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내 인생 18
[극적인 효과음]
[긴장된 음악]
자, 여기 보시고 한 번 더 웃어 주세요
자, 찍습니다 하나, 둘, 셋! [카메라 셔터]
언니, 너 여기 어떻게 온 거야?
잠깐만
[슬픈 음악]
큰오빠, 축하해! 새언니, 축하드려요!
- 와 줘서 고마워요 - 어떻게 왔어?
공항 가다가 들른 거야 지금도 바로 가 봐야 돼!
엄마, 아빠 가 볼게요
야, 서지안!
머리 예쁘다, 계속 그러고 다녀!
- 간다! - 아...
[지수 한숨]
뭐야, 큰누나... 바람처럼 왔다가 빛처럼 사라지네
그래도 사진은 찍으러 와 줬네
노력했네, 서지안!
저쪽이야
왜 안 갔어요? 먼저 가시라니까
가자
고맙습니다
오빠 결혼식...
멀리서라도 볼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심이에요
아까도 말했지만
너도 네 오빠도 피해자니까
오늘은... 다시 오지 않을 순간이고
여기가 오빠 결혼식장인 건 지수가 말해 줬어요?
지수가 부탁한 거군요
지수 만난 걸... 알아?
지수는 저한테 거짓말 안 해요
전에 샌드위치 가져온 날
말해 줬어요 오빠 만났다고
타! 회사로 갈 거지?
제가 알아서 회사로 가겠습니다
일 때문에 만날 수도 있어 같이 들어가도 돼!
아닙니다
오늘 너 여기 데려오느라고 네가 할 일 미뤄졌잖아
빨리 가서 일하라고 데려다주는 거야
타!
[잔잔한 피아노곡]
너는 왜 나한테 미안해하고 고마워하고
난 또 왜 너도 몰래 여길 데려오고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는 말 좀 그만해라, 좀!
넌 어떡할 거야?
디데이가 지나면 뭐 하고 살 거야?
그런 생각... 안 해 봤는데요
계획이 없다고?
지금은 이 일만으로...
이벤트 준비하고 잘 치러 내고 실수 없이
그것만으로도 벅차서요
(지안) 그래서 부탁드리는 건데요
오늘부터 이벤트 끝날 때까지
디자인팀 여자 숙직실에서 지내려고요
거기서 지내겠다고?
잠을 좀 자고 싶어서요
매일 새벽 1시 넘어서 들어가고 6시에 전에 나오고
지금까지는 버틸 수 있었는데
이벤트 마무리할 때까지 일주일 버티려면요
그래
그게 더 편할 수도 있겠다
그러자
옷은 제가 이따 낮에 집에 잠깐 들러서 가지고 올게요
부모님께는 내가 말씀드릴게
오늘부터 너 안 들어온다고
저희 다녀오겠습니다
- (수아) 다녀오겠습니다 - (미정) 도착하면 연락 줘
수아 부모님한테 인사 잘 드리고
네!
오빠 이제 유부남이네!
형 좋겠다! 여자 잘 만나서 캐나다로 신혼여행도 가고
형수한테 잘해!
- 알았어, 인마! - 잘해!
저희 갑니다!
[행복한 음악] - 응, 가 - (여자) 조심히 다녀오세요
가자
하... 형이 오늘처럼 웃는 거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해자 웃음]
(해자) 아우... 너무 잘 어울린다
아... 나도 여기서 결혼해야지!
- 결혼? - 왜?
작은누나 돈 모은 거 있어? 10만 원 있어?
뭐! 이제부터 모으면 되지!
야, 그리고 여기서 결혼하면 돈 하나도 안 필요해!
입던 원피스 입지? 손으로 청첩장 쓰지?
샌드위치 내가 만들면 되고 케이크도 내가 만들고
남자 친구부터 만들자 [토닥토닥]
언젠가는 나도 생기지 않을까?
오빠처럼 나 아니면 안 되는 사람
[지호 한숨]
- 감사합니다 - 수고해라
[슬픈 음악]
어, 명신아! 너 여기 웬일이야?
근처에 왔다가 잠깐 볼 수 있나 전화해 보려던 참이었어
근데 저 사람 누구야?
나랑 밥 먹어 주면 얘기해 주지
여태 점심 안 먹었어?
바빠서 지금도 30분밖에 시간 못내
(명신) 가자!
그래서 옛날 오빠랑 지금 오빠 결혼식장에 같이 갔다 오는 거야?
어
근데 그 사람은 왜 쳐다보고 서 있었어?
- 미안해서 - 뭐가?
얼마나 짜증 날까?
한때 동생이었어서 완전히 모른 척은 못 하겠고
서로 필요해서 이벤트 마무리까진 봐주기로 했는데
회장님한테 안 들키려고 멀쩡한 차 망가트려
바빠 죽겠는데 지수가 부탁하니까 나 끌고 오빠 결혼식까지 가 줘
염색 장인 만나러 간다고 가서는 산길 뛰어오게 해
그래도...
