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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빛 내 인생 27

 

지안아

 

[흥분하며차도경 너

 

다신 나타나지 마 내 앞에

 

그 얼굴

 

두 번 다시 안 보고 싶으니까

 

[도경이 놀래서 파르르 떤다]

 

[지안이 심호흡 한다]

 

[지안이 숨을 정리한다]

 

[침착한 말투로신경 쓰는 게 싫으면

 

집으로 돌아가라고요?

 

당신이나 당신 집에 들어가세요

 

 

최도경 씨가 나한테 신경 쓰는 거 아주 싫으니까

 

나는 널 걱정하고 안타까워서

 

어떡하든 제 자리를 찾게 하고 싶었는데

 

자기 마음 편하게 하고 싶어서죠

 

내 인생은 내가 알아서 살 거니까

 

당신은 당신한테 맞는 삶을 사시라고요

 

다신

 

나타나지 말라고?

 

제발요

 

[지안이 숨을 몰아 쉬며]

 

끔찍했던 내 선택

 

바보 같았던 내 모습

 

최도경 씨 보면 계속 떠오르니까

 

(지안이건

 

대출금 미리 갚아버려서 빚진 돈 일부

 

갚는 거라고 생각하고

 

다시 가져가세요

 

수령증 주세요

 

수령증 주세요

 

이 돈은 받아야겠으니까

 

수령증 먼저 받아가시고

 

회사에서 제 몫으로 나온 상금

 

다시 받아 가세요

 

그래

 

알았다

 

나도 신경 끄면 그만이야

 

내 본심은 그게 아니지만

 

네가 그렇게 생각하면

 

알았어

 

나도 할 만큼 했으니까

 

됐다

 

 

과했던 거 죄송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저 배려해 주셨던 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제 부모님이 피해 끼쳐서

 

정말정말 죄송했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그래

 

알았다

 

(

 

(이제 와?

 

뭐 한다고 늦었어?

 

소장님이 부탁하신 거 하나 만드느라고

 

넌 어디 가?

 

누나 가게 문 닫아주려고 저녁은?

 

라면 끓여 먹으면 돼 다녀와

 

[잔잔한 음악]

 

(지안너하고 쌓인 인연 때문에

 

(지안너 만나주고 얘기 들어줬는 줄 알아?

 

(지아아니통과 의례한 거야

 

(지안하고 싶은 변명 다 할 때까지 올 거니까

 

(지안그게 최도경다운 짓이라고 생각할 거 아니까

 

[깊은 한숨]

 

(지안최도경 너 다신 나타나지 마내 앞에

 

(지안그 얼굴 두 번 다시 안 보고 싶으니까

 

(도경난 널 걱정하고 안타까워서

 

(도경어떻게 해서든 제자리를 찾게 해주고 싶었는데

 

(지안내 인생은 내가 알아서 살 거니까

 

(지안당신은 당신한테 맞는 삶을 사시라고요

 

혁아

 

이 사람 좀 치워줘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무슨 상관인데요?

 

동생이 아니라는 거 알았을 때

 

우리는 서로 입장 때문에 딜을 했고

 

그래서 노력했고

 

그랬는데 뜻대로 안 됐어요 그랬으면

 

거기가 끝인 거예요 우리 두 사람은

 

[깊은 한숨]

 

그래

 

네 말이 맞다

 

서지안

 

[떨리는 목소리로다 맞아

 

끝내자

 

나도 더 이상 너...

 

상관없다

 

[슬픈 듯 한숨 쉬며]

 

(지안왜 안 나가고?

 

(지안이건 뭐야?

 

(오늘은 이걸로 밥 좀 먹어라

 

누나가 너 온다고 일부러 더 시켜놓은 거야

 

그래?

 

그럼 먹어야겠다

 

(점심도 제대로 안 먹었다더니

 

배고팠구나

 

 

얼른 가 봐 누나 기다리시겠다

 

(미정대체 왜 그래요?

 

(미정삼일 내내 잠만 자니까 걱정돼서 병원 가자는 아들한테

 

왜 이렇게 성을 내요?

 

지태 아버지

 

내 생각에도

 

지안이

 

무사해

 

지안이 만났어요?

 

어디서 만났어요?

 

어떻게 지냈대요?

 

그냥 그런 줄 알아

 

또 자려고요?

 

[깊은 한숨]

 

[태수가 큰소리로무슨 상관이야네가?

 

무슨 상관이냐고네가?

 

[깊은 한숨]

 

(지태저 우리 당장 내일 방 계약하자

 

(태수너 어디로 갈래?

 

네가 좋은 곳으로 - (수아싫어

 

싫다니?

 

자기 때문에 분가 못 하겠어

 

나 때문에 분가를 못 하겠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아까도 얘기했잖아

 

내가 갑갑한 건

 

정신적으로 부모한테 독립 못 한 자기를 보는 거라고

 

그러니까 분가를 하자는 거잖아

 

(수아몸만 떨어져 있으면 독립이야?

 

[수아가 한숨 쉰다]

 

아까 보니까

 

장남 콤플렉스로 똘똘 뭉쳐있더라

 

(수아분가하면 뭐해?

 

마음은 이 집에 절반은 걸쳐 놓을 텐데

 

아까 아버지 하시는 거 못 봤니?

 

화가 안 나?

 

[얕은 한숨]

 

그래

 

자기 부모님 엄청 큰 잘못했어

 

[단호하게근데 자기가 한 게 아니야

 

근데 왜 그렇게 그 실망감에서 못 벗어나냐고?

 

모든 부모가 좋은 사람일 수 없는 거잖아

 

우리가 부모 선택해서 태어났어?

 

그럼 부모가 감옥 간 자식들은

 

발도 못 뻗고 자야겠네?

