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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기로운 의사 생활 S2.1

 

  [휴대전화 알림음]

 

  (민하교수님저 민하요

 

  혹시 오늘 저녁 약속 있으세요?

 

  없으시면 병원 앞 스테이크집에서   저녁 먹어요, 7시 반

 

  [휴대전화 알림음]

 

  부담은 갖지 마시고 안 오셔도 됩니다

 

  근처에 친구 살아서   혹시 못 오시면 친구랑 먹을게요

 

  그래도 교수님 꼭 오셨으면 좋겠어요

 

  [한숨]

 

  [한숨]

 

  [숨을 들이켠다]

 

  [휴대전화 벨 소리]

 

  [한숨]

 

  여보세요

 

  (석형) CT는 찍었어?

 

  의식은 있으시다고?

 

  (신혜, CT는 찍었고

 

  좀 전에 신경외과 교수님 오셔서   오늘 밤은 지켜보자고 하는데

 

  그래도 되나 해서

 

  어떡해?

 

  (석형내가 갈게

 

  [통화 종료음]

 

  [차분한 음악]

 

  [가게 안이 시끌시끌하다]

 

  [민하의 한숨]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광현의 한숨]

 

  (광현양석형

 

  퇴근 안 했어?

 

  여기는 내 친한 후배 강소예

 

  밖에 1년 있다가   내년에 펠로우로 오기로 했는데

 

  미리 나와서 일 배우고 싶다네

 

  고맙지?

 

  고맙네

 

  [광현의 웃음]   (소예안녕하세요

 

  (석형

 

  조금 전에 윤선주 교수

 

  윤선주 환자 들어왔지?

 

  70대 초반 뇌출혈 환자

 

  , CT에서 오른쪽 기저핵 쪽에   ICH가 있고

 

  양은 한 15cc 정도?

 

  다행히 양도 안 많고   CT 엔지오 찍었는데 특별한 건 없어

 

  멘탈은 얼럿한데

 

  왼쪽 모터가   푸어 정도로 떨어져 있으셔

 

  오늘 밤 좀 지켜보려고

 

  아는 사람이야?

 

  유명한 대학교수님이잖아

 

  [다가오는 발걸음]

 

  (석형여기

 

  [한숨]

 

  오늘 NS 당직 스태프 누구야?

 

  (광현최형수 교수무려 왔다 가셨어

 

  오빠

 

  (석형

 

  '오빠'?

 

  [밝은 음악]   [민하의 탄성]

 

  [탄성]

 

  (민하

 

  [웃음]

 

  [시원한 숨소리]

 

  

 

  [웃음]

 

  [탄성]

 

  [시원한 숨소리]

 

  

 

  [웃음]

 

  [탄성]   [웃음]

 

  [기분 좋은 신음]

 

  셰프님의 크리스마스 선물입니다

 

  (종업원맛있게 드세요

 

  셰프님 손 너무 작은 거 아니야?

 

  세상에이걸 누구 코에 붙여?

 

  [웃음]

 

  (민하으응

 

  [한숨]

 

  [시원한 숨소리]

 

  [기분 좋은 신음]

 

  (민하

 

  [휴대전화 벨 소리]

 

  (준완이따 씻어   지금 욕실 물바다야

 

  어디 갔었어?   두 번이나 전화했는데

 

  (익순스터디가 이제 끝났어오빠

 

  무슨 일 있어요?

 

  (준완아니야무슨 일 없어

 

  (익순무슨 일이 왜 없어?   완전 있네보니까

 

  (준완?

 

  (익순나 보고 싶은 거잖아   [웃음]

 

  [잔잔한 음악]   어떡해그건 약도 없는데

 

  내가 갈까?

 

  지금 버스 타요?

 

  너 진짜 많이 보고 싶어

 

  너 보고 싶어서   눈에 다래끼 나기 일보 직전

 

  [익살스러운 효과음]

 

  (준완잠깐만

 

  꺼져

 

  [피식 웃는다]

 

  갈 거야

 

  닭이 되어 날아가기 일보 직전이라

 

  [문이 달칵 닫힌다]

 

  정원이 새끼 와 가지고

 

  익순아반지 반송됐어

 

  오늘 병원으로 다시 왔다

 

  (익순반송왜요?

 

  '수취인 불명그렇게 적혀 있네

 

  (익순나 지난주이번 주   계속 집에 있었는데?

 

  오빠잠깐만   옆 호실 친구한테 물어볼게

 

  좀 있다 다시 전화할게요

 

  알았어

 

  [통화 종료음]

 

  [의료 기기 작동음]   (신혜 모한쪽 팔도 안 올라가고   좀 전에 구토까지 했는데

 

  정말 수술 안 해도 돼?

 

  (석형출혈량이 적은 거는   약물로도 예후가 좋아요

 

  지금은 뇌압 떨어트리고

 

  혈압 낮추는 약 쓰면서   지켜보는 게 맞아요

 

  밤에 갑자기   피가 더 많이 나면 어떡해?

 

  지금보다 더 안 좋아지시면?

 

  양이 늘 수는 있어

 

  그건 아마 중환자실에서   계속 CT 찍어 가면서 체크할 거야

 

  양이 조금 늘었으면

 

  카테터라고 기다란 관을 박아서   피를 밖으로 뺄 거고

 

  출혈량이 많이 늘어나면

 

  그땐 바로 수술해야지

 

  (석형근데 아직은 몰라

 

  지금 당장 출혈량이   늘지 안 늘지 모르니까

 

  일단 지켜보고 나중에 판단해   그래도 안 늦어

 

  (신혜 모) [한숨 쉬며이래서 병원엔   아는 사람이 있어야 돼

 

  고마워와 줘서

 

  아닙니다

 

  (석형지금 중환자실에   자리가 없어서

 

  조금 기다리셔야 될 거 같아요

 

  잠깐 앉아서 쉬고 계세요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을 겁니다

 

  양 서방이 신경 좀 써 줘

 

  (신혜 모그래도   옛정이라는 게 있잖아

 

  

 

  [버튼 조작음]   [문이 스르륵 열린다]

 

  [문이 스르륵 닫힌다]   [잔잔한 음악]

 

  저녁은?

 

  못 먹었지

 

  오랜만에 가족끼리 외식 나갔다가

 

  갑자기 쓰러지셔서 이리로 왔잖아

 

  아무도 밥 못 먹었어

 

  (석형

 

  (신혜엄마 배고프시겠다

 

  병원 근처에 김밥집 있어?

 

  편의점도 좋고

 

  병원 바로 앞에 김밥집 있어

 

  아직 열었을 거야

 

  같이 가

 

  (석형?

 

  그래

 

  밖에 눈 엄청 와요

 

  (석형괜찮습니다

 

  (신혜감사합니다

 

  김밥만 사서 얼른 들어올게요

 

  가자오빠

 

  (민하추워   [민하의 추워하는 숨소리]

 

  [민하가 코를 훌쩍인다]

 

  [휴대전화 벨 소리]

 

  [민하가 중얼거린다]

 

  어떡하지?

 

  [민하의 힘주는 신음]

 

  [민하의 가쁜 숨소리]

 

  다 왔어요

 

  ER 앞이에요

 

  진짜 눈 더럽게 많이 오네아으

 

  (승주문자 이제 봤어

 

  다시 들어온다고?

 

  오늘 데이트한다 그랬잖아요

 

  [민하의 웃음]

 

  (민하제가 그랬나요?

 

  헛소리였어요데이트는 무슨

 

  아무튼 쌤저 지금 올라가요

 

  스테이션에 딱 기다리고 계세요

 

  아으추워   [통화 종료음]

 

  [민하의 추워하는 숨소리]

 

  [문이 스르륵 열린다]

 

  [무거운 효과음]

 

  [무거운 음악]

 

  [민하의 다급한 신음]

 

  [허탈한 웃음]

 

  [한숨]   [부드러운 음악]

 

  [한숨]

 

  [허탈한 웃음]

 

  (병원장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석형 모네   [석형 모의 웃음]

 

  [종수의 시원한 숨소리]

 

  [종수의 헛기침]

 

  [탄성]

 

  과메기 이거 은근 와인이랑 어울리네?

 

  - (병원장그렇지응   - 좋다

 

  - 주전자잘 샀어   - (병원장

 

  주전자가 어디 있어요?

 

  어디 건데요?

 

  제가 주전잡니다

 

  예   [어색한 웃음]

 

  (석형 모언니뭐 해빨리 와

 

  (로사엄마가 생각하는   좋은 소식 맞지?

 

  그 얘기 하려는 거지?

 

  그래서 온다는 거지?

 

  (정원) [웃으며엄마가 생각하는   좋은 소식이 뭔데?

 

  뭐긴 뭐야우리 아들   계속 엄마 옆에 있는 거지

 

  (정원주말에 얼굴 보고 말씀드릴게요

 

  알았어엄마가   레드 카펫 깔아 놓고 기다리고 있을게

 

  사랑해아들

 

  [통화 종료음]

 

  [밝은 음악]

 

  (로사종수야와인 좀 줘라가득

 

  (종수아니무슨 일이야?

 

  정원이가 뭐라는데?

 

  정원이 병원 안 관둘 거 같아

 

  진짜?

 

  잘됐네

 

  이씨완전 굿 뉴스다굿 뉴스

 

  [로사의 웃음]   (병원장정말요?

 

  안 교수 저한텐   곧 출국한다 그랬는데요?

 

  정원이 출국 안 해요

 

  (로사마음이 바뀌었어요

 

  이번 주 일요일에 양평 온다는데

 

  정원이 원래 일요일 출국이거든요

 

  이 말이 뭐예요안 간다는 얘기잖아요

 

  [사람들의 웃음]

 

  그리고 정원이 여자 친구 생긴 거 같아

 

  어느 집 딸이야?

