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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빛 내 인생 52


 

[낙엽 밟히는 소리]

 

[바스락]

 

[바람 소리]

 

[지안의 숨소리 크게 들린다]

 

[애잔한 음악]

 

[힘없이... ...

 

아빠?

 

[놀라 비명 지르듯이아빠!

 

[지안의 떨리는 숨소리]

 

아빠...

 

아빠?

 

아빠

 

아빠...

 

[애잔한 기타 음악]

 

[울먹이며안 돼요아빠

 

안 돼요안 돼요안 돼요

 

(지안안 돼요안 돼

 

아빠안 돼

 

안 돼안 돼안 돼

 

안 돼아빠 안 돼안 돼안 돼아빠

 

[울음아빠...

 

[울면서아빠!

 

(지안) [울면서안 돼...

 

[충격적인 효과음] [지안의 울음]

 

아빠!

 

아빠

 

(지안아빠안 돼

 

[지안의 울음]

 

- (지수아빠아빠! - (지태아버지!

 

[모두 아빠를 부른다]

 

[지안의 울음]

 

(지수) [울면서아빠아빠

 

[미정과 지수의 울음]

 

[미정의 울음]

 

[구슬프게 우는 미정]

 

[미정의 울음]

 

[슬픈 허밍 노래가 흐른다]

 

[깊은 한숨]

 

[훌쩍이는 석두 부부]

 

[울음을 삼키는 두 사람]

 

[흐느끼며오빠

 

오빠...

 

[흐느끼는 소리]

 

(해자) [울면서오빠

 

(해자오빠

 

오빠!

 

[목놓아 운다]

 

[미정의 힘없는 울음]

 

[슬프게 우는 미정]

 

(지태지호야

 

[작은 소리로어머니 좀 모시고 가

 

[작은 소리로엄마바람 좀 쐬고 올까?

 

[미정의 울음]

 

[얕은 한숨]

 

[재성의 발소리]

 

[또각또각]

 

너 정말 안 올 거야?

 

(도경제가 가면 지안이가 불편해요

 

그럴 염치도 없고요

 

(명희도경아!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지

 

[통화 종료음!

 

안 온대?

 

지안이가 불편해서 안 온대요

 

염치없대요

 

그 몸을 해서 우리 집안 살리겠다고 뛰었으니

 

[잔잔한 음악]

 

(지안의 내레이션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았던

 

우리 아빠 서태수

 

지안아

 

아버지가 좋아하시겠다

 

잘 만들었어

 

[산새들이 지저귄다]

 

하아...

 

우리 아버지

 

행복하다고 하셨고

 

행복한 미소 짓고 떠나셨으니까

 

아버지 믿고

 

맘 편히 보내드리자

 

어머니도요

 

[잔잔한 음악 계속된다]

 

[음악 잦아든다] [새들이 지저귄다]

 

[밝은 음악

 

[애쓰는 숨소리]

 

[지태의 가쁜 숨소리]

 

[밝은 음악 계속된다]

 

수고했어서 과장이은태 씨

 

근데 우리 봉사에

 

독거 노인 돕기 넣을 생각을 어떻게 했어?

 

주민들 반응이 아주 좋아

 

'지역 공동체를 살리기 위해 서로 힘을 모은다'

 

저희 초창기 정신이잖아요

 

아예 우리 지점에서

 

쪽방촌 관리도 맡아서 했으면 좋겠어요

 

(지점장그럴까?

 

[함께 웃음]

 

[달그락]

 

[밖에서 발소리슬기야

 

네 엄마 온다

 

[아기 칭얼댄다온다

 

 [도어록 소리]

 

! [문소리]

 

(수아어머니저 왔어요!

 

저 손 먼저 씻고 올게요

 

오늘은 내가 이겼네?

 

자기 벌써 왔어? [지태의 웃음]

 

봉사 날이잖아

 

어머니

 

슬기 이제 저 주시고

 

저 주세요 [아기 칭얼댄다]

 

- (미정아빠한테 가자 - (지태아이구아이구

 

슬기야 - (지태어이구엄마 왔다

 

어유엄마 왔어요 엄마 왔어

 

아유아구구 [아기 칭얼댄다]

 

(수아할머니아이구

 

할머니랑 잘 놀았어요?

 

[지태 멋쩍은 듯이어머니많이 힘드셨나 보네

 

(미정아니야

 

약국에 슬기 유산균 사러 갔다가 [음악 잦아든다]

 

우리 귀한 며느리 주려고 산 거야 [보글보글 끓는 소리]

 

우리 며느리

 

[미안한 듯어머니...

 

(수아고생은 어머니가 다 하시는데

 

일하고 와서 슬기 보고 네가 몇 배로 힘들지

 

어머니 먼저 드시면 저도 먹을게요

 

자요

 

[웃으며그래고맙다

 

지안이는 언제 온대요?

 

날짜 맞춰서 온다고 했대

 

[밝은 음악]

 

[새가 지저귄다]

 

(남자) [핀란드어로디자인의 목적은

 

항상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것입니다

 

북유럽은 많은 디자인이

 

수공예를 기초로 하며 실용성을 중시하면서도

 

자연과의 조화를 잃지 않는

 

인간적 감성을 가진 디자인을 추구합니다

 

핀란드 디자인은

 

전통 공예 정신을 바탕으로

 

단순성실용성

 

유용성지속성을 유지하면서도

 

[떠들썩한 사람들 소리] [잔 부딪치는 소리]

 

[핀란드어로 말하는 지안]

 

[핀란드어로오늘 바쁘네요

 

[핀란드어로잘 지냈어요?

 

[핀란드어로맥주?

 

오케이

 

[밝은 음악 계속된다]

 

(벌써 계약을 했다고?

 

(지수말했잖아

 

이 가게 보자마자 딱 내 거다그랬다고

 

() [볼멘소리로뭐야

 

가게는 결혼하고 내라니까

 

빵집 오픈하고 자리 좀 잡은 뒤에 결혼한다니까

 

내가 사업 해봐서 아는데

 

뭐든 자리 잡을 때까지 1년은 걸려

 

오픈을 빨리 해서 빨리 자리 잡으면 되지

 

그러다 우리 1년 안에 결혼 못 한다

 

...

 

1년 있다 결혼하면 안 되나?

 

(지수각자 자기 일 하면서

 

연애 좀 더 해도 좋을 것 같지 않아?

 

?

 

...

 

이쪽에 주방을 놓고

 

이쪽에 쇼케이스를 놓고

 

아니다이쪽이 낫나?

