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판사 6
여전히 이쁘네?
설마 너?
안녕, 도련님?
(엘리야) 가온, 일어나
가온, 일어나 봐
[가온을 툭툭 치며] 가온 일어나라고
(가온) 어? 엘리야
어, 웬일이야, 이 시간에?
(엘리야) 요한이 없어
(가온) 어?
하, 들었잖아, 요한이 없다고
(엘리야) 자고 일어나 보니까 없어
[한숨 쉬며] 진짜 어디 간 거야?
요한이 없어서 무서웠어?
누가 무섭대?
애인이라도 만나나?
요한은 한 번도 이 집을 비운 적 없어
그 사고 후로
(가온) 뜨거워, 조심해, 자
(엘리야) 뭐야
무슨 집이 이렇게 난방도 잘 안돼
[살짝 웃는다] 쓸데없이 크기만 하고
[가온이 컵을 툭 내려놓는다]
실은 너도 요한이 좋은 거 아니야?
- 뭐? - (가온) 그렇잖아
(가온) 미국의 교도소 찾는 것도 돕고
아마 너도 의미 있는 일이라서 그런 거 같은데?
재밌잖아
- (가온) 재미? - (엘리야) 응
(엘리야) 그냥
잘라 버리는 게 더 재밌었으려나?
[웃음]
역시 핏줄이다
그런 소리 하지 마
(엘리야) 요한은
곁에 있는 건 뭐든 망가트려
난 그런 사람 되기 싫어
그게 무슨 말이야?
(엘리야) 아줌마한테 못 들었어?
요한은 어릴 때부터 그랬대
자기를 좋아하던 하녀를
2층에서 뛰어내리게 만들고
아빠도
그리고 나도
[무거운 음악]
(요한) 버릇은 여전하네
주제 파악 못 하고 아무거나 손대는 버릇
(선아) 어머, 도련님
이제야 겨우 알아봐 주는 거야?
[실망한 신음]
(어린 선아) [놀라며] 세상에
어쩌면 이렇게 이뻐요?
전 이런 세상이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았네요
이쁜 것들로만 된 세상이요 [영옥이 분무기를 칙칙 뿌린다]
(영옥) 호들갑 떨지 말고 일이나 잘 배워
어떻게 하면 이렇게 살 수 있을까요?
다시 태어나야 되나?
[영옥이 혀를 쯧쯧 찬다]
회장님은 말 많은 애들 제일 싫어하신다
(영옥) 쫓겨나기 싫으면 입 좀 닫아
(어린 선아) 아, 요한 도련님은 또 어떻고요
세상에 어쩜 그렇게 예쁘고 잘생기셨어요?
어떻게 그런 분을 지하실에…
(영옥) 씁, 좀!
(어린 선아) 좀 드셔 보세요, 도련님
제가 준비해 봤어요
(어린 요한) 고마워
(어린 선아) 회장님 안 계실 때는 좀 밖에 나와 계세요
제가 망봐 드릴게요
[무거운 음악]
[한숨]
[혀를 쯧쯧 찬다]
[어린 요한이 책을 탁 꽂는다]
내가 좋아?
(어린 선아) 네
얼마나 좋아?
네?
내가 얼마나 좋냐고
많이요, 아주아주 많이
그래?
(어린 요한) 그럼 여기서 뛰어내릴 수 있어?
네?
날 위해 그럴 수 있어?
(어린 요한) 정말? [의미심장한 음악]
(영옥) [다급해하며] 선아야
[울먹이며] 아이고
[살짝 웃는다] [선아의 한숨]
(선아) 너무했어
난 그렇게 좋아했었는데
어이없네
(요한) 네가 좋아하는 건 다른 거였을 텐데?
[살짝 웃는다]
(어린 요한) 나라면 그러지 않겠어
(어린 선아) 도련님
들키면 좋게 끝나지 않을 거야
(어린 요한) 그 사람은 용서하는 법이라고는 없거든
[살짝 웃는다]
지금 절 걱정해 주시는 거예요?
[다가오는 발걸음]
저 걱정해 주신 거 맞죠?
전 도련님이 이렇게 좋은데
(어린 선아) 도련님은 제가 싫으세요? [비밀스러운 음악]
(영옥) [한숨 쉬며] 이상하다
요새 자꾸 뭐가 없어지는 거 같은데
정말요?
사실은
저도 좀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는데
뭐지?
이런 말 하기 조심스러운데요
(어린 선아) 요한 도련님이
요즘 자꾸 밖에 나와서 돌아다니세요
회장님이 지하실에만 있으라고 하셨는데
그래?
(어린 선아) 네, 저도 걱정이에요
(영옥) 음
(어린 요한) 그건 안 돼
그건 형 엄마가 남긴 유품이야
형이 아끼는 거라고
그걸 손대면 내가 본 걸 다 얘기할 거야
에이, 그냥 이뻐서 본 거예요
(어린 선아) 사모님 걸 손댔다가는
회장님 손에 죽을 텐데요?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어린 요한이 책을 탁 꽂는다]
내가 좋아?
(어린 요한) 그럼 여기서 뛰어내릴 수 있어?
(선아) 응? 그랬었나?
도련님 기억력 좋다, 진짜 똑똑해
[한숨]
그래도 좋아한 건 맞아
나는 반짝반짝하는 건 다 좋아하거든
예나 지금이나
(요한) 그래? 열심히 살았나 보네
그럼 이젠 재단에서 하녀 노릇 하며
좀도둑질하는 건가?
[긴장되는 음악]
[요한의 힘겨운 신음]
[요한이 숨을 내뱉는다]
[한숨]
(선아) 도련님이 대단하지
바보 형 제거하고는
의심 안 받도록 그 딸내미는 멋있게 안고 나와서
영웅 코스프레
아
진짜 반할 수밖에 없다
(가온) 왜 요한이 그랬을 거라고 생각해?
