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내 인생 35
[지안이 흥분하며] 이게 뭐예요? 여기 왜 이런데?
아...
[부드러운 음악]
생일 축하한다, 서지안
내가 이거 받을 것 같아요?
치사하다 이왕 산 거 어쩌라고?
[울먹이며] 제발 하지 마요 돌아가라고, 제발
이렇게 살 사람 아니잖아요
어떻게 살지는 이제 내가 결정해
너 왜 그렇게 신경 쓰는데
내 선택이니 신경 쓰지 말라는데
[큰소리로] 신경 쓰이게 하잖아요
신경 쓰이고 짜증 나고 마음 아프게 하잖아
[울먹이며] 사람 미치게 하잖아요
그거
나 좋아한다는 말로 들린다?
어
뭐?
맞다고 최도경 씨 말 맞다고
이미 알잖아, 몰라?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지안아
[울먹이며] 당신 좋아 좋아해, 좋아한다고
♪ 내 곁에 다가와 ♪
지안아
[큰소리로] 근데 어떻게 신경을 안 쓰냐고? 이 거지 같은 자식아!
♪ 얼어붙은 내 마음을 ♪
♪ 따뜻하게 감싸 주네 ♪
♪ 그대가 보이네 ♪
[훌쩍이며 운다]
♪ 다가오네 ♪
♪ 우리 함께 할 이 순간을 ♪
♪ 영원히 기억하기를 ♪
♪ With you ♪
하지 마요
나 오빠하고 아무것도 안 할 거니까
그게 무슨 말이야?
[울면서] 내 마음만 돌리면 되는 줄 알고
쓸데없는 짓 하고 다니는 오빠 보는 게
너무 괴로워서 말하는 거예요
[울먹이며] 그러지 말라고
[잔잔한 음악]
이 손 좀 놓고 얘기하자
[한숨 쉬며 훌쩍인다]
[한숨 쉬며 훌쩍인다]
이해가 안 되는데?
나는 해성가 사람으로 살아 봤던 사람이에요
그쪽 집안이 어떤 곳인지 너무 잘 알아요
두려운 거 이해해
두려운 게 아니에요 싫은 거지
싫다고?
너무 다른 세계니까 나하고 어울리지 않는
그래서
다시는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곳이에요
그래서 내가 나왔잖아 독립하려고
누구보다 네가 제일 잘 알잖아
내가 얼마나 망설이고 버텼는지
그러다 깨달았고 결심했고 결정한 거야
나를 믿어
오빠 결정은 중요하지 않아요
이건 내 결정이에요 내 인생을 위한 내 결정
(지안) 난 이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아요
내 상황에서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법을 알게 됐거든요
해성가를 겪었기 때문에 깨닫게 된 거지만
세상에는 보이지 않지만 다른 세계가 있구나
그쪽 세상은 내 세계와는 다른 곳이구나
지안아
내가 행복할 수 없는 곳이구나
결국 두려움 때문인 거잖아?
두려움도 있어요
오빠가 나 때문에 이러는 거 알면
오빠 부모님 기겁하실 거고
나 상상도 못한 일 겪게 될 거니까
안 겪게 할게
안 겪을 거예요
오빠만 정신 차려주면
오빠 쪽 세상 그쪽 세상의 룰
그런 거 싫어요, 이제
그래서
절대 오빠하고 아무것도 안 할 건데
(지안) 쓸데없이 고생하고 있는 거
너무 힘들어요 보기
그래서 말하는 거니까 부질없는 짓 그만하고
제발 돌아가 줘요
좋다면서
[부드러운 음악]
마음은 마음일 뿐이에요
나도 처음에는 그랬어
마음은 마음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오만했지
오빠가 그랬다고
나도 그럴 거라고 믿고 있는 것도 오만이죠
네가 지금 절대라고 하는 것도 오만이야
마음은 누구도 예측 못 한다
[큰소리로] 최도경 씨 좋아해요
좋아한다니까
야, 야, 서지안
너 왜 사람 자꾸 놀래켜?
왜 놀라지?
나한테 이 말 듣고 싶었던 거 아닌가?
그래서 해줬는데
이제 어쩔 거예요?
어디 뭘 어쩔 생각인지 한번 들어봅시다
야, 너 진짜 재주 좋다
사람 꼼짝 못 하게 하는 재주 있어
내 의지죠
그렇구나
그래도 성과는 있네
네가 네 마음 보인 거
마음은 마음일 뿐이라니까요? [밝은 음악]
그럼 이거 받아줘 내 마음이니까
우리 지금 도돌이표 찍기 놀이 해요?
이거 안 받으면 내가 고생한 보람이 없잖아
누구를 위해 돈 번다는 게 어떤 건지 처음 느꼈는데
네가 이거 안 받으면 어떡해?
내가 야간에 죽도록 상하차 알바해서 산 거야 이거
알았어요, 받죠 뭐
(지안) 케이스도 줘요
버릴 건 아니지?
왜 버려? 팔면 돈이 얼마인데
[한숨 쉰다]
난 분명히 말했어요
최도경 씨하고 아무것도 안 할 거라고
알았다, 알았어, 나머지는 밥 먹으면서 얘기하면 안 되겠니?
등 가죽이 배하고 붙었다
[꼬르륵 소리] 오!
[껄껄 웃는다]
[쓸쓸한 음악]
(혁) 나한테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나는 좋아하는 여자가 있습니다
[한숨 쉰다]
지안이었어
좋아하는 여자 있대
이제 어떡하지 나?
