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 12
[땡!]
[밝고 경쾌한 오프닝 음악]
[슈욱] [탕!]
♪♪
[슉] [삥] [찰랑]
♪♪
[슉] [띵] [찰랑]
[지이잉] [뿅] [차르릉]
[휘이익]
[뾰로롱]
♪♪
[경쾌한 드럼 소리]
♪♪
[스르륵]
[오프닝 음악 잦아든다]
엿 드세요!
[통쾌한 음악이 시작된다]
엿 드세요, 엿, 엿, 엿
뭐야, 또?
오늘 다과에는 엿이 있네요
[탁!]
뭐, 떡도 있고 근데 이게 무슨 엿이야, 이게?
- 이사님 엿 먹어! - 야, 김성룡!
아휴...
[탁탁탁]
구조조정 인원 감축 완료 보고
- (성룡) 취소해 주십시오 - (율) 쳇
제발, 조용히 좀 넘어갈 수 없나? 항상 이 난리를!
하, 진짜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난 진짜 매번 이런 식이면 정말 힘들어 죽을 것 같아요
[단호한 조선족 억양으로] 왜 구조조정 인원 감축 보고서를
취소하려는 겁니까?
구조조정 없는 회생안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 [소리치며] 지금 장난하냐? - 장난 아닌데
위에서 내려온 결정인데?
장유선 대표는 이제 힘이 없잖아
뭔 소리 하고 있는 거야?
회장님!
[스윽]
- 누구 지시? - 박현도 회장님
박! 현! 도!
디 투더 오!
["Must Be The Money" 음악이 울려 퍼진다]
(민영) 그게 정말이에요?
회장님 지시란 거?
못 믿겠으면 가서 확인해 보세요
이 불통의 코드로 말씀하셨다니까?
♪ 너무 멀리 와버렸다네 ♪
[조선족 억양으로] 어떻게들 하실 겁니까?
뭐든 빨리 결정을 내려 주십시오
[장위치 억양 흉내 내며] 뭐든 빨리 결정을 내려 주십시오
♪ 아직 내게 남은 청춘 있다네 ♪
♪ That's right, Yeah ♪
♪ 돈 따위 처음부터 바란 적도 없어 ♪
♪ 꿈 하나 갖고 나는 이 거리를 걸어 ♪
♪ 누구는 거렁뱅이 ♪
[슉! 화면 전환음]
(성룡) 이게 말인데요, 회장님
이, 제가 외부에 알리면
제 얼굴에 침 뱉기 아니겠습니까?
[탁!]
그렇다고 개인 소장용으로 혼자 두고 보기엔 너무 아깝고요
확실한 건가?
TQ택배 관리자가...
그룹본부로 송금했다는 거?
뭐, 이게 차명 계좌라
누가 누군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임원들 중에 두 명이라고 하니까... 쯥!
끝에 무 자나, 사 자가 붙으신 분들 아닐까요?
그것도 그거지만 TQ택배의 적자의 원인이
택배 기사들의 실적 부족이 아니라
내부 부패란 증거가 이렇게...
[탁탁]
떡 하니 있습니다
요거를 요즘 애들이 자주 쓰는 말로...
빼박! 빼박이라고 합니다
회장님께서 화내시지 않으신다면...
제가 청이 하나 있는데요
빨리 말해봐
어제 보니까 연말 정산 처리가 제대로 안 돼 가지고
회사가 아주 뒤집어졌더라고요
- 그게 왜? - 이게 다 경리부가 해체되면서
경리부가 해야 할 일을 회계부가 하면서 생긴 일입니다
경리부를...
다시 합쳐 주십시오
[슉! 화면 전환음]
(회상 속 성룡의 목소리) 그래야 회사가 제대로 돌아갑니다
[탁탁]
[덜컥]
[음악 계속된다]
[큰 소리로] 가자, 으하하하하!
뭐 필요한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 경리부로 오세요
어려워들 마시고
자꾸 어려워하면...
(함께) 오지 말아야지, 뭐 [크게 웃는다]
♪ 뭐 어때 돌아가면 된다네 ♪
♪ 잃을 것도 하나 없다네 ♪
[똑똑]
[스륵]
[팔락, 팔락, 팔락] [팔락, 팔락]
♪ 어느덧 스물 스물이 넘어가고 ♪
♪ 난 스물스물 내 자릴 찾아가도 ♪
♪ 이 빌어먹을 세상은 순탄치 않아 ♪
하아... [탁탁] [탕!]
으차...
♪ 실처럼 가늘게 끝까지 버틸 놈은 나 ♪
[빈정거리며] 하실 말씀 있으세요?
쯧...
이젠 좀 조용히 좀 살자, 제발
어? 조용히 좀
저희는 조용히 살려고 그랬죠
근데 자꾸 가만히 안 두시니까 그렇죠
아주 이젠 개김이 감염이 됐네, 감염이
이 주임 너까지 개기냐?
제가요? 아닌데요?
아, 이런 꼴뚜기 같은 게!
꼴뚜기 아닌데요? 오징어인데요?
얼른 가죠? 수고들 하십시오!
(재준) 수고하세요
[빈정거리며] 아! 잠시나마 같이 일해서 즐거웠습니다
♪ 뭐 어때 돌아가면 된다네 ♪
♪ 잃을 것도 하나 없다네 ♪
저것들을 정말
아휴... 씨!
[노래하듯] 팩스가 왔어요
안녕하십니까?
- (희진) 어? - (재준) 질서맨이다!
질서맨... 질서맨 하지 마요!
나 진짜 쪽팔려 죽겠어
(기옥) 질서맨, 우하하하!
기옥아, 근데 넌 뭐 하냐? 너 사표 수리됐대!
- 진짜요? - 뻥이요!
- 아, 뭐야? - 진짜인 줄 알았잖아요
자, 추 부장이 쏜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일동 환호성] 시럽 이빠이!
(상태) 아, 나 시럽 많은 거 싫은데
얻어먹는 주제에 대충 먹어, 이씨
- (기옥) 전 많은 걸로요 - (남호) 이거, 이거, 이거
- 카페라테는 없어요? - 그건 네 돈 주고 사 먹어
아하하하 주세요, 고맙습니다
이거, 이거, 이거, 이거
[일동 환호성]
시럽 이빠이! 아이스 아메리카노!
분홍 빨대가 없어요 까만 빨대밖에 없어요
잘 먹겠습니다!
[어두운 음악이 흐른다]
어떻게 된 일입니까, 회장님?
회장님
내가...
둘한테 묻고 싶은 얘기야
도대체...
[탁!]
(현도)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어? 도대체 누가 이렇게 한 거야, 누가?
확실히 밝혀내
누가 이런 짓을 했는지
- 회장님, 사실 이 일은... - 제가 밝혀내겠습니다
찾아서 꼭 뿌리 뽑겠습니다
반드시 잡아서 처리해!
[음악 긴장감 고조된다]
진짜 어이가 없어서 말문이 다 막히는데
지금 뭐 하자는 거예요? 범인이 범인을 잡는다 그러고
- 누가 범인인데요? - 와, 우리 상무님
진짜 뻔뻔함 쩌시네!
내가 범인이란 증거 있어요?
으음... [탁]
없애 버릴 건 다 없애 버리셨다?
그런 적 없는데요?
참 애쓰신다
해볼 대로 다 해보세요 관망하고 있을게요
얼마든지요
[또각또각 구두 소리 멀어진다]
하, 참
이사회에는 내가 다 통보할게요 정말 고생 많았어요
아니, 그런데 저뿐만 아니라
저희 경리부 모든 직원이 다 고생했습니다
남은 2억은 내일 아침에 바로 입금할게요
괜찮습니다, 대표님
네?
