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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빛 내 인생 34

 

[긴장감 있는 음악]

 

(석두명치가 아프더니 토하고 복통에

 

(석두그러다 토혈까지 하더라니까

 

[바닥에 쿵하고 쓰러지는 소리]

 

[구토하는 소리]

 

[기침하는 소리]

 

[침 뱉으며 신음한다]

 

[피식 웃는다]

 

[계속 웃는다]

 

[소리 내서 웃는다]

 

[구세군 종소리]

 

어르신 오늘 좋은 일 있으신가 봐요?

 

?

 

혼자 계신데 웃고 계셔서요

 

 

좋은 일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인가 봅니다

 

휴식을 주셨네요

 

그러시면

 

그 행복을 어려운 이웃에게 좀 나눠 주시겠어요?

 

그럽시다

 

- (태수 - 감사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구슬픈 음악]

 

(태수감사합니다

 

고단한 삶

 

마치게 해주셔서

 

(태수우리 어머니는 3기에 수술 받으시고

 

 2달만에 돌아가셨지

 

그래 그 정도면 충분하지

 

어떻게 해드릴까요?

 

염색 좀 부탁합니다 - 

 

(종업원입어 보시죠

 

옷이 좀 크신데요

 

(종업원그동안 살이 많이 빠지셨나 봐요

 

이 사이즈가 맞는데

 

그럼 한 치수 작은 걸로 부탁합니다

 

알겠습니다

 

[기침하는 소리]

 

(미정... 염색했어요?

 

 

(미정그건 다 뭐예요?

 

필요한 거 몇 가지 샀어

 

당신 기분이 좋아 보이네요

 

석두한테 이 집 빼지 말라고 말할게

 

대신에 지태네 2년 후에 분가할 때 끼어살 생각하지 마

 

지안이지호하고도 살 생각하지 말고

 

집 안 뺄 거예요?

 

그럽시다

 

[경쾌한 음악]

 

무슨 일이 있었길래

 

기분이 하루 만에 저렇게 풀렸대?

 

(그만하고 가

 

가구 만들다가 와서 이걸 하고 그래

 

아 조금만 더 해주다가 갈게

 

어우지안 씨 일 잘하네

 

나 칭찬해주면 더 열심히 하는데

 

[지안이 웃는다]

 

어머지안 씨도 있었네?

 

지안 씨

 

우리 방 가구 디자인 오늘까지 수정한다며?

 

왜 여기 있어그거 안 하고

 

[웃으며아휴잠깐 구경하러 왔다고요

 

빨리 가내가 할게

 

누나가구 디자인은 마음에 들어?

 

어떻게 만들어질지 너무 기대돼

 

[같이 웃는다]

 

얼마나 친하면 나란히 앉아 있지?

 

[문 두드리는 소리]

 

들어오세요

 

아가씨내일 크리스마스 이브 가족 모임 있거든요

 

혹시 외출하시더라도 6시까지 들어오세요

 

7시에 예약이 돼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가족 모임을 해요?

 

해마다 그렇습니다

 

지켜 주세요

 

알겠습니다

 

[살짝 한숨 쉬며

 

벌써 크리스마스 이브구나

 

아들은 집 나갔는데 가족 모임을 해?

 

오빠는 괜찮은 건가?

 

[전화 연결음]

 

[안내음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삐 소리 이후...

 

옷도 없이 나갔다고 했는데

 

[경쾌한 음악]

 

[힘 쓰는 소리]

 

으차

 

(매니저!

 

(매니저무거운 걸 아래로 가벼운 걸 위로

 

테트리스 맞추듯이 잘 끼어 넣으라고

 

[기가 막혀하며

 

그렇게는 하겠는데 반말은 하지 맙시다

 

잘합시다

 

물건 빨리 갖고 와! - (직원빨리빨리 해라!

 

아휴

 

아이고

 

[신음하며아휴 허리야

 

아휴

 

어디 한번 확인해 볼까?

 

[한숨 쉬며...

 

늦어도 서지안은 문자 한 통 없구나

 

냉정하네

 

(지수오빠궁금해서 전화했어요

 

내가 도와줄 거 없어요?

 

 

[전화 연결음]

 

왜 안 오지?

 

몰라안 오거나 말거나

 

[의심스러운 음악]

 

[문 열리는 소리]

 

(도경방 한쪽에 내 캐리어가 있을 거야

 

(도경그건 절대 건들지 마

 

아휴

 

[문 밖에서 노크 소리]

 

[문 안에서 노크 소리]

 

(용국내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오갈 데 없는 분들은

 

(용국희 카페로 오시오

 

팔자들 좋네

 

[노크한다]

 

(도경실례합니다

 

길게 기다릴까요짧게 기다릴까요?

 

[화장실 안에서한글 못 읽으세요?

 

(지안급하면 2층 가세요

 

이거 안 보이세요?

 

[안내문기다려길어

 

아이그런 거 아니야

 

하도 땀 흘렸더니 당장 씻고 싶어서 그래

 

? - !

 

아니 [익살스러운 음악]

 

뭘 했길래 이런 냄새가 나요?

 

운동했다

 

운동할 때 운동복 입잖아요

 

운동복 안 가져갔어

 

[한숨 쉰다]

 

돈 벌기 진짜 힘들구나

 

[한숨 쉰다]

 

[한숨 쉰다]

 

더 이상은 못 참아

 

며칠만 더 기다리자 12월 안에 보내준댔잖아

 

[큰소리로내일이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나가지도 못하고

 

이게 뭐냐고!