잊어
남자가 그렇게 단호하면 안 되는 거야
요즘 실장님하고 시간 잘 안 맞죠?
좋아하는 여자 때문에 정신 없거든요
마음에 한 사람 두면
다른 여자한테 관심 안 가져요
어떤 사람이에요? 그분은?
예쁘고
되게 똑똑하대요
자기에게 되게 좋은 영향을 많이 준 사람이래요
[한숨 쉬면서] (지수) 지안이었어
(혁) 아, 웬 케이크?
어, 지수 씨가 주고 갔어
지수가 다시 왔었어?
응, 아는 사람 생일이라 케이크 만들었는데
못 주게 됐대
너 갈 때 가져가서 지안 씨랑 먹어
어, 잘 됐네 오늘 지안이 생일인데
아, 그래? 그럼 얼른 가져가서 먹어
아, 이거 와인 다 식겠다
아, 형님, 오늘도 모텔 가서 잘 거예요?
아니면 우리 셰어 하우스 거실 소파에서라도?
아니야, 오늘 찜질방 같이 가서 잘 거야
음, 내가 찜질방 데이트를 한 번도 못 해 봤거든
- 재밌겠네, 뭐든 처음이라서 - (남구) 그래
- 얼른 가 - (혁) 갈게요
[남구가 웃는다]
잘 가, 처남
빨리 줘 [발랄한 음악]
뭘?
반지, 그거 주려고 와인 마시자고 한 거 아니었어?
아이 그걸 어떻게?
아이, 무슨 사람이 이렇게 눈치가 빨라?
[웃으면서] 나 원래 눈치 되게 빠르잖아
왜 예전에 '남구야, 너 누나 좋아하지?'
내가 먼저 물어본 거 기억 안 나?
에이, 김 다 샜네
아, 안 줘 내가 주고 싶을 때 줄 거야
- (남구) 에이, 씨... - 아이, 참
아휴, 뜨거워 [경쾌한 음악]
약 발라요
아이, 밥부터 먹자 배고파 돌아가시겠다
혹시나 국 맛이나 봐줄까 싶어서
아니면 앞에 앉아서 기다려줄래?
혼자 밥 먹기 너무 처량해서
야, 진짜 맛있다
누구 생일 미역국인지 끝내주네
오래 끓여서 그런가?
맛있어요
그치? 이게 정성의 맛이다
자, 일수 받으러 왔습니다 3만 원
알았다
- (용국) 어디 보자 - 자, 3만 원
(용국) 땡큐 어, 그래
[현관문 열리는 소리]
아, 형, 오늘 본가에서 잔다고 하지 않았어요?
어, 혁아 나랑 얘기 좀 하자
내가 하도 궁금해서 3만 원 받는 핑계로 기다렸더니
꼭 싸운 사람처럼 둘이 들어오더라고
그러더니 도경이랑 같이 밥을 먹어
그래요?
사람이 참 웃긴다, 혁아?
[울먹이며] 내가 살아나니까 막 감정도 살아나나 봐
큰일이네
서지안 씨는 너랑 생일 데이트하고 들어와서 도경이한테 달려간 거야?
아니야, 갑자기 연락 끊어졌던 친구 만나러 간다고 같이 안 갔어
뭐? 그럼 넌 누구랑 갔어?
빵집 지수
[한숨 쉬며] 지안이 저러면 안 되는데?
왜? 둘이 저러고 있으니까 질투 나냐?
무슨 질투를 해요? 이 상황에
저러다 지안이 또 상처 입을까 그러지
형이 그랬잖아
형네 동네에서 최도경 씨하고 지안이 관계 용납할 수 없다고
그것뿐이면 몰라
도경이 집에서 알면 천둥 벼락 치지
그러니까
걱정된다고?
근데 네 그 걱정
우정의 걱정인지 애정의 걱정인지 알고 하는 거야?
한번 네 마음 들여다 볼 때가 된 것 같다
형, 지금 재미있어 하는 것 같다?
어, 재밌어
아, 잘 먹었다
어, 이제 약 발라줘
아야
내가 이제 배불러서 정신 차려서 말하는데
아무 말 마시지
아까 하라면서? 이제 어쩔 거냐며?
어디 뭘 어떻게 할 생각인지 한번 들어 보자며?
해요 그럼
우리 사귀자
그런 말 안 할 거고
(도경) 데이트하자 그런 말도 안 할 거야 [부드러운 음악]
너한테 아무것도 하자고 안 해
그럼 집으로 들어가시면 되겠네요
기억 상실 걸렸어?
여기 온 첫 날 분명히 말했는데 이 오빠가
내가 해성 그룹에서 독립하기로 한 거
너 때문만은 아니라고
물론 네가 매개가 되기는 했어
근데 지금은 내 인생이 걸린 문제가 됐다
이대로 들어가면 앞으로 난 더
할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어머니가 원하는 대로
해성가의 부품으로 살아야 해
(도경) 평생
(도경) 그건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거든
그래서 어떡하든 독립해야지
빈털터리로 쫓겨났다면서요? 그런데 어떻게 독립을 해요?
독립하게 놔두실 것 같아요?
참, 부모님을 모르신다
네가 날 몰라서 그러는데
난 작정하면 뭐라도 한다 한 달 안에 승부 볼 거야
(도경) 당장 내일부터 사업 준비 시작하고
투자자 찾으러 뛰어다녀야 해
물론 생활비도 벌어야 하고
너 귀찮게 할 여유 있겠어?