그, 나머지 2억은...
이번에 복직한...
TQ택배 직원들을 위해서 써주십시오
김 과장은 정말 알 수 없는 사람이네요
허, 저도 제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어요
음...
근데 대표님 제가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요
말해봐요
어째서 저한테 그런 엄청난 큰 금액을 주신 거예요?
도에 넘치게?
어떤 사람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모든 걸 바치지만
어떤 사람은...
자신이 부여 받은 가치를 위해 모든 걸 바치죠
내가 준 건 돈이 아니라
김 과장에 대해 느끼는...
가치였어요
근데 대표님 제가 받은 1억 말입니다
도대체 관리를 어떻게 한 거야?
죄송합니다
그동안 많은 기밀 문서를 파쇄했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라...
하, 항상 긴장하고 조심했어야지
- 죄송합니다 - 어!
[어두운 음악] [얹짢은 율이 혀를 찬다]
의심 갈 만한 사람 없어?
그게...
경리부 윤하경 대리와 이재준 주임이 오늘 오전까지 있었습니다
의심할 사람은 걔들밖에 없습니다
조 상무가 쪼면 지금 그대로 얘기해
예, 이사님
나가
[한숨]
아이, 씨
[슉! 화면 전환음]
- 야, 원기옥, 물티슈 있냐? - 그럼요!
- 여기 있습니다 - 에이, 참, 거...
[쾅]
다들 복귀하셨나요?
(모두) [합창하듯] 꽈장님!
빠빠빠빠빠 빠빠빠빠밥!
(함께) [박수 치며 노래하듯] 빰빰빰 빰빰, 빰빰빰 빰빰
(남호) 왔어, 왔어? 오, 그래, 그래
그래, 윤 대리한테는 얘기 다 들었어
완전 빼박이 증거 내밀었다며?
우린 또 어설픈 건 안 내밀지
내가 부탁 드린다고 했더니 회장님이 당황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
[현도 목소리로] 빨리 말해봐
[모두 크게 웃으며]
회장님이 또 개기름 보이스 원조거든
근데 엄밀히 말해 이번 중간 보고의 실패라
17층으로 가긴 글렀네요
서 이사 사과도 못 받고요
아우, 그래도 다시 합쳐서 여기까지 온 게 어디예요?
그럼, 이 정도로도 대만족이지
근데 솔직히 말하면 저 여기 맘에 들어요
정이 하도 많이 들어서
저도 이제 여기 냄새가 친숙하고 그래요
아우, 나는 싫어 나 아주 진절머리 나
곰팡이랑 동거하는 것도 지겹고
야, 그리고 너희들 몰라서 그러는데
요 바로 밑이 기계실이고
그 밑에 가면 엄청나게 큰 정화조가 있어
학교 운동장만 한 거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조만간에...
우리 경리부 17층으로 옮겨 주려니까!
고고!
안 돼요, 하지 마요
또 일 벌이시려고 그러죠?
아니, 그게 아니라 원래 위험 부담이 좀 높아야...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고 유 노?
아니, 잠깐만 아니야, 나 생각이 바뀌었어
나 그냥 여기 있을래
뭐, 곰팡이도 뭐, 나와 같은 생명체인데, 뭐
(재준) 정화조는요?
그것도 어차피 우리 몸에서 나온 건데, 뭐?
아, 저기...
난 그냥 여기 있으려니까 일 벌이지 말고 김 과장은 가만 있어
가만 있으라고, 가만히! [띵동띵동 휴대폰 소리]
(모두) 어, 움직인다, 움직인다
(모두) 어어, 움직이지 마
(모두) 어어어어!
(재준) 지문 인식하지 마!
(모두) 아아아아!
(상태) 아휴, 했어...
떨렸어
잠깐 나갔다 올게요 볼 일이 있어서
다녀오세요
타이판스 뱅크 기록이야 뭐 어디선가 구했겠고
TQ택배 임 부장 빼돌린 거
[짝짝짝]
고거 칭찬해 그게 신의 한 수였어
임, 임, 임 부장 어디 갔어요?
난 모르는 일인데
하긴 사람이 뭐 살다 보면
어디로 훌쩍 떠나고 싶고 뭐 그런 맘이 들기도 해요
아유, 귀찮아, 정말
야, 군산 안 털 테니까 그냥 알아서 잘 짱박혀 있으라고 그래
임 부장 군산 갔어요?
아, 나 이 새끼 지금 시국이 어느 땐데, 군산...
오랜만에 신났겠네 양아치처럼 일해서
정확히 표현하자면
양아치처럼이 아니라 이사님처럼 일한 거예요
나 군산에서도 이 정도까진 아니었어 이사님이 훨씬 세
[코믹한 음악이 흐른다]
이, 보기보다 긍정적이시네
일이 이렇게까지 됐는데 속없이 웃고 있어?
아이, 뭘 이렇게 돼?
아, 회생안 뭐, 그거 통과되고 이것저것 까발려져서?
난 피해 본 게 없어
그냥, 쪼끔
화가 나고 쪽팔릴 뿐이지
- 쪼금? 다예요? - 응
아니, 뭐 네가 완승했거나 그런 기분 느끼고 있는 거야, 혹시?
뭐, 그런 비슷한 기분?
에이, 김성룡 씨
당신이 완승했다고 생각하려면 날 아주 짓이겨 놔야 돼
일어서지 못할 정도로
그리고 여태까지 웃으면서 잘 봐줬는데
이젠 아니야
오늘부터 데스매치라고
지는 쪽이 바로 죽는 거
누가 모르나, 데스매치?
D, E, S, S, 어?
하아... D, E, A, T...
[어이없는] 하아... 나가
[코믹한 음악]
어휴, 저 모지리, 저거 아휴...
[저벅저벅] [탕!]
왜 이렇게 찝찝하지? 이게 아닌데?
달라진 게 하나도 없잖아!
[저벅저벅]
[띵똥 폰 알림]
[기겁하는] 헤에!
(기옥) 아이, 깜짝이야 왜 그래?
열애설 났어?
이게 뭐지?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왜요, 뭔데 그렇게 놀래요?
내 통장에...
- 돈이 입금 됐는데 - 응
회생안 성과급으로...
일, 일천만 원?
아니, 그게 무슨 소리야?
(상태) 아, 그게 아니라 여기 회생안 성과급으로
일천만 원 입금 됐대요
히익?
[드르륵]
["Must Be The Money" 음악이 흐른다]
이게 뭐죠?
[좋아서] 하아, 하아
[부스럭] [저벅저벅]
이거, 이거
[부스럭]
[흠칫]
흐읏, 흐흐...
[띵똥]
[놀라서] 허엇!
["Must Be The Money" 음악 고조되다 멈춘다]
[큰 소리로] 천만 원!
[가은의 외침이 메아리친다]
원기옥, 천만 원
홍가은
천만 원, 회생안 성과급 그리고...
김성룡
아니, 뭐, 따지고 보면 내가 일도 제일 많이 했고, 그리고...
일도 끝내주게 잘했고 뭐, 중간 과정 치더라도
그러니까
김성룡
위 사람은...
회생안 프로젝트를 신의와 노력과 믿음으로 성실하게 수행하였기 때문에
위의 성과급을 수여한다
[삐리링] [성룡의 웃음소리]
[슉! 화면 전환음]
(회상 속 성룡의 목소리) 제가 또 기도 좀 드릴게요
이번 일 되돌릴 수만 있다면
이번 일 성공할 수만 있다면
이 돈, 모두와 노나...