 

지수야우리 늦겠다

 

어머너무 정신 팔렸었다 빨리 가자

 

가자 [음악 잦아든다]

 

[사람들 소음]

 

(지수의 내레이션목공 여신 서지안님

 

귀국을 축하합니다 휘바휘바!

 

...

 

계집애가 너무 잠수였어

 

내가 문자 열 개 보내면 자기는 문자 딱 한 개 보내고

 

여기에서 많이 힘들었으니까

 

아버님 장례식 끝나자마자 떠나는 거 봤잖아

 

도경 오빠 얘기해성가 얘기 하지도 말라고 하고

 

아직도 그럴까?

 

- (지안! - (지수어머!

 

[깔깔 웃는 지안] [밝고 잔잔한 음악]

 

나야하하하 - (서지안

 

(패션 유학 갔다온 거야?

 

(지수언니야

 

왜 이렇게 변했어?

 

나오지 말라니까 나 명신이랑 약속 있다고

 

너 보고 싶어서 나온 줄 알아?

 

운전 연수할 겸 나온 거야

 

서지수운전도 할 줄 알아?

 

운전 가르치다 헤어질 뻔했다

 

[혁의 아픈 신음한 번 헤어졌었지

 

[혁의 웃음]

 

둘이 많이 친해졌네?

 

지수야나 핸드폰 좀 줘 명신이한테 전화해야 돼

 

(지수

 

[통화 연결음]

 

강명신!

 

서지안님 서울에 컴백하셨다

 

[힘없이왔어?

 

너 목소리가 왜 그래?

 

정수 씨랑 헤어지고

 

비 맞고 돌아다니다가 몸살 걸렸어

 

헤어졌어?

 

너 결혼할 거라며그래서 인사시켜야 한다며?

 

[기침]

 

어우미안해

 

나라도 나가고 싶은데

 

꼼짝을 못 하겠네

 

아니야아니야

 

일단 쉬어말 많이 하지 마

 

이따가 핸드폰 임대할 거야

 

그 번호로 연락할게

 

그래

 

[]

 

오자마자 약속 펑크야?

 

(지수지금 집에 아무도 없는데

 

엄마랑 오빠네는 오후에 올 거야

 

(지수너 명신이랑 약속 있다고 해가지고

 

나 인테리어 업체 미팅 잡았는데

 

걱정 마갈 데 많아 [웃음]

 

가자혁아

 

가자 [웃음]

 

- (지수 - 내가 들게

 

- (지수같이 가 - (지안감사합니다

 

[혁의 웃음]

 

[또각또각]

 

[자동차 소음]

 

[선우혁

 

너 왜 '불안해이러고 쳐다봐지수 운전 잘하는구먼

 

그치나 잘하지?

 

그래잘해

 

그래도 혹시나... 지켜보는 거야

 

(지안선우 실장

 

여자들 그런 거 안 좋아해

 

믿어줘야 안심해서 더 잘되지

 

[혁의 한숨]

 

쌍둥이 자매인 걸 잊었네

 

네가 내 친구인 줄 알았다 [지안의 웃음]

 

근데 서지안 너 진짜 너무하는 거 아니야?

 

어떻게 그렇게 연락을 안 하냐?

 

(그리고

 

1년 만에 한국 오면서 3 4일이 뭐냐?

 

원래는 아빠만 보고 2 3일 있다 가려다가

 

보고 싶은 전시회 있어서 하루 더 민 거야

 

[차가 멈춘다]

 

[차 문 닫히는 소리]

 

(지안고마워고마워

 

- (지수언니 - (

 

(지안운전 조심해서 해

 

- (지수조심해서 가연락할게 - (지안안녕

 

- (내가 운전할게 - (지수아니야

 

- (내가... - (지수빨리 가서 타라고

 

(내가... []

 

(큰일 났네...

 

(지안) [중얼거리는레인 갤러리가... 어디 있나...

 

[잔잔하고 설레는 음악]

 

[메시지 알림음]

 

[]

 

[트럭 엔진음]

 

[음악 잦아든다]

 

(지호카스테라를 살짝 비스듬하게

 

그렇지

 

됐다

 

[입술 튕기는 소리후우

 

[웃음] [경쾌한 음악]

 

[웃음]

 

장사 안 하고 뭣들 하십니까?

 

최서현...

 

긴장할 거 없어요 '저스트 프렌드'니까

 

윤미 씨?

 

맞죠?

 

[웃음]

 

지호 SNS에 도배되셨던데?

 

그 미국 가셨다던 친구분이시죠?

 

(윤미오빠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요

 

[웃음]

 

넌 어떻게 된 건데?

 

(지호먹어봐

 

[음악 잦아든다]

 

[감탄하는 서현]

 

맛집이라고 블로그에서 봤는데

 

맛있네

 

?

 

(지호너 뭐 어떻게 된 건데?

 

지난주에 만난 너의 그 뉴월드 왕자님은?

 

[탄식하며내가 살다 살다

 

그렇게 재미없는 사람은 처음 봤다

 

애초에 정해진 상대라면서 무슨 재미를 찾아?

 

그것도 정도가 있지

 

만나는 순간부터 헤어질 때까지 비서에 기사까지 따라붙더라니까?

 

나는 넷이서 데이트하는 줄 알았어

 

사진으로는 연예인 뺨 치던데?

 

...

 

비주얼이 좀 아깝긴 한데

 

그것도 입 열면 깨니까 소용없더라

 

그래서?

 

아무리 왕자님이라도 노잼 왕자랑은 못 살지

 

아니...

 

...

 

너 그럼 아예 들어온 거야?

 

 

유학 간 이유가 없어졌으니까

 

너 그럼 여기서 뭐 할 건데?

 

해성 그룹 들어가서 회사 되찾을 거야

 

[사레들린 기침]

 

[계속 기침한다] [가슴을 탁탁 친다]

 

?

 

오늘은 호텔에서 자면서 마음 정리 좀 하고

 

내일 가서 말씀드리려고

 

(마이크로 울리는 재성의 목소리진정한 기업가 정신이란

 

성장과 생존

 

그리고 책임을 다하며

 

기업의 이윤을 창출하는 것입니다

 

그럼 다음 시간까지

 

기업가 정신에 입각해서

 

각 팀별로 제품 정하고 판매 계획서 작성해 오도록

 

오늘 여기까지

 

[학생들의 탄식]

 

[볼멘소리하는 학생들] [재성의 웃음]

 

[잔잔하고 밝은 음악]

 

[학생들의 말소리] [새 지저귀는 소리]

 

[학생들이 입을 모아 인사한다]

 

(재성벌써 와있었어?

 

학생들 구경하는 거 좋아서

 

이거부터 마셔요

 

도라지차?

