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살 10
회장님 만나러 왔니?
(비서) 지금 집에 안 계셔
어디 있는지 아는데
탈래?
(활) 그 애가 두 눈이 안 보이게 태어났다고요?
확실해요? 진짜로 그렇게 얘기했어요?
네, 도윤이가 그렇게 말했어요
(상운) 왜요? 왜 그러는데요
도윤이가
아찬이였어
[무거운 효과음]
(활) 그런데 내 저주 때문에
아들은 앞이 안 보였고
두 번째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죽었어
[안내 음성] 전원이 꺼져 있어 음성 사서함… [불길한 효과음]
(비서) 회장님 만나러 온 거잖아 [비서가 살짝 웃는다]
내가 데려다준다니까
아니요
(도윤) 여기서 올 때까지 기다릴게요
그리고 모르는 사람 차 타는 거 아니랬어요
[웃음]
(비서) 나는 모르는 사람이 아니잖아
(도윤) 옥을태 형 비서라는 거밖에 모르잖아요
[무거운 음악]
그보다
어디 아프신 거 같은데
병원 가 보세요
(비서) 네 형
어디 있는지 안 궁금해?
우리 형이요?
(비서) 응, 내가 데려다줄까?
- (상운) 전화 안 받아요? - (활) 계속 꺼져 있어
[안내 음성] 전원이 꺼져 있어…
(활) 마지막 통화 때 도윤이가 뭐라고 했어요?
형이 진짜 죽은 건지 확인하러 간다고 했어요
(활) 옥을태한테 간 거예요
(상운) 옥을태 집에 가려고요?
괜찮겠어요?
(활) 나는 괜찮아
그보다 두 사람도 여기 있으면 위험해
옥을태가 쳐들어올 수도 있어
[자동차 엔진음]
(활) 권 형사님
(활) 옥을태 집 주소 안다고 했죠?
아이, 가, 갑자기 거긴 왜?
(활) 내가 내쫓았는데 거길 간 거 같아요
도윤이 그놈
진짜 옥을태의 똘마니였어?
다시 데려와야겠어요
그래
(호열) 가서 꼭 다시 데려와
데려와서 눈물 쏙 빠지게 혼을 내야지
이미 충분히 화냈어요
주소 보내 주세요
(호열) 문자 보낼게
[한숨]
[깊은 한숨]
[애잔한 음악] [타이어 마찰음]
[휴대전화 진동음]
(활) 여보세요
(을태) 나야
(활) 옥을태
(활) 왜 전화했어?
너 지금 어디인지 궁금해서
(활) 안 그래도 너희 집으로 가는 길이야
왜?
도윤이 때문에
(을태) 아, 들었어, 도윤이한테 다 말했다며, 사실대로?
도윤이 거기 갔냐?
글쎄, 나도 지금 집에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을태) 아무튼 너도 지금 집 밖이라는 얘기지?
알았어
[어두운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빗방울이 톡 떨어진다]
[무거운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시호) 누구세요?
안녕하세요
(을태) 여기 집주인이랑 친구인데요
네? 친구라고요?
(시호) 아, 근데 지금 집에 없는데요
그래요?
괜찮아요, 오늘은 활이 아니라 민상운을 보러 왔으니까
[무거운 음악]
[헛웃음]
내가 누군지 아나 보네?
(을태) 말을 안 해 줘도
언니 집에 있어요?
(시호) 아니요, 없어요
그래요?
[불안한 숨소리]
[발걸음이 울린다]
[물소리가 솨 들린다]
[뛰어오는 발걸음]
[시호의 떨리는 숨소리]
[시호의 가쁜 숨소리] (을태) 진짜 여기 혼자예요?
(시호) 네
(을태) 언니는 그러면 어디 갔는데요?
(시호) 활 아저씨랑 같이 나갔어요
(을태) 그럴 리가
활은 지금 내 집에 가는 길이던데
거기에 민상운을 왜 데리고 가요? 그럴 리가 없잖아
[긴장되는 음악]
언니 어디 있어요?
속고만 살았어요?
(시호) 활 아저씨랑 언니는
어딜 가든 원 플러스 원으로 다녀요
언니를 혼자 두지 않는다고요
그래요?
참 눈물겹다, 진짜
다들 민상운 보호하려고 안달이니까
활도 그렇고 당신도
(을태) 전생에 민상운이
당신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도 전혀 모르면서
네?
그게 무슨…
[의미심장한 음악]
(을태) 놀라지 마요
활을 봐서 건드리지도 않을 거니까
참 질긴 인연이네요
당신도
그 두 사람과
2층 봐도 되죠?
안 된다고 해도 볼 거잖아요
똑똑하시네
[초조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차분한 음악]
[무거운 효과음]
[무거운 효과음]
[어두운 음악]
[옷을 툭 내려놓는다]
[의미심장한 음악]
[한숨]
[떨리는 숨소리]
[무거운 효과음]
[겁먹은 숨소리]
[물이 똑똑 떨어지는 소리]
[상운의 놀란 숨소리] [긴장되는 효과음]
[물이 똑똑 떨어지는 소리]
[물이 똑똑 떨어지는 소리]
여기는 왜요?
옥을태가 직접 널 찾으러 올 수도 있잖아
(활) 갑자기 집 안에 들이닥쳤을 때
여기라도 숨어야 해
(상운) 저, 근데
저 저렇게 좁고 어두운 데는 못 들어가겠어요
왜?
