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5
[시끌벅적하다] [부드러운 음악]
[새가 지저귄다]
[소년의 한숨]
(소녀) 어찌 표정이 그렇습니까?
설마 저와 혼인을 하는 게 싫으신 겁니까?
- 아닙니다 - (소녀) 근데 어찌…
지난 선택이
후회가 됩니다
네?
(소년) 무장의 몸으로 평생 변방을 떠돌 텐데
어찌 두고 갑니까
[살짝 웃는다]
그 대의에 제가 반한 겁니다
(소녀) 빛깔이 참 곱습니다
[소년이 살짝 웃는다]
뭐 하시는 겁니까?
붉은 연지를 눈가에 바르면 어떨지
궁금하여 그리하였습니다
[살짝 웃으며] 어서 지워 주십시오
(소년) 붉은색이 참으로 잘 어울리십니다
(소녀) 어찌 그런 눈으로 바라보시나요?
[살짝 웃는다]
연모합니다
[흥겨운 풍물 연주] [거리가 시끌벅적하다]
"이성지합, 만복지원"
[부드러운 음악]
[살짝 웃는다]
[놀란 숨소리]
(련) 자, 시작할게요
[타이머 조작음]
편안히 생각한 다음
말하고 싶을 때 말해요
[차분한 음악]
- (우진) 짠, 흙이 왔어요 - (나영) 왔다
(나영) 가운데 이렇게 살살 뽑아서 [우진이 호응한다]
(우진) 이렇게
- (나영) 에이 - (우진) 한 번만 더 하면 되겠다
- (우진) 오케이 - 됐다
자, 꾹
- (우진) 자 - (나영) 됐다 [나영과 우진의 박수]
[우진의 환호성]
잘 자라라
예쁘게 잘 자라라, 내 새끼
[우진과 나영의 웃음]
(우진) 자, 지금 눈 뜨시면 안 됩니다
자, 하나, 둘, 셋
짜잔! [나영의 놀란 숨소리]
(우진) 요거 익었다
[나영의 뜨거워하는 소리] - 아, 뜨거워? - (나영) 음
너무 맛있어
[만족스러운 소리]
좋다
(나영) 응
(우진) 짠
(나영) 짠
아팠겠다
(나영) 이거?
안 아파
[나영의 웃음] [우진의 놀란 탄성]
(나영) 안녕
(우진과 나영) 짠
메리 크리스마스 [우진과 나영의 웃음]
[우진의 만족스러운 소리] (나영) 어?
- (우진) 왜? - 어, 눈 온다
[나영의 놀란 숨소리] (우진) 아, 진짜네?
- 예쁘다 - (나영) 너무 이뻐
[잔잔한 기타 연주] [우진이 흥얼거린다]
[우진이 악보를 쓱쓱 그린다]
[우진의 못마땅한 숨소리]
[나영이 달그락거린다]
[우진이 입소리를 쯧 낸다]
[우진의 옅은 웃음]
(나영) 흠
우진아
(우진) 응?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에서
(나영) 이런 얘기가 나온다?
'30대가 되면'
'사람은 나무가 된다'
- 나무? - (나영) 응, 나무
[우진이 픽 웃는다] (나영) 중요한 건
그 나무의 꽃을 누가 피워 주느냐인데
음, 어떤 사람을 만나는가에 따라서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거지
[호응하는 숨소리]
[웃으며] 근데 그게 무슨 말이야?
[의아한 숨소리]
[잔잔한 음악]
[우진의 놀란 웃음]
뭐야? 갑자기
(나영) 그러니까
그러니까 내 말은
강우진이란 나무의 꽃도
내가 피워 주면 안 될까?
나 물도 잘 주고
햇빛도 잘 주고
진짜진짜 예쁜 꽃 필 수 있게
잘 키울 자신 있는데
나는
절대 안 흔들려
[살짝 웃는다]
잠깐만
(나영) 응?
[우진이 흥얼거린다] [감미로운 기타 연주]
뭐야
뭐야, 너무 좋다
[살짝 웃는다] [기타를 툭 내려놓는다]
[코를 훌쩍인다]
내 대답
[웃음]
[나영의 감격한 소리]
고마워, 나영아
내가 더
[힘겨운 숨소리]
[잔잔한 음악]
내가 운전해도 된다니까
(나영) 됐어
밤새 곡 쓰느라 잠도 못 자 놓고
[휴대전화 조작음] 아, 얼른, 눈 좀 붙여
[우진의 웃음]
[우진의 한숨] 자고 일어나면
눈앞에 바다가 짠 보일 거니까
[우진의 웃음]
완성되면
제일 먼저 들려줄게
진짜? 약속
- 약속 - (나영) 약속
[나영의 웃음]
[우진의 한숨]
[타이어 마찰음]
[쿵]
[타이머 알람음] [우진의 놀란 숨소리]
시간 다 됐죠?
(련) 강우진 씨
주머니에 있는 건 빼고 가죠?
무슨 말씀이신지
[어두운 음악]
[약통이 달그락거린다]
이런다고 죽은 사람 만날 수 있을 거 같아요?