정강수 어르신이 허락은 해 줬다니까 화는 못 내고
먹을 거에 엄청 깔끔 떠는 사람이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끓인 지 일주일은 더 된 거 같은 선지해장국을 먹더라
콩나물은 물이 다 빠져서 실 가닥 같고
파는 흐물흐물한데
(명신) 지안이 너
그 사람 좋아해?
누구?
한때 오빠였던 지금은 지수 오빠인
네가 멍하니 보고 서 있었던 지금 계속 얘기하고 있는 부사장님
뭐?
[애잔한 음악]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고맙고, 미안하고 염치없는데...
그러면서도
계속 그 사람한테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게
너무 기막혀서 그러는 거야
계속 그 사람한테 기대하게 되거든
뭐를?
그 사람이 도와줬으면 좋겠다
우리 엄마, 아빠
경찰서만 가지 않게
어머니, 아버지...
아니
노 대표님, 부회장님 말려 줬으면 좋겠다
(명신) 말려 주겠지
그동안 너하고 든 정이 있을 텐데
글쎄...
오빠도 해성 그룹 사람이라서
모르겠어
[명신 한숨]
미안하다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그 사람 보는 네 눈빛이 하도 애틋해서 오해했네
[명신 한숨] 하긴...
지금 네 상황에 멜로가 말이 되니?
(태수) 어, 도난 방지 용품 몇 가지하고
스틸 메이트, 번호판 피겨 휴대폰 거치대, 방수 커버
요렇게 먼저 보낼 거야
어, 이쪽에 최저 단가 뽑아 달라고 했으니까
너도 그쪽 유통 업체하고 단가 협상 좀 잘 해 봐
응, 내가 지금 바로 가서 우체국 가서 EMS로 보낼게
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엄마!
어머, 지수야! 여긴 어떻게 알고?
해자 이모가 말해 줬어?
내가 물어봤어!
엄마가 어디서 일하는지 정도는 딸이 알고 있어야지
그렇다고 미리 연락도 없이 오고 그래
- 되게 깔끔하고 좋다! - 엄마 바쁘니까 빨리 가
사장님! 저희 야채 주문 더 해야 할 것 같아요
사장님?
- 어... 알았어요, 가 봐요 - (직원) 네
엄마, 엄마가 여기 사장님이야?
그게...
여기
해성 그룹 프랜차이즈야
해, 해성 그룹 프랜차이즈...
지안이네서 해 준 거야?
응
미리 말 못 해서 미안한데
너희들한테 말 못 할 사정이 있었어
아... 그렇구나
엄마가... 좀 그렇지? 염치없어 보이지?
지안이는 가서도 효도하네 진짜 딸은 난데
지수야! 그런 거는 아니야
엄마 그럼... 내가 퇴근하고 와서 도와줄게
여기는 본사에서 직원도 파견해 줘 아무나 와서 하면 안 돼
됐으니까 얼른 가
아니, 쉬는 날 친구랑 만나고 놀지 뭐 하러 여길 왔어? 빨리 가
얼른 가, 응? 가, 빨리 가
[똑똑]
부회장님 오셨습니다
[문 열림]
- 다녀오셨어요 - 어
왜요? 할 말 있어요?
조순옥이라고 했지?
25년 전에 은석이 데려갔던 여자 이번에 은석이 찾게 해 준
그 사람들한테 10억 줘서 보냈다고 했지, 당신
갑자기 그건 왜요?
그때 왜 그냥 보냈어? 거처라도 알아 놓지 않고
[긴장된 음악] 지금 와서 그 얘긴 왜 꺼내는 건데요?
또 사고 칠 수도 있는데 당신답지 않아서
당신, 당신답지 않게 왜 그래요? 내가 알아서 했다는데
10억을 받고도
설마 또다시 사고 칠 꿈이라도 꾸게 했을까 봐요?
그럼 그 사람들 지금 어디서 뭐 하는지 모르겠군
나한테서 멀리 떨어져서 살고 있겠죠
그렇군
나한테 더 할 얘기 없어요?
없어
저이가 왜 저러지?
(도경) 저 왔습니다!
회사에서?
아시겠지만 이번 행사가 크잖아요
하루 종일 서서 9시에 끝나고 뒤처리하고 식사하면
집에서 자 봤자 몇 시간 눈도 못 붙일 거 같아서 그래요
디자이너들 밤샘 작업할 때 쉬라고 만들어 준 데 말하는 거니?
이벤트 끝날 때까지 제가 거기서 지내라고 했어요
잠깐을 자더라도 지 방 지 침대에서 자는 게 편할 텐데
은석이도 그러고 싶다고 했어요 샤워실도 있고요
그러라고 해
잠 부족해서 이벤트에서 문제 생기면 곤란하지
이번 행사 끝나면 한 열흘 휴가 주도록 하자, 도경아
네가 자주 챙기고
네, 가은 씨한테 옷가지 좀 챙기라고 할게요
어! 엄마 왔어? 피곤하지
아니!
응? 엄마 뭐야, 그 표정은?
이거 나 혼내려고 할 때 표정인데
혼내기는... 할 말이 있어서 그래
할 말? 뭐?
지수야
너 유학 가
유학?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좀 알아봤는데...
