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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빛 내 인생 30

 

(노 회장그 사람은

 

(노 회장바로

 

[긴장감 고조되는 음악]

 

[숨을 헐떡인다]

 

[긴박한 음악]

 

[기침한다]

 

[계속 기침한다]

 

[웃으면서이거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기관지가 좋지 않아서요

 

(노 회장목이 제대로 안 나왔네요

 

민 부장님

 

지수는요?

 

아가씨가 도망가셨어요

 

아휴 [긴장감이 도는 음악]

 

유비얼른 쫓아가 봐

 

 

저도 그럼

 

[한숨 쉰다]

 

오늘 여러분들에게 특별히 소개할 사람은

 

바로

 

여러분들이십니다

 

(노 회장이 자리에 앉아 계신

 

(노 회장해성 그룹 임직원 여러분들이십니다

 

(노 회장서로를 향해서

 

우선 박수!

 

[다같이 박수친다]

 

(노 회장그리고 이 자리에는 안 와 있지만

 

루비 홀에서

 

만찬을 즐기고 계실 본사 평직원 여러분들에게도

 

다시 한 번 박수!

 

[다같이 박수 친다]

 

[메시지 진동음]

 

(민 부장아가씨가 갑자기 도망치셨습니다

 

(민 부장죄송합니다

 

(노 회장여러분이 없었더라면

 

(노 회장해성 40년도 없었습니다

 

(노 회장진심으로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다같이 박수 친다]

 

[잔잔한 음악]

 

(진행자다음

 

(진행자최재성 부회장님의 인사말을 들으시겠습니다

 

[다같이 박수 친다]

 

존경하는 해성 그룹 임직원들과 함께

 

(재성해성의 40살 생일을 맞게 돼서 기쁩니다

 

놀라셨죠?

 

(도경죄송합니다

 

동생이 급성 장염으로 응급실에 갔답니다

 

어머어떡해?

 

너무 긴장했나 보다

 

오빠병원 가보셔야 되는 거 아니에요?

 

경과 보고 받고 움직이면 돼요

 

[잔잔한 음악]

 

[감탄하며어머 된다!

 

[손바닥 마주치는 소리]

 

이제 겨우 10년 전 솜씨로 돌아온 거 축하한다

 

!

 

그렇게 좋냐?

 

좋아

 

고맙다선우혁

 

뭐가?

 

이거 만들게 해줘서

 

맥주 쏠게

 

샘플이라 만들게 해준 거다

 

(엄청 샘플처럼 만들었으니까

 

두 번째는 제대로 만들어라 팔 수 있게

 

나보고 만들라고?

 

네 디자인이잖아

 

(대신 낮에는 소장님 보조로 목공소 일하고

 

저녁에 만들어

 

우리 메인은 아직 DIY 목제 판매니까

 

좋아

 

그럼 이거 희 언니 카페에 갖다놓을까샘플이니까

 

굿 아이디어

 

그럼 가격 안내문 달아서 갖다 놓자

 

(지안!

 

혁이 너는 아주 사업가 마인드가 배어 있구나

 

바로 카페 전시할 생각을 하네?

 

가구에서 시작해서 인테리어 카페로 확장할 생각하고 시작한 거야인마

 

크리스마스라 선물용으로 괜찮겠는데?

 

그렇구나

 

벌써 12월이니까

 

(지안창립 기념일이 오늘이구나 [부드러운 음악]

 

내가 그 집에 간 건 너처럼 돈 때문에 간 게 아니야

 

서지수

 

괜찮으려나

 

뭘 혼자 그렇게 중얼거려?

 

?

 

...

 

해성 그룹에 들어간 옛날 동생이 생각나서

 

옛날 동생?

 

전화해 봐

 

아직은 그러네

 

[구슬픈 음악]

 

[지수가 기침을 한다]

 

[거친 숨을 쉰다]

 

[우아한 배경 음악]

 

(진희장염?

 

너무 긴장했는지

 

아니면 점심 먹은 게 잘못됐나 봐요

 

꽤 강단이 있잖아 은석이 조카

 

건강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니야?

 

(진희있어도 있다고 하겠어요우리한테?

 

할아버지가 걱정이에요

 

계획이 어긋나셔서

 

어머니가 더 걱정이신 것 같은데?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소리]

 

오빠

 

소라 씨

 

동생 괜찮아요?

 

괜찮을 거예요

 

(소라아쉽다

 

어머니가 여동생 칭찬을 많이 하셔서 보고 싶었는데

 

(소라) 25년 동안 평범한 집안에서 살았는데

 

전혀 티 안 나고 멋졌다면서요

 

소라 씨는 어때요?

 

마음이 변했는지 묻는 거라면?

 

나 그렇게 갈대 아니에요

 

[소라가 살짝 웃는다]

 

결정할 때까지는 갈대였구나 [부드러운 음악]

 

살짝 재미있기도 해요 기대도 되고

 

재밌다고?

 

기대는 또 무슨 말입니까?

 

공항 갈 때 에스코트 해주실 거죠?

 

그때 답 듣게 될 거예요

 

웃어주면 좋겠는데

 

동생이 걱정돼서

 

나중에 또 봐요

 

[한숨 쉰다]

 

어떻게 됐어찾았어?

 

죄송합니다 못 찾았어요

 

민 부장한테는 전화해봤어?

 

근데 회장님 지시 수행 중이시랍니다

 

할아버지 지시?

 

[긴장감이 도는 음악]

 

기사님여기서 조금만 기다려주세요제가...

 

[크게 놀라며!

 

!

 

(지수어머!

 

(민 부장아가씨

 

댁으로 모시겠습니다

 

[놀라며싫어요!

 

[지수가 헉헉거린다]

 

이게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짓거리야?

 

너희들은 딸 마음 하나 못 잡고 뭐 했어?