노, 노나 먹겠습니다 진심으로
진짭니다
노나 먹을게요, 꼭!
으음...
아주 기분이 뿌듯한데
흐음...
내가 왜 이랬지? 내가 미쳤나?
아우, 돈 아까워 아우, 미치겠네?
미쳤나 봐, 응 미쳤나 봐, 미쳤어, 그래
[불길한 음악이 흐른다]
아직 기분이 안 풀린 모양이구먼
아닙니다
아까 서 이사 앞이라서 그럴 수밖에 없었어
괜찮습니다 당연히 그러셔야 합니다
어떻게 이런 기밀 중의 기밀이 쉽게 드러날 수가 있나?
회계 부장 말로는...
경리부 쪽 소행 같답니다
그것들이 결국...
이번 타이판스 뱅크 마무리는
조 상무 대타 하나 만들어
서 이사가 눈치채지 않게
네, 회장님
[슉! 화면 전환음]
[일동 큰 소리로 웃는다]
아하하하하!
[박수 치며 환호한다] 아하하하!
아하하하!
뭐, 뭐? 다들 무슨 경사났나?
아이, 과장님도 받으셨죠?
- 뭘요? - 회생안 성과급요
성과급?
아이, 빨리 확인해봐
얼마나?
모두 똑같이 천만 원요
뭐어? 천만 원?
[미친 듯 큰 소리로 웃는다]
거봐, 웃음 나오지?
으하하하하!
(회상 속 성룡의 목소리) 대표님, 제가 받은 1억 말입니다
[슉! 화면 전환음]
저와 함께 일한 사람들과 좀 나눠도 될까요?
과장님 좋을 대로요
과장님 돈이니까
그럼 송금은 제가 하되 대표님께서 주신 걸로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또 그래야 우리 가오가...
으으음, 아
그러니까 프라이드를 업! 시킬 수가 있거든요
아하하...
(남호) 아니, 근데 왜 김 과장이 돈 준 사람처럼
뿌듯한 미소를 짓고 그래?
[남호의 웃음]
너무 좋아서요
으흐흐흐...
저 입사해 가지고 성과급 처음 받아요
(상태) 그것도 이렇게 거액을
나, 이번 일 하길 정말 잘했어 으흐흐...
근데 하지 말자고 총대 맨단 사람이 누구셨더라?
그러니까, 그날 여기 와서 얼마나 개겼어
눈 똥그랗게 뜨고 나중에 혼자 찔찔 다 짜고, 으하하하...
내가요? 아닌데? 나 기억이 안 나는데
아닌데요? 나 아닌데! 으헤헤헤...
야, 있잖아, 우리...
각자 백만 원씩 각출해서
한 사람 몰아주기 할까?
- (재준) 와, 완전 재밌겠다 - (모두) 에이...
(모두) 싫어요
아니, 싫음 말고 으, 씨, 사람 무안하게
전라남도, 무안!
아, 그만해 이제 재미없어, 인마
으헤헤헤헤...
나 요새 왜 이렇게 가만있어도 웃음이 실실 나나 몰라
[어처구니없는 웃음]
[잔잔한 음악이 흐르다 멎는다]
아무래도 윤 대리한테는 얘기를 좀 해야 될 거 같아서
- 그... - 뭘요?
그, 성과급 받은 거 있잖아요
[머뭇거리며] 사실은, 그 돈...
응?
저, 말씀하신 TQ리테일 재무 자료하고 경영 자료입니다
- 이 재무 자료는 덧칠 안 한 거죠? - 아이, 물론이죠
나가 봐요
근데...
정말 왜 TQ리테일은 살펴보시는 건지...
[팔락]
원래 사람이 돈 앞에서는 정신을 좀 잃는 거고
그리고 나는 보통 사람들보다 굉장히 자제력이 약한 편이긴 하지만
그런데 나는 굉장히 열...
화났지? 음 화났어, 표정이 화났어
화 많이 났어요?
[쩝]
아우, 쪽팔려
그래요, 쪽팔... 어?
뭐, 화난 게 아니라 쪽팔린 거예요, 그럼?
아이, 난 또 내 생각해서 돌아온 줄 알았죠
어우, 민망해
몹시 부끄러워!
어쨌든 그럼 뭐 화난 건 아니네, 맞죠?
아이, 뭐 그럴 수도 있죠
1억이 적은 돈도 아니고
음, 화가 안 났다니 다행이긴 한데
진짜 괜찮은 거 맞아요?
응!
자꾸 이상한 사람 만들지 마세요 난 괜찮으니까
아, 뒤끝 있고 그런 거 아니지 나중에?
과장님이랑 다르게 전 그런 건 없네요
들어가 볼게요
- 괜찮은 거 맞죠? - 네!
아, 저렇게 뒤끝 없다는 사람이
뒤끝 5만 년이고 그러는데, 저거 음...
너희들 연애하니? [띠용!]
깜짝이야, 진짜 무슨 연애는 연애예요?
- 안 해요 - 어쭈, 자연스러운데?
으휴... [탁]
분위기가 딱 알나리깔나리 분위긴데 뭘?
- 아니야? - 아니야
- 응? - 응
여자의 마음은 수박이 아니야
이거 두드린다고 알 수 있는 게 아니란 말이지
남자가 알아서 눈치 빠르게 차악! [뿅 효과음]
알아서 샤악! [뿅 효과음]
- 알아? - 몰라
들어가, 얼른!
[척]
참, 나... [성룡의 구두 소리]
아휴
좋을 때다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흐른다]
하아아, 씨
아니, 그 왜, 저기...
너 저번에 사고 싶다던 그 노트북 있잖아
응, 그래, 그거 그거 사!
응?
아이, 사, 돈 부쳐줄게 그 최신 사양으로 스펙 좋은 걸로
인마, 네가 왜 돈 걱정을 해?
야, 걱정하지 마 아빠 돈 많아
그럼!
야, 아빠한테 전화 좀 자주 해
아빠 안 바빠
아, 바쁘면 메시지 남기면 되지
어, 내일 일찍 나가야 된다고?
그래, 그래 그럼 얼른 자, 그럼
하아, 으헤헤
[달그락 ,달그락]
[잔잔한 기타 음악이 흐른다]
(회상 속 율의 목소리) 오랜만에 신났겠네
양아치처럼 일해서
[슉! 화면 전환음] 정확히 표현하자면
양아치처럼이 아니라 이사님처럼 일한 거예요
나 군산에서도 이 정도는 아니었어
이사님이 훨씬 세
그래
내가 더 세네, 이젠
[달그락]
[도시 소음]
[터벅]
[터벅]
[저벅저벅] [턱]
[질주하는 자동차 소리]
[피식 웃음] 없네...
쯧...
에휴...
[주변 소음 사라지고 음산한 음악이 흐른다]
[주변 소음 돌아온다]
쓰읍...
누구야?
[터벅터벅] [불길한 음악 이어진다]
[작게 노래하듯] 무엇을 고를까...
요? [부스럭부스럭]
새우! [부스럭부스럭]
어흠...
[부스럭부스럭] [탁]
[삑삑삑]
[삑] [부스럭] [삑] [부스럭]
[삑] [부스럭]
[털썩]
이건 원 플러스 원이니까 하나 더 가지고 오세요
[쓰윽]
그냥 계산해 줘요 가지러 가기 귀찮으니까
[짜증 내며] 한 개 더 안 찍으면 합산이 안 돼요
아니, 어디다 성질을 부려? 이씨...
그럼 빼요, 그냥!
