격이 있었을 텐데
배신감도 크셨을 테고요
유럽 리조트 마치고 오면 부회장 승진 약속해 주셨어
그래요?
그래도 왜 이런 지라시가 도는지 한번 알아볼게요
(명수) 예, 예
네, 그럼 뵙고 말씀하시죠
예 [전화 종료음]
제가 너무 일찍 왔나 봐요
내가 늦었지
너 병원에서 회장님 옆에 좀 있을 줄 알았거든
어패럴 전 브랜드 라인 팀장들 회의 소집을 했거든요
그리고 당분간 부사장 실 쓰겠습니다
왜?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
유럽에 가실 때까지 편하게 이 방 쓰세요
[껄껄 웃으며] 아니다
[쓰레기통에 넣는 소리]
마무리 다 끝났다
지금 병원에 가실 거죠?
음, 장인어른 봬야지
가시기 전에
이것 좀 봐주세요
지라시가 도는데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싶어서요
(명수) 지라시?
(명수) 서모 씨의 딸로 크고 있다
서모 씨한테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니냐?
그분들이 그랬을 리 없잖아요?
근데 알잖아, 최 사장
지라시는 되돌릴 수 없다는 거
뭐 그런 걸 다 신경 쓰나
다녀오십시오
(지안) 저 왔어요
어쩐 일이세요?
이거요, 패키지에 넣을 고양이 낚시대요
추가로 더 갖다드리기로 했잖아요
아 네, 되게 빨리 오셨네요
선주문 몇 개 더 들어왔다면서요?
정식 오픈하고 바빠지면 혼자서 어떡해요?
도경 오빠 돌아올 때까지
부사장님, 아니 사장님 안 돌아오시는데요
네?
이제 못 하신다고 저한테 넘긴다고 하셨어요
당분간 맡기는 게 아니라
넘긴다고요?
회사로 돌아가야 한다고 하셨어요
회장님 쓰러지셨잖아요
그건 아는데
고비는 넘기셨다고
크게 위독하신 건 아니라던데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근데 전화하셔서
나 공장 못 한다, 네가 해라
이렇게 두 마디 하셨어요
그리고 내일 집으로 차 찾으러 오라고 하셨고요
(도경) 이대로 들어가면 앞으로 난
(도경) 해성가의 부품으로 살아야 해
(도경) 평생
(도경) 그건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거든
(도경) 그러니 어떡하든 독립해야지
자립하기 전까진 집으로 안 돌아간다
서지안, 너 때문이 아니다 이젠
그러더니
그렇구나, 결국
(서현) 오빠, 이제 들어오신 거예요?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할아버지 쓰러지시기 전에 들어오지, 이게 뭐예요?
저 왔습니다, 어머니
오늘은 올라가서 쉬고 내일 회사 가서 보자
네, 쉬세요
[새 지저귀는 소리] [잔잔한 음악]
어유, 뭐가 이러게 많아요?
임신하면 입맛이 변하거든
그래서 뭐가 댕기나 하고 이것저것 해본 거야
어머니, 이렇게까지 안 해주셔도 돼요
저는 이 맑은 국 하나면
별로니?
네, 저 황태국 되게 좋아했었는...
신기하네
진짜 입맛도 변하는 거예요?
신기한 게 한두 개인 줄 알아?
너희들이 태어나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감정도 느끼게 될 거야
(미정) 암튼 수아는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고
집안일은 아무것도 하지 마
이층 청소는 지태가 다 할 거야 너희들 빨래도
청소는 당연한데, 빨래도?
얘 넷 낳고 돌 지날 때까지
아버지가 다 너희들 빨래 했다고 했잖아
아버님이 빨래도 하셨어요?
엄마가 조금이라도 힘들면
뱃속에서 얘들이 다 느낀다고
어쩌면 그렇게 다 잊고 살았는지
[청소기 소리]
(남구) 아니, 왜 자기가 청소를 해? 청소는 내 담당인데
[청소기 전원을 끈다]
[청소기 전원을 다시 켠다]
심난할 땐 청소하는 게 버릇이거든
[익살스러운 음악]
지금 뭐 하는 거야?
