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영 14
[설레는 음악]
[해영의 행복한 탄성] [도경과 해영의 옅은 웃음]
[해영의 행복한 탄성]
[도경과 해영의 웃음]
[난처한 신음]
[함께 웃는다]
[해영의 웃음]
[옅은 웃음]
[해영이 숨을 하 내뱉는다]
박도경 마약이다
다 나았어
[도경의 옅은 웃음] (해영) 열도 뚝 떨어지고
[웃음]
[뽀뽀를 쪽 한다]
고생했어
(해영) 고생했어 [도경의 옅은 웃음]
우리 둘 다 고생했어
그쪽에서 밀고 들어오지 않았으면 우린 끝났을 거야
고마워
대충 사과하다 돌아설 줄 알았는데
[도경의 힘겨운 신음] [애잔한 음악]
생각해 봤어
내가 만약에 죽는다면
죽는 순간에 이 타이밍을 되돌아본다면
결론, 아무것도 아니다
잴 필요 없다
마음이 원하는 만큼 가자
아끼지 말고 가자
그 말 좋다
'마음이 원하는 만큼 가자'
'아끼지 말고 가자' [도경의 옅은 웃음]
내가 아는 남자들은 다 치사했어
(해영) 짱보는 남자들, 재는 남자들
자기가 망한 거 쪽팔려서 여자를 차 버리는 남자들
뚝심으로 저벅저벅 밀고 들어와
나를 감동시키는 남자들이 없었는데
감동이 메말라 있었는데
환장하게 좋다, 지금 [도경의 옅은 웃음]
[함께 웃는다]
앞으로 재는 거 눈에 보이면
- 죽여 버릴 거야 - (도경) 죽여
(해영) 이랬다저랬다 하면 가만 안 둘 거야
이랬다저랬다 안 해
(해영) 난 이랬다저랬다 할 거야
(도경) 해, 그래도 돼
[해영과 도경의 옅은 웃음]
[풀벌레 울음] [설레는 음악]
[도경과 해영의 옅은 웃음]
[도경의 옅은 웃음]
[해영의 옅은 웃음]
[해영의 아쉬운 신음]
(해영) 안 돼
[문소리가 철컥 들린다]
[새어 나오는 웃음]
[해영의 행복한 탄성]
[해영의 웃음]
[해영의 행복한 탄성]
[해영의 행복한 신음]
[해영의 설레는 탄성]
[인형에서 웃음소리가 흘러나온다]
[해영의 웃음]
[해영의 설레는 신음]
[해영의 행복한 탄성]
[인형에서 연신 웃음소리가 흐른다] [해영의 웃음]
[해영의 웃음 참는 신음]
[탄성] [손으로 몸을 탁탁 친다]
[현관문이 달칵 닫힌다] [덕이의 다급한 숨소리]
[도어 록 작동음]
[경수의 말리는 신음] (덕이) 어디 갔다 왔어? 어디 갔다 왔어!
어디 가서 죽었나 병원 옥상으로 뛰고 계단으로 뛰고
어디 갔다 왔어!
아이, 뭐, 다 나았으니까 집에 왔지
집에 가면 간다는 말을 하고 가야 될 거 아니야!
아, 안 보이길래 그냥 왔지
[덕이의 답답한 한숨] [경수의 깊은 한숨]
[덕이의 못마땅한 신음]
젊은 년, 약발도 잘 받아
[문이 드르륵 열린다]
[문이 드르륵 닫힌다]
(순택) 보였던 영상에선 그냥 헤어지고 끝이었는데
사귀는 거로 변했...
그럼 달라진 거네?
달라진 거잖아!
야, 도경아, 도경아! [순택의 웃음]
야! 축하한다, 축하해! 어, 어?
야, 박도경! 인간 승리다, 인마! 어?
[순택의 힘주는 신음] [순택의 웃음]
네가 운명을 바꿨어!
[순택의 힘주는 신음]
[순택의 웃음]
(순택) 근데 표정이 왜 그래, 어? 너무 시크한 거 아니야?
더 좋아야 되는 거 아니야?
[순택의 웃음]
사랑하지 않고 떠나는 거보다
마음껏 사랑해 주고 떠나는 게
그 여자한테 훨씬 행복한 거겠지?
(순택) 떠나? 왜 떠나? 누가 떠나?
[의미심장한 음악]
네가 왜 죽어? 달라졌는데 네가 왜 죽어!
(순택) 야, 그땐
그땐 그 여자를 놓쳤었고
그래서 죽으면서 후회했고
근데 그 여자랑 사귄다며?
그럼 바뀐 거잖아
앞이 바뀌었는데 뒤가 안 바뀌고 배겨?
이래서 예정설에 구멍이 있고
유명한 예언가들 예언이 중간중간 다 틀리는 거야
마음이 하는 일을 못 당해
사랑이 하는 일을 못 당해
'러브'! [순택의 웃음]
왜? 걱정되냐, 어?
사랑하는 여자 두고 떠날까 봐?
이제부터 네가 할 일은 하나다
발에 땀 나게
사랑해라
좋겠다! 이씨 [순택의 웃음]
[순택의 장난스러운 탄성]
[순택의 설레는 신음]
[새들이 짹짹 지저귄다]
[메시지 수신음] [도어 록 작동음]
[휴대 전화 조작음] (도경) 뭐 해?
(해영) 출근 중
집에서 막 나왔음, 그쪽은?
- (도경) 나도 출근 중 - (해영) 어, 깜짝이야
[설레는 음악]
(해영) 놀랐잖아요!
(해영) 아유, 씨
아침부터 보니까 겁나 좋네
타, 태워다 줄게
[해영의 탄성]
(해영) 나 못 할 짓이 없을 거 같아
살인도 할 수 있을 거 같아 [해영의 웃음]
(도경) 정신 차려
(해영) 한 놈만 찍어 봐, 죽여 줄게, 진짜로
[해영의 웃음]
[기어 조작음]
[문이 달칵 열린다]
[수경의 옅은 신음] [문이 달칵 닫힌다]
(진상) 아유, 알았어요, 엄마, 걱정 마 [훈의 피곤한 신음]
아유, 안 하지, 그럼, 오케이
'아이 러브 유' [진상의 웃음]
[흥얼거리며] 아, 루프톱 파티, 어, 루프톱 파티, 어
[진상이 계속 흥얼거린다] (훈) 형은 아직도 세 살이다
눈뜨자마자 아침부터 춤추는 남자는 세 살 이후에 없다
(진상) 좀 물어봐 줘라, 왜 그런지
[진상이 계속 흥얼거린다] (훈) 귀찮아, 그냥 말해
나 대박 난다!
