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의사 생활 S1.5
[재용의 아파하는
신음] [긴장되는 음악]
[한숨]
이거 완전 개새끼
아니야?
[정원의 거친
숨소리]
장겨울 선생,
경찰에 신고해요
- 네?
- (광현) 아동 학대 같지?
(정원)
어, 교통사고로는
멍이 이렇게 들진 않아
게다가 색이
다른 멍도 여러 개고
오래전에 맞은
건 이렇게 멍이 옅고
여기 선명한
건 최근에 맞은 거
등에까지 멍투성이인
걸로 봐선 이 아빠 완전 상습범이야
뭐 해요,
빨리 경찰에 전화 안 하고?
[박진감 넘치는
음악]
(광현)
어?
- (정원)
아, 자, 장... - (광현) 야
[사람들의 놀라는
신음]
수술 바로 해야겠다
그래야지
근데 맨발의
장베베 선생 괜찮겠지?
[정원의 한숨]
(준희)
경찰에 신고했어요, 5분 안에 온대요
사회 복지사
한 분도 같이 오신다네요
(광현)
장겨울 선생 누가 따라가 봐야 하지 않을까?
보안 팀에도
연락했지?
네
아,
간도 크다
손에 칼이라도
쥐고 있으면 어떡하려 그래?
[광현의 헛웃음]
(준희) 쯧
아,
근데 교수님 어제 재용이 형도 왔었는데
형은 괜찮을까요?
아니,
팔이 부러졌다고 왔는데 엑스레이상으론 갈비뼈도 부러졌거든요
좀 이상하긴
했어요
형 엑스레이
좀 봐요 [박진감 넘치는 음악]
[겨울의 힘주는
신음]
[겨울의 힘주는
신음]
[재훈 부의
놀라는 신음]
(재훈 부)
아, 뭐야,
아, 뭐야, 미친년이
놔,
놔, 안 놔? 안 놔?
놔,
놔!
이거 놔!
[겨울의 힘겨운
신음]
[물통이 데구루루
구른다]
[재훈 부가
털썩 쓰러진다]
[팡파르 효과음]
[거친 숨소리]
[달려오는 발걸음]
[겨울의 놀라는 숨소리]
괜찮아?
네,
감사합니다
[흥미로운 음악]
(재훈 부)
[거친 숨을 내쉬며] 놔, 놔
[재훈 부의
아파하는 신음]
(송화)
수고해요
(재훈 부)
놔!
(재훈 부)
증거 있어요? 증거 있냐고요
(경찰1)
일단 경찰서 가서 얘기하시죠
(재훈 부)
어이, 의사
양반 내가 애 팼다는 증거 있어?
증거 있냐고
(경찰1)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두 아이 모두 아동 학대가 의심된대요
의사가 신입니까?
의사가 신이야,
뭐야?
우리 애예요,
예? 우리 애라고
내 앤데 내가
더 잘 알지
본 지
10분밖에 안 된 저 사람들이 뭘 안다 그래, 어?
(경찰2)
그렇게 억울하시면 경찰서 가서 다 얘기하세요, 예?
얼른 가시죠,
아...
(정원)
재훈이요
[긴장되는 음악]
어제 식탁에서
떨어져 팔 부러진 재훈이요
엑스레이를 다시
보니깐 오른쪽 갈비뼈가 부러졌더라고요
예,
맞아요, 그래서요?
떨어졌을 때
그쪽으로 떨어졌으니까 그런 거지
그게 뭐요?
식탁에서 떨어졌는데
팔도 부러지고
갈비뼈도 부러지는 것도 참 드문데
재훈이는 자세히
보니깐 오른쪽 맨 아래 늑골도
한 번 부러졌다가
다시 붙은 자국이 있고
왼쪽도 왼쪽
아래 갈비뼈도 그래요
혹시 폭행 전과
있습니까?
[경찰2가 휴대전화를 탁 꺼낸다]
[휴대전화 조작음]
(경찰1)
아동 복지법 위반 혐의로 수배 내역 확인돼서 체포하겠습니다
당신은 변호인을
선임할 권리가 있으며 변명의 기회가
있고
체포구속적부심을
법원에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재훈 부)
당신 내가 얼굴 똑똑히 봤어 [의미심장한 음악]
다시 만나면
너 가만 안 둬
조심해,
어? 쯧
[경찰2의 못마땅한 신음] (경찰1) 빨리 와
[문이 스르륵
열린다]
(정원)
사회 복지사님이시죠?
(사회 복지사)
네
수술은 두세
시간 정도 걸릴 거고요
어,
애가 깨어나면 불안해할 수도 있으니까
옆에서 케어
잘 부탁드립니다
(사회 복지사)
그럴게요
(정원)
네
아,
그리고 집에 재훈이라고 재용이 형이 있는데
아마 아침도
못 먹고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사회 복지사)
우리 직원이 집에 벌써 도착했을 거예요
걱정 마세요
- (정원)
네, 감사합니다 - (사회 복지사) 네
(정원)
아, 배준희
선생
잘했어요
형 엑스레이
볼 생각은 저도 미처 못 하고 있었는데
고마워요
아,
아닙니다
(정원)
간다, 광현아
아,
장겨울 선생
빨리 가서 수술
준비 안 하고 뭐 해요?
[발랄한 음악]
마취과는 제가 전화했으니까
어,
퍼미션 받고 수술방 연락 오면 환자 바로 올려요
(겨울)
네
[밝은 음악]
[익준의 한숨]
(익준)
배고픈데, 엄청?
[문이 달칵
닫힌다] (정원) 고기 먹자, 애들한테
톡 했어
참,
너 그거 다 수습됐어?
거의,
하
와,
근데 세상 살다 살다 별일을 다 겪는다, 진짜
어유,
당 떨어져, 야, 먹을 거 없냐?
- (정원)
저기 - (익준) 아, 맞는다
야,
그럼 권순정 교수님이 본 환자는 가짜 아들이었던 거야?
(익준)
어, 나한테만
진짜 아들 보여 주고 권 교수님은
가짜 아들만 본 거지
와,
이 새끼, 이거
이거 진짜 어린이네,
어린이
와,
1차 검사, 2차 검사 정신과 진료도 하고 지문 등록도 하고
엄청 빡세게
관리하는데, 참
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을까?
아이고,
심 의원 이식밖에 답이 없는데
자식은 안 한다고
하니까 도박을 한 거지
(익준)
참 나
나름 엄청 치밀하게
준비를 했더라고
웬만한 검사는
친아들이 다 하고
가짜 아들은
병실에 숨어 있다가
권순정 교수님하고
전담 간호사한테만 얼굴을 보여 준
거야
권순정 교수님이
공여자 수술을 해서
권 교수님한테는
가짜 아들 얼굴 보여 줘야 되니까
그리고 가짜도
1년 전부터 딴 병원에서 이것저것 검사를 해서
가장 좋은 사람으로
세팅을 했더라고
(정원)
참, 어차피
수술 당일 날 들킬 확률이 높은데
야,
나도
(익준)
응, 자
수여자랑 공여자
의료진이 다를 수도 있다는 걸 알고
그걸 노린 거야
보아하니 심
의원은 내가 담당이고 아들은 교수님이
담당한다니까
어쩌면 서로
환자에 대해서 잘 모를 수도 있겠다
이렇게 생각을
한 거지
참,
병원을 바보로 알아요
난 그리고 노냐?
내가 얌전히
내 환자 수술만 할까 봐?
이 방,
저 방 다 들여다보는 게 내 루틴인데, 아유
(정원)
야
너 그거 그만
먹어
준완이 그거
개수 세 놨어
준완이가 제일
애정하는 거야
(익준)
아, 새끼
야,
근데 이 새끼 어디 간 거야?
오늘 우리 스케줄
많잖아
(정원)
몰라
오늘 휴가 내고
아침부터 쫙 빼입고 어디 가던데?
톡 왔어,
고깃집으로 바로 온다고
여자네
(정원)
그럼, 어쩐지
너무 오랫동안 안 사귄다 했다
(익준)
이번에도 석 달 본다
참,
씁, 이 새끼는 생긴 건 멀쩡한데
어떻게,
어유 연애
석 달을 못 넘기냐?
[놀라며]
야, 너
이거 봤어?
(익준)
뭐?
(정원)
하, 그,
바꿔 치기 한 가짜 아들이
석형이 아빠
회사 직원이라네?
야,
석형이 어디 있어?
몰라,
수술실에 있겠지
[심전도계 비프음]
[석형이 장갑을 탁 벗는다]
(석형)
수고하셨습니다
(사람들)
수고하셨습니다
[잔잔한 음악]
[한숨]
(송화)
인테리어 공사를 한다고?
언제?
그동안 어디 있으려고?
내일부터
하,
그냥 대충 좀 살지
아,
이 새끼 신혼방을 꾸미나?
