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로맨스 7
와, 너무 좋아요
저 꿈꿨어요, 이렇게 한 발 한 발 흔적 남기는 꿈
지수호 씨가 제 원고 읽어줘서 오늘요
지금껏 꿈꾸던 흔적 다 남겼어요
라디오 듣는 사람들한테 처음으로 도장 콱
지수호 씨, 고마워요
아, 저 진짜 궁금한 거 있는데
- 뭐요? - 아까 지수호 씨가 말한 거요
'울지 않는다고 슬프지 않은 건 아니야'
'웃는다고 기쁜 것만은 아니듯'
(그림) 저 이 말 진짜 좋아하거든요
지수호 씨는 이 말 어디서 알았어요?
아, 이런 거 보면 지수호 씨랑 나랑
그렇게 안 통하는 것 같진 않은데 그렇지 않아요?
라디오에서 이런 말 들었거든요
'울지 않는다고'
'슬프지 않은 건 아니야'
'웃고 있다고'
'기쁜 것만은 아니듯이 말이야'
송그림
너...
진짜 나 기억 안 나?
[잔잔한 음악]
지수호 씨, 지금 뭐 하시는...
아니, 내가 너무 신나서 지수호 씨 막 안은 건 죄송한데요
지수호 씨도 그런 거죠?
아니, 우리 너무 신나가지고
막 생방도 무사히 마쳐가지고 [멋쩍게 웃으면서]
심지어 막 이렇게 환상적으로 이뻐가지고
미쳤나 봐요, 그렇죠?
- 아니 - 네?
아, 그럼 뭔데요?
내가 왜 이러는지 나도 잘 모르겠는데... 근데
자꾸만 신경 쓰이고 궁금하고
[띠링 전화벨 울리는 소리]
네, 피디님
지금 다 마무리 하긴 했는데
같이 있긴 있는데
네? 데리러 오신다고요?
[띡 통화 종료음]
가요, 내가 운전할게요
저기, 지수호 씨
[빵 경적 울리는 소리]
깜짝이야!
앞에 아무것도 없는데 그걸 왜 눌러요?
아이, 있잖아요
왜 이렇게 앞이...
[틱톡 깜빡이 깜빡거리는 소리]
아니, 깜빡이를 또 왜 켜...
이, 이건데...
- 근데 아까 말이에요 - 아, 왜 이렇게 추워
아오, 진짜 아니, 에어콘을 왜 틀어요?
- 저기, 지수호 씨 - 조용히 좀 해, 라디오 좀 듣게
[신나는 음악] ♪ 빈칸 채우기 ♪
(수호) 이제 얘기할게
어...
어...
- 어... - 어?
어?
어휴
아니, 진짜, 2시간 동안 '어'밖에 안 했어요, 지금
아니, 아까 왜 그랬는지 말을 해야...
그럼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다 말할까? 어?
네, 말해요
어...
어...
오늘은 내가 준비가 안 됐어 [어눌하게]
무슨 준비요?
준비, 있어, 그런 거
내일 말할 테니까 시간 좀 줘
- 아니, 무슨 시간을... - 아, 내려, 가, 좀
허
[탁 안전벨트 풀고 차 문 달칵 여는 소리]
[문 탁 닫는 소리]
[부릉 차 출발하는 소리]
[어이없다는 듯이] 허
와, 저...
[한숨 쉰다]
뭐야? 내일 무슨 말을 한다는 거야?
아우, 아니야 [한숨 쉬면서]
[스위치 켜는 소리]
[스위치 끄는 소리]
[스위치 켜는 소리]
[스위치 끄는 소리]
(수호) 아...
(제이슨) 나 왔다, 환자야!
(제이슨) [한숨 쉰다]
어제도 잠 못 잤냐?
아주 나 보고 싶어서 밤을 지새웠구먼!
야
살면서 누군가를 통째로 잊어버릴 수가 있나?
어, 기억 상실이나 알코올중독? 그 정도
더 디테일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
됐다
아니면 그 사람이 별 의미가 없었나 보지, 뭐
아니, 그럼... 나도 모르게 나온 행동들은 왜 그런 거냐?
어떤 행동이 나왔는데?
어, 아무래도...
네 인생에서 꼭 필요한 게 이제 나오고 있는 거 아닐까?
내가 상담하는 사례자들한테 반드시 지키라고 하는 게 있어, 자
밤낮 바뀌는 거 금지
(제이슨) 자기 방에서 혼자 고민하는 거 금지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 가지고 고민하는 거
나빠진 원인을 과거에서 찾는 거 금지
그러니까 고민 그만하고 마음껏 행동해, 환자 시키야
아니, 이게 다 뭐예요?
아, 이거 분교 친구들한테 선물
야, 막내, 우리 방송 어제 완전 히트쳤다
저거, 저거, 저거, 저거
너 첫 입봉 선물 '수호'다
네?