내가 진짜 끝내주는 꿈을 꿨는데
(진상) 아, 이거 엄마가 말하지 말랬는데
둘만 알아, 어?
엄마가 그러는데 이거 진짜 대박이래
대박!
아, 나 평소에 꿈 진짜 잘 안 꾸는데
태어나서 이렇게 선명하게 꿈꿔 본 적?
아, 진짜 또 처음이야 [진상의 옅은 웃음]
(훈) 뭔 꿈 꿨는데?
[헛기침]
하늘에 별들이 [반짝이는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금가루를 뿌린 것처럼 반짝반짝거리는데
이게 갑자기 막 움직이면서 물고기 모양을 만드는 거야
(진상) 근데 이게 막 살아서 꿈틀대는 것처럼 [물방울 소리 효과음]
팔딱팔딱, 팔딱팔딱거리는데 [익살스러운 효과음]
이게 그냥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걸
내가 냉큼 가서 두 손으로 받았지 [익살스러운 효과음]
(수경) 받았어, 정확히? 떨어트리지 않았고?
(진상) 아이, 그럼 내가 받았어 [수경의 놀란 신음]
정확히 두 손으로
어디서 초를 치려 그래, 쯧
[수경의 벅찬 숨소리]
아무튼 꿈에서 깨 가지고 눈을 탁 떴는데
쓰읍, 뭐랄까? 기분이...
막 설레면서도 여기가 착 가라앉는 게
신의 목소리를 들은 느낌 [수경의 벅찬 신음]
'이제 너의 때다'
- (훈) 오천 원 줄게, 팔아 - (진상) 미친놈
팔지 마, 그 꿈
(수경) 억을 줘도 팔지 마
(진상) 아, 당연히 안 팔지!
법무부 장관 될 꿈이라는데
[진상의 신난 웃음]
[진상이 흥얼거린다]
[진상의 신난 탄성] (훈) 아유, 아침부터 밥상머리에서 진짜!
[진상의 웃음]
(진상) 이따 저녁에 만나 내가 맛있는 거 사 줄게
스테이크 끝내주는 집 있어
아, 진짜 누나는 나 없었으면 서러워서 어쩔 뻔했냐?
이렇게 챙겨 주는 사람도 없고, 어?
그러니까 식구들한테 그냥 빨리 얘기해
어차피 배불러 오면 다 알게 될 거
어, 그 사람한테는 얘기했어? 그 브라질
왜?
뭐야, 설마 그 브라질 연락처도 몰라?
[수경의 옅은 한숨]
아, 이메일 이런 것도 모르고?
아나, 이 자식 진짜...
그 사람 인적 사항 줘 봐 내가 바로 알아봐 줄게
그 사람 아니야, 애 아빠
뭐? 그건 또 뭔 소리야?
그 사람 아니라고, 애 아빠
아, 그러면 누나가 그 사람 말고 남자가 또 어디 있다 그래?
뭐야? 서, 설마...
- (진상) 원나이트? - 신경 꺼
[타이어 마찰음]
[기어 조작음] [진상의 황당한 한숨]
(진상) 오 마이 갓
아, 원나이트야, 진짜로?
(수경) 신경 끄라고
(진상) 와...
(수경) 어차피 혼자 키울 거
애 아빠는 나만 알고 있는 게 맞아
브라질 그 남자 아니니까
괜히 멀쩡한 남의 가정 분란 일으키지 말고
쓸데없이 애 아빠 아는 척 떠들고 다니지 마
그리고 [진상의 속상한 한숨]
- 나 이민 갈 거야 - (진상) 뭐? 아, 왜? [애잔한 음악]
한국에 살면 다들 애 아빠는 누구냐
(수경) 그딴 거로 피곤하게 만들 거고
애한테도 알게 모르게 눈치 줄 거야
이민 가서 혼자 조용히 키우는 게 맞아
(진상) 아, 서럽게 외국 나가서 혼자 애를 어떻게 키운다 그래?
그냥 한국에서 키워
도경이도 있고 나도 있고 십시일반으로 같이 키우는 거지
아이, 그리고 또 내가 대박 난다고 누나 모른 척하겠어?
그냥 한국에서 키워 가기는 어디를 가?
- 아, 시끄러워, 됐어 - (진상) 아, 누나야말로 됐어
늦었어, 가자
(진상) 도착
[수경의 옅은 웃음]
(진상) 누나, 이따 저녁에 봐, 어?
힘내고, 파이팅!
[애잔한 음악] (수경) 너의 아이를 가졌다고 하면
넌 아마 쓰러질 거고
우린 되게 어색해질 거고
평생 비밀로 간직하고 나 혼자 키우는 게 맞다 싶다
[옅은 한숨]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진상의 옅은 한숨]
(수경) 우린 그냥 이렇게 누나 동생으로 쭉 가자
[기어 조작음] [한숨]
고맙다, 태몽 꿔 줘서
기억해 둘게
별, 물고기
[기어 조작음]
[수경의 옅은 웃음] (수경) 재밌다
설명하지 않아도 돼
남녀가 붙었다 찢어졌다 하는 거
해 떴다, 비 왔다 하는 거랑 같지, 뭐
우리 안 찢어질 건데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안내 음성] 문이 열립니다
(수경) 찢어지지 마라, 절대로
축하해
[애잔한 음악]
[옅은 웃음]
[새들이 짹짹 지저귄다] [옅은 한숨]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덕이) 어머, 어머, 어머, 어머, 어머, 어머! [쿵 하는 효과음]
어머, 얘, 얘, 얘 미쳤나 봐 얘 미쳤나 봐!
여보! 해영이가 미쳤나 봐!
그게 뭔...
(덕이) 반에서는 1등이고요, 전교 2등요
500명 중의 2등요 [경수의 감탄하는 신음]
그럼요, 서울대 가야죠
네, 네, 들어가세요
[전화기 조작음] (경수) 아, 얻다 또 허게?
