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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기로운 의사 생활 S1.2

 

  (민 교수)   고맙습니다

 

  [민 교수의 웃음]

 

  (병원장)   뇌신경 센터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민 과장님

 

  (민 교수)   아유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며칠 안 됐지만 우리 스태프들   실력도 좋고 우리 시스템도 좋아서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합니다

 

  채 교수 잘 부탁해요

 

  그럼 우리 밥이나 먹으러 갈까요?

 

  여기 식당 맛있던데

 

  (교수들)   교수님

 

  (민 교수)   교수는 무슨선배라고 불러

 

  (교수1)   예   [교수들의 웃음]

 

  [커피 머신 작동음]   (병원장)   민 교수 TV보다 실물이 훨씬 낫네

 

  방송 스케줄도 많은데   수술은 또 꼬박꼬박 다 한다네?

 

  공형우 씨 채 교수가 해 줘

 

  심각한 상태는 아닌데   꽤 까다로운 수술이야

 

  기자들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서   무조건 잘돼야 된단 말이야

 

  이참에 채 교수 이름도 좀 알리고?

 

  저 다음 주 수술 스케줄 풀이에요

 

  스케줄 안 돼요

 

  [못마땅한 신음]

 

  (민 교수)   우리 김민식 교수   이번에 셋째 가졌다고?

 

  (교수1)   어떻게 아셨어요?

 

  얘기하는 거 들었지

 

  집에 빨리 들어가

 

  급한 콜 있으면 나한테 돌리고

 

  (민 교수)   내가 한 달에 두세 개는 해 줄게

 

  말씀만이라도 감사합니다

 

  말씀만이라니사람 섭섭하게

 

  감사합니다

 

  [교수들의 웃음]

 

  (교수2)   [놀라며]   근데 저분들 언제까지 계세요?

 

  아유피디들 고생한다진짜?

 

  (민 교수)   아유쉬운 일이 없다

 

  피디님밥 먹을 땐 그냥 식사하세요   저 어디 안 가요

 

  하라는 거 다 해 드릴 테니까   그냥 식사하세요

 

  [교수2의 웃음]   (피디)   감사합니다

 

  (선빈)   용석민 선생님

 

  한승혁 환자   럼바 드레인 해야 할 거 같은데?

 

  하셨어요?

 

  [석민의 한숨]

 

  누구?

 

  7104호 한승혁 환자요

 

  민기준 교수님 환자지?

 

  (선빈)   

 

  [석민의 한숨]

 

  (치홍)   박정수 환자 오전 진료 때   씨티 엔지오를 봤는데

 

  비파열성 뇌동맥류가 확인돼서   좀 전에 입원했고

 

  다음 주 수술 예정입니다

 

  환자복 입으니까 더 잘생겼다야   [남자1이 살짝 웃는다]

 

  (여자1)   선생님수술 어려운 건 아니죠?

 

  (민 교수)   제가 수백 건도 넘게 한 수술이니까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애뉴리즘 위치가 어디지?

 

  (치홍)   오른쪽 파라클리노이드에   뇌동맥류 위치하는데

 

  넥이 좁아 보였습니다

 

  (민 교수)   

 

  문제없습니다간단한 수술이에요

 

  여자 친구 있어?

 

  (남자1)   

 

  아니요

 

  (여자1)   엄마가 뭐라 그래?

 

  [헛웃음 치며]   얘가 사람 이상하게 만드네

 

  [사람들의 웃음]

 

  - (민 교수그럼   - (여자1) 잘 부탁드릴게요선생님

 

  (민 교수)   

 

  안녕하세요

 

  오늘은 좀 어떠세요?

 

  (석민)   아유몰라

 

  그럼 어떡해요?

 

  (민 교수)   그래요?

 

  (여자2)   피 검사하고 이 수액만 걸어 놓고는   한 번도 오시질 않으니까요

 

  수술 날짜도 아직 안 알려 주시고

 

  이런저런 말도 없고

 

  아유이대로 죽으라는 거야뭐야?

 

  정말 죄송합니다

 

  우리 전공의가   정신이 없어서 놓친 거 같은데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여자2의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작은 목소리로]   담당 누구야?

 

  그냥 내가 알아서 할까?

 

  한승혁 환자   오늘 진짜 럼바 드레인 해야 되거든

 

  (선빈)   석민 쌤 맘대로 어떻게 해요?

 

  민기준 교수님이   자기한테 다 물어보고 하라 그랬잖아요

 

  지난주에 그 난리를 겪고도 그러세요?

 

  근데 민기준 교수님은   그럼 오더라도 내시든가

 

  입원만 시켜 놓고   어떻게 한마디도 없으세요?

 

  환자 앞에서만 젠틀하지   환자한텐 관심 하나도 없어요

 

  [문이 달칵 열린다]   (송화)   석민아이명기 환자 수술 당겼어

 

  - (송화보호자 동의서 받자   - (석민

 

  (송화)   안 급해라면 다 먹고   한숨 돌리고 해

 

  다 먹었어요   [마우스 클릭음]

 

  (송화)   [피식 웃으며]   천천히 먹어

 

  [문이 쾅 열린다]   (민 교수)   !

 

  [긴장되는 음악]   너 지금 라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

 

  넘어가이 새끼야?

 

  [민 교수의 성난 숨소리]

 

  너 한승혁 환자   럼바 드레인 왜 안 했어?

 

  왜 안 했냐고새끼야!

 

  (치홍)   교수님

 

  [민 교수가 석민을 탁 놓는다]   [민 교수의 거친 숨소리]

 

  네가 그러고도 의사야?

 

  네가 그러고도 의사냐고새끼야!

 

  (민 교수)   환자 저러다가 하이드로 심해져서   안 좋아지면

 

  그때 네가 책임질 거야?

 

  책임질 거냐고!

 

  교수님이 오더 안 주셨잖아요

 

  오더도 안 내 주시고선...

 

  이 새끼가 미쳤나?

 

  어디 교수한테   또박또박 말대꾸야말대꾸가?

 

  [차분한 음악]   (민 교수)   

 

  네가 이러고도 치프야?

 

  그 정도 판단도 못 하는 새끼가   무슨 치프라고이씨

 

  어쭈이 새끼 봐라?

 

  너 눈빛 뭐냐지금?

 

  눈 안 풀어?

 

  눈 풀어이 새끼야!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눈 풀라고새끼야!

 

  [숨을 들이켠다]

 

  마지막으로 합병증인데요

 

  의식 장애경련운동 장애   감각 마비언어 장애가 올 수 있는데

 

  환자 중의 1%에서 발생을 하며

 

  감염증수술부 감염   뇌염뇌막염뇌농양 등의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혹시 궁금한 건?

 

  없으실 거 같은데

 

  [익살스러운 음악]

 

  그럼

 

  [석민의 힘겨운 신음]

 

  [석민이 입소리를 쩝 낸다]

 

  마지막으로 간혹 환자 중에   1%의 확률로

 

  장기로의 산소 공급이 부족해   장기 부전뇌손상그리고...

 

  (남자2)   뇌손상요?

 

  (여자3)   오빠는 엄마가   저렇게 아픈 것도 모르고

 

  뭐 했어그동안에이씨

 

  (남자2)   선생님저희 어머니 수술이   그렇게 심각한 겁니까?

 

  (석민)   아니이럴 수도 있다

 

  알고 계시라 말씀드리는 거고요

 

  그리고 수술 중   심근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으며...

 

  (남자2)   사망이라니요?

 

  [익살스러운 음악]

 

  방금 전까지 멀쩡하셨는데요?

 

  다 사망하신다는 게 아니라   그럴 수도 있다   [여자3이 흐느낀다]

 

  (여자3)   우리 엄마

 

  우리 엄마 저렇게 가면   우리 엄마 불쌍해서 어쩌누?

 

  우리 엄마 보고 싶어서   나 어떻게 산대?

 

  나 못 살아

 

  엄마

 

  !

 

  엄마

 

  우리 엄마 불쌍해서 어떡해

 

  [여자3과 남자2가 오열한다]

 

  (석민)   저기아직 병병실에 계신데...

 

  (남자2)   어머니!

 

  (여자3)   엄마!

 

  (남자2)   어머니

 

  [석민의 한숨]

 

  (석민)   벌써 출근하는 길?

 

  또 나이트인가요?

 

  (지완)   나이트 아닌데?

 

  (석민)   아니면 퇴근이신가?

 

  (지완)   저 오늘 데이인데?

 

  데이인데 왜 7시에 나와요?

 

  데이니까 7시에 나오죠

 

  - 지금 밤인데?   - (지완지금 아침인데?

 

  [밝은 음악]   (석민)   ?

 

  [석민의 헛웃음]

 

  [석민의 한숨]

 

  [사이렌이 울린다]

 

  [심전도계 비프음]

 

  (정원)   어떤 환자입니까?

 

  (준희)   복통 환자인데   컨스티페이션으로 에네마 했더니

 

  지금은 괜찮습니다

 

  아이죄송해요교수님

 

  우리 인턴이 너무 놀라서   교수님한테 바로 콜했나 봐요

 

  아침부터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보호자분 많이 놀라셨겠네요

 

  (준희)   많이 놀라셨죠어머니?

 

  애들한텐 흔히 있는 일이니까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돼요

 

  특히 이맘땐 정후처럼

 

  변비로 응급실 오는 소아 환자   되게 많아요

 

  정후 첫째죠?

 

  ...

 

  (준희)   보통 첫째 아이는   어머니들이 놀라서 많이 오세요

 

  둘째셋째넷째 어머니들은   전문가가 다 되셔 가지고

 

  응급실 와서 알아서 처방하고   막 수다 떨고 가고 그러세요

 

  (여자4)   그래요?

 

  아휴저는 애 혹시 잘못될까 싶어   엄청 놀랐거든요

 

  아휴제가 이렇게 엄마 경험이   부족해요선생님

 

  (준희)   에이경험 있는 엄마들도   처음엔 다들 놀라세요

 

  놀라는 게 당연한 거니까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정후 잠깐 잠든 거 같으니까   좀 재우고 커피 한잔하실래요?

 

  (여자4)   [살짝 웃으며]   좋죠

 

  (준희)   가요

 

  카페가 열었나?

 

  [발랄한 음악]

 

  [새가 짹짹 지저귄다]

 

  [스위치 조작음]

 

  [익준의 한숨]   [익준이 흥얼거린다]

 

  (왕 이모)   교수님티켓 보니까

 

  돌아가는 날이   이번 주가 아이라 다음 주네요?

 

  티켓 끊어 주신 것도 미안한데

 

  우주는요?

 

  우주는 어떡해요?

 

  (익준)   우주는   오후에 부모님이 오셔 가지고

 

  봐 주시기로 했으니까   아무 걱정 안 하셔도 돼요

 

  따님하고   좋은 구경 많이 하고 오세요여기저기

 

  [익준의 웃음]

 

  중국이 좀 넓습니까?

 

  우주야그거 매워

 

  그거 엄청 매워이리...

 

  네 거 먹어네 거

 

  ... 

