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내 인생 21
[긴장된 음악]
[심각한 음악]
(지안) 지수야 [지안의 놀란 신음 소리]
나쁜 계집애
(지안) 너 왜 나 때려?
너까지 날 기만했으니까
[흥분하면서] (지수) 너 알고 있었지?
알고 있었어 네가 아니라는 거
[흐느끼며] 네가 진짜 아니라는 거
엄마, 아빠가 나 대신 너 보낸 거
그게 날 때린 이유야?
우린 쌍둥이였어
[한숨 쉬며] 난 너한테 모든 걸 얘기했는데 넌 안 했어
너마저 날 동생으로 가족으로 생각 안 했어
[기운 없는 목소리로] 오해하지 마
처음부터 알고 간 건 아니야
나도 그 정도 눈치는 있어 내가 바보인 줄 알아?
알자마자 나한테 말했어야지
뭐 하느라 들킬 때까지 그 집에 있었어?
[계속 흥분하며] (지수) 거기가 그렇게 좋았어?
내가 회사 찾아가니까 쫓아내고
미안하다고 하고
(지수) 돈이 그렇게 좋았어?
엄마, 아빠도 너도 나보다 돈이 더 좋았던 거야
왜 아무 말도 안 해? 왜 그렇게 봐?
[언성이 더 높아지며] 무슨 말이라도 해 봐
너는...
참 이기적이야
뭐?
결정적인 순간에 네 생각밖에 안 해
네 입장에서만 생각해
나한테 가지 말라고 혼냈던 때처럼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왜 그랬는지 생각해 봤어?
내 입장에서 넌 생각해 봤어?
(지안) 너인 줄도 모르고 재벌 집 간다고 했을 때도
내 심정보다 네 생각이 더 중요했고 지금도...
들어볼 생각도 안 하고 비난부터 하는구나
네 입장에서 뭘 생각해? 이미 날 속였는데
(지수) 알았을 때 말 안 했는데 알았는데도 말 안 했는데
날 믿지도 못 하는데 [숨을 몰아 쉬며]
내가 이기적이라고?
너 어떻게 나한테 그렇게 얘기할 수가 있어?
(지안) 아빠 사업 망해서 부산에서 10개월 살고
아빠 마산에서 직장 생겨서 마산으로 이사 갈 때
학교 담임 선생님이 장학금 후원 받아주셔서
혼자 기숙사 살며 대학 갈 때까지 부산에 남기로 했었어
[작게 소리치며] 그때 너!
[지안이 흐느낀다]
(지안) 마산 학교 혼자 전학 가서 지내는 거 무섭다고 일주일 굶었어
그래서 결국 내가 장학금 포기하고
마산 따라 내려갔지 단칸방으로
그 얘길 왜 여기서 해?
내 고집 때문에 너도 피해 봤다는 걸로 넘어가겠다는 거야?
(지수) 네가 선택한 거야 끝까지 안 왔으면 됐잖아
난 너랑 떨어져서 사는 게 속상해서 밥 안 먹은 거야
[울면서 긴 한숨을 내쉰다]
너 뭐야? 너 그거...
너 지금 억울하다는 거야?
아니야
내가 어떻게 억울할 수가 있겠어
내 부모님이 너 데려다 키워서 네 인생을 바꿨는데
내 부모님?
[지수가 한숨 쉰다]
[지수가 흥분하며] 그래
너네 엄마는 나 대신 널 보내 놓고 가게까지 받고
[언성 높이며] (지수) 넌 알면서도 버티고
뭐?
네 부모 맞네
[흥분하며] 돈 때문에 나 따윈 신경도 안 쓰는
[비장한 음악]
[힘들어 한다]
[뛰어간다]
[심각한 음악]
어머니께서 부르셔서 일단 왔는데
최은석이라고 합니다
노 씨 핏줄 맞네
돌아와서 기쁘다, 조카
어떡하지?
누군가 투서를 했어
[긴장된 음악]
이것들이
[문 열리고 닫히는 소리]
(도경) 이번 달 제안서 중에 이거...
매장에 향초, 핸드 크림 마스크 팩 등
(도경) 여성 고객들이 관심 가질 만할 아이템을
함께 판매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 좋습니다
진행해 보세요
저기 근데 그게... [멋쩍게 웃음]
서지안 사원이 내고 간 겁니다
그래요?
사직하기 전에 낸 거라 우리 회사 직원일 때 낸 거니까 뭐
(이 부장) 진행해도 이상은 없지만
혹시나 해서 미리 말씀드립니다
서지안 씨 다시 부를 순 없을까요?
아닙니다
(도경) 서지안 씨는 집안에 급한 일이 생겨서
그만 둘 수밖에 없다고 연락이 왔어요
무슨 일이요?
서지안 씨 얘기가 나온 김에
윤하정 씨 처리 결과도 말씀드려야겠군요
윤하정 씨는 경찰에 신고하지는 않고
법무 팀에서 처리하는 걸로 결정했습니다
손해 배상 받고 해고 처리하는 걸로
[더듬으며] 속까지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이 부장) 아니 근데... 서지안 사원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닙니까?
인수 인계도 안 하고 갑자기, 아휴 [혀를 찬다]
하던 일 마무리 다 했다면서요?
자료도 부장님한테 다 건넸다고 부장님이 직접 말씀하셨잖아요?
뭐가 무책임합니까?
[당황한 웃음] 아, 예
[전화 진동음]
(도경) 잠시 전화 좀 받겠습니다
[전화 진동 계속]
- 네, 최도경입니다 - (민 부장) 부사장님
(민 부장) 서지안 씨 어머니 양미정 씨가 집에 와 계세요
네?
