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내 인생 10
[거친 숨]
서지안!
(지안) 어우!
[긴장된 음악]
겁이 없는 거냐? 생각이 없는 거냐?
(도경) 심야 대문 경보 해제할 줄 몰라서
대문으로 나갈 생각 못 하면서
아니, 담에도 센서가 있을 생각은 왜 못 해?
담에도 있는 줄... 몰랐어요
그럼, 저건 왜 달려 있을까?
서민 집에는 저런 거 없거든요
가져갈 것도 지킬 것도 없는 집이라서요
숨겨 뒀던 성질 나오는데?
그만하세요
뭘?
저를 얼마나 경멸하고 싫어하고
우습고 짜증 나고
거지처럼 쥐새끼처럼 생각하는 거 아는데요
빈정대는 것까진 하진 마세요 오늘만큼은
남친 만나러 가는 거면 다시 집에 들어가고
술 생각 나는 거면 따라오고
네?
대문 경보 해제했으니까 따라와
왜 그러세요 또? 저 좀 놔두세요, 오늘은
너 혼자 나갔다 부모님이 아시면?
야... 상상하기도 싫다
알리바이 만들어 준다고, 인마
알리바이를...
왜, 왜요?
[잔잔한 피아노곡]
(도경) 자
어!
어! 지수다!
이... 이거 어디서 났어요?
야밤에 월담하게 만드는 이유 결정적으로 그거 아니야?
나머지 옛 물건들은 미련 버려
어머니 지시로 쓰레기봉투에 들어간 건
다시 꺼낼 수 없다
이건...
쓰레기통에서 꺼내신 거예요?
다른 건 다 돈으로 더 좋은 거 사 줄 수 있는 것들인데
이건 아닌 거 같아서
버리면 안 되는 물건 같더라고
너한테
캬하
아니, 왜 멀쩡한 캔을...
주세요 맘대로 하게 놔두신다면서요?
위생 관념 없이 닦지도 않고
(도경) 사소한 데서 차이가 나는 거야, 어?
디테일, 디테일!
가르치려면 한 10년은 걸리겠다
(도경) 천천히 마셔
주사는 절대 안 받아 줘 여동생이라도!
첫째, 반성한다는 네 말이 진심인 걸 알았고
둘째, 그래서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
뭐, 노력보단 실수를 더 하긴 했지만
(도경) 어쨌든 셋째
그래서 나의 편견 혹은 오해를 되돌아봤고
넷째, 그러니 다시 여동생으로 접수할 수밖에
어떤 이유에서든
내 여동생이 기죽길 바랐던 건 아니니까
너 지금 그거 의심의 눈빛이지?
속마음 얼굴에 드러나는 거 고쳐!
품위를 지켜야지
저한테
편견이나 오해가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는데요?
(명희) 어디서 서지안으로 불러 달라고 해?
어디서 서지안으로 불리고 싶다는 말을 하냐고!
여기가 어디라고!
그래서 은석이 물건들 다 버리라고 하신 거군요
양 선생이 배우는 데 열심이고 흡수력도 좋대고
그쪽 집 가족들 선물도 환불해서 가지고 오고
이제 제대로 마음 잡는구나 했더니
가족들 선물을 환불했어요?
그게 우리 집에 적응하겠다는 게 아니라
반항이었던 게야
그건 아닐 겁니다
어쨌든
앞으로 제대로 다잡아야 하니까
여보!
아버지 오셨군요
모자가 중요한 대화 중인 거 같아서
들어오신다는 민 부장님 보고가 없어서
벌써 12시가 넘었네요
들어가 보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서현이한테 목걸이도 돌려받고
옛 가족들 선물 환불도 하고
내 구박도 참아내고
그러니 나한테 죄송하다고 했던 거
내 지적 인정하고
네 생각이 짧았다고 나한테 사과했던 말이 진심이었구나
나도 믿어 줘야겠지?
아...
(도경) 우선 2천만 원부터 어머니한테 돌려 드려
그래야 다시 당당해질 수 있어
어머니 돈인 거 알고 있었어요?
뒤늦게 들었어
세상에 모든 돈에는 공짜가 없다
편견은 아무리 작은 거라도
나중에 큰 균열을 일으킬 수 있거든
어머니께...
뭐라고 하고 돌려 드려야 될지 모르겠어서
빚이 있다고 했거든요
아, 그러네
차 사고 얘기해도 돼요?
아... 안 돼, 안 돼, 안 돼! [당황한 음악]
(도경) 너였기에 망정이지
쓸데없이 노블리스 오블리제 실천한다고
일반인하고 그렇게 엮인 거 아시면
처신 잘못했다고 큰일 난다, 나!
그럼 2천만 원 어떻게 해요?
그건...
뭐, 진짜 빚은 없어?
학자금 대출 남은 거 있어요
그래? 그럼 그거 갚아!
갚아도 남는데요?
남아?
어, 남으면... 네가 써!
지금...
저한테 거짓말을 시키시는 겁니까?
- 품위 떨어지게? - 어?
다 너 위해서 더 그러는 거야
사고 때부터 2천만 원 돌려줄 때까지 네 행태를 생각해 봐
응? 그 억세고 엉덩이 뿔난 슈퍼 울트라 고집을
그로 인해서 우리 둘이 벌였던 해프닝 들으시면 어머니
지금보다 3배는 더 초강력 트레이닝 가동하신다?
너 숨도 못 쉬어
그래, 모든 거래에는 대가가 있어야지
비밀로 하는 대신 원하는 거 하나
딱 한 개만 말해!
[똑똑]
(명희) 당신...
안 자요?
먼저 자요
왜 또 이래요?
난 먼저 자라고 했을 뿐인데
지금 은석이한테 모질게 굴었다고 화났잖아요, 당신
은석이...