(우진) 당신이 뭘 알아?
그럼 나보고 대체 어쩌라는 건데
힘내라고?
잘 지내야 나영이가 슬프지 않을 거라고?
다 개소리야
(련) 강우진 씨
(우진) 당신은 몰라
이 고통이 뭔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거야
됐습니다
죽을 방법은 많으니까
(련) 그래요
죽든 말든 그건
이따가 본인이 알아서 하는 거고 [약통을 탁 놓는다]
[무거운 음악]
[한숨 쉬며] 맞아요
겪어 보지 않았는데 어떻게 알겠어요
다들 이해하는 척하는 거지
'힘들었겠다', '아팠겠다'
근데 내가 궁금한 건 그게 아니야
다른 이유가 있죠?
강우진 씨 이렇게까지 망가지는 이유
[한숨]
내가 죽였으니까
내가 죽였어요, 나영이
[가슴을 탁 치며] 내가 죽인 거라고!
[레드라이트 알림음] [문이 드르륵 여닫힌다]
[레드라이트 경고음]
"우울 수치"
[한숨]
(련) 강우진 쉽지 않을 거 같아
허나영은 찾았어?
(륭구) 네 강우진 집에 같이 있습니다
잘 잡아 둬, 그쪽으로 갈게
[휴대전화를 탁 닫는다]
[새가 지저귄다]
(나영) 제발 도와주세요
부탁입니다
[한숨]
(준웅) 아이, 뭐, 어떻게 이렇게 피도 눈물도 없으실까
자기 남편이 죽겠다는데 지금 발길이 떨어지겠어요?
저 같아도 못 가요, 팀장님
(륭구) 준웅 씨
지금은 빠져 있을 때입니다
제가 우진이 살릴 수 있어요
- 살릴 수 있게 해 주세요 - (련) 그 말
책임질 수 있어?
- 네 - (련) 잘못되면
강우진 죽는 거야
할 수 있어요
널 만나서
더 나빠질 수도 있고
그럴 리가요
강우진은 자신이 널 죽였다고 했어
[속상한 숨소리] (련) 강우진 저러는 거
다른 이유가 있는 거 같아
(준웅) 나영 씨
좀 자세히 얘기해 주셔야 될 거 같아요
그래야지 우진 씨 살리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륭구) 팀장님
반갑지 않은 손님들이 옵니다
(상엽) 어이구야
[어두운 음악]
(준웅) 뭐야
(상엽) 이거 봐라, 이거
내가 딱 여기가 이상하다 했지
어이, 거기
도주 영혼 넘기고 각자 할 일에 충실합시다
피차 바쁜 처지에
[상엽의 웃음]
(준웅) '어이, 거기'? 어
이 중에 어이랑 거기가 누가 있을까, 어? [련의 한숨]
- (련) 임 대리 - (륭구) 네
- 막을 수 있지? - (륭구) 물론입니다
(준웅) 왜요, 싸우게요?
아, 그냥 말로 하지 [륭구가 손을 우두둑거린다]
(륭구) 준웅 씨, 뒤로 빠져 계세요
팀장님도 가세요, 어서
- 괜찮을까요? - (련) 걱정 마
(련) 이따 보자
(준웅) 확
(상엽) 오랜만이야, 륭구
이런 데서 만날 줄 몰랐어
륭구라니요
저는 대리고 상엽 씨는 주임인데
(륭구) [코를 훌쩍이며] 높임말 부탁드립니다, 불쾌하네요
입사 동기끼리 무슨, 이씨
(상엽) 잡아
(륭구) 저한테 이러시면 곤란할 텐데요
(상엽) 뭐, 뭐가?
잊으셨나 보네요
제가 명부 관리 팀 출신이었다는 거
80년 전쯤이었나요
친일파 영혼 거두어 오랬더니
독립군 영혼들을 저승으로 데리고 오셨죠?
(륭구) 몰래 도와드린 덕에 원상 복구 됐지만
역대급 실수였죠
(상엽) 이씨 [흥미진진한 음악]
"우지끈"
[상엽의 아파하는 신음]
[휙휙 도는 효과음] [사자들이 당황한다]
아이씨
나, 나와, 씨 [사자1의 힘주는 신음]
륭구야!
도주 영혼 못 찾아 가지고 내가 얼마나 깨졌는데
우리가 불쌍하지도 않냐?
- (륭구) 전혀요 - (상엽) 전혀? [상엽의 헛웃음]
(상엽) 야, 동시에 덤벼, 씨
[상엽의 아파하는 신음]
귀, 야, 귀
[사자들의 힘주는 신음] [상엽의 신음]
"아야!"
[비명]
[사자2의 힘주는 신음]
"퍽!"
[사자2의 힘겨운 신음]
[날카로운 효과음]
"으르렁"
[사자들의 힘겨운 신음]
[상엽의 힘주는 신음]
"쾅!"
