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영 5
이번에 보인 영상은
[애잔한 음악] (도경) 그 여자가 내게 달려와요
달려와서 내 품에 안겨요
근데 만약에
여기서 내가 그 여자를 받지 않으면
그 여자를 끊어 낼 수 있지 않을까?
근데 이렇게 저렇게 피해도
결국
끊어지지 않을 거 같은 느낌이에요
(도경) 그 여자가 자꾸 [심장 박동 효과음]
나를 풀어 헤치는 느낌이에요
그만 불행하고
이제 같이 행복하자고
[심장 박동 효과음이 계속된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도경) 미친 거야?
[경쾌한 음악]
[휙 하는 효과음]
[수경의 난처한 숨소리] [진상의 깊은 한숨]
[익살스러운 효과음]
[수경과 진상의 난처한 한숨]
- (수경) 얘 - (해영) 왜요?
뽕 떨어졌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수경의 비웃음]
[까마귀 울음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해영의 민망한 숨소리]
(해영) 어유, 씨...
어, 못 살아, 진짜...
어, 쪽팔려
[새어 나오는 웃음]
[도경이 풋 웃는다]
[요란한 웃음] [흥미로운 음악]
[도경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도경의 웃음소리가 계속 들린다]
(해영) 아, 씨, 웃지 말라고!
[씩씩거린다]
처음 듣네, 그쪽 웃음소리
[옅은 웃음]
[지친 신음]
[옅은 한숨]
[피식 웃는다] [잔잔한 음악]
[현관문이 쾅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새가 짹짹 지저귄다]
(해영) 엄마야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타이어 마찰음]
타요, 지하철역까지
[설레는 음악]
[기어 조작음]
밥 사요
나 때문에 웃었으니까
비싼 거 사요, 대차게 웃겨 줬으니까
여자 브래지어 뽕 떨어지는 공연은 어디서도 쉽게 못 봐요
차였고 [도경이 풋 웃는다]
[킥킥댄다]
그만 웃고요
(해영) 원래는 잘 안 웃는다면서
[도경의 새어 나오는 웃음]
고만 생각해요
[도경이 숨을 후 내뱉는다]
[힘겨운 숨소리]
[도경이 풋 웃는다]
[해영의 어이없는 웃음] [도경의 웃음]
(오해영) 업계 1위랑 매출 차이가 많이 나네요?
(직원1) 예, 그래서 윗선에서 저희 팀 꾸릴 때 되게 고심 많이 했대요
그냥 2위 자리에서 더 밀려나지 않게만 하는 게 맞지 않나 그랬는데
박수경 이사님이 밀어붙이셨어요
그분이 그래요
근데 1위를 목표로 잡는 건 너무 힘들지 않을까요?
그럴 때 있지 않아요?
(오해영) 이제 포기할 때인가 보다
그만둬야 될 때인가 보다 그럴 때
전혀 엉뚱한 데서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받을 때 있잖아요
[애잔한 음악] [오해영의 가쁜 숨소리]
(도경) 너 오해영이지?
(오해영) 고맙네, 날 바로 알아 줘서
이래서 인간은 잘해 주면 안 되는 거야
끝까지 사람을 아주
날로 보지?
나한테 전화해서 말 못 할 나쁜 짓 한 인간은
너밖에 없어, 알아?
- (오해영) 보고 싶어 - (도경) 야, 이 미친...
[도경의 분노에 찬 탄성] [물건들이 와장창 떨어진다]
[도경의 거친 숨소리]
[도경의 성난 탄성]
(오해영) 다시 시작하는 건 아닌가 보다 [도경의 떨리는 숨소리]
이대로 끝내는 게 맞는 건가 보다 그럴 때 [힘겨운 숨소리]
(해영) 오해영, 파이팅!
(오해영) 의외의 순간에
어떤 낯선 사람의 응원에 힘을 얻는달까?
마치 나한테 포기하지 말라고
온 우주가 기운을 불어넣어 주고 있는 것처럼
[휴대 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전원이 꺼져 있어 삐 소리 후 소리샘으로 연결...
[휴대 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오해영) 어, 네, 거기 무비사운드죠?
[휴대 전화 진동음]
[휴대 전화 진동음]
(해영)
[밝은 음악]
[옅은 웃음]
(해영) 아, 진짜...
[메시지 알림음]
[휴대 전화 조작음]
(도경) 일곱 시까지는 힘들 거 같고 일곱 시 삼십 분에 봐요
[휴대 전화 조작음]
(해영)
[메시지 알림음]
(도경)
(해영) 아이고, 이렇게 비싼 데서?
오, 통 크셔
[찬주의 옅은 웃음] [예진이 말한다]
(해영) 내일 봐!
[찬주와 예진이 인사한다] 응!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초조한 한숨]
[휴대 전화 조작음]
[출입문이 달칵 열린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오해영) 우리 진짜 인연은 인연인가 보다 [오해영의 옅은 웃음]
- (오해영) 약속 있는 거야? - (해영) 어...
누구랑? 애인이랑?
그냥 남자
(오해영) 오, 썸 타는 중?
(해영) 뭐... [오해영의 옅은 웃음]
(오해영) 좋겠다, 원래 그때가 제일 좋잖아 막 설레고
궁금하다, 어떤 사람인지
분명히 엄청 착할 거 같아
너도 착하잖아 [오해영의 옅은 웃음]
- 넌 누구 만나는데? - (오해영) 나도 남자
(오해영) 근데 안 오네 아무래도 나 바람맞았나 봐
뭐, 안 오면 쳐들어가지, 뭐 어차피 집도 다 아는데
[옅은 웃음]
너는 여전히 당당하구나
(오해영) 그랬나?
내가 당당했나?
음, 당당하다는 말 좋다
[오해영의 옅은 웃음] 고마워
[오해영의 옅은 웃음]
[해영의 어색한 웃음]
밥 맛있게 먹어 [해영의 어색한 웃음]
[놀란 숨소리] [애절한 음악]
[차 문이 탁 여닫힌다]
[출입문이 달칵 열린다]
[출입문이 달칵 닫힌다]
(해영) 여기요
(오해영) 오빠
[무거운 음악]
[헛웃음]
(도경) 가죠, 딴 데로
이런 데서 칼질하고 그런 스타일 아니잖아요
가요
(오해영) 오빠...
