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라수마나라 1
(하나) 너희들
- 그 소문 들었어? - (소희) 뭔데?
[음산한 음악]
(하나) 우리 동네 언덕에
작은 유원지 하나 있지?
(소희) 응, 거기 옛날에 망했잖아
(하나) 응
근데 거기에
진짜 잘생긴
[웃으며] 마술사가 산대
[영사기 필름이 또르르 돌아간다]
(소희) 진짜?
그 음침한 데서 사람이 산다고?
(여학생1) 그것도 잘생긴 마술사가?
(소희) 아, 나도 들었어
[놀이 기구가 삐걱거린다] 그 마술사
완전 미친 사람이라며
(하나) 맞아
그 마술사가
진짜 마술을 한다는 얘기도 들었어?
(소희) 진짜 마술?
절단 마술을 할 때는
정말 사람을
(하나) 잘랐…
[기묘한 음악]
(하나) 사람이 사라지는 마술을 하면
그 사람이
실종된대 [소희와 여학생1의 겁먹은 신음]
(여학생1) 뭐야
그리고
마술을 시작하기 전에는
항상
[신비로운 음악]
상대방 눈을 빤히 쳐다보면서
이렇게 묻는다는 거야
[침을 꿀꺽 삼킨다]
'당신…'
[펜이 또르르 구른다]
'마술을'
- '믿습니까?' - (리을) 믿습니까? [리드미컬한 음악]
(하나) ♪ 믿기 어려운 얘기 ♪
♪ 꿈에서나 본 듯한 ♪ [여학생1의 놀란 신음]
♪ 그런 얼굴 ♪
♪ 한 번쯤은 ♪
♪ 기다리는 ♪
♪ 놀랍고 이상한 얘기 ♪
(리을) ♪ 두렵고도 ♪ [여학생2의 놀란 신음]
♪ 매혹적인 춤을 추고 싶어 ♪
[여학생2의 겁먹은 비명]
(리을과 하나) ♪ 엉킨 길을 닿는 대로 가고 싶어 ♪ [여학생2의 버티는 신음]
(하나) ♪ 시작도 끝도 없는 그 길을 ♪ [하나와 여학생2의 당황한 신음]
(함께) ♪ 여기는 꿈이 아니야 ♪
♪ 너의 마음속이야 ♪
♪ 등잔 밑의 밤이야 ♪
(소희) ♪ 어지럽혀 ♪
[여학생2의 놀란 신음] ♪ 믿었던 모든 것들 ♪
(함께) ♪ LET'S MAKE A MESS ♪
♪ AND LET THE DREAMS GO ON ♪
♪ 넌 결코 꿈이 아니야 ♪ [소희와 여학생1의 비명]
♪ 너의 마음속이야 ♪
♪ 두 볼을 꼬집어 봐 ♪ [여학생1의 비명]
[남학생1의 비명] (소희) ♪ 어디로든 ♪
[여학생1의 비명] ♪ 걸음을 디뎌 봐 봐 ♪
(함께) ♪ LET'S MAKE A MESS ♪
♪ AND LET'S CARRY ON ♪
(여학생1) ♪ LET'S CARRY ON ♪
(리을) ♪ 어제란 건 ♪ [소희의 놀란 신음]
♪ 아무 데도 존재한 적 없어 ♪
(함께) ♪ 보이는 그 모든 것의 뒤에 있는 ♪
[음악이 갑자기 멈춘다]
[학생들의 숨소리]
[담임의 찌뿌둥한 신음]
♪ 놀라운 이 세상의 맨얼굴 ♪
(함께) ♪ 여기는 꿈이 아니야 ♪ [학생들이 떠들썩하다]
♪ 너의 마음속이야 ♪
♪ 등잔 밑의 밤이야 ♪
(소희) ♪ 어지럽혀 ♪
♪ 믿었던 모든 것들 ♪
(함께) ♪ LET'S MAKE A MESS ♪
♪ AND LET'S CARRY ON ♪
(소희) ♪ LET'S CARRY ON ♪
(함께) ♪ GOES AND COMES AROUND AND ♪
[여학생1의 놀란 신음]
[여학생1의 당황한 신음]
(여학생1) ♪ 난 결코 꿈속이 아니야 ♪
♪ 달리 볼 뿐이야 ♪
(여학생1) 얘들아!
(함께) ♪ 여기는 꿈이 아니야 ♪
♪ 너의 마음속이야 ♪
♪ 등잔 밑의 밤이야 ♪
(하나) ♪ 어지럽혀 ♪
♪ 믿었던 모든 것들 ♪
(함께) ♪ LET'S MAKE A MESS ♪
♪ AND LET THE DREAMS GO ON ♪
♪ 넌 결코 꿈이 아니야 ♪
♪ 너의 마음속이야 ♪
♪ 두 볼을 꼬집어 봐 ♪
(소희) ♪ 어디로든 걸음을 디뎌 봐 봐 ♪
(함께) ♪ LET'S MAKE A MESS ♪
♪ AND LET'S CARRY ON ♪
(하나) ♪ LET'S CARRY ON ♪
[주제곡]
[새가 지저귄다]
[학생들이 떠들썩하다] [교탁을 내리치는 소리가 난다]
[학생들이 조용해진다]
(담임) 신났네 아주 그냥 신들이 나셨어
고3이 코앞인데
선생님이 들어왔는지 안 들어왔는지도 모르고
그냥 떠들고, 어휴
[학생들이 웅성거린다]
뭐야, 이거? 분위기 또 왜 이래?