[상엽의 비명] [패배 효과음]
[자동차 경적]
(련) 빨리 타
(준웅) 아, 뭐, 일단 타시죠, 예
빨리, 감사합니다, 예
[준웅의 힘주는 신음]
[자동차 시동음]
(준웅) 갑자기 무슨 차예요?
(련) 법인 차량, 지원 요청했거든
이거 때문에
피, 피곤하시면 제가 운전하겠습니다
시간 없으니까 바로 물어볼게
강우진이 왜 널 죽였다고 생각하는 거야?
우진이가 태어난 날이
어머니 기일이었대요
[무거운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놀란 숨소리]
[문이 달칵 닫힌다]
[우진 부의 거친 숨소리]
[헛웃음]
(우진 부) 자기 엄마 잡아먹고 태어난 날이
뭐 축하받을 일이라고!
[우진 부의 성난 숨소리]
[우진 부가 소리친다]
[흐느끼며] 너만 아니었어도 지연이 그렇게 안 갔어
아빠
네가 죽인 거야
(우진 부) [절규하며] 네가! [놀란 숨소리]
[흐느끼며] 여보
지연아
"고 강종석"
(조문객1) 자살 맞다지?
(조문객2) 그렇대
[조문객2의 한숨]
어미는 낳다가 죽어
아비는 스스로 목숨 끊어
[조문객들의 한숨]
[차분한 음악] (조문객1) 안됐다, 안됐어
[조문객1이 혀를 쯧쯧 찬다]
씁, 야, 그럼 쟤는 시설로 보내지려나?
[조문객2의 한숨]
(우진 백부) 늦어서 미안하구나
큰아빠다, 우진아
(우진 백모) 그래 여긴 큰아빠한테 맡겨 두고
밥 안 먹었지?
큰엄마랑 가서 먹고 오자, 응?
(우진 백부) 걱정 마
앞으로 큰아빠랑 같이 살자, 어?
(우진 백부) 여기가 네 방이야
[우진 백부의 한숨]
[달그락거리는 소리]
[가족들의 웃음]
- (우진 백모) 많이 먹어 - (우진 사촌) 많이 먹어
(우진 백모) 옳지
(가족들) ♪ 생일 축하합니다 ♪ [우진 백부의 웃음]
♪ 생일 축하합니다 ♪
♪ 사랑하는 우진이 ♪
♪ 생일 축하합니다 ♪
[가족들의 환호성] [우진 백부의 웃음]
(우진 백모) 소원 빌어, 소원
[가족들의 웃음]
[어린 우진이 입바람을 후 분다]
[우진 백부모의 환호성]
(우진 백부) 잘했어
[가족들의 웃음]
(우진 백모) 우리 사진 한 장 찍을까?
- (우진 백부) 그래 - (어린 우진) 네
- (우진 백부) 좋아 - (우진 백모) 사진 찍자
(우진 백모) 다 같이
하나, 둘, 셋 [어린 우진과 우진 백부의 웃음]
[카메라 셔터음]
[비가 솨 내린다]
[우진이 도어 록을 달칵거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우진) 엄마 [도어 록 작동음]
아빠!
[스위치 조작음]
누나
[문을 달칵 닫는다]
[한숨] [사이렌이 울린다]
[무거운 음악] [무전기에서 소리가 흘러나온다]
(준웅) 우진 씨가 참 힘들었었겠네요
그걸 어떻게 버텼을까요
[한숨]
(우진) [울먹이며] 나 때문이야
나 때문이야
나 때문이야
나 때문이야
(라디오 속 DJ) '살아갈 방법 애써 찾지 마세요'
'그 방법이 맞는 때에 찾아올 거예요'
3328 님
'빈자리에도 햇살은 드리워져요'
그리고 2142 님
'앞으로 제일 중요한 건'
'그 사람이 사랑해 준 나를'
'내가 더 사랑해 주는 거예요' [우진이 숨을 내뱉는다]
네, 지금도 정말 많은 문자들이
0514 님 앞으로 오고 있는데요
듣고 계시죠?
그럼 전 말을 보태는 대신 [우진의 떨리는 숨소리]
이분들의 마음이 녹아든 곡 하나
0514 님을 위해서 띄워 드릴게요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노래 속 가수) ♪ 홀로 외로운가요 ♪
[거친 숨소리]
♪ 눈물이 흐르나요 ♪
♪ 그땐 눈을 감아요 ♪
♪ 저 푸른 하늘이 당신께 올 거예요 ♪
[우진의 떨리는 숨소리] ♪ 갈 곳을 잃었나요 ♪
♪ 어둠이 두려운가요 ♪ [흐느낀다]
♪ 그땐 두 눈을 감아요 ♪
♪ 내 손을 잡아요 ♪
(나영)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래가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자신을 말리는 것처럼 느껴졌대요
[경쾌한 음악이 연주된다]
[사람들의 환호성과 박수]
(우진) 저, 저기
저, 그게…
기타 좀 배울 수 있을까 해서요
[우진이 중얼거린다]
[우진이 기타를 퉁긴다]
[살짝 웃는다]
[중얼거린다]
[기타를 퉁긴다]
[살짝 웃는다]
(나영) 음악이
우진이의 유일한 희망이었는데
그렇게 손을 다쳐서
이제 우진이한테 남은 게 아무것도 없어요
[나영이 훌쩍인다]
[준웅의 헛기침]
결혼식은 언제 하셨어요?
