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15
나 방금 한 폭의 그림 같지 않았습니까?
하! 자주 그렇죠
[함께 소리 내어 웃는다]
퇴원 수속 끝났어요 가면 돼요
차까지 타고 가요
오늘은 주치의 말고 여자 친구 해줄게요
오, 진짜요?
신나는데? 출발!
[함께 상쾌한 듯 숨을 내뱉는다]
날씨 정말 좋네요
구름은 우르크가 정말 예뻤는데
다시 갈까요? 둘이 같이?
같이?
왜, 다른 놈이랑 가게요?
- 방법이 없지는 않죠 - 하, 정말...
근데 뭐 듣고 있어요?
제일 좋아하는 건데 한번 들어볼래요?
♪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 ♪
♪ 겁이 나서 멈춰버린 너에게 ♪
(모연) 이렇게 죽을 줄 알았으면
그냥 내 마음 솔직하게 고백할 걸 그랬어요 [경쾌한 음악]
- (모연) 야! - 어, 어! 야, 야...
어어!
야, 야! 강 선생, 강 선생!
[시진이 웃으며] 아, 이거, 잠깐만! 악!
야, 야! 으악!
아악!
[사이렌 소리 효과음]
괜찮아요? 어떡해! 어떡해!
괜찮아요 뭐 나니까 이 정도지...
아, 미쳐 이거 은근 비싼데
- (모연) 아, 어떡해! - (시진) 하! [발랄한 음악]
지금 휠체어 괜찮냐고 물은 겁니까?
나 지금 퇴원한 지 10분 만에 죽다 살았거든요?
이건 거의 암살 시도인데?
그러게 그걸 왜 듣고 있어요!
아우! 휠체어 어떡해?
이 여자 이제 하다 하다 휠체어까지 해 먹네
아니, 대중교통은 타지 맙시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뭘 잘했다고!
[명주가 국 마시는 소리]
할 말 있으면 하십시오
이거 다 먹으면 갈 겁니다
- 거의 다 먹어갑니다 - 할 말 없습니다
할 말도 없는데 밥은 왜 먹자고 했습니까?
너 너무 말라서
[부드러운 음악]
헷갈려서 그러는데
우리 뭡니까?
(명주) 우리 헤어진 겁니까? 싸운 겁니까?
우리 뭐냐고?
헤어질 예정입니까? 헤어지는 중입니까?
헤어졌습니까?
내가 윤명주한테 가고 있는 중이지
생각 안 바뀌었다는 소리네?
포기할 수 있게 해주라
군복 벗고 외삼촌 회사 가서
아빠 사위로 살겠다고?
그걸 견디겠다고?
- 네가 옆에 있을 거잖아 - 어
아주 행복해 죽네
[한숨 쉰다] 내가 나올게
내가 아빠 안 볼게
아빠는 아빠 인생 있는 거고 난 내 인생 있는 거지
나 아빠 안 보고 살 수 있다니까?
말 그렇게 밖에 못 해?
(대영) 때마다 소령, 중령 대령 진급에 어쩌면
아니 너라면 틀림없이 별까지
실력 있고 깡도 있는 군의관 딸
나 같아도 나 반대해
무슨 말인지 아는데
되게 밉다
넌 뭐 예쁜 줄 알아?
다 먹었지? 진짜 밥 먹이러 온 거야
간다
(명주) 다음에는 밥값 말고 대답 들고 와
헤어질지 말지
[부드러운 음악]
[문자 수신음]
(시진) 뭐 해요?
(모연) 이제 씻으려고요
[전화가 울린다]
그새 또 보고 싶어요?
씻는다면서요
근데요?
근데 옷을 입고 있네요?
지금 그것 때문에 영상 통화 건 거예요?
나 보고 싶어서 건 게 아니고?
보고 싶죠, 여러모로
으, 변태
전화 끊고 벗을 거거든요? 끊어요!
[초인종이 울린다]
허!
왜 거짓말해요? 전화 끊으면 벗는다며
혼나요 진짜!
이 시간에 여긴 왜 있대? 벌써 퇴근했어요?
병가 냈죠
다친 데가 너무 아파서 진단서 떼러
진단서를 떼려면 병원으로 와야죠
진단서 떼려면 주치의를 봐야 하니까
아픈 사람이 뭡니까 이건?
