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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가살 11

 

 

 도윤아

 

 (시호뭐야어디 갔다 와?

 

 사람들 다 너 찾으러 갔는데

 

 도윤아

 

 도윤아

 

 도윤아!  [시호의 말소리가 울린다]

 

 [불안한 숨소리]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애잔한 음악]

 

 [상운이 흐느낀다]

 

 (상운도윤아정신 차려  도윤아!

 

 [흐느끼며어떡해요어떡해요  [호열이 소리친다]

 

 [힘겨운 숨소리]

 

 (호열의사 말이

 

 다행히 주요 장기는 피했대

 

 [무거운 음악]  (상운병원에서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는데

 

 권 형사님이 잘 해결해 주셨어요

 

 고맙습니다

 

 (호열인사받을 일은 아니고

 

 (근데  도윤이 처음 발견했을 때

 

 진짜 아무도 없었어요?

 

 도윤이 이렇게 만든 놈이요

 

 (호열얘기했잖아

 

 내가 도착했을 때  범인은 이미 도주한 뒤였다고

 

 (다른 흔적은요?  아무것도 없었어요?

 

 나중에 잡으면 돼

 

 (호열도윤이 완쾌가 우선이야

 

 어차피 도윤이가  의식을 회복하면

 

 범인이 누군지도 알게 될 거야

 

 [휴대전화 진동음]

 

 [상운의 한숨]  [상운이 휴대전화를 탁 집는다]

 

 (상운시호 전화인데

 

 어쩌죠?

 

 (도윤이 얘기는 하지 마

 

 걱정만 할 테니까

 

 (상운도윤이 찾았어  지금 같이 있어

 

 그래?

 

 그럼 진작 전화를 하지

 

 … 미안

 

 (상운정신이 없어서

 

 [안도하는 숨소리]

 

 아무튼 다행이다

 

 오늘 도윤이가 나오는  이상한 꿈 꿔서 찝찝했거든

 

 (시호도윤이는 좀 어때?

 

 형 때문에 마음이 많이 아플 텐데

 

 (상운) [살짝 웃으며

 

 괜찮아

 

 (상운우리가 옆에 있잖아

 

 걱정하지 말고

 

 (시호

 

 [혜석의 가쁜 숨소리]

 

 (혜석도윤이 찾았대?

 

 그래서집엔 언제 온대?

 

 (시호일이 있어서 나중에 온대요

 

 일은 무슨!

 

 (혜석아니애를 찾았으면  빨리빨리 기어들어 올 것이지

 

 다들 나가 버려서 집이 휑하잖아

 

 그러게요

 

 [혜석의 한숨]

 

 (시호북적거릴 때가 좋았어요

 

 지금은 집이 너무…  [혜석의 한숨]

 

 [쓸쓸한 음악]

 

 쓸쓸해요

 

 [사이렌이 울린다]

 

 (호열도윤이는?

 

 (상운그대로예요

 

 (호열저 친구도 그대로네

 

 

 

 잠깐 나갈까요?

 

 (호열고맙습니다

 

 아이불가살은 그렇다 치고

 

 사람은 먹어야죠

 

 들어요

 

 [호열이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그보다

 

 (상운도윤이는  왜 안 깨는 걸까요?

 

 (호열도윤이 자기가  깨고 싶지 않은 모양이죠

 

 눈 떠 봤자  괴로운 일밖에 없으니까

 

 그래도 몸에 큰 이상은 없으니  곧 깨겠죠

 

 걱정 말아요

 

 그렇겠죠?

 

 [차분한 음악]

 

 [숟가락을 탁 놓으며

 

 그보다 나도 궁금한 게 있는데

 

 (호열활이 자기 입으로  '아비'라고 하던데

 

 뭔 소리예요?

 

 그거요?

 

 (상운도윤이가  전생에 단활 씨 아들이었어요

 

 전생의 아들?

 

 불가살한테도 자식이 있어요?

 

 아니요

 

 지난번에 말씀드렸잖아요

 

 (상운단활 씨도  예전에 인간이었다고요

 

 저 때문에 불가살이 된 거예요

 

 상운 씨 때문이라고요?

 

 (상운

 

 (상운권 형사님이  옷 사 주셨어요

 

 (권 형사님이?

 

 (상운

 

 말은 무뚝뚝하게 해도

 

 단활 씨가 걱정되나 봐요

 

 좀 쉬래요

 

 [상운의 한숨]

 

 세상 다 끝난 것 같은  표정은 뭐예요

 

 도윤이 곧 깨어날 거예요

 

 괜찮아질 거예요

 

 그러니까 기운 좀 내요

 

 그게

 

 [애잔한 음악]

 

 마음이 안 놓여

 

 (이 아이를 또 잃게 될까 봐

 

 600년 전처럼

 

 그게그게 너무 무서워

 

 (상운다시는

 

 이런 나쁜 일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도윤) [잠긴 목소리로]  둘이 뭐 해요?

 

 [도윤의 힘겨운 숨소리]

 

 둘이 손잡고 뭐 하냐고요

 

 [도윤의 아파하는 신음]

 

 [상운의 놀란 숨소리]

 

 (상운도윤아너 괜찮아?  [도윤이 아파한다]

 

 [도윤의 힘겨운 숨소리]

 

 아니요안 괜찮아요

 

 (도윤

 

 - 내가 간호사 불러올게  - (상운아니요  [도윤의 아파하는 신음]

 

 (상운제가 갈게요여기 있어요

 

 [뛰어가는 발걸음]

 

 [아파하는 신음]

 

 많이 아파?

 

 형도

 

 칼에 찔렸을 때  이런 느낌이었어요?

 

 (도윤어떻게 참았대

 

 완전 아파너무

 

 미안하다

 

 [피식 웃는다]

 

 형이 왜요?

 

 (도윤형이 찌른 것도 아닌데

 

 (너 이렇게 만든 놈이

 

 누구야?

 

 [무거운 음악]

 

 옥을태야?

 

 ?

 

 뭐 때문에?

 

 (도윤내가

 

 알면 안 되는 걸 알았거든요

 

 600년 전에

 

 옥을태가 나랑 울 엄마를 죽였대요

 

 [고조되는 음악]

 

 (상운옥을태가  당신 가족을 죽인 게 맞는 거죠?

 

 그걸 숨기려고  도윤이를 죽이려고 했고요

 

 어디 가려고요?

 

 직접 확인하러

 

 (상운가서 어쩌려고요?

 

 아직 옥을태를 죽일 방법도  모르잖아요

 

 나중에요

 

 도윤이 회복하는 게 먼저예요

 

 [무거운 음악]  (을태사라졌다고?

