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내 인생 19
[박선예의 '바람이 불어와' 재생]
우리...
다신 보지 말자
다시는...
[작은 소리] 아!
저, 저는 택시 타고 갈게요
지안아!
죄송합니다
나 뭐 한 거냐?
- 유비 - 네
나하고 지낸 지 몇 년이냐?
5년입니다
많이 취하신 모양입니다
술 탓이겠지?
그래야 되는 거 아닙니까?
맥주 두 잔밖에 안 마셨는데...
[박선예의 '바람이 불어와' 재생]
[작은 소리] 미쳤어, 미쳤어
왜 그랬어, 왜 그랬어?
(명신) 지안이 너, 저 사람 좋아하니?
그 사람 보는 네 눈빛이 하도 애틋해서 오해했네
[명신 깊은 한숨] 하긴...
지금 네 상황에 멜로가 말이 되니?
(명신) 그런데 저 사람은 왜 쳐다보고 서 있었어?
[작은 소리] 말도 안 돼
[작은 소리] 미쳤구나, 서지안
말도 안 돼
아니, 왜 그런 거야?
왜 그런 거야?
[잔잔한 음악] (지안) 그 사람이 도와줬으면 좋겠다
우리 엄마 아빠
경찰서만 가지 않게
어머니, 아버지 아니...
노 대표님 부회장님 말려 줬으면 좋겠다
저 오늘 공 세운 거
부사장님 어머니, 아버지한테 얘기해 줄 거에요?
얘기할게
그럼 내가 오늘
염색 천 가지러 간 거 고생한 얘기도 꼭 해 주세요?
대표님이랑 부회장님한테
그래
할게
아... 서지안 씨 일찍 나왔네?
[헛기침 소리]
서지안 씨, 일찍 나왔네?
[엘리베이터 알림음]
[익살스러운 음악] 왜, 왜 여깄어?
저 회사 숙직실에서 지내는 거 모르세요?
아, 그건 아는데 왜 이벤트장에 안 가고
맥주 두 잔에 취하셨어요?
(지안) 오전에 한가할 때 직원들 돌아가면서 행사장 보고
오후에 제가 가 있기로 했잖아요
아... 어제 그랬지, 참
죄송해요
어제요
제가 좀 실수했어요 술이 과했나 봐요
아, 나도 내가 먼저 사과해야 하는데
미안하다, 실수해서
술 탓이죠, 뭐
[엘리베이터 알림음]
- 그럼 회의 때 뵙겠습니다 - 아, 잠깐만
무릎 다쳤잖아
(지안) 감사합니다
부르셨습니까, 부회장님?
홍보 영상 말인데 큐시트대로 찍고 있는 건가?
예, 부회장님
해성 어패럴 40주년 이벤트 행사가
홍보 영상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좀 많지?
아, 그게 지시하신 대로...
아무래도 주객이 전도된 거 같아
이벤트 끝나면 겨울 신상품 마케팅에 총력을 다해야 하는데
이건 어떻게 돼 가고 있습니까?
예, 지난번 세미나 때 서지안 씨가 광고 콘셉트를 제안했으니까
우리 지안 씨가 맡으면 될 거 같은데요
이번 40주년 기념 이벤트를 제가 맡았으니까
다른 사람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과장) 아이, 능력 사회에 능력 위주로 일을 맡아야지
어쨌든 신입 사원한테 너무 큰 건 아닙니까?
더 논의해 보겠습니다
근데 윤하정 씨는 출근 안 한 겁니까?
연락도 없이 지각이야?
(하정) 그래서 나 회사 관둘 거야
제가 연락해 보겠습니다
부사장님 이거 좀 보세요
고객 사진 참여 게시판인데요 여기 이 사진
여기 염색 천 걷어 가는 사람이 찍혔어요
[미스터리한 음악]
[날카로운 효과음]
- 이거... - 윤하정 씨 아니야?
이 사람이 윤하정 씨란 말입니까?
- (하정) 왜! - 윤하정
너 어제 내가 한 말 때문에 안 나오는 거니?
(하정) 내가 왜 안 나가?
지금 사무실 앞이다 당당하게 사표 낼 거야
너 정말 회사 관둘 거야?
(부장) 윤하정 씨!
저한테 소리 지르지 마세요 부장님
저 이제 이 회사 직원 아니거든요
사표요
(도경) 누구 맘대로 사표를 냅니까?
거기 계신 줄 몰랐어요
(부장) 윤하정 씨, 응? 아니,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응?
이거 말이야, 이거!
(하정) 어머, 아니에요 저 아니에요
이게, 이게 왜 저예요? 얼굴도 안 나왔는데
바지랑 구두가 똑같은데?
(부장) 하아...
정강수 장인 염색 천 훔쳐서
어제 행사에 제일 중요한 패션쇼를 망칠 뻔하게 만든 사람이
윤하정 씨 맞습니까?
네, 저 맞습니다
서지안 씨 얄미워서 망치고 싶어서 그랬어요
내가 까낸 사람 다시 불러들이는 경우가 어딨어요?
