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내 인생 15
얘 봐라 오늘 네가 한 짓을 생각해 봐, 인마
우리 가족을 살려 준 예쁜 내 여동생
- 은석아! - 아니에요
[날카로운 효과음]
뭐?
[긴장된 음악] 나...
은석이 아니에요
겨우 한 캔 마시고 취한 거냐?
나는
오빠 동생이 아니에요
나 서지안이에요 [극적인 효과음]
뭐?
진짜 최은석은
내 동생이었던 지수예요
너...
너 지금 뭐라고 했어?
저는
최은석이 아닙니다
서지안입니다
진짜 최은석은
내 동생이었던 서지수
지수가... 진짜 최은석입니다
죄송해요
그게 무슨 말이야?
내 동생이 네가 아니고 서지수?
걔가 내 동생이면 왜 네가...
아마 엄마가...
엄마가 나라고 말씀하신 거 같아요
(도경) 아마 엄마가?
아마 엄마가?
'아마'라는 건 추측이야!
추측은 정확하지 않을 때 쓰는 말인 거 몰라?
확인한 건 아니지만 내가 아닌 건 확실해요
25년 전에 실종됐던 오빠 동생 최은석 사진이
내가 아니었으니까 지수였으니까
어릴 때 사진 하나 가지고 네가 아니라고 하는 거야?
착각한 거 아니야?
이게...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야?
우리 어머니 굉장히 정확한 사람이야 빈틈이 없는 분이야
DNA 검사도 안 하고 딸이란 말만 듣고
널 데려올 분 아니거든
네가 뭘 잘못 알고 있는 거야
민 부장님한테 여쭤봤더니 DNA 검사 했다고는 하셨어요
그런데?
그때는 그 말 믿었었는데
아니었어요 뭔가 잘못됐어요
저번에 제 발에 상처 자국 봤죠? 그거 막 돌 지나서 다친 거예요
어머니께 여쭤보세요 은석이 오른발에 꿰맨 상처 있었는지
[미스터리한 음악]
오늘 그래서 그런 거예요
회장님 플랜 어긋날까 봐 그런 게 아니에요
내가 아닌데 나라고 밝혀지면 안 되니까
그게 말이 되니 그러는 게?
딸을 바꿔 보내는 게 말이 돼?
제정신으로 그럴 수 있어?
너희 부모 제정신 아닌 사람들이야?
아빠는 아니에요
내가 지금 왜 너랑 이런 실랑이를 해?
직접 여쭤보면 되지
(명희) 애가 아주 보통내기가 아니에요
똑똑하고 센스있고
대체 어떻게 그 짧은 시간에 쇼퍼 행적 파악하고
목격자까지 데리고 온 걸까요?
그렇게 할 만큼 우리가 중압감을 준 거겠지
은석이 안 보고 잘 거예요?
1시 다 됐어
어머, 그러네
도경이 얘는 뭐 하고 있는 거야?
(지안) 제 말이 다 맞아요
부모님께 확인하기 전에 제 얘기 좀 더 들어 주세요
- 오빠, 제발요 - 누구한테 오빠래!
내 동생 아니라며?
(도경) 야, 그러니까 너희들이
우리 부모님을 속이고 내 동생을 바꿔치기했다는 거지?
그런 거지?
넌 정말 몰랐어? 몰랐던 거 맞아?
알고 들어왔으면
오늘 뭐 하러 그렇게 애를 썼겠어요? 내가 아니니까 막은 거예요
너 언제 알았어? 아니, 알고 나서 왜 바로 말 안 했어?
23일까지 이벤트 일 처리 마무리 짓고 말씀드리려고 했어요
회사에 피해 주면 안 되니까
회사 일 때문에 회사에 피해?
40주년 기념 이벤트잖아요
내가 없어도 무리 없게 윤하정한테 인수인계하고 있어요
아무리 당겨 봐도 23일이었어요
그것까지만 마무리 짓고 제가 말씀드리게 해 주세요
네가 말하게 해달라고? 왜?
너도 미쳤어? 제정신이야? 내가 왜!
내가 고백하지 않았으면 오빠도 몰랐을 거잖아요
어쨌든 내가 알았어
알았는데... 우리 부모님을 계속 속이란 말이냐?
내가 그럴 거라고 생각하니?
그러니까 부탁하잖아요
당장 오빠 부모님이 아셔도 우리 엄마, 아빤 나을 거 없어요
뭐?
너무 가진 게 없어서
[잔잔한 피아노곡]
재산을 뺏고 직장을 그만두게 하고
가진 게 있다면 우리 엄마, 아빠가 잘못한 게 있으니까 당하게 하겠어요
근데... 수모밖에 없어요
저지른 건 엄마고 아빠도 날 끝내 막지 못했지만
내가 아빠한테 뭐라고 하고 왔는지 아세요? 제가?
아빠를 밟고, 짓밟고 내가...
우리 아빠한테 그런 수모 겪게 제가 제가 도저히 못 하겠어요
(도경) 너...
지금 네 부모 걱정하는 거냐?
오빠 부모님도 제가 먼저 말씀드리는 게 분노가 덜하실 거예요
제가 먼저 말씀드리고 용서 빌게요
내가 왜 그래야 하냐고 그러니까!
제가 왜 그러는지 한 번만 생각해 주세요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휴대폰 벨 소리]
[긴장된 음악]
어머니세요
받아
저예요
(명희) 은석아, 어디야? 너 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어머니, 도경입니다
은석이 만났으면 연락을 해야지 뭐 하고 있어?
얘가 하던 일마저 하고 가야 한다고 고집을 부려서요
저녁도 안 먹은 거 같아서 밥 먹이러 왔어요
이제?
아무래도 먼저 주무시는 게 좋겠어요 어머니
그래, 알았다 내일 아침에나 봐야지, 뭐
잘 데리고 들어와
네, 주무세요
- 감사합니다 - (도경) 착각하지 마
네 부탁 들어주는 거 아니야
부모님 내일 양평 할아버지한테 가시는데
이 밤에 소동 일으키기 싫어서 참는 거야
네
조용히 들어가
내 동생 아니라고?