음... 진통제? [가볍게 웃는다]
아, 진단서 떼기 전에 그거부터 보죠
욕조에 물 받는 거
- 꿈도 꾸지 마요! - 내 꿈인데 내 마음이지
[봉지 뒤적이는 소리]
기다릴 테니까 씻고 와요
왜 자꾸 씻으래? 내 몸인데 내 마음이지
1, 2, 3, 4, 5, 6, 7, 8
혼자 먹기만 해요? 몇 개인지 다 알아요
[소리 내어 웃는다]
와, 뭐예요 이거?
선물입니다 어느 각도에서나 예쁘라고
아, 진짜 되게 예쁘네요
헐, 몰랐나 봐
내가 좋아하는 초는 어떻게 알았어요?
- 눈썰미로? - 딱 한 번 보고?
내가 이 집에 딱 한 번 온 거 같아요?
- 아니요? - 몇 번?
왜요? 난 안 궁금한데?
하...
딱 내려놓습니다
아, 생각났다! 생각났다! 나 취한 날!
- 언제 - 옛날에!
하... [어이없다는 듯 웃는다]
다른 놈이랑 술 마시기만 합니다, 아주?
마시면 뭐? 헬기 타고 잡으러 올 거예요?
내가 못 할 것 같습니까?
어! 아, 맞다
진짜 그때
라이언 일병네 집에 나 구하러 왔을 때요
(모연) 근데 왜 아랍 헬기가 온 거예요?
아!
아, 이게 넘어질 때 다친 팔이 이게...
- 그쪽으로 안 넘어졌는데 - 그러니까, 이쪽이 넘어졌는데, 아
[한숨 쉰다]
솔직히 말해줘요
- (시진) 아... - 화 안 낼게요
진짜죠?
빨리 명함 안 썼다고 솔직하게 말해줘요
건배할까요?
진짜 그 명함을 또 쓴 거예요? 헬기에다? [발랄한 음악]
아니, 그 덕에 살았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어휴, 살면 뭐 해, 살면! 명함이 없는데!
솔직하게 말해 봐요 헬기에 뭐 안 들어 있었어요?
뭐 오일 공장 문서 이런 거나
아니다, 현금도 괜찮다
(모연) 채권은 또 얼마나 편해?
잘 생각해봐요, 뭐 시커먼 007 가방 같은 거 없었어요?
아, 목말라
아, 물이 어딨나 물이...
딱 서요!
(모연) 아니, 어떻게 그 명함을 또 운송 수단에 쓰냐고
그 명함이 무슨 교통 카드도 아니고
내 명함 어떡할 거냐고!
어휴, 이 속물
(시진) 어휴, 어휴...
야!
아이!
- (아빠) 하던 대로만 해 - (딸) 아빠 잘 볼게
(엄마) 우리 딸 믿어!
- (남자) 잘 보고 - (남학생) 들어가세요
어휴...
기범아! [기범이 소리 내어 웃는다]
(기범) 어떻게 오신 겁니까?
저 응원하러 오신 겁니까?
친히? 몸소? 감히?
감히는 아닌가?
감히?
과감히, 과감히!
아, 공 하사 얘 이래서 합격하겠어?
(공 하사) 다 방법이 있지 말입니다
엿! 딱 붙자! [경쾌한 음악]
잘 찍자!
(최 중사) 든든하게 먹고 힘내서
잘 찍고, 딱 붙자!
모르겠으면 무조건 3번이다 잘할 수 있지?
상병 김기범!
뭐, 군대도 갔는데 검정고시 이 까짓 거 별거 아닙니다!
꼭 승리해서 돌아오겠습니다! 단결!
그래! 잘 보고!
- 파이팅! - 기범이 파이팅!
- (공 하사) 모르겠으면 3번 찍어! - 파이팅!
[피리 소리 효과음]
사람들이 쳐다봅니다
민간인처럼 행동해 민간인처럼
(시진) 아, 진짜
이거 아닙니다!
하...
아, 무슨 이런 사람이 사복을 입겠다고...
[모두의 전화가 울린다]
단결!
(남자) 알파팀 연합 작전 투입
동계 군장 착용 후
금일 21시까지 463 비행장으로 집합
부팀장님 사령관님 호출입니다
(특전사령관) 3개월짜리 작전이다
아직 자네를 대체할 후임이 없다는 핑계로
이번 작전에 자네도 보낼까 하는데
(특전사령관) 아니면
지금 바로 자네 전역 명령서에 사인을 하는 선택도 있어
어떻게 할까?