 

이러다가 해 넘기면 진짜 어쩔 거야?

 

[한숨 쉬며생 감옥이 따로 없다진짜

 

지은 죄가 있으니 찍소리도 못하겠고

 

아니

 

찍소리 말고

 

악쓸 수도 있어

 

[심각한 음악]

 

더 못 기다리겠답니다

 

까맣게 잊고 있었네 그 인간들

 

하루도 조용히 지나가는 날이 없어서

 

창립 기념일도 지났고 어차피

 

은석 아가씨 발표도 못 하고 했으니까

 

필리핀 세팅 끝났어?

 

그건 진작에요

 

그럼 지금 티케팅해서 내일 보내버려

 

연락은 미리 안 해줘야겠죠?

 

당연하지

 

바로 공항으로 데리고 가

 

10억은

 

(명희현지에서 찾을 수 있게 하고

 

(양 비서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라 늦을 거예요

 

그래

 

안 바르던 로션도 바르고

 

[부드러운 음악]

 

(지안잘 잤어?

 

지안아생일에 뭐 가지고 싶어?

 

생일?

 

내일 네 생일이잖아

 

내 생일 기억하고 있는 거야?

 

인마크리스마스인데 기억을 못해?

 

필요한 거 말해

 

...

 

갖고 싶은 거 말고

 

나 뭐 하고 싶어

 

뭔데?

 

영화 보고 밥 먹고 그러는 데가 있더라

 

씨네 앤 셰프 영화관?

 

...

 

나랑 데이트하는 기분이라 싫어?

 

생일날 최도경 씨 피하고 싶어서 그래?

 

그 사람은 내 생일 알지도 못해

 

전부터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데야

 

알았어예약할게

 

[잔잔한 음악]

 

(가족생일 축하해축하해 [모두 박수를 친다]

 

(미정하나

 

[다 같이 박수 치며 웃는다]

 

[다 같이 축하한다]

 

축하해

 

생일 축하해지안 야!

 

지수한테는 오늘이 생일 기분일 텐데

 

그 집에서 생일 해주려나?

 

퀵으로 보낼 수도 있는데

 

들고 왔다

 

노 대표님이 사주신 건데

 

... 버릴 수도 없고

 

기부해야 되나?

 

우선

 

(도경네 핸드폰부터 돌려 줄게

 

[놀라며어머

 

어머어머

 

왜 이 생각을 못했지?

 

어머깜박할 뻔했네

 

어우바보바보바보

 

[경쾌한 음악]

 

오빠!

 

(도경지수야 왜 이렇게 늦었어?

 

차가 너무 막혀서요

 

기사님잠시만 기다리세요 이 손님 바로 갈 거니까

 

이 캐리어 뭐야?

 

오빠 거는 건들면 안 된다고 그래서요

 

2층 창고 가봤더니 이게 제일 커서요

 

여자 거라 좀 그런가?

 

[웃으며아니야아니야 가져다 준 게 어딘데

 

고맙다 근데

 

안 들켰지?

 

아휴 그럼요근데 오빠 어디서 지내고 계신 거예요?

 

친구 집에서

 

돈 필요할 거 같아서요

 

내 동생한테서 용돈 받는 기분은 좋은데

 

안 돼돈은 반칙이야

 

(도경옷이야 내가 안 입으면 버려질 것들이니까

 

미리 재활용하면 되는 거고

 

그럼 돈은 어떻게 써요?

 

벌어 쓰지인마

 

오빠 같은 사람이 돈을 어디서 벌어요?

 

당장 벌려면 알바밖에 없을 텐데

 

다 방법이 있단다

 

아휴빨리 자리 잡아서 너한테 도움이 되는 오빠가 되도록 할게

 

걱정 말고 기다려

 

옷은 캐리어에 되도록 꽉꽉 눌러서 넣었어요

 

[웃으며아이고잘했다 얼른 가택시 기다린다

 

혹시 필요한 거 있으면 문자 남기세요

 

아휴늦었겠다

 

[한숨 쉰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전화 연결음]

 

없다니그게 무슨 말이야?

 

짐 하나 없이 비어 있습니다

 

지켜보겠다던 인력 두 명이 오늘 아침에 갑자기

 

그만둔다고 연락이 왔답니다

 

걔들이 돈도 안 받고 떠날 리가 없잖아

 

저도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한숨 쉰다]

 

(형님

 

싱크대 바뀌는 위치에 따라서 하수구 위치 변경하는 거요

 

허가서 받으셨죠?

 

아휴그럼

 

여기

 

(좀 시끄러울 수 있습니다

 

(참 서지수

 

 

?

 

?

 

이따 누나 카페에서 크리스마스 파티 있거든

 

형님이 얘기했지?

 

맞다

 

아직 얘기 못 했는데

 

[헛웃음 짓는다]

 

형님네 올 때 같이 와

 

오늘?

 

오늘은 가족 모임이 있는데...

 

 

...

