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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가살 1

 

 

 () 600년 전 이 땅엔

 

 사람이 아닌 것들이 살고 있었다

 

 그것은 귀물

 

 사람을 잡아먹는

 

 수많은 귀물이 있었다

 

 [짐승 울음]

 

 하지만 지금

 

 귀물은

 

 모두 사라졌다

 

 나를 제외하고

 

 [긴장되는 효과음]

 

 난 이 땅에 살아남은 마지막 귀물

 

 (죽일 수도

 

 죽을 수도 없는 불가살

 

 죽지 않는 저주를 끝내기 위해

 

 600년 동안

 

 너를 찾아다녔다

 

 600년 전 그날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까마귀 울음]

 

 [산새 울음]

 

 [어두운 음악]

 

 [짐승 울음이 들린다]

 

 [사람들의 지친 신음]

 

 (금석?  [길덕의 한숨]

 

 (길덕다시 돌아가야 되는 거  아니여?

 

 이런 기근에 어디로 간단 말이여?

 

 (금석왜구가 쳐들어와서  집이며 밭이며 다 태워 버렸는디

 

 어딜 돌아가?

 

 [금석이 혀를 끌끌 찬다]  (길덕왜구가  산골까지 노략질을 하는디

 

 윗놈들은 뭐 하는 거여?

 

 (금석시방은 왜구보단  그게 문제여

 

 밤것들

 

 귀물이 사방을 돌아다니잖여

 

 (길덕왜구에 밤것들까지

 

 고려는 망조가 들었어망했어!

 

 (금석들었냐?  여 가는 고갯길에

 

 시체 먹는 조마구 있다잖여!

 

 (길덕그만혀소피 지리겠네  [짐승 울음]

 

 [무거운 효과음]  [함께 놀란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구봉어디어디어디야?

 

 (길덕이게  무무슨 소리여?

 

 (금석

 

 [긴장되는 효과음]  [까마귀 울음]

 

 [사람들의 겁먹은 신음]

 

 (팔봉아유뭐여

 

 [사람들의 겁먹은 신음]

 

 [까마귀 울음]

 

 [긴장되는 효과음]

 

 [오도독거리는 소리]

 

 [함께 놀란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구봉어디어디어디야

 

 (팔봉가  가 봐가 봐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뭐여

 

 - (피난민1) 임자임자!  - (길덕?

 

 (금석조용…  [피난민1의 힘겨운 신음]

 

 이러다 우리도 다 죽어!

 

 [피난민1이 놀란다]

 

 (피난민2) 조마구야

 

 조마구야

 

 [그르렁거린다]

 

 [까마귀 울음]

 

 [피난민1의 떨리는 신음]  (금석

 

 (피난민2) 조마구야

 

 [긴장되는 효과음]

 

 [조마구가 그르렁거린다]  [피난민1이 놀란다]

 

 이 아이를

 

 [조마구의 거친 숨소리]

 

 (피난민2) 

 

 아이를

 

 [거친 숨소리]

 

 이 아이를

 

 [그르렁거린다]

 

 [조마구의 거친 숨소리]

 

 - (길덕뭐여?  - (피난민1) 임자임자!

 

 (피난민1) 임자!

 

 무슨 짓이여!

 

 잡아먹히면 어쩌려고!

 

 (피난민2) [울먹이며이 애는

 

 저주받았어

 

 태어나서는 안 돼

 

 불가살이 쫓아와

 

 아니여아니여여보!

 

 (피난민1) 아니여  정신 좀 차려 봐!

 

 (피난민2) 불가살이 쫓아와

 

 [함께 흐느낀다]

 

 불가살이 쫓아와

 

 불가살이

 

 (피난민1) 정신 좀 차려 봐!

 

 (피난민2) 불가살이 쫓아와

 

 [천둥이 콰르릉 친다]

 

 [바람이 세차게 분다]

 

 [콜록거린다]

 

 (피난민1) 임자

 

 임자!

 

 [천둥이 콰르릉 친다]

 

 임자!

 

 [천둥이 콰르릉 친다]

 

 [불길한 음악]

 

 [강조되는 효과음]

 

 [천둥이 콰르릉 친다]

 

 [털썩 주저앉는다]

 

 [천둥이 콰르릉 친다]

 

 [사람들의 가쁜 숨소리]

 

 - (피난민3) 어째  - (피난민4) 아휴이게 뭔 일이여

 

 (피난민4) 애를 배고  목을 맨 거여?

 

 (피난민5와 피난민6)  - 제가 제 목을 스스로 맸다고?  - 이게 무슨 일이여?

 

 (피난민7) 아이도대체  왜 그런 거여?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길덕괜찮소?

 

 [까마귀 울음]

 

 [사람들의 긴장한 숨소리]

 

 [무거운 음악]  [아기가 옹알거린다]

 

 [길덕이 놀란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길덕애가 태어난 거요?  죽은 어미한테서?

 

 (피난민1) 예  근데 이것이 울지를 않아

 

 울지를 않아

 

 (무녀태어나면 안 됐어

 

 제 어미와 함께 죽었어야 했는데

 

 (금석시방 그게 무슨 소리여?

 

 (무녀불가살의 저주를 받았어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금석불가살?

 

 (무녀혼이 없는 것  죽일 수도 없는 것

 

 악귀 불가살  [사람들이 술렁인다]

 

 저 애가 전생에  불가살의 원한을 샀어

 

 (팔봉아이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는 거여지금?  어떻게

 

 (금석불가살이 도대체 뭔디?

 

 불가살은 원한을 가진 인간의 혼을  끝까지 쫓는다

 

 [사람들의 겁먹은 신음]

 

 [겁먹은 숨소리]

 

 (금석그럼 우린  어떻게 되는 거여?

 

 이거 잘못돼도  아주 크게 잘못된 거 아니여?

 

 [아기가 옹알거린다]  이런 니미랄

 

 [아이의 거친 숨소리]  [산새 울음]

 

 [쓸쓸한 음악]

 

 [아이의 가쁜 숨소리]

 

 [사람들의 힘겨운 신음]

 

 - (구봉같이 가요  - (팔봉아이고  [아이의 겁먹은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구봉아니  뭔 놈의 눈이 이렇게?