가고 싶습니다
좋다
그럼 다녀와라
(특전사령관) 전역 명령은 알파팀 특수 상황을 고려해
후임자 인수인계가 끝난 후에 처리하도록 한다
뭐, 이 정도로 정리하자
(특전사령관) 그 후임이 언제 정해질지는 모르는 일이고
죄송하지만
지금 그 말씀은...
돌아오면 명주랑 같이 와
차 한 잔...
- 아니, 두 잔 줄 테니까 - 사령관님...
(특전사령관) 21시 집합이다 늦지 말고 [부드러운 음악]
건강하게 잘 다녀와라
상사 서대영!
건강히 잘 다녀오겠습니다
단결!
단결
[문 열리는 소리]
[문 닫히는 소리]
아!
왜요?
'좌디'가 아랍어로 새끼 염소래요
넌 어떻게 맨날 기승전은 없고 결결결이야
새끼 염소가 뭐 어쨌는데?
기, 저는 다니엘이랑 SNS 친구입니다
(치훈) 승, ‘좌디, 안녕? 잘 지내지?’ 달았더니
다니엘이 '좌디'는 새끼 염소라네요
전, '좌디'는 블랙키 이름이 아니었던 거죠
아직도 이름을 못 알아낸 거야?
하...
결, 어금니 물어라
[다 같이 웃는다] - (송 선생) 꼭 물어라
블랙키가 '좌디' 어쩌고 '좌디' 어쩌고 해서, 저는...
[전화가 울린다]
여보세요?
우리 약속 2시간 반이나 남았는데
또 일찍 왔네요? 전처럼?
왜요?
일찍 온 게 아니구나
네
또 백화점?
네
이번에는 좀 오래 가게 됐습니다
지금밖에 시간이 안 날 것 같아서
얼굴 보고 가려고요
오래 얼마나요? 1주일? 2주일?
3달요
3달요?
외국에 있는 백화점이에요?
입대한 셈 쳐줘요
입대하면 보통 100일 후에 휴가 나오니까
팔자에도 없는 고무신 만드는 거예요, 지금?
다른 놈이랑 술 먹지 마요
아, 미안해요
안 그러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 돼요
[부드러운 음악]
노력하게 해서 미안합니다
알면 빨리 와요
다치지 말고, 늦지 말고...
안 다칠게요
안 죽을게요
꼭 돌아올게요 약속해요
연락은 할 수 있어요?
인터넷이나 데이터가 터지는 곳은 아닐 겁니다
전화는 할 수 있을 때마다 꼭 할게요
한 계절만 잘 보내고 있어요
계절이 바뀔 때쯤
꼭 돌아올게요
그럼
벌써요?
잠깐만
보고 싶을 겁니다
나도요
♪ You are my everything ♪
♪ 별처럼 쏟아지는 운명에 ♪
♪ 그대라는 사람을 만나고 ♪
♪ 멈춰버린 내 가슴 속에 ♪
♪ 단 하나의 사랑 ♪
(아구스) 빅보스 [영어]
영리하고 [영어]
유머러스하고 [영어]
신비롭지 [영어]
그런데 [영어]
그는 비밀이 많아 [영어]
종종 사라질 거고 [영어]
연락이 잘 안 될 거고 [영어]
그러다 어느 날에는 [영어]
[날아가는 효과음]
영영 돌아오지 않을 거야 [영어]
(치훈) 선배
선배!
- 선배! - 음? 어, 왜?
괜찮아요? 어제부터 계속 왜 그러세요? 걱정되게
[모연이 한숨 쉰다]
[문자 수신음]
(시진) 잘 도착했습니다
되게 보고 싶습니다
[안도의 한숨을 쉰다]
[부드러운 음악]
(모연) 출근 중
서울은 하늘 완전 높아요 거기는 어때요?
추운 곳인가요? 더운 나라인가요?
어디에 있든
되게 되게 보고 싶습니다
(모연) TV에서 애국가 나와요
난 무슨 애국가가 주제가인 이런 연애를 하고 있죠?
(모연) ♪ 대한 사람 대한으로 ♪
빨리 와주세요! 흥, 보고 싶어요
(모연) 응급실 바빠서 이제 겨우 점심 때우는 중
여기는 어느새 겨울이에요
계절 바뀌면 온다더니 왜 안 와요?
연락 한 통 없는 건 좀...