왜 이럴까?
아…
어유, 어유
왜, 내가 설마 너희들 담임이라도 됐을까 봐
[놀리는 말투로] 졸았어요?
[학생들의 안도하는 웃음]
- (하나) 진짜 다행이다 - (소희) 진짜
[웃음]
[놀리는 말투로] 맞았어요
설마 했던 그거
(하나) 뭐야 [학생들의 탄식]
(소희) 아, 망했다 [담임의 놀리는 탄식]
학주가 담임 돼서 그렇게 좋아?
(담임) 알았어, 알았어
내가 너희들 들들들 볶아서 꼭 대학 가게 해줄게, 좋아?
(남학생2) 아니요, 싫어요
[학생들의 탄식] (담임) 첫날이니까 출석 부른다
응, 김소희
[아이의 신음] (남학생3) 아이, 씨
[아이의 아파하는 신음]
[멀어지는 발걸음]
[잔잔한 음악] [아이의 놀란 신음]
[아이가 연신 아파한다] [다가오는 발걸음]
[가방을 툭툭 턴다]
고마워
[아이의 힘겨운 신음]
[아이의 거친 숨소리]
[한숨]
[아이의 아파하는 숨소리]
- (담임) 백하나 - (하나) 네
- (담임) 서하윤 - (하윤) 네
응, 윤아이
(담임) 윤아이
(담임) 얘 안 왔어?
[거친 숨소리]
(담임) 첫날부터 잘한다, 잘해
어유
[교실 문이 탁 닫힌다]
[아이의 긴장한 숨소리]
지각한 주제에 어딜 기어들어 가!
너 조회 끝날 때까지 거기 서 있어
[아이의 멋쩍은 숨소리]
야…
[교실 문이 탁 닫힌다]
너도 거기 서 있어!
아…
네가 일등이구나
우리 전교 1등, 나일등
이야, 사람 이름 따라간다더니 어?
야, 반갑다, 난 전학주다
[담임의 웃음] 어떻게, 왜 저래, 진짜?
농담이야, 인마 [웃음]
[학생들의 어색한 숨소리]
(담임) 야, 안 웃어?
[학생들의 억지웃음]
- 웃길 땐 웃어 - (소희) 진짜 재밌다
[소희의 어색한 웃음] (담임) 음
어, 교장 선생님 면담 잘했고?
뭐라셔?
(일등) 뭐, 그냥… 하던 대로만 하라고
아이…
하던 대로만 하라고 하면
계속 일등만 하라는 어떤 그런 최고의 덕담을 해 주셨네
[담임의 웃음]
(담임) 더 이상 잘할 순 없는 거니까, 응?
그래, 저기 빈 자리 들어가
너도 들어가
너 운 좋은 줄 알아
쯧!
아침부터 이렇게 소리 지르게 하고 말이야, 어?
아침이 좋아야 하루가 좋은 거 아니야
- 아니야? - (소희) 맞아요
(담임) 그래
[잔잔한 음악]
[담임이 계속 출석을 부른다] (아이)
(아이)
(아이)
(아이)
(아이) 담임 선생님 말씀처럼
내가 운이 좋았나 봐
[담임이 재미없는 농담을 던진다]
[학생들이 떠들썩하다]
[그릇이 툭 떨어진다]
아, 쏘리
[멀어지는 발걸음]
[애잔한 음악]
(아이)
(아이)
(아이)
[교실이 떠들썩하다]
(소희) 조끼 입고 와
[칠판지우개가 툭 떨어진다]
아이, 씨, 조심 좀 해
(하나) 뭐 이렇게 되는 일이 없어
아이, 씨
야, 나일등
네 짝은 뭐, 벙어리냐?
글쎄?
아직 대화를 나눠 보지 못해서
(소희) 아이, 야, 아니라니까
쟤 윤아이 좀 답답해 보여도
공부 진짜 잘하지?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아, 너 몰라?
너 딴 과목은 다 전교 1등인데
수학은 윤아이 한 번도 못 이겼잖아
(소희) 그래서 난 당연히 아는 줄 알았지
(하나) 와, 대박이다
얘 전혀 안 그렇게 보이는데? [일등이 펜을 탁 놓는다]
[픽 웃는다] 야, 김소희
(소희) 응? [하나가 피식 웃는다]
너 다이어트 열심히 해야겠다 대학 가려면
뭐래?
(담임) 어, 됐어
자, 그만 떠들고 다들 자리에 앉아
(하나) 야, 언제부터 성적이 몸매 순이 됐냐
- 더러운 세상이다 - (소희) 어딜 만져?