[출입문이 달칵 열린다] [오해영의 슬픈 웃음]
[출입문이 쾅 닫힌다]
(오해영) 썸 탄다는 남자가 오빠인 거야?
와, 아, 이거 진짜 웃긴 상황이다
내가 여기서 보자고 오빠한테 메모 남겼는데
네가 남긴 건 줄 알았나 봐
[옅게 웃으며] 우리 이름 때문에 엮이는 거 여전하다
둘은 어떻게 알아? [출입문이 달칵 열린다]
[다가오는 발걸음] (오해영) 어...
(도경) 가요
[무거운 음악]
[출입문이 달칵 열린다]
[출입문이 달칵 열린다]
[달려오는 발걸음]
(오해영) 미안해, 잘못했어
욕해도 할 말 없어
때려도 할 말 없어
잠깐만...
[도경의 떨리는 숨소리]
[도경의 헛웃음]
내가 나오란다고 나올 줄 알았냐?
(도경) 착각하지 마, 저 여자 만나러 온 거지 너 만나러 온 거 아니야
어쩐지 고깃집 선택부터가 이상하다 싶었다
스테이크 너 혼자 썰어, 품위 있게
(오해영) 보고 싶었어
[애잔한 음악] 진짜 많이
매일
[유리가 쨍그랑 깨진다] [오해영의 놀란 숨소리]
[도경의 힘겨운 숨소리]
[자동차 엔진 시동음]
[타이어 마찰음]
(도경) 그게 어떻게 아무것도 아니야?
세상이 나한테
사망 선고 내린 기분
(도경) 우주에서 방출된 기분
쫓겨난 우주에서 아양 떨면서 빌붙어 살아야 되는 기분
그게 어떻게 아무것도 아니야?
난 결혼식 당일 날 차였어
[카메라 셔터음]
[도경의 한숨]
[병을 탁 집는다]
걔였던 거야?
[해영이 술을 쪼르륵 따른다]
[해영의 헛웃음]
[옅은 웃음]
[해영의 웃음]
진짜 개 같다
[애잔한 음악]
처음부터 이상했어
날 보는 눈빛
[해영의 신음]
이제 알겠네
(해영) 끔찍하게 사랑했으나 자기를 거지같이 차 버린 여자랑
같은 이름인 여자
보기 불편했겠지
그동안 내가 오해영 얘기 할 때마다 왜 가만히 있었어?
왜 듣고만 있었어?
결혼식 날 난 거지 같은 계집애가
오해영이라고 왜 말 안 했어?
내가 그딴 얘기를 왜 해야 되는데?
왜 사람 바보 만들어?
(해영) 나 혼자 바보같이 주절주절...
좋았니?
내가 고등학교 3년 내내
잘나가는 오해영이랑 비교당하면서 힘들게 살아왔다는 얘기 할 때마다
좋았니?
그렇지?
내가 사랑한 여자가 멋진 여자이긴 했지
좋았니?
- 그걸 말이라고 해, 지금? - (해영) 근데 왜 말 안 했냐고!
아유, 씨!
[도경의 한숨]
- (해영) 아까 거기서 한 짓은 뭐야? - (도경) 뭐?
손잡았잖아
내가 무슨 너희들 연애사의 소모품이야?
내 손목이
그 계집애 화나게 하는 데 갖다 쓰는 소모품이야?
잤다고 말해 줄까?
우리 둘이 열렬히 사랑한다고 말해 줄까?
그 계집애 꼭지 돌아서 더, 더, 더 애달프게 해 줄까?
(도경) 아, 씨...
미안하다, 손목 잡아서
엄청 미안하다!
[도경의 못마땅한 신음]
(해영) 날 그따위로 갖다 쓰지 마
엄청 미안한 거야, 그거
엄청 유치한 거야, 그거!
[인형에서 웃음소리가 흘러나온다]
[애잔한 음악]
[휴대 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삐 소리가 울린다]
(해영) 왜 안 들어와요?
화났다고 시위하는 거야?
왜 시위하는데?
들어와요
[대문이 철컥 열린다]
[대문이 탁 닫힌다]
[풀벌레 울음]
[타이어 마찰음]
들어가서 자요
(해영) 어, 저기요 [해영의 힘겨운 신음]
[해영의 힘겨운 신음] 진짜...
[설레는 음악]
(해영) 어유, 진짜...
[해영의 다급한 숨소리]
[해영의 힘겨운 신음]
[해영의 힘겨운 신음]
[해영의 힘주는 신음]
[해영의 힘겨운 신음]
(해영) 아유! 어유, 진짜!
[해영의 힘겨운 신음]
어유...
어유, 웬수
[해영의 힘겨운 신음]
[해영의 힘주는 신음]
[해영의 힘겨운 신음]
[해영의 힘겨운 신음]
[해영의 지친 신음]
[해영의 거친 숨소리]
(해영) [도경을 탁탁 치며] 잠깐만요
[해영의 놀란 신음]
[해영의 아파하는 신음]
오한이 올 거예요
뜨겁게 자요
[해영의 지친 신음]
[해영의 지친 신음]
[도경이 새근거린다]
[해영의 힘겨운 신음]
[옅은 한숨]
[지친 한숨]
[지친 신음]
[새들이 짹짹 지저귄다]
[해영의 옅은 웃음]
(해영) 살아났네
[밝은 음악]
(해영) 먹어요
술을 안 마시는 게 아니고 못 마시는 거던데, 뭐
[그릇을 탁 내려놓으며] 술 먹고 괴로울 땐
확 토하고 뜨거운 데서 자고 뜨거운 거 먹고
땀 뻘뻘 흘리면 싹 풀려요
다년간 술에 절어 산 여자의 노하우랄까?
