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영 18
[설레는 음악]
(해영) 6월이 갈 동안 우리는 집 밖으로 한 발도 나가지 않았다
이 사람이 겪은 그 모든 일들이 믿어지는 순간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졌다
어떤 운명이라는 걸 손으로 만져 본 느낌
내가 알지 못하는 세상이 존재한다는 게
눈에 보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게
되게 기이하고 낯설면서
이상하게 안심이 되고 평온해지는 기분
(녹음기 속 도경) ♪ 이른 봄날에 ♪
♪ 꿈처럼 다가온 ♪
♪ 그대 영원할 줄 ♪
(해영) 우리 [녹음기 속 도경의 노래가 계속된다]
이 노래 백 살까지 듣자
(녹음기 속 도경) ♪ 여름 바닷가 ♪
♪ 행복했던 모래성 ♪
창피해?
(녹음기 속 도경) ♪ 파도에... ♪
(TV 속 병준) 자랑할 만한 가창력은 없고
자랑할 만한 감성은 있고
그러니까 소규모 콘서트가 어울리고
[TV 속 병준의 옅은 웃음]
(TV 속 리포터) 우와, 정말 겸손하신 거 같아요 [TV 속 병준이 호응한다]
이, 시청자들께 한 말씀 해 주시죠
아, 무슨 말이 좋을까?
여러분 덕분에 삽니다
감사합니다
[애잔한 음악] (TV 속 병준) 행복합시다
아자 아자, 파이팅
(해영) 우린 6월이 지나서야 밖으로 나왔다
[순택의 한숨]
[순택의 옅은 신음]
(순택) 이분이셨군요?
그동안 계속 보였던
[순택의 떨리는 숨소리]
처음 뵙겠습니다 [순택의 헛기침]
박순택입니다 [해영의 어색한 신음]
전부
사실입니다
미래가 보이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렇다고 본 대로 다 똑같이 흘러가는 건 아닙니다
(순택 선배) 비슷하게 갈 수도 있고
완전히 다르게 비껴갈 수도 있고
중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면 상황은 바뀌게 돼 있습니다
아직도 뭐 보이는 게 있나?
아니요, 이제 하나도 안 보여요
[순택 선배의 옅은 한숨] (해영) 그럼 다 끝난 거죠?
살아 있는 한 끝난 건 아무것도 없다고 봐야 되지 않을까요?
그렇게 애매하게 말씀하시지 마시고요
뭐가 애매하다는 건지?
더 이상
죽거나 그런 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거냐고요
아니, 뭐, 언젠간 다들 죽겠죠
(순택 선배) 불사조도 아니고 [순택 선배의 어색한 웃음]
[난처한 신음] 씁, 내 말이 뭐, 틀리나?
[애잔한 음악]
우리 같이 살자
(해영) 혼자 못 두겠어
아무한테도 말 못 하고 혼자 떨었을 거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안 좋아
같이 살자, 우리
한 번도 떤 적 없어
겁먹은 적도 없고
(도경) 먼저 좋아해 준 건 고마운데
그런 말은 먼저 하지 마라
내가 청혼할게
- (기태) 아, 조심조심해, 잠깐만, 어 - (상석) 아, 조심하고 있어
- (기태) 야, 박훈! - (상석) 어, 야 [기태의 힘겨운 신음]
- (훈) 이게 마지막이야? - (기태) 빨리 들어, 들어
[휴대 전화 벨 소리] (상석) 이게 마지막이야, 들어 봐
- (훈) 잠깐, 잠깐 - (기태) 아니, 이거 무거워서 그래
- (기태) 지금 받지 마 - (상석) 어, 왜?
- (기태) 어, 어디... 아이 - (상석) 어, 어디가? 야, 들어 봐
[훈이 타박한다] (기태) 아, 아, 따가워! 거지 같은, 진짜!
(상석) 아유, 씨, 야, 빨리빨리, 빨리빨리
[상석의 힘겨운 신음] (훈) 어, 다 했어
[헛웃음]
알았어
[통화 종료음] [휴대 전화 조작음]
[상석의 힘겨운 신음] (이준) 주세요, 주세요, 주세요, 빨리
- (훈) 압류 해지됐대 - (기태) 뭐라고?
- (상석) 해지됐대? - (이준) 진짜요?
[음향 기사들의 기쁜 숨소리] [음향 기사들의 탄성]
(훈) 다 빼, 도로
[흥미로운 음악]
[당황한 신음]
(상석) 진작에 말해 주지
다 옮기고 나니까 말해 주냐?
[음향 기사들의 서러운 신음] 야, 나 손 떨리는 거 봐 봐
힘들어서 손 떨려 보긴 처음이다
(기태) 아이, 박도경, 거지 같은...
얘 어디 숨어서 보고 있는 거야
이거 다 옮기고 나니까 이때다 싶어서 전화 때린 거라고...
[이준의 힘겨운 숨소리] 어디서 망원경으로 보고 있는 거 아니야, 이거?
이거 100%인데, 이거
아, 이 변태 같은 놈, 진짜...
[상석과 기태의 한숨] (이준) 다시 갖고 다 올라올까요?
(기태) 아이, 사람 불러!
(상석) 네가 사람이야
[새어 나오는 웃음]
[감격스러운 웃음]
[안도하는 한숨]
[남자들이 중얼거린다]
[한숨]
[휴대 전화 진동음]
(태진)
[피식 웃는다]
[어두운 음악] [얼음이 달그락거린다]
(태진) 채권 상환하는 데 쓴 8억은 그냥 날리시는 거로 아시고요
그럼 전 이만
[장 회장의 불편한 헛기침]
(장 회장) 너도 사업하지 마라
안 되겠다, 너도
어이구
아무것도 못 하고 입만 터진 것들
[입바람을 후 분다]
[새들이 짹짹 지저귄다]
[다가오는 발걸음]
- (지야) 비켜! - (경호원1)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지야) 너희들 내가 누군지 몰라?
(경호원2) 허 여사님, 못 들어가십니다 안 됩니다
(지야) 이것들이 정말, 저리 안 비켜?
(경호원1) 자꾸 이러시면 안 됩니다
(경호원2) 허 여사님, 곤란합니다, 이러면
허 여사님! 이러시면... [지야가 소리친다]
- (경호원2) 곤란합니다 - (지야) 야, 빨리 비켜! 이것들이...
(경호원2) 허 여사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예? [경호원1이 외친다]
허 여사님!
[출입문이 징 닫힌다] [헛웃음]
[익살스러운 음악] (장 회장) 아, 아파! 아이...
(지야) 얘기 들어보니까 우리 도경이 갖고 놀았던데?
- (지야) 왜 이러고 사니, 인간아? - (장 회장) 아, 아파!
[장 회장의 힘겨운 신음] [지야가 씩씩거린다]
[장 회장의 겁먹은 탄성] (지야) 야, 비켜! 놔!