다 잘못했다
큰소리 낸 것도
내 사람, 네 사람 구분한 것도
소리 지른 것도, 다, 무조건
빨리 손 내리고 내려와
희 웃는 모습 못 보니까
내가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야, 지금
나도 미안해
지수 씨가 먼저냐, 내가 먼저냐
유치했어
진짜?
[남구가 웃는다]
그래, 응, 근데 좀 귀엽긴 했어
[장난치면서 웃는다] 그렇지?
[함께 웃는다]
저, 언니
- 수고해요 - (지수) 언니
제가 부담스러우시죠?
[얕은 한숨]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일 것 같네
근데 걱정하시는 일은 없을 거예요
[한숨 쉰다]
만약 지수 씨 신분 때문에
우리랑 혁이한테 또 불편한 일 생기면요?
그땐 혁이랑 헤어질 거예요?
또 그런 일이 생기면 제가 혁이를 못 보죠
알았어요
[문이 닫힌다]
(고객1) 저, 여기 있는 돈 다 찾아줘
3,750만 원 전액 말씀이신가요?
빨리 줘, 5만원짜리로
(직원) 출금하시려면 이거 작성해 주셔야 해요
(고객1) 그건 모르겠고
[재촉하며] 아, 빨리 빼달라니까
(고객1) 참 나
어디 보내실 거예요? 송금으로 해드려요?
안 돼, 무조건 현찰이어야 해
(고객1) 수표도 안 돼
어르신, 혹시 경찰이나 검찰 관계자하고 통화 중이신가요?
[놀라며] 응?
[경쾌한 음악]
어르신, 경찰, 검찰
이런 보이스 피싱 전화는 다 조심하셔야 해요
(고객1) 고마워
하마터면 우리 아들 병원 차려줄 돈
홀랑 날릴 뻔했어
(고객1) 우리 아들이 의대생인데 이번에 수석 졸업을 했거든
자랑스러우시겠어요
- 고마워요 - (지태) 들어가세요
들어가세요
(고객2) 예전에
해성 그룹 딸 사건 기억 나지?
(고객2) 그 딸 찾았다고 뉴스에 나왔더라고
[긴장감 고조되는 음악]
(지호) 실종됐던 은석 양은
왜 서 씨의 집에서 살고 있었던 걸까?
그렇다면 서 씨가 최초 납치범인가?
(지호) 해성 그룹은 어떻게 최은석 양을 찾았을까?
각종 의혹이 난무한 상태이다
[더듬으며] 이거 뭐야?
어, 컴퓨터 켜있어, 왜?
(지호) 그럼 얼른 인터넷 열어 봐
거기 많이 보는 뉴스 칸 봐봐
뉴스에 뭐가 났길래?
우리 아빠랑 지수 누나 얘기란 말이야
우리 아빠랑 지수?
[심각한 음악]
이번에 부임하게 된 최도경 사장입니다
부임 첫날이지만
해성 어패럴의 메인 여성복을 비롯해
캐주얼, 쥬얼리까지
7개 브랜드 본부장님과 팀장님들께
부임 인사와 함께 앞으로 해성 어패럴의
새로운 경영 전략을 말씀드리려고 왔습니다
이선아 팀장님
최민영 팀장님
무슨 문제 있습니까?
저 사장님
[한숨 쉰다]
[전화 수신음]
어, 나다
기사 봤어요?
봤어, 방금
어떻게 된 거예요?
이제 알아보려고
지라시를 근거로 쓴 흉내는 내고 있는데
내용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어요
우리 아빠 성까지 넣었어요
알아보고 연락줄게 너무 걱정하지 마
지수는요?
혹시 빵집에 기자라도 찾아가면 어떡해요?
지수 데리고 셰어 하우스에 가있어 줘
알았어요
[전화 종료음]
[전화 수신음]
(비서) 계속 기자들 전화가 옵니다
법무 팀 소집하고 무조건 모른다고 해
전화도 받지 마
네
어머니, 기사 보셨죠?