얼른 먹어요
[가방 지퍼를 찍 닫는다]
[숨을 하 내뱉는다]
생전 나한테 말도 안 걸던 남자 직원들이
(해영) 나한테 친한 척 밥 먹자, 술 마시자 그래요
내가 오해영이랑 동창인 거 알고 [해영의 옅은 웃음]
나를 타고 넘어오시겠다는 거지?
내가 무슨 향단이도 아니고
좋았겠어요
모든 남자의 로망인 여자랑 사귀어서
뭘 그렇게 도끼눈을 떠요? 뭘 잘했다고?
(해영) 어제 오해영한테 그렇게 화낼 건 뭐야? 잘 사는 척해 줬어야지
차 유리나 박살 내고, 돈 아깝게
아휴, 하여튼 순발력 더럽게 없어
그쪽이 진 거예요
그만하지
네, 그만해요
먹어요
(해영) 행복한 척 다시 만회하고 싶지 않아요?
내가 도와줄 수 있는데
어제는 갑자기 마주쳐서 당황했던 거고
나 원래는 너 따위는 까맣게 잊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었다 쇼하자고요
내가 오해영 앞에서 확실하게 연기해 줄게요
밑밥도 깔아 놨어요 우리 둘 썸 타는 사이라고
[경쾌한 음악] [해영의 옅은 웃음]
(해영) 나 한 번도 오해영 앞에서 적수가 된 적이 없는데
신나는데?
오해영이 날 질투한다고 생각하니까
우리 오늘 회식 있는데
끝날 때쯤 나 데리러 와요
오해영 우리 회사 다니는 거 알죠?
[신난 웃음]
그쪽이 나 데리러 왔을 때 오해영 얼굴 어떨지 [도경의 한숨]
와, 기대된다
보고 싶다
재밌겠다, 와요
내가 오해영 완전 뒤집어지게 제대로 연기해 줄게요
- (도경) 됐어 - 그쪽은 그냥 가만히 있으면 돼요
(해영) 괜히 오버하지 말고, 연기 잘 못하던데
됐다고, 뭣 하러 그딴 짓을 해? 하지 마
(해영) 그쪽은 복수하고 나는 오해영을 이겨 보고
서로 윈윈 아닌가?
왜 내가 그런 연기까지 해 가면서 그딴 인간 신경 써야 되는 건데?
(도경) 그게 더 없어 보이는 거 몰라?
그게 더 구질구질해 보이는 거 몰라?
깔끔하게 복수하고 깔끔하게 이기고 싶으면, 응?
그딴 인간 머릿속에서 깔끔하게 잘라 내고 상관없이 살아야지
왜 그런 연기를 해? 쓸데없이
- 재밌지 않나? - (도경) 재미없어
- 난 재밌는 것 같은데 - (도경) 하지 말라고
알았어요
생각 바뀌면 전화 줘요 나는 언제든 오케이니까
(해영) 다 먹으면 그릇 갖다줘요
[여자의 힘주는 신음]
[문이 달칵 열린다] [여자의 하품]
[수경의 당황한 신음]
(여자) 아, 안녕하세요
(진상) 어, 머리야, 씨... [진상의 힘겨운 신음]
(여자) 설마 와이프?
(진상) [하품하며] 출근해?
[흥미로운 음악]
누구야?
아이, 누구...
[흥미진진한 음악]
[배트가 드르륵거린다]
[진상과 여자의 당황한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진상의 다급한 신음] [여자의 비명]
(여자) 뭐야, 진짜 와이프야?
오빠 결혼했어? [문이 쿵쿵 울린다]
(진상) 야, 와이프보다 더 무서운 여자야
아, 근데 우리 어디서 만났니?
룸살롱에서 만난 애랑은 좀 다른 거 같은데
나이트에서 만났잖아
내가 나이트까지 갔니? [여자의 어이없는 숨소리]
[수경의 괴성]
[진상의 놀란 신음]
[수경의 괴성]
[진상의 놀란 신음]
[여자의 놀란 신음]
(진상) 야, 빨리빨리, 빨리, 빨리! [수경의 다급한 신음]
[진상의 다급한 신음] [여자의 비명]
빨리 와, 빨리, 빨리!
[진상의 다급한 신음] [여자의 비명]
(진상) 어, 야, 비켜! 뛰어, 뛰어, 뛰어!
[당황한 신음]
(진상) 나 차 얻다 뒀니? 내 차 어디 있어?
[여자의 비명] [진상의 겁먹은 신음]
(수경) 야, 일로 와!
[진상과 여자의 겁먹은 신음]
(진상) 아, 씨, 빨리 와, 빨리
잡히면 죽어
아, 미안해, 누나, 미안해!
- (진상) 미안해! - (수경) 일로 와!
[밖이 소란스럽다]
(진상) 누나, 진정해!
[진상의 비명] (수경) 일로 와!
[진상의 다급한 신음]
[수경의 기합]
[진상의 놀란 신음]
(진상) 와, 씨!
[진상의 겁먹은 신음]
어디 신성한 박수경 처소에 기어들어 와 오입질이야?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여자의 놀란 숨소리]
(수경) 태권!
(진상) 아, 씨!
[자동차 경적] 어, 도경아, 도경아, 도경아
야, 야, 살려 줘, 어, 씨
[거친 숨을 몰아쉰다]
내가 저 집에서 살다가 너희 누나 손에 죽느니
내가 그냥 내 집에서 살다가 테러당해서 죽는 게 백배는 낫겠다
(진상) 아까 그거 봤니? 그거 사람 죽이려고 던진 거지
나 그거 맞았으면 죽었어!
그러게 왜 여자를 끌고 들어와, 인마?
내가 나를 아니?
왜 이러는지?
[도회적인 음악]
[직원들의 탄성]
- (문학) 웬일이야? - (해영) 집안일이에요
[문학의 시큰둥한 신음]
(오해영) 잠깐만요!
어, 같이 가요!
[익살스러운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 (창도) 안녕하세요 - (문학) 안녕하세요
[해영이 버튼을 탁탁 누른다]
(우성) 둘 다 누를 땐 열림이 우선이야
[까마귀 울음 효과음]
[달려오는 발걸음]
(오해영) 우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직원들이 인사한다]
고마워
(문학) 둘이 동창이시라면서요?