[지야가 연신 씩씩거린다]
야, 돈이 많으면 뭐 하니, 어?
바깥출입도 못 하고 맨날 집구석에 처박혀서
알까기나 하고 앉았고, 어?
젊은 애들 싸움이나 붙이고!
[지야의 못마땅한 신음] [장 회장의 놀란 신음]
야, 잃을 게 없는 년은 건드리는 게 아니야
너 또 우리 도경이한테 어떤 짓 할 기미만 보여!
그땐 그냥! [장 회장의 겁먹은 신음]
내 이 한 몸 불살라 너 죽고 나 죽자니까!
[장 회장의 괴로운 탄성]
놔! 놔!
[장 회장이 숨을 하 내뱉는다]
역시 지야는 파이팅이 넘쳐
(장 회장) 그래서 내가 지야를 좋아해
(지야) 꼴값 [지야의 비웃음]
왜? 지금 비비냐? 어?
[장 회장의 당황한 신음]
[익살스러운 음악] 너 쫄았구나, 어?
[지야의 비웃음] [장 회장의 억지웃음]
나 여기 다시 오는 날
무슨 날인지 알지? 어!
다시 오게 하지 마라, 어?
(장 회장) 네
(지야) 확! [장 회장의 겁먹은 신음]
[지야의 후련한 숨소리]
[지야가 입바람을 후 분다]
쟤랑 결혼했다가는 일주일도 못 살았겠다
그렇지?
[익살스러운 효과음]
- (학생) 네? - (수경) 미안하지만 좀 일어나 줄래?
(학생) 저, 저요? [수경의 쑥스러운 웃음]
(수경) 임산부다
(학생) 아, 네, 죄송합니다 [익살스러운 음악]
[옅은 신음]
- 고맙다 - (학생) 네
[버스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수경의 옅은 웃음] [낭만적인 음악]
[진상의 어색한 헛기침]
[진상이 코를 훌쩍인다]
(진상) 가방 들어 줄까?
(수경) [옅게 웃으며] 됐어
(진상) 아, 줘
[진상의 멋쩍은 헛기침]
(진상) 들었지? 도경이 녹음실 건물 압류 풀린 거
(수경) 어, 들었어
(진상) 아, 들었구나
발목 이쁘네
(수경) [웃으며] 딴 데도 이뻐
[진상의 헛기침]
[수경의 헛기침]
(진상) 우와, 야, 별이 반짝반짝하네
(수경) 응, 아유, 예쁘다
(진상) 아, 이 보도블록은 또 언제 바꿨대, 이거?
[수경과 진상의 의아한 신음]
[진상의 감탄하는 신음] (수경) 벽도 바뀐 거 같아
아유
[수경의 놀란 숨소리]
[진상의 어색한 신음]
- (수경) 진상아 - (진상) 어
(수경) 그...
어디를 잡아야 되니?
(진상) 아, 아, 어
뭐, 그냥 아무 데나 잡으면 되지 뭐, 그걸... [진상의 어색한 웃음]
- (수경) 여기? - (진상) 어, 어
(수경) 이렇게 [수경과 진상의 어색한 신음]
[흥미로운 음악]
[수경의 옅은 신음]
[수경의 힘겨운 신음] [진상의 당황한 신음]
- (수경) 간지러워 - 어, 미, 미안
- (수경) 안 힘들어? - (진상) 어, 괜찮아
[수경의 놀란 신음] [진상의 힘겨운 신음]
(수경) 아유, 이상하다 [진상의 멋쩍은 웃음]
[현관문이 철컥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수경) 이제
그만 놔야 될 거 같은데
(진상) 어, 그래
'셋' 하면 동시에 놓자
하나, 둘, 셋
[수경과 진상의 옅은 한숨]
[수경의 한숨] [진상의 멋쩍은 헛기침]
(수경) 잘 자
(진상) [버벅거리며] 어, 누나도
저, 누나
[비장한 음악] [수경의 의아한 신음]
[반짝이는 효과음]
[수경의 당황한 신음]
[수경의 힘겨운 신음]
[수경의 놀란 신음]
[수경의 힘겨운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진상의 멋쩍은 신음]
[휙 하는 효과음] [수경의 힘주는 신음]
- (진상) 잘 자라고 - 그래!
[수경과 진상의 옅은 웃음]
- (수경) '본 뉘' - '본 뉘'
[수경의 옅은 웃음]
[수경이 입소리를 쪽 낸다]
[수경의 어색한 웃음]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숨을 씁 들이마신다]
[익살스러운 음악]
[진상의 고민스러운 한숨]
아니, 이거 뭔 감정인데 이렇게 어렵냐? 어?
아, 정말
[괴로운 신음]
[문이 탁 열린다]
[결연한 한숨]
[우당탕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문이 탁 닫힌다]
잘 자라고!
자라고, 좀!
어휴, 정말
[진상의 못마땅한 신음]
[못마땅한 신음]
[답답한 한숨]
[못마땅한 신음]
[덕이의 힘주는 신음]
(해영) [울먹이며] 엄마
나 결혼할래
그냥 같이 살래, 나는
그 사람 집에 들어가 살래
[애잔한 음악]
(덕이) 살아
나가
- (덕이) 일어나 - (해영) 엄마 [해영의 울먹이는 신음]
- (덕이) 일어나 - (해영) 엄마 [해영이 훌쩍인다]
(덕이) 나가 [해영의 울먹이는 신음]
[덕이의 한숨]
[깊은 한숨] [싱크대 물이 쏴 흐른다]
[해영이 서럽게 훌쩍인다]
[그릇을 달그락 정리한다]
[경수의 깊은 한숨]
[해영이 계속 훌쩍인다]
(해영) [엉엉 울며] 그 사람한테 얘기해 줘야지!
허락했다고 얘기해 줘야지!
나 혼자 가서 그냥 살라고 했다고 그 사람이 그냥 살아 줘?
그냥 도로 가라 그러지!
[해영이 서럽게 흐느낀다]
아, 같이 가서 얘기해 줘!
허락했다고 얘기해 줘!
나 그 사람 혼자 못 두겠어
어, 제발 같이 가서 말해 줘
[해영이 엉엉 운다]
(덕이) 일어나
- (덕이) 가 - (해영) 응!
[문이 덜컥 열린다]
[떨리는 한숨]
[도어 록 작동음]
[해영이 훌쩍인다]
(경수) 해영아, 아빠 줘, 그냥
(해영) 이건 내가 들게
[경수의 안타까운 한숨]
[한숨]
(진상) 내가 누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오늘에서야 알았다
존경하고 있더라
아이, 존경은
이순신 장군 같은 분한테나 하는 그런 건데, 어?
내가 지금 그런 분이랑 사귀고 있다는 거 아니겠니?
그러면 이순신 장군님한테 내가 뭘 어떻게 하겠니?