 

시키는 대로 연습 다 했는데 왜 도망쳤는지 모르겠어요

 

죄송합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아프다고 할 걸 그랬어요

 

?

 

급성 장염이라고 말씀드렸더니

 

소라 씨네도 그렇고

 

뉴월드 그룹 사모님도

 

의구심 없이 이해하고 넘어가셨거든요

 

[한숨 쉬며이런 애송이 녀석

 

아까 가족 모임 하자고 하더라 장수석 내외가

 

그땐 복막염이라고 할래?

 

오늘 소개를 시켰으면 내일 유학 가게 되면 쉽게 풀릴 일을

 

배배꼬이게 만들었어 그 녀석이

 

개망신 당하기 전에

 

도경이 약혼 당장 진행하고

 

그 전에 은석이 유학 보내!

 

[한숨 쉰다]

 

[한숨 쉰다]

 

[자동차가 오는 소리]

 

어머

 

[구슬픈 음악]

 

[구슬픈 음악]

 

아가씨 오셨습니다

 

(민 부장가보세요

 

지수야너 얼굴이

 

[버럭하며앉아!

 

네가 감히 내 얼굴에 똥칠을 하려고 했냐?

 

아니했어

 

회장님

 

우선 지수가 왜 그랬는지 먼저

 

[호통치며자네 입 닫아!

 

[한숨 쉬며그 분장 내가 지시했어

 

그 정도를 못해해성 그룹 손녀가?

 

거저 해성 그룹 그늘에서 편히 안락하게 살고만 싶었어?

 

저 그럴 생각 없어요

 

네 생각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중요하지도 않아

 

(노 회장해성 그룹의 핏줄로 태어난 순간부터 넌 해성 사람이야 [긴장감이 도는 음악]

 

태어나면서 황금 덩어리를 안고 태어났으니까

 

어디서 본데없이 네 멋대로 뛰쳐나가그 자리가 어떤 자린데?

 

네깟 것이

 

노양호한테

 

반항을 했어?

 

너 왜 도망쳤어?

 

[울먹이며너무 무서워서 그랬어요

 

지안이 동영상 보면서

 

(지수말투까지 지안이처럼 흉내 내고

 

얼굴도 지안이처럼 보이는 거면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야 될까 봐

 

동영상이라니?

 

터진 입으로 주절주절 변명 꺼내는 거 봐라

 

네가 웬만하면 서지안으로 분장을 시켰을까?

 

오죽 모자랐으면

 

[흐느끼며지안이를 미리 소개해서 생긴 일이잖아요!

 

[긴장감을 높이는 효과음]

 

[긴장감이 도는 음악]

 

애 올려 보내라

 

얘 정신 차릴 때까지 내 눈에 안 띄게 해

 

[노 회장이 걸어가는 소리]

 

도망치기 전에 나한테 전화하지 그랬어

 

아무 생각 안 났어요

 

겁만 났어요

 

선택에는 책임과 대가가 따르는 법이야

 

당분간 힘들 거야

 

마음 단단히 먹어

 

[한숨 쉬며집 나가면 되죠 뭐

 

[부드러운 음악]

 

[울면서엄마

 

어떻게 분장까지 시킬 생각을 해?

 

지수는 자존심도 없어?

 

당신 왜 이렇게 이중적으로 굴어요?

 

?

 

어차피 서지안인 척 세우는 건 괜찮고

 

분장은 안 돼요?

 

한 번 본 사람들이야

 

머리 스타일옷으로도 충분히 커버 가능해

 

그래서 제일 뒷자리로 귀빈석 자리 배치한 거 아니야

 

진희하고 정명수는요?

 

[무거운 분위기의 음악]

 

아버지가 왜 걔들까지 속이라고 지시하셨는지 몰라요?

 

진희는 참을성이 없어요

 

호시탐탐 우리한테 뭐라도 있나 빌미라도 있음 밖에 터트릴 거

 

아버지도 아시니까 분장까지 시키라고 하신 거예요

 

그러니 그만 좀 하시라고 해

 

양손에 똑같은 떡 쥐신 흉내!

 

당신이 신뢰를 못 줬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낮게 한숨 쉰다]

 

늦게라도 온다더니 아무도 안 왔네

 

(지호왜 전화 안 받냐용건 있으니까 전화해

 

[전화 발신음]

 

[발랄한 음악]

 

(서현추워

 

(서현이렇게 추운데 여기에서 치맥을 해?

 

(지호너 한강에서 치맥 안 해봤다며?

 

!

 

(지호!

 

(지호이거 흔들고 있어

 

(지호이 서지호님이

 

아주 판타스틱한 경험을 하게 해줄 테니까

 

!

 

넌 진짜 모르는 게 없다

 

그치내가 모르는 것 빼고 다 안다

 

여기 앉아

 

(배달부서지호 씨!

 

여기요!

 

여기요여기여기

 

[반가워하며아잇

 

(배달부양념 반프라이드 반요

 

아 네맞아요맞아요 감사합니다수고하세요

 

냄새

 

저기요잠깐만요!

 

  돈 안 냈는데?

 

선결제했지

 

그런 것도 있어?

 

(지호공주님

 

근데 왜 너가 돈을 냈어?

 

나랑 놀아 주면 비용은 내가 내기로 했는데

 

오늘은 무료 봉사다

 

졸업 연주회인데

 

가족한테 씹힌 불쌍한 애라서

 

[캔 따는 소리]

 

나 해성 그룹 막내딸 최서현이야

 

어디다 대고 불쌍하대?

 

너 천천히 마셔 너 그러다 트림 나와

 

[트림 소리]

 

오 마이 갓

 

이런

 

더러워진짜

 

 

너 혹시

 

우리 작은누나 잃어버리고 주워온 딸 아니야?

 

그 대타로?

 

?

 

아니 그 기럭지도 그렇고

 

집에서 받는 대접도 영

 

그렇지너가 생각해도 그런 거 같지?