역시...
내가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 했군요
사람 생각은 바뀔 수 있으니까
한 달 동안 내 처지 생각해서
모질게만 대하지 말아줘
지금처럼
각자 인생 열심히 살면서 한 달 지내 보자
질문 있어?
[어이없어 하며] 어휴, 진짜 말은 잘해 가지고
너도 만만치 않다
어휴, 진짜 설거지 고무장갑 끼고 해요
여긴 뭐든 각자 하는 거라며?
그릇 닳겠네
이 정도면 되니?
셰어 하우스 좋네
혁아 언제 왔어?
좀 전에
그건 뭐야?
뭐긴 뭐야? 생일 케이크지
같이 하실래요?
노 땡큐! 절친들끼리 편히 하십시오
생일 케이크까지 필요 없는데
누나가 줬어 빵집 친구가 줬대
빵집 친구? 순수하고 엉뚱하다던?
내가 그랬어?
오늘 영화관 그 친구하고 갔어?
어떻게 알았어?
네가 요새 그 동네 친구 얘기 많이 하길래
[경쾌한 음악]
(지안) 주방장 개인 사정이면
지수는 별일 없나 보네
(지수) 우와
(희) 고마워요
- 우와, 추웠죠 - 응
(지안) 혁이가 지수랑 아는 사이야?
선 실장, 자전거
인테리어
하...
바보
선우 실장을 선 실장이라고 한 거야?
[한숨 쉰다]
지안아
생일에 뭐 가지고 싶어?
음, 갖고 싶은 거 말고 나 뭐 하고 싶어
뭔데?
(지수) 씨네 앤 셰프 영화관
(지안) 씨네 앤 셰프?
(지안) 아 거기 밥 먹으면서 영화 보고 그러는 데?
(지수) 어, 저번에 드라마 보는데 진짜 너무 근사한 거 있지
(지안) 야, 서지수 거기 좌석이 침대던데
(지안) 너, 그래서 좋은 거 아니야?
[같이 소리 지르고 장난친다]
(지수) 아, 진짜...
에이, 간만에 피부 관리 좀 하려고 했더니
언니, 네가 써준 고백 대본대로
'내가 누군지 알아줬으면 좋겠고'
'알아봐줬으면 좋겠고'
'알고 지내고 싶고 그래요'
하면 선 실장님이 '좋아요, 사귑시다'
그러면 올해 크리스마스 생일에는 씨네 앤 셰프 영화관에 가서
[부끄러워하며 웃는다]
맛있다
그 친구 케이크 잘 만든다
그래? 아직 배우는 중인 것 같던데
음, 진짜 맛있는데?
오늘 영화관 데이트 좋았나 봐? 얼굴이 좋아 보인다?
이제 내 걱정은 그만해도 돼 혁아
그래?
이 케이크가 맛있는 걸 보니까 그래
[잔잔한 음악]
(지안) 지수야
생일 케이크 고마워
(도경) 아휴 내가 치사한 놈은 아니라서
번갈아 잡시다
음, 음...
(지안) 이제 내 걱정은 그만해도 돼, 혁아
[한숨 쉰다]
(용국) 네 그 걱정 우정의 걱정인지
(용국) 애정의 걱정인지 알고 하는 거냐?
(용국) 한번 네 마음 들여다 볼 때가 된 것 같다 [잔잔한 음악]
- 아니, 내가 해줄게 줘 봐 - (지수) 아, 아니야, 괜찮아
어!
[한숨 쉰다]
[쓸쓸한 음악]
[걸음 소리]
[현관 열리는 소리]
(지안) 다녀왔습니다
어서 와라
회사에서 큰 프로젝트 맡아서 고생이 많지?
아니에요, 재밌어요
(명희) 해성가에 오자마자 큰 공을 세우고
역시 내 딸이라니까
[명희가 웃는다]
(명희) 너 왜 거기서 그러고 있어?
[더듬으며]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휴일이라도 이렇게 늦으면 돼? 연락도 없이
친구하고는 잘 놀다 왔니?
네, 그럼요
저 올라가서 프랑스어 복습할게요
누구를 만났길래 풀 죽어서 들어와?
(지수) 와, 너무 예쁘다
아, 감사합니다
평생 간직할게요
들어줄 사람 필요하면 얘기해요
귀는 열고, 입은 닫고
나 비밀도 잘 지켜요
다음에 그런 급한 일 생기면 전화해요 이제
내기해서 소원 들어주기 했잖아
그거 말 놓기야
남자가 말 놓자고 할 때
덥썩 놔 그거 좋은 징조야
나랑 영화 보러 갈래?
같이 가기로 한 친구가 약속을 취소했어
아, 남자 친구 있는
여자 사람 친구였구나
이제 안심이 돼?
[지수가 놀라서] 앗!
바보
다 망상이었어
[울먹이며] 날 좋아한 게 아닌데
[훌쩍인다]
[소리내서 운다]
[지수의 울음 소리]
[계속 큰소리로 운다]
[한숨 쉰다]
(남구) 아휴
어휴, 심심했지?
[발랄한 음악]
왜 이렇게 뛰어와?
아휴 심심할까 봐 빨리 오려고 그랬지
5분 혼자 있었는데
커플들이 여길 오면 꼭 이걸 이렇게 먹더라고, 자
혼자도 왔었어?