 

커피 마셔도 된다니까

 

강의하는 사람한테 목이 얼마나 중요한데

 

어유맛있네

 

가지?

 

(재성이거 느낌 좋네

 

[음악 잦아든다]

 

이제 그림 좀 볼 줄 아시네?

 

와이프랑 취미 생활 공유하다 보니

 

[재성의 웃음]

 

두 분이 그림이네?

 

난 정명수 바빠서 얼굴 보기도 힘든데

 

넌 아직도 틈만 나면

 

회장님 남편 자랑하고 싶니?

 

아니라니까

 

회사 일에 미친 남편

 

생각보다 아주 별로야

 

네가 갤러리 하는 건 더 별로야

 

안 어울려

 

형부

 

이런 언니가 뭐가 좋았어요?

 

그러게 왜 언니가 욕심내던 갤러리를 먼저 해버려?

 

언니도 하면 되지

 

내가 널 따라서 하겠니?

 

한가한 교수 남편님하고 놀고 싶으면서 내 탓 하긴?

 

이따 양평에서 봐요

 

[멀어지는 발소리]

 

부러워?

 

당신도 뭐 하고 싶어?

 

아직은

 

그냥 놀아보는 거 나쁘지 않아

 

[잔잔하고 밝은 음악]

 

(미정지안아너무 너무 보고 싶었어

 

(지안엄마나도 [함께 웃는다]

 

(지태먼 길 오느라 고생했어

 

아가씨반가워요

 

[지안의 놀란 탄성]

 

우리 슬기! [웃음]

 

[아기 칭얼댄다]

 

(지안아유울어울어?

 

[아기를 달래는 지안과 수아] [현관문 소리]

 

(지호큰누나!

 

(지안막둥아!

 

[환호하며 웃는 지안과 지호]

 

누나 진짜 멋있다!

 

...

 

(함께휘바휘바!

 

[함께 웃는다]

 

슬기 처음 보지엄청 이쁘지?

 

(미정한국 음식 그리웠을 텐데 많이 먹어

 

(지안엄마 손맛 엄청 그리웠지

 

[미정의 웃음]

 

그럼 엄마는 주말에는 여기서 쉬는 거야?

 

내가 주말에 여기서 사니까

 

엄마는 쉬고 오빠네는 주말에 자기들끼리 시간 갖고

 

내가 그러라고 했어

 

지수... 자발적인 거 맞지?

 

너 신기하지?

 

내가 주중에 평창동 가서 사니까

 

메일에 썼잖아

 

한 번씩 만나고

 

드나들고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고

 

불고기 진짜 맛있다

 

(수아아가씨

 

핀란드에서 어떻게 지냈는지 얘기 좀 해줘요

 

(지안...

 

수업 듣고 알바하고 과제 하고 자고

 

일어나서 학교 가고

 

알바하고 과제 하고 자고 [웃음]

 

그래도 너얼굴 좋아 보인다

 

[걱정스러운 듯이... 너 그러면 언제 쉬어?

 

재밌어서 그런가난 힘들다는 생각이 안 드네

 

그건 내가 알아

 

나도 빵집 재밌어서 힘든 줄 모르겠어

 

우리 막내 철들었네 [웃음]

 

오빠나도 슬기 한 번 안아보자

 

(지태

 

(지안) [사랑스러운 목소리로슬기야

 

어우이뻐

 

[아기를 어르는 지안] [밝고 경쾌한 음악]

 

(관우보세요

 

주문량을 못 따라가잖아요

 

생산 라인만 추가하면 뭐 해?

 

국내 폐목재로는

 

양질의 프리미엄 펠릿 생산도 부족한데

 

그건 목재 수입하신다면서요?

 

여기자작나무 벽지 기술만 제휴되면은

 

제휴가 안 됐잖아아직

 

유 부사장

 

왜 이렇게 달려?

 

숨 안 차?

 

[관우의 웃음]

 

물 들어올 때 막 노 저어야죠

 

 

근데 새 공장 부지는 왜 보러 안 가십니까?

 

천천히 하려고

 

차근차근 가자

 

유 부사장욕심은 금물이야

 

산책을 하면 주위를 둘러볼 수 있지만

 

달리면 앞밖에 안 보이게 돼

 

(관우) [웃으며알겠습니다

 

[음악 잦아든다]

 

[감탄하며흐음

 

내 방 냄새

 

한국 얘기는 전하지도 말라고 하고

 

진짜 궁금하지 않았어?

 

알아서 뭐 해난 핀란드에 있는데

 

도경 오빠...

 

6개월 전에 회사 그만뒀어

 

그럴 거 같기는 했어

 

그럼 할아버지가 다시 회장님이겠네?

 

아니이모부한테 넘겨줬어

 

이모부?

 

정명수 씨한테?

 

... 너 정말 이쪽에 신경 끄고 살았구나?

 

인터넷 뉴스도 안 봤어?

 

[키보드 두드린다]

 

이거 확인해봐

 

(지안말이 돼?

 

자기네 죽이려던 사람한테 왜 회장 자리를 줘?

 

(지수도경 오빠

 

아예 작정을 했었나 봐

 

다 전문 경영인으로 계열사 사장 시키고

 

할아버지는 이사직 내놓게 하고 이모부한테 넘기더라

 

이모부가 회사에 가장 애정이 많았었대

 

[노트북 닫으며뜻밖이네그건

 

할아버지는 어떻게 됐는 줄 알아?

 

그냥 살기만 했던 그분이랑 결혼했어

 

결혼?

 

[잔잔하고 밝은 음악]

 

(지수심근경색 합병증 오셨는데

 

그분이 지극정성으로 돌보셨대

 

이 사람 아니었으면 이만큼 회복도 못 했다

 

그럼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이렇게 사람이 중요한 거야

 

(노양호근데

 

도경이 언제 결혼시킬 거야?

 

[웃으며아버지

 

도경이 고집을 누가 꺾어요?

 

걔 아버지도 꺾은 애예요

 

그건 회사 문제고

 

이건 내 핏줄 자손 문제야

 

내가 죽기 전에

 

도경이 장가 가서 아들 낳는 건 봐야 하지 않겠냐?

 

이젠 결혼입니까장인어른?