 

  (송화)   엄마

 

  거길 장 교수랑 왜 가?

 

  [차 리모컨 작동음]   아유나 못 갈 사정이 있어

 

  나 장 교수랑 헤어졌어

 

  나 장 교수랑 헤어졌다고!

 

  (송화 모)   ?

 

  (송화)   바람피웠어장 교수

 

  아니바람피웠다고...

 

  장 교수 그 새끼가 바람피웠다고

 

  지난주 수술 끝나고 피곤한데   연구실까지 자기 발로 찾아와서는

 

  자기가 먼저 다 얘기하더라고

 

  자기 딴 여자 생겼다고

 

  아이고내가 20대야괜찮지그럼

 

  바빠 죽겠는데 차라리 잘됐어

 

  그깟 남자 친구 없으면 그만이고   아니면 또 새로 사귀면 되지

 

  엄마나 수술수술 들어간다끊어

 

  [통화 종료음]   깜짝이야

 

  [흥미로운 음악]   [익준의 가쁜 숨소리]

 

  웃기려고 입은 거야?

 

  겸사겸사

 

  열 걸음 떨어져서 와   같이 다니기 부끄러우니까

 

  (익준)   장 교수 바람났어?

 

  (송화)   들었어?

 

  (익준)   그거 안 들리면 ENT 가야지

 

  근데 너 발성 되게 좋다

 

  절대 음감이야

 

  내가 달리 밴드 보컬이겠니?

 

  

 

  [밝은 음악]

 

  (석형)   아이스아메리카노   차가운 거 한 잔 주세요

 

  (준완)   아이스아메리카노가 차가운 거야

 

  (석형)   그게 그거지

 

  (준완)   그게 그거니까 하나만 얘기하라고

 

  네가 계산해라간다

 

  [포스기 조작음]

 

  아유싸가지저거진짜

 

  아유죄송합니다

 

  아이스아메리카노   차가운 거 한 잔하고요

 

  저 새끼초코우유 한 개랑

 

  그리고 스콘 주세요

 

  (여자5)   내가 살려고 병원 왔지   죽으려고 왔냐고!

 

  사람이 아프면 말이야

 

  진통제를 주든지   수술한 데를 들여다보든지 해야지

 

  하루에 한두 번   얼굴만 빼꼼 비치면 다야?

 

  그게 다냐고!

 

  (석민)   저기요그렇게 소리를 지르시면

 

  다른 환자분들한테 피해가 가니까...

 

  아프다고내가 너무 아프다고!   [문이 드르륵 열린다]

 

  [석민의 한숨]   (여자5)   사람이 아파 죽겠는데

 

  뭐라도 해 줘야 되는 거 아니야?

 

  [문이 탁 닫힌다]

 

  선생님

 

  저기드레싱을   하루 세 번은 해 줘야지

 

  두 번 해서 소독이 되겠어요?

 

  제가 더 신경 쓰라고 할게요   너무 화내지 마세요

 

  교수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뭐...

 

  말하기 전에   알아서 잘하면 좀 좋아요?

 

  소변은 잘 보시죠?

 

  (할머니1)   좋아라우

 

  적당허니 잘 나와요

 

  (송화)   그럼

 

  [문이 드르륵 열린다]

 

  (송화)   저 환자 퇴원시켜

 

  (석민)   ?

 

  (송화)   좀 전에 목소리 못 들었어?   쩌렁쩌렁하시잖아

 

  다 나았다저분퇴원시키자

 

  (석민)   

 

  (준완)   환자 INR이 이렇게 높은데   넌 뭐 했어?

 

  죄송합니다

 

  (준완)   죄송하면 다야?

 

  내가 환자 INR 체크하고

 

  2 이상이면 FFP 두 개 주라고   했어안 했어?

 

  정확하게 오더를 못 내려서

 

  내가 FFP 몇 개 줄 것까지   얘기해 줬으면

 

  그거라도 똑바로 해야 될 거 아니야

 

  (남자3)   저기선생님

 

  심장이 아파서 병원에 왔는데

 

  지금 심장이 벌렁벌렁해서   죽을 거 같은데요?

 

  (준완)   죄송합니다

 

  잘해라제발

 

  [한숨]

 

  (남자3)   선생님괜찮으세요?

 

  

 

  어디 불편하신 곳 없으시죠?

 

  전 괜찮은데

 

  (남자3)   괜히 저 때문에 죄송해요

 

  어유제가 잘못해서 깨진 건데요

 

  ?

 

  저 밥 좀 먹고 오겠습니다

 

  (재학)   용석민 선생 있나요?

 

  (석민)   재학 쌤이 NS 의국엔 무슨 일로?

 

  인사해흉부외과 도재학 선생님치프

 

  (실습생들)   안녕하십니까

 

  - (재학실습생?   - (석민

 

  (석민)   얘들아앉아

 

  - (홍도네   - (윤복

 

  본과 실습생들인데 이번 주가 우리예요

 

  (석민)   저분이 좀 들어 뵈지?

 

  웬만한 교수들보단 학번이 위야

 

  (재학)   학번은 아래야

 

  대학 4수에 사시 6년이라니까   이제 좀 외워

 

  밥 안 먹을래?

 

  (석민)   밥요그게 뭐예요?

 

  공형우 씨 수술 콘퍼런스 있어서   가야 돼요

 

  알지의인 공형우 씨?

 

  지하철 거의 노숙자인데

 

  철로에 떨어진 임산부 구해서   영웅 된 사람

 

  (석민)   아니그 수술을 갑자기   왜 민 과장님이 하시지?

 

  공형우 환자 딱 TSA 케이스라

 

  채송화 교수님이 전문이신데   그걸 가로채냐?

 

  TSA, 코로 내시경 넣어서 하는 수술

 

  (석민)   제가 그 환자 자료도   다 모아 놨거든요?

 

  채송화 교수님이랑 같이 들어가면   진짜 딱인데

 

  (재학)   아휴밥 안 먹어?

 

  콘퍼런스 있다니까요

 

  (석민)   허선빈안치홍 쌤전공의 3년 차

 

  (실습생들)   안녕하세요

 

  그러고 보니까   너희 둘도 커플이냐?

 

  (홍도)   아닌데요

 

  우리도 아니라니깐요

 

  (석민)   근데 왜 맨날 붙어 다녀?

 

  안 대위는 나이도 많은데

 

  육사 출신   세상에 희한한 사람 참 많지?

 

  친하니까요의전 동기잖아요

 

  남녀가?

 

  - (홍도옛날 사람   - (윤복아이고아버지

 

  (석민)   [헛웃음 치며]   나야말로 '아이고아버지'

 

  이 수술을 어떻게 하면 좋냐?

 

  선빈 쌤이 애들 좀 데리고 다니고

 

  치홍 쌤은   나랑 같이 콘퍼런스 들어가요

 

  (치홍)   

 

  (민 교수)   라지 피츄이터리 튜머이고요

 

  TSA로 토탈 리무버는   어려울 거 같아서

 

  테리오널 어프로치로   튜머 리섹션 하겠습니다

 

  [교수2의 놀라는 신음]

 

  (교수1)   개두술 하면 블리딩도 많을 거 같고

 

  브레인 인저리 가지 않을까요?

 

  튜머가 워낙 크고

 

  (민 교수)   슈프라셀라 익스텐션도 심해서

 

  테리오널 어프로치로 하는 게 낫습니다

 

  그래도 TSA가 나을 거 같은데요?

 

  나중에 방사선 치료를 하더라도

 

  이 환자 DM이라 운드 힐링 느릴 테고

 

  더더욱 개두술은 무리입니다

 

  종양을 한 번에 다 제거해야죠

 

  (민 교수)   언론에서도 당장 수술 경과부터   물어볼 텐데

 

  '일부가 남았고   추가로 방사선 치료 할 수도 있다'

 

  그러면 그쪽에서 뭐라고 쓰겠습니까?

 

  괜히 병원 이미지만 안 좋아져요

 

  환자를 살리고   종양을 모두 제거하는 것도 중요한데

 

  아마 그럼 옵틱너브나   피츄이터리 스톡 쪽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어두운 음악]

 

  (민 교수)   다들 경험들이 많이 없으셔서   그러시나 본데

 

  저 이 수술만 수백 건이에요

 

  퀄리티 오브 라이프도 중요하지만

 

  환자 종양을 눈으로 직접 보고   완전히 제거하는 게 더 낫습니다

 

  저 그동안 환자 후유증도 아주 적었고

 

  예후도 나쁘지 않았어요

 

  (병원장)   후유증이 좋고 나쁘지 않은 걸로는   안 됩니다

 

  병원 이미지 잠깐은 안 좋아지더라도

 

  환자의 퀄리티 오브 라이프   생각해야죠

 

  [한숨]

 

  (선빈)   좀 앉아 있어   나 잠깐 은행 좀 갔다 올게

 

  어르신애들한테 좋은 말 좀 해 줘요

 

  얘들보다 인생을 두 배 더 사셨는데

 

  (재학)   어르신이라니나 아직 30대야

 

  내년에 40이잖아요

 

  [선빈의 웃음]

 

  [문이 달칵 여닫힌다]

 

  (재학)   일단 둘의 이름은?

 

  장홍도입니다

 

  서당에서 씨름 좀 했겠는데?

 

  (재학)   취미는 붓글씨?

 

  아니요기타요

 

  교회에서 밴드 하거든요

 

  아쟁 아니고?

 

  [재학의 웃음]

 

  미안

 

  너는 이름이?

 

  윤복입니다

 

  어른 놀리는 거 아니야

 

  (석민)   채송화 교수님한테 연락했죠?

 

  (치홍)   휴대폰 꺼져 있어서 문자 남겼습니다

 

  (석민)   오늘 강의 있는 날이거든

 

  바로 답장 올 거예요

 

  (치홍)   강의도 나가세요?

 

  (석민)   강의도 나가고   수술도 많이 하시고

 

  전공의 논문도 꼼꼼히 봐 주시고   학회도 나가고

 

  주말엔 등산도 하고 캠핑도 하고

 

  그러면서도 아침 7시   꼬박꼬박 출근도 안 늦으시지

 

  그게 가능해요?

 

  [석민이 숨을 하 내쉰다]

 

  (석민)   그래서 별명이 귀신이잖아   [휴대전화 알림음]

 

  내가 지었어

 

  로비시래요

 

  지금 황재신 쌤이랑 같이 오신대요

 

  (석민)   거봐

 

  정말 귀신이 아니고서는   설명이 안 되는 사람이야

 

  [치홍이 살짝 웃는다]   들어갑시다

 

  (재신)   교수님은 귀신인데 신발이 닳았네요?

 

  (송화)   내가 귀신이야?

 

  (재신)   별명이 귀신이에요

 

  - (송화?   - (재신사람이 아니니깐요

 

  (송화)   김주찬 환자 POD 7일째인데 어때?

 

  (재신)   운드 깨끗해요

 

  스티치 아웃 해도 될 거 같아요

 

  근데 다음 주면 교수님 생일이시던데

 

  신발은 제가 사 드릴게요

 

  (송화)   이 신발 10년은 더 신을 수 있어

 

  (재신)   제가 그 신발 본 지 10년 다 돼 가요

 

  전공의 때부터 신던 거잖아요

 

  그만 보내 드려요

 

  누가 지었어?