숨도 못 쉴 것같이 답답해서요
15년 전에요
(상운) 그때 엄마랑 언니가 그 일 겪었을 때
그때 혼자
옷장에 들어가서 숨었었거든요
좁고 어두운 그곳에
[차분한 음악]
이번엔 같이 들어가 줄게
[무거운 효과음] [그르렁거리는 소리]
[상운의 힘겨운 숨소리]
[거친 숨을 내쉬며] 저 도저히 안 되겠어요
[상운의 불안한 숨소리]
[상운의 거친 숨소리]
[상운의 가쁜 숨소리]
(활) 그냥 눈을 좀 감고 있어
옷장 안도 아니고
좁은 방도 아니라고 생각해
[떨리는 숨소리]
[상운 모의 비명] [어린 상운이 울먹인다]
[그르렁거리는 소리]
(활) 어때?
좀 나아지는 거 같은데 [상운의 한숨]
(상운) 괜찮은 거 같아요
[타이어 마찰음] [무거운 음악]
뭐야? 벌써 왔어
[힘겨운 숨소리]
[가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시호의 겁먹은 숨소리]
(시호) [울먹이며] 아저씨, 언니…
[어두운 음악]
여기서 뭐 해?
(을태) 응 나 집 구경 좀 했어, 잠깐
(활) 허락해 준 적 없는데?
집에 들어와도 된다고
(을태) 서운하다, 진짜, 섭섭해 우리 사이에
아, 근데
집이 누추해서 놀랐어 이게 뭐야, 이게?
[달그락거리는 소리]
이런 데서 잘도 산다?
다 쓰러져 가는 데서 복작복작
[을태의 웃음]
그래서 신발도 안 벗었어?
(활) 사람이 아니라서 예의를 모르나?
아, 그러네 어떻, 어떻게, 지금이라도 벗을까?
나 벗을게
(활) 아니, 아니야
그냥 신고 밖으로 나와 얘기 좀 하게
여기서 해, 그냥
민시호 씨랑 대화도 더 하고 싶고
너랑 하고 싶은 얘기 없을걸?
너 싫어해, 귀물 새끼라
[웃으며] 뭐래 너도 귀물 새끼잖아
맞아, 그래서 나도 싫어해
(활) 싫어하는 놈들은 밖으로 나가 주자고
대신 간만에 둘이 오붓하게 얘기나 좀 하자, 나와
(을태) '오붓', '오붓'은 뭐야 갑자기 다정하게
좋지, 오붓
(을태) 아이, 차, 차 타고 간다고?
어디 가는데?
아이, 말을, 말을 안 하니
[자동차 시동음]
[시호의 불안한 숨소리]
(시호) 언니, 괜찮아?
(상운) 응, 다행히 안 들켰어
너는? 넌 괜찮아?
지금 내 걱정 할 때야?
언니가 옥을태한테 들킬까 봐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아?
(시호) 활 아저씨가 돌아왔으니까 다행이지
옥을태 그 자식은 왜 갑자기 쳐들어오고 난리야
아이씨, 나쁜 자식…
[시호가 울먹인다] [차분한 음악]
(상운) 미안해, 시호야
(시호) 언니가 왜 미안해?
[숨을 들이켠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
나 여기 더는 못 있겠어
그게 무슨 말이야?
(상운) 나 때문에 널 위험하게 만들 순 없어
난 괜찮다니까
(상운) 아니, 내가 안 괜찮아
나 설레
[웃음]
노래 틀까, 우리? 노래…
(을태) 아니 말을 아예 안 해 버리니까
나만 계속 아까부터 얘기하고
오붓하게 대화하자고 해 놓고선
어디, 어디야, 여기? 어디 가니?
아니, 저…
아니, 너희 집하고 너무 멀어졌어, 그만 가
내 집은 어떻게 알아냈어?
내가 얘기했잖아, 너에 대해서 참 많은 걸 알고 있다고
근데 어디 갔어, 저기는?
민상운 어디 갔어, 민상운?
(활) 집에 없어, 다른 데로 옮겼어
(을태) 옮… 어, 어디, 어디로 옮겼는데?
네가 알아서 뭐 하게?
아니, 당연히 데려가려고 그러지
너랑 떨어뜨려 놔야 되니까
자꾸 네가…
너한테 이상한 혼란 주잖아 내가 네 가족을 죽였대
그런 말도 안 되는 얘기를 걔가 계속하잖아, 그런 얘기를
말이 되는 얘기인지 아닌지는
내가 알아보겠다고 했잖아
(활) 알아본 뒤에 너를 찾아가겠다고 했었고
근데 여기까지 찾아오면 안 되지
내 허락도 없이 내 집에
내 사람들이 있는 곳에 함부로 찾아와?
[긴장되는 음악]
뭐 해?
(활) 둘이 오붓하게 대화하자고 했잖아
(을태) 응?
[자동차 엔진 가속음]
[쿵]
[무거운 음악]
[한숨]
[안전띠를 달칵 푼다]
[을태의 가쁜 숨소리]
[우두둑거린다] [을태의 아파하는 신음]
[고통스러운 신음]
[을태의 실성한 듯한 웃음]
(을태) 아, 잠깐만, 너무 아프다
집에 말도 없이 찾아갔다고 이렇게까지 해야 돼? 어?