계기가 있었을 텐데
컴퓨터
컴퓨터?
(엘리야) 열두 살 때
장난으로 요한의 컴퓨터 보안을 풀어 봤거든
숨겨 놓은 폴더가 있길래
뒤져 봤지
근데
거기에 있었어
기부 약정 취소 신청서
게다가 최초 작성 날짜가
불나기 일주일 전이야
[차분한 음악]
[울먹이며] 나한텐
요한밖에 남은 게 없었는데
나한텐… [엘리야가 훌쩍인다]
[엘리야를 톡톡 토닥인다]
옛날얘기는 그만하고
용건을 얘기하지
그럴까?
(선아) 재판 놀이를 하든
차경희를 찜 쪄 먹든
아무 상관 없는데
우리 재단에는 관심 좀 끄면 좋겠네
도련님은 지금
남들이 정성 들여 가꿔 놓은 양 떼 목장을 건드리려 하고 있어
꿈터전 어쩌고 하는 거
아, 꽤나 반짝반짝한 사업인가 봐
(선아) 우리 비슷한 부류잖아
서로 영역만 침범 안 하면 재밌는 일을 많이 할 수도 있…
(요한) 나라면 그러지 않겠어
이런 시간 낭비
그냥 지금 기회가 주어졌을 때 [어두운 음악]
죽이는 게 나을 텐데
그게 빨라
다시는
나를 이런 식으로 잡을 수 없을 테니까
정 그런 식이면…
협박은 의미 없어
(요한) 나한텐 아무것도
지킬 게 없으니까
그래?
[선아의 한숨]
[안타까운 숨소리]
아까워라
[선아가 주사기를 탁 꽂는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아파하는 신음] [다가오는 발걸음]
(재희) 본인이 찔러 놓고 그게 무슨 리액션?
난 세상에서 주삿바늘이 제일로 무서워
[주사기가 툭 떨어진다] [재희의 웃음]
아, 네, 네
하, 재희야
우리 도련님
다시 자기 집에 갖다 놔
(재희) 어?
그냥 본인 말대로 지금 끝내는 게 어때?
[선아의 부정하는 신음]
(선아) 양치기 개한테는 늑대도 필요한 거야
강요한이 설쳐 댈수록
재단 꼰대들은 나한테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한숨 쉬며] 그래도 이 친구 너무 겁이 없던데
[살짝 웃는다]
[선아의 옅은 신음]
(선아) 아무것도 지킬 게 없다고?
[무거운 음악]
그런 인간은 없어
[옅은 숨소리]
[힘주는 신음]
[힘주는 신음]
[힘겨운 숨소리]
[발이 덜그럭 걸린다]
[한숨]
[새가 지저귄다]
[옅은 신음]
(가온) 응?
[한숨]
부장님, 어제 어디 갔다 오셨어요?
이젠 내 사생활까지 궁금한 건가?
[한숨] (요한) 좀 터프한 여자랑 있었는데 얘기해 줄까?
머리채를 마구 붙잡고 키스…
[컵을 달그락 들며] 아아 됐습니다
[다가오는 휠체어 작동음]
가온
(가온) 응?
(엘리야) 저것 좀 열어 줘
(가온) 응?
저것 좀 열어 달라고
[펜을 툭 내려놓으며] 네, 네
- (가온) 여기? - (엘리야) 응
[가온이 찬장을 탁 연다]
아침부터 라면 먹게?
불 부어서 갖다줘
[부드러운 음악]
[옅은 신음]
(가온) 엘리야
(엘리야) 뭐야, 내 거 라면은?
라면 먹지 말고 밥 먹자
(엘리야) 밥?
부장님, 밥 먹어요
(엘리야) 왜 갑자기 밥이야?
[한숨 쉬며] 이 집 식구들한테 질렸다
(가온) 인간답게 밥 좀 먹자
얹혀사는 죄로 내가 좀 해 놨으니까 빨리 와
부장님도 빨리 와요
[요한의 헛기침]
(엘리야) 아, 뭐야
누가 밥해 달랬대, 진짜, 오지랖은
입꼬리가 웃고 있다?
뭐래
(엘리야) 뭐야, 그 불쾌한 표정?
아니, 그냥 신기해서
뭐가 신기한데?
(요한) 김가온 뒤꽁무니를
왜 그렇게 아련하게 보실까?
아, 내가 언제…
- (가온) 빨리 오라니까! - (엘리야) 아, 네!
'아, 네'
아, 진짜 죽는다! [잔잔한 음악]
이게 간단한 거야? [AI 작동음]
[AI 음성] 연어 좀 더 주문해 놓을까요, 가온 주인님?
(가온) 어, 셀러리도
'가온 주인님'? [가온이 달그락거린다]
근데 이거 한식이잖아
(가온) 한식 싫어해?
(엘리야) 난 전생에 기미 상궁이었나 봐
아니, 한식이 너무 싫어
아마 기미 하다 독 처먹고 죽었을 거야
(가온) 그래, 먹기 싫으면 먹지 마
얼마나 별로인지 내가 맛은 봐 줄게
독은 없을 것이옵니다
[엘리야가 국을 호록 떠먹는다]
뭐 해요? 안 먹고
난 전에도 얘기했지만 난 맛을 잘 몰라
(요한) 그저 씹어 삼킬 뿐이지
(가온) 맛을 진짜 모르나 봐요
(요한) 응
(가온) 더 먹어 [요한이 콜록거린다]
(엘리야) 근데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가온) 말했잖아 밥값은 해야지, 얹혀사는 처지에
미리 말해 두지만
동정 같은 건 사양이야
그런 사치스러운 입장이 못 돼요
과일 먹을래? 더 필요하면 얘기해요
(요한) 응
요리는 어디서 배웠어? [가온이 살짝 웃는다]
- (가온) 배우긴 - (엘리야) 그럼?