 

 (경호원이미 퇴원 수속 하고  없어진 뒤였습니다

 

 5일 정도 입원했었고요

 

 도윤이 상태는 어땠어땠었대?

 

 (경호원수술도 잘됐고  회복하고 있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한숨]

 

 이제 활도 다 알았겠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되냐

 

 어떻게 할까요?

 

 아무것도 하지 마

 

 활이 나를 찾아올 거야  그거 준비나 하고 있어야지

 

 나도 모르게 망설였나 봐

 

 도윤이 찌를 때

 

 내가 다 끝나게 생겼네

 

 [한숨]

 

 [새가 지저귄다]

 

 (혜석세상에  이게 뭔 일이야?

 

 (시호어딜 다쳤는데?

 

 (도윤그냥 별거 아니야

 

 지난번엔 큰놈이 다쳐 오더니  이번엔 작은놈이냐?

 

 (혜석우리 집 연례행사야?

 

 (시호아무 일 없다면서요!

 

 (호열아이걱정할까 봐 그랬지

 

 - (호열내가 할게요자  - (상운

 

 - (도윤아유배야…  - (혜석아이고어떡해이거

 

 (호열자식엄살은  누군 칼에 안 찔려 봤냐

 

 [도윤의 한숨]  (혜석) [놀라며칼에 찔렸어?

 

 - 언니!  - (혜석아니얼마나 찔린 거야?

 

 나중에 설명할게?

 

 (혜석칼에 찔렸는데  어떻게 말을 안 해?

 

 [한숨]  아휴어떡해진짜

 

 (다들 너 걱정돼서  그러는 거잖아

 

 (도윤알아요

 

 근데 어색하단 말이에요

 

 누가 저 걱정해 주고  그런 적이 없어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원하는 거 있으면 말해  다 해 줄게

 

 [차분한 음악]

 

 (도윤우아  죽다 살아났더니 대박

 

 형이 이렇게 대해 주네?

 

 - (도윤우아  뭐가?

 

 [도윤의 헛웃음]  똑같지

 

 (도윤… 그럼

 

 1 1치킨저 진짜 치킨

 

 아휴실컷 먹고 싶어요

 

 (알았어

 

 근데 지금은 안 돼다 낫고

 

 다른 건 뭐 없어?

 

 [생각하는 신음]

 

 (도윤그럼 슈퍼 카?

 

 그것도 사 줄게

 

 - (너 면허 따면  ?

 

 (도윤아유그냥 형 놀리려고  지른 건데

 

 에이됐어요차는 무슨

 

 그냥 저 다 나으면  캠핑 가요캠핑

 

 그리고 낚시  저 낚시 한 번도 안 해 봤거든요

 

 원래

 

 우리 형 나으면  같이 하기로 했었는데

 

 이제 같이 못 하게 됐어요

 

 근데 사실  진짜 부탁이 하나 있는데요

 

 뭔데?

 

 옥을태 죽여 줄래요?

 

 (그건…  네가 부탁 안 해도 할 거야

 

 그럼 그걸로 됐어요

 

 앞에 말한 거 다 필요 없어요

 

 (도윤저 좀 잘게요좀 피곤해서

 

 [상운의 한숨]

 

 (상운내 그림이 타는 걸 보니까

 

 기분이 이상하네요

 

 [차분한 음악]

 

 (난 더 그래

 

 오랫동안  어딜 가든 가지고 다녔으니까

 

 매일같이 쳐다보면서 되새겼어

 

 복수해야 할 상대를

 

 미안해

 

 600년 동안 증오하고 미워해서

 

 미안하다

 

 

 

 괜찮아요

 

 (상운날 죽이지도  혼을 뺏고 가두지도 않았잖아요

 

 오히려 옥을태한테서 지켜 줬지

 

 (옥을태 먼저 없애고

 

 그다음에 너한테  복수하려고 그랬던 거야

 

 좋은 의도는 아니었어

 

 그래서 말인데

 

 앞으로 옥을태는  내가 알아서 할게

 

 넌 손 떼

 

 그게 무슨 소리예요?

 

 (옥을태는 나 혼자 잡을 거야

 

 넌 동생하고 같이 숨겨 줄게

 

 그리고

 

 도윤이도 부탁해

 

 혼자 어떡하려고요?

 

 (우물에 가둘 거야

 

 내가 옥을태를 죽일 칼이라며?

 

 아니

 

 (상운그런 식으로는 힘들어요

 

 나를 이용해요

 

 내가 미끼가 될게요

 

 옥을태를 우물로 끌어들일게요

 

 너무 위험해

 

 상관없어요  옥을태만 잡을 수 있다면

 

 (상운나도 요 며칠  계속 고민하고 생각했다고요

 

 그리고 잊었나 본데요

 

 옥을태는 내 원수이기도 해요

 

 엄마랑 언니 때문에  나도 끝까지 가야 한다고요

 

 그러다 진짜 죽어

 

 (상운죽어도 상관없어요

 

 시호만 안전하면 괜찮아요나는

 

 생각해 볼게

 

 단활 씨도

 

 (상운도윤이 지키고 싶잖아요

 

 나도 우리 시호

 

 지키고 싶어요

 

 그리고 설령 죽더라도

 

 혼이 깨지지 않는 한  다시 환생할 수 있잖아요

 

 환생했을 때

 

 날 다시 찾아오세요

 

 그때 혼을 돌려줄게요

 

 (시호언니

 

 언니?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풀벌레 울음]

 

 (시호도윤아왜 밖에 서 있어?

 

 [시호가 도윤을 탁 잡는다]

 

 도윤아

 

 [시호의 놀란 숨소리]

 

 [애잔한 음악]  [시호의 안쓰러운 숨소리]

 

 왜 그래

 

 [울먹이며자려고 했는데

 

 (도윤) '나 혼자 이렇게 편하게'

 

 '자도 될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

 

 우리 형은

 

 어디에 묻혀 있는지도 모르는데

 

 [울먹인다]

 

 '나도 그냥'

 

 '그대로 죽는 게 나았을까?'

 

 그런 생각도 들고

 

 

 

 이제 진짜 혼자인데

 

 [울먹인다]

 

 [시호의 속상한 숨소리]

 

 (시호왜 혼자야?

 

 나도 있고 상운 언니혜석 이모

 

 활 아저씨도 권 형사님도 있잖아

 

 [시호가 훌쩍인다]

 

 다들 너 없을 때 네 걱정만 했다고

 

 그러니까 그런 소리  다신 하지 마?