재수 없어
(담임) 자, 우리 반 급훈이야
응, 내가 볼 땐…
[담임의 생각하는 신음]
보형이 빼고는 별문제 없을 것 같아
(소희) 별로예요
(담임) 어? 너도 좀 뜨끔해? 어?
자, 수학 선생님 화장실 갔으니까 좀만 기다리고
큰 거니까 좀 걸릴 거야
(여학생3) 아, 진짜
(담임) 내가 말했다 하지 말고
- (남학생4) 예, 안녕히 가세요 - (학생들) 안녕히 가세요
너 수학 어디 다녀?
뭐, 학원 말이야?
그거는 왜 물어보는 건데?
내가 너보다 실력이 부족한 건 말이 안 되지 않냐?
네가 생각해도?
(일등) 근데
내 수학 쌤이 네 수학 쌤보다 실력이 부족한 건
말이 되니까
뭐, 그래서
[펜이 달그락거린다] [책을 탁 덮는다]
[일등이 책을 탁 정리한다]
[아이가 책장을 팔락거린다]
[멀리서 개가 짖는다]
[출입문 종이 딸랑거린다]
[출입문 종이 딸랑거린다]
[과자 봉지가 부스럭거린다]
(아이) 엄마 아르바이트하는 틈틈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어
대학은 못 가더라도
[영어 단어를 중얼거린다] 성적은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아
[비닐이 부스럭거린다]
[출입문 종이 딸랑거린다]
뭐 하는 거야?
(아이) 네? 아…
아, 저는 그냥…
[비닐이 부스럭거린다]
[웃음] 아니, 뭘 그렇게까지 놀라?
[비닐이 부스럭거린다]
음식물 쓰레기는 따로 모아야지 안 그러면 과태료 물어
(아이) 아, 맞다 [쓰레기통 문이 덜컹거린다]
주의하겠습니다
[쓰레기통 문이 달칵 닫힌다]
[출입문 종이 딸랑거린다]
(두식) 어때? 해 보니까 할 만해?
네, 재밌었어요
(두식) 아니, 보기보다 일을 잘하네, 응?
하루만 쓰고 보내긴 좀 아깝다
저, 시켜만 주시면요
저 계속 일할 수 있어요
내일부터 당장 가능해?
네
(두식) 그래? 잘됐네
아니, 안 그래도 알바하던 학생이 갑자기 관둬서
좀 난처하던 참인데
가만있어 봐 [입소리를 쩝 낸다]
4만 8천 원이지?
- 네, 4만 8천 원 - (두식) 자
2천 원 더 보태는 거야
내일부터 열심히 해
[옅은 웃음]
(아이) 감사합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 늦지 말고 - (아이) 네
[한숨]
쌀 10kg
라면
달걀 한 판
그리고…
(아이) 스타킹
[바람이 휭 분다] 어?
[놀란 숨소리]
[아이의 다급한 숨소리]
[바람이 휭 분다] [아이의 놀란 신음]
[바람이 휭 분다] [아이의 놀란 신음]
[신비로운 음악]
[한숨]
[바람이 휭 분다]
[한숨] [지폐가 펄럭거린다]
[바람이 연신 분다] [아이의 다급한 발걸음]
[아이의 거친 숨소리]
[아이의 다급한 숨소리]
[아이가 연신 헐떡인다]
[아이의 힘겨운 숨소리]
[아이의 아파하는 신음]
[거친 숨소리]
[아이의 신음]
[음산한 음악]
[날카로운 고양이 울음] [놀란 숨소리]
[오싹한 효과음]
[반가운 숨소리]
[안도하는 한숨]
[반가운 숨소리]
[바람이 휭 분다]
[어두운 음악]
당신…
마술을
믿습니까?
[놀란 숨소리]
[오싹한 음악] [아이의 떨리는 숨소리]
[비명]
[아이의 겁먹은 탄성] [철문이 쾅 열린다]
[아이의 비명]
[아이의 아파하는 신음]
[아이의 다급한 숨소리]
[아이의 비명]
[아이가 연신 비명을 지른다] [멀리서 개가 짖는다]
[아이의 거친 숨소리]
(아이) 아, 힘들어
(유이) 언니!
[아이의 반가운 숨소리]
(아이) 아, 미안
너무 늦었지? 무서웠어?
[아이의 거친 숨소리] (유이) 무서운 건 내가 아니라 언니인 거 같은데?
[함께 웃는다]
들켰다
(아이) 아니…
오다가 어떤 정신 나간 인간 만났거든
[아이의 아파하는 신음]
(유이) 언니, 괜찮아?
[아이의 아파하는 신음]
[픽 웃는다] 근데 언니
요즘 고딩들은 이런 스타일 좋아해?
(유이) 응? 트렌드야?
[아이의 놀란 숨소리]
(아이) 아, 맞다
아, 내 돈
아, 내 오만 원
[아이의 한숨]
알바한 돈 잃어버렸어?