이거 좀, 아, 잠깐만
그만해, 이제, 그, 소용없어
이, 이렇게 이렇게 우리끼리 해 봤자
서로 죽이지도 못하고 아까운 피만 계속 흘리는 거야
[을태의 웃음]
왜 도윤이를 끌어들였어?
왜 날 감시하라고 보냈어?
당연하잖아
정확히 네가 어떤 놈이지 알아야 되니까
(을태) 나를 도와서 민상운의 혼을 깰 수 있을지 없을지!
왜 하필 그 애야?
(활) 그 애가 누구인지 알고 나한테 보낸 거야?
하, 그게 무슨 소리예요?
모른다고?
[우두둑거리는 소리] [을태의 고통스러운 신음]
왜?
너랑 특별한 사이라도 되니?
[웃음]
그러고 보니까
600년 전의 네 아들 눈이 안 보이게 태어났었지?
불가살의 저주를 받아서, 맞지?
(을태) 아, 도윤이도
어릴 때부터 눈이 안 보여 가지고 설마 했는데
그게 네 아들이었냐?
[을태의 웃음]
(활) 600년 전에 네가 죽인 애라서 알아보는 거 아니고?
내가 이래서 민상운을 데려가겠다고 얘기한 거야
너한테 자꾸 안 좋은 영향 주니까
(을태) 너 지금도 나 의심하잖아
기껏 부자 상봉 시켜 줬더니!
[버럭 하며] 도윤이 어디 있어!
(을태) 그게 지금 뭐가 중요한데?
내가 걔를 걔를 뭐, 설마 어떻게 하겠니?
(활) 네 집에 간다고 한 뒤로 연락이 안 돼
어디 있냐고!
(을태) 민상운 어디 있는지나 말해!
그렇지 않으면 오늘 같은 일이 계속 벌어질 거야
네가 가는 곳마다 내 사람들을 붙일 거니까
지금 도윤이가 중요한 게 아니야
[을태의 거친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을태의 고통스러운 숨소리]
[을태의 힘겨운 신음]
도윤아
(비서) 단활 씨죠?
당신 누구야?
(비서) 지난번에
그, 전직 형사님 때 뵀었잖아요
[무거운 음악]
(비서) 짧게 만나서 아쉬웠는데
(활) 네가 도윤이 전화를 왜?
(비서) 도윤 학생 지금 저랑 같이 있거든요
지금 어디 있어?
(비서) 장소는 알려 주지 않을 거예요
지난번처럼 당신 유인하는 게 아니거든요
어차피 그쪽 죽이지도 못하잖아요
(활) 그렇다면 왜 도윤이를 데리고 있는 거야?
(비서) 그냥
이게
가장 큰 복수 같아서요
(비서) 이걸로 다 끝낼 거예요
[애잔한 음악]
왜, 무슨 일인데?
지난번의 그 두억시니
네가 목을 물어뜯은 그 여자
(활) 네가 잘 아는 사이지?
그 여자가 왜?
도윤이를 데려갔어
[긴장되는 음악]
뭐?
[도윤의 한숨] [비서가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살짝 웃는다]
(도윤) 잠깐 잠들었어요
어제 잠을 못 자서…
괜찮아, 더 자
(도윤) 이제 괜찮아요
형 묻은 곳은 여기서 멀어요? [어두운 음악]
더 가야 돼요?
(비서) 아니, 곧 도착해
이제 얼마 안 남았어
(활) 그 여자 진짜 이름이 뭐야?
(활) 네가 데리고 있던 귀물 환생 중 하나잖아
말해!
김, 김, 김, 김상희
87년생
(을태) 자, 잠깐만, 잠깐만
[가쁜 숨소리]
도윤이
무사할 거야
(을태) 나도 도와줄게
도윤이 찾는 거
일단은 2001년에 발생한
형림동 사건에 대해서 알아봐
[을태의 한숨]
[통화 연결음]
[가쁜 숨소리]
나 좀 데리러 와, 빨리
(혜석) [놀라며] 아이고
아, 문을 왜 그렇게 열고 들어와? 옥을태인 줄 알았잖아!
두 사람은?
(혜석) 2층에 아,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상운) 옥을태는요?
갔어
두 사람 빨리 여길 떠나야 해
(활) 두 사람 숨겨 주고 난 갈 데가 좀 있어
서둘러 짐부터 싸
(혜석) 아니, 그럼 집은 어떻게 하고?
(활) 상관없어 너도 당분간 여기 오지 마
(시호) 도윤이는요?
어디 있는지 찾았어요?
찾을 거예요, 반드시
(상운) 도윤이한테 무슨 일 있어요?
(활) 아니
서둘러 짐부터 싸, 시간 없어
아니요, 다 갈 필요 없어요
나만 이 집에서 나가면 돼요
[애잔한 음악] (시호) 잠깐만
언니, 혼자 어딜 가겠다는 거야? 같이 가야지
(상운) 아니야
그러면 괜히 번거로워져
괜찮아
잠깐만 피해 있으면 돼
가요, 얼른
[문이 달칵 열린다]
[걱정스러운 숨소리]
시호 씨 좀 부탁해
어, 그래, 알았어
[혜석의 걱정스러운 숨소리]
[문이 탁 닫힌다]
(활) 옥을태한테 들키지 않을 곳에 일단 숨겨 줄게
나중에 찾아갈 거니까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
어디 가는데요?