어깨동무를 하겠니? 허리에 손을 잡겠니? 참
[한숨 쉬며] 미친놈
[애잔한 음악] (도경)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
결혼은 둘째 치고 그냥 당장 같이 살자는 여자한테
청혼은 내가 한다
정식으로 결혼해서 데리고 오겠다는 건 뭐냐?
맨날 껴안고 뒹굴고 같이 자고 같이 일어나고 싶으면서
여자 위해 주는 척 마음에도 없는 소리나 해 대고
도대체 몇 번을 죽었다 깨어나야 정신을 차리냐?
(진상) 나?
(도경) 나!
[문소리가 탁 난다] 아, 뭐라는 거야?
(해영) 화내지 말고
웃으면서
아, 진심인 것처럼, 어?
마음 편하게
[징징거리며] 어? 웃으면서
(덕이) 살다 살다
내가 네 끝을 본다, 이년아
넌 오늘 진짜 버리는 거야
그렇게 말하지 말고!
[타이어 마찰음]
[경수의 놀란 신음] [차창이 징 내려간다]
어이, 이봐!
(해영) 오빠!
[안전벨트를 달칵 푼다]
(해영) 얼굴 풀고, 어?
좋게, 어?
[차 문이 탁 닫힌다]
[긴장한 숨소리]
해영이랑 결혼하고 싶습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애잔한 음악]
저기, 먼저 와 줘서 고맙네
우린 허락혔어, 그렇지?
(경수) 허락혔어
그냥 오늘부터 같이 살아
(덕이) 그렇게 좋아 죽고 못 사는데 언제 날 잡고 언제 결혼해?
오늘부터 살아, 진심이야
일어나 봐
일어나 봐
[도경을 토닥이며] 잘 살아
(덕이) 도로 갑시다
(경수) 기사님, 트렁크 좀
[트렁크가 달칵 열린다]
갈게, 어여 들어가
(도경) 안녕히 가십시오
[경수의 한숨]
차 빼!
(해영) 좀 봐 줘라
엄마
[타이어 마찰음]
[옅은 한숨]
저놈 어디 아파
그니께 보내 줘야지
[덕이가 훌쩍인다]
[경수의 한숨]
[떨리는 한숨]
[해영의 옅은 웃음] [도경의 힘겨운 신음]
[설레는 음악] [도경의 거친 숨소리]
[해영의 애교 섞인 탄성]
[해영과 도경의 옅은 웃음]
[도경과 해영의 옅은 웃음]
- (도경) 좋은 데 가자니까 - 여기가 제일 좋아
내가 저기 살면서
밤마다 진짜 속 터져 죽는 줄 알았다 [도경의 옅은 웃음]
아니, 어떻게 내가 좋아하는 거 뻔히 알면서
건너오지 않을 수 있지? [해영의 옅은 웃음]
그냥 내가 확 덮쳐 버려?
그러다 빠꾸당하면 완전 개망신
밤마다 진짜 뚜껑 열려서!
[도경과 해영의 옅은 웃음]
와, 근데
(해영) 이 인간은 어떻게 잠이 오지?
잠이 왔겠니?
(해영) 어유
[해영이 뽀뽀를 쪽 한다]
[해영의 옅은 웃음]
[해영이 뽀뽀를 쪽 한다]
[해영과 도경의 옅은 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도경) 결혼 언제 할까?
(해영) 아무 때나
[쪽 소리가 난다]
(도경) 빨리하자
[쪽쪽거리는 소리가 난다]
[도경의 옅은 웃음]
[쪽 소리가 난다]
[난감한 한숨]
[휴대 전화 조작음]
[진상의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진상) 어, 어떻게... [문이 달칵 닫힌다]
[익살스러운 음악]
[당황한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진상의 다급한 신음]
[해영과 도경의 옅은 웃음]
[진상의 난감한 신음]
[도경과 해영의 옅은 웃음]
[해영의 탄성] [도경과 해영의 웃음]
[탁 소리가 난다]
[해영의 옅은 웃음] [도경의 힘겨운 신음]
[도경의 거친 숨소리]
[해영의 애교 섞인 탄성]
[해영의 옅은 웃음]
[휴대 전화 조작음]
(진상) 친구야, 나 소파 뒤에 있다
나 좀 어떻게 조용히 나가게 해 주면 안 되겠니?
[휴대 전화 진동음]
- 뭐 왔는데? - (도경) 됐어, 그냥 둬
[당황한 숨소리]
[해영이 뽀뽀를 쪽 한다]
[도경과 해영의 옅은 웃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 누구세요? - (수경) 나다
(해영) [놀라며] 어, 어떡해
(도경) 아, 뭘 어떡해? 결혼하기로 했다고 하고
같이 사는 거 허락받았다 그러면 되지
(해영) 내일 얘기하자, 내일, 어?
낮에 정식으로
지금 좀 그렇잖아, 괜히 걸린 거 같고
지금은 그냥 집에 가는 척하고 내일 말하자, 어?
[흥미로운 숨소리] (해영) 어?
- (도경) 알았어 - (해영) 차 키 가져가야지, 차 키
(도경) 다리 [해영의 웃음]
[문이 달칵 닫힌다] (해영) 안녕하세요
- (수경) 늦었구나? - (해영) 아, 네
[헛기침하며] 지금 가려고요
(도경) 왜? 지금 데려다주러 나가려고 했는데
진상이 여기 있니?
(도경) 없는데?
신발 있는데?
(수경) 저기 [쾅 하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까마귀 울음 효과음]
[진상의 멋쩍은 헛기침]
[진상의 멋쩍은 헛기침]
산책 나가자 [수경의 뻐근한 숨소리]
[진상의 멋쩍은 한숨] 소화가 잘 안된다
[수경의 옅은 신음]
(진상) 내가 잘못한 거 아니다 [수경의 의아한 신음]
아... [옅은 웃음]
축하한다
저, 축하드립니다
(수경) 뭘?
(진상) 아, 오늘부터, 아, 아니지
내일부터 둘이 뭐 한대
- (수경) 뭘? - (진상) 허락받았대
(수경) [웃으며] 아이, 뭘?
아, 내일 말한대 오, 오, 오늘부터는 절대 아니야
너 한 번만 더 내 방에 몰래 들어와
[당황하며] 야, 몰래 들어온 거 아니야!
(진상) 아까 너랑 있었을 때부터 안 내려가고 쭉 있었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 뭐, 그렇다고 내가 처음부터 다 봤단...
봤지, 내가, 응
내가 처음부터 다 봤어! 씨, 어?
너희 막 여기 삥글삥글 돌고 막
누나, 돌리고 막
막 이렇게 앉았다가 막 꺄르르거리고 있잖아, 막
막 쪽, 막 닭처럼 막 이렇게, 우와...