 

사람이 애착 가는 게 없으면 죽어야지

 

[노양호의 웃음]

 

자네가 책임져

 

도경이 자식이 나 까내고

 

자네 믿었잖아

 

저 바빠서 여기도 석 달 만에 왔어요장인어른

 

[웃음]

 

내돌리는 게 문제야내돌리는 게

 

왜 밖으로 내돌려자식을

 

[문소리]

 

[달칵]

 

... 시장하다

 

[보글보글]

 

[치이익]

 

[끓는 소리] [달그락]

 

[와인 따르는 소리]

 

[밝은 음악 잦아든다]

 

[새가 지저귄다]

 

아버지

 

지안이가 왔어요

 

1년 동안 못 봐서 제일 보고 싶으셨죠?

 

아빠지안이 누나 스타일 좀 봐

 

이 누나 완전 자유인 돼서 왔어요 [지안의 웃음]

 

아빠한테 보고 드려

 

우린 몇 번씩 와서 다 아시니까

 

아빠

 

나 아빠 덕에 진짜 재밌게 공부하고 있고

 

아빠가 [울먹인다]

 

나한테만 왕창 남겨줘서

 

공부 더 하기로 했어요

 

[지안을 탁탁 두드린다]

 

(지태뭐가 들었길래 이걸 가져오셨나 몰라

 

[잠금 장치를 연다]

 

[부스럭]

 

[종이를 펼친다]

 

오빠...

 

(지태지안아

 

아버지한테 [부스럭]

 

암보험 말고

 

종신보험 있으셨어

 

[울먹이며오빠

 

아빠가 여기에...

 

어떻게 쓰라고 적어 놓으셨어

 

[울음]

 

[잔잔한 음악]

 

(태수의 목소리가족들에게

 

예전에 쌍둥이 태어난 다음에 가입했던 보험이 있었어

 

애가 셋이 되니까

 

혹시 내가 교통사고라도 나서 죽으면

 

엄마하고 너희들은 어쩌나 겁이 나서 들어뒀던 거야

 

그때는 큰돈이었는데

 

지금 와보니 애매하지만

 

유용하게 쓰기 바라면서 적어둔다

 

암 진단금 이천만 원

 

더하기 천만 원 삼천만 원

 

종신보험금 주계약 오천

 

정기특약 일억

 

일억 오천

 

총 일억 팔천만 원

 

집사람 사천만 원

 

지태 집값에 보태줬으면 좋겠음

 

지태수아 사천만 원

 

둘이 알아서

 

지안이

 

연수 체류비 이천만 원

 

유학 연장 시 오천만 원 추가

 

지수 천만 원

 

용돈

 

지호 천만 원

 

가게 비용 추가

 

[흐느끼는 지안과 지태]

 

아버지...

 

[울음 터진다]

 

[흐느끼는 지태]

 

(지태) [울면서아버지...

 

[훌쩍이고 한숨 쉰다]

 

(태수영화비 구천 원

 

컵스프 이천구백 원

 

정선서울 만 칠천육백 원

 

시내버스 천삼백 원

 

총 삼만 팔백 원

 

서울 자주 오지 말 것

 

[서럽게 우는 지태]

 

(지태아버지...

 

[엉엉 우는 지태]

 

[지안의 울음]

 

(수아슬기야

 

슬기 걸을 수 있을 때 여기 오면 좋겠다그렇지?

 

[긍정적인 반응을 묻듯?

 

(지태) [작은 소리로팔 아프겠다

 

이리 줘내가 안을게 - (수아

 

어이구갈수록 닭살이야형네는!

 

- (지안어휴어휴 - (지호어흐...

 

[아기 운다]

 

(태수지태하고 수아한테는

 

부탁할 말이 없다 [잔잔한 음악]

 

너희들은 서로를 만난 걸로

 

이미 성공했으니까

 

참 나 말 안 한 거 있다

 

나 가게 계약했어

 

[미정 놀란다] (지안

 

- (지호벌써어디? - (어머니

 

지수가 사업에 눈이 멀어서 결혼은 뒷전이에요

 

(지수) [작은 소리로...

 

(태수지수는

 

든든한 친부모님이 계신 핑계로

 

용돈만 남겨서 미안하다

 

허허그래?

 

어디 한번 해보자고 누가 더 잘하나

 

 

아이고 참으휴으휴

 

근데 뭐지수는 자기 레시피로 만든 빵집이잖아

 

[포크를 탁 던진다... 닭살이야

 

(태수지호야

 

네가 알아서 모은 돈이 있고

 

나이가 젊으니 적게 주는 걸 이해해다오

 

넌 어쩐지

 

이젠 알아서 잘할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그래

 

에이나만 돈 쓰고 있네

 

지안이 유학 비용으로 더 주는 걸

 

가족들이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회상 속 태수 목소리네가 참 날 많이 닮았어

 

(지안알아요

 

내가 제일 아빠 닮았어

 

자존심 세고 고집 세고

 

아빠

 

다음 생에

 

한 번만 더 내 아빠가 돼줘

 

그러면 내가 그때는 [울먹인다]

 

아빠한테 정말 살가운 딸 돼줄게

 

인마

 

대사가 틀렸어

 

'다음 생엔'

 

'꼭 내 딸로 다시 태어나주세요'

 

그거야

 

그거야?

 

내가 그랬거든

 

울 엄마 죽기 전에

 

'엄마다음 생엔'

 

'꼭 내 딸로 다시 태어나주세요'

 

너무 미안해서

 

[감성적인 음악]

 

난 싫은데그건

 

왜 싫어?

 

나는 아빠만큼

 

아빠가 날 사랑해준 만큼

 

내 딸이 될지 아들이 될지

 

아무튼 아빠만큼 내 자식 사랑해줄 자신이 없어

 

아빠가 계속 나 사랑해주고

 

나는 그냥...

 

착한 딸 돼주는 거 할래

 

자식을 안 낳아봐서 그렇지

 

낳아봐라이뻐 죽지

 

아이구... 엄마이제 가자

 

그래

 

(태수고맙다지안아

 

내 딸로 태어나줘서

 

고맙다

 

지수야

 

내 딸이 되어줘서 고맙다

 

지태야지호야

 

고마워

 

너희들 아버지로 살 수 있어서

 

행복했다

 

마지막으로

 

양미정

 

사랑했습니다

 

[감성적인 음악 고조된다]

 

(지호누구 빵이 맛있나 해보자고?

 

(지수네가 빵을 아냐빵을 알아?

 

[웃으며 아웅다웅한다]

 

오빠네는 청주 가서 진짜 좋은가 봐

 

차도 사고 월급도 오르고

 

[큰 소리로둘이 금슬도 좋아!

 

[함께 웃는다]

 

(지태어머니저쪽이에요

 

 

엄마는...

 

진짜 괜찮은 거지?

