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여자 20
s#1 최회장 대문 앞 (밤)
준호-(귀에 핸드폰 대고 있고)
지연-(F) 여보세요...?
준호-....
지연-(F) 여보세요...
(효) 먼 B.G로 세종과 은지가 깔깔거리며 웃는 소리
준호-나야.. 지연아
(효) 은지 웃음소리 커지며 엄마 부르는 소리
준호-(순간 귀를 의심하며 긴장)
지연-(F) 응 웬일이야... ?
(효) 멀리서 은지가 엄마 부르는 소리
준호-(??-믿을 수 없는 기분) 어디야...? 집 아니니...?...
s#2 지연 거실
지연-(순간 당황) 응 으응... 나 지금 좀 바빠서 전화 못하겠다... 미안해, 다음에 해... 끊을게... (얼른 끊는다-가슴이 벌렁거리는)
s#3 최회장 대문 앞
준호-(더 석연찮은 기분 떨칠 수 없는 기분으로 서서히 핸드폰 귀에서 뗀다)
s#4 지연 거실 (밤)
(세종과 은지 떠들고 놀고 있고)
(지연 놀라고 복잡한 심정)
(지연의 감정있는 모습의 뒷 그림으로 세종과 은지 저희들끼리 방으로 몰려가고 지연 그대로 앉아 있고)
s#5 최회장 대문 앞 (밤)
(준호 여전히 석연찮은 깊은 생각에 잠겨 앉아 있고)
(효) (F로 은지가 “엄마”하든 목소리)
s#6 지연 거실 (밤)
(지연 여전히 마음이 안정이 안되며 생각에 빠져 있는데)
(효) 초인종 소리
(생각에 잠겨 있다가 깜짝 놀라며 현실로 돌아오는)
지연-(현관으로 가며) 누구세요...
태섭-(소리) 김태섭입니다...
지연-(현관 연다) 오셨어요...?
태섭-(커다란 두루마리 휴지 들고 들어온다-휴지 주며) 부자 되십쇼...
지연- (미소) 그냥 오시면 어때서요,... 감사합니다....
태섭-그렇잖아도 바쁘신데 세종이까지 맡겨서 미안합니다
지연-제가 데리고 온 건데요 뭐...
태섭-말썽은 안 부렸습니까....?
지연-아니예요,...은지를 얼마나 잘 데리고 노는지 몰라요... (방을 향해 부르는)세종아
(세종과 은지 방에서 나온다)
세종-아빠....
태섭-잘 놀았어...?
세종-그럼요...
지연-(웃으며) 세종이는 정말 의젓해요... 밥도 잘 먹구요... 참 저녁...?
태섭-가서 먹어야죠
세종-밥 없는데...?
지연-(생각난 듯) 아... 세종이가 밥이 없어서 라면 사가지고 온다고 그랬는데..
태섭-(세종에게) 그랬어...?
세종-네...
태섭-괜찮습니다,... 시켜먹으면 됩니다....세종아 (세종이 신발 놓아주며) 신발 신어야지..
지연-저 ..반찬은 없지만 밥은 있는데...
태섭-아뇨...제가 보기보다 낯을 좀 가려서요 편안하게 먹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소화도 잘 안 될테구요
지연-(웃음 띠며) 보기 보다가 아니구 ..많이 그러신 거 같아요....
태섭-그래도 담에는 주신다고 하면 먹겠습니다...
지연-그러세요...
태섭-주무세요.... 은지야...? 잘 자...
은지-네...
세종-은지야 안녕...
은지-(손 흔든다)
지연-(갑자기 생각나며) 참 잠깐만요.... (주방으로 뛰어간다)
* (주방으로 와서 식탁 위에 올려놓은 고등어 자반 두 토막 든 플라스틱 반찬통 가지고 오는 지연)
지연-(태섭에게 준다) 이거요
태섭-뭔데요...?
지연-세종이가 생선을 먹으면서 아빠가 좋아 한다구 그래서요.. 조금 쌌어요
태섭-아닙니다, 괜찮습니다.....별 얘길 다 했군요
지연-일부러 준비한 건 아니니까 괜찮아요,... 내일 아침에 후라이팬에 데워서 드세요
태섭-좀 민망하긴 한데 받겠습니다...
지연-아무래도 데우는 반찬은 맛이 좀 덜할 거예요
태섭-괜찮습니다... 잘먹겠습니다...
s#7 지연네 현관 앞 (밤)
(막 나오는 태섭, 세종과 돌아오는 종미와 만난다)
종미-어머 안녕하세요,.. 형사님...
태섭-안녕하세요....
종미-은지 엄마한테 얘기 들었어요... 이 아파트에 사신다구요...
태섭-네
종미- 그리고 은지 잃어버린 날 애 많이 쓰셨단 얘기도 들었어요..
태섭-애쓰긴요....
종미-아들이예요....?
태섭-네,... 세종아 인사드려... 은지 어머님 친구셔..
세종-안녕하세요,
종미-안녕....제가 좀 일찍 왔으면 차라도 한잔 할 수 있는데 그랬네요...
태섭-담에 하죠... 들어가세요
종미-네... 안녕히 가세요...
태섭-예..
(종미 들어가고 태섭과 세종은 엘리베이터 기다리고)
s#8 지연 거실 (밤)
지연-만났어...?
종미-응,...저 아저씨는 맞벌이 부분가부지....?
지연-아니야... 아직 결혼 안 했대....
종미-뭐...? 그럼 그 아들은...?
지연-순직한 선배형사 아들인데 다섯 살 때부터 자기가 키우는 거야
종미-총각이....? 별난 남자네....?
지연-좋은 사람인 거 같애.... 결혼도 안 한 사람이 그러기 어렵잖아...
종미-그렇지이,...어머 어떻게 총각이 애를 키워...? 그 애 때문에 장가 못 가겠다, 어떻게 가겠어...
s#9 태섭네 화장실 (밤)
(태섭과 세종 나란히 서서 양치질 하며)
태섭-아빠가 잘못했어,.. 밥도 없고 라면도 없는 줄 몰랐어,..내일 렌지에 데워 먹는 밥도 사고 라면도 사고 다 사자...