너무 오래 젖어 살았어요, 천하게
처음 만났을 때
어른 앞에서 품위 없이 먹는 거 봤잖아요
근본부터 고치려면 어쩔 수 없어요
혹독하게 해야 해요
은석이 잘못이 아니야!
은석이가 이 집안에 안 맞게 자란 건 그 아이 잘못이 아니라고!
당신이 은석이한테 그렇게 채근할 자격이 있나?
[슬픈 음악]
내 딸이기도 해, 은석이는
당신이 그런 생각 하고 있을 줄 알았어요
평생 나 원망하면서
딸 잃어버렸다고 원망하면서 미워하면서
그렇게 증오하면서도 못 떠났던 노명희예요, 나
내 실수로 형편 무인지경 돼 버린 내 딸
해성 그룹 맏딸답게
태어날 때부터 그랬던 것처럼
잃어버린 세월 따윈 없었던 것처럼 만들어서 내놓을 거예요, 세상에
꼭...
[도경 한숨]
옛 가족들 버려야 하나 마나 갈등하지?
그 고민 속에 빠져있지 말고
나와서 들여다봐, 네 마음을
그리고 선택해
너한테 이로운 게 뭔지
갈등은...
하는 게 아니라 되는 거예요
아니
하는 거야!
왠 줄 알아?
사람들 대부분은
이미 답을 알고 있으면서 고민하거든
이게 나을까? 저게 나을까?
이래야 하나? 저래야 하나?
그건 갈등이 아니라 욕심이야
버려야 하는 나머지에서도
갖고 싶어 하는 일부가 있기 마련이니까
어차피 다 가질 수 없다는 거 알면서도
[희망찬 음악]
근데 이 여동생 왜 이렇게 인사성이 없어?
네?
어? 그거, 그거 귀한 거 찾아줬는데 말이야
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버티다 힘든 거 있을 때 얘기해
징징대는 거 안 돼 정 힘든 거
아!
마음 준비 다 되면 오빠라고 불러
(도경) 그때까지 호칭 생략
봐준다
어?
하아!
지수만 남기고 다 잃어버리는 줄 알았잖아
방에 뒀으면 말을 해 주지
(도경) 추억을 찾아준 거야
추억은 소중한 거니까
죄송해요, 엄마 아빠
미안해, 오빠
미안해, 지수야
미안해, 지호야
내가...
새어머니, 아버지 딸답게
제대로 적응한 다음에
당당하게
다시 내놓을게
엄마...
나 어제 어떻게 된 거야?
이거 마셔
아니, 너야말로 어떻게 된 거야?
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지안이한테 업혀 와
(지수) 지안, 지안이가 나, 날 업고 왔다고?
어우... 무슨 말도 안 돼
너랑 통화했다던데 언니가?
어?
내가 그럴 리가 없는데
[익살스러운 음악]
누구세여?
(지안) 지수야
너 목소리가 왜 그래?
언니야
아... 그거
그거는 지안이가 전화 와서 받은 거야
내가 건 거 아니야
그리고...
언니 전화번호 일부러 바꾼 거 아니래
[휴대폰 벨 소리]
여보세요?
어, 잠깐만
속은 괜찮아?
출근할 수 있겠어?
어제 내가 무슨 말 했어?
선 실장 마주쳤을 때 로봇처럼 굴었다며
그러지 마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건 아는 척도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야
그럼 뭐야?
고백하거나 몰래 훔쳐보거나
좋아하는 티를 내지 말라는 거야
그러니까 촌스럽게 굴지 말고
아무렇지 않게 대해
아무렇지 않게 어떻게?
촌스럽지 않게 어떻게 하는데?
어!
어, 어, 어, 어
어... 알았어!
어, 알았어, 알았어!
어, 어!
뭐야?
내가 왜 알았어, 알았어 했지?
아, 뭐야!
아씨... 괜히 술 취했을 때 전화해 가지고
억지로 화해하게 만들어 [휴대폰 탁 놓음]
아, 기집애 진짜...
아으, 시원하다!
[휴대폰 벨 소리]
어머, 언니!
어, 미정아! 태수 오빠 왔다면서?
언니가 이이가 온 걸 어떻게 알아요?
연희 아빠가 그러던데 오빠 서울 올라왔다고
오늘 저녁 같이 먹재 너희 부부랑
오늘 저녁?
간다고 해
(태수) 장 사장
나 왜 이렇게 됐냐?
결혼하고 하루도 안 쉬고 뛰었는데
뛰고 또 뛰었는데
내가
세상에서 제일 무능한 아버지더라 내가...
아... 이 자식 진짜
생전 이러는 거 처음 보네
(석두) 너 지안이가
알자마자 냉큼 재벌 부모한테 가 버려서
자존심 상하는 거냐?
어? 그래서 다시 사업 생각하는 거야?
자존심은 무슨...
아무나 자존심 지키냐?
처자식 건사도 제대로 못한 놈이
자존심은 무슨 놈의 자존심
너 진짜
공장 접고 수입 유통 생각한다고 그랬지?
그럼 내가 괜찮은 아이템만 있으면 하는 거 확실한 거지?
아, 확실하면 하지!
근데 지금 베트남에 신발하고 의류는
경쟁이 너무 심해
터닝 포인트가 필요하거든
그래, 그럼 내가 알아볼게
거기서 팔릴 만한 거
너 아주 단단히 마음먹었구나
바로 세우려 그래
내 인생 바로잡고 싶어서
야!
네가 뭘 잘못했다고 바로잡아
잘못했지
잘못했더라고
지치지 말았어야 했는데
너무 빨리 지쳤고
두려워도 헤치고 나갔어야 했는데
멈춰 섰어
내가 가장인데
처하고 자식들은 나를 믿고 싶었는데
난 그저...
