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의사 생활 S2.4
감사합니다, 근데 성함이…
(세경) 아, 저는 고세경이라고 합니다
[어두운 음악]
익순이랑 같은 건물에 살고 있고요
지금 익순이랑 제일 친한 친구입니다
여보세요?
아, 네, 세경 씨
한 번 더 부탁드릴게요
익순이 나오면 늦어도 상관없으니까
남자 친구한테 바로 전화해 달라고 전해 줄래요?
(세경) 네, 꼭 전하겠습니다
아, 근데 정말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진짜 크게 다친 거 아니에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거친 숨소리] [통화 종료음]
[한숨]
미치겠다, 진짜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안 자고 뭐 해?
(준완) 여자 친구랑 통화하기로 했어
맥주 같이 마셔 줘?
[헛웃음]
됐어, 가던 길이나 가
(정원) 알았어
[문이 달칵 열린다]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한숨]
[휴대전화 벨 소리]
(준완) 여보세요, 괜찮아?
(준완) 그만하길 천만다행이네
운전한 친구는?
(익순) 다 괜찮아
그 커플은 벌써 숙소 갔어
(준완) 다 괜찮긴
너 브레인 CT 찍었는데 뇌에 출혈 있었다며
팔도 찢어졌는데 그게 어떻게 괜찮아?
(익순) 머리가 깨진 것도 아니고
출혈도 아주 쪼끔, 아주 쪼끔이랬어
여기서도 크게 걱정할 수준 아니라고 했어
오빠, 나 괜찮아, 완전 멀쩡해
목소리 들으면 몰라?
(준완) 지금 CT상으론 별 이상 없다고 해도
시간 지나면 후유증 있을 수 있어
보통 이삼일 내에 출혈량 늘 수도 있으니까
쉬면서 잘 지켜봐야 돼
만약 두통 있거나 구토, 어지럼증 있으면
바로 응급실 가고
(익순) 네, 알겠습니다
저기, 김준완 교수님 제 걱정은 그만하시고 얼른 주무세요
서울 지금 새벽 아니야?
(준완) 응, 새벽 2시
그, 오늘 하루는 입원하라고 하지?
(익순) 어, 오늘 밤은 좀 지켜본대
아,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데
내일 퇴원해서 하루 까먹었으니깐 본머스 피어 정도만 가 보려고
어딜 가
그냥 내일하고 모레는 숙소에서 쉬고 얼른 런던으로 가야지
하, 난 내일 하루는 숙소에서 푹 쉬다가
다음 날 바로 집으로 갔으면 좋겠는데
집에서 쉬는 게 더 편하지 않을까?
(익순) 여기까지 왔는데 어떻게 그냥 가?
잠깐만 나갔다 오려고
[한숨] 내 몸은 내가 알아서 해요
걱정은 그만하셔도 됩니다요
오빠, 나 찾는다
이따 다시 전화할게
아니다, 내일 퇴원하면서 전화할게
얼른 자
괜히 나 때문에 오빠 귀한 잠 시간 허비했다
미안, 굿 나이트
사랑해, 아프지 마
(익순) 알았어, 안 아플게 [무거운 음악]
나도 내가 아픈 거 제일 싫어
오빠, 잘 자, 사랑해
(준완) 응
[통화 종료음]
[한숨]
[밝은 음악]
(정원) 우리 바다 보러 갈까요?
(다영) 네
(겨울) 네, 안녕하세요, 교수님 [갈매기가 끼룩거리는 효과음]
(정원) [웃으며] 네, 안녕하세요
교수님, 서아 항생제 오늘까지 쓰는 걸로 되어 있는데
(가희) 예정대로 오늘까지만 쓰고 DC 하면 될까요?
네, 오늘까지만 쓰고 내일부턴 DC 해 주시면 됩니다
[밝은 음악]
[의료 기기 작동음]
(준완) 도재학 선생님
오늘 수술 잘 좀 부탁합니다
(재학) 걱정 마세요, 교수님
저만 믿으시면 됩니다
(준완) 아유, 실력이 늘어야 되는데 점점 말발만 늘어 가지고
너희 둘이 편하면 이 수술 늦게 끝나고
내가 편해야 이 수술 금방 끝나
제발 오늘 날 좀 편하게 해 줄래?
할 수 있지?
(재학) 예, 노력하겠습니다
(준완) 야! 쯧 [익살스러운 효과음]
(다영) 교수님, 바다 어머니가 걱정이 좀 많으세요
간단한 수술이라고 말씀드려도
전신 마취도 걱정되고 흉터도 걱정되시고
(정원) 당연히 걱정되시죠
엄마한테 간단한 수술이란 건 없습니다
(다영) 교수님
애 있죠?
저요?
애 많죠
제가 수술하고 치료한 애들이 다 제 애죠, 뭐
(정원) 안녕하세요
[피식 웃으며] 정말 홀리, 홀리
저도 홀리, 홀리
(송화) 논문 초안 잘 봤어
내용 복잡했을 텐데 잘 썼어
(선빈) 교수님 착한 거짓말이신 거 알아요
거침없이 지적해 주세요
저 괜찮습니다
(송화) 음
우리 커피 한잔 마시면서 할까?
(선빈) 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교수님, 아침엔 마일드하게 드시죠?
응, 고마워
아니다, 내가 할게
선빈아, 넌 논문 쓴 거 프린트해
- (송화) 보면서 하자 - 아, 네
(선빈) 교수님, 오늘 밤 바로 속초 내려가세요?
어, 내일은 오후 진료라서 내일 아침에 내려가려고
넌 다크지?
네, 감사합니다
(송화) 별말씀을요
(정원) 수술은 내일 아침 일찍 할 거 같고요
오늘 자기 전까지는 자유롭게 먹이셔도 되는데
내일 아침 일어나서부터는
물 포함해서 아무것도 먹이시면 안 됩니다
혹시 바다가 먹는 거 많이 좋아하나요?
엄청요, 식탐이 엄청 많아요
아이고
내일 수술 끝나고 네 시간 후부터는 먹을 수 있으니까
내일 아침까지만 좀 조심시켜 주세요
혹시 내일 수술 관련해서 궁금하신 건?
수술 시간은 얼마나…
(정원) 어, 수술 자체는 한 시간 정도?
근데 수술장 들어가고 마취하고 그런 시간들까지 합치면
어, 길어야 세 시간입니다
정확한 수술 이름은 갑상 설관 낭종 제거 수술이고요
목주름 선으로 가로로 3에서 5cm 정도 절개를 해서
물혹을 제거해 줄 겁니다
흉터 많이 남겠죠?
어, 한 이 정도?
(정원) 아무리 적게 째도 한 이 정도는 남을 건데…
[발랄한 음악]
[사람들의 웃음]
얘가 요즘에 약속 놀이를 많이 해서
(정원) 선생님이랑 약속
우리 바다 수술 잘 받고 얼른 나을게요
(아이) 응 [정원의 웃음]
[아이의 웃음] (정원) 아이고
[사람들의 웃음]
(석형) 심은영 환자는 이벤트가 있었어?
(펠로우1) 진찰해 봤는데
경부는 1cm 정도로 이전과 변화는 없습니다
근데 모니터링에서는 수축이 지속적으로 있고
산모 맥박이 120회로 상승하고 힘들어해서
리토드린 중단하고 아토시반으로 바꿨습니다
- (석형) 응 - (펠로우1) 베타 커버했고요
(석형) 체스트는 확인했니?
폐부종은 없고?
(펠로우1) 네, 체스트 확인했고 폐부종은 없습니다
산모는 많이 불안해하는 상태고요
내가 좀 봐 줬으면 좋겠다는 거지?
(펠로우1) 네
[민하가 사각사각 적는다]
알았어
- 민하야 - (민하) 네?
질문해
[익살스러운 효과음]
교수님, 어떻게 아셨어요?
제 마음을 읽으세요?
[사람들의 웃음]
내가 네 마음을 어떻게 읽어?
네가 거기에 적었잖아
아
[익살스러운 효과음] [민하의 멋쩍은 웃음]
(석형) 햄릿이니?
물어봐
아, 김예지 산모 퇴원시켜도 될까요?
그거 여쭤보려고…
(석형) 어, 나이트라진 파지티브 아니지?
네, 아닙니다
풀링도 전혀 없고요
다행이다
내가 회진 돌 때 가서 말씀드릴게
- 가자, 기다리시겠다 - (민하) 네
(익준) 음 [마우스 클릭음]
간 수치 다 좋네요, 예
면역 억제제 농도도 적당히 잘 유지 중이시고
신장 기능도 정상이네요
아유, 다 좋습니다, 네
[사람들의 웃음]
다른 불편한 건 없으시죠?
(여자1) 아이, 마이는 아인데
소화가 예전맨치로 잘 안돼예
속이 쪼매 불편합니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간 이식 수술 할 때 담낭을 제거하는데
아무래도 담낭이 없으면은 그, 소화력이 좀 떨어져요
되도록 기름진 거 많이 드시지 마시고
운동, 운동 열심히 하셔야 돼요
예,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운동 열심히 하고 있습니더
선생님, 걱정하지 마이소
제가 옆에서 스파르타로 시킵니더
우예 찾은 건강인데요
운동하고 식단은 교수님 한 개도 걱정 안 하셔도 됩니데이
아이고, 예, 잘하시고 계세요, 네
그러면 저랑은 한 달 뒤에 뵐까요?
(여자1과 남자1) 예
(익준) 아!
집이 진해셨죠?
(여자1) 예
(익준) 왔다 갔다 하시느라 많이 힘드시겠네
오늘은 몇 시에 출발하셨어요?