 

 혼자 아니야

 

 우리가

 

 내가

 

 네 가족이 돼 줄게

 

 [흐느낀다]

 

 [흐느낀다]

 

 괜찮아

 

 [새가 지저귄다]

 

 [호열의 힘주는 신음]

 

 [호열의 한숨]

 

 [호열의 힘주는 신음]

 

 [호열의 가쁜 숨소리]  (여러 가지로 죄송해요

 

 이상한 일에 엮이게 해서

 

 그 이상한 일에 엮인 지  이미 한참 됐어

 

 (호열도윤이나 잘 챙겨

 

 다신 잃어버리지 않게

 

 [버튼 조작음]

 

 [트렁크가 탁 닫힌다]

 

 [차 문이 달칵 열린다]

 

 [혜석의 한숨]

 

 [호열의 힘주는 숨소리]

 

 (호열) [안전띠를 달칵 채우며]  가자고

 

 (혜석갑시다

 

 (도윤이 집엔 다신 안 와요?

 

 난 다시 돌아올 거야

 

 (다른 사람들만  피신시키는 거고

 

 (상운도윤아몸이 안 좋아?

 

 (도윤) [살짝 웃으며괜찮아요

 

 그냥 막상 떠난다니까

 

 좀 그래요

 

 이 집 정들었는데

 

 [상운이 살짝 웃는다]

 

 [잔잔한 음악]

 

 (곧 다시 돌아오게 해 줄게

 

 

 

 (혜석음식 배달까지 시키냐?

 

 (도윤누나저거저  불판 아니에요?

 

 (상운고기인 거 같은데?

 

 [도윤의 탄성]

 

 [부스럭거리는 소리]  (혜석아이고

 

 - (시호야  - (혜석!

 

 [사람들의 웃음]

 

 [웃음]

 

 [사람들의 웃음]

 

 [스위치 조작음]  - (시호!  - (상운도윤아!

 

 (시호촛불 켜고 해야지!

 

 [활이 안전띠를 달칵 푼다]

 

 [혜석의 탄성]  [차 문이 탁 닫힌다]

 

 (몇 년 전에 사 놓았던 집

 

 이 지역에 오면 여기서 지내

 

 (혜석여기가 이렇게 좋았어?

 

 아니근데 왜 여태  거기서 살았어?

 

 (거기가 어때서?

 

 (호열꼭 귀신 소굴 같았지

 

 아이고짐이나 내려야겠다

 

 - (호열아유  - (혜석그럽시다

 

 (도윤대박

 

 평생 여기서 살고 싶다

 

 [차분한 음악]

 

 (아까는 그 집 떠나기 싫다며?

 

 (도윤에이  여기 오기 전까지는 그랬죠

 

 시호 누나!

 

 나 여기 있어

 

 (도윤이것 좀 밀어 봐  저쪽으로 가 보자

 

 얼른!

 

 (시호나대지 좀 마  실밥 터져  [도윤의 힘주는 숨소리]

 

 꽉 잡아

 

 읏차

 

 [웃음]

 

 [도윤과 시호가 화기애애하다]

 

 뭐 해요?

 

 (상운… 애들 보는 거예요?

 

 (아니야아무것도

 

 (혜석아니긴  완전 얼빠진 얼굴로 뭘 보는데

 

 아이고저것들은 그냥

 

 옥을태 피해서 도망 왔는데  뭐가 저렇게 신나?

 

 철없기는  [혜석의 웃음]

 

 [시호의 웃음]

 

 [혜석의 탄성]

 

 (뭐 필요한 거 없어?  나가서 사 올게

 

 그래?

 

 그럼 고기하고 숯

 

 술도 좀 사고

 

 고기는 많이

 

 (놀러 왔어?  텐트라도 쳐 줄까?

 

 텐트도 있어?

 

 [익살스러운 음악]

 

 [멋쩍은 웃음]

 

 (혜석아니이런 데 오니까  괜히 놀러 온 거 같잖아

 

 고기는 먹어 줘야지

 

 시호랑 도윤이도 먹여야 되고

 

 (넉넉히 사 와야겠지?

 

 뭐야두꺼비 배 뒤집듯  뒤집는 건?

 

 

 

 반찬거리도 사 와야 되는데

 

 그럼 제가 같이 갔다 올게요

 

 

 

 (상운나도 같이 가요!

 

 [상운의 가쁜 숨소리]

 

 (이리 줘내가 들게

 

 아니에요  이 정도는 내가 들 수 있어요

 

 무겁잖아

 

 (상운저기

 

 평소대로 하면 안 돼요?

 

 적응이 안 돼서 그런데

 

 그럼 그냥 막 대해 줄까?

 

 아니요

 

 [부드러운 음악]

 

 [호열의 힘주는 신음]

 

 [사람들의 탄성과 웃음]

 

 (호열이렇게  [도윤의 탄성]

 

 이걸 당기면서 톡톡톡톡톡톡

 

 !  [호열의 웃음]

 

 (도윤아저씨  낚싯대 맨날 가지고 다녀요?

 

 낚시 완전 잘해요?

 

 (호열그냥 잠복할 때  위장용이야?

 

 그래도 잘 봐

 

 자식한테도  안 가르쳐 준 비법이니까

 

 (도윤에이  가르쳐 줄 자식도 없으면서

 

 (시호) [작은 목소리로

 

 (호열아이그러니까 생판 남인  너희들한테 가르쳐 주는 거잖아

 

 (시호아유알았어요

 

 아까부터 잘 보고 있으니까  빨리 물고기나 좀 잡아 봐요

 

 (도윤빨리해 봐요빨리해 봐요

 

 (호열그럴까?

 

 [호열의 웃음]

 

 (그만 가자

 

 해 지기 전에 원래 살던 집으로  돌아가야 해

 

 벌써요?

 

 지금 안 가면

 

 가기 싫어질 거 같아서

 

 (상운잠깐만요

 

 그냥 하루만 자고 가면 안 돼요?

 

 시호랑 조금만 더  같이 있고 싶어요

 

 (호열물고기가  어떤 물고기가 있을까?  [잔잔한 음악]

 

 다시는 못 볼 수도 있잖아요

 

 (시호난 매운탕

 

 (상운단활 씨도  도윤이랑 시간 좀 보내요

 

 얘기도 좀 많이 나누고요

 

 아들 찾게 되면  하고 싶은 말도 있다고 했잖아요

 

 왜요?

 

 (아니

 

 내가 얘기를 참 많이 한 거 같아서

 

 내 속 얘기까지

 

 뭐야둘이 언제 왔어?