[탁] [턱!]
어어!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빼라면서요
만 2천 5백 5십원입니다
[찍] [삑]
[삑] [지이이잉]
다음 분
아, 이거 좀 담아줘요
[비닐봉지 부스럭 소리]
[부스럭부스럭]
[봉지에 물건 담는 소리]
[꾸깃] [탁!]
버려줘요, 이거!
[머뭇거리는 발소리]
아, 싸가지없이, 씨
[저벅저벅]
출근하십니까, 이사님?
아, 씨
편의점에서 뭘 이렇게 엄청 사셨네
그, 단 거 조심하셔야 돼 당뇨 걸려
[코믹한 음악이 흐른다]
아니, 뭐, 사람이 얘기하면 대꾸를 좀 해야죠?
아우, 왜 삐끼처럼 달라붙어 짜증 나게, 진짜
오늘 아침부터 일진 더럽네, 정말 아이, 씨
삐끼?
얼마까지 보고 오셨어요, 그...
아이, 씨... 삐끼?
아우, 열 받아 진짜, 내가 무슨 삐...
아이, 서율
이상하게 요즘 서율한테 말리네?
[띵! 엘리베이터 소리] 삐끼, 삐끼, 삐끼, 삐끼...
[드르륵] [쿵]
[어두운 음악]
이거 얼마예요?
- 그, 그냥 드세요 - 얼마예요?
[덜커덩]
[사람들 웅성거림]
[토하려는] 우욱!
후우...
[당황한 듯한 헛기침 소리]
미치겠네, 진짜
야, 이게 뭐냐, 이게?
- (남호) 어? - (재준) 아이, 안 커져요
아, 얘, 어떡해요 아우 쪽팔려
아, 더러워 너무 더러워
아, 꼴 보기 싫어
전반적으로 다 더럽네요 성질도 더럽고
- 헤에, 벌써 기사까지 났는데요? - 진짜?
(모두) 어어어어... 아하하하하!
- (희진) 아휴, 야... - (남호) 어떡해, 이거? 아휴...
[슈욱] [쿵]
도대체 몇 번을 얘기해야 알아들어?
(현도) 어?
그런 추잡한 사고 치지 말라고 했지?
죄송합니다
홍보에 수백억 들어가면 뭐 해?
네놈이 한순간에 다 까먹는데!
그것도 홍보관리본부 임원이라는 놈이!
저, 아버지, 제가...
앞으로는 정말 잘 하겠습니다, 진짜
앞으로 그딴 거 없어
너 해고야!
[큰 소리로] 당장 때려쳐, 인마!
아니, 아버지...
회장님, 제가... 제가 진짜 잘하겠습니다
너...
내일 당장 미국 가
가서 5년 내로는 들어올 생각하지 마, 인마!
회, 회장님, 제가...
진짜 딴 건 모르겠는데 미국은 진짜, 진짜 못 가겠습니다
당장, 회사에서 꺼져 꺼져, 인마, 꺼져!
[발로 차는 소리] 야이, 씨, 아이그...
쓰읍, 하...
왜 이렇게 답답하지?
왜지?
딸까? [쿵]
체했나?
아닌데 아침에 나랑 같이 죽 먹었잖아
탈 날 게 없는데
아니, 그게 아니라
가슴 속 깊은 곳 어딘가가 굉장히 답답해요, 내가
검진 받아 봐야 되는 거 아냐?
그런 쪽이 아니라
그니까
[쩝] 뭐랄까, 그...
아, 미치겠다, 진짜, 왜지?
어? 아, 미치겠네, 진짜
- 손 줘봐 봐, 내가 따줄게 - 어, 빨리 따봐요
흐음... 후우우...
저쪽 봐, 저쪽 쯧...
[비명 지르는] 아!
아아!
병원 가봐 마흔 살까지 기다리지 말고
쓰읍...
하나도 안 시원해
왜지?
[부스럭] [탁] [저벅저벅]
편의점과 인터넷 유통망 수익이
작년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증가폭이 크긴 하네
PLP 제품 기프티콘 매출은 폭발적입니다
[부스럭] [탁]
그래서?
이렇게 좋은 얘기들밖에 없는 거야?
[타타탁!]
문제는 없는 거냐고?
[머뭇거리는] 아, 그게...
흐음...
[의미심장한 음악이 흐른다]
[구두 소리 멀어진다]
음...
저기, 그게...
제가 말씀 드릴 문제는 아니고...
아, 그냥 좀, 빨리 얘기해, 좀!
아으, 진짜 답답해 미쳐 버리겠네, 정말
[슈욱!]
쓰읍...
아, 진짜 왜 그러지? 이거 병원 가봐야 되는 거 아니에요?
아, 아니야, 아니야, 이게 몸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야, 이게 뭔가
꽉 막혀 가지고 내 가슴...
아! 아, 거!
그거 혹시 신병 같은 거 아니에요?
[무당 흉내 내며] 집에 감나무 있지?
아니, 없는데요
없으면 심어, 이것아!
아니야, 이것도 신병 아니야...
[빠른 발소리] - 어, 대리님! - 어, 희진 씨
과장님도 계셨네요?
혹시, 그 소문 들으셨어요?
- 뭐? - 서율 이사요
TQ리테일 대표로 갈지도 모른다는데요?
- 아, 진짜? - 으응
누가 그래?
재무관리본부 사람들 얘기하는 거
옆에서 살짝 들었어요
아니, 그딴 새끼가 무슨 리테일 대표에
나쁜 짓만 골라서 하고
인격도 바닥인 새끼가
진짜 열 받아, 진짜
[포효하는 괴성] 이야아아아아아악!
[퐁!] 아으!
어
알았다, 알았다, 알았어 알았다, 알았어
나는 알았다!
[저벅저벅]
[휙!] [미스터리한 음악이 흐른다]
(성룡) [속으로 말하는] 바로 너였어, 서율
신병도 아니고 소화불량도 아니고, 바로 너!
[슉! 화면 전환음]
(성룡) [속으로 말하는] 널 확 제쳐야 내게 강 같은 평화가 올 것 같다
이제부턴 내 회사 생활의 목표는 오직 너 하나다!
[빰! 음악 소리] [휘리릭휘리릭] [척]
(성룡) [속으로 말하는] 이제부터 난 의인의 길이 아니라
복수의 길을 걷는다
으허허허허!
[밝게] 과장님!
응, 왔어요, 가은 씨?
- 오늘은 뭐요? - 아...
[속삭이듯] 오늘도 사람 하나를 좀 알아봐야 되는데
어, 우리 회사 사람이에요
- [속삭이듯] 누구요? - 아, 좀 요번엔 어려운 사람일 수가 있는데
서율 이사만 아니면 돼요
어우, 전 그 사람 너무 무섭더라고요
서율 이사 맞는데
[큰 소리로] 네?
힘들겠죠? 음...
그게 좀...
내가...
복수를 하려고 그래요
복수요?
[한숨]
나와 경리부를 농락시킨 죄
3천 4백 명의 택배 노동자들을
물 먹이려고 한 죄
그리고 싸가지 없이
아무한테나 반말한 죄
[탁] [가은의 숨소리] [탁]
(가은) [비장하게] 알아 오겠습니다!
태어난 산부인과, 첫사랑 이름 좋아하는 향수
팬티 사이즈, 단골 중국집까지 싹 다 알아오겠습니다!
- 아니, 그, 어, 그렇게 알아... - 하루!
딱 하루면 됩니다!
다녀오겠습니다!
[탁탁탁] 아니, 그게...
[똑똑]
혹시 TQ리테일에 대해서 잘 알아요?