[잔잔한 음악]
(민 부장) 계속 무릎 꿇고 계셔서 알려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도경) 나는 지금처럼 내 삶을 살면 돼
그러니까...
나한테 아무것도 기대하지 마
(도경) 내가 너한테 해줄 수 있는 거?
(도경) 네 부모님...
경찰서 가게 안 해주는 거
그거 해줄 테니까
제가 미리 설명드리면
조금이라도 덜 짓밟으시지 않을까
오빠도 알잖아요?
어머니, 아버지가 우리 엄마, 아빠한테 어떻게 할지
[빠른 음악]
[부우웅하는 엔진 소리]
[문 여는 소리]
일어나시죠
(도경) 일어나세요, 괜찮습니다
아니에요
민 부장님
택시 부르라고 하고 이분 일으키시죠
아니에요, 안 돼요
사모님, 뵙고 가야 해요
사모님 허락하셔야
(민 부장) 부사장님 말씀대로 하셔도 됩니다
어서요
[미정의 아픈 신음 소리] 아휴
[잔잔한 음악]
아휴
[차 문을 연다]
(민 부장) 부사장님이 알아서 하실 겁니다 걱정 말고 가셔도 돼요
어서요
[차 문 닫는 소리]
- 수고하세요 - (택시 기사) 네
[차 출발하는 소리]
전 회사로 다시 갑니다
다녀 오세요
[잔잔한 음악 계속]
(명신) 지안이 혼자 애 많이 썼어요
회사에서 정말 큰 프로젝트를 맡았거든요
그거 성공시키고 고백해서
부모님 용서해 달라고
(명신)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잘 안 됐나 봐요
알았으면 알았을 때 말을 했어야지, 이놈아
[현관문 열리는 소리]
[문 닫히는 소리]
[흐느끼며] 여보
어, 지태 아버지
[흐느끼며] 지안이
지안이한테 앙갚음한대요 사모님이
[더듬으며] 그, 그 무슨 소리야?
해성 사모님이, 지안이 아무것도 못 하게
계약직도 못 하게
지안이 짓밟는 걸로 날 벌주신대요
[미정이 흐느낀다]
(미정) 어머, 어떻게 하면 좋아
[울면서] 우리 지안이 어떻게 하면 좋아
내가 미쳤었나 봐요
당신 말 들을걸
[흐느끼면서] 당신 말 들었어야 했는데
그게 무슨
당신 지금 무슨 소리하고 있는 거야?
[미정이 계속 흐느낀다]
[심각한 음악]
가게를 그만두지 말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당신이 뭐 잘못 들은 거 아니야?
수아는?
그 집이 수아를 어떻게 알아?
알고 있었어요, 알고 있더라고
가게를 그만두면
지태, 수아
지호까지 다 잘리게 만든다고
(미정) 분명히 그랬어요
어찌나... 무섭고
매섭게 또박또박
잘못 들을 수 없게 그랬어요
아니 그게 무슨 말이야
잘못은 우리가 한 건데
[한숨을 크게 쉬며] 미안해요
지태 아버지
(미정) 우리가 예전처럼 잘 살기만 했어도
죽어도 지수 안 보냈을 거예요
DNA 검사요?
안 해주면 어쩔 거예요?
죽을 뻔한 애였어요
죽을 뻔한 애였다고요
아직도 변명이야
이제 그만 좀 해
당신이 아무리 지수 사랑했다고 해도 남의 딸이야
지금 우리 감정따윈 아무 소용 없어
수습할 생각부터 해야지
[훌쩍인다]
어떡하죠?
자수해야지
그 전에 사죄부터 하고
[태수가 문을 열고 나간다]
[행인들의 걸음 소리]
[잔잔한 음악]
[낮은 한숨 소리]
당신이 딸 팔아서 팔자 고치려고 했던 서태수인가?
내 딸 데리고 와
이 집에 한시도 두고 싶지 않으니까
은석아
[계단 내려가는 소리]
(재성) 은석아
[큰 한숨을 쉬며] 경솔하게 화를 못 참고...
(민 부장) 서지수 씨는 연남동 빵집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문 두드리는 소리]
회장님, 로비에서 연락 왔는데 서태수라는 분이 뵙고 싶답니다
서태수?
그냥 돌려 보낼까요?
올려 보내라고 해
(재성) 그냥 돌려 보내려다가
행여 소동이라도 벌일까 싶기도 했고
내 딸 문제로 할 말도 있고 해서 들였소
감사합니다
찾아온 용건 뻔하니 그 말 들을 필요는 없고
- 내 말하겠소 - (태수) 잘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지수 아버님
- 지수 아버님? - (태수) 지수 아...
아직은 지수일 테니
해성 그룹의 부회장님이 아니라
지수 아버님께 사죄드리러 왔습니다
저질러 놓고 하는 후회가 무슨 소용이며
사죄가 무슨 소용이냐고 하셨지만
잘못한 놈이
제대로 된 사죄도 안 하고 자수를 한다는 것도
염치가 없어서 이렇게 찾아뵙습니다
자수?
부회장님이 저희 집에 오신 날
지안이가 문자를 보냈습니다
두 분께 고백하러 간다면서
자수하라고요
[지안이가 떨면서] 부회장님 제 말씀 좀 들어주세요
엄마, 아빠한테 내일 경찰서에 가시라고 했어요
계속 속일 생각은 정말 아니었어요
딸 아니었으면 언제까지 속일 생각이었나?
다시 사업해서 재기한 뒤에
지안이 데려올 생각이었습니다
사업?
재기?