 

그럼

 

저녁 설거지며 청소는 지태가 다 하지

 

수아는 퇴근하면 딱 슬기 맡아서 나 쉬게 해주고

 

네 건강이나 잘 챙겨

 

알았어요

 

(지안어머내 정신 좀 봐!

 

어우나 아빠한테 걸어주려고 액자 갖고 왔는데

 

엄마나 잠깐만 빨리 갔다 올게요

 

지수야나 금방 갔다 올게

 

[애잔한 음악]

 

[자동차 소음]

 

지안아너 어디로 갈 거야?

 

나 그냥 전철역에서 좀 내려줘

 

[휴대폰 벨소리]

 

[휴대폰 벨소리]

 

여보세요

 

지안아너 지금 어디야?

 

아버님 뵙고 왔어?

 

지금 돌아가는 차 안

 

(명신살았다

 

그럼 너나 대신 소개팅 좀 나가줘

 

오늘 소개팅 있었는데

 

나 정수 씨랑 화해했거든 [멋쩍은 웃음]

 

?

 

헤어진 지 이틀 됐다며?

 

헤어지자마자 너 소개팅 하려고 그랬어?

 

사람은 사람으로 잊어야 된다고 그래서

 

친한 선배가 해준 거라 취소도 못 해

 

내 금쪽같은 시간을 그런 데 쓰라고?

 

가서 나인 척하고 차 한 잔만 마시고 나와

 

부탁한다지안아?

 

진짜...

 

[한숨]

 

[실내에 피아노 음악이 흐른다]

 

(지안이름전화번호 찍어줘

 

(명신그건 몰라

 

내가 하도 안 한다니까

 

선배가 그냥 시간장소 확 정해준 거라서

 

[지안의 한숨]

 

...

 

별걸 다 한다...

 

(명신그 사람이 내 이름 아니까 찾아올 거야

 

사람은 괜찮댔어

 

[달그락] [지안의 헛기침]

 

카푸치노 미리 한 잔 주시고요

 

강명신 찾아온 남자 손님 있으면 알려주세요

 

(직원

 

(남자강명신 씨?

 

 

[잔잔한 음악]

 

저도 카푸치노요

 

어떻게 된 거예요?

 

소개팅도 하러 다니네이름도 막 속이고

 

아니이름을 속인 게 아니라 친구 부탁으로...

 

명신이하고 짰어요?

 

그럴 리가

 

강명신이라는 사람 내가 아는 사람이었던가?

 

그럼...

 

정말 소개팅... 하러 나온 거예요?

 

그랬는데

 

친구를 대신 내보내셨군요 강명신 씨가

 

참한 공무원 아가씨라고 들었는데

 

아닌가 봅니다

 

들켰으니까

 

제가 친구 대신 사과드려야겠네요

 

죄송합니다 명신이한테 급한 일이 생겼어요

 

그랬겠죠

 

내가 소개팅에 나오기도 싫을 만큼 악조건은 아니니까

 

근데

 

왜 저한테 존댓말 쓰세요?

 

처음 본 사람이니까

 

(지안잊을 거예요

 

근데 당신 기억 속에도 안 남았으면 좋겠으니까

 

살면서 언젠가

 

오다가다 우연히 마주칠 때

 

처음 본 사람처럼 지나칠 수 있게

 

[헛웃음]

 

그게 이런 말은 아니었는데

 

지나칠 수 없게 마주친 거라서

 

이만 일어나죠

 

커피는 마시고 가죠

 

내가 좋아하는 카푸치노인데

 

[달그락]

 

그러죠

 

DK 에코테크 대표 최도경입니다

 

애완묘 베딩 펠릿을 만드는 작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엉뚱한 음악지금...

 

[의아한 듯이뭐 하시는 겁니까?

 

소개팅 나왔으니까 자기소개 하는 건데요?

 

최도경 씨

 

우연이지만 소개팅이고

 

처음 만난 사람처럼 대하라고 했던 건 서지안 씨고

 

그러니 그렇게 한번 해봅시다

 

뭘요?

 

소개팅

 

장난하세요?

 

내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들어요? [헛웃음]

 

(도경내 첫인상이 그렇게 별로인가?

 

오늘 나 처음 봤잖아요

 

말도 몇 마디 안 나눠보고 사람 판단하지 맙시다

 

그거 폭력입니다

 

이해력이 부족하시군요

 

처음 본 사람으로 다시 시작하자는 게 아니라

 

모르는 사람으로 돌아가자는 말이었어요

 

그러니까

 

모르는 사람으로 다시 시작해보자고요

 

싫은데요?

 

왜요?

 

전 지금 핀란드에서 유학 중이에요

 

집안일이 있어서 3 4일로 나온 거라

 

내일 모레 다시 돌아갈 거고요

 

핀란드로

 

그러니까 소개팅... 의미 없죠

 

왜요?

 

최도경 씨는 서울 난 헬싱키

 

만날 수가 없잖아요

 

왜 못 만나요장거리 연애하면 되지

 

여기는 언제 왔어요? 3 4일 중에 며칠 남았어요?

 

갈 때까지 만나봅시다한번

 

[밝고 감성적인 음악]

 

이거 우연 아니죠?

 

...

 

성격 하나 알았다

 

사람 쉽게 안 믿는구나

 

친구한테 확인해봐요

 

[통화 연결음]

 

(명신지안아만났어?

 

날 속일 생각 하지 말고 솔직히 말해

 

오늘 이거 소개팅

 

너 하려던 거 아니지?

 

무슨 말이야?

 

너 이 사람 이름도 모른다며?

 

이름도 모르고 소개팅 하는 경우가 어디 있어?

 

내가 그 이름이 귀에 들렸겠니?

 

정수 씨랑 헤어졌는데

 

이상한 사람 나왔어?

 

사업가이고 나이 서른 몇에

 

인물도 좋다고 그랬는데?

 

[지안의 한숨]

 

뭐 이런 우연이 다 있니?

 

[거리의 소음]

 

어디로 가요데려다줄게요

 

버스가 편합니다

 

그럼 내일 언제 시간 돼요?

 

[헛웃음]

 

최도경 씨

 

애프터 신청 권리 있지 않나소개팅에는...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아직 못 잊었구나

 

그 상처도... 나도...

 

[잔잔한 음악]

 

(도경억울하지 않아?

 

난 많이 억울했는데

 

일 년이 지나도 바보 같았던 내가

 

나 같은 바보한테 당했던 넌...

 

안 억울했어?

 

당했다고 생각한 적 없어요

 

그리고 나 최도경 씨 잊었어요

 

일 년을 안 보고 괜찮았는데

 

내가 굳이

 

최도경 씨랑 다시 시작해야 될까요?

 

꼭 시작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따로 있을까?