 

너 네 부모님들이라도 그렇게 말할 수 있어?

 

[얕은 한숨 쉬며...

 

우리 부모님 캐나다 오빠한테 가시고 혼자 산 지 10년이야

 

가끔 그립지만 아쉽지 않아

 

자기랑 헤어졌을 때만큼 죽을 것 같지도 않았고

 

그거하고 이거하고 경우가 같아?

 

내 말 못 알아 들어?

 

자기는 지금 도망치는 거라고

 

(수아) 2층으로 분가했다 생각해

 

자기 마음 불편함 때문에 2년에 2천만 원 허공에 날리자고?

 

싫어

 

넌 매일 우리 부모님하고 부딪히면서

 

정말 아무렇지 않을 수 있어? - (수아!

 

[언성 높이며몇 번을 말해?

 

월세 100만 원에 아파트 관리비까지 하면

 

2년에 거의 3천만 원이야

 

어차피 정신적으로 독립 못 하는 남편이면

 

난 실리라도 챙겨야겠어

 

[한숨 쉰다]

 

[타이머 누른다]

 

(명희서지수로도 살기 싫다고 왔잖아 너

 

(명희너 왜 그렇게 어리석니정신 차려!

 

(명희네 엄마아빤 우리야

 

(명희넌 우리 집안 혈육이야 우리 핏줄이야

 

그렇게 남처럼 굴 거면

 

[큰소리로적응할 노력조차 안 할 거면 나가!

 

[한숨 쉰다]

 

[문 열리는 소리]

 

(남구서지수 씨

 

여기 제빵 학원 아니거든

 

그만 가

 

나도 혼자만의 시간 좀 갖자

 

 

이것만 끝나면 갈게요

 

[문이 닫힌다]

 

(노 회장은석아

 

(노 회장아이고내 새끼

 

[익살스런 음악]

 

할아버지시다

 

[당황한다...

 

네가 은석인 게야?

 

...

 

안녕하세요

 

명희 어릴 적하고 똑같구나

 

할아비 무릎에 한 번 앉으면 하루 종일 일어날 생각을 안 했어

 

(노 회장초콜릿 입에 물려주면

 

할아버지 쳐다보면서 헤벌쭉 웃어 주고

 

(노 회장무등 태어주면 까르르 웃고

 

할아버지가 은석 언니를 무등도 태워주셨어요?

 

네가 아주 어려서 순했어

 

(노 회장낯도 안 가리고

 

(노 회장그러니

 

다이아 탐나서 널 덥석 안고 가도

 

울지도 않았겠지?

 

배고플 때 외에는 우는 법이 없었죠

 

이거 뭐니?

 

이거 제가 아침으로 먹으려고 만든 거예요

 

(노 회장그래우리 손주가 만들었어?

 

어디 한번 먹어볼까?

 

으짜

 

[감탄하며

 

이거

 

[봉지를 바스락 거리며 연다]

 

(노 회장맛있겠다

 

[감탄하며

 

맛있다

 

(노 회장

 

맛있으세요?

 

[아주 감탄하며

 

아주 살살 녹아

 

손재주 좋은 게

 

날 닮았구나

 

우리 핏줄 맞네

 

(노 회장맞아핏줄 맞아

 

[웃으며맛있어

 

[노 회장 계속 웃는다]

 

(노 회장노 씨 핏줄 맞네

 

(노 회장이제야 식성까지 제대로 물려 받은 내 핏줄을 만났어

 

(노 회장손재주 좋은 게 날 닮았네

 

(노 회장?

 

(노 회장이야내 핏줄 맞아맞네

 

(재성대책을 어떻게 준비하셨습니까?

 

우선 창립 기념일 행사 축소해

 

[긴장된 음악]

 

축소요?

 

창립 기념일에 은석이 찾았다는 발표를 할 수 없게 되었잖아요

 

외부인 초빙 명단에 장수석 내외

 

뉴월드 그룹 부부가 들어있으니까

 

(노 회장경제도 어려운 시국에

 

거창하게 창립 기념일 행사

 

그 대신

 

직원들끼리

 

오붓한 축하로 바꾸라고 해

 

주말 날짜도 창립 기념일로 바꾸고

 

언론 홍보도 취소시켜

 

직원들도

 

평일에 행사하고 주말엔 쉬라고 하면 더 좋아할 거고요

 

그리고요?

 

은석이 바로 유학 보내

 

은석이를 찾았다는 발표 없이 보내야겠군요

 

도경이랑 장소라 결혼하고

 

서현이 결혼시킬 때까지는 공식 발표 안 한다고 해야겠지

 

(노 회장두 녀석 다 결혼시킨 다음

 

은석이 유학에서 돌아와

 

바뀐 헤프닝 전하면

 

그때 가서 뭐 어쩔건데?

 

왜 공식 발표를 안 하냐고 의아해 할 텐데요

 

공식적으로 발표해야 할 의무가 있어?

 

언론에 사돈네까지 거론될 것 같아서

 

일부러 뒤로 미룬 거야

 

그렇군요

 

어차피 지금 은석이 학력으론

 

유학은 필수로 보내야 해요

 

하루라도 빨리

 

유학지를 결정해야 될 것 같은데 자네 생각은 어떤가?

 

알아보겠습니다

 

우리 그룹에 은석이 문제로 흙탕물 튀는 거

 

절대로 안 된다

 

노 대표

 

그 애가 요즘

 

반항이 심하다면서?

 

 

우선 어르고 달래는 게 먼저야

 

유학 안 간다고 버티다가 그 말 새어나간다면

 

해성 그룹 개망신이야

 

(노 회장하나 더 먹어보자

 

[감탄하며

 

아주 맛있어

 

? [노 회장 껄껄 웃는다]

 

진짜요? - (노 회장

 

어릴 적부터 빵을 물고 살더니

 

[피곤한 듯아휴...