프랑스 제빵 학교는 불어도 배워야 하니까 좀 그렇고
캐나다에도 제빵 학교 있더라
그 가게에서 번 돈으로 나 유학 보내려고?
그것도 있고...
아빠도 다시 사업 준비하시잖아
아빠도 그러더니 엄마까지 왜 이래?
나 아빠한테도 얘기했는데
나 빵 유학 필요 없고 우리 방장님 수제자 되고 싶다고
빵은 외국에서 온 거니까 유학 가서 배우면 더 좋잖아
엄마!
[애잔한 음악] 나는 이태원도 무서워, 응?
외국인들 왔다 갔다 하다가 나한테 말이라도 걸까 봐
영어도 한마디도 못 하는데 무슨 유학이야?
절대 싫어, 절대!
그래도 생각해 봐
[긴 숨]
아... 편하다
자!
가은 씨한테 싸라고 했다
네, 감사합니다
부모님께 허락받았으니까 문자 정도만 드려
네
저, 잠깐만요
[서랍 여닫는 소리]
저한테 주셨던 목걸이하고
2천만 원에서 학자금 대출 갚고 남은 돈이에요
미리 갚아 버려서...
[슬픈 음악]
돈 얘기는 할 거 없어
노블리스 오블리제로 후원했다 생각하면 그만이고
목걸이는...
동생으로 알고 준거니까
돌려받는 게 맞는 거 같고
바빠서 수리를 못 맡겼어요 죄송합니다
그리고 학자금으로 쓴 돈은
언젠가... 꼭 갚겠습니다
[한숨]
그래, 그렇게 해
아침 안 먹고 가요?
일찍 나가서 뭐 좀 알아볼 게 있어서 그래
그리고 저거
이번 달 생활비야 150만 원
다녀와요!
[문 열림]
아유, 아침이라도 먹고 나가지
[문 닫힘] [초인종]
누구세요?
[문 열림] 아예, 안녕하세요
여기 반찬요
네 아유 감사합니다, 네
[문 닫힘] - 반찬? - 어
새언니도 같이 사는데 엄마가 바쁘니까
반찬 배달해 먹기로 했어
어, 그럼 나 이제 반찬 안 해도 되네?
안 그래도 나 바빴는데
음! 맛있다!
어제 엄마가 한 말 생각 좀 해 봤어?
아... 엄마! 날 그렇게 몰라?
내가 언제 싫은 거 하는 거 봤어?
맛있다, 근데
[밝은 음악]
서지수 씨! 이리 와 봐!
네!
어? 신메뉴가 카스테라에요?
- 먹어 봐 - 네!
응? 카스테라가 아니라 카스테라 같은 식빵이네요?
음, 맛있어요!
어떻게 맛있어? 구체적으로 설명을 좀 해 봐
음... 부드럽고?
생크림 맛도 은은하게 나는 거 같고
이거 식사 대신 먹어도 든든할 거 같고 아, 암튼 맛있어요!
빵 만든다는 사람이 표현이 애매모호하기는
그 카페 빵 배달 갈 때 이거 시식 평 듣고 와
카페에요?
선 실장님 계실지도 모르는데
자꾸 이런 거 가져가면 저 오해받아요
아니, 지금 사장이 신메뉴 나와가지고 시식 평 듣겠다는데
- 종업원이 사적 감정으로 지금... - 그러면 안 되는 거죠
빨리 갔다 와야지
그리고 선 실장이 아니라 선우 실장
네?
선 실장이 아니고 선우 실장이라고
이름이 선우혁인데요?
아, 그러니까 이름이 선우고 성이 아니 아니, 저...
이름이, 아니... 성이 선우고 이름이 혁이라고, 아 진짜!
선우혁? 선우...
아!
독고, 남궁, 재갈...
아, 성이 두 글자였구나!
방장님 근데 이걸 어떻게 아셨어요?
아유, 이거 빵 식겠네 얼른, 얼른, 얼른 배달 가
아... 선우혁
오셨어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같이 계셨네요
- 사장님, 안녕하셨어요 - 어서 와요
근데 그건 뭐예요?
아, 이거 저희 신메뉴인데요
이거 사장님께서 시식 좀 해 달라고 부탁하셔서요
저희 방장님이 부탁하신 거예요
궁금하네 이 집 빵 너무 맛있는데
잠깐만요
저도 시식해도 되는 거죠?
네?
사장님한테만 시식 부탁하시길래
아... 제가 그랬군요
앉으세요, 두 분
어, 이거 그냥 포크로 떠 드시면 돼요
아... 저랑 혁 아, 실장님이랑
원래 빵을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둘 다 소화력이 안 좋아서요
근데 이 집 빵은 속이 편하더라고요
음! 맛있다 부드럽고
음, 아침 식사로 먹기 좋겠네요
아... 감사합니다
근데... 이거 물어봐도 돼요? 지수 씨 나이가 몇이에요?
아, 나이 묻는 건 실례 아닙니까?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저 28살이에요
어머, 실장님이랑 동갑이네
나랑 동갑이에요? 한참 어린 줄 알았는데
제가 좀 철이 없어요
동갑이면...
편한 동네 친구로 지내면 되겠네
[경쾌한 음악] 네?