 

[한숨 쉬며진짜 그런가?

 

어휴예능을 왜 다큐로 받아들여?

 

아휴당연히 농담이지

 

아니진짜일 수도 있어

 

[한숨 쉰다]

 

(지호

 

농담... 미안해

 

...

 

지수야

 

얘기 좀 하자

 

[구슬픈 음악]

 

[흐느낀다]

 

(지호잠시만요

 

[한숨 쉰다]

 

[발랄한 음악]

 

(지호최서현

 

정신 차려너희 집이야

 

(지호일어나 봐빨리

 

아휴이 진상진짜

 

[지호가 궁시렁거린다괜히 술을 마셔 가지고

 

최서현정신 차려

 

이러다 걸리면 나 죽어

 

맞아너 죽어

 

너 빨리 가

 

나는

 

우리 집에 가서 따질 거야

 

아휴이거 불안 불안한데

 

걱정하지 마 오늘은 절대 참지 않아

 

물어볼 거야

 

내가 진짜 이 집 딸인지 아닌지

 

[문 열리는 소리]

 

아휴쟤는 뭐가 이렇게 미덥지가 않아

 

아휴진짜

 

나 왔어요!

 

최서현 왔어요!

 

뭐야왜 불이

 

꺼져 있지?

 

!

 

[발랄한 음악]

 

[부드러운 음악]

 

(지안분위기 좋다

 

자기가 만든 거라고 엄청 티내네서지안

 

[지안이 크게 웃는다]

 

아 참혁아

 

너는 핸드폰에 저장돼 있는 친구들 번호 다 기억해?

 

아니

 

아버지

 

누나용국형지금 네 번호

 

(그 정도?

 

아휴

 

명신이라고

 

내가 꼭 연락을 해줘야 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번호가 기억이 안 나

 

집 몰라?

 

고시원에 있었는데 지금은 없을 거야

 

공무원 시험 끝나면 청주 집으로 내려간다고 그랬거든

 

(친구...

 

가족들의 번호는 기억하고?

 

그동안 묻고 싶은 거 참느라고 힘들었지?

 

가족들한테 연락했어

 

했어언제?

 

엄마하고 오빠만 못 만났어

 

(아이고 우리 지안이 잘했네

 

(잘했어?

 

♪ 매일 그대 곁에서 ♪

 

♪ 항상 그대 품에서 ♪

 

[한숨 쉰다]

 

(서지안살아났어

 

♪ 이제는 너에게 말할게 ♪

 

♪ 바람이 불어와 ♪

 

나 머리 만지는 거 별로 안 좋아해

 

아휴

 

가족들 신경 쓰기 싫다고 했을 때 진짜 겁났거든

 

너희 가족 얼마나 화목했었는지 아니까

 

우리 집에 놀러와 본 적도 없으면서 어떻게 알아?

 

너희 아버지가 여섯 번이나 우리 야식 간식 사주셨고

 

(늦는 날이면 꼭 너 데리러 오셨었고

 

툭하면 너 동생엄마하고 문자하고

 

그랬었나?

 

난 기억이 안 나는데

 

근데 여섯 번?

 

너 숫자까지 기억을 해?

 

(인마

 

네가 가족상 하나 만들 때마다

 

우리 목공반 애들 고기 사주셨잖아

 

소고기

 

네가 아버지한테 졸랐다며

 

♪ 눈물뿐인 나를 따스히 ♪

 

♪ 안아준 그대를 기억해 ♪

 

♪ 그대가 보이네 ♪

 

♪ 사랑이 다가오네 ♪

 

♪ 우리 함께 할 이 순간을 ♪

 

♪ 영원히 기억하기를 ♪

 

♪ With you ♪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한숨 쉰다]

 

들어가

 

저 출근해야 되는데요?

 

[강압적으로들어가

 

[무거운 음악]

 

그래

 

내 실수로 너 잃어버렸어

 

일부러가 아니야

 

네가 뭐라든 너 태어나게 해준 부모고 넌 이 집 핏줄이야

 

널 잃어버린 원망 내세워서 까부는 거

 

오늘로 끝이야

 

나가방을 구해줘?

 

그럴 거라고 생각하니?

 

네가 그렇게 해달라면 옳구나그렇구나 해줄 것 같아?

 

봐주고 있었더니 할아버지한테도 까불어?

 

그깟 빵집 당장 문 닫게 할 수도 있어

 

이 방에서 근신이야

 

한 발짝도 나오지 마

 

(서지안 씨 입주 환영식

 

오늘 저녁 7시 술은 각자

 

음식은 선우희 준비

 

[메시지 수신음]

 

(지수방장님죄송해요

 

(지수몸이 아파서 오늘 못 나가겠어요

 

(남구?

 

(남구어디가 아픈데?

 

(남구잘 됐네

 

(남구푹 좀 쉬어요

 

[부드러운 음악]

 

[휴대폰을 내려놓는다]

 

[한숨 쉰다]

 

(남구주방장이 몸이 아파서

 

(남구오늘 쉽니다

 

아휴

 

이심전심이 왜 하필 서지수하고야

 

카페 운영 경험도 있고

 

바리스타 자격증도 있는 사람이라

 

맡겨 놓고 여행 좀 가려고

 

여행?

 

나 당분간 떠나있고 싶어

 

그렇게 힘들면 그냥 받아주면 안 돼?

 

(누나

 

(그 형님이 싫어서 피하는 게 아니잖아

 

좋은데 못 받아주니까 힘든 거잖아

 

너무 소중한 사람은

 

내가 알아서 해줘야 하는 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없어지면

 

다시는 만날 일이 없겠구나 하면

 

다른 사람 찾지 않을까?

 

[잔을 내려놓는다]

 

차도 없이 소라도 나갔는데

 

무슨 급한 말이 있는지 모르겠네?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올리겠습니다

 

죄송하다니 뭐가요?