 

 (도윤왜 이제 와요?  배고파 죽겠는데

 

 (시호뭐 사 왔어?

 

 [살짝 웃는다]

 

 (호열이거  죽이게 구워졌다이거?

 

 [호열의 탄성]

 

 [호열의 헛기침]

 

 근데 활은 어디 갔어?

 

 (상운

 

 먹지도 않는데  같이 앉아 있기 싫다고

 

 - (혜석아휴  아유

 

 (혜석이런 날 그냥  앉아 있기만 하지 빼기는아휴

 

 아휴왜 이렇게 다 태웠대

 

 내가 할게요저리 비켜

 

 [시호와 상운이 대화한다]  줘요

 

 내놔

 

 (호열과 혜석)  - [집게를 툭 건네며…  - 어머엄마

 

 [시호의 웃음]  [혜석의 어이없는 웃음]

 

 [밝은 음악]  (혜석술이나 좀 따 봐요  한잔하면서 굽게

 

 …  이래라저래라 잔소리는

 

 뭐라고요?

 

 - (호열아이드세요  - (혜석뭐 이렇게 구시렁대?

 

 (혜석아이고아이고  아이고

 

 [호열이 술을 조르르 따른다]

 

 좋다

 

 (상운고기 맛있다

 

 - 맛있지?  - (상운

 

 (호열아이괜찮구먼 괜히참  [혜석의 웃음]

 

 - (상운먹어 봐  - (시호안 탔어  [호열이 못마땅해한다]

 

 (호열입맛이 까다로운 거야?  이상한 거야

 

 (도윤아저씨  [호열의 시원한 숨소리]

 

 (호열?

 

 저도 마셔 봐도 돼요?

 

 (시호안 돼상처 곪아

 

 너는 무슨 다친 애가

 

 (도윤아니

 

 아이술은 어른들한테  배우는 거라잖아

 

 어른

 

 (시호근데 네가  아직도 술을 안 마셔 봤다고?

 

 [작은 목소리로거짓말하지 마

 

 누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술 마셔 봤나 봐?

 

 (시호당연한 거 아니냐?

 

 [상운이 컵을 탁 내려놓는다]

 

 (상운민시호  너 나 몰래 술 마시고 다녔어?

 

 - (상운이게…  - (시호아니

 

 (시호그냥 쪼금 맛만 봤다고  [혜석의 웃음]

 

 (상운이거 마시고 다녔네?  [시호가 아파한다]

 

 (시호우리  뭐음료수 없어요음료수

 

 이거 마셔

 

 (시호와 도윤)  - 감사합니다  허세 부리다가 바로 정의 구현

 

 꼬숩다꼬수워

 

 (시호) [도윤을 탁 치며으이그

 

 (호열아휴저기저  상처 다 나으면 나랑 한잔하자

 

 네 말대로 술은  어른한테 배워야 돼?

 

 - (호열쯧  암요그럼요그럼요

 

 (안 돼요

 

 애가 무슨 술이에요?

 

 (호열뭐가?

 

 저 나이쯤 되면은  그술도 한잔하고

 

 여자 친구도 사귀고  뭐그러는 거지?

 

 (무슨 말씀  하시는 거예요아직 애인데

 

 저 어린애 아니거든요?

 

 (호열꼰대네꼰대야

 

 아주 그냥  600살 먹은 꼰대네아이고참  [사람들의 웃음]

 

 아이고

 

 (제 양아버지가 진짜 꼰대였죠

 

 맨날 잔소리에 억지로 술 먹이고

 

 실없는 소리나 하고

 

 (호열뜬금없이  양아버지는 얘기는아이고

 

 도윤이가 제 새끼라고  저과잉보호하는 거

 

 [차분한 음악]

 

 '제 새끼'?

 

 (혜석아이고쓸데없는 소리는!

 

 술이나 잡숴

 

 얼른얼른 먹어

 

 도윤이도 이거  시원하게 같이 마시고

 

 운동만 하면 뭐 하냐

 

 이렇게 단백질을 보충하면서  운동을 해야지

 

 됐어

 

 [쉭 캔 따는 소리]  (도윤그래요

 

 그러지 말고 시원하게 한잔해요

 

 술 먹지 말라며?

 

 짠은 해 줘

 

 

 

 - (상운짠 하자그래  - (시호우리도 짠 하자

 

 (상운과 시호!

 

 [사람들의 시원한 숨소리]

 

 [아파하는 신음]

 

 (왜 그래괜찮아?

 

 쌈 먹고 싶어?

 

 내가 해 줄게

 

 형이요?

 

 (, ''  [도윤의 머쓱한 웃음]

 

 제가 먹을게요

 

 (혜석나도 쌈, ''

 

 (손 없어?

 

 [새어 나오는 웃음]

 

 [사람들이 웃음을 참는다]

 

 (혜석대놓고 웃으세요

 

 술잔 비었잖아요  좀 따라 봐요!

 

 손 없어요?

 

 [사람들의 웃음]

 

 (호열아이그래  드드셔드셔드셔

 

 (혜석아휴  [혜석의 웃음]

 

 (호열아이고

 

 (사람들!

 

 (여기서 뭐 하세요?

 

 (호열

 

 혹시나 해서

 

 도윤이 같은 일이  또 일어나면 안 되잖아

 

 걱정하지 마세요

 

 (옥을태도 여기는 모를 거예요

 

 

 

 부탁이 하나 있어요

 

 (호열뭔데?

 

 제가 없는 동안

 

 (사람들 좀 돌봐 주세요

 

 결국 옥을태를 만나러 가는 거야?

 

 (호열함부로 움직였다가  오히려 당하는 수가 있어

 

 지금 저 걱정해 주시는 거예요?

 

 그거야 당연한 거지

 

 (호열지금 저 사람들  기댈 사람이 너밖에 더 있어?  [사람들이 두런거린다]

 

 그리고 나도 현재로서는

 

 믿을 놈이 너밖에 없잖아

 

 (위험한 짓은 안 할게요

 

 (호열그래, 600년 전에  잃어버린 아들도 찾았잖아

 

 [아련한 음악]

 

 (상운진짜 나 없으면 안 돼

 

 (혜석그럼 여기는  냄새만 맡아냄새만

 

 [혜석의 웃음]

 

 - (도윤어유왜 먹어요?  - (혜석이거?  [호열이 숨을 들이켠다]

 

 (호열난 자식이 없어서

 

 그쪽 심정 다는 이해 못 해

 

 자식이 있었어도  이해 못 했을 수도 있고

 

 잘해 줬을 거 같지도 않아

 

 우리 아버지 보면

 

 잘해 주셨을 거예요

 

 (무뚝뚝해서  표현을 잘 못해서 그렇지

 

 미안하다는 말도 잘 못하고

 

 뒤에서 걱정만 하고  마음은 안 그런데

 

 (호열나 참

 

 아니네가 나에 대해서 뭘 안다고

 

 자기 친자식도 아닌 놈까지

 

 잘해 주시던 분이었잖아요

 

 그건 또 뭔 소리야?