저놈이 질긴 생명력을 가진 화초야
네 책상 앞에 딱 놔두고 너의 글을 수호해달라고 해라
근데 너 아주 많이 컸더라
이제 막 내 전화도 맘대로 끊고 콜백도 안 하고
(이강) 걱정한 사람은 생각도 안 하지?
걱정은 무슨...
너, 어제 뭔 일 있었냐? 지수호랑?
(장마) 어제 라디오 로맨스 들었어요?
송그림 언니 어제 첫 방송 했잖아요, 자기 원고로
(여자1) 하, 부럽다 지수호 만나서 승승장구
(여자2) 지수호 때문에 메인도 달고
- 걔는 아주 운을 다 땄다니까 - 맞아요
처음으로 제 원고로 해서 기분 엄청 좋아요
운 좋은 것도 맞고요
근데 지수호 만나서 승승장구 아니고
엄청 힘들어요
(기자) 이번 갤러리를 오픈하시면서
또 수익금을 이웃을 위해 기부하신다고 들었는데
늘 품고 있는 생각을 작은 행동으로 옮겼을 뿐입니다
우리 수호도 언제나 함께 동참하고 있고요
지수호 씨, 라디오는 어떻게 하시게 된 건지...
아, 이건 미리 얘기된 인터뷰 질문은 아닌 것 같은데요
괜찮습니다
사실 얼떨결에 시작하게 됐는데요
뭐, 그래서 실수도 많이 하게 되고 돌발 상황도 많이 생기지만
많은 것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재밌기도 하고요
[찰칵 사진 찍는 소리]
(주하) 지수호
대본에 없는 얘기도 곧잘 하더라
근데 그렇게 마음대로 말하고 네 멋대로 할 거면
우리가 함께하는 이유가 없잖아
당분간은 라디오에 전념하려고요
다른 스케줄은 다 비워주십시오
너 이렇게 변한 거 누구 때문인지 나 물어봐도 될까?
너 캐스팅한 작가 말이야
송그림이라고 했나?
(이강) 여기 떡볶이가 진짜 맛있단 말이야 그렇지?
사장님, 라디오 왜 듣습니까?
라디오?
뭐, 떡볶이 만들면서 듣고 순대도 썰면서 듣고
일하면서 들을 수 있잖아 [웃으면서]
- 피디님 - 응?
왜 지수호를 꼬셔 오라고 그랬어요?
아, 뜬금없이 지수호 얘기가 여기서 왜 튀어나와?
- 사장님, 3000원 맞죠? - (사장) 응
잘 먹었습니다
- (사장) 또 와 - 네
- 안녕히 계세요 - (사장) 또 와!
(이강) 기사님, 라디오 왜 듣습니까?
좋잖아요
운전하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으니까
24시간 들을 수도 있고
[이강, 택시 기사 웃음소리]
- 야, 막내 - 네?
너 왜 자꾸 오늘 딴 생각이냐?
원고는 다 썼어?
아, 그...
[팔락 종이 넘기는 소리]
어때? 음악이 괜찮은 것 같아?
아까 떡볶이 집에서도 택시 안에서도
라디오들 많이 켜놓고 있잖아 그렇지?
넌 그분들께 무슨 얘기를 들려드리고 싶냐?
내가 이 원고로 널 평가하고 그런 거 아니야
네가 잘할 때까지 믿고 기다려주는 게 내 일이지
그러니까...
그분들께 들려 드리고 싶은 얘기를 다시 써 봐
한숨 쉰다
피디님
근데 왜 절 메인으로 데려오신 거예요?
뭐, 지수호 꼬셔 오라는 옵션까지 달면서?
아, 네가 끝까지 포기를 하는지, 안 하는지
(이강) 어디까지 전력을 다하는 놈인지
그거 보려고
그럼 제가 만약 지수호 씨 캐스팅 안 해왔으면...
그래도 난 너랑 하려고 했어
끝을 함께 갈 수 있는 놈인가 난 그걸 봐야만 했거든
그래가지고 제일 어려운 놈을 데리고 오라고 한 건데
그 제일 어려운 놈을 데리고 오더라, 네 놈이
그러니까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
그럼 좋은 작가 될 수 있어
(수호) 나도 모르게 나온 행동들은 왜 그런 거냐?
네 인생에서 꼭 필요한 게 이제 나오고 있는 거 아닐까?
(수호) 송그림, 어제 일은...
송그림, 너 나 모르냐?
송그림, 나 너...
(제이슨) 고민 그만하고 마음껏 행동해 환자 시키야
[달칵 문 열리는 소리]
우리 커피 마시러 갈 건데 같이 갈래요?
(직원) 맛있게 드세요
(그림) 감사합니다
피디님은 맨날 이것만 먹어요?
초딩이야, 입맛이
(수호) 뭔데 피디 입맛까지 알아?