엄청 혼자 왔지
희 결혼하고 팔도강산 혼자 떠돌 때
아, 그랬어?
미안
에이, 사랑은 절대로 미안하다고 하는 거 아니라며
내 그 영화 엄청 봤어 자, 아!
(남구) 안 줘
[같이 웃는다]
그럼, 반지 빨리 줘
- 어? 하지 마, 무릎 꿇지 마 - (남구) 가만있어
악!
(남구) 아... [익살스러운 음악]
아, 어떡해? 어우, 미안해, 남구 씨
(희) 어떡해
[부드러운 음악]
[우렁차게] 희야!
나랑 결혼해 주라!
[찜질방 사람들이 박수 친다] 어떡해
[희가 부끄러워하며] 어떡해
[희가 애교 떨며 웃는다]
[기타 소리]
[기타 연습하는 소리]
어머니, 무슨 소리예요?
아버지가 어젯밤에 기타를 사오셨어
저거 클래식 기타 소리인데
아버지가 클래식 기타 칠 줄 아세요?
모르겠어, 이제부터 배우려고 하는 건지
아버지는 이제 정말 우리한테 정 떼고 아버지 인생 사시나 봐요
원양 어선 타신다더니 기타는 언제 배우신데요?
그러게
[기타 소리 계속]
[놀라면서] 어머머
[익살스러운 음악]
나, 2만 원만 줘
뭐라고요?
너 2천만 원에서 안 갚은 돈 있잖아
그게 얼마더라? 학자금 대출 갚고
남은 돈이 1300 몇 십만 원
(도경) 그때 그거 돌려줬고, 그리고
오리 패치 상 오백만 원 하면 150만 원 넘게 남았어
나중에 갚는다며?
그렇게 돈도 없으면서 탈탈 털어서 목걸이 산 거예요?
왜 돈이 없어? 너한테 받을 돈 있는데
그거 믿고 산 거야 2만 원만 줘
오늘은 낮에 사업자 등록 내고
투자사들 찾아 다녀야 해서 밤 알바밖에 못 해서 그래
아니야, 아니야, 자
2만 원이 딱 좋아
다녀오겠습니다
[문 열리고 닫히는 소리]
대표님
전에 지수 이력 조사했을 때
빵집 주인 몇 살이었어?
그때는 급히 두 분 다 조사하느라고
빵집 주인까지는...
당장 알아보라고 해
몇 살인지, 뭐 하던 사람인지 결혼은 했는지
최도경 씨 말이야
나 아까 그 상황에 갑자기 웃음 나올 뻔했어
너무 어이없어서 화도 못 내게 만드는 재주 있지?
너, 괜찮은 거지?
걱정 말라니까 생각하는 거 있어 나도
그래 알았다
참, 혁아
나 알바 시간 좀 조정해 줄 수 있어?
디자인 학원 좀 다녀보려고
1주일에 3번씩 오전이나 오후에
디자인 학원?
응, 대신 주문 밀리지 않게 재단 일 더 열심히 할게
알았어
그럼 나 빵집 공사 보고 갈 테니까
스케줄은 그때 조정하자
그래 알았어, 이따 봐
(혁) 이따 봐
[한숨 쉰다]
♪ 스치는 손끝에 ♪
왜 따라와요?
착각 마십시오
용국이하고 미팅 있어서 사무실 가는 길입니다
마침 방향이 같으니까 별 수 있나
♪ 뒤척이는 하루의 끝에 난 ♪
♪ 내게 작은 빛을 비추는 ♪
왜 자꾸 돌아봅니까? 신경 쓰이게
♪ 너를 따라 ♪
가던 길 가시죠
♪ 어두운 밤이 쓸쓸하지는 ♪
♪ 않을 것 같아 ♪
♪ 내 사랑이 ♪
수고해라
♪ 그대에게 ♪
♪ 닿을 수 있을까 ♪
♪ 네 손을 잡고 이 길을 ♪
들어가
[한숨 쉰다]
♪ 걷고 싶어 ♪
♪ 이 마음을 ♪
♪ 그대에게 ♪
♪ 말할 수 있을까 ♪
오늘 미팅 많다면서요?
고맙다
좋네
뭘요, 하우스 메이트끼리
(용국) 사업 자금 부탁이면 미리 사절이다
너한테 부탁할 거면 내 통장 돈 빼 쓴다
그러게, 왜 네 돈 안 빼 쓰냐?
경비는 빼서 써도 되잖아?
그러면 지는 거지 할아버지한테
아마 날마다
내 통장 거래 내역 확인하고 계실 거다
여기 주소 좀 쓰자
음?
투자 받으려면 사업자 등록을 해야 하는데
사무실이 없잖아
그래서 미지의 최도경으로
창투사들 찾아다니시겠다고?
아, 쉽지 않을 텐데
주소 좀 쓰자고 그러니까
저 왔어요
(남구) 어서 와, 서지수
어, 뭐야? 라면 먹고 잤어?
얼굴이 아주 이렇게 됐는데?
방장님 얼굴은 좋아보이시네요
어? 티 나?
크, 찜질방 물이 그렇게 좋더라고
어제 찜질방에서 주무셨어요?
[감탄하며] 어, 아니 우리 희가
나 혼자 모텔에서 자는 게 그렇게 속상하다고
같이 좀 있자고, 있자고 그래 가지고, 어휴
선우 실장 방에서 같이 주무시지 그랬어요?