(오해영) 네
(문학) 근데 안 친한가 봐요?
(오해영) 어, 친한데, 우리?
(우성) 에이, 안 친할걸요?
원래 이름이 같은 사람끼리는 친하기 힘들죠
저도 정우성 별로 안 좋아해요
[오해영의 호응하는 신음] 같은 정우성인데
[익살스러운 음악] 그놈이 정우성이라는 제 이름을 독차지하고 있잖아요, 잘나 가지고
그렇지? 같은 오해영인데 말이지
같은 스카프에, 다른 느낌처럼
영 다르다는 말이지, 그렇지?
- (우성) 그럼 나중에 뵙겠습니다 - (오해영) 아, 네 [직원들이 인사한다]
[해영의 아파하는 신음]
- (오해영) 어제는 잘 들어갔어? - (해영) 어...
오빠 화 많이 났지?
좀
(오해영) 내가 좀 잘못한 게 있거든
(해영) 알아
(오해영) 오빠가 다 말했니?
(해영) 응
결혼식 날 안 나타났다며?
오빠도 전부 다는 몰라 내가 왜 그랬는지
왜 그랬는데?
(오해영) 근데 둘은 어떻게 만난 거야?
(해영) 아, 그냥 뭐, 우연히 길거리에서
가까이 살아서 더 친해졌고
얼마나 됐어?
얼마 안 됐어
[안도하는 숨소리]
솔직히
둘이 그렇게 깊은 사이는 아닐 거라고 짐작하고 있었어
어떻게 오해영을 또 만나?
[애잔한 음악] (오해영) 나랑 같은 이름인 여자를
나 그럼 그렇게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는 거지?
사실 오빠가 화냈을 때
나 너무 고마웠어
나 아직 아무것도 아닌 여자는 아닌 거 같아서
(최 이사) 오 팀장
나 좀 봐요
(오해영) 네!
이따 봐
[캔이 땅 소리를 낸다]
(도경) 컷!
화났는데 깡통 소리가 너무 경쾌하다
좀 더 큰 거로 차 봐!
[캔에서 땅 소리가 요란하게 난다]
오케이, 다음!
[지야가 노크를 똑똑 한다]
(지야) 도경아, 잠깐만
[문이 달칵 닫힌다] (박 감독) 아이, 제가 잘 부탁드려야죠
(지야) 아, 요번에 예감 너무 좋아 [박 감독과 지야의 웃음]
어, 인사드려
박인찬 감독님
엄마랑 계약했다
(도경) 처음 뵙겠습니다
(박 감독) 안 감독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요
소리 깐깐하게 잘 만드신다고
저도 여기서 작업 한번 해 보고 싶은데
(지야) 어유, 당연하죠
엄마가 제작하는 건데
아들이 음향 깔아야죠 [박 감독과 지야의 웃음]
- 그렇지? - (도경) 이번엔 꼭 대박 나세요
너무 예술 하시지 마시고
[무거운 음악] (지야) 얘!
[박 감독의 당황한 웃음]
(박 감독) 내가 듣기로는 박 대표가 예술 한다고 들었는데
아닌가? [지야의 당황한 웃음]
(지야) 얘는 예술 맞아요 [지야의 못마땅한 신음]
감독님은 아니에요, 절대 아니에요 [지야의 웃음]
미쳤어, 얘, 너 또 밤새웠지?
가요, 쟤, 좀 자고 나서 보면 또 달라요
(지야) 너 푹 자고 내일 감독님 다시 뵈러 와
[문이 달칵 열린다] 알았어?
[지야의 옅은 웃음] [문이 탁 닫힌다]
(박 감독) 아휴, 어쩌다 이 판이 예술 하는 게 욕이 됐나 몰라
(기태) 안녕히 가세요 [한숨]
[훈의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엄마가 돈이 어디 있어서 또 감독 계약했나 했다
또 뜯긴 거지?
(훈) [한숨 쉬며] 아유, 씨...
[문이 달칵 열린다] (기태) 아유, 어머님도 참 그래...
[문이 쾅 닫힌다]
[문이 달칵 열린다]
[경쾌한 음악] (최 이사) 뭐, 회사 브랜드에 문제가 있어서
TF 팀을 새로 꾸린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여러분이 알다시피 우리 회사 열두 개 브랜드 가운데서
이 세 개의 브랜드는 그나마 좀 잘나가고 있어요
그러나 이게 쭉쭉 계속해서 1위에 올라가야 되는데
여기서 멈춰 있다 이 말이에요
이럴 때 우리끼리 맨날 머리 맞대고 고민해 봤자야
왜냐하면은 돌끼리 부딪쳐 봐야 자갈밖에 안 나옵니다
이럴 때는 똑똑한 사람을 영입을 해서
우리 회사를 수술하는 게 정답이다 이 말이에요
왜냐하면은 우리는 역사상...
말씀이 깁니다
오해영 팀장 소개 자리입니다
(최 이사) 아이, 지금 소개하려 그랬는데 [수경이 혀를 쯧 찬다]
아, 그래서 우리는 유능하고 능력 있고 예쁜
오해영 팀장을 영입해 왔습니다
아, 참, 저, 오 대리
오 팀장하고 학교 동창이라며?
이름도 똑같고
어떻게 이렇게 엮일 수가 있나?
아, 그래도 이 회사는 직급이 우선이니까
오 팀장에 깍듯하게 예의 바르게 행동하도록 해요
알았어요, 오 대리?
[마이크가 삐 울린다]
(최 이사) 아이, 지금 소개하려 그랬는데, 거참...
[오해영의 옅은 웃음]
(오해영) 아, 여러분
제가 달갑지 않으시죠?
(문학) 아니요, 전혀요! [직원들이 저마다 외친다]
(오해영) 이래라저래라 막 못살게 굴 거 같죠?