응
[아이의 한숨]
우리 유이 배고프겠다
언니가 뭐라도 좀 만들어 줄게
(아이) 가자 [웃음]
[아이의 한숨]
(유이) 우리 학교 오늘 점심에 짜장밥 나왔다?
(아이) 진짜? 엄청 맛있었겠네?
(유이) 나 세 그릇 먹었지롱
정말로?
그래서 나 배 하나도 안 고프다?
[한숨]
그래도
언니
남들이 아침, 점심, 저녁 나눠서 세 그릇 먹는 거랑
내가 한 번에 급식 세 그릇 먹는 거랑
칼로리는 똑같잖아
[유이의 웃음] [살짝 웃는다]
그러니까 여기서 뭐 더 먹으면 오버지, 안 그래?
[입을 쩝 뗀다]
(아이) 으이구 [유이의 웃음]
(유이) 나 먼저 잔다
(아이) 응, 잘 자
[멀어지는 발걸음]
[아이의 한숨]
[이불을 툭 내려놓는다]
이게 뭐야? [불안한 음악]
"초대장"
(집주인) 학생, 안에 있지?
- 좀 나와 봐! - (아이) 네
[달려오는 발걸음]
[집주인의 화난 한숨] (아이) 안녕하세요
(집주인) '조금만', '조금만' 한 지가 대체 언제야?
그동안 밀린 월세가 다 합치면 얼마인 줄이나 알아?
죄송합니다
근데 이번엔 진짜 정말이에요
[기가 찬 한숨]
아빠가 꼭 돈 보내 주겠다고 저한테 약속했어요
아유, 집에도 들어오지도 않는 그 아빠 핑계도 지겨워 죽겠어
학생, 아빠하고 연락하며 지내는 건 맞아?
네, 그럼요, 진짜인데…
(아이) 여기 통화 기록도 있거든요 잠시만요
(집주인) 아유, 아유, 나는 학생 아빠가 집에 오든지 말든지
관심도 없고
분명 이번 주랬어
이번 주까지 한 달 치 방세라도 안 주면은
나 당장 부동산에 가서 방 내놓을 거야
그런 줄 알아요!
(아이) 죄송합니다
(집주인) 아유, 내가 마음이 좋아 가지고
여태까지 참아 준 거지, 세상에
어휴 [철문이 쾅 닫힌다]
[한숨]
[애잔한 음악]
[아이의 한숨]
[한숨]
[교정이 떠들썩하다]
[사물함이 탁 닫힌다]
[힘주는 신음]
(하나) 원인이 너였구나?
원인이라니?
아니…
네가 하도 뚫어져라 쳐다봐 가지고
그래서 저거 뚫어진 거 아니야?
[소희의 한숨]
남이야, 뭐
스타킹에 구멍이 나든 말든 관심 없거든
[하나가 피식 웃는다]
(하나) 어, 소희
내가 언제 스타킹 얘기한 적 있나?
(소희) [숨을 헉 들이쉬며] 아니
어유, 변태
공부나 해라
- (하나) 치… - (소희) 씨
공부는 무슨
[하나가 숨을 씁 들이켠다]
[소희의 한숨]
(하나) 근데
어제는 뭐, 학교 오다가 넘어졌다 치고
오늘은 왜 스타킹을 안 갈아 신었지?
그치? 네가 보기에도 저거 좀 심하지?
혹시
돈 없어서 못 사는 거 아니야?
아이, 뭐래 요즘 세상에 그런 애가 어디…
어디 있나?
(소희) 에이, 저거 얼마나 한다고
우리
재밌는 거 해 볼래?
아니
[걸어가는 발걸음]
[아이의 한숨]
[의자를 드르륵 민다]
[불안한 음악]
[교실 문이 탁 열린다]
[여학생들이 대화한다]
[일등의 힘주는 신음]
[책장을 팔락팔락 넘긴다]
[일등이 책을 탁탁 꺼낸다]
[일등이 책장을 팔락팔락 넘긴다]
[일등의 한숨]
(소희) [속삭이며] 야
왜, 하나야? 너 뭐 잃어버렸어?
(하나) 응?
아니
야, 나일등
너 혹시 이쪽에서 오만 원권 하나 못 봤냐?
아니 [불안한 음악]
[볼펜을 딸깍거린다] [하나의 코웃음]
나 매점 가려고 돈 꺼내서 분명히 여기로 지나갔거든
[일등이 책장을 넘긴다] 아무래도 흘린 거 같은데
없네
[한숨] 이상하다
어디 갔을까?
[아이의 떨리는 숨소리]
(아이) 떨어져 있던 거잖아
이건
주운 거지
도둑질은 아니니까
[픽 웃는다]
[한숨 쉬며] 뭐, 어쩔 수 없지
그냥 불쌍한 사람 하나 도왔다고 생각할게
[멀어지는 발걸음]
[하나가 키득거린다] 야, 쟤 겁나 뻔뻔하다
(하나) 자기가 가져간 거 여기 다 찍혔는데
(소희) 야, 조용히 해
듣겠다
(아이) 이 돈은 더럽지 않아
더러운 건
나다
그렇게 생각하면 편해져
[고양이 울음]
[한숨]
[태엽을 끼릭끼릭 감는다]
[포근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어린 아이) 우아, 예쁘다
(아이 부) 우리 딸 조금만 기다려
아빠 장난감 회사 대박 나면
딱 이런 집 지어 줄게
거기서 우리 식구 재밌게 살자
진짜?