 

  내 별명

 

  용석민

 

  접수

 

  [재학의 시원한 숨소리]

 

  [코를 훌쩍인다]

 

  [피식 웃는다]

 

  너희들아직 먼 얘기 같지만

 

  나중에 전공 선택은 꼭 GS로 가

 

  (윤복)   GS...

 

  (재학)   '편의점요?' 이러지 말고

 

  홈 쇼핑도 안 된다

 

  제너럴 서저리일반 외과?

 

  (재학)   그렇지

 

  물론 다른 외과들도   전공의들이 많이 없지만

 

  그중에서 GS 전공의들은   진짜 전국에서 몇 명 안 돼

 

  근데 말이야

 

  이게 또 새로운 역학 관계를 만들었지

 

  [흥미로운 음악]

 

  (재학)   얘들아장화홍련아

 

  (윤복)   홍도와 윤복인데요

 

  (재학)   그래홍도와 윤복아잘 들어

 

  우리 병원만 해도 말이야

 

  일반 외과 교수님만 무려 13

 

  [문이 달칵 열린다]   근데 전공의는 딸랑 1?

 

  장겨울 선생뭐 해?

 

  (재학)   이건 마치 13명의 아버지를 둔   외동딸 같은 거지

 

  그렇다면 과연 누가 갑일까?

 

  얘들아외과나쁘지 않다

 

  장겨울 치프님   왜 이렇게 일찍 나오셨어?

 

  오늘은 좀 쉬라니까

 

  (익준)   아침부터 대장 항문외과   회의 준비해 주셨어

 

  말 걸지 마바쁘시니까

 

  그리고 꺼져 줄래?

 

  [교수3이 혀를 쯧 찬다]

 

  [가습기 작동음]

 

  [가습기 조작음]

 

  (익준)   아이고우리 장겨울 선생   밥은 먹었어?

 

  (겨울)   아까 여기서 컵라면 먹었어요

 

  컵라면?

 

  컵라면이 웬 말이야나와

 

  나와내가 밥 사 줄게얼른 나와

 

  (익준)   장겨울 선생이 쓰러지면   우리 외과도 쓰러지는 거야나와

 

  - (겨울괜찮아요   - (익준괜찮아?

 

  이용찬 환자 차트 보고 있었구나?

 

  이 환자 내일 오전에 간 이식하잖아

 

  간 이식이잖아내가 집도의고

 

  내 수술 들어올래?

 

  [마우스 클릭음]   HCC 환자네요?

 

  [문이 달칵 열린다]

 

  (교수4)   장겨울 선생님저 오늘 회진인데   같이 가 주면 안 될까요?

 

  (익준)   안 돼안 돼

 

  - (교수4) 아니저기...   - (익준안 돼안 돼

 

  [숨을 들이켠다]

 

  내 수술 들어올 거지?

 

  나 어제도 혼자 수술해서   목이 아직도 안 돌아가

 

  오전이면 괜찮아요

 

  정말?

 

  [문이 달칵 열린다]   정말?

 

  [익준의 탄성]   (교수5)   장겨울 선생여기 있었네?

 

  내일 오전에   유방암 수술 좀 도와줄 수 있나?

 

  [익살스러운 음악]

 

  알겠습니다교수님

 

  (교수5)   오케이

 

  자네

 

  이익준 선생

 

  (익준)   안녕하십니까

 

  [탄성]

 

  (교수5)   자네 말이야아니어떻게 그렇게

 

  그렇게 춤을 잘 추나?

 

  [교수5의 웃음]

 

  내 생전 자네같이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 부르고 잘 노는 친구

 

  내 세상에서 처음 봤어

 

  과찬이십니다   [교수5의 웃음]

 

  (교수5)   그럼 다음 회식 때 또 보세?

 

  - (익준네   - 수고해

 

  [교수5의 웃음]

 

  [문이 달칵 닫힌다]

 

  (익준)   장겨울 선생   그럼 우린 이대로 끝인 거지?

 

  죄송합니다

 

  내일 수술도 내가 잘 소독하고   배도 잘 열고 잘 닦고 나올게

 

  (익준)   그 대신

 

  다음엔 나 꼭

 

  ♪ Pick me, pick me, pick me up ♪

 

  ♪ Pick me, pick me, pick me ♪

 

  해 줘   [휴대전화 벨 소리]

 

  ♪ Pick me, pick me, pick me up ♪

 

  (겨울)   지금 바로 갈게요

 

  (익준)   어디 가핫바 안 먹고?

 

  (겨울)   응급 콜요

 

  (익준)   안정원 불러 줄까?   걔 요즘 한가하던데

 

  (겨울)   저한테 온 콜이라서요

 

  [휴대전화 벨 소리]

 

  [문이 달칵 여닫힌다]

 

  (익준)   이모님

 

  ?

 

  제가 갈게요

 

  걱정하지 마시고 다녀오세요

 

  제가 알아서 합니다

 

  (선빈)   저쪽은 채혈실그 옆은 CT실   엑스레이실, MRI

 

  이리로 쭉 가면 페트 촬영하는 데

 

  너희들 페트라고 알지? P, E, T?

 

  (홍도)   페트이거?

 

  (윤복)   양전자 단층 촬영?

 

  (선빈)   어디 쓰는 건데?

 

  그것까진 아직 모르는데요

 

  (홍도)   우리 이제 본과생이잖아요

 

  (선빈)   너희 둘 완전 영혼의 단짝이구나?

 

  (홍도)   [살짝 웃으며]   

 

  (선빈)   그럴 줄 알았다

 

  (윤복)   근데 선생님   우리 수술실도 가나요?

 

  (선빈)   언젠간

 

  (준희)   희수 쌤 인스타 보니까   어제 수플레 팬케이크집 갔던데

 

  거기 맛있나?

 

  (희수)   완전요

 

  3시에 퇴근해서 가니까   줄 하나도 안 섰어요

 

  준희 쌤도 꼭 가요

 

  시간이 돼야 가죠

 

  가면 같이 가요

 

  안 그래도 희수 쌤이   우리 인턴들 봐 주는데

 

  제가 밥 한번 사야죠

 

  맨날 사 주시잖아요

 

  다음엔 제가 살게요

 

  (희수)   선생님쿠키 좀 드세요

 

  (겨울)   아니요단거 별로 안 좋아해서

 

  (희수)   

 

  몇 살이라 그랬죠?

 

  , 7세 남아 TA

 

  멘탈은 스투퍼입니다

 

  그래서 외과 콜했어요

 

  (겨울)   네   [전화벨이 울린다]

 

  (희수)   

 

  알겠습니다

 

  [수화기를 달칵 내려놓는다]

 

  20분 더 걸린대요

 

  저 그럼 밥 먹고 올게요

 

  (희수)   

 

  [발랄한 음악]

 

  [카드 인식음]

 

  (선빈)   너희들이거 공짜 아니다

 

  다 내 월급에서 나가는 거야

 

  (홍도)   좀 전에 컵라면 먹었...

 

  잘 먹겠습니다

 

  (선빈)   가자

 

  [석형의 웃음]

 

  [카드 인식음]

 

  (선빈)   아저씨소시지 많이 주세요

 

  (익준)   전공의야?

 

  

 

  (익준)   그럼 소시지 3

 

  이모님이 소시지는   2개 넘지 말라 그랬는데

 

  전공의니까 봐주는 거야다음

 

  인턴?

 

  (홍도)   본과 실습생인데요

 

  (익준)   어유그럼 5

 

  

 

  너도?

 

  - 네   - (익준

 

  [익준의 힘주는 신음]

 

  너 여기서 지금 뭐 해?

 

  교수님이네?

 

  (익준)   교수님은 소시지 1

 

  [한숨]

 

  그래야 소시지 개수를   맞출 수 있거든

 

  앞의 애들한테더 퍼 줬으니까

 

  높은 사람일수록 더 적게 줘야지

 

  뭐 해안 가고얼른...

 

  [익살스러운 음악]

 

  여기 이모님이랑 나랑 절친

 

  아드님이 갑자기 경찰서에 갔다고 해서

 

  위생 장갑 끼고   마스크 썼잖아와이?

 

  하나 더 줘

 

  - (석형하나만   - (익준꺼져다음

 

  (석형)   

 

  이러기야?

 

  [익살스러운 음악]

 

  [한숨]

 

  (익준)   어유여기

 

  이래야 수요와 공급이 맞아요

 

  앞의 애들한테   소시지 많이 퍼 줬으니까

 

  병원장님이 조금 희생을 좀다음

 

  [못마땅한 숨소리]

 

  안녕

 

  내 맘 알지?

 

  잘 먹겠습니다

 

  (익준)   잠깐잠깐

 

  (선빈)   아침점심저녁야식

 

  그리고 수술할 때 먹을 도시락까지   여기서 다 해 주셔

 

  (홍도)   도시락도요?

 

  (선빈)   도시락 같은 데 담아서 올려 주시지

 

  수술할 때 내려와서 못 먹으니까

 

  (윤복)   우리 이거 먹고 나서는

 

  수술실 가나욤?

 

  몰라욤

 

  

 

  [휴대전화 벨 소리]

 

  [심전도계 비프음]

 

  [사이렌이 울린다]

 

  [어두운 음악]

 

  (구급대원1)   7세 남아 교통사고 환자입니다

 

  엄마하고 놀러 갔다   차도에 떨어진 장난감 주우려다

 

  과속하던 트럭에 치였습니다

 

  BP 60 40

 

  골반이랑 가슴뼈가 부러진 거 같습니다   [문이 스르륵 열린다]

 

  (여자6)   [흐느끼며]   주환아

 

  [심전도계 비프음]   [긴장되는 음악]

 

  (준희)   복강 내 출혈 있고 흉부 손상 있고

 

  엑스레이상 경추 손상 크고   골반뼈도 부러진 걸로 보입니다

 

  어떡하지?

 

  (광현)   어떡하긴 더 해 봐야지

 

  CT 찍어빨리

 

  뇌손상 있을 수 있으니까   채송화 교수 호출하고

 

  (준희)   

 

  (광현)   안정원 교수는요?

 

  (희수)   외근 중이셨는데 거의 도착하셨대요

 

  [광현의 한숨]

 

  (광현)   얘는   정원이가 와도 힘들겠다아이고

 

  의식이 많이 떨어져 있고   맥박도 안 잡히고 호흡도 약합니다

 

  초음파엑스레이만 확인했는데

 

  복강 내 출혈 있고   경추 손상골반뼈도 부러졌습니다

 

  브레인 CT는 찍어 봐야 알 것 같습니다

 

  아마 뇌도 부어 있을 확률도 높다

 

  수술을 할 순 있지만   수술을 해도 의식 회복이 힘들 수 있다

 

  뭘 봐얼른 가

 

  보호자 기다리실 거 아니야   얼른 가서 얘기해 드려

 

  알겠습니다

 

  (선빈)   여기는 콘퍼런스 룸들 있는 데

 

  수술 환자가 생기면   집도의가 알아서 다 하는 게 아니라

 

  담당과 교수님들이 다 모여서

 

  환자에게 제일 좋은 수술법이 뭔지   서로 토론하고 조언도 해 주고 그러셔

 

  이 방이 열렸나?