(하정) 거기다 들어오자마자 중요한 일은 다 서지안이 맡고
저는 눈칫밥 먹고
서지안 때문에 제가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잖아요!
윤하...
윤하정 씨 말을 그렇게 하면 안 되지
지난 번 MMS 단체 문자 실수도 배상 없이 시말서로 봐줬는데!
아, 1억 3천요?
그거 변상할게요
(하정) 염색 천값도 배상하고요
염색 천값 배상? 회사 업무 방해인데?
- 손해 배상 청구하시면 해 드릴게요 - 절도는?
[익살스러운 음악] 네?
회사 기물 훔쳤으니 절도죄에 업무 방해 [따다닥 효과음]
[종소리]
(도경) 회사에서 해고는 당연한 거고
절도죄 처벌은 경찰서 가서 받아야죠, 윤하정 씨?
[경쾌한 음악] 경찰서요?
보안팀에서 나왔습니다
절도 업무 방해로 경찰서 데리고 가세요
- 법무팀 동행해서 - 가시죠
안 돼요, 부사장님!
한 번만 봐주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하정) 아빠, 우리 아빠 불러줘요! 경민 씨!
하정 씨!
두 사람 뭐야?
그러고 보니까 윤하정 씨 옷이 왜 어제랑 똑같죠?
어제 오경민이 윤하정 데려다주기로 했는데...
자, 다시 회의합시다
[이메일 알림음]
부사장님 홍보팀 메일인데요
마지막 날 폐회식 하는 건 영상에서 빼기로 했다는데요?
왜 갑자기 큐시트를 바꿨답니까?
(부장) 그냥 이벤트 스케치 영상이 더 자연스러워서 그랬답니다
[경쾌한 음악] (여우님) 우리 나무 의자를 10만 원에 샀는데
볼수록 역시 수제 의자라 다르네요
공장에서 만든 것도 13만 원이 넘더라고요
좀 미안했어요
(브래드피트님) 수제 의자 10만 원이면 너무 싼 겁니다
남편분 의자도 사시면 좋겠네요
(여우님) 안 그래도 그 생각 했는데
두 번째 의자는 작가가 제시한 가격대로 사야 한대요
(브래드피트님) 그 카페 주인장분이
아마추어 가구디자이너 양성이 목적인 거 같습니다
(혁) '브래드피트'?
다른 블로그에서 이 사람 댓글 본 거 같은데
네 팬인가 봐 여기에서 의자 사 갔나?
[문소리]
- 안녕하세요 - 네, 안녕하세요
지수 씨, 나 큰 실수 했어요
빵값 드린다고 챙겨 놓고는 깜빡했어요
사장님께 늦어서 정말 죄송하다고 전해 주세요
사장님은 묻지도 않으셨는데요, 뭐
지수 씨 머리 계속 풀고 다니기로 했어요?
훨씬 예뻐요
아, 이거요 남자 친구가 이러고 다니라고 해서요
- (희) 어머, 남자 친구 생겼어요? - 네!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일부러 남자 친구 생겼다고 하는 거 같지?
처음엔 무개념 스토커인 줄 알았는데
귀여운 구석이 있어
이거 카운터 밑에 사장님이 놔두고 깜빡하셨대요
죄송하다고 전해 달래요
아유, 죄송은 무슨 사람이 깜빡도 하고 뭐 그러는 거지
(희) 맛있는 빵 때문에 찾아오는 손님이 더 늘었어요
감사합니다
앞으로 카스테라 식빵도 두 개씩 부탁드릴게요
어? 왜 빵값이 다 들어있어?
현금은 10프로 10프로 할인된다는 말 안 했어?
말씀드렸어요
그리고 저도 다시 말씀드릴게요
- 사람 구하고 계시는 거예요? - 있어 봐, 있어 봐
이거 봐
'앞으로 카스테라 식빵도 두 개씩 부탁드릴게요' 이렇게 써 있잖아
계란을 더 넣어야겠다 계란을, 응
(태수) 어, 샘플 보더니 확신이 든 모양이네?
(석두) 내가 봐도 물건이 좋더라!
(석두) 주문서랑 계약서는 들어갔냐?
어, 잘 들어왔어
(석두) 계약금 절반 받았고
물건 도착하면 잔금 받기로 했으니까 계좌번호 보내
아이고, 물건 다 받고 잔금 다 받고 줘
(석두) 계약금 받았다니까
서태수 아직 살아 있었어 그 짧은 시간에 한 건 하잖냐!
마진도 얼마 안 되는 거 가지고 호들갑이냐
(석두) 아, 이번 건 작다고 다음 건도 작겠냐?
그래, 다음 건은 훨씬 더 커야지
(기계음) 통장을 받으십시오 놓고 가시는 물건이 없는지
확인해 주시고...
천만 원
이게 얼마 만이냐?
(부장) 마지막 날 폐회식 하는 건 영상에서 빼기로 했다는데요
[잔잔한 음악]
부사장님 서지안 사원이 뵙고 싶답니다
뭐 하는 짓이야?