[한숨 쉰다]
휴대폰 배터리만 남아있었어도
(태수) 차만 놓치지 않았어도
[태수가 한숨을 내쉰다]
(태수) 그날 그렇게 지안이를 잡을 수 있는
(태수) 마지막 기회를 놓쳤습니다
그 다음날 바로 가서 지안이를
다시 데려오지 못 한 건
해성 그룹을 선택해서 갔는데
이미 그 집안에 들어간 지안인데
너 아니다
다시 데려올 자신이 없었습니다
(태수) 오죽 힘들었으면
28년을 같이 산 부모를
며칠 만에 떠날 생각을 했겠습니까?
(태수) 속고 계신 부회장님 내외분보다
지안이가 더 걱정이 돼서
어떻게든 재기해서
지안이가 돌아왔을 때
조금이라도 덜 비참하게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끝까지 속일 생각은 아니었다
결국 그 변명하러 온 건가?
[더듬으면서] 아, 아, 아닙니다
그간의 과정을 상황을 다 말씀드리고
죗값을 받는 게 도리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집사람의 경고가 두려워서 온 거겠지
(태수) 예
두렵습니다
(태수) 그래서 가게는
종업원으로 평생 월급 없이 일하라고 하면...
할 겁니다, 집사람이
아니, 집사람하고 저하고 감방이라도 가라면 갈 겁니다
시키시는 일은 뭐든 다 하겠습니다
하지만 지안이는
저희가 받는 죗값으로
놔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민 부장) 양미정 씨는 계속 무릎 꿇고 거실에 있습니다
사죄하러 왔으면 사죄만 해요
지금 무슨 부탁할 처지가 아닐 텐데
지안이가
아직 안 돌아왔습니다
집엘 안 갔단 말입니까?
쉽게 제 부모 얼굴을 어떻게 보겠습니까?
(태수) 그래서 지안이가 돌아오면
지안이한테도 사죄하고
자수할 수 있게 허락을 구하러 왔습니다
우선 내 딸 데리고 오고 나서
당신들 처분은 따로 얘기합시다
[더듬으면서] 지수를...
우리한테 미안하면 잘 달래서 보내도록 해요
그 아이도 상처 받았을 거 아니야
이번 주말에 데리러 가겠소
당신 입장에서 하는 말이 이해된다고 해서
당신 부부가 용서가 되거나 합리화되는 건 아니오
예
알고 있습니다
가보시오
(태수) 한 가지만 더 말씀 드리자면
25년 전에
남의 딸을 신고도 안 하고 데려다 키운 건
정말 잘못했지만
정말 만의 하나라도
누군가 잃어버린 아이라고 생각했으면
집사람이 아무리 사정을 해도
데려다 키울 생각은 못 했을 겁니다
그게 무슨 말이오
지수를 발견한 곳은
등산로도 없고 인가도 없는 외진 곳이었습니다
[의심스러운 음악]
(태수) 10여 년 전에 흉가가 된 집 몇 채하고
덤불숲을 헤치고 올라가야 하는
제 부모님 산소만 있는 인적이 없는 곳이었습니다
인적이 없는 곳이라고?
부모가 죽든 말든 상관없이
아이를 버린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거기가 어디요? 은석이가 버려졌던 곳이?
[문 열리는 소리]
[순옥이 떨면서] 저... 사모님 어쩐 일...
둘 다 부르는 대로 써
강원도
철원군
민통선
내놔
(순옥) 이거는 왜 쓰라시는 건지
너희들을 살려둔 건 이제라도 내 딸을 찾게 해준 덕이라고 했다
저희는 시키신 대로 여기서 생으로 감옥살이 하고 있어요
얌전히요
얌전히 있어야지 제 명에 죽으려면
근데 잔금은 언제 주실 건데요? 그것만 좀 알려주시면 안 될까요?
때 되면
[명희가 문 열고 나간다]
[명희의 낮은 한숨 소리]
정 실장한테 인원 더 추가해서 24시간 감시하라고 해
알겠습니다
[미묘한 음악]
(남자) 저기 뭐라고 지시하는데
(순옥) 아, 무서워
그때도 사실대로 말 안 하길 잘했잖아
- 그래 자기가 순발력은 좋아 - (순옥) 어
그때도 우리가 최은석 버리고는
누가 데려갈 때까지 지켜봤다고 거짓말 안 했으면
10억 그냥 날라갔다
그날 밤에 엄청 폭우 내렸잖아
서태수가 안 데려갔으면 걔 거기서 죽었을 거야
[때리면서 큰소리로] (순옥) 재수 떨어지는 말을 뭐 하러 해!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식당 직원1) 안녕하세요, 오셨어요?
(해자) 응
(해자) 어휴 아니
전화도 안 받길래 여기 왔더니, 여기도 없네
(식당 직원1) 사장님, 오늘 못 나오신데요
못 나온다고?
[현관문 닫히는 소리]
뭐래요?
우선, 지수부터 데려가신대
[한숨 쉬며 작은 목소리로] 어떡해
(미정) 나는...
(미정) 지수한테 아무 말 못 해요
내가 말할 거야
보내기 전에 어떻게든 지수 이놈 마음을 풀어야 할 건데
[한숨 쉬며] 순둥이가 팩 하면
아무 말도 안 듣잖아요
우리 지수
오해만 하고 가면 어떡하지
지안이 이놈은 도대체 어디에서 뭘 하는데 안 들어오고 있는 거야
[태수의 깊은 한숨 소리]
민 부장
당신이 양미정 보냈어요?
도경이가 보냈다는군
도경이가요?
얘기 좀 합시다
(명희) 자수요?
