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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기로운 의사 생활 S1.6

 

  [차 문이 달칵 닫힌다]

 

  "율제병원"

 

  [차 리모컨 작동음]

 

  (익준)   어이주차왕!

 

  주차...

 

  주차 좀

 

  (송화)   내가 주차왕이냐?

 

  (익준)   근데 왜 돌아봐빨리 주차...

 

  [익준의 다급한 신음]

 

  나 커피 좀!

 

  (송화)   로비로 와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한숨]

 

  [냄새를 킁킁 맡는다]

 

  [익살스러운 음악]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선빈)   안녕하세요교수님   죄송합니다

 

  (송화)   뭐가 죄송해?   [힘겨운 신음]

 

  잠 깨게 해서 내가 미안하다

 

  회진까지 시간 좀 있네더 자

 

  아니에요아니에요

 

  [송화의 한숨]

 

  [익준의 탄성]

 

  (익준)   이게 내 거야?

 

  [힘주는 신음]

 

  (송화)   옷은 또 언제 갈아입었대?

 

  그럼 그 꼴로 로비를 어떻게 나와?

 

  회진도 있고해서 겸사겸사

 

  초스피드로 해결하고   초스피드로 갈아입고 나왔지

 

  겸사겸사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내 괄약근 아직 쫀쫀해무슨

 

  (익준)   뭐야?

 

  얘 완전 꿀잠이네?

 

  하긴   나도 아침은 완전 쥐약이야

 

  [석민의 놀라는 숨소리]   깜짝이야

 

  이제 하늘나라에 가야 할 시간입니다   [무거운 음악]

 

  [놀라는 숨소리]

 

  가진 것 모두 속세에 내려놓고

 

  저와 함께 떠나시지요

 

  지금요?

 

  저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은데요

 

  (송화)   [피식 웃으며]   일어나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선빈)   선생님아직 이승이에요

 

  (송화)   너 하지 마

 

  (익준)   진짜야?

 

  뭐야...

 

  [석민의 한숨]   우리 드래건 쌤이   많이 피곤하구나?

 

  여름 휴가 갔다 왔어?

 

  좀 쉬면 훨씬 나을 텐데

 

  (석민)   아유아직 못 갔는데   [코를 훌쩍인다]

 

  [나른한 신음]

 

  저 다음 달에 갑니다

 

  (익준)   그래?

 

  (석민)   교수님이 그래도 여름 휴가는   일주일씩 다녀오라고 해서

 

  [코를 훌쩍인다]   전공의들 돌아가면서   갔다 오기로 했어요

 

  마음 같아서는   나도 딱 일주일만 놀고 싶다

 

  교수님은 만약에 1년만 일 안 하고

 

  무조건 놀아야 한다 그러면   뭐 하실 거예요?

 

  ?

 

  (익준)   공부하고 싶겠지

 

  (송화)   아니

 

  강릉이나 속초통영

 

  이런 데서 1년만 살아 보고 싶어

 

  너무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곳에서    1년만 살고 싶어

 

  거기서 병원 일도 하고

 

  지금 질문 속에   '일 안 하고'가 있어, '일 안 하고'

 

  만날 놀면 그게 더 심심해

 

  (익준)   안 심심해

 

  세상에 놀 게 얼마나 많은데무슨

 

  (송화)   넌 놀아

 

  (익준)   알았다

 

  [익준이 구시렁거린다]

 

  아무튼 나는 이런 큰 병원보다는   작은 병원에서 일하고 싶어

 

  환자 한 명 한 명한테 충실하고 싶어

 

  (익준)   MBC에   [익준의 헛기침]

 

  '다큐멘터리 성공시대'라는 게 있었어

 

  [선빈의 웃음]   (송화)   됐어

 

  (익준)   근데 그그 프로가   계속 지금 방영이 되고 있으면

 

  얘는 진짜 무조건 3부작 스페셜이다   [석민이 호응한다]

 

  [익준의 한숨]   (송화)   남는 시간엔 산도 보고?

 

  바다도 가고 놀러 다닐 거야

 

  (익준)   지방 병원이 더 바빠요

 

  남는 시간어이구글쎄다

 

  (선빈)   교수님은요교수님은 뭐 하실 거예요?

 

  나는...

 

  생각 안 해 봤는데   [헛기침]

 

  나 애 있어없어?

 

  없어완벽하게 솔로예요

 

  (익준)   나이트!   [송화의 헛웃음]

 

  [신나는 음악]   무조건 나이트지

 

  클럽나이트이런 데 가서   나 밤새도록 춤추면서 놀 거야

 

  발바닥하고 땅바닥하고 양 바닥이 막

 

   1초 이상 붙어 있지 않게 할 거야

 

  - (익준막 이러고   - (송화낮에는 뭐 하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가쁜 숨소리]

 

  쇼핑

 

  (익준)   난 도시가 너무 좋아

 

  난 서울이 너무 좋아

 

  시골의 별빛달빛보다

 

  도시의 그...

 

  ♪ 화려한 네온사인은 ♪

 

  그게 뭐랄까나를 더 힐링시켜

 

  너 요새 꽃 사진 찍는다며

 

  쇼핑몰의 꽃

 

  (익준)   아파트 단지 옆에   그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꽃

 

  [피식 웃는다]

 

  백화점 지하 1층의   푸드 코트 옆의 꽃집에

 

  아주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는 꽃   그걸 탁탁

 

  가자회진 시간 다 됐다

 

  (익준)   나도 회진 있어무슨?

 

  ♪ 화려한 도시를 ♪

 

  (송화)   시끄러워

 

  [밝은 음악]

 

  [키보드를 탁탁 친다]

 

  [휴대전화 알림음]

 

  [살짝 웃는다]   (익순)

 

  [한숨]

 

  (준완)

 

  [휴대전화 알림음]

 

  (익순)

 

  [살짝 웃는다]

 

  (준완)

 

  [휴대전화 알림음]

 

  (익순)

 

  [웃음]

 

  (정원)   엄마미안   갑자기 아기 상황이 안 좋아졌어

 

  PICU 바로 가 봐야 돼

 

  근데 건강 검진은   엄마 혼자 가도 될 텐데?

 

  엄마아니면   어차피 위내시경은 맨 마지막이니까

 

  저 그때까진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차 문이 달칵 닫힌다]

 

  (정원 모)   당연히 엄마 혼자 할 수 있지   내가 애야?

 

  그런데 이 병원에서   수면 내시경 하고 싶으면

 

  무조건 보호자 데리고 오라잖아

 

  아유별걸 다 참견이야진짜

 

  남편자식친구애인 없는 사람은

 

  수면 내시경 하지 말라는 거야뭐야?

 

  엄마도 알아

 

  운전 그래서 안 하려고   택시 타고 왔잖아

 

  ...

 

  - (정원 모저기   - (의사1) 

 

  (정원 모)   여기 건강 검진 센터가 어디예요?

 

  (의사1)   옆 건물 별관 지하 1층이고요

 

  밖으로 나가셔서 가셔도 되고

 

  지하랑 연결돼 있어서   지하 1층으로 가셔도 되고요

 

  정말 너무 친절하다   [의사1의 웃음]

 

  - 감사드려요   - (의사1) 

 

  됐어자식새끼 다 필요 없어

 

  엄마가 내시경을 받든 외시경을 받든   알아서 할 테니까

 

  넌 네 일이나 해끊어

 

  [통화 종료음]

 

  어이김준완요새 연애해?

 

  [피식 웃는다]

 

  맞네이따 얘기하자

 

  [버튼 조작음]

 

  저 새끼저거무당이야뭐야?   [문이 달칵 닫힌다]

 

  [남자1의 힘겨운 신음]

 

  (익준)   

 

  (해성)   새벽에 37.8도 미열 있어서   해열제 쓰고

 

  현재는 호전됐습니다

 

  [익준의 한숨]

 

  (익준)   아침에 찍은 그가슴 사진 보니까

 

  폐가 아직 안 펴져서   열이 좀 났던 것 같은데

 

  힘드셔도   공 올리기 열심히 하셔야 돼요

 

  [남자1의 힘겨운 신음]

 

  맨날 죽만 먹으니까

 

  힘이 하나도 없어요교수님

 

  내일부터 밥으로 준비해 드릴게요

 

  내일부터 조상준 환자   식사하는 걸로 합시다

 

  (해성)   

 

  고기 좀 먹을 수 있어요?

 

  불고기가 너무 먹고 싶어요

 

  아유지금도 막

 

  [남자1이 코를 킁킁거린다]

 

  불고기 냄새가 나는 거 같다니까요

 

  [남자1의 웃음]   아유서울식 불고기그렇죠

 

  그 달달하게 양념한 거

 

  파 쫙엄청 들어가고

 

  다진 마늘테이블스푼으로   두 스푼 쫙쫙?

 

  물엿 조금 넣고

 

  팽이버섯표고버섯   잔뜩 들어간 거그렇죠?

 

  아유...

 

  [숨을 들이켠다]

 

  [익준이 냄새를 킁킁 맡는다]

 

  (해성)   [놀라며]   할머니!

 

  [익살스러운 음악]   안 돼요금식이잖아요

 

  [익준의 말리는 신음]

 

  (익준)   아이고내일 수술이신데   큰일 나요할아버지진짜

 

  (할머니)   아유선생님요   [익준이 반찬 통을 달칵 닫는다]

 

  배 한가운데를 쭉 째는   큰 수술을 한다 카는데

 

  우예 굶고 들어갑니까?

 

  아이수술을 잘 받을라 카면

 

  한 끼라도 좀 든든히 묵어야지

 

  안 그렇습니까선생님?

 

  안 그렇습니다할머이

 

  할아버지?   밥은 수술 잘 마치고 그때 많이 드세요

 

  지금 드시면 수술도 못 하고   또 하루 굶으셔야 돼

 

  오늘만 참으시면 백 살 때까지   맛난 거 실컷 잡수시게 해 드릴게

 

  알았죠?