 

 이런 날 무슨 사냥을 나가자고

 

 - (구봉성님도아이고  - (팔봉먹은 것도 없이 아주

 

 (팔봉에이

 

 카악!

 

 [아이의 겁먹은 숨소리]  [구봉이 가래를 카악 모은다]

 

 [무거운 음악]  - !  - (팔봉아휴

 

 [구봉의 못마땅한 신음]

 

 [떨리는 숨소리]  (팔봉아휴

 

 (구봉저주받은 놈

 

 재수 없게

 

 (팔봉어여 와!

 

 [구봉의 못마땅한 숨소리]

 

 (구봉아이고  아같이 가자니까

 

 - (팔봉어여어여 와  - (구봉아이고

 

 (구봉아이고

 

 [떨리는 숨소리]

 

 [매 울음]

 

 (팔봉아휴젠장

 

 이곳에 터 잡고 산 지 10년째인데

 

 기근이 끝나질 않으니

 

 마누라 배 속에  애가 또 들어섰는데 말이야

 

 (구봉아이고먹은 게 없어서  곡괭이 들 힘도 없다더니

 

 (팔봉이놈아  그 기운이랑 고 기운이랑 같어?

 

 - (팔봉아유  - (구봉) [웃으며아유

 

 (팔봉됐다장가도 못 간 놈이  뭘 알겠냐아휴

 

 (구봉아이

 

 그럼 나도  장가 좀 보내 주든가!

 

 (팔봉구봉아

 

 네놈 면상이 죽상이라  못 가는 것을

 

 내 어쩌냐?

 

 - 근데 참말로진짜…  - (팔봉아이고

 

 나 그나저나 아까부터  아랫배가 살살 아프네

 

 (구봉?

 

 (팔봉너 여기 잠깐 게 있어라

 

 아이성님왜  갑갑자기 배가

 

 [매 울음]

 

 아이고참  먹은 것도 없다면서

 

 [바람이 세차게 분다]  (구봉아휴

 

 [수풀이 바스락거린다]  [멀리서 짐승 울음이 들린다]

 

 [수풀이 바스락거린다]

 

 아니뭔 놈의 볼일을  그렇게 오래 보시오성님?

 

 (구봉성님

 

 팔봉이 성님?

 

 ?

 

 성님성님

 

 [우지끈거리는 소리]  [구봉이 당황한다]

 

 [긴장되는 효과음]  [구봉의 떨리는 숨소리]

 

 [수풀이 바스락거린다]

 

 [구봉의 겁먹은 숨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구봉의 놀란 숨소리]

 

 [구봉의 겁먹은 숨소리]

 

 (구봉) [다급한 목소리로성님  성님얼른 내려가야 돼

 

 대체 어디 있는 겨진짜

 

 [구봉의 의아한 숨소리]

 

 …  [캑캑거리는 소리]

 

 성님!

 

 [그르렁거리는 소리]  성님

 

 [그르렁거리는 소리]

 

 [캑캑거리는 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

 

 [겁먹은 신음]

 

 [그르렁거리는 소리]

 

 [놀란 숨소리]

 

 [비명]

 

 [매 울음]

 

 (팔봉 처) [오열하며]  연지 아부지!

 

 (연지아부지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팔봉 처아유이를 어째요

 

 [팔봉 처가 오열한다]

 

 (길덕구봉이자네 봤나?

 

 팔봉이를 해코지한 게 뭔지?

 

 [그르렁거리는 소리]

 

 [무거운 음악]

 

 [한숨]  (금석이 봐

 

 올해로 이 마을에 사라지거나  죽은 사람이 벌써 넷이여

 

 팔봉이도 내장이 그대로인 걸 보면

 

 이것은 산짐승 짓이 아니고

 

 조마구목광이 짓도 아니여

 

 몸의 피가 다 빠졌잖여

 

 (길덕그럼 설마 그거란 말이여?

 

 저 숲에 그것이 온 거라고?

 

 불가살 아니면 그럼 뭐겄어?

 

 (사람들불가살?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근데

 

 (금석그놈 말이여

 

 이름도 없는  그 저주받은 놈 말이여

 

 [거친 숨소리]

 

 [새가 지저귄다]

 

 [힘주는 신음]

 

 [쓸쓸한 음악]  [아이의 가쁜 숨소리]

 

 [산새 울음]

 

 [아이의 한숨]

 

 [아이가 냄새를 킁킁 맡는다]

 

 [한숨]

 

 [아이의 놀란 숨소리]

 

 네가 그것을 불러들였지!

 

 [한숨]

 

 [아이의 힘주는 신음]

 

 [아이의 놀란 숨소리]

 

 [아이의 힘겨운 신음]

 

 [연지의 거친 숨소리]

 

 [아이의 힘겨운 신음]

 

 [아이의 힘주는 신음]  [연지의 비명]

 

 (연지거기 서!

 

 거기 서라고!

 

 [연지의 아파하는 신음]

 

 [아이의 가쁜 숨소리]

 

 [연지가 흐느낀다]

 

 (연지) [울먹이며]  마을 사람들이 그랬어

 

 불가살한테 저주받은 애라고

 

 너희 아비도 무서워서 도망쳤다고!

 

 진짜 불가살이  너를 찾아 이 산에 온 거야?

 

 [부정하는 소리]

 

 아니라는 거야모른다는 거야?

 

 (연지너 때문이야!

 

 우리 아부지가 죽은 건  너 때문이야!

 

 [연지가 흐느낀다]

 

 [어두운 음악]

 

 [바람이 휭 분다]

 

 [아이의 가쁜 숨소리]

 

 [아이의 힘겨운 숨소리]

 

 [아이의 힘주는 신음]

 

 [아이의 거친 숨소리]

 

 [물을 후루룩 마신다]

 

 [물을 후루룩 마신다]

 

 [가쁜 숨소리]

 

 [무거운 효과음]

 

 [가쁜 숨소리]  (연지) [울먹이며]  마을 사람들이 그랬어

 

 불가살한테 저주받은 애라고

 

 [짐승 울음이 들린다]  [놀란 숨소리]

 

 [아이의 겁먹은 숨소리]

 

 (연지진짜 불가살이  너를 찾아 이 산에 온 거야?