 

크리스마스 이브에 가족 모임이 있는 집이 있구나

 

혹시

 

가족 모임 끝나고 올 수 있으면 와

 

우리 늦게까지 놀 거야 아마

 

형님이따 봐요

 

(남구그래수고해

 

[한숨 쉰다]

 

아쉽다

 

[한숨 쉰다]

 

[아이 우는 소리]

 

[구슬픈 음악]

 

[아이 우는 소리 계속]

 

[엉엉 울면서엄마 보고 싶어

 

엄마

 

엄마

 

엄마

 

[아이가 계속 운다]

 

(태수아버지

 

형님만 대학 보내 주고

 

난 내가 벌어 다니게 했다고

 

원망해서 죄송해요

 

엄마

 

수술 안 받겠다고 말해주길 바라서

 

[울먹이며미안해엄마

 

[한숨 쉰다]

 

곧 뵈러 가면

 

그때 야단 많이 치세요

 

제가 다 받을게요

 

그래도 나 참 좋아요

 

마음이 좋네

 

병으로 떠나면

 

애들한테 죄책감 안 줄 수 있잖아

 

그것도 좋아

 

볼수록 디자인 특이하네

 

(지안방이 작아서 침대하고 옷장을 심플하게 했잖아요

 

화장대 정도는 좀 포인트가 돼야 될 것 같아서요

 

가구 회사 디자인 팀 들어가면 좋겠다

 

?

 

디자인 감각이 있으니까

 

(소장그림 솜씨도 있고

 

[쑥스럽게 웃으며아니에요

 

디자인 팀은 다 미대나 관련 학과 나와야 해요

 

[밝은 배경 음악]

 

 

저 이제 가보겠습니다

 

최도경 씨 다른 데 취업 됐나?

 

그건 왜요?

 

아니 뭐

 

피지컬도 괜찮고 해서

 

내가 정식적으로

 

채용해줄까 해

 

교통사고 나서 입원했던 직원이

 

내일부터 나오기로 한 거 아닙니까?

 

아이그거야 뭐 그만두게 하면 되고

 

됐고요

 

오늘 일당이나 주십시오 7만 원

 

아이 여기 월급도 괜찮다

 

정직원 되면 점심도 지원되고

 

일 없으니까 일당이나 받읍시다

 

빨리 저녁 식사하고 다음 코스 넘어가야 하니까

 

4일 동안 많이 배우고 갑니다

 

아이됐다

 

크리스마스라며 진짜 힘드네

 

최도경이 셰어 하우스까지 들어와서 딱 버티고 있으니까

 

막 승부욕 생기나 보네 우리 선우 실장

 

아닙니다

 

생일 선물이라니까요

 

지안이가 가보고 싶다잖아요

 

서지안 씨는 도경이 피하려고 너랑 데이트하는 건가 그럼?

 

지안이 그렇게 약하지 않아요

 

근데 형은 왜 최도경 씨한테 하루 3만 원씩

 

셰어 하우스 비를 받는 건데?

 

하루 알바해서

 

방값 3만원에 식비에차비 빼면 남는 거 없을 텐데

 

뭐 그러라고

 

그러라고?

 

열흘 지나면 판가름 나지 않겠냐?

 

최도경이 계속 버텨낼지

 

아니면 백기 투항할지

 

그거 보려고

 

어릴 때부터 친구라면서 잔인하네

 

3만 원씩 열흘 지나면

 

셰어 하우스에서 한 달 지낼 수 있는 거야

 

그때 도경이의 선택이

 

진짜 그 자식의 각오를 보여주는 거지

 

[밝은 음악]

 

제가 1등이네요

 

맛있는 냄새

 

어서 와지안 씨

 

안녕하세요?

 

(남구 씨 내가 얘기했지?

 

우리 방 가구 만들어주는 서지안

 

아니 서 목수

 

[수줍게 웃는다]

 

(남구

 

강남구입니다

 

요리도 하시는 거예요?

 

그럼

 

어휴잠시만 튀김은 시간이 생명이라

 

(남구탔어!

 

(남구다 왔습니다 [경쾌한 음악]

 

[모두 환호한다]

 

근데 여기 뭐 이렇게 무능력자들이 많아?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다 솔로이면 어떡합니까?

 

[다 같이아유

 

우린 아닌데?

 

(티 내기는 누나 이렇게 음식을 했어?

 

여기 탕수육하고 샌드위치 샐러드는

 

[애교부리며우리 남구 씨가 만든 거야

 

[다 같이 웃는다]

 

(용국어떻게나 닭살 돋는다 우리 다 같이 닭이 되기 전에

 

- (용국메리 크리스마스! - (다 같이메리 크리스마스!

 

(용국이 분위기 이어 가지고 한 곡 할까요?

 

좋죠! [다 같이 박수 친다]

 

[부드러운 음악]

 

알겠습니다

 

제가 할 일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쉬세요

 

죄송합니다

 

할아버지 뜻대로 33

 

해성 그룹 후계자 최도경으로 살아왔어요

 

제가

 

단 한 번도 제 뜻대로 살아온 적 없이

 

제 능력으로

 

제가 살고 싶은 대로

 

제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한번 찾아보고 싶습니다

 

(서현숨 막혀

 

클럽 가고 싶다

 

서지호는 왜 연락이 없어?

 

아휴지금쯤 파티 시작했겠다

 

혹시 지안이도 갔나?

 

둘이 친구로 지내이제는

 

어떻게...

 

[다 같이사귀어라사귀어라사귀어라

 

우이씨...

 

죄송합니다

 

음식이 입에 안 맞니?

 

아니요잠깐 딴생각하다가요

 

생각은 속으로 하는 게 생각인데

 

그걸 티내면 안 되지

 

조심하겠습니다

 

저는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아휴숨 막혀 죽는 줄 알았네

 

[전화 연결음]

 

서지호 좀 바꿔 주세요

 

(매니저서지호 그만뒀는데요

 

?