 

  (익준)   됐어됐어   [할머니의 난감한 신음]

 

  냉장고에 넣어 드릴게아이

 

  (해성)   교수님이 안 보셨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

 

  내일이 수술인데진짜

 

  (할머니)   아이고선생님요선생님요

 

  [할머니의 웃음]   [해성의 난감한 신음]

 

  이거 한번 잡숴 보이소

 

  우리 손주가 사 온 긴데

 

  아이고달달하고 꼬숩고   억수로 맛있네예

 

  [해성의 어색한 웃음]   [할머니의 웃음]

 

  (해성)   아이고할머니   저희 이런 거 못 받게 돼 있어요

 

  이런 거 받으면 큰일 나요

 

  아이고마   커피 한 잔도 안 됩니까아이

 

  난 딴게 아니고

 

  내 오늘아이선생님한테 미안해가

 

  (해성)   [어색하게 웃으며]   저희가 이거 마음만마음만 받을게요

 

  주세요

 

  (익준)   잘 먹겠습니다

 

  [할머니의 웃음]

 

  아유딱 봐도 꼬숩고   맛나게 생겼다어   [잔잔한 음악]

 

  [피식 웃으며]   근데 할머니저 이번만 받을게요

 

  다음엔 저 주지 마세요

 

  (할머니)   

 

  다음부턴 국물도 없습니더

 

  [할머니의 웃음]

 

  맛있게 드시소

 

  - (익준잘 먹겠습니다   - (할머니

 

  [익준이 캔을 달칵 딴다]   (익준)   송수빈 선생님

 

  VIP실 가실까요?

 

  나 송수빈 선생님하고   VIP실의 그고영민 님 병실 갈게

 

  (성영)   ...

 

  ?

 

  ...

 

  같이 가자   [성영의 감격하는 숨소리]

 

  (익준)   학교를 관뒀다고요?

 

  (수빈)   도저히 못 다니겠대요

 

  (익준)   근데 본인이 죽어도 가기 싫다는데   [카드 인식음]

 

  어떻게 말려요할 수 없죠

 

  - (익준2라 그랬죠?   - (수빈

 

  (익준)   아이고

 

  (수빈)   '그래도 중학교는   졸업해야 되지 않겠니?' 그랬더니

 

  검정고시 본대요

 

  (익준)   ?

 

  (수빈)   카메라랑 컴퓨터도   알바해서 자기가 살 테니까

 

  저보곤 자기한테 일절 신경 끄래요   [카드 인식음]

 

  자식이 아니라 외계인이에요외계인

 

  [수빈의 헛기침]

 

  (수빈)   안녕하세요어머

 

  [수빈의 웃음]   (익준)   ?

 

  (수빈)   스케줄 끝나고 바로 오셨나 보다

 

  (아라)   안녕하세요

 

  밤새 촬영하고 여기 온 지는 좀 됐어요

 

  아직 화장을 다 못 지워 가지고

 

  (익준)   아버지는 주무세요?

 

  (아라)   막 잠드셨어요

 

  안녕하세요

 

  (성영)   안녕하세요

 

  (수빈)   어이구   [수빈과 성영의 웃음]

 

  (익준)   아무리 간단한 수술이라고 해도   다음 날이 제일 힘들어요

 

  그래도 오늘만 지나면   훨씬 좋아지시니까

 

  오늘만 조금 참으시라고   말씀드려 주세요

 

  [살짝 웃으며]   안 그래도 조금 전까지 저랑 TV 봤는데

 

  아픈 데도 없고 몸도 다 좋으시대요

 

  저 익준 씨한테 밥 한번 사야 되는데

 

  (익준)   사 주세요

 

  [수빈과 성영의 놀라는 숨소리]

 

  오늘 점심 어때요?

 

  좋아요

 

  [무거운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정원의 한숨]

 

  (정원)   토비랑 LFT는 어때요?

 

  (겨울)   토비는 26, LFT 700 400인데   계속 오르는 추세입니다

 

  [정원의 한숨]

 

  (정원)   아직 코노스는 연락 없죠?

 

  (지민)   

 

  [한숨]

 

  (정원)   일주일 이상 못 버틸 거 같은데

 

  진짜

 

  지아 어머님 밖에 계시죠?

 

  (겨울)   계시긴 한데 많이 힘들어하세요

 

  자주잘 설명해 드렸습니다

 

  전처럼 막 직설적으로   안 그랬습니다교수님

 

  (정원)   고생했어요

 

  어머님한텐 제가 말씀드릴게요

 

  지아 조금 힘들 수도 있다고

 

  [차분한 음악]

 

  [한숨]

 

  [익살스러운 음악]

 

  [탄성]

 

  [탄성]

 

  이제 밥 잘 먹네요?

 

  (아라)   ...

 

  그때는 제가   이틀에 한 끼 먹던 시절이라

 

  많이 힘드셨죠?

 

  (익준)   네   [아라가 피식 웃는다]

 

  (아라)   죄송해요

 

  근데 저그것 때문에   헤어지자고 했던 거예요?

 

  제가요?

 

  나 헤어지자 그런 적 없는데?

 

  - 제가 그랬어요그럼?   - (익준

 

  , '힘들다', '지쳤다', '쉬고 싶다'

 

  그러고 잠수 탔잖아요

 

  제가 잠수 탔다가 다시 연락했는데

 

  전화 씹었잖아요

 

  (아라)   제가 한 30통 했을걸요?

 

  (익준)   으응, 29

 

  [헛웃음]

 

  좋겠어요별걸 다 기억해서

 

  대충 말한 건데   [함께 웃는다]

 

  안녕하세요팬입니다

 

  [아라가 호응한다]   [발랄한 음악]

 

  안녕하세요맛있게 많이 드세요

 

  (성영)   네   [아라의 웃음]

 

  불편하시겠다밖에서 먹을 걸 그랬나?

 

  (아라)   그러게요

 

  제가 맛있는 거 사 드린다니까

 

  아이고김영란법 몰라요김영란법?

 

  [아라가 피식 웃는다]

 

  - (석민교수님안녕하세요   - (선빈교수님안녕하세요

 

  (익준)   

 

  (석민)   우아   [선빈의 놀라는 신음]

 

  [석민의 당황하는 신음]

 

  [아라의 난감한 신음]   혹시?   [발랄한 음악]

 

  (익준)   맞아   너희들이 생각하는 사람 맞고

 

  지금 밥 먹고 있잖아꺼져

 

  - (선빈맛있게 드세요   - (아라

 

  (석민)   그럼 맛있게맛있게 드세요

 

  (아라)   네   [아라의 웃음]

 

  (익준)   다른 거 더 시켜 드릴까요?

 

  이 콩국수도 맛있는데

 

  (남자2)   이거 누구신가?

 

  팬입니다

 

  진짜 새끼들이   밥 좀 먹자밥 좀...

 

  [익준이 젓가락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익준)   어이구이사장님안녕하세요

 

  [종수의 웃음]   기체후 일향 만강하시죠?

 

  우리 병원 이사장님

 

  (아라)   안녕하세요

 

  아유일어나지 마세요   앉으세요앉으세요

 

  (정원 모)   어머진짜 실물이 훨씬 예쁘세요

 

  웬일이야웬일   [종수와 아라의 웃음]

 

  인형이세요? ''?

 

  (아라)   아니에요아니에요

 

  [사람들의 웃음]

 

  근데 어머님어쩐 일이세요?   어디 아프세요?

 

  아니야건강 검진 했어

 

  네 환자시니?

 

  고아라 씨 아버님이   어제 저한테 수술받으셨어요

 

  [정원 모와 종수의 탄성]

 

  사진 한 장만...

 

  (아라)   

 

  (종수)   셀카로요

 

  [종수의 웃음]   (아라)   제가제가 찍어 드릴게요

 

  (정원 모)   나도나도   [아라의 당황한 신음]

 

  [사람들의 웃음]

 

  (종수)   찍습니다

 

  [종수의 헛기침]   (아라)   

 

  [휴대전화 조작음]

 

  아이이거 동영상이네

 

  [아라의 웃음]   (종수)   아이고아이고죄송합니다

 

  [종수의 웃음]   (정원 모)   진짜

 

  제가 찍어 드릴까요?

 

  (종수)   아니야아니야아니야   나도 이 정도는 할 수 있어

 

  다시 한번요

 

  여길 보세요   [정원 모의 헛기침]

 

  

 

  [익살스러운 음악]

 

  (정원 모)   뭐야?   [종수가 중얼거린다]

 

  [아라의 난감한 신음]

 

  - (종수이게...   - (정원 모

 

  - (아라어머   - (정원 모네가 찍어

 

  (정원 모)   진짜   [아라의 어색한 웃음]

 

  - (종수그러지   - (익준자   [사람들의 웃음]

 

  찍겠습니다

 

  (익준)   하나

 

  [카메라 셔터음]

 

  (정원 모)   그러게 똥고집은

 

  사람 많은 데에서 뭔 난리야그게?

 

  (종수)   눈이 잘 안 보이는데   어떡하냐그럼?

 

  차 키나 줘 봐   집까지 데려다줄 테니까

 

  (정원 모)   아무튼 나이 들면 고집만 세져요

 

  그러니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겠어?

 

  (종수)   이거 왜 이래?

 

  이래 봬도 마음은 청춘이야

 

  나이가 뭐가 중요해

 

  (정원 모)   몸이 청춘이어야지몸이

 

  마음은 한 개도 안 중요해

 

  줘 봐 봐   [종수의 힘겨운 신음]

 

  (종수)   이거 배터리 없는 거 아니야?

 

  , 2층에 댄 거 맞아?

 

  항상 2층에 댔어

 

  [정원 모의 웃음]

 

  내가 얘기했지?

 

  마음 한 개도 안 중요하다고

 

  [탄식]

 

  실버타운 가자진짜종수야

 

  아는 데 있어?

 

  난 좋지

 

  일단 차부터 찾고

 

  (종수)   줘 봐   [종수의 웃음]

 

  [웃으며]   나 오늘 택시 타고 왔어

 

  [한숨]

 

  [함께 웃는다]

 

  [발랄한 음악]   [종수의 못마땅한 신음]

 

  (정원 모)   [웃으며]   택시 타...