(가온) 식당집 아들 16년에
자취생 13년이죠 [탁 칼질한다]
그, 식당집 아들이면 계속 식당집 아들 아닌가?
(엘리야) 부모님이 식당 그만두셨어?
(가온) 그냥 그렇게 됐어 [다가오는 발걸음]
키위 먹어
(영옥) 이, 이, 이게 뭐죠?
[영옥의 놀란 숨소리]
도련님
이 집에 안 어울리는 이 생소한 단란함 뭐죠?
[요한의 힘겨운 숨소리]
도련님
[요한이 캑캑거린다] 제가 한 음식에 손도 안 대시면서
(가온) 아주머니 아주머니 거 따로 빼놨는데
[노크 소리가 들린다]
(가온) 엘리야
아직 안 자지?
뭐, 그냥 소화시키는 중
뭐, 맛은 나쁘지 않았는데
(엘리야) 내가 그렇게 많이 먹는 타입이 못 돼서
(가온) 어, 그래? 그거 일주일 치였는데
과장할래? [가온이 픽 웃는다]
내일 시간 있니?
어?
뭐, 글쎄?
좀 체크해 봐야 될 거 같긴 한데
(엘리야) 근데 왜?
괜찮다면 누군가를 좀 만나게 해 주고 싶어서
(엘리야) 음
누구랑 같이?
근데 누구?
내 친구
친구?
[새가 지저귄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수현) 안녕하세요
(가온) 왔어? 안으로 들어와
(수현) 안녕하세요, 엘리야 씨 [수현의 웃음]
저는
[수현이 명함을 쓱 뺀다]
그냥 윤수현이에요, 네 [수현의 웃음]
가온이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요
이 인간이 남 걱정을 그렇게 해 주는 타입이 아닌데 [가온이 픽 웃는다]
(가온) 사실 왜곡은 하지 말고
(엘리야) 둘이 무슨 사이예요?
(가온) 어…
그건 왜?
(수현) 친구예요, 예 가온이가 얘기 안 했어요?
(엘리야) 얘기 안 했는데
이렇게 이쁜 친구란 건
(가온) [웃으며] 얘가 이뻐?
(수현) 야, 왜 웃냐 [가온의 아파하는 신음]
엘리야 씨가 나보다 훨씬 예뻐요, 훨씬
그렇긴 하죠
[어색한 웃음] (가온) 아, 내가 오버한 건 미안한데
엘리야 너한테 친한 언니가 있었으면 해서
(수현) 그, 다음엔 친해지게
말 좀 편하게 해도 될까요?
아니면 나를 언니라고 불러도 좋고
(가온) 음, 그게 좋겠다
- 싫은데요 - (수현) 예?
(엘리야) 저 이제 어린애 아니에요
이제 4년만 있으면 스물이고
(가온) 음, 그렇지
예, 알겠어요, 엘리야 씨 [살짝 웃는다]
[고양이 울음]
[무거운 음악]
엘리야는?
저도 못 봤는데요
(수현) 아, 그 컴퓨터에서 찾았다는 파일
갖고 있어요?
- 아니요 - (가온) 수현아
(가온) 그걸 뭐 하러 물어봐?
(수현) 아니, 그냥 혹시나 해서
(가온) 엘리야, 어…
전 재산을 기부하는 게
지나친 일이잖니
너를 위해서 취소했을 수도 있고
그리고 컴퓨터 파일 작성 일자라는 게
부정확할 수도 있어
(수현) 아니, 난 확실하게 짚고 넘어갔으면 좋겠는데
[다가오는 발걸음]
[씩씩거린다] (가온) 부장님
(요한) 미성년자 약취 유인이 뭔지 몰라!
(수현) 그만하시죠, 판사님
이 아이를 건드리면 가만두지 않겠어
그게 누구든
[여자1이 걱정한다]
(여자1) 난 괜찮은데
[여자1의 놀란 숨소리]
[엘리야가 훌쩍인다]
- (엘리야) 안 타 - (요한) 철없이 굴지 마
안 탄다고!
철없이 굴지 말라고!
내가 네 장난감이야? 이 꼴로 있으니까 만만해?
[엘리야가 울먹인다]
꼭 이런 꼴을 보였어야 했냐고
(가온) 엘리야
(엘리야) 뭐 해, 그냥 빨리 가
내가 할 거야
[엘리야가 훌쩍인다] [엘리야가 안전벨트를 채운다]
[한숨] [차 문이 탁 닫힌다]
[자동차 시동음]
(직원1) 누나 제가 한 잔 드릴게요 [사람들이 즐겁게 대화한다]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상숙) 어머, 나 오늘 취하겠다
(직원1) 취해도 되죠 [사람들의 웃음]
(상숙) 아니, 요즘 애들은 뭘 먹어서 이렇게 이쁜가 몰라
(향미) 어, 너무 좋지, 그렇지?
아유, 좋아, 좋아 [사람들의 웃음]
- 얘 - (직원2) 네, 누나
- 너 이리 와 봐 - (직원2) 예, 예
(향미와 직원2) - 너 아이돌이라고? - 네, 제가 아이돌이에요, 누나
(향미와 직원2) - 응? - 아, 잠깐만, 누나, 오늘 내가
(직원2) 선물 가져왔는데 어디 있나?
- (향미) 선물? - (직원2) 어디 있나?
요기 있네 [사람들의 웃음]
(상숙) 아유, 미쳐
어디서 배웠어?
(향미) 어, 너 너무 잘한다
내 취향이야, 내 취향
- (향미) 자, 우리, 응? - (선아) 언니들
[사람들이 대화한다] (선아) 언니들
(향미) 어? 왜?