- (덕이) 동서네 - (경수) 아, 인자 그만혀!
(덕이) 아, 왜? [경수의 웃음]
맨날 서희 공부 잘한다고 자랑하는 거 내가 뭐, 하루 이틀 들어 줬어?
자기도 좀 들어 보라지 [경수의 옅은 웃음]
이런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을 거다 [전화기 조작음]
[통화 연결음] [경수가 연신 감탄한다]
(덕이) 나야, 저녁은 먹었어?
응
서희 모의고사 성적표 나왔어?
응, 아니, 아유, 우리 해영이가 그냥 아깝게 전교 1등을 놓쳤네
[초인종이 울린다] 내가 나가 볼게
성적표 바뀐 거 같은데
내일 줄게
(해영) 내일 학교 가서 줄게
(해영) 사인은
내가 받아서 줘도 될까?
(오해영) 그럼 나도 사인받아서 줄게
[애잔한 음악]
[풀벌레 울음]
[긴장한 한숨]
[초인종이 울린다]
[긴장한 한숨]
[다가오는 발걸음]
- (도우미) 아가씨 - (오해영) 네? [도우미가 말한다]
(오해영) 나 원래 전교에서 늘 1, 2등은 하는데
이번엔 공부 안 했어, 그냥 다 찍었어
엄마 또 이혼할 것 같다
[애잔한 음악]
[오해영 모의 한숨]
이 집에서 나가고 싶어
[훌쩍인다]
[정숙이 폭소한다]
(정숙) 어유, 어유, 배야
아, 그럼 그렇지, 말이 안 되지
'27번 오해영', 응?
'우, 미, 미, 양, 양, 미, 양, 우, 미' [정숙이 연신 웃는다]
난 또 괜히 철렁했네
해영이가 진짜 전교 2등 했는 줄 알고
[덕이가 그릇을 우당탕 놓는다]
[TV에서 방송이 흘러나온다]
- 그게 왜 철렁해? - (정숙) 네?
(정숙) 아, 그러, 그러게요 그게 왜 철렁했을까요?
괜찮아! 먹어!
(덕이) 염병
같은 이름인 애 둘을 한 반에 처넣고 [경수의 안타까운 한숨]
(정숙) 형님도 참 양심이 있지요
아, 맨날 전교 2, 300등 하는 애가
갑자기 어떻게 전교 2등을 한다고 그걸 단박에 믿어요?
당연히 성적표 바뀐 거지
[정숙의 웃음] [정숙이 손뼉을 짝짝 친다]
[덕이가 고무장갑을 팍 내던진다] [익살스러운 음악]
해영아, 너 때문에 아주 간만에 실컷 웃었다
아유...
[정숙의 놀란 숨소리] [단추가 딱 떨어진다]
[새들이 짹짹 지저귄다]
(덕이) 네가 그 오해영이니?
네
눈이 너무 크다
(덕이) 괜찮아! 공부가 뭐 대수라고
[잔잔한 음악]
(오해영) 그때 그런 예감이 들었어
평생 너한테는 질 거 같다는
사랑받고 큰 애들은 내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을 거라는
[다가오는 발걸음]
(안나) 이거 원 플러스 원이라서 하나 더 가져오셔도 돼요
(희란) 어유!
[현관문 종이 딸랑거린다] [현관문이 쾅 닫힌다]
내가 너 잡아먹는 줄 알았구나?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출입문이 달칵 열린다] [훈의 옅은 한숨]
[출입문이 달칵 닫힌다]
아침부터 왜 이렇게 기운이 없어?
오빠가
성공 못 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안나) 뭔데?
널 사랑해서 성공을 못 한다, 내가
(안나) 어떤 년이 꼬시는데? [흥미로운 음악]
힘 있는 년이 꼬시나 봐?
님 좀 짱인 듯, 촉 대따 빠르셈
(안나) 난 온몸으로 촉을 느껴
온몸이 촉수야
어이구, 기특해라 [안나의 옅은 웃음]
여자가 그냥 꼬셔도 안 넘어가기 힘든데
[애교 섞인 말투로] 출세시켜 준다 그래도 안 넘어가셨어요?
[안나의 애교 섞인 신음]
'굿 보이'
자!
소시지 먹어
[출입문이 달칵 열린다]
(안나) 어서 오세요!
(훈) 내가 너도 사랑하고
성공도 하면
[익살스러운 효과음]
[깨갱거리는 효과음]
[깨갱거리는 효과음]
[훈의 옅은 신음]
[옅은 한숨]
(감독) 어떡하냐? 내일 보리밭 밀어 버린대
우리도 지금 급하게 촬영 내려가는 중이야
- 내일 언제 미는데요? - (감독) 내일 아침에 밀어 버린대
(감독) 아유, 정말 스케줄 관리도 못하고, 정말, 씨, 쯧
(스태프1) 죄송합니다 [감독의 한숨]
어떡할래?
우리야 너도 와 주면 고맙지만
꼭 오란 말은 못 하겠다, 야
그냥 다른 데서 소리 딸 수 있으면 따 보고
(감독) 어, 오케이
[상석의 옅은 한숨]
(상석) 저, 그냥 가죠
거기 아니면 고창까지 가야 되는데
거기도 다음 주에는 민대요
(기태) 아이, 그냥 두지 보리밭을 왜 밀어? 이쁜데
- (상석) 수확 안 하냐, 인마? - (기태) 관상용 아니었어?
(상석) 어유, 씨
오늘 갔다가 오늘 올 수 있는 스케줄이야?
[한숨]
언제 오는데요, 그럼?
[놀라며] 내일?
[익살스러운 음악]
[작은 소리로] 말이 돼요, 내일이?
그럼 내일까지 못 본다고?
[해영의 한숨]
쯧, 어쩔 수 없지, 뭐
일이 먼저지
그래요
내일 봐요
(해영) 내일까지 내가 살아 있으면 보는 거고 [피식 웃는다]
그쪽 보고 싶어서 안달 나서 죽었으면 못 보는 거고
어디 내일까지 살아 있나 봅시다
끊어요 [휴대 전화가 탁 떨어진다]
[해영의 서러운 신음]
[성진의 한숨]
[통화 종료음]
[옅은 한숨]
어, 왜?