세종-아빠... 아까 라면 산 거 은지네 집에 두고 왔어요...
태섭-괜찮아,.. 그 대신 너 은지네 밥 먹었잖아... 세종아 니가 아빠 생선 좋아한다고 그랬어...?
세종-좋아 하시잖아요,..
태섭-그래, 좋아 해...
세종-아빠가 생선 좋아하는데 귀찮아서 안 해 먹는다고 했어요
태섭-그런 말을 다 했다구..
세종-그래서 내가 좀 달라고 했어요
태섭-뭐어....?
세종-그러면 안돼요...?
태섭-아니야, 괜찮아....(열심히 양치질)
s#10 준호방 (밤)
(소파같은 깊은 의자에 푹 들어가 앉아 골돌한 생각)
(효) 은지가 엄마 부르던 소리
s#11 준호 방 (디졸브-밤)
(침대에 누워 잠못 이루는 준호-골돌한 생각)
F.O
s#12 원희집 마당 (아침)
(할머니 수도간에서 걸레 짜서 들고 마루로 가며)
할머니-(큰소리) 지숙이 아직도 안 일어난 거야....? 어서 일어나
지숙-(온 몸이 아빠 쩔쩔매며 나온다) 일어났어요,.. 아.. 죽겠다...아유...나 죽겠네...
할머니-아니 얘가 왜 이러는 거야,... 어디가 아퍼...응...?
지숙-운동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했나봐요....온 몸이 다 아파요
할머니-아니 아무리 운동을 많이 했기로 그렇게 아퍼...?
지숙-뱃가죽이 땡겨서 허리도 못 펴겠구요 어깨가 아파서 팔도 못들겠구.... 허벅지가 아파서 걸음도 못 걷겠구....
할머니-아니 어떻게 병이 나도록 해... 안되겠다... 쉬어야지...
s#13 원희집 주방
(원희와 지선 아침상 놓고 있고)
할머니-(들어오며) 오늘은 하지 말어
지숙-(같이 들어오며) 아아아- ... 아유 죽겠다....아-
지선-헬쓰 후유증이구나...
할머니-그래 운동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댄다....
지숙-(의자에 앉는데 중병환자 같은 소리를 내며 앉는다)
원희-하이구 볼만 하네,...
할머니-오늘은 하루 쉬어..
지선-아니예요 할머니... 계속해서 풀어야 돼요,... 쉬면 더 아파요...근육 뭉치면 푸는 것처럼 운동으로 풀어야 돼요
원희-넌 어떻게 그렇게 잘 알어...? 너도 해 봤어...?
지선-해 봤지...
지숙-야... 계속해야 되는 거야...?
지선-그러엄... 그냥 놔두면 근육이 굳어서 더 아퍼...
지숙-너 정말이지....?
지선-그렇다니까...
할머니-얘 황서방 아침 먹으라고 해라...
지선-(주머니에서 핸드폰 꺼내 전화한다) 자기가 빨리 와... 아침 먹게...
할머니-(어이없는)이게 뭐 하는 짓이야,...너 지금 황서방한테 전화한 거야...?
지선-네...
할머니-네, 라니.. 가서 부르면 될 걸 그거 귀찮아서 전화를 해...? 전화 한 통에 돈이 얼마야... 어떻게 그런 짓을 해
지선-할머니 전화요금 얼마 안돼요...
할머니-(오, 엘 기분) 단 돈 십 원인들,...
지선-잘못했어요...
원희-어째 그리 생각이 없어,... 철들려면 아직 멀었어...
할머니-(의자에 앉으며) 어서 먹자.... 얼른 지연이네 갔다 와서 김치도 저려야 하고 바쁘다
지숙-오늘 지연네 가실려구요...?
원희-노는 날 가야 지연이도 편할 것 아냐....밑반찬도 좀 갖다 주구
황서방-(들어온다) 처제네 가시면 제가 모셔다 드리고 가면 되겠네요...
원희-자네 오늘도 어디 가나...?
황서방-예.... 사업을 하나 준비중이라서....
원희-(기겁) 뭐 사업....?
지선-엄마... 엄마가 그럴 줄 알고 이 사람이 지금 철저하게 알아보고 다니는 거라구
원희-언제는, 언제는 알아보지도 않고 했어...? 다 알아보고 했지...? 그리고 사업이 맨 손으로 어떻게 해,... 돈이 있어야 할 것 아냐
황서방-자본이 많이 필요 없는 사업입니다.... 제가 곧 자세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할머니-많이든 적게든 돈 없이 어떻게 사업을 해
원희-(오, 엘 기분) 자네가 사업 안 하니까 그 동안 집안이 다 조용했어,... 사업 사짜도 꺼내지 말어
지선-엄마, 엄마는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남자가 맨날 김치나 담으면서 살란 말이야...? 어떻게든 뭘 해보려는 사람한테 어떻게 말을 그렇게 해
원희-어떻게 또 사업 얘길 해... 또,
황- 땡처리 라고.... 일종에 옷장산데요
할머니-뭐? 땡처리...?
황- 예... 한마디로 말하면 외국에서 재활용 옷이나 가방 신발 뭐 그런 거 있잖아요.... 그러니까 헌 거요... 그런 걸 짝으로 수입을 해서 파는 겁니다
박스떼기로 사면 그 안에 헌 거지만 거의 새것 같은 물건도 있고 또 명품도 들어 있고 그래서 그걸 이문을 부쳐 파는 겁니다
지숙-재활용품을 박스떼기로 사와서 팔아요...?
지선-지금 이이 친구가 하고 있는데 돈을 갈퀴로 긁는데.... 지금 거기 다니면서 일을 배우는 거야
할머니-그런 걸 빡스로 수입을 할려면 돈이 있어야 할 거 아니냐구
황- 신상품이 아니고 재활용품 헌것들이라서 자본이 많이 필요하진 않습니다..
지숙-정말 그 속에 명품도 들어있어요...?