 

잊었다면 더 좋지

 

진짜 새로 시작해볼 수 있으니까

 

정말 모르는 사람처럼

 

처음 만난 사람처럼

 

근데 왜 갑자기 반말하세요?

 

나 핀란드 돌아가면

 

한 일 년 안 나올 거예요

 

유학 계속할 생각이라서요

 

장거리 연애할지 말지

 

가기 전까지 만나보고 결정하죠그럼

 

저 내일 모레 돌아간다고요

 

두 번은 더 만나볼 수 있겠네

 

갑자기 옛 생각이 나네요

 

이런 비슷한...

 

그런 빌어먹을 놈은 잊어요!

 

집에 가서 생각해보고 연락 줘요

 

아뇨그럴 생각 없습니다

 

애프터 신청 사양이에요

 

[휴대폰 벨소리]

 

누구야?

 

[]

 

여보세요

 

(명희지안이니?

 

누구... - (명희

 

도경이 엄마야

 

...

 

[건조하게안녕하셨어요

 

근데 제 번호는 어떻게 아셨어요?

 

...

 

지수한테 물어봤다

 

...

 

근데 저한테 무슨 일이세요?

 

너 한 번 만나려고

 

저는 싫은데요

 

?

 

뵐 일도 없고

 

뵙고 싶지도 않습니다

 

일정도 많고요

 

그럼 끊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어머

 

뭐라는데?

 

싫대요나 만나는 거

 

...

 

[기가 찬 숨소리]

 

(명희...

 

[명희의 한숨]

 

[경쾌한 음악]

 

[작은 탄성]

 

[냄새를 맡는다]

 

지수야서지안 얘는 아직도 내가 그렇게 싫다니?

 

내가 전화했는데 만나기 싫대

 

아주 딱 잘라 거절한다?

 

에구어머니를 만나고 싶겠어요?

 

아니그래도 어른이 보자는데

 

풀려고 보자는 거 몰라?

 

... 그러게 제가 전화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발소리사모님

 

서현 아가씨가 오셨어요

 

[놀라며서현이?

 

[놀란 숨소리]

 

서현아

 

무슨 소리인지 빨리 말해

 

아주 들어왔다는 게 무슨 소리야? [경쾌한 음악 끝난다]

 

뉴월드 아들이 너 아주 맘에 든다고 했다던데

 

어우전 아니에요

 

전 그 사람 생각만 해도 속이 막 메슥거려요바보 같아서

 

[놀라며최서현!

 

허락 안 받고 귀국한 거 죄송해요

 

근데 아버지

 

저한테 작년에 어떻게 살고 싶은지 뭐 하고 싶은지

 

생각해보라고 하셨잖아요

 

그래

 

그럼 하고 싶은 게 생긴 거야?

 

언니나 호텔 경영 배우려고

 

호텔 경영? [잔잔하고 밝은 음악]

 

음대 졸업하고 영문학 공부하고 있다가?

 

지난 학기에 호텔 경영학과 친구 수업 청강 듣는데

 

꽤 재밌더라고요

 

전 여행 다니면서 좋은 호텔 많이 경험해봤으니까

 

낯설지도 않고요

 

호텔 MJ 입사해서

 

어머니처럼요

 

어머니도 예전에 해성 어패럴 신입 사원으로 들어가셨다면서요?

 

이건... 우리가 정리가 필요한 거 같구나

 

생각 좀 해보자

 

그 사람하고는 어땠어?

 

너 정말 몰랐어?

 

...

 

최도경 씨인 줄 알았으면 내가 널 나가게 했겠니?

 

너 떠날 때 심정 다 아는데내가?

 

하긴...

 

근데 기분이 어떻디?

 

반가웠어

 

반가웠어?

 

건강하게 잘 사는 거 같아서 보기 좋더라

 

근데 진짜 우연인 거면

 

진짜 웃기는 사람이네

 

소개팅을 하러 나온 주제에 뭘 하자고?

 

다시 시작하쟀구나?

 

정말로 모르는 사람처럼

 

처음 만난 사람처럼

 

... 어머어머

 

최도경 씨는 널 못 잊었었네

 

그래서 뭐랬어?

 

[웃음뭐랬겠어?

 

나 이틀 후면 다시 핀란드로 가는데

 

가는 거 아니면 생각은 있는 거네?

 

아니

 

그 사람 보니까 아직도 아프더라

 

[음악 잦아든다]

 

[새가 지저귄다]

 

지수 언니 빵 솜씨가 아주 좋네요?

 

맨날 먹어도 안 질리겠다

 

진짜?

 

서현이 미국 가서 학교 정식으로 정리하고 들어와

 

진짜요?

 

[지수의 놀란 숨소리서현아너무 잘됐다

 

대신 하반기에

 

호텔 MJ 채용 시험 보고 정정당당하게 들어가

 

입사 시험을 보라고요?

 

네 오빠가 채용 기준을 아주 확실하게 바꿔놓고 나갔어

 

낙하산 절대 안 돼 [밝은 음악]

 

싫다는 걸 억지로 시킬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냥 노는 건 안 돼

 

어떡할래?

 

입사 시험 준비할게요

 

가맹점 상세 안내는 오셔서 상담하는 게 좋아요

 

... 

 

[쩝쩝거리며이건 숙성이 좀 덜 된 거 같은데?

 

(남구아주 살짝

 

이 숙성 온도하고 시간을

 

각각 10프로씩 늘려서 다시 한번 해봐

 

옛썰! - (남구

 

시간온도 얼마씩 했는지 나한테 말해주면

 

내가 코치하기 좋을 텐데

 

안 되죠이거

 

이거 제 영업 비밀인데요?

 

(남구) [웃으며아이고안 넘어오네?

 

그렇다고 맛이 없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야

 

기죽지 말고

 

저 맛없는 빵 만드는 여자 아니에요

 

- (남구아이고... - (남구 씨

 

애들 기다리겠다빨리 가자 - (남구

 

저기우리 오늘 고아원에 빵 봉사 가는 날이거든

 

이거 빵우리가 다 가져간다?

 

그러세요

 

지수 씨오픈해서 남는 빵도 다 나 줘야 해요

 

!

 

[웃음]

 

여기 있습니다 감사합니다또 오세요

 

감사합니다맛있게 드세요

 

- (지호 - (윤미

 

결제 도와드릴게요

 

(지호큰누나!

 

[웃으며 인사 나눈다]

 

너 제법이다 손님 꽤 있네?

 

내가 프랜차이즈 가맹점 중에 매출 3위야

 

... 진짜?