 

 도윤이랑  시호한테 잘해 주시잖아요

 

 (호열아휴그건 그냥  마음이 좀 가서 그렇지

 

 그냥 마음이 가서

 

 잘해 주세요

 

 민시호 씨 아이 낳을 때도  옆에 꼭 있어 주시고

 

 (도윤이도 잘 부탁드릴게요

 

 왜 그래영영 떠나는 사람처럼

 

 (호열어디 죽으러 가?

 

 그럴 리가요

 

 불가살인데

 

 [호열의 헛웃음]

 

 [사람들이 화기애애하다]

 

 (상운두 사람 어디로 갔지?  [혜석의 웃음]

 

 [사람들이 두런거린다]

 

 (혜석술이면은  소독되는 거 아닌가?

 

 (상운이모님진짜아니에요  [사람들의 웃음]

 

 [도윤의 힘겨운 신음]

 

 (도윤왜 이렇게 졸리지?

 

 밥을 많이 먹어서 그런가

 

 - 얼른 자  - (도윤

 

 이불 정도는 내가 할 수 있는데

 

 (다쳤잖아

 

 다 낫기 전까지만 해 주는 거야

 

 근데 형

 

 (도윤저번에 말했던 거  그거 취소할게요  [잔잔한 음악]

 

 그게 뭔데?

 

 옥을태 죽여 달라고 한 거

 

 (도윤그냥 형도  복수 안 하면 안 돼요?

 

 가족 복수요

 

 나도 우리 형 복수 안 하고  참아 볼게요

 

 억울해도 참으면  같이 살 수는 있잖아요

 

 이대로 옥을태 피해서  숨어서 같이 살아요

 

 왜 이렇게 졸리지

 

 (상운뭐야왜 안 자?

 

 피곤하다면서?

 

 (시호자던 곳이 바뀌니까  잠이 안 오네

 

 (상운아휴하긴

 

 너 이사 다니는 거 싫어했지?

 

 불안해하잖아

 

 근데 이번엔 괜찮아

 

 다 같이 있어서 그런가?

 

 (시호아휴그냥 이대로  다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

 

 아니

 

 다들 집에 없었을 때 말이야

 

 그때 집이 되게 썰렁하더라고

 

 모여 산 지도 얼마 안 됐는데

 

 [웃음]

 

 (상운

 

 그랬어?

 

 

 

 가족을 가지고 싶었나 봐

 

 [잔잔한 음악]  (시호그동안  거지 같은 남자 친구라도

 

 상관없이 만났던 이유가

 

 이런 걸 느끼고 싶어서  그랬던 거 같아

 

 가족을 만들고 싶어서

 

 엄마랑 큰언니 있었을 때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어서

 

 [살짝 웃는다]

 

 옥을태 때문에  이렇게 모여서 살게 된 건데

 

 좋다는 게 웃기지?

 

 아니

 

 [살짝 웃는다]

 

 [상운의 힘주는 숨소리]

 

 (상운나도 오늘 너무 좋더라

 

 [상운의 웃음]

 

 (시호

 

 혜석 이모도윤이권 형사님도

 

 다 좋은 사람들이야

 

 되게 잘해 줘

 

 내가 엄청 버릇없게 구는데도

 

 근데 단활 씨는 왜 빼?

 

 (상운좀 사이좋게 지내

 

 아니

 

 나도 그러고 싶은데

 

 좀 뭐랄까

 

 (시호아직은 대하기 어려워

 

 불가살이잖아

 

 (상운원래 인간이었다니까

 

 너무 무뚝뚝하잖아

 

 (시호좀 까칠해 보이고

 

 (상운생각보다 안 그래  다정다감한 면도 있고

 

 (시호난 잘 모르겠던데?

 

 언니가 진짜 다정다감한 남자를  못 봐서 그런 건 아니고?

 

 (상운네가 뭘 모르네

 

 아무한테나 다정한 남자는

 

 바람둥이일 확률이 높아

 

 자기 여자한테만 다정해야지

 

 [시호의 헛웃음]

 

 (시호뭐래

 

 연애도 제대로 안 해 봤으면서  무슨 아는 척은

 

 (상운넌 그걸 꼭  경험해 봐야 아냐?

 

 [함께 웃는다]

 

 난 네가 단활 씨 같은 남자를  만나면 좋겠어

 

 내가 없어도 널 믿고 맡길 수 있게

 

 (시호뭘 믿고 맡긴다는 거야?

 

 또 뭔 짓 하려고?

 

 그냥 그렇다고

 

 [피식 웃는다]

 

 언제까지 우리 둘이  같이 살 순 없으니까

 

 됐어이상한 소리 하지 마

 

 그리고 난 얼빠야

 

 단활 씨 잘생겼잖아

 

 내 취향은 좀 귀여운 스타일이라고

 

 댕댕이 같은 스타일

 

 (상운

 

 (시호언니

 

 근데 좀 이상하다?

 

 뭐가?

 

 그 아저씨 좋아해?

 

 [헛웃음]

 

 (상운아이뭐야뭐래

 

 갑자기 무슨 소리야

 

 (시호아까부터 자꾸  칭찬만 하잖아

 

 계속 좋은 소리만 하고

 

 (상운그거는 뭐

 

 좋은 사람이니까

 

 칭찬하는 게 뭐?

 

 (시호이 봐이 봐언니  [잔잔한 음악]

 

 그 아저씨 좋아하지 마

 

 불가살이야

 

 아유걱정하지 마

 

 안 좋아해

 

 일단 자자

 

 (왜 벌써 나와더 안 자고

 

 (상운잠이 안 와서요

 

 시호 잠든 것만 보고 나왔어요

 

 근데 우리  이제 출발해야 하지 않아요?

 

 근데 표정이 왜 그래?

 

 (막상 하려니까 긴장돼?

 

 조금요

 

 [살짝 웃는다]

 

 옥을태는 다른 방법으로 잡으면 돼

 

 (이따가 가르쳐 줄게

 

 생각해 둔 방법이 있어

 

 우리 둘이서 가능한 방법이에요?