어젯밤에 올라왔십니더
아이고
(남자1) 새벽에 병원 와가 1층 로비 원무과 의자에서 좀 잤십니더
예전에는 뭐, 여관도 잡고 모텔도 잡고 했는데
요새는 뭐, 방도 마이 없고
방을 잡아 봐야 뭐 어차피 아침 일찍 나와야 하니까
뭐, 돈도 좀 아깝고 해가
아, 그래도 잠을 잘 주무셔야 하는데, 참
아, 그리고 우리 병원에서 신경과 진료도 있지 않으세요?
뇌경색 시술 하셨잖아요
맞십니더
(여자1) 아유, 우리 선생님 억수로 똘똘하시네
아유 [익준과 여자1의 웃음]
(익준) 아니, 뭐, 제가 아니, 그런 말은 왕왕…
[익준과 여자1의 웃음]
신경과 진료는 언제세요?
그때 또 올라오셔야겠네
오경애 님 신경과 진료 언제예요?
(해성) 아, 잠시만요
(남자1) 3월 25일입니더
[살짝 웃으며] 네, 3월 25일
윤미혜 교수님 맞으시죠?
아, 예, 맞아예
어? 그럼 있어 봐라
그럼 우찌 되노?
우리 선생님을 그러면 한 달 뒤에 보고 [남자1이 호응한다]
(여자1) 대충, 그, 일주일 있다가 또 올라온단 얘기가? 맞제?
[마우스 클릭음] (남자1) 또 올라오지, 뭐
서울 구경 실컷 하고 안 좋나
(여자1) 아, 좋기는, 참말로, 진짜
사람 피곤한 것도 모르고, 진짜, 쯧
제가 맞춰 드릴게요, 예
저랑도 신경과 진료 보러 오는 날 그날 뵐게요
저도 수요일 날 외래가 있어서 괜찮습니다
아, 진짭니까?
진짜 괜찮습니까?
네, 회복 속도도 빠르시고
수치들도 좋으셔서 일주일 정도는 괜찮습니다
약 처방을 한 주 더 해 드릴게요
아, 멀리서 오시는데 그 정도는 챙겨 드려야죠
아유, 선생님, 진짜 감사합니데이
고맙십니더, 선생님
아이고, 별말씀을요, 예
조심히 내려가세요
- (여자1) 네, 한 달 뒤에 뵙겠십니더 - (남자1) 예, 예
- (익준) 예, 예, 예 - (남자1) 가자, 가자
(남자1) 예
[휴대전화 벨 소리] (준완) 네, 고생들 해요
네, 김준완입니다
어, 지금 갈게요 수술 끝나서 갈 수 있어요
네 [통화 종료음]
[다가오는 발걸음]
[버튼 조작음]
(보안원) 면회 시작하겠습니다
다들 오셨는지 확인하고 같이 들어갈게요
어, 강동현 환자 보호자님
- (여자2) 예 - (보안원) 예
(보안원) 어, 최한나 환자 보호자님
- (남자2) 네 - (보안원) 예
(보안원) 이원우 환자 보호자님
- (남자3) 네 - (보안원) 예
(보안원) 어, 배민진 환자 보호자님
- (남자4) 예 - (보안원) 예
(보안원) 이예리 환자 보호자님
(선빈) 다른 변수들에 대한 결과들은 빼라는 말씀이시죠?
(송화) 응
리절트 부분에
통계적으로 의미 없는 결과들까지 죄다 쓰여 있으니까 너무 산만해
- 네 - (송화) 응, 마지막으로
결과에서
뇌부종을 일으키는 메닌지오마 볼륨 스레스홀드가 14cc였잖아
그러니까 디스커션에서는
메닌지오마가 커짐에 따라
뇌부종이 일어나는 메커니즘에 포커스를 맞춰야 될 거 같아
(송화) 내가 생각한 그럴듯한 메커니즘이 있어서
그거 정리해 봤는데
일단 네가 먼저 써서 나한테 보내 주면
내가 쓴 거 너한테 메일로 보내 줄 테니까 그거 참고해 봐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얼른 추가해서 다시 보내 드리겠습니다
(송화) 그래라
음, 잘 탔다
교수님이 타셨는데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나한테 하는 말이야
[선빈의 웃음]
(선빈) 근데 교수님은 공부가 좋으시죠?
재밌으시고?
나?
[머뭇거리는 신음]
재미없어
공부가 어떻게 재밌니
교수님
어
난 좀 재밌어
[웃음]
알아 가는 즐거움이 있지 않니?
내가 왜 뇌를 선택했는데
하면 할수록
- 어려워요 - (송화) 재밌어
(송화) 공부하면 할수록 뇌가 얼마나 재밌는데
아직 안 밝혀진 것도 많아서 연구할 것도 많고
나는 환자 보는 것도 좋은데
평생 책 보고 연구만 했으면 좋겠어
내가 이상한 거지?
[어색한 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준완) 제가 벤트 세팅 좀 조절했어요
30분 뒤에 ABGA 한 번 더 봐 주세요
(소연) 네
(홍도) 안녕하세요
좀 전에도 인사했잖아
인사 두 번 하는 게 어디 있어?
죄송합니다
- 장홍도 군 - (홍도) 네 [흥미로운 음악]
심장 수술 할 때 인공 심폐기는 어디 어디 연결하지?
[익살스러운 효과음]
대동맥과…
(홍도) 어…
대동맥과…
어…
대동맥과…
대동맥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더 공부해서 와 [버튼 조작음]
다음에 보면 같은 거 물어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준완) 고생해요
[잔잔한 음악]
[의료 기기 작동음]
[살짝 웃는다]
[휴대전화 벨 소리]
(준완) 나왔어?
(재학) 네, 방금 PICU로 왔습니다
(준완) 어, 갈게
[통화 종료음]
(준완) 수술 잘 끝났습니다 [의료 기기 작동음]
수술 전 검사에서 예상했던 대로
심실과 심실 간에 큰 구멍이 있어서
자기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심낭이라는 얇은 막을 이용해
덧대어 막아 주었고요
또 심방과 심방 사이에도 작은 구멍이 있었는데
그것도 잘 막았습니다
어, 수술 중에 특별한 이벤트 없이 잘 진행됐기 때문에
전 별문제 없이 잘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가 꼼꼼히 잘 보겠습니다
- (남자5) 감사합니다, 교수님 - (여자3) 감사합니다
(여자3) [울먹이며] 우리 루빈이 고생했다, 그렇지?
(준완) 그럼
아, 민찬이 어머니 아버지 병원 안에 계시죠?
네, 밖에 계세요
들어오시라고 할까요?
(준완) 아니에요 제가 나가서 말씀드릴게요
[준완의 힘겨운 신음]
어디 가니?
교수님 따라가는데요
왜?
좋은 소식 전하실 거 같아서요
저도 힐링 좀 하려고
넌 언제 내게 힐링이 될까?
교수님은 제겐 이미 힐링이세요
아, 치유돼 [웃음]
(준완) 아휴, 진짜 말로는 못 이겨, 진짜, 아유
[민찬 부모의 벅찬 숨소리]
(준완) 초음파도 괜찮고 심장 뛰는 것도 괜찮아요
새로 받은 심장이 열심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내일쯤 일반 병실로 올라갈 겁니다
[흐느낀다]
이런 날도 오네요, 교수님
일반 병실 가셔도 몇 가지 주의할 것들이 있는데
그건 다시 말씀드릴게요
점심시간인데 얼른 식사하셔야죠
네, 교수님도 식사 맛있게 하십시오
(민찬 부) 마음 같아서는
한국에서 제일 비싸고 좋은 음식 대접하고 싶은데
[흐느낀다]
그, 그건 절대 안 되는 거죠, 교수님?
네, 저 그럼 잘립니다
[민찬 부모의 웃음]
말씀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준완) 마음만 받을게요
그럼
[잔잔한 음악]
[준완의 한숨]
(재학) 저랑은 점심 드실 거죠?
(준완) 아, 몰라
[재학의 웃음] 아유, 좀 가, 좀
[키오스크 조작음]
(재학) 아, 교수님 유경진 씨 있잖아요
바이올리니스트
병원비 얼마 냈는지 들으셨어요?
관심 없어, 너도 신경 꺼
(준완) 어
(재학) 어? 안녕하십니까!
(송화) [웃으며] 네, 안녕하세요
(준완) 밥 먹을 거지? 내가 계산할게
그럴래? 나 일행 있는데?
같이 계산할게, 몇 명?
(선빈) 안녕하세요
- (윤복) 교수님, 안녕하세요 - (성영) 안녕하세요, 교수님 [익살스러운 음악]
(송화) 잘 먹을게
준완이가 쏜대
- (성영) 앗싸 - (선빈) 감사합니다
(윤복) 감사합니다 [재학의 웃음]
[재학의 탄성]
(재학) 오늘 역대급이네요
(준완) 이래서 내가 여길 못 벗어나지
아유, 야, 내려놔 무슨 성화 봉송하냐?
(재학) 어, 이거 모형 아니야?
[재학의 웃음]
음, 모형이 아니야
교수님 저 이거 한 번 더 먹어도 되죠?
그래, 더 먹어, 너라도 많이 먹어
[재학의 들뜬 신음]
(재학) 응? 입, 입맛이 없으세요?
(준완) 어
와, 교수님 이렇게 식사하실 때도 있네요?
늘 전투적으로 드셨는데
밥이 잘 안 넘어가네
모래 씹는 거 같아
아이고
그럼 닭 다리 저 주세요
(준완) 안 돼
이건 먹을 거야
밥이 잘 안 넘어가신다면서요
모래 씹는 거 같다 그러시더니
밥이 그렇다고, 닭은 아니야
(준완) 나중에 먹으려고 아껴 둔 거야
- 신경 꺼 - (재학) 신경을 또 꺼요?