(재성) 오늘 찾아와서 그러더군
서지안이 돌아오면 그애한테도 사죄하고 자수하러 가겠다고
서지안이 돌아오면... 그게 무슨 말이에요?
집에 안 온 모양이야
어젯밤에 나갔는데 여태 그 집에 안 갔다는 거예요?
그럼 어디 있는 거예요
우리하고 상관없는 일 아닌가?
어, 그러네요 습관이 참 무섭네
그래서 뭐라고 했어요? 자수하라고 한 건 아니죠?
경찰서 가게 하면 절대 안 돼요 기자들 벌때처럼 꼬여들어요
서지수라고 했지? 우리 은석이 데려오고 나서 처분하겠다고 했어
[한숨 쉬며] 잘했네요
이제 어쩔 거야?
장인 어른에 처제 정 사장, 장 수석에 뉴월드
심정 홍 여사에 진 이사장까지
서지안이 은석이가 아닌 다른 아이였다고 말할 순 없어요
아버지한테도 진희네는 물론이고 장 수석, 뉴월드는 더더욱
도경이하고 서현이 혼사까지 다 깨질 거예요
방법 생각하고 있어요 어떻게 넘어갈지
그전에 누가 나한테 투서를 보냈는지가 중요한 거 아닌가
내 생각에는 그 조순옥이라는 여자 같은데
그 여잔 아니에요 걱정 없이 입단속 했어요
그래도 어디에 있는지 알아봐야 하는 거 아닌가
행적 찾고 있어요
그리고 투서는 걱정할 필요 없어요, 아직
걱정할 필요가 없어?
아직 돈 요구가 없잖아요
며칠 내로 돈 요구하는 연락 올 거예요
그때 잡으면 되고 잡으면 누군지 알 테니까
집 밖에 사람인지 집 안 사람인지
[재성이 낮게 한숨 쉰다]
[문 두드리는 소리]
부사장님 오셨습니다
다녀왔습니다
건방지게 너 무슨 짓이야? 양미정을 네 맘대로 보내?
네가 왜 나서?
근본 없는 애 감싸주는 걸로 부족해서 걔 엄마까지 싸고 돌아?
제 동생이었던 아이입니다
어머니한테는 딸이었던 아이고요
속은 거잖아
속았어도 동생으로 마음에 담았었어요
어머니, 아버진 안 그러셨어요?
너한테 동생이었고 우리한테 딸이었던 아이는 서지안이다
그 애 부모는 그냥 봐줄 수 없어
이미 말씀 드렸지만 제가 밝히는 거 미루자고 했어요
그리고 서지안 부모님
경찰서 가게 하는 일 없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어요
약속을 했다고? 네가 뭔데 그런 약속을 해?
우리 집안 일에 허락 없이 나서? 네 위치, 착각하니?
지수를 만났어요
제 진짜 동생, 지수요
네가 그 애를 만났어?
(도경) 네, 행복해 보였어요
그 집에서 충분히 사랑 받고 살았어요
지안이에 대한 고마움도 컸어요
그래서 서태수, 양미정을 봐주기라도 하자는 말이야?
지수한테 서태수, 양미정 씨는 진짜 부모였어요
그런데 자기를 키워준 어머니가 그런 꼴로 있는 걸 알면
우리 집에 들어오려고 하겠어요?
그 부모를 감옥에 보내고 여기에서 행복할 수 있을까요?
두 분, 진짜 딸을 잃으실 수도 있습니다
자기를 대신해서 친딸을 우리 집에 보냈는데도 말이냐
정이 많은 아이였어요
원망을 한다고 애정까지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지수를 어머니, 아버지 딸로 맞으시려면
그 아이가 덜 상처 받게 하셔야 해요
넌 정말 멀었구나 큰 그림을 못 봐
[잔잔한 음악]
지수는 제가 만나서 잘 준비시키겠습니다
아니다, 내가 만날 거야
빵집에서 일한다고 했지 거기가 어디야?
그렇게 공개된 장소에서 만난다고요?
만나기 전에 대책부터 만들고 만나야죠
대책은 당신이 세울 테고
내가 연예인이라서 파파라치가 쫓는 것도 아니고
내가 먼저 혼자 가서 만나볼 거야
어머니는요?
어머니는 지수 보고 싶지 않으세요?
[잔잔한 음악 계속]
어머닌 지수 보고 싶지 않으세요?
[명희가 기뻐하며] 역시 내 딸이다
[문 열리는 소리]
양미정을 그냥 둘 수는 없어요
그보다 서현이는 어떡할까? 그 녀석도 놀랄 텐데
우리부터 정신 좀 차리고 말하죠 서현이한테는
은석이가...
아니 그 아이 아직 숙직실에서 지내는 걸로 아니까
[자판 치는 소리]
[PC방 소음]
(매장 매니저) 어서 오세요 편하게 둘러 보십시오
(서현) 이거, 이거, 이거, 이거 그리고 이거
- (서현) 사이즈 230요 - (매니저) 230
(지호) 아니...
다섯 켤레면 이 사람 30분 빌려가도 되죠?
[익살스런 음악]
(매니저)예, 예, 예 그럼요, 그럼요, 네
- (지호) 아니, 저기 - (매니저) 갔다 와
- 와, 얘 진짜 왔네 - 할 말 있으면 이리 오라며
- (지호) 야, 야, 야 - (매니저) 갔다 와
- (지호) 나 진짜, 나, 날 팔아? - (매니저) 다녀 오십시오
- (지호) 아니 - (매니저) 있다 와, 더 있다 와
(지호) 할 말이 뭐길래 구석탱이를 찾아가냐
너, 여기랑 클럽이랑 돈 벌려고 이런다고 했지?