 

  [흥미로운 음악]

 

  [송화의 힘겨운 신음]

 

  (송화)   [피식 웃으며]   귀엽다

 

  나도 저런 때가 있었는데

 

  미안

 

  (병원장)   그래도 귀한 본과생들 오셨는데   의대 지원 동기나 들어 볼까?

 

  왜 저러셔그냥 보내 주지

 

  그렇지너도 저런 거 싫지?

 

  (치홍)   ?

 

  미안

 

  이제 말 안 시킬게

 

  저는 부모님 두 분 다 의사셔서   할 수 없이...

 

  (교수1)   허선빈넌 안 궁금해

 

  [교수2의 웃음]

 

  (병원장)   첫 번째 학생부터 들어 볼까?

 

  의대 오게 된 동기가 뭐야?

 

  (윤복)   ...

 

  10년 전에 엄마가 큰 수술 받으셨는데

 

  그때 헌신적으로 치료하던   의사 선생님 모습에 반해서

 

  지원하게 됐습니다

 

  (병원장)   아이고좋다

 

  다음

 

  (홍도)   ...

 

  10년 전에 어머니께서   큰 수술을 받으셨는데

 

  그 당시에 열정적으로 수술하시던...

 

  (교수1)   했잖아

 

  좀 전에 네 친구가 했잖아   [교수2의 웃음]

 

  (선빈)   죄송합니다저희 이만 가 보겠습니다   [선빈의 멋쩍은 웃음]

 

  가자가자

 

  - (윤복안녕히 계세요   - (홍도안녕히 계세요

 

  (선빈)   수고하세요

 

  [홍도가 인사한다]

 

  [휴대전화 벨 소리]

 

  (송화)   채송화입니다

 

  (준완)   내가 기가 막힌 타이밍에 전화했지?

 

  (송화)   [웃으며]   잘했어

 

  누구야들어와

 

  [석민의 한숨]

 

  (석민)   교수님이 한다고 하세요

 

  (송화)   얘가수술이 무슨   호텔방 잡는 건 줄 아나?

 

  그렇게 막 바꾸고 그러는 거 아니야

 

  그럼 환자 죽는 거 지켜보실 거예요?

 

  (송화)   !

 

  [송화의 한숨]

 

  민기준 교수님이   개두술 안 하고 TSA 수술 하신다잖아

 

  뭐가 문제야?

 

  민 과장님 TSA 수술   딱 한 번 해 보셨대요

 

  (석민)   그것도 전의 병원에선   펠로우 쌤이 다 했대요

 

  민 과장님은 옆에 서 있기만 했대요

 

  공형우 환자   슈프라셀라 익스텐션 돼서

 

  TSA 중에서도 어려운 수술이잖아요

 

  (송화)   과장님이 알아서 잘하시겠지

 

  이전 병원에선   TSA 전담인 펠로우 쌤이라도 있었지

 

  우리 병원은요?

 

  너 있잖아네가 잘 어시하면 되겠네

 

  제가 뭘 할 줄 안다고요?

 

  깜짝이야작게 말해

 

  (석민)   [한숨 쉬며]   교수님

 

  이대로 공형우 환자

 

  민기준 교수님한테   수술받게 하실 거예요?

 

  그건 아니죠   환자한테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병원장님한테 말씀드리세요

 

  교수님이 그 수술 하신다고

 

  수술 모레지?

 

  (송화)   나 내일 오후에   스컬 베이스 튜머 수술 있어

 

  모레까지 넘어가스케줄이 안 돼

 

  (석민)   마취과한테 중간에 시간   좀만 벌려 달라고 하면 되잖아요

 

  제가 다 준비해 놓을게요?

 

  몰라몰라머리 아파

 

  준완아두통약 있니?

 

  NS 닥터가 두통약도 없냐?

 

  [컵을 탁 내려놓는다]   내 방 가자

 

  (석민)   교수님교수님

 

  (준완)   그만해응석도 적당히 해야지

 

  [석민의 한숨]

 

  [석민의 한숨]

 

  [난감한 숨소리]

 

  [흥미로운 음악]

 

  내가 방금 뭐라 그랬지?

 

  장 교수 후배랑 있는 거 봤다고

 

  너 알았지?

 

  우연히 본 거야

 

  (송화)   

 

  (준완)   장 교수가 너한테 말하기   하루인가 이틀 전인가 그래

 

  말하려고 했지

 

  바로 말했어야지나한테

 

  아이남녀 사이에   무슨 사정이 있는 줄 알고?

 

  팩트를 봤으면   팩트 그대로 얘기하면 되지

 

  남녀 사정이런 게 뭐가 중요해?

 

  그게 그렇게 안 된다니까

 

  너라면 나한테 말할 수 있어?

 

  난 바로 얘기해

 

  네 여친 딴 남자랑 바람피운다고   보자마자 바로 얘기해   [노크 소리가 들린다]

 

  - (준완뭐야?   - (재학외래 시간 됐는데요

 

  오늘 무슨 외래?

 

  아니채송화 교수님요

 

  (송화)   맞는다

 

  너 이따 보자

 

  [한숨]

 

  (재학)   NS 안치홍 선생이   문밖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길래...

 

  알았어

 

  잘했어올해 한 일 중에 제일 잘했어

 

  [긴장되는 음악]

 

  (겨울)   출혈성 쇼크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아요

 

  (여자6)   그럼 어떻게 해야 돼요?

 

  (겨울)   맥박도 약하고 흉부 손상에   뇌손상까지 있는 거 같아서

 

  [문이 스르륵 열린다]   지금 CT 찍고 있습니다

 

  그때까지 환자가   잘 버틸지는 모르겠어요

 

  소생할 확률이 낮습니다

 

  가망이 없습니다

 

  [어두운 음악]

 

  선생님우리 주환이 좀 살려 주세요

 

  [흐느끼며]   주환이 없으면 저 못 살아요

 

  혹시 CPR 하셨어요?

 

  (여자6)   ?

 

  가슴 압박요

 

  아니요

 

  [한숨 쉬며]   심폐 소생술 하셨으면   살았을 수도 있는데

 

  - ?   - (정원장겨울 선생

 

  - (겨울네   - (정원저 좀 볼까요?

 

  (정원)   소아외과 안정원 교수입니다

 

  지금 상황이 안 좋은 건 맞는데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CT 결과 나오면 다시 말씀드릴게요

 

  어머니아직 모릅니다

 

  [여자6이 흐느낀다]

 

  장겨울 선생전공의 몇 년 차예요?   [어두운 음악]

 

  - (겨울) 3년 차요   - (정원근데 말을 그렇게 해요?

 

  (정원)   '가슴 압박을 하면 살 수 있었다'   이런 말을 어떻게 하지?

 

  아이 엄마가 가질   평생의 죄책감은 어떡하려고요?

 

  그리고 '아이가 가망이 없다힘들다'   어떻게 그렇게 확신해요?

 

  (겨울)   도착부터 지켜봤고

 

  차트와 환자 상태를 보고   팩트를 말씀드린 겁니다

 

  [정원의 한숨]

 

  근데 제 말이 맞잖아요

 

  그 환자 살기 힘든 거 맞고

 

  보호자도 확실하게   지금 상황을 아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랬습니다

 

  [한숨]

 

  가슴 압박했어야 한다고 말한 건

 

  제가 잘못했습니다죄송합니다

 

  (광현)   둘이 여기서 뭐 해?

 

  나와여기 베드 쓸 사람 있어

 

  (정원)   애는 어때채송화 불렀어?

 

  안 불러도 돼

 

  (정원)   ?

 

  CT상 뇌손상 없대

 

  블리딩 포커스만 잡으면   해 볼 수 있겠다

 

  아이고십년감수했다   [정원의 한숨]

 

  (광현)   난 바로 복통 환자 봐야 하고

 

  배준희 선생도 같이 가야 하니까

 

  장겨울 선생이   보호자한테 얘기 좀 해 줘

 

  (정원)   장겨울 선생님

 

  의사들이 왜 '장담할 수 없습니다'   '아직 모릅니다'

 

  '더 지켜봐야 합니다'

 

  이렇게 애매한 말만 하는지 알아요?

 

  의사는 말에 책임을 져야 하거든

 

  말을 조심해야 하니까

 

  의사가 환자에게   확실하게 할 수 있는 말은 딱 하나예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 말 하나밖에 없어요

 

  [잔잔한 음악]

 

  얼른 가 봐요   아이 엄마 너무 좋아하시겠네요

 

  [마우스 클릭음]   (송화)   안녕히 가세요

 

  이 환자 아침에 좀 봤는데

 

  우리 병원에서 한 달 전에   유방암 수술 하셨더라

 

  파리에탈 로브 쪽에   3cm 정도 메타가 보이네

 

  기록 보니까 유방암 수술 받으시고   우울증 치료도 병행하셨던데

 

  그래서 케모를 안 하신 건가?

 

  들어오시라 그래성함이?

 

  (재신)   바람요

 

  이름이 바람이네요

 

  나 고등학교 동창 중에도   바람이라는 애 있었는데

 

  아주 쪼끔 친했어

 

  [웃으며]   걔 번호도 기억난다

 

  나이도 교수님이랑 같은데요?

 

  - 어머   - (재신아니다

 

  성이 희귀 성이네갈씨예요

 

  그래서 걔가 1...

 

  아이고

 

  나야 넌 줄 알았지   [웃음]

 

  너 유명해인터넷에 쳐도 나와

 

  (송화)   됐고항암은 왜 안 했어?

 

  그래도 하면은 전이 막을 수도 있는데

 

  해도 전이됐을 거야

 

  해도 죽고 안 해도 죽는데   뭐 하러 힘들게

 

  [송화의 한숨]

 

  나 힘든 수술이야?

 

  아니머리를 싸고 있는 막 쪽에   붙어 있는 거라 어려운 거 아니야

 

  크게 걱정 안 해도 돼

 

  걱정 안 해

 

  친구가 의사인데

 

  (바람)   오늘 입원 바로 해야 돼?

 

  촌각을 다투는 그런 수술은 아닌데

 

  그래도 최대한 빨리하는 게 낫지

 

  이번 주말에 나 시간 되니까   주말에 하자

 

  너 오늘 입원해서 검사들 다 받고

 

  고마워

 

  감사 인사는 너 퇴원하고   동창회에서 받을게

 

  나 그때까지 살 수 있을까?

 

  

 

  [송화의 한숨]

 

  (송화)   하루 참 길다

 

  (경호원)   교수님차 안 가지고 오셨어요?

 

  있는데요오늘은 운전할 힘도 없네요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배고 고프고

 

  [자동차 경적]

 

  (익준)   채송화 쌤   배고픈데 칼국수 하나 하시죠

 

  좋지

 

  딴 애들도 부를까?