[이강 살며시 웃음]
그래도 내 입맛 알아주는 건 너밖에 없다
(수호) 뭐라는 거야?
(이강) 지수호 씨
분교에서 대본 없이 짜릿하게 방송하니까 어때요?
- (이강) 좋죠? - 아니, 짜릿하긴 뭐가 짜릿합니까?
아이, 난 내 기획서 대로 안 되면은
프로그램에서 나갈 생각이었는데
(이강) 분교 기획도 내 기획이네
근데 이거 더럽게 달다 야, 막내, 그거 이리 줘 봐
- (수호) 뭐래? - 아, 피디님
사서 좀 드세요 맨날 내 거 달래
야, 막내, 너 진짜...
(수호) 잘한다
야, 인마!
송그림 작가님
잠깐 저 좀 보시죠
나 할 말 있어
- 우리... - 지수호 씨
저 지수호 씨랑 매일 보고 싶어요
매일 연락하고 매일 얘기하고 싶고 그래요
그러니까 우리 다신 그러지 마요
저도 그날 제 원고로 방송한 게 처음이라 너무 좋아서 실수했어요
(그림) 미안해요
실수?
우리 디제이랑 작가로 매일 부스에서 만나려면
서로 조심하자고요
- 불편하지 않게 - 뭐가 불편한데?
- 네? - 뭐가 불편하냐고?
- 그게... - 내가 너 불편하다고
깔짝대지 말고 사라지라고 할 땐 그렇게 바득바득 쫓아다니더니
네가 불편한 게 뭐?
나도 지금까지 너 때문에 엄청 불편했어
앞으론 매니저 통해 하지 말고 나한테 직접 말해
모든 사항을
휴대폰 없잖아요
[띠링 전화벨 울리는 소리]
아니 피디님은 작가님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나 보죠?
왜 이렇게 전화를 해?
[띠링 전화벨 울리는 소리]
이걸로 주세요
아, 네, 잠시만요
자, 이쪽에 성함이랑 주민등록번호랑
(직원) 계좌번호만 작성해주시면 되세요
자
전화 한 통만...
별일이다 휴대폰을 다 사고
[띠링 전화벨 울리는 소리]
(수호) 작가님?
책임을 좀 지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아, 뭔 책임요?
제가 송그림 작가님 원고로 방송을 하잖아요?
제가 작가님 원고를 완벽하게 마스터하지 않고선
내일 방송이 좀 어려울 것 같은데
그래서요?
내일 방송할 원고 체크랑 코너 답변도 필요하니까
작가님이 와서 좀 도와주시죠
아이, 그럼 우리 방송국에서 만날까요?
제가 우리 디제이님 집으로 가긴 좀...
제가 지금 밖에 나가기가 좀 그래서 그래요
어딜 가나 카메라가 쫓아다니니까
(그림) 아니, 아까까지 잘만 혼자 돌아다니지 않았냐?
(수호) 그래서 뭐, 어쩔 거예요? 내일 방송 망칠 거예요?
아이, 그럼 라면 좀 먹고 갈게요
아, 그냥 당장 와요 지금요
[통화 종료음]
[한숨 쉰다]
[지글지글 요리하는 소리]
(제이슨) 뭐야? 뭐, 오늘 무슨 날이야? 누구 와?
너 오늘 클럽 안 가냐?
[의심스럽게] 어어?
너 어제도 막 대본 보고 영화 보고 그러면서
분석 되게 열심히 하더라 그... 러브신만
오늘 논개 여사라도 오는 거야?
아니거든 원고 분석하러 오는 거거든
에이, 맞네 논개 여사 오는 거 맞네
아이, 친구, 다 컸어, 응?
[목 가다듬는 소리]
(제이슨) 사례자 보고서
사례자의 관계 초입 단계에서 보이는 양상
질투, 언행 불일치
계약이라는 형태로 누군가를 가까이 두려는 유아기적 집착
[띠링 전화벨 울리는 소리]
아, 예, 대표님
이런 거 좋네요
어떻게 알았는데? 송그림 작가는?
음... 이강 피디님요
이런 거 다 이강 피디님한테 배운 거예요
이강 피디랑은 언제부터 친했는데?
- 제가 막내일 때부터? - 막내...
란 말은 너는 좀 하지 말지
아, 근데 왜 자꾸 반말을 해요?
나 너한테 원래 반말했었다니까
원래?
응, 기억 안 나면 됐고
그, 말해 봐봐 이강 피디, 어떤 사람인데?
지금 그런 걸 왜 물어보는데요? 원고 얘기만 하죠
아, 좀 말해봐 봐 피디랑 디제이랑 친해져야...
라디오가 잘되지 않겠어?
피디로는 최고죠 방송 대상을 2번이나 탔어요
난 작년에 받은 트로피까지 하면 20개가 넘거든
음... 뭐 입사하고 맡은 모든 프로가 다 이슈됐...