날 좀 알아서 봐달라고 했어
그래서 처하고 자식들이
날 못 믿게 됐으니까
그러니까 내가 잘못한 거야
그래
잘 찾아봐
난 아직 널 믿으니까
(지수) 안녕하세요, 선 실장님
좋은 아침이에요
안녕하세요, 선 실장님
좋은 아침이에요!
굿모닝!
굿모닝!
굿모닝!
너 꽃집 알바할 때 손님 오면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인사했지?
그렇게 인사해 '이 사람은 선 실장이 아니다'
'손님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이 사람은 선 실장이 아니다
좋았어!
[신비한 효과음]
안녕하세요
[종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딱딱하고 어색한 말투] 그럼 안, 안녕히 계세요
(희) 안녕히 가세요
하아... 왜 저러는지
진짜 너 많이 좋아했나 봐
차였다고 화내는 여자가 날 얼마큼 좋아했는지
알고 싶지 않습니다 사장님
실장님은... 저게 화내는 걸로 보여요?
화내는 거 아니면요?
창피해서 그러는 거잖아요
그럼 더 싫은데
자기감정 컨트롤도 못 하는 사람
완전 민폐죠!
혁이 너...
어릴 땐 안 그랬는데
뭐... 지금도 다 괜찮은데
어쩔 땐 너무 차!
누나가 나 크는 걸 못 봐서 그런 거지
나도 누나 변하는 거 못 본 거처럼
[애잔한 음악] 어...
미안해
사랑은 미안하다고 말하는 게 아니야
어?
누나가 대학 때 제일 좋아했던 영화잖아
결혼식 전날인가?
나 데리고 앉아 보면서 펑펑 울었잖아
왜 하필 결혼식 전날 그 영화 봐서는
눈 퉁퉁 부었다고 엄마한테 혼나지 않았어?
아...
내가 그랬나? 기억이 잘 안 나네
뭐? 뭐, 뭐, 뭐, 뭐라고?
나, 나, 나보고 지금 뭐, 뭘 하라고?
카페에 빵을...
방장님이 좀 가져다주실 수는 없는지
뭐, 뭘! 안 돼! 싫어!
(남구) 무슨... 아니 그게, 그게!
내, 내, 내, 내, 내, 내, 내가 사장 사장이고
난, 내가 사장이니까, 나는 그냥
아니, 아닙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아, 제가 너무 못 나가지고요
선 실장님 앞에만 서면 더 바보가 되니까
너무 창피하고 그래서 그런 거예요
취, 취소예요, 진짜 취소할게요 죄송해요
(남구) 아휴...
[밝은 음악]
아버지!
(양호) 반갑다
할아버지, 오셨습니까?
빠진 놈 없군
반년 만에 오시는데 빠지긴요
얼른 가세요
노진희!
너 앞서가는 거 고치라고 했는데
네?
너희들은 저 사람 양평 집에 데려다주고 저녁 먹여
가자
- 은석이 보러 가야지 - (명수) 장인어른!
오랜만에 뵙는데 같이 식사해야죠
저희도 은석이 봐야죠!
나중에
(영호) 가자
아버지 왜 저러신데?
세컨드 처리나 하라시네
근데 세컨드는 아니지
어머니 안 계신데
인상 펴고 가요!
아버지, 진희 내외는 왜 그냥 가라 하신 거예요?
응, 내가 먼저 봐야겠어서
그래야 너도 더 편할 테고
처제하고 정 사장 서운해하겠습니다
어차피 은석이 인사도 시켜야 하는데요
최 서방, 명희하고 다퉜구먼?
네?
아니에요, 할아버지
은석 언니 찾고 나서
어머니, 아버지 사이가 훨씬 더 좋아지셨어요
이 아이냐?
네
은석이에요, 아버지
[잔잔한 음악]
공항에 못 나가서 죄송합니다
저 은석입니다
어머
가족들 품 떠나 그동안 고생 많았다
수고했어
아닙니다
날마다 어떡하지?
아이고... 선반 닳겠네
서지수 씨!
네?
이리 와서 이거 좀 치대고 있어
[종소리]
반, 반죽을요?
어, 나 좀 나갔다 올 테니까
저, 정말요? 지, 진짜요?
손 깨끗이 씻고!
손에 물기 1도 안 남게 잘 닦아!
(남구) 응
저 나 올 때까지 1초도 쉬지 말고 계속 치대고 있어
네! 네! 네!
예스!
자, 한 잔 받아라
(양호) 자!
받았으니 우리끼리 마시자꾸나
여긴 막걸리 좋아하는 사람들이 없거든
첫 잔은 원샷이다!
(양호) 캬하
막걸리로 대작을 했으니 안주 하나는 줘야겠지?
(양호) '아' 해 봐
아버지
홍어가 아주 잘 삭았네요
그렇냐?
음!
음, 옳지!
아주 제대로 삭았구먼!
노 씨 핏줄 맞네!
이제야 식성까지 제대로 물려받은 내 핏줄을 만났어!
(양호) 응?
[양호 웃음]
반죽 물에 이게 뭘 넣은 거지?
분명 무슨 냄새 나는데
뭔지 모르겠네
아... 냄새 안 맡겠다 해 놓고
그래서 마케팅팀 정직원으로 발령 나도록 조치했습니다
안 돼!
안 되다니요?
아버지가 컨펌하셨잖아요
스토리텔링에는 운명적인 게 필요한데 그걸로는 부족해
최 부회장!
네, 회장님
도경이를 해성 어패럴 부사장으로 발령 내
네? [날카로운 효과음]
[미스터리한 음악] 은석이가 마케팅팀에서 일하고 있었고
도경이가 부사장으로 갔어
유능한 직원이 하나 눈에 띄는 거야
그러려면 은석이가 공을 하나 세워야겠지만
패기 있게 해성 어패럴에 몰입하고 있는
젊은 부사장 정도가 된다면은
우수한 사원 몇 명을 초대해서
저녁 식사도 했겠지
2차 술자리에서는
가족처럼 부하 직원들에게
가정사까지 묻고 챙기는데
이거, 이거, 이거! 딱 걸리는 게 있는 거라!