그냥 말해요 무슨 일 있는 거 알아요
(상운) 얼굴에 다 티 나니까
도윤이한테
무슨 문제 생겼죠?
두억시니가 도윤이를 데려갔어
(상운) 네?
어디로요?
아직 몰라
찾으러 가야 하니까
(활) 너부터 일단 안전한 곳에 데려다줄게
그럼 이럴 시간 없잖아요
같이 갈게요
혼자 갔다가 함정이면 어떡해요?
[애잔한 음악] [한숨]
차라리 함정이었으면 좋겠어
(활) 그럼 적어도 내가 갈 때까지 아무 일 안 생길 테니까
나 때문에 그 애가…
도윤이가 어디 있는지
알 방법은 있어요?
지금 알아보고 있어
[달그락거리는 소리]
(함 형사) 아이…
어디까지 쫓아올 거예요?
아이, 그것만 알려 주면 간다니까
(함 형사) 아, 진짜…
그 형림동 사건?
그런 옛날 사건 정보는 또 왜요?
(호열) 김상희란 여자가 관련돼 있지?
응, 좀 알아볼 게 있어서 그래
맨날 다짜고짜 찾아와서
(함 형사) 사건 정보를 내놓으라 그러면 어떡해요?
여기가 무슨 민원 센터예요?
그, 심부름센터 의뢰 때문에 그래요?
(호열)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야
[함 형사의 한숨]
(함 형사) 중요한 일 뭐요?
(호열) 아이씨 묻지 말고 좀 알려 달라니까!
시간이 없어!
거참, 오늘따라 왜 이렇게 화를 내신대?
(함 형사) 살살 부탁해도 해 줄까 말까인데
그런 정보 함부로 줄 수 없다는 거 다 알면서!
내가 안 좋은 일 하겠냐? 나 뻔히 알면서!
나쁜 데 쓰는 거 아니야
내가 아는 애가 관련돼서 그래
- 함 형사 - (함 형사) 에?
부탁 좀 하자, 응?
(함 형사) 아이, 진짜, 씨…
(호열) 응?
[새가 지저귄다]
(호열) 근데 이 사건
옥을태가 가르쳐 준 거라면서?
옥을태가요?
(활) 도윤이 찾는 거 도와주겠다며
두억시니 신상과 이 사건의 정보를 줬어
(상운) 이 옛날 사건과 두억시니가 무슨 관계인데요?
(호열) 20년 전 형림동에서 부부가 살해된 사건이에요
[의미심장한 음악] 부부가 둔기로 머리를 얻어맞고 죽었는데
당시 사건 현장엔 그 외동딸도 있었어요
근데 딸은 사건을 목격하지 못하고 잠만 잤다고 했고요
그럼 그 딸이 설마 두억시니인가요?
아마도요
(호열) 이름은 김상희
자기 부모가 처참하게 살해당했는데도
너무 태연해서 충격적이었죠
당시 사건을 맡았던 제 동료한테서
저도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어요 진짜 이상했다고
결론적으로 김상희는 용의자도 아니었어요
어린 여자애가 어른들을
그것도 자기 부모를 때려죽일 순 없으니까
(상운) 그때 몇 살이었는데요?
(호열) 초등학생 정도의 나이였어요
[그르렁거리는 소리]
[병사들이 소란스럽게 싸운다] (활) 두억시니는 원래 머리를 억누르는 귀물이에요
[음산한 효과음] 김상희의 짓이 분명해요
(호열) 그럼 3년 전 사건은 어떻게 된 거지?
3년 전 사건은 뭔데요?
그 여자의 시부모도 살해당했거든요
(호열) 시아버지 취미가 사냥과 석궁이었나 봐
석궁 화살에 맞고 죽었어
그때는 김상희가 유력한 용의자였는데
결국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어
게다가 그 남편은
김상희가 자기 부모를 죽였을 수도 있는데도
끝까지 김상희를 두둔하고 나섰대
자기 아내는 절대 그럴 리가 없다면서
야…
제대로 속은 거네
그 남편은 뭐 하는 사람인데요?
시골에서 수의사로 일하고 있어요
수의사요?
남편 집 주소는요?
(호열) 그 서류 줘 봐
[호열의 힘주는 숨소리]
응, 금성군 기오면이야
'금성군 기오면'
거기 파두산이 있어요
파두산은 600년 전 두억시니가 살던 숲이거든
거기야
[산새 울음]
(도윤) 저기, 누나
우리 맞게 가고 있는 거 맞아요?
진짜 옥을태가 우리 형을 이런 데다 묻었대요?
(상희) '이런 데'라니 좋은 숲이잖아
난 이 숲에만 오면 고향에 온 것처럼 기분이 좋아져
이상하지?
평생 그리워하던 곳 같아
그래서 결혼도 이 마을 남자랑 했었어
저는 싫어요
왜 이런 곳에다 묻은 거래요?
(도윤) 나한테 말도 안 하고
다 거짓말이었어
옥을태 나쁜 새끼
[어두운 음악]
(상희) [한숨 쉬며] 그 마음 이해해
나도 옥을태가 밉거든
누나도요?
(상희) 응
배신당했었어
[한숨 쉬며] 옥을태가 이런 거야
우리 둘 다 이용당하고 버려졌어
그래서 말인데
너한테 꼭 해 줄 말이 있어
그게 뭔데요?