내가 돈 줄 테니까 나 좀 도와줘
돈을 줄 테니까 도와줘?
내가 좀 무서운데 아무한테도 말할 수가 없어서 그래
(지호) 뭐가?
아무리 생각해도 좀 이상해
왜? 네 보디가드가 돈 달라니?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진짜 돈 달래?
[한숨 쉬며] 아, 류, 그 자식
너 혹시?
벌써 업어치기 당한 거야?
네가 그놈 조심하라고 그랬잖아
업어치기가 뭐야? 류가 유도했어?
[한숨 쉬며] 얘 완전 맹탕 맹꽁이네
야, 나를 뭘로 보고
그날
나한테 들켰잖아
너 때문에 닿지는않았거든
아무 일도 없었는데 그 자식이 왜 너한테 돈을 달래?
그 사람이 아니고 와이프
와이프...
[한숨 쉬며] 풍문에 살림 차렸다는 말이 있다더니
결혼을 한 거였어?
애도 있어
오 마이 갓
(서현) 나 이거 진짜 소문나면 안 되거든
어머니, 아버지 오빠도 알면 절대 안 돼
근데 넌 우리 언니 동생이니까
나도 이제 너희 누나 좀 좋아졌고
그래서 너 찾아올 생각한 거야
나 비밀리에 도움 청할 사람이 너밖에 없어
얼마나 달라는데?
7억
[놀라며] 7억?
[한숨을 내쉰다]
아니 룸 미러로 루가 웃고 있는 게 보이는 거야
그거 이상한 거 맞지?
나는 죽을 것 같은데 자기는 웃냐고? 막 사랑한다면서
아이고, 아주 제대로 공사를 치셨네
공사가 뭐야?
얼마 줄래?
얼마 줄까?
[익살스런 음악] 으이구
야, 네가 이러니까 협박을 당하는 거야
아니, 얼마 줄 거냐고 물으니까 얼마 주면 되냐고 묻지
5천
5천 만원?
콜
1억
야, 재벌 집에서는 자식 교육을 이딴 식으로 시키는구나
그러니까 돈질, 갑질이나 배우지
뭐래는 거야? 빨리 얼마 받을지나 말해
원래 이런 일은 총액의 10프로는 커미션을 받아야 하는데
우리 큰누나 동생이니까 반 뚝 자르고 우수리 빼고
3천 만원...
에서 30프로 디씨해서 또 우수리 빼고
2천 만원
진짜?
(서현) 진짜 나 도와주는 거야?
[신나서 발을 구른다] 진짜지?
좋니? 어, 그래
많이 좋아해, 그래
[어이없는 한숨]
(루) 아니 무슨 구두를 이렇게 많이 사셨습니까?
(루) 더구나 명품관도 아니고 여기서
(서현) 타서 얘기해
돌아보지 말고 듣기만 해
네
있잖아, 7억 마련할 때까지는 류 차 안 타는 게 좋겠어
왜요?
류 와이프 무서우니까
(서현) 말했지? 나머지 2억은 마련하기가 힘들다고
근데 괜히 같이 차 타고 다니다가 또 사진 찍히면 어떡해
저 그럼 5억이라도 먼저 줄까요?
말도 안 되는 소리
무릇 계약이란 완벽하게 준비가 된 다음에
체결을 해야 뒤탈이 없는 법이야
[의미심장한 음악]
알겠습니다
(수아) 서지태 씨
눈알 안 아파? 응?
아이 이거 되게 재밌네
우리 집에 가자
마저 보고
나 집에 가서 쉬고 싶어
(수아) 집, 집
너와 나의 집, 스윗 홈 우리의 신혼 방, 응?
(수아) 내일부터 출근해야지, 빨리 가자
[현관문 닫히는 소리]
(지수) 지안이 안 왔어?
[놀라며] 어, 지수야
[더듬으며] 아, 아직 안 들어왔어
그래?
아까 나 만나고 들어간 줄 알았는데
지안이 만났어?
지안이가 너한테 연락 왔어? 언제 어디서?
아까 낮에
만났으면서 그냥 보냈어?
언니를 그냥 막 그렇게 보냈어?
[답답해 하며] 지안이를 그렇게 모르냐?
그래 너 화난 건 알겠는데
화가 나더라도 집에는 데리고 왔어야지
내 언니?
누가 내 언니인데?
지수야
지안이는 아무 잘못이 없잖아
화를 내려면 우리한테 내야지
잘못은 엄마, 아빠가 한 거잖아
[숨 들이마시며] 지안이 하고 무슨 얘기했어? 어디서 잤대?
28살 먹은 애가 길에서 잤을까 봐?
(지수) 겨우 하룻밤이야 하루 안 들어왔다고
왜 하늘 무너지는 것처럼 그래
하루가 아닐 수 있어서 그러는 거야
(태수) 지안이 입장에서 생각해 봐 그놈이 겪었을 일
[더듬으며] 그 놈이 얼마나 비참하고 참담하겠냐
[살짝 흐느끼며] 나는?
나는 하나도 안 비참해?
나는 하늘 안 무너지는 것 같아?
[더듬으며] 그래도, 너는 아직은 우리하고 있잖아
[살짝 흥분하며] 지안이 이놈 무슨 일 치를 것 같아서 그래
영영 안 들어올 것 같아서
[살짝 격앙된 소리로] 아니
그런 일 없으니까 걱정 마
나한테 아주 팔팔하게 해댔으니까
[언성 높이며] 나한테 잘못한 게 없다고요? 지안이가?