(도경) 반갑다, 난 최도경
네 오빠야
마음 준비 다 되면 오빠라고 불러 그때까지 호칭 생략 봐준다
[퍽 소리 강조] [떨어지는 소리 강조]
아무리 비싸도 그렇지
그 목걸이는 또 살 수 있지만
네 목숨은 하나야
은석아, 유학 가
그 집에서 살았기 때문에 못 했던 거니까
다시! 최도경 동생 누구?
최은석
[무거운 음악]
[알람 소리]
늦잠 잔다고 할 테니까 나가지 마
오늘은 네 얼굴 보려고 벼르고 계실 거야
혹시 찾으시면...
23일까지 비밀로 해달라고?
이런 식으로 그때까지 도망 다닐 수 있을 거 같아?
부모님 출근하신 다음에 나와
안녕히 주무셨어요
은석이는?
오늘은 잠 좀 자야겠다고 해서 늦잠 자라고 했어요
몸을 못 가눌 정도로 피곤해 있어요
지도 사람이었네 잘했다
회사도 좀 늦게 나오라고 했어요
내일이나 봐야겠네?
오늘 오시는 거 아니었어요?
할아버지 오실 때마다 1박 2일 시간 보내는 거 몰라?
아, 그럼 가실 때 다 된 거네요?
전 이번에 은석 언니도 있고 해서 오래 계실 줄 알고요
[애잔한 음악]
[휴대폰 벨 소리]
여보세요?
(도경) 부모님 나가셨다 난 지금 출근하니까 알아서 출근해
[통화 종료음]
(지안) 민 부장님한테 여쭤봤더니 DNA 검사 했다고는 하셨어요
(도경) 아 참, 민 부장님
혹시 은석이 DNA 검사 하실 때요 시료를 어떻게 찾으신 거예요?
- 갑자기 그건 왜 물으세요? - 그러게요, 갑자기 궁금하네요
혹시 뭐 말 못 할 비밀 있으신 건가요? 뭐, 불법 행사 하신 겁니까?
아니에요, 누가 그 댁 자매 칫솔을 구해 보내왔어요
아, 칫솔? 그리고요?
- 네? - 자매 칫솔이라면서요, 2개
그 이후는 전 모릅니다
서태수 씨 부인 만나러 들어가셨다가 확신 가지고 나오셨어요
아, 그렇군요 출근하겠습니다
(민 부장) 다녀오십시오
[잔잔한 피아노곡]
- (해자) 오빠! - 응, 해자야
와, 양복 입은 거 보니까 옛날 생각나네요
- 잘돼 가요? - 으, 응
넌 이 아침 시간에 어디 가는 거야?
아, 그게 동창 만나기로 했어요
심심해서요
해자야 너 혼자서 힘들지?
오빠...
여기서 혼자 이러지 말고 베트남 들어가
부부가 너무 오래 떨어져 있음 별로 안 좋아
그러니까 내가 석두 완쾌되고 들어갈 때
따라 들어가라고 했잖아, 인마
그럴 걸 그랬나 봐요
남자는 늙어도 애 같아서 자존심 짓밟히면 심하게 틀어져
[태수 혀 차는 소리] 조금만 기다려 봐
- 나 전철 타러 가는데 넌? - 난 버스 타야 돼요
먼저 간다
오빠 뒷모습 왜 그렇게 처량하니?
늙어서 그렇지 뭐 늙으면 구부정하니 처량하잖아요
아니야, 양복 입은 걸 보니까 옛날 태 나오는 게
미정아 오빠 사업 다시 잘될 수도 있잖아
너 가게 괜히 하나 봐
언니 개업 날 초 치는 소릴 해요!
아니야, 아유
태수 오빠 같은 사람 없잖아 어쩜 저렇게 한결같은지
따뜻하고 다정하고
언니는 형부가 평생 돈 잘 벌어다 주니까
다른 게 부러운 거지
능력 없이 착한 남자 복장만 터져요
나도 전엔 그랬는데 돈만 받아 보니까 그게 다가 아니더라
언니 나처럼 1년만 살아 보고 그런 말 해요
하루하루 희망 없이 사는 게 어떤 건지 안 겪어 본 사람은 몰라요
얘도... 돈만 갖다 주고 아무것도 안 주는 남자하고 1년만 살아 봐
[작은 소리] 어디 갔지?
아, 진짜 진짜! 귀신이 곡하고 춤추고 다 하겠네
내가 분명히 지안이 샌드위치 만들 때 레시피 노트 본 것 같은데
어디에 뒀지?
[슬픈 음악]
- 지수야 - 응?
(지수) 뭐야, 빨리 가래 놓고 왜 또 불러?
너... 왜 그렇게 나한테 가지 말랬어?
응?
너 같으면 안 간다 그랬잖아
정말 너였으면 안 갔어?
당연하지
그래
너였으면 친부모님 찾고 그분들이 재벌이었어도
안 갔을 거야 그래서 나한테 그랬을 거야
아, 왜 그래? 이제 와서
미안해
뭐가?
네 말 안 듣고 와서
미안해
이제 와서 후회되나?
그 집에서 힘들게 하나?
그러고 보니까 언니 얼굴도 좀 안 좋아졌던데
[똑똑]
- 지수야 - 응
- 어? 엄마 어디 가? - 응
엄마 취직했어 오늘부터 출근이야
취직을 했다고? 근데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그냥, 일해 보는 거 처음이잖아
아이 그러니까 엄마 몸도 약한데 무슨 취직을 해?
해자 이모네 김장 한 번 도와주고 오면 사나흘씩 앓아누우면서
- 그래서 한번 해 보려고 - 어딘데? 취직한 데 어디야?
나중에 좀 늦을 거야
찌개하고 반찬 해 놨으니까 저녁에 먹어
- 다녀오세요 - 응
우와, 엄마도 취직하고 아빠도 사업한다고 맨날 일찍 나가고
우리 집 다시 부자 되는 거야?
(태수) 저, 여기
일전에 찾아뵀던 서태수라고 합니다
베트남 S.D.CHANG 한국 사무소 대표입니다
여기가 뭐 하는 회사라고요?
