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판사 13
[무거운 음악] (K) 안 돼요, 판사님, 제발
제발 오지 마세요, 판사님, 제발!
[흐느끼며] 판사님, 제발
오지 마세요, 판사님
[소란스럽다]
(K) 제발 오지 마요, 좀! 판사님
판사님 제발 오지 마세요, 판사님!
안 됩니다, 위험합니다
[거친 숨소리]
오지 말라고!
그거 내려놔
난 말이야
도련님이 외로웠으면 좋겠어
나처럼
(선아) 그럼 내 옆에 있어 주지 않을까?
도련님 곁에 아무도 없으면 말이야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가온) 교수님!
[가쁜 숨소리]
"전동 윈치 누름 버튼"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한숨]
[K의 비명]
[쿵 소리가 난다]
[어두운 음악]
교수님
[사람들의 비명] (여자1) 안 돼요, 아저씨 얘는 안 돼요, 아저씨!
안 돼요!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아이) 놔!
(가온) 저, 씨
(아이) 하지 마!
[소란스럽게 싸운다]
- (가온) 괜찮아요? 나와, 나와 - (여자1) 빨리 내려, 빨리 내려
(가온) 괜찮니? 어, 괜찮아
- (가온) 괜찮으세요? - (여자1) 네
[사람들이 감사 인사를 한다] (가온) 저, 이쪽으로 가세요
(여자1) 감사합니다
[사람들의 다급한 신음]
[가쁜 숨소리] (죽창) 가온아!
오랜만이야
나야
나 기억 안 나?
오랜만이다, 이 새끼야
[가온의 힘겨운 신음] [남자1의 힘주는 신음]
[남자1의 힘겨운 신음]
잡아, 잡아, 잡아
[한숨]
내가 널
외롭고
비참하게 죽여 주지
[무거운 음악] 너한테 아주 잘 어울리게
[웃음]
[아파하는 신음]
많이 아파?
[힘겨운 신음]
어쩌나?
[선아가 휴대전화를 내려놓는다]
(선아) 김가온 판사도 구하러 가야 될 텐데
(선아) 형산동 빈민촌으로 가 보든지
(선아) 말했지?
도련님이 죽도록 외로웠으면 좋겠다고
[힘겨운 숨소리]
[소리친다]
[목소리가 메아리친다]
[차분한 음악]
[선아의 한숨]
[어두운 음악] [요한의 힘겨운 신음]
[통화 연결음]
[힘겨운 신음]
윤수현 경위, 나 강요한입니다
무슨 용건입니까?
(요한) 지금 김가온이 위험해 그 녀석을 찾아요
네?
형산동 빈민촌
지금 당장
[자동차 가속음]
[힘겨운 신음]
[아파하는 신음]
[힘겨운 신음]
[무거운 음악]
네 인생도 진짜 뭐 같구나
내 인생만큼이나
(요한) 이제 다 끝났는데
네 인생 살면 되는 건데
[요한의 아파하는 신음]
[요한의 힘겨운 신음]
[힘겨운 신음]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지금 고객님께서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엘리야가 전화를 안 받아
엘리야가
[헛웃음]
[힘겨운 신음]
[소란스럽다]
[무거운 음악]
[타이어 마찰음]
(수현) 김가온!
[타이어 마찰음]
[소리친다]
[분한 신음]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자동차 시동음]
[긴장되는 음악]
[남자2의 힘주는 신음]
[민성의 힘주는 신음]
[타이어 마찰음]
(남자3) 저기요
[남자3의 힘겨운 신음]
[남자2의 힘겨운 신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소윤이 소리친다]
[자동차 시동음]
수현아
안 다쳤으면 됐어
(수현) 근데 여긴 뭐 하러 온 거야?
어, 이상한 전화를 받았어
민 교수님을 살리고 싶으면 거기로 오라고
(수현) 뭔 소리야?
오늘 아침에도 교수님하고 통화했는데
병원에서 잘 쉬고 계셔
그래?
[한숨 쉬며] 그럼
죽창 그놈이 거짓말로 날 거기로…
근데 넌 어떻게 알고 왔어?
아니, 그냥
경찰 무전 듣고 왔어
[옅은 헛기침]
(스크린 속 진주) 국민 여러분 [무거운 음악]
역병 바이러스가 형산동 빈민 집단 거주지에서
다시 발견되었습니다
우리는 다시 이겨 낼 수 있습니다
그 어떤 어려움이 다가오더라도
우리는 반드시 이겨 낼 수 있습니다
(K) 판사님
판사님, 일어나십시오
판사님, 일어나셔야 됩니다
판사님
판사님, 일어나십시오
판사님
판사님, 일어나셔야 됩니다
판사님, 판사님
(인국) 판사님
[힘겨운 신음]
[놀란 신음]
[요한의 애쓰는 신음]
[아파하는 신음]
좀 어떠세요?
(인국) 급한 대로 지혈은 좀 해 놨거든요?
(민성) 괜찮으십니까?
(인국) 조력자들이 지금 일제히 공격당하고 있습니다
판사님도 걱정이 돼 갖고
제가 위치 추적하고 지금 찾아온 거예요 [무거운 음악]
(민성) 그런데
한소윤 씨가 연락이 안 됩니다
(요한) 둘은 한소윤 씨를 찾아요
[한숨]
[거친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왜 전화를 안 받아?