 

 [겁먹은 숨소리]

 

 [차분한 음악]

 

 [산새 울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구봉의 비명]

 

 [밤새 울음]

 

 [바람이 휭 분다]

 

 [물소리가 조르르 들린다]  (팔봉 처아이고

 

 [연지가 울먹인다]  [팔봉 처의 힘겨운 신음]

 

 [앓는 소리]

 

 [짐승 울음]

 

 (연지 동생언니?

 

 (연지저기

 

 뭐가 있는 거 같아

 

 [물을 착 쏟는다]

 

 [긴장되는 음악]  [연지의 놀란 숨소리]

 

 [으르렁거리는 소리]

 

 [연지의 비명]

 

 [무거운 음악]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금석의 가쁜 숨소리]

 

 (금석길덕이길덕이뭐여?

 

 [가쁜 숨소리]

 

 [금석의 거친 숨소리]

 

 [헛구역질]

 

 [금석의 놀란 숨소리]

 

 [의아한 신음]

 

 [금석의 거친 숨소리]

 

 [금석의 거친 숨소리]

 

 [금석이 놀란다]

 

 [금석의 떨리는 숨소리]

 

 (구봉형수님!

 

 [사람들이 놀란다]  연지야

 

 [구봉의 놀란 숨소리]

 

 [구봉의 떨리는 숨소리]

 

 오메팔봉 성님  식구들이 다

 

 죽었어

 

 [사람들이 놀란다]  (화전민1) 아이고연지 엄마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화전민2) 연지도 죽었어아휴

 

 [놀란 숨소리]

 

 [금석의 겁먹은 숨소리]

 

 [금석의 비명]  [방울이 딸랑딸랑 울린다]

 

 [사람들의 겁먹은 신음]

 

 (무녀그것이 왔어!

 

 [어두운 음악]  [사람들이 의아해한다]

 

 그것이

 

 이 마을까지 내려왔어

 

 집 안에도 들어갔다!

 

 [금석의 놀란 숨소리]  전생에 원한을 가진  그놈을 찾는 것이야!

 

 요것이 지진짜로  불가살 짓이라고요?

 

 (무녀그래

 

 그놈을 찾을 때까지

 

 밤마다 자네들 방문을  두드릴 것이야

 

 [사람들의 겁먹은 신음]

 

 [방울이 딸랑딸랑 울린다]

 

 이제 이 마을에  [음산한 음악]

 

 산 자는 없을 것이다!

 

 [사람들이 술렁인다]

 

 (구봉이씨!

 

 (금석구봉이구봉이  구봉이어디 가는 것이여?

 

 [거친 숨소리]  [사람들이 놀란다]

 

 …  [구봉의 떨리는 숨소리]

 

 그놈을

 

 (구봉그놈을 죽여야 돼

 

 (금석?

 

 [긴장되는 음악]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거친 숨소리]

 

 - (금석그려죽여!  - (구봉그려!

 

 [아이의 가쁜 숨소리]  [무거운 효과음]

 

 [아이의 힘주는 신음]

 

 [까마귀 울음]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화전민3) 째깐한 놈이  어디 숨어 있는 겨?  [무거운 음악]

 

 (화전민4) 죽었어  [사람들이 씩씩거린다]

 

 (금석저기저기!

 

 저리로저리 도망간다

 

 [사람들이 소리친다]  [긴박한 음악]

 

 [아이의 다급한 숨소리]

 

 저놈 잡아!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아이의 가쁜 숨소리]

 

 [아이의 힘겨운 신음]

 

 [힘겨운 숨소리]

 

 [무거운 음악]

 

 [우르릉거린다]

 

 [사람들이 씩씩거린다]

 

 [사람들이 당황한다]

 

 [아이가 풍덩 빠진다]  [사람들이 놀란다]

 

 (구봉일로 와일로 와!

 

 (금석좀 들어가 봐자네가!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우지끈거린다]  (금석이게 무슨 소리여?

 

 좀 들어가 봐자네가!

 

 - (구봉…  - (화전민5) 얼음얼음

 

 (화전민5) …  [가쁜 숨소리]

 

 [우지끈거린다]

 

 []  [사람들이 놀란다]

 

 [애잔한 음악]

 

 (팔봉카악

 

 - (팔봉아휴  - (구봉저주받은 놈

 

 (길덕어이

 

 이거 가지고 빨랑 가

 

 당분간 마을에 내려오지 말고

 

 마을에 사달이 났어

 

 (금석말 못 하는 놈이  귀도 먹었냐?

 

 본 거 없냐없냐고!

 

 (금석왜 저런 찜찜한 놈을  도와주는 겨?

 

 불가살한테 저주받은 놈을!

 

 (길덕아비가 술 한 병에  애를 버리고 간 걸 어떡해

 

 [아이의 힘주는 신음]

 

 [풍덩]

 

 [아이의 떨리는 숨소리]

 

 [놀란 숨소리]

 

 [가쁜 숨소리]

 

 [쓸쓸한 음악]

 

 [아이의 힘겨운 숨소리]

 

 

 

 [몽환적인 음악]

 

 [긴박한 음악]

 

 (화전민5) 저기 있다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 (구봉잡아  - (금석잡아라!

 

 [사람들이 소리친다]  [아이의 다급한 신음]

 

 [거친 숨소리]

 

 [아이의 힘겨운 신음]

 

 [아이가 울먹인다]

 

 [아이의 힘겨운 신음]

 

 [아이의 힘겨운 신음]

 

 [사람들의 성난 숨소리]

 

 (금석나와나와!

 

 [금석이 칼을 챙 뽑는다]

 

 (화전민6) 불가살한테서  가족을 지켜야 돼

 

 [사람들이 동조한다]  (구봉니가 죽어야 돼야  그래야 우리가 살아!

 

 [금석의 거친 숨소리]

 

 [금석의 기합]

 

 [칼을 탁 꽂는다]  [놀란 숨소리]

 

 [울먹인다]

 

 [사람들이 놀란다]

 

 [차분한 음악]

 

 [놀란 숨소리]

 

 [흐느낀다]

 

 [아이가 흐느낀다]

 

 [웅얼거리며안 돼

 

 [아이가 숨을 들이켠다]

 

 안 돼!