아마도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저 아무리 미워하셔도
저는 여러분 끝까지 사랑할 겁니다
[직원들이 환호한다]
(직원들) 사랑해요, 오해영, 오해영!
(오해영) 자, 자, 자, 다들 잔들 채우시고요
(문학) 네!
- (오해영) 원샷입니다 - (문학) 네!
(오해영) 자, 우리 푸드빌을 위하여!
(함께) 위하여! [직원들의 환호성]
[신나는 반주가 흘러나온다] (직원들) 이사님!
(최 이사) ♪ 앗싸, 불타는 이 기분 그녀가 좋아 ♪
(직원1) 좋아, 좋아, 이사님 좋아!
(최 이사) ♪ 매력 있는 그 미소가 ♪
♪ 너무도 아름다워 ♪
♪ 사랑에 흠뻑 ♪
(문학) 사랑해요!
(최 이사) ♪ 빠질 것 같은 ♪
(직원1) 이사님!
♪ 첫눈에 반한 그 여자 ♪
[직원들의 환호성]
♪ 이러면 안 돼 ♪
(직원2) 어, 오 팀장님... [최 이사가 노래한다]
(찬주) 대리님, 그만 스카프 푸세요
너무 비교되잖아요!
(예진) 푸세요, 제발
내가 지금 여기서 이걸 풀면 지는 거고
안 풀면 쪽팔린 거고
그냥 져요, 제발!
싫어, 안 져, 쪽팔리고 말래
아, 좀 빼라, 북한 애들도 아니고
[흥미로운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성진) 와, 미치겠다, 진짜...
(최 이사) ♪ 누가 날 좀 말려 주세요 ♪
[직원들이 환호한다]
(최 이사) 예!
[최 이사의 신난 외침]
(문학) 추우시겠다, 이거 덮으세요
- (오해영) 아, 고마워요 - (문학) 너무 이뻐
(오해영) 나는 해영이 얘 하면
어, 해영이네 집 세탁기가 제일 먼저 떠올라요 [직원들의 호응하는 신음]
해영이네 집 마당에 세탁기가 한 대 있었는데
걔가 막 오래돼서 탈수할 때만 되면
덜덜덜덜덜덜... [직원들이 폭소한다]
(직원들) 덜덜덜덜덜덜덜덜
(오해영) 그래 가지고 문밖으로 막 걸어 나가는 거야
- (문학) 네! - (오해영) 그럼 해영이네 어머니가
(오해영) '야, 저 세탁기 또 가출한다, 잡아 와' 그러면...
[직원들이 폭소한다]
(해영) 그래, 우리 집 가정 형편 거지 같았다 [익살스러운 음악]
낡은 세탁기 쓰고
(창도) 어, 둘이 한동네 살았어요?
(오해영) 네, 해영이네 어머니가 진짜 재밌으세요
[놀라며] 아, 아, 아직도 화나면 그러시니?
(문학) 어떠신데? 어떠신데? 어떠신데? 엄마가 어떠신데?
[오해영의 당황한 신음] 말해 봐
(오해영) 나 이거 얘기하면 안 되는 거였나?
(문학) 어? 해 주세요!
[피식 웃으며] 옷 다 벗으세요
[직원들의 웃음] (우성) 아예 전부 다?
(해영) 속옷은 빼고요 [직원들이 폭소한다]
(오해영) 아니, 아니, 옛날에 어떤 남자애가
해영이 얼굴에 확 상처를 냈는데
그때 어머니가 진짜 화가 나신 거예요
막 교무실로 달려가시면서 옷 막 벗어 던지면서
그게 우리 학교 전설로 남았어요
[직원들이 폭소한다]
(직원1) 야, 우리라도 잘해 줘야겠다, 어?
(해영) 그래, 우리 엄마는 무식했고
- (오해영) 어, 야... - (성진) 야, 왜 장식을 먹고 그래?
(오해영) 아, 얘 이러는 거 너무 귀엽지 않아요?
[애교 섞인 말투로] 어, 너무 귀여워, 귀여워...
(해영) 나는 만만하고
(오해영) 우리 해영이 귀여워요
이거 해, 이거, 이거 먹고, 나도 이거
[오해영의 애교 섞인 웃음]
[신비로운 반주가 흘러나온다]
(수경) ♪ 요리 보고 ♪
♪ 저리 봐도, 음, 음 ♪
♪ 알 수 없는 ♪
♪ 둘리, 둘리 ♪ [직원3의 추임새]
♪ 빙하 타고 ♪
♪ 내려와, 음, 음 ♪
♪ 친구를 만났지만 ♪
(오해영) 어, 짠, 짠, 짠, 짠 [수경이 노래한다]
[오해영이 숨을 하 내뱉는다]
해영아, 해영아
너는 사귀는 사람 없어?
봤잖아, 어제
사귀는 사이라고 했나?
그냥 썸 타는 사이라 그러지 않았나?
'사랑한다, 결혼하자' 그런 말 하기 전까지는
다 썸 타는 사이 아닌가?
난 결혼을 약속하기 전까지는 그냥 썸 타는 사이라 그래
(오해영) 잤니?
[애잔한 음악]
(해영) 응
[직원들의 박수와 함성]
[오해영이 풋 웃는다]
(오해영) 야, 야, 너 거짓말 진짜 못한다
옛날이랑 똑같아
어쩜 그렇게 여전히 초딩 같니?
아홉 살짜리 엄청, 청, 청 귀여운 소년 같아
어, 귀여워
나 그래서 네가 너무 좋아, 해영아
[애교 섞인 말투로] 해영아, 너무 좋아
[오해영의 옅은 웃음] [직원들이 환호한다]
(우성) 오 팀장님, 한 곡 하셔야죠!
[직원들이 저마다 외친다]
(직원들) 한 곡 해, 한 곡 해, 한 곡 해 [문학이 '노래해'를 외친다]
[직원들이 '한 곡 해'를 외친다] (문학) 아, 너무 이뻐!