난 15살에 칸을 갔어, 그리고 최연소 남우주연상도 받았고
그래서, 또 뭐? 말해 봐
뭐, 일단은 날 작가라고 불러준 첫 번째 사람이기도 하고
나도 이제 네 원고로 하잖아
미쳤나 봐 아, 왜 자꾸 성질을 내요?
[종이 펄럭 넘기는 소리]
(그림) 주파수를 맞추고 당신을 기다릴게요
주파수를 맞추고 당신을 기다릴게요
이 클로징 좋더라고
(그림) PS, 지수호 씨,읽어줘서 고마워요
다음 원고에도 PS 써줘
배 안 고파?
와, 이걸 직접 다 만들었어요?
아니, 시켰어
아... 하...
[슥슥 칼질하는 소리]
[드르륵 문 열리는 소리]
[휙 황급히 일어나는 소리]
아, 내일 방송을 함께 준비 중이었는데...
제가 또 여기서 밥을 먹게 돼서요
그만 가보겠습니다
(주하) 송그림 씨
우리 수호가 라디오 따위를 계속 해야 될까요?
지수호의 시간, 말, 행동 이런 게...
얼마나 큰 값어치가 되는지 알고 계세요?
- 이렇게 라디오 따위를 하고 있을 - '따위'라고는 하지 말죠
[긴장감 흐르는 음악]
지수호의 옆에는 누가 서 있느냐도 굉장히 중요해요
(주하) 송그림 씨
그만 가주셨으면 좋겠는데
대표님이야말로 가세요, 그만
(수호) 제가 지금 웃으면서
'가세요' 했죠, 대표님
가요, 데려다줄 테니까
[지익 의자 끄는 소리]
오늘은 저 혼자 갈게요
그냥 타면 안 돼?
저기 들어가기 싫어서 그러니까
물어보고 싶은 거 있으면 물어
대답하고 싶지 않잖아요
안 물어요, 그런 거
[잔잔한 음악]
[천천히 정차하는 소리]
근데요, 지수호 씨
제가 진짜 애정 갖고 딱 한 마디만 해도 될까요?
진짜 딱 한 번만 말할 거니까
왜, 뭐? 녹음이라도 할까?
뭔데?
좀 그러지 좀 마요
아니, 맨날 그렇게 삐딱삐딱, 뾰족뾰족
좀 그러지 좀 마요
남들한테만 그러는 거 아니잖아요
지수호 씨 자신한테도 그러는 거
그것 좀 하지 마요
맨날 그렇게 삐딱삐딱하게 남한테 상처 주고
지수호 씨도 상처받잖아요
[코웃음친다]
네가 상관할 바 아니거든
그런 말은 또 웃으면서 하는 게 아니거든요
아니, 왜 웃어요? 하나도 안 웃긴데
넌 왜 하나도 안 변했냐?
(수호) 난 이렇게 변해버렸는데
지수호 씨
혹시 우리...
예전에 만난 적 있었어요?
- 어쩌라고? - 알잖아, 내가 원하는 거
아니면 아저씨 집에 올라가서 내가 가져올까?
- 뭘? - 봤어, 아저씨 서랍에서
공짜로 달란 말 안 해
아니면 지수호 몰래 아저씨 애인도 해줘?
입 다물어라
[띠링 전화벨 울리는 소리]
네, 대표님
지수호와 진태리
두 사람이 함께 있을 때 효과와 이익은?
나 사업하는 사람이야
투자를 했으면 어떻게든 이익을 얻어야 하는 사람이라고
진태리 씨한테만 이익 있으면 되겠어?
나한테 어떤 이익을 줄 수 있지?
[드르륵 문 열리는 소리와 긴장감 흐르는 음악]
지금 계약된 CF랑 리딩까지 끝낸 드라마까지 다 빠졌어요
(다슬) 당장 찍으려고 했던 냉장고 CF도
재계약 안 됐다고 스케줄 취소됐고
진태리가 들어온다고
근데요?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다시는... 다시는...
[탁 찻잔 내려놓는 소리]
진태리 씨, 가죠
내가 너한테 기회를 주는 건
네가 나한테 들이민 사진 때문도 아니고 협박 때문도 아니야
너처럼 나한테 까불었던 애가 한두 명이었겠니?
근데 다들 어떻게 됐게?
기회를 주면 잘할 수 있을까?
잘할 수 있어요
그럼 지수호랑 열애설 터트려
[또각또각 멀어지는 발소리]
엄마, 내일 날씨 춥다니까 목도리 꼭 하고 나가야 돼
알겠어요, 딸
헛
근데 분교에서 방송한 거
싸가지 씨 마지막 멘트 진짜 좋더라
그거 엄마 수술했을 때 그림이 네가 맨날 들려주던 말 아니야?