가자, 너 내가 다 봤어! 씨
[수경이 폭소한다] 두고 봐! 씨
[문이 벌컥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한숨]
(진상) 참 나 [수경의 옅은 웃음]
아무튼 고마워, 살려 줘서
야, 땀나 죽는 줄 알았네, 진짜
(수경) 대충 알겠다
다음부터 그런 일이 있을 땐 첫판에 빨리 까야 돼 [진상의 호응하는 신음]
이, 뜸 들이면 더 회복이 안 돼 [진상의 옅은 웃음]
- 무조건 3초 안에 까야 돼, 3초 - (진상) 3초?
- (진상) 오케이, 3초, 그래 - (수경) 어?
(수경) 어, 진상아, 잠깐 여기 서 있어 봐
[수경의 힘주는 신음]
[익살스러운 음악] [수경의 힘겨운 신음]
[진상의 당황한 신음] [수경의 힘주는 신음]
[수경의 힘겨운 신음]
(수경) 아, 왜 이러지?
잠깐 있어 봐, 다쳐
[진상과 수경의 당황한 신음] 오, 잘 잡았어
잠깐
뒤로 조금만 가 봐 봐, 좀 늘려
아, 아, 그만 [진상의 힘겨운 신음]
[수경의 아파하는 신음] [진상의 헛웃음]
아, 잠깐만
[수경의 힘주는 신음] (진상) 아, 누, 누나
[진상의 힘겨운 신음]
- (수경) 아이고, 좋다, 그래, 이거야 - (진상) 어, 죽겠다
(진상) 어, 누나, 이건 좀 아닌 거 같아
- (수경) 아유, 좋다, 이 자세... - 어, 누나... [수경의 만족스러운 신음]
- (진상) 어유, 좀 위험한 거 같은데? - 안 위험해
(진상) 아이, 누나
[출입문이 달칵 열린다] 왔다
[쿵 하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 (만석) 음... - (안나) 에스프레소 콘파냐
생크림은 기계로 돌린 거 말고
[휙 하는 효과음] 손으로 쳐서 만들어 얹고 샷 추가, 맞죠?
(만석) [피식 웃으며] 오케이
센스쟁이 [옅은 웃음]
[휴대 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빨리 튀어 오라고, 얼른!
[훈의 다급한 숨소리]
[가쁜 숨소리]
[감성적인 음악이 흘러나온다]
(만석) 씁
얼굴의 휴지 좀 떼라, 없어 보이게
거기 남았어
[만석의 한숨]
이걸 언제 다 읽냐?
설명해 봐
말로 사람 홀리는 재주가 있나 없나 보자
(훈) 예? 말로... [훈의 난감한 신음]
[긴장한 숨을 내뱉으며] 예, 그럼 말로
[훈의 떨리는 한숨]
넘버 스리가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어요
[익살스러운 음악] (훈) 근데 이 촌놈이
해외를 처음 가 본 거예요
갔다 온 티를 내고 싶어서 에펠 탑 모양 병따개를 사 온 거죠
그, 냉, 냉장고에 붙이는
그걸 그녀한테 선물했는데
근데 어느 날
넘버원 집에 갔는데
그, 그 병따개가
거기 있는 거예요
스리는 충신이었어요
그녀에게 선물한 그 병따개가 넘버원 집에 있는 걸 본 순간
[훈의 흥분한 신음]
[훈의 힘겨운 숨소리]
[훈의 떨리는 숨소리] 돈 거죠
[훈이 침을 꼴깍 삼킨다]
음모와 배신의 혈투 같지만
사실은 병따개를 다시 찾아오기 위한
쪼잔한 남자 누아르
재밌다, 하자
[흥미로운 음악]
(만석) 일은 기운발로 하는 건데 너 기운발 좋다
네 여친 기운발도 좋고
김희란 피디한테 내가 한다 그랬다고 해
일은 김희란 피디가 잘하잖아
[놀란 숨소리]
[댕그랑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훈) 감사합니다, 제 인생의 귀인이십니다
(만석) [피식 웃으며] 무슨, 귀인은 무슨
야, 혹시 아냐?
네가 내 인생의 귀인 될지
[떨리는 숨소리]
(훈) [울먹이며] 멋지십니다
(만석) 알아
간다
안녕히 가세요!
[훈의 힘겨운 숨소리] [출입문이 달칵 여닫힌다]
앗싸
[안나의 기쁜 숨소리]
[훈이 절규한다]
내일 그 사람 엄마 뵙기로 했는데 시간 돼?
나 너 내다 버렸어
내다 버린 년 일을 내가 왜 상관해?
어젠 잘 살라더니?
네가 그러라며?
[옅은 한숨]
좀 살갑게 안 돼?
너랑 나랑 언제 살갑게 대화한 적 있어?
이제부턴 살갑게 해
(해영) 이젠 전화로 싸워도 집에 들어가서 얼굴 볼 수 있는 사이 아니니까
그렇게 말하면 마음에 걸려
[애잔한 음악]
아침에 그놈이 회사에 태워다 줬어 안 태워다 줬어?
당연히 태워다 줬지
근데 왜 자꾸 그놈이래?
(해영) 그놈이라고 그만해
그럼 뭐라 그래?
박 서방이라 그래
[기가 찬 웃음]
지랄들 [휴대 전화 조작음]
[휴대 전화를 툭 내던진다]
[한숨]
[다급한 발소리가 흘러나온다]
(도경) 2, 3번 트랙 딜리트하고 1번 싱크 다시 잡아
(상석) 알겠습니다
[타이어 마찰음이 흘러나온다] [상석이 마우스를 딸깍거린다]
[휴대 전화 진동음]
- (도경) 네 - (경수) 나일세
자네 [헛기침]
이제 장인
(도경) 아, 네!
받아 적어
[익살스러운 음악]
[도경이 중얼거린다]
네, 말씀하세요
(경수) 저기 [경수의 헛기침]
- 황기 - (도경) 황기
(도경) 백...
돼지
끓여 먹어
몸에 좋디야
[통화 종료음]
[TV 작동음] (TV 속 성우) 자극적인 먹거리의 홍수 시대에
왜 우리는 단순히 밥 한 끼 지어 먹고
화려한 반찬도 없는 소박한 시골 밥상에...
[TV에서 방송이 계속 흘러나온다]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안나) 딱 오만석이 들어오는 순간
[손가락을 딱 튕기며] '오케이, 내가 일주일간 작업한다'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딱 유쾌할 정도로만 매일 살랑살랑
그리고 '우리 오빠가요'
'죽이는 시나리오가 있는데요'
[훈이 주스를 부글거린다]
여친 하나는 참 잘 뒀어
(희란) 어유
[희란의 기가 찬 웃음] [안나의 옅은 웃음]
[안나의 애교 섞인 신음]
[버벅거리며] 내, 내가 조금
낯간지러운 소리 좀 할게
지, 진짜 낯간지러운 소리야
[머뭇거리는 신음]
(훈) 사랑해
[설레는 음악]
(안나) 으유, 씨
나도 사랑해
[안나의 탄성]
[안나의 쑥스러운 신음]
(훈) 안나야!