 

  (석형)   여기 있어   [부드러운 음악]

 

  - (익준아유시끄러워   - (준완여기 있어빨리 타

 

  - (정원여기 있어   - (준완빨리 와   [익준의 한숨]

 

  - (정원앞으로 좀 당겨 봐   - (석형잠깐만 기다려 봐

 

  - (준완빨리 와   - (익준그만 좀 해

 

  - (준완너도 좀 앞으로 당겨   - (익준이게 최대한이야

 

  (준완)   이럴 거면   차를 각자 갖고 나와야지

 

  - (준완뭔 네 차로 간다고   - (석형알았어잠깐만

 

  (준완)   사람이 5명인데

 

  [정원이 휴지를 쓱 뽑는다]

 

  (정원)   파스 줄까?

 

  (준완)   별걸 다 들고 다닌다

 

  이모님

 

  (석형)   우리 엄마도 칼국수 좋아하는데   포장해 갈까?

 

  - (익준정원아컵 좀   - (정원

 

  (익준)   너 별명 뭔 줄 아냐?

 

  [피식 웃으며]   뭔데천사이런 건가?

 

  부처래

 

  [정원의 탄성]   [익준의 웃음]

 

  말이 돼?

 

  집에 신부수녀가 넷인데

 

  난 부처님도 사랑해

 

  (익준)   진짜정원이   [통화 연결음]

 

  얜 진짜 내 스타일이라니까

 

  내가 여동생만 있으면 진짜   너랑 잘해 보라고 하는 건데

 

  너 있잖아

 

  그러네

 

  엄마칼국수 좀 사 갈까요?

 

  (익준)   새끼뭘 물어보고 그래   그냥 사 가지

 

  (석형)   칼국수요

 

  밥 먹고 좀 있다 금방 갈 거예요

 

  (정원)   너 뭔 고민 있어?

 

  (송화)   아니

 

  공형우 환자 때문에 그러지

 

  지하철 영웅 말이지?

 

  그 사람이 왜?

 

  그 수술 새로 온 뇌 센터장이   한다 그러던데

 

  (정원)   송화랑 상관있어?

 

  (송화)   민기준 교수님이   TSA 거의 해 보신 적이 없으신가 봐

 

  근데 그 환자는 개두술보단

 

  종양 위치랑 시퀄레 고려하면   TSA가 훨씬 낫거든

 

  원래 내 쪽으로 온 환자라서

 

  그냥 내가 한다고 말씀드릴까   고민 중이야

 

  근데 그건 좀 그렇지

 

  (정원)   이제 민기준 교수님 환자인데

 

  (석형)   엄마가 너 좀 바꾸래

 

  어머니

 

  친아들과 달리 활달하고 밝은   양아들 익준이예요

 

  [피식 웃는다]   (익준)   

 

  그렇지?

 

  (송화)   뭐라 그러고 바꿔 달라 그래?   [익준이 통화한다]

 

  나라면 가서 말해

 

  너라면 말하겠지

 

  환자한테 그 수술법이 나으면   가서 얘기해야지

 

  교수님보다 제가 그 수술 더 잘하고   환자를 위해서 그게 최선이다

 

  난 가서 바로 이렇게 얘기해

 

  (정원)   난 못 해

 

  의사들마다 자기 방식도 있고   사정도 있을 텐데

 

  월권이야

 

  (준완)   월권은 무슨팩트대로 가야지

 

  그렇게 팩트 따지는 애가

 

  (송화)   내 엑스 바람피우는 팩트는   왜 말 안 했을까?

 

  (가게 주인)   잠시만요

 

  (정원)   네   [정원이 살짝 웃는다]

 

  - (가게 주인맛있게 드세요   - (정원감사합니다

 

  (익준)   그래요어머니

 

  어머니감사합니다

 

  어쨌든 내일 병원 가 볼게요   제가 아는 병원도 있고

 

  

 

  감사해요어머니   들어가세요어머니

 

  [통화 종료음]   - (익준석형아   - (석형?

 

  내 전립선 문제까지   너희 엄마랑 공유하고 싶지 않아

 

  (석형)   내가 엄마한테 요즘 너 너무   화장실 자주 간다고 말했거든

 

  빈뇨랑 잔뇨감이 너무 심하다고

 

  (준완)   민 교수랑 네 남친이랑 같냐?

 

  민 교수는   나랑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이잖아

 

  그리고 거긴 일이고   너희 둘은 남녀 사이인데

 

  내가 무슨 권리로 이래라저래라 해?

 

  누가 이래라저래라 하래?

 

  본 것만 팩트로 얘기해 줬어야지

 

  (준완)   너라면 그럴 수 있어?

 

  - (송화난 그래   - (준완뻥치시네

 

  (정원)   야   [카메라 셔터음]

 

  칼국수 먹어도 되겠다

 

  나중에 싸우고 일단 먹어?

 

  (송화)   난 만약 네 여친이 딴 놈이랑 있는 걸   내 눈으로 직접 봤다

 

  난 그럼 1초 만에 너한테 전화해

 

  아이고말이야 쉽지?

 

  [코를 훌쩍인다]

 

  장 교수난 그 새끼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

 

  - 고춧가루 좀 줘   - (송화

 

  [숟가락이 달그락 떨어진다]   [송화의 놀라는 신음]

 

  이모님여기 숟가락 하나만 더 주세요

 

  [휴대전화 벨 소리]

 

  (익준)   우주야   아빠 좀 있다 들어갈 거야

 

  우리 우주 안 자고 뭐 했어?

 

  (정원)   우주 아직도 안 자?

 

  너 이번에 엄청 큰 TV 샀다며?

 

  꿈에서 만나요

 

  [통화 종료음]   (익준)   석형이 TV랑 연애하잖아

 

  (석형)   좀 줬어

 

  다음에 밴드 연습할 때   한번 올라가서 봐야겠다

 

  (석형)   맞는다   우리 밴드 다음 연습 언제 하지?

 

  이번 주말에 할까?

 

  나 주말에 수술 있어

 

  (가게 주인)   밥 몇 개 볶을까요?

 

  - (송화두 개?   - (준완하나

 

  (송화)   한 개만 할까많지?

 

  (준완)   배불러

 

  (송화)   한 개만 볶아 주세요

 

  (준완)   깜짝이야

 

  5개요, 5개 볶아 주세요

 

  (익준)   정원이 이렇게 폭발할 줄 알았어

 

  배부르잖아

 

  (정원)   ...

 

  (익준)   얘 많이 안 먹었어

 

  [정원의 한숨]

 

  우리도 이제 먹기 시작했고

 

  너희는   전쟁 통에도 그렇게 안 먹겠다

 

  뭐 그렇게 빨리 먹어?

 

  (준완)   알았어왜 화를 내고 그래?

 

  볶음밥 5개 시켜

 

  하여튼 자기만 알아요

 

  나 살다 살다 칼국수 먹다   별소리를 다 듣는다

 

  그럼 네가 좀 빨리 먹어   [휴대전화 벨 소리]

 

  그럼 네가 분위기 맞춰서   천천히 먹으면 되잖아

 

  (석형)   엄마?

 

  겉절이?

 

  이모님겉절이도 같이 포장해 주세요

 

  (준완)   내 돈 주고 내가 먹는데

 

  속도 조절까지 하면서 먹어야 돼?   [통화 종료음]

 

  네 돈이냐법카로 먹는 거잖아

 

  원래 우리 아버지 병원이니까   엄연히 따지면 내 돈이야

 

  진짜 치사한 새끼

 

  알았어   내 돈 주고 내가 먹으면 되잖아

 

  - 얼만데?   - (정원내놔

 

  - (익준그만 좀 해   - (준완얼마냐고!

 

  - (정원빨리 내놓으라고   - 그만그만!

 

  (익준)   정말진짜

 

  딱 우리 우주 수준이다우주 수준

 

  나이 마흔 먹고   볶음밥 때문에 싸우고 싶냐?

 

  너 몰라서 그렇지

 

  지난번에 청국장 먹을 때도   난 두부만 먹고

 

  얘네 둘이   그 안의 소고기 싹 다 건져 먹었어

 

  [준완의 못마땅한 신음]   (익준)   알았어알았어

 

  별걸 다 기억해이 새끼

 

  (가게 주인)   그래서 밥 몇 개 볶아요!

 

  - (정원) 5개요!   - (준완) 2개요!

 

  3.5개요

 

  [익살스러운 음악]   [준완의 한숨]

 

  [휴대전화 알림음]

 

  [휴대전화 조작음]

 

  [한숨]

 

  [휴대전화 알림음]

 

  [통화 연결음]

 

  (석민)   교수님

 

  아직도 포기 안 했어?

 

  (석민)   그럼요환자한테 중요한 일인데   어떻게 포기해요

 

  교수님진짜 마지막으로 부탁드립니다

 

  교수님이 수술해 주세요

 

  어떻게 그래월권이야

 

  환자가 직접 얘기하면 모를까

 

  [석민의 탄성]

 

  (송화)   오늘은 너무 늦었어   오버해서 지금 얘기하지 말고

 

  내일 아침에 환자분한테   잘 말씀드려 봐

 

  설명 잘해 드리고

 

  [통화 종료음]

 

  [한숨]

 

  (송화)   컨디션 어때?

 

  (바람)   그렇지

 

  (송화)   남편은?

 

  (바람)   간병인 있는데

 

  그리고 남편 있으면 신경만 더 쓰여   없는 게 나아

 

  (송화)   없는 게 낫다지만   너 수술 동의서는 써야 될 거 아니야

 

  메일은 보냈어?

 

  메일 보냈어

 

  (바람)   읽었는데 아직 답장은 없네

 

  (송화)   답장이 아니라 바로 와야지

 

  (바람)   거기 나오는 데만 이틀 걸려

 

  인도네시아 어디더라?

 

  맨날 듣는데 모르겠다

 

  나무 벤다고 아마 정신없을 거야

 

  너 유방암 수술 할 땐 있었어?

 

  말 안 했어몰라

 

  

 

  (바람)   알면 뭐가 달라지니?

 

  남편도 귀찮고 다 귀찮아

 

  [한숨]

 

  그냥 혼자 걸려서 혼자 죽을래

 

  별소리를 다 한다

 

  (송화)   커튼은 왜 이렇게 쳤어안 답답해?

 

  여기 다 할머니들이잖아

 

  나한테 참 관심들이 많으셔

 

  유방암 환자도 신기하고

 

  한쪽 가슴이 진짜로 가짜인지도   궁금하고 그런가 봐

 

  자꾸 힐끔힐끔 쳐다봐

 

  그래서 확 쳐 버렸어

 

  떡 잡숴 봐

 

  괜찮아요

 

  금식해서 묵으면 안 되는가?

 

  아니괜찮습니다

 

  오메슨상님도 계셨소?

 

  (할머니1)   슨상님요 떡 쪼까 잡숴 보시오잉

 

  하나만 먹을게요   [송화의 웃음]

 

  (송화)   할머니소변은 잘 나오시죠?