[심호흡]
편한 동네 친구?
아... 좋다
마음 비우니까 친구는 되는구나
아니 왜, 왜, 왜 그래?
마, 맛이 영, 영 아니래? 별로래?
아니, 맛이 어떻대?
당연히 맛있대죠! 방장님이 만든 건데
어떻게 맛있대?
부드럽고
생크림 맛이 은은하게 나고
식사 대신 먹어도 좋겠대요
아이 그래, 내가 이렇게 구체적인 평이 필요했다니까
아까 제가 한 말이랑 똑같은 말인데요?
조태길 과장님이 복고 코너
양정아 대리님이 보라빛 향기 플리마켓
송미연 사원이 핸드 프린팅
윤하정 사원이 고객 모델 패션쇼
오경민 사원이 쎄시봉 콘서트
그리고 제가 천연 염색 체험 담당하기로 했습니다
아, 저는 사무실하고 행사장을 왔다 갔다 하기로 했습니다
현장 위생, 청결 특히 안전사고 없어야 합니다
네
내일 아침 오픈식 기념행사 준비는 다 된 겁니까?
기자들하고 홍보 영상 촬영팀에 시간 고지만 하면 됩니다
지금까지 고생한 거 헛수고 되지 않게 마지막 마무리 체크 잘하시고
오후에 세팅할 때 컨벤션홀에서 다시 뵙죠, 그럼
(부서 일동) 수고하셨습니다
[긴장된 음악]
(명희) 내가 알아서 했다는데 10억을 받고도
설마 또다시 사고 칠 꿈이라도 꾸게 했을까 봐요?
[휴대폰 벨 소리]
네, 부회장님
민 부장 지금 내 사무실로 좀 나오게
지금 회사로요?
박 기사 보낼 테니 타고 와
서지안 씨! 나머지 홍보 상황은 어때?
각 언론사에 배포한 정강수 염색장 이벤트 행사 참여 기사 나왔고요
그리고 나머지 홈피, 블로그, SNS 홍보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부사장님이 특별히 관심 갖는 정강수 장인, 이분 잘 모셔야 돼
호텔 MJ 스위트룸 준비해 뒀습니다 차량도 보냈고요
오케이 자, 그럼 준비는 다 끝난 건가?
네, 3시부터 대행사에서 컨벤션홀에 설치 시작하면 됩니다
음, 뭐 현장 상황만 확인하면 되겠네
- 수고했어 - 부장님!
그럼 저 3시까지 여자 숙직실에서 자도 되죠?
그래라
내일부터 초죽음이니까 서지안 씨도 잠깐 눈 좀 붙이고 와
저는 목재 체크만 하고 쉬겠습니다
[휴대폰 벨 소리]
- 여보세요? - 혁아, 나 지안이
나무 기둥 때문에 전화했어
그거 오후 3시까지 행사장에 가져가면 된다고 했지?
지금 트럭에 싣고 인천 가는 길이야
인천엔 왜?
(혁) 우리 목공소에서 쓸 목재 가지러 가야 하는데
3시면 시간이 애매하더라고
그래서 인천부터 갔다가 오는 길에 너희 나무 기둥 내려 줄게
같이 가자
같이?
인천까지 갈 시간 돼?
3시부터 행사장 준비하거든 그때까진 할 일 없어
물어볼 게 있어서 불렀네
집에서 안 묻고 여기서 묻는 이유는 잘 알 테고
함구하겠습니다
조순옥 어딨나?
- 네? - 조순옥
이번에 은석이 찾을 때 민 부장 노 대표하고 동행했었잖아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모릅니다
그때 살던 집 주소 몰라? 한번 만나 보고 싶은데
바로 떠난 거로 알고 있습니다
노 대표도 모를까?
(재성) 자네도 알다시피
노 대표가 뒤가 무르게 일 처리 하는 사람 아니잖아
글쎄요
DNA 검사 때 시료가 칫솔이라고 했지?
은석이 거라는 건 어떻게 확인했어?
칫솔이 두 개였습니다
- 두 개? - 네
그럼 지안이가 은석이라는 건 어떻게 확인한 거야?
저는 밖에 있었고
사모님이 조순옥 집에서 곧바로 서태수 씨 집으로 가셨습니다
양미정 씨 만나시고는 확신 가지고 나오셨어요
추가로 DNA 검사를 안 했단 말인가?
제가 알기로는 그렇습니다
[날카로운 효과음]
(주임) 자, 마지막요
마지막 받고!
- 더는 없나? - (주임) 아이고 [웃음소리]
우리 선우 실장 넉살이 나날이 늘어가네
마지막이 덤이잖아, 이 사람아!
주임님, 안 속네 이제
예쁜 아가씨 앞에 두고 속없이 굴지 말고 얼른 들어가
3년 넘게 봐 왔는데 여자 친구랑 같이 온 건 처음이에요
- 어, 저... - 여자 친구 아니니까 데려오죠!
선우혁, 막노동도 잘하네
1, 2주에 한 번씩 이게 몇 년짼데
근데 너 실내 디자인 전공했잖아
어쩌다 이 일 하게 된 거야?