지선-(오, 엘) 우리 쓰레기 버리는 날 재활용품 나온 거 봐,.. 새것도 있잖아
황- 더러 그런 물건이 끼여 있어서 장사가 된답니다
원희-(오, 엘 기분) 아무튼 자네 또 일 저지르면 인제 안 봐... 인제 늙어서 기운 없어... 그러니까 똑똑히 해...
할머니-곧 자식까지 태어나는데 잘 해야지..
황-명심하겠습니다...
지숙-엄마랑 할머니 지연네 가시면 오늘 일은 휴업이네...?
할머니-얼른 갔다와서 배추 저려야지...
지숙-난 어떡하지...? 온 몸이 쑤셔 죽겠는데 운동을 해야 되는 거야 말아야 되는 거야...?
지선-해야 된다니까...?
황- 이 사람 말이 맞습니다.... 계속해야 돼요, 처형
지숙-아- 미치겠다
원희-왜 그런 건 시작해서 그래,... 돈 없애구 시간 없애구.. 몸 힘들구...
황- 운동은 좋은 겁니다 장모님
원희-(오, 엘 기분) 다 배불러서 하는 짓이야.... 날마다 너무 많이 먹고 너무 잘 먹고 그걸 또 운동으로 빼고- 그러는 거 아냐
황-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운동은 사람의 뼈와 근육을-
원희-(오, 엘 기분) 그만 가르쳐... 내 생각은 그러니까...
지숙-엄마 나 죽어도 5키로는 빼야 된다구....
원희-듣기 싫어 니 맘대로 해
s#14 헬스클럽
(병구, 몇몇 아줌마들 코치해 주고 있다. 그러나 아줌마들 병구의 몸에 관심이 더 가는 눈치다.)
(지숙, 어기적거리며 클럽 안으로 들어오다 그 모습 보자 눈꼴사납다. 지숙, 병구 눈에 띄지 않으려고 제일 멀리 떨어진 런닝머신 위로 올라가려는 순간, 뒤에서 부른 소리)
병구-(소리) 이지숙 씨!
지숙-(표정만) 으이~~씨! (그냥 못 들은 척 운동 시작하고)
(이 때, 지숙 앞으로 병구 손 쑥 들어오며 응급 전원 꺼버린다.)
(지숙, 그 바람에 넘어질 뻔하고)
지숙-(버럭) 지금 뭐 하는거에요?
병구-오늘 체성분 측정한다고 말씀드렸던 거 같은데?
지숙-(병구 말투 따라하며) 난 그런 거 안 한다고 말씀드렸던 거 같은데?
(지숙 다시 전원 켜려하면 병구의 손 지숙의 팔목을 잡는다.
지숙, 놀라고 당황스럽고 불쾌하고. 그러나 병구 표정 보면 만만치 않다)
병구-그렇게 주먹구구식으로 하니까 (지숙 몸, 아래위로 한 번 훑고) 이런 거 아닙니까?
s#15 체성분 측정기 앞
(지숙, 양말까지 벗은 채 맨발로 체성분 측정기 위에 올라가 있다.
단두대 위라도 올라간 심정, 정말 딱 죽고 싶은 얼굴이다)
(체성분 측정기, 데이터 하나씩 -그래프 형태로- 떠오른다.)
병구-(기계 액정 보며) BMI 23면 체중은 정상이고 (챠트에 체크해가며)
지숙-(‘정상’이라는 말에 마음이 좀 놓이고)
병구-(지숙 표정에 찬물을 끼얹듯 과장되게) 어이구! 이 거 완전 중앙집권형이네.
지숙-뭐...뭐라구요?
병구-(지휘봉 같은 걸로 화면 가리키며) 안보여요? 복부 비만율?
지숙-(자기도 모르게 윗옷 당겨 배 가리기 바쁘고)
병구-(계속 화면 보며) 게다가 근육 량이 이렇게 적다는 건
(지숙 보며) 몸무게 대부분이 지방이라는 얘긴데...
지숙-(얼굴 화끈거린다)
병구-이지숙 씨!
지숙-(퉁명스럽게) 왜요?
병구-이지숙씨처럼 체중은 정상이어도 이렇게 근육 대신 체지방율만 높으면 노화 속도도 빠르고 그렇기 때문에 갱년기 증상도 남들 보다 일찍 찾아올 밖에 없다 이거죠
지숙-(얼굴 일그러지고, 기 막혀 말 안나오고)
병구-(아랑곳 않고 여유있게 챠트 보며) 오늘부터 유산소 운동량을 늘리고... 근육량 증가를 위한 웨이트 운동도...
지숙-(오엘 느낌. 곧 울 것 같은 목소리로) 뭐...뭐요? 노화? 갱년기?
병구-(지숙 보는)
지숙-(폭발할 것 같은 얼굴로 노려보며 체성분 기계에서 내려와 가버린다)
병구-(거만하게) 이런 불손한 태도는 내가 못 보지, 나한테 딱 걸렸어, 이 아줌마야....
s#16 원희집 대문 앞
(분통이 터져 오고있는 지숙-막 대문 나오는 병구모와 부딪친다)
병구모- 느이 엄마나 오지 쓸데없는 니가 들어오니...? 어떻게 지선이 하나 남겨두고 온 식구가 다 나갔어...?
지숙-(쌀쌀맞게) 안녕히 가세요.. (들어가려는데)
병구모-얘 사람이 말을 하는데 그냥 들어가니...?
지숙-저는 쓸데없다면서 왜요오,.. 그리고 인사했잖아요
병구모-그게 인사니...? 쥐어박는 소리지...? 우리 병구가 느이 집에 왔었는데 너 우리 병구 못 봤지....? 어이구 너도 참 재수도 없는 애다... 우리 병구를 봤어야지이...
지숙-병구를 못 본게 왜 재수가 없는 거예요...?
병구모-잘 생긴 남자를 보는 것도 재수가 있어야 보는 거야,...니가 그 때 봤어야 되는데 인제 보기 좀 힘들 거다...
지숙-저 보고싶지 않거든요...? 내가 왜 병구가 보고 싶어요,
병구모-잘 생겼으니까
지숙-더 잘 생긴 배우 사진 얼마든지 보니까 걱정마세요
병구모-야 배우는 그림에 떡이고 병구는 니가 말도 할 수 있고 같해... 어이구... (간다)
지숙-흥 (들어가려다 갑자기) 아줌마
병구모-(돌아본다) 왜 그래
지숙-병구가 성이 뭐예요...?