식은
올리지 못했어요
[나영 부의 웃음]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나영) 아빠 우진이 궁금해했었잖아
어때?
(나영 부) 그래 아주 인물도 훤하고 좋네, 응?
[나영 부의 웃음]
그래, 음악을 한다고?
- (우진) 네 - (나영 부) 응
(나영 부) 나도 젊을 때
- 드럼도 치고 그랬었는데, 응? - (나영) 응?
(나영 부) 사업한다고 아주 까맣게 잊고 있었네
[나영 부의 웃음] (나영) 진짜야?
근데 왜 그만뒀어?
아, 처자식 있는데 음악해서 어떻게 먹고살아
(나영 부) 다 철없던 한때 일이지
안 그런가?
네
(나영 부) 어, 음악은
취미로만 하게
아빠
[수전을 툭 잠근다]
[한숨]
[한숨]
(나영) 아빠 [무거운 음악]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
(나영 부) 너 지금 당장이야 좋지
근데 그거 한순간이야
현실은 달라! 나영아
(나영 모) 얼굴이나 보려고 불렀는데
안 되는 건 안 돼, 창피하게
무명 가수가 뭐니?
저런 애한테 보내려고 너 발레시킨 줄 알아?
엄마! [나영 모의 한숨]
[달그락거리는 소리]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어,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
[힘주는 신음]
(나영) 나 집 나왔어
그냥 너랑 살래
[나영의 웃음]
[한숨]
제발 철 좀 들어
네가 나랑 어떻게 같이 살아
어?
나랑 있으면 너도 불행해질 거야
늘 그랬으니까
그게 무슨 말이야
지금 헤어지자는 거야?
그래
우진아, 왜 그러는데?
(나영) 우진아, 나는, 난 안 돼
난 너 없이 안 돼 우진아, 왜 그래
- (우진) 가 - 우진아, 왜 그러는데?
(우진) 제발 좀 그냥 가라고!
(나영) 너 일부러 이러는 거지?
[문을 철컥 잠근다] 우진아!
[문을 쾅쾅 두드리며] 우진아
우진아, 문 좀 열어 봐
[흐느끼며] 우진아 왜 그러는 건데!
우진아
[나영이 연신 문을 두드린다] [떨리는 숨소리]
[비가 투둑투둑 내린다]
[차분한 음악]
[비가 솨 내린다]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한숨]
(우진) 너 왜 이러고 있어?
우진아, 난 안 돼
난 너 없으면 안 돼
여기서 뭐 하는 거냐고!
[나영이 울먹인다]
그, 그냥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그냥 내 옆에 있고 싶다고 해 주면 안 돼?
그럼 안 돼?
난 너 없으면 안 돼
난 안 돼, 우진아
[나영이 흐느낀다]
(우진) [울먹이며] 미안해, 나영아
내가 거짓말했어
내가 잘못했어
(나영) [놀라며] 우, 우진이가 없어요
혹시 나쁜 생각이라도 한 거면 어떡해요?
나영 씨 아마, 아마 괜찮을 거예요
찾아 보자
[나영의 다급한 숨소리]
[문이 탁 닫힌다]
[준웅의 다급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한숨] (준웅) 팀장님
나영 씨
가요, 가요, 빨리 [나영의 다급한 숨소리]
[련 일행의 가쁜 숨소리]
[공간 이동 효과음] [함께 놀란다]
[련 일행의 거친 숨소리]
[신비로운 효과음]
[련 일행의 가쁜 숨소리]
[공간 이동 효과음] [련과 준웅의 가쁜 숨소리]
(련) 어? 허나영이 안 보여
(준웅) 어? 뭐야, 어디 갔지?
분명히 여기 있었는데
(련) 찾아
[어두운 효과음]
[련의 힘겨운 신음]
[공간 이동 효과음]
[나영이 놀란다]
살려 주세요
(중길) 이미 죽은 자가 왜 나한테 살려 달라고 하지?
네 명은 이미 다했어
제발
제발요
내 너를
저승으로 인도해 주지
[무거운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륭구) 좀 늦었습니다 [나영의 안도하는 숨소리]
비켜
아직은 안 됩니다, 죄송합니다
[한숨]
너를 련이가 주마등에 데려왔었지
(중길) 뛰어난 인재라고
그때는 반대하지 않았었다
(중길) 한데
이리도 주제넘게 구는 날이 올 줄이야
(륭구) 제가 시간을 벌겠습니다
어차피 징계받을 거
결과라도 좋게 만들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나영의 놀란 숨소리]
[공간 이동 효과음]
[공간 이동 효과음]
[공간 이동 효과음]
[공간 이동 효과음]
(준웅) 나영 씨
- (준웅) 나영, 나영 씨 - (나영) 준웅 씨
[나영의 가쁜 숨소리] (준웅) 아이, 아이 나영 씨, 어디 갔었어요?