예, 베트남에 본사가 있는 유통 회사입니다
여기 이 상황버섯으로 추출액을 만들 경우에
단가가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어서 왔습니다
[잔잔한 음악]
데이트하면서 주려고 했더니만...
[똑똑]
[문소리] - (홍 비서) 부르셨습니까, 부회장님? - 어
이거 선물 포장 좀 해 와 [뚜껑 닫는 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어우, 어떡해
축 결혼기념일
- 리본 달아 줘요, 여기다 - (점원) 네
아, 꽃이 좀 빈약한데
어! 또 보네요
아, 네
저번에 내가 급해가지고 그냥 갔는데 부군은 잘 지내죠?
- 아, 네 - 애들도 잘 크고요?
이거, 이거 좀 넣어 주세요
- 금슬이 참 좋으신가 봐요 - 금슬, 금슬?
어, 꽃 사시게?
- 아니요 - 네, 그럼 들어가세요
(희) 이상하네 왜 어제보다 맛있지?
남구 씨 요리 실력이 매일매일 느나 봐
아유, 무슨요
아, 근데 어떻게 호박 호떡 만들 생각을 했어?
반죽이 더 쫄깃쫄깃하고 달아
어떤 식품영양학과 여대생이
생긴 거하고 다르게 못생긴 호박을 좋아한다고 해서요
사람은 원래 반대에 끌리는 거래요
(희) 밝고 예쁜 여대생이
무뚝뚝하고 멋대가리 없는 강남구한테 끌리는 것처럼
[희 웃음소리]
미녀와 야수 커플이네, 우리?
- 누가? - 누구긴요, 사...
앞으로 수업 끝나고 갈 때 들르지 마요
왜?
소문 다 나는데 미안하잖아요
가요, 얼른 가
(희) 그랬던 사람이 저렇게도 변하는구나
난 평생 가슴에 얹힌 것처럼 살았는데
미안해서...
- 어, 미안해요, 늦었네 - (지수) 어, 오셨어요?
결혼기념일? 방장님 결혼 안 하시지 않았어요?
어우, 너무 많이 사신 거 아니에요?
저희 빵은 오늘 만들어서 오늘만 판매하니까
손님도 오늘 안에 다 드시는 게 좋거든요
주방장님 밖에서 오시더만 그러면서 무슨 오늘 만든 빵이래요?
(지수) 아니에요
새벽에 다 만들어서 오븐에 넣고 꽃 사러 나갔다 오신 거예요
우리 빵은 전부 그날 만든 핸드메이드예요
- 뜨끈하네요 - (지수) 맛있게 드세요
(지수) 안녕하세요
방장님, 제 레시피 노트 혹시 못 보셨어요?
어, 못 봤는데?
어, 여기도 없으면 어딨는 거지?
[경쾌한 음악]
매출 보니까 누나 혼자 하기 버겁겠는데?
아직은 괜찮아
- 오셨어요?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사장님 - 어서 오세요
(혁) 이리 주세요
사장님, 이거 견적서예요
근데 우리 사장님께서 계좌이체 하지 말고 그냥 현금으로 주시래요
- 현금요? - 왜 계좌이체 안 하신대요?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현금 쓰실 일 있으시대요
근데 그냥 아무 때나 주시면 된대요 그리고 10% 깎아 주신대요
빵집 사장님 기분파시네
- 사장님, 전 이만 갑니다 - 네
수고하세요
(지수) 네, 안녕히 가세요
아, 참
(희) 지수 씨, 이거 지수 씨 거죠?
어, 어머!
이거 왜 여기 있어요?
추가 주문하던 날 빵 봉지 속에 있었는데 제가 깜빡했어요, 미안해요
아니에요 이거 제 보물 2호거든요
이거 잃어버린 줄 알고 엄청 속상했는데
- 보물 1호는 뭐예요? - 마이 패밀리요
저 그럼 가 볼게요 수고하세요
(지수) 음?
액자 예쁘다
사장님 저 액자 어디서 사셨어요?
(희) 액자가... 이쪽으로 가면 돼요
잠깐만요
어, 이거 화장대 너무 예쁘다
액자보다 화장대가 더 좋겠죠?
오빠 결혼 선물인데 화장대면 새언니 선물이잖아요
둘이 같이 쓰면 되죠, 뭐
응? 이것도 조립해야 되는 거예요?
아, 여기 있는 것들은 다 조립 상품이에요
아... 난 완전 흙손 똥손 망손인데
저, 우리 실장님한테 조립 부탁해 볼까요?
아니요! 절대요 절대 절대 안 그러셔도 돼요
어, 여기 조립 방법이 있네 제가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이거 완전 쉽겠네요
(지안) 제가 말씀드리게 해 주세요
40주년 기념 이벤트잖아요
내가 없어도 무리 없게 윤하정한테 인수인계하고 있어요
그것만 마무리하고 말하게 해 줘요
제가 말씀드리게 해 주세요
(지안) 구스타프 말러의 아내로 알고 있어요
말러가 죽은 뒤 몇 번 더 재혼은 했지만요
역시 내 딸이다
아... 큰일이네
고객 모델 2차 프로필 파일은 만들었어?
- 아니, 아직 - 빨리 만들어
우리 팀이랑 디자인팀 돌려서 투표 받아야지
서지안 씨, 부사장님이 중간 브리핑 받으시겠다는데?
30분 후에 오신대요
- 중간 브리핑요? - (하정) 부장님
중간 브리핑이라니 갑자기 왜 하라는 거예요?
중간 브리핑이면 못 믿겠다 이거 아닙니까?
에이, 못 믿을 리가 있어?
서지안 씨가 제일 신임받고 있는데
(지안) 행사 진행 업체는 60% 계약됐고요
고객 패션쇼는 2차 심사에 오른 후보 50명 선정해서
최종 심사 남겨 놓고 있습니다
쎄시봉 콘서트는 가수 섭외 중에 있고요
핸드 프린팅 디자인 공모는
동화 속 캐릭터로 범위를 제한하는 게 어떨까 해서
디자인팀하고 협의 중에 있습니다
결정되지 않은 것들 중에서 중요한 건 뭐가 있죠?
