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여자 23
s#1 백화점
지연-(준호 본다)
준호-(지연 보다가 은지에게 시선 내려간다)
(은지 준호 빤히 본다)
준호-(은지 보는데)
하영-(소리) 준호야...
지연-(조금 뜻밖인 시선으로 하영쪽)
하영-(샵에서 나오다가 지연을 본다. 좀 어이가 없는 채)
지연-(조용히 하영을 본 채 말없다)
(준호와 하영의 투샷에서 대사)
하영-... (그제서야 여유있는 미소) 오랜만이네요...?
지연-.....네
하영-삼년...? 삼년 조금 더 된 거 같아요...(준호에게) 그렇지...?
준호-(하영에게) 가자.... (지연에게) 잘 가...
하영-잠깐만.... (은지 본다) 누구예요...?
준호-(은지를 본다)
지연-.... 내 딸이에요...
하영-(너무 놀라 말이 얼른 안 나오다가)어머...딸이요...?지연씨 딸이라구요..?
지연-...네... 그럼 (조금 목례 비슷하게 하며 은지 손잡고 비껴 간다)
하영-(소리) 지연씨..
지연-(돌아본다)
하영-우리 결혼해요... 며칠 있다가 약혼하구요
지연-(잠깐 시선 흔들리다가) 축하해요... (간다)
하영-(멀어 가는 지연 보고 있다)
준호-가자
하영-딸이라구...? 아니 그러니까 재혼을 했단 말이야...? 너 알았어...?
준호-(걸음 옮기는)
하영-(따라가며) 놀라지 않는 거 보니까 알고 있었구나..
준호-(대꾸 안하고 가는)
하영-기가막혀... 재혼을 했단 말이야....?
s#2 백화점 신생아 코너
(지연 애기 배냇저고리 몇 개 펴놓고 보다가 잠깐 생각에 빠진다)
하영-(E) 우리 결혼해요.... 며칠 있다가 약혼하구요..
(생각 떨치며 애기 옷 고른다)
s#3 까페
(차 마시는 준호 기분 가라앉아 있고)
(하영은 시선 떨구고 찻잔 입에 댄 채 아무래도 이상한 느낌)
하영-(찻잔 떼며) 아무래도 이상해....
준호-(대꾸 안 한다)
하영-지연씨 딸 말이야,... 니 딸 아니야...?
준호-(짜증이 깔린 냉정한) 쓸데없는 소리는 하지 말자
하영- 느이 헤어진지 이년 좀 지났잖아 그런데 어떻게 걸어다니는 딸이 있을 수가 있어,... 니 딸이지..
준호-(참담한 기분) 서류 정리하기 일년 전에 이미 우리 헤어져 지냈어...
하영-그럼... 이혼하기 전... 느이 별거할 때 아이가 생겼다는 얘기야...그 애를 보면 그래..
준호-(대꾸 안 한다)
하영-그러지 않고는 설명이 안 돼.... 내가 보기엔 네 살은 된 거 같은데..
준호-...
하영-왜 잠자코 있어...? 설명이 안 된단 말이야,...
준호-(짜증) 내 아이였으면 좋겠니...?
하영-그 여자가 아니래...?
준호-음...
하영-그럼 어떻게 된 거니, 어이없다... 너 미국 떠나자마자 남자가 있었다는 얘기잖아.... 그러네...? 기가 막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준호-제발 그 얘기 그만 하자....
하영-그 여자가 나한테 어떻게 했는지 잊어버렸니...? 나한테 그렇게 해 놓고 자기는 유부녀가 애인을 만든 거잖아...그런 거잖아.
준호-이미 헤어진 다음이야
하영-(오, 엘 기분) 그렇지만 서류상으로는 엄연한 유부녀였고 넌 헤어질 생각이 없었어
준호-다 지나간 얘기야, 다... 그런데 가려는 사람 붙들어 세워서 약혼한다고 말한 저의는 뭐니....그럴 필요 없었잖아
하영-(?-걸리며 본다. 보다가) 그게 무슨 말이야....? 너 그 여자한테 우리 결혼한단 말하기 싫은 거야?
준호-그런 뜻이 아니야,... 일부러 불러 세워서까지 할 필요가 있냐구,
우리 결혼하고 그 사람하고 무슨 상관이야..