어우, 라디오로 직접 들으니까
너무 신기하더라 [웃으면서]
엄마, 그 말 싸가지 씨도 좋아하는 말이래
- (그림 엄마) 어, 그래? - 응
(수호) 울지 않는다고 슬프지 않은 건 아니야
(그림) 웃고 있다고 기쁜 것만은 아니듯이 말이야
[탁탁 막대기 두드리는 소리]
(그림) 엄마, 그때 왜 복지관에서
나 장애 체험 교육받고
날마다 병원 복도에서 안대 끼고 연습했다고 했잖아
(그림 엄마) 응
그때 매일 밤 같이 얘기도 하고
라디오도 같이 들었다고 했던 그 친구
(수호) 이렇게 나 기억해주면 안 돼?
(그림 엄마) 어, 우지우?
응
얼굴도 모르는 우지우
(지우) 송그림 안녕, 나 우지우야
인사랑 자기 소개를 먼저 해야 되는데
네가 나를 모르는 상태에서 얘기를 꺼낸다는 게
조금 민망하고 쑥스럽다
내가 여자 앞에서 이렇게 소심해지는 녀석이 아닌데 말이지
아직은 수줍은 나, 우지우가
걔는 우지우였는데
(라희) 송그림아, 내가 원고 좀 봐줄게
원고요?
내가 봐주면 너 지수호한테 덜 쪽팔려도 되잖아
아, 그... 지난 분교 방송부터
지수호 씨가 제 원고로 방송하기 시작했어요
- 그래? - 네
그리고 요즘 제가 원고를 손으로 써서
지금 원고는 지수호 씨한테 밖에 없는데
(그림) 어떻게, 지난 원고라도 가져다드릴까요?
원고가 하나밖에 없다고?
네
[찰칵 사진 찍는 소리]
[찰칵 사진 찍는 소리]
(태리) 입술 반짝
수요일 밤에 파티 올 사람?
내 파트너는 지수호...
내 파트너는 누굴까?
(그림) 여기서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알려줄래?
그건 어딜 가고 싶은지에 따라 달라지는데
고양이가 말했다
어딜 가고 싶은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앨리스가 말했다
지수호 씨
아, 아시죠 상대편 작가 라라희
아, 알죠
제가 이 바닥에서 좀 유명한 편이죠
지난번에 복도에서 송그림 작가한테
네가 언감생심 지수호 꼬실 수 있냐고 하셨던
지수호가... 하 [어이없다는 웃음]
아니, 너 언감생심 그게 말이나 되니?
뭐 그런 걸 다 기억을 하고...
네가 메인 되는 것보다
지수호가 라디오 할 확률은 없다고 하셨던 그분
지수호가 라디오 할 확률은 네가 메인 될 확률보다 더 낮으니까
[따르릉 전화벨 울리는 소리]
예?
실례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제가 요즘 원고를 손으로 써서
지금 원고는 지수호 씨한테 밖에 없는데
원고가 하나밖에 없다고?
[통화 연결음]
어, 좀 와 봐
응, 상구야, 누나야
라디오에서 상구 얘기 들은 이모, 삼촌들이
소식 듣고 싶다고 하는데
오늘 잠깐 전화 연결할 수 있어?
[달칵 문 열리는 소리]
응, 수호 삼촌이랑 같이 하는 거야
- 상구, 상구 - (그림) 그래, 그럼
(그림) 삼촌한테 한번 물어보고
누나가 10분 후에 다시 전화할게, 응
아, 그 오늘 3부는 상구랑 전화 연결하려고 하는데
괜찮죠? 생방 잘하시잖아요
아, 그렇게 대본 없이 돌발적으로 진행하는 건 좀...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상구잖아요
뭐, 안부도 묻고 그냥 편하게 얘기하면 될 것 같은데
저 믿어요, 사고 나면은 이 피디가 책임집니다
그럼 오늘부터 송그림 작가님이 제 옆에서 좀 도와주셨으면 하는데
아, 이거 원고가...
말투라든지 제가 원하는 내용들이 좀 생략된 것 같은데, 이거...
상구 인터뷰는 너무 대충...
[그림 한숨 쉰다]
아니, 지수호 씨 말투가 원래 좀 그래요
지수호 씨 말투로 어? 그만 끊자니까, 제발
끊으라니까 뭐, 이렇게 쓸까요?
야, 상구 야, 이놈 시키야
(그림) 깔짝깔짝대지 말고 내 앞에서 사라져, 어?
뭐, 이렇게 지수호 씨 말투 살려서? 어?
어후
아니, 오늘 원고는 그대로 가고요
다음 원고부터는 좀 더 신경 쓸게요
알겠죠?
네
하아
[헛기침 소리]
지수호 씨, 준비해요
[긴장감 흐르는 음악]
[팔락팔락 종이 넘기는 소리]
[종이 휙 치우는 소리]
(그림) 어, 어떡해
[급하게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
뭐야?
[라디오 주제곡]
(수호) 여기서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알려줄래?