(안나) 박훈!
[훈과 안나의 탄성]
[안나의 흐뭇한 신음] [훈의 탄성]
[훈의 웃음]
[훈의 힘겨운 신음]
[훈의 웃음]
(안나) 너무 좋아!
(수경) 짜잔
[수경의 행복한 웃음]
[수경과 도경이 숨을 하 내뱉는다]
(도경) 우리 결혼하려고
내일 양쪽 어머님 뵙기로 했어
(수경) 축하한다
축하해
[해영과 수경의 옅은 웃음] (해영) 고맙습니다
그리고 뭐 또 할 말 없나?
[도경의 헛기침]
(도경) 결혼 전에 그냥 같이 살려고
(진상) 오늘부터?
적당히 해라 확 절교하는 수가 있다, 씨
(진상) 매형입니다
아, 뭐, 매형하고 절교하고 그럽니까? 참
우리 둘이 사귀어요
(도경) 사귀기만 해? [진상의 헛기침]
(진상) 동생 좀 잡으시죠 [진상의 헛기침]
(수경) 나
임신했다
[해영이 맥주를 풉 뿜는다] [익살스러운 음악]
(진상) [억지웃음 지으며] 음, 괜찮아
(수경) [멋쩍게 웃으며] 한집안 식구인데, 뭐
아, 금방 다 알 거 아니야 [진상의 헛기침]
[수경과 진상의 멋쩍은 웃음]
(해영) 아, 그래서
매일 밖에서 집에 못 들어오시고 그러셨구나
[멋쩍은 숨소리]
[멋쩍은 웃음]
결혼 전에 같이 사는 것도 허락하셨니?
- (해영) 네 - (수경) 와...
좋겠다
두 분도 같이 사시잖아요
(수경) 아, 아이, 저, 우리 아직, 저... [진상의 당황한 웃음]
같이 산다는 건...
[진상과 수경의 어색한 웃음]
[수경과 진상의 헛기침] (수경) 아, 자!
두 사람 힘들고 어렵게 만난 것만큼 잘 살아라
[해영과 수경의 옅은 웃음] '본 상테'!
[현관문이 철컥 열린다] [수경과 해영의 웃음]
[안나의 신난 탄성]
[안나의 행복한 탄성]
(안나) 우리 '사랑해' 텄다!
(진상) 참, 뭐라는 거야? [수경이 중얼거린다]
(안나) 오빠가 나 사랑한대요
'사랑해' 텄으니까 이제 방귀만 트면
진짜 연인
참, 난 방귀는 지금도 틀 수 있는데, 뭐
(수경) 순서 지켜
'사랑해' 트고 방귀야
두 분 아직 '사랑해'도 안 텄어요?
[익살스러운 음악]
(진상) 넌 텄냐?
(도경) 텄지, 그럼 그런 것도 안 트고 살까 봐?
(진상) 치, 생전에 못 틀 줄 알았더니만?
왜 안 텄어요, 아직도?
아이, 뭐, 그게 어려워? 지금 트면 되지
'사랑해'라는 말은
(수경) 정말 느낄 때 하는 거다
아무렇게나 뱉어 버리면 죽는다
[해영의 옅은 웃음] (안나) 두 분은 터야 될 게 너무 많네요
말도 터야 되고
[진상의 한숨]
(진상) 얘네 둘이 같이 산대
- (안나) 예? - (훈) 에?
(도경) [헛기침하며] 결혼하려고
[훈의 놀란 신음]
(진상) 어제부터 같이 살았어
올라가자
먼저 올라가 볼게요
(수경) '본 뉘'
[진상의 헛기침] [현관문이 달칵 열린다]
(진상) 저거, 저거 요즘 아주 [현관문이 탁 닫힌다]
바짝 기가 살았어
(훈) 진짜 같이 산대? 동거야?
[진상의 요란한 탄성]
[진상의 기합] [수경의 웃음]
(수경) 어머, 멋있다 [진상의 옅은 웃음]
멋져요, 자기
[진상의 기합] [수경의 웃음]
야, 이 힘줄 봤어?
[수경의 웃음] [진상의 기합]
(해영) 이게 뭐야?
(도경) 현관문 앞에 있던데?
[애잔한 음악]
(덕이) 밥을 몇 번 더 먹어 봐야 뭘 좋아하는지
어떤 반찬을 해 줘야 되는지 알 텐데
자네랑 먹어 본 게 두 번밖에 없어서 어림짐작으로 쌌네
결혼은 사랑으로 하는 게 아니고 의리로 하는 거라고 생각하네
헤어질 땐 손가락 하나 끊을 각오 하고 하는 게 결혼이야
그러니 오래오래 살아
[TV에서 방송이 흘러나온다]
(TV 속 성우) 앗, 음식에도 궁합이 있다는데 [경수의 한숨]
과연 사실일까?
밥상 위에 난무하는 음식 속설들
지금부터 낱낱이 파헤쳐 봅시다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지야가 숨을 하 내뱉는다]
(지야) 따님이 지금
우리 도경이 집에서 살고 있는 건 알고 계세요?
제가 바래다줬습니다
[지야의 당황한 웃음]
의외로 아메리칸 마인드신가 보네요
안 그렇게 생기셨는데
(덕이) 두 사람 서로 좋아 죽고 못 사는 거 같았습니다
살면서 그렇게 마음이 좋아 날뛸 날이 얼마나 있을 것이며
또 그 마음 욕심껏 채우면서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남들 눈치 보지 말고
행복할 수 있을 때까지 원 없이 행복해 보라고
제가 바래다줬습니다
(지야) 그래도 그건 좀 그렇지 않나요?
가뜩이나 두 사람 어떻게 만난 사이인지
알 사람들은 다 아는데
절차 딱딱 밟아서 더 조심조심 결혼해도
욕먹을까 말까인데
(도경) 내가 그냥 빨리 살자고 했어요
(지야) 아, 그래도 여자가 그렇게 넙죽 따라오고 그러는 건 아니지
전 좀 그러네요
내 자식이 이렇게 살림 먼저 차리고 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인륜지대사에 순서라는 게 있는데...
(도경) 누나 임신했어
[흥미로운 음악]
어, 얘는,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결혼도 안 한 애가 어떻게 임신을 하니? 쯧
진짜야
축하드립니다
[지야의 멋쩍은 숨소리]
[지야의 멋쩍은 신음]
(덕이) 그럼
[멋쩍은 숨소리] (지야) 네
너희 시어머니 겉으로만 꽝꽝대지 별거 없어
맹탕이야
저런 여자가 더 쉬워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마
(덕이) 가
전화할게
[애잔한 음악]
[지야의 못마땅한 한숨]
넌 거기서 그런 말을 하면 내가 뭐가 되니?
미안해
진짜야?
진짜 수경이 임신했어?
(도경) 진짜야
(지야) 어떤 남자인데?