아빠, 약속
[숨을 호 들이켠다]
약속
[아이 부가 쪽 뽀뽀한다] [어린 아이의 웃음]
너무 예쁘다
[바람 소리가 들린다]
[나른한 숨소리]
[놀란 숨소리]
[아이의 놀란 숨소리]
[감탄하는 숨소리]
(아이) ♪ 언제나 다짐했었지 ♪
♪ 슬퍼도 울지 말자고 ♪
♪ 내 맘 누가 볼까 봐 ♪
♪ 다 거짓말인데 ♪
[아이의 떨리는 숨소리]
[신비로운 음악]
[아이의 놀란 신음]
[벅찬 음악]
[연신 감탄한다]
♪ 먼 훗날 예쁜 동화처럼 ♪
- ♪ 나는 행복할까요 ♪ - (유이) 어? 언니!
(아이) ♪ 아픔이 지워낸 ♪
- ♪ 웃음도 ♪ - (유이) 자! [유이의 웃음]
♪ 나를 안아 줄까요 ♪
- ♪ 그때는 꿈속에 만나려 ♪ - (유이) 우아!
- (아이) ♪ 잠에 들지 않아도 ♪ - (집주인) 맛있겠지? [유이가 호응한다]
♪ 그토록 찾아온 사랑과 ♪ [유이의 환호성]
- (아이 부) 아빠 왔다 - (유이) 아빠!
♪ 만날 수 있길 ♪ [아이 부의 힘주는 신음]
(아이) ♪ 모든 날들이 ♪
♪ 함께할 수 있길 ♪
(아이 부) 우아! 저게 뭐야?
(유이) 제가 다 만들었어요
♪ 숨소리보다 더 가까이 ♪
[놀란 숨소리]
[바람 소리가 들린다]
[떨리는 목소리로] 엄마
[벅찬 숨소리]
[애틋한 음악] ♪ 참는 게 제일 쉬웠어 ♪
♪ 가질 수 없는 거라서 ♪
♪ 언젠가는 내 앞에 ♪
(아이) ♪ [떨리는 목소리로] 나타나길 ♪
[훌쩍인다]
[아이의 흐느끼는 숨소리]
[아이의 떨리는 숨소리]
[바람이 휭 분다]
♪ 제발 ♪
[포근한 음악이 흐른다]
[한숨]
[아이가 훌쩍인다]
[숨을 길게 내뱉는다]
[훌쩍인다]
[멀어지는 발걸음]
[밤새 울음]
[고양이 울음] [아이의 놀란 신음]
[고양이가 멀어진다]
아, 깜짝이야
아…
[긴장한 숨소리]
[밤새가 연신 운다] [바람이 휭 분다]
[아이가 코를 훌쩍인다]
[아이의 긴장한 숨소리]
[신비로운 음악]
(아이) [한숨 쉬며] 오만 원 찾아야 되는데
[놀이 기구가 삐걱거린다]
(리을) 초대에 응해 줘서 고마워
[기묘한 음악]
최고의 마술 공연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손님
손님이라니요?
(리을) 어? 이상하다
너 내 초대장 받고 왔잖아
그거는 죄송하지만
바로 구겨서 버렸거든요
에이, 거짓말
지금도 이렇게 손에
(리을) 꼭 쥐고 있으면서
(아이) 어? 이거…
[아이의 놀란 숨소리]
어, 어제 분명히 쓰레기통에
- (아이) 버렸는… - 버, 버렸, 버렸다고, 이거를?
[의아한 신음] 아닌데, 이거
되게 소중한 거 같은데?
[손가락을 딱 튕긴다]
여기
[아이의 놀란 숨소리]
"초대장"
[놀란 숨소리]
[밤새 울음]
너 말이야
내 마술에 걸려서
여기 다시 오게 된 거야
[밤새가 연신 운다]
아니거든요
어제 아저씨가 가져간 제 돈이요
저 그거 받으러 온 거예요
아, 그 돈?
(리을) 잠깐만
이거?
짠!
재미없어요
(아이) 하나도 안 멋있고 전혀 신기하지도 않아요
그러니까 유치한 장난 그만하시고
빨리 제 돈 돌려주세요
그래, 뭐, 하기야
아니, 뭐, 돈이 없어지는 게 뭐가 그렇게 재밌겠어
아, 그럼
이건 어때?
[부드러운 음악]
안나라
수마나라
자
가져가
[불안한 음악]
돈 가지고 사람 놀리지 마시라고요
(아이) 내가 왜 이걸 받아요?