 

따님을 정말 잘 키우셨습니다

 

저한테는 과분한 사람입니다

 

어딜 내놔도 부족한 아이는 아니죠

 

여러모로

 

 

(손 여사근데

 

죄송하다는 것은 무슨 뜻이에요?

 

소라 씨하고의 결혼

 

없던 일로 해주셨으면 해서요

 

[잔잔한 음악]

 

죄송합니다

 

[놀라서뭐라고요?

 

집안에서 미리 결정하고 만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명희우리 도경이가

 

정말 결혼 못 하겠다고 했어요?

 

[무거운 음악]

 

죄송합니다손 여사님

 

저희는 모르고 있었던 일이라서

 

제가 도경이와 얘기해 보고 다시 전화드릴게요

 

뭔가 오해가 있을 거예요

 

 

알겠습니다

 

[전화 종료음]

 

결혼을 못 하겠다고? [긴장감이 도는 음악]

 

지수 밥은 먹은 건가?

 

안 드시겠다고 문을 안 열어주세요

 

내일부터 빵집 나가게 해준다고 하고 먹이게

 

열쇠로 열고 들어가서라도 먹게 해

 

알겠습니다

 

[전화 종료음] [문 여는 소리]

 

(명희어떡해요?

 

도경이가 장수석 집에 찾아가서 결혼 못 하겠다고 그랬대요

 

장소라가 아니라 손 여사를 찾아갔다는 말이야?

 

[소리 높이며왜 이러죠?

 

(명희어떻게 이런 짓을

 

어떻게 할 거예요?

 

그걸 왜 나한테 묻지?

 

(재성양평으로 가

 

어차피 회장님 지시대로 해야 하잖아

 

[무거운 음악]

 

(소라실례합니다

 

나무 냄새

 

너무 좋은데요

 

아니 어떻게 오셨어요?

 

약혼 선물 좀 의뢰하려고요

 

[소장이 웃는다]

 

(소장그럼 잘못 오셨어요

 

그건 쇼핑몰 사이트나 사무실로 찾아가야 돼요

 

그래요?

 

친구가 여기로 가도 된다고 했는데

 

[웃으며제가 미국에서 와서 잘 모르거든요

 

[드릴 소리]

 

어머

 

[드릴 소리]

 

이거 조명이에요?

 

 

심플한 게 예쁘네요

 

감사합니다

 

여기 디자이너세요?

 

아우아뇨아니에요

 

어이디자인해서 만들었으면 디자이너지

 

그럼저 여기 온 김에

 

이분한테 조명 좀 부탁드리면 안 돼요?

 

[망설이며아니 저...

 

제가 아직 의뢰받아서 조명을 제작할 실력이 안 돼요

 

이거 디자인해서 제작했다면서요?

 

(소장그럼

 

어떤 디자인을 원하는지 말씀해 보세요 그럼

 

난이도 높은 건 내가 도와주면 되니까

 

소장님

 

(소장지안 씨

 

일단 원하시는 디자인 말씀 들어 봐?

 

그럼 이쪽으로 오세요 - (소라...

 

아직 점심 안 드셨죠?

 

11시 반인데

 

 

그럼 저하고 같이 점심 드시면서

 

디자인에 대해 얘기 좀 나누면 안 될까요?

 

점심을요?

 

제가 혼자 밥을 못 먹거든요

 

오늘 아침도 못 먹고 나왔더니

 

지금 막 어지러워요

 

[웃는다]

 

그래요그럼

 

소장님이 손님하고 같이 점심 좀 먹고 올게요

 

그래요

 

[지안이 웃는다]

 

가세요 그럼

 

[경쾌한 배경 음악]

 

(지안누구 약혼 선물인지부터 말씀해 주실래요?

 

기본적으로 가구든조명이든 쓰는 사람 취향이 중요하거든요

 

저하고 제 약혼자요

 

본인 약혼 선물이에요?

 

 

저하고 그 사람 거 두 개 만들어 주시면 돼요

 

두 개요 탁상용이죠?

 

책상이나 테이블 위에 놓으실

 

그런 거 구분 없이 디자인부터 정하면 안 돼요?

 

그럼 생각하셨던 디자인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지안 씨는 사랑하는 사람한테 어떤 등을 만들어 주고 싶어요?

 

?

 

아까 소장님이 지안 씨라고 하길래

 

(소라그냥 지안 씨가 그려봐 줘요

 

전 디자인은 문외한이라

 

[망설이며...

 

취향이 다를 텐데요

 

자기 취향으로 고객을 유혹해서

 

그 물건을 사게 하는 게 디자이너인데요?

 

듣고 보니 그러네요

 

그럼 전 샌드위치 좀 먹고 있을게요

 

 

[부드러운 음악]

 

[그림 그리는 소리]

 

굉장히 심플한데 본 적 없는 조명이에요

 

제 취향대로 그려보라고 하셔서 그려본 거예요

 

(소라이걸 진짜 만든다면

 

무슨 나무로 할 거예요?

 

그리고 전등갓이 없는 건 유행이라서?

 

저는 참나무로 만들 거예요

 

참나무는 단단하고 곧아서 믿음직스러운 느낌을 주거든요

 

여기 맨 위에 작은 전구는 온전한 빛을 상징해요

 

전등갓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이걸로 해줘요

 

?

 

이걸로 두 개

 

진짜 이게 마음에 드세요?

 

아주요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예쁘게 만들어 볼게요

 

(소라여기 기둥에

 

이름 새겨줄 수 있죠?

 

그럼요 두 분 성함 말씀해 주세요

 

장소...

 

장소... - (소라

 

[구슬픈 음악]

 

(소라최도경

 

(소라최도경요

 

(소라여자 이름 같죠?

 

남자예요

 

 

같은 필체로 새겨주세요 필체는 어떤 거 가능해요?

 

여기 왜 오신 거예요?