잠시만 [상숙과 향미가 호응한다]
(향미) 자, 우리 한잔하자 [직원들이 호응한다]
(향미와 직원3) - 자, 우리 스타들을 위해서 - 그럴까요?
(향미) 빌보드 가라
[사람들의 신난 탄성]
어머, 어머, 어머, 얘들아, 미안
[상숙의 놀란 신음]
얘, 일어나, 일어나, 일어나 절로 좀…
[경희의 한숨]
어, 앉아, 앉아
(상숙) [작은 목소리로] 앉아
[의미심장한 음악]
(재희) 장관님
[라이터가 탁탁 켜진다]
[상숙의 긴장한 숨소리]
[경희가 혀를 쯧 찬다]
(경희) [숨을 후 내뱉으며] 내 용건만 말할게
검찰에 출두할 준비들 하고 있어
- (상숙) 예? - (향미) 어, 언니
(상숙) 아니, 무슨 일이세요? [상숙의 어색한 웃음]
(경희) 꿈터전 마을 2차 단지가 들어설 판자촌 땅
그, 열심히들 사 모아 놨던데? 차명으로
나라 살리자는 사업이야
비공개 정보 빼돌려서
당신들 재산 불리자는 사업 아니라고
욕심이 과했어
[상숙의 다급한 신음] (향미) 언니, 언니, 살려 줘요
우리가 이런 사이가 아니었잖아요
(상숙) 저기, 서운한 거 있었으면 오해 푸세요 [상숙의 어색한 웃음]
(향미) 아, 우리는 그냥
영민이 때문에 힘드실 거 같아서
그래서 요즘 좀 뜸했던 것뿐이에요
(상숙) [울먹이며] 우리 영민이
(경희) 놀다 가
- (향미) 아, 언니, 진짜예요 - (상숙) 언니
(상숙) 아니, 언니, 아유, 아유
[향미의 한숨] 장관님, 아니…
- (향미) 언니 - (선아) 장관님
(선아) 아, 장관님
[향미의 난감한 신음]
(향미) 아유, 진짜
[향미가 중얼거린다] (상숙) 이게, 이거 밝혀지면은
[흐느끼며] 우리 민보그룹은 그냥 박살 나는 거야
(향미) 아, 우리 방송국이
꿈터전 사업 모금 방송을 얼마나 해 댔는데
- (상숙) 아, 머리야 - (향미) 아, 진짜
[향미와 상숙의 한숨]
- (향미) 아, 아, 정 이사 - (상숙) 어
(향미) 아, 우리 어떡해?
(상숙) 뭐, 방법 없을까?
아무래도
장관님이 재단 운영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느끼신 거 같아요
[한숨 쉬며] 역시 그렇지?
(선아) 이건 서 선생님이 나서 주셔야
풀 수 있을 거 같은데
재단 사업 때문에 생긴 일이라
[한숨]
저기, 저, 정 이사
(상숙) 정 이사가 말씀 좀 잘 좀 드려 줘
그래
(상숙) 내가 그 땅
재단에 전부 다
헌납할게
(향미) 어, 전부?
(상숙) 너 부부 동반으로 검찰 출두 할래?
차경희 독 품었어 [상숙의 못마땅한 신음]
알았어
아, 우리도 다 헌납할게
(향미) 아, 말 좀 잘해 줘
(선아) 최선을 다해 볼게요
언니들 일이니까
[상숙과 향미가 안도한다] (향미) 어유, 선아야, 고마워
[무거운 음악]
(경희) 이 정도면 된 거야?
(선아) 네, 서 선생님도 만족하실 거예요
근데 누가 진짜 서 선생이야?
뻑하면 기도한다고 잠수 타는 그 영감인가?
(경희) 아니면…
그게 중요하세요?
[웃음]
(경희) 하긴
강요한이나 잡아
큰소리친 대로
(선아) 제가 지켜 드릴게요, 꼭
[흐느낀다]
(상숙) 어떻게든 검찰 출두만 제발 막아 줘라
우리 애 아빠가 세 보이는데 사실은 쫄보야
그리고 협심증이 있어 가지고
조사받다가 무슨 일이 생길지도… [흐느낀다]
(향미) 우리 영감도 그래
카메라 울렁증 있어 가지고
기자들 앞에 서면은 공황 장애 올지도 몰라 [향미와 상숙이 흐느낀다]
(선아) 걱정들 마세요
제가 어떻게든 해 볼게요
우리한텐 서 선생님 계시잖아요
일단 조금만 기다려 보세요
(향미) 정 이사, 정 이사만 믿을게 [선아가 호응한다]
(상숙) 필요하면 뭐든지 말하고
- 네, 네, 네, 네 - (향미) 그래, 다 해 줄게
- (선아) 네 - (향미) 어
- (향미) 선아야, 고마워 - 네
[향미의 한숨]
[숨을 후 내뱉는다]
(선아) '우리 영감' '우리 애 아빠'
눈물겹다, 진짜
[비웃음]
[어두운 음악]
자
우리 도련님도 진짜 아무것도 지킬 게 없으신지
좀 알아봐야겠네?
(K) 다친 데는 없으신 겁니까?
내가 방심했어
(요한) 제대로 미친년이던데
보안은 강화하고 정선아 쪽 움직임 체크하겠습니다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종료음]
부장님, 아까는…
(요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광역1팀 윤수현 경위
[무거운 음악] 경찰대 차석 졸업
거주지 서울시 노원구 2700-2
동거 가족, 부 윤주원 64세 모 주은정 59세
(가온) 뭐 하는 겁니까, 지금?
(요한) 엘리야를 데리고 나가서 경찰을 만나게 해?