갑자기 왜 그래?
넌 그 욕실에서
샤워가 되디?
욕실만 고치는
거야, 오래됐어
(익준)
둘 다 당분간 우리 집에서 지내기로 했어
(송화)
우리 귀여운 우주는 어떡하고?
(익준)
우리 귀여운 우주는 창원 갔다 왕 이모님이랑
야,
석형아 너
너무 과료하는 거 아니야?
콜라 그만 먹어,
이거 세 캔째야, 지금
(준완)
야, 차라리
맥주를 마셔
이 밤엔 콜도
안 와 아유, 답답이, 진짜
(석형)
얘야, 넌
마치 우리 집 같구나
씁,
이 콩가루 마치 우리 집 같지 않니?
그러네
[말을 더듬으며]
너희 집 같네, 그렇지?
얘네 집 콩가루
집안이잖아
(익준)
진짜, 씨
야,
근데 너희 아빠는 진짜...
아휴,
만날 전부터 진짜 왜 그러시니?
바람피우시지
직원 꼬드겨서
장기 매매 알선하시지
(준완)
작년엔 탈세로 검찰에 고발당해 추징금만 100억 내셨나?
(익준)
야, 넌
뭐 없어?
나?
얘기해
(정원)
본과 1학년
때
내가 밴드 연습하러
지하에 내려갔는데
내가 제일 먼저
왔어
혼자서 막 드럼을
연습하는데 석형이 아빠가 내려오시더니
나한테 담배
한 갑을 사 오라시는 거야
- 그게 왜?
- (익준) 설마
담뱃값을 안
주셨어
[익살스러운
음악]
(정원)
아직도 안 주셨어, 천백 원 팔팔 라이트
이게 말이나
돼?
사장님,
삼겹살 2인분 추가요
아,
그리고 저, 좀생이 변태 찌개도요
(종업원)
네, 알겠습니다
[정원의 시원한 숨소리]
- (송화)
석형아 - (석형) 응?
그래도 구속은
아니시네?
말이 돼?
응?
아니,
이해할 수가 없다
심장 질환 핑계
대셨겠지
(준완)
어머니는?
(석형)
그러든가 말든가 뭐, 신경도 안 쓰시지
내심 감옥에
들어갔음 하실걸?
(종업원)
2인분요
아,
이혼하시지, 나처럼
이야,
우리 요즘 엄청 쿨하다
이런 얘기들
막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어른 같아
이혼이 죄야?
이혼이 죄야?
야,
석형아, 이혼이 죄냐?
- 죄야 - (익준) 나쁜 새끼,
이씨
난 아직도 전
와이프한테 미안해
나랑 우리 집
때문에 고생만 하고 상처만 줬어
- 넌 백번
잘 헤어졌어 - (익준)
오케이
(송화)
우리 오늘 일정 많아, 빨리 먹어
가서 연습도
해야 되고 또 뭐도 해야 되고,
바빠
야,
벌써 9시다
[리드미컬한
음악이 연주된다] (익준)
♪ 밤이 깊었네 ♪
♪ 방황하며
춤을 추는 불빛들 ♪ [정원과 익준이
저마다 말한다]
♪ 이 밤에
취해 ♪
(함께)
♪ 술에 취해 ♪
(익준)
♪ 흔들리고 있네요 ♪
♪ 벌써 새벽인데
♪
♪ 아직도 혼자네요
♪
♪ 이 기분이
♪
♪ 나쁘지는
않네요 ♪
♪ 항상 당신
곁에 ♪
♪ 머물고 싶지만
♪
♪ 이 밤에
취해 ♪
(함께)
♪ 술에 취해 ♪
(익준)
♪ 떠나고만 싶네요 ♪
♪ 이 슬픔을
♪
♪ 알랑가 모르겄어요
♪
♪ 나의 구두여
♪
♪ 너만은 떠나지
마오 ♪
♪ 워
♪
(함께)
♪ 하나둘 피워 오는 어린 시절 동화 같은 별을 보면서 ♪
♪ 오늘 밤
술에 취한 마차 타고 ♪ [휴대전화
진동음]
♪ 지친 달을
따러 가야지 ♪
(익준)
♪ 딱 한 번만이라도 ♪
[코러스가 계속된다]
♪ 날 위해
웃어 준다면 ♪
♪ 거짓말이었대도
♪ [휴대전화 진동음]
♪ 저 별을
따다 줄 텐데 ♪
♪ 아침이 밝아
오면 ♪
♪ 저 별이
사라질 텐데 ♪
♪ 나는 나는
어쩌나 ♪
(함께)
♪ 차라리 떠나가 주오 ♪
♪ 워
♪
♪ 하나둘 피어
오는 어린 시절 ♪ [휴대전화 알림음]
♪ 동화 같은
별을 보면서 ♪
(석형)
미안, 산모가
찾아, 간다!
[노래가 계속된다]
(송화) 야, 안 돼
[휴대전화 알림음]
너 뭐, 뭐 하나 하고 가야 돼
(준완)
야, 인마!
(익준)
야, 야,
야, 나 내일 새벽 간 이식 수술 하는 환자가
갑자기 안 한다
그러네? 간다
(함께)
♪ 가지 마라, 가지 마라 나를 두고
떠나지 마라 ♪
♪ 오늘 밤
새빨간 꽃잎처럼 ♪
♪ 그대 발에
머물고 싶어 ♪
[무거운 음악]
(석형) 오후 회진 때만 해도 NST 괜찮았잖아
(민하)
네, 근데
갑자기 레이트 디셀이 70까지 떨어지고
회복이 잘 안돼요
교수님,
처치실로 바로 오세요
알았어
[통화 종료음]
[한숨]
[함께 흐느낀다]
(남자1)
아비가 자식한테
이게 무슨 짓입니까
선생님
저 수술 못
해요
[잔잔한 음악]
(수빈)
아, 빈이가
얼마나 큰 결정을 했는데요
아빠 컨디션
좋아야 수술도 잘된다고
오늘 일부러
아빠 방에도 안 왔대요
자기만 보면
우신다고
아버님,
이러시면 빈이가 더 힘들어요
[익준의 한숨]
(익준)
저, 제가
하나도 안 아프게 할게요
네?
아이,
아버님은 잘 모르겠고, 빈이
빈이는 내가
정말로 하나도 안 아프게 수술할 테니까
마음 편하게
가지세요
[부부가 연신
흐느낀다]
쯧,
형사 출신이시라더니 완전 수도꼭지시네, 응?
[익준의 웃음]
[긴장되는 음악]
[석형의 거친 숨소리]
[카드 인식음]
[폭죽이 팡팡
터진다]
[사람들의 환호성]
(민하) 교수님, 축하드려요!
(사람들)
♪ 생일 축하합니다 ♪ [익살스러운 효과음]
♪ 생일 축하합니다
♪
♪ 사랑하는
교수님 생일 축하합니다
♪
[사람들의 환호성]
(민하)
후, 후,
후, 후, 후
[사람들의 환호성]
[저마다 축하한다]
[사람들의 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준완)
나 갈래
어?
안녕하세요
(석형 모)
어, 그래
[석형 모의 웃음]
- (정원)
안녕하세요 - (송화) 안녕하세요
(정원)
석형이 콜 와서 병원 갔어요, 아줌마
벌써 통화했지,
고마워 [정원과 석형 모의 웃음]
(석형 모)
이것 좀 먹어 봐
내가 직접 샀어
[석형 모의
웃음] (송화) 예, 잘 먹을게요
(석형 모)
송화, 오늘
자고 갈래?
[익살스러운
음악] (송화) 네?
(석형 모)
늦었잖아, 자고 가
석형이 방 치워
놨어
[석형 모의
웃음]
(준완)
[속삭이며] 자고 가
[송화와 석형
모의 웃음]
(익준)
음, 건강했던
기증자가 잘못되면
어,
저도 견디기 힘들어요
최선을 다해서
제가 빈이 수술할 거고요
어,
제가 빈이 간을 떼는 동안 우리 여기 종세혁 선생님이
아버님 간을
제거할 겁니다
거의 동시에
진행될 거고요
아버님 간이
모두 제거되고 빈이 간을 붙일 준비가
되면
어,
제가 기다리고 있다가 아버님한테 이식을 할 거예요
시간은,
씁
어,
공여자 따님 마취부터 아버님 수술까지
한
10시간에서 한 12시간 정도 걸리는데
제가 수술 중에
나타나면 긴장하셔야 하지만
보이지 않으면
어, 시간이 길어지더라도
'아,
수술이 잘되고 있구나' 이렇게 생각하시면 돼요
우리 딸 수술
많이 힘든 수술인가요?