아빠는 몰라도 내 입장에선 있어
아주 크게 있어
[더듬으며] 지안이 하고 무슨 얘기 했어?
- (태수) 지안이 어딨는지 알지? - (지수) 아니
[한숨 쉬며] 아, 몰라, 물어보지도 않았어
뭐, 야 인마 아무리 그래도 네 언니인데
그렇게 매정하게 돌려보네
[격앙된 소리로] 내 언니 아니잖아 왜 자꾸 내 언니라고 그래?
[큰소리로] 내 언니 아니고 엄마 아빠 딸이라 지안이 보냈잖아
엄마, 아빠 딸 서지안 잘 먹고 잘 살라고
지수야, 아빠랑 얘기 좀 하자
[흐느끼며] 아, 싫어
[지수가 훌쩍인다]
[슬픈 음악]
[슬픈 음악 계속]
[문 두드리는 소리]
(미정) 지수야
[문 잠그는 소리]
엄마하고 얘기 좀 해
(지수) 들어오지 마
엄마가 잘못했어
정말 잘못했어
[살짝 흐느끼며] 근데 왜 그랬는지 얘기 좀 들어줘
그래야 네가 덜 아파
어?
[문고리 돌리는 소리]
[지수가 운다]
[살짝 흐느끼며] 지안이가 친딸이어서 보낸 게 아니야
네가 내 딸이 아니라고 생각한 적 없었어
(미정) 너를
내가 낳지 않았다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어
그것만 알아줘, 지수야
[흐느끼며] 나는
네가 더 좋았어
[한숨 쉬며 흐느낀다]
경찰서에서 내가 지안이를 보고
한 시간을 따라갔는데
한 시간을 비틀비틀 걷다가
주저 앉았다가 울다가
너도 알잖아?
언니가
얼마나 참고 참고 또 참고 살아왔는지
[슬픈 음악 계속]
[미정이 큰소리로 오열한다]
[현관문 닫히는 소리]
[미정의 오열 소리가 들린다]
(태수) 왔냐?
좀 늦었어요, 아버님
왜 저러시는 거예요?
별거 아니다 신경 쓰지 마라
너희들한테 할 말도 없지만 자세히 알아서 좋을 것도 없어
그냥 모르는 척 해라 미안하다
먼저 씻어
[전화 연결음]
[안내음] 전화기가 꺼져 있어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지안아, 오빠다
어디서 잘 있는 거지?
네 마음 이해하니까
조금만 쉬고 돌아와
[계단 내려오는 소리]
아가
네, 아버님
저기
너희들, 분가해라
분가요?
사람이 이렇게 한 치 앞도 못 보고
내가 너 보기 미안하고 참 면목이 없다
이거 천 만원이야
어디 월세라도 얻어서 나가
너희들 이 집안에 있으면
(태수) 신혼 생활 제대로 못 한다
아가씨 연락 아직 없었죠?
[슬픈 음악 계속]
[미닫이 문 닫히는 소리]
[새 지저귀는 소리]
(태수) 지수는?
안 내려오네요 늦잠 자나 봐요
[죽 끓는 소리]
지수가 화나면 잘 체해서요
내가 올라가서 데리고 내려올게
그 집에 가면은
빵집 일도 못 하게 할 텐데
그만두더라도 자기가 마무리하게 해야지
지수야
지수야
저 왔어요
그 조수가 왜 이렇게 늦게 와
오라는 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왔는데요
[혀를 차면서] 우리 때는 하루 전에 와있었어
(남구) 손 씻고 빨리 복장 챙기고 와
오늘 카스테라 식빵 첫 출시날이라 정신없이 바쁘니까
[계란 젓는 소리]
넵
[경쾌한 음악]
(남구) 음
(남구) 그거하고 우유 50
(남구) 생크림 30그램
1도 안 틀리게 재서
여기
(남구) 밀가루와 같이 넣는다
(지수) 네
[경쾌한 음악 계속]
[자전거 멈추는 소리]
(혁) 와, 너무하네
[깜짝 놀라며] 어!
(혁) 뭡니까?
다 죽어가는 사람 구해줬는데 고맙다는 말도 없고
(혁) 마주쳤는데도 모르는 척 쌩?
이거 곤란한데
아휴, 죄송해요 제가 딴생각하느라고
그저께는 정말 죄송했습니다 다음에 꼭 은혜 갚을게요
무슨 은혜씩이나
고맙다는 인사는 해야겠지만
정말 감사했습니다
(혁) 눈이 빨간데 아직도 아파요?
(지수) 아니요, 괜찮아요
누구랑 말할 기분 아닌 것 같으니까
이건 제가 가져다 드릴게요
아, 감사합니다
기운 내요, 갑니다
(지수) 감사합니다
남이 기운 내라고 해주네
[낮은 한숨 소리]
(지수가 당황하며) 어...
[희가 놀라며] 아!
[익살스런 음악]
선우희
어따 대고 선우희야? 누구한테 선우희래
[희의 한숨 소리]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 나오네
결혼도 하신 분이 그렇게 할 일이 없어요?
완전 양아치 되셨네요
[남구가 어이없어한다]
아니, 양아치는 아닌데
아니긴 뭐가 아니에요
처음부터 나 카페하는 거 알고 있었죠?
네
그러면서 우연히 만난 척 했죠?
네
일부러 카페에도 온 거죠?
네
[숨을 뱉으며] 자기가 만든 빵 먹으면서
밀가루 어디 거 쓰냐 개소리했죠?