(가온) 그건 엘리야가 외로울 거 같아서…
내가 분명히 경고했지
내 앞을 막는 것들을 치우는 데 아무런 망설임이 없어
(가온) 멋대로 넘겨짚지 마
수현이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그때는…
궁금해지는데
어떻게 되는지
(요한) 윤수현을 건드리면
[가온의 가쁜 숨소리]
(가온) 수현아, 내 말 좀 들어
일단 우선 조심 좀 하고
(수현) 아유, 알겠어요, 알겠어
아, 내가 알아서 한다니까?
[한숨]
장난 아니라니까, 얘가 진짜
(가온) 진짜 위험해
(수현) 시크한 김가온 어디 간 거야, 진짜 [다가오는 오토바이 엔진음]
위험해질 수도 있다니까
[의미심장한 음악]
나중에 다시 할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가온) 너 누구야?
[가온의 힘겨운 신음]
[힘겨워하며] 씨
[무거운 음악]
[한숨]
(가온) 어이
바이커가
자기 키는 잘 간수해야지
[박진감 넘치는 음악] [타이어 마찰음]
(택시 기사) 야, 너 뭐야, 어?
[타이어 마찰음] (가온) 나와
[타이어 마찰음]
[택시 기사가 소리친다]
아이
[오토바이 시동음]
[자동차 경적] [타이어 마찰음]
[타이어 마찰음] [자동차 경적]
[오토바이 엔진음]
[타이어 마찰음]
[타이어 마찰음]
[흥미진진한 음악]
아이씨
[가온의 다급한 신음]
[타이어 마찰음]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차 문이 탁 닫힌다] [타이어 마찰음]
[가온의 허탈한 신음]
[가온의 거친 신음]
[숨을 후 내뱉는다]
(재희) 하, 언니
하라는 대로 김가온 눈에 띄긴 했는데
굳이 이래야 돼?
씨앗을 뿌리는 거야
씨앗?
의심이라는 게
한번 싹을 틔우면 무럭무럭 자라기 마련이거든
아, 정성이다
(재희) 하여튼 강요한 일이라면
재밌잖아
네, 네, 알겠습니다
(재희) 난 그럼 다음 타깃한테 가 볼게
(선아) 수고
그럼 나도 좀 가 볼까?
씨 뿌리러?
[살짝 웃는다]
[차 문이 탁 닫힌다]
- (정호) 살펴 가십시오 - (남자1) 예, 고맙습니다
- (정호)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 (남자1) 예
(정호) 그런 놈을 뭐 하러 쫓아가? 위험하게
(가온) 하, 그보다
대체 누가 교수님을 감시하는 걸까요?
강요한 아닐까?
강요한이요?
실은 내가 요즘 뜻있는 분들하고 만나서
이야기를 좀 하고 있는 중이거든
(정호) 강요한이 하는 짓거리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분들이지
너도 전에 그 식당 앞에서 봤잖냐
애들이 태형 흉내 내며 노는 거
걱정이야
[놀란 신음]
(선아) 조심하셔야죠
위험했잖아, 그렇죠?
[놀란 숨소리]
(진주) 어 안녕하세요, 정 이사님
죄송해요 제가 정신이 없어 가지고
근데 대법원에는 어쩐 일로 오셨어요?
어, 만나 뵐 분이 있어서요, 재단 일로
근데 제가 오늘 운이 좋네요
(선아) 다시 한번 꼭 만나 뵙고 싶던 분과
이렇게 딱 마주치다니
저를요?
(선아) 오 판사님 인기 많으시던데요?
완전 스타세요
(진주) [웃으며] 제가 뭘요
우리 부장님이 스타시죠
제일 친근하고 인간적인 판사님이라고 난리예요
(선아) 약자들 처지도 잘 알아주시고
(진주) 그건
그냥 제가 그렇게 살아와서 아는 건데요, 뭐
(선아) 응, 그럴 줄 알았어요
똥수저 눈엔 똥수저가 보이는 법이거든요
레이다같이
그럼 정 이사님도?
(선아) 근데
여기 좀 이상하지 않아요?
(진주) 뭐가요?
(선아) 왜 다들 근엄한 표정의 아저씨들뿐일까?
단 한 명도 예외 없이 [의미심장한 음악]
[픽 웃으며] 그거야 뭐…
(선아) 욕심내 봐요
전에도 말씀드렸죠
내가 본 시범 재판 속에선 판사님이 제일 빛났어요
반짝반짝
[살짝 웃는다]
(TV 속 죽창) 애국 시민 여러분 죽창입니다
강요한 판사님께서 말씀하시길 [TV 속 남자들이 소란스럽다]
국민의 뜻을 받들어 쓰레기들에게 태형을 선고한다 [TV 속 남자들의 탄성]
우리 죽창 부대!
[TV 속 남자들의 환호성]
잡아!
[TV 속 남자들이 소란스럽다]
지갑 훔친 거 같은데?
(TV 속 남자들) 에이
(TV 속 죽창) 얘들아! 야, 뒤져 봐
[TV 속 남자들이 씩씩거린다] (TV 속 남자2) 제 지갑이에요, 이거
(TV 속 죽창) 어? 소매치기다!
[TV 속 남자들의 놀란 신음]
[무거운 음악] [TV 속 남자2의 힘겨운 신음]
몰카범, 소매치기, 나쁜 새끼들
(죽창) 대한민국 좀먹는 암덩어리들! [남자들의 힘주는 신음]
우리 손으로 깨끗이 싹 다 쓸어버리자고
우리가!
(남자들) 권력이다!
(죽창) 우리가!
(TV 속 남자들) 권력이다!
[TV 속 남자들의 신난 탄성]
(TV 속 남자3) 짭새, 짭새!
(남자4) 짭새다!
[남자들의 신난 탄성]
안 꺼져? 씨 [남자들의 약 올리는 신음]
안 꺼져? 이 새끼들아, 씨
(죽창) 뿌려!