[익준이 살짝
웃는다]
(익준)
수술은 다 힘들죠, 네 [여자1의 한숨]
그래도 뭐,
아직 젊고 건강하고
특히 이,
이, 의지가 강해서
빈이 아주 잘
이겨 낼 거라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씁, 아버님이 간경변증이 좀 심하셔서
그,
혈관들이 늘어나 있고
지혈이 잘되지
않는 상태여서 피가 많이 날 수도
있어요
아까 그,
수술 동의서 쓰실 때 자세히 다 들으셨...
[드르륵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뭐야,
아직 안 자고 뭐 해요?
(여자2)
엄마, 괜찮아
선생님 간 이식
밥 먹듯이 하는 분이래
(익준)
아니, 그
정도는 아니...
아,
맞는구나
어,
하루에 한 끼 먹을 때도 많아서 [익준이 피식 웃는다]
(세혁)
아빠보다 씩씩하네 [세혁이 살짝 웃는다]
(여자1)
우리 딸이 엄마보다 나아요
빈아,
오늘은 엄마랑 같이 자자
(여자2)
아유, 됐어,
뭐야? 아
쌤,
내일 봐요, '시 유'
(익준)
어허, '투모로우'
[피식 웃는다]
[무거운 음악]
[물이 솨 나온다]
[물이 뚝 멈춘다]
(이송 기사)
천천히 갈게요
(코디네이터)
아버님 강한 분이라면서요
아닌데요?
(남자1)
[흐느끼며] 아비가 자기 살자고
멀쩡한 딸내미
몸에 칼을 대고
[잔잔한 음악]
아휴,
진짜 사람도 아니다
(코디네이터)
아버님, 다 잘될 거예요
그냥 푹 주무신다고
생각하세요
아버님 마음이
편하셔야 컨디션도 좋아서 수술이 잘돼요,
네?
[남자1이 연신 흐느낀다]
[남자2가 인사한다] (석형)
안녕하세요
(여자3)
네, 안녕하세요
[여자3의 힘겨운 숨소리] (남자2) 자기야,
여기 나한테 기대
(여자3)
아유, 괜찮아,
좀
[남자2의 멋쩍은 신음] [사람들의 웃음]
선생님,
우리 튼튼이가 왜 아직 소식이 없죠?
우리 만나기가
싫은가 봐요
(석형)
에이, 그럴
리가요
며칠만 더 기다려
봐요 곧 소식 올 거예요
다른 이상하거나
그런 거 없죠? 괜찮은 거죠?
예,
다 좋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석형)
우리 산모님께서 관리를 잘해 주셔서 여기까지 잘 왔네요
이제 나머지는
저한테 다 맡기시고 마음 편하게 먹고
잘 드시고 잘
주무시고, 응
그러면 됩니다
[여자3의 웃음]
(여자3)
저기, 질문이
있는데요
(석형)
네
선생님,
혹시 결혼하셨어요?
(석형)
예
예?
(여자3)
[웃으며] 아니
아니,
볼 때마다 우리 의사 선생님 너무 괜찮아서
제가 중매 한번
서 보려고요
[당황한 신음]
괜찮습니다,
어, 저 괜찮습니다
여자 친구 있으시구나?
[석형의 당황한
신음]
(석형)
아니요, 어, 없는데 괜찮습니다, 아
37주부터는
만삭이라 배가 아프다 싶으시면
바로 병원으로
오시면 되시겠습니다,
예
(여자3)
예
그,
저도 질문이 있는데
그,
이 사람 출산할 때
혹시 제가 노래를 좀 불러도 괜찮을까요?
아,
하지 말라니까 [민하의 헛웃음]
(여자3)
안녕히 계세요
(남자2)
제가 노래로 계속 태교를 했거든요
진짜 우리 튼튼이가
엄청 좋아할 거예요
제가 정말 꼭
한번...
[남자2의 아파하는 신음]
아,
여보, 내가 이거... [여자3의 못마땅한
신음]
[문이 스르륵
닫힌다] [긴장되는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준완)
텐션 많이 가지 않게
너무 세
적당히
너무 세면 컷스루
된다고 했잖아
(재학)
예, 죄송합니다
(준완)
어제 못 잤어?
(재학)
예, 아닙니다
(준완)
뭐야? 너
어제 오프였잖아
(간호사1)
천명태 교수님이 논문 데이터
200명 오늘까지 다 조사하라고 해서
밤새우셨대요
(준완)
천명태 교수가 누구야?
(재학)
지난주에 새로 오신 교수님요 교수님 모르세요?
(준완)
몰라, 유명한
사람이야?
(재학)
예, 환자들한테
무섭기로 유명한 사람이에요
[어두운 음악]
[마우스 클릭음]
(남자3)
저, 제가
논문을 좀 찾아보니까
외국에서는 대동맥
판막 치환술에서 수술보단 시술을 더
많이 하던데
본인이 의사세요?
(남자3)
예?
아,
아니요
그냥 걱정돼서
물어본 건데요
예,
수술하시면 됩니다
(명태)
그럼
[남자3의 한숨]
(남자3)
아휴, 가시죠
[한숨]
괜찮을 거예요
(준완)
도재학 선생님, 마무리 잘 부탁합니다
(재학)
저, 교수님
저,
저 버리시면 안 돼요, 예?
아,
저, 저, 아, 저 버리면 다른 데로
팔려 간단 말이에요!
집중해!
쯧
[문이 스르륵
닫힌다]
(재학)
집중하세요
건희는 누가
맡아?
안치홍 선생이요
안치홍,
스타트
(치홍)
어, 홍건희,
5세 남아고요
어,
풍선 불다가 기절해서 응급실 통해서 입원했습니다
씨티 엔지오상에서는
모야모야병이 의심되고
오후에
TFCA 할 수 있도록 어레인지했습니다
현재 오투 어플라이
중이고요 하이드레이션 하고 있습니다
환자는 스테이블합니다
이 병은 원인이
뭐예요?
(치홍)
유전...
부모님이 모야모야병이
있으면
자녀에게도 생길
가능성이 조금 높을 수 있겠지만
모든 자녀에게서
생기진 않아
반드시 유전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어
안치홍 건희는 뭘 제일 조심해야 하지?
절대 울리면
안 됩니다
(치홍)
울거나 떼를 쓰면 뇌혈관이 좁아져서
뇌로 혈액 순환이
제대로 안 돼서
발작을 일으키거나
편마비 증상이 올 수 있습니다
맞아,
너 절대 건희 울리면 안 돼
하,
어렵다
(송화)
그럼, 어렵지
이따
CT 찍을 때도 조심해
최대한 잘 달래서
찍어 보고
그래도 안 되면
포크랄 먹여야 될 수도 있어
재우는 게 제일
안전하니까
(치홍)
네
잘 보고 잘
판단해
(송화)
그만할까?
석민아,
점심은?
도재학 선생님이
오늘 적금 탄다고 밥 사기로 했어요
저도 가도 되죠?
천하의 짠돌이
도재학 선생님이 쏘시는 건데 무조건
먹어야죠
도재학 선생이
짠돌이니?
네,
완전요
우리 병원 전설이잖아요
한 달 용돈
10만 원
월급의 반을
적금에 넣는대요
대단하다
[테이블을 탁
짚으며] 그래, 그럼, 맛있게들 먹어라
(치홍)
저는요? 저는 되는데요
(송화)
응?
저는 시간 됩니다,
점심
넌 안 가?
안 가실 거예요?
역사적인 순간인데?
응,
난 안 가
저는 교수님하고
점심 먹을래요
(송화)
그래, 가자
비싼 거 사
줄게, 교수회관 가자
(선빈)
아, 진짜요?
아, 저도요 [석민의 못마땅한 신음]
진작 말씀하시지
(송화)
끝, 치홍이만
사 줄 거야
가자
[선빈과 석민의
탄식]
[차분한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익준)
포털 베인 잡을게요
(간호사2)
네, 일자
클램프 준비됐습니다
[삭둑 자른다]
- (익준)
퍼퓨전 준비됐죠? - (간호사2) 네
(익준)
헤파틱 아테리 잡을게요
[익준의 탄성]
아,
잘됐네, 깨끗하다
김태형 쌤,
출혈 없죠?
확인하고 마무리해
주세요
(태형)
네, 고생하셨습니다
아,
그리고 좀 쉬세요
바로 수혜자
수술도 하셔야 하는데
저쪽 아직 헤파택토미
중이잖아요
(익준)
어, 그러려고
예,
고생들 하세요
겨울아,
고생해, 어
[문이 스르륵
열린다]
(세혁)
바스큘라 클램프 주세요
(마취과 의사)
바이털 어떻게 되나요?