아, 거기 셰어 하우스는 아무나 못 들어온대
그리고 우리 처남이랑 같이 자는 남자가 뭐 늘었다나 어쨌다나
셰어 하우스요? 선우 실장님 셰어 하우스에 사세요?
음, 그게 일부러 그렇게 했대
우리 희 세상 밖으로 꺼내려고
음, 셰어 하우스
(지호) 큰누나 돌아왔다 [무거운 음악]
(지호) 집에는 안 갔어 무슨 셰어 하우스에 있대
설마
너 이 동네는 웬일이야?
나 이 근처에서 일해 간다
아, 나 아는 동생이에요
하...
같이 살고 있었던 거야?
그리고 나 선 실장이랑도 잘 되고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기계 작동 소리]
[전화 수신음]
몇 시 퇴근이야? 끝나고 좀 만나
무슨 일인데? 6시에 나갈 수 있어
그래, 전에 만났던 카페에서 보자 그럼
끊는다
어, 그래
[전화 종료음]
무슨 일이지?
방 바닥재 다 깔았습니다 형님
어, 그래?
오늘부터 잠은 주무실 수 있겠는데요
아니야, 아니야, 신혼 방이니까 결혼한 다음에
그때 신부랑 같이 들어갈 거야
[웃으면서] 네네, 그러시던가요
지수는요?
어, 뭔 비밀이 있는지 밖에서 통화 중이시네?
지수
어제 케이크 갖다 주러 다시 왔다면서, 나한테 전화하지
선우 실장한테 전화를 왜 해?
전화했으면 차 돌렸지
내 차 타고 같이 왔으면 좋았잖아
아, 귀찮게 뭐 하러? 벌써 택시 탔었는데 뭐
그러네
아 참, 집에 잘 도착했는지 연락 준다면서?
방장님 포장지 거의 떨어졌어요 빨리 주문하셔야 할 거 같아요
어 그래?
저기, 저기 밑에 남은 게 좀 있을 텐데
- 제가 가볼게요 - (남구) 응
[경쾌한 음악]
잘못된 게 있나 확인해 보십시오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개인 사업자 등록 좀 하려고요
[컴퓨터 자판 소리]
[한숨 쉰다]
(도경) 그럼 여기 놓고 가겠습니다
꼭 연락 주십시오
안녕하십니까? DK 에코테크 최도경입니다
저, 이거 좀 검토하시고 연락 좀 주십시오
여기요,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태수가 쑥스럽게] 어, 예
배운 지가 너무 오래 되어가지고
고등학교 때 교회에서 배우다가
그 이후로는 한동안 혼자 쳤습니다
아, 그래도 악보 보는 것하고 운지는 대충 하시겠네요?
(강사) 일단 아시는 곡 있으면 한번 쳐보실래요?
저, 근데 딱 일주일만 배울 수 있겠습니까?
제가 어디 멀리 가게 돼서요
수강료는 한 달 치 다 드리겠습니다
[기타 연주 소리]
(지호) 이거 음식점 프랜차이즈는 싼 데도 꽤 있는데
프랜차이즈로 가야 되겠다 프랜차이즈
[전화 수신음]
[기침한다]
예, 아버지 막내 아들입니다
[카페 음악 소리]
(태수) 지호야?
[웃으며] 어후, 아버지
(지호) 자, 아버지
이 집 라테가 진짜 맛있어요 드셔 보세요
어, 그래
아 이거 마셔봐요, 아버지 이런 커피 못 드셔보셨을걸?
그래 [허허 웃는다]
집에 못 가봐서 죄송해요
며칠 전에 갔었는데 안 계셔 가지고
아니야, 아니야, 괜찮아
너도 돈 번다고 밤낮으로 정신없이 바빴잖아
아, 근데 아빠 원양 어선 타신다면서요
그거 몇 달짜리인데요?
어, 석 달짜리
포클랜드로 가서 시간이 좀 걸려
아, 석 달을 배에서...
건강 검진, 건강 검진은 했어요?
했지 그럼
[한숨 쉰다]
근데 이 기타는 또 뭐예요?
아, 배에서 심심하면 한 번씩 쳐보려고 샀어
어때, 폼 나지?
[한숨 쉬며] 아니, 뭐, 좀
아빠하고 기타는 영 매칭이 안 되네
[웃는다]
너, 장사할 돈 번다고 했지?
아, 됐어요, 됐어
아빠 원양 어선 타서 번 돈은 노 땡큐
능력 있는 아버지 만났으면
지금쯤 신나게 대학 다닐 나이인데
[부드러운 음악]
미안했다
아, 뭐 하러 그런 얘기를 해요?
장사하면 넌 잘할 거야
넉살 좋고 인상 좋고 패기 있고
참...
갑자기 왜 또 칭찬 모드시래
근데 어떤 장사를 하든
그 종목 업소에서 한 1년은 일해 봐
덥석 그냥 그거 프랜차이즈 이런 거 시작할 생각하지 말고
제가 알아서 할게요
세상에 장사든 뭐든
돈 버는 거 쉽지 않다
그걸 모를까 봐요?
이래 봬도 제가 낮밤으로 구른 게 1년이에요
그래도 넌 아직 젊으니까
한 5년쯤 직장 다니다가 공부도 좀 하고
시장 조사도 해가면서...