아, 깜짝이야
(엘리야)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 당연히 자느라 못 받았지
내 말 잘 들어
아, 누가 오든 절대로 문 열어 주지 말고
(요한) 방 안에만 있어, 알았지?
알았어
(라디오 속 앵커1) 이번에 다시 변종 바이러스가 발견된 형산동은 [힘겨운 신음]
빈곤층 집단 거주 지역입니다
정부와 사회적 책임 재단은
형산동 주민들을 안전하게 꿈터전 마을로 이동시… [라디오 전원음]
[힘겨운 신음]
엘리야
(엘리야) 내가 이거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알았어요? [긴장되는 음악]
맛있는데요?
이거 어디서 사 왔어요?
저랑 좀 취향이 비슷하시네요
음, 맛있다
[엘리야의 만족스러운 신음]
왔어?
늦으셨네요, 판사님
(엘리야) 집 앞에 이상한 남자들이 와 있었대
지원단장님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어
요한이 부탁했다며
[한숨]
어, 내가 부탁했어
(요한) 고마워요
별말씀을요
(선아) 제가 발라 드릴게요
(선아) 도련님이 외로웠으면 좋겠어
나처럼
드세요
[비밀스러운 음악]
(요한) 고마워요
엘리야
넌 네 방에 올라가 있어
난 지원단장님이랑 할 얘기가 있어서
(선아) 으응, 안 돼요
이제 겨우 조금 친해졌는데
그렇죠?
이 언니 재밌어
나랑 좀 잘 맞는 것 같아 비슷해서
(선아) 그렇죠?
우리 좀 비슷하죠?
영리하고 가차 없고
조금은 망가져 있고
(선아) 이제 시작이야, 도련님
아이씨
그래도 선은 넘지 말죠?
아, 나 좀 봐 봐
내가 너무 친한 척했다, 주책맞게
미안해요, 엘리야 아가씨
(선아) 그럼
저 여자 뭐야? 이상해
(엘리야) 근데 땀을 왜 그렇게 흘려?
뭔 일 있었어?
응?
아니
(엘리야) 이거 뭐야?
이거 피 아니야?
[엘리야의 놀란 숨소리] (요한) 괜찮아
이제 괜찮아, 엘리야
[안도하는 숨소리]
이제 괜찮아
이제 괜찮아
(수현) 안 다쳤다며
(가온) 미안해
수현아
(수현) 뭐가?
너한테 그런 꼴을 보게 해서
차경희 죽었을 때
그런 소리 할 필요 없어
나 원래 그렇게 훌륭한 경찰 아니니까
(가온) 강요한의 방법이 옳지 않은 것도 알고
판사가 그런 짓 하는 게 범죄인 것도 아는데
못 견디겠어
이렇게라도 안 하면 정말 미쳐 버리겠어
네 곁에 있을 자격도 없는 놈인데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평생 이런 꼴만 보이고
그런데도 뻔뻔스럽게
네가 없으면 못 살 거 같아서
[잔잔한 음악] 정말 죽을 거 같아서
진짜 바보 같은 소릴…
진짜 못 참겠다
(수현) 언제까지 네 바보 같은 소릴 들어야 될지
- 수현아 - (수현) 진짜 모르겠어?
자격이고 뭐고 다 필요 없고
(수현) 옳고 그르고 세상이 뭐, 어떻게 되고
다 모르겠는데
제발
제발 이렇게 위험한 꼴 보이지 말라고
울지 말고
불행해지지 말고
이렇게 네 인생 망가트리는 짓 좀 하지 말라고
난 그거면 되는데, 그냥, 가온아
나는 그냥 너 하나면 돼
가온아
[수현의 놀란 숨소리]
나는 그만 가 볼게 그, 밖의 상황도 체크해야 되고
너는 여기 얌전히 있어
그, 언제 공격당할지 모르니까
어, 나 간다
(가온) 수현아, 그… [가온의 헛기침]
(수현) 간다
(가온) 어, 수현아
[문이 달칵 여닫힌다]
[한숨]
[한숨]
[두만의 웃음]
(두만) 아, 죽창 죽창이라 그랬나?
그 사람 참 일을 잘하데요? 응
(용식) 일 처리가 아주 과감해요
작업 진행 속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두만의 호응하는 신음]
(중세) 내가 얘기했잖아요
잃을 거 없는 애들이 원래 일 잘한다고
정 이사 그 강요한 판사 돕던 애들
어떻게, 처리 잘됐나?
(선아) 네, 거의 다 긴급 구호 버스에 태워 드렸어요
사람이 제일 귀한 거니까
[웃음]
아네, 사람 귀한 거
[노크 소리가 들린다]
(중세) 네
[두만과 용식의 반기는 신음]
재난 방송 녹화 끝났나 보네
이번에 수고 많아요
(두만) 오 판사님께서 아주 신뢰감 있게
국민들을 안심시켜 주셨습니다!
(두만과 용식) 박수!
[사람들의 웃음]
[사람들의 환호성]
(진주) 근데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가요? [어두운 음악]
치사율이 높은 변종 바이러스라던데
서민들 거주 지역인데 피해가 얼마나 큰지
(용식) 으응 그건 너무 걱정 마세요
씁, 긴급 조치를
대대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럼 저도 방송만 할 게 아니고
직접 구호 현장에 가서 도와드리…
[두만의 만류하는 신음]
전문가 일은
전문가한테 맡깁시다, 그렇죠?