- (도경) 부탁 있어 - (수경) 뭔데?
(도경) 오해영 대리 외근 내보내
나가서 바로 퇴근하는 거로 하고
까불지 마
- (도경) 안 되나? - (수경) 안 돼
- (도경) 한 번만 - (수경) 아, 됐어
(도경) 앞으로 내가 잘할게 [익살스러운 음악]
이 개띨빵 새끼!
[입소리를 쩝 낸다]
[휴대 전화 조작음]
까불고 있어
[통화 종료음] [입소리를 쯧 낸다]
(상석) 안 된대요? [도경의 옅은 한숨]
[고민스러운 숨소리]
[상석이 숨을 후 내뱉는다]
- (기태) 아... - (상석) 안녕하세요
[기태가 숨을 후 내뱉는다]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린다]
[직원들이 시끄럽게 떠든다] [해영의 옅은 웃음]
(해영) 오늘 이거 누가 쏘는 거야?
(문학) 내가 쏘는 거야, 그거 얼마 한다고...
[해영의 탄성] [직원들의 옅은 웃음]
(해영) 저기
[해영의 애교 섞인 신음]
나랑 놀려면 오늘 놀아야 될 거야
내가 오늘밖에 시간이 없거든
내일부터는 내가 영원히 바빠
죽을 때까지 바빠
(문학) 바빠서 좋겠다, 자, 받아먹고
하나는 입에서...
(상석) 수고가 많으십니다
오해영 씨?
(문학) 여기 있는데요
- (상석) 오해영 씨? - (해영) 예, 전데요
[상석의 헛기침]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상석의 옅은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상석) [한숨 쉬며] 서부 경찰서에서 나왔습니다
씁, 핸드폰 번호가 072 11...
- (기태) 1131 - (상석) 응, 그래, 고마워
(상석) 1131 맞죠?
(해영) 예, 맞는데...
(상석) 정보 통신 관리법 위반 혐의로 같이 서에 가 주셔야 할 거 같습니다
[성진의 의아한 신음] - (상석) 고 형사, 연행해 - (해영) 예?
(문학) 그래도 잡아가시는 건 아니죠
[직원들이 술렁인다] - (찬주) 대리님... - (성진) 아니, 오 대, 오 대, 오 대리
(해영) 이거 저 아닌 거 같은데요
- (해영) 저 나쁜 짓 한 적 없거든요 - (기태) 예, 압니다
(해영) 아, 저희 회사에 오해영이 둘인데 그것도 아세요?
- (기태) 예, 그것도 압니다 - (해영) 아, 그, 그러시구나
[해영의 당황한 신음] [직원들이 저마다 외친다]
[직원들의 당황한 신음] (문학) 찬주야, 이거 먹을래?
- (찬주) 아이, 좀! - (성진) 진짜 뭐라는 거야, 이 자식 [우성이 거든다]
- (문학) 아이, 뭔가 잘못을 했... - (성진) 아, 조용히 안 해? [찬주의 걱정스러운 신음]
[휴대 전화 벨 소리]
여보세요
어, 오, 오해영, 어떻게 된 거야?
(해영) 누가 내 이름으로 나쁜 짓 했나 봐요
어떤 놈인지, 진짜, 이씨
(상석) 핸드폰 하지 마시고요 끄시는 게 좋겠습니다
(기태) 거, 쓰면 쓸수록 범죄에 연루되는 거예요
거, 알고 써요, 그거, 어?
쓸 때마다 돈 턱턱 나가고 있어요
(해영) [놀라며] 이따 전화할게요
[휴대 전화 종료음] 저기, 그냥 와서 받는 건데도 돈이 나가요?
네, 벨 울릴 때마다 나가요 [해영의 놀란 숨소리]
[경쾌한 음악] (해영) 이씨...
저기, 제 핸드폰 언제부터 이런 거예요?
요금 얼마나 나왔어요? 이거 다 구제되는 거죠?
[기태의 당황한 신음] (해영) 제가 돈 다 무는 거 아니죠?
통신 회사에 범죄 소명하면은 어, 다 까 주는 거죠, 이거?
(기태) 잠깐만, 잠깐만! 아, 거, 말 진짜 많네, 거, 되게...
시끄럽다, 이 여자, 어?
거, 입 좀 이렇게
- (기태) 어느 안전이라고... - (상석) 씁, 고 형사
(기태) 어? 저기 범인이 있는 거 같은데
어, 있다, 있다 저놈들 맞다, 저거, 저거
저 모자 쓴 놈이 제일 나빠 성격도 제일 더럽고, 응
- (상석) 고 형사... - (기태) 어
(이준) 안녕하십니까!
(훈) 늦었는데 빨리빨리 좀 오지?
아유, 경부 탈 거야, 중부 탈 거야?
[해영의 다급한 신음]
- (도경) 어떻게 데리고 나왔냐? - (기태) 아유, 다 방법이 있죠
(도경) 수고했다
(해영) 놀랐잖아요!
(훈) 자, 운전하는 놈 빼고 모두 취침
- (상석) 취침 - (기태) 뭐야, 말이야, 방귀야?
(기태) 넌 자지 마!
[밝은 음악] [도경과 해영의 옅은 웃음]
[배우의 힘주는 신음]
(배우) 이랴
[기태의 힘겨운 신음]
[해영과 도경의 옅은 웃음]
(감독) 바람도 불고, 하늘이 돕는다, 야
우리 영화 대사 거의 없는 거 알지?
음향이 다 말아 줘야 돼
너만 믿는다
먼저 갈게, 다음 장소에서 보자
[도경이 대답한다] (스태프2) 자, 다음 장소 만리포 해수욕장이고요
시간이 없으니까 빨리빨리 이동할게요
[설레는 음악]
(상석) 저희끼리 갔다 올게요 걱정 마시고 노세요
- (상석) 마치고 모시러 올게요 - (도경) 수고해라
- (이준) 즐거운 시간 보내십시오! - (상석) 즐거운 시간 보내십시오
(기태) 근데 여기다 내려 준 건 좀 그렇지 않나?
어디 시내 같은 데 좀 들어가서
편하게 누워서 쉴 수 있는 데 그런 데가 좋지 않나?