 

  [로사의 한숨]   (석형 모아버지는 뭐 하시고?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그리고 어느 집 딸이든   그게 나랑 뭔 상관이야?

 

  아들 춘추 40에   연애하는 것만 해도 감사해 죽겠구먼

 

  [로사의 웃음]   (병원장근데 정말 병원엔   너무 좋은 소식인데요?

 

  사실 안 교수 없으면   소아외과 이걸 어떻게 유지해야 되나

 

  걱정을 엄청 많이 했거든요

 

  [휴대전화 벨 소리]   [로사의 웃음]

 

  어이구안 교수인데요?

 

  (로사) [놀라며얼른 받아 봐요

 

  빨리빨리빨리   [병원장의 웃음]

 

  (병원장안 교수

 

  어쩐 일이야이 시간에?

 

  ?

 

  안 교수 모친하고 같이 있어

 

  

 

  (정원내일 출근해서   잠깐 뵐 수 있을까요?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병원장그럼그럼그럼

 

  잠깐이 아니라 열 시간도 뵐 수 있어

 

  오전오후새벽아무 때나 와

 

  [정원의 웃음]

 

  (정원그럼 외래 시작하기 전에   방으로 가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정원의 들뜬 신음]

 

  [웃음]

 

  [힘주는 신음]

 

  [한숨]

 

  (준완우리 밴드 다음 노래가 뭐였지?

 

  (정원) '이젠 괜찮은데   사랑 따윈 저버렸는데'

 

  '바보 같은 난 눈물이 날까'

 

  근데

 

  요즘 연애해?

 

  [익살스러운 효과음]

 

  석형이 새끼 요즘 연애하냐고

 

  글쎄나 들은 거 없는데?

 

  [헛기침]

 

  선곡이 예사롭지가 않아

 

  [휴대전화 벨 소리]

 

  (익순오빠   [문소리가 흘러나온다]

 

  오빠이유를 알아 버렸어

 

  진짜

 

  (준완잠깐만

 

  잠깐만

 

  잠깐만

 

  [안도하는 한숨]

 

  [키득거린다]

 

  [발랄한 음악]

 

  [정원의 들뜬 신음]

 

  사람이 없다고 바로 반송을 해?

 

  (익순여긴 그렇대요

 

  [한숨]   지난주 잠깐 집에 없었는데   그때 왔다 갔나 봐

 

  세경이가 그러는데

 

  우체국에 전화해서   확인하면 다시 받을 순 있는데

 

  - 그것도 바로 전화해야 된대   - (준완에이

 

  (익순정말   별것도 아닌 일로 반송이 되냐

 

  다시 보내 줄게

 

  (익순아니야오빠   또 잘못되면 어떡해

 

  나중에 나 한국 들어가면 그때 줘요

 

  (준완너 언제 오는데?

 

  (익순) [웃으며몰라

 

  알았어일단 내가 가지고 있을게

 

  너 괜히 반지 기다린다고   어디 나가지도 못하면 어떡해

 

  공부는 할 만해?

 

  (익순힘들어

 

  너무 늦게 왔나 봐체력이 안 돼

 

  뭐만 하면 엄청 피곤해

 

  나 얼굴 이상하지?

 

  봐 봐

 

  예뻐하나도 안 이상해

 

  그래도 옆의 친구가   많이 도와주나 보다?

 

  세경이가 많이 도와줘

 

  나보다 반년 먼저 왔는데   거의 런던 사람이야

 

  (준완친구가 남자 친구보다 낫네

 

  오빠늦었지만 메리 크리스마스

 

  [잔잔한 음악]   한국은 크리스마스 몇 시간 안 남았네?

 

  (준완

 

  혼자 있게 해서 미안

 

  나도 미안

 

  너도 메리 크리스마스

 

  (익순

 

  사랑해

 

  [준완의 웃음]

 

  나도

 

  (익순) [작은 목소리로사랑해

 

  (준완) [웃으며

 

  [통화 종료음]   [웃음]

 

  [휴대전화를 툭 내려놓는다]

 

  [밝은 음악]

 

  [익준의 심호흡]

 

  [흥미로운 음악]

 

  [익준이 숨을 후 내쉰다]

 

  [익준의 힘주는 신음]   [문소리가 들린다]

 

  (왕 이모교수님

 

  (익준저인지 어떻게 아셨어요?

 

  (왕 이모이 시간에 이 집에   교수님 아니면 누가 있어요?

 

  [익준의 탄성]   근데

 

  어디 가세요꼭두새벽부터?

 

  아침잠도 많으신 분이

 

  - (익준출근이요   - (왕 이모?

 

  (익준요즘 운동을 너무 안 해서   컨디션이 많이 떨어졌어요

 

  병원까지 자전거 타고 출근하려고

 

  그럼 '맨 인 블랙'은 이만

 

  [익준의 웃음]

 

  [익준의 옅은 탄성]

 

  [발랄한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익준우주야아빠 갔다 올게

 

  이모랑 잘 놀고 있어

 

  [익준의 놀란 신음]

 

  어이구?

 

  어이구우리 우우주우주

 

  우리 아들이 이렇게   언제 이렇게 많이 컸대

 

  (왕 이모그렇죠?   [익준의 놀란 숨소리]

 

  어젯밤만 해도 안 그랬는데

 

  아가 하룻밤 새 확 컸어요

 

  이상해요

 

  새해잖아요

 

  해가 바뀌었으니까   한 살 더 먹고 쑥 큰 거죠

 

  [익준의 웃음]   (왕 이모?

 

  뭔 말 같지도 않은 말씀을

 

  [익준의 멋쩍은 신음]

 

  (익준저기이모님

 

  [익준이 숨을 씁 들이켠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기도 하고

 

  내일이 또 모레 같을 수도 있잖아요?

 

  근데 모레가 또 과거일 때도 있고   그런 거죠

 

  여기 보세요

 

  [밝은 음악]

 

  (남자1) 어유고생 많으십니다

 

  (익준감사합니다

 

  (남자2) 우리도 좀 쉬자

 

  아휴머리 아파아휴

 

  그러세요   추운 날씨에 무리하시면 안 돼요

 

  (남자1) 뭘 쉬어거의 다 왔어

 

  얼른 일어나

 

  [남자2의 힘겨운 신음]   [긴장되는 음악]

 

  왜 그래괜찮아?

 

  괜찮으세요?

 

  [남자2의 힘겨운 신음]

 

  [힘겨운 신음]

 

  (남자2) 

 

  [남자2의 힘겨운 신음]

 

  (익준아저씨

 

  아저씨눈 좀 떠 보세요아저씨?

 

  어디가 아파요?

 

  이름이 뭐예요?

 

  (남자2) 나 머리가

 

  [남자2의 괴로운 신음]

 

  [숨을 헐떡인다]

 

  (익준저 의사입니다   119 좀 불러 주세요

 

  뇌졸중 가능성 있어요

 

  (남자1) 예   [숨을 헐떡인다]

 

  [힘겨운 신음]

 

  [옅은 숨소리]

 

  [사이렌이 울린다]   [구급차 경적]

 

  [의료 기기 작동음]

 

  [익준의 한숨]

 

  (익준저기잠깐 펜 라이트 좀

 

  (구급대원1) 

 

  [펜 라이트를 달칵 켠다]

 

  [펜 라이트를 달칵 끈다]   [한숨]

 

  다행히 동공 반응은 괜찮네요

 

  근데 지금   어느 병원으로 가는 거예요?

 

  (구급대원1) 율제요

 

  율제?

 

  (구급대원1) 다행히   출근 시간 전이라 차가 안 막혀서

 

  그리로 가기로 했어요

 

  그렇죠출근 시간 전이라

 

  (구급대원2) 선생님   어느 병원에 계세요?

 

  혹시 저희 돌아가는 길에   있는 병원이라면

 

  가는 길에 내려 드릴게요

 

  아닙니다

 

  안 그러셔도 됩니다

 

  진짜 괜찮습니다

 

  [들것이 달그락거린다]

 

  "율제병원"

 

  [차 문이 탁 닫힌다]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한숨]

 

  (익준아이고추워

 

  [못마땅한 신음]

 

  아유너무 빨리 왔네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귀신이야뭐야?

 

  네가 왜 여기 있어?

 

  [피식 웃는다]   (익준차는?

 

  (송화너야말로 이 시간에   웬일이야잠꾸러기가

 

  아니그렇게 됐어속초 안 갔어?

 

  (송화오전에 강의 있어

 

  감사합니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준비하려고 일찍 나왔지

 

  새 차는 오늘 오후에 나와

 

  자전거 타고 왔어복장 뭐야?

 

  (익준이상해구려?

 

  (송화이상해구려

 

  (익준커피는?

 

  커피 안 마셔아침인데 커피 마셔야지

 

  커피?

 

  그래마시자내 방으로 와

 

  알았어   [웃음]

 

  [경쾌한 음악]

 

  (승주굿 모닝이요

 

  (선진교수님안녕하세요

 

  (석형안녕하세요

 

  [버튼 조작음]

 

  [엘리베이터 도착음]

 

  [석형의 한숨]

 

  (승주타세요교수님

 

  (성영과 창민안녕하세요교수님

 

  (석형그래

 

  (승주안 타세요?

 

  차에 뭘 놓고 와서

 

  먼저 가세요

 

  [안내 음성문이 닫힙니다

 

  [문이 덜컹 닫힌다]

 

  (간호사1) 선생님지금 ER에서   환자 올린다는데 받아도 될까요?