직원이 부사장 면담 요청했다면서 들어오라 그래
아, 네
[문소리]
(도경) 무슨 일이야?
이벤트 마지막 날 행사가 홍보 영상에서 빠졌잖아요
그럼 제가 있을 필요가 없으니까
부회장님하고 대표님께 빨리 말씀드려도 될 거 같아서요
그래 봤자 며칠이야 약속대로 이벤트 마치고 말씀드리자
너무 힘들어서 그래요
오빠 결혼식은 끝냈으니 네 볼일은 끝냈다 이거야?
그런 건 아닙니다
그럼 끝까지 마무리해
마지막까지 행사를 네 손으로 마쳐야 네 공이 되는 거 아니야?
돈도 없는 놈이 얼마짜릴 산 거야, 도대체
(태수) 육십 오...
직원가? [미스터리한 음악]
[종소리] (클럽 동료) 찍는 여자 족족 자빠트리는 데 선수였거든
국가대표급으로
[익살스러운 음악]
선수한테 찍힌 거 같은데 큰누나한테 알려줘야 되나?
(서현) 믿어도 되니?
[휴대폰 벨 소리]
- 예, 아빠 - 너 지금 쉬는 시간 맞지?
아, 아, 예
어떻게 딱 맞춰서 쉬는 시간에 전화하셨네?
너 형하고 형수한테 사 준 구두
영수증에 직원가라고 써 있는데 그게 뭐냐?
아, 그거요 그...
어, 백화점에서 일하는 친구한테 부탁해서 산 거예요
아, 그러냐? 알았다
(안내 방송) 고객 여러분께 안내 말씀 드리겠습니다
(안내 방송) 저희 나라 백화점 8층에서는... [통화 종료음]
[통화 종료음] 야, 지...
[알쏭달쏭한 음악]
나라 백화점?
[문자 수신음]
(지호) 내가 약속은 했으니까 큰누나한테 말은 안 하겠는데
- 그놈 조심해라 - 치
첫 키스도 못 하게 한 주제에 누굴 조심하래?
- 네? - 응?
아니야, 클럽 그놈인데 언니한테 말은 안 하겠대
아, 네
근데 우리 어디 가서 시간 때울까?
[익살스러운 음악]
아가씨, 따뜻한 캐모마일 티 사 오겠습니다
- 빨리 와 - 네
- (류 부인) 최서현 씨 - 누구? 기억은 안 나는데
설마 내 동창이라도 되는 거니?
아니다, 네 동창
(서현) 꺅!
네가 놀아나는 놈 류재신 마누라다!
뭐, 뭐요? 마누라?
- 잘 걸렸다, 일어나! - (서현) 아아아악!
(류 부인) 너 남의 남편이랑 놀아나니까 좋냐?
(서현) 이거 왜 이래요! 사람 잘못 봤어요!
(류 부인) 야, 너 오늘 죽었어!
(류 부인) 이리 와!
(재신) 너 뭐 하는 거야, 왜 이래!
(재신) 아가씨, 도망가세요, 어서! 어서요!
(류 부인) 가긴 어딜 가!
[잔잔한 음악] [카메라 셔터]
[카메라 셔터]
[카메라 셔터]
한 장 더 찍을게요
지안 씨
- 이거 지안 씨 거라며? - 네, 감사합니다
[지안 놀람] [지안 웃음소리]
[지안 웃음소리]
[익살스러운 소리] [종소리]
야! [따다닥 효과음]
(기재) 핸드폰은 안 받고 부사장실로 전화했더니 여기 있다더라?
부사장 되고 첫 행사라 어떤가 한 번 보러 왔는데
이천만 원 쟤가 여기 왜 있냐?
아, 그게... 마케팅팀 정직원으로 재입사한 거야
- 재입사? - 우리 회사 계약직 직원이었어
과거는 관심 없고
재입사했는데 왜 나한테 취직자리 알아봐 달래?
- 아, 그게... - (기재) 네 회사에 두고
뒤로 만나는 거 위험해서 빼돌리려는 거지?
너 말조심해 쟤 그런 애 아니야
야, 그럼 일단 빼돌려서 몰래 연애하다가
때 되면 너희 집안 뒤집어엎기라도 하겠다는 거야?
[황당한 웃음] 어이없게 상상력 좋아
내가 한 20분 관찰했는데 너 계속 걔 쳐다보더라?
(기재) 찡그렸다가 애잔했다가 웃었다가 넋이 나갔던데?
내가... 그랬냐?
어쩔 생각이야?
제대로 말 안 하면 오늘 들고 온 취직자리 도로 들고 간다
그럴 마음도 아니고 그럴 생각 추호도 없어
나 너희 부모님 기만할 생각 없다
그런 거 아니라고, 아니라니까! 내가 어린애냐?
우리 외삼촌 회사 거기로 넣어 줄게
네 회사에 두고는 맘이 안 잡힐 거 같아서 그러는 거냐?
우리 회사에 둘 수만 있으면 내 마음이 편하겠다, 차라리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지안) 환경팀, 핸드 프린팅 쪽에 음료수 쏟아졌어요
닦아 주세요
어, 어, 어!