[기태의 음흉한 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기태가 손가락을 뽁뽁거린다] - (훈) 이 새끼야 - (기태) 아...
(상석) 아유, 진짜, 입이, 입, 입, 입이 방정 [기태의 아파하는 신음]
입이 방정이야, 아유, 진짜 [차 문이 드르륵 닫힌다]
[기태의 장난스러운 웃음] 자, 자, 자, 자, 출발!
[설레는 음악]
가
아, 아무도 없고
진하게 한 번만 안아 보자
(해영) 자!
[해영의 옅은 웃음]
[해영의 탄성]
(도경) 대낮이다
- (해영) 치... - (도경) 가
대낮이 뭐?
(해영) 내가 뭐, 뭐 하쟀어?
[해영의 옅은 웃음]
[한숨]
[무거운 음악]
[옅은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찬수) 오래 기다렸지?
연락하고 오지
아침부터 세관에서 들어와라 마라...
(태진) 야, 사무실도 확장하고 내가 있을 때보다 훨씬 잘되는 거 같다
(찬수) 호사다마라고 너 그렇게 되고 얼마 안 가서
유럽 쇼핑몰 사이트에서 팔리기 시작하더라
꿈쩍도 안 하던 은행들이 그거 보고 서로 자기들 돈 갖다 쓰라고
[옅은 웃음]
그렇게 대출 좀 해 달라고 빌 때는 쳐다도 안 보던 것들이, 어?
(태진) 나 이제 뭐 하면 되냐?
나 뭐 하면 돼?
[무거운 음악]
(찬수) 천천히 해, 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
해영 씨랑은 잘 풀었어?
쉽게 풀어져? [태진의 옅은 한숨]
풀고 말고 할 게 뭐 있냐? [찬수가 피식 웃는다]
(찬수) 내가 설마 네 자리 안 주겠냐?
같이 고생한 사이인데
해영 씨 먼저 챙기고 얼른 결혼 먼저 해
괜히 일한다, 어쩐다 또 오해영 씨 서운하게 하지 말고
그게 순서 같다
나가자, 밥 먹자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전원이 꺼져 있어 삐 소리 후...
[성진의 답답한 신음]
[성진의 초조한 숨소리] [휴대 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성진) 아, 예, 그, 거기 서부 경찰서죠?
아, 예, 예, 그, 오해영요, 오해영, 네
아니, 아까 분명히 서부 경찰서에서 나왔다고 그러면서
그쪽에서 두 분이 데리고 갔는데?
[익살스러운 음악]
[성진의 초조한 한숨]
(형사1) 우리 쪽 사람들 아닌데
(성진) 아, 아, 아, 아니에요?
아이참... [휴대 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어, 어, 그... 형사 아니래
(성진) 어, 아, 아니래, 형사
- (형사1) 저 차 확대되죠? - (직원) 예
[형사들의 기가 찬 웃음] (형사1) 이 자식들 선수인데?
(성진) 서, 서, 선수...
차량 번호 안 보이게 잘 들어오고 잘 나간다
어, 그, 그러면 어, 어떡하죠?
[초인종이 울린다]
[덕이의 힘겨운 신음]
(형사1) 여기, 실례합니다, 경찰입니다
오해영 씨 댁이죠?
(형사1) 오해영 씨가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납치를 당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추적 중입니다
[익살스러운 음악] [쿵 하는 효과음]
(덕이) 저...
오해영이 둘인데
우리 해영이 말고 오해영이 또 있는데
[쿵 하는 효과음]
[형사1의 놀란 신음]
- (형사1) 어, 아주머니 - (형사2) 아주머니
- (형사1) 정신 차리세요 - (형사2) 괜찮으세요?
(형사2) 아주머니
[멀리서 개들이 왈왈 짖는다] (해영) 초저녁 시골 마을의 개 짖는 소리
이 시간에 듣는 이 소리가 제일 좋아
음...
한겨울 아침에 이불 속에서 듣는 눈 치우는 소리도 좋고
드르륵, 턱턱
[잔잔한 음악] [옅은 웃음]
(해영) 응, 오후 4시쯤
어린 남자애가 언덕길을 내달리는 발소리
탁탁, 탁탁, 탁탁
[새들이 짹짹 지저귄다]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또...
오르골 소리 [맑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해영의 옅은 웃음]
예쁘다, 소리
(해영) 그리고 듣고 싶은 소리도 있어
그쪽이 내 이름 불러 주는 소리
한 번도 '해영아'라고 부른 적 없어
'해영아'는 아직
내가 아니라 걔인 거지?
어, 미안해요 [멋쩍은 웃음]
괜히 또 따진다, 구질구질하게
그럴 수 있지, 뭐
오랫동안 다른 사람으로 불렀던 이름인데
(도경) 네가 그렇게 생각할까 봐 못 불러
네 이름 부른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봐
다른 오해영 생각하면서 부른다고 생각할까 봐
그럴 것 같긴 해
(해영) 근데 또 어쩔 수 없이 내 이름도 해영이야
그냥 불러 줘요, 내 이름
나도 그쪽 보면서 오해영 생각 안 할게
그쪽도 그냥 편하게
내 이름 불러 줘요
나도 부탁 있어
한태진이 나한테 어떤 짓을 해도 나서지 마
(도경) 그 사람이 어떻게 나오든 당해 주는 게 맞아
내가 백번 잘못했잖아
너까지 뺏었고
그러니까 내가 어떤 경우를 당해도
넌 나서지 마
넌 나 보면서 오해영 생각 하지 말고
난 한태진한테 죗값 달게 받고
그렇게 하자, 우리
그리고
앞으로 나한테 '그쪽'이라고 그만 불러
'저쪽'은 누구냐?
[피식 웃으며] 그럼 뭐라고 불러?
그거 있잖아, 그거
[잔잔한 음악] (해영) 뭐?
- (도경) 그거 - (해영) 뭐?
[갈대가 솨 소리를 낸다]
오빠
해영아
오빠
해영아
[작은 소리로] 오빠
(도경) [또박또박하게] 해영아
(해영) [애교 섞인 말투로] 오빠
[작은 소리로] 해영아
열 번 끝?