[발랄한 반주가 흘러나온다] ♪ 언제부턴가 그대를 ♪
(오해영) ♪ 그대를 처음 만난 날 ♪
♪ 남모르게 그려 본 분홍 립스틱 ♪
(최 이사) 역시 오 팀장이야 [오해영이 노래한다]
(오해영) ♪ 떠나야 할 ♪ [최 이사가 손뼉을 짝짝 친다]
♪ 사랑했었던 그 사람 ♪
♪ 이별은 슬프지만 보내야 할 사람 ♪
어, 맞나? 식스, 세븐!
(오해영) ♪ 오늘 밤만은 그댈 위해서 ♪ [직원들이 환호한다]
♪ 분홍의 립스틱을 바르겠어요 ♪
[최 이사가 호응한다] ♪ 그대 가슴에 지워지지 않을 ♪
♪ 분홍의 입술 자욱 새기겠어요 ♪
♪ 내일이 오면 떠나야 하는 ♪
♪ 그대의 슬픈 눈을 들여다보면 ♪
♪ 눈물방울이 얼굴을 적시고 ♪
♪ 분홍의 립스틱을 지워요 ♪
[흥미로운 반주가 흘러나온다] (해영) ♪ 곱게 빗은 것이 정말 ♪
♪ 예쁘다네 ♪ [직원들이 저마다 떠든다]
♪ 온 동네 청년들이 너도나도 기웃기웃기웃 ♪
♪ 그러나 그 아가씨는 새침데기 ♪
♪ 앞집의 꼴뚜기 녀석은 딱지를 맞았다네 ♪ [성진이 '오해영'을 외친다]
♪ 만홧가게 용팔이 그 녀석도 딱지를 맞았다네 ♪ [찬주가 '오해영'을 외친다]
♪ 그렇다면 동네에서 오직 하나 나만 남았는데 ♪
♪ 오, 기대하시라, 개봉 박두 ♪
♪ 다음 날 아침 일찍부터 담배 하나 사러 가서 ♪
♪ 가지고 간 장미 한 송이를 살짝 건네어 주고 ♪ [성진이 호응한다]
[해영이 노래한다] (최 이사) 저, 시끄럽게 왜 저러는 거야, 저...
(해영) ♪ 눈싸움 한판을 벌인다 ♪
♪ 아자자 아자자자 아자자자 아자자자 ♪
♪ 아자자자 아자자자 ♪ [직원들이 계속 저마다 떠든다]
♪ 그 아가씨 웃었어 ♪ [성진이 '오해영'을 외친다]
- (오해영) 파도 타요 - (문학) 파도다! [직원들이 '파도'를 외친다]
- (오해영) 술, 술... - (문학) 저 주세요, 저, 빨리 앉아 [직원들이 저마다 말한다]
[해영의 못마땅한 신음]
(문학) 저 주세요, 저 주세요 [직원들이 시끌벅적하다]
(성진) 그냥 들어가자, 어?
(해영) 나 하, 하나만, 하나만 더 [신나는 반주가 흘러나온다]
♪ 너 나를 쉽게 봤어 ♪
[해영이 노래한다] (오해영) 잠깐 나 조금만 저쪽에 갔다 올게
(문학) 안 돼요 [직원들이 말린다]
(오해영) 금방 올게, 금방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단 말이야
[오해영의 애교스러운 웃음]
언니, 술 안 드세요?
어? [오해영의 옅은 웃음]
저랑 한잔하세요, 언니
맞을래?
[해영이 계속 노래한다] [탁 때리는 효과음]
오버하지 마라
(해영) ♪ 다 돌려놔 ♪
네 [오해영의 웃음]
(해영) ♪ 너를 만나기 전의 내 모습으로 ♪
♪ 추억으로 돌리기엔 ♪
(문학) 오 대리, 들어와
♪ 내 상처가 너무 커 ♪ [직원들의 못마땅한 신음]
(해영) ♪ 바랄게, 다음번에 너 누굴 사랑한다면 ♪
♪ 너 같은 사람 꼭 만나기를 ♪
(문학) 오 대리!
그 목의 마후라인지 보자기인지 좀 빼라, 좀!
야, 못생긴 애들, 너희 나와 봐
우리 이쁜 오해영 팀장님이랑 비교되잖아
[오해영의 당황한 신음] 빼!
[직원들의 웃음] (오해영) 아, 그럼 제가 빼겠습니다!
(해영) 빼지 마!
빼지 마
너는 너고 나는 나야!
[애잔한 음악] [해영이 씩씩거린다]
(최 이사) 그, 아무리 동창이라도 말이야
그, 회사라는 건 직급이 있는 건데
아니, 그 큰 소리를 빽빽 치면서
'너는 너고 나는 나다'?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거, 내 주의 줬잖아 조심하라고 말이야, 왜 그래?
죄송합니다
오 팀장을 영입하려고
(최 이사) 우리 회사에서 얼마나 노력하고 애썼는지 아냐? 알아?
[탁자를 탁 치며] 아이고, 참!
[최 이사가 술을 벌컥벌컥 마신다]
아냐고! [최 이사가 콜록거린다]
아유, 나 참, 나 이거...
[최 이사가 술잔을 탁 내려놓는다] [수경이 프랑스어로 말한다]
[애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기태와 훈의 건배하는 신음]
(훈) 음... [훈이 숨을 카 내뱉는다]
(도경) 우리 이제 일 가리지 말고 다 하자
작품성 같은 거 따지지 말고
형이 따졌지, 뭐, 우리가 따졌나?
돈 때문에 그러지?
(상석) 솔직히 우리도 작품 한답시고 깐깐한 감독들 밑에서 피 말리는 거
하고 싶지 않아요
뭐, 얼마나 고고한 인생 살겠다고...
선배도요 생고생하면서 큰 것만 하다가
어머님한테 다 뜯기시느니
그냥 돈 들어오는 티 안 나게 싼 것들 열심히 하고
돈 달라고 하면요, 없다고 좀 하세요
아, 그래, 뭐 월급 받는 우리야 할 말 없지만
매번 그렇게 뜯기시는 거 보면요
솔직히 옆에서 보기
맥 빠져요
그래요
우리도 이제, 어? 작품성 따지지 말고 닥치는 대로 다 해요, 어?