저요
함부로 남의 돈에
손대는 그런 애 아니거든요
나도 남의 돈에 관심 없어 그러니까
(리을) 자
가져가, 네 돈
(리을) 잠깐만
너 또 나 피해서 도망갈 거잖아, 그치? [다가오는 발걸음]
자, 그럼 일단… [리을의 힘주는 신음]
이렇게 신발 끈을
단단히 매고
음
그리고…
앞을 똑바로 보고 뛰어야
어제처럼 넘어지지 않지
[밤새 울음]
[뛰어가는 발걸음]
[거친 숨소리]
[신비로운 효과음]
[의아한 숨소리]
[부드러운 음악]
[놀란 숨소리]
[놀란 신음]
[신비로운 효과음]
[입바람을 후 분다]
[놀란 숨소리]
멋지다
네 물방울무늬 스타킹 말이야
[경이로운 음악]
[놀란 숨소리가 울린다]
[감탄하는 숨소리]
[새가 지저귄다]
(아이) 자…
먹자, 유이야 [아이의 힘주는 신음]
- 유이 거 - (유이) 잘 먹겠습니다!
[옅은 웃음]
- (아이) 유이야 - (유이) 응?
앞으로는 급식에 짜장밥 나와도
[젓가락을 달그락거린다] 저녁 먹을 자리는 꼭 남겨 놓고 와
언니 알바 다시 시작했어
응
[음미하는 신음]
- 언니 - (아이) 응? [젓가락이 달그락거린다]
우리 부자다, 그치?
[아이가 우물우물 먹는다] [아이의 옅은 웃음]
[유이의 웃음]
[교정이 떠들썩하다]
(소희) 아이, 그만하라고
너 고2야, 고2 아, 빼, 유치해
빼라고, 빨리
(하나) 어머, 미안
새로 산 스타킹 또 빵꾸 날라
[달려가는 발걸음] (소희) 야, 같이 가야지
[불안한 음악]
(집주인) 분명히 이번 주랬어
한 달 치라도 방세 안 주면
당장 부동산에 가서 방 내놓을 거야 [아이의 한숨]
그런 줄 알아!
[아이의 한숨]
[교실이 떠들썩하다]
[책장을 팔락 넘긴다] [한숨]
[밝은 음악]
(일등) 저기
이 문제 좀 봐줄래?
- 아, 어, 어 - (일등) 이거…
(아이) 이거?
(일등) 어
[연필이 사각거린다]
넌 수학이 그렇게 좋냐?
- (아이) 응 - 왜?
수학만큼은 내가 최고다, 이거야?
내가 말했지?
네가 아니라 네 수학 선생님이 최고인 거라고
그냥 재밌어
말이 돼?
[한숨 쉬며] 수학은
열심히 풀면 답이 딱 나오잖아
(아이) 이 세상엔 죽도록 매달려도
답 없는 일 천지인데
답 없는 일?
(아이) 있어
돈, 우리 아빠
[한숨] 지긋지긋한 내 인생
뭐, 그런 거
아, 그런 거?
어?
환경 문제
[흥미로운 음악]
(일등) 해마다 지구 온도가 조금씩 오른다잖아
[아이의 어색한 웃음]
그래
[입을 쩝 뗀다] 하지만 뭐
앞으로도 과학은 계속 발전할 거고
이, 시기의 문제지
영원히 찾지 못할 답 같은 건 난 없다고 본다
그럼 마술은?
어?
너는
진짜 마술사가 있다고 생각해?
애냐?
(일등) 풀어 줘
미안
[아이의 한숨]
[출입문 종이 딸랑거린다]
(두식) 간다
어이! 잠깐, 잠깐
이거 가져가서 먹어
어차피 30분 지나면 팔지도 못해
그래도 돼요?
아, 가져가
(아이) 고맙습니다
- 30분 안에 먹어야 된다 - (아이) 네
사장님
응
제가 드릴 말씀이 있는데
[멀리서 사이렌이 울린다]
아빠는 집에 안 계세요
(아이) 아니, 사실은
못 오시는 거예요
운영하시던 장난감 회사가 부도가 나서
빚쟁이들한테 쫓기는 신세구먼
네
주변에 돌봐 주는 사람은?
친척도 하나도 없어?
다 연락이 끊겼어요, 오래전에
[두식의 한숨]
아니, 사정이 참 딱하긴 한데
[두식이 숨을 들이켠다]
(두식)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알바 시작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가불을…
아니에요, 사장님, 제가…
아, 제가 너무 무례했던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오늘 했던 얘기들은 그냥
다 못 들으신 걸로 해 주세요
(아이) 그럼
(두식) [한숨 쉬며] 얼마나 필요한데?
아니 [부드러운 음악]
마침 찾아 놓은 돈이 좀 있긴 한데
한 30만 원 정도면 돼?
받아
아이, 뭐, 어쩌겠냐 어른이 도와야지
[감격한 숨소리]
(아이) 엄마
어른이란 말이 이렇게 멋있는 건지 몰랐어
[벅찬 숨소리]
(두식) [한숨 쉬며] 아이고
(아이) 감사합니다
진짜 감사합니다
저…
저 정말 열심히 일할게요, 사장님
당연히 그래야지
네
(아이) 지금 이 답답하고 막막한 시간들을 잘 견디고 나면
나도 이런
어른이 될 수 있을까?