[옅은 웃음]
[해영의 놀란 탄성] [해영의 웃음]
[해영과 도경의 옅은 웃음]
[해영의 웃음]
- 눈 떠 - (해영) 응?
별 보라고
[도경의 힘주는 신음]
[황홀한 웃음]
[반짝이는 효과음]
우리 오늘 죽을래요?
너무 좋을 때 죽고 싶어
(확성기 속 경찰) 박도경 씨 [익살스러운 효과음]
박도경 씨!
왜 대답이 읎어? 거기 있는 거 다 아는디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시방 니들은 완전히 포위됐당께?
[익살스러운 음악] 뭔 연애 사업을 그딴 식으로 혀?
남의 보리밭에서
하루 종일 뺑이 쳤잖어!
거, 하던 거 대충 정리하시고 언능 나와유
언능 나와유!
[사이렌이 울린다]
[무전기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경찰이 입소리를 쩝 낸다]
(경찰) 아이고, 형사같이 생기긴 혔다, 으이
[경찰의 웃음] [기태의 옅은 웃음]
어, 그려, 그려, 그려, 응
공무원 사칭죄에 공무 집행 방해죄
큰일 났어, 이제 어쩔 겨?
[익살스러운 음악] (기태) 아이, 그러니까...
- (상석) 아, 한 번만 봐주세요 - (기태) 아유, 아유...
(기태) 박도경 미친놈, 진짜, 아... [경찰의 못마땅한 신음]
[상석의 걱정 섞인 신음] (기태) 아, 이거 큰일 났네, 이거, 아휴
(덕이) 이 염병할 쌍놈 것들이
나잇살이나 처먹어서 별 생지랄을 다 하고!
너 이놈의 계집애, 너
다리몽둥이를 분질러서라도 내가 집구석에 처박아 놓든가 해야지
내가 내 명에 못 살아!
(덕이) 이놈의 계집애가 이제 하다 하다 하더니
무슨 미친 짓을 다 하고 그냥
너 오늘 집에 들어오기만 해 봐 내 손에 죽을 줄 알아!
[씩씩거리며] 야!
[경수의 헛기침]
(도경)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쟤 너 가져라
[애잔한 음악]
(덕이) 너 가져
[경수의 당황한 신음]
줘, 그냥
(경수) 어유, 저...
아, 저기...
[경수의 난감한 한숨]
[문소리가 철컥 난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 어때? 죽이지? - (수경) 먹을 만해
아이, 그렇게 말하면 섭섭하지 이게 얼마짜리인데?
[진상의 기가 찬 웃음]
[진상의 놀란 신음]
(진상) 아, 미쳤어? 임신 중엔 파인애플 먹으면 안 되는 거 몰라?
아, 뭐 이렇게 상식이 없어? 좀 있으면 애 엄마 될 여자가
그거 다 루머야
루머든 아니든 가려서 나쁠 거 없잖아
(진상) 난 지금 집에 들어가고 싶어도
임신한 여자 있는 집에는 사람 들락거리는 거 아니래 가지고
못 들어가고 있구먼
인터넷 검색 좀 해 봐 뭐는 해도 되고 뭐는 하면 안 되는지
이제 시간 많잖아? 술도 못 마시고 [출입문이 달칵 열린다]
[옅은 웃음] [출입문이 달칵 닫힌다]
어, 쟤가 여기 웬일이야?
잠깐만 [출입문이 달칵 열린다]
[익살스러운 음악] [출입문이 달칵 닫힌다]
띠로리
아이, 어떻게 쟤들이 같이 들어와?
[여자1의 성난 한숨]
[여자2의 헛웃음] [문소리가 달칵 난다]
뭐야, 쟤네는 또?
얘네 왜 이래? 이거 뭐야?
[진상의 당황한 신음]
나 신경 쓰지 말고 일 봐요
(수경) 난 그냥 먹으러 왔으니까 [진상의 멋쩍은 신음]
(여자1) 아시는구나? 이 인간이 어떤 인간인지
알아요, 일 보세요
[흥미로운 음악]
(여자1) 핸드폰에서 봤어
내 이름 뭐로 저장해 놨을까
'달링'일까? 그냥 내 이름일까?
[진상의 멋쩍은 헛기침]
'월'이더라, '월'
'월'이 뭘까? [진상의 초조한 한숨]
근데 '화'도 있고 '수'도 있더라?
'월, 화, 수, 목, 금, 토'
아, '일'은 없던데
하루는 쉬나 보지? [진상의 한숨]
어때? 월, 화, 수, 목, 금, 토 한꺼번에 보는 기분이?
[진상의 난감한 숨소리]
어떻게 끝낼까 하다가 그냥 끝내기는 좀 뭐하고
우리 여섯이 힘을 합쳐서 패 볼까 하는데
[여자2의 옅은 웃음]
[진상의 당황한 웃음]
[풀벌레 울음]
(진상) 아니, 지, 진짜로?
아이, 우리 한 명씩 얘기로 풀 수 있잖아, 지금
아, 왜들 그래, 진짜? 이거 아니잖아, 정말!
(수경) 뻐꾹뻐꾹
[흥얼거리며] 손대지 말고 그냥 가라
손 더럽힐 거 뭐 있니?
변호사라고 껌뻑 죽은 너희들 탓도 있잖아
(여자1) 왜 끼시는데요, 아줌마가 뭔데?
(수경) '마드무아젤', 아가씨
'일'이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디망슈'
[여자1의 어이없는 한숨]
일요일은 나랑 지낸다
같이 산다
[익살스러운 음악] [진상의 당황한 신음]
- 결혼도 했니? - (진상) 아, 아니, 아니, 아니
(진상) 겨, 겨, 결혼은 아니고...
(수경) 인생 선배로서 조언하는데
간판 보지 말고
명함 보지 말고 돈 보지 말고
성품 보고 남자 만나
어, '울랄라'
[여자1의 성난 숨소리] 됐다
성품이 돼야 성품을 볼 줄 알지
[여자1의 기가 찬 숨소리] 그래! 계속 간판 봐라
계속 간판 보고 계속 이딴 놈 만나, 파이팅!
[여자1의 헛웃음] [수경의 웃음]
(여자1) 이게 진짜, 씨
[익살스러운 효과음] [수경의 아파하는 신음]
(수경) 언니, 아, 무서워요
[흥미진진한 음악] [여자1의 놀란 신음]
계집애처럼 이게 뭐니?