아뇨, 잘 몰라요
아는 사람 있으면 자리 좀 구해줄 수 있을까?
거긴 또 왜요?
그냥 뭐, 궁금해서
흐음... 따라와요
[또각또각 구두 소리]
[드르륵]
이번엔 또 뭐예요?
TQ리테일은 또 왜요?
호기심이 들어서, 그냥
쓰읍... 또!
- 또 - 어허!
어허
사실은...
서 이사한테 복수하려고
복수요?
내가 그 자식한테 당한 것만 생각하면
진짜,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 어
얼마나 한이 됐으면 이렇게 화병이 생겼겠어요, 예?
아, 그럼, 그 신병 같았던 게 화병이었어요?
화병이었어, 화병
후우... 뭐어? 아하하하
이러고서 TQ리테일로 가겠다고?
내가 아주 캡사이신을 그냥
[탕탕] 팍팍 뿌려줄 테니까...
흐음...
또 꽂히셨네, 또 꽂히셨어
아주 제대로 꽂혔지
뭐, 도와주지 않을 거면 안 도와줘도 돼요
안 도와주면 또 나를 얼마나 쪼시려고요, 또!
알긴 아네
알았어요
내가 같이 가드리죠
복수의 길
진짜?
역시 영원한 나의 러닝메이트 윤 대리
[코믹한 음악이 흐른다]
[탁탁]
[팔락] [부스럭]
(강식) TQ리테일에는 심각한 3가지의 문제가 있습니다
TQ편의점의 경우
87퍼센트가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중앙의 통제력을 높이기 위해서잖아
그래서 본사에서 정규직, 계약직 알바들한테 급료가 나가고 있고
예, 맞습니다 여기서 첫 번째 문제가 있습니다
직영점에게 상습적인 급료 미지급 건으로
점장 연합으로부터 소송이 걸린 상태입니다
근데 이건 지난 3년간 아주 고질적인 문제였습니다
두 번째는?
역시 회계상의 문제입니다
너무 방만해서 정확한 산출이 힙듭니다
엄청난 매출이 있다 하더라도
누수될 가능성이 아주 높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각 가능성이 일 순위입니다
베팅하는 곳들이 많아서죠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개인적으로 저는
이사님께 권해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음악 긴장감 고조된다] [탁]
[탕!]
격전지는 개뿔! 씨!
개판이구먼, 아주
[화면 전환 효과음]
하아...
[또각]
넌 도대체 왜?
아이, 엄마, 좀 제발 좀 저 진짜 미국 가기 싫어요
저 거기 가면 미쳐 버릴 것 같다고요, 진짜로
(유선) 누가 행실을 그러고 다니래?
[쓰윽]
제가 무슨 일이라도 한번 해보려고 그랬거든요
근데, 뭐 아무것도 모르겠고 주위에서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고요
(명석) 제가 아무리 망나니 짓을 해도
뭐라 그러는 사람 한 명도 없었어요
그럼 네가 노력을 했어야지
노력 저도 해보려고 그랬는데
온 사방이 이 엄마 적이야
너라도 지켜주면 좋겠는데
저도 그러고 싶어요
정말 뭐든
할 의지가 있긴 있는 거니? 진심으로?
[떨리는 목소리로] 네
그럼 너 미국에 안 보내는 대신
이 엄마가 하라는 대로 할 거야?
저 진짜 뭐든지 할게요 뭐든지, 진짜
[쩝]
(동훈) 오, 많이 먹어, 어
먹어 [달그락]
그새 야위었어
으음, 네
근데 저번에...
정비 공장 사장이랑...
TQ택배 부장이랑은...
왜 신원 조회가 필요했던 거야?
그, 부정 회계 관련된 사람들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그냥 독립적으로 해드시던 분들이었어요
아, 그렇구나
요새 내가 꿈을 꿔
스모킹 건 하나 딱 잡아가지고
TQ그룹 압수 수색 들어가는 거
(동훈) 근데, 이게 잠에서 깨잖아
그럼 내 손에 아무것도 없네?
죄송합니다, 제가...
조만간 스모킹 건 하나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아, 아니야, 아냐
부담 가지라고 그런 거 아냐, 어 먹어, 먹어
음...
[쩝쩝]
[탁]
[팅] [콕]
[한숨]
[큰 소리로] 저기요!
여기, 피클 좀 더 갖다 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쩝쩝 입맛을 다신다]
검사님?
음, 왜?
저, 하나 알고 싶은 게 있습니다
어, 또? 뭔데?
서율 이사님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검사 시절 얘기부터요
서율은 왜?
악의 축이니까요
그렇지, 악의 축이지
이, 서율이가 나보다 나이는 어려
근데 학교랑 연수원 선배니까
- 연수원 선배? - 그, 그렇지
연수원은 뭐, 당연히 뭐 톱으로 수료했고
연수원 톱!
근데...
갑자기 내가 왜 홍 수사관 정보원이 된 것 같지?
아...
기분상 그러신 겁니다
그치, 기분상 그런 거지?
[동훈의 웃음소리]
(동훈) 어디까지 했지?
안 돼
절대 다시 회사에 못 들여놔
이번엔 임원이 아니라 평사원이에요
본인이 결정한 거고요
네가 평사원으로 다시 시작한다고?
네
저 녀석이 그걸 견딜 수 있을 것 같아?
명석이 말해봐
아버지, 제가 이번엔 정말 제대로 잘 하겠습니다
봐요, 이번엔 다르잖아요
당신이랑 명석이
둘 다 믿질 못하겠어
마지막으로 한 번만 믿어줘요
(유선) 나도 이번엔 명석이와 함께 책임질게요
만약에...
또 회사에 피해를 끼치는 일이 생긴다면
그 때는 절대 용납 못 해
둘 다
미국으로 가는 거야
- 알았어요 - 네, 네, 진짜
[뿌드득]
[떨리는 명석의 숨소리] 아아...
[한숨]
엄마랑 약속 꼭 지켜야 돼
예? 네...
아, 그런데 저 어떤 부서로 가요?
(성룡) 모닝!
(재준) 아, 오셨어요?
저, 과장님
[작은 소리로] 이따 점심시간에
경영관리본부 동기를 잠깐 만나기로 했어요
그 친구가 TQ리테일 쪽을 잘 알거든요
[작은 소리로] 역시 윤 대리는 나의 러닝메이트
- 리테일은 또 왜? - 리테일은 또 왜?
[수상한 음악이 흐른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긴
말해봐 둘이 또 무슨 꿍꿍이야?
미리 말씀 하신다면서요
그러니까요 또 뭐 있는 거예요?
혹시 다른 미션이 떨어진 건가요?
헐, 이젠 TQ리테일?
아니야 그, 그런 거 아니야
아, 맞다, 서율 이사의 TQ리테일 취임 루머?
그거다! 과장님이 그걸 제지하기 위해서?
- 또 우리가요? - (재준) 가만있어 봐
리테일 재무 상태...
지금 회계부가 다시 훑고 있다는데
회계부가 서 이사 쪽에 붙으면
우린 회계부랑도 붙는 거잖아요!
(상태) 성과급은 이번 걸로 족합니다
저 진짜 맘 떨려서 못 하겠어요
과장님, 파이팅 하세요! 우린 열심히 응원만 할게요
하지 마, 하지 마 제발 하지 마!
이러다 전 계열사 다 돌겠어
나도 돌겠어!
하지 마, 하지 마 오버 하지 마, 아니에요
아니기는 개뿔, 뭐...
[드르륵]
[음악 끝난다]
어, 멍석아 일로 와, 왔어?