그건 어딜 가고 싶은지에 따라 달라지는데
고양이가 말했다
어딜 가고 싶은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앨리스가 말했다
그럼 어느 길로 가든 상관없네
이 대화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온 문구입니다
여러분,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몰라
그 길의 한가운데 서 있다면 말이에요
상관없어요
어느 길로 가든 그 길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길을 같이 걸어줄 누군가가 더 중요한 게 아닐까요?
지수호의 라디오 로맨스 지금 시작합니다
여러분의 주파수를 맞춰주세요
[잔잔한 음악]
하아, 쟤 왜 저러는 거야?
(훈정) 그러게요, 근데 뭐 잘 정리된 것 같은데요
지수호 씨... 아니, 어떻게 된 거예요?
다 외웠죠
다 외웠어요, 송그림 작가님이 직접 손으로 쓴 원고
[의미심장한 음악]
이 사진 어떻게 온 거야?
우편함에 들어있어서 확인이 잘...
CCTV 확인하고 다시 보고해
네, 어... 4422님께 청년의 꿈을 응원하는 발명품
화장품을 선물로 드립니다
(상구) 안녕하세요, 동촌 분교 졸업생 강상구입니다
아, 네
상구 씨를 응원하는 라디오를 듣는 우리 시청자...
아니, 저 청취자 여러분들께서...
우리 상구에게 선물을 많이 보내주셨어요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
(상구) 요즘은 친구한테 편지를 쓰고 있어요
나중에 돌아오면 전해주려고
근데 아저씨
아저씨가 가라고 했던 사람하고는 어떻게 됐어요?
안 갔으면 좋겠어서
오히려 가라고 막 밀어냈던 사람 있다고 했잖아요
아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상구) 전 아저씨가 그랬으면 좋겠어요
찾아가든가 가지 말라고 하든가
가라는 말 대신 가지 말라고 꼭 말해줘요!
(스태프들) 수고하셨습니다
와, 오늘 기가 막혔어 나 선곡 잘하지 않았냐?
(가뭄) 송그림!
- 왜, 왜? - (가뭄) 너 나 따라와
[다다다 급하게 달리는 소리]
다들 봐봐 작가한테 원고가 뭐야?
생명이야, 생명!
[종이 확 잡아채는 소리]
하
제 원고가 왜 여기 있어요?
언니, 손수 써서 지수호한테 갖다 바친 거예요?
(라희) 줘봐, 가르치는 중이잖아
원고 관리 못 하면 어떻게 되는지 내가 누누이 말했을 텐데
주세요 그만들 보시고 주시라고요!
[종이 팍 잡아채는 소리]
가져와
다 가져와!
[파르르 종이 쌓이는 소리]
(이강) 너 바보야?
작가 대 작가인데 왜 말 못하고 쪼다처럼 그따위로 서 있어? 어?
어떤 쥐새끼들이 네 원고 가지고 장난질 쳤는진 모르겠지만
- 피디님 - 네가 송그림으로
쪼다 취급당하는 건 내가 할 말 없지만!
내 작가로 그딴 취급당하면 너 죽는다, 진짜
[종이 팍 던지는 소리]
여자가 위기에 빠지면
그 여자를 도와주는 게 남자가 하는 일 아니냐?
왜 여자를 다그치는데...
(이강) 너 바보야?
작가 대 작가인데 왜 말 못 하고 그따위로 쪼다처럼 서 있어? 어?
(이강) 내 작가로 그딴 취급당하면 너 죽는다, 진짜
왜 그 여자는 감동 같은 걸 받는 거냐?
- 누가? 논개가? - 아무튼
네가 도와주는 건 어떤 건데?
취객을 물리쳐줬지
(제이슨) 그리고 나서는 뭐래?
재미있을 것 같네요
라디오 하면 작가랑 호텔도 오고
전 작가랑은 한 번도 안 와봐서요
어휴, 덜 자란 놈
아니 그럼... 난 왜 송그림 발을 걸었을까?
발을 걸어?
야, 너 진짜... 몇 살에서 멈춰있는 거냐?
[잔잔한 음악]
[차가 도로 위를 달리는 소리]
[달칵 문 닫는 소리]
서운하냐?
서운하면 얼른 막내 딱지 떼
나한테도 그 누구한테도
그리고 내가 너한테 막내라고 부르는 거
너 무시해서 그러는 거 아니야
(이강) 아
너 요즘 지수호한테 너무 끌려다니더라
아, 그게...
디제이가 끌면 작가가 끌려다녀야지
원래 사람이 끄는 대로 끌려다니는 것도 참 좋은 거야
근데 여자로 끌려다니진 말고
[달칵 문 여닫는 소리]
[한숨 소리]
(라디오) 그리고 건강도 잘 챙겨 드려야겠다고
다짐을 하셨고
아드님이 아버지의 평생 고생을 이렇게 알아드리는 것만으로도
퇴직한 아버님께서 큰 위안이 될 것 같아요
자, 그럼 롤케이크 보내드릴게요
아버지와 함께 맛있게 나눠드시면 좋겠네요
지수호 자랑이나 하더라
그래?