- 뭡니까? - 연락 못 받으셨어요?
이벤트 준비 과정도 스케치에 담기로 큐시트가 나왔거든요
죄송합니다, 제가 연락받았는데 깜빡했습니다
촬영하세요
(도경) 결정되지 않은 것들이 뭐가 있는지 말하면 됩니다
보랏빛 향기 관련 업체 오늘 미팅해서 품목 정하고, 네이밍 정하는 거 하고
행사 장소 변경, 천연 염색 업체 세 군데 컨택 중에 있고요
정강수 장인 연락처 계속 찾는 중에 있습니다
이벤트는 우리 사옥 공원에서 하기로 한 거 아닙니까?
(지안) 그랬는데 10월 말이면 밤에 너무 추울 거 같아서요
장소를 실내로 옮기는 게 어떨까 합니다
윤하정 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장소 변경되면 레이아웃도 많이 달라질 텐데
그건 서지안 씨 담당이라서...
둘이 공동 담당자 아닙니까?
공동 담당이면 서지안 씨가 빠져도
무리 없게 이벤트 내용을 숙지하고 있어야 할 거 같은데?
지금 열심히 숙지 중에 있습니다
(도경) 예산도 변경되겠군요
네, 변경 예산안 작성 중입니다
서지안 씨는 예산안하고
지금까지 컨택한 염색 업체 리스트 가지고
- 제 방으로 오세요 - 알겠습니다
네 말대로 40주년 이벤트에서 네가 당장 손 떼긴 어렵겠다
그렇다고 이벤트 자체를 못 하는 건 아니지
어제 네 부탁에 대해서 생각해 봤어
네 입장 이해하고 너도 안됐다는 생각이 들어
너도 부모님한테 속은 거니까
근데
네 부탁 들어주겠단 말은 못하겠다
이게 그렇게 간단한 일 아냐
넌 이미 오픈됐어 갤러리에서
다른 사람들도 아니고
회장님하고 어머니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한테
회사 일 중요하다고 그때까지 미뤄 준다?
그건 내가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다
이건 우리 집안 차원에서 수습하는 것도 아주 큰 일이야
그러니 내가 네 부탁 들어줄 거란 기대는 하지 마
난 우리 부모님
우리 집안 입장에서 생각하고 결정할 거니까
네가 아무리 먼저 고백하고 빌어도 네 부모 용서 못 받아
감히 우리 집안을 통째로 갖고 놀았는데
수모당하게 하기 싫어? 수모 아니라 그 이상도 받아야지
네 부모가 한 짓 그거 범죄 행위야
알아요
[슬픈 음악]
엄마, 아빠 용서해 달라고 하려는 거 아니에요
용서를 어떻게 받아요?
자수하시라고 말씀드릴 거예요
그럴 거면 왜 네가 말하려고 해? 넌 몰랐다면서
40주년 기념 이벤트까지 망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럼 제가 정말...
너무 염치가 없잖아요
23일까지면 완벽하게 준비해놓을 수 있고
그럼 행사 진행하는 데 무리 없고
그럼 제 노력이라도 봐주셔서
우리 엄마, 아빠한테 조금이라도 도움되지 않을까
엄마가...
아빠가... 왜 그런 선택을 하셨는지
저 때문이었으니까 제가 미리 설명드리면
조금이라도 덜 짓밟으시지 않을까 그래서 그래요
넌...
널 이렇게 만든 부모를 감싸고 싶어?
오빠도 알잖아요
어머니, 아버지가 우리 엄마 아빠한테 어떻게 하실지
내 앞에서 어머니, 아버지란 말 쓰지 마!
죄송합니다
내 입장 전했으니까 나가 봐
알겠습니다
그렇지만 날짜를 봐주실 수 없으면
제가 말씀드릴 기회는 주세요 그것만이라도 부탁드립니다
[문소리]
[웅장한 음악]
(남 직원) 야채랑 고기 가져왔습니다
- 네, 저기 주방으로 갖다 주세요 - 네, 알겠습니다
야채랑 고기가 참 좋아 보인다
여기는 냉동 안 쓰고 매일 아침에 이렇게 신선한 걸 배달해 줘, 언니
벌써 주인 다 됐네
(여직원)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미정) 네, 안녕히 가세요, 네
(미정) 네, 이쪽으로 앉으세요
어머, 자리가 사람 만든다더니
미정이 그럴싸하네
(여직원) 사장님, 오늘 물량 부족할 거 같은데 어떡할까요?
- 어, 내가 주문 넣을게 - (여직원) 네, 알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지태) 전화 한 통만 하고 온다더니
낙지 뜨거울 때 먹어야 맛있는데 다 식었다
결혼식장 수배하느라고
결혼식장 수배?
내가 전에 선배 결혼식 갔다가 완전 반했던 데인데
소풍 결혼식이라고 공원에서 하는 야외 예식장이야
근데 왜 소풍 결혼식이야?
음, 그냥 친한 사람들끼리 소풍 가서 오순도순 모이는 그런 결혼식?
- 듣기에는 꽤 근사해 보이는데? - (수아) 그렇지?
근데 12월까지 딱 하루 빼놓고 벌써 예약 꽉 찼대
하루 비는 날이 언젠데?
음, 일주일 후 누가 방금 취소했대
일주일 후? 아유, 아쉽다
- 근데 나 그냥 가계약 해 놨다? - 뭐?
어차피 우리 부모님은 못 오신다고 캐나다로 신혼여행 와서 보자시고
자기 부모님만 괜찮으시면... 심지어 무료란 말이야
무료라서 무조건 일주일 후에 하자는 거야?
설마, 나 심지어라고 했다
너 초라하게 살기 싫댔잖아 그런 결혼 안 한다며?
집이 초라한 것보다
내 옆에 서지태가 없는 게 더 초라한 걸 알았으니까
알잖아, 나 쿨한 거
너무 쿨해서 마음 아프네
이제 자기 할 말 해 나한테 뭐 할 말 있다며?
지난번에 봤던 내 큰동생
사실 내 친동생이 아니었어
- 친동생이 아니었어? - 어
그래서 지금 같이 안 살아 친부모님 댁으로 갔거든
그래서?