[살 익는 소리 강조] 아!
송연아, 괜찮아?
- (지안) 아 - 지안 씨, 괜찮아?
- 아, 괜찮아요 - (아이 엄마) 정말 죄송합니다
- 괜찮아? - (여자 아이) 네
[휴대폰 벨 소리]
- 무슨 일입니까? - 서지안 씨가 다리미에 데였어요
다리미에 데였다고요?
- 서지안 씨 지금 어딨습니까? - 응급 처치하려고 스텝실로 갔습니다
(도경) 서지안 씨! 서지안!
- 서지안 씨 지금 어디 갔습니까? - 아까 밖으로 뛰어나가던데요?
- 밖으로? - 네
(지안) 어, 서현아 여기 네가 말한 건물 앞인데
- 너 어디 있어? - (서현) 언니 여기요! 언니 뒤요
[익살스러운 음악]
[통화 종료음]
[서현 코 훌쩍이는 소리] 서현아, 너 어떻게 된 거야?
친구하고 싸워서 그래요
- 류 기사는 뭐 하고? - 친구 만나려고 떼놓고 왔어요
(지안) 너 레슨이 언제라 그랬지?
[종소리] [휴대폰 벨 소리]
(서현) 아, 안 돼요! 받지 마세요 [통화 종료음]
오빠 알면 저 죽어요
핸드백 있고만
택시 타고 백화점 가서 옷 사 입지 그랬어
이 꼴로 어떻게 백화점을 가요? 누가 보면 어쩌려고
(지안) 그럼 일단
옷부터 사러 가자
(서현) 언니, 내 말 못 들었어요? 이러고 어떻게 옷을 골라요
그럼...
여기서 주문해 놓고 매장에 찾으러 가는 건 괜찮지?
골라 봐
(기계음)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통화 종료음] (도경) 유비 이 근처 병원 다 전화해 봐
- 화상 환자 들어왔는지 - (유 비서) 아, 네
가면서 전화하자 [통화 연결음]
[익살스러운 음악]
- (직원) 어서 오세요 - (지안) 아, 네
(지안) 모바일 쇼핑몰에서 주문한 거 찾으러 왔는데요
(직원) 네,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잠시만요
예, 응급실이죠?
거기 혹시 화상 입은 여자 환자 왔습니까?
저 혹시 손에 화상 입은 여자 환자 안 왔어요?
이름 서지안 [서류 뒤적이는 소리]
오늘은 화상 입은 환자가 없었어요
[아주 작은 소리] 아, 네
여기도 안 왔으면 도대체 어디 간 거야?
[구두 소리] (유 비서) 부사장님
이 근처 병원은 다 전화해 봤는데 안 오셨다는데요
대학 병원 간 거 아니야?
(지안) 택시 콜했으니까 여기서 기다리자
레슨 시간에 늦지는 않겠지?
고마워요 언니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오빠한테 전화해도 돼
안 돼요, 오빠는... 큰일 나요
아니야, 서현아
네 오빠는 진심으로 도와달라고 하면 도와줄 사람이야
그러니까 앞으로는 무슨 일 있으면 오빠한테 도움 청해
언니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우리 오빠는 태어나면서부터 해성 그룹 후계자 교육받은 사람이에요
집안 룰에 어긋나는 거 절대 용납 안 해요
항상 그런 건 아닐 거야
그리고 이제 언니한테 해도 되는데 뭐 하러 오빠한테 해요
[잔잔한 음악] 고맙네... 미안하고
뭐가 고맙고 뭐가 미안해요?
불려 나와서 고생만 했는데
있어
조만간 다 알게 될 거야
(도경) 어디 간 거야?
[한숨 소리] [자동차 소리]
왜 나와 계세요? 행사장에 무슨 사고 났어요?
넌 왜 전화를 꺼 놔?
사람 신경 쓰이게 하는 데 도사다, 진짜!
봐봐, 얼마나 다친 거야? 괜찮아?
손은 그냥 살짝 덴 거예요
- 뭐? - 일이 있어서 잠깐 나갔다 왔어요
무슨 일?
그냥 그건 말할 순 없어요
말할 수 없어?
사람 미치게 걱정시켜 놓고 말할 수 없어?
전화 왜 꺼 놨어, 그럼!
- 오빠 목소리 좀 낮춰요 - 낮추긴 뭘 낮춰!
여기 행사장 앞이에요
[박선예의 '바람이 불어와' 재생]
야, 야! 서지안, 너 진짜!
너는 왜 나한테 미안해하고 고마워하고
난 또 왜 너도 몰래 여길 데려오고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웃음소리]
말할 수 없어?
사람 미치게 걱정시켜 놓고 말할 수 없어?
전화 왜 꺼 놨어, 그럼!
(기재) 내가 한 20분 관찰했는데 너 계속 걔 쳐다보더라?
찡그렸다가 애잔했다가 웃었다가 넋이 나갔던데?