 

 뭐여이놈말을 하잖여!

 

 (아이안 돼안 돼안 돼!

 

 [흐느끼며안 돼

 

 [사람들이 놀란다]  안 돼

 

 [거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금석뭐 혀얼른 끝내자고!  [사람들이 동조한다]

 

 일로 와!

 

 [아이의 힘주는 신음]  [사람들이 놀란다]

 

 [아이가 악쓴다]

 

 [아이가 소리친다]

 

 [구봉의 힘주는 신음]  [아이의 비명]

 

 [사람들의 거친 숨소리]

 

 [아이가 울먹인다]

 

 [아이의 겁먹은 신음]

 

 (멈춰라

 

 [긴장되는 음악]  [말이 투레질한다]

 

 (구봉사  상관 말고 가쇼

 

 마을에 사달이 일어나 한 일인께  그냥 가쇼!

 

 (병사1) 이분은 고려의 장수  단극 장군이시다

 

 예를 갖추어라!

 

 [칼 소리가 울린다]

 

 [사람들이 날붙이를 툭툭 놓는다]

 

 사내놈 여럿이서 어린아이 하나를  도륙 내려고 하는구나

 

 [극이 말을 툭 찬다]  [말 울음]

 

 왜구가 노략질을 일삼고

 

 (밤것들이 사람을 해코지하고

 

 권력을 가진 자들이  자기들 배만 채우는 세상이라지만

 

 평범한 백성이  이 무슨 해괴한 짓이야?

 

 이유가 무엇이냐?

 

 [방울이 딸랑딸랑 울린다]

 

 (무녀불가살의 업을 가진  아이이기 때문이지요

 

 원한을 품은 불가살이

 

 저 아이를 찾아

 

 마을까지 내려와  사람들을 해하고 있습니다

 

 [음산한 음악]  아비도 두려워 버린 아이를

 

 우리 마을에서 거뒀으니

 

 이 또한 우리의 업

 

 그냥 모른 척해 주십시오!

 

 귀물 때문에 사람을 해한다는

 

 (그런 요사스러운 말 따위  믿지 않겠다

 

 내 너희들의 목을  이 자리에서 당장 치고 싶지만

 

 오늘은 전쟁터에서

 

 피를 너무 많이 흘렸다

 

 [아이의 가쁜 숨소리]

 

 네 이름이 무엇이냐?

 

 (아이이름

 

 같은 거

 

 없어없어요

 

 (그래?

 

 그럼 네 이름은

 

 앞으로 ''이다

 

 ''

 

 다시 살라는 의미다

 

 [무거운 음악]

 

 [긴장한 숨소리]

 

 [숨소리가 울린다]

 

 [방울이 딸랑딸랑 울린다]

 

 (아이는 내가 데려가겠다

 

 [말 울음]

 

 [방울이 딸랑딸랑 울린다]

 

 [칼 소리가 울린다]

 

 후회할 것입니다

 

 (무녀당신도 아이의 업보에  휘말리게 될 것입니다

 

 아이 옆에 있는 자  목에서 붉은 피를 토할 것이며

 

 눈에 검은 흙이 들어갈 것입니다!

 

 장군도

 

 불가살의 저주를  피하지 못할 것입니다

 

 불가살의 저주는

 

 아이가 죽기 전까진  끝나지 않습니다

 

 가자

 

 (금석저기저기

 

 (무녀불가살의 저주는

 

 아이가 죽기 전까진  끝나지 않습니다

 

 [산새 울음]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극의 한숨]

 

 [극의 힘겨운 신음]

 

 [고통스러운 신음]

 

 (됐소

 

 내가 할 수 있어요

 

 [극이 술을 조르르 따른다]

 

 (관료장군께선

 

 평생 조정을 위해  귀물 사냥을 했습니다

 

 그 한쪽 팔도 바쳤고요

 

 이제 전장에서 물러나  중앙 관직에 오르셔야죠

 

 그런 건 체질상 맞지 않아요

 

 (등청할 생각만 해도  온몸에 두드러기가 납니다

 

 장군 휘하에도

 

 임무를 믿고 맡길 자가  많지 않습니까?

 

 믿고 맡길 자는

 

 딱 한 명뿐이지요

 

 바로 제 양아들입니다

 

 (어릴 적부터  제가 다 가르쳤습니다만

 

 그 무용과 용맹함은  이미 소장을 넘어섰습니다

 

 (관료들어 봤습니다

 

 불가살의 원한을 샀지만

 

 이제는 불가살의  축복을 받았다고 한다지요

 

 용산강에 있는 물귀신 터럭손  [무거운 음악]

 

 (갑산에서 사람을 죽인  갑산괴까지

 

 모두 그 아이가 잡아 죽였습니다

 

 [귀물의 비명]

 

 귀물들에겐 불가살만큼 두렵겠지요

 

 부하들은 그 아이를

 

 귀물을 잡는 악귀라고 부르지요

 

 아들과 함께

 

 이 귀물 사냥을 마무리하고 싶어요  [어두운 음악]

 

 [밤새 울음]

 

 (부관장군  숲에는 아무런 반응도 없습니다

 

 (저기 있다

 

 사악한 기운이 느껴진다

 

 곧 모습을 드러낼 것이야

 

 저놈이 이 조선 땅의  마지막 귀물이다

 

 긴 싸움도 오늘로 끝이다

 

 (관료좋습니다장군

 

 자고로 귀물은 세상이 흉흉할 때  모습을 드러내는 바

 

 (관료조선이라는  새 하늘이 열린 지금

 

 밤의 귀물 또한

 

 고려와 함께 사라져야 할  옛것들입니다

 

 (관료끝까지 귀물 사냥의 임무를  다해 주십시오

 

 [무거운 효과음]

 

 [의미심장한 음악]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병사2) 이봐

 

 저게 뭐야?

 

 [흐느끼는 소리]

 

 (병사3) 뭐야?

 

 비켜 봐

 

 [음산한 음악]

 

 [한숨]

 

 [긴장되는 음악]

 

 [우두둑거린다]

 

 [소녀의 가쁜 숨소리]

 

 [소녀의 떨리는 숨소리]

 

 왜 그래?