[기계 전원 효과음]
아, 닭 다리 익순이도 엄청 좋아하는데
(재학) 익순이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준이
- (재학) 익순이 - 익준이
(재학) 익순이라고 하셨는데?
익준이, 익준이, 익준이라고 했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준완) 밥 먹자
(재학) 네
[차분한 음악]
근데 교수님
세상 어딘가에
익순이라는 사람도 있겠죠?
(준완) 있겠지
지구 반대편에 있을지 누가 알아
[재학이 피식 웃는다]
(익준) 어, 채송화 말하라
(송화) 야, 오늘 닭 다리 나왔어 빨리 와
(익준) 아, 진짜?
아, 어떡해, 아, 짜증
아, 오늘 점심에 회동 있어
(송화) 무슨 회동?
콘퍼런스 있어?
(익준) 지난주에 잡아 놓은 중요한 회동이야
사랑의 떡볶이 회동
아, 애들 기다리고 있어
(송화) [헛웃음 치며] 난 또 뭐라고
알았어
(익준) 야, 점심 먹고 네 방으로 갈게 커피 마시자
오늘 늦게까지 있을 거지?
(송화) 응, 얼른 가
맛있게 먹어
(익준) 응, 너도
(민찬 부) 자, 먹자, 먹자
[민찬 부의 웃음]
아, 맛있겠다, 응?
여보, 이 감자볶음 좀 먹어, 응?
자, 숟가락
[민찬 부가 수저를 달그락거린다]
[민찬 부의 힘주는 신음]
[민찬 부가 중얼거린다]
여보, 식기 전에 얼른 먹어, 응?
(민찬 모) 응 [민찬 부의 웃음]
[무거운 음악]
[은지 모의 한숨]
[힘주는 신음]
[문이 달칵 닫힌다]
[신난 탄성]
[민하의 힘주는 신음]
[민하의 가쁜 숨소리] 설마 한 사람당 하나씩 시킨 건 아니지?
[웃음] (익준) 여기 그런 데 아니야
[민하가 봉지를 부스럭거린다]
어유, 뭐야?
안녕하세요
떡볶이 벌써 왔어요?
(익준) 겨울아, 우리 추추 원래 손이 이렇게 컸니?
(겨울) 왜요?
(익준) 추민하 선생님 떡볶이 세 통이나 시켰어
저 혼자 하나 다 먹어요
[탄성]
이게 반반, 오리지널 맛
어유, 그거 좀 매울 텐데?
저 매운 거 완전 좋아해요
어떡하냐, 우리 정원이는 매운 거 잘 못 먹는데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 아세요
추민하 선생님 알아요
제가 말했어요
(겨울) 우리 병원에서 유일하게 아는 사람 [발랄한 음악]
(민하) 제가 엄청 축하해 줬어요
하느님을 이겼잖아요
(익준) [손가락을 탁 튀기며] 그렇지
우리 겨울이가 하느님을 이겼어, 카
[익준의 힘주는 신음]
우리 건 뭐야?
(민하) 초보 맛이요
근데 교수님, 오늘 한 사람 더 불렀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응, 불렀지
이번엔 꽝이 아니라 당첨을 불렀지
근데 이 새끼 왜 안 와?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준) 아, 진짜 여길 어디라고 네가 들어와!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겨울) 안녕하세요
안녕
[문이 달칵 닫힌다]
(석형) 순간 GS 의국인가 했네
너 여기서 뭐 해?
뭐 하긴, 떡볶이 먹지
(민하) 여기 떡볶이 좀 드세요
어, 계란찜도
(익준) 계란찜 내 거야
내가 먹을 거라고
(민하) 아, 네
(석형) 난 괜찮아 옹졸한 쟤 먹으라 그래
[민하의 웃음]
어? 이거 매운 거야?
(민하) 어, 초보 맛이요
[놀라며] 교수님, 매운 거 못 드세요?
아니, 나 잘 먹어, 좋아해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석형) 얘도 괜찮은데?
[민하의 탄성]
얼른 먹어
[석형의 탄성]
응, 여기
(민하) 음, 교수님, 감사합니다
교수님도 드, 드세요
- (민하) 여기, 네 - (석형) 응
[민하가 음료수를 졸졸 따른다]
(민하) 그리고 주먹밥도 드세요
- 너 먹어, 너 많이 먹어 - (민하) 네
[머뭇거리는 숨소리]
- 겨울아 - (겨울) 네?
쓰리 [흥미로운 음악]
투
(익준) 원
[밝은 음악]
(민하) 응? 안녕하세요
- (겨울) 오셨어요? - (정원) 안녕하세요
[겨울의 웃음] (정원) 어
(익준) 안드레아, 빨리빨리 좀 다녀라
어? 우리 병원 소아 수술은 네가 다 하니?
어, 내가 다 해
그렇지, 네가 다 하지, 응
야, 의문형이 아니라 감탄형이었어
[놀란 신음]
오, 이거 좀 맵다
(익준) 어, 너한테 좀 매울 수 있겠다
[정원이 살짝 웃는다]
와, 진짜
아, 너희들, 나한테 이러는 거 아니지
야, 오작교한테 이러면 안 돼, 너희들 [휴대전화 벨 소리]
어, 어디야?
어, 나 아무거나
어, 알았어, 거기서 봐
[통화 종료음] 나 갈 거야, 굶을 거라고!
(민하) 응? 교수님
(석형) 송화야?
이거 주먹밥 하나 그대로 있는데 가져가서 먹을래?
아니야, 나 많이 먹었어
너희들 먹어, 갈게
(재학) 교수님
(준완) 응
(재학) 저, 천명태 교수님 다음 주 학회 가시는데
교수님이 환자 맡으시기로 하셨어요?
(준완) 난 세 분만
이경미 환자도요?
(준완) 응
근데 이경미 환자는 내가 맡았다고 하기도 좀 그렇다
지금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서
(재학) 쯧, 그렇긴 하죠
[의료 기기 작동음]
(소연) 천명태 교수님이 다음 주 학회셔서
다음 주에는 김준완 교수님이 맡으실 거예요
김준완 교수님 좋으세요
걱정 안 하셔도 돼요
뭐, 좀 무뚝뚝하셔도 환자 엄청 챙기세요
환자도 자주 보시고
아, 이미 알고 계시죠?
[소연이 살짝 웃는다]
안 외로우세요?
에구
저희가 자주 올게요
[살짝 웃는다]
[잔잔한 음악] [소연이 살짝 웃는다]
[버튼 조작음]
[문이 스르륵 닫힌다]
(송화) 그래도 너무 많이 주시니까
어차피 다 먹지도 못하는데
[익준의 웃음] [송화의 헛웃음]
아, 버리면 아깝잖아
조금만 달라고 해도 항상 박스가 이만해
택배 박스 무거워서 나 혼자 들지도 못한다니까
속초 내려가니까 이제 거기로 보내시는데
아, 정말 너무 많이 보내, 너무 많이
(익준) 아유, 우리 엄마도 그래
난 상경한 지 20년이 넘었다
그걸로 초반에 엄청 싸웠거든
'제발, 엄마, 제발'
'제발 조금만 보내, 엄마'
'이번엔 제발 조금만 보내' [송화의 웃음]
근데 안 돼, 절대 안 돼
야, 우리 엄마 컨디션 좋으면은
양념깻잎을 한 5천만 장씩 해서 보내
[송화의 놀란 숨소리] [익준의 헛웃음]
[탄식]
이번엔 뭘 보내셨는데?
(송화) 장아찌
(익준) 맛있겠네
(송화) 마늘, 고추, 미나리 각각 한 통씩
아, 언제 다 먹어, 언제
나 오늘 밤 속초 내려갈지도 몰라
가서 장아찌 먹어야 되거든
(익준) [피식 웃으며] 나 좀 줘
(송화) 야, 그래, 너 좀 가져가
나 혼자 절대 다 못 먹어
그래, 어머니도 주변 사람들이랑 나눠 먹으라고
그렇게 많이 보내셨을 거야
나 좀 주고 준완이랑 정원이도 좀 줘
정원이가 요리 잘하니까 주면 좋아하겠네
어, 그럼 되겠다
(익준) 응
근데 조건이 있어
내 깻잎 좀 가져가
[익살스러운 효과음]
집에 약 2천만 장 있거든
너 10%만 가져가
좋아, 나 깻잎 좋아해
- (익준) 딜 - 딜 [발랄한 음악]
[익준이 숨을 하 내쉰다]
이쁘네
(재학) 교수님 이 스탠드 어때요? 괜찮죠?
괜찮네
근데 넌 남의 SNS를 왜 보니?
제 와이프예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재학) 제 와이프 SNS요
오늘 스탠드 새로 샀다고 올린 거예요
처음부터 그럼 와이프라고 얘기를 하지
여, 여기 밑에 해시태그에
'역시 남편뿐'
'도재학, 고마워'라고 돼 있잖아요
(재학) 커피가 없는데 뭘 드시고 계시는 거지?
그리고 SNS는 원래 남의 거 구경하는 맛에 하는 거예요
교수님도 SNS 하시잖아요
비공개시던데?
그럼
나도 있어 [재학의 탄성]
(준완) 나도 해, SNS
아유, 이렇게 휑하게 두실 거면 뭐 하러 SNS를 하세요?
아무것도 없네?
아무것도 없어
난 사실 거의 안 해
여자 친구가 영국 가면서 계정만 만들어 준 거야
(준완) 난 여자 친구 거 보는 용도로만 써
왜 보기만 하세요? 교수님도 올리셔야죠
그래야 여자 친구분도 보시고, 어?