난 네가 사업가 꿈꾸는 줄 꿈에도 몰랐는데
무슨 사업가를 꿈꿔?
재밌어서 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온 거지
재미?
사업을 재밌어서 한다고?
뒷얘기는 밥 먹으면서 하면 안 되겠냐?
근처에 쓸 만한 식당 있는데
[문 열림]
점심 같이 먹자니까 왜 사무실로 쳐들어와?
점심 약속 이미 있고 그냥은 못 있겠고
그냥 못 있겠다니 무슨 일 있냐?
일은 네가 있지, 인마!
- 내가? - 우리 회사에 자리 만들라면서
효림대 경영학과 졸업 나이 28세 여자
오버도, 오해도 사양이다
그 여자, 2천만 원 아가씨지?
(기재) 내가 네 전화 받고 생각해 봤는데
장소라하고 약혼 오케이 한 이후에
네가 여자관계 처신 얼마나 깔끔한지 내가 모르냐?
네 주변에 새로 등장한 여자! 2천만 원밖에 없더라고
오버도, 오해도 하지 말라고 했다
너 나한테 쇼퍼 부탁한 것도 그 여자 때문이지?
기재야, 네 상상력 일리는 있는데 그런 단순한 일 아니야
설명 안 할 거고 네가 여기 찾아와서 나 말릴 만한 일도 아니다
취직 부탁했잖아 네가 이런 부탁할 놈이야?
밥은 편히 먹게 해 주고 싶어서 그래
신경을 계속 거슬리게 해서
좋은 자리 만들어 주면
신경이 편해지겠냐?
그럼 해 주고
해 줘
아, 장소라
다음 달에 가족 행사 있어서 한국 온다더라
그러냐? 다음 달 언제?
베프 2명, 원룸에 가구 짜 주고 꾸며 줬더니
다른 놈이 또 부탁하는 거야 그때부턴 돈 받았지
그게 시작이었다고?
우리 세대는 자기 공간 꾸미는 데 욕심 있거든
공간의 중요성을 아는 거지
와 신기하다...
나는 네가 사업 계획을 잡고 시작했는 줄 알았어
계획?
뭐 인생이 계획대로 되나?
난 무계획이 계획이야
내가 아버지한테 죽기 싫어서 목공반 갈 때 너 만날 계획으로 갔나
팔팔한 여자애한테 지기 싫어서 톱질하다가
나무가 그렇게 좋아질 줄 알았나
그건 어릴 때고
아, 또 있다!
우리, 너하고 나
홍대 미대 갔다가 유학까지 가기로 계획하고 약속했잖아
근데 넌 경영학과로 난 장학금 받으려고 지방대로
장학금?
우리 아버지 술독에 쩔어 사는 한물간 목수였잖아
근데 네 프로필 보니까 영림대던데?
편입했지
1년 동안 진짜 안 해 본 일이 없다, 내가
그랬구나
그렇게 불쌍하게 안 봐도 돼!
알바도 내가 재밌는 거만 골라 했으니까
부러워서 보는 거야
지금은 아버지하고 살고?
아버지는 따로 사시고 누나하고 셰어 하우스에서 살아
셰어 하우스?
사업 자금 투자한 형이 부잣집 아들인데
그 형도 재밌게 돈 쓰고 벌고 싶어서 이상한 짓을 해
근데 너희 누나 결혼하지 않았어?
어머, 미안
띠동갑 우리 누님
5년 전에 돌아와서 지금은 내 보호하에 있다
선우혁 진짜 어른 같다
야, 이 집 잘 왔지? 맛있지?
무지
너 예전에 이렇게 먹성 좋지 않았는데
그렇지?
이상하게 너랑 먹으면 많이 먹게 되더라
밥 먹고 커피는 저 방파제에서 마시자
풍경 좋아
어우, 그거까진 안 되겠다 행사장 늦으면 안 돼
오면서 바다 본 것만으로도 좋아
바다 본 게 한 7년 만인가?
그럼 다음에 또 보자 가면서도 보고
[애잔한 음악]
일주일만 기다려 줄래?
내가 너한테 얼마나 이상하게 보이고 걱정시켰는지 알아
미안하게 생각해
차라리 처음부터 말했으면 좋았을걸
근데 지금은...
내가 그 얘기까지 할 힘이 없어
이벤트에 힘을 다 쏟아야 되거든
그래, 그렇게 해
고마워
- 이쪽, 이쪽, 이쪽 - (혁) 어
- 혁아, 이쪽에 놓으면 돼 - 어
[혁 가쁜 숨]
(지안) 그것들 있을 만한 곳 여기다 두세요
엄청 높네!
나무 기둥 온 거야?
나무 기둥 이쪽이랑 이쪽에다 놓을 거야
- 이쪽이랑 여기? - 응
(혁) 지안아, 갈게! 연락해!
아이, 저...
나무 기둥 제작한다는 데가
쟤였어?
[도경 한숨]
끊었다더니
[슬픈 음악]
돌아갈 준비를 하는구나
[도경 한숨]
[수지의 'Ring my bell' 재생]
또 오셨네요?