 

 [병사2의 힘주는 신음]  [칼로 푹 찌른다]

 

 [불길한 음악]  [병사3의 비명]

 

 [병사3의 고통스러운 신음]  [옅은 웃음]

 

 [병사2의 힘주는 신음]

 

 [병사3이 풀썩 쓰러진다]

 

 [병사들의 힘주는 신음]

 

 [소녀의 사악한 웃음]

 

 [병사들의 고통스러운 신음]

 

 [소녀가 깔깔 웃는다]

 

 [소녀의 웃음소리가 울린다]

 

 [병사들의 힘겨운 신음]

 

 [소녀가 연신 깔깔 웃는다]

 

 (병사4) 이쪽이다  이쪽에 두억시니가 있다!

 

 (부관멈춰라!

 

 아군이다멈춰라!

 

 (저건 두억시니다!

 

 머리를 억누르는 귀물이다!

 

 헛것에 속지 말라!

 

 [병사들이 소란스럽게 싸운다]

 

 [병사들의 힘주는 신음]

 

 [힘겨운 신음]

 

 [극의 힘겨운 신음]

 

 [병사들의 힘주는 신음]

 

 [소녀의 웃음]

 

 [웃음]

 

 [강렬한 음악]

 

 []

 

 [병사들의 비명]

 

 [소녀의 비명]

 

 [괴성이 울린다]

 

 [무거운 음악]

 

 (소녀) [흐느끼며아파  [쿵쿵거리는 소리]

 

 아파

 

 아파!

 

 아파아파!

 

 아파!

 

 [두억시니의 거친 숨소리]

 

 [병사5의 겁먹은 신음]  아파!

 

 (병사5) 두억시니가  실체를 드러냈다!  [두억시니의 거친 숨소리]

 

 [두억시니가 그르렁거린다]

 

 [두억시니의 거친 숨소리]

 

 [두억시니의 힘주는 신음]

 

 []

 

 [두억시니의 힘겨운 신음]

 

 [두억시니의 힘주는 신음]

 

 [두억시니의 거친 숨소리]

 

 [두억시니의 힘주는 신음]

 

 [긴장되는 음악]  [두억시니의 거친 숨소리]

 

 [두억시니가 그르렁거린다]

 

 [두억시니의 비명]

 

 [두억시니의 고통스러운 신음]

 

 !

 

 [괴로운 신음]

 

 []

 

 [두억시니의 비명]

 

 [두억시니의 거친 숨소리]

 

 [두억시니의 비명]

 

 (두억시니되갚아 주겠다  나의 원한을  [어두운 음악]

 

 네 혼을 기억할 것이다

 

 [두억시니의 괴성]

 

 [힘겨운 신음]

 

 [칼을 쓱 뽑는다]  [두억시니의 고통스러운 신음]

 

 [비장한 음악]

 

 (병사6) 두억시니를 죽였다!

 

 섭사정이 두억시니를 죽였다!

 

 (병사들!

 

 !

 

 !

 

 [물소리가 조르르 난다]

 

 (병사7) 고향에  묻어야 하지 않습니까?

 

 꼭 이렇게

 

 (부관이매망량에게 죽은 자는  태우는 것이 원칙이다

 

 (병사8) 귀물에게 죽은 게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가 한 짓이지

 

 (병사7) 동료를 베고  동기를 찔렀습니다

 

 귀물이 한 짓과 뭐가 다릅니까?

 

 (부관아니

 

 진짜 귀물은 저자다

 

 [어두운 음악]

 

 저것 봐라

 

 병사들이 죽었는데도  눈 하나 깜짝 안 하지 않느냐

 

 귀물을 죽이는 데만  흥미가 있는 자야

 

 살귀가 따로 없지

 

 (병사7) 하나 섭사정이 아니었으면  우리 다 죽었을 겁니다

 

 미천한 출신인 자야

 

 (부관악귀의 저주를 받은  불길한 자란 말이다

 

 우리같이 지체 높은 집안 출신이  저런 자의 밑이라니

 

 난 결코 인정할 수 없다

 

 [풀벌레 울음]

 

 [물이 찰랑거리는 소리]

 

 [물이 주르르 흐른다]

 

 [활의 힘겨운 신음]

 

 [한숨]  [펄럭이는 소리]

 

 혼자 뭣 하느냐?

 

 별거 아닙니다

 

 (별거 아니긴뭐가

 

 불가살의 축복은 얼어 죽을

 

 저승 문턱이 닳겠다  조심 좀 하거라

 

 청승맞게 왜 혼자 이러고 있느냐?

 

 부하들도 있지 않느냐

 

 혼자가 편합니다

 

 (저들이 날  귀물 보듯 무서워하니까요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야 한다

 

 인덕이 있어야 출세를 하지

 

 (애초에 출세 같은 건  관심도 없습니다

 

 또 그 소리

 

 (그게 이 단극 장군의  하나뿐인 아들 단활이 할 소리냐?

 

 귀물들만 다 없애고 나면

 

 이 짓도 끝입니다

 

 고민이 있느냐?

 

 (귀물은

 

 원한을 가지면  반드시 복수한다고 들었습니다

 

 (하면  이번 생에 죽인 귀물들이

 

 다음 생에 네게  앙갚음을 할 거라고 생각하느냐?

 

 다음 생에는

 

 (아예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무거운 음악]

 

 정 그게 두려우면

 

 (다음 생엔

 

 진짜 내 아들로 태어나거라

 

 이 아비가 꼭 지켜 주마

 

 모진 목숨도 빚지지 않았느냐

 

 네가 구해 주지 않았다면

 

 터럭손 배 속에 들어갔다가  똥이 돼서 나왔겠지

 

 [피식 웃는다]

 

 아무튼  [활이 피식 웃는다]

 

 (오늘은 좀 웃자

 

 이 땅의 마지막 귀물이 사라졌으니

 

 (아직

 

 아직 하나 남았습니다

 

 불가살 말이냐?