 

언제요?

 

[클럽 음악이 흐른다]

 

[전화 진동 소리]

 

[한숨 쉰다]

 

?

 

너 왜 나 생까?

 

문자도 씹고 전화도 안 받고?

 

네 전화받을 의무 있냐?

 

안 받으면 말 것이지 왜 자꾸 연락하고 난리인데?

 

잔금 주려고

 

생각해 보니까 류 기사 해결해 준 잔금을 깜박했더라고

 

됐어네 돈 필요 없고

 

너희랑 엮이기도 싫어

 

계산 끝났으니까 앞으로 연락하지 마라

 

[전화 종료음]

 

부럽다부러워

 

[한숨 쉰다]

 

(양 목수이것 다 식었다

 

제가 덥혀 올게요

 

[양 목수와 지안이 웃는다]

 

(용국혁아

 

(용국혁아

 

너 뭘 자꾸 창밖을 그렇게 보냐?

 

눈도 안 오는데

 

그냥

 

(양 목수근데

 

잠만 자고 나가는 그 훤칠한 남자 왜 안 오는 겁니까?

 

여자친구 있다는 거지?

 

어우 내 친구 최도경이

 

(용국부를 수가 없네 [부드러운 음악]

 

(전화해서 오라고 해요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집에 위치 추적당할까 봐 핸드폰을 안 써

 

(용국아주 독한 놈이야

 

(양 목수아니 핸드폰 없이 어떻게 생활을 해?

 

(용국그러게 말이야

 

(매니저시간 됐으니까 이제 일들 합시다!

 

- (매니저쓰레기들 치우고 - (직원들!

 

[기침한다]

 

최 씨!

 

(매니저너는 빵을 도대체 몇 분째 먹냐?

 

아이저 자식이

 

바빠 죽겠는데 빨리 안 튀어와?

 

아휴갑니다

 

(도경!

 

[소리 내며 넘어진다]

 

[신음하며아이고

 

[한숨 쉰다]

 

!

 

- [승객이 짜증 내며뭐야 - 죄송합니다

 

(승객 2) 이쪽으로 와

 

(승객 3) 겨울인데 어디서 이렇게 땀 냄새가 나

 

[다들 즐겁게 떠들며 걸어온다]

 

늦으셨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한숨 쉰다]

 

[세탁기 버튼 소리]

 

[세탁기 버튼 소리]

 

[도경이 세탁기 두드리는 소리]

 

세탁기 사용법 설명 못 들으셨어요?

 

들었는데 잘 모르겠네

 

빨래 내용물이 뭐예요?

 

며칠 입었던 거 다

 

아니 빨래를 구별해서 넣어야지

 

그래요

 

한꺼번에 빤다고 피부병 생기는 거 아니니까

 

따로 빨아야 좋은 거 나도 알거든

 

니트 입었던 거 같던데

 

니트도 넣었어요니트는 울 코스로 빨아야 하는데

 

같이 넣었는데

 

꺼내요 - 아니야아냐괜찮아

 

그래요 그럼

 

여기 표준 코스

 

급속 중에 표준 코스 누르고 헹굼 한 번 추가하고

 

헹굼 추가를 왜 해?

 

개인 취향 차이인데 저는 한 번 더 헹구는 게 좋거든요

 

근데 여기 스피드 워시

 

찌든 때기능성 의류 이런 건 다 뭐냐고?

 

따로따로 빨 때 그러라는 건데

 

지금은 한꺼번에 다 빤다면서요

 

겉옷속옷양말

 

그렇죠?

 

[부드러운 음악]

 

시간이 없으니까

 

세제는 넣었어요?

 

아니

 

그럼 일어서요

 

이게 세제 이게 섬유 유연제니까

 

각각 여기여기에 넣고 동작 버튼 누르시면 돼요

 

긴장하기는

 

[한숨 쉰다]

 

아휴

 

얘기 좀 해요

 

바쁜데

 

잠깐이면 돼요 나와요

 

여기서 해

 

[큰소리로도대체

 

거기까지

 

뒷말 다 알겠으니까 그만

 

내 마누라도 아니면서 왜 잔소리를 하려고 하지?

 

(도경내가 분명히 아주 분명히

 

너 신경 쓸 여력 없고 귀찮게 안 한다고 했고

 

내가 너한테 뭐 하자고 귀찮게 했어?

 

했어안 했어안 했지

 

근데 왜 네가 잔소리해?

 

[한숨 쉰다]

 

(지안자요 [발랄한 음악]

 

그게 뭐야?

 

돌려주신 가방에 돌려받은 핸드폰 있는 줄 모르고

 

새로 핸드폰 샀어요

 

내 명의로 개통했으니까 이 핸드폰 쓰시라고요

 

나 핸드폰 있는데

 

쓰지도 못하는 핸드폰 있으나 마나지

 

그렇긴 해

 

받아요팔 아파

 

이거 쓰라는 건 위치 걸릴 걱정 말고 오래 잘 버티라는 거지?

 

이럴 줄 알았어 내가

 

불우 이웃 도움받는 걸로 생각할게

 

좀 전 말 취소

 

오래 쓰지 말아줘요

 

며칠만 빌려드리는 거예요

 

 

[경쾌한 클럽 음악]

 

(지호빈병 치워 드릴게요

 

(지호여기 병 치워드릴게요

 

!

 

...

 

[속삭이며여긴... 미친 거 아니야 너?