[아주 작은 소리] 아빠
그러니까 제대하자마자 대학 입시 학원 다닌 게 아니라
곧바로 취직을 했단 얘기야?
(지호) 속인 건 죄송한데 어쩔 수 없었어요
말씀드려 봤자 반대하실 게 또 뻔하니까
반대를 괜히 하냐? 대학 가라는 게 괜한 소리야?
아빠, 재수했을 때도 그랬고 군대 가기 전에도 말씀드렸잖아요
저 대학 안 간다고 가기 싫다고요!
공부 잘했으면 안 간다 소리할까?
공부 잘했으면 대학 가죠, 당연히!
공부 못하니까
공부에 취미도 애정도 없는 놈이 대학 가서 뭐 하게요!
(지호) 스카이도 유학생도 취준생
고학력자 취준생 널린 세상인데
피똥 싸게 해 봤자 나 인서 울 대학 못 가요
그런 놈이 왜 대학엘 가야 되는데요? 세월 버리고, 돈 버리고!
그러니까 공부를 해야지 더 열심히 노력을 해야 될 거 아니야!
아빠, 아빠, 제발!
대학 나오면 뭐 해요?
(지호) 대학 나오면 다 성공해요? 잘 살아요?
아빤 대학 안 나왔나? 큰누나는 대학 안 나왔나?
[슬픈 음악] (지호) 우리 형편에
나 같은 놈한테 뭐 하러 헛돈을 써요?
나라도 장사해서 빨리 돈 버는 게 낫죠
야, 인마 애비가 그랬잖아
너만은 등록금 벌면서 대학 안 다니게 한다고
- 아버지 이제 돈 벌어 - 빚 갚아요, 그걸로
(지호) 전 아빠한테 도움받을 나이 지났고요
내 인생은 내가 선택할 권리 있어요
아빠, 나요, 내가 번 돈은 장사 밑천 적금 붓고 있고
그동안 집에서 받은 학원비, 용돈은 한 푼도 안 쓰고 다 따로 모아 놨어요
형한테 주려고요
형한테 줘?
우리 집 빚 그거 형이 갚고 있으니까
항상 형한테 빚진 마음 있었어요 나도
그러니까 너도 우리 집이 가난해서
그래서 그저 돈이나 벌려고 네 인생 포기하겠단 얘기야?
그저 돈이요?
어차피 돈 더 많이 주는 직장 가려고 대학 가는 거잖아요, 다들
누구나 다 하는 경험이야
대학 생활
그거 좀 안 하면 어때요?
돈 많이 벌면 할 게 얼마나 많은데
엄마 알면
형 신혼여행에서 오자마자 집안 시끄러워지니까
엄마한텐 내가 말할게요
아빠
아빠, 죄송해요!
근데 내 걱정은 안 해도 돼! 진짜!
(지안) 남한테 무시당하고 멸시당하고
비참하고 초라하고 비굴하고 또 비굴하면서 사는 거
나 더 못하겠어, 싫어요
그만하세요, 아버지 아무것도 모르세요 제가 왜 이러는지
내 자식한테 나 같은 가난 대물림하기 싫어서!
결혼 안 해
당신...
일당 벌이한다면서요
(미정) 대체 뭘 해 줄 수 있어요, 당신이?
우리 형편에 나 같은 놈한테 뭐 하러 헛돈을 써요
나라도 장사해서 빨리 돈 버는 게 낫죠
나 그동안 너무 힘들었어요
날마다 죽고 싶었어 내 노력만으로 안 되는 세상이에요
(미정) 나는 이제 당신 못 믿어요
[문자 수신음]
[익살스러운 음악]
서현이 왜 그러니?
계속 딸꾹질이 나서요 죄송한데 저 먼저 올라가 보겠습니다
[문자 수신음]
어떡해, 어떡해!
류는 왜 전화도 안 해 줘?
[문자 수신음]
[휴대폰 벨 소리]
- 여보세요? - 남의 남편하고 키스하니까 좋아요?
(류 부인) 해성 그룹 막내딸 최서현 씨
저 키스 안 했고요 왜 자꾸 사진을 보내는 거예요?
(류 부인) 만나서 얘기해요 [통화 종료음]
전화는 받지도 하지도 않아?
(류) 핸드폰 압수당했습니다
- 근데 아직 학교 가실 시간이... - 어제 그 미친 여자 말이 진짜야?
아니지?
맞습니다 저 결혼했습니다
[익살스러운 음악] 진짜 결혼했다고?
- 근데 왜 말 안 했어? - 물어보신 적이 없지 않습니까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그럼 이제 어떡해!
일단 아가씨 잘못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몰래 사진 찍어서 자꾸 보낸단 말이야
(류) 제가 이혼하자고 했더니 아가씨를 협박하나 봅니다
이혼? 이혼을 왜 해?
제가 아가씨 책임져야죠
아니, 무슨 소리야! 우린 이뤄질 수 없는 사이인데!
(지안) 추가 발주서예요
마지막 날까지 쓸 수 있게 넉넉히 발주했고요
남은 건 환불받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건 타 브랜드 겨울 마케팅 동향 보고서예요
뭐야? 행사 마무리부터 동향 보고서까지
뭘 이렇게 서둘렀어?