나는 지금 이 정도만 얘기하고 싶은데
- 네가 더 알고 싶다고 하면... - 우리 결혼 생활에 영향 있어?
영향? 아니, 없어
그럼 됐어
말하고 싶지 않은 것까지 억지로 끌어당겨서 들을 생각 없어
어차피 부부 일심동체라고 생각 안 해, 난
(지안) 그럼 얘네들 리스트 작성해서 보내 주세요
- 네이밍 준비하고 있을게요 - 네, 바로 작성해서 보낼게요
그럼 가 보겠습니다
[휴대폰 벨 소리]
- 여보세요 - (명신) 야, 서지안!
명신아
[문 열림] [구두 소리]
너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연락도 안 하고 번호를 바꿔?
- 미안해 - 왜 그랬는지 이실직고부터 해
(명신) 힘들어서 잠수탄 거면 이해라도 해 주지
너 해성 정직원 됐다며?
윤하정한테 듣고 나 뒤로 나자빠질 뻔했어
지안아
[목 놓아 우는 소리]
어떻게...
뭐라고 말을 못 해 주겠네
나 같으면 삼십육계 줄행랑을 치겠다
심장 쫄려서 어떻게 그 집에 있어?
심장 쫄려서 죽을 거 같아
그럼 그냥 엄마 아빠한테 말씀드려
네가 저지른 짓도 아니고
네가 혼자 어떻게 그 집 부모를 상대하려고 그래?
- 나 때문이니까 - 뭐?
우리 엄마 평생 전업주부로 아빠 그늘에서 살았어
얼마나 겁 많고 여린데
알지, 어머니 천생 여자신 거
그런 엄마가 왜 그랬을까?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왜 이런 짓을 벌였을까?
그리고 아빠는...
아빤 그때 분명히 날 말리러 왔었어
(태수) 지안이 너 그 집 가면 안 돼
너...
정말 가고 싶은 거 아니지?
가고 싶어요
근데 내가 아빠한테 가고 싶다고 했어
왜 못 가게 하냐고 원망했어
아빠는 내가 하도 취업이 안 되니까
그냥 충동적으로 재벌 집 가고 싶다고 한 거라고 믿었는데...
가야 해서가 아니라... 가, 가고 싶다고?
왜?
[호통치면서] 왜!
가, 가고 싶다고?
아무리 고생을 했다고 하지만
너 이렇게 쉽게 가고 싶어?
어, 가고 싶어요
나 그동안 너무 힘들었어요
날마다 죽고 싶었어 내 노력만으로 안 되는 세상이에요
이렇게 사는 거 진짜 지긋지긋해요
재벌 집이라서 가면 왜 안 되는데요?
아니, 애초에 날 왜 데려다 키웠어요?
아빠를 비난했어
마치 아빠 때문인 것처럼
내가 냉큼 재벌 집 가 버리는 게 다 아빠 탓인 것처럼
아빠 말문을 막았어
아버지 정말 충격받으셨겠다
나 이 집에 와서 어땠는지 알아?
분위기에 압도당해서 기죽고 눈치 보고
시키는 대로 하고
재벌 집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아등바등했어
아닌 줄도 모르고
네 잘못 아니잖아
대기업 가고 싶은데 못 가니까
세상에서 제일 억울하고 분한 얼굴로 살았어
그러니까 엄마가 그런 짓을 벌였겠지?
아무리 그래도 지안아
이거는 네가 네 탓으로 돌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야
내 탓이야
내가 그렇게 빨리 이 집으로 가겠다고 말만 안 했으면
여기까지 안 올 수 있었어
엄마 그냥 충동적으로 내뱉었을 거야
아니, 내가 간다고 할 걸 알았을 거야 그래서 뱉었을 거야
네가 어머니 감싼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니까
감싸는 거 아니야 나 그분들 앞에서 엄마 감쌀 생각 없어
내 얘기를 하는 거야
미치게 후회되고 수치스러운
내 얘기를 하는 거야 사실은...
듣자마자 가고 싶었거든
듣자마자?
엄마가 해성 그룹 이분들이 네 친부모다
듣자마자
가고 싶었어
친부모 친가족 찾을 생각으로? 아니야
그 돈이...
그 환경이 갖고 싶었어 그랬던 거야
(지안) 그러니까 내 탓이고 내가 먼저 겪는 게 맞아
그래도 나는 겪었잖아
그러니까 그분들이 어떤 분들인지 아니까 마음의 준비 할 수 있는데
엄마 아빠는 못 버텨
상상도 못 할 거야
어떻게 대할지 어떤 꼴을 당할지
[흐느끼는 소리]
내가 먼저 말하고 용서를 빌어서
부회장님, 대표님 화 조금이라도 덜어 놔야 돼
대체 얼마나 무섭길래...
누구도 상상 못 할 만큼... 무서워
형
이 커피 테이블을 세모로 만들면 재밌겠다, 그렇죠?
또, 또 엉뚱한 상상 중이냐?
어?
(혁) 왜요?
(용국) 우리 동네 빵집에서 화장대를 주문했네
- 빵집요? - (용국) 응
(혁) 어?
(용국) 바로 근처인데
너 있다 공장 가는 길에 좀 실어다 주라 택배비 아끼게
그래야겠다
진짜? 네가 실어다 준다고?
[경쾌한 음악] 동네 주민이니까
미안한 것도 있고
- 어? - 안녕하세요
'맘대로'에서 배달왔습니다
무슨 배달요?
DIY 화장대 주문하셨잖아요
(지수) 어?
이거 시킨 지 얼마 안 됐는데 왜 벌써 배달이 와요?
2, 3일 걸리는 거 아니에요?
뭐, 근처라 배송비도 아낄 겸 동네 분이니까 빨리 갖다 드리려고요
아, 그러셨구나...
그건 정말 감사한데요
제가 사실 아직 저희 방장님한테
여기서 조립한다는 허락을 못 받은 상태거든요
여기 사장님이 쓰시는 거 아니었어요?