 

 (

 

 너만 실수 안 하면

 

 (상운내가 실수할까 봐  표정이 그렇게 어두운 거예요?

 

 내 표정이 뭐?

 

 완전 굳었잖아요

 

 (상운표정 좀 풀어요

 

 네 표정이나 풀어

 

 [상운의 옅은 웃음]

 

 [상운의 웃음]

 

 (상운됐죠?

 

 [한숨]

 

 우리 이제 내일이면  옥을태 우물에 가두고

 

 다리 뻗고 잘 수 있잖아요

 

 완전 좋지 않아요?

 

 태평하다는 소리 많이 듣지?

 

 아니요

 

 태평해

 

 (지금 이 상황에서도  쓸데없이 긍정적이고

 

 널 죽이려고 하는 내 옆에서  그동안 용케 버텼어

 

 담이 센 건지무모한 건지

 

 바보인 건지

 

 [어이없는 웃음]

 

 (상운) '바보'?  진짜 날 모르고 하는 말이네요

 

 사실 단활 씨가 옥을태 죽이면

 

 그때 틈 봐서  도망칠 생각이었거든요

 

 아무도 못 찾는 곳으로

 

 이래도 내가 바보예요?

 

 [상운이 살짝 웃는다]

 

 [함께 웃는다]

 

 [잔잔한 음악]

 

 우아

 

 이거요

 

 ?

 

 표정

 

 (상운나 단활 씨가

 

 사람 비꼴 때 말고  이렇게 웃는 거 처음 봐요

 

 이렇게 웃을 수도 있구나

 

 다시 한번 웃어 봐요?

 

 - (아이됐어  한 번만 더 웃어 봐요

 

 (상운한 번만요

 

 (왜 그래?

 

 (상운아니

 

 [상운의 당황한 웃음]

 

 아까 술 마신 게 오르나?

 

 잘하는 짓이다

 

 (조금 있으면  옥을태한테 가서 한 명은 죽고

 

 한 명은 온몸이 찢길지도 모르는데

 

 그러게요

 

 (그만 가서 준비하자  시간 다 됐어

 

 [한숨]

 

 (상운여기는 왜요?

 

 (챙겨 갈 게 좀 있어서

 

 저쪽에 찾아 보면  밧줄 있을 거야챙겨

 

 (상운

 

 저기근데

 

 도윤이랑은 대화 좀 많이 했어요?

 

 (아니별로

 

 그럼 하고 싶다던 말도  못 했겠네요?

 

 해 본 적이 없는 말이라  입이 안 떨어져

 

 (도윤이도  이상하게 생각할 거 같고

 

 (상운

 

 무슨 말인데 그래요?  나한테 미리 연습해 봐요

 

 - (됐어  - (상운뭔데요?

 

 (상운나한테 해 봐요?

 

 별건 아니야

 

 (그때 결국  말해 주지 못해 후회했거든

 

 걔가 마지막 순간까지 몰랐을까 봐

 

 내가 미워하지 않는다고

 

 내가

 

 사랑한다고

 

 [애잔한 음악]

 

 그렇게 이상해?

 

 (상운

 

 아니

 

 난 또 무슨 대단한 말이라도  하는 줄 알았잖아요

 

 그거 요즘  아무나 다 쓰는 말이에요

 

 그런 건 개나 소나

 

 '개나 소나'는 아니고

 

 '사랑합니다고객님'  그럴 때도 쓰기도 하고

 

 전혀

 

 안 이상해요

 

 밧줄이 어디 있지?

 

 [달그락거리는 소리]

 

 괜찮아?

 

 그럼요괜찮죠

 

 민시호가 아까  이상한 말만 한 것만 빼고

 

 (아니

 

 어두운 곳에 갇혀 있으면  불안해하잖아

 

 (상운그거요?

 

 이 정도 크기면 괜찮아요

 

 [문이 달칵 열린다]  근데 밧줄이 안 보이는

 

 [문이 달그락거린다]

 

 (거기 아침까지 있어  나 혼자 갈 테니까

 

 [상운이 문을 달그락거린다]

 

 (상운문 열어요  [상운이 문을 쿵쿵 두드린다]

 

 빨리 문 열어요

 

 혼자 가서 실패하면 어쩌려고요?

 

 나도 같이 갈게요

 

 [문을 달그락거리며]  혼자 가면 안 돼요

 

 [상운이 울먹인다]  [상운이 문을 쿵쿵 두드린다]

 

 단활 씨!

 

 [문을 달그락거리며단활 씨!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상운문 좀 열어 주세요

 

 [쿵쿵쿵]

 

 [울먹인다]

 

 [문을 달그락거린다]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어두운 음악]

 

 (바로 받네

 

 (을태응  네 전화 기다리고 있었거든

 

 늦었네생각보다

 

 (생각 좀 정리할 게 있어서

 

 우리 만나야 하잖아

 

 (을태만나야지

 

 내가 어디로 가면 돼?

 

 [새가 지저귄다]

 

 [쿵쿵거리는 소리]

 

 [상운이 문을 쿵쿵 두드린다]

 

 (상운거기 누구 없어요?

 

 [문을 쿵쿵 두드리며]  문 좀 열어 줘요

 

 - 시호야  - (시호언니

 

 (상운문 좀 열어 줘

 

 (시호

 

 [가쁜 숨소리]

 

 언니거기서 뭐 하고 있었어?

 

 단활 씨는?

 

 [음산한 음악]  [다가오는 발걸음]

 

 늦었잖아

 

 (을태장난 아니야  진짜 장난 아니야

 

 나 오랜만에 등산했더니  숨이 안 쉬어져 가지고

 

 잠깐만 있어 봐 봐  나 호흡 좀좀 고르고

 

 이거…  [휴대전화 진동음]

 

 뭐야이게?

 

 [웃으며누구야애인 전화?

 

 스팸 전화

 

 (을태아닌 거 같은데?

 

 근데 여기 너무 좋아  이 봐 봐?

 

 잘 골랐어약속 장소를

 

 실컷 봐 둬

 

 다신 못 볼지도 모르니까

 

 아니말을말을 그렇게 하니

 

 (을태만나자마자겁주고

 

 도윤이는 잘 있어?

 

 (네가 칼로 찔렀던 애  안부 묻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을태그렇지

 

 좀 그런가?

 

 저기구나저기가 그 우물이구나?

 

 네가 민상운 가두려고 했던

 

 맞아

 

 [가쁜 숨소리]

 

 [차분한 음악]

 

 (시호가면 죽어어쩌려고?