(도경) 진상이
[감탄하는 숨소리]
노났다, 수경이
[문이 탁 닫힌다] [수경의 난처한 신음]
[훈의 다급한 숨소리]
(훈) 왜?
변기 막혔어?
큰 거야?
[한숨]
[훈의 떨리는 숨소리]
뚫어, 그럼!
- (수경) 난 못 해 - 나도 못 해!
(훈) 사람 불러 뚫어, 그럼, 씨
(수경) 아, 아, 하지 마, 하지 마!
그럼 이대로 그냥 둬?
[떨리는 숨소리] 이사 가, 아무도 손 못 대
[익살스러운 음악]
[못마땅한 숨소리]
[답답한 한숨]
아, 네가 좀 뚫어라, 인마
미쳤어? 더럽게 남이 싼 똥을
나 내가 싼 것도 못 뚫어!
[못마땅한 숨소리]
아이, 나, 진짜, 씨...
하, 참, 진짜...
(진상) [한숨 쉬며] 괜찮다니까? 내가 뚫는다고
[수경의 다급한 신음] [진상의 기가 찬 웃음]
아, 그럼 뭐, 진짜 이사 가?
[헛웃음]
[진상의 기가 찬 웃음]
[수경의 민망한 신음]
[헛웃음] [문이 달칵 여닫힌다]
[감성적인 음악]
[무거운 효과음]
[힘겨운 한숨]
(진상)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충분히 할 수 있어
깔끔하게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진상의 심호흡]
[비장한 한숨] [익살스러운 음악]
[진상의 요란한 탄성]
[숨을 하 내뱉는다]
[물이 첨벙첨벙거린다]
[진상의 힘주는 탄성]
[물이 쏴 내려간다]
[진상의 힘겨운 한숨]
[물이 쏴 내려가는 소리가 들린다] [반짝이는 효과음]
[힘겨운 신음] [거친 숨소리]
[훈의 괴로운 탄성]
(훈) 뚫었어?
변기 깨끗이 닦아, 물 다 뿌리고
와, 씨
[힘겨운 숨소리]
[옅은 웃음]
[후련한 한숨]
[진상의 개운한 탄성]
[노크 소리가 들린다]
[멋쩍은 숨소리]
괜찮아, 이제 다 됐어
아, 내가 얼마나 멋있게 뚫었는데, 어?
[진상의 장난스러운 탄성]
(진상) 아이, 봤어야 되는데 [진상의 옅은 웃음]
아이, 괜찮다니까!
뭐, 애도 만든 사이에 변기 하나 못 뚫어 주겠어?
[밝은 음악] [감독들이 대화한다]
(감독1) 어, 어, 왔어?
온다고 고생했어, 우리 음향 감독
(감독2) 반갑습니다 [감독들의 웃음]
- (감독1) 앉아 - (감독3) 앉으세요
(감독1) 우리 영화가 대사가 거의 없어 [감독들이 호응한다]
거의 음향만 쫙 깔려 있는데
사람들이 그 느낌 확 느끼면서 [감독들이 호응한다]
그 음향을 우리 친구가 한 거야 [감독들이 저마다 감탄한다]
- (감독3) 아유, 영광입니다 - (감독2) 대단하신 분이네
[휴대 전화 진동음] - (감독3) 영화의 위상을 높이셨구먼 - (감독1) 그럼
[감독들이 연신 대화한다]
(해영) 삼겹살이 당기네 저녁에 삼겹살 오케이?
[메시지 수신음]
아, 맞다, 오늘 저녁 약속 있댔지?
그럼 삼겹살은 다음 기회에 혼자 먹기 뭐하니까
(해영)
[감독들이 저마다 인사한다]
- (감독4) 벌써 와 있네? 어 - (감독1) 이야, 오랜만이다
- (감독5) 오랜만이야 - (감독1) 어유, 반가워
- (감독1) 아, 인사해, 인사해 - (감독4) 어
(감독1) 우리 이번의 음향 감독
(감독4) 이야, 이번에 음향이 너무 좋던데?
어, 반가워, 응
[감독들이 대화한다]
감독님, 들어가 보겠습니다
- (감독1) 벌써 가게? - (도경) 네, 죄송합니다
(감독6) 어, 벌써 가게?
[감독들이 아쉬워한다] (도경) 죄송합니다
(감독1) 어, 들어가!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 (해영) 늦는다더니? - (도경) 일찍 끝났어
(도경) 삼겹살
- (도경) 옷 갈아입고 올게 - (해영) 응?
[기쁜 숨소리] (해영) 우와!
[발랄한 음악]
[해영의 만족스러운 신음]
어, 역시 삼겹살은 먹고 싶을 때 먹어야 제맛이야
[해영과 도경의 옅은 웃음]
(해영) 자
한 번도 안 해 본 짓을 또
해 보겠습니다
음, 한 번만 받아먹자
- (도경) 됐어 - 먹자, 이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
(해영) '아'
받아먹자, 제발 그냥 입만 벌리면 된다, 진짜
[쑥스러운 헛기침]
별거 아니죠? [함께 웃는다]
임신했다며?
(지야) 축하한다
네가 여태 한 일 중에 제일 잘한 일 같다
엄마한테 제일 먼저 말하고 싶었어
[애잔한 음악]
진상이같이 젊어서 실컷 놀아 본 애들이
결혼해서 더 사고 안 치고 잘 살아
(지야) 결혼해서 뒤늦게 노는 맛 들린 놈들 답 없어
그러니까
걱정 말고 잘해 줘
근데 우리 로맨틱이 하나도 안 돼
손도 제대로 못 잡았으면서 별짓은 다 해
엉망진창이야
[코웃음 치며] 야!
너 나이가 몇 살인데 로맨틱을 찾니?
그리고 애 가졌으면 그만이지
로맨틱은 개뿔
그래도
사랑한다는 말도 서로 아직 안 했는데
손도 제대로 잡지 못했는데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 (수경) 어떻게... - (지야) 뭐?
어떻게!
[서러운 한숨]
똥을 먼저...
[휴대 전화 조작음]
[괴로운 신음]
(훈) 아이고, 잘 먹었습니다
[해영과 훈의 옅은 웃음]
아, 형수님 생기니까 좋네요
이렇게 맛있는 반찬도 얻어먹고
이야, 사돈 어르신 반찬 솜씨가 아주 예술이십니다
[해영과 훈의 옅은 웃음]
- (훈) 그럼 - (해영) 아, 네
(훈) 저기, 뭔 일 있었어?
오늘 모임에서 일찍 나왔다며?
그, 난다 긴다 하는 감독들 모임에 형 부른 거면
그만큼 애정 있다는 건데
전화 한번 넣어 줘 안 감독 살짝 삐진 거 같더라
[훈의 옅은 신음]
- (훈) 쉬세요 - (해영) 네, 내려가세요
[문이 달칵 여닫힌다]
왜 그냥 왔어? 더 있다 오지
네가 삼겹살 먹고 싶다며
[잔잔한 음악]
이따가 영화 다운받아 볼까?