그럼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돌아가 보겠습니다
(선아) 우리 오 판사님은 준비나 하고 있으시죠
(진주) 네?
재판장 취임 준비
(중세) 나중에 술이나 한잔 같이 해요
[문이 달칵 여닫힌다]
(TV 속 앵커2) 형산동 변종 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꿈터전 마을 이주 프로젝트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사회적 책임 재단이 추가적인…
(의사) 무리하지 마시고 안정을 취하십시오
- (의사) 그럼 - 고맙습니다
(TV 속 앵커2) 치료제 개발까지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부금을 전달하고 싶으신 국민분들께서는 [문이 달칵 열린다]
사회적 책임 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방법을 확인해 주시면 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리겠습니다
괜찮은 거야?
(엘리야) 도대체 어디서 그렇게 다쳤어?
별거 아니야
진짜?
응
걱정 마
건강할게
(요한) 네 두 발로 일어서서
날 죽일 때까지
뭐야!
(엘리야) 뭐래, 진짜
누가 걱정이라도 해 줄 줄 알고?
(TV 속 앵커2) 다음 뉴스입니다
허중세 대통령이 긴급 담화문을 지금 바로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번 담화는 현재 형산동 변종 바이러스 사태에 대한 [힘겨운 신음]
정부의 입장 발표로 [한숨]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귀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인국) 여보세요?
고 변호사님
판사님, 좀 어떠십니까 괜찮으세요?
네, 저는 괜찮습니다
한소윤 씨는 찾았습니까?
(요한) 다른 조력자분들은요? [한숨]
재단 놈들한테 끌려간 거 같아요
(인국) 긴급 구호라는 핑계로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잡아가고 있네요, 지금
(TV 속 중세) 전 국민의 생명이 걸린 비상사태입니다
이 시간부로
모든 신문과 방송은 정부의 통제에 따라야 하며 [어두운 음악]
밤 10시 이후 통행은 전면 금지됩니다
정부는 오늘 오전
유언비어를 유포하여 사회 불안을 야기하던
불온 세력들을 일제히 검거
현재 배후를 조사 중입니다
[K의 비명]
(민성) 한소윤 씨가 연락이 안 됩니다
(요한) 한소윤 씨는 찾았습니까?
(인국) 재단 놈들한테 끌려간 거 같아요
(두만) 10년 전에 그 큰일을 당하시고도…
(중세) 강 판사 볼 때마다 우린 좀 짠한 게 있지
[떨리는 숨소리]
(K) [흐느끼며] 판사님
(소윤) 제 장래는 별 볼 일 없으니까
그냥 참고 살라는 건가요?
(이삭) [힘겨운 목소리로] 요한아
[괴로운 신음]
(가온) 이게 부장님 방식입니까?
바로 곁에 있는 사람들까지 쳐 내면서
어떻게 세상을 움직이는 자들과 싸우겠다는 겁니까?
(요한) 그게 내 방식이니까
그건 앞으로도 달라질 게 없으니까
(요한) 우리가 어떤 놈들과 싸우는지 너도 잘 알잖아
이제 그놈들 더 기세등등해질 거야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고
[요한의 괴로운 신음]
(요한) 전 제가 정의라고 착각한 적 없습니다
그저 선택을 하고 있을 뿐이죠
(정호) 강요한 판사는 지금 이 나라를
광기와 폭력 속으로 몰고 가고 있습니다
[요한의 힘겨운 신음]
(TV 속 중세) 긴급 방역 및 긴급 구호 조치를 방해하는
모든 행위는 살인으로 간주하여
최고형에 처해질 것입니다
(가온) 그러다가 그 칼날이 부장님을 향하면요?
(요한)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이용하는 게
세상을 움직이는 자들의 방식이야
(요한) 그런 자들이 위선까지 떠는 거 그걸 못 참겠어
구역질이 나서
[요한의 힘겨운 신음]
(가온) 괴물?
자기 상처를 인정할 용기도 없는 주제에
(요한) 지금 이 싸움이 다 장난 같나!
(정호) 멈춰야 돼
자네는 세상을 망치고 있어
[힘겨운 숨소리]
(TV 속 중세) 여러분 두려워 마십시오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것입니다
[요한의 거친 숨소리] 이 위기를 기필코 극복해서
세계에서 우리가 가장 우수한 민족임을
전 세계에 과시하고 말 것입니다
그러니까 저와 국가를 믿어 주십시오, 여러분
네?
(어린 이삭) 요한아 형이랑 약속 하나만 하자
(이삭) 약속 하나만 하자
(어린 이삭) 죄 없는 사람은 해치지 않겠다고
(이삭) 죄 없는 사람은 해치지 않겠다고
(요한) 미안해, 형
약속
못 지키겠어
(TV 속 앵커2) 사회적 책임 재단은 현재 변종 바이러스가
서울 전역으로 퍼지는 것을 막는다는
[문이 덜컹 닫힌다] 막중한 책임을 지고
총력을 다해 형산동 주민들을 꿈터전 마을로 이동시켜
치료 및 구호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협력해 활동 중인 사회적 책임 재단은
정선아…
김 판사 [가온이 리모컨을 탁 내려놓는다]
저거 다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가온) 지금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세요?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진주) 지금 바이러스 때문에 난리잖아
(가온) 사람들을 짐승 끌어가듯 강제로 질질 끌어가고 있어요
저 뉴스? 다 가짜입니다
재단이 조작한 거라고요
그게 말이 돼?