(의사)
BP는 90에 60에 펄스 레이트 100입니다
(세혁)
석션 더요, 잘 안 보여요 [긴장되는
음악]
[심전도계 경고음]
석션 계속, 거즈
(간호사3)
RBC 3개 가져왔어요
(세혁)
좀 벌려 주세요
선생님 여기
벌려 주세요, 잘 안 보여 좀 더 벌려 주세요
[마취과 의사가
말한다]
(세혁)
석션 계속, 석션 계속
거즈
보비요
(마취과 의사)
피 좀 더 타 오세요
(세혁)
좀 더 벌려 주세요, 좀 더
(익준)
피 많이 나? 괜찮아?
(세혁)
하대정맥이 약간 열렸는데 어프로치가 잘 안됩니다
(익준)
마취과 선생님, 바이털 괜찮아요?
(마취과 의사)
피는 좀 난 거 같은데 바이털이 좀 괜찮아진 거 같네요
(익준)
네, 감사합니다,
내가 들어갈까?
(세혁)
들어오셔야 할 거 같습니다
(익준)
어, 누르고
있어, 내가 들어갈게
[심전도계 비프음]
(익준)
마취과 선생님 메이저 블리딩은 잡았습니다
(세혁)
간이 하대정맥을 둘러싸고 있어서 박리하다가 열렸어요
진짜 어렵네요
(익준)
권순정 교수님 있잖아, 간 이식의 대가
(세혁)
네
(익준)
그분도 펠로우 때
첫 수술에서
스킨 열 때부터 피가 나서 쩔쩔매다가
간은 못 보고
피만 잡다가 강판당했대
[세혁의 멋쩍은
웃음]
괜찮아,
이런 일 꽤 있어
그리고 다음에
이런 일 있으면 지금보다 더 잘하면
되지, 뭐
컨트롤 어려우면
나 불러, 또
(세혁)
네, 감사합니다
(익준)
그리고 이 아버지 꼭 살려야 돼
무슨 일 있으면
나 빈이한테 죽어
(세혁)
네 [무거운 음악]
(익준)
스페시맨 나옵니다
(은행원)
와, 미납이
한 번도 없네요?
[재학의 웃음]
[은행원의 놀라는 숨소리]
60회차
5년 완납도 어려운데 연체 기록 한 번도 없으시고
정말 대단하세요
저,
그래서 총 얼마예요?
(은행원)
어, 만기
해지 하시는 거고요
어,
지난 5년간 원금에 이자 그리고 세금 제하고 나면
1억
12만 8,480원요
계좌로 바로
입금됐어요
축하드립니다
[재학의 탄성]
[작은 목소리로]
일, 십,
백, 천...
(은행원)
아, 그리고
이건 저희 지점장님이 드리는 선물
(재학)
어, 오,
이런 것도 주세요?
(은행원)
5년 단골이신데 이 정도는 약소하죠
지점장님도 축하한다고
전해 달래요
아,
이 정도면 우리 집은 1년 넘게 써요
네?
아
이제는 너무
그렇게 지내지 마세요
와이프분도 힘드시겠다
저희 와이프는
8시 전에 집에 불도 안 켜요
(은행원)
아... [휴대전화 벨 소리]
여,
여보 [웃음]
우리
1억이나 있어
아이,
1억!
[재학의 웃음]
(재학)
아, 안녕히
계세요
아,
안 그래도 그동안 너무 빈대 붙어서 미안했는데
병원 사람들한테
밥 한번 사려고, 응 [웃음]
[석민의 한숨]
[익살스러운
효과음]
[발랄한 음악]
진짜 이러기예요?
(재학)
아, 미안해
다음엔 꼭 삼겹살 사 줄게
(선빈)
잘 먹을게요 [재학의 웃음]
아,
어서 드세요
도재학 선생님한텐
이것도 완전 소고기예요,
소고기
석민아,
진짜 미안해
와이프한테 바로
다 송금했단 말이야
와이프도
1억 구경은 한번 해 봐야지
1억요?
한 달에 그럼
얼마나 적금 넣은 거예요?
160만 원
(선빈)
[놀라며] 그게 가능해요?
가능하지
아예 돈을 안
쓰는데
아니,
그래도 지금
사는 집 관리비도 들고
통신비랑 해서
기본 나가는 돈이 있을 텐데?
(재학)
와이프도 맞벌이하잖아
우리 와이프
결혼하고 하루를 못 쉬었어
지난
10년간 악착같이 모은 게 딱 1억이야
그 돈으로 뭐
하시게요?
뭐 [한숨]
내일 전세 계약해
(선빈)
[놀라며] 어, 축하해요
[선빈의 부추기는
신음]
[웃으며]
야, 나
진짜 너무 좋아
물론 코딱지만
한 아파트지만 그래도 전세 아니야,
전세
(선빈)
전세 얼마요?
(재학)
뭐, 대출도
받고 적금 좀 보태서 2억
계약서 잘 써요
며칠 전에 전세
사기 뉴스들 막 나오던데
야,
나 대학 4수에 사시 6년이야
누구한테 훈시야,
이게
집주인은?
그거 잘 확인해요
내가 알아서
잘할게
[웃으며]
그리고 요즘 부동산에서 알아서 다 해 줘
그래도
50만 원 정도는 떼 두시지
부부가 주말에
오랜만에 여행도 가고 그럼 좋잖아요
여행?
여행이 뭐야?
주말?
주말이 뭐야?
[익살스러운
효과음]
[멋쩍은 웃음]
[정원 모의
힘주는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밝은 음악]
[한숨]
[흥얼거리며]
와 이리 덥노, 와 이리 덥노
(정원 모)
와 이리 덥노
엄마 대단하지?
이거 다 엄마가
직접 키우고 가꾼 거야 우리 아들처럼
아,
허리도 아픈데 텃밭을 왜...
엄마,
그리고 채소만 먹는다고 몸에 좋은 게 아니야
이거 다 유기농이야
약 하나도 안 쳤어
완전 건강 밥상
약을 안 친
게 아니라 못 친 거겠지,
허리가 아파서, 하
그리고 엄마
나이 때는 골고루 먹는 게 제일 좋아요
(정원 모)
어
얼른 먹어,
식는다
(정원)
단백질, 철분, 오메가 3 그리고 칼슘
빈혈,
어지럼증 이런 게 다 영양 부족에서 오는 거라고
엄마 다 잘
챙겨 먹고 있어 네 걱정이나 해
뭘 잘 챙겨
먹어?
엄마,
이렇게 먹으면 진짜 영양 부족이라니까?
[한숨 쉬며]
저기
[익살스러운
효과음]
[정원 모와
정원의 한숨]
(정원 모)
잘 챙겨 먹고 있다니까 어른 말을 안 믿어
엄마,
저거 다 먹으면 약물 중독이야
아,
그냥 대충 살다가 저세상 갈래 얼른 밥이나 먹어
[정원의 못마땅한
신음] (정원 모) 응, 이거 먹어 봐,
이거
취나물인데,
내가 무쳤는데도 이 세상 맛이 아니다, 야
[정원 모의
웃음] [정원의 한숨]
내가 진짜 못
살아, 못 살아, 아
맛있네
[정원 모의
웃음]
근데 엄마 내가 지난번에 말했던 거 있잖아
고추장이 없네?
[정원의 한숨]
[밝은 음악]
[정원의 탄성]
미쳤네,
이거 이 세상 맛이 아니네
그렇지?
저세상 맛이지?
[정원 모의
웃음] 저승, 저승
(정원 모)
겉절이도 먹어 봐
엄마,
내가 큰형이랑도 상의해 보고
누나들한테도
물어보고 서울 대교구에도 물어봤거든
(정원)
씁, 근데
이게 한국에서는 나이 제한 때문에
좀 힘든데
그게 이탈리아에서는
신부 공부가 가능하다네?
벌써 추천서도
보냈고 곧 답변도 올 거야
씁,
나 더 늦으면 진짜 후회할 거 같아서
엄마
엄마
[익살스러운
효과음]
안 돼,
신부 공부는 무슨
한국에서 신랑
공부나 해
(정원 모)
멀쩡하게 생겨서 애인도 없어?
(정원)
[웅얼거리며] 아이씨, 진짜
형,
누나들은 다 돼도 넌 안 돼
엄마 외로워서
안 돼
종수랑 저,
석형 엄마 올 때 다 됐어 얼른 먹고 치우자
[정원 모의
한숨]
[정원의 한숨]
아,
더워
(정원 모)
강풍
[발랄한 음악]
(정원)
엄마
(종수)
응, 잘하네
외과라 그런지
손 기술이 좋은 거냐?
외과의 생명은
섬세함이지
(병원장)
형, 왜
대가리만 따? 가운데 똥을 빼야지
(종수)
아이고야
야,
일일이 이걸
어떻게 다 따고 있어, 아이고, 참
[익살스러운
효과음]
너 복강경 몰라?
복강경 했다
그래
[함께 웃는다]
(정원 모)
동작 그만, 손 머리
내가 대가리도
쓸 거라고
대가리 놔두고
가운데 똥만 떼라고 했어,
안 했어?