그래
[애틋한 반주가 흐른다] (병준) ♪ 사실 난 ♪
♪ 지금 기다린 만큼 더 ♪
♪ 기다릴 수 있지만 ♪
♪ 오, 오 ♪
♪ 왠지 난 지금 이 순간이 ♪
♪ 우리의 마지막일 것 같아 ♪
콘서트도 잘하고, 왜 그래, 또?
또 뭔 짓 할까 봐 이 시간에 감시하러 오셨나?
날 살리고 싶어서 이러는 거야 그놈을 살리고 싶어서 이러는 거야?
둘 다
[깊은 한숨]
[TV에서 발소리가 흘러나온다]
(영화 속 배우1) 잘 지냈어, 하루 종일?
(영화 속 배우2) 너는? 잘 지냈어?
(영화 속 배우1) 응, 오늘은 주말 거 미리 녹음하느라고 좀 바빴어
너는?
(영화 속 배우2) 오전에 정신없었어 겨울이라 환자 많거든
그래서 점심은 그냥 한의원에서 지훈이 형하고 짜장면 시켜 먹었고
[영화가 계속 흘러나온다] (태진) 나중에 여자 만나면
어디까지 솔직해져야 되냐?
[잔잔한 음악]
여자한테 못 할 말은 하나밖에 없어
알았다 [옅은 웃음]
미안해
내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온 건
네 운명이었나 보다
더 좋은 남자 만날
(영화 속 배우2) 검사 결과 나왔거든
(영화 속 배우1) 아...
(태진) 행복해라
진심이야, 진짜로
(해영) 태진 씨
착한 남자였던 건 사실이야
고맙다
(영화 속 배우2) 검사 결과 나왔거든
(영화 속 배우1) 아...
생각보다 빨리 나왔구나
(영화 속 배우2) 나...
[새들이 짹짹 지저귄다]
(안나) 예? 변기를 뚫어 줬다고요?
[진상의 옅은 한숨]
[진상이 입소리를 쩝 낸다]
조용히 해라 [안나의 옅은 웃음]
(안나) 내가 막히게 한 변기 뚫어 준 남자는 평생 가는 남자인 건데
근데 어떻게 '사랑해'도 안 트고 바로 변기를 터요?
그건 남녀 사이의 거의 끝 단계인데?
(훈) 이 커플은 역순으로 간다
애부터 만들고 시작한 사이인데
(안나) 예? 애요?
[경쾌한 음악]
[감탄하는 신음]
지금 역순으로 가는 커플인 거예요?
[감탄하며] 멋지다
- (훈) 아이, 그게 뭐가 멋져? - (안나) 멋지지
(안나) 원래는 '사랑해' 트고 말 트고
방귀 트고 변기 트고
그다음에 애 만드는 건데
거꾸로 애 만들고 변기 트고 방귀 트고
이건 볼 꼴, 못 볼 꼴 다 보고
마지막에 가, 쪽쪽, '사랑해'라는 건데
[안나의 부러운 신음]
'사랑해'라는 말 완전 멋지게 터지겠다
[옅은 웃음]
[감탄하며] 역순, 개멋있어
완전 멋있어
(훈) 어, 그, 그, 그런 거야?
그럼
역순으로 가다가 나오는 '사랑해'는
진짜 '사랑해'야
(안나) [감탄하며] 개부럽다
- (수경) 먹자 - (진상) 어, 어 [진상의 어색한 웃음]
[진상과 수경의 당황한 신음]
[진상의 옅은 웃음]
[훈과 안나의 장난스러운 신음]
[낄낄거리며] 아유
진짜 멋진 줄 알아
우리 누나가 저렇게 단순해
나 놀라는 연기 진짜 잘하지 않았어?
'예? 애요?'
[장난스럽게 따라 한다] [함께 낄낄거린다]
[훈의 헛기침] (진상) 자...
[흥미로운 음악] [훈의 헛기침]
(훈) 카피 내가 짰다 '역순으로 가는 사랑', 죽이지?
(진상) 아, 죽였지, 어?
야, 나도 한 연기 하지 않았냐, 어?
- (진상) '조용히 해라' - (훈) 아, 자연스러웠어
[훈의 옅은 웃음]
[문이 달칵 닫힌다] (안나) 근데
왠지 역순으로 가는 게 진짜 멋진 것 같기도 하다?
[훈의 당황한 신음]
- (훈) 아니야, 농담일 거야 - 응, 아니야
(훈) 아니야, 아니야, 잠깐만
- 애는, 애는 안 돼, 애는 안 돼 - (안나) 농담 아니야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해영과 오해영의 신난 탄성]
[해영과 오해영의 웃음]
[오해영이 숨을 카 내뱉는다] [해영의 취한 신음]
(해영) 야, 너랑 마시려면 깔깔거리면서 마셔야 될 거 같았는데
안 괜찮으면서 괜찮은 척 마시기 싫었어
근데 지금은 마음이 편해
- 얄밉지? - (오해영) 어
야, 너도 얄미웠어, 고등학교 3년 내내 [오해영의 못마땅한 웃음]
그리고 얼마 전까지도
그래도 위너는 너라는 거
(해영) 야, 우리 남자 하나 놓고 위너니 루저니 그러지 말자
창피하다 [오해영의 옅은 웃음]
(오해영) 나
두 사람 결혼식엔 안 갈 거야
그게 예의인 거 같아
아, 나 그리고 회사도 옮길 거야
더 좋은 데로
가끔 동창회에서 만나자
두 사람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고
[애틋한 음악]
진심이야
고마워
(해영) 행복해야 돼!
꼭 행복해야 돼!
[옅은 한숨] [휴대 전화 벨 소리]
어, 엄마
[휴대 전화 벨 소리]
[휴대 전화 조작음]
(도경) 어디야? 데리러 갈게
(해영) 오지 마요
오늘은 그냥 혼자 가는 게 맞는 거 같아
집에서 봐요
[익살스러운 음악] [수경의 탄성]
(수경) [웃으며] 진상아
[진상이 숨을 후후 내뱉는다]
[진상의 옅은 신음] [수경의 신난 탄성]
[수경의 힘겨운 신음] [진상의 힘주는 신음]
[수경의 당황한 신음]
[매혹적인 음악]
[수경과 진상의 힘겨운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 아, 잠깐만, 무릎이, 아, 무릎이... - (수경)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진상의 아파하는 신음] (수경) 괜찮아?