미리 보고 드리는 거예요
그리고 이건, 보랏빛 향기 고객 반응 보면서 생각해 본 건데요
의류 매장에 향 제품이나 마스크팩 같은 제품을
같이 판매하면 어떨까 해서 만들어 본 제안서예요
서지안 씨 로봇이야? 잠을 자긴 자?
로봇이면 좋겠네요 그럼 행사장에 가 보겠습니다
[긴장된 음악] 결과 나왔습니까? [날카로운 효과음]
뭐가 급해서 저렇게 뛰어?
[아주 작은 소리] 아니, 왜 숨어 있어?
[의미심장한 음악]
- 유비 - 네
오늘 내일 점심, 저녁 약속 다 잡아
- 누구하고 무슨 약속을... - 그동안 미뤄놨던 것들
뭐든 누구든 좋으니까 약속 잡아 이벤트 마지막 전날까지
아, 네
[잔잔한 음악]
(지수) 방장님이 이거 돌려 드리래요
현금은 10프로 할인이라 하셨는데 돈이 더 들어왔나 봐요
- 안녕히 계세요 - 잘 가요
어?
(남구) 손님이 늘었다니 제가 고맙습니다
(남구) 어느 봄날, 따스한 햇살처럼 내게 와 준 선우희
당신과 두 번째 겨울을 보낼 수 있어 행복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강남구
참 비슷하다, 글씨가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무슨 커피를 마실까?
아무 때나 자주 오시네요?
예, 제가 오너라서요 시간이 자유롭거든요
무슨 일 하시는데요?
옛날엔 안 그랬던 거 같은데 아줌마 다 되셨네
[익살스러운 음악] 아무한테나 막 물어보시고
어머
우리가 아무나는 아니지 않아요?
아무나가 아니면 우리가 뭔데요?
단골... 손님이죠
커피 뭐로 드려요?
뭐, 난 아직 단골 안 삼았지만 카푸치노 1잔하고
저거하고 저거 카스테란지 뭔지 저거 좀 줘 봐요
쿠폰 도장도 찍어 주시고
네
이 빵은 어디서 받는 건가? 밀가루 좋은 거 쓰나?
그럼요
당연히 기억 못 하시겠지만 제가 밀가루 소화력이 약해요
(희) 근데 이 빵은 먹고 속 부대낀 적 없거든요
안심하고 드셔도 돼요
아니, 난 그냥 밀가루 좋은 거 쓰냐고 물어본 건데?
[감탄하는 소리] 음!
와, 이 빵 진짜 맛있네요?
그렇죠?
[감탄하는 소리] 음!
빵집 하나는 제대로 골랐네요
빵집 하나는?
옛날 일 복수하는 건가? 왜 이렇게 못되게 굴지?
[감탄하는 소리] 아, 커피가 끝내줘요!
[종이 구기는 소리]
[숟가락으로 바닥 긁는 소리]
저 인간일 리가 없지
[문소리]
아, 속 쓰려
(지수) 아유, 어딜 갔다 오시길래
나갔다만 오면 그렇게 속 아파서 쩔쩔매세요?
[휴대폰 내려놓는 소리]
[남구 앓는 소리] (지수) 방장님!
왜 사람 안 구하세요? 제 말은 말 같지도 않으세요?
저 그만둔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분명히
그럼 빵 납품도 못 하는데? 자전거맨도 못 보고
못 보는 게 제 운명이면 어쩔 수 없죠
빵도 제 운명이니까 빵만 만들라는 계시인가 보죠, 뭐
아우, 알았어 알았어
유리창에 알바 구함 써서 붙여 드려요?
아유, 이렇게 싸부 말을 못 알아들어서, 원
(남구) 무슨 빵을 배우겠다고, 아이고
싸부요? 그럼 저 빵 가르쳐 주신다는 거예요?
싸부는 취소
지수 씨 없으면 내가 아쉬우니까 일단 접수
가르쳐 주시는 거면 제가 수제자잖아요, 이제!
- 참, 수제자 같은 소리... - 감사합니다!
어머, 왜 이러세요?
스킨십 안 돼, 어?
- 접수 취소 - 죄송합니다, 방장님
(지수) 싸부님
아유, 정말 아우, 취소 취소
아, 안 돼, 안 돼 아, 됐어
와!
[잔잔한 음악]
[아주 작은 소리] 어, 오빠
[아주 작은 소리] 오빠, 오빠
(지수) 오빠, 안녕하세요
어, 어쩐 일이야? 이 시간에
점심시간이라 잠깐 구경도 하고 언니도 만나려고요
- 이거 지안이가 준비한 거 맞죠? - 어
근데 언니는 어디 있어요?
금방 들어가 봐야 해서 빨리 말하고 가야 되는데
- 무슨 할 말 있어서 온 거야? - 네
제가 우리 방장님 수제자가 됐거든요
그분 반죽 기술이 예술인데
절대 수제자 키울 생각이 없는 분인데 제가 당첨됐어요!