 

조명 주문하러요

 

쓸데없는 짓을 하셨네요

 

  쓸데없는 짓이라고 해요?

 

최도경 씨하고 아무 사이 아니니까

 

무슨 사이냐고 물은 적 없는데

 

말만 말을 하는 건 아니거든요

 

때론 행동이 더 많은 말을 하죠

 

이보세요서지안 씨

 

고객이 조명을 주문하러 왔다고 하면

 

조명 주문하러 온 거예요

 

그래요?

 

당연한 거 아닌가?

 

주문하러 오면서 같이 밥 먹자고 하는 고객은 없거든요

 

주문만 하지

 

찾아오신 행동에 대한 답이 됐나요?

 

그걸 왜 찢어요?

 

난 주문했는데

 

지금 기분이 어때요?

 

뭐라고요?

 

나 본 기분이 어떠냐고요?

 

(소라초라해요?

 

초라하죠?

 

장소라 씨는 지금 기분이 어때요?

 

재미있어요

 

초라하죠

 

내가 왜요?

 

내가 이 정도 여자 때문에 마음 끓여야 하나?

 

나보다 예쁜 것도 아니고

 

나보다 부자도 아니고 나보다 집안도 별로고

 

(지안하나도 더 나은 게 없는 이 여자가 궁금해서

 

안 보고는 못 배겨서

 

그래서 여기까지 와서 쇼까지 하고 있는 자기 자신이

 

어떻게 보일까요?

 

[웃으면서그러게요

 

?

 

난 왜 서지안 씨를 보러 왔을까?

 

안 봐도 최도경은 내 사람일 텐데

 

(소라결국

 

소유하는 게 이기는 거거든요 자본주의 사회에선

 

[웃는다]

 

소유하세요

 

저 보셨으면 안심하고 소유하시면 되겠네요

 

마음은 소유할 수 없잖아요

 

[부드러운 음악]

 

알면서 그래요?

 

갖고 싶다고 가질 수 없는 게 마음이잖아요

 

[살짝 웃으며그것까지는

 

제가 뭐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네요

 

밥값은 그쪽이 계산하세요 먼저 먹자고 했으니까

 

[지안이 걸어가는 소리]

 

[부드러운 음악]

 

[한숨 쉰다]

 

등은 언제까지 만들어 드릴까요?

 

만들어 주게요?

 

당연히 만들어 드려야죠

 

약혼이 언제예요?

 

했어요벌써

 

라고 하면...

 

이렇게 펜을 떨어트리게 되는군요

 

[부드러운 음악]

 

계약금은

 

아까 디자인 스케치하실 때 쇼핑몰로 입금했어요

 

언제까지 만들어드리면 돼요?

 

되도록이면 빨리?

 

며칠이나 걸릴까요?

 

3일 안에 만들어 드릴게요

 

다 되면 배달해 주실래요?

 

스크래치 나면 안 되니까

 

서지안 씨가 직접

 

배달은 택배나 파손 걱정되면 직원이 갈 거예요

 

안심하고 소유해도 된다고 하신 말에 

 

책임져 주시면 안 돼요?

 

그게 무슨 뜻이에요?

 

최도경 씨 사무실로 직접 배달해 주시면

 

제 마음이 참 편하겠는데

 

(소라난 안심되고

 

지안 씨는 당당하고

 

최도경 씨는...

 

뭔가를 느낄 테고

 

셋 다 좋은 일 아닌가?

 

알겠습니다

 

그렇게 해드리죠

 

고마워요지안 씨

 

그럼 볼 일 다 끝났으니까 여기서 헤어지죠

 

 

잘 부탁해요

 

 

만나서 정말 반가웠어요

 

반가웠다고?

 

대체 뭘 했길래 날 찾아오게 해?

 

(노 회장여자야

 

도경이 여자 있어

 

말도 안 돼요아버지 그건 정말 아니에요

 

있어

 

어디서 요물한테 걸렸어

 

아니라니까요 누구 생길 틈이 없었어요

 

넌 최재성하고 연애할 때 티 내면서 연애했냐?

 

날 속였던 게 너야

 

그 얘기를 왜 하세요?

 

도경이 네 아들이야

 

세월 가면 남는 거 없이 날아가 버리는 감정 따위에

 

인생 저당 잡히는 물렁텅이들

 

도경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말씀해 주세요

 

도경이 뒤나 밟고 있어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어떻게 하시게요?

 

네 꼴 안 당하려면 초장부터 짓이겨 놓아야지

 

[언성 높이며노명희!

 

너 나 왜 계속해서 실망시켜?

 

[무거운 음악]

 

(노 회장경솔하게 서지안이 오픈해

 

서지수 못 잡아

 

다 잡아놓은 도경이 흐물흐물 빠져나가게 해

 

[큰소리로?

 

죄송해요아버지

 

[긴 한숨 쉰다]

 

[혀를 찬다]

 

이래서 아들이 있어야 해 이래서

 

[잔잔한 음악]

 

[문 두드리는 소리]

 

(민 부장아가씨

 

(민 부장식사하셔야 돼요

 

(민 부장저 들어갑니다

 

[문 열리는 소리]

 

(지수뭐 하는 거예요?

 

민 부장님까지 왜 마음대로 들어와요싫다는데

 

부회장님 지시세요

 

부회장님까지 열쇠로 열고 들어가래요?

 

내일부터 빵집 다시 나가시래요

 

진짜요?

 

(민 부장

 

어떻게 하든 식사하시게 하라고 지시하셨어요

 

그라탕이에요

 

부드럽게 드시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지안이는 안 이랬죠?

 

뭐가요?

 

잘 적응하고

 

칭찬받고 그랬죠?

 

직접 물어보세요

 

네가 전에 그랬잖아

 

애들 대학만 졸업하면

 

미정 씨하고 고향 내려가서 농사 지으면서

 

클래식 기타 배운다며?