아, 인정할 건 인정하자고 좀... 어?
나만 몰랐어, 이씨 암기를...
- 암기 귀신이잖아, 암기 귀신 - (그림) 자...
저 좀 끼겠습니다 [웃으면서]
음, 이모! 여기 그 계란말이랑 소세지 볶음이랑 그 오돌뼈
아, 그냥 다 주세요, 다 소주도 맥주도요!
뭐냐?
얜 또 왜 이래?
작가님, 저 안 이뻐요? 응?
제가 작가님 서브로 있는 동안
작가님이 시키는 거 다 하고
다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기특하잖아요, 네?
허
[탁 잔 내려놓는 소리]
칫
그러니까 나 좀 가르쳐주지!
글 더럽게 못 쓰는 후배를
왜 그냥 그렇게 쪼다로 두셨어요?
너 나한테 지금 주정 떠냐?
네, 주정 떨어요
[어이없다는 코웃음]
작가님, 내가요
막 진짜 작가님 엄청 좋아하고 존경하고
막 그러진 않았는데요
뭐래? 이...
그래도 언제나 내 사수로
내 선배로 생각했어요
(그림) 그래서 네, 네 했고요
그럼 언젠가는 후배 취급해주겠지... 하면서
(승수) 송그림 좀 키워
[헛웃음소리]
걔가 너 뭐 비서야? 액받이야?
심부름센터 직원이냐고, 걔가?
(라희) 어쩌라고?
나 송그림 그냥 서브로 둘 거야
아니, 애를 좀 가르쳐서 키워놔야
너 진상 떨며 잠수 탈 때 좀 써먹을 거 아니야
(라희) 허, 네가 키워, 그럼
(승수) 내가 너를 몰라? 애가 쉽고 편하니까
네 자리 안 넘봐서 안 자르고 데리고 있는 거 내가 몰라?
맞잖아
그러니까...
왜 한 번을 안 가르쳐주셨어요?
[깊은 한숨]
하아...
송그림이 안 우는 게 싫어
꿋꿋한 척, 착한 척, 다...
그런 게 싫어, 난...
그게 할 소리냐? 쯧...
아니, 한 번이라도 울고 나한테도 좀 개기고, 어?
아니, 그만두면 되잖아
내가 그 정도라면 내가 이... 안 이런다
진짜 못됐다
못난 것보단 나아
(라희) 아...
집에 형광등 깜빡깜빡해
어쩌라고?
- 와서 갈라고 - 내가 네 따까리냐?
(승수) 어?
너 나한테 평생 잘해준다며
너 나한테 프러포즈할 때...
약속한 거 너 기억 안 나냐?
(라희) 내가 너 이래서 갈라선 거야, 어?
이런 거 약속을...
뭐, 하나도 기억을 그렇게 못 하는 위인이시거든
그렇게 기억을 잘하고 계세요? 어?
에이
그럼 너 우리 엄마 허리 다쳐서 입원한 날
네 잘난 손톱 칠하러 가신 건 기억나세요? 네?
그런 애가 나한테 뭐, 지금 이혼의 책임을 물어?
이게, 진짜, 이씨...
야
[탁 치면서]
그 멘트 좋다 [깔깔 웃는다]
좋다, 좋다, 녹음해둬
어, 써야 돼, 써야 돼
써야 돼
어...
야
[문 드르륵 밀고 탁 부딪히는 소리]
(라희) 뭐야, 야, 형광등!
[탁탁 허둥대는 발걸음 소리]
뭘 해요?
(주하) 오늘 기사 하나 날 거라고 지수호랑 진태리랑
- 어떤 기사요? - (주하) 알면서 뭘 물어?
(주하) 오늘 진태리 파티한다는 호텔에 기자들이 갈 거야
잘 지키고 와
됐습니다
하이
어, 어, 진태리 씨
- 오늘 뭐 해요? - 왜요?
오늘 나 파티하는데 엄청 중요한 기념일이기도 하거든요
자기도 안 올래?
(그림) 아...
(이강) 아이, 놓으라니까, 이씨
피디아저씨 안녕 아저씨도 올래요?
(태리) 대따 재밌을 텐데
감사합니다 제가 가겠습니다
꼭 와, 내 오랜 팬
[다다다 계단 내려가는 소리]
김 실장님은 어디까지 알았는데?
아니, 내가 질문을 좀 바꿔 말할게
언제부터 알았어?
- 뭘? - 남주하 대표 계획
진태리랑 나
진태리 좋아하잖아 오래전부터
- 누가 좋아한다고 - 여기 형 말고 누가 있는데?
그래놓고 나랑 엮는 이 시나리오 언제부터 알았냐고?