 

내 덕에 프랜차이즈 사업하게 됐다고

 

[속삭이며나한테는 이윤이 좀 달라

 

[엉덩이 토닥이며어구어구우리 막내

 

금방 부자 되겠네? [지호의 웃음]

 

누나내가 이 빵은

 

'우리 엄마가 먹는다 우리 아빠가...'

 

[갑자기 말을 잇지 못한다]

 

'아빠가 먹는다...'

 

날마다 구호 백 번씩 외치고

 

반죽 기계 돌리고 빵 팔고 그래

 

그래?

 

진짜 대단하다우리 막내

 

형 왔어요오늘 좀 늦었네?

 

(도경그러게

 

[감성적인 음악]

 

누나는 모르지?

 

날마다 출근길에 간식 빵 사러 오셔

 

내 단골이야

 

서 사장내 빵 담아놨나?

 

(지호아유그럼요

 

(지호) [봉투 부스럭댄다...

 

빵 받으시고

 

(지호장부에 사인을 해야지

 

, DK 에코테크

 

내일 또 보자

 

내일 봬요!

 

(지안간식 빵을 왜 하필 여기로 사러 다녀요?

 

공장도 먼데?

 

집이 근처라서요

 

...

 

따로 살아요?

 

따로 살죠그럼

 

내가 나이가 몇인데 부모님하고 같이 삽니까?

 

진작 독립했지

 

그렇군요...

 

근데 우리 인연이 좀 있네요?

 

소개팅 놀이 그만하시죠

 

난 서지안 씨 소개팅으로 만난 건데어제 처음?

 

애프터 신청 거절당하긴 했지만

 

다시 만난 것도 인연인데

 

우리 공장 구경 갈래요?

 

공장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좀 알려주고 싶어서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니까

 

[능청스럽게애프터 신청 한번 받아줍시다

 

그래요

 

그 공장은 좀 궁금하네

 

[힘차고 경쾌한 음악]

 

사장님나오셨어요?

 

유 부사장

 

인사해

 

[관우가 놀란다...

 

이분은 내가 어제 소개팅에서 처음 만난 서지안 씨

 

지안 씨?

 

우리 회사 유관우 부사장이에요

 

... 안녕하십니까?

 

유관우라고 합니다 [웃음]

 

... 그럼 저도...

 

'서지안이라고 합니다'라고 해야겠네요?

 

[관우의 웃음]

 

이게 내가 시작한 지 일 년 됐는데

 

중간에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 친구한테 맡겼었어요

 

죄송합니다

 

전 사장님이 시키는 대로 한 죄밖에 없어요

 

알고 있었어요

 

아무튼 6개월 전에 쓸데없는 일 싹 정리하고

 

미친듯이 뛰었더니

 

매출이 200프로나 올랐어요

 

공장 넓히셔야겠어요

 

이쪽 일을 좀 아시는구나?

 

안 그래도 나무 이용한 다른 아이템을 준비 중이어서

 

(도경그거 결정되면 공장 이전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도경제가 하는 일 보여드렸으니까

 

[음악 끝난다]

 

이제 지안 씨가 가려던 곳으로 갑시다

 

제가 가려던 곳요?

 

귀한 시간에 잠만 자다 갈 사람 같지 않으니까

 

애프터 받아준 김에 하루 씁시다

 

그러죠

 

(도경이런 거 좋아하시는구나

 

(지안

 

내 애장품 1호도

 

나무로 만든 등인데

 

[잔잔한 음악]

 

내 첫사랑이 만들어 준 거예요

 

뻥이 너무 심한 거 아니에요?

 

그 나이에 첫사랑이라니

 

진정한 의미에서 첫사랑 맞는데

 

나를 크게 변화시켜준 사람이고

 

내게

 

세상을 다시 보게 되는 눈을 준 여자거든요

 

말을 참 잘하시네요

 

그 여자분이 들었으면 감동했겠어요

 

이 정도 말로는 부족한 여자인데...

 

그 여자도 나무를 좋아해요

 

나도

 

그래서 나무가 좋아졌죠

 

[지안의 가쁜 숨소리]

 

나한테 원하는 게 뭐예요?

 

다시 시작하는 거

 

[낭만적인 음악]

 

우리 과거는 잊고

 

그냥 어제 처음 만난 사람으로 시작하면 안 되겠니?

 

그 기회

 

한 번 주면 안 돼?

 

뭐 하러요?

 

힘들게 덮고 잊은 사람하고 뭘 다시 시작할 수 있는데요?

 

이렇게 다시 시작하는 게 뭐가 좋아요?

 

나 계속 유학할 거라니까?

 

자주 만나야 사랑이 지속되는 건 아니야

 

[얕은 한숨]

 

또 이런다

 

내가 싫다는데 또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또 이래요최도경 씨는

 

이번엔 달라

 

뭐가 다른데?

 

너희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하는 거니까

 

뭐라고요?

 

아버님 허락받고 하는 거라고

 

(회상 속 도경 목소리너무 미안해서

 

[훌쩍인다]

 

지안이한테 너무 미안해서

 

지안이 마음을 아프게 했어요

 

그래서 죄송합니다

 

(태수어서 일어나일어나

 

일어나서 얘기를 하자고 일어나얼른 [훌쩍이는 도경]

 

(도경그때 알았습니다

 

제가 얼마나 이기적인 사랑을 했는지

 

비겁했는지

 

그래

 

지안이는 자네를 원치 않았을 거야

 

제가 먼저 집안에서 독립을 하고

 

지안이한테 다가가야 했어요

 

그런데 전...

 

지안이를 얻지 못하면

 

다시 돌아갈 곳으로

 

해성을 놔뒀어요

 

그것 때문에

 

지안이가 겪을 일들을...

 

사실은 알고 있었겠지 속으로는...

 

...

 

지안이 마음만 잡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도경아버님은

 

우리 집안을 위해서

 

그 편찮으신 몸으로 그 일들을 해주셨는데

 

저는...

 

지안이한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만 줬습니다

 

그게 너무 가슴 아픈데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너무 죄송합니다

 

근데 나

 

지수나 내 죄 갚음 때문에 그렇게 뛴 것만은 아닐세

 

우리 지안이를

 

당당하게 해주고 싶었네 자네 앞에서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잔잔한 음악]

 

그 녀석 마음이 깊어 보였어

 

그래서 그랬어

 

(태수내가 가고

 

그나마 있는 아비마저 없어지면

 

내 딸이 또 치욕을 겪을까 봐

 

우리 부부가 진 빚을 그렇게라도 갚으면

 

지안이는 당당해도 되잖나

 

아버님...