 

  [종수의 웃음]   아유나 진짜

 

  (종수)   이게 웃을 일이야?

 

  (정원 모)   웃어야지그럼 뭐 어떡해?

 

  [정원 모의 웃음]   (종수)   아이아이고잘났어진짜

 

  

 

  아무리 정신이 없어도 그렇지

 

  아이고참 나

 

  (정원 모)   [웃으며]   택시를 타고...

 

  [함께 웃는다]

 

  [석형의 한숨]

 

  [통화 연결음]

 

  (석형 모)   아들

 

  [헛기침하며]   점심은 먹었어?

 

  아직이제 먹으려고

 

  근데 엄마 목소리가 왜 그래?   감기 걸렸어?

 

  (석형 모)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 그러더니

 

  엄마 인생은 진짜 개보다 못한가 보다

 

  [헛기침하며]   괜찮아약 먹었어

 

  무슨 일 있어?

 

  (석형)   아니

 

  이따가 퇴근하고 이모 집으로 갈게

 

  

 

  지금 가서 먹으려고

 

  이따 봐

 

  [통화 종료음]

 

  [한숨]

 

  언제 왔어?

 

  [한숨]

 

  (석형)   환자 상태가 안 좋아?

 

  생후 6개월 된 아기인데

 

  담도 폐쇄로 석 달 전에   카사이 수술 받았거든

 

  (석형)   근데?

 

  (정원)   처음엔 좀 좋아지나 싶더니

 

  지금은 간경화가 심해

 

  간 이식밖에 방법이 없는데

 

  엄마는 혈액형이 안 맞고   아빠는 B형 간염이고

 

  

 

  이식 등록은 했어?

 

  아기라 대상자 찾기는 쉽지 않겠지만

 

  벌써 했지

 

  근데 아직 연락이 없네

 

  아기라 뇌사 기증자도   40세 이하여야 되고

 

  간 사이즈도 너무 크면 안 되고

 

  (정원)   첩첩산중이다첩첩산중

 

  아기 엄마랑 아빠는 많이 지치셨어

 

  거의 포기하신 거 같아

 

  근데 나만 포기가 안 되네나만

 

  (석형)   아이고

 

  그래도 해 보는 데까지는 해 봐야지

 

  가자

 

  밥 먹자

 

  (정원)   생각 없어

 

  (석형)   아이고

 

  [정원의 한숨]

 

  (준완)   히노키 탕?

 

  그게 왜 필요한데?

 

  옆집 성범이는 해 줬다고?

 

  ...

 

  3천만 원?

 

  엄마엄마 아들 부자 아이다

 

  봉급쟁이다봉급쟁이

 

  아이!

 

  (송화)   이비인후과 동기한테   얘기 다 해 놨다니깐

 

  다음 주에 병원 와서   나랑 같이 가면 돼

 

  보청기는 처음 할 때   귀에 딱 맞고 좋은 걸로 해야 돼

 

  싼 거 했어

 

  진짜야완전 싼 거 했어

 

  알았어요

 

  [통화 종료음]   (준완)   정연이가 뭘 바꿔?

 

  [송화가 피식 웃는다]   이름을 바꿔뭘로요?

 

  엄마

 

  연극 판에서 15년이나 있었는데   아직도 단역이면

 

  그건 재능이 없는 거야?

 

  얼른 때려치우고 기술을 배우든가   시험을 준비하든가 하라 그래

 

  내가 통화 한번 해 볼게

 

  알았어통화할게

 

  [통화 종료음]   정연이 이름 바꿨대?

 

  (준완)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으며]   연정으로

 

  이쁘네

 

  이쁘긴 뭐가 이뻐?   애들 장난도 아니고

 

  중국집도 아니고

 

  아휴철없어진짜아   [문이 달칵 열린다]

 

  (익준)   계란 시키셨죠?

 

  [흥얼거리며]   계란이 왔어요   싱싱하고 굵은 계란이 왔어요

 

  밥 안 먹었을 줄 알았다

 

  식당 이모님이 주셨어얼른 먹어

 

  (준완)   삶은 거지?

 

  (익준)   당연하지   [문이 달칵 열린다]

 

  (치홍)   교수님, USB, 안녕하세요

 

  [문이 달칵 닫힌다]   (송화)   

 

  - 처남왔어?   - (치홍?

 

  (송화)   여동생 남편이면 매부   [격정적인 음악]

 

  (치홍)   [웃으며]   아닌데

 

  (익준)   매부여기 잠깐 앉아 봐

 

  바빠잠깐 앉아요

 

  아닙니다저 일이 있어서요

 

  (익준)   송화야   우리 매부 그렇게 바빠?

 

  너 무슨 꼰대냐?

 

  [헛웃음]

 

  앉아서 좀 먹고 가

 

  (익준)   그래잠깐만 앉아 봐

 

  할 얘기가 있어서 그래

 

  (치홍)   아유   [치홍의 웃음]

 

  (익준)   ...

 

  안치홍 선생이 처음인 거 알지?

 

  뭐가요?

 

  우리 순이

 

  보기보다 인기가 많아

 

  실제로 이렇게 만나면   생각보다 훨씬 웃기거든

 

  (치홍)   [웃으며]   맞아요익순이 진짜 웃겨요

 

  제가 잘 알죠

 

  특히 그비둘기...

 

  [익준이 테이블을 탁탁 친다]   그래비둘기

 

  많이 봤지그거 내가 가르친 거야

 

  나는   [익준의 헛기침]

 

  나는 비둘기가

 

  이렇게 날아갔다가

 

  [치홍의 웃음]   [새가 푸드덕거리는 효과음]

 

  (익준)   구구

 

  구구

 

  이렇게 돌아오는 것도 돼

 

  [치홍의 웃음]

 

  (송화)   저걸 20년째 본다아유지겨워

 

  난 남매 거 다 봤다

 

  (익준)   그래서 순이가   남자들한테 고백도 많이 받았어

 

  우리 순이 좋다고 따라다니던 애들이   고마 쌔리 마천지삐까리다

 

  에브리웨어

 

  (치홍)   뭐   부대에서도 인기 많아요익순이

 

  (익준)   그렇지?

 

  근데 그렇게 고백만 받던 애가   누굴 먼저 좋아하고 막 티 내는 거

 

  처음 봤어

 

  (치홍)   저요?

 

  [웃으며]   저 아니에요

 

  우리 그런 사이 아니에요   진짜

 

  진짜 친한 친구

 

  베프예요베프

 

  시작은 그렇게 하는 거야

 

  그러다가 이제   여보 되고 당신 되고 그러는 거지

 

  (치홍)   교수님   우리 진짜 그런 사이 아니에요

 

  (익준)   우리 동생

 

  일생을 받는 사랑만 한 애야

 

  누굴 먼저 좋아한 적도 없고

 

  좋아하더라도   속으로 혼자 끙끙 앓던 아이

 

  그런 내 동생이

 

  우리 안치홍 선생을 좋아하는 거 같아

 

  안치홍 선생

 

  우리 동생의 그사랑을

 

  받아 주시게나   [준완이 계란을 탁 깬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준완이 계란을 탁 깬다]

 

  [닭 울음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괜찮으세요아프실 거 같은데

 

  (익준)   왜 때려?

 

  - (익준뭐야...   - (송화야   [준완의 아파하는 신음]

 

  - (준완너 이 새끼야계란...   - (익준?   [송화가 말린다]

 

  (송화)   그만해

 

  [경쾌한 음악]   - (준완네가 뭔데네가 뭔데   - (송화쪽팔려

 

  - (송화그만해!   - (준완네가 뭔데새끼야

 

  - (익준뭔데?   - (준완뭔데네가?

 

  (익준)   내가 갖다준 계란 갖다가 네가...

 

  - (익준왜 내 머리를...   - (송화왜 이래진짜?

 

  [송화의 웃음]

 

  나 순간 너희들 7살인 줄 알았잖아

 

  그러게 왜 계란을 대가리로 깨?

 

  익준이 새끼가 헛소리하잖아

 

  (송화)   뭐가 헛소리야?

 

  동생에 대해 그렇게 많이 아는 오빠   난 처음 봤다

 

  그게 무슨 동생 얘기야?   완전 자기 얘기지

 

  걔가 일생을 그랬잖아

 

  너 익준이가   먼저 누구 좋아하는 거 봤어?

 

  (준완)   결혼도 혜정이가   몇 달을 따라다녀서 한 거고

 

  아무튼 남매가   요즘 내 속을 뒤집어 놔요

 

  나 갈래

 

  커피 안 마시고?

 

  우리 본능이 만나러 가야 돼

 

  오늘 본능이한테   내가 줄 선물이 있거든

 

  (준완)   간다

 

  [석민이 입바람을 후후 분다]

 

  혹시 우리 본능이 못 봤어?

 

  (선빈)   본능이요?

 

  도재학 선생님   잠깐 커피 사러 갔습니다

 

  - 부를까요?   - (준완아니에요아니에요

 

  아유꼭 뭘 잘해 주려면 없어요

 

  왜요교수님?

 

  다음 주 도재학 선생한테   ASD 하나 맡기려 그랬지

 

  (석민)   전화할까요?

 

  내가 해도 돼

 

  서프라이즈로 툭 말해 주려 그랬는데

 

  NS 의국에 자주 출몰한다 그래서   찾으러 왔더니만

 

  어쩔 수 없지

 

  자기 복이 그런 거지

 

  고생해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자네가 여긴 웬일인가?

 

  (재학)   여기가 무릎이 닿기도 전에

 

  교수님들 첫사랑부터 지병까지   쫙 읊어 준다는

 

  봉이 봉이 봉 쌤 살롱인가요?

 

  맞고요김준완 교수님?

 

  맞고요

 

  (재학)   제가 김준완 교수님을   굉장히 많이 사랑하는데요

 

  교수님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은데 어떡하죠?