네, 소문대로 커피가 아주 맛있더라고요
오늘은 바닐라 라테를 마셔 봐야겠다
라테
아, 네...
[알쏭달쏭한 음악]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세요
이 동네 사세요?
근처에 사업체가 있습니다
근데...
예전에는 커피 안 드시지 않았어요?
예전에 언제? 아... 그때
[남구 웃음]
세월이 몇 년인데요
아니, 근데 어떻게
까마득한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기억을 다 하시네?
제가 쓸데없이 기억력이 좋아서요
여기... 11시에 오픈해서 밤 10시까지 하시죠?
- 네 - 가정생활하고 병행이 됩니까?
하루 11시간을 알바도 없이
무슨 취미 생활을 중노동 하듯이 해요?
아... 카, 카페가 무슨 중노동이에요?
- 아니에요? - 아니에요
아님 말고요
아유, 쓸데없이 노닥거리다가 다 식었네
다시 해다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사장님! 커피 한 잔 주십시오
[익살스러운 음악]
[남구 신음]
방장님, 사람 구하세요
저는 이제 빵 배우러 딴 데로 갈래요
[신음] 지수 씨
어, 방장님! 왜... 그러세요?
[신음] 나 우유, 우유
- 어디 아프세요? - 속이 너무 쓰려서 그래
[신음] 저기... 유기농 우유, 유기농
내가 왜 진작 이 생각을 못 했지?
아무도 난 줄 모르겠다, 그렇지?
[행복한 음악]
그렇게 잡으면... 위험해요
좋죠, 바람?
좋은데...
우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야 욕심내면 안 돼
압니다
내가 스톱하면 바로 스톱해야 해
언제든지요
어머!
놀라셨어요?
일부러 그랬지! [류 웃음]
같이 자전거 타는 동안만이라도 다른 생각 말고 음악 들으세요
[휴대폰 벨 소리]
네, 서지호입니다
어? 어딘데요?
홍대요?
아이, 됐어요 대학생들 오는데 무슨 팁이 있어요?
전 강남 아니면 출장 안 나갑니다
(남자) 야, 그쪽 애들이 예고 없이 단체로 관둬서 난리래
오늘 일당으로 쳐줄게
따따블! 나랑 같이 좀 가 주자! 어?
오호, 따따블!
재밌다 자전거가 되게 재밌네?
- 출발합니다 - 어디로?
자동차 극장 가서 영화 볼 겁니다
어? 자동차 극장?
남자하고 영화 본 적 없으시다면서요
일반 영화관보다 자동차 극장이 안전합니다
좁은 차 안에서 영화를 봐?
나 답답한 거 딱 질색이야
아, 그 의자를 뒤로 밀면 괜찮으...
클럽 가자!
아, 클럽 안 가기로 저하고 약속하셨는데요
에이, 그건 혼자선 안 간다고 한 거지 같이 가면 되잖아
나 남자 친구랑 클럽 가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그 의상도 준비 안 했고 분장 도구도 안 가지고 나오셔서 안 됩니다
그럼 홍대 클럽 가자, 우리 쪽 사람들은 강남에서만 놀거든
홍대요?
아... 홍대
[클럽 음악]
다녀왔습니다
자, 드물게 양주 손님이다!
팁도 나올 수 있으니까 내가 특별하게 너 챙겨 준다
역시 형님밖에 없습니다 어딥니까! 어디예요? 어?
저기, 저기, 저기 저기 끝에 가는 애들 보이지? 쟤네
- 어? - (형) 왜?
너도 저 자식 알아?
- 저 자식요? - 응, 유도맨!
유도맨... 쟤 운동했어요?
아니, 그 유도가 아니고
찍는 여자 족족 자빠트리는 데 선수였거든
빡! 국가 대표급으로
국가 대표급 여자 자빠트리...
아! 저 쓰레기
[익살스러운 음악]
신데렐라에 비밀 연애까지
어... 어! 오케이, 오케이!
야, 야, 야 빨리, 얼른 가봐
술값은 여자가 낼 거니까
형님! 이거 그냥 형님이 갖다 드리세요
- 왜? 내가 너 챙겨 주는 건데 - 저 다른 테이블 갈게요, 얼른!
- 얼른! - 참!
이거 신기하다!
맥주하고 양주를 섞으니까 디게 맛있어!
한 잔만 드시라니까요
괜찮아
연주회 연습 뒤풀이 있다고 민 부장한테 말해 놨어
어?
술 좀 깨게 바람 좀 쐬십시오
아... 시원하다!
[카메라 셔터]
얼굴 돌리십시오 누가 봅니다
어!
[설레임 가득한 효과음]
[심장 박동]
저기, 잠깐만...
[물방울 떨어지는 효과음]
[심장 박동]
[물방울 떨어지는 효과음]
[심장 박동]
[카메라 셔터]
[심장 박동]
- (지호) 실례합니다 - (류) 아, 깜짝이야!
아... 뭐야!
[경쾌한 음악]
너...
여기 숙녀분께 부킹 의뢰가 폭주해서 말입니다
- 안녕! - 너!
(직원) 라이트 14 좀만 더 올려 주셔야죠
좀 더! 네!