 

...

 

[하품한다아이고

 

아버지피곤하시죠?

 

너 본다고 계속 앉아서 기다리셨어

 

빨리 오라고 한다니까

 

너 하고싶은 거 하고 오게 두라고 하시더구나

 

 

[노 회장이 웃으며그래

 

너도 피곤할 텐데 얼른 올라가서 쉬어

 

나도 좀 가서 쉬어야겠다?

 

차 대기시켜놓았습니다

 

어디 가시는데요?

 

할아버지는 호흡기가 약하셔서 양평 별장에서 지내세요

 

(노 회장

 

양평 한 번 놀러 와거기서 봐

 

(지수

 

(지수안녕히 가세요

 

여기도 따뜻한 사람이 한 명은 있네

 

할아버지는 할아버지네

 

[문 두드리는 소리]

 

누구세요?

 

(명희들어가도 되겠니?

 

들어오세요

 

무슨 일이신데요?

 

미안하다지수야

 

환경이 다르면 생각도 가치관도 다른 법인데

 

내가 속상한 마음에

 

널 이해 못했어

 

나가라는 말이 진심이 아닌 건 알지?

 

 

(명희

 

(지수저 괜찮은데요 카드 쓸 일 없어요

 

받아둬

 

쓰고 말고는 네 마음이지만

 

쓸 권리 있고 어쩌면 쓸 의무도 있단다

 

알겠습니다

 

[새가 지저귄다]

 

(도경어제 제가 늦게 와서 할아버지를 못 뵈었네요

 

(재성요새 자주 늦는구나

 

죄송합니다

 

지수야할아버지는 잘 뵌 거지?

 

엄청 반가워해주셨어요

 

그래?

 

 

도경아

 

어제 장수석 부인하고 통화했는데

 

장소라 귀국했단다

 

오늘 전화할 거라고 했어

 

알겠습니다

 

장소라가 누구예요?

 

네 새언니 될 사람

 

오빠 연애하고 있었어요?

 

근데 왜 여자 친구 소식을 어머니한테 들어요?

 

[겸연쩍은 듯

 

나중에 얘기하자

 

[경쾌한 음악]

 

라이프 스타일 숍 오픈이 내일?

 

빠르게 진행 잘했네요

 

내일 봅시다 그럼

 

(직원알겠습니다

 

십전대보탕입니다

 

시키지도 않은 차를 왜?

 

(유 비서출근하시자마자

 

차도 안 드시고 일을 하셔서 무리되실까 봐요

 

시아비냐?

 

걱정은...

 

(도경여기 수령증 받았고 상금 전달했으니까

 

총무부에 가서 수령증 주고 478만 원 받아와

 

내 돈으로 먼저 줬으니까

 

잘 전달되신 모양입니다

 

그런 거 아니라고 했지?

 

걱정책임감도의적 배려라고

 

[당당하게후련해아주 후련하다

 

 

다행으로 생각하겠습니다

 

(유 비서불길하다불길해

 

[전화 연결음]

 

장소라 씨

 

최도경입니다

 

[샌딩하는 소리]

 

오늘은 샌딩해?

 

잠깐만 말시키지 마

 

어제 뭐 만들었다며?

 

(...

 

제법이네

 

그대로 상품으로 내도 되겠는데요

 

아직 소장님은 보지도 못하셨어

 

봤네

 

손이 야무져서

 

조수 시켜도 되겠어

 

야무진 손은 여전한가 보네

 

근데

 

너 이 완제품도 꽤 하나 봐

 

몇 종류나 돼?

 

[웃는다]

 

(미정지태 아버지

 

나 어제

 

부회장님 만났어요

 

그그저께 당신 불러서 말씀하셨다는데

 

왜 말을 안 해줘요?

 

우리 용서해 주신다고 했다면서

 

그래

 

그냥 다 털자고 그러셨어

 

(미정나는 가게 새주인 올 때까지만

 

직원으로 일하기로 했어요

 

매니저처럼너무 홀가분해요

 

[짧은 한숨]

 

어디 나가게요?

 

씻으러

 

(미정당신 괜찮은 거예요?

 

(미정긴장 풀려서 그런 거예요?

 

(지수방장님!

 

오늘은 카페에 방장님이 빵 갖다 드리세요

 

그거 갖다 주면서

 

거래처 새로 뚫으라고 해

 

[한숨을 푹 내쉬며납품 안 한다고 말하고

 

왜요?

 

[놀라면서!

 

방장님카페 사장님 포기하신 거예요?

 

마지막 정리 잘하고 와

 

(지수아니...

 

[한숨 쉬며...

 

(지수안녕하세요?

 

(왔어요?

 

 

...

 

방장님이 오늘까지만 빵 납품하신데요

 

(지수다른 거래처 뚫으시라고

 

그래요?

 

혹시 저희 방장님이...

 

[괜한 말을 했다는 듯죄송해요

 

[옅은 미소고마워요

 

그동안 배달하느라 고생 많았어요

 

고생은요

 

제 즐거움이었는데요

 

잠깐만요

 

이거 오늘까지 빵값이에요

 

(지수감사합니다

 

저 여기 커피 마시러 자주 올게요

 

[작은 웃음 소리]

 

그래요또 봐요

 

[한숨 쉰다]

 

우리 방장님 진짜 좋은 사람인 거 아시면서

 

왜 안 받아주시지?

 

(지수마치 예상하신 것처럼 알았다고 하셨어요

 

[남구가 한숨쉬며알았어

 

(지수방장님

 

근데 왜 카페 사장님 포기하시는 거예요?