병구모-그건 왜 물어..배우 사진이나 보지... (가버린다)
지숙-(얄미운)
s#17 지연 거실
(지연 마루 물걸레질하고 있고 은지는 엄마 하이힐을 신고 서서 조금씩 조심스럽게 걸어보고 있다)
지연-은지야 넘어지면 큰일나 안 돼
은지-안 넘어져요...
(효) 초인종 소리
지연-(재빨리 일어나며) 할머니 오셨다...(현관으로 가서 현관문 연다)
(할머니와 원희 들어온다-손에 든 통들 보며) 이리 주세요..
은지-(반색) 할머니 (안아달라고 손 쳐든다)
할머니-(오, 엘) 아이구 우리 강아지,.. 우리 강아지 보고싶어 왕할머니가 눈이 다 짓물렀어..(은지 안는다) 어이구
지연-(얼른) 할머니 안돼요, 팔 아프시잖아요
할머니-아무리 팔이 아파도 우리 새끼는 안아 줘야지...(볼을 부빈다) 잘 있었어...?
은지-네...
원희-엄마 이리 주세요,... 손 조심해야 돼요 (은지 받아 안는다)
은지 할머니 보고 싶었어...?
은지-네...
원희-얼마나...?
은지-(팔로 모양 만들며) 하늘만큼...
할머니-(그런 은지 보며) 아이구 그랬어....?
지연-(오, 엘) 뭐가 이렇게 많어요...? (식탁으로 가며)
할머니-(따라가며) 김치하고 밑반찬이야...
지연-그런데 이렇게 많어요...?
할머니-묵은 김치도 좀 가지고 와서 그래... 어서 냉장고에 넣어라...
지연-(식탁 위에 놓고 보자기 풀며) 할머니 커피 드려요...?
할머니-그래 커피 한잔 마시자...
(효) 초인종 소리
지연-누구지... (현관으로 나가고 할머니가 반찬통 챙기고)
지연-누구세요....?
태섭-(소리) 김태섭입니다...
지연-(좀 의외이며 현관문 연다)
태섭-(세종과 들어온다) 안녕하세요..(반찬통 주며) 생선구이 잘 먹었습니다.
지연-그냥 있든 거 좀 드린 건데...
은지-(원희 무릎에서 일어나며) 오빠다... (현관으로 가며) 오빠...
태섭-(그제서야 원희 본다. 이어서 할머니에게 시선 간다)
(원희 그리고 할머니도 태섭 보고 있다)
태섭-손님이 계셨군요... 가보겠습니다....은지 안녕...
세종-은지 안녕....
은지-(손 흔들고)
지연- 안녕히 가세요.... (반찬통 들고 식탁으로)
원희-누구야....?
지연-이 아파트에 사는 형산데 은지 잃어버렸을 때 찾아 주신 분이야...
할머니-저런 고마운 사람이 왔었구먼..
원희-(식탁으로 오며) 뭘 가지고 온 거야...?
지연-반찬통 .. 어제 내가 반찬을 좀 주었거든....(뭐가 든 것 알며 뚜껑 열어본다)
(방울 토마토 가득 들어 있다)
원희-(웃음 띠고) 빈통 안 가지고 오고 뭘 담아 온 마음이 이쁘네... 부인이 자상한가부다...
할머니-그러게....?
지연-(웃으며) 아니야... 아직 결혼 안한 분이야...
원희-총각이야....?
지연-음...
원희-그런데 음식을 나눠 먹고 그러는 거야....?
지연-(웃으며) 왜 이상해....?
s#18 지연 아파트 앞
(종미 차 와서 선다)
종미-(핸드폰 한다) 지연아 왔어, 내려 와....
s#19 거리
(종미 운전하고 지연 옆에 타고 뒷자리에 은지 타고 간다)
종미-할머니랑 엄마랑....? 그럼 우리 영화 보는 것 때문에 일찍 가신 거야...?
지연-아냐... 가서 김치 담으셔야 한다구 빨리 가신 거야....
종미-은지야 할머니랑 왕할머니 만나서 좋았어....?
은지-네....
종미-은지는 좋겠다... 오늘 하루종일 신나는 일만 있네....할머니 왕할머니 오셨지...? 만화영화 볼꺼지...? 영화보고 맛있는 거 먹을 거지....?
지연-(은지 돌아본다)
은지-....
s#20 까페
(무덤덤하고 느긋하게 앉아 있는 준호)
(그런 준호를 보고 있는 하영)
하영-무슨 생각 해...?
준호-아무 생각도 안 해...
하영-왜 그렇게 재미없는 얼굴이야...?
준호-별로 재미있는 일도 없잖아
하영-재미있는 일 만들면 되잖아.... 영화 볼래....? 드라이브 갈래...?
준호-....
하영-그럼 다른 거 뭐....? 얘기 해 봐
준호-영화가 났겠다...
s#21 영화관 (표 찾는)
(종미 매표구에소 예매표를 찾고있고 지연은 은지를 데리고 옆에 서 있다)
s#22 영화관 주차장
(준호의 차가 와서 주차를 하고 준호와 하영 내린다)
s#23 극장 로비
(종미와 지연 팝콘 사고 있다. 팝콘을 산 세 사람 엘리베이터 쪽으로 간다)
s#24 엘리베이터가 보이는 로비
(준호와 하영이 오고 있다)
준호-(무심히 시선 엘리베이터로 가는데)
(준호의 시선에서 엘리베터 안에 지연이 은지 안고 종미와 서 있다)
준호-(놀라서 보는데)
(엘리베이터 문 서서히 닫긴다)
준호-(사람들 밀치며 엘리베이터로 뛰어간다)
하영-(놀라서 본다)
준호-(이미 올라가고 있는 싸인판 숫자 본다)
하영-(다가온다) 왜 그래...?..
준호-..아니야
하영-아니라는 게 무슨 말이야,... 갑자기 뛰어갔잖아...
준호-.... 아는 사람인 거 같아서....