교수님 근황도 알고 또 잘 지내시는지 확인도 하죠
(준완) 매일 통화해
통화하는 거랑
그 사람의 일상을 공유하는 거랑은 다르죠
내 일상이 어디 있어?
집하고 병원밖에 없는데
뭐, 그런 거라도 공유하면 좋죠
교수님, 사진 좀 찍어 올리세요
여자 친구분 보시게, 예?
(재학) 아, 하 제가 좀 가르쳐 드려요?
(준완) 아유, 됐어 그게 뭐라고 가르쳐?
그냥 올리면 되는 거잖아
(재학) [피식 웃으며] 교수님 휴대폰 줘 보세요
(준완) 왜?
(재학) 씁, 어디 보자
자
[카메라 셔터음] (준완) 야
[재학의 놀란 신음]
(재학) 오, 대박 사진 대박 잘 나왔어요
와, 증명사진이야, 증명사진, 와
[재학의 탄성]
(준완) 지워
이거 밑에다 뭐라고 적을까요?
'김준완'?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이, 누가 김준완인 거 몰라요?
그럼
'율제병원 흉부외과 교수 김준완'?
[씩씩한 음악]
관등 성명 하십니까?
(재학) [코를 훌쩍이며] 그냥, 음
'여자 친구 보아라'
(준완) 아유, 됐어, 하지 마 야, 여자 친구 기절한다, 진짜
(재학) 씁, 해시태그는 뭐라고 하지?
음
그건 왜 하는데?
[재학의 한숨]
(재학) 많은 사람들이 봐야 할 거 아니에요?
그럼 해시태그를 다양하게 올려 놔야
사람들이 검색해서 들어오죠
많은 사람들이 보는 거 싫은데
내 여자 친구만 보게 해 줘
그럼 해시태그 아무것도 안 해요
응, 아무것도 하지 마
내 여자 친구만 보면 돼
(재학) 됐다
나중에 SNS 더 배우고 싶으시면 말하세요
그럴 일 없어
혹시
혹시라도 그런 마음이 드시면 저한테 딱 한 마디만 하세요
'재학아, 시간 있니?'
(준완) 그럴 일 없다니까
나 좀 쉰다
[한숨]
[무거운 음악]
[준완의 한숨]
[사이렌 소리가 들려온다]
[버튼 조작음] [의료 기기 작동음]
(재학)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어요?
(지민) 선생님, 은지가 좀 이상해요
좀 전에 깼는데 왼팔을 잘 못 써요
예? [긴장되는 음악]
[페달 조작음] [물이 솨 나온다]
(익준) 너 요새 수술 많다?
(준완) 어, 이번 주 몰렸어
너 일찍 내려왔다?
어, 휴게실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들어가려고
(간호사) 김준완 교수님, 전화요
도재학 선생님이요
[페달 조작음] [물이 뚝 멈춘다]
(준완) 어, 왜?
(재학) 급하게 노티드릴 게 있어서 전화했습니다
(준완) 말해
(재학) 은지 왼쪽 팔다리의 모터가 떨어집니다
[어두운 음악] 팔은 그레이드 투 정도
다리는 그레이드 쓰리 정도 됩니다
(준완) 은지 PT가 얼마니?
(재학) INR 2.8입니다
(준완) 바드 때문에 MRI 못 찍으니까 CT라도 찍자
신경과 콜해서 와서 한번 봐 달라고 하고
은지 어머니한테 상황 설명해 드리고
중간에 다른 이벤트 생기면 바로 콜해
수술 끝나면 바로 갈게
생큐
[통화 종료음]
(익준) 감사합니다
(선빈) VIP 수술은 교수님이 다 하시는 거예요?
다른 교수님하고 나눠 하시면 안 돼요?
속초에서 어떻게 매번 왔다 갔다 하세요
매번은 아니고 2주에 한 번 정도
잘 마실게
뇌물이니?
뇌물이 아니라 선물이요
교수님이 서울에 계시면 제 마음이 얼마나 든든하고 좋은지 몰라요
드래건 잘 있지?
둘이 아직도 화해 안 했어?
(선빈) 네
(송화) 크게 싸웠니?
전 뇌를 하고 싶어서 신경외과 왔는데
어떻게 그렇게 쉽게 꿈을 포기하냐고
(선빈) 석민 오빠는
이래서 인생의 평지풍파 안 겪어 본 애들이
생각이 짧다는 소리를 듣는 거라고
[송화의 한숨]
(송화) 크게 싸웠네
(선빈) 네
(송화) 네가 먼저 전화해
(선빈) 했는데 더 싸움만 되더라고요
안 본 지 2주 넘었어요
우리 이대로 헤어지면 어떡해요, 교수님?
[한숨]
기다려 봐
계기가 있을 거야
[송화가 피식 웃는다]
나도 전에 연애할 때 엄청 싸웠거든
그리고 싸우고 나면 어떻게든 빨리 해결해 보려고
없는 시간 쪼개서 전화하고 만나고 100분 토론 하고
[웃음]
아, 진짜 피곤했어, 정말
근데 나이가 점점 들면서 저절로 깨달은 게 하나 있어
둘 다 '헤어질 거야'라는 마음만 없으면
그리고 둘이 엄청 떨어져 있는 것만 아니면
그냥 있어 봐
그럼 계기가 생기더라고
우리 하루하루 별일들이 많잖아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항상 별일들이 생기는데
이런 것들이 서로에게 전화하고 만나게 하는 계기가 되더라고
드래건 지금 많이 바쁠 거야
(송화) 새 직장이라 배울 것도 많고 인사할 데도 많고
그리고 너도 바쁘잖아
이럴 땐 그냥 각자 알아서 바쁘게 살아
그렇게 잘 살고 있으면
그러다 보면
전화 안 하고는 못 배기는 일
무조건 만날 수밖에 없는 일이 생길 거야
네, 맞아요
제가 사고 쳐서 드래건한테 전화할 수도 있죠
드래건이 사고 쳐서 너한테 전화할 수도 있고
그러니까 너희는 그렇게 알아서 굴러가게 내버려 두고
우리 일이나 하자
나 수술 늦을 거 같은데?
죄송합니다, 교수님
(선빈) 감사합니다
(은행원) 네, 서류는 다 됐습니다
어, 빠르면 이번 주 안으로 대출 집행 될 겁니다
(정원) [웃으며] 감사합니다
(은행원) 교수님, 집 구하시면 저희 지점도 작은 선물 하나 할게요
지점장님이 좋은 뜻으로 하시는 일인데
작은 보탬이라도 되고 싶다고 하시네요
아, 정말요?
대출도 빨리 처리해 주셨는데 선물까지 주시고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정원의 웃음]
저, 근데
대출은 어부바 인형 안 주나요?
저 여기 적금도 두 개나 들었는데
[웃으며] 아, 드릴게요
(은행원) 교수님 아이 있으시구나?
전 미혼이신 줄 알았어요
아, 아직은요
저 한 마리만 주시면 됩니다
두 마리 드릴게요
한 마리는 여자 친구분 드리세요
[정원의 웃음]
(정원) 감사합니다
[발랄한 음악]
뽀뽀
(겨울) 안녕하세요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 (겨울) 안녕하세요 - (지훈) 어
(지훈) 오호
웬 인형?
아, 어떡해, 귀여워, 어떡해, 카
줄줄이 달려 있는 거 뭐야?
야, 진짜 귀엽다
우리 애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야
근데 두 개네, 응?
사실 우리 애가 다다음 달에 생일인데
너무 이런 스타일을 좋아해 가지고
그냥 뭐, 그렇다고, 생일이라고
그, 어떻게…
(겨울) 네 [발랄한 음악]
바로 가겠습니다
응급 콜이요
가 보겠습니다
(지훈) 어?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준완) 어, 지금 가고 있어
[의료 기기 작동음] (재학) 다행히 출혈은 없어 보입니다
일단 영상의학과 선생님한테 잠깐 보여 드렸는데 출혈은 없고
엠볼리즘이 생겼는지는 확실하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은지 지금은 거의 다 돌아오긴 했습니다
어휴, 진짜 십년감수했어요, 교수님
(준완) 하, 와파린 어제 얼마 줬니?
(재학) 1mL 들어갔습니다
(준완) 오늘 1.5로 올리고
바로 안 오를 테니까 일단 에녹사파린 써
(재학) 은지 어머님이 많이 놀라셨어요
은지 괜찮아졌다고 제가 방금 설명을 해 드리긴 했는데
그래도 교수님이 한 번 더 말씀해 주시면
진정을 좀 하실 것 같습니다
(준완) 안 그래도 내가 다시 설명드릴 거야
고생했다, 다 왔어
[통화 종료음]
(준완) 항응고제를 잘 쓴다고 해도 혈전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 엠볼리즘이라고 얘기하는데
눈에 안 보이는 작은 혈전 같은 게 뇌로 날아가서 혈류를 막았다가
다행히 지금은 뚫린 것 같습니다
그, 항응고제를 많이 쓰면요?
[준완의 한숨]
전에도 몇 번 말씀드렸고 겪었듯이
항응고제를 많이 쓰면 출혈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만약 그게 뇌에서 생긴다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 되고요
[은지 모의 한숨]
(준완) 그래도 은지 같은 경우는
피 검사 보면서 항응고제를 잘 쓴다고 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생길 수가 있습니다
[힘겨운 신음]
시한폭탄 같은 거를 가슴에 달고 있는 건데
점점 초가 다가오는 느낌이에요
공여자가 생기면 빨리 수술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은지 모의 답답한 숨소리]
[가슴을 탁 친다]
교수님
[답답한 신음]
매일매일이 너무 힘들어요
[은지 모의 한숨]
우리 은지
[한숨]
[떨리는 숨소리] [무거운 음악]
이제
하루하루 보내는 것도 너무 지치고 힘이 듭니다
자고 일어나면은
또 무슨 일이 벌어질까
가슴이 너무 뛰어서
살 수가 없어요
[흐느낀다]
'정말 이제 포기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고
(은지 부) 여보
잘하고 있어
당신 잘하고 있는데
왜 그래?