하영-그래서 저의가 뭐냐는 거야...? 물론 나 저의 있었어....전에 받았던 수모를 돌려주고 싶은 기분... 너는 나 같은 기분 없어...? 그 여자가 다른 남자가 있었다는 거 충격 아니니...? 난 너무 어이가 없어서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라구....
준호-그만 하자.... 반지도 해야하고 예복도 맞추려면 빨리 움직이자
하영-내가 이렇게 기분이 이상한데 넌 어떤 기분이었어...? 그 여자한테 애가 있다는 거 알았을 때....?... 나 지금 기분 너무 이상해...
준호-(묵묵히 차 마시고 있는)
s#4 지선 병실
(지선 앉아 있고 황서방이 연신 귤을 까서 입에 넣어주고 있다. 원희는 애기 안고 흐뭇해서 병실 왔다갔다)
원희-아가야아-... 장우야아...... 황대길이 새끼 장우야...(혼자 애기 데리고 흥얼거리는) 아이구 내 강아지....
(황서방과 지선은 연신 먹여주며 닭살 대사)
(효) 노크소리
(세 사람 동시에 문 쪽 보는데)
지연-(은지와 들어오며) 언니
원희-왔구나... 우리 은지도 왔네.... 우리 강아지 왔어...?
황-처제 왔어...?
지연-네,... 언니 축하해.... 선물 (애기 옷상자 준다)
지선-고마워... 은지야 이모랑 뽀뽀 (은지랑 뽀뽀)
지연-(원희가 안고있는 애기) 어떻게 애기가 신생아실에 안 있고 여기 나와 있어,.. 그래도 돼...?
지선-잠깐 온 거야...
지연-(애기 얼르는) 장우야.... 안녕... 이모야... 짝은 이모...아직 누구 닮았는지 잘 모르겠다..
황- (좋아서) 우리 두 사람을 반반씩 딱 닮았어.... 잘 봐..
지연-그런가....?
원희-(좋아서 흥겹게) 장우야....작은 이모다,... 에그 뭘 안다구 입술을 오물거려어...(흐믓해서 웃는)
지연-(그런 엄마 보는)
(원희 애기 흐믓해 얼르는 모습)
지연-(그런 엄마 보는데)
s#5 병실 (디졸브-회상)
(원희 갓 태어난 은지 안고 지연이 못 보게 눈물을 떨어뜨리고 있는 원희)
(침대에 앉아 그런 엄마를 보며 한없이 쓸쓸한 지연-울지 않고)
원희-(숨을 죽이는데 점점 어깨가 들먹거리는 모습)
지연-(그런 엄마를 보고 있는 지연)
s#6 병실 (현재)
지연-(생각을 떨치는데 부럽고 쓸쓸하다. 시선 엄마에게서 지선에게 간다)
(황서방과 지선의 귤 먹여주는)
원희-(무심히 지연에게 시선 가는데 걸린다)
지연-(원희와 눈이 마주치자 얼른 애써 미소)
은지-엄마 아이스크림
지연-(얼른) 아 참... 은지 아이스크림 사 준다고 했는데 ..가자 .. 매점에 가서 은지 아이스크림 사 주고 올게...
지선-은지가 아이스크림 먹고 싶은 줄 알았으면 사다 놓을 걸..
황- 그러게...?
지연-갔다 올께...(은지 데리고 나간다)
s#7 병원 로비
(일요일이라서 한산하다. 지연 의자에 쓸쓸하게 앉아 있다-은지는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왔다갔다하고, 다른 의자에 앉기도 하고)
지연-....
원희-(와서 옆에 앉는다)
지연-(얼른 본래 모습으로 돌아오는) 으응 엄마....
원희- (훅 한숨 내쉰다) 무슨 생각해...
지연-(부정) 생각은 무스은-...
원희-... 은지 태어날 때 생각 한 거 알어... 아까 병실에서 니 얼굴에 쓰여있는 거 봤어
지연-아니야아....
원희-... 배가 남산만 해서는 먹고 살겠다고 일하다 진통 와서 병원에 왔는데 다른 산모들은 남편이 있는데 혼자 덩그라니
지연-....
원희-그 때 엄마가 너 미워한 거 알어....? 혼자 배불러서 혼자 애 낳는 거 보면서 니가 그렇게 미울 수가 없었어..... 애미 가슴 찢어지게 하면서 기어이 혼자 앨 낳는 니가 얼마나 미웠나 몰라... 두들겨 패고 싶을 만큼 미웠어....
지연-난 태어날 때부터 엄마 가슴 아프게 하면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불효 참 많이 했지 엄마....