하영-그렇게 뛰어갈 정도로 만나고 싶은 사람이였어...?
준호-여기 영화관이 몇 관이나 돼니...?
하영-정확하게는 모르지만 꽤 많을 걸...? 왜 만날지 몰라서...? 그건 어려울 걸...? 영화관이 열 개쯤 될텐데.... 그렇게 만나고 싶은 사람이야...?
준호-아니야....
s#25 만화영화관
(만화 영화 보고 있는 지연, 종미, 은지)
s#26 다른 영화관
(준호와 하영 영화 보고 있다)
준호-(영화에 몰입이 돼지 않는다)
* (엘리베이터 안에 지연과 은지 회상)
준호-(계속 생각에 빠져 있다)
s#27 태섭 아파트 앞
(태섭 자기 자전거 뒤에 세종의 자전거를 싣고 있다. 단단히 잘 묶는다. 세종 자전거 타기 좋은 옷과 모자 쓰고 있고)
태섭-(세종의 자전거 잘 싣고 세종이 태운다. 출발한다)
s#28 적당한 곳
(태섭과 세종 각각 자전거 탄다)
s#29 종민 거실
태섭모- 지훈아 제발 엄마 말 좀 들어어,..빨리 학원에 등록을 해야지 왜 고집을 부려어,... 엄마 소원이니까 제발 재수를 하란 말이야
지훈-(짜증) 저 정말 재수 싫거든요...? 재수하면 대학 붙어요...? 엄마가 보증하실래요...? 저는요 공부에 취미도 소질도 없다구요... 엄마가 아무리 내가 대학생이 되길 바라셔도 소용없으니까 엄마가 꿈을 버리세요...
태섭모-(오, 엘) 누가 명문대학을 가래...? 니 실력에 맞는 대학가란 말이야
지훈-시골에 이름도 없는 전문대학 가서 대학 다닌다고 돌아다니면 훌륭한 거예요...? 그러고 싶지 않아요
태섭모-(오, 엘) 그런 대학이라도 들어 가,..대학을 다니는 것만으로도 배울 게 있을테니까...
지훈-그 등록금 아끼구요 재수하는 시간 대학 다니는 시간을 기술 배우는 시간으로 쓰면 훨씬 나아요
태섭모-넌 어쩌면 이렇게 엄마 말을 안듣니... 어려서는 안 그러더니...
지훈-엄마 말을 안 듣는 게 아니고 철이 든 거라구요... (휙 일어나 나간다)
태섭모-(소리친다) 지훈아...
s#30 책 대여점
(기분 찝찝해 들어오는 지훈)
지훈-누나 배꼽 빠지게 웃기는 책 없어....? 나 좀 웃게 해 주라...
미라-왜... 엄마가 또 재수하라고 뭐라고 하셨구나...?
지훈-와 죽겠다 정말....빨리 책 좀 골라 봐 누나.... 아님 술을 사 주든지
미라-까분다.... (서가로 간다) 그렇게 재미있는 책이 있을까....?
지훈-누나... 나 입대할까봐....
미라-(깜짝 놀라며) 지훈아....
지훈-요새 열심히 생각하고 있어,... 군대는 가야하는 거잖아...
미라-너 벌써 군대 갈 나이야...?
지훈-갈 나이가 뭐야 누난 내가 아직도 어린애로 보여...?.. 십팔세 이상이면 가는 건데....
미라-영장 안나왔잖아...
지훈-지원입대...해병대
미라-(본다) 엄마 기절하신다,... 남들은 어떻게든 대학 가려고 야단인데 넌 왜 그래... 일년 재수해서 만약 다시 대학을 떨어진다고 해도 그 시간이 무의미한 건 아니야.... 무의미한 시간은 없어...
지훈-즐겁게 하고 싶은걸 하고 살면 안돼....? 꼭 공부만 해야 되냐구
미라-내 맘대로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사는 건 인생이 아니니까.... 인생이 그렇게 달콤한 게 절대 아니니까,.... 그리고 그건 잠깐 행복할지는 몰라도 발전하는 게 아니니까...
지훈-와...
미라-왜...?
지훈-누나 디게 멋있게 말한다....그래도 재수는 하기 싫어
s#31 종민 거실
(종민 들어온다)
태섭모-(훌쩍거리며 울고 있다)
종민-(딱한 듯 훅 심호흡하며 앉는다)
태섭모-(원망하며 큰소리) 왜 당신까지 포기를 해요,.. 왜요.... 그러니 내 말을 듣겠냐구요...
종민-내가 언제 포기한다고 했어....그런 말 한 적 없어...
태섭모-지훈이가 당신 만나 얘기한 담에 한번도 재수하란 말 안 했잖아요
종민-그래서 내가 지훈이한테 그래 대학 가지마라... 그랬어....?
태섭모-날마다 닥달을 해도 말을 안 듣는데 당신이 가만히 계시는데 듣겠어요....? 당신 정말 지훈이 저대로 내버려 둘 거예요....?
종민-... 지훈이 생각이 옳아,....
태섭모-(오, 엘) 여보
종민-공부를 잘 하고,... 공부를 하고 싶고.. 그런 사람이 대학을 가야한다는 지훈이 말이 맞는 말이야,... 대학가길 바라는 건 부모 허영심이고...
태섭모-그게 왜 허영심이예요....우리 사회가 대학을 나와야...
종민-(오, 엘) 지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일을 하고 사는 게 옳은 거 같다구...
태섭모-(눈물) 안돼요.... 안된다구요...
종민-지훈이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게 우리가 자식한테 바라는 거지 지훈이가 불행하다는데 우리가 바라는대로 살라고 강요를 한 건 아닌 거 같해.... 그러니까 포기하자구
태섭모-우리가 바라는 게 지가 잘돼는 거지 잘못 되는 거예요....?
종민-...지가 행복을 못 느끼면 무슨 소용이 있어....
s#32 태섭집 거실
(자전거 타고 들어오는 세종과 태섭)
태섭-세종이 옷 벗어서 세탁기에 넣고 샤워해...
세종-아빠는요....? 아빠도 할거야....