서러움
♪ Everyday I'll give you all of my love ♪
♪ 내게는 처음인 사랑 ♪
♪ 무슨 말로 표현을 할까 ♪
♪ Everyday I'll give you all of my heart ♪
저거 타고 오는 거면 좋겠다
♪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 ♪
♪ 겁이 나서 멈춰버린 너에게 ♪
먼저 출발해!
난 울프와 함께 다음 헬기로 간다!
(다 같이) 예, 알겠습니다!
출발! 출발! [영어]
(시진) 빅보스 송신
구조 민간인 3명을 태운 헬기
방금 탱고나인 출발했다는 전달
10분만 기다리면 집에 간답니다
예, 알겠습니다
[총소리]
팀장님!
팀장님!
[총소리 계속]
팀장님!
[총소리 계속]
(대영) 팀장님
[총소리] 윽!
아...
[대영이 가쁘게 숨을 쉬며 아파한다]
(시진) 아...
아!
[모연이 콧노래로 군가를 흥얼거린다]
[심장 박동 소리]
[심장 박동 소리 계속]
아으...
(시진) 안 돼...
(선임) 빨리 타! 집에 가자!
(선임) 가서 무박 3일 소주 한 잔해야지
[부드러운 음악]
네
가겠습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대영) 정신 차리십시오!
잠들면 안 됩니다!
저 보십시오! 팀장님!
[비장한 음악]
잠들면 안 됩니다! 팀장님!
[총소리] [피가 새어 나오는 소리]
[대영이 아파한다]
(최 중사) 빅보스! 울프! 들립니까?
무슨 일이십니까!
아무나 대답 좀 해 보십시오!
[미사일 날아가는 소리] [폭발음]
안 돼!
- 팀장님! - 팀장님!
(최 중사) 팀장님! 아악!
(팀원들이 다 같이) 팀장님! 팀장님!
(팀원들) 안 돼! 아악! 안 돼!
[차분한 음악]
(모연) 진짜 너무한 거 아니에요?
화성에 있어도 편지를 보냈으면 지금쯤 받았겠다!
나 술 마실 거예요 엄청 잘생긴 남자랑!
잡으러 와보시지!
어휴... [혀를 찬다]
하...
확인을 안 하면
확인이 안 되는 데 있나 보다 할 일이지
뭘 그렇게 매일매일 보내고 매일매일 화냅니까?
매일매일 얼마나 화냈는지
나중에 보고 내가 화낸 만큼 미안하라고
근데 원래 작전 나가면 이렇게 연락이 안 돼?
되든 안 되든 전 늘 씹혔습니다
사귀던 날보다 헤어져 있던 날들이 많아서요
이번에 싸운 건 화해하고 간 거야?
화해는 없습니다
이건 그냥 사랑 싸움이 아니라 전투입니다
절대 제가 질 수 없는 전투고요
인식표 놓고 간 거 보니까
제가 조금 더 유리한 고지지 싶습니다
건배
짠!
오기만 해봐
일이고 나발이고 다 때려치우고
진짜 일주일 내내 붙어 있을 거야
전 그 사람 핸드폰 압수하고 여행 갈 겁니다
호텔 예약 미리 다 해놓고
먼 데 여행 가서 가둬 놓고 싸울 겁니다
차!
[문자 수신음]
허! 대박!
답장 왔습니까?
김 병장 축구 이겨서 포상 나온대!
아, 나 고무신 카페 가입했거든
히, 축하드려요 혜경 고무신 님
와, 미치겠다
술이나 한 잔 더 주십시오 모연 고무신 님
와, 윤 중위 술 진짜 세다
어? 비 온다
아까부터 왔지 말입니다
이 남자들도 아까부터 왔으면 좋겠다
올 때 됐습니다
그렇지?
곧 오겠지?
(최 중사) 부대 차렷!
사령관님께 대하여 경례!
- 단결! - 단결!
(최 중사) 바로
연합군의 수색 작업은 종료됐습니다
시신은...
찾지 못했습니다
[무거운 효과음]
[문 두드리는 소리]
[잔잔한 음악]
[특전사령관이 인식표를 집는다]
[흐느낀다]
[문 두드리는 소리] (범래) 하사 김범래
어, 왜?
하사 김범래
말해, 뭔데?
서 상사 복귀했구나!
하!
금방 가
딱 기다리고 있으라 그래!
하사 김범래
보고드립니다...
[무거운 음악]
(모연) 최 중사님?
안녕하세요!
전 지프만 보고 유 대위님인 줄 알고...
근데 최 중사님이 여기는 어쩐 일이세요?
정말...
죄송합니다
뭐가요?