 

따라와

 

아니아 참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

 

사운드 듣고 딱 알겠더라

 

여기 일렉 디제잉이 특이하거든

 

사운드 딱 들으시고 내가 일하는 클럽 딱 아시고?

 

(지호그리고 왜 온 건데?

 

내가 연락 말랬는데

 

황당하고 어이없잖아

 

(서현왜 갑자기 연락을 말래?

 

내 알바 안 할 거야?

 

안 해

 

왜 안 해너 백화점도 관뒀다며?

 

배 부른 애 상대하기 싫어서 안 해

 

백화점도 너 같은 애 때문에 그만뒀거든

 

따따블?

 

따따블 줄 테니까 네 전화 당장 받아서

 

네 배 부른 수다 들어 달라고?

 

[부드러운 음악]

 

그게 왜?

 

내가 필요할 때 알바 쓰는 거고

 

[큰소리로!

 

내가 돈 때문에 너랑 놀아줬는 줄 아냐?

 

부모 찬스 좀 가졌다고 이게 아주 사람 우습게 아네

 

(지호네가

 

우리 누나들 동생이니까 너 봐준 거야

 

네 돈 받으려고 놀아준 게 아니라

 

네가 우리 누나들 동생이니까

 

그런 거였어?

 

(지호그래그런 거였다?

 

그리고 이제 안 해 안 한다고

 

[큰소리로너희 같은 것들 진심 징그러워서!

 

(지호그러니까

 

다시는 연락하지 마라

 

[울먹이며미안해!

 

없고

 

또 없고 - (양 목수뭐 찾으세요?

 

없고없고

 

뭐 찾으시는데요새로 오신 분

 

찾는 거 없습니다

 

없으면 된 거라서

 

[양 목수가 웃는다]

 

[하품하는 소리]

 

(미정너희들 쉬는 날인데 안 쉬고 어디 나가?

 

 

그럼 저녁 전에는 들어와 줄래?

 

왜요어머니?

 

아니오늘이 지안이지수 생일이라서

 

지안이랑 지수가 집에 올지도 몰라

 

지안이가 온대요지수가 온대요?

 

설마 생일인데

 

오지 않겠니?

 

어휴죄송해요오늘은 저희가 일찍 못 들어올 것 같아요

 

저 오늘은 저희가 일정이 있어요

 

[놀라며아버지머리도 그렇고 그게 다 뭐예요?

 

그냥 하도 추레해서 염색 좀 했어

 

옷은요?

 

양복에 맞춰 입을 겨울 코트가 없어서 하나 샀다

 

아버지 무슨 일 있으세요?

 

일은 무슨?

 

오늘 애들 생일이에요

 

지안이지수 생일이잖아요

 

애들 불러서 생일 같이 먹자고 하려고요

 

관둬 애들 안 와

 

올지도 모르니까 당신은 저녁 전에 들어올 수 있죠?

 

당신 원양 어선 타러 간다고 하면 애들 올 거예요

 

하지 마!

 

생일 상을 차리든애들을 부르든 마음대로 해도 좋은데근데

 

절대로 내 핑계 대지 마

 

아버지가 원양 어선 탄다 이따위 소리 하지 마

 

지안이지수지호 아무한테도

 

[잔잔한 음악]

 

먼저 나간다

 

어디 가시는데요?

 

볼일 있어

 

(미정지안아

 

엄마가

 

지은 죄가 너무 커서

 

너한테 여태 연락 한 번 못 했어

 

(미정오늘 네 생일이니까

 

(미정집에 와서

 

(미정생일 밥은 먹어줬으면 좋겠어

 

(지안아직은

 

가고 싶지 않아요

 

(미정지수야

 

(미정오늘이 너희들 생일이야

 

(미정네 진짜 생일은 아니지만

 

(미정널 보낼 때 제대로 인사도 못 해서

 

(미정오늘 한 번만 집에 와주면 안 되겠니?

 

(가족하나

 

[다 같이 박수 치고 웃는다]

 

- (태수좋아좋아좋아 - (다 같이축하해

 

(지수생일 축하해 야!

 

[다 같이 웃고 좋아한다]

 

지안이는 집에 가겠지?

 

좋겠네

 

그러게 찾던 지안이 와서

 

혁아

 

어떡하지?

 

나 영화관 못 갈 것 같아

 

?

 

내가 저번에 얘기했지내 친구 명신이

 

방금 연락 와서 지금 나가는 길이야

 

내가 진짜 신세 많이 진 친구인데 오늘밖에 시간이 안 된대

 

그래?

 

할 수 없지 뭐

 

그거 예약하는데 어려웠다며?

 

누구 같이 갈 사람 없어?

 

글쎄?

 

나 저녁에 약속 있는데요

 

 

두 분 다 알겠습니다

 

미안해나중에 봐 수고하세요

 

 

[경쾌한 음악]

 

(지태오랜만에 나오니까 좋다

 

(수아이게 얼마만이야

 

나 오늘 10개 탈 거다

 

그래기분 전환에는 놀이 기구가 최고지

 

내가 타자고 하는 거 다 탈 거지?

 

롤러코스터만 빼고

 

?

 

가자뭐 타러 갈래? - 저쪽으로

 

(수아자기야 이리 좀 와봐

 

(지태만지지 마

 

 

(행인하나

 

아이 러브 유

 

(행인하나셋 브이

 

- (수아? - 아니야

 

(수아자기야우리 이번엔 바이킹에 도전해 볼까?