(양호) 서지안이라는 직원이
흐릿하게 기억을 하면서 얘기를 하는데
새장에 갇혔었다는 거야
그 말을 들은 도경이가 깜짝 놀라는 거지
지가 가뒀거든?
아니, 할아버지 어떻게 동생을 새장에 가둘 수...
도경이 기억나는 모양이구나
네!
마당에 아직 있는 새장요
까맣게 잊고 있었네요
아버지한테 처음으로 엄청 맞았었는데
저는 기억에 없는데...
아버지가 오빠를 때렸어요?
은석이를 새장에 가둬 놓고
톡톡 캔디를 모이라고 주고 있었으니까
아, 그 입에서 톡톡 터지는 거요?
내가 한 짓인데 얘가 기억을 하네?
그럼 어쩌면 얘가 내가 잃어버린 여동생일지도 모르겠다 해서
도경이가 뒷조사를 해 봤는데 친부모가 아닌 거야
회사 창립일이 12월이니
11월 중순 즈음에
운명적으로
오라비가 여동생을 찾은 거지
최소한 어떻게 찾았는지
언론에서 벗어날 수 있겠네요
하나가 극적이면 나머지는 묻히기 마련이야
실종 경위니 과정이니 그런 것들도
우리가 발표한 대로 기정 사실화되겠어요
11월까진
은석이 교육시킬 시간도 충분하고요
오빠가 그럼 벌써 부사장 되는 거예요?
주변 것들 입단속은 잘하고 있나?
돈 아끼지 말고 쥐여 줘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도경이 혼사에 차질이 없게
은석이로 인해서 어떤 잡티도 들어가지 않게
알겠습니다
음?
공기의 질이 왜 이래?
순환 장치 점검에
초미세먼지까지 제거하고 테스트까지 했는데요?
양평으로 가야겠다
정말 아버지 따라갈 사람이 없어
훨씬 그럴싸해졌잖아요
우리 집 안에서 있었던 일이니까
누가 의심도, 뒷조사도 못 하고
어떻게 그런 생각까지 하셨죠?
확실히 당신은 멀었군
당신 아버지 따라가려면
그게 무슨 말이에요?
스토리텔링만을 위한 게 아니라는 거 나도 당신도 알잖아
[긴장된 음악] 회장님이 단지
은석이 오픈을 극적으로 하기 위해서
도경이를 부사장으로 세우는 게 아니라는 거
여보!
이미 예측해 왔던 거니까 그건 괜찮은데
겨우 찾은 내 딸을 끼워서 이용하시는 건
좀 싫으네
일거양득이에요
그걸 왜 이렇게 비틀어서 생각해요?
누구한테 일거양득이지?
은석이 실종 책임
은석이가 크고 자란 가난한 집
취준생 전전
그런 가십거리를 차단하는 건
나도 동의하니 윈윈이라고 치고
또 하나의 득은 누구한테 득이라는 거야?
내가 단어 선택을 잘못했네요
은석이를 핑계로 도경이를 후계자 후보로
아주 자연스럽게 올리는 거니까
당신 아버지나 당신 도경이한테는 일거양득이겠군
우리 추측은 하지 말기로 하죠
내가 말실수는 인정했고
회장님은 단정적인 언급하지 않으셨어요
저... 승진 축하드려요
축하할 일이라고는 할 수 없어요
후계자 시험 시작인 거 같거든요
후계자 시험?
쓸데없는 소리!
언니한테 우리 집안 정보 드리는 거예요
할아버지는 누구한테 회장 자리를 준다고
절대 말씀 안 하시는 분이거든요
우리 아버지일 수도 이모부일 수도
이모네 큰오빠일 수도
이제는 우리 오빠일 수도 있다...
이런 거죠
그래?
오늘 수고 많았다
제법이던데?
억지로 홍어 먹은 게요?
억지로 먹은 건 아니야
나 홍어 먹을 줄 알거든 막걸리도!
식성이 참 예사롭지 않으시네요
좋아하진 않아
난 얼큰한 거 좋아하거든
참, 그거 내일 하자!
뭔데요?
너 말고 은석이
언니랑 내일 뭘 하는데요?
비밀인데?
시간하고 장소 정해!
비밀이라서
뭐야?
갑자기 오빠까지 친해진 거야?
[문 닫힘]
오케이
(미정) 어머, 지호야 너 거기서 뭐 해?
[익살스러운 음악]
엄마, 코... 코피가
어머, 얘 좀 봐 어머, 어머 얘 코!
어머, 어머 어떡해, 어떡해! 이렇게 해 봐, 이렇게
치켜, 치켜, 어떡해, 어머 아니, 왜 이렇게 코피가
- 아니, 무슨 코피가 나지? - 엄마, 이거 어떡해?
(미정) 누워, 아이고
아니, 생전 코피는커녕 콧물감기 한번 안 걸리던 애가
이게 무슨 일이야?
몰라
며칠 전부터 좀 어지럽고 그러더라고
어지러워? 빈혈인가?
아니
계속 잠이 부족해서 그런 거야
그러니까 내 걱정 하지 말고
나가 봐, 엄마
해자 이모랑 약속이라 깰 수도 없고
아니야
난 좀 자면 괜찮아, 응?
아, 참
성적표!
어머
성적이 많이 올랐네, 어머
아, 그럼 열심히만 아니, 열심히 했는데
아이고, 내가 늦었네! 아휴
지호는?
잔데요, 그나저나 상가에서 과...
뭐 샀어요?
과일 좀 샀어
아니, 우리 집에 와서 뭐 이런 걸 사 와요?