원희-알긴 알어...? 이 애물단지야...? (말은 그렇게 하고 지연이 머리카락이나 옷 같은 데 만져주는데)
지연-알어 엄마
원희-(지연 다독여 주면서) 우리 지연이는 얼음 속에서도.. 눈 속에서도 이렇게 꿋꿋이 이겨내서 장해,.. 인제 어떤 일이 닥쳐와도 다 이겨낼테니까 엄마는 니 걱정 안 해....
지연-나 정말 장해 엄마....?
원희-장하고 말고.... 일 잘 하고 은지 잘 키우고 ..
지연-엄마... 준호씨가 왔어....
원희-(멈칫하며) 어딜 와...
지연-서울로 왔대... 만났어...
원희-어떻게 만나...
지연-찾아 왔었어....
원희-그래서
지연-은지... 자기 아이 아니냐고 해서 아니라고 했어...
원희-그런다고 믿어...? 은지가 몇 살인지 보면 알텐데...
지연-준호씨 떠나고 금방 남자를 만났다고 했어...
원희-믿든...? 그걸 믿어...?
지연-안 믿어져도 어떻게 해,... 내가 아니라는데....
원희-(긴 한숨)그래...이렇게 된 바엔 인연의 끈을 끊는 게 나을지도 모르지...
지연-결혼한대...
원희-지연아... 최서방이 결혼을 열 번을 해도 너하고는 상관없는 일이야...
헤어지지 않겠다는 최서방 등 떠밀었으면 그 다음은 너하고 상관없는 일이야...
지연-알어..
s#8 버스 정류장
(유리 칸막이에 의자 있는 정류장에 은지와 나란히 앉아있는 지연)
지연-(생각에 잠겨 있다)
*(회상-백화점에서 준호와 하영의 모습)
(버스 도착하고 지연 생각 떨치며 은지 손잡고 버스로 가서 탄다)
s#9 하영의 집 정원
(하영모와 준호 하영 각자 앞에 커피 잔 놓여있고 가운데 설탕, 우유 그릇 셋트로 놓여 있다)
(가정부가 본차이나로 된 커피 주전자로 하영모에서부터 커피 따른다)
하영-이리 주세요... (가정부에게서 주전자 받아서 준호 잔에 커피 따른다)
(가정부 가고)
하영모-(찻잔 들며) 약혼반지랑 약혼 드레스랑 다 잘 골랐어...?
하영-어.... 다 맘에 드는 걸로 잘 골랐어..
하영모- 준호도 ..?
준호-네... (차 마신다)
하영-남자 시계가 보석 박힌 게 있는데 난 너무 마음에 들던데 준호가 싫대.. 그래서 무난한 걸로 했어..
하영모-그거야 취향이니까....(어감 바꾸며) 내가 오늘 집으로 좀 오라고 한 건 집 문제 때문에 그랬어.... 집은 어떻게 할 거야...?
준호-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하영모-시간 없어,... 빨리 결정을 해야지... 설마 그 집에서 부모님이랑 함께 사는 건 아니지..?... 형님 내외도 있는데 작은 아들까지 데리고 사시겠다고 하시진 않을 것 아냐
준호-.. 아마 그럴 겁니다
하영모-신혼인데 주택은 힘들고 아파트로 가야할텐데 요즘 새로 지은 좋은 아파트들 많으니까 잘 좀 알아봐....
준호-부모님이랑 의논해 보겠습니다
하영모-혹시 부모님이 그냥 적당한 아파트 고르실까봐 얘기하는 건데 우리 조카들... 친구 아들 딸들... 다들 요즘 이름 난 아파트에 살아,.. 우리 하영이도 그 정도에선 살아야 하지 않겠어...? 그래야 내가 자존심이 안 상하지....어려우시다면 우리가 보탤 테니까 그렇게 해
하영-엄마,.. 왜 자꾸 준호한테 스트레스를 줘어,....아버님 어머님이 알아서 다 해 주실 테니까 걱정 마
하영모-부동산으로 돈을 모으신 분이시니까 잘 알아서 해 주시겠지만 아파트가 수준이 다 같은 건 아니니까 그러는 거야
준호-(묵묵한데 기분 상한다)
하영모-하영이 시집 보내면서 마음 상하고 싶지 않으니까 알아서 해 주게
준호-....
s#10 최회장 저택 (밤)
(전경)
s#11 최회장 거실 (밤)
최회장-아파트 이름까지 말 해 주든...?