옥을태는 말이야
밤중에 몸이 아프면
해서는 안 될 얘기를 중얼댈 때가 있어
(상희) 내가 듣고 있다는 것도 잊고선
누구도 들어선 안 되는 얘기를
(도윤) 근데
그걸 왜 나한테 말해요?
[피식 웃는다]
그야 너와 관련돼 있으니까
저와 관계된 얘기가 뭔데요?
목마르지?
마셔
(상운) 도윤이요
전생에 활 씨 아들인 거죠?
도윤이가 눈이 안 보이게 태어났다는 얘기 들었을 때
활 씨 표정을 봤거든요
(상운) 그 표정 보니까
알겠더라고요
그럼 내가 얼마나 멍청한 짓을 했는지도 알겠네
[무거운 음악]
그렇게 만나고 싶었던 아들을 만났는데
알아보지도 못하고
오히려 쫓아내 버렸으니까
알아볼 수 없죠
(상운) 어렸을 때 모습을 본 게 다잖아요
그래도 보자마자 알아봤어야 했어
목소리로라도
(활) 작은 버릇이라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알아봤어야 했어
내가 무엇 때문에 600년간 이 짓을 했는데
내가 눈이 먼 탓에 그 애를 위험하게 만들었어
당신 탓 아니에요
아니야, 내 탓이야
모든 게 내 탓이야
(활) 애초에 내 아들로 태어나지 않았으면
겪지 않았을 일들을 겪게 만들었어
이번 생마저도 내 업에 엮이게 놔뒀어
600년 전처럼
그 애를 위험에 빠트렸어
내가 그렇게 만들었어
[휴대전화 진동음]
무슨 일이야?
(을태) 어, 빨리 받네?
두억시니가 어디 있는지 알 거 같아서 전화했어
(을태) 내가 목을 물어뜯어서 많이 다쳤을 텐데도
병원 기록이 없더라고
근데 그 여자 전남편이 수의사였거든
내가 지금 혹시나 싶어 가지고
전남편한테 가고 있어 어떻게 할까, 주소 불러 줘?
거기라면 됐어
나도 그쪽으로 가고 있으니까
아, 그래? 용케 알고 가네 그러면 저기, 민상운은?
(을태) 둘이 맨날 붙어 다니잖아
(활) 그건 왜 물어봐?
중간에 낚아채기라도 하게?
(을태) 아, 아, 같이 와도 된다고
민상운 안 건드릴게 도윤이 찾기 전까지는
지금은 도윤이 찾는 게 더 중요한 거니까
아, 뭐, 너 정 불안하면 동선 안 겹치게 나눠서 찾을까?
(을태) 뭐 어떻게 해? 빨리 결정해
넌 그럼 남편 동네 쪽을 찾아봐
(을태) 알겠어 뭐 있으면 바로 연락할게 [무거운 음악]
[디스플레이 조작음]
(활) 지금은 누구의 도움이라도 필요하니까
[안전띠를 달칵 채우며] 그게 적이든 과거의 원수든 뭐든 간에
[자동차 시동음]
[어두운 음악]
(을태) 차가 고장 났어요?
당신…
(호열) 당신이 여긴 왜…
(을태) 도윤이 찾으러 가는 길이죠?
나 지금 거기 가는 길이에요, 타요
(호열) 미쳤어? 내가 불가살하고 한차를 타게?
지금은 다 같이 도윤이 찾아야 되니까
싸우지 맙시다
(을태) 결정 빨리해요 안 타면 먼저 갈 거니까
애 목숨 간당간당한데 그렇게 계속 똥차 끌어안고 계시든가
안 잡아먹는다고요
그럴 시간도 없고요
(호열) 내, 내, 내가 뭐라고 했어?
죽, 죽이든지 말든지, 씨
(을태) 거기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형사님은 절대로 안 죽여요
[차분한 음악]
(호열) 왜? 왜 난 안 죽인다는 거야?
그런 애매 뭉실한 얘기 그만하고
그쪽
진짜 도윤이 구하러 가는 거 맞아?
속고만 사셨습니까?
그럼 제가 지금 형사님이랑 데이트라도 가는 걸로 보여요?
징그러운 얘기 그만하고
무슨 꿍꿍이 있는 거 아니냐고
(호열) 애를 이용해 먹을 땐 언제고 [을태의 한숨]
뜬금없이 애를 구하러 가는 게 말이 돼?
(을태) 이용해 먹은 거 아니에요
도와 달라고 한 거지
(호열) 친형을 인질로 삼아 놓고 도와 달라고 한 거라고?
나도 도윤이 형 일은 안타깝게 생각해요
최선을 다했는데 아픈 사람을 내가 낫게 할 수는 없잖아요
(을태) 나도 마음 안 좋아요
안 믿으시겠지만
어이없어요?
나도 솔직히 좀 그래요
애새끼 하나 뭐 대수라고 계속 걱정되고 신경 쓰이고
이렇게 직접 발 벗고 구하러 가게 되나 싶어 가지고
어릴 때부터 봐서 그런가?
나한테 중요한 애였나 봐요
그리고 무엇보다 걔 없어지면은
나랑 같이 게임해 줄 사람이 없어지거든요
뭐, 어차피 다시는 안 놀아 줄 거 같긴 한데
(활) 여기가 두억시니 숲이야
600년 전하고는 많이 달라졌지만
[산새 울음]
[무거운 음악]
(상운)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요? [휴대전화 진동음]
(활) 어디세요?