아, 장 사장 복숭아 좋아하잖아
아이, 얘 미정아
오빠 손 다쳐서 올라왔는데 네가 좀 들지, 무거운데!
아니, 뭐 오른손은 멀쩡한데 뭘 그래
이건 뭔데요?
어머
어머! 소라 빵이랑 버터 빵이네!
아우, 무슨 빵을 사도 이런 걸 사요? 촌스럽게
오빠! 이걸 기억하고 있었어요?
아무리 맛있는 걸 먹어도 옛날에 좋아했던 게 제일 맛있다며?
맞아요, 중학교 때부터 애들이 진짜 좋아했는데
아유, 배고파!
호들갑 떨지 말고 빨리 상 차려!
다 차려 놨어요
국만 푸면 돼
야, 너 왜 집에서 그렇게 큰소리를 치고 그러냐?
지안이 가니까
많이 섭섭하죠?
야, 대답 아는 걸 뭐 하러 물어?
(석두) 그렇게 할 말이 없나?
위로해 주고 싶으니깐 그렇죠
위로는 무슨
궁금한 걸 물어!
여편네들 하여간
충고다, 걱정이다 온갖 핑계 다 대면서
아 지들 호기심 채우는 재주꾼들이라니까
(석두) 쳇
지안이 가니까 뭐래요?
좋대요?
그 집에선 오빠네 어떻게 한대요?
신고 안 하고 데려다 키운 거라면서요
- 혼 안 낸대요? - 야, 김해자!
물어보라면서?
야, 장석두 너 왜 자꾸 큰소리치고 그래?
해자 궁금해하는 거 당연하지
그렇죠, 오빠?
궁금한 게 당연하죠!
그래, 궁금한 건 당연한데
그건 나중에 이 사람한테 들어
석두하고 같이 모여서 할 얘긴 아니야
알겠어요 미안해요, 오빠
야, 고기 탄다, 고기!
어머, 어머, 어머 이거 어떻게, 이거!
팽이버섯 살짝만 구워야 되는데
야, 야, 이리 줘 내가 구울게
아유, 아니에요! 손님이 무슨 고기를 구워
우리 집에선 원래 내가 고기 담당이야
내가 잘 구워
어쩜 이렇게... 어?
35년 친구인데
어쩜 이렇게 좋은 건 하나도 안 닮았을까?
다 오빠 탓이에요
오빠 친구라서 쓸 만할 줄 알고 결혼했잖아
그래, 미안하다
그래도 석두가 돈은 평생 잘 벌어다 주잖아
그 돈 안 벌어다 줘도
오빠 같은 남자랑 살아 봤으면 좋겠네
(해자) 태수 오빠는 평생
돈이 있을 때든 없을 때든 미정이 먼저!
미정이 입이 먼저! 미정이 옷이 먼저!
그다음이 애들이에요
맨 꼴찌가 자기고!
나는 얘가...
남편 전화 없이 늦는다고 걱정하는 걸 한번을 못 봤어
음식 타박하는 꼴을 한번 못 봤고!
(해자) 오늘도 봐요, 아...
나 좋아하는 소라 빵 기억하고 사 오는 거
언니, 안 살아 보고 그런 말 하는 거 아니야
형부 서운하시겠어요
제수씨, 나 안 서운해요
나도 동감이거든
아, 태수 고향 동생으로 친하다길래
태수 믿고 했지
이 사람 보고 결혼한 거 아니거든
형부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언니 민망하게
제수씨
나 많이 변했죠?
내 인생은 딱 둘로 나뉩니다
암 걸리기 전과 암 걸렸다가 살아난 후
형부 위암 3기까지 갔을 때
언니가 그 병수발 다 했잖아요
그럼 언니한테 잘하셔야죠
[석두 한숨]
제수씨
태수 너무 스트레스 주지 마세요
태수까지 저처럼 만들고 싶으세요?
여보! 형부 오늘 왜 이래요?
야, 야, 야! 너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제수씨
태수가 왜 다시 사업 시작하는지 아세요?
사업요?
아니, 무슨 돈이 있어서...
사업을 해요?
아니야, 돈 드는 일은 아니야
여기서 내가 수출 맡고
장 사장이 베트남에서 수입해서 판매만 하면 돼
지안이가 재벌 집에 가니까
집에 남은 애들하고 제수씨하고 많이 걸리는 모양입니다
[슬픈 음악]
대전 가서 만났을 때 태수가 그럽디다
지안이가 갔으니까
지가 꼭 재기를 해야 된다고
장석두, 너 쓸데없는 소리 좀 하지 마!
지안이가... 응?
알자마자 냉큼 가버릴 때
오빠 속 문드러질 줄 알았어
(석두) 전 좋습디다
태수 눈에 생기가 도는 게
옛날 서 사장으로 돌아온 거 같아서
[문자 수신음]
(인사팀) 해성 어패럴 인사팀입니다
귀하께서 해성 어패럴 마케팅팀
정규직 사원으로 채용됨을 알려 드립니다
(명희) 은석이, 너
조만간 해성 어패럴 마케팅팀
정직원으로 들어가게 될 거야
대단하다
말씀하시자마자 바로 연락이 오네
서현아!
나 마케팅팀 정직원 됐다고 연락받았어
그래요?
축하 안 해 줘?
자기 집 회사에 들어가는 건데 축하받고 싶어요?
아직도 언니가 누군지 실감 안 나나 봐요
오빠처럼 부사장이라도 되면 모를까
정직원 자리 가지고 그런 표정을 지으면 어떡해요?
사람 민망하게
운전 살살 해, 기분 안 좋아
네
뭐야?
답답하신 거 같아서요
별일이네
내 맘 알아주는 사람도 다 있고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 빼낸다더니
[합주]
(과 대표) 최서현
단톡방에 졸업 여행 참석 여부는 왜 안 올리니?