(두식) 아휴
[아이가 훌쩍인다]
- (두식) 힘내, 응? - 네
[아이의 웃음] [두식이 토닥인다]
(두식) 쯧! [불안한 음악]
이렇게 말라 가지고
어?
공부하랴, 일하랴
이러다 쓰러지지
먹고 싶은 거 없어?
응? [아이의 떨리는 숨소리]
괜찮아 [아이의 겁먹은 숨소리]
너 [아이가 훌쩍인다]
이제부터는 나를
'삼촌이다' 생각하고, 응? [떨리는 숨소리]
편하게 다 얘기해
어이구, 이 어린 것이 [떨리는 숨소리]
이 험한 세상을…
[아이의 겁먹은 신음] [두식의 힘주는 신음]
(아이) 안 돼
[아이의 힘주는 신음] [두식의 놀란 신음]
[아이의 거친 숨소리]
(두식) [코웃음 치며] 하, 참
야! 아나…
너 지금 뭐 했냐, 지금? 어?
너 나 쳤냐?
쳤어?
이런 싹수없는 년이, 이게, 씨
야, 이게, 어디서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게
어른을 쳐, 어?
아유, 허리야, 씁
아나, 이, 씨
이런 거지 같은 년이, 어?
불쌍한 척하면서 돈 뜯어 갈 땐 언제고
이제 와서 볼 장 다 봤다 이거야, 어?
아나, 이런
요즘 애새끼들은 아주 그냥 좀만 잘해 주면
아주 사람을 개호구로 알고 일로 와
야, 야!
[아이의 울먹이는 숨소리] 너 아주 사람 잘못 봤어, 어?
너 각오해, 너, 너, 너!
병원비, 합의금, 너, 너 돈 없지? [아이의 거친 숨소리]
너 콩밥 먹을 줄 알아 일로 와, 따라와, 따라와, 어?
(아이) [울먹이며] 엄마
아, 도와줘
[두식이 협박한다]
제발 누가 나 좀 도와주세요
[두식이 연신 협박한다]
[신비로운 음악]
(두식) 야!
고개 들어, 야!
야, 뭘 잘했다고, 너, 씨!
일로 와
안 와? 안 와!
[겁먹은 울음]
[아이의 거친 숨소리]
뭐야, 너?
당신…
마술을
믿습니까?
뭐라는 거야?
뭐, 뭘 믿어?
(두식) 씁, 이 새끼가 저리 안 가?
어?
안나라
수마나라
[고조되는 음악]
따란!
[놀란 숨소리]
(아이) 어, 없어졌어
[놀란 숨소리]
사람이 사라지는
마술
성공
[거친 숨소리]
[흐느낀다]
[서늘한 음악]
(여학생4) 우리 동네 언덕에
- 문 닫은 유원지 있지? - (여학생5) 응
(여학생4) 거기 사는 마술사 알아?
(여학생5) 야, 나도 들었어 완전 미친 사람이라며?
(여학생4) 응!
절단 마술을 할 때면 진짜 사람을 잘랐다 붙이고
(여학생5) 응?
(여학생4) 사람이 사라지는 마술을 하면
그 사람이 실종된대
(여학생5) 야, 말도 안 돼
[입소리를 쩝 낸다]
[한숨]
[코를 훌쩍인다]
[리을이 픽 웃는다]
[새가 지저귄다]
(리을) 자
마셔
(아이) 감사합니다
(리을) 어때?
[리을의 발걸음] 맛있지?
[캑캑거린다]
[밤새 울음]
저, 아저씨
어?
제가 궁금한 게 있는데
응
(아이) 어제 그 언덕에는 어떻게 오신 거예요?
언덕?
도와 달라고 외쳤었잖아 마음속으로
그냥…
지나가다가
들었어, 우연히
[리을이 서성거린다]
저, 사장님은요?
사장님?
아!
아, 아, 그 아저씨?
(리을) 글쎄?
[기묘한 음악]
없앴지
마술로
(아이) 예?
(리을) 아, 실은 그게
[한숨 쉬며] 아
쯧, 내가 그냥 이렇게 겁만 주려고 했는데 [아이의 놀란 신음]
진짜 없어져 버렸네?
어, 어디, 어디로요?
몰라
어디로 갔는지 알면 그건 진짜 없앤 게 아니지
아, 장난치지 마시고…
[신비로운 음악] 설마
죽였어요?
아, 아니야, 그쵸?
분명히 어제 그냥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었는데
(리을) 내가 비밀 하나 알려 줄까?
자, 자
마술에는
두 가지 종류의 마술이 있어
진짜 같아 보이지만
가짜인 마술, 그리고
가짜 같아 보이지만
진짜인 마술
그렇다면 난
어느 쪽일까?
난
진짜 같지만
진짜야!