 

 (상운이 방법밖에 없어  옥을태 죽일 방법은

 

 없긴 왜 없어?

 

 (시호내가 언니 전생을  본다고 했잖아

 

 그건 안 된다고 했잖아

 

 (시호언니는 언니 목숨보다

 

 내가 충격 안 받는 게 더 중요해?

 

 언니가 죽으면  뭐나 혼자 잘 살 거 같아?

 

 나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잖아

 

 혼자 아무것도 모른 채

 

 언니가 해결할 때까지  기다리기 싫어

 

 나도 옥을태 죽이고 싶으니까

 

 [무거운 효과음]

 

 (을태여기로 나를 부른 거는

 

 민상운 대신  나를 그 우물에 처넣으려고?

 

 잘 아네  [을태의 헛웃음]

 

 [어두운 음악]  어쩌자고근데?

 

 내가 내 발로 저기를  기어들어 가지 않을 거라는 건

 

 그건 네가 다 알 거고  그럼 어떤 방법이 있을 텐데

 

 (을태어떻게 할 건데?

 

 스포일러 하면 재미없잖아

 

 [피식 웃는다]

 

 내용을 깡그리 다  바꿔 버릴 수도 있어

 

 네 머리하고 몸만 따로 떼서  그 우물에 처박아 둘 수도 있어

 

 (을태) 10년이고 100년이고  살아 있는 머리로

 

 자기 몸만 쳐다보게

 

 (시호중간에 절대 끊지 마

 

 내가 어떤 반응을 보이더라도

 

 한 번에 가야 돼

 

 알겠지?

 

 (상운

 

 [풉 웃는다]

 

 (시호언니가 긴장하면  어쩌자는 거야?

 

 무서워하지 마

 

 나 완전 괜찮으니까

 

 그래알았어

 

 [한숨]

 

 [무거운 음악]

 

 [바람이 솨 분다]  [창문이 달그락거린다]

 

 [쓸쓸한 음악]  [바람이 솨 분다]

 

 [창문이 달그락거린다]

 

 (상운 모상연아!  [상운 모의 거친 숨소리]

 

 상연아!

 

 [상운 모의 비명]

 

 [울먹인다]

 

 (상운괜찮아

 

 [어린 상운이 흐느낀다]

 

 [시호가 흐느낀다]

 

 시호야괜찮아

 

 (상운그냥 지나가

 

 멈추지 말고

 

 그냥 지나가

 

 가서 김화연을 찾아

 

 가서 김화연을 찾아  [상운의 말소리가 울린다]

 

 [잔잔한 음악]

 

 [새가 지저귄다]

 

 (젊은 고분언니여기 약

 

 아버지가 꼭 먹으래

 

 괜찮아?

 

 죽여야 돼

 

 (젊은 고분?

 

 (화연불가살을

 

 죽여야 돼

 

 [의미심장한 음악]  또 불가살 얘기야?

 

 (젊은 고분그 얘기는  이젠 하지 마?

 

 아버지가 들으면 난리 난다고

 

 약 먹자

 

 [젊은 고분의 놀란 숨소리]

 

 뭐 하는 거야피 나잖아!

 

 [젊은 고분의 떨리는 숨소리]

 

 방법이 있어

 

 (젊은 고분기다려  약상자 가져올게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불가살이  서로를 죽이게 만들어야 돼

 

 [무거운 효과음]

 

 [음산한 음악]

 

 (을태아하  여기가 그 우물이구나?

 

 여기에 날 어떻게 가둘 건데?

 

 (곧 알게 돼

 

 근데 왜 안 물어봐?

 

 (을태) 600년 전  내가 네 가족을 왜 죽였는지

 

 안 궁금해

 

 ?

 

 (을태

 

 묻잖아?

 

 이제 나랑은 대화할 가치도 없어?

 

 사람 잡아먹는 귀물한테  사람을 왜 죽이냐고 물으라고?

 

 아니그래도  왜 그랬는지는 물어봐야지

 

 (을태어떻게  너를 속일 수 있냐고 화를 내야지

 

 친구인 줄 알았는데  배신감이 느껴진다고!

 

 이유를 물어봐야 답을 하지

 

 꼭 물어보라니까

 

 (헛소리 그만하고  빨리 와서 네 무덤이나 봐

 

 얼마나 아늑한지

 

 (을태아니호텔 같겠지

 

 근데 너 어둠 속에서  나만큼 잘 볼 수 있어?

 

 (그게 무슨 소리야?

 

 [문이 쿵 닫힌다]

 

 [긴장되는 효과음]

 

 [찰랑거리는 소리]

 

 [긴박한 음악]  [그르렁거리는 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

 

 [짐승 울음이 울린다]

 

 [그르렁거리는 소리]  [활의 힘겨운 신음]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거친 숨소리가 울린다]

 

 [탁 소리]

 

 [어두운 음악]

 

 (을태너도 참 구식이다

 

 랜턴이라도 좀 가져다 놓든가

 

 이거 언제 적등불을

 

 너 이거 언제까지 쓸래?

 

 [힘겨운 숨소리]

 

 아파?

 

 참아조금만죽지는 않잖아

 

 나는 너 우물에 가둘 생각도 없어

 

 나는 아직 네가 필요하거든  [힘겨운 숨소리]

 

 내가 얘기를 했잖아나는

 

 나는 민상운의 마지막 혼을  못 깬다고

 

 그 혼을 네가 깨야 돼

 

 그리고 중요한 얘기가 있어  이제 뭐뭐 하려 그러지 마

 

 그냥 들으듣는 거야얌전히

 

 가만히 듣기만 하면 돼  너 잘할 수 있을 거야

 

 내가 지금부터  네 가족을 왜 죽였는지

 

 그거를 설명을 해 줄 거야

 

 너 이거 듣고 나면은

 

 너도 나에 관한 생각이  확 달라질 거야

 

 알겠지?

 

 뭐라고?

 

 얘 뭐라는 거야?

 

 이기지도 못할 거를  왜 덤벼 가지고

 

 말도 제대로 못 하고

 

 크게 말을 해 봐크게

 

 [무거운 효과음]

 

 뭐라는 거야?

 

 야  야괜찮괜찮아?

 

 어떡해내가 심장을  너무 정확히 찔렀나?