안 갈 거라서
안 가면 안 간다고
졸업 여행 참석 여부 올리라는 공지 못 봤어?
간다고 안 했으면 안 가는 거지
내가 그런 데 가는 거 봤어?
그래
너 왜 4년 내내 과 행사 참석 안 하는 거냐?
내 맘이야
왜냐고?
이유를 너한테 말해야 해?
좀 무례하다
무례?
야!
과 행사 무시 동기들 무시하는 게 무례한 거야
무시가 아니라 내 개성이야
해성 그룹 외동딸티 내는 거지
[의미심장한 음악] (과 대표) 단톡방 공지까지 무시하면서
졸업 연주회는 왜 같이해?
실내악 수업은 왜 해?
솔로만 하시지
(과 대표) 재벌 집 외동딸답게 고고하게 혼자
학교에 후원 좀 한다고 교수님들이 네 비위 맞춰 주니까
우리까지 네 비위 맞춰 줄 줄 아나 본데
단톡방 너 빼고 다시 만들 거야
졸업 연주회 연습 시간!
실내악 밸런스 맞추는 시간!
네가 물어보러 와
나한테
[서현 헛웃음]
왜 4년 내내 아무 말 안 하다가 이제 와서...
내 맘이야
그렇게 해
뭐?
사실 나 원래도 단톡방 안 봐
알림음 시끄러워서 무음이야
안 본다고?
알려 주는 사람 따로 있는 거 몰랐어?
그렇게 센스가 없어서 어떻게 과 대표했니?
야! 너 지금 말 다 했어?
(서현) 나 치면
너 학교 잘리는 거 알지?
졸업 못 하고 싶니?
4년 동안 내 비위 맞춰 놓고
졸업할 때 되니까 성질내는 건 치사한 거야
성질도...
뒷감당할 수 있는 상대한테 내는 거고
알았으면 꺼져
최서현!
[신비한 효과음]
[심장 박동]
점심만 먹고 올 거니까
근데 왜 남대문이야?
팀장님이 남대문도 가시고
동생분 재주가 좋으십니다
[밝은 음악] 쉿
아, 비밀 유지 각서까지 썼는데
위약금 물다가 전 재산 날릴 일 있습니까?
근데 왜 몸에 안 좋은 거 알면서
라면 먹고 지나치게 매운 거 먹고 그러는 거야?
맛있잖아요
맛에 몸을 저당 잡히냐?
그렇게 컨트롤을 못 해서
가르칠 일 구만리다 구만리! 아이고...
(행인) 비켜요! 짐! 짐!
와... 진짜 이질적이다
아...
아, 일찍 오셨네요!
약속 시간 최소 5분 전 도착
양 선생이 안 가르쳐 줬어?
지금 5분 전인데요, 딱!
뛰어왔잖아!
어디에서 누구하고든
약속 시간 엄수는 철칙이야
특히 비즈니스에서는 더!
알겠습니다
근데 이렇게 사람 많고 먼지 많고 소음 많고
이런 데서 뭘 먹을 수 있다는 거야?
여기 남대문 시장 음식 천국이에요
맛있는 거 진짜 많아요!
이쪽으로... 오세요
[작은 한숨]
[작은 한숨]
이 무슨 짓이야?
메인 디쉬 나오기 전에 젓가락을 들다니
이런 데서도 그러시는 거예요?
음식 자리를 왜 차별해?
어떤 자리 어떤 음식 앞에도 넌 넌데?
품위 지켜
(점원) 갈치요!
어엇! 아이...
아니
어른이...
먼저 수저를 들어주셔야 제가...
안 먹을 거니까 먼저 들어
안 드세요? 맛있어요!
됐어
머릿수대로 시켜야 돼서 2인분인데
맛있어요, 진짜!
됐다고, 글쎄
네 속풀이 해 주러 온 거니까 빨리 풀어
그럼 먹겠습니다
[소심한 오빠들의 'Beautiful Girl' 재생]
음!
이모! 여기 밥 한 공기 더
이거... 안 드실 거죠?
절대 안 먹고 싶어
그럼 제가...
경이롭다
음...
아! 감사합니다
아... 이제 살겠다
난 너 오늘 밤 못 넘길 거 같은데?
네?
2인분을
12분 만에 받아들인 네 위장이
인간의 위장이라면 말이다
나가서 소화제부터 먹자
[혁 한숨]
이거 오늘 안에 꼭 나가야 되는데 어떡하냐?
아, 문 앞에 페인트 통 있는지 모르고
아, 실장님, 이거...
페인트 튄 데만 살짝 샌딩기로 밀면 티 안 날 거 같은데요
아!
밀긴 뭘 밀어, 어?
사포로 암만 백방 천방을 밀어 봐라
(소장) 제대로 그 맛이 나나, 어?
다시 잘라야 되니까 가서 스프러스 가져와
에이구, 이 자식 정말!
아휴, 그렇다고 뒤통수를 때리시냐?
다행인 줄 알아
- 예? - 좀 전에 내가 그 말 했으면
손이 아니라 각목으로 맞았어
- 빨리해! - 네!
선우 실장!
그 의자 고객한테 전화 안 하고 뭐 하고 있냐?
(소장) 응? 오늘 밤에 특별 배송 가니까
양해 구해야지!
네! 소장님
(혁) 가방 안에 보면 수표 든 봉투 있을 거야
(지안) 네가 정말 내 친구라면
나한테 좀 시간을 줘
조만간
다 말할게
수표도 봤을 텐데 왜 전화를 안 하는 거야
이놈의 서지안은!
사람 걱정되게
멋있게 기다려 주려고 했는데
[통화 연결음]
(기계음) 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번호입니다
[통화 종료음]
지안이...
[통화 연결음]
(기계음) 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번호입니다
[통화 종료음]
어우...
배 안 고프세요?
고파!