[다정하게] 와, 인사하고
- 안녕하세요? - 어
[어색하게] 박명석 씨 왔어... 요?
얘긴 뭐, 다 들었어... 요
말...
말씀 편하게 하세요
으흥...
불편하게 하라고 그래도 편하게 하려고 그랬어
다들, 오늘부터 우리 경리부 막내로 들어온...
박명석 씨
(남호) 응
다들 박수
[짝... 짝... 짝 마지못해 치는 박수 소리]
뭐, 통성명은 뭐, 알아서들 하고 서로 모르는 사이들도 아닌데, 뭐
캬하...
멍석이 좋겠다 인기 많아 가지고, 응?
(성룡) 여기서 잘해 봐라
어, 우리 박명석 씨 자리는 저기...
선상태 옆에, 잠깐 서 있어
책상 들어올 때까지
[남호의 웃음소리]
우리 상태, 막내 생겼네?
자, 그럼 희진 씨랑 상태 씨랑 막내한테 업무 설명 잘해 주고
저희는 좀 나갔다 올게요, 부장님
미팅이 있어서요
어, 우리끼리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
- 그래, 얼른 다녀와, 그럼 - 가요, 과장님
응, 이 주임... 내 가방 좀
네! 과장님, 파이팅!
(하경) 다녀오겠습니다!
아, 참, 저기 그럼 우리 있잖아
오래간만에 도표 정리 좀 하자
원기옥, 선상태 펴라!
(둘 다) 네!
[확] [쿵]
[어두운 음악] 떠도는 얘기가 사실입니까?
(현도) 이쯤 됐으니...
얘기하지
맞아
서율 이사가 TQ리테일 맡게 될 거야
조금 당혹스럽습니다
(현도) 섭섭할 거라는 거 알아
하지만 계열사는 많아
리테일은 꼭 맡아보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아쉽지만...
이번엔 양보하고
더 나은 곳 한번 잘 생각해 보자고
(현도) 응?
[두둥 불길한 효과음]
[차르르륵] [쫘악!]
자, 그러면 이제 바뀐 거를 좀 체크해 볼까?
으음
자, 우선 여기
재무 이사 김지환
이 양반은 이제 팽 당해서 부산으로 갔고
이제는...
서율!
싸가지 없는 새끼
아, 그리고
그다음에 박명석 부본부장
돌대가리 새끼
[코믹한 음악이 흐른다]
아유, 죄송합니다 습관이 돼서...
박명석 부본부장, 응
머리 꽉 차신 분
이제는 물러나시고
[찍찍찍] [부스럭부스럭부스럭]
아니, 그냥 대충 한 줄만 쓱 그으면 되지
뭘 그렇게 빡빡 긁냐?
한 줄은 정이 없잖아요
헤헤
사실 이 도표가 예전엔 필요했는데
비용 처리 문제로
지금은 깔끔해져서 이제 더 이상 필요가 없어졌어요
그런 의미에서 박명석 씨는 선구자야
하아...
아니, 내가 왜요?
아, 그게 왜 선구자냐..
아, 나 근데 진짜로 말 놔도 되나 모르겠네...
요?
으응, 놓으세요
응
그, 김 과장님이 네 팔을 비튼 날 이후로...
모든 것이 변했거든
허허...
[작은 목소리로] 진짜 미치겠네
자, 우리 신입도 왔는데 점심이나 먹으러 가지?
- 부장님 쏠 거죠? - 그러지, 뭐
- 뭐 먹을까? - 떡볶이
떡볶이 좋다 쌀떡, 밀떡?
- 밀떡 - 옳지, 옳지
떡볶이는 밀떡이지, 막둥아
[모두 크게 웃는다]
가자, 막둥아
큰 성, 전화 끊지 마, 끊지 마 응, 끊지 마, 전화 끊지 마, 큰 성
- 뭐예요, 저게? - 몰라, 이상해
무서워
[탁]
지금 리테일 쪽 대표는 명목상 대표지
그룹본부 쪽 허수아비예요
그러다 보니 경영도 허술하고...
문제도 많이 일어나죠
[똑]
그러니까... [탁]
서율 이사를 그쪽으로 보내는 건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함이네요
예, 그렇게 볼 수 있어요
쓰읍... 그 매각설은 진짜야?
응, 매년 나오는 얘긴데
근자엔 외국계 기업들이 노리고 있나 봐
만약에 경영이 정상화되면요?
그럼 당연히 매각은 하지 않겠죠
서 이사는 영웅이 되는 거고
근데 만만치 않을 거예요
워낙 엉망이라서요
[의심스러운 숨소리]
하, 역시 예상대로네요
서 이사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물불 안 가리겠죠
그럼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때려잡겠어요, 예?
아마도 그러겠죠
리테일은 점포수, 직원수 다 엄청나니까요
이것 또 백 퍼 피바람 불 건데, 어?
하, 진짜 우리가 할 게 많지 않을 것 같은데요
[뚜벅뚜벅뚜벅]
원래 이렇게 밥들 먹을 때 줄 서면서 먹어요?
아니, 뭐, 그렇지
맨날 예약하고 룸에서 폼나게 먹다가...
이제 적응해야지, 뭐
(상태) 막둥아, 군대에서도 줄 서서 먹잖아
(기옥) 방위도 줄 서서 먹어
(재준) 야, 너 군대 안 갔다 왔냐?
갔다 왔는데요
(남호) 어, 몇 사단이야?
저, 위 160 사단요
- 식사하세요 - 우리나라에 160 사단이 있어?
몰라
고생들이 많네, 응
깨졌다 모였다
[강식의 웃음소리] 부장님, 식사 맛있게 하십시오
아, 거참, 자리 많은데 하필이면 여기를 앉았어, 그래? 응?
아이, 뭐, 남이야 깨지든 모이든 뭔 상관이야?
밥이나 자셔!
이상하게 사람들이 모이면
에너지 같은 게 샘솟고 좋은 기운이 있어야 되는데
경리부는 그런 게 1도 없어 [회계부 웃음소리]
하, 나, 우리가 무슨 배터리야, 뭐야?
아침부터 에너지 타령이야?
사람에게도 분명 에너지란 게 있죠
넌 어른들 얘기하는 데 왜 또 끼어드니?
[달그락]
반말하지 말랬지?
사원이 어디 대리한테?
우리 부서 대리도 아닌데 뭔 상관인데?
그리고 내가 너보다 입사 이틀 빠르거든?
어쩌라고?
윤리경영실 가서 반성문 쓰고 싶어?
[탁] [벌떡]
(남호) 야야야, 안 돼, 안 돼 너 이번에 들어가면 못 나와
- 삼진아웃이야 - 퉤!
[무림의 결투 음악]
찔러!
윤리경영실에 찔러
이 월요일 아침 같은 기지배야!
(모두) 와, 월요일 아침!
(모두) 진짜 짜증 나 어후, 회사 가기 싫어!
월요일 아침?
하!
그래, 찌를 거다 이 비눗갑 같은 기지배야!
세상에서 제일 짧은 다리가 비눗갑 다리야
[회계부 웃는다]
(경리부 사람들) 에이, 비눗갑은 아니지, 또
비눗갑?
자기는 무슨 80년대 중후반 미용실 헤어 모델 사진처럼 생긴 주제에!
[경리부 웃는다]
하!
[경리부 웃음소리]
80년대 중후반?
자기는 무슨 아마존에 2주 갔다 온 피부를 해 가지고선
[회계부 웃음소리]
아마존?
하!