[전화 수신음] 아, 잠시만요, 죄송해요
금방 다시 할게
[전화 종료음]
아빠, 아까 얘기했죠
오늘 제가 급한 비즈니스가 있다고요
응
아빠 나 먼저 가볼게요
(태수) 그래, 가 봐
[신음한다]
[구토하려고 한다]
[놀라서] 아, 아빠!
아빠, 왜 그래?
왜 토해?
아니, 빈속에 커피가 들어가서 그래
아직까지 밥을 안 먹었어?
아, 느지막히 점심 약속이 있어서 그래
아잇, 진짜
가 봐
식사 꼭 챙겨 드세요
(지호) 갈게요
파이팅!
[기계 작동 소리]
(지수) 끝나고 좀 만나
도경 오빠 얘기를 해야 되나?
[깜짝 놀라며] 엄마!
- 왜 그래? - 어우...
괜찮아?
아, 네, 괜찮아요 잠깐 딴생각 좀 하느라고요
아휴, 조심해
그러다 다치면 우리 혁이한테 내가 혼나
우리 혁이?
어? 어... [발랄한 음악]
참, 에이 아버지 내가 지금 다 얘기하려고 했는데
아버지?
전에 얘기했지?
우리 누나도 그렇고
각각 독립해야 할 필요가 있었어
아, 일하는 데 방해도 되고
그리고 내가 사장 아버지라고 하면
직원들 불편할 거 아니야
아휴, 저 그것도 모르고
그동안 너무 까분 거 아니에요?
뭐 어때? 자식 키우면
내 자식이나 마찬가지인데
근데 여태 옷도 안 갈아입고 계시면 어떡해요?
어? 어, 가구 마무리하느라고
저, 가구가 있어야 살림 시작할 거 아니야
어?
저기, 그때는 내가 정말 미안했네
어휴, 아닙니다
그땐 당연했습니다
저라도 저 같은 놈한테 제 딸 안 줍니다
[잔잔한 음악]
한 치 앞을 모르고 사는 게 사람이라서
그런 거라고 이해해 주게
지금이라도 따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절 받으십시오 장인 어른
(혁) 뭐야? 왜 이렇게 멋있는 거야
미리 시켜놓았네
음, 내가 좀 바빠서 [잔잔한 카페 배경 음악]
할 말만 하고 얼른 가야 돼서
어, 그래 할 말이 뭔데?
할 말보다는
부탁이 있어서 보자고 했어
부탁? 무슨 부탁?
나 보면 모르는 사람인 척해 달라는 부탁
[잔잔한 음악]
그게
무슨 뜻이야?
선우혁
선우혁 누나
우리 방장님 포함해서
너희 셰어 하우스 사람들까지 누구든
지수야
(지수) 카페 사장님 앞에서 나 모르는 척했으니까
앞으로도 그렇게만 해주면 돼
혁이는 그냥 친구야
네가 불편할까 봐 미리 말 안 했어
그리고 셰어 하우스도 곧 다른 데로 알아볼 거고
그런 말 할 필요 없어 나한테
너하고 이제 모르는 사이 될 거니까
(지수) 나하고 관련해서 아무 말도 하지만 마
아는 척도 말고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 친구라는 게 그렇게까지 화가 나?
나 지금 너한테 화내고 있지 않은데
화내고 있지
(지안) 내가 널 몰라?
어떻게 된 건지 다 말할 테니까
너 남자 있다며?
누가 그래?
며칠 전에 우연히 술집에서 만났는데
실연 당했더라고
좋아하는 여자가 있었는데 다른 남자가 있었다나 어쨌다나
그것도 나 불편해 할까 봐 말 안 했어?
그 말 누구한테 들은 건데?
며칠 사이에 생긴 건 아닐 거고
그럼 한참 됐다는 건데
그것도 나한테 말 안 했더라
난 너한테 모든 걸 다 얘기했는데 미주알고주알
네가 말한 선 실장이 혁이라는 거 안 지 며칠 안 됐어
그리고 셰어 하우스에 다른 사람들도 많아
나는 신경 안 써도 돼
어떻게 신경을 안 써?
네가 내 인생 마디마디 기죽이고 있는데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울먹이면서] 너도 나 싫어하잖아 그래서 끝이라고 했던 거 아니야?
혁이랑 나랑 친구라는 걸로 이럴 것까진 없잖아
안 그래도 아무 말 안 하고 있었어 혁이한테
네가 원하면 앞으로도 아무 말 안 할 거고
됐어, 그럼
지수야, 내 얘기 좀 듣고 가
내가 왜 네 얘기를 들어? [카페 배경 음악]
내가 물어볼 땐 아무 말도 안 해놓고
그때는 내가 너무 힘들 때였어
정신을 못 차릴 때였어
아무리 힘들어도
인연 끊자는 얘기는 네가 먼저 했어
그만큼 내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거지
그래
[목소리 높이며] 나 너 싫었어
[잔잔한 음악]
(지안) 사실은 넌데
내가 재벌 딸인 줄 간다고 할 때
네가 못 가게 잡으면서 날 매도했어
돈 때문에 가는 거라면서 돈 때문에 가는 거 맞는데
[지안이 울먹이며] 네 것인 줄도 모르고
날 잡은 널 뿌리치고 갔던 내가 너한테
사실은
나 아니래 하는 게 쉬운지 알아?
[울면서]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널 보는 게 얼마나 수치스러운 줄 알아?
그래도
[울면서] 너 찾아왔었잖아
그만해
이제 그런 말할 필요 없어
넌 너대로 살고 난 나대로 살면 돼
내 부탁은 들어줄 거지?