아, 그런 일이 있었구나
지안이가 제일 좋아할 일이라 직접 말하려고 왔는데
왜 없어요?
제가 맨날 미래 걱정도 안 하고 알바만 하고 산다고
지안이가 맨날 걱정했거든요
서프라이즈 실패했네
지안이 지금 여기 없어 외근 나갔거든
한참 있어야 들어와
아, 그래요? 전화하고 올걸
왔단 얘기 해 줄게
그럼 저 수제자 됐단 말도 꼭 전해 주세요
그래, 약속 있어 나가는 길인데
앞에 나가 택시 태워 줄게 같이 나가자
지안이 덕에 에스코트 받는다
- 가요 - 가자
(지수) 네
(지수) 노래 좋다
[잔잔한 음악]
[휴대폰 진동음]
그래서 숨었어?
모른 척 지수를 대할 수가 없어서
부사장님이랑 지수랑 같이 있는 걸 보는데
누가 막 내 목을 조르는 것처럼 숨쉬기가 힘들더라
며칠만 참아
부사장도 이벤트 마무리까지는 하라고 했다면서
그건 내 입장 생각해서 그러라고 하시는 거지
지수 보면서 얼마나 기막히고 맘 아프겠어
지금 네가 그 사람 걱정할 때니?
디데이가 4일 남았는데
그 생각만 하면 내가 막 심장 쫄려 죽겠어
그건 맞아야 할 매니까 맞는 게 맞고
[휴대폰 진동음]
부사장님 어머니셔
네
옆에 누구 있구나? 그럼 얘기만 들어
이벤트 끝나면 서태수 씨 양미정 씨하고 식사하자, 우리
[의미심장한 음악] 네?
우리 집안 딸 되기 위해서 네가 총력을 기울였으니까 보상을 주는 거야
25년을 같이 산 사람들 영영 끊게 할 생각 없었다
대신 내 딸로 만나는 거다?
여보세요? 은석아
오늘...
집에 가서 뵙고 말씀드릴게요
오늘 집에 올래?
네, 부...
아니, 두 분 다 뵀으면 좋겠는데
집에 계실까요? 드릴 말씀이 있어요
응, 아버지 저녁 스케줄 없으시니까 들어오실 거야
네, 그럼 이따 뵙겠습니다
(미정) 어서들 와 오느라 힘들었지?
네, 비행기 오래 타니까 좀 피곤해요
(태수) 그래, 고생들 했다
- (지태) 다녀왔습니다 - (지수) 고생은 무슨
둘이 좋아 가지고 얼굴이 뺀질뺀질하구만
- 저희 절 받으셔야죠 - (태수) 촌스럽게 절은 무슨
밥 먹게 옷 갈아입고 내려와 빨리
그래, 올라가서 짐 놔두고 옷 갈아입고 내려와
아, 예
가자, 이리 줘
(지태) 어 [가방 내려놓는 소리]
아가씨 선물이네?
사진보다 예쁘다
방도 좋고
나는 너랑 같이 온 게 제일 좋다
서지태 야누스야
결혼하기 전엔 그렇게 튕기더니 결혼하고선 완전 달라졌어
나도 내가 이럴 줄 몰랐어 당황스러워 죽겠다
그냥 우리 둘만 생각할걸 우리 너무 쟀나 봐
그건 아니지 내 현실이 웬만했어야지
평생 제일 친한 친구가 돼 준다는 말만 지켜주면 돼
친한 친구만 돼 주나?
남편, 오빠... 또 뭐야?
멀리 계신 장인어른 대신에 아빠 다 해 준다!
난 딱 여친 같은 아내만 할 거야
엄마 같은 아내 절대 기대하지 마
엄마 같은 아내를 누가 좋아해?
빨리 옷 갈아입고 내려가야지
[휴대폰 벨 소리]
- 어 - 저...
잠깐 뵐 수 있을까요?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무슨 일인데? 전화로 하자
만나서 해야 될 얘기예요
그래, 알았다 멤버십 레스토랑 알지?
- 그리로 와 - 네, 알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무거운 음악]
[아주 작은 소리] 도와주세요
오늘 부모님께 말씀드릴 때 옆에 있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마지막 부탁입니다
도와주세요
미리 커피 시켰다 중간에 사람 드나드는 거 싫어서
- 네 - 무슨 얘긴지 듣기 전에
마침 나도 할 얘기 있었는데 잘됐다
네
우선...
네 핸드폰부터 돌려줄게
이걸... 왜 부사장님이 가지고 계세요?