이런 데서 밥 안 드셔 보셨어요?
아, 이런 델 왜 와서 먹어?
진짜! 진짜 맛있거든요
더 맛있고 더 깨끗하고 더 정갈하고
재료도 유기농만 쓰는 음식점이 얼마나 많은데
같이 못 드실 거면
괜히 이 집으로 오자고 했나 봐요
아니다!
이건 2천만 원에 대한
비밀 지켜준 대가니까
기꺼이 감내해야지!
어디야, 여기?
아, 저쪽이요, 차 저쪽에 있어요
아!
(도경) 아, 괜찮아?
어!
(지안) 어? 어, 내 목걸이!
어?
야, 그게 얼마짜리인데! 아이고
아, 도둑 좀! 도둑 좀...
아! 거기 좀 잡아 주세요!
야!
아휴...
아이
은석아!
(상인) 어이!
아이!
아이,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야?
[도경 거친 숨]
오빠!
어, 오빠 여기 있다!
어?
아니, 어떻게 벌써 왔어요?
지름길로 왔죠 저 이 동네 살거든요
어!
아악!
(상인) 야, 이 새끼야, 너 눈 없냐!
(상인) 이씨, 뭐야!
(상인) 넌 뭐야!
(지안) 어!
어! 야이!
하! 어?
내가 맞혔어! 맞혔어!
어, 뭐야?
야이!
(도경) 이리 와! 이리 와!
- (지안) 아! 목걸이! - (도경) 야!
(도경) 아이, 야!
- (지안) 어! - (도경) 야!
야!
으아...
야!
빨리, 빨리 가자!
어! 목걸이! 목걸이! 목걸이!
(도경) 가자, 가자! 빨리!
[두 사람 거친 숨]
아하
아니, 너 제정신이야?
아니, 겁 없이 칼 든 놈을 쫓아가!
(도경) 아, 왜 쫓아가!
어? 그 목걸이 없으면 죽냐? 죽어?
오빠 선물이잖아요
그리고...
이거 비싼 거라면서요
아무리 비싸도 그렇지
그 목걸이는 또 살 수 있지만
네 목숨은 하나야!
내 목숨도 하나고!
너 때문에 나 죽을 뻔했어!
네 그 치기 때문에!
그 목걸이 가치 알아보고 어떻게든 가지려고 덤비는 놈인데!
(지안) 아...
아 이 나쁜 새끼가 끊어 놓고 지랄이야!
(지안) 아!
이거 확 경찰서에 집어넣었어야 됐는데
지금쯤 잡혔겠죠?
하아, 모르겠다
혹시...
우리 찾아다니는 건 아니겠죠?
설마...
- 어머! - 뭐야, 뭐, 왜, 왜, 왜!
엄마야! 뭐야! 뭐! [지안 웃음]
오빠도! 오빠도 '엄마야!' 막 그러네요!
(도경) 너 지금 어디 오빠한테 장난질이야!
어!
그러고 보니까 오빠라고 했네?
네?
아... 그럼 뭐
오빠를 오빠라 그러지 뭐라 그래요?
가자!
이 오빠님 회사 복귀 시간 한참 늦었다
이 말괄량이 여동생 때문에!
소맥 그만 좀 말아
노래방 가기 전에 뻗겠다
진석이 소맥 킬러인데
장가가기 전에 원 없이 마셔야지
나...
금주 각서 썼거든
[친구들 웃음]
야, 이 모질아! 아이고...
야! 냅둬라
이 자식 세라 씨 3년 쫓아다녀서 결혼하는 거야
야 지태야!
너 그러지 말고 슬슬 결혼해
4년 만났으면 그거 그거 인연이다!
헤어졌다
왜?
아, 왜는 뭘 왜야?
헤어질 때 됐으니까 헤어졌지
(친구) 야, 근데...
너 상당히 멀쩡하다
야!
너희는 비혼 커플이라 맘 변하면 헤어진다며
누가 변한 거야?
(친구) 수아 씨가 변했네
비혼은 내가 비혼이었고 수아는...
결혼해야지
수아랑 나랑 동갑이잖아
잡아, 너 자존심 세우지 말고
자존심?
나 네 형편도 알고 비전도 알아 근데...
야, 너가 수아 씨만큼 여자 오래 만나고 좋아한 적 있냐?
(친구) 어?
- (친구) 잡아, 100프로 후회해 - 잡아서 뭐 하게?
월세방에서 궁상맞게 살자고 잡으라고?
둘이 벌어 몇 년 모아서
전세방 겨우 구하고
그러다가 애 낳으면 거기서 스톱!
아주 잘해 봤자 수도권 방 2개 빌라 전세방에서 스톱
야, 다 그렇게 사는 거지, 인마
뭐 사는 게 별거냐?
야!
너는 27에 결혼할 때
부모님이 강남에 아파트 사 주셨다며?
야, 너...
야, 올해 네 아들 영어 유치원 보낸다며?
한 달에 120만 원이라며!
(지태) 방학마다 와이프랑 캐나다에
영어 캠프 보낸다며, 3살 때부터
에이, 지태야, 지태야!
영호는 금수저잖아 얘랑 비교하면 안 되지!
야! 너는 인마
너는 네 신혼집 절반 부모님이 해 주신다며
명식이 너는 아등바등 피 터지게 월급 모으고 있지?
그래도 집안에 빚은 없잖아
[지태 한숨] 나는...
아직 우리 집 반전세 보증금
대출도 다 못 갚았다
아우, 미안하다 내가 진짜
난 수아 씨가 아까워서 그런 거야 아까워서
내 애는 아마
학습지 두어 개
동네 학원 보내면서
야, 그러다가
우리 부모님 편찮으시기라도 하면?
야, 그렇게 불안한 삶을 왜 여자한테 같이 지우냐?