한참 찾았잖아요
(나영) [거친 숨을 몰아쉬며] 큰일 났어요
임 대리님이…
(준웅) 어딘데요?
(나영) 저쪽에…
(준웅) 아이씨
[긴장되는 음악]
[륭구의 힘주는 신음]
[륭구가 피를 퉤 뱉는다]
[날렵한 효과음]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도주 영혼을 빼돌린 죗값이
(중길) 고작 이 정도라고 생각하면 안 될 거 같은데
안 그렇습니까?
구 팀장님
손 놓으시죠
보시다시피 능력이 없는 팀장이라
(련) 제 지시를 따랐을 뿐입니다
[준웅의 놀란 숨소리]
(준웅) 아, 대리님, 아, 대리…
아, 대리님, 괜찮아요?
[힘겨운 목소리로] 버틸 만합니다
[준웅의 가쁜 숨소리] [륭구의 힘겨운 숨소리]
[나영의 겁먹은 숨소리]
(련) 지금부터 망자 허나영은 위기관리 팀이 맡겠습니다
- 안 됩니다 - (련) 아니요
여기서 데려가면 위관 팀 업무 방해로
이의 제기 하겠습니다
업무 방해라
(중길) 누가 누굴 방해하는 건지
도주 영혼을 도운 죗값이 훨씬 무겁다는 거 모르십니까?
사자의 책임 보증
그거면 되겠습니까?
(륭구) 팀장님
그깟 자살 예정자 하나 살리겠다고
사자의 책임 보증을?
반나절 병원 밖을 벗어나지 않는 조건으로 하겠습니다
(중길) 아니요, 딱 두 시간입니다
[나영의 떨리는 숨소리]
그러죠
(중길) 구 팀장 뜻이 그렇다면
받아들이죠
(륭구) 안 됩니다, 팀장님!
아, 왜요, 뭔데요?
사자의 책임 보증, 그게 뭔데요?
(륭구) 도움을 받은 사자는
도움을 준 사자의 어떤 요구 사항도
들어줘야 되는 계약입니다
거부할 수 없고
(륭구) 도망칠 수도 없습니다
[어두운 음악]
의미 있는 일이어야 할 텐데
"사자 책임 보증서 구련, 박중길"
[무거운 음악]
(륭구) 팀장님
사자의 책임 보증은 회사의 보호도 받지 못합니다
옥황 회장님의 힘으로도 파기할 수 없다고요!
(준웅) 아니, 대체
왜, 아, 대체 왜 그러신 건데요, 왜?
그 박 팀장이 뭘 요구할 줄 알고
(련) 뭐야 언제는 피도 눈물도 없다며
허나영 도와 달라며
왜 이렇게까지 하시는 겁니까!
강우진 살려야 되니까
- 그래도… - (련) 임 대리
우리 위기관리 팀이 유지되길 바란다며
(련) 최준웅 우리 팀이 하는 일이 뭐야?
자살 예정자를 살리는 거요
(련) 그래
그러니까 강우진 찾자
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륭구의 한숨]
(준웅) 아, 죄송한데 혹시 이렇게 생기신 분 본 적 있으세요?
없으세요?
저 이쪽으로 갈게요
아, 죄송해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레드라이트 경고음]
아, 죄송한데 혹시 이렇게 생기신 분 본 적 있으세요?
(직원) 어, 아니요, 없어요
없으세요?
아, 이거 어떡하냐, 씨
[련의 가쁜 숨소리]
[무거운 음악]
[떨리는 숨소리]
우진아
[속상한 숨소리]
[나영의 떨리는 숨소리]
[나영 모가 흐느낀다]
(나영 모) 나영아, 나영아
나영아
(나영 부) 야
너 여기가 어디라고 와
- (나영 모) 나영아! - (나영 부) 어? 어!
(나영 모) 엄마를 두고 어딜 갔니
인사만 하고 가게 해 주십시오 [나영 부가 흐느낀다]
네가 죽인 거지?
(나영 부) 우리 나영이
내 딸 네가 죽였지?
네가 내 딸 죽였지?
대답해!
(나영 모와 나영 부) - 아, 엄마를 두고 어딜 갔니 - 왜 하필 내 딸이야
(나영 부) 너 평생 기억해
나영인 네가 죽인 거야
[울부짖으며] 어? 네가 죽였다고!
[흐느끼며] 맞습니다!
제가 죽였습니다
(나영 부) 이 나쁜 놈의 새끼야!
[우진의 신음]
- (나영 부) 내 딸 살려 내! - (우진) 제가 죽였습니다
제가…
제가 죽였습니다
[나영 부모가 오열한다]
(우진) 죽였습니다
(나영 모) 어딜 갔니
[레드라이트 경고음] [준웅의 다급한 숨소리]
(준웅) 아 대체 어디 간 거야, 진짜
아이참
[어두운 음악]
[한숨]
(우진 부) [흐느끼며] 너만 아니었어도
지연이 그렇게 안 갔어
아빠
네가 죽인 거야
(우진 부) [절규하며] 네가! [놀란 숨소리]
[힘겨운 숨소리]
(조문객1) 자살 맞다지?