했어요
(정원 모)
근데 지금 대가리는 버리고 똥도 안 뗐어? 안
뗐어요?
(병원장)
어, 전,
전 뗐습니다
(종수)
에이, 몇
마리
아,
몇 마리
스무 마리도
안 된다, 야, 에이
아,
보자, 보자, 보자, 어디
어,
이 친구들이, 씁, 누구더라?
다시 뗄게,
응?
다 찾을 수
있어
(정원 모)
한 마리도 빼놓지 말고 다 찾아
멸치 육수 내는데
똥이 하나라도 뜨는 순간
오늘이 네 제삿날이다
(종수)
네
(정원 모)
병원장님, 일단 된 거라도 먼저 주세요
(병원장)
아, 예,
예, 예
(정원 모)
빨리해, 이거 하고 쪽파도 다듬어야 돼
(종수)
에이씨 잔치국수 해 준다 그래서 왔더니
이러려고 불렀구먼?
야,
아, 그리고 야, 이걸 어떻게 둘이
다 따?
너도 보면 참
양심 없다, 아이고
아유,
이거 어떻게
똥 없는 멸치가
한 마리도 없냐? 아휴 [초인종이 울린다]
(정원 모)
셋이서 따
[종수의 헛기침]
(종수)
그러니깐 저기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드리 헵번
코스튬을 하신 분이
우리 병원 양석형
교수 모친이다, 이거지?
(병원장)
어 [종수의 탄성]
양 교수 모친이시자
태건어패럴 양태양 회장
사모님
(종수)
어
(석형 모)
제가 도와드려야 되는데 몸이 안 좋아서, 죄송해요
(종수)
아니에요
다 땄어요,
예, 다 땄어요
[종수의 웃음]
아줌마,
커피 드려요?
(정원)
냉커피? 따스운 걸로?
커피?
[웃음]
근데 너도 왜
장가를 안 가니?
오케이,
냉커피로
[정원 모의
힘겨운 숨소리]
이제 그만해도
되겠어요
(병원장)
아, 그럴까요?
- (정원 모)
네 - (종수) 아이고 [휴대전화 벨 소리]
(종수)
아이고, 허리야, 아이고
[힘겨운 신음]
어,
아유, 내 새끼
[종수의 웃음]
할아버지 보고
싶어서 전화했어?
무슨 게임?
(정원 모)
자식이 미국서 의사 하고 한국서 변호사 하면 뭐 해
(종수)
뭘 한다고?
자기 아비는
삼시 세끼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사는데
편하게 입고
오라 그랬잖아
(정원 모)
다 편한 사람들이라고
편하게 입은
거예요 [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정원 모가
입바람을 후 분다]
뭘 하자고?
아,
마피아 게임
맞냐?
- (정원)
네 - (종수) 어
(종수)
아, 손주
놈이 다음 주말에 오는데
그,
마피아 게임을 같이 하자 그러네, 참
[정원의 웃음]
어떡하지?
(정원)
하면 되죠
요즘 애들 많이들
해요, 재밌어요
'대부'도 재밌잖아요
재밌겠네
[어색하게 웃으며]
네
아,
저, 쉽게 설명을 하면요
여기 네 분
중에 마피아가 한 명 있어요
(정원)
그리고 나머지는 무고한 시민이 되는 거죠
마피아는 시민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서 시민인 척 연기를
해요
그럼 그게 누군지
찾아내면 되는 거죠
(종수)
어, 허허,
쉽네
[웃음]
구라 까는 놈
찾으면 되는 거잖아
[정원과 병원장의
웃음]
(정원)
네, 맞아요
아,
그럼 제가 사회를 보고요
어,
네 분이니까 첫판에 시민이 죽으면 게임 끝
마피아가 이기는
걸로 할까요?
다들 룰은 아시겠죠?
뭐 숨긴 놈
찾는 건 내가 1등이지
- 전 자신
있는데 - (병원장)
저도
(정원 모)
근데 게임에는 뭐라도 걸어야지 그냥 해?
이기면 뭐 없어?
(정원)
아, 잠깐만요
어
병원에서 받은
거
아,
내가 준 거네? [함께 웃는다]
네,
병원에서 나온 연주회 티켓
왜 내 건 없어?
내 것도 없어
거기서 딱
10장 줘서
내가
VIP 팀 고생해서 거기에 뿌린 거야
넌 그리고 어차피
뭐, 클래식 잘 모르잖아
[종수의 웃음]
(정원)
넌 그걸 그냥 엄마 바로 줘야지 왜 여기에 풀어?
아,
엄마가 이겨서 따 가면 되지
그리고 엄마
클래식에 관심도 없잖아
여자 친구랑
가면 되잖아
아,
여자 친구 없다니까
여자 친구가
왜 없어?
생긴 건 멀쩡하고
대학 병원 의사 하는 놈이
여자 친구가
왜 없어? [정원의 한숨]
맨날 친구들하고
밴드 하고 자기들끼리 논다고 없는
거죠
[정원 모의
한숨] [종수의 웃음]
(석형 모)
우리 석형이야 잠깐 갔다 와서 애인이 없다고 쳐
근데 넌 왜
없니?
누구 좋아하는
사람도 없어?
- 있어요 - (석형 모) 누구?
[정원 모의 한숨]
하느님요
[정원의 아파하는
신음]
(정원)
아, 엄마!
[정원이 씩씩댄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
나 갈래
(종수)
[정원을 탁 잡으며] 어, 어딜 가,
어딜?
앉아 있어,
앉아, 앉아, 앉아, 어?
아,
마피아 게임 가르쳐 주고 가야지
아유,
밥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려, 인마
아니,
애가 하느님 좋아하는 게 뭐가 어때서 그래?
(정원)
맞아
(종수)
아, 너도
하느님 엄청 사랑하잖아
(정원)
그러니까
(종수)
하여튼 애가 참 이기적이야, 아휴
너 그거 뭐야?
[익살스러운
효과음] [종수의 당황한 신음]
김이야,
김
[익살스러운
효과음]
(정원)
자, 그럼
시작합니다 [종수가 콜록거린다]
제가
'밤이 되었습니다' 하고 마피아 한 명을 뽑을 거예요
그리고 다시
'아침이 밝았습니다' 하면
그때부터 누가
마피아인지 찾아 주시면 돼요
(정원 모)
[놀라며] 아유, 아침까지 한다고?
아,
그러니까 젊은 애들이 하는 거죠
(병원장)
나는 오후에 스케줄 있는데
(종수)
그럼 넌 먼저 가 보고
[발랄한 음악]
이왕 시작한
건데 한 판은 해 봐야지
다른 분들은
오후에 뭐, 스케줄 괜찮죠?
정원이,
너 약속 있어?
[한숨]
[익살스러운 효과음]
[사람들이 바닥을
두드린다] (정원) 자, 밤이 되었습니다
모두 눈을 감고
고개를 숙여 주세요
자,
이제부터 제가 마피아 한 명을 뽑겠습니다
자
자,
이제 마피아는
어,
나다, 나야, 나
[익살스러운
음악]
(석형 모)
언니 맞아요
내 앞으로 뭔가
훅 지나갔어
[종수의 탄성]
(정원 모)
나
(병원장)
축하드려요 [한숨]
[사람들이 바닥을
두드린다]
(정원)
자, 아침이
밝았습니다
이제 마피아가
누군지 찾아 주시면 됩니다
자,
그만 두드리시고요
나 아니야
우린 아무 말도
안 했어요
저도 야쿠자
아니에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야쿠자가 아니고
마피아요
(병원장)
형은 뭐야?
멍청하긴,
말을 하면 안 되지
아니,
형이 뭐건 간에 일단은 시민이라고 해야지
왜 말을 안
해?
(종수)
그래? 말은
해도 되는 거야?
나 시민이지,
시티즌
(병원장)
형, 일부러
그러는 거지?
마피아 아니야?
나?
아닌데?
아니,
가만있어 봐라
씁,
네가 나를 마피아로 의심하는 게 좋은 거니까
어,
내가 마피아라고
해야 되는 거구나?
나 마피아야,
시민 아니야
너 그 머리로
재단을 어떻게 운영하니?
너 빨리 은퇴해
우리 병원 망하게 하지 말고
이거 왜 이래?
율제 내가 맡자마자
매출 확 올랐어
(종수)
이쪽 부군 때문에 요즘에는 언론에도 자주 나오고
엄청 잘나가
(정원 모)
근데 병원장님은 아까부터 얼굴이 왜 그렇게 빨개요?
- 저요?
- (정원 모) 네
마피아 아니에요?
얼굴은 언니가
더 빨개요
언니 마피아죠?
아까부터 말도
많고
(정원 모)
나 아니야, 내가 어떻게 마피아야?