(민 부장) 칫솔이 두 개였습니다
(재성) 추가로 DNA 검사를 안 했단 말인가?
[날카로운 효과음] (민 부장) 제가 알기로는 그렇습니다
[긴장된 음악]
아니, 이 녀석 왜 말이 없어?
유학은 싫으냐? 회사 일이 더 재밌어?
저...
저는
[날카로운 효과음]
[소심한 오빠들의 'Beautiful Girl' 재생]
[왁자지껄]
(명희) 어때요? 정 사장님
세팅은 아주 좋습니다
진행이야 해 봐야 알겠지만
다채롭게 잘했네 준비 많이 했구나?
감사합니다
무형문화재 정강수 장인 쪽빛 염색이 오프닝이지?
(도경) 네, 10시 반 시작입니다
(명희) 그것만 보고 고객 패션쇼 때 다시 오면 되는 거니?
(도경) 네
[주제곡]
[사람들 환호성 & 박수갈채]
[웅성웅성]
(경민) 잠깐만, 금방 해 줄게
- 돼, 이제? - 아니요
안, 안 돼?
기술팀, 추억의 먹거리 코너에 전선 노출돼 있어요
저기서 그리신 다음에요
티셔츠 사진 찍어서 저희 홈피 이벤트 코너 있거든요?
거기 올려 주시면 돼요
(선배) 티셔츠는 가지셔도 됩니다
(선배) 여기 있습니다
- (지안) 양 대리님 - 응?
저 이거 나중에 계산할게요
[기타 연주]
- 진행은 잘 되고 있죠? - 예, 잘 되고 있습니다
[밝은 음악]
[무전 호출]
네, 부사장님
(도경) 설치팀에서 패션쇼 무대 단상 가져왔답니다
네, 얼른 가겠습니다
참, 염색 천 말랐는지 확인 좀 해 주세요, 네!
[미스터리한 음악]
[통화 연결음] [날카로운 효과음]
(지안) 어머, 여기 천!
빨리 정강수 어르신 다시 모셔 와
아, 점심때 전화 드렸는데 바로 평창 내려가셨대요
뭐?
[통화 연결음]
[통화 종료음]
염색 업체에 쪽빛 천 있답니까?
네, 두 군데에 가져와 달라고 했습니다
(도경) 누가 그걸 가져간 거야?
프리미엄 브랜드 런칭에 앞서서
같은 빛깔 같은 소재로 무대 배경 삼으려고
그 고생하면서 정강수 장인까지 섭외했는데
이건 색이 다르잖아요, 색이!
[도경 한숨]
[날카로운 효과음] 옷은 줄 게 없고
이거 목에 두르고 가요
어! 감사합니다
[속삭임]
부사장님
부장님... 아니, 부사장님 어떡하죠?
저기 염색 업체 쪽 전화인데요
지금 차가 너무 많이 막혀서 도저히 7시 전까진 도착 못 한답니다
못 온다고요?
근데 그 얘길 왜 과장님이 하십니까?
서지안 씨 어디 갔어요?
서지안 씨는 지금 연락이 안 돼서 행사장 쪽...
연락이 안 된다고요?
[통화 연결음]
(기계음)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 [통화 종료음]
아, 서지안 대체 어딜 간 거야?
[한숨]
[안도의 음악]
부사장님!
이거 어디서 났어?
정강수 어르신이 주셨던 거요
사무실에 뒀었는데 [가쁜 호흡]
오토바이 타느라고 전화도 못 받았어요
오토바이? 오토바이 타고 회사 갔다 왔다고?
속도위반 좀 했어요
(남자) 자, 그럼 지금부터
고객 모델 패션왕 선발 대회를 시작하겠습니다
큰 박수 주십시오!
[관중 환호]
[신나는 음악]
(명수) 수고했네!
이거로 거하게 회식하게
감사합니다, 사장님! [직원 일동 환호]
(명수) 마무리 잘하고
[직원 일동 환호, 박수]
아, 고기 드시라니까 이런 거로 되겠어요?
고기 먹으면 또 소주 먹어야 되고 소주 먹으면...
뻗을 거 같아서요
하루 종일 긴장했더니 시원한 맥주가 땡깁니다
전 원래 소주를 못 먹습니다
여러분이 원하는 거면 오케이! 저도 좋습니다
40주년 이벤트에서
가장 중요한 오프닝 행사를 무사히 마친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직원들) 수고하셨습니다 - (부장) 수고했어
[밝은 음악]
(부장) 서지안 씨
정말 고생했어 인정, 인정! 대단해, 대단해!
감사합니다
그동안 미안했다
먹는 차에 타는 차 온갖 차 심부름은 다 시키고
그것만 미안하세요?
어이구 [지안 웃음]
아, 미안한 거로 따지면 여기 서지안 씨한테 안 미안한 사람도 있나?
아이, 없죠!
그럼 다 같이 동시에 사과 건배 한 번 할까요?
아유, 왜 그러세요? 그만하세요
사과 건배 좋네요 합시다!
근데 부사장님은 술 안 드십니까?