 

  (수빈알겠다고 해   11호실 준비됐는지 확인 좀 해 줘

 

  (간호사1) 

 

  올려 주세요

 

  [간호사1이 수화기를 달칵 내려놓는다]

 

  (겨울헤파텍토미   수술했던 사람인데

 

  이 환자 소변량이 너무 줄었는데?

 

  밤사이 괜찮았어?

 

  (성영제가 가서 봤는데요

 

  환자 상태는 괜찮았고   하이드레이션한 거 확인했습니다

 

  (영하선생님, 10호실 박철용 환자

 

  지금 피버가 38.5도로   쉬버링이 너무 심한데

 

  어떻게 할까요?

 

  일단 하이드레이션하시고   해열제 주세요

 

  - 제가 곧 가 볼게요   - (영하

 

  (준완아침 일찍 수술이라 그래

 

  종종 이 시간에 나가잖아

 

  ?

 

  오빠 늦겠다이따 밤에 전화할게

 

  

 

  [통화 종료음]   [문이 달칵 열린다]

 

  너 혹시 내 샴푸 썼어?

 

  아니안 썼는데?

 

  좀팽이 새끼큰 인물 돼라

 

  (정원써 봐

 

  되게 좋아너도 쓰라고

 

  썼어좋더라

 

  [문이 달칵 닫힌다]   저 새끼 투수 출신이야뭐야?

 

  제구 봐라

 

  열심히 하셨어요?

 

  했어요

 

  (겨울해 보세요제 앞에서

 

  [한숨]

 

  [힘겨운 숨소리]

 

  [남자3이 숨을 들이켠다]

 

  [남자3의 한숨]

 

  열심히 안 하셨네요

 

  이러시면 안 되죠

 

  (남자3) 정말 배가 아파 죽겠는데

 

  배가 정말 땅겨요힘도 없고

 

  선생님천천히 제가 알아서 할게요

 

  그러다 폐렴 오면   다시 중환자실 내려가실 수도 있어요

 

  한 시간에 다섯 번씩   제대로 하고 쉬세요

 

  제가 오후에 다시 올 테니깐

 

  그땐 무조건 공 하나를   완벽하게 올리셔야 돼요

 

  아셨죠?

 

  [남자3의 한숨]

 

  (여자1) 알겠습니다

 

  제가 꼭 시키겠습니다

 

  그럼

 

  [남자4의 힘겨운 숨소리]

 

  [함께 숨을 들이켠다]

 

  [남자5의 힘겨운 신음]

 

  [의료 기기 작동음]

 

  (준완이 환자 진단이 뭐지?

 

  [창민의 고민하는 신음]

 

  나이는?

 

  (창민죄송합니다

 

  (준완이 환자   전에 무슨 수술 받았니?

 

  넌 내 수술 구경하러 들어왔어?

 

  공부하고 들어와공부하고

 

  (창민죄송합니다

 

  (준완펄스 스트링 뜰 거 주세요

 

  (순정바이털 잘 체크하고

 

  드레인 컬러 체인지 있는지   그거 잘 확인해

 

  오늘 도플러 하는 날이니까

 

  하일룸의   플루이드 콜렉션 여부 확인하고

 

  (겨울알겠습니다

 

  (순정수고들 해요

 

  (다영세트 카운트는 다 했어?

 

  (가희디셋이 하나 없는데요?

 

  (다영지금 8호실에서   하나 쓰고 있어

 

  [마우스 클릭음]

 

  교수님안녕하세요

 

  (정원안녕하세요

 

  (겨울승호 어젯밤 갑자기 열이 나서

 

  하이드레이션 주면서   해열제 투여했는데

 

  아직까지 미열 증세 있습니다

 

  (정원원래 수술 당일엔   마취 후 폐 상태 때문에

 

  고열 증세 나타날 수 있어요

 

  이따 회진 때 자세히 한번 볼게요

 

  채은이 랩은 어때요?

 

  (겨울간 도플러 초음파   랩 결과는 좋은데

 

  채은이 기분이 안 좋습니다

 

  채은이 간 이식 수술 하고 나서부터   염세주의자가 됐습니다

 

  [무거운 효과음]

 

  [발랄한 음악]

 

  (정원채은이안녕?

 

  (채은 모교수님안녕하세요

 

  채은아선생님 오셨네?

 

  [작은 목소리로왜 이래요?

 

  채은이 잘 먹죠?

 

  먹는 건 잘 먹어요

 

  (정원

 

  그럼 우리 내일 집에 갈까요?

 

  검사 결과도 다 좋고   별문제 없을 거 같

 

  선생님

 

  (정원채은아

 

  저 몇 살까지 살 수 있어요?

 

  (채은엄마가 맨날   선생님한테 물어보잖아요

 

  채은이 새로 받은 간으로   얼마나 살 수 있냐고

 

  [한숨]

 

  나도 몰라

 

  근데 아마 선생님보다는 오래 살 거야

 

  [잔잔한 음악]

 

  선생님보다는   오래오래 살 거니까 걱정하지 마

 

  [살짝 웃으며알았지?

 

  [웃음]

 

  (정원그럼

 

  - (겨울다음은 진우요   - (정원

 

  [여자2의 아파하는 숨소리]   [의료 기구가 달그락거린다]

 

  (민하아이고쓰리시죠?

 

  살살 할게요거의 다 됐습니다

 

  (여자2) 

 

  근데 선생님   저 이거 몇 번이나 더 해야 돼요?

 

  이 자세는 해도 해도 적응이 안 되네요

 

  [민하가 살짝 웃는다]   [휴대전화 벨 소리]

 

  (민하죄송합니다

 

  [의료 기구를 탁 내려놓는다]

 

  [장갑을 쓱 벗는다]

 

  교수님

 

  (석형프리미 12주 산모인데

 

  이분 입덧이 너무 심하고

 

  체중 감소가 심해서   일단 입원하라고 했거든

 

  [옅은 탄성]   (간호사2) 선생님   드레싱 세트 새로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교수님필요한 랩 나가고   수액 달면 될까요?

 

  (석형너 지금 뭐 하고 있어?

 

  ?

 

  (석형드레싱 중이니?

 

  

 

  (석형마무리하고 다시 전화해

 

  [통화 종료음]

 

  (민하죄송합니다

 

  [문이 스르륵 열린다]

 

  (송화헤모박 안 빠지게 조심하고   스킨 꼼꼼하게 잘 닫아 줘

 

  [휴대전화 벨 소리]   운드 드레싱 잘하고수고

 

  (전공의감사합니다교수님

 

  (송화석민아

 

  (석민저 잠깐 교수님 뵈러   병원 왔는데

 

  교수님 어디세요?

 

  (송화나 바빠

 

  (석민교수님저 나간다고   이제 신경도 안 써 주실 거예요?

 

   5분만요

 

  (송화너 요새   공부방 자주 나온다?

 

  공부 안 하니?

 

  (석민) 10분 전까지 공부하다가 왔어요

 

  교수님 어디신데요?

 

  (송화나 지금 수술실인데   5분 뒤에 내 방으로 와

 

  (석민교수님 왜 또 수술실이에요?

 

  진짜이번에도   민기준 교수님 수술 어시하셨죠?

 

  (송화사람이 없는데 어떡해그럼?

 

  그러게 누가 나가래?

 

  이런 건 네가 하면 좋잖아

 

  (석민펠로우 쌤들도 계시잖아요   왜 교수님이 해요?

 

  (송화펠로우 쌤들이 제일 바빠   요즘 내가 제일 한가해

 

  그만 떠들고 이따 보자

 

  [휴대전화 종료음]

 

  [놀란 숨소리]

 

  [당황한 신음]

 

  (선빈오빠   [석민의 놀란 신음]

 

  [석민의 멋쩍은 웃음]

 

  [웃음]

 

  (송화안치홍 종로에서 잘하고 있대?

 

  이번 주부터 종로 율제로 출근이지?

 

  (선빈오늘부터 로테이션이요

 

  꼭 자기가 안 가도 되는데   지원했다고 하더라고요

 

  (송화내가 해 보라고 했어

 

  (석민교수님

 

  (송화거기 사람 부족해서   오라는 건데

 

  경험하면 나쁠 건 없을 거 같아서

 

  여기보다 케이스도 다양하고

 

  일이 많은 만큼   금방금방 경험치도 쌓여

 

  나 방금 꼰대 같았지?

 

  어떡하냐

 

  교수님이 꼰대면   이 병원에 꼰대 아닌 사람은

 

  채송화와 친구들밖에 없어요

 

  [송화가 피식 웃는다]

 

  나 꼰대 되기 싫거든

 

  난 빌런이 좋아

 

  이 병원 최고의 빌런이 되고 싶어

 

  [와작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넌 이 방의 오브제냐?

 

  난 이 방의 오브제야

 

  과자 먹을래?

 

  그거

 

  혹시 내 과자니?

 

  [흥미로운 음악]

 

  (석민감사합니다교수님

 

  외부 강연이라   어떻게 부탁드릴까 고민 많이 했거든요

 

  형이 부탁해서   바로 거절할 수도 없고

 

  (송화물어보는 게 뭐 어려워?

 

  익준이 시간만 되면 할 거야   걔 그런 거 좋아해

 

  늘 시간이 없어서 그렇지

 

  지금 내 방에 있으니까   바로 물어보지

 

  (석민감사합니다

 

  근데 꼭 익준이로 해 달래?

 

  (준완내 과자 맞잖아

 

  왜 자꾸 빼 먹어?   이거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데!