제가 직접 보고 당한 일입니다
[무거운 음악] (가온) 죽창 부대 짓이에요
사람들한테 쇠 파이프를 휘두르고 있어요
김 판사가 당했다고?
(가온) 제가 더 무서운 게 뭔지 아세요?
전 아무리 생각해 봐도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것부터가
거짓말인 거 같아요
잠깐만
김 판사 지금 제정신인 거 맞지?
(가온) 치사율이 높은 치명적인 변종 바이러스라고
떠들어 대면서
길거리 양아치나 다를 바 없는 죽창을 최전선에 투입했어요
방역복도 없이 마스크도 쓰는 시늉만 한 채로
생각해 봐요
죽창 그자는요 허중세 친위 사조직 관리자였어요
전자 발찌를 찼던 범죄자를
국가 비상사태에 방역 최전선에 세운다고요?
오 판사님
오 판사님 이용당하고 계신 거예요
길거리에는 온통 오 판사님 영상이…
(진주) 미안한데
김 판사 지금 너무 흥분한 것 같다
현장에서 어떤 과잉 진압이 있었는진 모르겠는데
지금 김 판사가 한 말을 나보고 믿으라는 거야?
좀 너무 갔다고 생각하지 않아?
- 오 판사님 - (진주) 이럴 때일수록
더욱더 침착하고 질서 있는 조치가 필요한 거야
난 그걸 돕고 있을 뿐인 거고
[무거운 음악] (가온) 법원에 안 계시네요?
무슨 일 있는 겁니까?
(요한) 다쳤다며?
전 괜찮습니다, 그보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십니까?
하, 괜찮으면 됐어
그 얘긴 나중에 하지
[통화 종료음] 여보세…
여보세요?
[한숨]
(중세) 응, 들어와요
응, 강 판사
앉아, 앉아
아, 내가 프로포션이 나쁜 사람이 아닌데
이거 입으면 영 태가 안 나
너무 구려 [중세의 헛웃음]
이런 거부터 선진화가 좀 돼야 되는 건데 말이야
무슨 짓을 시작한 겁니까?
(중세) 무슨 짓?
역병으로부터 나라와 겨레를 지키는 짓이다
사조직을 동원해서 빈민을 강제로 끌어내는 거?
(요한) 그걸 말한 겁니까?
그럼 어떻게 하라고?
(중세) 만 명 남짓 되는 그 사람들 인권 때문에
서울 시민들 천만 다 그냥 죽일까?
1보다 천이 큰 숫자 아니야?
사시 패스한 사람이 산수가 안 돼? 어?
[픽 웃으며] 그리고
이번 사태 끝나면 사람들은 더 좋아할 거야
왜냐, 서울이 깨끗해져서 아파트값이 올라갈 거거든
인간들이란 게 다 그래
바이러스
있긴 있는 겁니까?
[긴장되는 음악]
이거 진짜 가만 보니까 개또라이구나
야, 이런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그런 말 같지도 않은 농담이 지금 나와, 나한테?
긴말하지 않겠습니다
당장 이 짓거리 그만두십시오
중지하라고
[헛웃음]
못 그만두겠다면?
당신들이 무슨 짓을 꾸미는지
(요한) 시범 재판에 올려 모두 밝혀낼 겁니다
성난 군중들이
여기를 불바다로 만들고
당신을 개처럼 질질 끌고 나올 때까지
씁, 아, 진짜 꼭 개패를 쥔 애들이 이렇게
(중세) 세게 지르는 경향이 있더라고
아무 증거도 없이 그렇게 막 던진다고
막 먹힐 거 같지? [중세의 웃음]
웃기지, 웃기지 말라 그래
지금 국민들은 잔뜩 겁에 질려 있어
누구 말을 믿을까?
낯선 사람들은 위험하니까 집에 있으라고 하는 나!
거리에 뛰쳐나와서 낯선 이웃을 구하라는 너!
[코웃음 치며] 누구를 선택할 거 같냐?
대중들한테 인기 좀 끈다고 오버하는 거 같은데
웃기지 마, 개착각하지 마!
너한테 열광하는 걔네들
그리고 나 대통령으로 만든 그 애들
별반 다를 거 없어
그놈들이 그놈들이야, 알아?
내 얘기 잘 들어
내가 유식한 말 좀 할게
나를 잉태한 자가 [어두운 음악]
너도 잉태한 거야, 새끼야
알아? 어?
굳이 운을 시험해 보시겠다면
(요한) 노란색이 아주 잘 어울리시네, 응?
[문이 달칵 여닫힌다]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경찰) 통제 구역입니다 물러서세요
판사님?
안에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죠?
(경찰) 네?
열어 드려
(안내 방송 속 진주) 국민 여러분
역병 바이러스가 형산동 빈민 집단 거주지에서
다시 발견되었습니다 [사람들의 아파하는 신음]
그 어떤 어려움이 다가오더라도
우리는 반드시
이겨 낼 수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역병 바이러스가 형산동 빈민 집단 거주지에서
다시 발견되었습니다
우리는 다시 이겨 낼 수 있습니다
그 어떤 어려움이 다가오더라도
우리는 반드시 이겨 낼 수 있습니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휴대전화 진동음]
(노인1) 경찰 아가씨?