 

  아유궁금해

 

  안치홍 선생 진짜 좋겠다

 

  채송화 교수님 마더 테레사시잖아

 

  좋아요   [웃음]

 

  (광현)   근데 안치홍 선생은   관상에 군대가 없어

 

  진짜 육사 출신 맞아?

 

  나름 군 생활 잘했는데   [흥미로운 음악]

 

  근데 왜 그만뒀어요?

 

  힘들게 육사 들어가서   대위까지 하고 왜 관뒀을까?

 

  (재학)   소문엔   여자 문제 때문이라는 말이 있지

 

  (민하)   군인이 적성에 안 맞아서   때려치웠다던데요?

 

  (겨울)   부대에서 사고가 크게 났대요

 

  트라우마 때문에 관뒀대요

 

  여자 문제야

 

  (민하)   적성적성

 

  MBTI대로 진로 선택을 안 한 거지

 

  (겨울)   트라우마요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그거 진짜 힘들어요

 

  그런 얘기는 저 없을 때 하시는 게   훨씬 편하시지 않겠어요?

 

  (민하)   아니요저희는 절대 뒷담화 안 해요

 

  앞에서 다 얘기해요

 

  [치홍의 탄성]

 

  (광현)   안치홍 선생   어차피 말 안 해 줄 거지그렇지?

 

  [치홍의 웃음]   (재학)   됐어우리도 딱히 안 궁금해

 

  

 

  (재학)   그리고 과거가 뭐가 중요해

 

  미래미래가 중요한 거지

 

  교수님

 

  김준완 교수님이   가장 좋아하는 건 뭔가요?

 

  제가 반년을 옆에서 딱 지켜봤는데

 

  봤는데?

 

  저 빼고는 다 좋아하는 거 같아서요

 

  준완이가 곁을 안 주는 스타일이야

 

  남한테 전혀 관심이 없거든

 

  이기적인 놈이야

 

  (광현)   있다골프

 

  준완이 골프 엄청 좋아해

 

  골프 치자 그러면   부모님의 원수하고도 칠걸?

 

  [발랄한 음악]

 

  [한숨]

 

  [한숨]

 

  (광현)   정원이는 나름 재벌 집 자식이라

 

  어릴 때부터   이것저것 안 해 본 게 없어

 

  춘하추동 취미가 달라

 

  - 봄에는   - (겨울마라톤

 

  (광현)   그렇지봄에는 마라톤   [밝은 음악]

 

  여름엔 서핑

 

  [겨울의 탄성]

 

  가을엔 등산

 

  겨울엔 스키

 

  근데 요즘에는 바빠서   하나도 못 하는 거 같긴 하더라

 

  양석형 교수님은요?

 

  석형이?

 

  걔가 취미가 있나?

 

  맨날 집에만 있을걸?

 

  (광현)   소문엔 석형이 집 텔레비전이   300인치라는 말도 있고

 

  [민하의 헛웃음]

 

  송화 유일한 취미는 캠핑이고

 

  [밝은 음악]

 

  [커터 칼 조작음]

 

  [숨을 씁 들이켠다]

 

  [웃음]

 

  [탄성]

 

  [웃음]

 

  익준이는

 

  (광현)   이 새끼는

 

  다 해

 

  자전거도 타고 골프도 치고

 

  게임도 좋아하고

 

  기타도 치고 베이스도 치고

 

  야구 응원가도 만들고 요리도 하고

 

  아무튼 다 해

 

  근데 다 잘해

 

  요리도 해요?

 

  그럼

 

  익준이가 본의 아니게   홀아비로 몇 년을 살았잖아

 

  우주 그래도 집에서는   유기농에 수제만 먹인다고

 

  주말엔 꼭 직접 요리해서   애랑 같이 먹지

 

  [탄성]

 

  [밝은 음악]

 

  [탄성]

 

  (익준)   이게 식초 조금 섞어도...

 

  [탄성]

 

  [한숨]

 

  (익준)   진짜

 

  [흥미진진한 음악]

 

  [뚜껑을 탁 닫는다]

 

  (익준)   만세

 

  [익준의 힘주는 신음]

 

  그래서 오늘 저녁에   마네랑 마네 아빠만 오는 거야?

 

  (우주)   모네야

 

  (익준)   맞는다모네

 

  아니모네는   언니나 여동생 없대?

 

  분명 있을 텐데마네라고?

 

  언니 있어

 

  (우주)   쌍둥이 장마네

 

  (익준)   그렇지봐 봐

 

  [가위를 탁 내려놓는다]   마네하고 모네는 무조건 세트거든

 

  그래서 오늘 마네는 안 오고?

 

  (우주)   몰라

 

  난 모네가 좋아

 

  [익준의 힘주는 신음]

 

  사랑 모른다

 

  (익준)   아빠가   [익준의 힘주는 신음]

 

  동그랑땡 했지롱

 

  케첩도 했지롱

 

  (우주)   난 짜장면

 

  [익준의 힘겨운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준)   !

 

  [밝은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숨을 씁 들이켠다]

 

  (종수)   넌 이름이 무엇이냐?

 

  사계국화

 

  사계절 피는 국화라

 

  너도 참 피곤하게 산다

 

  [종수의 한숨]

 

  [정원 모의 한숨]

 

  제라늄?

 

  플루토늄우라늄은 들어 봤어도

 

  제라늄은 또 처음일세

 

  [정원 모의 헛웃음]   (종수)   하여튼 반갑다

 

  [종수가 피식 웃는다]

 

  병원 가 봐야 하는 거 아니야?

 

  (종수)   아이고

 

  병원이라면 지긋지긋하네이 사람아

 

  아프면 이제 그냥 조용히   절에 들어가련다

 

  [살짝 웃는다]

 

  아하이야

 

  이 꽃도 또 처음 보네

 

  잠깐넌 이름이 무엇이냐?

 

  (정원 모)   종수야날 한번 찍어 봐   [휴대전화 조작음]

 

  얼른

 

  [종수가 숨을 씁 들이켠다]

 

  [휴대전화 조작음]

 

  뭐래나와?

 

  (종수)   

 

  이름 나온다?

 

  - (정원 모진짜?   - (종수

 

  이름이

 

  '청춘은 갔다'

 

  (정원 모)   ?

 

  청춘은 갔대

 

  [함께 웃는다]

 

  - (정원 모진짜봐 봐   - (종수어   [익살스러운 음악]

 

  (정원 모)   봐 봐   [종수의 당황한 신음]

 

  (종수)   보긴 뭘

 

  (정원 모)   줘 봐 봐보여 줘!

 

  (종수)   아이보긴 뭘 봐

 

  - (종수뭘 봐   - !   [종수의 웃음]

 

  (정원 모)   아이!   [종수의 아파하는 신음]

 

  (종수)   들어가들어가추워추워들어가

 

  (정원 모)   춥긴 뭐가 추워지금 한여름이야

 

  [종수가 중얼거린다]   보여 줘 봐 봐진짜야!

 

  (민하)   이뻐이뻐

 

  장겨울 선생님 어려서 다 이뻐

 

  근데 오늘 얼굴이 좀 푸석하다?

 

  생리통요매달 이래요

 

  아이고

 

  [숨을 씁 들이켠다]

 

  나 질문이 하나 있는데

 

  (겨울)   하세요

 

  장겨울 선생님은 옷이 그거 하나야?

 

  (겨울)   여름옷 이거 하나요

 

  [민하의 어색한 웃음]

 

  [밝은 음악]

 

  (민하)   뭐야?

 

  (겨울)   여기 제 얼굴이 비쳐요

 

  이거 물광이야

 

  과한데

 

  [한숨]

 

  우리 엄마가   해서 남들이 못 알아보는 패션은

 

  패션이 아니라고 했어

 

  우리 엄마가 친한 사람이   나쁜 길로 가면

 

  바로 얘기해 주라고 하셨어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열린다]

 

  (민하)   뭐야?

 

  [긴장되는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재학의 떨리는 숨소리]

 

  (준완)   정진호 환아   ASD 클로저 시작하겠습니다

 

  집도의 도재학퍼스트 김준완입니다

 

  시작하시죠도재학 선생님

 

  (재학)   

 

  [재학의 한숨]

 

  [체외순환사가 피식 웃는다]

 

  [긴장되는 음악]

 

  (준완)   그쪽을 째면 안 되지

 

  정확하게 안 열면 다른 데 다쳐

 

  (재학)   

 

  (준완)   엔도카디움까지 정확하게 다 떠야지

 

  눈에 보이는 겉에만 꿰매면   나중에 거기서 피 난다

 

  (재학)   알겠습니다

 

  (준완)   거긴 너무 깊게 뜨지 말고

 

  네 눈을 속이지 마

 

  정확하게 눈으로 보고 떠

 

  (재학)   

 

  (준완)   도재학 선생님, ICU 호출이 와서   마무리까진 못 할 것 같은데

 

  가도 될까요?

 

  (재학)   들어가고생했어

 

  감사합니다

 

  (재학)   교수님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엔 더 잘하겠습니다

 

  그래다음엔 더 잘해라

 

  [버튼 조작음]

 

  (준완)   근데

 

  너 오늘 생각보단 잘했어

 

  웬일이냐?

 

  [코웃음]

 

  [밝은 음악]   [문이 스르륵 닫힌다]

 

  [재학의 웃음]

 

  [문이 달칵 열린다]

 

  (홍도와 윤복)   안녕하세요

 

  (순정)   거기 내 핸드폰 좀

 

  - (순정본과생?   - (홍도

 

  집이 어디야어디 살아?

 

  병원에서 멉니다

 

  지하철로 50

 

  아이고힘들겠네

 

  (순정)   그래수고해

 

  (윤복)   안녕히 가세요

 

  [문이 달칵 열린다]

 

  [익살스러운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홍도와 윤복)   안녕하세요

 

  (교수1)   장겨울 선생

 

  (윤복)   수술 들어갔습니다

 

  그래?

 

  고마워

 

  (교수1)   본과생이지?

 

  (함께)   

 

  그래아버지는 뭐 하시나?

 

  농사짓습니다

 

  그래?