[남자들이 스프레이를 칙 뿌린다] [남자5의 힘겨운 신음]
태형! 태형! 태형! 태형!
[TV 속 남자들이 소란스럽다] (TV 속 죽창) 태형! 태형! 태형!
[TV 속 남자들의 웃음]
[웃음]
[TV 속 남자들의 웃음]
[ATM 안내 음성] 카드를 넣어 주십시오
[ATM 조작음]
[계수기 작동음]
[계수기 작동음] [어두운 음악]
[ATM 조작음]
[계수기 작동음]
[ATM 안내 음성] 카드와 명세표를 받아 주십시오
(수현) 안전 박사님
공장 폐수 관리는 안 하고 뭐 하시나?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아씨, 공이 몇 개야, 이게?
(가온) 어, 수현아
장기현 알지? 안전 박사
(가온) 주일도 사건 증인?
(수현) 아무래도
인심 후한 물주가 계신 거 같아
강요한?
(수현) 확인해 봐야지 계좌 추적 영장 받아 보려고
(가온) 수현아, 위험해
강요한이 지금 네 인적 사항까지 줄줄이 꿰고 있어
너희 집 주소에 부모님 성함까지
(수현) 야, 나 경찰이야
뭐, 조폭이 우리 집 안다고 아무것도 안 해도 되겠냐? [카메라 셔터음]
[어두운 음악]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카메라 셔터음]
(민성) 너 자꾸 쓸데없는 소리 할래?
강요한 계좌를 추적하자고? 너 지금 제정신이야?
말씀드렸잖습니까
증인 매수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민성) 야, 인마 계좌에 돈 좀 있다고 매수야?
(수현) 장기현은 금전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봉급이 가압류되고 있었고…
(민성) 야, 도대체 뭔 짓을 하고 다니고 있는 거야?
지금 강요한 잘못 건드리면 경찰청 해체하라는 소리 나온다고
[무거운 음악]
(수현) 팀장한테 얘기해 봤는데 반응이 영 이상해
(수현) 짜증부터 내고
그때 강요한 파 보겠다니까 펄쩍 뛰었다는 그 사람 맞지?
(수현) 응
일단 돌려보내긴 했는데
쉽게 포기할 거 같진 않습니다
알겠습니다, 다시 연락드리죠
(K) 장기현 계좌 내역을 자꾸 파고들고 있습니다
[한숨]
성가신 여자네
(K) 자금 이동 과정도 이미 파악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실행해
(K) 네
[통화 종료음]
[요한의 한숨]
(수현) 느낌이 안 좋아서
그냥 알겠다고 하고 나와 버렸어
(수현) 강요한 손이 어디까지 닿아 있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가온) 그래, 잘했어, 일단…
[문이 덜컹 닫힌다]
[진주의 한숨]
우리 부장님
요즘 좀 이상한 것 같지 않아?
왜요?
(진주) 아니, 내가 아까 우리 다음 시범 재판 할 사건 [무거운 음악]
몇 개 후보 뽑아 갔거든?
근데 거들떠도 안 보고 그냥 놓고 가라는 거 있지
뭔가 지금 정신이 딴 데 팔려 있는 거 같아
같은 재판부면
뭐, 걱정거리가 있으면 공유도 좀 하고
그래야 되는 거 아니야?
우배석 판사가 영 못 미더우신가?
아, 사람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김 판사가 보기엔 어떤 거 같아?
응?
김 판사
[한숨]
김가온!
네?
(가온) 아, 죄송해요
어젯밤에 잠을 잘 못 자서
데이트라도 했어?
[한숨] (진주) 다들 한가한가 보다
지금이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데
대중들이 열광할 때 탁탁 치고 나가 줘야 되는 건데
(수현) 가온아 [긴장되는 음악]
장기현이 없어졌어
(가온) 그게 무슨 소리야?
너 지금 혼자서 거길 갔어?
(수현) 아니, 아무리 벨을 눌러도 대답을 안 하길래
내가 그냥 문 따고 들어갔는데
집이 난장판이야 몸싸움 흔적도 있고
수현아? 일단 빨리 거기서 나와
(수현) 장기현 이 사람 어떻게 된 거 아니야? [다가오는 발걸음]
빨리 수색…
[어두운 음악]
(여자2) 어머, 어머, 어머, 어머
저기요! 어, 저, 괜찮아요? 어머, 저기요!
(가온과 여자2) - 수현아, 아, 장난치지 말고 - 어머, 아가씨, 아가씨
[여자2가 걱정한다] (가온) 수현아?
- (가온) 수현아! - (여자2) 정신 차려 봐요
- (가온) 수현아! - (여자2) 어, 어떡해
(여자2) 하, 아이고, 아이고
[가쁜 숨소리]
(간호사) 이제 괜찮으실 거예요
수현아!
(수현) 어?
[가온의 한숨]
아니, 내가 통장을 챙겼는데 그걸 뺏겨 버렸다
에이, 멍청이
멍청아, 그딴 게 뭐라고
[가온의 한숨]
(수현) 나 진짜 괜찮다
어, 별것도 아니야
(간호사) 좀 전까지 정말 안 죽는 거 맞냐고
난리 쳐 놓고?
아니, 그거는 혹시나
모든 가능성을 다 체크해 보자는 그런 거였죠
천만다행이에요
(간호사) 조금만 빗겨서 맞았으면 진짜 큰일 날 뻔했다니까
[헛기침]
나 똑바로 봐
(가온) 너 진짜 괜찮아?
무섭긴 하더라
다신 못 볼까 봐
[안쓰러운 숨소리]
수현아
(간호사) 어머, 이게 무슨 일이야?