(태섭과 세종 거실에 서서 옷들 하나씩 벗는다)
s#33 지연 거실
(지연과 종미와 은지 들어온다)
종미-은지야 재미있었지
은지-네
지연-은지 빨리 손 씻어야지...(화장실 문까지 열어준다)
(은지 들어가고)
종미-(탁자 앞에 주저앉으며) 엄마 노릇은 관두고 엄마 친구 노릇하기도 힘드네.....
지연-김치 볶음밥 해 먹자...
종미-좋아...
은지-(나온다)
지연-깨끗이 씻었어....?
은지-응,... 이모도 씻어...
종미-알았어, 이것아.... 씻을 꺼야...
s#34 레스토랑 (밤)
(저녁 먹는 준호와 하영)
하영-... 최준호씨...
준호-(시선 든다)
하영-너 이 자리에 없는 사람 같애.... 계속 딴 생각하고 있는 거 같다구
준호-.....
하영-준호야...
준호-아니야,... 그냥 먹는데 왜 그래....
하영-...니가 그럴 때마다... 아직도 내가 들어 갈 틈이 없는 거 같아 서글프단 말이야... 우리집에서는 우리가 교제하는 줄 알아...
준호-....
하영-너희 어머니도 나를 괜찮아 하신다고 생각해...
준호-어머니 생각이 내 생각은 아니야....
하영-이제 니 마음만 결정되면 돼... 그리고 나 기다리는데 선수구.... 너도 내가 놀랍지 않어....? 끈질기게 기다리는 거 말이야
준호-... 그런데 난 아직 결혼할 마음이 없다....
하영-괜찮아.... 아직도 시간이 필요하다면 기다릴게....
준호- 그러다 내가 평생 결혼 안 하면 어떡할래....
하영-니가 그렇게까지 이상한 애라고는 생각 안 해.... 너도 보통남잘 거야...
준호야...
준호-...
하영-너 귀국해서 혹시 지연씨 만났니....?
준호-음...
하영-만났어...? 만났다구...?
준호-어,...
하영-(본다. 보다가) 왜...? 왜 만난 거야...?
준호-이혼한 사람들은 만나면 안 되는 거니...?
하영-안 될 건 없겠지만 부자연스러운 거 아니야...? 헤어졌으면 깨끗이 각자의 길을 가야지...
준호-미국에 있는 동안 ....모든 게 내 잘못이었는데 그 사람이 잘 지냈으면 좋겠다...그런 생각 많이 했어. 그래서 귀국을 해서 제일 먼저 확인하고 싶었어...
하영-잘 지내고 있는지...?
준호- 음
하영-잘 지내고 있어...?
준호-... 그런 대로.... 잘은 모르지만 보기엔....
하영-.... 그래서 인제 안심이 되니....?
준호-... 잘 모르겠어....
하영-또 만날 거니....?
준호-...모르겠어
하영-그런 말이 어디 있어....?
s#35 지연 거실 (밤)
(종미와 지연 방울토마토 먹고 앉아 있다)
종미-이게 형사님이 반찬통에 넣어 온 방울토마토야...? 생각보다 귀여운 데가 있다 얘,... 처음엔 얼마나 밥맛이었니.... 웃다가 죽은 조상이라도 있는 사람처럼 웃질 않았잖아..
지연-그 땐 상황이 그럴 수밖에 없었는데 우리가 몰랐던 거야
종미-얘 나 그냥 여기서 살까봐.... 왔다갔다하기 귀찮은데...
지연-안 말려
종미-이중살림을 하는 수밖에 없겠다.... 내 짐을 다 끌고 들어오려면 느이 모녀를 밀어내야 되게 생겼으니...
지연-우리 모녀 밀어내지만 말고 살어...
(효) 지연의 핸드폰
지연-(받는다) 여보세요....? ...네 먹었어요,..... 지금.. 보내주신 방울토마토 먹고 있어요....
종미-(지켜본다)
s#36 태섭 거실 (밤)
태섭-(통화) 혹시....
지연-(F-기다리다가) ..네
태섭-아뇨... 혹시 .. 맥주를 한잔... 하고 싶다든가... 그러시면 같이 친구했으면 좋겠어서요....
s#37 지연 거실 (밤)
지연-(통화)... 지금...이요...?
s#38 태섭 거실 (밤)
태섭-예....맥주가 별로면...포장마차도 괜찮구요...혼자 집에서 한잔할까 했는데...지연씨가 괜찮으면 친구가 있는 게 더 좋을 것 같아 전화했습니다 ..
s#39 지연 거실 (밤)
지연-(통화) 글쎄요....?
태섭-(F) 오늘은 제 일방적인 생각이니까 거절하셔도 괜찮습니다...
지연-전.... 포장마차가 좋을 것 같은데요....?
종미-술 마시재....?
지연-네.... 알아요.. 아파트 앞에 있는 포장마차.... (핸드폰 끈다)
종미-웬일이니... ? 무뚝뚝한 형사님이 술 마시잔 말도 할 줄 알어...?... 여자 보기를 돌같이 보는 아저씬 줄 알았드니. 웬일이냐..?.
지연-내가 돌로 보인 건가....?
종미-그러게....?
s#40 포장마차 (밤)
(지연 들어선다)
태섭-(엉거주춤 일어난다)
지연-(자리로 간다)
태섭-앉으세요....
지연-(앉는다) 세종이는요...?
태섭-숙제하고 잡니다.... 은지도 잘 시간이죠...?
지연-네...
태섭-...전화하는데... 용기가 좀 필요했습니다..... 실례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구요....그러면서도 전화를 한 이유는....
(너무 예의 있게 조심스럽게 하지 말고 편안하게 해 주세요)
지연-(본다)
태섭-... 너무 궁색한 이유가 돼서 웃어도 괜찮습니다.... 혼자 마시기 싫어서요... 그런 날이 있드라구요...
지연-(미소) 저 안 웃었어요...
태섭-... 그럼 제 궁색한 이유를 이해하신 걸로 믿겠습니다....
지연-...(조금 부드럽게 웃으며) 네....