 

  (교수1)   

 

  (윤복)   안녕히 가세요

 

  [문이 달칵 닫힌다]

 

  [박박 문지르는 소리가 들린다]

 

  (현희)   교수님지아가 아워리 유린 아웃풋이   3cc도 안 된다고 합니다

 

  (정원)   바이털은요?

 

  (현희)   지금 BP는 괜찮은데

 

  하트 레이트 150 정도로   타키카디아 있습니다

 

  [한숨]   [문이 스르륵 열린다]

 

  (간호사1)   교수님준비 다 됐습니다

 

  (정원)   갈게요바로

 

  임퍼포레트 에이누스 수술이라   2시간 안엔 끝날 거예요

 

  플루이드 좀 더 주시고   상황 계속 알려 주세요

 

  더 안 좋아지면   이지영 교수님 콜하시고요   [문이 스르륵 닫힌다]

 

  제가 말씀드려 놓을게요

 

  (현희)   

 

  [익살스러운 음악]

 

  [홍도가 찬장을 달칵 연다]

 

  [문이 달칵 열린다]

 

  (윤복)   안녕하세요

 

  (교수2)   누구?

 

  (윤복)   본과생입니다

 

  아이고힘들게 의대는 왜 갔어?

 

  집에 의사가 있나?

 

  (윤복)   아니요

 

  아버지 뭐 하시는데?

 

  농사짓습니다

 

  그래농사 좋네

 

  [문이 달칵 닫힌다]

 

  아이별 어려운 수술 아니야

 

  ASD라고 심방중격 결손이라는 건데

 

  (재학)   늘 하던 거야하던 거

 

  금방 끝냈지

 

  [웃음]

 

  혼이 왜 나?

 

  [못마땅한 한숨]

 

  김준완 교수 뭐아무 때나 막   불 뿜고 그런 사람 아니야

 

  [헛웃음]

 

  여보내가 이따 다시 전화할게

 

  [통화 종료음]

 

  교수님어디 가세요?

 

  (준완)   안 가르쳐 줘와이프?

 

  (재학)   첫 집도 한 거 자랑했어요

 

  (준완)   좋겠다와이프도 있고

 

  (재학)   교수님저 전세 계약했어요

 

  월세 탈출보증금 2억짜리

 

  집들이 때 꼭 초대할게요

 

  (준완)   잘 알아보고 한 거지?

 

  요즘 전세 사기 엄청 많던데

 

  (재학)   저예요대입 4사시 6

 

  [준완의 한숨]

 

  안 그래도 요즘   전세 물건이 없어 가지고

 

  '이거 월세 연장해야 되나?'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부동산 중개인이   가지고 있는 물건이라

 

  바로 계약했어요

 

  부동산 중개인이 집주인이라   일사천리로 바로 딱 계약했죠

 

  [재학이 피식 웃는다]

 

  (준완)   아유부동산 중개인은 사기 안 치냐?

 

  (재학)   등기부 등본이랑   신분증 다 확인했어요

 

  교수님이나 조심하세요

 

  (준완)   ?

 

  (재학)   천명태 교수님요

 

  소문이 너무 안 좋아요엮이지 마세요

 

  (준완)   소문이 어떤데?

 

  (재학)   이게 좀 지저분한 건데...

 

  (준완)   아유됐어듣고 싶지 않아

 

  남이야 뭐바람을 피우든   도박을 하든 삥을 뜯든 뭔 상관이야

 

  얼른그만 따라오고

 

  - 교수님   - (준완!

 

  (재학)   연애하시죠?

 

  휴대폰 닳겠어요

 

  [재학의 웃음]

 

  그리고 그렇게까지 연락이 안 오는 건

 

  까였다고 봐야죠

 

  [재학의 웃음]   [익살스러운 음악]

 

  [재학이 연신 웃는다]

 

  [문이 달칵 열린다]

 

  (홍도와 윤복)   안녕하세요

 

  (익준)   안녕

 

  너희들이 그 유명한   홍도와 윤복이?

 

  (윤복)   장윤복입니다

 

  장홍도입니다

 

  (익준)   우리 구면이잖아

 

  저번에 너희들한테   내가 소시지 많이 줬다

 

  (홍도)   그 사람이야?

 

  그 말 많던 주방 아저씨?

 

  [작은 목소리로]   조용히 해

 

  (익준)   어이학생

 

  (홍도)   ?

 

  [한숨]

 

  요즘 대학생들 무슨 노래 들어?

 

  (윤복)   ?

 

  뮤직 말이야뮤직

 

  요즘 학생들은 무슨 음악 듣냐고

 

  아이유요

 

  (윤복)   저는...

 

  [살짝 웃는다]

 

  동물원요

 

  ''?

 

  '', 내가설마 내가 좋아하는    '말하는 거야?

 

  학생이 동물원 어떻게 알아?

 

  얘는 맨날 옛날 노래만 들어요

 

  구려

 

  (익준)   안 구려인마옛날 노래가 왜 구려?   네가 더 구려

 

  구려요

 

  얘는 낭만을 몰라요

 

  [휴대전화 벨 소리]   (익준)   그러네

 

  너 쟤랑 놀지 마라

 

  낭만을...

 

  나 지금 가

 

  [통화 종료음]   나 회진 있어서 먼저 가는데

 

  나중에 내가 보면 맛있는 거 사 줄게   알았지?

 

  그리고 여기 있지 말고   로비 카페 있지거기 가 있어

 

  여기 있으면 모든 사람들이 와 갖고

 

  어쩌고저쩌고   저쩌고 어쩌고 참견한다알았지?

 

  [숨을 들이켜며]   숨차

 

  그럼 난 이만

 

  [밝은 음악]

 

  [문이 달칵 여닫힌다]   (홍도)   개그맨이야?

 

  아니

 

  낭만 닥터

 

  [피식 웃는다]

 

  [겨울이 콜록거린다]

 

  [수빈의 놀라는 숨소리]

 

  (수빈)   얼굴이 왜 그래요괜찮아요?

 

  (겨울)   [힘겨운 목소리로]   왜요전 콜라요

 

  (수빈)   너무 많이 부었어요

 

  어떻게...

 

  (겨울)   생리통요

 

  약 먹었어요

 

  (수빈)   그럼 약 때문인 거 같은데   [휘파람 소리가 들린다]

 

  [겨울이 연신 콜록거린다]

 

  (겨울)   안녕하세요교수님

 

  뭐야?

 

  응급실 가라빨리

 

  (겨울)   괜찮아요그냥

 

  [긴장되는 음악]   [콜록거린다]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래요

 

  너 안 괜찮아

 

  알레르기 같은데오늘 뭐 먹었어?

 

  별거 안 먹었는데

 

  [숨을 헐떡인다]

 

  (익준)   ?

 

  - (익준어머이게...   - (수빈어머어떡해

 

  (석형)   피 검사 하셨는데

 

  항인지질 항체 증후군으로   판명이 났어요

 

  임신이 잘 유지되려면   피가 잘 흘러야 하는데

 

  이 항인지질 항체 증후군이 있으면

 

  일종의 혈액 순환이   잘 안되는 상황이라서

 

  태반이 만들어지고 임신이 유지되는 데   좀 어려움이 있어요

 

  (여자)   그럼 습관성 유산그런 건가요?

 

  

 

  (석형)   이번이 세 번째 임신이시네요?

 

  이전 두 번은 모두 유산하셨고

 

  임신 7주 차시네요?

 

  [흐느낀다]

 

  

 

  [석형이 펜을 탁 내려놓는다]

 

  (석형)   약을 좀 쓰는 게 좋겠어요

 

  헤파린 주사를   맞아야 할 거 같은데

 

  이게 그러니까 혈액의 응고성 경향을   완화시켜 주는 주사거든요

 

  생각보다 주사 맞는 건   어렵지 않아요

 

  당뇨 환자가 인슐린 주사를 맞는 거랑   비슷하다고 보시면 되고요

 

  주삿바늘도 엄청 가늘어서   생각보다 아프지도 않을 겁니다

 

  주사 놓는 방법이랑 복약 지도는

 

  우리 간호사 선생님이   자세하게 설명해 주실 거고요

 

  저랑은 2주 뒤에 외래 오셔서   다시 볼게요

 

  [훌쩍인다]

 

  (여자)   교수님은 이런 병 가진 산모들   워낙 많이 보시니까

 

  이 정도 병은 병도 아니죠?

 

  유산이 왜 병이에요?

 

  [흐느낀다]

 

  [잔잔한 음악]

 

  유산은 질병이 아니에요

 

  당연히 산모님도 잘못한 거 없고요

 

  (석형)   내가 뭘 잘못해서 이런 일이 생겼나

 

  앞으로 내가 뭘 조심해야 하나   물어들 보시는데

 

  그런 거 없어요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일입니다

 

  [한숨]

 

  그리고 이번에는   원인을 미리 알았으니까

 

  잘 대비하고 치료하면   좋은 결과 가질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주사 잘 맞으시고

 

  당분간 안정 잘 취하세요

 

  [훌쩍인다]

 

  

 

  감사합니다

 

  - ?   - (선진오늘 끝

 

  (석형)   점심?

 

  (민하)   제가 쏘겠습니다

 

  가시죠!

 

  응   [은원의 웃음]

 

  [피식 웃는다]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준완)   초코 조각 케이크 두 개 포장요

 

  (종업원)   포크는 몇 개 드려요?

 

  (준완)   하나요저 혼자 먹을 거예요   [안내 방송 알림음]

 

  (안내 방송 속 직원)   흉부외과 코드 블루

 

  6210호 앞 복도

 

  흉부외과 CPR이다그렇죠?

 

  (안내 방송 속 직원)   흉부외과 코드 블루

 

  [준완이 진동 벨을 탁 내려놓는다]   6210호 앞 복도

 

  [긴장되는 음악]

 

  [가쁜 숨소리]   [심전도계 경고음]

 

  (준완)   박진우 교수님 환자?