 

  [익준의 어이없는 탄성]

 

  [익준의 헛웃음]

 

  나가안정원

 

  (익준나가라고

 

  나가안정원   우리 준완이 몸에서 나가

 

  빨리 나나가

 

  안 나가안 나안 나가?   [신명 나는 음악]

 

  [무령 소리 효과음]   나가나가

 

  - …   - (익준나가나가

 

  나가나가

 

  나가라

 

  - (익준우리 준완이 몸에서 나가라   - 아유!

 

  [날렵한 효과음]   - (익준어어나가   - 뭐라고

 

  (선빈이익준 교수님 엄청 유명해요

 

  간 이식 쪽으로는 벌써 소문이 쫙

 

  [석민의 웃음]

 

  콕 집어서   이익준 교수님 강의 듣고 싶다고

 

  이익준 교수님 강의도 잘하세요

 

  얼마나 카리스마 있으신데요

 

  그래?

 

  [익준과 준완이 소란스럽게 싸운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흥미진진한 음악]

 

  [닭 울음 효과음]

 

  [준완의 간지러워하는 신음]

 

  (준완이 새끼야하지 마

 

  [준완의 성난 신음]

 

  [준완의 간지러워하는 신음]   [익준의 웃음]

 

  [닭 울음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한대

 

  익준이 한대

 

  [익살스러운 효과음]

 

  (송화나한테 장소랑 시간만 찍어 줘

 

  내보낼게걱정하지 말고

 

  그럼 안녕

 

  [흥미진진한 음악]   [익준과 준완이 소란스럽게 싸운다]

 

  

 

  [준완의 간지러워하는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석형조선화 산모

 

  오늘 아침에 태동이   좀 줄었다고 말했던 거 같은데

 

  - (석형) NST 했니?   - 안녕하세요

 

  (은원, NST상에서   일단 베리어빌러티 괜찮고

 

  엄마도 오전보다는   태동을 느끼신다고 하는데요

 

  초음파까지 한번 보고   나한테 연락 줘

 

  (은원

 

  (석형나 잠깐 보자민하야

 

  (민하

 

  너 머리가 왜 그래?

 

  머리 감았냐?

 

  몰라

 

  [송화의 힘겨운 신음]

 

  (익준준완이 좀…   [익준의 한숨]

 

  준완이 좀 전에 너 빙의돼서 굿했잖아

 

  (정원뭔 소리야?

 

  이 안에 너 있다

 

  [휴대전화 벨 소리]

 

  미친놈   [준완이 휴대전화를 탁 집는다]

 

  김준완입니다

 

  (지민은지 C라인 뽑기 전에

 

  페리페랄 라인 잡고 있는데   잘 안 잡혀요

 

  제가 가서 볼게요지금 가요

 

  (준완간다   [통화 종료음]

 

  [문이 달칵 열린다]   (정원석형이는?

 

  [문이 달칵 닫힌다]   (익준카페에서 누구 좀 만나고 온대

 

  누구?

 

  걔 카페에서 누굴 만나고   그럴 캐릭터가 아닌데?

 

  - (송화여자야?   - (익준여자윤신혜 씨

 

  누구더라?

 

  전 와이프

 

  아버지가 입원하셨지?

 

  나한테 얘기하지

 

  그러니까

 

  나도 그럴 줄 알았는데 그냥 넘어가데?

 

  윤선주 교수   내일 아니면 모레 퇴원할걸?

 

  퇴원하기 전에   얼굴 보고 인사하려나 보지

 

  [의아한 숨소리]

 

  (정원내 친구 익준아

 

  (익준내 친구 정원아?

 

  나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말하렴

 

  어쩜 넌 세상에 모르는 게   하나도 없니?

 

  그건 내가 세상 모든 거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지

 

  나도 내 친구 정원에게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정원뭔데?

 

  대체 그 단무지 봉지를

 

  언제까지 처까고   앉아 있을 거야

 

  (익준얘 봐

 

  결국 김밥 한 줄을   단무지 없이 다 먹었네아유

 

  단무지가 있었어?

 

  [발랄한 음악]

 

  (민하죄송합니다

 

  (석형그런 상황이면   전화기 다른 사람한테 넘겨

 

  환자 엄청 불편하지 않겠어?

 

  죄송합니다

 

  물론 교수 전화라   급하게 받은 거 아는데

 

  앞으로 그럴 때   내 전화는 안 받아도 돼

 

  끝나고 다시 전화하면 되잖아

 

  맞아요

 

  [피식 웃는다]

 

  [휴대전화 벨 소리]

 

  (석형신혜야

 

  3바로 가

 

  [통화 종료음]

 

  그럴 수도 있지

 

  한 번은 그럴 수도 있어

 

  근데 두 번은 안 된다

 

  

 

  - 간다   - (민하

 

  [민하의 한숨]

 

  [마우스 클릭음]

 

  (다영어머   연우 어머니 오늘도 오셨네

 

  어머니안녕하세요

 

  밖에 비 와요?

 

  (연우 모아니요

 

  온다고 해서 들고나왔는데   영 소식이 없네요

 

  [웃음]

 

  [연우 모의 한숨]   [연우 모가 우산을 툭 놓는다]

 

  오늘은 지나는 길에 좀 들렀어요

 

  이거귤 좀 드세요

 

  저희 부모님이 직접 키우신 거예요

 

  [연우 모의 웃음]   저희 괜찮아요

 

  규정상 아무것도   못 받는 거 아시잖아요

 

  (연우 모아유알죠   내가 제일 잘 알죠

 

  이 병원에 3년 넘게 있었는데

 

  그럼 이걸 어떡하나?

 

  이거 여기 그냥 버려야겠다

 

  이거 선생님이 좀 버려 주세요

 

  아이참잘 먹을게요

 

  [함께 웃는다]

 

  (연우 모근데   장겨울 선생님은 안 계세요?

 

  중환자실 가셨어요

 

  저기 오시네

 

  [연우 모의 반가운 숨소리]

 

  (연우 모어머선생님안녕하세요

 

  (겨울안녕하세요

 

  (연우 모여전히 바쁘시네요

 

  올해도 후배들 안 들어온대요?

 

  제가 병원에 건의라도 할까 봐요

 

  아닙니다

 

  근데 오늘은 무슨 일로

 

  혹시 하실 말씀이라도

 

  아니에요   정말 지나가던 길에 들렀어요

 

  오늘 친구 딸이 돌이라서   같이 점심 먹었거든요

 

  아유아기 얼굴이   상처 하나 없이 어찌나 뽀얗던지

 

  [연우 모가 살짝 웃는다]

 

  우리 연우는

 

  그 작은 몸에 상처 자국투성이였잖아요

 

  [옅은 한숨]

 

  저희도 최대한 상처 안 남게 하려고

 

  드레싱도 자주 하고 신경 많이 썼는데

 

  죄송합니다

 

  아유무슨 말씀을요

 

  선생님께서 우리 연우   얼마나 이뻐해 주셨는데요

 

  연우 하늘나라 가기   한 달 전쯤인가?

 

  오후 면회 때

 

  연우가 약 먹고   갑자기 막 토했을 때 있잖아요

 

  (연우 모그때도 선생님께서 다…   [휴대전화 벨 소리]

 

  (겨울잠시만요죄송합니다

 

  교수님

 

  지금 병동 일 다 정리돼서   다녀올 수 있을 거 같아요

 

  알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저 교수님 호출이요

 

  (연우 모

 

  [무거운 음악]

 

  (겨울네 저는 구득만   다녀오라는 말씀이시죠?

 

  잘 확인하겠습니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한숨]

 

  (승주잊어요잊어

 

  다음에 안 그러면 되지

 

  선생님

 

  전 어떻게 경험하지 않은 건   하나도 알지 못할까요?

 

  스스로 알아서 깨우치는 게   하나도 없어요

 

  항상 제로에서 시작

 

  의사로서 재능도 없고

 

  실력도 없고

 

  머리도 나빠   [휴대전화 벨 소리]

 

  아무튼 다 빵점이에요

 

  (민하

 

  (소예응급실입니다

 

  38세 산모고 19주 며칠 된 산모인데

 

  점심부터 속옷에 뭐가 흘렀다네요

 

  조기 양막 파수가 의심되는데   내려와서 봐 주실 수 있어요?

 

  저희 병원 팔로업은 아니고

 

  뭐가 흘러서 바로 저희 병원   응급실로 오신 거 같아요

 

  (민하알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갈게요

 

  [카드 인식음]

 

  (지민교수님한테 전화드리고   그사이에 잡혔어요

 

  (준완그래요?   페리페랄 라인은 잘 들어가요?

 

  (지민잘 들어가요

 

  그럼 됐네   이제 C라인 뽑아도 되겠어요

 

  (지민

 

  [버튼 조작음]

 

  [지민의 한숨]

 

  (지민그리고 방금   도재학 선생님도 오셨는데요

 

  은지 보러

 

  [지민의 한숨]

 

  [지민이 입소리를 쯧 낸다]

 

  [잔잔한 음악]

 

  (홍도아이고   아가보다 기계가 더 크다

 

  은지 심장 이식 기다리는 거죠?

 

  (재학

 

  아유우리 은지 바드 단 지   벌써 3개월이 넘었는데

 

  심장 공여자가 없네

 

  은지는 저렇게 잘해 주고 있는데

 

  너 여기서 뭐 하냐?

 

  (홍도안녕하세요

 

  (재학안녕하세요교수님

 

  저 은지 보고 싶어서 왔죠

 

  장홍도맞지?

 

  맞습니다

 

  본과 3학년 장홍도입니다

 

  교수님 몇 번 뵀는데요

 

  대단하지 않나요?

 

  뭐가?