[수경이 여자1을 퍽 찬다] [여자1의 아파하는 신음]
[여자3의 아파하는 신음]
[여자들의 비명]
[여자4의 비명]
[놀란 신음]
(수경) 얍, 태권! [겁먹은 신음]
[수경의 기합]
[휙 하는 효과음]
[후련한 한숨]
[진상의 옅은 웃음]
(진상) 생큐, 한 방에 다 정리하셨네
역시 여자는 여자가 잡아야 돼, 그렇지?
[어색한 웃음]
[진상의 멋쩍은 헛기침]
아, 이거 또 언제 요일별로 다 세팅하나?
[진상의 어색한 웃음]
[진상의 멋쩍은 헛기침]
미안해
(수경) 진상아
난
너 고등학교 때 생각하면 다 이뻤던 거 같아
교장 선생님 돌아가셨다고 집에 와서 통곡할 때도 이뻤고
폐지 줍는 할아버지 대신에 리어카 끌고 동네 돌 때도
진짜 이뻤어
도경이랑 공부할 때도
나 늦으면 꼭 둘이 같이 버스 정류장에 나와 있었다
[수경의 웃음]
내려서 너희 둘 보면 '아이고, 참 이쁘다'
[웃으며] '좋다' 싶었어
[애잔한 음악]
고등학교 때 너 생각하면
다 이뻤던 거 같아
갑자기 왜 이렇게 변했는지
너만 알겠지
뭔가 있었겠지?
근데 진상아
너 되게 괜찮은 애다?
[멋쩍은 숨소리]
아이, 왜 그래, 갑자기?
눈물 나려 그러게, 참 나...
이제 자학 그만하고
(수경) 사랑하는 사람 만나서 차분하게 결혼 생활 하고
그리고
법무부 장관 꼭 돼
(수경) 아이한테는 네가 아빠라고 말하지는 않을 거지만
그래도 어딘가에 있을 아이 아빠가
좀 괜찮은 사람이었으면 한다
부끄럽지 않은 멋진 아빠
(TV 속 개그맨) 오늘 어떤 리액션을 하시겠습니까?
여기 입사 동기인 두 남자가 있습니다
먼저 실패한 직장인의 실패한 리액션 갑니다 [현관문이 철컥 열린다]
[TV에서 방송이 계속 흘러나온다]
[현관문이 철컥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방문이 달칵 열린다]
[방문이 달칵 닫힌다]
[경수의 헛기침]
(덕이) 미친년
저것들 어쩌려고 저러나 몰라
(경수) 그냥 둬 봐
억지로 뜯어 놓는다고, 쯧 될 거 같지도 않고
[답답한 한숨]
- (종업원) 치킨 나왔습니다 - (진상) 아유, 감사합니다
(진상) 아, 여기, 아, 여기 배달은 안 되죠?
네, 죄송해요
아이, 뭐, 맛있으면 어디든 못 가겠어요?
동네에서 걸어서 10분인데 수고하세요
(종업원)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수경이 숨을 하 내뱉는다]
[문소리가 달칵 난다] (진상) 아, 내가 변호사 되고
박도경 빼낼 줄은 진짜 꿈에도 몰랐다
아, 근데 그 여자 매력이 대체 뭐야?
쟤 완전 훅 간 거 같아
(훈) 내가 오늘 같이 있어 봤는데 시끄럽더라, 엄청 시끄럽더라
쟤 시끄러운 여자 싫어하잖아?
[한숨 쉬며] 그러니까 뭔가 다른 게 어마어마한 게 있는가 봐
아, 그게 뭐야? 그 여자 매력이?
당사자한테 물어봐라
(진상) 아이고, 쟤가 퍽이나 그런 거 얘기해 주겠다
(훈) 아이, 개진상, 입 대고 마시지 말랬지!
(진상) 아, 내 입이 네 입보다 더 더럽지는 않지
(훈) 개진상, 컵 갖고 와 [진상의 장난스러운 웃음]
컵 갖고 와, 컵 갖고 와, 컵 갖고 와 [진상의 힘겨운 신음]
- (진상) 싫은데, 싫은데 - (훈) 컵 갖고 와, 컵 갖고 와!
(훈) 컵... [익살스러운 효과음]
[훈의 놀란 탄성] [익살스러운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훈의 놀란 탄성]
(수경) 다시 말해 봐
[훈의 힘겨운 신음]
[훈의 괴로운 신음]
'개진상'?
한참 어린놈이 위아래도 몰라보고 형한테 발길질을 해 대고
형 이름에 감히 '개' 자를 붙여? [훈의 괴로운 신음]
(훈) 갑자기 왜 이래? 우리가 뭐, 하루 이틀 이러고 살았어?
[훈의 힘겨운 신음]
가뜩이나 이름이 진상이라 진짜 진상 같은데
[진상의 한숨] (수경) 그 앞에 감히 네가 '개' 자를 붙여서
더 진상을 만들어?
진상이 서른여섯이야 좀 있으면 마흔이야
너 마흔 넘어도 개진상이라 그럴래?
결혼해서 애 아빠 돼도 개진상이라 그럴 거야?
누나가 더 많이 한다, '개진상'
(수경) 앞으로 진상이한테 형 대접 똑바로 해
그리고 너
한참 어린 동생이 시건방지게 기어오르는데
그걸 실없이 낄낄대면서 받아 주고 있어?
허물없는 거하고 예의 없는 거 구분해서
심하다 싶으면 눈빛으로든
눈빛이 아니면 말로든 주의 줘야 될 거 아니야
[진상이 침을 꼴깍 삼킨다] 대접은 자기가 챙겨서 받는 거야
대접 똑바로 받고 살아
(도경) 왜 이래, 갑자기? 분위기 이상하게
너희들 진상이한테 함부로 하는 거
(수경) 옆에서 보기 불편해, 하지 마
(훈) 누나가 우리보다 더 구박했으면서! 왜...
(수경) 하지 말라고! [훈의 아파하는 신음]
[수경의 한숨]
[떨리는 숨소리]
[힘겨운 신음]
(진상) 나, 나 감이 와
[훈의 의아한 신음]
어, 나, 나 느낌이 와
[진상의 괴로운 신음] (훈) 뭐야, 갑자기 또 왜 이래?