저희는 벌써 도착했는데
(호열) 어
남편이 사는 읍내로 왔어
여기서 조사해 볼 거야
(활) 잠깐만요, 권 형사님
혼자서는 위험할 수도 있어요
(활) 그쪽으로 옥을태가 갈지도 몰라서
(호열) 어 옥을태라면 벌써 만났어
그게 무슨 소리세요?
(호열) 아, 오다가 내 똥차가 퍼져 가지고
아, 아이 그,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저, 김상희 찾는 데 도움이 될 거 같아서 같이 있어
괜찮겠어요?
도윤이부터 찾아야지
그리고
왠지 옥을태도
(호열) 진짜 도윤이를 찾고 싶어 하는 것 같더라고
[긴장되는 음악]
(활) 손이 떨리는 반응은 없어?
아무도 없나 봐요
[상운의 아파하는 신음]
[상운이 아파한다]
[한숨]
하, 진짜…
[차분한 음악]
(상운) 저기…
이제 괜찮아요
혼자 갈 수 있어요
굳이 이렇게 손 안 잡아…
[상운의 떨리는 숨소리]
[음산한 음악]
[떨리는 숨소리]
저기요
(상운) 어두워서 잘 안 보이지만
저기 있어요
[고조되는 음악]
[상운의 떨리는 숨소리]
[다급한 숨소리]
[몽환적인 음악]
(상희) 거기 멈춰요
더 다가오면 뛰어내릴 거예요
도윤이 어디 있어?
왜요? 걱정돼요?
(상희) 내가 걔를 어떻게 했을까 봐?
도윤이 손끝 하나라도 댔어?
(상희) 아니요
그냥 약을 먹여서 좀 재웠어요
공주님 다루듯
하… 내가 원하는 건 그 표정이 아닌데
조금 더 일그러져야죠
더
더
더! 더!
도윤이 숨이 꼴딱 넘어가야
더 일그러지려나?
[화살이 휙 날아온다] [상희의 웃음]
[힘겨운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상희가 연신 깔깔 웃는다]
[활의 거친 숨소리]
[거친 숨소리]
(상희) 제가 왜 이런 잘 보이는 곳에 서 있겠어요?
당신은 당신 사람들이 위험해지면
앞뒤 생각 없이 그냥 달려들잖아요
위험을 자초한다고요
[음산한 효과음]
그거예요, 그 얼굴
그 일그러진 얼굴
[거친 숨소리]
저 석궁 쏜 놈이 네 남편이냐?
(상희) 네
[그르렁거리는 소리]
저놈이 자기 부모를 죽였구나
(활) 네 남편도 귀물 환생이었던 거지?
눈치가 빠르네요
근데 늦었어
[활의 놀란 숨소리] [상운의 가쁜 숨소리]
단활 씨!
(활) 오지 마! 다른 놈이 있어
[음산한 효과음] [의미심장한 음악]
(석용) 저 여자야?
네가 말한 게 저 여자?
[석용의 웃음] (상희) 어!
나 도와주면 선물 준다고 했잖아
가져
[긴박한 음악]
(활) 도망쳐!
[그르렁거리는 소리]
[무거운 효과음] [상희가 칼로 푹 찌른다]
[상희의 거친 숨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
당신 아이도, 저 여자도
오늘 밤에 다 잃을 거예요
[그르렁거리는 소리] 미칠 거 같죠?
(상희) 괴롭죠?
[석용의 괴성]
[상운의 다급한 숨소리]
[음산한 효과음]
[석용의 괴성]
[웃음] [그르렁거리는 소리]
아니
둘 다 데리고 갈 거야
(활) 그리고 너는
600년 전처럼
오늘 여기서 죽는다
[그르렁거리는 소리]
[상희의 힘겨운 신음]
[상희의 비명]
[쿵]
[상운의 가쁜 숨소리]
[괴성이 연신 울린다]
(석용) 어두워서 도망 못 치잖아! [긴장되는 음악]
[석용의 웃음]
여기는 앞마당 같은 곳이야
다 알아! 네 냄새가 난다고
넌 내 선물이야
아내가 준 선물이라고
다친 목을 치료하고
그 남자애를 숨기면
선물을 준다고 했다고
남자애?
[냄새를 킁킁 맡는다]
[다급한 숨소리]
[불안한 숨소리]
[석용의 거친 숨소리]
(상운) 남자애는 어디 있어요?
[무거운 음악] [석용의 거친 숨소리]
(석용) 머리에 구멍을 내 줄까?
아니면 몸에다 쏴 줄까?
알았어요
(상운) 알았으니까
남자애를 어디다 숨겼는지 말해 봐요
(석용) 왜 그게 궁금해?
그냥 별 볼 일 없는 고아 새끼던데
그 남자애를
애타게 찾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래?
그럼 재밌게 하면 가르쳐 줄게
화살에 맞고 끝까지 도망치고
(석용) 기어서 또 도망치고
그러면 가르쳐 줄게
그렇게 해 줄 거야?
우리 가족들처럼?
[웃음]
참 재밌었는데
정말 신났는데
[석용의 거친 숨소리]
여기 숲에 숨겼어요?
(석용) 이 숲은 우울해서 싫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에 숨겼지
거기가 어딘데요?