 

엄청 좋아하셨잖아요

 

싫다잖아

 

[한숨 쉬며싫다고 바로 포기가 되나?

 

[쓸쓸하게잘됐네

 

[한숨 쉬며잘된 거야

 

 

내일 가서 보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

 

[숨 내뱉으며장미목

 

[숨을 씁 들이마신다]

 

(지안근데 너 이 완제품도 꽤 하나 봐

 

(지안몇 종류나 돼?

 

[기계 작동 소리]

 

(지안아이리와 봐

 

디자인 좀 골라주라

 

동화 디자인이네

 

선물할 사람이 있어서 여자용남자용 두 개 만들 건데

 

뭐가 낫니?

 

보고 있어

 

[경쾌한 음악]

 

별게 다 있네

 

(장미목으로 만들 거야

 

!

 

장미목 오랜만에 본다

 

여자 거 골랐어?

 

무난하고 다 비슷해서 아무거나 괜찮겠던데

 

그치

 

[한숨 쉬며여자 디자인이 잘 안 되더라고

 

어떤 사람인데?

 

가구도 쓰는 사람 라이프 스타일이나

 

취향성격을 알고 만들어야 한다고 그러셨잖아

 

우리 목공반 쌤이

 

...

 

착하고 순수해 보이고

 

아니

 

좀 단순한 건가?

 

엉뚱하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는

 

엉뚱하고 순수하고

 

그럼 물고기 같은 거 어때?

 

그거 괜찮네

 

그럼 네가 그려볼래?

 

내가?

 

아이디어 낸 사람이 그려야지

 

쉴 때 그려 봐

 

스케치북

 

저기 있다

 

(미정어휴어서 오세요

 

[종업원이 인사한다] (미정이쪽으로 앉으세요

 

(종업원사장님

 

좋은 일 있으세요?

 

요새 계속 힘들어 보이셨는데 확 달라지셨어요

 

한 짐 덜어서 그래

 

[행인들의 먼 대화]

 

(행인넘어진다넘어진다 [행인의 웃음]

 

꽉 잡아야지그렇지그럼

 

(행인가자

 

(태수그래도

 

기회는

 

한 번은 줘야지

 

기회는 줘야지

 

저는 인제 혼자 있고 싶어요 가족 없이

 

[구슬픈 음악]

 

[전화 수신음]

 

서지호입니다

 

신데렐라야

 

신데렐...

 

[기계적인 목소리로근무 중입니다

 

오늘 알바 어디로 가니?

 

너 알바 뛰는 클럽으로 가려고

 

[익살스러운 음악]

 

일탈은 어쩌다 하는 게 일탈이야

 

그리고 일탈을 해도 너 혼자 해

 

왜 내가 알바하는 데로 와서 네가 일탈을 하냐?

 

류가...

 

아니보디가드가 없어졌으니까 그렇지

 

아휴미친

 

나 오늘 알바 없거든

 

그래?

 

그럼 내 보디가드 알바하면 되겠다 내가 알바비 줄게

 

뭐래너랑 더 엮이기 싫거든

 

끊는다

 

너네 서지수 때문이란 말이야

 

[놀라며작은누나?

 

작은누나가 왜?

 

아이무슨 일인데?

 

알바 뛰어주면 말해 줄게

 

(다 그렸어?

 

내 맘대로 디자인해도 된데서

 

일단 하기는 했는데

 

(...

 

특이하고 예쁜데

 

진짜?

 

이걸로 해도 돼?

 

[장미목을 손으로 탁 친다]

 

[얕은 한숨]

 

[나무 자르는 소리]

 

[안타까워하며아오

 

다 됐는데다 됐는데 [동동 구르며]

 

[둘이 같이 한숨 쉰다]

 

(초보가 좀 난이한 지점에 그리더라니

 

(지안고등학교 때 이 정도는 곡선도 아니었거든

 

친구야,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단다

 

아휴이거 망쳐서 어떡해

 

(다시 해

 

다시 해도 돼?

 

다시 해도 되는 게 아니라 당연히 다시 해야지인마

 

선물인데 슬쩍 다듬어서 주냐?

 

버리기 아까워서 그러지

 

이걸 왜 버려?

 

다듬어서 팔면 돼

 

도마도 아이템에 넣을 거야?

 

(인테리어 부재자 확장 준비 중이거든

 

...

 

다시 해 봐?

 

(...

 

[손을 탁탁 털며 심호흡한다]

 

[지호가 숨찬 듯

 

아까 그게 무슨 얘기야?

 

네가 스트레스 받는 게 우리 작은누나 때문이라니

 

서지수가 누구 구박할 성격 아니거든

 

네가 우리 작은누나 갈궜지?

 

[어이없다는 듯어머어머 기막혀

 

빨리 말해라

 

아니온 식구가

 

할아버지어머니아버지 오빠까지 맨날 서지수서지수

 

(서현난 완전 투명 인간이고

 

그것뿐인 줄 알아?

 

우리 집안 룰을 다 파괴해도 봐주셔서

 

나로 하여금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나날을 되돌아보게 만들고 있어

 

(서현엄청 혼란스럽고 기막혀

 

그러니 내가 스트레스가 안 받겠어

 

뭐야그런 거였냐? [코를 훌쩍이며난 또 뭐라고

 

그런 거?

 

그런 건 우리 집안에 있을 수도 없었고 있지도 않았어

 

그래선 안 된다고 평생 교육 받고 살았단 말이야 나는

 

아이네 사정은 모르겠고

 

우리 작은누나한테 별 일 없다니까 됐는데

 

[지호가 한숨 쉬며넌 진짜 돈이 썩어나는구나

 

이런 게 더 튄다니까

 

정체를 안 들키려고 변장을 하는 거지

 

[한숨 쉬며아휴

 

너 스트레스 풀려고 신데렐라 하는 거라고 했지?