 

  겨울 방학인데 친구들이랑 안 놀고

 

  서브 인턴 자원해서 나오는 거잖아요

 

  [웃음]

 

  장윤복이라고 얘랑 쌍둥이인 친구도

 

  바드랑 에크모는 어떻게 다르지?

 

  (홍도

 

  아이교수님

 

  공부하러 나왔는데 공부할 게 있어야지

 

  다음에 다시 만나면   그때 꼭 대답해 줘

 

  (홍도

 

  너도 얼른 가서 공부해

 

  전문의 시험 떨어지는   그 어렵다는 2%에 들지 말고

 

  [버튼 조작음]

 

  으이그말을 해도 꼭

 

  (재학은지야깼네?

 

  [잔잔한 음악]

 

  우리 은지깼어?

 

  어이구   [재학이 혀를 똑똑 튕긴다]

 

  [재학의 웃음]

 

  [재학이 날렵한 입소리를 낸다]

 

  (성영누가 우산 놓고 갔는데요?

 

  (다영?   연우 어머니 거다저 주세요

 

  [다영이 중얼거린다]

 

  [통화 연결음]

 

  연우 어머니

 

  전 솔직히 이해가 잘 안되네요

 

  뭐가요?

 

  연우 이 병원에서 오래 치료하고

 

  많이 아프다가 하늘나라로 갔거든요

 

  (가희미숙아로 태어나서   수술도 여러 번 하고

 

  거의 3년을 병원에 살다시피 했어요

 

  저야 마지막 1년 정도만 봤는데

 

  다영 쌤이랑 장겨울 선생님은   연우 미숙아 시절부터 쭉 다 봤죠

 

  - 거의 병원에서 컸네요   - (가희

 

  (가희병원에서 백일잔치도 하고   돌잔치도 하고 그랬대요

 

  근데 아무리 그렇게 친한 사람도 많고

 

  고마운 기억이 많은 데라도 저라면

 

  전 우리 애가 여기서   오랫동안 아프다 떠났다고 하면

 

  다신 여기 쳐다도 안 볼 거 같아요

 

  너무 오기 싫을 거 같아

 

  그래서 그런데요혹시

 

  (다영내일 저녁에 찾으러 오신대

 

  내일 연우 생일이라고   케이크 사서 오신다네

 

  - 내일 또 오신다고요?   - (다영

 

  선생님

 

  (가희이거 제 기우일 수도 있는데

 

  연우 어머니 연우 안 좋게 된 거

 

  병원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생각하시고

 

  혹시 고소 같은 거   준비 중이신 건 아니겠죠?

 

  뭔가 단초 같은 거 얻으시려고   자주 오시는 걸 수도 있잖아요

 

  글쎄?

 

  우리랑도 잘 지냈고   선생님들하고도 별문제 없었는데

 

  수술하신 이지영 교수님하고도   지금도 가끔 연락하시는 거 같고

 

  (다영에이아닐 거야

 

  저도 뭐혹시나 해서

 

  오히려 연우 옆에 계속 있었던 사람은   나랑 장겨울 선생님이지

 

  장겨울 선생님이   실수할 캐릭터는 아니고

 

  그렇다면 난데?

 

  기우기우라고요

 

  [사이렌이 울린다]

 

  (겨울선생님

 

  권순정 교수님께 다 보고하셨겠지만

 

  기증자 상태가 좀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 CPR은 했었나요?

 

  

 

  현재 강심제 투여량이랑   LFT는 어떤지 알려 주실 수 있어요?

 

  제가 한 번 더 체크하려고요

 

  [버튼 조작음]   [문이 스르륵 열린다]

 

  [한숨]

 

  (민하분만장으로 바로 이동할게요

 

  (여자3) 선생님

 

  아기 괜찮은 거죠?

 

  아직 19주밖에 안 됐는데   양수가 터지면 안 되는 거잖아요

 

  별일 없겠죠?

 

  

 

  일단 검사를   먼저 해 봐야 알 수 있어요

 

  정확하게 양수가 맞는지도   확인해야 되고요

 

  [한숨]

 

  

 

  [차분한 음악]

 

  - (승주교수님 아직 안 오셨죠?   - (민하

 

  (승주오늘 응급 당직 교수님이

 

  (민하염세희 교수님이요   [카드 인식음]

 

  저기 오신다

 

  (세희안녕하세요

 

  (민하) 19주 산모고요

 

  나이트라진 파지티브였고   그로스 리키지 있고요

 

  AFI 3cm인 상태입니다

 

  조기 양막 파수가 의심됩니다

 

  19?

 

  , 19 5일입니다

 

  너무 빠르다

 

  산모분 어디 계셔?

 

  MFICU

 

  [떨리는 숨소리]

 

  안 돼요선생님

 

  저희한테 정말 힘들게 온 아기예요

 

  안타깝지만

 

  지금 주수에서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떨리는 숨소리]

 

  (세희아기가 살려면 최소한   24주는 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너무 빨라서   주수를 끄는 게 의미가 없어요

 

  설혹 주수를 끈다고 해도

 

  너무 일찍 양수가 나와 버려서   폐 성숙도 안 될 거고

 

  [무거운 음악]

 

  태어난다고 해도

 

  얼마 버티지 못할 겁니다   [여자3이 흐느낀다]

 

  염증의 소스가 될 수 있어서   산모도 위험할 수 있어요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좀 필요하실 것 같네요

 

  그럼

 

  [여자3이 연신 흐느낀다]

 

  [문이 스르륵 열린다]

 

  [무거운 음악]

 

  (민하현재 19주에   조기 양막 파수 된 상태로

 

  양수 거의 없어   정상적인 임신 유지 어려움을 설명함

 

  현 주수에 분만 진행 시   태아 바이아빌리티 없는 상태로

 

  태아 생존 가능성 낮음을 설명함

 

  조기 양막 파열 시   제대 탈출자궁 내 감염

 

  조기 진통 등의   위험성 발생 가능성이 높으며

 

  산모에게도 염증의 원인이 될 수 있음

 

  조산 발생 시 폐 성숙 부전으로 인한

 

  호흡 곤란 등의   합병증 빈도가 증가함을 설명함

 

  [키보드 조작음]   (승주아이고차트가 무시무시하다

 

  이 산모분 지금 마음이   얼마나 지옥이실까

 

  그러게요

 

  그래도 얼른 마음을 놓고   추스르셔야 될 텐데

 

  시간 끌면 산모분 더 힘들 거예요

 

  [사이렌 소리가 들려온다]

 

  오늘 앰뷸런스 엄청 바쁘네요

 

  [어두운 음악]   (소예세호야세호야?

 

  [의료 기기 작동음]

 

  여기가 어딘지 알겠어?

 

  세호야

 

  세호야괜찮아여기 병원이야

 

  괜찮아괜찮아

 

  (소예소아외과 콜했어요?

 

  (희수장겨울 선생님   구득 나가셨어요

 

  오시려면 조금 걸린대요

 

  어떡하지?   교수님 콜해야 될 거 같은데

 

  안정원 교수님   지금 수술 중이실 텐데요

 

  [소예의 한숨]

 

  [통화 연결음]

 

  (간호사3) 안정원 교수님 휴대폰인데   수술 중이셔서 통화 어렵습니다

 

  저 응급의학과 펠로우 강소예인데요

 

  교수님 환자가 한 명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

 

  [의료 기기 작동음]   (소예) TA 8세 남아인데

 

  멘탈은 드라우지바이털은 BP 80 60

 

  하트 레이트는 120이고

 

  피지컬 이그잼상에서

 

  (정원이렇게 직경 차이가   큰 장을 문합할 땐   [소예가 설명한다]

 

  수처할 때 많이 뜨면 안 돼요

 

  (펠로우

 

  [소예의 설명이 계속된다]

 

  이머전시 트랜스퓨

 

  정원아수술해야 돼빨리 와서 봐라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를 툭 내려놓는다]

 

  (정원장 문합은 끝났으니까   복벽이랑 피부 봉합만 좀 해 주세요

 

  끝나면 꼭 전화 주시고요

 

  (정원지금 바이털 어때요?

 

  (소예) BP 70 50   하트 레이트 130입니다

 

  [입김을 하 분다]

 

  [세호의 아파하는 신음]

 

  [아파하는 신음]

 

  세호배 많이 아파?

 

  [아파하는 신음]

 

  미안한데   수술방 어레인지 좀 부탁할게요

 

  (소예

 

  [의료 기기 작동음]   ?

 

  교수님을 바꿔 달라고요?

 

  블로그 글을 보니까   이 병원 양석형 교수님이

 

  18주 산모도   끌어서 성공했다고 하더라고요

 

  [한숨]

 

  선생님정말 죄송합니다

 

  이런 부탁 정말 실례이고

 

  해서는 안 되는 거 너무 잘 아는데

 

  전 지금 염치라는 게 없습니다

 

  [한숨]

 

  정말 부탁드릴게요

 

  교수님한테   한 번만 물어봐 주시면 안 될까요?

 

  [한숨]

 

  죄송합니다

 

  [울먹이는 숨소리]

 

  저도 제가 안 좋다는 거 알겠는데

 

  태동이 느껴지는 아기를

 

  어떻게 포기해요

 

  [민하의 긴장한 숨소리]

 

  [민하의 답답한 숨소리]

 

  [민하의 한숨]

 

  [민하의 심호흡]

 

  (세희누구세요?

 

  교수님저 추민하입니다

 

  - (세희들어와   - 

 

  [무거운 음악]

 

  그래바꿔

 

  마음대로 하시라고 해

 

  난 상관없어

 

  (민하알겠습니다

 

  [살짝 웃는다]

 

  (석형누구세요?