 

아니지

 

지안이가

 

내가 맞고 협박당하고 무릎 꿇은 것까지 알게 됐으니까

 

이제 자네가 지안이한테 빚을 진 거지

 

 

그럼 그 빚 갚아주게

 

(태수지안이가 자네하고 엮이는 건 지금도 반대야

 

아마 지안이하고 같은 이유겠지

 

근데

 

상처는 상처를 준 사람한테 치유를 받아야 없어지는 거거든

 

자네가 준 상처 갚아주게

 

지안이가 핀란드로 떠나는데요?

 

저를 보려고도 하지 않는데

 

어떻게 제가...

 

기다려야지

 

?

 

왜 서두르나?

 

미안하다면서

 

그리고 보여줘 자네 마음이 진심이라는 걸

 

(태수원래 큰 상처에 앉은 딱지는

 

떨어지는 데 시간이 걸리는 법이야

 

자네에 대한 사랑을 참으려 했던 내 딸을 그렇게 흔들어놓고

 

 

지안이한테 외면당했다고

 

울고불고 난리야이 무책임한 자식아

 

네 마음이 진심이야?

 

평생을 같이하고 싶었어?

 

그 마음이 진심이면

 

평생 기다려도 되겠네

 

[살짝 웃는다]

 

(태수웃어?

 

그래웃어

 

우리 지안이 마음이 풀릴 때까지

 

웃으면서 기다려봐 할 수 있으면

 

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지안이는 이제 자네 집안에 빚 없네

 

자네하고 동등해

 

우리 아빠...

 

만났었어요?

 

너하고는 별개로

 

감사 인사는 직접 했어야 했으니까

 

사죄도 드리고 싶었고

 

아빠는 아무 말 없었는데

 

그래서 난 기다렸고

 

더 기다릴 수 있어이제

 

핀란드에서 너 하고 싶은 대로 1년 살았을 거 아냐

 

앞으로도 그렇게 해

 

난 내 일 하면서 기다려보려고

 

예전에는

 

날 위해서 너한테 다가갔다면

 

지금은

 

널 위해서

 

다가가는 거니까

 

내가 지금도

 

날 위하는 게 아니라고 한다면요?

 

1년 후에 나온다면서

 

부담 가질 거 있어?

 

데려다드렸으면 좋겠는데

 

내가 미팅이 있어서

 

택시 잡아줄까요?

 

아뇨

 

그럼 내일 공항 데려다주고 싶은데

 

그래도 됩니까?

 

진짜 인연이면

 

유학 다녀와서 보면 되겠네요

 

그때도 내가 마음에 드는지

 

한 번 보죠

 

어쨌든 또 보게 되면

 

우리 시작하는 겁니까?

 

글쎄요

 

다시 볼 때까지 생각이 나면

 

그래 보죠

 

 

그럼 먼저 갑니다

 

사업가한테 시간 엄수는 기본이라서

 

[새가 지저귄다]

 

[잔잔한 기타 음악]

 

(태수자식을 안 낳아봐서 그렇지

 

낳아봐라이뻐 죽지

 

그럼 결혼은 꼭 해봐야 된다는 거네?

 

해야지... 너한테 공기 같은 사람 만나면

 

공기 같은 사람?

 

없으면 죽을 거 같은 사람?

 

그게 아니라

 

서로가 있어서 마음 편히 숨쉴 수 있는 그런 사람

 

꼭 필요한 사람

 

그 사람한테 너도 그런 사람일 때 해결혼

 

...

 

어렵다

 

내가 그런 사람 만날 수 있을까?

 

지안아

 

한 번은 더 기회를 줘 너 자신한테

 

언젠가 다시 아빠 보러 왔을 때

 

아빠 말고 그 녀석이 생각나면

 

후회할 짓 하지 마

 

가족에 대한 상처 때문에

 

네 마음을 덮는 일 하지 마

 

네 자신이 중요한 거야

 

아빠

 

내가 계속 살아 있어도

 

그건 원하지 않을 거야

 

나 때문에

 

네 마음을 속이는 일

 

절대 하지 마

 

에이다 끝났다니까

 

정이 뚝 떨어졌어

 

그래잊을 수 있으면 아예 잊어

 

(태수근데 가족 때문에나 때문에

 

억지로 잊지는 마

 

자식은

 

좀 이기적이어도 돼

 

[음악 잦아든다]

 

[사람들 소음]

 

- (보안 직원여기 있습니다 - (지안

 

[감성적인 음악]

 

[얕은 한숨]

 

[흐느껴 우는 지안]

 

[지안의 울음]

 

안 돼안 돼

 

[슬픈 숨소리]

 

[울면서 얘기하는 지안]

 

[지안이 훌쩍이다 한숨 쉰다]

 

[지안의 울음]

 

[발소리]

 

잠시만요

 

[음악 잦아든다...

 

혹시...

 

[휴대폰 벨소리]

 

[디링디링]

 

여보세요?

 

지안이 지금 공항인데요 레인 갤러리로 간대요

 

[밝고 경쾌한 음악] [휴대폰을 내려놓는다]

 

[트럭 엔진음]

 

[차 문 닫히는 소리]

 

반갑다

 

지안아

 

[기어 변경하는 소리]

 

[엔진음]

 

[아기 칭얼댄다]

 

[지안 가족들의 웃음소리]

 

[이야기 나누며 웃는 소리]

 

[벨트 착용하는 소리]

 

[머리 위 짐칸 닫는 소리]

 

[사람들 말소리]

 

[밝고 경쾌한 음악 계속된다]

 

[북적이는 사람들 소리]

 

[남자 핀란드어로 말한다] [대답하는 지안]

 

[실내에 경쾌한 음악 흐른다]

 

[지안 핀란드어로 말한다] [잔 내려놓는 소리]

 

[지안 핀란드어로 말한다]

 

[핀란드어로, 3번 테이블 주문 좀 받아요

 

오케이!

 

[갑자기 주변 소음이 작게 들린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감성적인 음악]

 

[주변의 소음 다시 들린다]

 

안녕하세요서지안 씨

 

또 보네요

 

여긴... 어떻게...

 

출장 왔어요 핀란드 자작나무가 필요해서

 

일 마치고 혼자 뒤풀이하러...

 

그래서...

 

앞으로 자주 올 거 같은데

 

이 정도면 장거리 연애 할 만하지 않아요?

 

[음악 잦아든다] [웃음]

 

[볼펜을 딸각거린다]

 

주문하시겠어요?

 

퇴근할 때까지 기다리려면

 

뭐가 좋을까요?

 

맥주 한 잔 드리면 되겠네요

 

[감성적인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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