[밝은 카페 음악]
빨리, 빨리 빨리 말해줘
오 마이 갓 이거, 이거 이거 실화야?
왜?
무섭게 왜 그래?
[한숨 쉰다]
내가 괜히 너한테 DNA 검사 얘기를 꺼내가지고
세상에 모르는 게 약인 일도 있는 법인데
엄마가 아니야?
[한숨 쉰다]
[울먹이며] 그럼 아빠가 내 아빠가 아니야?
아니
둘 다 아니구나
[울면서] 이럴 줄 알았어
(서현) 나 아닐 줄 알았다고
[서현이 큰소리로 운다]
[크게 울면서] 어떡해
야, 야, 최서현 [서현이 계속 통곡한다]
[서현이 크게 울면서] 어떡해
[잔잔한 배경 음악]
(지호) 아...
[익살스러운 음악]
아니
너의 어머니가 이미 너 친딸이라고 하셨다며
그래서 장난 좀 쳤는데 그걸 믿냐?
- (지호) 그리고 - 손!
네
(지호) 난 네가 이거 봐달라는 것도 이벤트인 줄 알았어
이벤트? 이벤트?
(서현) 너 이게 나한테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 줄 알아?
난 혹시나 해서 끝까지 긴장하고 있었단 말이야
긴장을 왜 하는데?
만에 하나 해성 그룹 딸이 아니면
그건 세상이 끝난다는 거하고 똑같다고
[한숨 쉬며] 더 황당하네
어머니 말씀을 듣고도 혹시나 할 만큼 홀대받으면서
해성 그룹 딸이 아닐까 봐 걱정했다는 거야?
당연하지 적자와 서자, 입양은
하늘과 땅 차이니까
헐
알겠어
[한숨 쉰다]
앉아
진짜?
고마워
[잔잔한 카페 배경 음악]
이제 내 고비는 넘겼으니까
너 사업 아이템 얘기하자
(서현) 아, 맞다
이거 류 기사 사건 해결해줬을 때 까먹고 못 준 잔금
[한숨 쉰다]
(지호) 이거 안 받으려고 했는데 받아야겠다
(서현) 당연히 받아야지 그걸 왜 안 받아
근데 무슨 사업할 거야?
안 가르쳐줘
[지호가 장난스럽게 웃는다]
[잔잔한 음악]
생각해봤어?
무슨 생각?
아이 말이야
[한숨 쉬며] 지태 씨, 참 황당하다
왜 생각해봤냐고 물어?
(수아) 이미 정해진 거
우리 결혼 계약서 첫 번째 조건이었어
아이는 갖지 않는다
문득 그런 생각 들더라
우리가 너무 미리 절망하고 있는 거 아닌가
(지태) 앞으로 우리 인생에 어떤 좋은 일이 생길지 모르잖아
단지 돈 때문에
우리에게 온 아이를 보내는 게 옳은가
[한숨 쉰다]
앞으로 우리 인생에
돈에 관해선 어떤 좋은 일도 일어나지 않아
자기 그 직장 관두고 다른 데 갈 수 있어?
(수아) 난 무기 계약직이야
임신으로는 휴가 못 써
그럼 회사 그만둬야 하는데 자기 월급으로 어떻게 살아?
밥만 먹고 살아?
(수아) 우리 정말
정말 평생 쪼들리면서 살아야 돼
난 그런 인생 살기 싫어
우리 인생만 쪼들리면서 살아야 될 것 같아?
(수아) 제대로 사교육도 못 시켜 우리 형편으로는
남들처럼 해줄 것 다 해주지도 못할 거면서 뭐 하러 아기를 낳아?
거기다 아기 낳으면? 아기는 누가 봐줘?
(수아) 어머니?
난 어머니랑 아이 문제로 엮이고 싶지 않아
아니 그 전에
자기 만나면서 첫 번째로 생각 같았던 거
우리 아이 낳지 않는다는 거였어
자기도 그랬잖아 가난 대물림하기 싫다고
이미 생긴 생명이잖아 우리가 실수했잖아
그 실수?
난 책임 못 져
(수아) 내가 그렇게 훌륭한 인간이 아니라서 [심각한 음악]
나는 내 인생이 더 중요해
자식 때문에 나 희생하면서 살기 싫고 초라하기 싫어
그리고
아기 낳는 건 나야 자기가 아니라
맞아 네 말 다 맞는데
귓가에서 계속
우리 아기 심장 소리가 들린다 수아야
오늘
영호 딸
다옴이 사진들을 보는데...
그만해
수아야
우리 결혼 계약서 첫 번째 조건이야
아이는 낳지 않는다
지켜줬으면 좋겠어
미안해
[지태가 한숨 쉰다]
[한숨 쉰다]
[현관문 소리] [기타 연습 소리]
다녀왔습니다
어, 왔냐?
예
이리 좀 앉아 봐라
(지태) 올라가
(태수) 아니, 아니, 새아기도 같이, 내가 할 말이 좀 있어
내가 한 일주일 있으면 배 타러 떠날 거거든
그렇게나 빨리요?
교육도 받고 그럴 일이 있어서 그래
그래서 말인데
미안했다
[잔잔한 음악]
얼마 전에 식사도 거절하고 그랬던 게
화가 나서 그런 게 아니야
화나신 게 아니면...