특수전사령부 소속
대위 유시진
상사 서대영
(최 중사) 작전지에서...
전사하셨습니다
뭐, 뭘 해요?
너 무슨 이따위 보고를 해
아...
난 무슨 말인지...
하나도 이해가 안 되는데
어떡하지?
보고 똑바로 안 해?
평소대로 하란 말이야
다시 말해봐
다시 말해보라고!
(시진) 작전 나가기 전에 우리는 유서를 씁니다
결코 이 편지가 강 선생에게 전해지지 않기를 바라지만
혹여 만에 하나
지금 강 선생이 이 유서를 읽고 있다면
난 약속을 못 지켰습니다
걱정하지 말라는 약속
다치지 않겠다는 약속
죽지 않겠다는 약속
꼭 돌아오겠다는 약속
나는 하나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미안합니다
강 선생이 있는 곳은 언제나 환했습니다
그런 당신을 만났고
그런 당신을 사랑했고 [모연이 가쁘게 숨을 쉰다]
그런 당신과 이렇게 헤어져서
정말 미안합니다
[흐느낀다]
아니지?
아니잖아
아니잖아요
미안하다
아빠 제발...
아, 제발요... [흐느낀다]
아니라고 해야지...
아니잖아!
서대영이가
너에게 전한 거다
하지 마요
싫어요
나 이거 안 받아요
이거 읽으면...
이거 받으면...
진짜 죽은 거잖아 [흐느낀다]
[명주가 흐느낀다]
이게 다 아빠 때문이야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시간 아빠가 다 뺏었잖아!
나 화해도 못 했단 말이야
못된 말만 하고 보냈단 말이야! [흐느낀다]
명예로웠던 군인의
마지막 말이다
잘 간직해라
싫어요
아, 싫다고요
[모연이 헐떡거린다] [명주가 흐느낀다]
[명주가 흐느끼는 소리]
왜 이러고 있어?
왜 울어?
네가 이러고 있으면 나 어떡해?
[흐느낀다]
내가 아무것도 못 물어보잖아
내가 어떤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네가 이러고 있으면 나 어떡하냐고!
[흐느낀다]
자기 아빠 높은 사람이라며
다 확인한 거야?
잘못 안 걸 수도 있잖아
오진일 수도 있잖아!
다 알아보고 우는 거야? [흐느낀다]
울지만 말고 대답 좀 해! 윤명주!
[무거운 음악]
지, 진짜야?
진짜 안 와?
나 진짜
이제 그 사람 못 봐?
정말? [흐느낀다]
안 온대, 그 사람?
[흐느낀다]
[오열한다]
[오열한다]
[한숨 쉰다]
[계속 오열한다]
(시진) 염치없지만
너무 오래 울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보다 환하게
잘 살아야 해요
그리고
나를 너무 오래 기억하지는 말아요
부탁입니다
일주일 후에
군에서 공식 발표가 있습니다
대위 유시진과 상사 서대영의 죽음은
(대대장) 훈련 간 교통사고로 마무리됩니다
(대대장) 보안 규정상
기밀 유지 서약서에 사인을 해주셔야 합니다
협조 부탁드리겠습니다
그 사람의 죽음이
누군가의 생명을 구했나요?
네, 그렇습니다
그 사람의 죽음이
어딘가의
평화를 지켰나요?
네, 그렇습니다
[울먹이며] 그 사람의 죽음이
조국을 위한 일이었나요?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도 그 사람의 조국은
이 서류에
사인을 시키는 거네요
죄송합니다
[한숨 쉰다] 뭐 이래, 당신은... [잔잔한 음악]
마지막까지
뭐 이런 삶을 선택해?
(모연) 죽음까지 규정상 비밀이냐고 당신은...
[흐느낀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이...
당신이 원하는 일이길 바라요
유시진 씨...
[흐느낀다]
[헬리콥터 소리]
아...
(은지) 8분 더 당겨서 타이틀 다시 찾았다며?
장하네?
친구로서
한강 이남에서 제일 빠른 손 된 거 축하하고
[은지의 헛기침]
혈압약 코스모 제약으로 바꾸는 거 네가 반대한다며?
지금 약이 싸고 좋아
비싸고 비슷한데 왜 바꿔
그냥 좀 바꿔!
거기 박 이사가 박 교수님 사촌이고
- (은지) 외과장님 사돈이야 - 너네 고모부고
그러니까 바꾸면 다 같이 좋잖아
너 이 건으로 임상 보고서 제출한다 그랬다며?