네, 할머니
뭐, 아무거라도 좋으니까
생각나는 거 있으면 연락 달라고 했잖아
(노인1) 아이 그 성당 관리하던 요셉이
(수현) 네
(노인1) 누가 요셉 비슷한 사람을 [무거운 음악]
서울 어느 동네에서 봤다는데
아유, 이게 영 확실치가 않아서
아, 괜찮으니까 뭐든 말씀해 주세요
네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다가오는 발걸음]
가온아
(가온) 왔어?
(수현) 집에 얌전히 있으라니까 왜 나와 있어
(가온) 그냥 네가 오는 거 같아서
아, 시끄러워
빨리 들어가자
[헛기침] (가온) 수현아
어?
낮에 있었던 일 말이야
일은 무슨
무슨, 무, 무, 무슨 무슨 일이 있었다 그래?
사과는 안 할게, 근데
(가온) 순서가 틀렸던 거 같아서
순서?
(가온) 나 정말 지독하게 겁쟁이인 거 알아?
[가온이 픽 웃는다]
오늘 하루 종일
무서워서 죽는 줄 알았어
갑자기 서로 어색해지면 어쩌나
서먹서먹해지면 어쩌나
평생을 그래 왔어
혹시나 우리가
사귀는 사이가 되었다가
남들처럼 시시한 일로 싸우고
오해하고 질투하고 맘 상하고
그러다
헤어지고
그러면 어쩌나
나한텐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으면
나한텐 아무도 없는데
[잔잔한 음악] 그래서 남녀 사이가 아니라 친구면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로만 남아 있으면
평생 외롭지 않을 줄 알았어
못났지?
이기적이고
근데 더 이상은 못 참겠어
그냥 다 필요 없고
그냥 남들처럼 시시한 일로 싸우고
오해하고 질투하고 맘 상하고 그러면서
평생 너 좋아하고 싶어
정말 많이 좋아한다, 수현아
(중세) 강요한 걔
걔가 진짜 뭘 쥐고 있는 건 아닐까?
(용식) 방역 당국 언론, 검찰, 경찰
모두 우리가 쥐고 있지 않습니까?
아, 바이러스고 뭐고
우리가 있다면 있는 거고 없다면 없는 건데
없다는 걸 무슨 수로 증명을 해요?
(두만) 자기가 직접 현미경 들고 다니면서
검사할 것도 아니고
(중세) 그래도 너무 이게 좀 찜찜해서
아니, 그냥 마음 같아서는
쥐도 새도 모르게 어디다가 그냥 확 묻어 버리면
딱 좋을 텐데
그랬다가는 뭐 온 나라가 다 발칵 뒤집힐 거고
[비밀스러운 음악]
정 이사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좀 내 봐
경고를 해도 알아듣지 못하면
날려 버려야죠
(중세) 내 마음이 딱 그래
근데 그랬다가는…
(선아) 우선 무대부터 날리시죠
무대?
(선아) 스타도 무대 위에 있을 때 빛나는 별인 겁니다
무대가 없으면
그냥 한 사람일 뿐이죠
가온아, 가온아 빨리 일어나, 빨리, 빨리
(TV 속 중세) 아, 정부는 기존의 시범 재판부를 해체하고 [의아한 신음]
(가온) 왜?
(TV 속 중세) 이번 국가적 비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가온의 힘주는 신음]
비상 재판부를 신설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비상 재판부의 관할 사건은
긴급 방역 및 긴급 구호 조치에 대한 방해 행위 [카메라 셔터음]
유언비어 유포 행위
불법 집회 및 시위 등입니다
(중세) 비상 재판부의 재판장은 오진주 판사가 내정되었으며
(TV 속 중세) 국가관이 투철한 판사들 중에서
배석 판사를 선발할 예정입니다
(가온) [한숨 쉬며] 미친
(TV 속 중세) 네, 이상입니다
[한숨 쉬며] 수현아
이거 막아야 돼
(가온) 저것들 지금 온 국민 속이고 있는 거야
이거 막을 사람 부장님밖에 없어
가온아, 강요한은 안 돼
(수현) 지금 벌어지는 일들이 이상한 건 맞는데
그렇다고 강요한을 어떻게 믿어 그 사람 위험한 사람이라니까?
[한숨 쉬며] 수현아
(수현)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 줘
내가 강요한 정체 밝혀낼게
이제 거의 다 왔어, 가온아
수현아, 제발
(가온) 이번 한 번만 나 믿어 줘라
어떻게든 이번 사태는 막아야 돼
강요한이 어떤 인간이든 그건 그 뒤에
어?
수현아
[무거운 음악]
(요한) 가능하겠습니까?
(인국) 불가능해도 해야죠
마지막으로 남은 조력자들을 한번 다 동원해 볼게요
주조정실 출입이 가능한 분이 한 분 계시긴 하거든요
[노크 소리가 들린다]
(가온) 부장님
[문이 달칵 닫힌다]
다시 하겠습니다, 고 변호사님
(가온) 이대로 있을 겁니까?