 

(지태바이킹?

 

(수아나랑 타면 하나도 안 무서워

 

바이킹은 너 위험하잖아

 

(수아지금 뭐야?

 

누구한테 위험하다는 건데?

 

아니 말이 잘못 나왔어

 

나랑 같이 안 탈 거야?

 

알잖아진짜 저런 거 타기 싫어

 

(지태나랑 같이 탈 수 있는 거 타러 가자

 

오늘 내 스트레스 풀어주기로 했잖아?

 

[모두 함성 지른다]

 

[문 열리는 소리]

 

- (메리 크리스마스 - [지수가 놀라며!

 

웬 케이크?

 

? - 크리스마스 케이크 만드는 거야?

 

그냥 겸사겸사

 

오늘도 약속 있구나?

 

아닌데

 

(지수이건 그냥 만드는 거야

 

그래 그럼 나랑 영화 보러 갈래?

 

[경쾌한 음악]

 

영화?

 

겨울 왕국 재개봉해서 표를 샀는데

 

같이 가기로 한 친구가 약속을 취소했어

 

겨울 왕국?

 

나 그 영화 완전 좋아하는데

 

잘됐네가자 그럼

 

잠깐만이거 포장해서 냉장고 좀 넣어두고

 

[부드러운 음악]

 

여기 일반 영화관 아니네?

 

영화 보면서 먹을 수도 있는 데야

 

[감탄하며!

 

?

 

여기 꼭 와보고 싶은 데였거든

 

[웃으며왜 여기를 꼭 와보고 싶었는데?

 

...

 

그냥 먹으면서 영화 볼 수 있으니까

 

아휴다행이다

 

친구가 취소한 영화 보러 가자고 해서 좀 미안했는데

 

♪ 예뻐졌나봐 나 어떡해 ♪

 

[지수그 친구 누구야약속 취소해줘서 되게 고맙네

 

[즐거워하며허엄

 

[문 여는 소리]

 

[부드러운 배경 음악]

 

지안아!

 

명신아

 

[반가워하며!

 

어후정말!

 

!

 

서지안너 진짜?

 

미안해걱정시켜서

 

일단 앉자

 

 

아휴

 

우선 그동안 경과 보고 핵심 요약해서 빨리 말해

 

어디서 뭐 했는지나한테도 그렇고 부모님한테도 그렇고

 

왜 연락 한 통 안 했는지

 

그건 이따 술 마시면서 얘기하기로 하고

 

공무원 시험 합격 축하해

 

[지안이 웃으면서얼굴이 활짝 폈다

 

고마워

 

아휴진짜 세상이 막 달라보이더라

 

뭐야근데 얼굴은 너도 폈어

 

내가 뭐 언제 안 폈어?

 

뭐야서지안

 

왜 이렇게 멀쩡해?

 

... 얘기가 길어

 

우선 이것부터 얘기해줘

 

아버지는 만났어?

 

 

아휴진짜 다행이다

 

내가 죄송해서

 

먼저 전화해서 너 왔냐고 여쭤보질 못하겠는 거야

 

?

 

아버님이 나한테 몇 번이나 전화 오고 찾아오셨는 줄 알아?

 

[한숨 쉰다]

 

그러셨구나

 

근데 너 아까 전화했을 때 집 아니라면서?

 

아버님이 서운해 하지는 않으셔?

 

속으로야 그러시겠지만

 

아버지도 내가 겪은 거 아니까

 

이해하시는 거 같았어

 

[로망스 기타 연주]

 

근데여기 다들 커플이 오는데

 

친구랑 오면 좀 오해받았겠다

 

?

 

남자 둘이 오면 좀 이상할 것 같아서

 

...

 

여자였어

 

[발랄한 음악]

 

여자 사람 친구

 

그렇구나

 

여자 사람 친구

 

(그 자식이

 

걔도 먹으면서 영화 보고 싶다고 그랬거든

 

그러더니 남자 친구 만난다고 탁 깨고 가더라고

 

남자 친구 있는 여자 사람 친구였구나

 

이제 안심이 돼?

 

그 친구 얘기는 나중에 해줄게

 

그래

 

고마워

 

근데 서지수

 

이제 은근히 말 잘 놓는다

 

뭐 하다 보니까 느는 것 같기도 하고

 

[작은 소리로뒤로 눕는 건 왜 안 되지?

 

왜 작동이 안 돼?

 

줘 봐

 

아니야괜찮아 할 수 있어

 

아니 내가 해줄게줘 봐 - (지수아니야괜찮아

 

(지수

 

[상큼한 음악]

 

이게이걸 누르면 이렇게 되는구나

 

작동 잘 되네

 

뭐 먹을래?

 

피자도 있고 파니니도 있다

 

서지수가 좋아하는 밀가루로 만든 것들

 

기억력 좋다

 

...

 

네가 목공서에서 디자인을 하다니

 

[웃으며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아이디자인은 무슨 그냥 이것저것 하는 거야

 

(명신근데

 

괜찮은 게 더 신기한 거지

 

그치나도 내가 가끔 신기해

 

내 속에서 뭔가 꿈틀거릴 줄

 

진짜 생각도 못했는데

 

그 사람이 셰어 하우스에 들어와서 그런 거 아니야?

 

그게 무슨 말이야?

 

뭘 모르는 척이야?

 

좋아하는 사람이 코앞에서

 

(명신그것도 한 집에서 왔다갔다거리면

 

피가 막 끓지 안 끓겠어?