[어이없다는 듯] 개소리는 아닌데
사람 속이고 놀리고
결혼까지 하신 분이
유부녀 상대로 그러는 게
개소리 아니에요?
유부남이 유부녀 상대로 속이고 놀린 거면
개소리죠
그런 사람을 양아치라고 하는 거예요
[어이없어하며] 하, 양아치는 아닌데
[낮은 한숨 소리]
[문 열리는 소리]
누나
[놀라며] 어?
왜 그래 계속? 울 듯 말 듯
누나 울어? 왜 울어? 무슨 일 있어?
[망설이며] 아니야
눈물이 그냥 나는 거야 늙었나 봐
[부드러운 음악]
그거 뭐야?
아, 오다가 빵집 아가씨 만나서 내가 받아 왔어
- (남구) 여기 있습니다 - (손님) 감사합니다
(남구) 네, 5천원입니다
(손님1) 카스테라 식빵은 없어요?
죄송해요, 매진됐어요
(손님1) 어우, 벌써
(손님1) 오픈한 지 한 시간밖에 안 됐는데
사장님
(손님1) 물량 좀 늘리세요
[웃으며] 아이, 싫습니다
자, 또
[남구가 흥얼거린다]
(지수) 방장님 돈도 안 좋아하신다면서
새로 출시한 빵이 잘 팔리니까 그렇게 좋으세요?
[경쾌한 음악]
[화가 나서] 뻔뻔하기까지?
상대할 가치가 없네
앞으로 다신
나 아는 척하지 말고
우리 카페에도 오지 마세요
빵도 가져오지 마시고요
[씩씩거린다]
선우희
다시 돌아왔네
예전 모습으로
[혼자 소리 내서 웃는다]
[남구가 웃는다]
(남구) 아이, 저기
카페 사장 말이야
성격 팔팔한 게 되게 좋지?
카페 사장님이 방장님 이름도 알던데
도대체 무슨 사이세요?
(남구) 뭐 그냥 아는 사이야
그냥 아는 사인데
방장님은 왜 숨고 사장님은 왜 화를 내세요?
아, 몰라
(남구) 일 해
[남구가 흥얼거린다]
카페 사장님 결혼하셨을 텐데
[어이없다는 듯] 지수 씨가 그걸 어떻게 알아?
그렇게 예쁜데 안 했을 리가 있어요?
[큰소리로 피식 웃는다]
[남구가 노래하듯 말한다] 점심이나 먹고 와
[전화 진동음]
[전화 진동음]
[카페 음악]
아침도 안 먹고 나가서 배 많이 고프지?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
여기가 연남동에서 파스타 맛집이래
너 파스타 좋아하잖아
[지수가 한숨 쉬며] 먹지도 못 할 거면서
할 얘기 하세요 먹으면서 들을 테니까
지안이를
(태수) 보낸 거는
그 얘긴 안 듣고 싶은데
널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야 그것만 잊지 마
그 얘기하러 온 거면 그냥 갈래
아니야, 아빠 할 얘기 따로 있어
네 친부모님께서
너 보내라신다
(태수) 오라고 하셔
[구슬픈 음악]
[더듬으며] 당연한 거야 그건, 당연한 거지
(태수) 우리 때문에, 지안이 때문에
너를 한 번 더 놓칠 뻔했으니까
얼마나 찾고 싶으시겠어
만약 엄마가 거짓말 안 했으면
처음부터 내가 진짜 딸이라고 그랬으면
그때도 아빠는 지금처럼 말했을 거야?
가야만 한다고 했을 거야?
그랬을 거야
네 진짜 부모님이시잖아
[실망하며] 하...
아빠는 가짜란 말이네
[더듬으며] 어...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지... 지수야
아빠 할 얘기 더 있어
가든 말든
내가 정할 거야
[격앙된 목소리로] 나한테 가라 마라 하지 마
지... 지수야
[안내음] 전화기가 꺼져 있어...
바쁠 텐데 왜 핸드폰이 계속 꺼있어
(혁) 안녕하세요 저 전에 기둥 싣고 왔던...
아...
서지안 씨 친구 맞죠?
네, 근데 지안이가 안 보이네요
서지안 씨 회사 관뒀는데
네? 회사를 그만뒀다고요?
[큰소리로] 와!
바다다!
와와!
[파도 치는 소리]
[즐거운 목소리로] 와!
[크게 웃는다]
[웃으면서 신나게 소리친다]
와! 와!
[웃으며] 와!
[좋아하며] 어!
[소리치며] 어! 아!
와!
[깔깔 웃으며] 아, 뭐야?
아!
아!
[계속 웃는다]
(지수) 다녀왔습니다
(남구) 여기 있습니다
(재성) 아, 예, 감사합니다
점심 먹고 오는 거니?
[한숨 쉰다]
(지수) 나가세요
- (재성) 아니, 저... - (지수) 얼른요
아니...
빵...
[지수가 한숨을 내뱉는다]
(지수) 말도 없이 오시면 어떡해요?
(재성) 빵집이라길래 빵도 사면서 구경도 할겸 해서
무슨 일로 오셨어요? 저 바쁜데
미안하다
처음에 잘 확인했으면 이런 일 없었을 텐데
많이 놀랬지?
저한테 미안하신 분이
갑자기 집에 쳐들어오신 거예요?
그래
그저께 밤에
그렇게 알게 해서 미안하다
이성을 잃었었어 화가 많이 났거든
내가 경솔했다
여기도 그렇고 아무 데나 불쑥불쑥
계속 많이 경솔하시네요
아, 그래 그렇구나, 오늘도
계속 미안한 일만 하네
미안하시면 저 좀 그냥 내버려두세요
속상하고 힘들겠지만 잘못된 일은 바로 잡아야 하니까
누구 마음대로요
(지수) 잘못도 어른들이 하고
(지수) 바로잡는 것도 어른들이 해요?