어, 도경아
기자한테 전화해서 어디서 들은 얘기냐고 물어봤더니
정보원 보호차 얘기할 수 없대요
지라시로 시작해서 기사까지
이렇게 된 거
은석이를 찾았다고 발표하는 수밖에 없어요
안 돼, 아직 할아버지와 상의 좀 하고
근데
지수가 서태수 씨 집에 있는 건
(도경) 어떻게 아셨어요?
[당황하며] 응?
지수를
어떻게 찾았는지 말씀 안 해주셨잖아요
[어색하게] 할아버지부터 뵙고 얘기하자
도경이는 밝히자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찾았다고 밝힌다?
그럼 다음엔 어떻게 될 거 같으냐?
서태수를 찾아내겠죠
서태수는 정선에서 은석이를 주웠다고 할 거고
문제는
어떻게 서태수 집에 지수가 있는 걸 알았냐고 하겠죠
그러 조순옥 얘기를 해야겠지
과거 사고 난 장소가
양평 휴게소라는 것도 알려질 테고
[한숨 쉬며] 그때 그냥 사실대로 말할 걸 그랬어요
네가 보름 동안 혼수 상태에 빠져있어서
온 국민의 관심이 너한테 쏠려있었어
그럼 어떻게 해요? 기자들이 난리예요
민 부장한테 기사 낸 데 사장 누군가 알아오라고 해
기사 내리게 하고 오보라고 하면 돼
별거 아니야
혹시
진희 짓일까요?
이거 터트려서 걔네들이 얻는 게 뭐야?
해성가 망신인데
내가 가만히 있겠어?
그래도 임시방편이지
언제까지 은석이 찾은 걸 숨길 수는 없어요
지수야 가자
응? 갑자기 왜? 나 지금 일하는 중인데
(남구) 아니, 어디 가? 우리 오후 빵 만들어야 하는데
매형 죄송해요 사정은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지수 씨
이 기사 어떻게 된 거예요?
기사라니요?
뭐야, 무슨 기사?
(지수) 대체 누가 기자한테 말한 거야?
나 어떡해?
도경 오빠가 알아보고 연락준다고 했으니까
연락 올 때까지 지수 넌 여기 있어
근데 지수 이름, 주소가 나온 것도 아닌데
이럴 필요까지 있을까?
혹시 모르니까 알고 있으면서 정확한 증거
사진이라도 찍으려고 할 수도 있는 거잖아
그럼 우리 아빠도 위험하잖아
아빠한테 연락드릴 거야 알고 계셔야 할 것 같아
[전화 수신음]
어, 어, 지안아
아빠, 기사 보셨어요?
기사? 무슨 기사?
아빠 지금 어딘데?
[껄껄 웃으며] 아이고, 고맙습니다
조만간 얼굴 보러 가겠습니다
네
[노 회장이 웃는다]
내려 준대요?
별거 아니라고 했잖아
일단 시간 벌었으니까 대책은 나 숨 돌리고 좀 하자
회장님, 대표님
벌써 기사 내렸어?
네, 그런데
다른 후속 기사가 또 떴습니다
후속 기사라니?
읽어 봐
직접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무슨 기사인데?
25년 전에 취재했던 기자가
(민 부장) 커뮤니티에 당시 실종 사건 의혹에 대한
글을 올렸는데
그걸 본 기자가 기사를 쓴 것같습니다
25년 전 실종 사건? 읽어
25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해성 그룹 최은석 양 실종 사건 때
모 일간지 기자였던 한모 씨가 올린
커뮤니티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민 부장) 그는 당시 사건의 진실이
(민 부장) 해성 그룹에 의해 은폐, 조작됐다고 주장하고 있어
(민 부장) 파문이 예상된다
첫째, 은석 양을 잃어버린 장소가
교통 사고 발생 지점이 아니라는 의혹
둘째로
교통 사고 발생 원인이
(민 부장) 대표님의 과속과 불법 유턴인데 그 이유가
양평 별장에서 어떤 남자를
(민 부장) 만나러 가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민 부장) 증거로 대표님 유모의 녹취록이 있답니다
[기계음 소리]
[아파하며] 그만!