[진상이 울먹인다] [애잔한 음악]
(진상) 아니라고 해 줘
아니라고, 아니라고 해 줘! 어?
(도경) 뭐 하는 거야, 둘이 지금?
(진상) 아이씨, 우리 그런 적 없잖아
나 누나랑 그런 적 없잖아!
[진상이 절규한다]
말도 안 돼, 야!
그 꿈
그 꿈!
맞아
태몽이야
[진상의 괴로운 신음]
[괴로운 탄성]
[흥미진진한 음악]
[진상의 힘겨운 신음] [도경이 씩씩거린다]
- (진상) 아니야, 아... - (도경) 이게 진짜...
- (도경) 미친놈아, 야, 이 미친놈아 - (진상) 아니야, 이거 아니야
(진상) 나, 나, 나, 나 몰라 잠깐만, 이거 아니야
이거 아니야
야! 여기서 지금 누가 불쌍한 거야? 누가 불쌍한 거야!
(훈) 그동안 수많은 여자들을 후리고 다닌 죄
박수경을 데리고 사는 걸로 종신형에 처한다, 땅땅땅
(진상) 개훈, 야! 씨! [훈의 장난스러운 웃음]
[훈이 연신 웃는다] [진상이 씩씩거린다]
- (도경) 자, 잡아 - (훈) 잡았어
- (진상) 야, 씨... 야, 너 - (훈) 어, 잡았어, 됐어
(진상) 아니야, 아니, 잠깐만, 아니야
(훈) 개진상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없고!
[진상의 비명] (도경) 가만있어
[진상의 비명]
[진상의 힘겨운 신음]
[진상의 힘겨운 신음]
[진상의 한숨]
[도경의 힘겨운 숨소리]
[도경의 한숨]
[숨을 들이켠다] [술병을 탁 놓는다]
[진상의 힘겨운 신음]
[취한 웃음] [익살스러운 음악]
[진상의 괴로운 신음]
[웃음]
[진상의 서러운 신음]
[도경의 힘겨운 신음]
[서러운 숨소리]
[진상의 서러운 신음]
[반짝이는 효과음]
[옅은 신음]
[포스기 작동음]
[나른한 신음]
[진상과 도경의 취한 신음]
[진상의 힘겨운 숨소리]
[한숨]
[한숨]
[힘겨운 신음]
[진상의 힘겨운 신음]
[머리를 문에 쿵 박는다]
[괴로운 신음]
[탁 소리가 들린다] [애틋한 음악]
[탁 소리가 들린다]
[탁 소리가 들린다]
[탁 소리가 들린다]
[탁 소리가 들린다]
[탁 소리가 들린다]
[통화 연결음]
(도경) [나른한 목소리로] 해영아
해영아
- (해영) 오빠 - (도경) 해영아
[피식 웃으며] 오빠
(도경) 해영아
(해영) 오빠
(도경) 해영아
[옅은 웃음]
(해영) 응, 오빠
(도경) 해영아
오빠
[해영의 웃음]
- (도경) 해영아 - (해영) 응, 오빠
해영아
미안해
[당황한 숨소리]
알아, 이 상황에서 내가 제일 미친년이라는 거
(해영) 그 사람 용서해 달라는 말 안 해
나도 용서해 달라는 말 안 해
받을 벌은 다 받을게
[한숨]
진짜
사람 완전 바보 만든다
[애잔한 음악]
미안해
(오해영) 오빠
- (도경) 어디 가니? - (오해영) 어, 소개팅
(오해영) 아, 나 진짜 속없다
그렇게 오빠 사랑한다고 해 놓고
근데 이건 그 전부터 잡혀 있었던 약속이라서
미안
다행이다, 소개팅도 하고
- 어, 나 약속 시간이 늦었네 - (도경) 그래, 가
(오해영) 다음에 봐
언제 한번 해영이랑 같이 술 한잔 마시자
(도경) 그래
[오해영이 흐느낀다]
[계속 흐느낀다]
(해영) 누군가에겐 죽고 싶을 만큼 좋은 사랑이
누군가에겐 죽고 싶을 만큼의 상처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난 내 사랑이 더 애틋하다
[또각거리는 소리가 난다]
[애틋한 음악]
[철컥거리는 소리가 난다]
[펄럭거리는 소리가 난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난다]
[소리가 휘 울린다]
[철컥거린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난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난다] [또각거리는 소리가 난다]
(도경) 오케이
[해영과 도경의 웃음]
(해영) 진짜?
- (도경) 잘했어 - (해영) 이게?
[해영의 옅은 신음]
(해영) 이거 엄청 신기하다
[옅은 웃음]
(해영) 전화해서 알려 주고 싶네
우리 사귄다고
[풀벌레 울음]
[새들이 짹짹 지저귄다]
[문소리가 철컥 난다]
- (집주인 아들) 네, 안녕하세요 - (도경) 네
(집주인 아들) 그, 이 집 주인 아들인데요
이 집 사고 싶어 하셨다는 말 들었는데
혹시 사실래요?
저희 아버지가 돌아가셔서요
[놀란 숨소리]
(집주인 아들) 저희 아버지가 돌아가셔서요
[의미심장한 음악] [도경의 놀란 숨소리]
- (지야) 가서 빌자 - (태진) 돌고 돌아서 각자 제짝한테
(진상) 여기 살던 그 여자한테는
(훈) 그래도 예의상 두 번은
(수경) 떠난 오해영
[옅은 한숨]
[보글거리는 소리가 난다]
[해영의 다급한 신음]
(해영) 아, 뜨거워
(해영) 아, 뜨거워!
[해영의 아파하는 신음]
[해영의 아파하는 신음]
(해영) 나 손 데었어
다행히 왼손
[도경의 힘겨운 숨소리]
(해영) 으음, 장조림 하려고 반찬 조리다가 다 쏟았어
안 하던 짓 하다 하면 꼭 이런다니까?
아직 밥 안 먹었죠?
짠!
(순택) 다치고, 죽고
그런 건 안 바뀐다는 거냐?
[도경의 옅은 한숨] 이게 뭐냐?
[애잔한 음악]
.또! 오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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