(TV 속 경희) 제1호 시범 재판인 주일도 회장 사건의 [TV 속 카메라 셔터음]
핵심 증인인 장 모 씨에게
재판장 강요한 판사가
거액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제보가 접수되었습니다
[무거운 음악] 만약 금품을 대가로
위증을 교사한 것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범죄입니다
(경희) 더욱 놀라운 점은
현재 증인 장 모 씨가 실종 상태라는 점입니다
(TV 속 경희) 저희 법무부는 시범 재판을 둘러싼
모든 의혹을 철저하게 조사하여
진실을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1) 브리핑 내용의 근거가 뭡니까?
[TV 속 기자들이 소란스럽다] 이걸 막으려고 그렇게까지…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기자들이 소란스럽다]
(가온) 수현이를 건드려? 수현이를!
[가온의 힘겨운 신음]
[무거운 음악]
[거친 숨소리]
[댕그랑 소리가 난다] [가온의 힘겨운 신음]
[소리친다] [가온의 놀란 숨소리]
[가온의 놀란 숨소리]
[발걸음이 울린다]
(요한) 겨우 그걸 근거로 그렇게 날뛴 건가?
(가온) 당신이 한 짓 맞잖아
(요한) 난 네 그 소꿉친구를 건드린 적이 없어
(가온) 당신 말을 어떻게 믿는데?
(요한) 믿을지 말지는 네 문제고
김가온
다시는 날 공격하지 마
다시는
(영상 속 경희) 제1호 시범 재판인 주일도 회장 사건의 [영상 속 카메라 셔터음]
핵심 증인인 장 모 씨에게
재판장 강요한 판사가
거액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제보가 접수되었습니다
만약 금품을 대가로
위증을 교사한 것이 사실이라면 [휴대전화 진동음]
[무선 이어폰 조작음] 심각한 범죄입니다
(선아) 어, 재희야 지금 보고 있어 [영상에서 소리가 흘러나온다]
수고했어
(재희) [한숨 쉬며] 언니
요즘 나 너무 혹사시키는 거 아니야?
확 진짜 노동청에 고발해 버린다?
뭘 얼마나 했다고 지랄이니?
(영상 속 경희) 철저하게 조사하여
진실을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감사합니다 [무거운 음악]
[초조한 신음]
야, 아, 왜 이제 와? 난리가 났는데
(진주) 혹시 부장님한테 뭐 들은 거 없어?
[한숨]
[진주의 짜증 섞인 신음]
[한숨 쉬며] 말도 안 돼
우리 이제 겨우 시작인데
아,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진주의 답답한 신음]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장관님
(경희) 이거 누가 봐도 부적절한 만남 아닙니까?
무슨 용건이신지
누가 무슨 자료를 넘겼는지 짐작은 갑니다만
(요한) 그거만으론 아무것도 입증할 수 없을 겁니다
'입증'
(경희) 이거 봐요, 강 판사 당신이 제일 잘 알 텐데
여론의 법정에선 증거보다
그림이 더 중요하다는 거
그림은 이미 그려졌어, 아닌가?
남의 눈에 피눈물 나게 만들고
언제까지 속 편하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웃음]
피눈물?
[웃음]
지금 뭐 하는 거야?
아이, 이러면 너무 실례인데, 이거
(요한) 도저히 참을 수가 없네
아니,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장관님 입에서, 어?
음해, 조작, 강압 수사 전문가께서
피눈물이 난다? 피눈물이
[웃음]
(경희) 말조심해!
(요한) 아
내가 거래를 제안할까 했는데
그냥 뜻대로 하시죠, 뜻대로
[무거운 음악]
그럼 이만
[어이없는 숨소리]
저 미친 새끼
(대법원장) 당신 미쳤어?
(요한)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대법원장) [책상을 탁 치며] 뭘 해결해?
이게 무슨 망신이야, 이게
전 국민이 지켜보는 시범 재판에서 사기를 쳐?
사기라고 하셨습니까?
(대법원장) 판사가 증인한테 돈을 주다니
그게 사기 재판이 아니고 뭐야? 그럼
일방적인 주장일 뿐입니다
(요한) 우선 진상을 밝힐 기회를 주시고…
(정호) 강 판사가 벌인 재판은 여론 재판이었소
법과 원칙에 따른 재판이 아니었지
부메랑은 던진 이에게 되돌아오기 마련이거든
여론은
성급하고 잔혹하지
강 판사가 법과 원칙에 따라 자신을 변호하는 동안
차분히 기다려 줄까요?
(대법원장) 맞아 강요한 비호한다고
법원에 돌부터 날아올 거야
당장 사표부터 내
시범 재판은 일단 중지시키시오
선제적으로 보도 자료 배포하고
(대법관) 네
[혀를 쯧쯧 찬다]
(대법원장) 그렇게 잘난 척하더니만
[대법원장의 한숨]
[무거운 음악]
(기자2) 강 판사님 나오신다!
[기자들이 소란스럽다]
(기자3) 강 판사님 한 말씀 해 주십시오! [카메라 셔터음]
(기자3과 기자4) - 증인에게 돈을 주신 겁니까? - 국민을 속인 겁니까?
(기자5) 장기현 씨 실종 관련돼서 아시는 게 있습니까?
(기자6) 한 말씀만 해 주시죠!
(중세) 강요한 쟤는
조명, 반사판, 이런 거 없어도 화면발 잘 받아 [TV에서 소리가 흘러나온다]
얼굴 부기가 없어, 매일
쟤 얼굴 경락 받나?
대통령님만 하겠어요?
(중세) 아이, 나야 뭐 DNA가 원체 우월하고
이 나이에 모공 좁지 뭐, 주름도 없지
근데 박 회장님 어쩌나?
광고 완판됐다 그러지 않았나?