 

 [을태의 가쁜 숨소리]

 

 …  [음산한 효과음]

 

 [그르렁거리는 소리]  [무거운 음악]

 

 [을태의 고통스러운 신음]

 

 [등불이 쟁그랑 깨진다]

 

 [그르렁거리는 소리]

 

 [을태가 꺽꺽거린다]

 

 [을태의 괴로운 신음]

 

 (네 입으로 말해 줬잖아

 

 검은 구멍이 약점이라고

 

 죽이지는 못해도

 

 잠시 힘을 빼 놓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

 

 [고통스러운 숨소리]

 

 뭔 짓을 한 거야!

 

 [을태의 비명]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짐승 울음]

 

 [을태의 괴로운 신음]

 

 [고통스러운 신음]

 

 [거친 숨소리]

 

 [을태의 힘겨운 신음]

 

 [그르렁거리는 소리]

 

 [긴장되는 음악]

 

 [을태의 거친 숨소리]

 

 [을태의 힘겨운 숨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

 

 [을태의 힘주는 신음]

 

 [무거운 음악]  [을태의 괴성]

 

 [을태의 힘겨운 숨소리]

 

 (을태) [쉰 목소리로]  그만해하지 마

 

 이대로 가면 우리 둘 다 죽어

 

 (둘 다 죽는다니

 

 무슨 헛소리야?

 

 [분노하며아직도 모르겠어?

 

 (을태이게 그 여자  그 여자가 바랐던 거야

 

 천 년간

 

 그 여자가 원했던 거야

 

 뭘 원했다는 거야?

 

 불가살을

 

 죽이는 것

 

 (화연불가살이  서로를 죽이게 만들어야 돼

 

 둘이 동시에  심장을 찌르게 해야 돼

 

 (화연불가살은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칼이니까

 

 불가살은

 

 서로가 서로의 생명 줄이야

 

 (을태불가살은 혼이 없어서  영원히 살 수 있는 게 아니야

 

 애초에 한쌍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둘을 동시에 죽이지 않는 이상  죽이지 못하는 것뿐이야

 

 하나의 불가살이 남아 있는 한

 

 다른 한 명은 절대 죽지 않아

 

 그 여자가 우리 둘이 싸우다  죽기를 원했다는 거야?

 

 이유가 뭔데?

 

 (너는 그렇다 치고 나는 왜!

 

 (을태너를 미워하니까

 

 천 년 전

 

 너에게 불가살의 저주를 준 여자야

 

 [짐승 울음]

 

 [을태의 괴로운 신음]

 

 그 여자한테 속고 있다고 했잖아

 

 이용당한다고 했잖아

 

 일부러 기억을 잃고 태어난  그 여자한테

 

 [그르렁거리는 소리]

 

 [짐승 울음]

 

 [고통스러운 신음]

 

 뭐 해내 얘기 못 들었어?

 

 (아니잘 들었어  [을태의 고통스러운 신음]

 

 그 여자가 날 이용한다고?

 

 상관없어마음대로 하라 그래

 

 나는 내 가족을 죽인

 

 너만 없애면 되니까

 

 ?

 

 [짐승 울음]

 

 [긴장되는 음악]  [을태의 힘겨운 신음]

 

 [을태의 힘주는 신음]

 

 (내 목숨을 바쳐서라도  너만 없애면 돼

 

 다시는 내 가족에게 손대지 못하게

 

 (을태그건  너 때문에 벌어진 일이잖아!

 

 네가 원했던 거잖아!

 

 [을태의 거친 숨소리]

 

 너를 위해서 한 거야내가!

 

 [힘겨운 숨소리]

 

 너를 위해서

 

 너를

 

 불가살로 만들기 위해서!

 

 [쓸쓸한 음악]  [을태의 거친 숨소리]

 

 천 년 전에 부탁했잖아

 

 너를 불가살로 만들어 달라고

 

 그래서 600년 전 그날

 

 너를

 

 [거친 숨소리]

 

 그 여자를  네 앞으로 데리고 간 거야

 

 너를 불가살로 만들기 위해서

 

 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을태가 꺽꺽거린다]  헛소리하지 마

 

 (을태안 돼안 돼!  우리 둘 다 죽어!

 

 상관없다고 했지?

 

 같이 죽자

 

 (그러면 불가살로  영원히 사는 고통도 사라질 테니까

 

 [그르렁거리는 소리]  [을태의 비명]

 

 (을태안 돼!

 

 [으르렁거리는 소리]

 

 [을태의 비명]

 

 [무거운 효과음]

 

 (시호가지 말라니까!

 

 [시호의 가쁜 숨소리]

 

 [차분한 음악]  방금 언니가  전생에 무슨 말을 했는지

 

 다 말해 줬잖아

 

 둘 다 죽여야 한다고

 

 옥을태도 활도 죽여야 된대

 

 이유는 몰라도

 

 이젠 활 아저씨도 믿으면 안 돼

 

 그건 알아

 

 그래도

 

 그럼 왜 가는 건데?

 

 안 갈 수가 없으니까

 

 ?

 

 [가쁜 숨소리]

 

 [가쁜 숨소리]

 

 [애잔한 음악]

 

 [힘겨운 숨소리]

 

 [상운이 울먹인다]

 

 [흐느낀다]

 

 (상운안 돼

 

 [흐느낀다]

 

 말도 안 돼

 

 [상운이 흐느낀다]

 

 [차분한 음악]

 

 (상운살아 있었네요

 

 위험하다고 집에 있으라니까

 

 (여기 왜 왔어?

 

 나도 모르겠어요

 

 (상운아니

 

 사실 알 거 같은데

 

 내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그게 무슨 소리야?

 

 (상운시호가 해 준 얘기가  마음에 걸려서

 

 옥을태랑 같이  당신도 죽어 버릴까 봐

 

 옥을태가 없어지는 건  늘 바랐던 일인데

 

 당신이 사라지는 건

 

 무서웠어요

 

 [애잔한 음악]

 

 내 복수보다 당신이 더

 

 중요하게 돼 버렸어요

 

 어떡해요?

 

 망했어

 

 완전 망했어  [훌쩍인다]

 

 [상운이 흐느낀다]

 

 [흐느낀다]

 

 (이건 기회야  옥을태를 잡을 기회  [을태의 고통스러운 신음]

 

 (호열옥을태를 죽이려면  활도 같이 죽어야 한단 말이야?

 

 (상운약속해요  죽이지 않고 우물에 가두는 거

 

 (혹시 나 좋아해?  [상운이 콜록거린다]

 

 (시호천 년 전 과거를  알고 싶다고요?

 

 (어린 혜석전생을 보면 안 돼요  [시호의 놀란 숨소리]

 

 (을태이 모든 게

 

 (남자민상운 맞지?

 

 (을태너 때문에  벌어진 일일까 봐

 

 그게 두려운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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