네, 아니에요
이거 우리 오빠 결혼 선물로 서프라이즈 해 주려고
집에서 하면 들키니까
- 그럼 도로 가져갈까요? - (남구) 아닙니다
- 그냥 놓고 가세요 - 방장님!
서프라이즈라며 재밌잖아
- 근무 시간만 피해서 해요 - 정말요? 감사합니다!
DIY 처음이면 화장대는 난이도가 좀 있는데 조립해 드려요?
(지수) 아니요! 저 이런 거 잘해요, 많이 해 봤어요
그래요? 그럼 수고하세요
가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자식, 잘 컸네 꼬맹이가
(지수)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남구) 아이고, 틈만 나면 벽 보고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이에요, 헤헤' 염불을 외더니만
효과 있네, 치
떨지도 않고 인사를 아주 잘하십니다?
그렇죠, 그렇죠? 마음을 비워서 그런가 봐요
- 마음을 비웠다고? - (지수) 네
더 이상 구차해지지 말자 결심했거든요
마음이 비워지는 거면 하느님, 부처님, 알라신은 왜 있을까?
아무튼 난 연장질 절대 안 합니다 서지수 씨
(지수) 앗!
무한 리필입니다
무한 리필입니다 예
무한 리필 소고깃집입니다
[휴대폰 벨 소리]
- 어, 장 사장 - (석두) 태수야
네가 보낸 아이템 리스트 중에서
상황버섯하고 리프팅 팩 그리고 오토바이 액세서리 있었지?
이쪽 반응이 괜찮으니까 자세히 좀 알아봐 줘
어, 그래?
그럼 내가 일단 최저 단가 알아보고 바로 연락할게
그래 [통화 종료음]
[휴대폰 벨 소리]
어, 지태야
집에 또 온다고? 몇 시에 올 건데?
(지태) 9시쯤요
밀린 일이 있어서 처리하느라고 좀 늦어졌어요
응, 알았어 [통화 종료음]
언니, 어떡하지? 지태가 9시에 집에 온대
- 지태한테는 취직했다고 말 안 했어? - 아니
- 지태 색시도 같이 온다는데 - 지태 색시라니?
- 말 안 했어요? 지태 결혼하거든 - 어머머
지태가 장가간대? 누구랑?
언니, 여기 카운터만 보면 되니까 언니가 좀 봐 줘요
지금 저녁 타임 끝나서 바쁘지도 않으니까
내가 얼른 택시 타고 집에 갔다가 다시 올게요
- 나보고 카운터를 보라고? - 알바비 넉넉히 줄게요, 응?
(태수, 미정, 지수) 일주일?
여기가 되게 예쁜 야외 예식장이에요
(지수) 우와, 되게 예쁜데?
월드컵 공원이에요 서울시에서 주관하는 곳이래요
- 근사하다, 여기 - (수아) 그렇죠, 아버님?
저 여기 선배 결혼식 갔다가 완전 반했잖아요
근데 무료라 하니까 좀 그러네 일주일도 그렇고
엄마, 그게 문제가 아니라
빈 날짜가 1월이라는데 야외에서 어떻게 해, 엄청 추운데
그래서 저는 빨리하고 싶어요
아무리 빨리해도 일주일이 말이 돼? 준비할 게 얼마나 많은데
준비할 거 별로 없어요 어머니
어머 얘, 준비할 게 없다니 결혼이 무슨 애들 장난도 아니고
아무리 간소하게 한다고 해도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그러는 거 아니야
수아 부모님도 그렇고 회사도 괜찮겠어?
수아 부모님은 신혼여행으로 캐나다 오라시고요
회사는 아까 확인해 봤는데 무리 없을 거 같아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혼수도 그렇고
저희 되도록이면 돈 안 쓰고 결혼 비용 아껴서
분가 비용으로 모으고 싶은데 괜찮으시죠?
어머 얘, 내가 무슨 혼수 바라서 이러는 거 아니야
뭐 해 주지도 못하는데 무슨...
그래도 결혼을 이렇게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서
엄마, 결혼은 어떻게 해야 된다 뭐 법에 정해진 거 있어?
그래, 그건 지수 말이 맞아
너희들이 알아서 결정해
지태 씨 방에 저희가 쓸 침대만 사면 되고요
어머니 주방에 냉장고랑 세탁기만 새로 바꿔 드리면 어떨까요?
아유, 아니야 됐어, 무슨
패물 한 세트도 제대로 못 해 주는데 무슨 냉장고, 세탁기야
(지안) 네, 지금 보고는 있는데요
장소별로 구조가 달라서 레이아웃을 좀 봐야 될 거 같아요
시안 좀 보내 주세요
네, 들어가세요 [통화 종료음]
(지수) 계속 통화 중이네 지태 오빠 다음 주 화요일에 결혼한대
[통화 연결음] 지수야, 문자 이게 무슨 말이야?
뭐 하느라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
다음 주 화요일날 결혼한다는 게 무슨 말이냐고?
왜 이렇게 날짜가 빨라? 확실한 거야? 결정된 거야?
응, 벌써 가계약도 했대
[충격적인 음악]
부사장님 [휴대폰 벨 소리]
아, 아가씨 데리러 가시게요?
아닙니다
- 여보세... - (지안) 오빠, 지금 집에 계시죠?
급히 드릴 말씀 있는데
넌 어디냐?
불길하네
네가 먼저 말 시작하면 항상 나한테 불리했던 기억이 떠올라서 그러...
오빠가 결혼을 해요
[날카로운 효과음] 뭐?
다음 주 화요일에 결혼한대요
- 그 말을 왜 나한테 하는 건데? - 제발 부탁드릴게요
오빠 결혼식 할 때까지만 좀 기다려 주세요
갈수록 태산이구나
오빠 부모님이 아시면 지태 오빠 결혼식 못 해요
이걸 어떡하나? 난 마음 굳혔는데
[의미심장한 음악] 네?
내가 너한테 해 줄 수 있는 건
내일 부모님 오시면 네가 먼저 말씀드리게 해 주는 거야
안 돼요 지태 오빠는 죄가 없잖아요
일주일만요 딱 일주일만 기다려 주세요
내가 알았으면서 입 다무는 거 그게 얼마나 큰 문제인 줄 알아?