(기태) 19금 영화도 하고 그, 어린이 영화도 하고
쉽게 갑시다
수준 그딴 게 뭐 필요해, 어?
(이준) 19금 좋다, 19금 나 엄청 잘할 자신 있는데
야, 그건 내 전문이야
(기태) 나 옛날에 일주일에 한 편씩 19금 작업 했다, 어?
[기태가 손가락으로 뽁뽁 소리를 낸다] 에이, 씨...
(훈) 다시 해 봐
[이준의 웃음] - (상석) 잘한다 - (기태) 소리 좋지? 응?
남녀가 애무할 때 나는 소리는, 응?
이 때수건만 한 게 없다
(기태) 물 살짝 묻혀 가지고 착착 [기태의 거친 신음]
(상석) 삐삐삐삐삐삐삐삐삐삐 [함께 웃는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손님들이 시끌벅적하다]
(주인) 네, 그럴게요
[포스 조작음]
[저마다 숨을 카 내뱉는다] (기태) 음, 좋다
[수저가 달그락거린다] (상석) 좋네
(도경) 저기, 음악 소리 조금만 높여 줄 수 있나요?
소리가 좋아서 녹음 좀 하려고요
(주인) 네, 그럴게요
(훈) 아유, 저거, 저거, 저거 저거 직업병이야
[잔잔한 음악]
[헤드폰에서 말소리가 흘러나온다]
[주변이 소란스럽다]
(최 이사) 자, 자, 자, 자, 자, 자, 자!
내일 또 우리는 새롭게 출발하는 거야
[직원들이 환호한다] 해산!
[직원들이 저마다 인사한다]
(수경) ♪ 요리 보고 저리 봐도 ♪
♪ 알 수 없는 ♪
(문학) 이사님, 안녕히 가십시오!
(성진) 최 이사 저 자식을 진짜!
[직원들이 시끌벅적하다] (직원1) 2차 가기, 2차
(성진) 그냥 풀어 최 이사 그러는 거 하루 이틀이야?
- (해영) 갈게요 - (성진) 아...
(성진) 오, 오 대, 오 대리
[낭만적인 음악]
(해영) 저 먼저 갈게요
누가 데리러 와서...
자기야!
[해영의 벅찬 웃음]
[설레는 음악]
[해영의 웃음]
[직원들의 놀란 신음]
(해영) [속삭이며] 돌아요, 한 바퀴 돌아요
얼른, 제발!
[직원들이 수군거린다] (직원4) 완전 진한데?
(해영) [속삭이며] 반대로 돌아요
한 번만, 한 번만
한 번만
[해영의 옅은 웃음]
(해영) 내 어깨에 팔 둘러요, 얼른요
[도경의 한숨] [해영의 옅은 웃음]
형, 아는 여자야?
(해영) 빨리
[해영의 옅은 웃음] [도경의 한숨]
(해영) 웃어요, 환하게
아, 사랑스럽게
[도경의 기가 찬 웃음] [해영의 옅은 웃음]
(해영) 저 먼저 갈게요
[해영의 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해영) 이쪽으로 가지 말자
오해영 쪽으로 가자
돌아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 (해영) 왜요? - (도경) 그냥 가
- (해영) 아니야 - (도경) 쓰읍 [익살스러운 효과음]
[해영의 용쓰는 숨소리] [익살스러운 효과음]
(오해영) 어, 저도 먼저 가 볼게요
[직원들의 아쉬운 신음] 아, 많이 취한 거 같아
- (오해영)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 (문학) 한 잔만 더...
(오해영) 어, 내일 회사에서 만나요
[도경의 한숨]
(해영) 예스!
[해영의 통쾌한 웃음]
아까 오해영 얼굴 봤어요? 완전 멘붕 [도경의 한숨]
[해영의 웃음]
와, 회식 자리 내내 은근히 나 무시하더니, 와
아, 어, 짜릿해 [도경의 한숨]
아, 좋다
으이구, 안 올 것처럼 굴더니 웬일이래? [도경의 한숨]
(도경) 내가 그런 쇼 하러 거기 간 줄 알아?
직원들이랑 밥 먹고 나오는 길이었어
내가 그쪽이 회식을 어디서 하는 줄 알고 찾아가?
- 아까 그럼... - (도경) 몰랐다고, 아무것도
(도경) 안 간다고 했지, 내가?
(해영) 어, 미안해요
나는 나와 보니까 그쪽이 서 있길래...
(도경) 하지 말랬지, 그딴 짓?
애냐? 아, 그딴 짓을 뭐 하러 해?
유치하게, 연기하는 거 다 티 나고
- 티 안 났어요, 진짜 같았어요 - (도경) 됐다고, 하지 말라고
(해영) 혹시 아직 오해영한테 마음이 있는 건가?
[애잔한 음악] - (도경) 야 - 아니, 내 말은
마음이 있는 거면 더 잘된 걸 수도 있어요
엄청나게 질투할 거고
그럼 더 불을 댕긴 거니까
다시 말 안 해
내 앞에서 오해영 얘기 다시 꺼내지 마
(도경) 훈
(훈) 저 여자 누구야, 아는 여자야?
(도경) 그럼 뭐, 내가 모르는 여자랑 그랬을까 봐?
[도경의 못마땅한 신음]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아, 왜 화를 내?
[자동차 엔진 시동음]
[훈의 기가 찬 신음]
(기태) 들어가세요!
[잔잔한 음악]
[옅은 한숨]
[타이어 마찰음]
[타이어 마찰음] [해영의 놀란 신음]
타
- 미안해요 - (도경) 됐어, 그만해
들어가
화났다고 또 집에 안 들어오는 건가?
바빠, 일해야 돼
[해영이 안전벨트를 탁 푼다]
[해영이 차 문을 달칵 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기어 조작음] [자동차 엔진 시동음]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희란의 한숨]
쇼하자고 한 거
미끼였어
어떻게든 그 사람이랑 붙고 싶었어
연기하는 척하면서라도
붙고 싶었어
[답답한 신음]
(희란) 박도경이랑 오해영이랑 사귀었다는 것도 쇼킹하지만
네가 박도경 좋아한다는 게 더 쇼킹하다
언제부터 좋아한 건데?