[장난스러운 효과음] [리을이 풉 웃는다]
[한숨] [리을의 웃음]
[한숨]
[웃음]
그래, 알았어
인정할게
응, 그래, 맞아
솔직히 말하면 아직까지 성공률이
[웃으며] 백 프로는 아니라는 거
[리을이 흥 웃는다]
(아이) 저 그만 갈래요
아저씨랑 얘기하면
아, 내가 무슨 바보가 되는 거 같아요
어쨌든
어제 일은 진짜 정말 감사했습니다
[헛기침]
[입소리를 쩝 낸다]
저, 아저씨
응
(아이) 아저씨가 나쁜 분 같지 않아서
말씀을 드리는 건데
좀 더 생산적이고
더 보람 있고 뭐, 이런 일을 찾아보시는 게 어때요?
물론 여유가 있으시니까 여기서 이렇게 지내시는 거겠지만
다 큰 어른이
이런 문 닫은 놀이동산에서
어설픈 마술사 흉내나 내고
난
진짜라니까
진짜 마술 그런 게 어디 있어요?
네가 어렸을 때는
믿었었잖아
지금은 어리지 않으니까요
(리을) 아니, 뭐가 그렇게 심각해?
나이가 좀 들어도 산타, 마술
뭐, 이런 것 좀 믿고 좋아하면 안 되나?
[헛웃음]
[서정적인 음악]
[헛웃음]
진짜 싫어
아, 뭐, 아무런…
아무런 고민도
책임감도 없으면서
산타니 마술이니
(아이) 이딴 철없는 소리나 하면서 사는 아저씨 같은 사…
사…
[떨리는 숨소리]
아니
우리 아빠 같은 사람
진짜 너무너무 한심하다고요
내가 하루하루를
진짜 얼마나 힘들게 버텨 내고 있는지 아세요?
[아이의 흐느끼는 숨소리]
[훌쩍인다]
[아이가 연신 훌쩍인다] [멀어지는 발걸음]
당신…
[떨리는 숨소리]
(리을) 마술을
믿습니까?
진짜 그만 좀 하세요
몇 번을 더 말해요?
나 안 믿어
안 믿어, 마술 같은 거!
[아이의 흐느끼는 숨소리]
[멀어지는 발걸음]
안나라
수마나라
[신비로운 효과음] [부드러운 음악]
[날갯짓 소리가 울린다] [신비로운 음악]
[아이의 놀란 숨소리]
[신비로운 효과음]
[놀란 숨소리]
[신비로운 효과음]
[신비로운 효과음]
[아이의 놀란 숨소리]
♪ 전부 여기 있던 것 ♪
♪ 잊었기에 보이지 않았던 것 ♪
(리을) ♪ 두 눈이 때로는 이 세상을 속여 ♪
♪ 어두운 곳에 ♪
♪ 숨었다고 ♪
♪ 사라진 건 아냐 ♪
♪ 불을 밝혀 ♪ [신비로운 효과음]
♪ 가지 않던 길을 골라 ♪
♪ 겁먹을 필요 없어 ♪ [놀란 숨소리]
♪ 익숙해진 모든 것을 ♪
♪ 의심해 봐 ♪
♪ 반갑지 않니? ♪
♪ 처음 네 모습이 ♪
♪ 어떤 상처도 ♪
♪ 어떤 아픔도 없던 ♪
♪ 네가 ♪
[바람 소리가 들린다]
(리을) ♪ 결국 두려움이란 ♪
♪ 마음으로 키워 내는 그림자 ♪
♪ 어쩌면 단숨에 사라지는 것들 ♪
♪ 길이 막힐 땐 고갤 들어 ♪
♪ 길이 필요 없는 ♪
♪ 하늘을 봐 ♪
[폭죽이 피융 솟구친다]
♪ 웅크리라 속삭이는 ♪
♪ 거짓말에 속지는 마 ♪
♪ 살아 있지 않은 어둠의 말 ♪
♪ 아팠을 거야 ♪
♪ 그러나 강해진 너 ♪
♪ 너를 ♪
♪ 믿어 ♪
(리을) ♪ 가고 싶은 길을 골라 ♪
♪ 넌 이미 거기 있어 ♪
♪ 가장 환한 미소를 골라 ♪
♪ 연습해 봐 ♪
♪ 반갑지 않니 ♪
♪ 지금 네 모습이 ♪
♪ 어떤 어둠도 ♪
♪ 막을 수 없는 지금 ♪
♪ 네가 ♪
[아이의 옅은 탄성]
[아이의 긴장한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옅은 웃음]
[리을이 숨을 하 내뱉는다]
[감탄하는 숨소리]
(리을) 이번 공연의 제목은
음…
아
[한숨 쉬며] 아, 네가
다시 마술을 믿게 만드는
마술
어때?
성공이지?
[신비로운 음악] [벅찬 숨소리]
[옅은 웃음]
(아이) 엄마
안 믿는다고 하기엔
그 광경이 너무 생생하고 아름다워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어
[아이의 벅찬 숨소리]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은
진짜 마술사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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