 

혼자 스트레스 풀려면 춤밖에 없으니까

 

...

 

오케이접수 완료

 

너 스트레스 풀게 해줄게

 

일당 십만 원경비는 네가 부담

 

!

 

오케이계약 성립

 

따라 와

 

[신나는 음악]

 

(지호안녕하세요?

 

- (종업원몇 분이 오셨어요? - (지호두 명요

 

사이즈 285 하나랑

 

(지호 230이었지?

 

(서현여기 볼링화도 팔아?

 

빌리는 거지

 

남이 신던 신발을 신으라고?

 

이럴 거면 아까 백화점에서 얘기를 하지

 

그때 백화점 영업 끝났거든요

 

아휴어떡해

 

(지호나 갑자기 피곤한데 집에 가도 되냐?

 

, 230

 

230 하나랑

 

양말도 하나 주세요 - (종업원

 

대화료?

 

(서현여기 대화하는 것도 돈을 받아?

 

(서현되게 신기하다

 

[지호가 한숨 쉰다]

 

(지호빌릴 대신발 화

 

대화!

 

진짜 어이없을 ''

 

렌트료라고 했으면 바로 알았어

 

촌스럽게 대화료가 뭐야

 

(지호

 

가지고 와

 

돈 준다고 사람 부리네제가

 

(지호보이지진자 운동의 원리

 

그걸 이용해서 던지는 거야

 

근데 너 진자 운동이 뭔진 아니?

 

그만 놀려

 

(지호이게 조금만 틀어져도 공이 휘는 거야

 

(지호평평함은 기억하고

 

그대로 갖다가 그대로 가서 굴린다고 생각하고 딱 던지면 돼

 

오케이?

 

(지호뒤에서 봐봐

 

[공 던지는 소리]

 

[핀 맞는 소리와 함께] (지호가 큰소리로나이스 샷!

 

우와!

 

[공이 바닥에 닿은 후 굴러가는 소리]

 

다시

 

[공이 바닥에 닿는 소리]

 

...

 

[공이 바닥에 닿는 소리]

 

...

 

[실망하며

 

(지호될 때까지

 

 

(지호손 끼고

 

앞에 딱 보고

 

가운데 핀을 바라보고 집중을 하라고집중을

 

그냥 그대로 갖다가 그대로 굴리면 돼

 

던진다고 생각하지 마팔은 귀 옆을 스치고

 

(지호집중집중

 

(지호할 수 있어최서현파이팅 지금 던져

 

[공이 바닥에 닿은 후 굴러가는 소리]

 

[서현이 신나서 [핀을 맞추는 소리]

 

[신나서 소리친다]

 

나이스 샷나이스나이스!

 

(지호좋아좋아 [서현 소리지른다]

 

(지호좋아좋아좋아잘했어잘했어 잘했어그거야그거

 

(지호그걸 기억하라고근육과 모든 세포들이 그걸 기억하고 있어

 

(?

 

(이게 뭐야?

 

너한테 온 건데

 

들어가자

 

[놀라며왜 같이 들어가?

 

(지안이 제 누나 집에 있습니다

 

아무리 누나 집이라도 지금 시간이 몇 신데

 

[한숨 쉬며무슨 상관이야?

 

가족상만 무사히 받는 거 봤으면 됐어

 

[한숨 쉬며 벨트를 맨다]

 

[차가 급정거하는 소리]

 

잘 있어라

 

서지안

 

(지호어휴배고파

 

(지호아줌마두 개요

 

(지호

 

(서현어쩜저렇게 재밌니?

 

(서현골프보다 백만 배는 더 재밌다

 

내가 연속으로 스트라이크 두 번 친 거 봤지?

 

볼링 처음 쳐서 108점 쳤으면 엄청 잘한 거지?

 

두 게임만에

 

[서현이 웃으며우리 내일도 또 치자

 

친구 없냐?

 

(지호아니같이 클럽 가고 볼링 칠 친구 서너 명은 있어야지 

 

너 대학생이라며?

 

나 일반인 친구 없어

 

그리고 그렇게 놀고 다녀도 안 되고

 

왜 안 돼?

 

정혼자가 있거든

 

정혼자?

 

결혼할 사람 정해져 있다고

 

그래서 행동거지 조심해야 해 괜히 구설수 오르면 큰일 나

 

[어이없다는 듯

 

[사극 말투로이것이 조선 시대요내가 타임 슬립을 한 것이요?

 

(서현우리 쪽은 거의 그래

 

집안에학벌에능력에외모에 성격까지 다 알아보고 정하는데

 

그게 어때서

 

우리 오빠도 정혼자 있어

 

정식으로 만나는 건 내일이 처음이지만

 

그럼 우리 작은누나 결혼 상대도

 

너네 부모님이 정해주시는 거야

 

...

 

결국엔 그렇게 되겠지만 지금으로선 불가능

 

?

 

교양에학벌에 뭐 내세울 게 없잖아

 

(서현아우 매워

 

[놀라며이게 뭐야?

 

나 이거 왜 먹었어길거리 음식을 더럽게

 

아이 씨맛있게 처먹고는

 

(서현줘 봐

 

 - [서현의 거절하는 콧소리으응

 

- (지호잘 먹네 - 굿!

 

(지태늦으셨네요

 

(태수

 

(지태아버지

 

저희 분가 안 하기로 했어요

 

이민은 그냥 한 번 알아본 거예요

 

마음대로 해 이민을 가든분가를 하든

 

이민도 안 가고분가도 안 한다고 말씀 드리잖아요

 

마음대로 해

 

(지태아버지가 주신 천만 원이에요

 

계획대로

 

저희가 모아서 2년 후에 분가할게요

 

알았어

 

[미정이 놀라며아니

 

(미정그게 무슨 소리야?