(은지 모) 죄송합니다, 교수님
예,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은지 모의 한숨]
은지 어머니
어머니 너무 잘하고 계세요
[울먹이는 신음] (준완) 은지도 잘 버텨 주고 있고요
어머니만 포기하지 않으면
저희가 먼저 포기하는 일은 없습니다
[흐느낀다] [잔잔한 음악]
심장 공여자 나올 거고, 은지
수술받을 수 있을 겁니다
기운 내시고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네?
[연신 흐느낀다]
네, 교수님
(은지 모) 감사합니다
[카드 인식음]
[의료 기기 작동음]
[한숨]
[사이렌 소리가 들려온다] (송화) 어…
그럼 집은 다음 주에 계약할 거고
(정원) 응
(송화) 매달 관리비 명목으로 유지비는 병원에서 대기로 했고
[정원이 호응한다]
다음 주 확실히 계약할 수 있지?
(정원) 어, 오늘 대출 완료
빠르면 이번 주 안에 넣어 준대
(송화) 그러면 사야 할 걸 정리해 보자
[노크 소리가 들린다]
(익준) 저녁들 먹었어?
(송화) 어, 먹었어
(익준) 나도 먹었어
(송화) 냉장고, TV, 소파, 세탁기
침대는 필요 없겠지?
침대? 그래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럼 싱글이 낫겠나?
(익준) 둘이 살림 차리기로 한 거야?
(정원) 어, 우리 살림 차리기로 했어 [송화가 피식 웃는다]
(익준) 아, 뭐야?
둘이 뭔 꿍꿍이야, 또?
정원이가
보호자 쉼터 만든대
(송화) 지방에서 올라오시는 분들
항암이나 투석 때문에 통원 치료 하시는 분들 위해서
병원 근처에 집을 하나 사기로 했대
(정원) 전세야, 전세
(송화) 아, 전세, 전세
일단 전세로 시작한대
[익준의 탄성]
야, VIP 병동 수익으로 키다리 아저씨도 하고
쉼터가 가능해?
그거 유지하고 관리하려면 돈이 꽤 들 텐데?
[정원이 숨을 씁 들이켠다]
병원장님이랑 거래를 했지
나 병원 남을 때 남는 조건으로
내가 하는 사업의 일정 부분을 지원해 달라고 했어
키다리 아저씨는 당연히 모르시니까
내 꿈의 시작
그 시작부터 도와 달라고 했지
시작이 보호자 쉼터?
(정원) 응
실제로 환자들한테 제일 필요한 걸로 치면
그게 아닐까 싶어서
다른 것들은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도 있고
시간도 걸리는 것들이라
우선 시작은 보호자 쉼터부터 하려고
[익준의 탄성]
너 최종 꿈이 뭔데?
(정원) 음
어린이 병원
(송화) 뭐?
내 최종 꿈은 어린이 병원이야
(정원) 소아 관련한 모든 것들이 한곳에 모여 있는
어린이 병원을 짓고 싶어
그거 돈 많이 들 텐데
(정원) 씁, 대충 한 4천억 정도?
(송화) [놀라며] 뭐?
[익살스러운 효과음] 와
[헛웃음]
너 그거 한번 웃기려고 아까부터 진짜…
(송화) 너 뭐 했어?
와 [익살스러운 음악]
[송화의 웃음]
너 이런 거 좋아하더라?
너무 웃기잖…
(익준) 야, 근데 안정원 대단해, 진짜
야, 한 번 더
와
송화야, 같이
(함께) 와
[송화의 웃음] [휴대전화 벨 소리]
(정원) 야, 야
(익준) 어? 장겨울이네
어, 겨울아
(겨울) 오늘 아침에 랩도 좋아지고 회복돼서
내일 병동 올리려고 한 최한나 환자요
하루 종일 식사도 안 하시고 데피케이션도 안 되고 있습니다
관장해도 될까요?
어, 기다려, 내가 지금 갈게
체스트PA만 찍었지?
앱더멘 사진도 좀 찍어 봐, 응
[통화 종료음] (익준) 나 갈게
[휴대전화를 툭 내려놓으며] 둘이 회의 잘해
야, 나중에 집 정해지면 내가 뭐, 뭐, 뭐 하나 사 줄게
뭐, 뭐가 좋을까? 커피 머신?
아, 그건 1층 은행 지점장님이 사 주기로 했어
아, 그래?
쯧, 그럼 내가 고민 좀 해 볼게, 간다
야, 한 번 더, 야
[송화의 웃음]
(정원) 아, 빨리 가!
(익준) 어 [정원이 피식 웃는다]
(송화) [웃으며] 아유, 나 진짜
[문이 달칵 열린다]
(정원) 전자레인지 필요하지 않을까? [문이 달칵 닫힌다]
- (송화) 어, 하나 있으면 좋지 - (정원) 응
[의료 기기 작동음] (익준) 의식이 좋은 환자분이시라
다른 사람이 배변을 처리해 주는 중환자실에 적응을 못 해서
일부러 참으셨던 거 같아
(겨울) 아…
드러나는 환자의 병만 보지 말고 마인드까지 종합적으로 잘 살펴봐
알았지?
네,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까지, 무슨
고생해 [겨울을 다독인다]
[겨울의 한숨]
(준완) 어
커피 한잔할까?
밥 먹었어?
(준완) 어, 몰라
(익준) 하이고, 참
(익준) 야, 너 요새 수술실, 어?
ICU, PICU 무한 반복이다?
수술 좀 줄여, 환자를 줄이든가
[테이블을 탁탁 치며] 야, 과장님한테 말씀드려
내가 과장이야
[익살스러운 효과음]
(준완) 수술이야 늘 많은 거고 늘 하는 일인데
요샌 작게 이런저런 스트레스 받을 일이 많네
신경 쓸 일도 많고
(익준) 오늘 수술 힘들었어?
(준완) 아니, 수술은 잘됐어
수술 끝나고 인공 심폐기를 줄이는데 심장 뛰는 게 너무 안 좋은 거야
에크모 달고 나왔어
쯧, 회복될 거야, 뭘
그리고 은지라고…
알지, 네가 몇 번 말했잖아
우리 병원에서 가장 오래 바드 달고 있는 아이
어, 맞아
거의 다섯 달째 바드 달고 심장 이식 기다리는데
공여자가 안 나온다
[한숨]
(준완) 약을 잘 쓴다고 쓰는데 혈전도 생기고 출혈도 생기고
쯧, 이런저런 이벤트가 계속 있네
[식판을 탁 친다]
아, 불안해, 빨리 이식해 줘야 되는데
나올 거야
[피식 웃는다]
(익준) 그리고 또?
오늘이 우리 아버지 생신이더라
[놀라며] 아
[잔잔한 음악] (준완) 좀 전에 알았어
(익준) 야, 얼른 전화드려
(준완) 전화드렸지 근데 벌써 주무시더라고
하이고야
생신 축하한단 말도 못 드리고, 아유
야, 너 얼른 집에 가, 가서 좀 자
내가 볼 때는 너, 너 수면 부족이야
나 오늘 당직이야
나도
외롭진 않군
(익준) 아이고
이따 방으로 갈게
(준완) 아유, 나 괜찮아, 신경 쓰지 마
신경 안 써, 나 과자 먹으러 갈 거야
요새 신상이 많이 들어왔더라
[익살스러운 효과음]
가자
어유, 춥다
(준완) 그래, 가자
몸도 춥고 마음도 춥다
[익준의 추워하는 신음]
[의료 기기 작동음]
(기준) 잘 닫고 마무리 잘해라
ICU에서도 출혈 있는지 확인 잘하고
(펠로우2) 네, 알겠습니다
(기준) 수고들 해
- (펠로우2) 고생하셨습니다 - (선빈) 고생하셨습니다
[의료 기기 작동음]
(펠로우2) 젤폼 여기 구멍 크기 맞게 잘라서 줘 봐
(선빈) 네
(준완) 머리가 계속 아팠다고? 열도 나고?
그럼 병원 가야지
(익순) 지난주에 갔어
검사받는 김에 피 검사랑 가슴 엑스레이도 찍었고
교통사고 후유증 같아
약 먹고 이제 괜찮아졌어
결과는 나왔어?
(익순) 아직 안 나왔지 한국인 줄 알아?
빠르면 이번 주 아마 다음 주에나 나올 거야
- 어 - (익순) 오빠 목소리에 힘이 없는데?
(익순) 무슨 일 있어요? 환자 안 좋아?
아니, 환자도 좋고 무슨 일 없어
오늘 당직이라 방에서 책 보고 있어
- (익순) 오빠, 나 시험 본 거 있잖아 - 응
(익순) 나 1등 했어
진짜?
오, 축하해, 어? 진짜 축하해
아, 뭐야, 너 시험 못 봤다 그러더니
(익순) 페이크지, 우리 집 전통이야
어유, 진짜 축하해
그럼 뭐, 반에서 1등? 아니면 학교 전체에서 1등?
오, 오, 진짜 축하할 일이네, 어?
[웃으며] 진짜 축하해, 어
어, 어, 어, 어, 그래 바꿔 줘, 바꿔 줘
아!