- 네 오빠 결혼식은 미루면 될 일이고 - 오빠도 알잖아요
오빠 부모님이, 어머님이 얼마나 무서운 분인지
우리 집 만신창이 될 거잖아요 엄마는 사기죄로 유치장 들어가고
아빠는 죄책감, 책임감으로 제정신 아닐 거예요
부모님이 그런 짓을 한 거라...
지태 오빠랑 지호는 얼마나 부끄러울까요
그런 줄도 모르고 재벌 집 들어온 나는 우리 가족들 위로도 못 해 줘요
지수는요?
상상도 못 하겠어요 어떤 상처를 입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런데 어떻게 결혼을 해요? 지태 오빠가...
제발요
제발요, 제발요
네가 날 잘 모르는 모양인데 서지안
나는 깊게 생각하고 결정하면
그 결정 바꾸지 않아
나는 해성 그룹 사람이고
우리 집안에는 여기만의 룰이 있어
그걸 너 때문에 어길 생각 없고 어겨서도 안 돼
알아요 너무 잘 알아요
그래도 한 번만 더 생각해 주세요
부모님 오시기 전까지 오빠도 한 번만 더 생각해 주세요
너 참... 사람 곤혹스럽게 만드는구나
부탁드려요!
[띵]
(해자) 어머, 이게 얼마야?
- 모르겠어, 어쩜 이렇게 어머! - (해자) 어머
[댄스 음악] (직원) 어, 일억이 어서 와
- 어허, 물이 만땅으로 찼네요? - 간만에 신데렐라가 등장했거든
- 신데렐라요? - 이상하게 쟤만 오면
손님이 미어터진다니까? 복 있나 봐
(지호) 어? 쟤 여기도 다녀요?
나 쟤 전에 청담동 클럽에서도 봤는데
당연히 한군데만 안 다니지 그래서 노리는 애들이 많잖아
정체가 궁금해서
빙신, 저러고 다니면 더 튀는 줄도 모르고
그나저나 저는 어딜 맡으면 될까요?
- 부스 앞요 - 네, 감사합니다
[흥겨운 클럽 음악]
혼자 놀려고 왔어 건드리지 마
난 너랑 놀려고 왔는데?
홍 실장 불러서 얘들 치우라고 해
(남자) 이 아가씨 우리 룸으로 모셔
어떡하죠? 지금 홍 실장님 외출 중이신데
야! 너 잔머리 굴리지 마!
일단 룸으로 가서 통성명이나 하자
- 너 되게 궁금하거든 - 악! 이거 안 놔?
(지호) 여기서 뭐 하십니까? 홍 실장님이 부르십니다
(서현) 이제 됐어 이름 뭐야? 일억?
그래, 일억 너 홍 실장한테 얘기해 줄게, 수고했다고
야, 웨이터 관리 홍 실장 지난달에 여기 관뒀어
뭐? 나 케어해 주기로 해 놓고 받은 돈이 얼만데!
어, 너?
아이고 이제야 제 얼굴 알아보십니까?
야, 내가 이럴 줄 알았다니까
긴말 필요 없고 얼마 줄까?
[익살스러운 음악] - 얼마? - 우리 집 기웃거릴 때 이상하다 했어
집 구경을 다녀? 참...
(서현) 내가 누군지 어떻게 눈치챘는지 모르겠지만
얼마짜린지 기웃거린 거잖아 그러니까 부르라고
야, 내가 돈 탐나서 네 집 간 줄 아냐?
아!
- 우리 누나 보러 간 거라고 - 아, 뭐야!
네가 우리 누나 동생이라 구해 준 거다
- 이 모질이야 - 아, 무슨 헛소리야!
내가 왜 네 누나 동생...
됐습니다
왜?
대신 이런 데 그만 오시면 안 되겠습니까?
안녕히 주무셨어요, 여사님
안 그래도 깨우려고 했어요 회장님이 일찍 시장기를 느끼시네요
아버지 벌써 일어나셨어요?
저하고 강가에 산책까지 다녀오셨어요
모시느라고 고생 많으셨어요
노 대표
나 회장님 시중드는 사람 아니에요
압니다
법적 새어머니 될 리 없다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사람 일은 모르는 거잖아요?
너무 선 긋지 말죠?
[발자국 멀어지는 소리]
우리 아버지가 누군데
이 비빔밥이 요물은 요물이다
(양호) 항공기 기내식이 나왔을 때 서양 애들조차
이 맛에 깜빡 죽었다고 하더니 베트남에서도 최고 인기라며?
네, 하노이 1호점이 문전성시예요
그래서 호찌민에 2호점 오픈을 앞당기면서
다낭에도 3호점을 내볼까 하는데 어떠세요?
야,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최 부회장 있는데
앞으로 베트남 쪽은 최 부회장이 전결로 처리해
알겠습니다
엠제이 쪽 내년 사업 계획서는 어떻게 보셨어요?
유럽 진출에 프리미엄 호텔까지...
이 무슨 일을 시장 좌판 벌이듯이 벌려?
그건 따로 진희 만나서 얘기할 참이다
진희한테 말씀하실 게 그것만 있는 건 아니죠
재미없는 사업 얘기 언제 끝나나 했는데
자리 피해 드려요?
이 사람도 웃어넘길 구설수를 그냥 넘어가긴 싫으냐?
이건 싫고 좋고의 문제가 아니에요 아버지 뜻을 거스른 거잖아요
그것도 은석이를 낚싯밥으로 삼았어요
증거는 찾았나?
은석이하고 도경이 사진 올린 직원 두 명
그날 행적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마침 월차를 냈고
마침 나무 그늘에 숨어서 담배를 폈으니까요
기획 기사 쓴 기자도 양평 사진을 익명으로 제보받았다고 하니까
명백한 증거를 찾을 순 없습니다
증거가 없다고 그날 그 일이 한꺼번에 게시판에 올려졌다는 게
우연이 아니라는 건 명백하고요
오랜만에 두 내외가 한마음인 걸 보니까 좋기는 좋다만
덮자
- 아버지 - 회장님
뭐 하러 잔챙이 분탕질까지 신경 써
당사자인 은석이 녀석이 아주 잘 봉합했는데
정명수 사장까지 잔챙인 아니에요 진희를 이겨 먹고 있어요
걔네들도 이미 지들이 들킨 거 알아
암말 말고 넘어가 줘, 응?