 

  (할머니1)   암만

 

  아이고참말로 좋당께라우

 

  아이고우리 의사 슨상님께서   잘 고쳐 줘서 그런가   [바람의 한숨]

 

  이제 암시렁도 안 해라우

 

  [송화의 탄성]

 

  예전에는 막 대구빡이 한짝으로   매일같이 돌아가고

 

  또 요요 입도   낚싯줄에 걸린 배도라치맹키로

 

  막 우로 요러고요러고   막 올라가 쌓고워메   [송화가 호응한다]

 

  (송화)   그래도 아직은 무리하지 마시고   식사 골고루 잘 챙겨 드세요

 

  (할머니1)   예   [송화의 웃음]

 

  (송화)   이만   [할머니1의 웃음]

 

  [문이 스르륵 열린다]

 

  [문이 스르륵 닫힌다]

 

  - (송화치홍아   - (치홍

 

  (송화)   너 가서 수술 준비해

 

  포지셔닝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윌슨 프레임만 준비해 주고

 

  - 마취 다 되면 연락해 줘   - (치홍

 

  [남자4가 비틀거린다]

 

  (남자4)   아휴감사합니다선생님

 

  [남자4의 힘겨운 숨소리]

 

  (석민)   진짜 말귀를 못 알아들으시네

 

  환자분 종양이   코 뒤쪽 머리 중앙에 있어요

 

  위치가 아주 안 좋아요

 

  그래서 두개골을 열어서   기저부까지 들어가면 위험해서

 

  TSA라고 코에 내시경을 넣어서   종양을 제거하는 건데

 

  그 수술은   민기준 교수님 전문이 아니에요

 

  민기준 교수님은

 

  그렇게 위험한 수술이   아니라고 하셨는데

 

  자기만 믿으라고

 

  [한숨]

 

  (남자5)   전 그냥 민 교수님이 좋아요

 

  안 바꾸고 싶어요

 

  환자분 생명이잖아요

 

  제가 환자분한테 안 좋은 걸   이렇게까지 권하겠어요?

 

  설명을 그렇게 드렸는데

 

  이렇게 못 알아들으시면   어떡해요진짜?

 

  (석민)   그냥 제 말대로 하세요?   [어두운 음악]

 

  모르면 그냥 시키는 대로 하시라고요

 

  보호자분도 이해 못 하셨죠?

 

  아니얼마나 더 쉽게   설명을 해야 돼정말?

 

  [석민의 한숨]

 

  [휴대전화 벨 소리]

 

  (송화)   

 

  (치홍)   교수님내려오세요

 

  (송화)   알았어

 

  [한숨]

 

  [송화가 똑똑 노크한다]

 

  오늘 옥시피탈 로브 쪽   수술 있다 그러지 않았어?

 

  (송화)   지금 내려가 봐야 돼요

 

  (민 교수)   아휴내일 오전에나 끝나겠다

 

  [송화가 살짝 웃는다]

 

  근데 무슨 일이야?

 

  교수님공형우 환자 말인데요

 

  아이이것들이 진짜...   [의미심장한 음악]

 

  제가 어시하겠습니다

 

  (송화)   제가 TSA 수술이 아직 좀 부족해요

 

  기회 주시면 옆에서 보면서   많이 배우겠습니다

 

  [흥미로운 음악]

 

  [휴대전화 벨 소리]

 

  감사합니다그럼

 

  (송화)   지금 내려가

 

  (선빈)   채송화 교수님이   환자분한테 허락 구했다고 하니까

 

  교수님 뵈면 인사 잘하고

 

  (윤복)   

 

  (선빈)   오늘 수술 스컬 베이스 튜머라   아마 최소 10시간 넘게?

 

  13시간 정도 걸릴 거야

 

  초반만 보다 나와서   그냥 알아서 집에 가

 

  [놀라며]   13시간요?

 

  NS는 장시간 수술이 많아

 

  특히 스컬 베이스 쪽 수술은   오래 걸리지

 

  자세 잡는 거만 1시간 정도 걸려

 

  - (선빈가자   - 

 

  (송화)   내일 빨리 끝나도 6?

 

  마취과에 연락해서   공형우 환자 1시간만 미뤄 달라 그래

 

  네가 미리 와서 드랩 다 해 놓고   ENT 교수님께 연락도 드려 놓고

 

  (석민)   교수님사랑합...   [통화 종료음]

 

  [어두운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선빈)   아직 자세 잡고 계시네

 

  조금 있다 들어가자따라와

 

  - (홍도네   - (윤복

 

  (선빈)   윤복아넌 진짜 왜 의대 갔어?

 

  나처럼 공부 잘해서?

 

  - (윤복감사합니다   - (홍도감사합니다

 

  엄마가 10년 전에 큰 수술 하셨는데

 

  그때 의사 선생님이 너무 멋있어서요

 

  뭐야진짜야?

 

  제가 중때   엄마가 많이 아프셨거든요

 

  수술을 10시간 넘게 하시고   중환자실에서 일주일 동안 계시다가

 

  못 깨어나시고 돌아가셨어요

 

  아이고미안

 

  아니에요

 

  지금 생각하면   인턴레지던트였던 거 같은데

 

  그때는 흰 가운만 입으면   다 의사라고 생각했으니까

 

  그 의사 쌤이 펑펑 우시는 거예요

 

  울 엄마 못 살려 줘서 미안하다고

 

  [잔잔한 음악]   (윤복)   1이라도 알 건 다 알잖아요

 

  엄마 힘들다는 거 알았고

 

  중환자실에서   의사 선생님들 고생하시는 거

 

  제 눈으로 똑똑히 봤는데

 

  오히려 저는 처음에 담담했거든요

 

  [흐느낀다]   엄마 돌아가셨다고

 

  어떤 나이 많으신 의사 쌤이 오셔서   말할 때까지는 괜찮았는데

 

  근데 그분이 우리 둘 보자마자   엄청 우시는 거예요

 

  미안하다고

 

  엄마가 천국에서 지켜볼 거다

 

  잘 커야 된다

 

  그리고 자기는   꼭 좋은 의사가 되겠다고

 

  중학생한테   울면서 다짐을 하시더라고요

 

  그때 저도 홍도도   그때 확 실감 나더라고요

 

  '나 이제 엄마 없구나'

 

  '남들 다 있는 엄마가   나는 이제 없구나'

 

  통곡했어요통곡

 

  근데 '우리'라니?

 

  저랑 홍도

 

  쌍둥이예요트윈스

 

  울지 마

 

  얜 아직도 엄마 얘기만 하면   수도꼭지예요

 

  (선빈)   진작 말하지왜 말 안 했어?

 

  재미 들려 가지고

 

  어릴 때부터 선생님도 애들도   하도 많이 물어봐서

 

  (윤복)   대답하기도 귀찮고 그래서   이젠 즐기기로 했어요

 

  선생님만 아세요죄송해요

 

  [훌쩍이며]   죄송합니다

 

  [선빈이 살짝 웃는다]

 

  당분간 나만 알고 있을게

 

  (선빈)   근데 윤복아그 선생님 이름은 알아?

 

  한번 찾아가서   인사하면 좋아할 거 같은데?

 

  나도 의사 됐다고 자랑도 좀 하고

 

  이름을 몰라요

 

  얼굴은?

 

  (윤복)   얼굴도 가물가물

 

  (홍도)   저랑 윤복이는 신발만 기억나요

 

  신발?

 

  (윤복)   그때 우느라고 땅만 봤는데

 

  그날 그분이 새 신발을 신으셨나 봐요

 

  근데 바쁘셨는지   사이즈 스티커를 안 뗐더라고요

 

  사이즈 225, 이것만 기억나요

 

  [휴대전화 벨 소리]   못 찾는다못 찾아

 

  (선빈)   알았어

 

  [통화 종료음]   들어가자시작한대

 

  [긴장되는 음악]   (송화)   오늘은 주변 어디젼이 심해서

 

  박리하느라 시간이 좀 걸려요

 

  다들 잘 부탁드립니다

 

  바이털 어때요?

 

  (간호사1)   BP 120이고

 

  하트 레이트 70에서 80 정도로   스테이블합니다

 

  (송화)   

 

  (치홍)   교수님본과 실습생요

 

  (송화)   가까이 와서 보라 그래

 

  (치홍)   가까이 와서 보라신다

 

  (선빈)   감사합니다

 

  (홍도와 윤복)   감사합니다

 

  (간호사1)   이 선 안으로 들어오시면 안 돼요

 

  장비들 안 부딪히게 조심하고요

 

  (홍도와 윤복)   

 

  (송화)   잘 봐학생들

 

  궁금한 거 있으면 편하게 물어보고

 

  (홍도와 윤복)   

 

  (송화)   [작은 목소리로]   이래야 신경외과 많이 지원하지

 

  [송화의 웃음]

 

  - (선빈오늘 스컬 베이스 튜머죠?   - (강남

 

  (선빈)   몇 시간 예상?

 

  (강남)   그래도 에이스 채송화 교수님이시니깐

 

  13시간 봅니다

 

  (선빈)   오호초스피드

 

  [강남과 선빈의 웃음]

 

  [어두운 음악]

 

  (익준)   안녕하세요안녕하세요

 

  오늘도 저 혼자지만   아주 유능한 우리 펠로우 쌤이

 

  어시스트를 해 주신다니까

 

  어디지거기

 

  전남 무안 영광이라고 할까요?

 

  [사람들의 웃음]

 

  진짜 고마워종 쌤

 

  나 종 쌤밖에 없어

 

  이따 끝나고   자기 돈으로 비싼 빵 사 먹어

 

  [사람들의 웃음]   알았지

 

  오늘도 소중한 생명 꼭 살립시다

 

  - (간호사2) 네   - (전공의

 

  (익준)   수술 시작할게요메스

 

  (이현)   노진혁 님

 

  (준완)   노진혁?

 

  2015년 수술

 

  뭐야왜 왔지?

 

  4년 전에 나한테   ASD 수술 받은 대학생 맞지?

 

  (이현)   저희 강운대병원 있을 때   왔던 학생 맞는 거 같은데요?

 

  [다가오는 발걸음]

 

  양복 입으니까 딴사람 같네?

 

  뭐야불안하게

 

  들어오시라 그래요

 

  [흥미로운 음악]

 

  교수님이   제 심장 빵꾸 메워 주셨잖아요

 

  제 빵꾸

 

  한 번만 더 메워 주세요

 

  (진혁)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긴장되는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간호사1)   수고하십시오

 

  (여자7)   아니아기 옷을   미리 준비하고 싶어서 그러죠

 

  우리 아기 크면 BTS를 시킬까요?

 

  아니면 블랙핑크를 시킬까요?

 

  [석형의 한숨]

 

  샵요

 

  누구요?

 

  샵으로 키우세요

 

  샵이 누구예요?

 

  샵을 모르시는구나그러면

 

  ?

 

  (민하)   악동뮤지션요

 

  악뮤로 키우세요

 

  ...

 

  

 

  [밝은 음악]

 

  [사이렌이 울린다]

 

  (정원)   가면서 뭐 좀 사 갈까?