[익살스러운 음악] (수경) 짜잔
[수경이 중얼거린다] [진상이 피식 웃는다]
[흥얼거리며] 루프톱 파티
아, 루프톱 파티 [진상의 기가 찬 웃음]
[수경이 흥얼거린다] (진상) 아이, 그게 아니지
[흥얼거리며] 루프톱 파티
[진상과 수경이 흥얼거린다] (진상) 어떤 애가 나올지 기대된다, 진짜
[수경의 웃음]
(직원) 영상이 저기서 흐를 거니까
음, 여자분이 저쪽에 앉으시고 남자분은 이쪽에 앉으시고
영상 트는 타이밍은 이렇게 컵을 들어서 표시하시면 돼요
(도경) 네 [휴대 전화 진동음]
씁, 잠시만요
(도경) 어
어디쯤?
(해영) 걸어가고 있어요, 10분 내에 도착
아, 뭐 할지 다 아는데도 왜 떨리나 몰라?
[해영의 설레는 웃음]
그냥 반지만 던져 줘도 되니까 너무 닭살 돋게는 하지 말고
그런 취향 아닌 거 아니까 애쓰지 말라고요
[웃으며] 알았어요
[통화 종료음]
[애잔한 음악]
(도경) 불행하기로 작정한 사람처럼 마음을 꽉 틀어막고 살았던 나
그리고
그런 나에게 날아들어 온 여자
그녀의 말대로 난 감정 불구였다
내가 불행한지 행복한지도 모르고 살았던 감정 불구
[도경의 긴장한 한숨]
웬만해선 마음을 고쳐먹을 리 없는 아주 심한 감정 불구였기에
죽는 순간을 미리 봤어야만 했던 거 같다
죽는 순간에 뭘 후회하는지
그렇게 다치고도 또 사랑, 또 사랑을 외치며
겁 없이 달려오는 그녀를 보면서
마음은 형체가 없어 언제든 새것이 될 수 있는 양
겁 없이 풀어헤치며 달려오는 그녀를 보면서 [사이렌이 울린다]
이상하게 안심이 됐고 그녀의 옆에 있고 싶었다
나한테도 그 기운이 옮겨 오길 바라면서
[사이렌이 울린다]
이제
내가 채워 줄 차례 [의미심장한 효과음]
[의미심장한 음악]
[자동차 엔진 가속음] [타이어 마찰음]
[자동차 엔진 가속음]
[쾅 하는 소리가 난다] [타이어 마찰음]
[털썩 나뒹구는 소리가 난다]
[도경의 힘겨운 숨소리]
[심장 박동 효과음] [힘겨운 신음]
(도경) 방심했다
결국
난 이렇게 누웠다
바뀐 건
[애잔한 음악] 밤하늘 대신
파란 하늘
[힘겨운 숨소리] 그리고
차가웠던 그녀의 모습 대신
웃는 그녀의 모습이 생각난다는 거
[힘겨운 숨소리] [심장 박동 효과음이 계속된다]
빨리 와서
손 좀 잡아 줘라
[설레는 탄성]
[설레는 신음]
[영화 속 배우3의 힘겨운 신음] (도경) 죽기 전에
[영화 속 배우들의 힘겨운 신음] 서로의 손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써 가며 기어가는 이 장면
수많은 영화에 나오는 이 장면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 안다
왜 그렇게 상대의 손을 잡기 위해서 힘들게 움직였는지
[심장 박동 효과음이 계속된다] 곧 어디로 갈 거 같은데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는 공포
완전히 혼자가 된다는 공포
그 공포의 순간에
애타게 갈망하는 누군가의 손
혼자가 아니라고 확인받고 싶어 하는 손
[사이렌이 울린다]
(도경) 손만 잡아 주면 그 공포는 사라진다
모든 공포를 사라지게 하는 손의 힘
아마도 그건 그대라는 존재의 힘
(해영) 괜찮아, 내가 금방 가
좀만 있어
괜찮아, 아무것도 아니야
[사이렌이 연신 울린다] (해영) 괜찮아
[울먹이며] 괜찮아
(도경) 이제 안심 [타이어 마찰음이 들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진상의 한숨]
[지야의 한숨]
[경수의 한숨]
(덕이) 이 날로 하죠, 9월 3일
추석 전 주에는 잔치하면 욕먹고
추석 다음 주면은 너무 늦고
9월 3일에 하죠
[경수의 한숨]
(지야) 9월 3일이면
아직 더울 때고
10월에 하죠
(진상) 아, 저, 죄송한데 10월엔 저희가 해야 돼서
- (진상) 배가 불러 오거든요 - (수경) 나 드레스 핏도 봐야지 [진상이 호응한다]
그럼
9월 3일
예단은 간단하게
예단은 무슨
뭐가 받고 싶으신데요, 사부인?
악어 백하고 밍크코트
[익살스러운 음악] (경수) 아, 저...
[사람들의 당황한 신음]
악어하고 밍크가 뭔 죄를 지어서
애들 결혼하는데 걔들을 때려잡습니까?
아이, 왜 화를 내고 그래요?
소리 안 지르게 생겼어요?
정신 차리세요! 예단은 무슨 예단?
- (지야) 아이, 그럼 예단 안 해요? - (덕이) 예단은 무슨 예단?
우리 해영이가 혼수지!
(덕이) 금쪽같은 딸 데리고 가면서 무슨 예단...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상석) 아, 저, 말씀 중에 죄송한데요
- 축가는 저희가 하겠습니다 - (기태) 축가, 축가는 저희가...
(훈) 아니, 지금 왜 축가 얘기가 나와? 제정신이야? 미쳤어?
[소란스럽다]
(해영) 그날의 분위기는
미쳤다고 해야 되나? 웃겼다고 해야 되나?
다들 제정신이 아닌 거 같았는데
근데
되게 안심이 되고 위로가 된 순간이었다
[애잔한 음악]
살려 달라는 기도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어
그건 기정사실화시켜 버리고
다음을 논하는 뻔뻔한 우리 엄마
그리고 그 의도를 정확히 읽고
다 같이 그 기운에 움직여 줬던 사람들
나도 이 기운에 끌려들어 간다
이쁜 웨딩드레스 입어야지
[울음 섞인 웃음]
[계속 소란스럽다]
[옅은 웃음]
[새들이 짹짹 지저귄다]
[설레는 음악]
[하객들의 박수와 환호]
[하객들이 환호한다]
[안나의 환호]
[진상의 신난 탄성] [직원들의 탄성]
(상석과 기태) 키스해! 키스해!
(하객들) 키스해!
[하객들의 환호와 박수]
(진상) 처남, 파이팅!
(훈) 잘한다! [훈의 탄성]
[하객들의 박수가 계속된다]
[하객들이 환호한다]
(도경) 죽다 살아난 사람은 생을 다르게 살아간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았기에
마음, 행복한 마음
그것만이 전부
지금 더할 수 없이 편하고 행복하다
모두에게 고맙다
(해영) 함께하면서 울고 웃었던 시간
쓰고 달았던 시간
무너지고 일어났던 시간
아마도 생의 마지막 날
그런 시간들을 돌아보면서 이렇게 말할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고
[사람들의 웃음]
[카메라 셔터 효과음]
[설레는 음악]
.또! 오해영↲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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