(준완) 아, 아, 네, 안녕하세요, 예
[무거운 음악] 아, 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네
[웃으며] 아
아니요, 아니요, 네, 네, 네
아이, 그럼요, 네
[준완의 웃음] [한숨]
네, 어
아유, 뭐, 저 지금 바쁜 건 없어요, 네
네 [준완의 웃음]
아
[의료 기기 작동음]
[의미심장한 음악]
[마우스 클릭음]
(선빈) 선생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펠로우2) 어, 말해
(선빈) 좀 전에 디퓨즈 에스트로사이토마 의심돼서
내비게이션 바이옵시 한 원진환 환자요
CT 촬영 했는데 바이옵시한 부분에 ICH가 조금 생겼습니다
교수님께 말씀드렸더니 선생님과 상의하라고 하시는데…
[한숨] 종양 위치도 그렇고
바이옵시 때 바이옵시 니들이
MCA 디스탈 브랜치를 좀 건드린 게 아닐까 걱정이 돼서요
제가 잘은 모르지만 수술방에서 내비게이션상에서 봤을 때
바이옵시 니들이 조금 깊이 들어간 거 같아 보였거든요
TFCA 해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게 어떨까요?
아니, 니들이 그걸 찌를 확률이 얼마나 된다고
오버하지 마, 그럴 가능성이 높아?
아닙니다
튜머 바이옵시 하면 블리딩 충분히 생길 수 있는 거니까
일단 환자 잘 지켜봐
(펠로우2) 아, 좀 있다가 시간 좀 지나면
그때 사진 다시 찍어 보고 확인하자, 응?
오른쪽 퓨필 사이즈도 0.4 정도로 커져 있습니다
(펠로우2) 그 정도는 괜찮아
아, 네 [마우스 클릭음]
[펠로우2의 힘주는 신음]
(펠로우2) 야, 나 당직실에서 좀 잘게
고생해라
(선빈) 네
[선빈의 옅은 한숨]
[재학의 하품] [버튼 조작음]
(준완) 어, 너 잘 만났다
재학아, 혹시 시간 있니?
가시죠
[흥미로운 음악]
사진을 올리고 싶다?
글만 쓸 건데?
그건 안 되는데
(재학) 글만은 안 돼요 [발랄한 음악]
사진 아무거나 한 장 올리시고 여기다 글 쓰시면 돼요
(준완) 해시태그는?
(재학) 해시태그도 하시려고요?
오, 좋은 자세
여기, 샤프 버튼 누르시고 관련된 단어들 쓰시면 돼요
(준완) 그럼 그 단어들 검색하면 내 화면도 뜨는 거야?
(재학) 예
많이 보게 하시려면 해시태그 많이 하시면 되고
일단 비공개부터 좀 푸시고요
좋아, 해 보겠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의료 기기 작동음]
(선빈) 환자분 오른손 한번 들어 볼까요?
왼손도 들어 볼게요
[어두운 음악]
[한숨]
아, 전화로 하지
(선빈) 전화도 방금 드렸는데
(펠로우2) 아, 그래?
왜, 무슨 일이야?
(선빈) 원진환 환자요
아무래도 MCA 디스탈 브랜치 출혈인 거 같아서요
왼쪽 모터가 그레이드 쓰리로 오른쪽보다 떨어집니다
CT 한번 찍어 보면 안 될까요?
그 환자 CT 찍은 지 얼마 안 됐어
MCA 디스탈 브랜치가 찢어졌는지
다른 데서 생긴 출혈인 건지 그, 뭐, 어떻게 안다고
혹시 디스탈 브랜치 쪽 아테리가 럽쳐된 거면
지금 블리딩이 계속되고 있을 텐데
그럼 이따가 CT 찍을 때 CT 엔지오를 찍어 보면 안 될까요?
그 환자 오베이 되는 거잖아
그렇지?
환자 손도 들고 눈도 깜빡이고 다 하시잖아
네
(펠로우2) 좀 더 지켜보다가
지금처럼 잘 지켜보다가
환자 더 처지면 그때 CT 찍자, 응?
그때 CT 찍고 출혈량 확인해서 교수님 콜하자고, 우리, 응?
그리고 허선빈 선생
머리 그렇게 쉽게 여는 거 아니에요
바이옵시하면서 미세하게 블리딩된 걸 거야
출혈 금방 멈출 거고
우리 마니톨 쓰면서 조금 더 지켜봅시다
네? 아시겠죠?
네, 알겠습니다
(펠로우2) 응
[선빈의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통화 연결음]
아이고, 우리 동생, 잘 살고 있지?
(익순) 오빠, 안녕
별일 없어? 우주는?
우주 잘 있지
너 얼굴이 왜 그래?
어, 공부하느라 피곤해서 그래
병원이네?
오빠도 오늘 당직이야?
어, 당직
나 말고 또 누가 당직이야?
어, 내 친구
같이 사는 친구도 오늘 당직이라고 밤새운다고 했거든
다들 잘 있지?
송화 언니는?
채송화 잘 있지
정원 오빠는?
석형 오빠도 잘 있고?
다 잘 있지
야, 너 언제부터 내 친구들을 그렇게 챙겼어?
다 잘 살아, 네 건강이나 잘 챙겨
어디 아픈 덴 없고?
없어, 없어, 아주 건강해
어, 준완 오빤?
김준완 교수님도 잘 계시지?
(익준) 쯧, 준완이는 잘 못 있어
준완이 요즘 힘들어
수술도 많고 일도 많고
아, 그 새끼 이렇게 힘들어하는 거 나도 처음 봤다
무슨 일 있어, 준완 오빠?
무슨 일 있는 건 아닌데
뭐, 이래저래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거 같아, 요즘
이 와중에 여자 친구 때문에 더 힘든 것 같고
여자 친구가 좀 이기적인 거 같아
(익순) 어, 여자 친구가 왜?
아니, 잘은 모르지만, 쯧 준완이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어
자기 생각만 하는 거 같아
준완이 요즘 진짜 힘들거든
이 와중에 여자 친구 기분 맞춰 주느라 힘들단 말도 못 하고
여자 친구는 자기 얘기 하느라 바쁘고, 아휴
오빠, 나 스터디 가야 된다, 늦었어
어, 그래, 알았어
항상 차 조심하고 아침밥 꼬박꼬박 챙겨 먹고
어, 돈 떨어지면 오빠한테 바로 전화하고, 알았지?
알았어
오빠도 건강 잘 챙겨
- (익순) 끊는다 - 응, 알았어
[통화 종료음]
[무거운 음악]
[의료 기기 작동음]
(소연) 5분 전에도 보셨잖아요
(선빈) 5분이나 지났어요?
[버튼 조작음]
[긴장되는 음악]
[남자6을 툭툭 치며] 원진환 씨?
(선빈) 환자분
[통화 연결음]
(선빈) 선생님, 원진환 환자 오른쪽 퓨필 0.6으로 더 열렸고
멘탈 스투퍼 그리고 왼쪽 모터가 더 떨어졌습니다
교수님 호출하겠습니다
(펠로우2) 야, 있어 봐 내가 지금 갈게
아, 시간 없다고요!
환자 잘못되면 선생님이 책임지실 거예요?
책임지실 거냐고요!
[어두운 음악]
(선빈) 원진환 환자 지금 바로 CT 찍고 교수님 호출하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빨리 여기 인투베이션할 거 가져다주세요
네
[버튼 조작음] [의료 기기 작동음]
(기준) 환자 BP 괜찮나요?
(마취과 의사) BP 140에 80으로 괜찮습니다
(기준) 지금 빨리 열어야 되니까 다들 긴장해
(펠로우2와 선빈) 네
(기준) 너 환자 똑바로 본 거 맞지?
(펠로우2) 네, 10분 간격으로 체크했고
환자 의식 처지는 거 확인하자마자
바로 CT 찍고 출혈량 확인해서 교수님 콜했습니다
(기준) 이 환자 잘못되면
다들 각오하세요
- (선빈) 네 - (펠로우2) 네
[의료 기기 작동음]
[문이 스르륵 열린다]
(소연) 선생님
눈 좀 붙이세요
옆에 자리 났어요
좀 주무세요, 제가 깨워 드릴게요
아니에요, 여기 앉아서 자면 돼요
(선빈) 저 앉아서 자는 거 전공입니다
[한숨]
아직 아침 안 됐죠?
해가 뜰락 말락 해요
근데 펠로우 선생님한테 한 소리 들으셨죠?
수술 끝나고 아직 뵙지를 못해서…
한 소리 하시면 들어야죠
제가 말을 막 했으니까
뭐, 한 소리 들으시면 한쪽 귀로 그냥 흘리세요
(소연) 환자분 그래도 허선빈 선생님이 계속 지켜보고 계셔서
수술 바로 들어갈 수 있었잖아요
수술도 잘 끝났고
전 선생님 편입니다
감사합니다
원진환 환자분 안정되고 일반 병실로 올라가면 제가 술 살게요
오, 네, 꼭이요
[소연이 살짝 웃는다]
[버튼 조작음] [문이 스르륵 열린다]
[선빈의 한숨]
[잔잔한 음악]
[한숨]
(송화) 나도 들었어
병원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던데?
(선빈) 죄송합니다
환자분은 어때?
조금 전에도 체크했는데 퓨필 사이즈가 정상화됐고
왼쪽 모터가 떨어져 있지만 전반적인 액티비티가 호전되고 있어서
(선빈) 의식 회복되는 거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송화) 펠로우 선생님한테 얘기할 때
환자분 뉴롤로지가 정확히 어땠어?
의심할 만한 뉴롤로지가 있었어?