어머니가 이천만 원 때문에 너한테 남자 문제 있나
뒤쫓아 보라셨어
다른 사람 시킬 상황이 아니었으니까
그래서 네 뒤를 밟았다
택시에서 핸드폰 떨어트린 것도 모르고 정신없이 뛰어가서
선우혁이라고 했지? 그 친구 만나는 것도 봤고
아, 제 동생 겁니다
그 친구하고 같이 카페로 이동하는 것도 봤어
고생 많이 해라
그때는 마음 준비 없이 온 네가 거슬려서 내가 주워 왔고
과거하고 단절시키라는 어머니 뜻이 있어서
돌려주지 않았다
참... 대단하시네요
미안하다고 말하기엔 애매한 상황이니까 넘어가자
너도 우리 집안 룰 알 만큼 알 테고
이젠 그럴 필요 없으니까 돌려주는 게 맞고
참 씁쓸한데
저도 뭐라고 말할 처지가 아니니까
잘 받겠습니다
다른 데 취직자리 알아 놨다
이벤트 끝나면 우리 회사 계속 다닐 수 없을 테니까
취직... 자리요?
은생 기업 마케팅팀이야
해성 어패럴보다 큰 회사야
해성 어패럴 계속 다닐 생각 없고요 은생 기업도 됐습니다
제가 낙하산으로 다른 데를 들어갈 거라고 생각하세요?
계획 없다면서
그러니까 해 주는 거 아니야 신경 쓰여서
됐습니다
능력 없는데 억지로 자리 봐주는 거 아니야
- 네 능력 충분해 - 그만하세요
저한테 지금 필요한 건 그런 도움이 아니에요
그럼 너한테 무슨 도움이 필요해?
네 상황에 자존심 세울 때 아니지 않나?
[잔잔한 음악] 자존심요?
당장 눈앞밖에 못 보니?
부모님 때문에 다른 건 눈에 안 보여?
고백하고 나서 네 모습은 네 처지는 생각 안 해?
왜 이렇게 어리석게 굴어? 기껏 생각해서 자리 알아봐 줬는데!
내가 필요한 건 배려지 동정이 아니에요
배려도 동정도 하는 사람 마음이야
받는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왜... 그런 식으로 말을 해요?
- 내가 뭘? - 봐주는 것처럼
선심 쓰는 것처럼 불쌍한 애 동정하는 것처럼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비겁하게
비겁하다고?
그냥 나한테 맘 있어서 그런다고 하세요
그 정도도 못 해요?
(지안) 꼭 그렇게
완전 남처럼...
여태 쌓아온 게 있는데 지금까지 지내온 게 있는데
그렇게 억지로
모욕적으로 그럴 것까진 없잖아요
그래, 너한테 마음 쓰여
(도경) 근데 그거 밝혀서 뭐 하게?
넌 그거 알아서 뭐 하게 확인해서 뭐 하게!
내가 너한테 뭘 해 줄 수 있는데?
넌... 너 나한테 뭘 바라는데?
내가 바라는 건
- 오늘 - (도경) 너하고 난
가는 길이 달라
우리 집에 지내면서 알 만큼 알았잖아
근데 나한테 뭘 기대해 왜 그런 눈으로 날 봐!
네가 뭔데, 왜? 너한테 키스해서?
[슬픈 음악] (도경) 그래
너한테 끌렸어 끌려서 키스했어
근데 뭐 키스?
백번도 할 수 있어 키스만 할 수 있나? 잘 수도 있지
이미 내 여동생 아닌데 뭔들 못하겠어?
근데 딱 그것뿐이야
내가 아무리 널 좋아해도
오빠가 지금 그렇게 말을 하면
(도경) 나는...
나는 장소라하고 결혼할 사람이야 아니, 할 거야
그러니 넌 너한테 맞는 삶을 살면 되는 거고
나는 지금처럼 내 삶을 살면 돼
[감정이 고조되는 음악]
그러니까 나한테 아무것도 기대하지 마
(도경) 내가 너한테 해 줄 수 있는 거?
네 부모님... 경찰서 가게 안 해 주는 거
그거 해 줄 테니까
먼저 간다
[문자 수신음]
(명희) 오는 길이니? 아버지랑 기다리고 있는데
좀 일찍 오지 기다리다 저녁 먹었다
죄송해요
- 앉거라 - 네
근데 은석이한테 할 말이 뭐예요?
아버지가 너한테 할 말 있다면서 나한테 말도 안 해 주시고
너 오면 같이 들으라잖아
은석아
네
'네'라고 했냐?
[날카로운 효과음]
[긴장된 음악] 네가 최은석이야?
당신 왜 그래요? 며칠 만에 보는 딸한테
[종이 꺼내는 소리]
너 누구야?
[긴장된 음악]
[긴장감 고조되는 소리]
[동경소녀의 '어쩌면 내일은' 재생]
(재성) 세상에 할 짓이 없어서 자식을 바꿔치기해?
당신이 인간이야? 내 딸 어딨어, 내 딸 데리고 와
(지수)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요?
엄마 아빠 딸은 지안이였던 거야?
- 그래서가 아니야! - 그럼 왜 지안이 보냈어, 그 집에!
- (재성) 알고 있었다고? - 제가 같이 말씀드리기로 했는데
너까지 나를!
(재성) 서지안한테 동정이 갔단 말이구나
(도경) 네가 걱정하는 일 최대한 없게 해 줄게
(명희) 그렇게 소중했던 네 딸 서지안
죽을 때까지 구경해 네 딸이 어떻게 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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