 

  (교수3)   엔도카다이티스로   AVR 한 환자인가 봐

 

  (의사2)   리듬 확인하겠습니다

 

  [심전도계 비프음]

 

  (의사3)   펄스 있습니다

 

  (교수4)   이종현 씨이종현 씨괜찮으세요?   [남자3이 콜록거린다]

 

  [교수3의 안도하는 숨소리]

 

  (준완)   다행이다

 

  - (준완간다   - (교수3) 가 봐

 

  (교수3)   빨리빨리 움직이자고준비합시다

 

  (명태)   김준완 교수

 

  (준완)   안녕하세요

 

  (명태)   천명태입니다

 

  김준완입니다

 

  흉부외과 실세시라고

 

  제가요?

 

  (명태)   , VIP 병동 담당이면 그게 실세지

 

  [살짝 웃는다]

 

  의사는 능력이 곧 실세잖아요

 

  [숨을 들이켠다]

 

  이번 주말에 뭐 해요?

 

  골프 좋아하시나?

 

  [의미심장한 효과음]

 

  (선진)   저기 두 자리 비었다

 

  교수님저기요

 

  (석형)   먼저 가세요괜찮아요

 

  (민하)   선진 선생님은 저쪽으로 가세요

 

  [선진의 웃음]   교수님우린 여기 앉아요

 

  (석형)   그래

 

  [석형의 한숨]

 

  (민하)   교수님질문이 있는데요

 

  해도 될까요?

 

  (석형)   

 

  [살짝 웃는다]

 

  (민하)   ...

 

  지난주 야외 정원에서 만난   네이비색 레이스 원피스 누구예요?

 

  두 사람

 

  오붓하게 서로 쳐다보면서 얘기하던데   누구예요?

 

  [민하가 살짝 웃는다]

 

  (석형)   

 

  태건어패럴 양태양 회장 상간녀

 

  ?

 

  양태양 회장 상간녀라고

 

  (민하)   ...

 

  (석형)   기사 많이 나서 내용 알지?

 

  병원 사람들 다 아는 거 같던데

 

  난 뭐괜찮아학생 때부터 익숙해서

 

  [밝은 음악]

 

  (익준)   자리 났다   정원아저기저기

 

  (정원)   

 

  (석형)   내일 우리 밴드 연습 있어?

 

  [익준이 대답한다]

 

  내일 저녁 약속 잡지 마

 

  (익준)   알았어안정원?

 

  (정원)   

 

  밥 다 먹었네편식 안 하고

 

  나 원래 음식 안 가려

 

  사람을 가리지 마새끼야

 

  제자 있잖아

 

  [민하와 익준의 웃음]

 

  (정원)   장겨울 선생이랑 단짝이죠?

 

  (민하)   맞아요어떻게 아세요?

 

  [살짝 웃으며]   항상 같이 다니던데요?

 

  맞는다우리 겨울이   지금 응급실에 있어

 

  (민하)   어머왜요?

 

  (익준)   지금 주사 맞고 많이 가라앉았는데

 

  엔세이드에 아나필락시스가 온 거 같아

 

  생리통 약 먹고 30분 만에 얼굴 붓더니   바로 호흡 곤란

 

  영화처럼 스르륵 쓰러졌어

 

  (민하)   어머어떡해저 먼저 갈게요

 

  (익준)   지금 많이 괜찮아졌어

 

  잘 거야아마

 

  [코 고는 소리가 들린다]

 

  [숨이 컥 막힌다]

 

  [민하의 놀라는 신음]

 

  (민하)   어머괜찮아요?

 

  어디 아파요희수 쌤 오라 그럴까?

 

  아니요이제 하나도 안 아파요

 

  여기서 잤어요?

 

  [민하의 힘겨운 신음]   지금 새벽이에요?

 

  (민하)   으응지금 저녁요

 

  근데 아까부터   휴대폰 메시지 엄청 오던데

 

  교수님들도 엄청 왔다 가고

 

  [하품하며]   나도 GS 갈 걸 그랬어

 

  이거는 뭐전공의가 아니라   완전 공주님이야공주님

 

  [민하의 힘겨운 신음]

 

  [놀라는 숨소리]

 

  [민하의 힘겨운 신음]

 

  (정원)   아프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좀 괜찮아졌어요?

 

  푹 쉬고 얼른 나아요

 

  이거 웃음 웃음 맞죠?

 

  웃음 웃음

 

  물결이 아니고 웃음 웃음이잖아요

 

  그렇잖아요웃음 웃음

 

  (민하)   근데 이거 왜요?

 

  [겨울의 한숨]

 

  혹시 저 좋아하는 거 아닐까요?

 

  (민하)   ?

 

  안정원 교수님이 저 좋아하는 거 맞죠?

 

  (민하)   아니요

 

  왜요?

 

  좋아하면

 

  왔겠죠

 

  좋아하죠?

 

  장겨울 선생님

 

  안정원 교수님 좋아하죠?

 

  

 

  [잔잔한 음악]   [떨리는 숨소리]

 

  [훌쩍인다]

 

  [휴대전화 벨 소리]

 

  송화야

 

  그래잠깐만

 

  (정원)   준완아송화가 할 말 있다고   같이 저녁 먹자 그러네

 

  - 너 되지?   - (준완그럼당연하지

 

  (정원)   된대

 

  알았어   우리도 지금 나가는 길이야

 

  그래이따 보자

 

  [정원이 숨을 씁 들이켠다]   [통화 종료음]

 

  목소리가 수상한데뭔 일 있나?

 

  [미심쩍은 숨소리]

 

  (준완)   목소리가 어떤데?

 

  [정원이 숨을 씁 들이켠다]

 

  (정원)   씩씩한 척하지만   뭔가 안 좋은 일이 있는 듯한?

 

  [숨을 들이켠다]

 

  그걸 왜 이제 얘기해?

 

  검사 언제 받았는데?

 

  일주일 됐어

 

  생검 했고 내일 결과 나와

 

  총조직 생검

 

  그거

 

  모양이 안 좋대

 

  [송화의 웃음]

 

  (송화)   의사가 그렇게 말하니까   쫄리긴 쫄리더라

 

  너 그걸 지금 말이라고...

 

  왜 재안병원에서 했어?

 

  (정원)   나나 익준이한테 왔으면   바로 검사하고 바로 처리했지

 

  (석형)   결과 언제 나온다고?

 

  나 재안병원에 사촌 형 있어   바로 물어볼게

 

  (송화)   아유하지 마하지 마

 

  너희들 이렇게 호들갑 떨까 봐   내가 얘기 안 했어

 

  혹시 안 좋으면   병원에 괜히 말만 돌고

 

  나 그런 거 너무 싫어

 

  안 좋긴 뭐가 안 좋아?

 

  그런 일 없어

 

  결과 벌써 나왔겠네내가 전화해 볼게

 

  (송화)   됐어진짜 하지 마

 

  어차피 내일 아침 되면 알게 될 텐데   뭐 하러 그래?

 

  나 진짜 싫어하지 마

 

  너희들 이럴까 봐   다른 병원으로 잡은 거야

 

  제발 그냥 가만히 좀 있어 주세요?

 

  (석형)   내일 몇 시라고?

 

  (송화)   7

 

  (정원)   그렇게 빨리?

 

  (송화)   내가 이번 주 스케줄이 많아서   못 올 거 같다고 하니까

 

  한 시간 일찍 잡아 줬어

 

  거기 외래도 8시 시작이거든

 

  너무 감사하지

 

  지금 너 환자들   외래 시간 잡아 놓은 것 때문에

 

  결과 들으러 못 간다고 한 거야?

 

  대박그거야 병원이랑 얘기해서   날짜를 조정하거나 바꾸면 되지

 

  그 정도 융통성도 없어?

 

  어떻게 그래?

 

  몇 달 전에 예약해서   지방에서 올라오는 분들도 많은데

 

  아유괜찮아

 

  내가 알아서 잘 만나고 올게   [준완의 한숨]

 

  잔소리잔소리

 

  (석형)   그래도 진짜 훌륭한 의사네

 

  환자 때문에   아침 7시 전에 출근도 해 주고

 

  그렇지그 아침에

 

  어유난 절대 못 해

 

  내일 결과 나오면 바로 알려 줘

 

  알았어

 

  내가 같이 갈까?

 

  오지 마진짜

 

  (석형)   당연히 별일 아닐 거야

 

  먹자먹자

 

  [휴대전화 벨 소리]

 

  나 아니야

 

  나도 아니야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바이털은 스테이블해요?

 

  프리 에어도 있고?

 

  (익준)   근처예요

 

  리버 라써레이션에   바울 퍼포까지 있으면

 

  익스플로 해야겠네

 

  알겠어요금방 갈게요

 

  [통화 종료음]   [익준의 못마땅한 신음]

 

  나 먼저 갈게

 

  (준완)   고생해

 

  (익준)   퇴근하다가   다시 들어가는 길이에요

 

  (아라)   [놀라며]   어머응급 환자 생겼어요?

 

  [차 리모컨 작동음]   (익준)   교통사고 환자인데

 

  간이랑 장 쪽에   수술이 필요할 거 같네요

 

  (아라)   [놀라며]   어떡해

 

  아이고오늘 밤새우시겠다

 

  (익준)   새벽에나 끝날 거 같아요

 

  그것도 빠르면   [살짝 웃는다]

 

  (아라)   그럼 새벽에 수술 끝나면   촬영장에 놀러 오세요근처예요

 

  저도 내일 새벽 스탠바이거든요

 

  제가 커피 사 드릴게요

 

  여기 근처에 편의점 엄청 많아요

 

  (익준)   커피는 제가 사 드려야죠   전에도 얻어먹었는데

 

  [버튼 조작음]   새벽에 혹시 일찍 끝나면   가 보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못 갈 수도 있고요

 

  (아라)   수술 잘하시고요

 

  내일 새벽에 뵐 수 있으면 꼭 봬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열린다]   (익준)   

 

  [통화 종료음]

 

  [긴장되는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익준)   리페어 잘된 거 같다

 

  석션

 

  [문이 달칵 열린다]

 

  [한숨]

 

  [한숨]

 

  [잔잔한 음악]

 

  (익준)   넣어 주세요

 

  [차분한 음악]

 

  [립스틱을 탁 연다]   [한숨]

 

  [떨리는 숨소리]

 

  [립스틱을 달칵 닫는다]

 

  [한숨]

 

  [피식 웃는다]

 

  (송화)   뭐야왜 왔어?