 

  민하요

 

  (석형

 

  (민하제가 설명도   여러 번 해 드렸거든요

 

  그래도 도저히 포기가 안 되신다고

 

  태동이 느껴지는 아기를   어떻게 포기하냐고

 

  (석형혹시

 

  그 산모분 마른 편이시니?

 

  ?

 

  

 

  (민하시험관 세 번 만에   성공한 아기래요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간곡하게 부탁을 하셔서

 

  염세희 교수는 뭐래?

 

  (민하마음대로 하시래요   상관없으시다고

 

  (석형그래?

 

  그럼 내가 볼게

 

  정말요?

 

  산모분 지금 어디 계셔?

 

  MFICU

 

  (석형외래 끝나고 가서 볼게

 

  (민하알겠습니다

 

  (석형산모분 성함이랑   등록 번호 문자로 남겨 줘

 

  - 네   - (석형

 

  [석형이 입소리를 쩝 낸다]   [익살스러운 음악]

 

  (석형

 

  - 음   - (석형

 

  안 가?

 

  

 

  (민하안녕히 계세요

 

  [민하의 어색한 웃음]

 

  [하늘이 우르릉 울린다]

 

  상황이 안 좋은 건 사실입니다

 

  [의료 기기 작동음]   [떨리는 숨소리]

 

  (석형아기 생존 확률이   상당히 낮아요

 

  [한숨]

 

  하지만 그 확률이 제로는 아니니까

 

  그 확률에 모든 걸 걸고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여자3이 흐느낀다]

 

  [잔잔한 음악]

 

  감사합니다선생님

 

  (석형아기는   항생제 쓰면서 지켜볼 거고

 

  23주 정도 되면   폐 성숙 주사도 고려해 볼 거예요

 

  불행 중 다행으로

 

  아기는 아직 엄마 배 속에서   잘 움직이고 있네요

 

  엄마가 감염에 대한   징후나 열도 없고 안정적이고

 

  혹시나 수축이 생기면

 

  수축 조절할 수 있는 약도 쓰면서   경과 지켜볼 겁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전 내일 회진 때 뵙겠습니다

 

  [문이 스르륵 열린다]

 

  [다가오는 발걸음]

 

  저녁도 못 먹었죠카페 빵이요

 

  저만 퇴근하기 미안해서

 

  [탄성]

 

  (겨울근데 산부인과는

 

  맨날 추민하 선생님만   당직하는 거 같아요

 

  일 많아요?

 

  차팅 중?

 

  무슨 문제 있어요?

 

  이것 좀 보세요

 

  (겨울) '현재 19주에 조기 양막'…

 

  (민하현재 19주에   조기 양막 파수 된 상태이고   [겨울이 계속 읽는다]

 

  양수는 거의 없으나   태아의 움직임은 좋은 상태임

 

  태아의 위치는 역아

 

  자궁 내 인펙션 징후 및   자궁 수축 없이 안정적임

 

  자궁 내 감염 예방을 위해   항생제 사용할 예정이며

 

  자궁 수축 발생 시 조절 예정임

 

  안정적으로 현 상태 23주까지 유지 시

 

  태아 바이아빌리티 있는 주수로   베타메타손 고려 예정

 

  필요 시 제왕 절개 수술

 

  (겨울이 환자분   잘하면 성공할 수도 있겠는데요?

 

  [민하의 한숨]

 

  이분은 조금 힘들겠다

 

  뭐 이상한 거 없어요?

 

  있어요

 

  차트를 이렇게 쓰면 어떡해요

 

  [한숨]

 

  다른 산모를 한 차트에 쓰면 어떡해요

 

  같은 산모예요

 

  같은 날 같은 산모예요

 

  [잔잔한 음악]

 

  차팅한 사람도 같은 사람

 

  추민하저요

 

  산모도 같고

 

  날짜도 같고

 

  전공의도 같고

 

  교수님만 바뀌었는데

 

  차팅이 몇 시간 만에   완전히 바뀌었어요

 

  [한숨]

 

  [정원의 힘겨운 신음]

 

  [한숨]

 

  (소예교수님

 

  안녕하세요

 

  (정원안녕하세요

 

  (의사들안녕하세요

 

  (정원

 

  퇴근 안 하세요?

 

  지금 하려고요   [정원이 살짝 웃는다]

 

  (소예교수님

 

  저 오늘 당직인데   커피 사 주시면 안 돼요?

 

  (정원커피는 이걸로 드세요

 

  (소예

 

  (정원카드는 광현이한테 주면

 

  내일 아침에 출근하면서 찾으러 갈게요

 

  감사합니다

 

  (정원그럼

 

  [코를 훌쩍인다]

 

  (정원추운데 전화하면 나와

 

  [문이 달칵 닫힌다]

 

  [피식 웃는다]

 

  그럴 줄 알았어

 

  바로 갈게좀만 기다려

 

  [통화 종료음]

 

  (겨울드라이했단 말이야

 

  비야그만 오면 좋겠는데

 

  [문이 스르륵 열린다]   [한숨]

 

  [부드러운 음악]   [정원의 가쁜 숨소리]

 

  [겨울이 살짝 웃는다]

 

  (정원가자배고프다

 

  (겨울

 

  [정원과 겨울의 웃음]

 

  (정원가자

 

  가자

 

  [정원의 들뜬 숨소리]

 

  - (정원배 안 고파?   - 배고파요

 

  (정원우리 뭐 먹을까?

 

  (겨울전 다 좋은데

 

  (정원그래?

 

  뭐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나지?

 

  (겨울우리 소문나면 안 돼요

 

  (정원맞는다소문나면 안 되지

 

  (겨울이익준 교수님이   오늘도 두 번이나 물어봤어요

 

  진짜 둘이 사귀는 거 아니냐고

 

  둘이 지금 연극하는 거 같대요

 

  딴 사람한테 절대 말 안 할 테니까   진실을 말해 달라고

 

  애들한텐 다음 주쯤 얘기할게

 

  비밀 지킬 거야

 

  병원에서 모른 척도 해 줄 거고

 

  너만 안 불편하면 난 괜찮으니까

 

  얘기하고 싶은 사람 있으면   얘기해도 돼

 

  (정원난 상관없어

 

  (겨울생각해 볼게요   한 사람 있긴 있어요

 

  (정원누구산부인과 추민하 선생?

 

  네   [정원이 피식 웃는다]

 

  (정원아나필락시스로 ER 갔을 때   밤새 옆에 있던 친구 맞지?

 

  같은 아미

 

  근데 교수님이 그걸 아세요?

 

  들었어

 

  익준이한테 들었던 거 같아

 

  [겨울의 탄성]   [어색한 웃음]

 

  아참내일 당직이지?

 

  표 보니까

 

  이번 주 오늘 빼고는   계속 당직이던데?

 

  괜찮아?

 

  밤에 같이 있어 줄 수 있어

 

  [웃음]

 

  물론 난 내 방에서 내 일 하면서

 

  [살짝 웃는다]

 

  전공의 일은 못 도와주지만

 

  그래도

 

  같이 밤은 새워 줄게

 

  아닙니다제 일은 제가 합니다

 

  근데 교수님   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뭔데?

 

  (겨울사적인 거 하나랑   공적인 거 하나요

 

  (정원사적인 거부터?

 

  (겨울음   [정원이 물을 조르르 따른다]

 

  이번 주말에   영화 보러 가면 안 될까요?

 

  [피식 웃는다]

 

  

 

  다음공적인 건?

 

  (겨울

 

  연우라고

 

  작년 가을에 하늘나라로 간 아이요

 

  이지영 교수님 아이

 

  (정원

 

  (겨울연우 어머니가   연우 보내고 한 달인가 뒤부터

 

  계속 병원에 찾아오세요

 

  일부러 외래 잡고 오시기도 하고

 

  지나가다 들렀다고도 하시고

 

  별다른 용건 없이   자주 병원에 오시는데

 

  그때마다 저를 찾으세요

 

  저한테 할 말이 있으신 거 같은데

 

  그게 뭔지 잘 모르겠어요

 

  정중하게 어떤 용건인지   물어봐야 하는지

 

  아니면 지금처럼   그냥 모른 척 넘어가도 되는 건지

 

  그걸 잘 모르겠어요

 

  [한숨]

 

  연우 엄마는 연우 얘기   하고 싶어서 오시는 거야

 

  다른 의도나 용건은 없어

 

  아이에 대해 기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잖아

 

  [잔잔한 음악]

 

  (정원친척들도 첫해   한두 번 정도만 봤을 거고

 

  어린이집도 안 다녔으니까   선생님도 없고

 

  태어나자마자 병원에 쭉 있었으니까

 

  병원 밖에서   아이를 기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엄마 입장에선   아이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데

 

  대화할 사람이 없어

 

  오랫동안 아이를 봐 왔던

 

  담당 의사랑 간호사 빼고는

 

  고마워서도 오시지만

 

  연우 얘기 하고 싶어서 오시는 거야

 

  부담되고 겉도는 얘기만   하실 수도 있는데

 

  그래도 다음에 또 뵈면

 

  겨울이가 먼저 말 걸어 드리고   따뜻한 커피라도 한잔 사 드려

 

  영원히 오시는 분은 없어

 

  언젠간 안 오실 거야

 

  결국은 잊어야 하니까

 

  그때까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따뜻하게 대해 드려

 

  

 

  [정원이 피식 웃는다]

 

  먹자

 

  [긴장한 숨소리]

 

  [한숨]

 

  [민하의 초조한 신음]

 

  [민하가 중얼거린다]

 

  [민하의 놀란 신음]

 

  들어와다 보여

 

  (민하

 

  [민하의 멋쩍은 웃음]

 

  [발랄한 음악]

 

  [민하의 옅은 탄성]

 

  잘 마시겠습니다

 

  (석형

 

  [숨을 하 내쉰다]

 

  교수님겨울은 겨울인가 봐요   [컵을 툭 내려놓는다]

 

  교수님 얼죽아신데   웬일로 따뜻한 커피를 다 드시고

 

  [웃음]

 

  [피식 웃는다]

 

  

 

  넌 내가 하나도 안 무섭지?