아버지
계속해
마지막으로 언론 조작 추정입니다
(민 부장) 당시 이 기자의 기사는
(민 부장) 특종임에도 불구하고 데스크에서 막았고
이후 모든 언론이 경찰의 발표대로
(민 부장) 단순 교통 사고와 사고 현장에서 누군가
머리핀에 있는 다이아몬드 때문에
은석 양을 납치한 이후 실종된 걸로 마무리를 지었답니다
[한숨 쉬며 쓰러진다]
경찰은 사고 난 노 씨의 차 안에서 발견한 휴대폰 통화 목록에서
가장 최근에 통화한 신예 화가 J 씨의 존재까지 알았으나
그를 조사하지 않았다
J 씨는 사고 직후 해외로 출국했다
[한숨 쉰다]
말도 안 돼
[전화 발신음]
어머니
오보야, 처리할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전화 종료음]
어머니!
[숨을 몰아 내쉰다]
[전화 발신음]
[안내음]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삐 소리 이후...
[더듬으며] 이게, 이게 뭐야?
바람 피우러 가다가 날 잃어 버렸다고?
확인 안 된 글이야
이 사람이 진짜 그때 그 기자인지 아닌지도 몰라
잠시만
[긴장된 음악 계속]
[전화 시작음]
[메시지 수신음]
(민 부장) 부회장님 큰일 났습니다 회장님이 쓰러지셨어요
(명희) 당신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명희) 문자 보면 빨리 연락 줘요
(지수) 아버지 큰일 났어요
연락 좀 주세요, 큰일 났어요
(도경) 아버지, 어디 계신 거예요?
지수도 봤겠지?
지수 얼마나 놀랐을 거야?
이게 사실이면 정말 어이가 없네요
(수아) 어이없는 정도야?
아니 이러다가 자식을 잃어버려 놓고
지수 아가씨 아버지는 우리 아버님 때렸잖아
수아야, 그때는 나 때문에 그런 거야
아니, 지금 그쪽 집 웃기는 짓거리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이 정도면 금방 우리 집도 신상 털릴 거란 말이야
걱정할 거 뭐 있어요?
아가씨는 정선에서 주운 거고
집에 와서 아가씨들 칫솔 가져간 사람 있다고 말하면 그만이죠
[한숨 쉬며] 근데 아빠랑 누나는 왜 안 와?
[차 문 닫는 소리]
아니, 무슨 일입니까?
회장님이 뵙자고 하십니다
회장님요?
그 양반 볼일 없습니다
[심각한 음악]
어서 오게
(태수) 어디가...
(노 회장) 많이 안 좋아
그래서 길게 말을 못 해 기운도 없고
오늘 저를 부르신 이유가 뭡니까?
나가 있겠습니다
기사를 다 봤나? 어디까지 봤어?
다 봤습니다
25년 전
지수를 잃어버렸을 때 의혹 기사까지요
[한숨 쉰다]
그럼 대화 나누기가 쉽겠군
무슨 대화 말입니까?
자네가 다 했다고 해
예?
사고 현장을 마침 지나가다가
애 욕심으로 데려갔다고 해 자네가
아, 아니...
뭐라고요?
그렇게 해주면 내가 자네 자식들 전부
평생 고생 안 하고 살게 뒤를 봐줄게
지금 저한테 납치범이 되라고 하시는 겁니까?
자네 쌍둥이 애가 죽었잖아
(노 회장) 그때 사고 난 거 보고 내려서 봤는데
혼자 울고 있는 은석이를 봤어
(노 회장) 죽은 애 대신 키울 욕심으로 애를 데려간 거야
뭐가 크게 다를 게 있나?
정선이든 거기든 데려간 건 사실 아닌가?
크게 다를 게 없다고요?
아니요, 아주 크게 다릅니다
뭐가 달라?