 

  (익준)   뭐긴 뭐야걱정돼서 왔지

 

  [한숨]

 

  (송화)   입 찢어진다입 찢어져

 

  그러게 집에서 잠이나 자지   왜 왔어?

 

  (익준)   잠이 오냐?

 

  [다가오는 발걸음]

 

  (간호사2)   안녕하세요

 

  (익준)   아유안녕하세요

 

  아침부터 저희 때문에 고생 많으십니다

 

  (간호사2)   아니에요이런 날 종종 있어요

 

  - (간호사2) 잠시만요   - (익준요것 좀 드세요

 

  (익준)   요거이거 싼 건데 부담 갖지 마시고   [간호사2의 난감한 신음]

 

  (간호사2)   아니에요괜찮아요

 

  (익준)   아이많이 샀어요   그래 갖고 그런 건데

 

  좀 드세요제발

 

  [간호사2의 웃음]

 

  (간호사2)   감사합니다

 

  10분만 기다려 주세요

 

  (익준)   괜찮습니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나 혹시 암이면 어떡해?

 

  고치면 되지

 

  내가 무조건 고쳐 줄게

 

  [차분한 음악]

 

  [송화가 피식 웃는다]

 

  (송화)   괜찮네

 

  (익준)   뭐가?

 

  (송화)   의사의 확신에 찬 말

 

  [익준의 헛웃음]

 

  왜 의사들이   그런 말 하면 안 된다고 하는지

 

  이제 알겠다

 

  그 말 너무 듣기 좋네

 

  진짜 어떤 병도   다 낫게 해 줄 거 같아그 말

 

  그러니까 환자들한텐   더더욱 그렇게 말하면 안 되겠다

 

  나중에 혹시 잘못되면

 

  혹시 결과가 안 좋으면

 

  정말 너무너무 절망할 거 같아

 

  [한숨]

 

  [휴대전화 벨 소리]

 

  [숨을 후 내쉰다]

 

  (송화)   석형아

 

  이제 들어갈 거야

 

  알았어바로 얘기해 줄게

 

  알았어

 

  [통화 종료음]   양석형이 전화도 다 하니?

 

  (송화)   ?

 

  카톡만 하는 줄 알았지

 

  (송화)   나한텐 자주 전화해

 

  [익준의 한숨]

 

  [익준이 숨을 씁 들이켠다]

 

  (익준)   옛날에 석형이가 너 많이 좋아했는데

 

  (송화)   

 

  [헛웃음]

 

  다 옛날 일이야

 

  석형이가

 

  너 좋다고 고백한 날 말이야

 

  그날

 

  석형이 길바닥에서 잔 거 알아?

 

  - 정말?   - (익준

 

  (익준)   

 

  그날 밤에 나하고 술 마셨거든

 

  자기가 얘기하더라   너한테 고백했는데 차였다고

 

  [송화의 헛웃음]   그리고 술 잘 마시고 헤어졌는데

 

  갑자기 새벽에   파출소에서 전화가 온 거야

 

  네 친구 데려가라고

 

  최근 통화가 나여서   나한테 전화를 했대

 

  이게 뭔 말인가 하고 갔더니

 

  참 나

 

  길바닥에서 자고 있는 거   얼어 죽을까 봐

 

  파출소로 데려왔단다

 

  [송화의 웃음]

 

  진짜 추억은 방울방울이다   추억은 방울방울

 

  너 알고 있었네?

 

  왜 모른 척했어?

 

  석형이가 좋아하는 것만 알았지

 

  자세히는 몰랐지

 

  (간호사2)   채송화 님들어오세요

 

  (송화)   

 

  [송화의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밝은 음악]

 

  [송화가 흥얼거린다]

 

  [송화가 피식 웃는다]

 

  (송화)   아직 10분 남았지?

 

  (치홍)   

 

  커피 좀 사다 드릴까요?

 

  (송화)   [웃으며]   아니야

 

  괜찮아그냥 물어본 거야

 

  또 그렇게 말하니까   먹고 싶은 거 같기도 하고

 

  [문이 스르륵 열린다]

 

  뭐래?

 

  괜찮대양성이래

 

  (석형)   좋아   [밝은 음악]

 

  (정원)   결과 뭐래?

 

  (송화)   섬유 선종

 

  6개월 뒤에 다시 검사하기로 했어

 

  그럴 줄 알았어

 

  - (정원고생했다이따 보자   - (송화

 

  [문이 탁 닫힌다]

 

  (송화)   양성양성됐지?

 

  오케이

 

  [치홍이 피식 웃는다]

 

  다 왔니?

 

  한 명 남았는데요

 

  [문이 스르륵 열린다]

 

  너 오늘 애들 호출했어?

 

  한 명씩 줄줄이 나가던데?

 

  (익준)   오늘 저녁에 밴드 연습 있는 거 알지?   이따 봐

 

  매부고생해

 

  [치홍이 살짝 웃는다]   [문이 스르륵 여닫힌다]

 

  [숨을 후 내쉰다]

 

  [석형이 캔을 달칵 딴다]

 

  [익준의 힘주는 신음]   [송화의 시원한 숨소리]

 

  (익준)   다 못 먹지나도

 

  (송화)   우리 이러다   콜라 중독되는 거 아니야?

 

  (석형)   콜 올까 봐 겁나서   술을 마실 수가 있어야지

 

  준완아너 콜라사이다?

 

  바빠지금   히노키 탕 건설 일보 직전이야

 

  (준완)   편백나무로 바꾸고 싶다고?

 

  엄마히노키가 편백나무다

 

  같은 기라고!

 

  [친구들의 웃음]

 

  허파가 폐고 콩팥이 신장이고

 

  찌지미가 부침개고 정구지가 부추라고

 

  정구지가 부추야?

 

  (익준)   

 

  (준완)   아들이랑 있다

 

  이따 다시 전화할게

 

  알았다

 

  [준완의 한숨]

 

  오늘 동물원이라고?

 

  (준완)   너 기타 갖고 왔어?

 

  [송화의 웃음]

 

  너 금방 서울말로 바뀌네?

 

  (송화)   진짜 신기하다

 

  뭔 소리야난 사투리 안 써왜 이래?

 

  친구야정구지랑 같이 묵어라

 

  오야

 

  (송화)   근데 너희 둘

 

  진짜 용 된 거 알아?

 

  - (익준우리 둘?   - (송화

 

  (익준)   [웃으며]   무슨 얘기 하는 거야?

 

  얘네가 더 심했지특히 너

 

  [석형이 젓가락을 탁 내려놓는다]

 

  [휴지를 쓱 뽑는다]   (석형)   내가 뭐?

 

  장국영 머리 한다고   앞가르마 하고 핑클 파마어유

 

  (석형)   진실을 왜곡하지 마익준아

 

  너희들은 더했어

 

  우리가 어땠는데?

 

  [한숨]

 

  [익살스러운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정원과 송화의 웃음]   (석형)   이랬어

 

  (익준)   이 새끼가진짜

 

  (준완)   이 새끼가

 

  (익준)   그건 얘고

 

  (준완)   이 새끼가

 

  (정원)   그 정도는 아니잖아이 정도 됐지

 

  [송화의 웃음]   (준완)   이 새끼가

 

  - (송화아니야아니야쟤 이랬어   - (준완아이   [지하철 경적]

 

  (송화)   너 이랬어

 

  [아련한 음악]   (익준)   여기 맞나?

 

  [준완과 익준의 가쁜 숨소리]

 

  (준완)   학교가 어디고와 안 비노?

 

  (익준)   여기서 버스 타라 칸다

 

  289-1

 

  서울대입구역인데 버스를 와 타노?

 

  (익준)   지금 내가 그거 알면

 

  바보맹키로 이 종이 들고 서 있겠나?   니하고이씨

 

  날도 추버 죽겠는데

 

  니 서울 와 봤다며다 까묵었나?

 

  니도 왔다새끼야

 

  수학여행 때 국회 의사당 갔다 아이가

 

  - (준완맞나?   - (익준맞는다

 

  [익준의 못마땅한 신음]

 

  (익준)   잔돈 있나천 원짜리?

 

  (준완)   내 만 원짜리밖에 없는데

 

  (익준)   내도 만 원짜리밖에 없는데

 

  버스비가 얼마고?

 

  340뭐고?

 

  (준완)   서울 물가 미칬네

 

  살 데가 아니다살 데가

 

  (익준)   그래도 내는 서울 살 기다

 

  있어 봐라내가 돈 바꿔 올게

 

  (준완)   어디서?

 

  (익준)   리어카에서   뭐 좀 사고 바꾸지

 

  (익준)   [어색한 말투로]   아저씨

 

  이거 얼마예요?

 

  (상인)   [웃으며]   어디서 왔어?

 

  부산마산?

 

  그거 7백 원

 

  (익준)   이거는예?

 

  (상인)   그건 3천 원

 

  (익준)   여기 있습니더

 

  (상인)   

 

  면접 잘 봐

 

  (익준)   고맙습니더수고하이소

 

  [준완의 한숨]

 

  (준완)   익준아   내 논술 잘 못 본 것 같은데

 

  (익준)   니 이기나 빨리 잘라라

 

  뭔 소리고?

 

  내 똥이 급해가 화장실 갔는데

 

  아들이 천지삐까리라   아래층 직원 화장실 갔거든

 

  거기서 들었다 아이가

 

  올해 면접 키포인트가 뭔지 아나?

 

  (준완)   뭔데?

 

  (익준)   정갈

 

  (준완)   전갈스콜피언스?

 

  전갈 말고 정갈

 

  정감?