 

이민이라니분가라니?

 

아버지한테 물어보세요

 

[답답하다는 듯요즘 왜 저러세요?

 

[계단 올라가는 소리]

 

[화나서 씩씩거린다]

 

[한숨 쉰다]

 

(지태아버지께 말씀드렸다

 

돈도 돌려드렸고

 

(수아잘했어

 

(지태가족은 가족이고

 

내 인생은 내 인생인데

 

너무 섞어 생각했어

 

앞으로 그런 일 없을 거야

 

그런 의미에서 우리 여행 가자

 

한 달에 한 번 둘만 여행가기로 한 거 실천

 

오케이어디로 갈까?

 

[문 두드리는 소리]

 

(미정지태야

 

(지태

 

무슨 일이세요?

 

수아랑 쉬는 데 미안한데

 

할 얘기가 있어서

 

들어오세요

 

무슨 얘긴데요?

 

(미정지태야

 

아까 그거 분가니 이민이니 그거

 

나 때문이지?

 

다 정리 끝난 일이에요

 

그 얘기하려고 온 게 아니라

 

저쪽 집

 

해성 부회장님이 우리 용서하신대

 

가게도 새 점주 올 때까지만 지배인으로 일하기로 했어

 

용서를 해준다고요?

 

지수 덕인 거 같아

 

자식그래도 마음에 걸렸나 보네

 

잘됐어요어머니

 

아버지가 그러시는데

 

지안이도 무사히 잘 있단다

 

아버지가 지안이를 만나셨데요?

 

(미정전후 좌우 사정을 말씀을 안 하셔

 

너희들도 봤지만 지안이 무사한 걸 알고는 긴장이 풀려서

 

밀린 잠을 잤나 봐

 

그런 거면 그렇다고 말씀을 하실 일이지 [혀를 찬다]

 

어머니그러면 내려가셔서 쉬세요

 

그래

 

[구슬픈 음악]

 

지호 수능

 

지났구나

 

[깊은 한숨]

 

(명희특별 코스로

 

주문 넣어 놓았고?

 

(도경장소라가 좋아하는 와인도 준비시켰습니다

 

잘해

 

오늘 소라 만나는 게 너희들 결혼 첫 준비니까

 

걱정 마세요

 

(지안안녕히 주무셨어요?

 

[희가 밝게 웃으며일어났어요?

 

사무실에선 봤는데 여기선 처음이네요

 

신세지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웃으며신세는 무슨

 

(용국저 친구는

 

그거 제 우유인데요

 

내 거 아니네 진짜

 

[멋쩍은 듯같은 브랜드라 착각했네

 

어떡하죠?

 

이것도 입 대고 먹던 거라 드릴 수도 없고

 

[웃으며있다가 사다 놓으세요

 

(미리양미리입니다

 

(지안서지안이에요

 

지안씨나랑 밥 먹어요

 

아니에요나가서 우유 사 마시면 돼요

 

(양 목수 웬일이야?

 

오늘은 일 없나 보네?

 

(미리인기쟁이가 일이 없을까?

 

[우르르 2층에서 내려온다배 고프고 졸리고 미치겠다

 

(용국뭐야?

 

(용국밤새 회의 한다더니왜들 일찍 내려와?

 

(하우스 메이트1) 뭐 먹고 자야겠어서

 

(용국맨날 먹는데

 

- (용국밤새 회의하면 안 피곤해? - (나가자

 

[2층 사람들 피곤하다고 대답한다] (용국피곤하면 자

 

아휴원래는 아침에 이러지 않는데

 

2층 형이 사람들 데리고 와서

 

나 괜찮아

 

당황했을까 봐

 

나가서 아침 사먹자

 

아니그보다

 

나 한 시간만 늦게 출근할게

 

팔 아파서 그렇지?

 

어제 장미목 단단한 거 잘라서 그래

 

아니 그게 아니라

 

나 핸드폰 좀 사려고

 

핸드폰?

 

(핸드폰 매장 직원어떤 게 마음에 드세요?

 

버건디 색이 예쁘네요

 

이걸로 주세요

 

번호 이동하실 건가요?

 

아니요신규 가입이요

 

[잔잔한 음악]

 

[장기 두는 소리]

 

[메시지 수신음]

 

[메시지 확인음]

 

(지안지안이에요

 

(지안저 잘 지내고 있어요 걱정 마세요

 

[전화 수신음]

 

[짜증 내며무음으로 안 해놨어

 

[메시지 수신음]

 

아이 씨정말 잠 좀 자자잠 좀

 

누구야?

 

여보세요?

 

지호야큰누나야

 

[울먹이며큰누나큰누나

 

수능 잘 봤어?

 

아이지금 수능이 문제야?

 

누나 어디야?

 

너 수능 잘 봤나 궁금해서 전화한 거야

 

누나나 좀 만나줘 내가 지금 갈게

 

서울이든부산이든 제주도든 어디야?

 

나중에나중에 보자

 

누나 잠깐만 끊지 말아 봐 누나제발

 

제발한 번만 한 번만 나 만나주라

 

나 누나한테 고백할 거 있단 말이야

 

[애원하듯제발제발 큰누나

 

[감미로운 음악]

 

생각보다 괜찮네요

 

(여직원옷 구매하면서 여성 고객들이 많이 쓰는

 

뭐 마스크 팩핸드 크림 향초 같은 생활용품도

 

같이 구매할 수 있다는 게 고객들의 관심을 끄는 것 같습니다

 

- (지안이양 대리님 - (양 대리?

 

저 이거 나중에 계산할게요 - (양 대리그래

 

부사장님!