15일이나 혼수 상태에 빠져 있을 만큼 크게 다친 여자를
신고도 안 하고 아이를 데려간 파렴치범이 되라는 거고
아이 머리핀에 있는 핑크 다이아몬드까지 팔아버린
철면피가 되는 거죠
(태수) 죽은 쌍둥이 대신에 아이를 데려간 게 아니라
다이아몬드에 눈이 멀어 죽어가는 여자를 내버려 두고
어린아이를 데려간 납치범이 되는 겁니다
아들 둘, 딸 둘 아버지입니다, 저
자식들 얼굴에 똥칠하는 짓은 못합니다
똥칠을 할지, 금박지를 두를지
다 자네가 하기 달렸어
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자네 자식들
땅바닥 기며 살게 할 수 있거든
아, 또 있네
자네 부부가 딸 바꿔치기한 것도 신고해야지
이런 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하는 거야
부릅뜨지 말고 눈 감고 떠올려 봐
자네 자식들 당하는 꼴을
[한숨 쉰다]
우리한테 지은 죄
갚는 거야
알겠습니다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단
제가 노출되는 것만 막아주십시오
공개적으로 언론에 인터뷰 해야 하는데
그건 안 됩니다
[한숨 쉰다]
원점일세
[긴장감 고조되는 음악]
아니
당신들은 내가 필요해
(태수) 왜냐하면
그 옛날 기자가 폭로한 게 다 사실이거든
당신 큰따님이
불륜을 하러 가다 휴게소에서 아이를 잃어버렸고
(태수) 그 아이를 되찾으러 가다 사고가 났고
보름 만에 깨어났어
그러니 그때 와서
휴게소에서 아이를 잃어버렸다는 말을 못 하지
개망신일 테니까
야, 서태수
우리 집에
아이들 칫솔을 가지러 왔던 여자가 지수를 데려갔을 거고
당신 집에 잃어버린 딸이 우리 집에 있다고 알려줬겠지
그런데 당신들은 그 여자를 밝히지 못 해, 왜냐?
이미 25년 전에 언론을 조작해서 그 사건을 포장을 했거든
그러니 이제 와서 그 사실이 밝혀지면
해성 그룹 도덕성에 똥물이 튈 테지
그러니까 얼굴 들고 다니지 못 하겠지
한때 상사맨에 사업까지 했다더니
그 강단이 있었네
나한테
계속 이름, 얼굴 공개적으로 밝히고 자수하라고 하면
나도 그 사실 밝힙니다
밝혀, 그럼
서로 밝히자고
부회장님
기사는 다 보고 왔네 회장님은 어떠신가?
회장님은 고비 넘기시고 괜찮으십니다
그럼 회장님 먼저 뵙고
(노 회장) 내가 시키는 대로 안 하면
(노 회장) 딸 바꿔치기 다 깔 거고 네 자식들 짓뭉갤 거야
(노 회장) 타협은 없어
서태수 씨가 와 계십니다
서태수 씨가?
그보다
(민 부장) 이것부터 먼저 보시는 게 좋겠어요
자네가 나서서 덮어주지 않으면 우린 방법이 없어
그럼 당하고만 말까?
너희들 딸 바꿔치기 한 거 그대로 넘어가?
그럴 순 없어 그대로만 끝나?
네 자식들 맷돌로 갈아버릴 거야 특히 서지안!
제 얼굴 안 밝히고도
회장님 쪽 의혹 덮을 수 있습니다
제가 경찰서에 가서 시키는 대로 말하면 되니까요
단, 회장님은 제 신상 정보만 보호해주시면 됩니다
부탁드립니다
제 자식들
범죄자 자식만 안 되게 막아주십시오
타협은 없어
회장님
(지호) 지수 누나랑 지안 누나가 바꿔치기 당했다는 기사가 떴어
[심각한 음악]
[충격의 효과음]
[잔잔하고 슬픈 음악]
(지호) 왜 계속 이런 기사가 나는 건데?
어떤 인간들이야?
(태수) 회장님 말대로 제가 다 뒤집어쓰겠습니다
그렇게 한대요?
더 좋은 해결책도 있지 당신이 기자 회견 하는 거
(남자) 두 사람 쌍둥이로 컸다는대?
(여자) 이 가짜 딸은 창피해서 어떻게 살아요?
무섭지?
그럼, 무서워
(지안) 지수는 앞으로 서지수로 살지 못 하겠죠
(지안) 나도 서지안으로 제대로 못 살 거고
(도경) 진짜 거지 같지? 해성 그룹 사람들
(진희) 추가 안건 제안이 있습니다
대표 이사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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