처음부터 저를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이런 일도 안 일어났어요
널 일부러 잃어버린 게 아니야
우리 엄마, 아빠도 친부모 있는 줄 알면서
일부러 절 데리고 온 건 아닐 걸요
너 대신 자기 친딸을...
듣고 싶지 않아요
(지수) 양쪽 집 다
아무 한테도 아무 말도 듣고 싶지 않고요
이래라 저래라도 하지 마세요
그쪽도 잘못도 있으니까
제가 알아서 할 거예요
안녕히 계세요
[어두운 음악]
[한숨을 길게 내뱉는다]
[파도 소리]
[갈매기 우는 소리]
(지수) 언니야, 한 번만 봐주라, 응
제발
[아련한 음악]
언니 한 번만
(지안) 웃기시네
(지안) 해
(지수가 숨을 고르며) 하
(지수) 한다
[지안이 장난치며 방해한다] 흐이, 흐이, 흐흐
[함께 소리 지른다]
[지안이 소리 지른다]
(미정) 서지태
(미정 ) 서지안수, 서지호
- (미정) 이리 와서 밥 먹어 - (지안) 네, 가요, 가요
(지안) 야, 대대대
(지안) 간다
[지안이 소리 지르며] 우후!
빨리 와
(지안) 달려라
(지안) 달려라, 달려라 지수
[지수가 소리 지른다]
[태수가 웃으며] 야, 다쳐
[지수가 장난치며 웃는다]
- (지안) 어 - (지수) 일부러 그런 건데
(지수) 메롱
[지수가 장난치며 소리 지른다]
(지수) 나 잡아 봐라
(지안) 너 죽는다, 서지수
(지안) 이리와
(지수) 메롱
[같이 장난 치며 소리 지른다]
(지안) 너 죽는다, 서지수, 이리 와
[장난 치며 계속 소리 지른다]
[아련한 음악 계속]
[파도 소리]
[전화기 켜는 소리]
잘 들어갔으면 갔다고 연락 좀 하지
[긴 한숨 쉰다]
[메시지 수신음]
어?
[전화 발신음]
[전화기 끄는 소리]
[낮은 한숨 소리]
[전화 발신음]
[안내음] 전화기가 꺼져 있어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긴 한숨 쉰다]
그 틈에 달랑 사진만 보내고 끄냐
음성 들었으면 문자라도 주지
독하네 서지안
(태수) 마산 고등학교 때 친구들
이름도 생각을 해봐 빨리
(미정) 마산에서는 공부만 파고들어서
친구도 안 사귀었어요
[가방 끌며 계단 내려오는 소리]
지수야
(미정) 지수야
내 친부모님한테 갈 거예요
여긴 이제 내 집 아니니까
(함께) 지수야
- (태수) 이렇게 빨리... - (지수) 안녕히 계세요
- (태수, 미정) 지수야... - 아무도 나오지 마
누구도 나 배웅할 자격 없으니까
절대 나오지 마세요
저쪽 집에 연락도 하지 말고요
[현관문 열리는 소리]
[현관문 닫히는 소리]
(미정) 지수야
(태수) 지수야
(미정) 지수야, 지수야, 잠깐만
- (태수) 지수야 - (미정) 지수야, 지수야
[흐느끼며] 출발해 주세요
[미정이 차를 두드리며] 지수야, 지수야, 잠깐만!
[미정, 태수 함께 소리치며] 얘, 지수야, 잠깐만!
[미정, 태수 함께 소리치며] 지수야, 얘, 지수야!
얘, 지수야, 얘!
(미정) 지수야!
[구슬픈 음악]
(민 부장) 이 시간에 누구야?
[의미심장한 음악]
사모님, 부회장님
누군데 소란이야?
저...
진짜 은석 아가씨예요
누구?
은석이
[지수가 숨차 하는 소리]
(명희) 어떻게 된 거예요?
(재성) 글쎄 낮에 만났을 때에도 별 말 없었는데
아니 이 사람들은 왜 미리 연락도 안 해준 거야?
(민 부장) 오셨습니다
어서 와라
- (명희) 어떻게... - (지수) 여기가 내 집이라면서요
내가 이 집 딸이라길래 살러 왔어요
지안이 방 쓰면 되나?
저기로 가면 돼요?
[기운 없는 목소리로] 엄마, 미안해요
아빠, 미안해요
지수야, 미안해
지태 오빠, 미안해
지호야, 미안해
혁아, 미안해
어머니
아버지
죄송해요
[한숨 쉬며] 도경 오빠
[귀뚜라미 울음 소리]
나는
나를 용서할 수가 없어
[구슬픈 음악]
(태수) 나흘째입니다
충격을 받았으니까 위험하다는 거죠
[언성을 높이며] 연락도 안 할 애가 아니에요 우리 지안이는
(명희) TV 볼 시간에 책을 읽는 게 좋지 않겠니?
전 책 안 좋아하는데요
(서현) 언니, 지금 우리 집에 화내는 거예요?
(지수) 너희 엄마 아빠가 날 잃어버렸으니까
그건 사고였어요
(지수) 그게 사고예요?
오빠가 왜 지안이 걱정을 해요?
(지수) 오빠 동생도 아닌데
서지안 어디 있는 거냐?
(도경) 지안이한테 연락 받았는지 만났는지 그건 압시다
당신 누군데?
안다는 겁니까? 모른다는 겁니까?
글쎄요
선우혁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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