태섭-주문할까요....?
s#41 같은 장소 (시간경과)
(소주 마시는 지연과 태섭)
지연-지난 번 아파트에서 뵈었던 분이 아버님 어머님이세요...?
태섭-네...
지연-... 결혼도 안 하셨는데 왜 부모님이랑 함께 안 사세요...? 세종이한테도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시면 더 좋을텐데....
태섭-(대꾸 안하고 술 마신다)
지연-전 친정에 있었거든요.... 은지한테 너무 좋았던 거 같아요...
태섭-... 중학교 삼학년 이후로 ... 한번도 함께 살아본 적이 없어서.... 그런 생각을 못 했던 거 같아요.... 부모님도 그런 말씀을 못 하시고....
지연-(?)... 중학교 삼학년..이요....?
태섭-.. 가출소년이었거든요.... 어머니가 지금 아버지하고 재혼을 하면서 가출을 했었어요...
지연-(좀 놀란)
태섭-(쓴 미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일년도 안 돼 재혼을 하는 어머니가 너무 미워서 집을 나왔죠....
지연-(본다)
태섭-... 학교를 다닐 수가 없을 정도로 갖은 고생을 하면서도 집에 들어가지 않았어요,...그래서 전 고등학교 졸업장이 없습니다....대학도 검정고시로 가구요 (감정 바꾸며) 이런 얘기 재미없는데 자 건배하죠
지연-(태섭이 하자는 대로 건배한다)
태섭-(마신다)
지연-(궁금하기도 하고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그럼 그렇게 오래 ...집에 들어가지 않았어요....?
태섭-..그리고도 한참 후에..... 대학 삼학년 때 어머니를 처음 찾아갔어요
지연-....
태섭-.....
(각자의 감정 때문에 잠시 사이)
지연-어머님을 너무 오래... 가슴 아프게 하셨네요...
태섭-..그래서 지병이 있으세요....
지연-....
태섭-.....
지연-.... 아버님은 어떤 분이신데요....?
태섭-정말 좋으신 분이예요..... 그런데 사춘기 소년에게는 증오의 대상이었죠... 집으로 돌아가서도 아버지라고 부르는데 시간이 참 많이 걸렸어요
지금 생각하면 참 죄송해요 (심호흡하며) 이런 얘기... 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상하네요....
지연-인제 부모님이랑 합치지 그러세요....
태섭-그러면 우리 어머니 더 힘드세요... 나하고 세종이 밥 해 주구 빨래 빨아 주셔야 되니까....
지연-맞아요.... 그렇긴 해요....
태섭-지연씨 부모님은 어떤 분이세요....?
지연-(미소만 띠고 말 안 한다)
태섭-....얘기 안 하셔도 돼요..
s#42 아파트 단지 길 (밤)
(한잔 한 지연과 태섭 느릿느릿 걸어오고 있다)
지연-(말없이 걸어오다가) 우리 아버지는... 엄마말고.... 다른 여자를 사랑했어요.....
태섭-(잠깐 시선 간다)
지연-.... 그래서....그 여자한테 가셨어요... 그래서 전...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어요....
태섭-신기하네요,... 저한테는 새 아버지가 생겼는데.... 지연씨한테는 아버지가 떠나셨네요....
지연-(미소) 그러게요....
s#43 지연 거실 (밤)
(들어오는 지연)
종미-데이트 재미있었어....?
지연-데이트는 좀 그렇다... 이 근처에 잠깐 나간 건데
종미-얘가 하두 남자를 못 만나봐서 데이트가 뭔지 잊어버렸나...? 남자 여자가 만나는 게 데이트 아니고 뭐야...
지연-그럼 나 데이트했네...?
종미-그런데 좀 그렇다.... 그 형사님 조건이 별로잖아...
지연-소설 써볼려구...?
s#44 준호 방 (밤)
(준호 책상 앞에 앉아 생각에 빠져 있다)
* (회상-극장 엘리베이터 안에 타고 있던 지연과 은지)
(준호 이해가 안되는 답답한 심정)
F.O
s#45 최회장 저택 (아침)
(전경)
s#46 최회장 식탁
(아침 먹는 식구들)
최회장-준호는 왜 그렇게 늦었어.... 몇시에 들어 왔어
변여사-하영이 만났다면서.... 영화보고 저녁 먹고 거기까진 들었는데 넌 어디서 늦게 온 거야
선영-하영씨는 그런 걸 다 어머님께 말씀드리나봐요....?
최회장-둘이 내통하는 사이 아니냐....
변여사-당신은 말을 왜 그렇게 해....
최회장-우리는 아무도 하영이한테 관심이 없는데 당신만 싸고돌잖아...
준식-어머니가 아무리 그러셔도 소용없어요,.. 준호가 결심을 해야죠...
준호-....
변여사-뭐가 모자라.... 뭐가 부족해..... 거기다 일편단심 민들렌데...
최회장-준호야 니 입으로 말 해 봐... 하영이랑 어떤 사이냐.... 니가 소속을 분명히 해야 우리도 헷갈리질 않을 것 아냐... 결혼할 사이면 그렇다 아니면 아니다....
변여사-너도 생각을 해 봐라.... 니 옆에서 얼마를 기다리고 있는 거야, 지금... 니가 따로 좋아하는 애가 있다면 몰라....
준호-친굽니다
준식-야 솔직히 말 해 친구보다는 쪼금 다른 사이 아니냐....? 느이 미국에서도 만나고 그랬다면서...
준호-그러면 결혼해요....?
선영-.... 결혼 안 하실 거예요...?
준호-아직은 하고 싶지 않아요...
준식-그럼 하영씨가 쭉 기다리면 언젠가는 할 거냐...?
준호-모르겠어요...
변여사-얘... 하영이 말려 죽일 일 있니...?
선영-저 하영씨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서방님 너무 이기주의세요...
그건 너무해요,..
최회장-여자가 턱 받치고 있다고 하기 싫은 결혼을 할 수는 없잖어...
당신이 하영이한테 그래... 저 놈 날 샌 거 같다고 ... 그만큼 허송세월 했으면 그만 정신 차리라구...
변여사-안돼요... 그래도 저 녀석한테 잘 할 애는 하영이예요...