대접받을 생각도 없고
정말 라면 먹어도 괜찮아서 괜찮다고 그랬던 거야
그리고 지태야
예
너, 장남 짐 너무 미리 질 생각하지 마라
엄마, 아버지 노후 같은 거
뭐 이런 걸로 너희한테 피해 줄 생각 절대 없어
너희들은 너희 둘만 생각하고 살아
너희 둘만 생각하고 계획 세우고
너희 둘만 잘 살면 돼 정말 그러면 돼
(태수) 너희들 결혼시키고 싶었던 건
사람이 사는 게 그래도 사람 때문이라서
나이 들어서 혼자 있는 거보다 고운 사람 옆에 두고 사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해서였어
부모까지 감싸는 게 결혼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어
오래 가시는 것도 아닌데 거창하게 말씀을 하세요
효자, 효부 될 생각이면
너희들, 너희 인생 제대로 못 살아 우리 같은 형편에서는
(태수) 올라가 올라가서 쉬어 빨리
(도경) 아...
[부드러운 음악]
(도경) 오늘은 낮에 사업자 등록 내고
(도경) 투자사들 찾아다녀야 해서 밤 알바밖에 못 해
일은 잘 됐나...
[현관문 소리]
[신음하며] 아야
아무것도 안 묻겠지만 아무것도 묻지 마
밥은 먹었어요?
어, 들어간다 잘 자라
[신음하며] 아이고
[문 닫히는 소리]
못 살겠다, 진짜
[한숨 쉰다]
(명희) 아버지
회장님, 이 시간에 어쩐 일이십니까?
민 부장, 도경이 차 키 가져가서 블랙박스 빼 와
네
[차 문 열리는 소리]
[긴장감이 도는 효과음]
끼워 봐
없습니다, 회장님
블랙박스 칩이 빠져있습니다
아버지가 지키고 있다가 차 키 뺏으셨다면서요 [긴장감이 도는 음악]
야, 이 새끼
[한숨 쉬며] 나를 예측을 했네
어쩐지
달라는 대로 하나하나 순순히 시계까지 풀어주더니만
[한숨 쉬면서] 내가 당했어 내가 당했어, 도경이 이 자식
이 자식이 미리 한몫을 챙겨 놨던 거야
블랙박스를 챙겨서 내릴 정도면 이미
돈을 빼놨어
생각보다 무모하고 예상보다 치밀해
(노 회장) 나의 예측을 너무 벗어났어
하루에 한 번씩 켜던 핸드폰을
며칠 뒤에 단 한 번도 안 켰어
(노 회장) 이건 다른 명의의 핸드폰이 생긴 거야
누가 해줬겠어?
그 여자가 해줬겠지?
자네 왜 이렇게 말이 없어?
저야 회장님의 예측 이상을 못 하는 사람 아닙니까?
[긴장감이 도는 음악]
[한숨 쉰다]
당장 그 여자 찾아
(강사) 제품 및 장치들의 기능
(강사) 가치 및 외관을
(강사) 그 이용자나 제조가
(강사) 모두의 상호 이익을 위해서
(강사) 최선의 것으로 만드는 구상
(강사) 어떤 세부적인 계획...
부사장님, 김기재 상무님이 연락 안 된다고 걱정하십니다
저한테 몇 번이나 전화하셨어요
전화번호 절대 알려주지 마
이 번호 오직 유비 너만 아는 번호다
네, 근데 어떻게 일은 잘 되가십니까?
[한숨 쉬며] 인생 공부 톡톡히 하고 있다
[전화 수신음]
[긴장된 음악]
(민 부장) 39세 미혼, 고아, 고졸
(민 부장) 햇빛 보육원 출신
고아
고졸?
[놀란다] [노크 소리]
부르셨습니까?
유 비서? 최 부사장하고 연락하지?
아, 아닙니다
제가 매일 전화하는데 핸드폰은 꺼져 있고
문자에 답이 없으십니다
유 비서 생각엔
어디서 뭘 하고 있을 것 같아?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통화했을 때
부사장님이 29만 원 있다고 하셨거든요
29만 원?
(유 비서) 아, 그래 가지고
저라도 뭘 어떻게 해드려야 하나 싶었는데
아예 핸드폰을 꺼놓으셨는지 잃어버리셨는지
(유 비서) 그래 가지고...
도경이한테 연락 오면 바로 알려줘
그 대가는 충분히 받게 할 테니까
알겠습니다
그래, 나가 봐
고생하십시오
아버지 예측이 틀리셨네
[인터폰 누르면서] 차 대기시켜
[한숨 쉰다]
차 세워
[긴장된 음악]
[긴장감이 도는 음악]
은석...
[반가워하며] 지안아
♪ 내 사랑이 ♪
♪ 그대에게 닿을 수 있을까 ♪
♪ 네 손을 잡고 이 길을 ♪
♪ 걷고 싶어 ♪
♪ 이 마음을 ♪
(기재) 배부른 인생만 살았던 놈이 고생한다
(지안) 여기서 뭐 해요?
알바하러 가려고 너하고 꽃 시장 가는 게 알바야
(명희) 8월까지 없었던 여자가 12월에 집까지 나가게 한 거야
(명희) 서지안하고만 붙어다녔는데
이거 네 거
(혁) 네가 날 대하는 게 달라졌어
별로라서
앞으로 그냥 아는 사이로만 지내자
실례합니다 서지안 씨죠?
(기재) 도경이를 꼭 만나야 해서 그럽니다, 알려줄 일도 있고
(지안)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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