(병원장)
마피아가 어디 '저 마피아예요'라고
하나요?
(정원 모)
어, 저
진짜 아니에요
종수야,
너 말 좀 해 봐
우리 로사 마피아
아니에요
그걸 어떻게
아세요?
제가 마피아입니다
이 형 뭐래?
정원이가 형
어깨 쳤어, 안 쳤어?
안 쳤어
아,
종수 너는 조용히 하고
아까부터 저를
계속 모시는 거 보니까 본인이 마피아신
거 같은데
- 우리 투표할까요?
- (병원장) 해요, 전 사모님이 마피아
저도 확실해요
로사 언니로
투표해요
(정원 모)
어머?
나 진짜 아니라니까
나 마피아 아니라고
종수야,
너 나 믿지?
(종수)
그럼
[정원 모의
못마땅한 신음] 여러분,
제가 마피아입니다
(병원장)
됐고, 형,
투표해
안 교수,
집행해
[병원장의 헛기침]
(정원 모) 아, 그래,
투표해요
어차피
2 대 2야
엄마는 지목되면
투표 못 해
아,
뭐 그렇게 안 되는 게 많아?
우리 집에선
그냥 하는 걸로 해 땅땅땅 [정원 모가 바닥을 탁탁 친다]
(종수)
그래, 해,
투표해
[헛기침]
자,
그럼 투표를 시작하겠습니다
(정원)
정로사 님께서 마피아라고 생각되시면
엄지손가락을
위로 번쩍 들어 주세요 [정원 모의
한숨]
(병원장)
예, 예,
예
[정원 모의
헛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야
미안해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자,
투표 결과는
[북소리 효과음]
[정원이 북소리를 흉내 낸다]
[정원 모의
한숨]
무고한 시민
정로사 님께서 죽었습니다
아,
거봐, 나 아니랬잖아!
(정원)
자, 마피아는
바로 [긴장되는 효과음]
주종수 님입니다!
[병원장의 탄성]
[정원 모의 못마땅한 신음]
뭐?
이씨
[놀라는 신음]
[흥미진진한
음악]
[콜록거리며]
아이, 아,
이게, 아, 이게 뭐야
(정원 모)
하여튼 주종수 음흉한 건 진짜 알아줘야 된다니까
생긴 것도 족제비같이
얍삽하게 생겨 가지고 [종수의 한숨]
어유,
이 사기꾼 새끼
내가 너 국민학교
다닐 때 쇠꼴 주러 간다고
뻥치고 학교
안 가고
뒷산에서 막걸리
받아 마실 때부터 알아봤어,
진짜
이거는 게임이야
이 게임은 원래
이렇게 하는 거라고 [정원 모의 한숨]
안 교수,
맞지? 내 말이 맞지?
아,
완전 [정원의
웃음]
[종수가 구시렁댄다]
(정원 모)
게임이든 노름이든 뭘 하든 간에
인간성은 자연스럽게 나오는 법이야, 응?
어디 등쳐 먹을
게 없다고 65년 지기 불알친구 등을
쳐 먹냐? [종수의 한숨]
- 등을 쳐
먹어, 등을 쳐 먹어 - 나는 게임에 충실했다니까, 참
[흥미로운 음악]
아이, 줘
봐
- (정원 모)
아, 됐어, 됐어, 놔 - (종수)
내가 닦을래
[사람들의 놀라는
신음]
(정원 모)
일로 와, 일로 와 [종수의 괴로운
신음]
(정원)
아, 그만해,
아유
(정원 모)
야, 가만있어,
내가 닦아 줄게 [종수의 비명]
닦아 준다잖아
[휴대전화 벨
소리]
(석형 모)
어, 아들,
아기 잘 나왔어?
(석형)
어, 엄마,
어땠어?
모르는 사람들
있어서 좀 불편했지?
다음 주에는
저랑 온천 가요
강원도에 온천
한 군데 알아 놨어
(석형 모)
엄마 다음 주에도 여기 올래
(석형)
네? 진짜?
늙은 이후로
오늘 제일 많이 웃었어
엄마 태어나서
저렇게 웃긴 사람들 처음이야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아들,
고마워 [차 문이 달칵 닫힌다]
네가 정원이한테도
고맙다고 전해 줘
엄마 간만에
웃었다
[잔잔한 음악]
(석형 모)
[웃으며] 어
[겨울이 흥얼거린다]
(민하)
벌써 왔어?
[민하의 놀라는
숨소리]
왜 이렇게 많이
시켰어요?
(겨울)
간호사 선생님 한 분 더 오신다면서요
(민하)
그래서 우리 총 세 명이잖아
이거 다 못
먹어요 [밝은 음악]
[겨울이 살짝
웃는다]
(승주)
와, 저렇게
잘 먹는데 어떻게 살이 안 찔까?
그러니까요,
아유, 짜증 나
(승주)
참, 추민하
쌤
주말에 남친이랑
뮤지컬 보러 간다 그러지 않았어?
재밌었어?
헤어졌어요
(승주)
왜?
아니,
갑자기 내
연봉을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재테크해
주려나 싶어 가지고 얘기해 줬는데
그다음에 우리 아빠 뭐 하시냐고 물어보데요
(민하)
씁, 뭐지?
이 초딩 같은 질문은?
살짝 짜증도
나고
이 새끼 뭔가
하는 생각도 들고 뭐,
그랬는데
그래 '우리 아빠 강원도에서 민박집 해'
그랬더니요?
아니,
대형 펜션으로 오해할까 봐 얼른
'설악산 아래
완전 조그만 민박집 해' 이랬더니
순간 표정이
확 어두워지는 거 있죠?
민박집 하세요?
좋겠다,
경치 엄청 좋을 거 아니에요
으응,
경치만 좋아요
아무튼 내가
의사니까
집안도 좋고
돈도 많고 그렇게 생각했나 봐
아유,
어린놈의 새끼가 닳고 닳아 가지고
아휴,
그럼 추민하 어떡하냐? 큰일 났네
추민하 쌤 소원
있잖아
크리스마스에
남친이랑 커플링 하고 첫 키스 하는
거
[민하의 탄식]
첫 키스요?
저도 한 번도 안 해 봤는데
미친 거 아니야?
난 올해 첫
키스, 응
[민하의 웃음]
[탄성]
(승주)
올해 아직 많이 남았네
응,
소개팅 빨리빨리 해
(민하)
아니, 제가
이젠 소개팅을 그만하고
고백을 한번
해 보려고...
누구 있구나?
아니,
뭐
[웅얼거린다]
[휴대전화 벨
소리] (민하) 응?
네
[놀라며]
아, 네,
알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선생님, 김재영 산모 그로스
알오엠 됐다고 와서
바로 분만실
올렸대요
(승주)
김재영 산모가 누구더라?
(민하)
아, 왜,
그때 말했잖아요 애정 꿀 뚝뚝 부부
남편이 노래
부르겠다고 해서 와이프한테 맞고 나갔다는
[승주의 탄성]
[여자3의 떨리는 숨소리]
[여자3이 심호흡한다] (석형)
자, 지금
좋아요
자,
빨리 숨 쉬시고
자,
더 밀어요, 더, 더
더 쭉 밀어요
예,
예, 예, 좋아요
[아파하는 신음]
(남자2)
아, 여,
여보 잘하고 있어 잘하고 있어, 여보, 어
[숨을 고른다]
[안내 방송 알림음]
(안내 방송
속 직원) 흉부외과
ER, 흉부외과 ER [긴장되는 음악]
[카드 인식음]
[심전도계 비프음]
(재학) 환자 브라디카디아 오면서
[어두운 음악]
어레스트 나서 CPR 3분 정도 했고
지금은
ROSC 됐습니다
어,
초음파 보자
(준완)
아휴, 심장이
이렇게 안 좋은데 그동안 왜 병원을
안 오셨을까?
돈이 없어서
그랬겠죠
동료분 말로는
낮엔 택배 회사에서 포장 일 하고
밤엔 수산 시장에서
배달 일 한대요
보호자는 오셨어?
아,
아버지랑 좀 전에 통화했는데
지방에서 지금
올라오고 계신대요
보니까 아버님도
우리 병원에서 항암 치료 하고 계시던데요?
우리 병원에서
항암을 하시는데 지방엔 왜 계셔?
공사장에서 일하신대요
부자가 하루
벌어 하루 산다고
동료분은 벌써부터 병원비 걱정하시네요
병원비야 나중
문제고 일단 수술 준비부터 하자
마취과 전화해서
방 열어 달라고 해
(준완)
그, 희수
선생님은 아버님 도착하시면 나한테
바로 전화 줘요
(희수)
네
(여자2)
설마 저 보러 오신 거예요?
(익준)
공주병이세요? 무슨
어머님,
식사하셨죠?