입술은 삐라루꾸처럼 생긴 게
[회계부 의아한 웅성거림]
[경리부 의아한 웅성거림]
쟤도 몰라, 쟤도 몰라
삐라루꾸?
그게 뭔데?
검색해 봐, 이년아
뭐, 이년아? 이걸 그냥, 씨!
- 아우! - (박 과장) 참는 거야
[탁]
(기옥) 근데 삐라루꾸가 뭐야?
검색해 봐, 삐라루꾸가 뭐야?
해 봐, 해 봐
삐라루꾸?
[헉헉대는 숨소리]
[경리부 사람들 자지러지게 웃는다]
[탁] 야아!
[퍽!] [웃음 멈춘다]
[툭] [달그락]
["Must Be The Money" 음악 울려 퍼진다]
[확]
[타악]
♪ 돌아갈 길을 찾지 못하네 ♪
♪ 너무 멀리 와버렸다네 ♪
♪ 정신없이 걷다가 보니 이미 끝이 보이네♪
♪ 뭐 어때 돌아가면 된다네♪
♪ 잃을 것도 하나 없다네 ♪
비눗갑!
삐라루꾸!
♪ 돈 따위 처음부터 바란 적도 없어 ♪
♪ 꿈 하나 갖고 나는 이 거리를 걸어 ♪
♪ 누구는 거렁뱅이 또는 거저 얻어걸린 성공이라고 어쩌고 해 ♪
♪ I don't care 내가 주인공인데 ♪
[퍽]
♪ 꿋꿋이 버텨 나가 주먹을 더 꽉 쥐어 ♪
[탁]
♪ 한마디 말도 없이 나는 숨만 쉬다가 ♪
♪ 어떡하면 위로 날아갈까 ♪
[철퍽]
[퍽] [퍽]
♪ Keep on moving Keep moving ♪
[띠리리링 폰 소리]
[철퍽] [덜커덕]
여보세요?
♪ 오늘도 어제보다 좀 더 높이 ♪
♪ 돌아갈 길을 찾지 못하네 ♪
[여럿이 저벅저벅] [모두 씩씩댄다]
아니, 무슨 일이에요?
이씨, 회계부랑 한판 붙었다
아이, 깡식이, 이 새끼, 정말!
(희진) 과장님!
우리 회계부랑 한번 붙어보죠?
혹시 TQ리테일에서 뭔가 하게 되면...
우리도 갈게요
가야지, 그럼 아자!
(기옥) 가야지, 아자!
다 죽여 버려요
- 아자! 아자! - 아자!
[모두 씩씩댄다]
[큰 소리로] 막둥이!
에혀...
[하기 싫은 듯] 아아!
어째 점점 과장님처럼 되갈까들?
응, 아주 좋네 바람직해
그래, 까는 거야!
(함께) 까!
[음악 끝난다]
TQ리테일 점장 대표들 간담회요?
네, 점장들 애로 사항이랑 소송 건에 대해서도 들어봐야죠?
아휴, 좋은 말 안 나올 텐데요
그건 TQ리테일 대표한테 맡겨 놓으시는 게... [턱!]
대표하곤 이미 얘기 다 끝냈어요
내일 당장 잡으세요
예, 알겠습니다
으음...
(민영) 오늘 밤 실행해, 아니...
한두 달만 누워 있을 정도로
지난번처럼 고 본부장에겐 절대 말하지 말고
[불길한 음악이 흐른다]
흐음...
[슉! 화면 전환음] [쪼르륵]
(TV 속 남자 목소리) 맛있는 술 다 어디 갔어?
요 있네?
[하하하하] [박수]
송영길 씨, 사라져라, 딱!
[TV 소리 왁자하게 이어진다] [달그락 달그락]
[달칵]
[우스운 TV 소리 계속되는데 어두운 음악이 흐른다]
[묵직한 발소리] [거친 숨소리 이어진다]
휴우우우...
[자동차 소음]
(율) [취해서] 아!
[중얼거린다]
[긴박한 음악 고조된다]
[탁]
(율) 어어! [퍽]
이씨!
으아! [퍽]
끄아아! [퍽]
[퍽] 으아... [퍽]
이 새끼야!
[퍽]
[철퍼덕]
[신음 소리]
(광숙) [기분 좋은] 흐흥, 언니!
오늘 쭈꾸미 너무 너무 맛있었어요!
내가 다음 번엔 막창 사줄게
완전 맛있는 데 옆에 있어
어, 정말요? 와아, 좋아요!
(광숙) 으흥... 어?
어머나! 어머, 언니
저기 싸움 났나 봐요 어떡해?
[신음 소리와 맞고 때리는 소리]
어어, 저...
으이, 씨!
- 서 이사님? - 아시는 분이에요?
(하경) 어, 어...
저, 자, 잠깐...
어떡, 어떡하지? 어떻게 해야 하지?
[하경의 숨소리]
뭐 하시게요, 언니?
잠깐만... 하아, 하...
[긴장감 넘치는 음악 고조된다]
[음악 긴장감 더욱더 고조된다]
[퍽!] [음악 뚝 끊긴다] [퍽!]
[데굴데굴]
[놀라며] 하악!
[율의 신음 소리]
[율의 신음 소리]
[다급한 구두 소리]
[다급하게] 저기, 저... 이사님?
이사님, 서 이사님?
어떡해, 어떡해?
- 죽은 거 아니겠죠? - 어?
어어, 아닌 거 같아... [광숙이 안도의 한숨을 쉰다]
119, 119 불러야겠다, 119
이건 인적 사항이니까 한번 훑어보시고요
아, 뭐 이렇게까지
(가은) 이, 검찰 내에서도 나이는 어린데...
완전 안하무인에 돌아이였대요
근데 실력이 워낙 좋으니까 위에서도 아무 말 안 하고 그냥 가만히 냅뒀대요
거기서도 그 난리였구먼 이 먹소 새끼는
스읍... 근데 그 잘나가는 검찰을 왜 그만뒀대요?
제가 듣기로는 검찰 생활에 대한 회의, 염증?
뭐 그런 걸 느꼈었대요
아, 그리고...
사석에서 입버릇처럼 얘기하는 말이 있었대요
[탁탁]
기업인이 법을 알고 컨트롤 할 수 있다면
그 기업의 재력은 엄청난 권력이 돼
누구도 허물지 못하는 권력
그러니까 그 기업 자체를 아주 거대한
법꾸라지로 만들려고 했었던 거네
제 생각에는 서율 이사는
이,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과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먹소 괴물, 먹소 괴물
이러다가 회장님 뒤통수까지 치는 거 아닌가 몰라
혹시, 그 통수의 시작이...
TQ리테일?
[고통스러운 신음]
[율의 거친 숨소리]
[작게] 어?
어머?
[율의 놀라는 숨소리]
- 괜찮으세요? - 어휴, 악!
아휴, 살았네
[삑삑 의료 장비 기계음]
- 누구, 누구세요? - 저요?
아아, 사내 카페에서 일하는...
오광숙이라고 합니다!
으음, 근데 여긴 왜?
아, 그게요 아까, 이렇게! 어?
괜찮으세요?
[흠칫 놀라는 소리]
아...
다행히 큰 이상은 없대요
두피에 큰 멍만 든 상태고요
아니...
근데 여긴 왜, 어떻게?
으음...
그러니까, 저 놈의 새끼가
우리 꽈장님을 맨날 괴롭힌다 그거지?
이런, 씨... [훗]
(광숙) 아흐, 근데 잘생겼다
피부도 너무 너무 좋고
서울 남자라서 그런가?