(조문객2) 그렇대
어미는 낳다가 죽어
아비는 스스로 목숨 끊어
[우진의 떨리는 숨소리]
(우진) [울먹이며] 나 때문이야
나 때문이야
(우진) 나 때문이야
[한숨]
(나영 부) [흐느끼며] 네가 죽인 거지?
우리 나영이
내 딸 네가 죽였지?
(나영 부) 이 나쁜 놈의 새끼야!
[우진의 신음]
(나영 부) 이 버러지 같은 새끼야 [남자1이 만류한다]
[한숨]
(우진) 내가 운전해도 된다니까
[우진의 한숨]
[타이어 마찰음]
[가쁜 숨소리]
[놀란 숨소리]
(련) 강우진!
내가 말했지
당신 그런 식으로 죽어 봤자…
당신이 뭘 알아!
[한숨]
살아 숨 쉰다는 게 얼마나 지옥 같은지 알아?
내 전부를 잃는다는 게 어떤 건지 아냐고
[한숨]
[차분한 음악]
알아
(련) 가슴이 다 해져서
더는 찢어질 곳 없는 것도
[놀란 숨소리]
[와장창]
[날카로운 효과음]
긴 시간이 지나도
절대 잊히지 않고
[무거운 효과음]
더 또렷해지는 거
[뛰어오는 발걸음]
(나영) [놀라며] 안 돼
떠난 자도 고통스럽긴 마찬가지야
[울먹인다]
[울먹인다]
그러니깐 정신 똑바로 차려, 강우진!
(련) 당신 이대로 죽으면
영겁의 시간이 지나도 허나영 다시 못 만나
- (련) 절대 - (우진) 닥쳐
(련) 허나영은 죽었고 넌 살았어
- (련) 받아들여 - 왜!
그러니까 왜 받아들여야 하는데, 왜!
[나영이 흐느낀다]
나영이 내가 죽였어
나는 내가!
내 자신이 너무 증오스러워
나는 괴물 새끼라고
(우진) 태어나지 말아야 할 새끼였어
근데 받아들이라고? 왜!
살았으니까
(련) 허나영이 당신을 살렸으니까
우진아
사람은 본능적으로 핸들을 자기 쪽으로 틀어
(련) 근데 허나영은
널 살리려고 핸들을 당신 쪽으로 틀었어
[놀란 숨소리]
[타이어 마찰음]
[떨리는 숨소리]
왜
(우진) 내가 뭐라고
나까짓 게 뭐라고, 왜
(련) 소중한 사람이니까
자신보다 더 소중히 여겼으니까
널 살린 거야
나영아
우진아
[나영의 비명] [련의 놀란 숨소리]
(나영) 안 돼!
[탁]
[련의 힘겨운 신음]
[무거운 음악]
(우진) 놔
제발 놔!
[나영이 다급해한다]
나 좀 그냥 죽게 내버려 두라고! 제발
(나영) 우진아, 안 돼!
[나영이 연신 흐느낀다]
이대로 두면
[힘주는 숨소리] (련) 강우진 죽어
아까 한 말 지켜
(나영) 네
(련) 살려, 반드시
만나게 해 줄 테니까
네
[련의 거친 숨소리]
[힘주는 신음]
[신비로운 효과음] [놀란 숨소리]
[련의 힘겨운 신음]
[무거운 효과음] [나영의 놀란 숨소리]
[놀란 숨소리]
[새가 지저귄다] [우진의 거친 숨소리]
[잔잔한 음악]
나영아
(나영) 우진아
[함께 흐느낀다]
(우진) 그날
그날 내가 운전했어야 했는데
너 그렇게 보내면 안 됐는데
다 나 때문이야
나만 아니었어도…
(나영) 아, 어떡해
많이 아팠지?
(우진) 네가 날 만나지 않았어야 했는데
다 나 때문이야
아니
(나영) 우진아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다 너 만난 이후였는데?
너 안 만났으면 나 이 세상에 없었어
그날 네가 나 살렸잖아
이번엔 내가 너 살릴래
그러니까 제발 살아 줘
나 안심하고 떠날 수 있게 해 줘
[울먹인다] 응?
아, 내가…
내가 어떻게 혼자 살아
혼자 아니야
(나영) 같이 기다리는 거야
싫어
싫어, 나영아, 아, 제발
우진아, 나 봐 봐
(나영) 시간 얼마 없어
너는 거기서 나를
나는 여기서 너를 기다리는 거야
그리고 우리 다시 만날 때
네 나무에서 가장 예쁘게 핀 꽃
가지고 와 줘
할 수 있지?
[울먹인다]
(우진) 어
너무 울지 말고
씩씩하게 기다리자
알았지?