최회장-그렇다고 남에 딸 내 자식 언제 결혼할 맘 먹을지도 모르는데 기다리게 한단 말이야....?
준호-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일어나 간다)
선영-서방님 동서 못 잊고 있는 거 아니에요..?
준식-미친놈....
변여사-얘 헤어진지가 언젠데 아직도 못 잊어....이혼할 때 정 다 떨어졌는데...
최회장-....속을 알 수가 있나...
(효) 선영 옷 주머니에서 핸드폰 문자 오는 소리
선영-(꺼내서 본다)
닥터고-(소리) 점심 먹읍시다.
준식-당신 사업하는 여자야...? 아침부터 무슨 문자가 오고 그래
선영-아침이니까 문자를 보내는 거예요....아침부터 전화하기가 민망하니까...
변여사-민망하면 좀 나중에 하면 안 된다니....?
선영-다른 약속 해 버릴까봐 그러는 거예요...
최회장-.... 영자씨 준호 귀국한지 며칠 안됐어... 그러니까 쓸데없이 스트레스 주지말고 편안하게 지내게 좀 해... 편안하게.... 장가 같은 거 안 가도 돼.. 그냥 좀 내버려 둬... 알았어...?
변여사-여보...
최회장-내 말대로 해
변여사-(깜짝 놀란다) 왜 소린 질러어...
s#47 레스토랑
(점심 먹는 선영과 닥터고)
닥터고-... 이 번 주엔 밤에만 만나서 낮에 만나고 싶드라... 깜깜할 때 말고환할 때 보고 싶드라구...
선영-그래서 이렇게 열심히 나왔잖아...
닥터고- 또 있다....내 환자의 상태를 환한 곳에서 바라보는 황홀함도 느껴보고 싶구...
선영-자 잘 봐요...
(효) 닥터고 핸드폰 울린다
닥터고-(받는다) 여보세요....? ....(좀 켕기며) 아 예 박사장님.... 아 잔금이 좀 늦었죠.... 미안합니다.. 요즘 ... 병원 운영이 좀 원활하질 못해 그렇게 됐습니다...
선영-(지켜본다)
닥터고-고종하시고 조금만 기다려 주십쇼.... 빠른 시일 안에 해결하겠습니다.... 좀 봐 주십쇼....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핸드폰 끈다. 한숨을 푹 쉰다)
선영-그 기계 들여온 거 그거야...?
닥터고-음,.... 미안해... 자기 밥맛 떨어지겠다...
선영-지난 번 오천으로 해결 안됐어....?
닥터고-다는 안됐지..... 그 기계가 얼마짜린데..... 당신 몰라도 돼 잊어버려....
선영...? 빨리 먹어..
선영-얼마면 돼....?
닥터고-몰라도 된다니까...
선영-빨리 말 해,...
닥터고-(괜히 펄쩍 화내며) 왜 그래애... 당신한테 자꾸 신세지는 거 나 정말 싫다구...
선영-나두 고박사 돈 때문에 마음 고생하는 거 정말 싫단 말이야...
닥터고-정말 나 화낸다....? 나 비참하게 만들지 말구 어서 먹기나 해,.. 벼룩이도 낯짝이 있단 말 못 들어봤어...?
선영- 내가 그 정도는 능력이 된다고 했잖아...
닥터고-내가 정말 힘들면 얘기할게....
선영-왜 고집을 부려...?
닥터고-(마음의 소리) 휴우- 해결 됐고....
닥터고-당신 나한테 귀한 친구야....알지....?
선영-자기만 그런 거야....?
닥터고-(희색) 알지....
s#48 회의실
(지연과 종미, 액세서리 박스에서 귀걸이 꺼내 MD에게 준다)
지연-이게 저희 주력 상품입니다....유니트는 케인 소재이고 폴리머 그레이를 써서 장미 무늬로 고급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블렉엔 화이트 라인이라
스테디한 아이템입니다
MD-가격은요...?
지연-3, 4만원선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MD-근데 난 (옆의 귀걸이 집어들며) 이게 주력 상품으로 나올 거 같은데요...?이름이 뭐죠...?
종미-드럽 진주 귀걸이예요
지연-그 상품도 좋지만 그건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좀 불가능하고 가격 단가를 좀 올려야 합니다
MD-얼마나요...?
지연-사만원 이상은 되어야 할 거 같아요
MD-50쌍 행사 기간까지 맞출 수 있겠어요....?
지연, 종미-(동시에) 네... (웃는다)
s#49 홈쇼핑 회사 건물
(건물을 나오는 지연과 종미-손바닥을 마주치며 괴성-성공을 신나하는)
종미-매출이 얼마나 될지 모르면서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냐...?
지연-그러게....?
(말은 그러면서 신나 하는 지연과 종미)
s#50 지연 사무실 근처
(종미의 차가 와서 선다)
종미-왜 여기서 서래....?
지연-나온 김에 은지 데리고 들어가려구....
종미-벌써 데려와....?
지연-이따가 다시 가려면 귀찮으니까....(차에서 내린다)
(종미 차 출발하고)
(지연 걸어간다-미라 책대여점이 있는 상가 앞을 지나간다)
(요리사 옷에 모자까지 쓴 요한이 손에 은박지에 싼 것 들고 간다)
s#51 책 대여점
(요한 들어온다 미라에게 은박지 주고 책 진열된 곳으로 간다)
미라-(은박지 열어본다)
(웃음이 피식 나오게 생긴 음식)
미라-(피식 웃는다)
요한-(책 들고 와서 동전 몇 개 놓고 간다)
미라-(웃으며 음식 먹는다)
s#52 오피스텔 앞 (지연사무실)
(주차장에서 차 세우고 준호 내린다. 내려서 건물로 가려는데)
(지연이 은지를 데리고 걸어오고 있다)
준호-(순간 경직되며 본다)
(지연과 은지 뭔가 얘기하며 온다)
준호-(눈을 뗄 수가 없다)
(입구로 가깝게 오던 지연 멈칫하고 준호와 눈이 마주친다)
지연-(놀라며 당황한다)
준호-(은지를 본다)
지연-(준호를 본 채)
엔딩
.행복한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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