- 도경이를 노리고 있다고요 - (양호) 그래, 도경이
어패럴 하반기 전략 보고서에 도경이가 제안한
프리미엄 잠옷 브랜드
그거 괜찮더라
[밝은 음악]
(지안) 정강수 씨가 여기서 전시회를 하셨더라고요
- 혹시 연락처를 아시나 해서요 - 그게 벌써 5년 전이라
어디 지방에서 은둔하신다는 말만 들었어요
그럼 혹시 지인분이라도 아시는 분 있으면 좀 알려주세요
(오 팀장) 이 천연 염색이 피부 보습력도 좋아지고
아토피 알러지 증상도 완화시키고
또 소치 작용이 있어서 프리미엄 잠옷으로는 정말 최고인데
색도 너무 예뻐요
(도경) 아... 이 쪽빛들도 좋긴 한데
아... 아쉽네
얼마나 예쁜 쪽빛을 보셨길래 그러세요?
팀장님, 어쨌든 수고하셨습니다 디자인은 예쁘니까
(오 팀장) 아, 네
[휴대폰 벨 소리]
- 네, 박 상무님 - (박 상무) 최 부사장
(박 상무) 우리 마누라가 어패럴 회원이거든
어제 이벤트 안내 문자를 받았는데 왜 날짜가 틀려?
날짜가 틀리다뇨?
(대리) 윤하정!
나 이거 지금 확인했는데 이거 왜 날짜가 틀려?
뭐가요?
우리 오감 만족 이벤트 오픈일이 29일이지
근데 28일로 돼 있는데! [극적인 효과음]
- 네? - (과장) 28일로 돼 있네
윤하정, 날짜 확인 안 했어?
- 한 거 같은데 - 같은데?
[긴장된 음악]
부장님
이벤트 단체 MMS 발송 어떻게 된 겁니까?
죄송합니다 저희도 지금 막 알게 돼서
서지안 씨 어디 갔어요?
(선배) 서지안 씨가 보낸 게 아닙니다 윤하정 씨 담당이었어요
죄, 죄송합니다
부장님, 회원 전체 MMS 발송 비용이 얼마죠?
1억이 넘을 겁니다
(도경) 다시 보내면 예산에서 1억을 허공에 날리는 거군요, 그렇죠?
[작은 소리] 네
윤하정 씨
핸드 프린팅 공모 디자인 어떻게 하기로 했어요?
동화 감성으로 픽스된 겁니까? 디자인팀하고 협의 끝났어요?
그건 서지안 씨 담당이라서
(도경) 그럼 고객 패션쇼 최종 심사는 언제 끝납니까?
심사표는 나눠 드렸는데 언제라고 정하진 않았습니다
(도경) 정하지 않았으면 석 달, 열흘 뒤에 정해도 된다는 얘기군요
SNS 팔로우 몇 프로 늘었습니까?
- 그거는 홍보 대행사에서 하고 있어서 - 모른다는 말이군요
그럼 대행사에 맡긴 디자인 시안은 언제 완료된다고 했습니까?
2D, 3D 같이 나오는 겁니까?
- 그건 서지안 씨 담당입니다 - 어쨌든 모른다는 거고
보랏빛 향기 코너에 호주 프리미엄 향초 브랜드 섭외한다고 했는데
어디까지 진행됐습니까?
- 아직 체크 못 했습니다 - 과장님!
오감 만족 행사 진행하면서 겨울 신상 판매 연계한다고 했죠?
고객 소유 패턴 분석한 리포트 언제 나옵니까?
아직 서지안 씨한테 보고 못 받았습니다
윤하정 씨, 행사 장소 변경 후보는 어디 어딥니까?
- 그건 서지안 씨가 알아보러 갔습니다 - 어디, 어디로 알아보러 갔습니까?
저는 모르겠습니다
서지안 씨하고 공동으로 맡았다고 들었는데?
며칠 안 돼서 숙지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근데 회식 왜 왔습니까?
- 지금 열심히 숙지 중에 있습니다 - 그 말은 어제도 들었고
서지안 씨 지금 어딨습니까?
- 외근 나갔습니다 - 외근 어디 나갔습니까!
[멀어져 가는 구두 소리] [문소리]
[휴대폰 벨 소리]
여보세요?
(도경) 지금 바로 택시 타고 멤버십 클럽으로 와
매니저한테 말해 놓을 테니까
네
[통화 종료음]
[클래식 음악]
- (매니저) 서지안 씨 되십니까? - 네
이리로 오시죠
앉아
어디에서 오는 거냐?
아니, 출근도 안 하고 여태 뭐했는지 말해 봐
정강수 장인 연락처 알아보느라고
전시했던 갤러리 몇 군데하고 수제자 몇 명 연락처 알아보고요
변경된 컨벤션 홀 몇 군데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너 네 오빠 결혼식만 모르고 하게 해달라고 했지?
- 네 - 좋아
[의미심장한 음악]
대신
조건이 있어
조건요?
[소심한 오빠들의 'Beautiful Girl' 재생]
앞으로 창립 기념 이벤트 행사는 제가 총지휘합니다
(부장) 혹시 지안 씨가 뭐 실수했어?
(도경) 내 진짜 동생 지수 뭐 하고 있을까, 지금?
- (지수) 어? - 이런 우연이?
- 우와, 진짜! - (도경) 우리 입장 분명히 하자
너와 난 이제 오빠 동생 아니다 남이야
(지호) 하이, 신데렐라
(지호) 조심해라 너 노리는 인간들 많다니까
(서현) 이젠 보디가드 있어
(희) 기막혀, 기억상실 걸렸나?
어, 어
(진희) 아버지가 은석이 못 보고 가시면 얼마나 서운하시겠어?
- 네, 할아버지 - (양호) 오늘 퇴근하고 양평에 와
(지안) 오늘 양평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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