아무리 긴 기다림이라도
너만 사랑할 거야
응, 나도
내 몫까지 열심히 살아 줘
어
네 몫까지
열심히 살아갈게
착하다, 내 남편
[살짝 웃는다]
[나영이 살짝 웃는다]
[떨리는 숨소리]
[웃음]
[웃음]
[살짝 웃는다]
[울먹인다]
[한숨]
[차분한 음악] [레드라이트 알림음]
[련의 한숨]
[안도하는 한숨]
[휴대전화를 탁 닫는다]
[힘겨운 숨소리]
[삐 소리가 울린다] [주변 소리가 울린다]
(준웅) 팀장님?
[힘겨운 숨소리]
팀장님, 팀장님!
아, 팀장님, 팀장님, 아, 팀장님
[준웅의 놀란 숨소리]
아, 팀장님, 아, 팀장님
팀장님…
위관 팀 아니었으면 정말…
[잔잔한 음악] (나영) 여러분이 저도
우진이도 구했어요
아니에요
덕분에 안심하고 떠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준웅) 조심히 가세요
네
[살짝 웃는다]
[나영의 웃음]
(나영) 고맙습니다!
[나영의 웃음]
(준웅) 아이 눈에 뭐가 들어갔나?
[숨을 깊게 내뱉는다]
저들은 다시 만나게 될 거예요
(륭구) 울어요?
아니요 [훌쩍인다]
우는데?
안 운다고요
(륭구) 그래요, 뭐
[감미로운 음악이 연주된다]
(우진) ♪ 아무 말 없이 내게 와 ♪
♪ 한참을 울다 말하네 ♪
[부스럭거린다]
♪ 잘 지내라고 ♪
[놀란 숨소리]
♪ 이제 그만하자고 ♪
[웃음]
♪ 멍하니 돌이켜 봤어 ♪
♪ 어제의 우릴 그리며 ♪
♪ 돌아와 보니 ♪
♪ 넌 떠나고 없네 ♪
♪ 아니라고 말해 줘 ♪
(우진) ♪ 돌아올 거라 말해 줘 ♪
♪ 찬란했던 우린 시들지 않는 꽃이 ♪
♪ 되기를 난 바래 왔는데 ♪
♪ 음 ♪
(옥황) 보고는 받았어
(옥황) 련이 팀과 마찰이 있었다고?
저희 인도 팀 업무를 방해했습니다
원칙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융통성이라는 걸 발휘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사연 있는 영혼이 한둘이 아닌데
왜 그들만 눈감아 줘야 합니까?
박 팀장이 굳이 가지 않아도 되는 업무였는데
(옥황) 나선 이유가 뭐였을까?
그들이 구하려는 자들을
지켜보고 싶었습니다
그래?
(옥황) 그래 보니까 어때?
그들이 더 증오스러워졌습니다 [어두운 음악]
왜 그렇게 생각하지?
고작 말 몇 마디로 살아갈 힘을 얻을 거면서
왜 쉽게 죽음을 선택하는 것인지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 간단한 말 몇 마디를 듣지 못해서
죽음을 선택하는 자의 심정은 어떻겠어
장담하건대
죽음을 쉬이 선택하는 자는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아
(옥황) 지옥의 하대수 대표가 또 클레임을 걸었다
제발 망자의 수를 줄여 달라고
저승도 터지게 생겼는데
쯧, 지옥까지 이 모양이니 [장현의 한숨]
그래서 말이야
내가 오래전부터 생각해 온 계획이 있는데
지옥으로 들어오는 자살자의 수가 결코 적다고 볼 수 없으니
그들의 자살을 막아
그 수를 좀 줄여 보는 건 어떨까?
안 됩니다
그들은 이미 기회를 놓친 자들입니다
(중길) 그런 자들에게
다시 한번 살아갈 기회를 만들어 준다니요
그들의 죽음을 막아
본래 수명대로 살게 해 주자는 거지
(옥황) 그렇게 된다면
저승과 지옥의 균형 상태가 좀 나아지지 않을까?
(용희) 그럴 순 없습니다
[한숨]
(옥황) 자, 자 일단 위기관리 팀으로 명명하고
소수 정예로 움직일 거야
성과가 좋다면 인원수를 더 늘리면 되는 거지
물론 성과가 없다면
그대들이 뜻하는 대로 해체하면 그만이고
누구에게 맡길 생각이십니까?
팀장으로 내가 오래전부터 미리 점찍어 둔 자가 있다 [무거운 음악]
이승에서
범죄자 영혼 인도를 전담하는 저승사자가 있다고 들었는데
(옥황) 인도 팀에서 유능한 인재라지?
설마…
(옥황) 그래
구련 [팀장들의 한숨]
(중길) 서약은 잊지 않았겠지?
어떤 걸로 채우시겠습니까?
내가 원하는 건 뭐든 다 쓸 수 있는데
감당할 수 있을까?
(준웅) 뭐 하세요?