[잔잔한 음악이 흐른다]
저... 죄송해요 괜히 저 때문에
아니에요, 괜찮아요
경찰에 신고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율의 긴 한숨]
내가 알아서 할게요
혼자 술 드셨어요?
예
왜요?
이사님이 마시자고 하면 같이 마셔줄 사람들 많잖아요
[깊은 숨을 들이쉰다] 하아...
혼술이 더 편해요, 요샌
[흐음]
그래도 앞으로는 누구랑 같이 드세요
오늘 같은 일 없게
오늘 같은 일 생기길 바라지 않았어요?
누가 나 까면 좋잖아요
[하경의 긴 한숨]
이사님...
왜 그렇게 힘들게 살려고 하세요?
왜 적을 만들고 당하며 사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시냐고요
그게... 내 세상이니까요
이사님이 사는 세상이랑 제가 사는 세상이랑
얼마나 다른데요?
사는 공간이 같다고
사는 방식이 같은 건 아니죠
[한숨]
이사님 많이 가지셨잖아요
조금 내려놓는다고...
사는 데 지장 있으신 거 아니잖아요
그런 기분 모르죠?
남들보다 한 발짝
딱 한 발짝만 앞서 나가자
근데 그게... 두 발짝, 열 발자국이 되고
결국 혼자서 너무 많이 앞서 나와 있는...
그런 기분
정신 차리고 보니까
하아, 더 이상 멈춰 설 수 없게 됐더라고요
(율) 앞으로도...
윤 대리가 싫어하는 행동 많이 하게 될 거예요
그 때는 그냥...
설 수 없는 걸음을 걷고 있구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이해해 줘요
[깊은 호흡]
그 걸음...
언젠간 빨리 멈추시길 바랄게요
흐읍...
흡...
고생했어요, 오늘
(하경) 혼자 가셔도 괜찮으시겠어요?
예, 조심히 들어가요
네
[율의 구두 소리]
[한숨]
[잔잔한 음악이 계속된다]
[터벅터벅 절뚝거리는 구두 소리]
[덜컥]
[탁] [율의 힘겨운 한숨]
괜찮으십니까, 검사님?
내가 당한 그 부근 CCTV 전부 훑어
예상되는 배후라도 있으십니까?
어, 출발해
[엔진 시동 소리]
[무림의 결투 음악이 울려 퍼진다]
[비장한 음악이 시작된다]
[딱딱딱 클릭하는 소리]
[음악 끝난다] 자자
[쿵] [부스럭]
어후!
하아...
[쿵쾅쿵쾅]
왜 그래, 광숙 씨?
흥
(광숙) 있잖아요, 언니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뭘?
제 스타일...
좀 구리죠?
아, 아니
아, 아니...
라고 언니가 더듬었어! [흐느낀다]
[크게 울먹이며] 난 구린 거였어!
[쿵, 쿵]
아이고... [울부짖는다]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고...
다른 스타일도 잘 어울리겠다 뭐, 그런 거지
서울 와서 보니 제가 좀 튀긴 하더라고요
[코믹한 음악이 흐른다]
이제...
서울 남자들도 좀 만나야 되는데...
상태 씨 만나기로 했어?
아뇨!
아직요
저기, 어...
내일 주말이니까 나랑 같이 나가자
옷도 사고 머리도 하고
정말요?
좋아요, 언니! 아흐흐!
- 이제 빨리 자 - 네, 빨리 자야지
아흥!
언니, 내일 뭐 사요?
봐서
(광숙) 아흐...
[흥분해서] 언니! 저 내일 매직 해요?
[음악 사그러든다]
[달그락] [쿵]
[부스럭]
- 야, 멍석아! - 네
- 일은 잘하고 있어? - 네
상태 씨, 얘, 풀 잘 붙는 걸로 하나만 사줘요
[웃으며] 네
아, 지금도 잘 붙어요
[빈정거리며] 너무 잘 붙어 가지고 살점 다 떨어질 것 같네요
아휴, 옳지, 잘한다 우리 막둥이, 다섯 장 해, 다섯 장
다섯 장씩
[팔랑]
[나지막이] 야, 땅만 봐, 땅 봐 봐, 씨!
내가 만만하냐, 응? 만만해?
그리고 내 거 컴퓨터는 왜 이리 작아 네 건 크고?
내 거랑 바꿔, 지금 몰래 바꿔
과장님, 얘 반말해요!
- 뭐? - 안 그랬는데요!
[밝고 경쾌한 음악이 울려 퍼진다] [여자 구두 소리]
[차르르릉! 효과음]
[밝게] 커피 왔습니다!
[코믹한 음악이 흐른다]
[감탄하며] 이야, 우리 광숙 씨 청순하네, 어?
왕조현이야, 왕조현!
옛날에도 예뻤지만 지금 더 예쁘죠?
감사합니다!
- (남호) 천녀유혼! - (재준) 내 옛사랑!
모두 뜨아입니다 맛있게 드세요!
[또각또각]
(광숙) [애교 섞인] 과장님
으음, 저예요
흐흠
커피 드세요
뭐야, 이 아줌마 목소리 왜 이래? 이거... 고장 났어요?
[탁]
[속삭이듯] 이 새끼가 진짜!
[탁] 드세요
상태 씨
땡큐
[수줍은 웃음소리]
웰컴
[작은 웃음소리]
[쪽]
[휴대폰 벨 소리] [훗! 성룡의 웃음소리]
네, 여보세요
[탁] [저벅저벅]
네, 가은 씨, 왜요?
(가은) 부장님 얘기하는 걸 들었는데요
이따 서 이사가...
TQ편의점 점장 대표들 상대로 간담회를 연대요
[쥐 죽은 듯 고요하다]
[짤랑짤랑 시계 소리]
흐음... 다들 왜 안 와?
[밖에서 웅성대는 소리]
[소란스러운 소리 계속]
(성룡) 여러분, 오늘 간담회가 취소가 됐습니다
저희 이사님이 치질이 걸리셔 갖고 출근을 못 했어요
빨리빨리, 다 돌아가세요
여러분, 저희 서율 이사님이...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성룡) 오늘은 돌아가세요 아아, 조심해요!
너 지금 뭐 하냐?
어
편의점 점장 대표들 돌려보냈어요
치질 걸렸다고 뻥쳐 가지고
뭐?
아니, 어차피 겁주려고 부른 거잖아
막 욕하고 협박하고 그러려고
너 진짜 뒤지고 싶냐?
나 명줄 되게 긴데
손... 아이? 손목까지 내려와, 손금이
김성룡
이사님
나, 새로운 목표가 생겼어요
[긴박한 음악이 고조된다]
이사님 망하게 하는 거
[큭 코웃음]
뭐?
[훗 코웃음]
내가...
이사님 앞길...
제대로 막아 드릴게
["Must Be The Money" 음악 시작된다]
[슈욱!]
♪ 돌아갈 길을 찾지 못하네 ♪
♪ 너무 멀리 와버렸다네 ♪
♪ 정신없이 걷다가 보니 ♪
♪ 이미 끝이 보이네 ♪
♪ 뭐 어때 돌아가면 된다네 ♪
♪ 잃을 것도 하나 없다네 ♪
♪ 아직 내게 남은 청춘 있다네 ♪
♪ That's right, Yeah ♪
♪ 돈 따위 처음부터 바란 적도 없어 ♪
♪ 꿈 하나 갖고 나는 이 거리를 걸어 ♪
♪ 누구는 거렁뱅이 ♪
♪ 또는 거저 얻어걸린 성공이라고 어쩌고 해 ♪
["Must Be The Money" 음악 잦아든다]
.김과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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