 

  (준완)   시켜 먹자귀찮아

 

  (치홍)   고생하십시오

 

  (송화)   잘 가쉬어

 

  아이스아메리카노 차가운 거 하나요

 

  저는 핫카페라테 따뜻한 거요

 

  (준완)   내 것도

 

  (송화)   끝났다

 

  잘됐지그렇지?

 

  (선빈)   고생하셨어요교수님

 

  (송화)   너도 고생했다

 

  마무리 잘 부탁해

 

  (송화)   너희들 아직도 안 갔어?

 

  (홍도와 윤복)   

 

  (송화)   어머

 

  (선빈)   중간에 들어가라고   몇 번을 얘기했는데

 

  좀 기특한데?

 

  이름이 뭐예요?

 

  (윤복)   장윤복입니다

 

  (홍도)   장홍도입니다

 

  [웃으며]   두 사람 뭐야?

 

  (윤복)   쌍둥이요이란성 쌍둥이입니다

 

  [송화의 탄성]

 

  - (홍도저기근데 교수님   - (송화?   [의미심장한 음악]

 

  (홍도)   혹시

 

  상계동 명진교회 안 다니세요?

 

  (송화)   [놀라며]   맞아

 

  [익살스러운 음악]   (윤복)   찬양 팀 프리마 돈나맞죠?

 

  - 내가 프리마 돈나야?   - (홍도

 

  (윤복)   우리 교회에서 밴드 하거든요

 

  교수님 진짜 유명해요

 

  (선빈)   왜 유명하신데?

 

  (홍도)   찬송가 완전 열창하시고   율동도 엄청 크게 하세요

 

  사람들이 병원에서   스트레스 엄청 받아서 그런다고...

 

  (선빈)   얘들아

 

  가자집에 가자들어가

 

  (송화)   잘 가요

 

  (윤복)   안녕히 계세요

 

  (홍도)   안녕히 계세요

 

  [한숨]

 

  [노크 소리가 들린다]

 

  고생하셨습니다교수님

 

  (석민)   그리고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수술 연달아 하시게 돼서

 

  정말 죄송합니다

 

  (송화)   괜찮아시간 좀 있네

 

  (석민)   [살짝 웃으며]   수술 준비 시작했고요

 

  민기준 교수님은 준비 끝나는 대로   전화하면 내려오시기로 하셨어요

 

  교수님은 제가 정말   스페노이드 사이너스 들어가면

 

  연락드리겠습니다

 

  얼른 올라가서 좀 주무세요

 

  - 석민아   - (석민

 

  (송화)   너 그 수술 들어오기 전에

 

  사과부터 하고 와

 

  사과하고 오라고

 

  ...

 

  민기준 교수님에겐   지금 바로 올라가서 사과드리겠습니다

 

  (송화)   민 교수님 말고

 

  환자한테 사과하고 와

 

  그 전엔 이 수술 못 들어와

 

  [한숨]

 

  

 

  [잔잔한 음악]

 

  [카드 인식음]

 

  [한숨]

 

  (석민)   죄송합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버튼을 탁 누른다]

 

  그럼 고생들 하세요

 

  (석민)   종양도 잘 떨어지고

 

  피츄이터리 스톡도   잘 보존된 것 같네요

 

  (송화)   석민아

 

  이리 가까이 와 봐

 

  (석민)   

 

  (송화)   용석민 선생

 

  (석민)   교수님

 

  (송화)   말 그렇게 하지 마

 

  (석민)   ?

 

  (송화)   너 논문 때문에 그런 거잖아

 

  환자 때문이라는 핑계는 왜 대?

 

  [어두운 음악]

 

  한 번만 더 환자들한테   그런 식으로 얘기해

 

  나 그럼 너 안 봐

 

  (석민)   

 

  (송화)   알았냐고

 

  (석민)   알겠습니다죄송합니다

 

  [한숨]

 

  석형이 새끼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지송화도

 

  (정원)   석형이는 오늘 오후까지 외래   송화는 수술

 

  (익준)   채송화 진짜 대단하다

 

  [키보드를 탁탁 치며]   암요너희들 같은   날라리 의사랑은 차원이 다르지

 

  (정원)   내가 익준이랑 동급이냐?

 

  동급이지그럼

 

  하여튼 재벌들은 믿으면 안 돼

 

  (준완)   입만 열면 거짓말

 

  (익준)   쟤가 무슨 재벌이야개털인데

 

  아직 너희 집에 붙어살잖아

 

  1인실 준다며?

 

  - 양아치   - (준완양아치

 

  (익준)   양아치

 

  난 프로 게이머랑 한방이야

 

  반 교수 하루 종일 프리셀만 해

 

  아니다됐다

 

  석형이가석형이가 제일 불쌍해

 

  너 걔 방 봤냐?

 

  [익살스러운 음악]

 

  반 교수 어차피 하루 종일   프리셀만 하잖아

 

  투명 인간이랑 똑같아

 

  그게 1인실이지   1인실이랑 뭐가 달라?

 

  저거저거남들은 부처인 줄 알지

 

  나는?

 

  (정원)   너는 인마나랑?   일심동체잖아

 

  (준완)   일심동체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휴대전화 벨 소리]

 

  말해

 

  시스톨릭 얼마야?

 

  [서랍이 탁 닫힌다]   노르에피 달았어?

 

  바소 좀 달고   그래도 혈압 안 오르면 다시 콜해

 

  바로 갈 테니까

 

  좋겠다누군 전공의도 있고   [통화 종료음]

 

  너희들도 있잖아

 

  있지롱 윈터 선생

 

  하늘 같은 장겨울 선생이랑   언제 같이 일을 한번 해 보냐?

 

  (정원)   너 장겨울 선생이랑   일 한 번도 안 해 봤지?

 

  [냉장고 문이 탁 열린다]   넌 무려 해 봤어?

 

  (정원)   그럼요즘 ER 건이 많아서 좀 봤는데   [냉장고 문이 탁 닫힌다]

 

  나랑 좀 안 맞아

 

  (익준)   그래?

 

  무뚝뚝하긴 해도 성실하던데

 

  [긴장되는 음악]   [준희의 가쁜 숨소리]

 

  (준희)   무슨 환자예요?

 

  (구급대원2)   노숙자인데요

 

  공사장에서 발견됐는데 동상에 걸려서

 

  다리가 썩었습니다

 

  [괴로운 신음]

 

  (준희)   체온 잴게요잠시만요

 

  [준희의 힘주는 신음]   [남자6의 괴로운 신음]

 

  희수 쌤

 

  [남자6의 괴로운 신음]

 

  (희수)   잠시만요

 

  [남자6의 괴로운 신음]

 

  안 성실한 전공의도 있냐?   다 성실은 하지

 

  (광현)   정원아

 

  어이구다 있었네?   [문이 달칵 닫힌다]

 

  (정원)   웬일이야?

 

  (광현)   너 키다리 아저씨라고 알아?

 

  (정원)   ?

 

  글쎄?

 

  몰라?

 

  너 전에 있던 병원에서   유명한 분이던데?

 

  그래?

 

  (정원)   근데 키다리 아저씨는 왜?

 

  (광현)   나 친한 피디가   그 사람 인터뷰하고 싶다 그래서

 

  안 해

 

  뭘 안 해네가 뭔데 안 해?

 

  , '안 해'라고 할 사람이야

 

  그 사람 모른다며?

 

  [휴대전화 벨 소리]   아니야아는 사람이야

 

  아무튼 안 해안 돼

 

  (광현)   알았어

 

  

 

  

 

  그래내가 금방 갈게

 

  혹시 모르니까   GS 장겨울 쌤 호출하고

 

  [통화 종료음]

 

  (정원)   뭔데?

 

  배준희 선생인데   ER에 노숙자 한 명이 들어왔는데

 

  한쪽 다리에 동상이 심하고

 

  그 다리로 몇 달 동안   공사장에서 방치됐나 봐

 

  동상 걸린 다리에 물이 차면서   다리가 썩었는데

 

  다리에 완전아휴

 

  다리에 완전 뭐?

 

  구더기 천지래

 

  [문이 달칵 열린다]

 

  [어두운 음악]   [희수의 탄식]

 

  (준희)   어떡하지?

 

  저걸 다 뭘로 떼지?   [남자6의 괴로운 신음]

 

  오셨어요?

 

  (준희)   공사장에 있다 다친 거 같은데

 

  동상 자리에 물이 닿으면서   살이 썩어서 구더기가 생겼어요

 

  저렇게 많은 구더기 처음 봐요

 

  소독하려면   일단 저 구더기부터 떼야 될 거 같은데

 

  우리 석션 어디 있죠?

 

  (희수)   찾아볼게요

 

  배준희 선생일단 핀셋으로...

 

  [잔잔한 음악]

 

  [남자6의 괴로운 신음]

 

  하이고저런 친구가 다 있네

 

  [문이 달칵 열린다]

 

  집에 안 가?

 

  (송화)   어   [마우스 클릭음]

 

  내일 고등학교 동창이   메타스타틱 튜머 수술하는데

 

  자료 좀 보고 가려고

 

  얼른 가

 

  안녕

 

  고생해

 

  [펜을 달칵 누른다]   (송화)   

 

  [문이 달칵 닫힌다]

 

  (석민)   데이가 나아요나이트가 나아요?

 

  (간호사3)   나이트가 낫죠바로 오프하면 되니까

 

  석민아갈바람 환자   수술 동의서 받았니?

 

  교수님 동창분 말씀이시죠?

 

  (송화)   

 

  아니요남편분이 아직 안 오셔서

 

  내일 수술인데 어쩌죠?

 

  (송화)   ...

 

  [잔잔한 음악]

 

  [사이렌 소리가 들려온다]

 

  [한숨]

 

  (바람)   할머니

 

  (할머니1)   ?

 

  할머니제가 그렇게 신기하세요?

 

  (할머니1)   ?

 

  가짜 가슴 한 여자 처음 보니까   신기하고 막 그러시죠?

 

  그라 안 해

 

  무신 말을 고러코롬 한당가?

 

  [한숨]

 

  저 맨날 훔쳐보시잖아요

 

  구경났어요?

 

  재밌으세요?

 

  [한숨]

 

  이삐니께 글제

 

  [부드러운 음악]

 

  (할머니1)   내 눈에는 참말로 이쁘게 보이는디?

 

  가슴 한쪽도 없는데

 

  뭐가 이뻐요?

 

  그래도 이뻐

 

  꽃맹키 이뻐

 

  가슴 한짝 없어도 젊으니께 이뻐

 

  (할머니2)   맞는다

 

  우리 같은 노인들은   수술하고 고치고 멀쩡하게 나가도?

 

  생긴 기 안 이뻐

 

  (할머니1)   글제?

 

  아이나는   가슴 두 짝 싹 없어도 쓰니께

 

   20년만?