 

[혀를 차며그때야 뭐자식들 대학 졸업하면

 

다 그냥 취직될 줄 알았지

 

어머니 위암 걸릴 줄도 몰랐을 때였고

 

그러니까 베트남 가서

 

쉬엄쉬엄 나랑 놀면서

 

공장도 좀 보고

 

클래식 기타 다시 배우면서 살자고

 

아휴자식

 

너 왜 자꾸 나보고 베트남 가자고 그러냐?

 

내가 베트남 가서 할 게 뭐 있어 내가 할 일도 없는데

 

나 또 쓸모없는 인간으로 살기 싫다

 

나 그거 싫어

 

쓸모가 없다니

 

나 초창기 때 네가 나한테 넘겨준 거래처가 한두 개냐?

 

?

 

너한테 받았던 도움

 

이제라도 좀 갚으면서 살아보자고

 

내가 언제 일 없이 신세지는 거 봤어?

 

아휴자식

 

너 두고 가려니까 발이 안 떨어질 것 같아서 그래

 

(석두?

 

어휴왜 이렇게 불쌍하게 돼가지고 이 자식이

 

아휴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우리 집이나 좀 빼줘

 

?

 

집을 빼달라니?

 

(유 비서아니도대체 핸드폰은 왜 꺼놓으시는 겁니까?

 

부사장실 전화통이 불이 났었습니다 진짜

 

미안하다

 

[전화 연결음]

 

도경아

 

전화 못 받아 죄송합니다

 

어머니 사무실로 갈까요?

 

아버지 사무실로 갈까요?

 

뭘 사무실에서 봐집에서 보자

 

[전화 종료음]

 

어머니 [전화 종료음]

 

왜 이러시지?

 

대체 무슨 일을 저지르신 겁니까?

 

[문 두드리는 소리]

 

도경이 이제야 전화 왔어요

 

(재성회장님은 어떤 처방을 내리셨나?

 

도경이한테 여자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여자?

 

[경쾌한 음악]

 

(감사합니다

 

왔어?

 

(매일 시켜 먹던 반찬이 아니네?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요리로 배달했지

 

얼른 옷 갈아 입고 와

 

(용국지안 씨는 오늘 주인공이니까

 

제일 늦게 와도 됩니다

 

금방 나올게요

 

(용국이리 주세요

 

죄송합니다

 

뭐가?

 

허락 안 받고

 

소라 씨 어머니 만난 이유 말씀드리겠습니다

 

됐어들으나 마나 한 얘기

 

어머니

 

저질러 놓고 하는 얘기 변명밖에 더 돼?

 

약혼은 물 건너 갔고

 

소라 미국 갈 때

 

에스코트나 잘해주렴

 

어머니

 

[문 여는 소리]

 

[재성이 걸어가는 소리]

 

[문 닫는 소리]

 

[한숨 쉰다]

 

[밝은 음악]

 

(지안감사합니다

 

(용국

 

딱 맞게 온 거 맞죠? - (용국왔어?

 

맛있겠다

 

안녕하세요?

 

얼굴만 봤지 인사는 처음이네요 서지안이에요

 

이 형은 고물상 조원주

 

(저 형은 공연 기획하는 김현수

 

(우린 그냥

 

고물상공연 이렇게 불러

 

선우혁

 

너 인사를 왜 여기서 시켜제대로 자기 소개해야지

 

아휴촌스럽긴앉아서는 먹고 마시고 놀아야죠

 

- (용국그럴까요? - 다들 앉아도 되겠는데?

 

(용국건배합시다

 

[다같이!

 

아 근데혁이네 목공소에서는 무슨 일 해요?

 

시키는 모든 일요

 

[웃으며말단이라 아직 특별한 능력이 없어요

 

그럼 목공 배우러?

 

그 전엔 무슨 일 했는데요?

 

그냥 회사 다녔어요

 

그럼 얘랑 비슷하네?

 

얘가 대기업 다니다 때려쳤거든요

 

왜요아까 고물상 하신다고...

 

[웃으며진짜 고물상이 아니고

 

폐자전거 모아서 수리해서 재판매하는 사회적 기업이야

 

직원들이 다 장애인분들이거든

 

...

 

아버지께서 장애가 있었는데

 

경기만 어려우면 해고당하는 거예요

 

대기업 다녀보니까 연봉은 좋은데

 

재미가 없더라고요

 

근데 그 고물이 은근 수입이 좋다는 풍문이 있더라?

 

현수 씨는 취업 준비 하다 하다 지쳐서

 

에라원래 하고 싶었던 일이나 하자 그랬다가 인생 역전했대요

 

(현수아이아이

 

돈 벌었다는 게 아니라요

 

지방 출신이라 지방대 나와서

 

서울로 취직해보겠다고 올라와서 정말아휴

 

(현수) 3년을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그러다 보니까 자존감이 바닥나더라고요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구름 위에 산다는 거죠

 

돈을 못 벌어서 그렇지

 

(현수에이...

 

조그만 중소기업 연봉 정도는 법니다

 

부정기적이어서 그렇지

 

아이고빙고 그래진짜

 

[다같이 웃는다]

 

집에서 걱정 안 하세요?

 

에이우리 엄마

 

내 죽상을 3년이나 봤잖아요

 

(현수엄마가 애가 다 죽는 줄 알았대요

 

그래도 지금은 내가 싱글벙글하니까 아무 말도 안 하세요

 

[현수가 웃는다]

 

내가 처음 사회적 기업에 투자한다고 했을 때

 

집에서 쫓겨날 뻔했잖아 알지?

 

기업은 철저히 이윤

 

극대화가 목표인데

 

이거 뭐 자선 사업하는 거냐고

 

그러니까 금수저 재벌 3세가 폼 좀 내고 싶었던 거지

 

그렇지!