아, 무대 올라갈 광대들은 많아요 또 캐스팅해 봐야죠
(용식) 광고 장사는 지금도 잘만 하고 있구먼
(두만) 그렇지 콘텐츠 아무려면 어때
시청률만 높으면 되지
(중세) 아유 사람들 들을까 무섭다, 씨 [사람들의 웃음]
(TV 속 요한) 제가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
제가 모든 걸 걸었던 법정에서
국민 여러분께 마지막 인사를 올리겠습니다
잠시 후에 뵙겠습니다
(기자2) 죄를 인정하시는 겁니까?
[기자들이 소란스럽다]
(중세) 아이, 꼴값을 떠네
자기가 무슨 나훈아야 조용필이야, 서태지야
쟤 왜 저러지, 진짜?
(두만) 응, 전 채널 다 강요한 중계로 돌려
광고 단가 올려놓고? 응
(중세) 아유 돈 냄새 귀신, 귀신, 아주
(기자7) 들어온다! [카메라 셔터음]
(진주) 부장님
이러시는 법이 어디 있어요? 저희 같은 시범 재판부잖아요
미안합니다, 오 판사님
(가온) 오 판사님 말이 맞아요 책임지더라도 같이 져야 됩니다
같이 올라갈게요
(요한) 당신들이 책임질 일 없어
난 오늘 판사가 아니라
피고인으로 올라갑니다, 이 무대에
[어두운 음악]
(김 비서) 장관님
강요한 판사가 긴급 기자 회견을 연답니다
틀어 봐
(요한) 저는
국민 여러분의 믿음에 기대어
이 법정에 서 왔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온통 저를 의심하는 시선 속에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영상 속 요한) 제가 폐수 유출 사건의 증인에게
돈을 주었다는 의혹은
전부
사실입니다
- (남자6) 어? 뭐? - (남자7) 진짜? 진짜?
[사람들의 어이없는 신음]
(여자3) 이럴 줄 알았어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영상 속 요한)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죄드립니다
[살짝 웃는다]
(기현) 강 판사님은 죄가 없습니다!
[카메라 셔터음] [흥미로운 음악]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기자들이 웅성거린다] (기자8) 뭐야, 증인 아니야?
(기현) 제가 법정에서 한 말은
전부 진실입니다
주일도도 제게 보고받은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까?
(영상 속 일도) 보고를 받은 건
사실입니다
죄송합니다
(기현) 강 판사님은 내부 고발자라고
공장에서 해고된 제가 불쌍해서
길바닥에 나앉게 된
[기현이 울먹인다]
제 자식새끼들이 안쓰러워서
저희를 도와주신 것뿐입니다
확인해 보시면 알겠지만
입금 일자는 전부 제가 해고된 후입니다
재판 후에 혹시 제가 해코지나 당하지 않았나
알아보신 강 판사님이
마음이 아파서 도와주신 겁니다
(영상 속 기현) 그게
그게 죄가 됩니까?
[기자들이 웅성거린다]
(요한) 아닙니다
재판엔 신뢰가 생명입니다
어떤 동기가 있었든
법관으로서 오해받을 만한 행동을 한 건 사실입니다
마음 추스르세요 [기현이 훌쩍인다]
국민 여러분께서 저를 심판해 주십시오
[의미심장한 음악] 저는 국민 여러분께
직접 제 신임 여부를 묻고 싶습니다
(TV 속 요한) 제가 유죄라고 생각하시면 빨간 버튼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시면 흰색 버튼을 눌러 주십시오
(영상 속 요한) 국민 여러분께서 저를 믿지 않으신다면
(요한) 저는 오늘 바로 이 자리에서
즉시 법관직을 사직하겠습니다
[카메라 셔터음] [기자들이 웅성거린다]
[사람들이 저마다 말한다]
아이
[가온의 한숨]
이것이 국민 여러분의 뜻이라면 따르겠습니다
[한숨]
(TV 속 요한)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카메라 셔터음]
자, 그렇다면
힘 있는 자들이 은폐하고 있는 진실들을 밝히기 위해
저는 제 전 재산을 걸겠습니다
(요한) 자, 그럼 보시죠 [의미심장한 음악]
[기자들이 웅성거린다]
(TV 속 요한) 온 국민을 대상으로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는
사회적 책임 재단의 꿈터전 사업
하지만 사업 자금이
엉뚱한 자들의 주머니 속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제보가 있습니다
이 사업을 추진하는 핵심 인사들입니다
[기자들이 놀란다]
[경희의 놀란 숨소리]
(용식) 가만 가만있어 봐, 가만있어 봐
아, 광, 광고를 왜 내보내 이렇게 속, 속보 같은 거 없어?
[분한 신음]
(요한) 여러분의 성금이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
그리고 이 사업을 벌이는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제보해 주시는 분들에게는
제 사재로 충분히 보상해 드리겠습니다
제가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흥미로운 음악]
[기가 찬 숨소리]
(두만) 잠깐만
(중세) 야, 박 비서!
(요한) 재미라도 있어야지 어차피 벼랑 끝에 선 거라면
긴장한 거 같은데?
(정학) 내가 해결하겠네
[카메라 셔터음] [정학의 웃음]
근거 없는 의혹일 뿐이잖아요
(요한) 분열
우선 흔들어 놔야지
(가온) 국가를 상대로 싸움을 건 겁니다
(요한) 이건 전쟁이야
[카메라 셔터음] (요한) 용기 있는 내부 고발자가 나서 주셨습니다
김가온 판사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가온) 함부로 말하지 마, 씨
(요한) 네 부모를 죽인 그 사기꾼에 대한 법의 심판이
아주 감동적이었나 봐
[가온이 소리친다] (선아) 죽을 때까지 괴롭히는 거야
(가온) 내가 미쳐 날뛰기라도 바라는 거야?
.악마판사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