 

  내 그거는 자신 없는데

 

  [한숨]

 

  가서 귀부터 파고 온나   이 빙신 새끼야저기 삽 있더라

 

  (준완)   뭐고

 

  깔끔

 

  (익준)   깔끔한 거 본다고새끼야

 

  퍼뜩 가서 가위로 자르고 온나

 

  (준완)   맞나

 

  (송화)   고마워

 

  (익준)   아이다

 

  [송화의 한숨]

 

  [아련한 음악이 연주된다]

 

  (익준)   ♪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

 

  ♪ 너를 다시 만났었지 ♪

 

  ♪ 신문을 사려 돌아섰을 때 ♪

 

  ♪ 너의 모습을 보았지 ♪

 

  ♪ 발 디딜 틈 없는 그곳에서 ♪

 

  ♪ 너의 이름을 부를 땐 ♪

 

  ♪ 넌 놀란 모습으로 ♪

 

  ♪  ♪

 

  ♪ 너에게 다가가려 할 때에 ♪

 

  ♪ 난 누군가의 발을 밟았기에 ♪

 

  ♪ 커다란 웃음으로 미안하다   말해야 했었지 ♪

 

  ♪ 살아가는 얘기변한 이야기 ♪

 

  ♪ 지루했던 날씨 이야기 ♪

 

  ♪ 밀려오는 추억으로   우린 쉽게 지쳐 갔지 ♪

 

  ♪ 그렇듯 더디던 시간이 ♪

 

  ♪ 우리를 스쳐 지난 지금 ♪

 

  ♪ 너는 두 아이의 엄마라며 ♪

 

  ♪ 엷은 미소를 지었지 ♪

 

  ♪ 나의 생활을 물었을 땐 ♪

 

  ♪ 나는 허탈한 어깻짓으로 ♪

 

  ♪ 어딘가에 있을 무언가를   아직 찾고 있다 했지 ♪

 

  (함께)   ♪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는 날에 ♪

 

  ♪ 빛나는 열매를 보여 준다 했지 ♪

 

  ♪ 우리의 영혼에 깊이 새겨진 ♪

 

  ♪ 그날의 노래는 ♪

 

  ♪ 우리 귀에 아직 아련한데 ♪

 

  ♪ 라랄랄라라라라 랄랄라 ♪

 

  ♪ 랄라라 라랄라랄 랄랄랄라 ♪

 

  ♪ 라랄랄라라라라 랄랄라 ♪

 

  ♪ 랄라라 라랄라랄 랄랄라 ♪

 

  ♪ 라랄랄라라라라 랄랄라 ♪

 

  ♪ 랄라라 라랄라랄 랄랄랄라 ♪

 

  ♪ 라랄랄라라라라 랄랄라 ♪

 

  ♪ 랄라라 라랄라랄 랄랄라 ♪

 

  ♪ 라랄랄라라라라 랄랄라 ♪

 

  ♪ 랄라라 라랄라랄 랄랄랄라 ♪

 

  ♪ 라랄랄라라라라 랄랄라 ♪

 

  ♪ 랄라라 라랄라랄 랄라 ♪

 

  ♪  ♪

 

  [학생들의 환호성과 박수]

 

  (학생)   ♪ 너무 힘이 든다던 그게 ♪

 

  ♪ 이유라면 이유일 수 있지만 ♪

 

  ♪ 나는 알 수 없는걸 ♪

 

  ♪ Lonely Night ♪

 

  다 같이!   [학생들이 추임새를 넣는다]

 

  ♪ Lonely Night ♪

 

  ♪ 떠나던 그 모습이 남았던 ♪

 

  ♪ Lonely Night ♪

 

  ♪ Lonely Night ♪

 

  ♪ 기억 속에 남은 모습으로 ♪

 

  [아련한 음악]   [학생들의 환호성]

 

  미안해

 

  아니야이런 말도 아니고

 

  나 괜찮아

 

  송화야이상한 소리 해서   내가 미안해

 

  [휴대전화 알림음]

 

  [휴대전화 조작음]

 

  (송화)

 

  [휴대전화 조작음]   (익준)

 

  [휴대전화를 탁 닫는다]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석형)   [술 취한 목소리로]   아니야아니야나 갈게

 

  [석형의 힘겨운 신음]

 

  [힘겨운 신음]

 

  [한숨]

 

  [경찰이 가방을 부스럭댄다]

 

  [휴대전화 벨 소리]

 

  [술을 조르르 따른다]

 

  [술병을 탁 내려놓는다]

 

  (익준)   여보세요

 

  어디신데누구신데요?

 

  [종이 딸랑 울린다]

 

  (치홍)   [웃으며]   감사합니다

 

  잘 마시겠습니다

 

  (익준)   심지어 성실하기까지

 

  [함께 웃는다]

 

  모르는 거 있으면   송화한테 많이 물어봐

 

  걔 그런 거 되게 좋아해

 

  (치홍)   아유

 

  채송화 교수님 좋은 분이세요

 

  그럼

 

  제가 많이 존경하고 좋아합니다

 

  

 

  [익준이 살짝 웃는다]

 

  익순이랑은 자주 연락해?

 

  그래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통화해요

 

  진짜 친한 친구거든요

 

  교수님하고 채송화 교수님처럼

 

  아이그래나도 가끔 송화가   여자로 보일 때가 있어

 

  (치홍)   [웃으며]   아이

 

  저희 진짜 그런 사이 아니에요

 

  [웃음]

 

  그리고 익순이

 

  아직도 그 일 상처예요

 

  아직은 누구 만나고 연애하고

 

  그럴 자신이 없대요

 

  다 못 믿겠대요

 

  시간이 좀 걸릴 거 같아요

 

  그래?

 

  그럴 거야

 

  [마우스 클릭음]

 

  (준완)   이번 달 관리비 내가 낸다

 

  정원이가 벌써 냈다는데?

 

  이야안정원이   살림살이 좀 나아졌나 보네?

 

  빈대가 관리비도 다 내고

 

  너 근데 뭔 일 있어?

 

  얼굴에 빗금이 막 쳐졌네?

 

  딴건 아니고

 

  전혀 몰랐었는데

 

  

 

  - (익준익순...   - (준완잠깐   [휴대전화 알림음]

 

  (준완)   나 간다

 

  [초조한 숨소리]

 

  (익순)   예스

 

  (준완)   뭐가 예스?

 

  [준완의 초조한 숨소리]

 

  [휴대전화 알림음]

 

  [감격하는 신음]   (익순)   오늘부터 1일요

 

  [부드러운 음악]

 

  [준완의 벅찬 신음]

 

  [감격하는 신음]

 

  [숨을 후 내쉰다]

 

  [떨리는 숨소리]

 

  [통화 연결음]

 

  (익순)   여보세요

 

  뭐 하고 있어?

 

  [웃음]

 

  진짜

 

  오빠 오늘 수술은 없어

 

  밥은?

 

  누구?

 

  (준완)   그런 직책도 있어?

 

  많이 친한 사람?

 

  

 

  

 

  언제 나오는데?

 

  [웃음]

 

  아니아니아니

 

  오빠가 데리러 갈게

 

  (정원)   진짜요선생님?

 

  (코디네이터)   진짜 지아가 받게 됐어요

 

  [안도하는 한숨]   도너는 22세 여자로 49kg고요

 

  LFT 40 미만으로 괜찮습니다

 

  강운대병원에   7일간 입원하셨다고 합니다

 

  그럼 저희도 바로 수술 준비하겠습니다

 

  (정원)   

 

  [통화 종료음]   [잔잔한 음악]

 

  [지아 부모의 놀라는 숨소리]

 

  (지아 모)   [흐느끼며]   어떡해

 

  (지아 부)   [흐느끼며]   감사합니다선생님

 

  감사합니다선생님정말

 

  감사합니다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선생님

 

  (정원)   아직 뇌사 판정 위원회의   절차도 남았고

 

  도너그러니까 간을 주시는 분의   간 상태도 봐야 하지만

 

  큰 문제는 없을 거 같습니다

 

  빠르면 오늘 밤에   바로 수술할 수 있어요

 

  [지아 부모가 흐느낀다]

 

  (지아 부)   그럼우리 지아 그럼

 

  이제 살 수 있는 거죠선생님?

 

  

 

  (지아 부)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정말

 

  [한숨]

 

  [휴대전화 벨 소리]

 

  간 상태 어때요출발했어요?

 

  (겨울)   교수님어떡하죠?

 

  무슨 일 있어요?

 

  도너 간이 너무 두껍습니다

 

  [어두운 음악]

 

  간이 500g은 넘어 보이고   AP 8cm 정도 됩니다

 

  [한숨]

 

  어떡하죠교수님?

 

  [한숨]

 

  너무 커서 안 될 거 같습니다교수님

 

  [리드미컬한 음악]

 

  [잔잔한 음악]   마지막 방법이자   유일한 방법이니까

 

  아기를 살리기 위한

 

  [한숨]

 

  출혈 많습니다선생님

 

  다음 EVD 생기면 네가 한번 해 볼래?

 

  ?

 

  저 집도하기로 했습니다

 

  저 할 때보다 더 떨려요

 

  포기하시는 게...

 

  잘못된 건 아니겠지?

 

  [흐느낀다]

 

  남들 보기도 너무 창피하고

 

  인생 왜 이렇게 꼬이나

 

  [부드러운 음악]   뭐야벌써 가을이야?

 

  가을이 온 거야?

 

  요즘 뭐 좋은 일 있으신지

 

  [웃음]   항상 기분이 좋으셔 가지고

 

  소개팅선봤어?

 

  진짜?

 

  대체 누구야?

 

  누구길래 그렇게 정신을 못 차려?

 

  김준완내가 아는 사람이야?

 

  저는 김준완 씨 친구   이익준이라고 합니다

 

  근데 거기 골프장   진짜 좋더라?

 

  공이 막 알아서 홀로 들어가

 

  제약 회사 리베이트 건으로   투서가 들어왔대

 

  [수술 도구를 달그락 내려놓는다]   [한숨]

 

  골프장 갔냐고요

 

  그 골프장 회원권이

 

  2억이라면서요

 

  넌 안 갔지?

 

  뭔 일 있어?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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