그걸 언제부터라고 어떻게 콕 집어서 얘기할 수 있지?
뭐, 어떤 이유가 있었을 거 아니야
[애잔한 음악]
왜 울어요?
누가 때렸어요?
(도경) 어떻게든 그냥 살아요
피투성이라도 그냥 살아요
살아남는 게 이기는 거야
(도경) 혼자 산다고 광고해요?
저놈 잔돈 있었어
먹는 거 이쁜데
괜찮다고, 먹는 거
(해영) 다른 사람이 그렇게
나한테 똑같이 했어도 좋아했을까?
[해영의 신음]
아니
그러니까 처음부터 좋아한 거야
[자동차 경적]
처음부터
[희란의 한숨]
(해영) 1급수에 사는 물고기와 3급수에 사는 물고기는
서로 만날 일이 없다
1급수였던 이쁜 오해영은 1급수의 남자들을 만났고 [오해영의 옅은 웃음]
[남학생의 웃음] [희란의 헛웃음]
3급수였던 나는 3급수의 남자를 만났다
(해영) 하지 마, 엄마 있어
- (해영) 미쳤나 봐, 진짜 - (태진) 아, 괜찮아
(해영) 아니야 [해영의 비명]
(해영) 결혼을 하기로 했던 태진 씨는 [해영이 말한다]
내가 만난 남자 중에 3급수가 아니었던 유일한 남자
우리 결혼하지 말자
(태진) 네가 밥 먹는 게 꼴 보기 싫어졌어
(해영) 결국 그도 자기 급수의 여자를 찾아갔던 걸까?
박도경이 사랑했던 여자가 오해영이었다는 걸 안 순간
그도 1급수라는 걸 알았다
나는 절대 들어갈 수 없는 그들만의 리그
다시는 재지 않고 망설이지 않고
발로 차일 때까지 사랑하겠다고 다짐했지만
(해영) 대체 이거 언제까지 막아 놓을 건데?
내가 덮칠까 봐 겁나니?
[울먹인다]
[애잔한 음악]
(해영) 옆집 남자 좋아하니까 좋은 거 하나 있네
집에 일찍 들어오고 싶어진다는 거
매일 술에 취해 뻗기 전까지는 집에 들어오기 싫었는데
나 생각해서 일찍일찍 좀 다녀 줘라
사랑은 바라지도 않는다
나 심심하다, 진짜!
[흐느낀다]
(해영) 아, 해도 안 졌는데 어떡할 거야, 이거?
[해영의 서러운 신음] [기계 작동음]
[울먹이며] 아, 진짜...
(순택) 흑백으로 보이는 미래 영상에서 결혼할 뻔했던 여자가 보인 적은?
없어요, 한 번도
딴 사람이 보인 적도?
없어요
옆집 여자 말고는
(순택) 씁, 이런 말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는데
아인슈타인이 한 말이 있어요
'과거, 현재, 미래의 구분은 인간의 착각에 불과하다'
음, 인간의 DNA랄까, 영혼이랄까?
뭐, 그런 거에 이미 인생의 기록이 다 새겨져 있다는 거죠
어떤 그, 강렬한 이미지로 새겨진 기억이
시간의 구분 없이 이렇게 막 튀어나올 수 있다는 건데
옆집 여자를 생각하면 가장 강하게 드는 이미지가 뭐예요?
제일 강렬한 기억
[부드러운 음악]
[피식 웃는다]
짠해서 미치겠어요
(도경) 내가 던진 돌에 맞아서 날개가 부러졌는데
바보처럼 내 품으로 날아들어 온 새 같아요
빨리 나아서 날아갔으면 좋겠는데
(도경) 어떻게든 빨리 낫게 해서 날아가게 해 주고 싶은데
(순택) 그런데요?
(도경) 그러다가
행여나 좋아질까 봐
(해영) 왜 안 들어와요?
화났다고 시위하는 거야?
(해영) 왜 시위하는데?
들어와요
[해영의 난처한 신음]
(해영) 괜찮아요?
어유, 어, 잠깐!
[해영의 힘겨운 신음]
거봐요! 어유, 진짜
일어나요, 빨리
[해영의 힘겨운 숨소리]
[도경의 한숨]
[엘리베이터 도착음]
[오해영의 고민스러운 숨소리]
[애잔한 음악]
[오해영의 한숨]
[오해영이 숨을 씁 들이켠다]
- 퇴근해? - (해영) 어
잘 가, 내일 봐
내일 봐
[쿵 하는 효과음] [오해영의 힘겨운 숨소리]
[오해영의 힘겨운 숨소리]
[오해영의 괴로운 신음]
(행인) 어머, 아가씨, 아가씨, 왜 그래?
[오해영의 괴로운 신음] [휴대 전화 조작음]
여, 여기요
[기계 조작음]
[와장창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뭐야?
- (기태) 이 부분... - (도경) 야, 뭐 깨지는 소리 안 났어?
- (기태) 안 났는데 - (상석) 예, 안 났답니다, 예
(기태) [키보드를 탁 두드리며] 여기, 튀잖아, 소리가
[상석이 말한다]
[문을 탁 닫는다]
[와장창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의미심장한 음악]
[애잔한 음악]
(해영) 자기야, 피자 왔다고!
(경수) 거, 1년에 청첩장 두 번 돌려도 되나?
(오해영) 왜 하필 걔야?
(지야) 도경이 걔, 너 사랑하는 거 아니야
(해영) 나 취하면 좀 들이대 아무나 막 찔러봐
그냥 찔러본 거야
(도경) 죽을병이었어? 죽을 고비 넘기고 극적으로 살아 돌아온 거냐고
(해영) [울먹이며] 쪽팔려, 누구 좋아하는 거
(오해영) 이거 해영이 걔한테 못 할 짓이야
.또! 오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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