대답 못 하지? 그럼 나도 잡지 마
[탁 막아서는 소리]
우리 헤어질 때가 된 것 같다, 형
진심이냐?
형이 지금껏 뭘 했는데?
지금까지 내 일거수일투족 감시하는 거 말고 뭘 했는데, 형이
너 말 그딴 식으로밖에 못 하냐?
아니, 그럼 내가... 내가 어떻게 말해줄까?
말해 봐, 내가 형이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줄게
뭐 어떻게 말해줄까, 내가!
[덜컥 차 문 여는 소리]
[탁 차문 닫히는 소리]
[부릉 시동 거는 소리]
[부웅 황급히 차 떠나는 소리]
(김 실장) 오늘 수호가 전화를 여러 번 하긴 했는데 받지 않았습니다
(주하) 잘했어요 앞으로도 계속 보고해주시고요
(김 실장) 오늘은 친구가 그렇게 돼서
수호가 맘이 많이 안 좋을 겁니다
[깜빡이 켜는 소리]
[신나는 음악과 찰칵 사진 찍는 소리]
안녕하세요
아유, 반갑습니다 와주셔서 감사해요
- 오랜만이에요 - (여자) 너무 이뻐지신 거 아니에요?
맛있어요? 많이 드셨어요?
어머, 너무 오랜만이야 어떡해
[웃음소리]
맛있게 드세요
[통화 연결음]
[전화 신호 가는 소리]
(안내음)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 삐 소리 후...
[통화 연결음]
[전화 신호 가는 소리]
(태리) 그래서 송그림 작가님 언제 와?
아... 아니 제가 오늘은....
나 작가님 오면 케이크 자르려고 계속 기다리고 있다니까
나 친구 많이 없어서 작가님 꼭 와야 돼
[살짝 웃으면서] 아이, 그럼 잠깐만 들를까요?
[전화 신호 가는 소리]
(안내음)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
(수호) 송그림
송그림 작가님
어디야?
전화 왜 안 받아?
어딘데?
방송국이에요?
와
나 섭외하러 다닐 땐 그렇게 쫓아다니더니
[밝게 웃는 소리]
- 잘 지냈어? 어? - (여자) 오랜만이다
- (여자2) 이뻐졌어 - 내가 그랬어?
요즘 바쁘지
[웃음 소리]
작가님, 왔어?
아, 초대해주셔서 감사해요 근데 제가 와도 되는 자리인지...
제가 사실 이런 데 와본 적이 없어가지고
엄청 어색어색하네요
그런 어색어색 내 팬답지 않아
이따가 지수호도 올 거야
자기 수호랑 라디오 하니까 잘 알 거 아니야, 잘됐다, 그렇지?
아, 지수호 씨요?
- 지수호 씨도 와요? - 응
왜? 오면 안 돼?
어, 아뇨 아우, 안 되기는요 [웃으면서]
[띠링 전화벨 울리는 소리]
수호 휴대폰 샀어요?
아...
[따르릉 전화벨 울리는 소리]
(태리) 언제 와?
네가 이 번호 어떻게 알았어?
뭐, 아는 방법이 있지
기자들도 엄청 왔는데 얼른 와
가는 건 쉬운데 네가 다음을 감당할 수 있겠어?
못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뭔데?
안 가
여기 너희 작가도 있다?
뭐?
작가님, 수호가 내 얘기 안 해?
나한테 자기 얘기 많이 하던데?
[전화 진동음]
(태리) 지수호 지금 오는 중이니까 만나고 가요
좀 있으면 대따 재밌을걸
[전화 진동음]
나 자기한테 먼저 얘기하는 건데
나 사실...
지수호랑 사귄다
[전화 진동음]
저 화장실 좀
응
[전화 진동음]
[전화 진동음]
[계속되는 전화 진동음]
휴대폰 사라며?
제발 사라고 한 건 너 아니었냐?
[전화 진동음]
받아, 뭐 해?
앞으론 내 전화 절대 피하지 마
따라와, 할 말 있으니까
나, 너 만나고 계속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는데
못했던 말 하려고
(수호) 그날...
하고 싶었던 말이기도 하고
무슨 말요?
좋아해
나 너 좋아해
[드라마 주제곡]
야, 어떡해!
(가뭄) 지수호 빠져?
엄마, 지수호 씨 어떡해
(이강) 그, 인생이 사고인데 라디오에서 사고 좀 나면...
(그림) 아니, 어떻게 병원에서 방송을
(이강) 오늘부터 합숙이다
(수호) 언제까지 제가 제 스케줄 기사로 알아야 합니까?
(주하) 비지니스를 먼저 말한 건 너야
(제이슨) 이렇게 하는 거 어때?
(수호) 예전처럼 굴면 또 놓칠 것 같아
(그림) 지수호 씨, 안대 낀 송그림 만난 적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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