지금 저 바깥에는 죄 없는 사람들이
개처럼 맞으며 끌려가고 있습니다
이대로 보고만 있을 겁니까?
뭐라고 좀 말씀을… [노크 소리가 들린다]
[긴장되는 음악]
계세요?
[다가오는 발걸음]
- 누구세요? - (수현) 안녕하세요
저 뭐 좀 여쭈려고 왔는데요 혹시 이런 분…
(여자2) 모르겠는데요
모르겠어요
(수현) 감사합니다
계세요?
계세요?
(두만) 어, 축하합니다, 오 판사님
아, 비상 재판부 재판장님
나중에 대법관 거쳐서 대법원장까지 하셔야지
저희가 다 만들어 드릴게요
[두만이 숨을 씁 들이켠다]
만들어 주실 거면
좀 제대로 만들어 주시는 건 어때요?
- 예? - (진주) 강요한 판사
이러니저러니 해도 아직 인기가 대단합니다
(진주) 제가 재판장이 되려면 그 인기를 이겨 내야 되고요
강요한 취임 연설 생각 안 나세요?
'제가 권력입니다' 하던 거
시작은 좀 더 임팩트가 있어야 된다?
(진주) 그렇죠
보이는 게 전부예요, 이미지
근데 그게 임명장 하나로 만들어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낙하산이죠
그것도 선배 자리를 갑자기 빼앗은
우리가 어떻게 해 드릴까?
취임 연설 하실래요?
네
강요한이 했던 그 자리에서
(진주) 강요한, 김가온을 뒤에 앉혀 놓고요
[의미심장한 음악]
(두만) 강요한이 응하겠습니까?
제가 설득할게요
'부장님을 그렇게 허무하게 보내 드릴 순 없다'
'짧은 고별 방송이라도 준비하겠다'
'부장님의 업적을 제가 직접 기리겠다' [두만이 술을 조르르 따른다]
대관식을 하고 싶으신 거구나?
[두만의 웃음]
(두만) 강요한이 직접 머리에 왕관을 씌워 주는
그림 되게 예쁘게 나올 것 같지 않아요?
(진주) 시청률도 잘 나올 거 같은데
[웃음]
독점 방송에다가 이만한 화제성이면 뭐
(두만) 시청률은… [두만의 웃음]
[함께 웃는다]
(피디1) 아, 진짜 미치겠네
내 평생에 이런 시청률 나온 프로그램 처음인데
이게 이렇게 끝내야 되냐, 진짜로?
그럼 저희도 잘리는 거예요?
(스태프1) 그, 비상 재판부라는 게 생긴다던데
(피디1) 야, 이씨
너 같으면 그런 거 보겠냐, 어?
무슨 비상 군법 회의도 아니고
[휴대전화 진동음] [피디1의 한숨]
예, 오 판사님
예, 예
[무거운 음악] (요한) 그것참, 눈물겹게 감사한 말씀이네, 오 판사님
오해는 마세요, 진심입니다
(진주) 받아 주시죠
저기
갑자기 비상사태가 터지는 바람에 이렇게 됐지만
(피디1) 조만간 마무리되면
시범 재판도 다시 시작하지 않겠습니까?
그때까지 잠시만
우리 오 판사님한테 맡기고 다시 돌아오겠다
요렇게 해 두시는 게 나중에 복귀하실 때도
모양이 좋을 거고…
들러리가 필요하신 겁니까?
(가온) 신임 재판장님? [난처한 숨소리]
아, 김 판사님, 그러지 마시고요
해 봅시다
부장님
대신 잘 찍어야 될 겁니다 그림 잘 나오게
(요한) 내 입장도 있는 거니까
그거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 모든 커리어를 걸고 진짜 잘 찍겠습니다
(수현) 계세요? [긴장되는 음악]
[수현의 한숨]
[쾅쾅 노크 소리가 들린다] (남자4) 네
안녕하세요 광수대에서 나왔습니다 [남자4가 호응한다]
(수현) 정요셉이란 분…
그런 사람 안 살아요
(수현) 그럼 혹시 이렇게 생긴 사람
- 이 동네에서 보신 적… - (여자3) 없어요, 없어
(여자3) 아유, 지금 시국이 어떤 시국이라고
[문이 쾅 닫힌다]
[수현이 똑똑 노크한다]
(수현) 계세요?
[초인종이 울린다]
누구…
[흥미로운 음악]
정요셉 씨?
(수현) 잠…
잠시만요
광수대에서 나온 윤수현입니다
(피디1) 아무리 생각해도
이거 시청률 대박 날 거 같지 않냐? 어?
아니, 어차피 다들 방구석에 앉아서
텔레비전만 볼 거 아니냐고
근데 식사를 하고 가나 보죠?
(피디1) 어?
아까부터 한참 딴 길로 돌아가고 있는 거 같은데?
아, 그러네?
씁, 어, 이상하다 그런 얘기 없었는데?
(피디1) 화장실 가고 싶으신가?
[휴대전화 진동음]
예, 오 판사님
(진주) 저희 시간 여유 좀 있죠?
식사하고 가시죠
(피디1) 아, 예, 예, 알겠습니다 그러시죠, 뭐
예
밥 먹고 가잔다 [스태프1의 탄성]
[의미심장한 음악]
(피디2) 광고 시간 좀 체크 좀 해 줘 [영상에서 소리가 흘러나온다]
(스태프2) 예, 알겠습니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스태프2의 한숨]
"출입문"
[흥미로운 음악]
(스태프3) 어? 여기 들어오시면 안 되는데
어?