 

 (세상 사람들이 말하길

 

 불가살이 사람의 피를 먹고

 

 사람의 혼을 깨며

 

 제 혼이 없기에

 

 죽일 수도 없다고 하지

 

 하나

 

 그런 건 없다

 

 귀물이 두려워  더 무서운 귀물을 지어낸 것이야

 

 직접 봤다는 자가  아무도 없지 않느냐?

 

 (그야

 

 불가살을 본 자는

 

 다 죽으니까요

 

 (무녀불가살의 저주는

 

 아이가 죽기 전까진  끝나지 않습니다

 

 활아

 

 (불가살이란 건 없다

 

 귀물 사냥은 오늘로 끝이야

 

 그것과 얽힌  네 과거도 그만 잊거라

 

 ?

 

 [다가오는 발걸음]

 

 (병사9) 장군님

 

 사가에서 급한 전령이 왔습니다

 

 [어두운 음악]

 

 [문이 달칵 여닫힌다]  (하인아씨

 

 조산이었습니다

 

 보름째 이러고만 계십니다

 

 안 돼

 

 돌려줘내 아기

 

 [솔의 떨리는 숨소리]

 

 네놈 때문이야

 

 (내 아기가 울지 않는 건  네놈의 저주 때문이라고

 

 방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라

 

 (하인

 

 아버지

 

 (아버지  내 아기를 돌려주세요

 

 [흐느끼며아버지!

 

 내 아기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미안하다

 

 - (아버지…  - 여식이 저 모양이라

 

 [솔이 흐느낀다]  (아이를

 

 (내 아기

 

 내 아기!

 

 [솔이 오열한다]  (아이를 주세요

 

 [새가 지저귄다]

 

 [잔잔한 음악]

 

 [돌을 달그락 놓는다]

 

 [활이 돌을 달그락거린다]

 

 아버지

 

 아기가

 

 아기가 죽은 거지요?

 

 (아찬아기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길래

 

 그런가 싶었습니다

 

 [애잔한 음악]

 

 아버지

 

 [활의 힘겨운 숨소리]  묻기 전에

 

 제가 만져 볼 수 있게 해 주세요

 

 누이에게

 

 작별 인사를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무거운 효과음]

 

 [아찬의 힘겨운 신음]

 

 아버지

 

 [무거운 효과음]

 

 (네놈 때문에  내 아기가 울지 않는 거야

 

 네놈의 저주 때문에

 

 (무녀아이 옆에 있는 자

 

 목에서 붉은 피를 토할 것이며

 

 눈에 검은 흙이 들어갈 것입니다

 

 불가살의 저주

 

 [떨리는 숨소리]

 

 아버지

 

 [쓸쓸한 음악]

 

 (아찬아버지!  [아찬의 말소리가 울린다]

 

 아버지!

 

 아버지!

 

 (무녀불가살은 원한을 가진  인간의 혼을  [무녀의 말소리가 울린다]

 

 끝까지 쫓는다

 

 [풍경이 울린다]  [새가 지저귄다]

 

 [긴장되는 음악]

 

 [날카로운 효과음]

 

 [솔의 힘주는 신음]

 

 [칼이 탁 꽂힌다]

 

 [솔의 힘주는 신음]

 

 (이게 무슨 짓이야

 

 네가 다친다

 

 몸도 성치 않은데 위험하다고

 

 [솔의 떨리는 숨소리]

 

 (네 저주에서  내 자식들을 구하는 거야

 

 네놈이 내 자식들을 병들게 하고  태어나자마자 죽게 했어

 

 네가 죽인 거다

 

 [솔의 떨리는 숨소리]

 

 아버지만 아니었어도

 

 불가살의 저주 받은 네놈 따위하고

 

 [솔이 흐느낀다]

 

 [솔의 놀란 숨소리]

 

 (뭐 하는 짓이야?

 

 () '불가살의 저주'

 

 그 말을 평생 들었다

 

 제일 먼저 배운 말도 그 말이었다

 

 버림받았을 때도

 

 (마을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을 때도 그 말을 들었다

 

 차라리 태어나지 않길 바랐다

 

 (

 

 죽고 싶었다

 

 죽어 버리지

 

 (왜 아이들까지  그 저주에 휘말리게 한 것이야

 

 왜 혼인한 거야!

 

 아무런 감정도 없으면서

 

 그저 아버지가 시키니까

 

 너도 나랑 같으니까

 

 (너도

 

 나같이 괴물이니까

 

 [애잔한 음악]

 

 '괴물'…

 

 [탄식]

 

 (어린 솔아버님!

 

 (너도 알고 있잖아

 

 도성 안의 사람들

 

 집 안의 하인들까지

 

 (너를 이상하게 생각하고  무서워한다는 것을

 

 [떨리는 숨소리]

 

 (어린 활손 좀 줘 봐

 

 왜 이러고 있어

 

 [어린 활이 중얼거린다]

 

 [솔의 떨리는 숨소리]

 

 [솔의 놀란 숨소리]

 

 (뭐 하는 거야

 

 [솔의 힘겨운 신음]  [무거운 음악]

 

 (남들이 못 보는 것들을

 

 보면 안 되는 것들을 보잖아

 

 지금은 뭐가 보여?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차분한 음악]

 

 네놈을 살린 그 여자가 보였다

 

 (네놈이  평생 떠올리던 그 여자

 

 이거 놔

 

 [솔의 힘주는 신음]

 

 우린 둘 다 저주받았다

 

 (그렇지만  내 저주는 내가 깨겠다

 

 불가살을 잡으러 갈 것이야

 

 이 저주를 끝낼 것이다

 

 [비웃음]

 

 그 전에 네놈은 죽을 거야

 

 (마음대로 해

 

 아찬이를 데리고 갈 것이야

 

 (그래야  불가살의 저주를 풀 수 있어

 

 [까마귀 울음]

 

 (절대 안 돼

 

 우리 아찬이마저 죽일 작정이냐?

 

 죽지 않아

 

 (내가 지킨다

 

 [까마귀 울음]

 

 (아찬이가 받은 저주는  내가 받은 저주

 

 내가 풀어 줄 거야반드시

 

 [까마귀 울음이 요란하다]

 

 (화전민7) 군사가 왔어군사?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화전민8) 아이고  아이고이게 뭔 일이야?