전 맥주 안 좋아합니다 [도경 웃음소리]
그럼 가세요 맥주 못 드시는데 뭐 하러 계세요?
- 자, 건배! - (직원 일동) 건배!
(부장) 서지안, 미안하다!
[일동 웃음] - (대리) 고생했어 - (부장) 고생했어!
고생들 했어
[수돗물 소리]
너도 오늘 고생 많았다
잘났어, 정말
맥주 3잔 먹고 시비야?
시비 아니야
너 나보다 능력 있는 거 인정한다
오...
이래서 술이 좋은 거야, 응? 사람이 솔직해지거든
그래서 나 회사 관둘 거야
관둔다고?
아빠한테 다른 데 알아봐 달라고 했어
[잔잔한 음악] 그래, 그만둬
네가 그만두면 누군가 억울한 한 사람이
그 억울함 풀고 네 자리 들어올 수 있으니까
그런 거 관심 없어
난 네가 있어서 그만두는 거야
불편해서, 짜증 나서
너... 나한테 밀리고 억울했구나?
원래 네 것도 아닌 거 뺏긴 거로 억울했어?
계속 마케팅팀에 있어 봤자
계속 나한테 밀릴 거 아니까 도망가는 거구나?
난 여기 아니어도 갈 데 많거든
많겠지
근데 어딜 가서도 잊지 마
네가 낙하산인 거 아는 모든 사람들이
속으로는 너 우습게 알고 경멸하면서 본다는 거
뭐?
겉으로는 웃으면서 속으로는 너 깔보고 우습게 볼 거야
왜? 너는 실제로는 루저니까
네가 아무리 그렇게 말해 봤자야
난 너보다 잘 먹고 잘살 거니까
그래, 잘 먹고 잘살 거야
나보다 훨씬 잘 먹고 잘살 거야, 평생
겉으로는 아주 잘 먹고 잘살겠지
네 정체 아는 사람들 멸시받아 가면서
너...
내가 너 한때 친구라고 네 능력까지 인정해 줬는데
네가 인정 안 해 줘도 너보다 능력 있어, 나!
그런 말도 안 되는 생색내면서 그만두면
네 자존심 채워질 줄 알았어? 아니, 못 채워
넌 원래 자존심이 없으니까
- 야! - (지안) 낙하산으로 다른 데 가면
낙하산답게 살아
네 아빠 덕으로 그 자리에 앉아있는 거 뿌듯해하지 말고, 하정아
부끄러워하면서 살아 부끄러워하면서
잘 가
[직원들 웃음]
(부장) 자!
부장님, 서지안 씨는 회사 숙직실로 가야 하니까
- 제가 가는 길에 내려 주겠습니다 - 아, 예!
자자, 큰길에 택시 불러 놨으니까 여자분들 먼저 가시죠
서지안 씨는 여기 잠깐 기다려요
갑시다!
(부장) 자! 2차 가자, 2차!
(부장) 나를 따르라!
아니, 벌써 태운 거야?
[통화 연결음]
- 유비, 어디냐? - (유 비서) 죄송합니다, 부사장님
차 안에서 잠깐 졸았는데 어떤 자식이 앞에 사이드 올려놓고 가 가지고
지금 찾고 있습니다
알았다
[통화 종료음]
아니, 그럼 얜 어딜 간 거야?
부회장님은 좀 어떠시대?
부회장님 아직 안 들어오셨는데요
아프다고 일찍 나갔는데 아직 안 오셨다고?
[통화 연결음]
(기계음)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통화 종료음]
[긴장된 음악]
늦은 시간에 보자고 해서 미안합니다
아닙니다, 정 선배님 연락받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부탁합니다
네
[날카로운 효과음]
[한숨]
서지안 사원!
[애잔한 음악]
서지안 사원!
일어나, 데려다줄게
아, 아닙니다 저 안 데려다주셔도 됩니다
저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오늘 큰 공 세운 직원 챙기는 거야 너라서가 아니라
제가 오늘...
큰 공 세우긴 했죠
그렇죠, 부사장님?
그래
큰 공 세웠어
어우, 저 그럼 5분만! 저 너무 졸려요
유 비서가 차 가지고 올 때까지 눈 붙여
저 오늘 공 세운 거...
부사장님 어머니, 아버지한테 얘기해 줄 거예요?
얘기할게
그럼 내가 오늘...
염색 천 가지러 간 거... 고생한 얘기도 꼭 해 주세요
대표님이랑 부회장님한테!
[한숨]
그래
할게
오늘 너
정말 잘했다고
너무 고생 많았다고
오늘만 아니라
오늘까지
너무 잘했고
정말 고생 많았어
서지안
정말요?
맞아요
오늘 나... 진짜 잘했어요
그래
잘했어
엄청 잘했죠?
[애잔한 음악]
너무...
너무 잘했어
지금은 진짜 오빠 같다
오빠였을 땐... 참 좋았는데
이제 닷새 뒤면 끝이네요?
그날은...
인사 못 할 거 같으니까
지금 할게요
미안했어요
고마웠어요
잘...
지내세요
[박선예의 '바람이 불어와' 재생]
우리...
다신 보지 말자
다시는...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