어머님 뵈러
온 거거든
(여자2)
치 [문이 스르륵 열린다]
(간호사4)
오재일 씨 보호자분 들어오세요
(석형)
자, 천천히
심호흡 한번 하고 가실게요
자,
고개 바짝 들어서 배 보시고
자,
하나, 둘, 셋!
[힘겨운 신음]
(승주)
네, 잘하셨어요,
한 번 더
(석형)
자, 끙
주세요, 자, 조금만 더
자,
다 됐어요, 다, 자, 더, 더, 더
[힘겨운 신음]
됐습니다
[아기 울음]
[석형의 한숨]
[잔잔한 음악]
[흐느낀다]
(석형)
아이고, 이쁘다
축하드립니다
(승주)
1시 51분, 1시 51분, 축하드립니다
(남자2)
고생했어, 여보, 응
[함께 웃는다]
[남자2의 한숨]
[한숨]
[코를 훌쩍인다]
[부드러운 음악]
(여자3)
고맙다, 아가, 우리한테 와 줘서
엄마가 사랑해
(승주)
손가락, 발가락 다 확인하셨고요
아기는 체온
유지 때문에 신생아실로 갈 거예요
남편분,
이쪽으로 오시면 아기 안겨 드릴게요
(남자2)
♪ 세상에 지쳐 가던 내게 ♪
♪ 그대는 다가와
♪
♪ 가물어 갈라진
가슴에 ♪
♪ 단비를 주었죠
♪
♪ 잊었던 희망의
노래가 ♪
♪ 새록새록
솟고 ♪
아빠
♪ 그댈 그리며
사는 날들 ♪
♪ 꿈만 같아요
♪
♪ 그대 고운
내 사랑 ♪
♪ 5월의 햇살
같은 꿈이여 ♪
♪ 그댈 기다리며
♪
(여자3)
[작은 목소리로] 선생님
[남자2가 계속 노래한다] 선생님
아,
제발 하지 말라고 말 좀 해 주세요, 네?
아,
제발요, 제발 말, 말...
[한숨]
[잔잔한 음악]
(남자2) ♪ 그대 짊어진 삶의 무게 ♪
♪ 가늠하지
못해 ♪
[웃음]
♪ 오늘도 나는
이렇게 ♪ [여자3의 한숨]
♪ 외로워하지만
♪
♪ 가시나무
숲 서걱이던 ♪
♪ 내 가슴
치우고 ♪
♪ 그대를 쉬게
하고 싶어 ♪
♪ 내 귀한
사람아 ♪
[심전도계 비프음]
(여자1)
여보
여보
[여자1이 흐느낀다]
빈이 왔어
(여자2)
아빠, 딸
[거친 숨소리]
안 아파?
우리 딸
안 아파?
안 아파,
나 하나도 안 아파, 아빠
많이 아팠지?
아빠가 미안해
뭐가 미안해?
미안해하지 마,
아빠
[함께 흐느낀다]
[버튼 조작음]
(간호사5)
교수님, 이분이세요, 김태진 씨 아버님
(남자4)
선생님
우리 아들 좀
잘 부탁드립니다
우리 아들 좀
제발 좀 살려 주십시오
20분 전에
마취했고요
심내막염이라고
판막에 균이 자라서 판막이 망가진
상태예요
손상이 심해서
자기 판막을 살리긴 어렵고
인공 판막을
넣을 겁니다
[흐느낀다]
(준완)
시간은 4시간 정도 걸릴 것 같은데
더 걸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럼
[남자4의 다급한 숨소리]
선생님
우리 아들
세상에서 제일
비싼 판막으로 넣어 주세요
[남자4가 연신 흐느낀다]
(남자4)
우리 아들 가장 비싼 걸로 부탁드립니다
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세상에서
제일 비싸고
가장 좋은 판막으로
수술하겠습니다
(남자4)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문이 스르륵
열린다]
고맙습니다
[아이의 울음]
[여자4가 흐느낀다]
(여자4)
여보 [남자5가 훌쩍인다]
[남자5의 웃음]
[키보드를 탁탁
치는 소리가 들린다]
[힘겨운 숨소리]
[문이 달칵
열린다]
[송화가 키보드를
탁탁 친다] 어이, 퇴근 안 해?
(송화)
이거 내일까지 넘겨야 돼
(익준)
뭔데, 그거?
보사연 과제
애들 시켜
애들 의료 환경
개선안 쓰는 건데 애들한테 어떻게
맡겨?
오늘 밤새우면
다 끝날 거 같아
적당히 좀 해라,
적당히
아,
말 시키지 마, 쯧
[익준이 스위치를
탁 끈다]
야!
[짜증 섞인
신음]
(치홍)
디카페인요
오늘 커피 많이
마셨을 거 같아서
저 좀 있다
가도 되죠?
그래,
너 거기 잠깐 앉아 봐
(치홍)
뭐 하실 말씀이라도...
제가 좀 도와드릴까요?
저 잡일 잘하는데
너 혹시
나 좋아해?
네
[잔잔한 음악]
좋아해요,
예 [살짝
웃는다]
고백하려고 했는데
그, 타이밍을 놓쳤어요
죄송합니다
[헛웃음]
(치홍)
죄송해요
근데 저 진짜
교수님 좋아해요
- 좀 됐는데
- (송화) 아...
아,
하지 마
[웃으며]
야, 하지
마
아,
왜 그래?
(치홍)
제가 교수님 안 불편하시게 알아서 잘할게요
뭘,
뭘 잘해? 뭘?
야,
아, 그냥 하지 마
알았지?
어?
아,
그게 제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서
뭐,
하라면 하고 말라면 마는 그런 장르가 아니라서
(치홍)
전 이만 그럼
안녕히 계세요
[치홍의 헛기침]
야,
정원이 또 밤새운대?
(준완)
응
근데 누가 와
있다고?
(익준)
익순이
[휴대전화 조작음]
오늘 친한 친구가
결혼식 있어서 서울 나왔다가 우리
집에서 자고
내일 새벽 첫차로
복귀한대
내가 거실에서
잘게
아유,
내가 잘게, 내가 손님인데
근데 익순이
태권도 몇 단이야?
- (익준)
1단 - (준완) 유도는?
(익준)
유... 어, 1단
뭐야,
군인이 왜 그래? [휴대전화 벨 소리]
(익준)
아니, 그게...
어,
말하라
(겨울)
교수님, 윤정희 환자 드레인 양이 늘고
컬러체인지 있어서
블리딩 의심됩니다
(익준)
바이털 체크하고 CBC 해 봐 내가 지금 바로
갈게
(준완)
야, 데려다줄게
[통화 종료음]
(익준)
아, 야,
아니야
야,
나 저기 세워 줘 봐 지금 지하철이 더 빨라
[보글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흥얼거린다]
[도어 록 조작음]
[문이 달칵
여닫힌다]
[젓가락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익순이 부스럭거린다]
[흥미로운 음악]
[긴장되는 음악]
[안경이 툭
떨어진다]
[안경이 툭
떨어진다]
[준완과 익순의
놀라는 숨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준완의 떨리는
숨소리]
(익순)
오빠
[익순의 한숨]
오빠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순의 놀란
신음]
[익준이 흥얼거린다]
(겨울)
꼭 교수님만 호출하면 환자분들이 멀쩡해지더라고요
죄송합니다
아니야,
괜찮아, 뭐
나 집에 가도
할 일이 없어
야,
맞는다, 정원이 요즘 우리 집에서 지내는데
진짜요?
저 집에 한 번만 초대해 주세요
그래,
날 한번 잡자
야,
오늘?
(익준)
아, 안
된다 오늘 내 여동생이 와서 안 되고
내가 다시 날
한번 잡을게, 아유
근데 여동생분이
군인이시라면서요
그럼 무술도
잘해요?
15단
[흥미로운 음악]
[익순이 침을
꿀꺽 삼킨다]
[겨울의 탄성]
무에타이
6단에 국대
그리고 합기도
4단, 검도 3단 태권도 1단,
유도 1단
요즘엔 그,
주짓수도 뭐, 하고 있더라고, 좀
대박
우리 익순이가
특히 이 발 차기가
(익준)
예술이야, 발 차기 발 차기가
예술이야
1초에 몇 번?
한...
야,
내가 조금만 과장할게
천 번,
진짜
[익준의 기합]
너
발 그거
오른발,
그거
[떨리는 숨소리]
살인 무기야
저는 강도인
줄 알고
(준완)
세상 어떤 강도가 비번 누르고 들어오니?
신종 강도
[익살스러운
음악]
(익순)
김치 더 드릴까요?
[익순의 한숨]
[익준의 웃음]
[입바람을 후
분다]
[익준의 탄성]
[익준의 웃음]
[익순의 웃음]
(익준) 아유, 진짜
[한숨]
오빠,
소리
그래서 내일
새벽에 간다고?