[음산한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우리 아버지 집
(석용) 내가 가족들 죽일 때 흔적이
그대로 있어서 좋아
그리고 이 숲도 좋아질 것 같아
널 죽이고 나면
이 숲에 자주 와야지
[상운의 거친 숨소리]
[무거운 음악]
[상운의 떨리는 숨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
[괴성이 울린다]
[그르렁거리는 소리] [석용의 비명]
[석용의 비명]
[괴성이 울린다]
[그르렁거리는 소리] [놀란 숨소리]
단활 씨
[애잔한 음악]
[그르렁거리는 소리]
[거친 숨소리]
(활) 가까이 있으니까 피를 흘리잖아
상관없어요 이 정도로 죽지도 않는다고요
(활) 나도 죽지 않아
(상운) 그래도 아프잖아요!
도윤이가 어디 있는지 알아냈어요
저 남자 부모 집에 있어요
[무거운 효과음] 빨리 가야 돼
(상운) 근데 두억시니는요?
(활) 모르겠어
나랑 같이 절벽에서 떨어졌는데 어디 갔는지 안 보여
멀리 도망치진 못했을 거야 서둘러야 돼
알았어요
(상운) 아플 건데 좀만 참아요
[상운의 긴장한 숨소리]
[음산한 음악]
[상희의 힘겨운 숨소리]
[차 문이 탁 닫힌다]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그르렁거리는 소리]
[긴장되는 음악]
왜 이제 와?
어떻게…
야, 너 얼굴이 왜… 왜 그러니, 응?
(을태) 활하고 크게 싸웠나 봐
그 몰골로 또 어딜 가려고?
도윤 학생한테 가 보려고요
걔 지금 어디 있어?
시부모님 집에 있어요
이제 처리하러 가려고요
활 그놈이 찾기 전에요
어, 그래?
그렇구나
근데 어떡하냐? 너 걔한테 못 가
(을태) 내가 걔 구하러 왔거든
[깔깔 웃는다]
[소녀가 깔깔 웃는다] [무거운 효과음]
[두억시니의 괴성]
[상희가 깔깔 웃는다]
[무거운 음악]
당신이요?
[상희가 깔깔 웃는다]
뭐 하는 거야, 왜 웃어?
아니
당신이 구할 수 있을까 해서요
[웃음]
[상희의 웃음] 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
(상희) 제가 여기 오는 길에
도윤이한테 재밌는 얘기를 해 줬거든요
활이 절대 알면 안 되는
당신 얘기
(을태) 뭐?
왜 그랬어? [어두운 음악]
왜…
활도 당신도
둘 다 엿 먹이고 싶어서요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상희) 애가 곧 깨어날 시간이네요
재밌겠어요
[웃으며] 애가 깨어나고
활이 거기에 가면 [그르렁거리는 소리]
당신은…
[콱 물어뜯는 소리]
[꿀꺽거리는 소리]
[을태의 가쁜 숨소리]
[거친 숨소리]
[음산한 효과음] [훌쩍인다]
[떨리는 숨소리]
[거친 숨소리]
[어두운 음악]
[그르렁거리는 소리]
[우두둑거린다]
[음산한 효과음]
[아찬의 떨리는 숨소리]
[아찬의 힘겨운 숨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
피곤하게, 진짜…
[거친 숨소리]
[힘겨운 숨소리]
[차분한 음악]
여기는 어디지?
(도윤) 누구 있어요?
아무도 없어요?
어? 내 폰
[풀벌레 울음]
[도윤의 겁먹은 숨소리]
[도윤의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바람이 세차게 분다] [한숨]
모르겠다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진동음]
도윤아, 너 어디야?
(도윤) 형
[애잔한 음악] 아, 그, 그게
어디냐니까
아, 저도 어디인지 모르겠어요
일단 너무 무서워 가지고
(도윤) 제가 아는 사람 중에 제일 센 사람이 형이라
[도윤이 코를 훌쩍인다]
전화한 거긴 한데…
(도윤) 사실 전화하면 안 되는 거긴 한데
그렇죠?
지금 집 안이야?
(도윤) 아니요
집에서 나왔어요
그냥 길이에요
근데 주변에 진짜 아무것도 없어요
(도윤) 차도 안 다니고요
나 아무래도 납치당한 건가 봐요
저번에 차 트렁크로 납치도 당했었는데
(도윤) 제 얼굴이 납치당할 상인가 봐요
얼굴에 좀 부티가 나나?
괜찮아, 너 어디 있는지 알아
지금 가고 있어
(도윤) 네? 여기로 오고 있다고요?
왜요?
계속 찾고 싶었으니까
(활) 그때 이후로 계속
몰라봐서 미안하다
(도윤) 미안하다고요?
[당황한 웃음]
형이 왜 미안해요, 제가 미안하죠
거짓말하고 속였는데
거기서 조금만 기다려, 금방 갈게
알았어요, 빨리 와요
아, 여기 너무 어두워 가지고 너무 무서워
(도윤) 저 사실 어두운 거 무서워하거든요
아, 막 뭐가 튀어나올 거 같고
음, 말하니까 더 무섭다
배도 고프다, 올 때 삼각김밥…
아, 아니다, 예
(도윤) 무서우니까 그냥 와요 예, 빨리
아, 맞다
그러고 보니까 같이 온 비서 누나가 안 보이네
(도윤) 그 비서 누나가 이상한 얘기를 했거든요
무슨 얘기?