처음에 ICU 왔을 때 오베이 커맨드는 됐습니다
근데 오른쪽 퓨필이 약간 커져 있었고
왼쪽 모터는 마취가 덜 깨서 그렇다고 하기엔
오른쪽에 비해서 그레이드 쓰리 정도로 떨어져 있었어요
(선빈) 그러다가 한 한 시간 정도에 걸쳐서
멘탈 스투퍼 되고 퓨필이 열렸습니다
그렇게 의심한 건 잘했어
근데
너 그거 빼곤 네가 잘못했어
네가 잘못한 거야
(선빈) 죄송합니다
제가 말실수를 했어요
펠로우 선생님한텐 정중하게 사과드리겠습니다
싸울 의도는 아니었는데
순간적으로 목소리가 커졌어요
죄송합니다
아니
더 싸웠어야지
네 판단이 맞는다고 생각되면 밀어붙였어야지
네가 옆에서 계속 지켜봤잖아
네가 제일 잘 알아 그 환자분에 대해서
그럼 네 판단을 믿고 더 싸웠어야지
(송화) 환자분 만약 잘못됐다면
그거 너 때문이야
너 망설이고 우유부단했던 시간 때문에 환자 상태 더 나빠진 거라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치열하게 환자 봤으면
치열하게 싸워
그래야
환자 살려
[잔잔한 음악]
[마우스 클릭음]
흉터 관리하는 요령은
밖에서 다시 한번 자세히 안내해 드릴 겁니다
어, 저랑은 한 달 뒤에 뵙는 걸로 하시죠
고생하셨습니다
(남자7) 네, 선생님, 감사합니다
[준완의 한숨]
- (준완) 마지막 분이셨죠? - 네, 고생하셨습니다, 교수님 [문이 스르륵 여닫힌다]
(준완) 고생하셨어요
[휴대전화 벨 소리]
[문이 스르륵 열린다]
응, 거기 지금 아침 아니야? [문이 스르륵 닫힌다]
안 잤어?
(익순) 오빠, 지금 통화 가능해?
어, 괜찮아
외래 방금 다 끝났어, 얘기해
(익순) 오빠, 방에 가면
방에 가서 전화 좀 해 줘 기다리고 있을게
어, 그래, 알았어
내가 바로 다시 전화할게
[통화 종료음]
[통화 연결음]
[준완의 초조한 숨소리]
어, 방이야, 너 무슨 일 있어?
(익순) 음
익순아, 너 무슨 일 있구나?
그렇지? 어?
(익순) 오빠, 나 좋아하는 사람 생겼어
[무거운 음악]
미안
(준완) 무슨 말이야?
(익순) 미안해
혹시 세경이니?
[잔잔한 음악]
[한숨]
(익순) 오빠, 미안해, 끊을게요
[통화 종료음]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익준) 준완이는?
(정원) 안 먹는다네?
(송화) 준완이 요즘 무슨 일 있어?
살이 쏙 빠졌어
(석형) 여자 친구랑 헤어진 거 아니지?
내가 준완이에 대해 다 아는 건 아니야
너희들은 알아?
(익준) 우린 몰라도 너는 알아야지 같이 사는데
야, 같이 산다고 어떻게 다 아냐?
(송화) 정원아, 이제 그만 독립할 때도 되지 않았니?
너 그래도 월급은 나올 거 아니야
전세는 구할 수 있잖아
당연하지, 나도 그 정도 재력은 돼
얘들아, 나 여러 번 준완이한테 나간다고 했어
- 근데? - (정원) 근데
와, 그때마다 준완이 눈이 얼마나 슬픈지
준완이 새끼 외로움 엄청 타지
(정원) 완전
(송화) 그래?
(정원) 어
재작년에 이사할 때도 내가 나가서 따로 살겠다고 했거든
눈이 촉촉하지?
세상에, 세상에 그렇게 슬픈 눈 내가 또 처음 봤네
(정원) 쯧, 그 새끼 외로움 진짜 많이 타
내가 준완이한테 빌붙어 사는 게 아니라
준완이가 내 옆에 딱 붙어사는 거야
알지, 준완이 새끼 절대 혼자 못 살아
아, 그 새끼, 씁 은근히 겉바속촉이라니까
외강내유란 뜻이지?
딩동댕
[송화의 웃음]
[정원의 헛웃음]
[휴대전화 벨 소리]
[한숨]
(종수) 빨리 나와, 해 더 떨어져
[로사의 다급한 숨소리]
- (종수) 허수아비야? - 별로야?
이쁘라고 쓰는 거야?
아니야, 햇빛 가리려고 쓰는 거야
- 그럼 됐어 - (로사) 써? 말아?
- 별론데? - (로사) 이씨
햇빛 가리려고 쓰는 건데 별로인 게 어디 있어
이쁘라고 쓰는 거야?
아니, 햇빛 가리려고
그럼 쓸 거야
[종수의 한숨]
(로사) 나 허수아비 같지?
별로야?
예뻐
예쁘다, 야
[종수의 웃음]
내가 본 허수아비 중에 제일 예뻐
[익살스러운 효과음] 야!
[로사의 못마땅한 신음] 자, 자, 가, 가자, 가자, 어?
(종수) 해 다 떨어지겠다, 가자
- 어, 그러네, 해 넘어간다, 얼른 가자 - (종수) 그래
[발랄한 음악]
(종수) 어유, 산책로에 벌써 쑥이 다 나왔더라고
(로사) 나온 지 좀 됐어
너 쑥국 먹을래? 해 줄까?
- (종수) 쑥국? - (로사) 어
(종수) ♪ 쑥국, 쑥쑥국, 쑥국 ♪
[로사의 추임새] ♪ 쑥국, 쑥쑥국, 쑥국 ♪
(로사) ♪ 쑥쑥국, 어이 ♪ [종수의 웃음]
[로사의 추임새] (종수) ♪ 쑥국 ♪
[종수의 탄성]
[로사와 종수의 웃음]
- (로사) 쑥국, 쑥국, 쑥국 - (종수) 아이고
[로사의 웃음] (종수) 쑥국 좋지, 쑥국
(송화) 아, 내가 딱 좋아하는 시간대다
해가 질락 말락
(익준) 이때 비까지 와 주면 딱 좋은데, 그렇지?
(송화) 어
야, 우주도 비 오는 날 좋아해?
(익준) 아니
우주는 세상의 단 하나만을 좋아해
(송화) 아빠?
(익준) 여자 친구
[송화의 웃음] 여자 친구한테 푹 빠졌어
목하 열애 중이야
(송화) 아, 우주 여자 친구도 있어?
(익준) 어, 오래 사귀었어, 모네라고
(송화) 모네? 오, 이름 이쁘다
홍도랑 윤복이 사촌이야, 이종사촌
(송화) 우리 윤복이랑 홍도?
(익준) 어, 우리, 우리 홍도랑 윤복이
아, 몰랐구나?
- 몰랐지 - (익준) 어
(송화) 오, 인연이네, 인연
야, 근데 홍도랑 윤복이 보면 옛날 우리 생각 나지 않아?
[함께 웃는다]
(익준) 나는 홍도보단 똑똑했던 거 같은데, 아
(송화) 홍도보다는 똑똑했는데
홍도보다는 훨씬 구렸어
(익준) 야, 왜 이래?
(송화) [웃으며] 왜? [익준의 헛웃음]
(익준) 야, 나 나 전직 오렌지족이었어
[송화의 탄성] 창원 최고의 깔롱쟁이였다고
(송화) [불안한 음정으로] ♪ 예전보다 지금 네가 ♪
♪ 더욱 괜찮을 거야 ♪
[밝은 효과음] 무슨 노래지?
(송화) ♪ 허전했던 나의 빈 곳을 ♪
♪ 이젠 채워 줬으니 ♪
♪ 아름다운 세상에서 ♪
♪ 많이 외로워하며 ♪
(익준) 서, 설마 '커플'?
(송화) ♪ 내 반쪽을 찾아 헤맨 건 ♪
(송화) ♪ Oh, Love ♪
♪ 왜 이제서야 ♪
♪ 많이 외롭던 나를 찾아온 거야 ♪
♪ Oh, Love ♪
♪ Oh, Love ♪
♪ 너를 사랑해 ♪
♪ 이제 모든 시간들을 나와 함께해 ♪
(익준) 잘했다, 끝났다
(송화) ♪ All right, All right ♪
♪ When I saw you one time ♪
♪ I lost my heart to you ♪
♪ Oops, Baby ♪
♪ I'll be loving you ♪
♪ Forever with you now ♪
♪ Baby, Don't go too far ♪
♪ I won't let you go ♪
♪ Please, Don't go I want to hold you tight ♪
♪ And I need your love ♪
[추임새]
[송화의 헛기침]
- 다 했어? - (송화) 응
- 어, 끝났어? - (송화) 응
(익준) 가, 갈까?
(송화) 갈까?
(익준) 아, 고생했다
[밝은 음악]
(송화) 아, 좋다
[휴대전화 벨 소리]
(준완) 네, 말씀하세요
(이현) 교수님, 공여자 나왔어요
은지 공여자 나왔어요, 교수님!
네?
(이현) 방금 코노스에서 연락 왔어요 받겠냐고
재안병원에서 안 받는대요? 우리 1순위 아니었잖아요
(이현) 재안병원에서 안 받는대요
그 환자분 감염 문제가 있어서 이번에 안 받기로 했대요
(준완) 그, 고, 공여자 몸무게가 어떻게 되죠?
(이현) 그게, 40kg요
11세 남자아이인데 몸무게 40kg입니다
받아요, 교수님?
[밝은 음악] 네, 받아요, 우린 무조건 받습니다
은지 이번 아니면 기회 없을지도 몰라요
(이현) 네, 알겠습니다 준비하겠습니다
(준완) 네 [통화 종료음]
[준완의 벅찬 숨소리]
[통화 연결음]
(재학) 네, 충성!
은지 공여자 나왔어, 너 지금 어디야?