 

얼마 못 갈 사람이야

 

[경쾌한 배경 음악]

 

재벌이 집 나와서 셰어 하우스까지 들어올 정도면

 

너도 그 사람 마음

 

다시 생각해 줘야 되는 거 아니야?

 

말도 안 돼

 

절대 싫어 그럴 일 없어절대

 

그래서도 안 되고

 

역시 없군

 

내 이럴 줄 알았다

 

♪ 스치는 손끝에 ♪

 

(도경먼저 미역을 불린다

 

♪ 밤이 길어져 ♪

 

♪ 뒤척이는 하루의 끝에 ♪

 

(도경...

 

밴드를 붙이시지

 

♪ 마음에 ♪

 

괜찮으신 거죠?

 

♪ 떠오르는 ♪

 

 

♪ 그대 생각에 ♪

 

음식 만드는 데 화학 물질 들어간 밴드를 붙이고 할 수 있나?

 

♪ 내게 작은 빛을 비추는 ♪ 

 

♪ 너를 따라 ♪

 

♪ 걷는다면 어두운 밤이 ♪

 

?

 

♪ 쓸쓸하지 않을 것 같아 ♪

 

♪ 내 사랑이 ♪

 

♪ 그대에게 ♪

 

♪ 닿을 수 있을까 ♪

 

♪ 네 손을 잡고 이 길을 ♪

 

♪ 걷고 싶어 ♪

 

♪ 이 마음을 ♪

 

[맛있어 하며으음

 

♪ 그대에게 ♪

 

♪ 말할 수 있을까 ♪

 

저 이거 한 그릇만 먹어도 될까요?

 

♪ 길고 긴 밤을 지나서 ♪

 

♪ 길어지는 마음의 끝에 ♪

 

♪ 스치는 손끝에 바람이 불면 ♪

 

!

 

♪ 결국 너에게 닿기를 ♪

 

[꼬르륵 소리?

 

 

- (서지수 - ?

 

너 집이 어디야?

 

집은 왜?

 

데려다 주려고 그러지

 

지금 주차장 가는 거잖아

 

아니야괜찮아나 택시 타고 가면 돼택시가 편해 진짜

 

아직 집을 안 알려주고 싶다?

 

그게 아니라

 

집안이 좀 엄해서

 

그렇구나

 

그래 그럼 택시 잡아줄게

 

[부드러운 음악]

 

(잘 도착했는지 연락줘

 

 

기사님잘 부탁합니다

 

알겠습니다

 

- ( - 

 

연락할게

 

(지수오늘 나한테 남자 친구처럼 막 그랬는데

 

뭐지?

 

케이크

 

할 수 없지 뭐

 

저 기사님

 

죄송한데 연남동으로 차 좀 돌려주세요

 

(기사

 

[한숨 쉰다]

 

[잔잔한 음악]

 

[문 열리는 소리]

 

(미정그게 뭐예요?

 

기타

 

기타인 줄 몰라요기타를 왜 가지고 들어오냐고요?

 

내가 칠려고

 

(미정당신 정말 왜 이래요?

 

무슨 생각을 하는 건데?

 

[울먹이며내가 이렇게 차려놓고 있을 거 알잖아요당신

 

그럼 당신이라도 들어와 줘야죠

 

얘들 안 올 거 알았는데 뭐 하러 들어오나?

 

(미정그래요

 

[울먹이며내가 나쁜 년인데

 

나는 그렇게

 

그런 줄 알고 살았어요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라고 남편 잘 만나면 잘 사는 거고

 

남편이 능력 없으면

 

죄 없이 고생하는 거고 그렇게 알고 살았어요

 

나는 당신

 

단단한 생활력 보고 결혼했어요

 

당신이 결혼할 때 그랬잖아

 

[울면서평생 고생 안 시킨다고

 

그 약속 못 지킨 건 미안하게 생각해

 

그래서가 아니에요

 

[울면서돈 없이 살아보니까 너무 힘들고

 

정말

 

나 잘 되자고 그런 거 아니에요

 

자식들 고생하는 게 너무 싫고 비참했어요

 

그만하지

 

지안이 때문에 눈 돌아갔지만

 

정말 지수가 내 딸 아니어서 보낸 것도 아니고

 

[큰소리로그만하라고 좀!

 

뭘 알아달라는 거야?

 

이제 와서 당신 서러운 거까지 나보고 알아달라고?

 

아니나 싫어

 

아무도 안 올 생일상 뭐하러 차렸어?

 

당신 마음 알아달라고 차렸지?

 

왜 당신 마음만 알아줘야 해?

 

당신이 뭔데?

 

내가 분명히 얘기했지

 

나 당신 벌어 먹여 살리려고 태어난 거 아니라고

 

당신 보호자 되려고 태어난 것도 아니야

 

[흐느끼면서이제 알아요 나도

 

엄마가 아무리 죽일 년이라도 이렇게 싹 외면하는 자식들

 

[오열하며내가 왜 그렇게 살았나 몰라

 

[미정이 오열한다]

 

[태수가 신음한다]

 

[밝은 배경 음악]

 

왜 내내 말이 없어?

 

먹느라고

 

아닌데?

 

나한테 할 말 참는 얼굴인데

 

수아야

 

우리

 

아이 낳는 거 한번 생각해 보자

 

?

 

(지태어이없는 거 알아근데

 

생각은 해볼 수 있는 거잖아

 

왜 생각을 해?