 

(용국난 말이야이렇게 좀

 

폼을 잡고 돈을 쓰고 싶었거든

 

근데 이게 해보니까

 

재미도 있고 보람도 느끼면서

 

돈도 벌리더라 이거지 - (원주빙고

 

조금씩

 

투자 대비 돈은 내가 제일 잘 벌걸?

 

(용국...

 

[웃으면서지안 씨양 목수가 사범대 출신인 거 상상이 돼요?

 

사범대면 교사였어요?

 

교사되려고 임용 고시 보다가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그러다 목수 됐어요

 

[양 목수가 웃는다]

 

[문 잠기는 소리]

 

- (수아다녀오셨어요? - 그래

 

아버지식사하셨어요?

 

아니야생각 없다 너희들 나랑...

 

...

 

된장찌개랑 야채죽 있는데 뭘로 차려 드릴까요?

 

내가 이따 알아서 챙겨 먹을게

 

그러지 말고 얘기하세요 차려 드린다잖아요?

 

괜찮으니까 괜찮다고 그러지

 

[흥분하며아버지...

 

왜 우리를 그렇게 대하세요?

 

내가 뭘?

 

일부러 그러시는 거잖아요?

 

그래요

 

저 이민도 알아보고 분가 생각도 했어요그런데

 

그럴 수 있는 거잖아요 아버지가 그렇게 만드신 거잖아요

 

내가 그렇게 만들었다고?

 

저 이제는...

 

아버지한테 더 이상 바라는 거 없어요그냥

 

마음 편하게 살고 싶을 뿐인데 왜 자꾸 불편하게 하세요?

 

지태야

 

말씀하세요

 

내가 너 고생시킨 거

 

군대 제대하고 대학 졸업할 때까지

 

 2년이다

 

그전까지 네가 하고 싶은 거 입고 싶은 거먹고 싶은 거

 

다 해주면서 너 키웠어

 

과외 시켜주고 대학 다닐 때 어학 연수 보내주고

 

왜 옛날 얘기를 하세요그게 언제적 얘긴데

 

그래너 취업해서 빚지게 만들었다

 

(태수할머니 수술 시켜드리느라고

 

그 알량한 반지하 전셋값 빼서 수술시켜 드리느라고

 

(태수그래 [잔잔한 음악]

 

미안하다 이 자식아

 

(태수나 낳아준 내 엄마가 살고 싶다고 수술받고 싶다는데

 

내 새끼들 힘들면 안 된다고 엄마 그냥 죽어요

 

수술 받지 말고 죽으세요

 

죽어 주세요

 

그거 못해서 전세비 빼서

 

수술시켜 드리려고 너 빚지게 만들어서 미안하다

 

제가 그런 말한 게 아니잖아요 왜 그렇게 꼬아 들으세요?

 

그래서 그 돈 돌려줄 거야

 

이 집 빼서 보증금 3천만 원 빼서 줄 테니까

 

수아하고 나가서 둘이 마음 편하게 살아

 

억지 좀 부리지 마세요 이 집 빼고 어떻게 사실려고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웃기지 마라

 

내가 못 살 거 같냐?

 

자식들만 없었으면 나 이렇게 살지 않았어

 

왜 너희들이 날 경멸하냐?

 

내가 잘못한 게 있으면 화를 내지 왜 경멸을 해?

 

아버지제가 언제 아버지를 경멸했어요?

 

해도 너무하시네요 정말

 

[지태의 한숨 소리]

 

아니아니다 그래

 

내가 너희들 아비여서

 

미안했다

 

아기 너한테는

 

정말 미안하다

 

[한숨 쉰다]

 

(지태아휴

 

아니 어떻게 저런 얘기를 할 수 있어?

 

우리만 아니었으면 이렇게 안 살았다고?

 

보증금 빼줄 테니 나가라고?

 

아버님...

 

진심이신 것 같은데?

 

진심어떻게 진심이야이 집 아니면 오갈 데도 없는데

 

진심이면자기 어떻게 할 거야?

 

[한숨 쉰다]

 

나 왔어요

 

당신 여기 잠깐만 앉아 봐

 

오늘 손님 많아서 피곤해 죽겠어요

 

좀 씻고 올게요

 

앉으라니까

 

당신

 

요새 진짜 왜 그래요?

 

이 집 빼서 보증금 지태한테 돌려줄 거야

 

뭐라고요?

 

[잔잔한 음악]

 

지수는 갔고 지안이는 안 올 거고

 

지호는 이미 독립했고 지태는 결혼했으니까

 

걱정 없고

 

당신은...

 

원룸 하나 얻어서 살아

 

당신 뭐 잘못 먹었어요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예요?

 

...

 

이제 이 집 가장 졸업이야

 

당신도 당신이 벌어서 살아

 

... 양미정 당신 벌어 먹이려고 태어난 거 아니야

 

당신

 

지안이 만나고 와서 계속 이러고 있는 거 알아요?

 

그래요

 

집안 꼴 이렇게 만든 내가 밉겠죠

 

미울 거야

 

아무리 그렇다고 그런 막말을 해요

 

평생 같이 산 마누라한테

 

가게 받고 생활비 필요 없다고 한 사람이 당신이야

 

이제 그냥 각자 다 알아서 살아

 

차라리 화를 내요

 

지금 뿔뿔이 흩어졌다고 아예 각자 살자는 게 말이 돼요?

 

내가 트럭에 헌 자전거 잔뜩 싣고

 

가다가

 

대학 동기 차랑 나란히 신호 대기에 걸린 거예요

 

나랑 눈이 딱 마주쳤는데

 

아 이 자식이 기겁을 하대?

 

[소리 내어 웃는다]

 

당연하지서울대 출신이 고물상을 하니까

 

그럴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아휴 나는 뭐그날 헌 자전거 많이 수거해서 기분 째지게 좋았고

 

그 자식은 더 졸았겠죠

 

... 이 자리 안 잘리려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

 

서지안 씨

 

(양 목수당신 인생은

 

당신이 사는 거야

 

남들 보라고 사는 게

 

아니라고

 

[잔잔한 음악]

 

(태수지안아

 

(태수너는 재능이 있으니까

 

(태수개인 레슨 못 받아도

 

(태수포기하지 말고 미대 간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안 되겠어?