 

[한숨 쉰다]

 

(유 비서식사하셔야죠?

 

(유 비서날씨도 추운데 복지리 어떠십니까?

 

이 근처에 엄청난 맛집이... - (도경혼자 먹어

 

어디 좀 잠깐 갔다 올게

 

또 어디 가시는 거야?

 

[이마를 탁 치며진짜

 

불길하다 정말 [혀를 찬다]

 

[기계 작동 소리]

 

점심 좀 먹고 올게요

 

점심 약속이라서 좀 더 걸릴지도 몰라요

 

제대로 먹고나 와

 

(선태다녀오세요

 

(지호큰누나!

 

[숨이 차서 헉헉거린다]

 

[울먹이며지호야

 

[지호가 헉헉거린다]

 

[울먹이며뭐야이럴 줄 알았어

 

[울컥하며큰누나 얼굴이 왜 이 모양이야?

 

속상하게

 

배고파서 그래

 

들어가자

 

그럼그동안 백화점에 다녔던 거야?

 

미안해큰누나

 

내가 진작 말했으면 누나가 덜 초조할 수도 있었는데

 

그게 무슨 소리야?

 

(지호내 등록금도 있고 형 짐 덜어주려고

 

대기업 취직 욕심 더 냈던 거

 

(지호알아

 

아니야

 

내 욕심이 더 컸어

 

미안해

 

[한숨 쉬며큰누나가 대학 꼭 가라고

 

군대 가기 전에 재수 비용도 대줬었는데

 

내가 포기했어

 

아니야지호야

 

네 생각이 맞을 수도 있어

 

진짜?

 

지금 네 얼굴이 좋으니까

 

별 목적 없이 대학 가는 것보다

 

자기 생각대로 사는 게 덜 불행할 수 있거든

 

[다행인 듯 웃으며]

 

빙고

 

그거야그거 내 생각이 그거라니깐

 

큰누나

 

당분간 집 생각하지 말고 큰누나 편한 대로 쉬어

 

용돈 걱정하지 말고

 

이제 커밍아웃했으니까 내가 큰누나 용돈 줄게

 

그건 사절이야

 

나는

 

내가 알아서 할게

 

그리고 너

 

왜 계속 큰누나라고 해그냥 누나라고 해 이제

 

?

 

지수

 

그 집으로 갔을 거니깐

 

어떻게 알았어?

 

작은누나하고 통화했어?

 

아니

 

근데 어떻게 알았어?

 

갔을 거 같았어

 

지수는 화나면 엉뚱한 데로 튀잖아

 

[한숨 쉰다]

 

그치그래서 걱정이야

 

그집 신데렐라가 그러는데

 

걔네 집안은 인생을 다 정해준대

 

(지호걔도 벌써 정혼자가 있고

 

걔네 오빠도 정혼자가 있는데

 

이게 웃긴 게 아직 만난 적이 없대

 

걔네 오빤 오늘 만난대

 

(도경나는

 

장소라하고 결혼할 사람이야

 

아니할 거야

 

뉴욕 가서 일년 후쯤

 

뉴욕대 다니는 뉴월드 그룹 차남 만나게 될 거거든요

 

그래서 그다음 해에 약혼하고 석사 따고 들어와서 결혼

 

그렇게 정해져 있어요

 

잃어버린 25

 

빨리 되찾아야 하지 않겠니?

 

앞으론 단독 외출 금지야

 

편한 대로 살면 안 돼 격식에 익숙해져야지

 

노력 없이 되는 건 없다

 

너 하나로 인해서 나와 아버지 오빠와 서현이까지

 

가십거리 만들고 싶어?

 

[한숨 쉰다]

 

그런 집에서 작은누나가 견디겠냐고?

 

자기 하고 싶은 거 못 하면 병나는데

 

그러게

 

[한숨 쉰다]

 

지수 힘들겠다

 

[지호가 한숨 쉰다]

 

우리 누나 너무 말랐다

 

(지호밤 좀 잘 챙겨 먹어알았지?

 

[지호가 한숨을 푹 쉰다]

 

[차 문이 열린다]

 

(도경또 와서 미안하다

 

이번엔 또 무슨 용건이실까요?

 

다시는 귀찮게 안 한다는 게 용건이야

 

지난번에 못한 말이 있어서

 

꼭 해야 하고 하고 싶은 말인데

 

그럴 말이 없을 텐데

 

잘 지내달라는 말을 못했더라고

 

잘 지내고 있어요

 

지금보다 더

 

[잔잔한 음악]

 

알겠습니다

 

고맙다

 

부사장님

 

?

 

지수

 

괜찮나요?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그건 모르겠고

 

외견상으로는 잘 지내고 있어

 

지수한테 신경 좀 써주세요

 

부사장님 집에서 버티기 힘들 거예요

 

내 동생이야

 

걱정 안 해도 돼

 

부사장님 동생이에요

 

[슬픈 음악]

 

(도경반갑다

 

난 최도경

 

네 오빠야

 

오빠!

 

오빠 여기 있다!

 

오빠였을 땐

 

참 좋았는데

 

잘 부탁 드려요

 

[깊은 한숨]

 

책임도 못 질 거면서 왜 자꾸 오는 건데

 

[얕은 한숨]

 

[씩씩하게늦어서 죄송해요 점심 드셨어요?

 

저 뭐부터 할까요?

 

(직원식사는 주문하신 대로 준비해 놓겠습니다

 

[전화 수신음]

 

최도경입니다

 

(소라죄송한데 이쪽에 급한 일이 생겨서 그래요

 

(소라저 있는 곳으로 좀 와주시면 안 돼요?

 

거기 어딘데요?

 

(도경어디 있는 거야?

 

(소라도경 오빠!

 

오빠?