 

  우리 아기 엄마맹키로   젊어 봤으면 소원이 없겄다

 

  (바람)   아니에요   [바람이 훌쩍인다]

 

  제가 뭐가 젊어요   [바람이 휴지를 쓱 뽑는다]

 

  (할머니2)   젊제

 

  내 그 나이믄   우리 할배캉 이혼하고

 

  전 세계를 댕기면서

 

  내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놀고 싶은 거 다 놀고 살았을 기다

 

  [할머니2의 웃음]

 

  하이고근데 인자는 안 된다

 

  다리도 아프고 눈도 잘 안 비고

 

  대구빡도 아프고

 

  [할머니들의 웃음]

 

  [피식 웃는다]

 

  (할머니1)   오메웃으니께 더 이쁘구먼

 

  아휴젊으니께 다 이뻐

 

  그냥 이때는 다 이쁜 것이여

 

  [다급한 발소리]   [문이 스르륵 열린다]

 

  [흐느낀다]

 

  [잔잔한 음악]

 

  여보

 

  [흐느낀다]

 

  여보여보

 

  (바람)   여보

 

  (바람 남편)   여보

 

  (바람)   여보

 

  여보...

 

  나 죽으면 어떡해?

 

  나 어떡해여보나 죽기 싫어

 

  당신 안 죽어당신 안 죽어

 

  내가내가 당신 꼭 살려 줄게

 

  (바람 남편)   내가 미안미안해여보내가

 

  내가 너무 미안해내가 미안해

 

  여보내가 미안해

 

  [함께 흐느낀다]

 

  (석민)   부러우시죠?

 

  연애하세요

 

  (바람 남편)   내가 미안해

 

  싫어난 혼자가 좋아

 

  (송화)   갈바람 환자 보호자 왔으니까   수술 동의서 받으면 되겠다

 

  (석민)   

 

  [송화가 석민을 탁 잡는다]   (송화)   나중에

 

  [석민의 당황한 신음]

 

  나중에으이구   [송화가 석민을 툭 친다]

 

  [휴대전화 알림음]

 

  (송화)   요즘 참 이런 일이 많네

 

  (준완)   우리 나이가 이제 그런 나이가 된 거지

 

  (송화)   주 전무님

 

  아니이사장님 상심이 크시겠네

 

  금실이 좋으셨지?

 

  엄청

 

  사모님 돌아가시기 2, 3주 전부턴   두 분이 거의 1분도 안 떨어지셨나 봐

 

  [익준의 한숨]

 

  [준완의 힘주는 신음]

 

  (종수)   다들 바쁠 텐데 얼른들 가요?

 

  (준완)   아닙니다이사장님좀 주무셨어요?

 

  못 잤어

 

  오늘도 하루 종일 서 있길래   내가 이리로 데리고 온 거야

 

  종수야뭐 좀 먹어

 

  괜찮아

 

  안 넘어가

 

  뭐든 필요한 거 있으면 바로 얘기해요

 

  술은 안 마셔요?

 

  괜찮습니다

 

  저흰 신경 쓰지 마세요

 

  어렸을 때 여러 번 봤잖아정원이

 

  말 좀 놓지 그러니?

 

  그러니깐요제발 그래 주세요

 

  (종수)   아이그래도 어떻게 그래

 

  우리 병원 먹여 살리는 분들이신데   [정원 모의 웃음]

 

  (송화)   병원에서는 그래도

 

  여기는 정원이 어머니   친구분 자격이시니까 말 놓으세요

 

  저희도 그게 편해요

 

  [종수의 멋쩍은 신음]

 

  그럴까?

 

  - (정원그럼요   - (송화

 

  (종수)   그러니까 이렇게 5명이   제일 친한 친구들?

 

  (정원)   동기예요

 

  반은 달랐는데 여차저차 해서   친해졌어요

 

  아이고이쁘다

 

  이쁘긴 뭐가 이뻐?

 

  다들 부모들 속 썩이고 싶어서   시집장가들 안 가고

 

  저는 갔다 왔습니다

 

  저는 갔습니다

 

  (정원 모)   그래너희 둘은 이쁘다

 

  [정원의 헛웃음]

 

  이렇게 선남선녀들인데   그동안 아무 일 없었어?

 

  [돌이 퐁당 떨어지는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

 

  (정원 모)   네가 방금 돌 던졌어

 

  잔잔한 호수에 돌 던졌다고

 

  그런가?

 

  (준완)   그런 거요?

 

  있냐?

 

  제가 송화한테 고백했다   까인 적 있습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사람들의 탄성]

 

  (정원 모)   진짜?

 

  - 언제?   - (준완언제?

 

  어제 일도 기억 안 나는데 나겠냐?

 

  1학년 송화 생일날   좋아한다고 고백했다 세련되게 까였지

 

  뭐랬는데?

 

  다른 사람 있대

 

  [한숨]

 

  (준완)   진짜 구태의연하다

 

  근데 뭐거절할 때 고정 레퍼토리잖아   '다른 사람 있다'

 

  아니야진짜야

 

  (정원 모)   우리 때도 그랬어

 

  대놓고 너 안 좋다는 말 못 하잖니

 

  - (준완그렇죠   - (정원맞아요

 

  (준완)   면전에서 그걸 어떻게...   [밝은 음악]

 

  [석형이 캑캑거린다]

 

  (송화)   미안해

 

  아니야이런 말도 아니고

 

  그래도 나 전처럼   너랑 잘 지내고 싶거든

 

  이런 일로 분위기   요상해지는 거 싫은데

 

  [송화의 한숨]

 

  너 빨리 무슨 다른 말이라도   좀 해 봐 봐

 

  나 괜찮아

 

  송화야이상한 소리 해서   내가 미안해

 

  뭐가 또 이상한 소리야

 

  (송화)   됐어됐어됐어됐고

 

  오늘 내 생일이지?

 

  잘됐다

 

  오늘 진상 한번 부리자?

 

  가자가자가자

 

  - (송화빨리 가자   - (석형?

 

  [송화가 재촉한다]

 

  [송화의 놀라는 신음]

 

  [리드미컬한 음악이 연주된다]

 

  (익준)   너 오늘 딱 하루다

 

  생일이니까 봐주는 거야

 

  (송화)   예이

 

  (함께)   ♪ 겨울이라 날씨가 추워서일까 ♪

 

  ♪ 팔짱 끼는 연인들의 모습에 ♪

 

  ♪ 나의 눈이 왜 시려 올까 ♪

 

  ♪ 한땐 나도 저런 때 있었다며 ♪

 

  ♪ 새로운 사람이 그리운 걸까 ♪

 

  ♪ 옛 사람이 그리워진 걸까 ♪

 

  (송화)   ♪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 ♪

 

  ♪ 때로는 물처럼 때로는 불처럼 ♪

 

  ♪ 진심으로 나만을 사랑할 수 있는 ♪

 

  ♪ 성숙하고 성실한   사람이라면 좋겠어 ♪

 

  ♪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 ♪

 

  ♪ 사랑에도 연습은 있는 거기에 ♪

 

  ♪ 아주 조그만 일에도   신경을 써 주는 ♪

 

  ♪ 사랑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면 좋겠어 ♪

 

  (익준)   ♪ 나에겐 아픈 상처가 있는데 ♪

 

  ♪ 과거가 없는 사람은 부담스러워 ♪

 

  (함께)   ♪ 한 번쯤은 시련에 울었었던 ♪

 

  ♪ 눈이 고운 사람 품에 안겨서 ♪

 

  ♪ 뜨겁게 위로받고 싶어 ♪

 

  ♪ 혼자임에 지쳤던 내 모든 걸 ♪

 

  ♪ 손이 고운 사람에게 맡긴 채 ♪

 

  ♪ 외로움을 잊을 수 있다면 ♪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송화가 흥얼거린다]

 

  ♪ 고운 사람에게 맡긴 채 ♪

 

  [흥얼거린다]

 

  [휴대전화 벨 소리]

 

  (송화)   엄마

 

  (송화 모)   우리 딸생일 축하해

 

  엄마도 나 낳느라고 고생했어

 

  (송화 모)   딸이 이렇게 좋을 줄 알았으면은   하나 더 낳을 걸 그랬어

 

  [웃으며]   아직도 늦지 않았어

 

  마흔 살 차이 나는 동생도 괜찮지뭐   [송화 모의 웃음]

 

  (송화 모)   네 아빠 도망갔다

 

  이리 와

 

  딸이랑 통화해요

 

  (송화)   엄마나 운전해   병원 도착하면 전화할게

 

  (송화 모)   그래

 

  [통화 종료음]

 

  (송화)   ♪ 좋은 사람 있으면 ♪

 

  [카드 인식음]   ♪ 소개시켜 줘 ♪

 

  [송화가 흥얼거린다]

 

  [밝은 음악]

 

  [한숨]

 

  [한숨]

 

  (장 교수)   우리 나가서 얘기하자

 

  (준완)   여기서 얘기해

 

  진짜야

 

  딱 그날 한 번이야

 

  (준완)   그날 한 번이든 반 번이든   그건 관심 없고

 

  송화한테 얘기해

 

  [장 교수의 한숨]   송화한테 얘기하라고

 

  잠깐 만나는 사이든   아니면 진지하게 바람을 피우든 간에

 

  송화는 알아야지안 그래?

 

  애 바보 만들지 말고 지금 전화해

 

  알았어내가 알아서 할게

 

  (준완)   아니면 내가 얘기해?

 

  (장 교수)   내가 한다고

 

  너 좀 오버 아니냐?

 

  [장 교수의 헛웃음]

 

  이거 연인 사이 일이야

 

  근데 네가 뭔데 이래라저래라야?

 

  너 송화 좋아해?

 

  [장 교수의 헛웃음]

 

  아니너희 둘이 친한 건 알겠는데

 

  이건 좀 너무하는데?

 

  너 친구 없지?

 

  있어있지

 

  근데 너희들은 남녀잖아안 이상해?

 

  안 이상해

 

  너 참 촌스럽다

 

  진짜 송화가 아깝다

 

  (준완)   아휴

 

  [문이 달칵 열린다]

 

  [리드미컬한 음악]   [문이 쾅 닫힌다]

 

  [밝은 음악]   여러분딱 하루만이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있는 그런 날

 

  우리 오늘은   그렇게 살아 보는 건 어떨까요?   [웃음]

 

  5월은 그러기에 딱 좋은 날이니까요

 

  겨울 쌤뭐야애인이야?

 

  막 사진만 봐도 좋아?

 

  사진만 봐도 좋네요

 

  어디가 그렇게 좋은데?

 

  권위적이지도 않고   자기 할 일은 알아서 딱딱 하시고

 

  전 좋은데?

 

  울지 마세요   지금까지 잘 참으셨잖아요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심쿵 포인트가 있으시네

 

  너희들그거 아냐?

 

  - ?   - ?

 

  근데 교수님왜 말씀 안 하셨어요?

 

  ?

 

  [무거운 음악]   교수님왜 전화 안 받으세요?

 

  - 익준이한테나 가 봐   - ?

 

  뭔 일 있는 거 같은데 말을 안 하네

 

  어이안정원너 이거 뭐야?

 

  진짜 왜 저래?

 

  아휴사람이 감정이 없어

 

  정신 차려이 새끼야   맞아 뒈지기 전에

 

  지금 뭐라고 그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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