 

  아니요엄청 무서운데요

 

  용건이 뭐야?

 

  (석형나 피곤해나 집에 갈 거야

 

  (민하두 가지 질문이 있어요

 

  (석형하나만 해

 

  (민하하나요?

 

  (석형질문은 하루에 하나만

 

  하루에 질문 하나는   화내지 않고 친절하게 대답해 줄게

 

  어떡하지?

 

  두 개 같은 하나는 안 되죠?

 

  [피식 웃으며안 돼

 

  [민하의 멋쩍은 웃음]

 

  

 

  김수정 산모요

 

  (민하낮에 조기 양막 파수로 온 산모

 

  교수님은 어떻게 그 상황에서   그런 선택을 하실 수 있으세요?

 

  누가 봐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데

 

  어떻게 낮은 확률 쪽을   선택하실 수가 있어요?

 

  정말 대단하세요

 

  [석형이 숨을 들이켠다]

 

  (석형난 그냥   산모와 태아를 도와주고 싶었어

 

  산모가 마른 편이니까   태동도 빨리 느끼셨을 거야

 

  태동을 느낀다는 건

 

  태아도 의지를 보여 준 거라고 생각해

 

  산모의 의지가 강하고

 

  태아의 의지도 느껴진다면

 

  확률이 낮더라도   지금 상황에선 두 사람을 도와주는 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해

 

  만약에

 

  아기 잘못되고

 

  산모도 잘못돼서   교수님 원망하면 어떡해요?

 

  그거 안 무서우세요?

 

  [망설이는 신음]

 

  무서워   [헛웃음]

 

  나도 무서운데

 

  지금 그것까지 생각하면   한 걸음도 못 나가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

 

  그것만 생각해

 

  안 가, 12시 넘었는데?

 

  죄송합니다

 

  [민하의 어색한 웃음]

 

  [마우스 클릭음]   근데 교수님

 

  (석형?

 

  12시 넘었잖아요

 

  알아퇴근할 거야

 

  그게 아니라

 

  날이 바뀌었으니까

 

  새로운 질문이 생성되었거든요

 

  오늘 치 질문을 지금 써도 될까요?

 

  [헛웃음 치며

 

  뭔데?

 

  (민하네   [민하의 헛기침]

 

  …   [민하가 코를 훌쩍인다]

 

  7109호 윤선주 교수님이요

 

  그분 따님이랑은 어떤 사이신지

 

  병원에 소문이 쫙 돌았거든요

 

  교수님 여자 친구시라고

 

  (석형전 와이프

 

  전 부인이야윤선주 교수 딸이고

 

  [탄성]

 

  교수님그럼 내일 저녁엔 뭐 하세요?

 

  내일 수술도 없으시고   외래도 없는 날이잖아요

 

  저도 마침 당직이 없는 날인데

 

  (석형내일 애들이랑 밴드 연습 있어   퇴근하자마자 바로

 

  채송화 교수님 속초 계시잖아요

 

  송화 지금 서울에 있어

 

  새 차 뽑았다고   내일 시승식 하기로 했

 

  근데 내가 너한테 지금   이런 얘기를 왜 하고 있냐?

 

  (민하안녕히 계세요

 

  [민하의 어색한 웃음]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감성적인 음악]

 

  (익준이야비도 오고   오늘 선곡 예술이다

 

  네가 골랐어?

 

  (정원아니

 

  (석형비 올 줄 알았냐?

 

  (익준너는 병원에   연애한다고 소문이 쫙 났어

 

  (석형그러든가 말든가

 

  네가 낸 건 아니고?

 

  어유추워

 

  내가 왜 내무슨

 

  (익준) [피식 웃으며]   '전 부인이다여자 친구는 아니다'

 

  이렇게 역소문 한번 내 볼까   지금 고민 중이다

 

  정원아너는

 

  진짜 겨울이랑 안 사귀어?

 

  (정원신경 꺼

 

  준완이 여자 친구 비둘 씨 영국 가셨어

 

  얘 지금 롱디야

 

  (익준진짜영국 어디?

 

  - (정원런던 같던데?   - (준완이 새끼가

 

  (익준런던?

 

  설마…   [익살스러운 효과음]

 

  우리 익순이 아냐고 한번 물어봐 봐

 

  [익살스러운 효과음]

 

  내 동생 런던에 있잖아

 

  그러네물어볼게   [익살스러운 음악]

 

  

 

  (익준꼭 물어봐

 

  아니어쩌면내 동생 인싸라   이미 알고 있을 수도 있어

 

  - 알았어물어볼게   - (익준

 

  - (익준물어봐   - 알았어

 

  (익준거기가

 

  (준완근데 저 차야?

 

  [친구들의 탄성]

 

  [흥미로운 음악]

 

  [친구들이 연신 탄성을 지른다]

 

  [익준이 감탄한다]

 

  (익준오케이

 

  [석형의 다급한 신음]

 

  (준완빨리 타!

 

  (익준비 많이 온다

 

  앞차 빠지면 가자   천천히천천히

 

  비도 구경할 겸

 

  그래

 

  차 오늘 나온 거야?

 

  어제

 

  내 돈 주고 내가 산 차야

 

  (익준그럼 차를   자기 돈 주고 자기가 사지

 

  그럼 누가 사 줘아유

 

  너 이런 거 오래 붙이고 다니는

 

  그런 애야?

 

  (송화나 그런 애야

 

  정말

 

  산 지 하루밖에 안 됐는데 이걸 왜 떼!

 

  (익준아니어차피 떼야 돼

 

  앞차 비상등

 

  - (익준뒤로 좀만 빼빼 주자   - (송화

 

  아유못 살아정말   그새를 못 참고

 

  - (정원송화야   - ?

 

  왜 만날 나만 이 자리일까?

 

  또 시작이다

 

  (익준카메라 봐카메라 봐

 

  이 앞에 카메라 있잖아

 

  여기저기 사방팔방 다 나오는데

 

  [웃으며어머그러네?

 

  이게 언제 나왔는데아유

 

  (정원이익준네가 일로 와

 

  네가 가운데 앉아

 

  (익준싫어엉따 켰어

 

  (정원너 가운데   한 번도 안 앉았잖아

 

  석형이준완이는   그래도 한 번씩은 앉았어   [석형이 입김을 하 분다]

 

  너만 한 번도 안 앉았어

 

  나만 연속 세 번이야!

 

  어유소름미친 새끼

 

  이거 변태야천재야?

 

  (송화출발한다

 

  안정원 어린이출발해도 되나요?

 

  [통화 연결음]   (정원

 

  (석형엄마저녁 뭐 먹어?

 

  애들이랑 시켜 먹을 건데   칼국수 먹을까치킨 먹을까?

 

  [차분한 음악]

 

  몇 마리 시켜?

 

  환장어유환장

 

  (익준우리 우주는 쟤들에 비하면   진짜 조숙한 편이야   [버튼 조작음]

 

  [버튼 조작음]

 

  [송화의 헛웃음]

 

  [마우스 클릭음]

 

  (연우 모안녕하세요

 

  (다영오셨어요잠시만요

 

  [잔잔한 음악]

 

  [다가오는 발걸음]

 

  [놀라며오늘 우산 안 쓰고 오셨어요?

 

  (연우 모예   이렇게 우산 생길 거니까요

 

  [웃음]

 

  이거요선생님

 

  아이고지금 저밖에 없는데

 

  가져가서 가족분들이랑 같이 드세요

 

  저희는 먹었어요

 

  아침에 미역국도 먹고

 

  연우한테 생일 케이크 주면서   그때 저희는 같이 먹었어요

 

  이건 율제 소아외과 팀 거예요

 

  (다영아이그래도   이 큰 걸 어떻게 저 혼자

 

  (겨울제가 다 먹을게요

 

  (연우 모선생님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선생님케이크 저 혼자서도   다 먹을 수 있으니까 우리가 먹어요

 

  

 

  [연우 모가 살짝 웃는다]

 

  선생님오늘도 당직이세요?

 

  아유항상 너무 바쁘시다

 

  (겨울일이 많이 익숙해져서   예전보다는 그래도 시간이 조금씩 나요

 

  항상 건강 신경 쓰시면서 하세요

 

  아유제가 바쁘신데   시간을 뺏고 있네요

 

  (연우 모저 그만 가 볼게요

 

  연우 어머니

 

  시간 되시면

 

  저랑 커피 한잔하실래요?

 

  제가 커피 한잔 사 드릴게요

 

  

 

  [살짝 웃는다]

 

  [차분한 음악이 연주된다]

 

  ♪ 이젠 당신이 그립지 않죠 ♪

 

  (익준) ♪ 보고 싶은 마음도 없죠 ♪

 

  ♪  ♪

 

  ♪ 사랑한 것도 잊혀 가네요 ♪

 

  ♪ 조용하게 ♪

 

  ♪ 알 수 없는 건 그런 내 맘이 ♪

 

  ♪ 비가 오면 눈물이 나요 ♪

 

  (익준) ♪  ♪

 

  ♪ 아주 오래전 당신 떠나던 ♪

 

  ♪ 그날처럼 ♪

 

  ♪ 이젠 괜찮은데 ♪

 

  (익준) ♪ 사랑 따윈 저버렸는데 ♪

 

  ♪ 바보 같은 난 ♪

 

  ♪ 눈물이 날까 ♪

 

  (연우 모제가

 

  너무 자주 오죠선생님?