사서 고생을 왜 욕먹어가면서 하냐고
- 누가 욕하는데? - 내가
(은지) 약값 네가 내냐?
그렇게 슈바이처가 되고 싶으면
어디 오지로 봉사를 가
아프리카에서는 의사가 없어서 1분에 3명이 죽어나간대
서둘러! 지구를 구하려면!
네 진료실에서는 의사가 실력이 없어서
4명 중 3명이 오진이라며
이럴 시간에 변호사를 만나
- 네 의사 면허 구하려면 - 야!
가, 나 점심 좀 편하게 먹게
- (지수) 짠 - (모연) 짠
음, 맛있다
천천히 마셔
이 맛있는 걸 왜?
[지수가 한숨 쉬며] 오늘은 집에도 좀 들어가고
숙직실에서 며칠째야 인턴 애들 힘들어
나 때문에 힘들대?
[웃는다] 그 생각을 못 했네
내일 아침에 수술 있는데
수술실도 그만 들어가고
난 수술실에 있을 때 제일 섹시하거든
왜?
아니
뭐가 좀 생각나서
뭐가 생각났는데?
음...
그냥 이것저것
생수
와인
양초
엑스레이 사진
머리끈
[웃는다]
미친다 아주
뭐야, 왜 웃어
진짜 미친 거야?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미치겠다, 지수야 [잔잔한 음악]
[지수의 한숨 소리]
안아 줄까?
- 하... 아니 - 술 줄까?
어
[함께 크게 웃는다]
너 다 마셔 [모연의 한숨 소리]
[모연이 웃는다]
[한숨 쉰다]
신고합니다
중위 윤명주는 2015년 11월 30일부로
우르크 태백부대 모우루 중대 의무대로 파견을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단결
잘 다녀와라
이번에는 어디 아프지 말고
걱정 끼쳐 죄송합니다
아빠도 아프지 마세요
그래
정당한 전출 명령 감사합니다
부당한 건
그놈 하나뿐이었지
(특전사령관) 덕분에 내 딸이 불행했으니
완벽히 실패한 작전이었다
넌 그놈 생각만 하겠지만
아비는 널 생각한다
(특전사령관) 그놈 생각하는 틈틈이
딸을 생각하는 아비도 생각해라
혹여 용서할 수 있겠거든
용서하고
(모연) 벌건 대낮부터 술집이야?
시차 적응 중입니다 우르크는 밤이니까
- (명주) 저 다시 파병 갑니다 - 아...
좋겠다, 우르크
부러우면 같이 갈까요?
그럴까?
그 사람들도 같이 갔는데 우리라고 왜 같이 못 가
실없는 양반
이건 이별 선물입니다
(명주) 내무반에 있길래 챙겼습니다
이쪽은 서 상사 애인
그쪽은 유 대위 전우
(모연) 2등신이네
윤 중위가 이겼어 [명주가 웃는다]
언제 가는데?
월요일 새벽 출발입니다
3일 남았으니까
우리도 무박 3일?
- 협조? - 협조
[한숨 쉰다]
이상하게 요즘은
좋았던 것들만 떠올라
전 그 사람이 나한테 못 했던 거요
근데 유 대위님이랑 서 상사님 말이야
두 사람의 처음은 뭐였어?
어떻게 친해졌는지 궁금했는데
물어 보지를 못했어
이제는 물어 볼 데가 없고
제가 압니다
첫 만남은 여자 때문이었습니다
여자?
[비 내리는 소리]
(명주) 모르겠습니다
아, 아무튼 기분이 좀 이상합니다
(명주) 전 일단 임무 완수 했으니까
유시진 중위한테 우리 사귄다고 하는 거 잊지 마십시오
[누군가 달려오는 소리]
♪ Oh every time I see you ♪
♪ 그대 눈을 볼 때면 ♪
♪ 자꾸 가슴이 또 설레어와 ♪
♪ 내 운명이죠 ♪
중대장입니다
우산 좀 같이
우리 사귑니다
우리가 말입니까?
저 윤명주 중위랑 사귑니다
♪ Baby oh oh oh oh ♪
♪ Oh oh oh oh ♪
저 윤명주 중위와 사귑니다
사귄 지 얼마나 됐습니까?
1년 됐습니다
명주 언제 처음 본 겁니까?
한 달 전 천리 행군에서 만났습니다
근데 사귄 지 1년 됐습니까?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전 윤명주 중위와 사귑니다
명주 아버지가 별 3개인 건 아십니까?