 

미대 가려면 학원 안 다니면 못 가요학원비가 얼만데

 

[지안이 훌쩍인다]

 

[계속 훌쩍인다]

 

괜찮아나 다 울었어

 

조소과 말고 디자인과나

 

뭐 다른 과는 안 되겠어?

 

다른 데 가서 뭐해내 꿈은 조각가인데

 

[훌쩍인다]

 

지안이는 진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니?

 

지망 학과가 경영학과이던데

 

경영학과가 취업이 제일 잘 된다고 해서요

 

[한숨 쉰다]

 

[기침한다]

 

(지안계약직끼리 우리가 어디 있어계약직인데

 

싫다같은 계약직끼리 우리로 묶이는 거

 

우리는 우리가 아니어야 사는 거야

 

[소리 내어 운다]

 

♪ 환히 빛나는 ♪

 

(여자너도 그래서 스펙도 없으면서

 

기어이 대기업 들어가겠다고

 

몇 년째 대기업 주변 어정거렸던 거 아니야?

 

[오열한다]

 

(지안나 정직원 될 수 있었어요

 

[큰소리로 운다]

 

(지안근데

 

내 친구가 낙하산으로 내려왔어요 걔 아빠 덕으로요

 

이게 세상이에요 내가 아무리 버둥대도

 

난 이미 자격 미달이었어요

 

♪ 운명이 나를 ♪

 

[오열한다]

 

♪ 세상에 치여 ♪

 

[계속 큰소리로 운다]

 

♪ 힘들 때 ♪

 

♪ 높은 언덕에 ♪

 

♪ 숨이 차오를 때 ♪

 

♪ 날 잡아 줄래요 ♪

 

(재성이렇게 일찍 나가?

 

어제 빠져서요

 

하루 빠졌다고 뭐라고 하지는 않으시겠지?

 

 

[문 열리는 소리]

 

엄마가 예민해서 과하게 굴었어

 

미안하다

 

다녀오겠습니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긴장감 고조되는 음악]

 

부장님 - (부장조 과장

 

최도경 부사장이 MJ 유럽 지사로 발령났어요그것도 본부장으로요

 

유럽 지사면 좌천이잖아요

 

(부장거기에 본부장이면

 

후계 구도에서 빼겠다는 말인데

 

...

 

(도경기재야

 

그래 알았다있다 보자

 

[긴장감이 도는 음악]

 

내가 왜 진작

 

그 뒷조사를 못했나 몰라

 

[전화 연결음]

 

유비

 

[휴대폰 진동 소리]

 

(유 비서옵니다

 

[휴대폰 진동 소리]

 

(유 비서갑니다

 

♪ 스치는 손끝에 ♪

 

♪ 돌아가는 ♪

 

♪ 밤이 길어져 ♪

 

♪ 뒤척이는 하루의 끝에 난 ♪

 

♪ 내게 작은 빛을 비추는 ♪

 

♪ 너를 따라 ♪

 

(선태소장님목재 왔어요

 

목재 내리러 가세요?

 

저도 같이 가요

 

무거워서 안 돼요

 

들만 한 거 들면 돼요

 

(선태그래요 그럼가요

 

빨리 오셨다네

 

이것 좀 부탁 드려요

 

가세요

 

어휴 - (선태조심하세요

 

호도나무네요

 

- (선태나무 잘 아네요 - 이 초콜릿 냄새 좋아하거든요

 

초콜릿 냄새 - (선태저도 좋아해요

 

[웃는다]

 

♪ 말할 수 있을 까 ♪

 

(도경뭐가 좋아서 저렇게 웃어?

 

♪ 길고 긴 밤을 지나서 ♪

 

[계속 웃는다]

 

아 네아싸

 

[부드러운 음악]

 

(기재찡그렸다가 애잔했다가

 

웃었다가 넋이 나갔던데

 

[어이없다는 듯

 

또 웃고 있었네

 

아휴소장님

 

[웃는다]

 

마지막인가마지막이죠? - (선태마지막이요

 

잠시만요 - (선태파이팅!

 

쟤는 저게 재미있나?

 

(지안원하기만 하면 다 이뤄지는 삶을 사는 줄 알았더니

 

오빠도 불쌍하네

 

(지안꿈을 꿔보지 못한 건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들여다 볼 기회를 놓친 거니까

 

어차피 될 거 꿈이라도 꿔보지 그랬어요?

 

꿈꿀 때 얼마나 행복한데

 

[부드러운 음악]

 

올 리가 없지

 

장소라가 여기까지 왔었는데

 

[한숨 쉰다]

 

아버지가 사람 속 읽고 다루는 데는 귀신이세요

 

도경이 하루를 못 버티고 온다는 거 보면

 

유럽 발령이 어떤 의미인지 아는 거지

 

[문 두드리는 소리]

 

앉지 말고 서서 해 할 말

 

네 얼굴 오래 보기 싫다

 

그러겠습니다

 

...

 

유럽 지사 못 갑니다

 

못 가면?

 

그럼 마음의 각오를 했겠구나

 

 

그러니까 왜 치기를 부려?

 

 

독립하겠습니다

 

(재성?

 

[긴장감 고조되는 음악]

 

너 지금 뭐라고 그랬냐?

 

[부드러운 음악]

 

 

해성 그룹 떠나서

 

독립하겠습니다

 

♪ 가슴 속에 그대 기억이 ♪

 

♪ 머물러 ♪

 

♪ 내가 사랑하는 만큼 ♪

 

♪ 기다려온 만큼 ♪

 

♪ 운명처럼 내게 다가온 ♪

 

♪ 이 시간들이 영원히 곁에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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