(재학) 진짜요?
와, 살았다, 우리 은지 살았다!
교수님, 저 당직실이요
(준완) 은지 어머니 지금 어디 계시니?
(재학) 어, 아마 PICU 앞 복도 의자에 앉아 계실 거예요
항상 거기 계세요
(준완) 알았어, 일단 은지 와파린 끊고 너 얼른 수술 준비해
(재학) 네!
[통화 종료음]
[준완의 가쁜 숨소리]
(준완) 은지 어머니
(은지 모) 어, 교수님
아직 퇴근 안 하셨어요?
오늘 퇴근 못 할 것 같습니다
왜요, 또 당직이에요?
(준완) 아니요
은지 이식 수술이 있어서요
심장 공여자 나왔고
우리가 받기로 했습니다
[벅찬 신음]
[잔잔한 음악]
뇌사 1차 판정 났고 지금 2차 판정 기다리고 있습니다
큰 문제 없으면 은지가 심장 받게 될 겁니다
[흐느낀다]
오래 기다리셨어요, 어머니
우리가 바드 달고 버틴 5개월간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어머니가 잘 참으시고 기다려 주신 덕분에
오늘 이런 날이 오네요
교수님
이거 정말 꿈 아니죠? 응?
우리 은지가 진짜로 받는 거예요?
네
은지가 받기로 했습니다
[벅찬 신음]
[은지 모가 흐느낀다]
웬 꽃이에요?
[석민의 한숨]
[석민의 힘주는 신음]
(석민) 집에 있길래
아
괜찮아?
괜찮아요
너 잘했어, 너 잘못한 거 하나도 없어
어? 선배한테 크게 소리 지를 수도 있는 거지, 뭘
(석민) 주눅 들지 마, 잘했어
그 얘기 하려고 이 밤에 여기까지 온 거예요?
(석민) 아니
쯧, 내가 미안하다
말이 심했어
나 생각해서 한 말인데
[한숨]
내가 콤플렉스가 있나 봐
미안해
[입소리를 쯧 낸다]
그 꽃 꽃말이 뭔지 알아?
뭔데요?
용서와 화해
[피식 웃는다]
(선빈) [헛웃음 치며] 별걸 다 알아
진짜 꽃집 아들 맞나 봐
우리 집에 튤립이 깔별로 있어
말만 해, 내가 다 갖다줄 테니까
[경쾌한 음악] [피식 웃는다]
(석민) 배 안 고파?
앞의 김밥집 열었던데
아유, 너 당직이지?
내가 사 올게, 있어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준완) 바드를 가지고 있었던 시간이 오래됐기 때문에
가슴 안 유착이 심할 거고
유착을 박리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릴 겁니다
심장이 좀 클 수도 있는데
심장이 커서 가슴이 안 닫히면 열고 나올 수도 있고요
근데 전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은지 살려서 나오고 싶습니다
[떨리는 숨소리]
오늘 이날을 위해
어머니, 아버지, 은지가 그렇게 고생을 하신 겁니다
모두가 고생했고 모두가 기다려 온 시간인데
제가 망치고 싶지 않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은지 꼭 살릴게요
[잔잔한 음악]
[카드 인식음]
[은지 모가 흐느낀다]
[은지 모가 훌쩍인다]
[은지 모의 한숨]
[은지 모가 훌쩍인다]
[흐느낀다]
[잔잔한 음악]
[은지 모의 벅찬 숨소리]
[민찬 모가 연신 흐느낀다]
[은지 모의 벅찬 신음]
정말
너무 잘됐어요
너무너무 축하해요
고마워요
[살짝 웃는다]
수술 잘될 거니까
걱정 하나도 하지 마세요
(은지 모) 응
감사합니다
[흐느낀다]
[웃으며] 아유
아이고
아이고
[익준의 의아한 숨소리]
(익준) 야, 너 진짜 아픈 거 아니야?
얼굴이 반쪽이 됐어, 인마
(준완) 괜찮아, 멀쩡해
- 하, 참 - (준완) 응?
(준완) 안녕하세요
(익준) 안녕하세요
(교수) 어, 오랜만이네, 김 교수
잠깐 나랑 얘기 좀 할 수 있나?
(준완) 아, 네
[휴대전화 벨 소리]
어, 웬일이야, 먼저 전화를 다 주고?
(익순) [울먹이며] 오빠
너 무슨 일 있어?
(익순) 지난주 여기서
몸이 안 좋아서 검사 몇 가지를 했는데
나 간 수치가 300이 넘어
[익순의 떨리는 숨소리] [어두운 음악]
간 수치가 300이 넘고
담관이 좀 늘어나 보인대
어떡해?
너 당장 들어와
[익순이 흐느낀다]
(익준) 지금 심각한 상황인 거 알지?
하이고, 야, 울지 마, 익순아, 괜찮아
오빠가 고쳐 줄 테니까 아무 걱정 하지 마
너 바로 지금 한국으로 들어와
티켓값 줄 테니깐
아니다
비행기 예약할 테니까 내일이라도 당장 들어와, 알았지?
응?
(익순) 알았어
오빠, 근데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나 사람들 아는 거 싫어
(익준) 하, 지금 그게 중요해?
너 이식받아야 할 수도 있어
(익순)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익준) 그래, 알았으니까 네 몸부터 챙기자
응, 아무한테도 말 안 해 나만 알고 있을게
(익순) 엄마 아빠한테도 말하지 마
알았어
(익순) 그리고
준완 오빠한테도
준완 오빠한테 절대 얘기하면 안 돼, 오빠
알았지?
[준완의 한숨]
[아련한 음악이 연주된다]
(익준) ♪ 이젠 잊기로 해요 ♪
♪ 이젠 잊어야 해요 ♪
♪ 사람 없는 성당에서 ♪
♪ 무릎 꿇고 기도했던 걸 ♪
♪ 잊어요 ♪
♪ 이젠 잊기로 해요 ♪
♪ 이젠 잊어야 해요 ♪
♪ 그대 생일 그대에게 ♪
♪ 선물했던 모든 의미를 ♪
♪ 잊어요 ♪
♪ 사람 없는 성당에서 ♪
♪ 무릎 꿇고 기도했던 걸 ♪
♪ 잊어요 ♪
♪ 그대 생일 그대에게 ♪
♪ 선물했던 모든 의미를 ♪
♪ 잊어요 ♪
♪ 술 취한 밤 그대에게 ♪
♪ 고백했던 모든 일들을 ♪
♪ 잊어요 ♪
♪ 눈 오던 날 같이 걷던 ♪
♪ 영화처럼 그 좋았던 걸 ♪
♪ 잊어요 ♪
[아련한 음악이 계속 연주된다]
[안경이 툭 떨어진다]
[준완과 익순의 놀란 숨소리]
안녕하세요, 헛것입니다 [익준이 노래한다]
[익순의 웃음]
(익준) ♪ 이젠 잊어야 해요 ♪
♪ 사람 없는 성당에서 ♪
♪ 무릎 꿇고 기도했던 걸 ♪
(익준) ♪ 이젠 잊기로 해요 ♪
♪ 이젠 잊어야 해요 ♪
♪ 술 취한 밤 그대에게 ♪
♪ 고백했던 모든 일들을 ♪
(익준) ♪ 이젠 잊기로 해요 ♪
♪ 이젠 잊기로 해요 ♪
[친구들이 흥얼거린다]
(재학) 이경미 환자 오늘 면회 온 사람 있네요?
(소연) 네, 어제부터 하루에 두 번 한 분씩 면회 오세요
모르세요?
SNS에 올렸잖아요
'말동무 구합니다'
누가요?
[소연이 살짝 웃는다]
(소연) 어, 여기
"율제병원"
김준완 교수님이 본인 SNS에 올리셨어요
물론 이경미 환자분한테 미리 말씀도 드렸고요
경미 씨 너무 좋아하세요 이제 외롭지 않으시다고
[소연이 피식 웃는다]
아, 전 왜 그런 생각을 못 했죠?
많은 분들이 지원해 주셨어요
그래서 사회사업 팀에서
명단 받아 가지고 어레인지도 하고 있고요
쯧, 김준완 교수님 진짜…
진짜
알 수 없는 사람이네요
[피식 웃는다]
[친구들이 흥얼거린다]
(익준) ♪ 이젠 잊기로 해요 ♪
♪ 이젠 잊어야 해요 ♪
[한숨]
다음 곡
[리드미컬한 드럼 연주]
[리드미컬한 음악]
[밝은 음악] 자, 말해, 채송화
대체 무슨 일이길래 대낮부터 비상소집이야?
이제 정말 좀 쉴까 해
충전을 좀 해야겠어
교수님, 이제 서울 안 오세요?
나 이제 그만 잊어 줘, 어?
교수님, 질문이 있는데요
내 성격은 왜 이럴까?
괴로운 일, 힘든 일 생기면 도망치려고만 하고
왜 자식을 끌어들여?
괜히 이번에도 석형이 인생에 끼어들어 애들 힘들게 하지 말고
인생에 아무런 미련이 없다
이제 겨우 70인데 왜 벌써 미련이 없어?
[경쾌한 음악] 바다도 보고 드라이브도 하고
며칠 놀다 오지, 뭐
그날이 올까요?
왜, 어디 가?
교수님도 약속하세요
이게 뭡니까?
안 자고 뭐 해?
어, 잘 거야
잠이 안 오네
저녁은 같이 먹을 수 있어
장겨울 선생이랑 안 먹어?
혹시 내가 모르는 무슨 일이 있니?
이러지 않겠다는 약속 못 해요
저희 못 믿으시는 거예요?
아니야, 노파심
겨울이한테 무슨 일 생기면 뭐든 나한테 얘기해 줘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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