(익순)
어, 첫차로,
8시까지 부대 복귀해야 돼
오빠,
여자 연예인하고 소개팅한 적 있어?
뭔 소리야,
갑자기?
오늘 결혼한
친구 신랑이 알고 보니까 연예인 기획사
대표인데
거기 배우가
딱 한 명
오늘 결혼식장에도
왔는데 저보고 이익준 씨 동생이냐
그러던데
(준완)
설마 이분?
오,
맞아요
실물 진짜 끝장이더라
(익순)
성격도 좋던데?
근데 진짜 연예인이랑
소개팅했어?
(준완)
말해?
(익준)
전에 사귀었었지
오,
마이 갓김치
허언증 아니지?
진짜야,
공보의 때였냐?
전공의
4년 차 때
'명의'에 5초 나온 거 보고 나한테 반해서 먼저 전화가 왔지
(익순)
말이 돼?
(익준)
오빠가 한때 좀 나갔었다
(익순)
근데 왜 헤어졌어?
그때 둘이 잘됐으면
육혜정인가 오혜정인가
안 만나고 백년해로했지
그러면 우주는
없었지
(익준)
으이그, 쯧
(준완)
진짜 그때 너 왜 헤어졌냐?
너 공보의 하는
창원까지 내려오고 그랬었잖아
밥을 안 먹어
- (준완)
응? - (익순) 뭔 소리야?
(익준)
만나면 거의 밥을 안 먹어
[익준이 숨을
씁 들이켠다]
하,
만날 수면제 먹고 사는 거 같고
그리고 아침에
난 일어나서 출근을 하는데
그 친구는 그
시간에 잔다 그러고
씁,
뭔가 나하고 다른 세계에 있는 사람?
물론 막판엔
내가 차였지만
(익순)
뭐야, 진짜
사귄 거야?
(익준)
아, 진짜라니...
[익순의 탄성]
아,
얘는, 야, 너는 오빠가 말하면
엄마가 아빠랑
부부라고 해도 안 믿더라?
그러게 평소에
동생한테 신뢰를 줬어야지
쯧
오빠,
근데 나 오늘 어디서 자?
오빠 방 내놔
안 돼,
준완이 방에서 자
같이?
미쳤어?
이...
(익준)
쯧, 준완이
소파에서 잔대
[애교 섞인
신음]
보면 너도 약간
가식 있다?
[피식 웃는다]
귀신
[애교 섞인
신음]
[휴대전화 벨
소리]
[준완의 힘겨운
신음]
(준완)
여보세요, 누구세요?
(익순)
누구세요?
(준완)
넌 누구신데요?
(익순)
준완 오빠?
(준완)
아, 익순이,
네 핸드폰이야?
(익순)
집에 놓고 왔구나
난 택시에 놓고
내린 줄 알고
하,
다행이다
(준완)
너 어딘데?
(익순)
터미널요
차 막힐까 봐
일찍 왔는데 너무 일찍 왔네,
하
오빠,
죄송한데요
휴대폰 부대로
좀 보내 주실 수 있어요?
택배 요즘 하루면
오던데
아유,
내가 갖다줄게, 있어
(준완)
응, 나오는
곳 앞에 토스트 파는 데?
알았어
[통화 종료음]
[숨을 들이켠다]
[부드러운 음악]
(준완)
뭘 또 그렇게 먹니?
[익순의 웃음]
이거 맞지?
[익순의 놀라는 신음]
(익순)
감사합니다
오빠,
선물 있어요
[새가 푸드덕거리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신음]
푸드덕푸드덕
[익순의 웃음]
장난이고
진짜 선물 있어요
[익순이 달그락거린다]
오빠 초콜릿
좋아하신다면서요?
이거 맞죠?
손
[익순이 뚜껑을
탁 연다]
[익순의 다급한
신음]
아,
소리, 소리, 소리... 스톱, 스톱,
스톱
안 돼,
안 돼, 안 돼 다시, 다시,
다시
[감미로운 음악]
[익순이 피식 웃는다]
[함께 웃는다]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다 먹을 거야,
내가, 내가
안 되겠다
자요
나머지는 제가
먹어야 돼서
안 돼
내가 좋아한다고
말했던가?
오빠랑 연애하자
[남자6의 한숨]
[한숨]
[노크 소리가 들린다]
(남자6)
아이고, 야 [웃음]
(해성)
고영민 님
(익준)
안녕하세요
(해성)
안녕하세요
(남자6)
어서 오세요
(해성)
컨디션 좀 어떠세요?
(남자6)
아, 좋습니다
이야,
돈이 좋긴 좋네요
딸 덕에 이런
호강도 다 하고
[남자6과 익준의 웃음]
따님이 누구예요?
모르셨어요?
환자 가족까진
잘 모르지 [문이 달칵 열린다]
(해성)
어? [문이 달칵 닫힌다]
안녕하세요
아,
간병인 쓰시지
교수님,
따님 고아라 씨
오랜만입니다
안녕
[밝은 음악]
(익준)
어 [살짝 웃는다]
[살짝 웃는다]
[휴대전화 벨
소리]
(석형)
예, 여보세요
누구시라고요?
(여자5)
양태양 회장님하고 같이 사는 사람요
아,
상간녀
남들은 저를
그렇게 부르데요 상간녀라고
전화 왜 하셨어요?
(여자5)
아드님한테 할 말이 있어서요
불편해하실 건
아는데 그래도 잠깐 얼굴 좀 볼까요?
병원 뒤에 좋은
정원 있던데 거기서 잠깐 보죠
[통화 종료음]
[한숨]
(민하)
어? 잠깐
끊어 봐
[통화 종료음]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민하)
안녕하세요
아아 두 잔
제일 큰 걸로요
네,
감사합니다
[포스 조작음]
[초조한 신음]
(여자5)
어차피 일어난 일이잖아요
'너희들 엿
먹어라'
'너희들 잘
사는 꼴은 죽어도 못 보겠다'
그 마음 이해는
하는데
그래도 이렇게
버티시는 건 아니죠
그쪽 어머니
설득 좀 해 줄래요?
그래도 아들
말은 들을 거 같은데
싫은데요
[무거운 음악]
제가
임신을 했어요
[어두운 음악]
(여자5) 벌써 3개월이라네요
서로 힘든 길
가지 말죠
저 죽일 만큼
싫은 건 아는데
그래도 언제까지
이래요 생떼도 아니고
어머님 아프시다면서요
[여자5의 한숨]
저 같은 애
미워해서 뭐 하시려 그러나
우리 어른답게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으시면서
깔끔하게 정리하죠
앞으로 남은
생이 길잖아요
어머니 잘 설득해
주시리라 믿어요
똑똑하신 분이니까
[한숨]
(유방외과 의사)
이전엔 만져지는 게 없었는데
갑자기 큰 멍울이
잡힌다면
나쁜 가능성을
시사하긴 해요
씁,
만져지는 거에서도 멍울이 좀 딱딱하고
생긴 모양도
보시면
[유방외과 의사의
힘주는 신음]
삐죽삐죽하고
여기 뒤엔 그림자도
지고
모양이 예쁘지가
않아요
이런 경우엔
조직 검사를 해 보는 게 좋거든요
오늘 바로 검사하고
가시죠
제가 하는 일이
있어요
얼마나 걸리나요?
20분 정도
네,
바로 하시죠
[의미심장한
음악]
[떨리는 숨소리]
[리드미컬한
음악]
[잔잔한 음악]
어이, 김준완,
요새 연애해?
아유,
진짜 철없어, 진짜, 씨
우리 안치홍
선생이 처음인 거 알지?
우리 순이가
안치홍 선생을 좋아하는 거 같아
제가 잘 알죠
아유,
아무튼 남매가 요즘 내 속을 뒤집어 놔요
익준이가 먼저
누구 좋아하는 거 봤어?
익준 씨한테
밥 한번 사야 되는데
아직은 누구
만나고 연애하고 그럴 자신이 없대요
시간이 좀 걸릴
거 같아요
근데 너희 둘
진짜 용 된 거 알아?
우리 둘?
서울대입구역인데
버스를 와 타노?
[잔잔한 음악]
장겨울 선생님
안정원 교수님 좋아하죠?
장겨울 선생이랑
단짝이죠?
네,
맞아요, 어떻게 아세요?
혹시 저 좋아하는
거 아닐까요?
교수님,
질문이 있는데요
사랑 그거 모른다,
응?
씩씩한 척하지만
뭔가 안 좋은 일이 있는 듯한?
채송화 교수님
좋은 분이세요
목소리가 수상한데,
뭔 일 있나?
야,
응급실 가라, 빨리, 너 안 괜찮아
정말 너무너무
절망할 거 같아
너무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곳에서
딱
1년만 살고 싶어
거기서 병원
일도 하고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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