그것도 사랑하는 여자한테
아니, 내가 싫어 그렇게 사는 거
나 같은 놈이 결혼해서 아이 낳고 사는 거
애한테 죄악이다
머리가 짧으셔서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 변신은 어려워요
(수아) 그럼 파마해 주세요
뽀글뽀글 아줌마처럼
(미용사) 아... 뽀글뽀글... 아줌마처럼
그냥 지금하고 완전 다르게요
다른 사람처럼
(미용사) 다른 사람...
[원곡 '맨발의 청춘' 열창]
야, 지태 저 끼 살아 있는 거 봐라
야, 지태 고등학교 때
학교 밴드 보컬 했었잖아
아, 근데 왜 경제학과 갔지?
장남이잖아
그리고 그때는 취미로 했었지
아니야, 이 새끼... 아오
원래 실용음악과 편입하려고 했는데
지태 그 아버지 사업 망하셔 가지고 그때 완...
- 진짜로? - 잠깐만, 이거 비밀인데
- 난 못 들었다, 못 들었다! - 모, 모르는 척해라, 말하지 마
아, 나 저 불쌍한 새끼 진짜
- 지태야, 지태야! - 야!
야, 왜! 아이...
(친구들) 지태야!
실례합니다
아, 이거...
되게 죄송스러운데...
일단 제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아까 헤어샵에서 봤었는데
저도 펌했거든요
그건 4시간 전인데
아, 클라이언트하고 미팅이 있어서
저녁 먹고 이동 중에 다시 본 거니까요
그래서 용건은요?
헤어샵에 들어올 때하고 나갈 때하고
분위기가 아주 다르더라고요?
그럼 화장발에 속으신 건 아닌 거네요
비포, 애프터가 다 맘에 들었거든요
그랬는데 길에서 또...
3번 만난 기분이에요
지금 저한테
절대 거절당하지 않을 거 알고 계시죠?
이 명함이 가짜가 아니라면?
절대 가짜 아니에요!
(수아) 이게 웬 떡인가 싶네요
제 주제에, 변호사에
외제 차에
키 크고 패션 감각 좋고 잘생겼고
꿈인가 생시인가 싶어요
지인 브랜드 오픈 파티에 가는 길이었어요
같이 가실래요?
가시면 제 신원 확실히 아실 텐데
오늘 말고 내일 연락 드릴게요
괜찮으시면
아... 네, 그러세요
오늘이면 더 좋겠지만
연락만 꼭 주신다면?
안녕히 가세요
꼭 연락 주세요
[원곡 전우성의 '만약에 말야']
(기계음)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소리샘으로...
얘는 왜 전화도 안 받아? 이거? 참...
(택시 기사) 아, 내려요!
젊은 사람이 술 똑바로 마셔야지, 아휴
(지태) 왜 나한테 뭐라 그래요! 놔!
[애잔한 음악]
야, 지태야! 지태야! 정신 좀 차려 봐, 인마!
이 자식이...
야! 일어나
[태수 거친 호흡]
야, 좀 천천히... 아...
야, 야! 지호야, 지호야!
지태 형 좀 받아라! 지... 지태 형 좀 받아
아빠가 왜 형을 데려와?
아이고, 술 냄새!
[태수 기침, 거친 호흡] 아후
아빠, 괜찮아?
어... 어, 괜찮아
형... 여자 친구랑 헤어진 거 같아요
형한텐 비밀이에요
(지호) 이 형 이상한 게
애인 있는 거 나한테 숨겼거든
저 얼른 형 옷 좀 벗겨 줘
애비가 데리고 왔다고 절대 얘기하지 말고
응
지태, 너 어제 몇 시에 들어온 거야?
아... 예, 좀 늦었어요
술 냄새가 아직까지 나!
친한 직원이 회사를 그만둬서 술 좀 마셨어요
너도 국물 떠, 북엇국이야
예
하던 대로 해
해성 어패럴이지만 전에 다 했던 일이니까
네
말조심은 해야 돼
네
제가 회사 근처에 내려 주겠습니다
안 돼
사람들 눈에 띄기라도 하면 다 물거품이야
제가 택시 타고 갈게요
한 보름만 그렇게 다녀라
분위기 봐서 차 사 줄 테니
아우, 아니에요
여태 버스, 지하철 타고도 잘 다녔는데요
- 은석아 - 네, 알겠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애잔한 음악]
(동료) 부장, 과장, 대리님이 똥도 닦아 달라 그러면?
- 닦아 줄래? - 정직원 시켜 준다면 당연히
닦아 드려야겠지?
계약직끼리 우리가 어딨어? 계약직인데
우리는 우리가 아니어야 사는 거야
부서별로 계약직 끝나면 정직원으로 전환하는 티오 있었잖아?
그게 안 지켜졌다고 내부 감사에 걸린 모양이야
어...
그럼 그때 그 계약직 중에서 정직원으로 오는 거예요?
그렇겠지?
아니, 모르겠다
걔들 중에서 올지...
어차피 티오 메우면 되니깐 또 모르지?
그럼 이제 누가 오든 제 밑인 거죠?
그럼 저 막내 면하는 거예요?
만약 진짜 계약직들 중에서 오는 거면
서지안 씨면 어떡하지?
걘 아니에요
번호도 바꾸고 잠수 탔대요
다른 데 갔을 거예요
(부장님) 좋은 아침!
- (직원들) 부장님, 오셨어요? - 발인 잘 마치셨어요?
어
장모님 상가에 다들 와 줘서 고마웠어
부장님
오늘 정직원 새로 온다는데 누가 오는 거예요?
정직원이 새로 온대?
아, 그게요 전에 부서별 티오가...
[구두 발걸음]
[오프닝 주제곡]
안녕하세요
해성 어패럴 마케팅팀에
정직원으로 발령받은
서지안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허
[소심한 오빠들의 'Beautiful Girl' 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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