 

생겼으니까

 

(지태우리가 아이 갖지 않기로 했던 건 [잔잔한 음악]

 

생기지 않게 하기로 했던 거였어

 

[한숨 쉰다]

 

자기 왜 이렇게 충동적이야

 

아까 놀이 공원에서 애들 봐서 그런 거지?

 

 

병원에서 보내준 앱으로

 

아기 심장 소리

 

다시 들어봤어?

 

[큰소리로그걸 왜 들어뭐 하러 들어?

 

난 들어봤다

 

[아기 심장 소리]

 

[한숨 쉰다]

 

그걸 다시 듣는데

 

[한숨 쉰다]

 

[지안의 한숨 소리]

 

[기침 소리]

 

이게 뭐야?

 

(원주지안 씨 왔어요?

 

 

근데 이게 뭐예요?

 

이거요최도경 씨 작품이에요

 

?

 

근데 도경 씨 좀 이상한 사람 같아요

 

아니 어디에 갈렸는지 여기가 시뻘건데

 

(원주쓰려서 펄펄거리면서

 

(원주그 손으로 미역 빨고 쌀 씻고 하더라니까요

 

도경이가 음식을 했다고?

 

이 미역국 두 시간 넘게 끓였다

 

(용국아이고야간에 택배 상하차 알바한다더니

 

그때 다친거구나

 

택배 상하차 알바요?

 

[잔잔한 음악]

 

[세탁기 버튼 소리]

 

[큰소리로!

 

아니뭘 했길래 이런 냄새가 나요?

 

지안 씨 몰랐어요?

 

도경이 하루 두 탕 알바했어요

 

[혀 차며아이고 이거 소고기 사려고 그랬나 보네

 

(용국...

 

[한숨 쉰다]

 

[한숨 쉰다]

 

사장님

 

지수 씨

 

이 시간에 웬일이에요?

 

이거 드리려고요 저 방장님은요?

 

벽지 공사가 끝날 때가 됐다고 해서 혁이랑 보러 갔어요

 

... - (근데 웬 케이크예요?

 

... 누구 생일이어서 만들었는데 못 주게 돼서요

 

저기 그 언니 아는 동생분이랑 같이 드세요

 

고마워요 잘 먹을게요

 

커피 한 잔 줄까요?

 

아니요늦어서 집에 가봐야 해요

 

안녕히 계세요

 

[놀라며?

 

[긴장된 음악]

 

우와

 

완전 똑같은데

 

[오르골 소리]

 

[오르골 소리]

 

그거

 

혁이 고등학교 목공반 때 만든 거예요

 

목공반요?

 

실장님 고등학교 때 목공반 나왔어요?

 

어느 고등학교 다녔는데요?

 

은동 고등학교요

 

[긴장된 음악]

 

누구야?

 

(지안목공반 혁이

 

(지수너희 학교 짱이었던 애?

 

(지수지안이었구나

 

(나한테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나는

 

좋아하는 여자 있습니다

 

[흥분해서최도경 씨

 

[놀라며?

 

거기서 뭐 해요?

 

너 왜 그쪽에서 와?

 

밥은 먹었어요?

 

?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그래?

 

나도 먹었어

 

먹었다고?

 

 - 어디서요?

 

아휴뭘 그런 걸 물어?

 

그럼 셰어 하우스에 끓여 있는 미역국은 뭔데?

 

셰어 하우스에서 오는 거야?

 

[울컥하며이게 뭐예요여기 왜 이런데?

 

[부드러운 음악]

 

생일 축하한다

 

서지안

 

케이스는

 

이거 사려고 야간에도 일했어요?

 

낮에 알바비로는

 

도저히 이 목걸이 값이 안 나오더라

 

며칠 안 남았네

 

너한테 딱 어울리겠더라고

 

아무것도 안 한다면서요

 

[울먹이며나 신경 쓸 겨를 없다면서 나 귀찮게 안 한다면서요?

 

생일이잖아

 

[흥분하며내 생일이 최도경 씨와 무슨 상관인데?

 

그냥 좀 받아주면 안 돼?

 

내가 이거 받을 거 같아요?

 

이거 그렇게 비싼 거 아니야

 

치사하다이왕 산 거 어쩌라고?

 

제발 하지 마요

 

[울먹이며돌아가라고제발!

 

이렇게 살 사람 아니잖아요

 

어떻게 살지는 이제 내가 결정해

 

너 왜 그렇게 신경 쓰는데?

 

내 선택이니 신경 쓰지 말라는데

 

[울먹이며신경 쓰이게 하잖아요

 

신경 쓰이고 짜증 나고 마음 아프게 하잖아

 

[큰소리로사람 미치게 하잖아요

 

그거

 

...

 

좋아한다는 말로 들린다?

 

 

?

 

맞다고

 

최도경 씨 말 맞다고

 

이미 알잖아몰라내가 너 좋아하는 거?

 

[부드러운 음악]

 

지안아

 

당신 좋아

 

좋아해좋아한다고

 

지안아

 

근데 어떻게 신경을 안 쓰냐고이 거지 같은 자식아!

 

[흐느낀다]

 

♪ 바람이 불어와 ♪

 

♪ 내 곁에 다가와 ♪

 

♪ 조금씩 얼어붙은 내 마음을 ♪

 

♪ 따뜻하게 감싸주네 ♪

 

♪ 의미 없이 늘 지나가던 ♪

 

♪ 평범한 나의 하루에 다가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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