살다보면 누구나 3번의 실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버님의 전과가 우리의 사랑에 장애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저 윤명주 중위와 사귑니다
- 꼭 사귀셨으면 좋겠습니다 - 꼭 사귈 겁니다
사귄 지 1년 됐습니다
예, 예, 부럽습니다
포기하시는 겁니까?
저도 한 달 전에 만나
사귄 지 1년 되는 여자가 나타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명주 두고 싸울 일은 없을 거 같습니다
싸울 때는 꼭
한편 먹고 싸웁시다
♪ 세상 끝이라도 지켜주고 싶은 단 한 사람 ♪
[한숨 쉰다]
낮술 좋네
[부드러운 음악] [시진의 웃음 소리]
아! 근데 그거 압니까?
우리 사랑한다는 말 서로 한 번도 안 한 거?
말로 안 하고 몸으로 했잖아요
[기침을 한다]
우리 진짜
사랑한다는 말도 안 하고 손잡고 키스하고 막 다 했네?
와, 대박 대담해
아주 못 하는 말이 없습니다?
못 한 말은 있죠
(시진) 그 못 한 말 한번 해봅니다
공평하게 가나다순으로
- 강모연이니까 강 선생 먼저 - 듣고 싶은 사람이 먼저죠
으음, 레이디가 퍼스트니까
아님 나이순인데?
아, 왜 자꾸 나보고 먼저 하래 유 대위님도 안 했잖아요
- 사랑해요 - 아, 깜짝이야!
사랑해요
수신 양호
나도 사랑해요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게요
오케이!
- 굳게 다짐합니까? - 네!
단결! [함께 웃는다]
여기 넣으면 돼요?
근데 야해!
아, 이 여자가...
- 초저녁부터! - 음!
[성냥 켜는 소리]
♪ How long will I love you ♪
♪ As long as stars are above you ♪
나 어때요?
역광이라 예쁜가요?
(시진) 모든 순간이 예쁘죠
[부드러운 음악]
보고 싶었어요
나도요
근데
왜 안 왔어요?
평화를 지키다가요
나랑 했던 약속은...
그건, 의미 없었어요?
오려고 했을 겁니다
죽을힘을 다해
당신에게 오려고 했을 겁니다
근데 안 왔잖아요
안 왔잖아... [흐느낀다]
[부드러운 음악]
[오열한다]
(명주) 안 볼 거야
죽을 때까지 안 읽을 거야
당신도 약 올라봐
(모연) 지금 짐 맡기고 들어가는 중
어...
아니, 아부다비 경유해서 알바니아로 들어가
갈길이 멀다 아주 [전화 수신음]
표 닥터, 나 전화 들어온다
어, 도착하면 연락할게
응
여보세요?
다니엘?
(모연) 언제 왔어요?
근데
여기서 왜 이러고 있어요? 뭐예요 이건?
FTA 회의 있대서 피켓 시위하러 왔는데
입국 금지당했어요
이 선만 안 넘으면 된다니까
캠핑하다 여기서 1인 시위하려고요
[소리 내어 웃는다] 멋있어요
[웃는다] 나 12개국에서 입국 금지당한 국제 범죄자예요
나쁜 남자는 여자들 로망이니까
닥터 강은 휴가?
- 봉사요 - 아, 알바니아 난민 캠프?
닥터 치훈이 소식 남겼었는데
봉사 이게 은근 중독성 있어요
그런 큰 뜻보다는 사심이에요
내일이 그 사람 기일이라 잊지 않으려고 가요
[비행기 소리]
[새가 지저귄다]
[부드러운 음악]
(다니엘) 소아마비, 결핵 그리고 [영어]
불치병이라 여겨졌던 에이즈까지 [영어]
의학의 발달 덕분에 질병들은 하나씩 정복되어 가고 있습니다 [영어]
하지만 한 해에 1400만 명이 이런 질병 때문이 아니라 [영어]
약 때문에 죽어갑니다 [영어]
(모연) 공항에서 다니엘을 만났어요
신기했어요
나 혈액형 O형이에요
갑자기 생각나서
진짜 인형인 줄 알까 봐
여기 어딘가에 사막이 있다네요?
오아시스도 있을까요?
태양에 특허를 신청할 수는 없다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한 소크 박사의 말입니다
(기자) 꾸준히 필수 전염병 백신들의 특허 철폐를 주장하시는데
특허권 보장은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 아닙니까?