[의미심장한 음악] (도윤) 그냥 옛날얘기요
그게…
[자동차 엔진음]
[차 문이 탁 닫힌다] (도윤) 형이 여길 어떻게…
(활) 도윤아, 도윤아!
[휴대전화가 툭 떨어진다]
[을태의 한숨]
(도윤) 그건 왜 부숴요?
방해받기 싫어서
내 여비서한테 무슨 얘기 들었다며?
(을태) 무슨 얘기 들었는지 말해 줄래?
별 얘기 아니었어요
이상한 얘기요
이상한 얘기 뭐?
그보다
나한테 해 줄 말 있지 않아요?
[한숨]
(도윤) 우리 형 얘기요
네가 먼저 말해 주면
그러면 나도 말해 줄게
[어두운 음악] [한숨]
(도윤) 별거 아니었어요
형이 전생에 절 죽인 적 있댔어요
600년 전에
나랑 엄마를 죽였었다고요
이상한 얘기잖아요
[피식 웃는다]
그래
솔직하게 얘기해 줬네
[차분한 음악] 너 어릴 때 보고
[울먹이며] 커 가는 것도 보고
[훌쩍인다]
진짜 정들었나 봐
[을태가 흐느낀다]
진짜 정들었나 봐
(도윤) 형
왜 그래요?
갑자기 왜… [을태가 칼로 푹 찌른다]
[도윤의 힘겨운 신음]
[쓸쓸한 음악]
형…
[도윤의 힘겨운 신음]
[시호의 아파하는 신음]
(혜석) 어머, 괜찮아?
어머, 어머 왜, 왜 이래, 왜 이래?
왜 이래? [시호의 힘겨운 신음]
[울먹인다]
[고조되는 음악]
[을태가 흐느낀다]
뭔가 이상해요
[타이어 마찰음]
[기어 조작음]
[애잔한 음악]
도윤아!
도윤아, 도윤아, 도윤아!
야, 도윤아!
(호열) [흐느끼며] 도윤아 도윤아!
도윤아
[가쁜 숨소리]
[놀란 숨소리]
도윤아!
(상운) [흐느끼며] 도윤아!
(호열) 피를 너무 많이 흘렸어
(상운과 호열) - 도윤아, 정신 차려, 도윤아 - 119에 신고했는데
[상운이 흐느낀다] (호열) 왜 아직 안 와? 씨…
(호열과 상운) - 도윤아, 정신 차려, 인마! - 어떡해요?
(상운) 형사님, 어떡해요
[아찬의 힘겨운 신음]
[무거운 효과음]
[상운과 호열이 흐느낀다]
도윤아, 정신 차려
[힘겨운 숨소리]
[활의 떨리는 숨소리]
[활의 떨리는 숨소리]
[활이 흐느낀다]
[활의 힘겨운 신음]
살아
살아야 돼
(활) 이번에도
이 아비를 두고 먼저 가지 마라
살아
살아야 돼
살아야 돼
[활이 흐느낀다]
[사이렌이 울린다]
[활이 흐느낀다]
(활) 살아야 돼
[무거운 효과음]
(활) 미안하다 [활의 말소리가 울린다]
지켜 주지 못해 미안하다
[쓸쓸한 음악]
[상운이 흐느낀다] [호열이 말한다]
(상운) [흐느끼며] 도윤아, 정신 차려, 도윤아!
(활) 도윤이 처음 발견했을 때 진짜 아무도 없었어요?
도윤이 이렇게 만든 놈이요
(시호) 도윤아
어디 갔다 와?
사람들 다 너 찾으러 갔는데…
도윤아
도윤아!
(호열) 불가살이라면 나도 치가 떨리는데
활 그놈은 이상하게 밉지가 않더라고요
옥을태하고는 달리
(상운) 부탁 좀 드려도 될까요?
시호랑 혜석 이모님이 걱정돼서요
(을태) 나도 모르게 망설였나 봐
도윤이 찌를 때
(을태) 활이 나를 찾아올 거야 준비나 하고 있어야지
(시호) 그 아저씨 좋아하지 마 불가살이야
(상운) 걱정하지 마, 안 좋아해
(상운) 아직 옥을태를 죽일 방법도 모르잖아요
(활) 앞으로 옥을태는 내가 알아서 할게
넌 손 떼
혼자 어떡하려고요?
(활) 우물에 가둘 거야
내가 옥을태를 죽일 칼이라며?
(을태) 여기로 나를 부른 거는
민상운 대신 나를 그 우물에 처넣으려고?
(활) 잘 아네
네 머리하고 몸만 따로 떼서 그 우물에 처박아 둘 수도 있어
[그르렁거리는 소리]
(시호) 중간에 절대 끊지 마
내가 어떤 반응을 보이더라도
한 번에 가야 돼
(을태) 내가 얘기를 했잖아, 나는
나는 민상운의 마지막 혼을 못 깬다고
그 혼을 네가 깨야 돼
[힘겨운 숨소리]
(시호) 방금 언니가 전생에 무슨 말을 했는지
다 말해 줬잖아
[을태의 고통스러운 신음] [날카로운 효과음]
(시호) 이유는 몰라도 이젠 활 아저씨도 믿으면 안 돼
(상운) 말도 안 돼…
[흐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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