준호-그런 건 아니구요
준식-이왕이면 이름까지 지정을 해 달라고 그러지 왜....
최회장-평수는 ...?
준식-말 한 거나 같은데요 뭐... 그런 아파트는 소형이 없으니까요
변여사-내가 어이가 없어 말이 안나온다... 그런 식으로 나오면 나도 혼수목록 일일 다 적어서 보낸다 그래...누구는 등신이래서 가만히 있는 줄 알어...? 밍크코트 얼마짜리 장롱 식탁 다 적어보내....?
최회장-당신이 그렇게 원하든 며느린데 왜 그래... 돈으로 싸서라도 데려와야지... 당신 맨날 하는 소리 있었잖아.... 집안 좋고 재력 있고 좋은 대학 나오고.... 당신 말대로 골랐는데....
변여사-걔네 엄마가 그렇게 이상한 사람인 줄 내가 알았어....? 아유 비위 상해 그 거드름....
선영-(과일 접시 들고 와서 놓는다)
준식-대체 왜 그렇게 당당한 거야... 너 장가 한 번 갔다고 그러는 거냐...?
준호-그런 건 아니에요...
변여사-(오, 엘 기분) 아니긴 뭐가 아니야.... 결혼시킬 마음이 없었다는데...
최회장-(한숨-쓸쓸하다) 비교된다.... 비교 돼
변여사-(눈치없이) 뭐가...?
최회장-지연이하고 말이야..... 걔는 내가 아파트 문서 그것도 스물 여섯평짜리 문서 들고 가서 니꺼라고 하는데도 받지 않겠다고 했어... 즈이 힘으로 꼭 집 장만하겠다고... 그런데 이건 뭐야....
준호-(고개 약간 떨군 채 잠자코 있다)
변여사-(얼른 준호 한 번 살피고) 여보... 아니 지금 그 얘기가 왜 나와요,..
당신은 왜 할 말 안 할 말 구별이 안돼요... 몇 년 전 얘기를 왜 꺼내냐구요... 무슨 좋은 얘기라구...
최회장-생각이 나는 걸 으떡해... 나도 모르게 생각이 나는 걸.... 당신이 그렇게 구박하든 그 아이가 생각이 나는걸...
준호-꼭 그쪽에서 원하는 대로 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형편껏 하는 거죠...
최회장-임마 형편이야 되지 안되냐...?....내가 부동산 재벌인데....그런데 얄밉다 이거야.. ..
준식-그런데 전에 제수 얘긴 안 하는 게 좋겠어요...
변여사-(오, 엘) 당연히 그래야지,..당연히-
최회장-..알았다.... 입맛은 쓰지만 사 준다... 사 줘.... 준호야 사 준다고 그래... 돈 밖에 없는데 사 주지 뭐...
선영-어머니 정말 혼수목록 적어 보내실 꺼에요....?
변여사-적어서 까진 아니드래도 말이라도 내가 하지 내가 왜 그냥 넘어가니
최회장-그대로 안 해오면 지연이처럼 구박할 거야...?
변여사-또 또- 준식이가 그 애 얘긴 안하는 게 좋겠다고 금방 얘기하니까
준호-(일어나 간다)
변여사-어이그 기여히 앨 일어나게 만드는 것 좀 봐....
s#12 하영 방 (밤)
(샤워를 막 끝내고 나오는 하영 까운 차림에 머리 수건으로 틀어 올리고-거울 앞에 앉는다-앉아 잠깐 생각)
*(회상-지연이가 은지 데리고 가는 모습)
(하영 여전히 생각에 잠긴 채)
준호-(E) 내 아이였으면 좋겠니...?
하영-(곰곰히 생각한다)
s#13 지연 거실 (밤)
(은지는 탁자 위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고 지연은 스케치북 무릎에 놓고 스케치하고 있다)
(효) 핸드폰 울리고
지연-(받는다) 여보세요...?
하영-(F) 조하영이예요....
지연-.. (얼른 대답이 안나간다)
하영-(F) 조하영이라구요..
지연-..말씀하세요...