다국적 제약 회사 이익금 대부분은 마케팅비로 사용됩니다
돈벌이를 위해 전염병 백신을 무기화한다면
제약 회사는 마약 조직과 다를 바 없습니다
넬슨 만델라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영어]
(모연) 이윤보다 생명이다
생명과 바꿔서 남는 장사는 없다는 깨달음을 주죠
하...
나 이런 의사 됐어요
그곳에서 보기에 나, 자랑스럽나요?
일주일 더 지켜볼 테니까 가능하면 일주일은 손목 쓰지 말고
예, 알겠습니다
부소대장! 얘 일 시키지 마라!
예, 알겠습니다
근데 식사는 안 하십니까?
라면 제가 또 죽이게 끓이지 말입니다
[라면 먹는 소리]
넌 뭔 말뚝을 박으러 여기까지 와?
하사 김기범
군대 체질이지 말입니다
서 상사도 라면 많이 먹었지?
예, 즐겨 드셨습니다
먹자, 맛있다
어, 근데 말입니다
(기범) 밖에 눈이 옵니다
- 그래? - 와, 신기합니다!
원래 우르크에는 눈이 안 오지 말입니다
[잔잔한 음악]
♪ 내가 작은 바람이 되어 ♪
♪ 가만히 그대 뒤에서 잠시 기대본다 ♪
♪ 스치듯 우연히 바람에도 ♪
♪ 그대 내 손길을 느낄 수 있게 ♪
(모연) 내가 해도 되는데
♪ 말이 필요 있을까 ♪
원래 연애라는 게
내가 해도 되는 걸 굳이 상대방이 해주는 겁니다
♪ 그대는 나의 전부가 됐는데 ♪
♪ 전하지 못해서 ♪
♪ 말할 수 없어서 ♪
♪ 나의 가슴이 터질 것 같은 지독한 이 사랑 ♪
♪ 그대는 알고 있나요 못 견디게 보고픈 ♪
♪ 그대 내 전부가 된 거죠 ♪
(모연) 매번 이렇게 모든 일에 목숨을 거는 거죠?
나 일 잘하는 남자입니다
내 일 안에는 내가 안 죽는 것도 포함돼 있고
♪ 전하지 못해서 ♪
거짓말
안 다칠게요
안 죽을게요
꼭 돌아올게요 약속해요
어디서 뻥을...
됐고요
사랑해요
[흐느낀다] 웃기시네
안 믿어
♪ 사랑 ♪
[흐느낀다]
(여자) 여기는 본부 [영어] [무전기 소리]
뷰티 나와라, 오버 [영어]
오는 길에 리도카인 부탁합니다 [영어]
[모연이 숨을 고른다]
여기는 뷰티, 금방 갈게요, 오버 [영어]
[한숨 쉰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세게 분다]
(모연) 여기 좀 가만히 있어
[무전기가 지직 거린다]
(시진) 빅보스 송신
뭐 이제는 말도 안 되는 게 들려
[무전기 소리] (시진) 빅보스 송신
[긴장감이 도는 효과음]
[무전기 소리] (시진) 이쁜이는
뒤를 돌아봅니다, 오버
[부드러운 음악]
하...
말도 안 돼
♪ Here I am ♪
하...
♪ 느끼나요 ♪
♪ 숨겨왔던 나의 마음을 ♪
하,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가쁘게 숨을 쉰다]
♪ 그대 곁에서 ♪
♪ Here I am ♪
어, 아...
♪ 들리나요 ♪
♪ 내 가슴의 작은 떨림들 ♪
♪ 사랑인 거겠죠 이건 ♪
♪ I think of you ♪
되게 오랜만입니다
♪ Always love you in my heart ♪
살아...
살아 있었어요?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냅니다 내가
♪ 안아준 사람 ♪
♪ 그대죠 ♪
살아 있었어
하...
살아 있었어... [흐느낀다]
미안해요
미안합니다
♪ Always love you in my heart ♪
♪ 그대는 아나요 ♪
♪ 스쳐 가는 모든 게 사랑이죠 ♪
♪ 한 걸음 물러선 나를 ♪
♪ 안아준 한 사람 ♪
♪ I‘m dreaming to be with you ♪
♪ 단 하나인 거죠 ♪
♪ 날 담아줄 그대를 믿어요 ♪
♪ 이 마음이 다치지 않게 ♪
♪ 난 언제나 ♪
♪ To be with yo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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