 

 아이고이를 어째

 

 아이고어떡혀어떡혀

 

 아이고

 

 [사람들의 불안한 숨소리]

 

 무슨 일로 오셨소?

 

 (구봉저놈이  저놈이 불가살을 불러들여  [무거운 음악]

 

 우리도 싹 다 죽을 겨!

 

 [사람들의 거친 숨소리]

 

 (금석네가 죽어야  우리가 사는 겨

 

 [사람들의 기합]

 

 (저 아이는  무슨 연유로 묶여 있는 것이냐?

 

 [사람들이 놀란다]

 

 [사람들이 당황한다]

 

 (금석저놈은 외지 놈인디  식량을 훔치려 그래서

 

 뭇매질하고 묶어 놓은 것입니다

 

 오랑캐 출신인지 그

 

 어찌나 포악하던지 그안 그려?

 

 [사람들이 동조한다]  (화전민9) 그려그려

 

 (뭐라고 하느냐?

 

 (병사10) 근처를 지나가다가  붙잡혔다고 합니다

 

 귀물에게  제물로 바치려고 했답니다

 

 귀물에게 인신공양 하려  하였단 말이냐?

 

 (구봉제물을 바치지 않으면

 

 불가살님이 진노하오!

 

 마을 사는 모든 이가 죽소!

 

 불가살 때문에 사람을 죽이고

 

 (그 귀물을 섬긴다는 게  사실이냐?

 

 (금석숨어 사는 화전민이라고  아무도 도와주지도 않았소!

 

 살려고 한 짓이오!

 

 - (금석제발 그냥 지나가시오!  - (구봉가시오!

 

 [사람들이 저마다 말한다]  (구봉가시오!

 

 [소란스럽다]

 

 [말 울음]  - (금석지나가시오!  - (구봉가시오!

 

 [사람들이 놀란다]

 

 [무거운 음악]

 

 [사람들이 당황한다]

 

 [사람들의 떨리는 숨소리]

 

 (무녀저자다!

 

 저자야!

 

 [까마귀 울음]

 

 저자가 불가살을 부른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여기 있는 자

 

 불가살이 다 죽인다

 

 네놈의 피네놈의 피!

 

 네놈들의 살과 내장이

 

 바닥에 다 흩뿌려진다!

 

 [사람들의 겁먹은 신음]

 

 저자가 불가살을 부르고

 

 다 죽는다!

 

 [사람들의 겁먹은 신음]  (금석아니야아니야

 

 [하늘이 우르릉 울린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화전민10) 우리 다 죽을 거래  아이고

 

 악귀 불가살을 잡으러 왔다

 

 (이에 반하는 자는 그 즉시!

 

 (구봉안 돼

 

 참형에 처할 것이다

 

 [사람들이 놀란다]

 

 산으로 가서 불가살을 잡는다

 

 (금석안 돼야안 돼야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불가살은 건드리면 안 돼야!  안 된다고!

 

 [긴장되는 음악]

 

 [놀란 숨소리]

 

 [말 울음]  (금석안 돼야

 

 (구봉안 돼야!

 

 [사람들이 애원한다]

 

 [사람들이 흐느낀다]  (화전민11) 건드리면 다 죽어!

 

 (금석불가살님이 진노하면  다 죽어!

 

 [우르릉거린다]  (무녀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그때

 

 죽었어야 했어

 

 [부관의 거친 숨소리]

 

 (부관섭사정

 

 여기 그 요물이 진짜 있는 겁니까?

 

 있다

 

 마을의 저 천한 것들이  그냥 헛것을 믿는 것이 아닙니까?

 

 (부관불가살이란 귀물은  애초에

 

 (내가 그 천한 마을 출신이라  잘 안다

 

 이 산에 있다

 

 [음산한 효과음]

 

 [병사11의 비명]  [무거운 음악]

 

 [사람들의 기합]

 

 급습이다!

 

 [사람들의 기합]

 

 [소란스럽게 싸운다]

 

 [화전민12의 비명]

 

 [화전민13의 힘주는 신음]

 

 [금석의 힘겨운 신음]

 

 불가살님이 진노하면

 

 (금석다 죽는다!

 

 [부관의 힘주는 신음]

 

 죽이진 마라

 

 평범한 부락민이다

 

 칼과 창으로 무장한 반도들이오

 

 (부관저거 보시오이미 늦었소

 

 [사람들이 소란스럽게 싸운다]

 

 [긴장되는 음악]

 

 [사람들의 기합]

 

 [화전민14의 비명]

 

 [사람들이 소란스럽게 싸운다]

 

 [쓸쓸한 음악]

 

 [사람들의 기합]

 

 [사람들이 소란스럽게 싸운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거친 숨소리]

 

 [차분한 음악]

 

 [가쁜 숨소리]

 

 [활의 가쁜 숨소리]

 

 [의미심장한 효과음]

 

 (그때

 

 죽지도 않았다

 

 늙지도 않았다

 

 당신이

 

 네가 불가살이구나

 

 [무거운 음악]

 

 [화살이 휙 날아온다]

 

 (쏘지 마라!

 

 (부관이쪽이다!

 

 괜찮으십니까?

 

 갑자기 막아서셨습니다

 

 그자는 대체 누굽니까?

 

 당장 산에서 내려간다!

 

 [활의 가쁜 숨소리]

 

 [밤새 울음]

 

 [그르렁거리는 소리]

 

 [박쥐 울음]

 

 [으르렁거리는 소리]

 

 []

 

 [활의 놀란 숨소리]

 

 [밤새 울음]

 

 () [울먹이며괜찮다

 

 괜찮아

 

 (아찬제 눈이 이래서

 

 죄송합니다

 

 (또 그런 소리를 하는구나

 

 (아찬어머니

 

 아버지는

 

 [무거운 음악]

 

 이런 제가 싫으신 거지요?

 

 미운 거지요?

 

 소자에게는

 

 한 번도 곁을  내어 주시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의 손을  잡아 본 적이 없습니다

 

 (아찬얼굴을  만져 보지 못했습니다

 

 어찌 생겼는지도

 

 (아찬모르겠습니다

 

 어머니는

 

 이리도 잘 알겠는데

 

 

 

 제 눈이 이래서 그런 겁니다

 

 아니다

 

 네 탓이 아니야

 

 [아찬이 울먹인다]

 

 (아들의 저주를 풀 것이다

 

 (아찬이의 저주를 푼다고?