 

  [차분한 음악]   죄송해요

 

  남편은 왜 자꾸 가냐고 하는데

 

  이상하게 자꾸 발걸음이   이리로 오게 되네요

 

  연우 어머니

 

  제가 많이 무뚝뚝해요

 

  [겨울이 살짝 웃는다]

 

  (겨울말주변도 없고

 

  위로의 말도 잘 못하고

 

  그래도

 

  연우 얘기 하고 싶으시거나   연우 생각 나시면

 

  언제든지 저한테 오세요

 

  감사합니다

 

  연우에 대해선   제가 연우 어머니만큼 많이 알잖아요

 

  어디 가셔도 저만 한 말 상대   못 찾으실 거예요

 

  [살짝 웃는다]

 

  선생님

 

  (연우 모여기 오면요

 

  사람들이 절 연우 엄마라고 불러요

 

  [울먹이는 숨소리]

 

  저 그 말이 너무 좋아요

 

  이제 애가 없으니까

 

  아무도 제가 연우 엄마인지 몰라요

 

  근데 여기 오면

 

  다들 저를 연우 엄마라고 불러 줘요

 

  남들은

 

  아픈 일인데

 

  빨리 잊으라고들 하는데요

 

  저는 우리 연우

 

  빨리 잊고 싶지 않아요

 

  세상에 너무 잠깐 있었던 아이잖아요

 

  저라도 우리 연우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어요선생님

 

  [살짝 웃는다]

 

  그리고

 

  이거

 

  드리기가 너무 민망해 가지고   안 드릴까 했는데

 

  그래도

 

  제 마음이에요

 

  [차분한 음악이 연주된다]   (익준) ♪ 아련해지는 ♪

 

  ♪ 빛바랜 추억 ♪

 

  ♪ 그 얼마나 사무친 건지 ♪

 

  ♪ 미운 당신을 아직도 나는 ♪

 

  (익준) ♪ 그리워하네 ♪

 

  ♪ 이젠 괜찮은데 ♪

 

  ♪ 사랑 따윈 저버렸는데 ♪

 

  ♪ 바보 같은 난 ♪

 

  ♪ 눈물이 날까 ♪

 

  (익준) ♪ 다신 안 올 텐데 ♪

 

  ♪ 잊지 못한 내가 싫은데 ♪

 

  ♪ 언제까지 내 ♪

 

  ♪ 맘은 아플까 ♪

 

  ♪ 이젠 괜찮은데 ♪

 

  ♪ 사랑 따윈 저버렸는데 ♪

 

  ♪ 바보 같은 난 ♪

 

  ♪ 눈물이 날까 ♪

 

  ♪ 눈물이 날까 ♪

 

  [멀리서 개가 짖는다]

 

  (준완우린 간다

 

  (송화내가 데려다줄게

 

  데려다준다니까

 

  (정원됐어   우리 둘은 택시 타고 가면 돼

 

  익준이 새끼나 데려다줘

 

  (익준난 콜

 

  [마이크가 톡톡 울린다]

 

  (석형송화야그리고   핸드폰이랑 차랑 연결하면

 

  음악을 차에서 크게 들을 수 있어

 

  갈 때 그렇게 해 봐

 

  나 차에서 맨날 듣거든?

 

  [작은 목소리로그걸 블루투스라고 해

 

  안다고   [정원의 웃음]

 

  (정원속초 조심히 내려가

 

  (송화

 

  (정원

 

  (석형아이고잠이 오네

 

  잘 내려가주말에 보자

 

  - (송화응   - (석형

 

  (석형익준아

 

  (익준재밌게 봐

 

  저 새끼저거   '신서유기보러 가는 거야저거

 

  [송화의 웃음]

 

  (송화나도 그 정도는 알아

 

  차 어디 있어?

 

  앞에

 

  갈까?

 

  (익준라디오나 들을까?

 

  (송화그 노래 듣자

 

  우리 아까 연주했던 거

 

  그래

 

  [차분한 음악]

 

  (석형웬일이야?

 

  무슨 일 있어?

 

  나 지금 수술 들어가야 되는데

 

  (신혜오늘 저녁에 약속 있어?

 

  같이 저녁 먹자고

 

  (석형수술 끝나면 8시 넘을 거야

 

  (신혜괜찮아   8시쯤 내가 병원으로 갈게

 

  (석형그래

 

  (신혜이따 봐

 

  [통화 종료음]

 

  [석형의 한숨]

 

  [휴대전화를 탁 집는다]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익준

 

  (송화어디야?

 

  (익준수술실

 

  (송화끊어

 

  (익준아니야아니야   아니야아니야

 

  애들 수술 준비하는데 일찍 내려와서   휴게실에서 기다리는 중이야

 

  너 어딘데?

 

  (송화율제

 

  (익준왜 또 왔어?

 

  아유넌 몸 안 좋아서 쉬러 간 애가   왜 맨날 서울에서 일을 해?

 

  줄여안 한다고 해

 

  [헛웃음]   내가 얘기해 줄까?

 

  알았어내가 알아서 잘할게

 

  익준아

 

  너 수술 언제 끝나?

 

  (익준?

 

   8시나 9시쯤?

 

  - (익준?   - 이따 네 방으로 갈게

 

  (익준그럴래?

 

  그래너 그럼 일 보고 있어   수술 끝나면 전화할게

 

  아니면 집에 가서 쉬고 있어   내가 집 앞으로 갈 테니까

 

  (송화아니야내가 네 방으로 갈게

 

  알아서 시간 보내고 있을 테니까   수술이나 잘해

 

  (익준나야 늘 잘하지

 

  알았어이따 봐

 

  (송화

 

  [통화 종료음]

 

  [송화의 한숨]

 

  (신혜나가서 먹지

 

  [석형의 멋쩍은 신음]

 

  (석형여기 맛있어

 

  근데 정말 무슨 일이야?

 

  뭔 일 있어?

 

  [신혜가 살짝 웃는다]

 

  (신혜무슨 일 있냐는 말을   몇 번이나 물어봐?

 

  무슨 일 없어아버지도 잘 계시고

 

  아무 일 없어

 

  그럼 왜 왔는데?

 

  (신혜오빠하고 저녁 먹으러

 

  오빠하고 저녁 먹으러 왔어

 

  [잔잔한 음악]

 

  우리

 

  앞으로도 이렇게   한 번씩 만나서 저녁도 먹고

 

  그러면 안 될까?

 

  [한숨]

 

  [석형이 컵을 툭 내려놓는다]

 

  [통화 연결음]

 

  [헛기침]

 

  [한숨]

 

  (송화끝났어?

 

  지금 끝났어어디야?

 

  배고프다

 

  내가 갈게너 지금 어딘데?

 

  (송화아니야내가 갈게

 

  방에 있어

 

  [한숨]   [통화 종료음]

 

  [무거운 음악]

 

  [한숨]

 

  앉아

 

  괜찮아   [살짝 웃는다]

 

  얘기만 얼른 하고 갈래

 

  대답하려고

 

  (익준?

 

  네가 속초에서 물어본 거

 

  [숨을 들이켠다]

 

  [헛기침]

 

  고백하지 마

 

  [살짝 웃으며나는

 

  고백 안 했으면 좋겠어

 

  오래 본 친구인데

 

  고백하면 많이 어색해질 거야

 

  지금처럼 가장 친한 친구로

 

  계속 그렇게 지내고 싶어

 

  할 거 같아

 

  [살짝 웃는다]

 

  내가 너라면 나는

 

  고백 안 해

 

  (송화아으   [웃음]

 

  너 이런 거 물어보지 마

 

  간다

 

  [문이 달칵 닫힌다]

 

  [리드미컬한 음악]

 

  [흥미로운 음악]

 

  교수님얘기 들으셨어요?

 

  무슨 얘기?

 

  무조건 우리 병원에서

 

  수술 제일 잘하는   신경외과 의사로 해 달라고 했대

 

  그래서 송화가 당첨

 

  무조건 저한테 바로바로 맡겨 주세요

 

  키다리 아저씨 전화   다섯 건이나 받았단 말이야

 

  더 당겨야 돼

 

  - 주말에 뭐 해?   - ?

 

  - 할 말 있어서   - 

 

  교수가 카드를 줬어너니?

 

  사랑이 꽃피는 GS구먼

 

  수고해요

 

  웬 꽃?

 

  - 교수님   - 깜짝이야

 

  - 뭐야?   - ?

 

  난 궁금한 건 못 참거든

 

  [차분한 음악]   아기를 온전하게 꺼내는 게   우리 목표니까 꼼꼼히 체크해

 

  'Introduction to obstetrics'

 

  '산과'

 

  너 요즘 다시 교과서 공부하니?

 

  뭐가 더 흐르는 느낌이 드는데

 

  이 병원에 입원하고   상태가 더 안 좋아지는 거 같아요

 

  친구 믿고 멀리 왔는데

 

  의심하는 눈빛과 못 미더워하는 눈빛

 

  아유

 

  시종일관 나는 너를   불신한다는 눈빛을 팍팍 보내시는데

 

  아니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기증할 사람이 없어서 돌아가시는데

 

  세상에 내 맘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네

 

  심장이

 

  더 이상 못 버틸 거 같습니다

 

 

 

.슬기로운 의사 생활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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