[사람들이 놀란다]
준비됐습니다, 생방송
아니, 뭐 얼마나 대단한 걸 먹겠다고
(피디1) 이런 데 식당도 없어 보이는구먼
- 죄송해요, 피디님 - (피디1) 예
(진주) 대신에 이번에 진짜 시청률 꼭 대박 나게 해 드릴게요
- (진주) 약속합니다 - (피디1) 아, 예, 그거는 뭐…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의미심장한 음악]
뭐야, 이게?
(피디1) 이게 뭡니까, 이게?
저 사람 지금 뭐, 뭐 뭐 하는 짓거리입니까, 저게?
보여 줘야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노크 소리가 들린다]
[흥미로운 음악]
[진주의 한숨]
저도 끼워 주십시오
(가온) 판사님
(진주) 김 판사
나 현장 봤어
몰랐다는 말로는 속죄 안 되는 거 알아
뭐든 할게
내가 할 수 있는 거 뭐든지 할게
정말 뭐든 할 텐가?
네, 부장님
(요한) 잘됐네
더 자연스럽게 됐어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피디1) 그래야겠네요
이런 거 보면서도
카메라 안 들이대면 방송쟁이도 아니죠
모여 봐!
- (스태프4) 무슨 일이에요? - (피디1) 낙현!
(피디1) 어, 너는 저기 가서 장비 좀 내려, 내려
저기, 미안합니다 계획 바꿔서 미안합니다
나 믿고 따라와 주십시오
(요한) 든든합니다
이제 재판하러 갑시다
(피디1) 재판이요? [요한이 가방 지퍼를 직 연다]
(가온) 이거 먼저 입으시죠
무대로 가야죠
[자동차 경적]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다가오는 발걸음]
(민성) 판사님
여긴 제가 맡겠습니다
부탁합니다
[삼단 봉을 탁 편다]
(피디1) 야, 카, 카메라 팀 지금 다 올라갔지? 옥상에
네, 지금 옥상에 올라와 있습니다
(피디1) 오케이, 조심하고
자, A 팀은 우리 판사님들 위주로 잡아 줘
그리고 B, C 팀은 현장 디테일하게 잡아 주고
(스태프1) 자, B, C 현장 위주로 크게 디테일하게
(피디1) 나는 강 판사님 위주로 따라갈 거야
발전차 언제 온대?
아, 그, 발전차는 너무 급해 가지고…
[무거운 음악] (피디1) 아이씨, 해 떨어지는데 아이, 내가 책임진다니까?
야, 잠, 잠시만, 잠시만 [카메라 조작음]
(요한) 여러분
여러분!
[소란스럽다]
여러분!
(요한) 국민 여러분
여기는 형산동 긴급 구호 현장입니다
어? 저게 뭐야?
보시다시피 이게 진실입니다
[TV 속 현장이 소란스럽다]
(여자4) 어머, 어머, 저거 진짜야?
(요한) 그동안 여러분이 보신 영상은 모두 거짓입니다
정부는 진실을 숨기고
국가 폭력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중세) 지금, 지금, 박 회장
지금 뭘 내보내고 있는 거예요, 뭐를!
(중세) 어어, 정신이 있어?
아이, 그, 그게 아니고 좀…
헛소리하지 마시고 빨리!
당장 중지시켜요
(중세) 당장! 빨리
아유, 씨
죽창한테 연락해서
강요한 빨리 정리하라 그래
(중세) 알겠죠?
아, 뭐 해요? 나라의 녹을 먹었으면 좀 일을 해!
(경호원) 예!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요한) 국민 여러분 [의미심장한 음악]
모두 DIKE 앱을 열어 주십시오
그리고 심판해 주십시오
[남자들이 소리친다]
[남자들이 위협한다]
(남자5) 던져!
[남자들이 성낸다] [진주의 놀란 신음]
[남자들이 돌을 탁탁 던진다]
(진주) 아, 조심해
여러분의 이웃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죽어 나가고 있습니다
보고만 계실 겁니까?
[분한 숨소리]
(요한) 정부는 여러분의 눈을 가리고 있습니다
이제 눈을 뜨십시오
(경비원1) 문 여세요, 문!
문 열어요, 방송 중단…
[남자들의 힘주는 신음]
[남자들의 힘겨운 신음]
(경비원2) 아직도 문 못 열었어? 나와 봐!
(경비원1) 반응이 없습니다
(경비원2) [문을 쿵쿵 두드리며] 문 좀 열어요!
문 좀 열어요!
[경비원들이 소란스럽다]
[소란스럽다]
[분한 신음]
[소리친다]
[아파하는 신음]
[남자들이 좋아한다]
괜찮아, 가온아?
(요한) 괜찮아?
(가온) 예, 괜찮습니다
계속하십시오
[차분한 음악]
가온아
[타이어 마찰음]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진주) 감독님, 이쪽이요
(피디1) 이씨 조심하세요, 조심하세요
(남자6) 야, 이 새끼야! [남자들이 위협한다]
[남자들이 돌을 탁탁 던진다]
부장님
[노인2의 놀란 신음] (남자7) 안 됩니다
(노인2) 판사님이 돌에 맞으셨소
[사람들이 놀란다] (여자5) 판사님이 돌에 맞으셨대
[소란스럽다]
(노인2) 판사님!