 

 그 아이가 태어난 뒤로

 

 한 번이라도  안아 준 적도 없는 네가?

 

 (그 아이를 미워하잖아

 

 두려워하잖아

 

 그 아이가

 

 (그 아이가

 

 내 저주를 떠올리게 했어

 

 아비 자격도 없는 놈

 

 (마지막으로

 

 아비로서 해야 할 일을 할 것이야

 

 불가살의 저주

 

 그것의 원한을 풀어 주면

 

 저주도 사라질 것이야

 

 (원한을 풀어 준다고?

 

 (그러면 나는 필시

 

 죽을 것이다

 

 (아찬이의 저주를  풀 수 있다면

 

 몇 번이고 죽을 것이다

 

 [음산한 효과음]

 

 (불가살어디 있느냐

 

 모습을 보여라

 

 (나를 살린 이유가  무엇이냔 말이다

 

 불가살

 

 네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이냐

 

 (병사12) 왜 그래?

 

 (병사13) 어지럼증이

 

 [의미심장한 음악]  [병사13이 당황한다]

 

 (병사12) 아유참 나

 

 

 

 이 사람 이거어찌 그리 약한가?

 

 [병사12의 놀란 숨소리]

 

 [병사12가 당황한다]

 

 [음산한 음악]

 

 [그르렁거리는 소리]

 

 [그르렁거린다]

 

 [여인의 괴성]

 

 [긴장되는 음악]

 

 (병사12) 불가살

 

 [병사12의 힘겨운 신음]

 

 [병사들이 놀란다]  [말 울음]

 

 [병사들의 비명]

 

 [병사14가 기겁한다]

 

 [음산한 효과음]

 

 [우두둑거리는 소리]  [긴장되는 음악]

 

 (병사15) 사람의 피를  먹고 있습니다사람의 피

 

 (부관지금 다 같이

 

 저것을 친다

 

 [우두둑거리는 소리]

 

 [우두둑거리는 소리]

 

 [우두둑거리는 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

 

 [병사들의 비명]

 

 [방울이 딸랑딸랑 울린다]

 

 (아찬어머니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겁니까?

 

 [그르렁거리는 소리]  [병사들의 비명]

 

 [말 울음]  짐승

 

 짐승의 소리가 납니다

 

 [방울이 딸랑딸랑 울린다]

 

 (병사16) 으악저기다  저기 귀물이 있다!  [병사17의 비명]

 

 [밖이 소란스럽다]

 

 [병사들의 비명]

 

 (병사18) 살려 줘살려 줘

 

 [콱 물어뜯는 소리]  [병사18의 비명]

 

 [무거운 음악]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말 울음]  [긴박한 음악]

 

 [말 울음]  [칼 소리가 울린다]

 

 [어두운 음악]

 

 [짐승 울음]

 

 (아찬) [울먹이며어머니  어디로 가는 겁니까?

 

 무섭습니다

 

 네 아버지가 구하러 올 것이다

 

 (조금만 기다려라

 

 [으르렁거리는 소리]

 

 [거친 숨소리가 들린다]

 

 [겁먹은 숨소리]

 

 [그르렁거린다]

 

 [그르렁거리는 소리]

 

 [솔의 가쁜 숨소리]

 

 어머니

 

 (지금부터 뒤돌아서  무조건 뛰거라

 

 가서 아버지를 찾아

 

 어서!

 

 어머니

 

 [아찬의 아파하는 신음]

 

 아버지!

 

 (아찬아버지!

 

 아버지!

 

 (아찬아버지!

 

 아버지!  [아찬의 말소리가 울린다]

 

 아버지!

 

 [흐느낀다]

 

 [그르렁거리는 소리]

 

 (아찬아버지!

 

 아버지!

 

 (아찬아버지!

 

 아버지!

 

 [음산한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음산한 효과음]

 

 [거친 숨소리]

 

 [짐승 울음]

 

 [애잔한 음악]

 

 [아찬의 힘겨운 신음]

 

 (아찬아

 

 아버지

 

 [아찬의 힘겨운 신음]

 

 그래

 

 그래내 아들

 

 어머니는

 

 [아찬의 떨리는 숨소리]

 

 [아찬의 힘겨운 신음]

 

 무사하다

 

 (아찬다행입니다

 

 아버지

 

 [힘겨운 숨소리]

 

 소자는  [힘겨운 신음]

 

 아버지

 

 아버지 얼굴을

 

 (아찬) [힘겨운 목소리로]  얼굴을

 

 (말하지 말거라

 

 (아찬얼굴을

 

 얼굴을

 

 아버지

 

 [흐느낀다]

 

 (내 아들

 

 [흐느끼며안 돼

 

 안 돼

 

 안 돼

 

 [활이 울먹인다]

 

 안 돼

 

 안 돼

 

 [힘겨운 숨소리]

 

 안 돼

 

 안 돼

 

 안 돼

 

 (아찬아버지

 

 (아찬아버지!

 

 [웃으며아버지

 

 (아찬아

 

 (아들의 그 손을

 

 잡아 줬어야 했어

 

 (안아 줬어야 했어

 

 [무거운 효과음]

 

 [힘겨운 신음]

 

 [어두운 음악]

 

 [활의 힘겨운 신음]

 

 [활의 신음]

 

 [활의 힘겨운 숨소리]

 

 [무거운 음악]

 

 [음산한 효과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그르렁거리는 소리]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쓸쓸한 음악]

 

 (여인나는 다시 태어난다

 

 네가 준 이 상흔을 가지고

 

 [극의 기합]

 

 (네가 불가살이 된 게  사실이냐?

 

 (죽여 주세요

 

 (원래 불가살이었던 그 여인을

 

 [그르렁거리는 소리]

 

 (무녀사람으로  다시 환생할 것입니다

 

 (상연여기 들어가서 숨어빨리

 

 - (상운싫어  - (상연시간 없어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반드시

 

 찾아내 복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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