 

(소라오랜만이에요

 

(도경오랜만인데 사람 굉장히 놀래키네장소라 씨

 

[웃으며오빠 놀랐죠?

 

진짜 놀라셨죠?

 

앉아요

 

(도경근데 여긴 어떻게 찾았어요?

 

(소라재미있게 본 영화 촬영 장소래요 여기가

 

여기 되게 재밌는 게요

 

당근오이

 

이게 다 셀프래요

 

그래서 이것도 제가 들고 왔어요

 

그럼 난 뭘 하면 될까요?

 

안주 고르기

 

여기는요들어올 때 종이하고 펜을 줘요

 

술하고 안주를 여기다 적어서 갖다 내면 된데요

 

재밌네

 

(소라재밌죠?

 

여기 너무 신기하죠?

 

먼저 골라요

 

전 이미 골라놨어요

 

오빠만 먹고 싶은 거 고르면 돼요

 

장소라 씨가 뭘 골랐는지 알아야 겹치지 않을 텐데

 

겹치는 게 뭘까?

 

궁금해서라도 안 알려줄 거예요

 

[웃으며구석구석 재미를 찾으시는군요

 

[재밌다는 듯 웃으며]

 

이거 덮으세요

 

고마워요 이거 너무 대접 받는데 [웃음]

 

뭘 먹을까

 

(도경!

 

[탁 가리킨다]

 

갈치 조림

 

갈치 조림요?

 

왜 이렇게 놀라요안 겹칠 거 같은데

 

[실망하며아직 그 정보는 안 들어갔나?

 

저 비린 건 안 먹어요

 

그래요?

 

이거 꽤 맛있는데

 

[사포질한다]

 

그만해도 돼 너무 정성 들인다

 

 

체크해 줘

 

(공을 그렇게 들여 놓고는

 

...

 

[소리 높이며

 

예쁘다정말 잘 만들었네

 

10년 만에 한 거 치고는

 

서지안 10년 만에 작품인데

 

남 주긴 아깝다

 

너 가질래?

 

헛소리하지 말고 이니셜이나 새겨

 

여기에는 소문자가 잘 어울려

 

(선배님

 

(...

 

[상쾌한 음악]

 

배고프다

 

너 사포질할 때 시켜놨다

 

안 비려요?

 

먹어 봐요

 

[어색하게 웃는 소리]

 

[잔에 술 따르는 소리]

 

(소라한 번쯤은

 

대리 기사 불러도 되는 거 아니에요?

 

중학생 때 이런 서프라이즈 하는 성격 아니었던 것 같은데

 

말도 못하게 소심이에 얌전이였죠

 

'겁쟁이'가 빠졌네

 

말에 올라타질 못해서 한 시간은 울었던 것 같은데

 

기억하시네요?

 

내가 야단쳐서 소라 씨 집어올려 말에 태웠는데

 

그걸 기억 못할까?

 

[작게 웃는 소리]

 

오빠 덕분에

 

미국 유학 생활 승마로 견뎠죠

 

근데 소라 씨

 

왜 나한테 바로 오빠라고 해요?

 

오빠는 왜 나한테 계속 소라 씨라고 해요?

 

여동생 말고 다른 여자한테 이름 부른 적 없는 것 같은데

 

연애했던 여자한테도요?

 

[웃으며연애했던 여자한테는 불렀네

 

[혀를 살짝 차며그러네

 

우리가 지금 연애하는 건 아니니까그렇죠?

 

그렇다고 볼 수 있죠

 

 

좋은데요

 

아무 여자한테나 이름 안 부르는 것

 

[도경이 큰소리로지안아!

 

(도경서지안!

 

(도경지안아!

 

오빠...

 

 

(도경서지안너 진짜

 

돌았지?

 

(그만하고 먹자

 

(지안다했어

 

(지안치킨 시켰어?

 

이걸로라도 단백질 보충 좀 하라고

 

네가 너무 먹는 게 부실하니까

 

진짜 배고파

 

(너 변한 줄 알았더니

 

- (여전하구나 - 뭐가?

 

시작하면 끝을 보는 거

 

(시간이 얼마나 갔는지 배고픈 줄도 모르고

 

조각이

 

미술이 그래서 좋았어

 

너무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거든

 

 

먹어

 

맛있다

 

(소라이제 나 뭐라고 부를 거예요?

 

소라야?

 

소라 씨?

 

뭐라고 부를 거예요?

 

그 대답

 

다음에 만났을 때 듣게 될 겁니다

 

덕분에...

 

(소라덕분에 즐거웠다는 뻔한 인사는 하지 말죠

 

덕분에 즐거웠던 거 사실인데

 

진짜 즐거웠어요?

 

!

 

(소라이번에 미국 들어갔다가

 

친구들이랑 여행도 좀 하고

 

졸업식하고 다시 나올 거예요

 

약혼은 언제 하면 좋을까요?

 

약혼을 뭐 할 거 있나?

 

바로 결혼하면 되지?

 

[놀라며진짜요?

 

합시다

 

결혼

 

(주문하신 장미목 도마 드리려고요

 

(지수감사합니다

 

(지수평생 간직할게요

 

(지호큰누나 돌아왔다 그거 알려주려고

 

(지수나 좀 보자

 

(소라그 여자세컨드로 둘 거예요정리할 거예요?

 

(소라오빠한테 있잖아요 아주 사랑하는 여자

 

(재성제 딸입니다

 

(재성회장님 손녀고요

 

(노 회장해성 핏줄이야!

 

(노 회장책임지고 교육시켜서 단상에 세울 수 있게 해

 

(도경널 다시 만나자마자

 

(도경이 말부터 해야 했는데 그 말을 못했어

 

(도경내가 정말 사랑하게 된 사람

 

(도경지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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