야, 이 천벌을 받을 놈아!
- 이놈아 - (죽창) 아이씨
(남자8) 어유,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어르신, 가만히 계세요, 가만히 [노인2가 성낸다]
어, 할아버지…
- 저분… - (여자6) 어르신!
안 된다고
[죽창의 힘주는 신음] [노인2의 힘겨운 신음]
(남자8) 어르신
[사람들의 비명]
[사람들이 흐느낀다]
[사람들이 술렁인다]
강요한!
내려와!
(죽창) 내려와!
내려와!
내려와! 내려와!
내려와! 내려와! 내려와!
내려와! 강요한, 내려와!
김충식!
[쇠 파이프가 댕그랑 떨어진다]
[사람들이 흐느낀다]
이제 내려오셔야죠
(죽창) 네?
내려오세요
[한숨]
아니!
(중세) 방송국 전기랑 그 지역 전기를
다 끊어 버리면 되잖아
끊어 버려!
전기를 다 그냥 끊어 버려! [막대기가 툭 떨어진다]
[어두운 음악] [중세의 한숨]
농담 아니야, 해
[한숨]
와, TV 다 부숴 버려
방송국 새끼들 다 죽여 버려, 아주 그냥, 씨
[조명이 탁탁 꺼진다]
[TV 속 사람들이 흐느낀다]
[멀리서 사이렌이 울린다] [스크린이 탁탁 꺼진다]
[조명이 탁탁 꺼진다]
[버튼을 탁탁 누른다] [조명이 탁 꺼진다]
[여자4의 의아한 신음]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남자9) 어? DIKE 앱으로 계속 나온다
(여자4) 어, 정말?
저기도 불이 나갔나 봐
(남자9) 아, 그러네
[의미심장한 음악] [사람들이 술렁인다]
(피디1) [작은 목소리로] 거기 조명 준비됐지?
오케이, 레디
잠깐만, 잠깐만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남자10) 우리도 휴대폰 꺼냅시다
[사람들이 동조한다]
(남자11) 뭐야? [남자들이 술렁인다]
(남자12) 야, 핸드폰 꺼!
(남자13) 야, 불 꺼! 불 꺼!
[남자들이 소란스럽다] [죽창의 웃음]
(죽창) 뭐, 뭐, 뭐
불 켜서 뭐?
뭐!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내가 신호 주면 조명 켜
(피디1) 레디
어둠은
고
[조명이 탁탁 켜진다]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발소리가 울린다]
(피디1) 오케이, 2번 레디
[의미심장한 음악]
(요한)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여러분!
(피디1) 고!
[조명이 탁 켜진다]
[남자9의 놀란 숨소리]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죽창) 뭐?
야!
[사람들의 함성]
[소란스럽다]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죽창) 놔! 이거 놔! 놔!
[죽창이 악쓴다]
[한숨]
징글징글한 새끼다, 진짜
[한숨]
(피디1) 고생하셨습니다, 예 [사람들이 저마다 인사한다]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타이어 마찰음]
가온아!
(수현) 가온아
수현아, 여기 어떻게 왔어? [수현의 가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저기…
[철컥]
[총성]
[무거운 음악]
[총성] [사람들의 놀란 신음]
(피디1) 아, 뭐야?
[가온의 놀란 신음]
(가온) 수현아
수현아 [힘겨운 숨소리]
[가온의 당황한 신음]
[말을 더듬으며] 아, 수, 수현아
[진주의 놀란 신음]
[가온이 울먹인다] [차분한 음악]
수현아
[힘겨운 신음]
아, 수현, 수, 수현아, 수현아
아, 안 돼, 안 돼
안 돼, 수현아
[힘겨운 숨소리]
안 돼, 안 돼
다쳤어?
안 돼
(가온) 수현아, 안 돼
다치지 말라니까 왜 다치고 그래
(가온) 안 돼
[가온이 흐느낀다] 울지 말라니까
(수현) 다치지 마, 가온아
(가온) 수현아, 안 돼, 안 돼
안 돼
수현아
가, 가온아, 사랑해
(수현) 사랑한다
(가온) 수현아
수현…
수현, 수현아
수현아, 수현아
[가온이 울부짖는다]
수현아! 아, 안 돼, 수현아
수현아
수현아…
[울부짖으며] 살려 주세요!
아,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수현아
[진주와 가온이 흐느낀다]
수현아, 수현아
[감성적인 음악]
(요한) 지옥 같겠지
나도 안다 그 속에 살고 있으니까
(가온) 이 재판을 멈추려고 하는 자들이 있다면 [카메라 셔터음]
그들이 바로 범인입니다 [중세의 한숨]
[카메라 셔터음] (선아) 꼬리부터 잘라야죠
설마 미련이라도 남은 거 아니시죠?
(가온) 사람들을 싸우게 만들려면
희생자의 피가 필요해서?
(선아) 강요한이 진짜 원하는 건 저겁니다
공포
(정호) 수현이를 누가 죽였는지 확실하냐는 말이다
목숨값은 목숨으로!
(요한) 사형을 제안합니다
.악마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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