(련) 마침 잘 왔어
난 시말서를 쓸 테니 넌 옆에서 먹이라도 갈아
(준웅) 아이, 뭐 조선 시대도 아니고
누가 시말서를 붓으로 써요
(련) 회장님이 옛날 사람이라 그래
자필이 아니면
진심이 안 보인다잖아
[살짝 웃는다]
- (준웅) 팀장님 - (련) 왜?
궁금한 게 있는데
강우진 씨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무거운 음악]
소중한 사람을 그렇게 많이 잃게 된 거예요?
사람의 죽음과 전생의 업은 아무 상관 없어
(준웅) 그럼 운명 때문인가요?
운명 때문도 아니야
사람의 수명은 자연사를 마지막으로 정해지거든
(련) 운명이란 게 있긴 하지만
그 역시 복잡한 인과 관계에 엮여 있고
수많은 선택과 그로 인한 결과로 존재하지
사고를 낸 트럭 운전기사도
애초에 거래처가 24시간 내내 부려 먹으면서
(련) 재촉하고
며칠을 날밤 새우며 운전하게 만들지 않았다면
졸지 않았을 거고
그럼 나영 씨는
[타이어 마찰음] 제 수명을 온전히 잘 살 수 있었겠지
(련) 그러니까
자연사 이외의 사망 요인은
사고나 범죄 등
수많은 외적 요인으로 인한 거야
전생의 업이나 운명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그럼 강우진 씨는…
[한숨]
우연이 겹쳤을 뿐이야
(련) 그래도 다행인 것은
둘은 몇 번을 다시 태어나도
결국에 다시 만나게 될 거라는 거지
그걸 인연이라고 하는 거죠?
서로 인연인 사람들은
(련) 영혼 너머에
붉은 실로 연결돼 있어
스스로 그 실을 끊지 않는 한
(련) 몇 번을 거듭 태어나도
다시 만나게 돼
스스로 끊는다는 건
자살인가요?
그래
(련) 자신과 관련된 모두와의 인연이
끊기는 벌을 받는 거지
너무 가혹하네요
(준웅) 모든 인연이 끊기고
다음 생애에도 만나지 못한다는 게
너도 봐서 알겠지만
(련) 남겨진 사람만 슬픈 게 아니야
떠난 자도 마찬가지야
그래서
이승에 머무는 짧은 시간 동안
곁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고 아껴 주는 게
내일을 살아갈 자들의 의무라고 생각해
"구련"
[한숨]
[붓을 툭 내려놓는다]
제가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동안
(준웅) 두 분은 어떻게 이 일을 계속하신 거예요?
남의 일이라 생각해도 이렇게 아픈데
익숙해지신 거예요?
아니
(련) 죽음으로 인해서 헤어지고 아파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건
몇백 년이 지나도
역시 싫어
[한숨]
[감미로운 음악이 연주된다]
♪ 아직도 너를 그리네 ♪
♪ 날 보던 너의 눈빛을 ♪
♪ 지우려 해도 ♪
(우진) ♪ 더 깊어져 가는데 ♪
[비가 솨 내린다]
♪ 울면서 나를 떠날 때 ♪
♪ 이 여름이 끝인 걸 알았어 ♪
♪ 너는 알잖아 ♪
♪ 내 마음이 어떨지 ♪
♪ 아니라고 말해 줘 ♪
(우진) ♪ 돌아올 거라 말해 줘 ♪
♪ 찬란했던 우린 시들지 않는 꽃이 ♪
(우진) ♪ 되기를 난 바래 왔는데 ♪
♪ 아니라고 말해 줘 ♪
♪ 돌아올 거라 말해 줘 ♪
(우진) ♪ 눈부셨던 우린 시들지 않는 꽃이 ♪
♪ 되기를 난 바래 ♪
♪ 말해 줘 ♪
[애드리브]
♪ 말해 줘 ♪
[우진의 애드리브]
♪ 그곳에서 ♪
(우진) ♪ 너를 기다리고 있어 ♪
♪ 언제까지라도 ♪
[우진의 애드리브]
♪ 홀로 집에서 난 너를 기다리고 있어 ♪
♪ 그때 그곳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어 ♪
♪ 홀로 집에서 난 너를 기다리고 있어 ♪
[사람들의 환호성]
(우진) 감사합니다
[사람들의 환호성과 박수]
[감성적인 음악]
(련) '이영천, 나이 91세'
혼자 사는 독거노인
(영천) 저승사자가 맞습니까?
마지막 남은 하루를 [영천이 만류한다]
[남자2의 신음] (련) 의미 있게 보내고 싶지 않으십니까?
(중길) 할 수 있는 일만 하지
[남자들의 힘주는 신음] 할 수 없는 일에 매달리지 말고
(영천) 그날의 선택이 자꾸만 후회가 되는군요 [영천 모가 흐느낀다]
(옥황) 죽음 앞에선 누구도 특별해선 안 돼 [총성]
특별할 수도 없고
다신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
[영천의 힘겨운 신음] (준웅) 저렇게 고통스러워하시는데 그냥 보고만 있으라고요?
(중길) 마지막 순간도 직면하지 못하는 주제에
뭘 하겠다고
제발요
.내일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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