하영-(F) 잠깐 만났으면 좋겠어요... 우리 좀 만나요
지연-왜요...?
s#14 하영 방 (밤)
하영-(핸드폰) 할 얘기가 좀 있어서요
지연-(F) 전 없는데요
하영-제가 있어요, 그러니까 잠깐만 시간 내 주세요.. 피하실 이유 없다고 생각해요...
s#15 지연 거실 (밤)
지연-그러고 싶지 않아요,... 그럴 이유도 없구요... 끊을께요 (핸드폰 끈다)
(지연 잠깐 감정이 흔들린다)
s#16 지연 사무실 (다음 날)
(지연은 서서 서류 같은 것 찾고 보고 하는 중이고 종미는 컴퓨터로 주문 들어온 것 확인하고 있고 혜정은 30대 후반 여자와 물건 해 온 것 확인하는 중-물건은 귀걸이를 작은 비닐주머니에 하나씩 넣은 것)
혜정-(수를 세어보며) 마흔 다섯 개네요...?
여자-구슬이 모자라서 오십 개 못 채웠어...재료 좀 여유있게 줘...
혜정-여유있게 드렸는데 만드시면서 자꾸 잃어버려서 그러실 거예요 (장부) 여기 싸인 해 주세요...
(여자 싸인하고)
혜정-여기요 (재료를 담은 쇼핑빽 주며) 다시 오십 개요
여자-모자라지않게 넉넉하게 좀 넣어
혜정-(웃으며) 모자라지 않을 꺼예요
여자-(받아가며) 수고해요
종미-잘 부탁해요...
지연-가세요...
여자-예... (나간다)
(여자와 엇갈려 하영 들어온다)
하영-실례합니다
종미-아니...? (시선은 하영을 본 채) 지연아...
지연-(일하다 본다-너무나 뜻밖인)
종미-(시선은 하영을 본 채) 야 이 여자가 여길 왜 온 거야...?
하영-지연씨.....날 피해야 할 이유 없잖아요...잠깐 시간 좀 내주세요..
종미-피해야 할 이유가 왜 없어요, 얼마든지 있죠. 기분 나쁜 사람 만나고 싶어요...?
지연-이렇게 찾아와야 할 만큼 절 꼭 만나야할 이유가 나도 궁금하네요
s#17 까페
(마주앉은 지연과 하영)
지연- 말씀하세요
하영-어제는 무심히 지나쳤는데 계속 마음에 걸렸어요... 은지씨 딸이요...
지연-(본다)
하영-준호 아이 아니라면서요....?
지연-....그런데요...?
하영-그런데 석연치 않아서요...
지연-(본다) 그래서요
하영-준호가 떠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지연씨한테 남자가 생기고 애기까지 낳았다는 게 챙피한가 봐요....
지연-(그 순간 잠깐 시선 떨어진다. 아프다 다시 보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요
하영-준호 아이 아닌 거 확실해요....?
지연-왜 몇 번씩 확인이 필요한대요...?
하영- 시기가 애매 모호한 거 같아서요... 아이가 꽤 커서요..
지연-(화가 나는 게 아니고 참담한 기분) 애매모호란 말.... 너무 심한 말 아닌가요....? 무슨 상상을 하면서 그런 말을 하죠....? 준호씨 아이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 아이일 수도 있다는 뜻인가본데.... 이런 모욕을 내가 왜 당해야 하는 거죠....?
하영-내가 너무 적나라하게 얘기했나요....?
지연-(벌떡 일어난다)
하영-인정하죠... 다른 남자 아이라는 거... 그런데 너무 놀라워요.... 어떻게 준호랑 이혼도 하기 전에 다른 남자 아일 가져요....? 준호가 떠나길 기다렸던 사람처럼...? 준호가 잠깐 한 눈 팔았다고 그렇게 무섭게 이혼을 요구하든 사람이...? 그러니까 뭐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더러 뭐라고 한 거잖아요
지연-(수모를 참는)
하영-준호가 너무 가엾어요.... 그래서 내가 더 사랑해 줄 거예요
지연-(간다)
하영-.....
s#18 지연 사무실
(너무나 참담한 기분으로 들어오는 지연- 참고 자기 자리로 가서 앉는다)
종미-(지연의 눈치를 살피고) 혜정아... 너 은행에 간다고 그랬지...
혜정-지금 갔다 와요...?
종미-빨리 갔다 와
혜정-(사각 서류봉투에 통장 도장 같은 거 담아서 들고 나간다)
지연-....
종미-빨리 말 해....
지연-... 나 완전히 바람 핀 여자가 됐어.... 어떻게 준호씨 떠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유부녀가 다른 남자가 있을 수가 있냐구 준호씨가 너무 가엾대...
종미-그런 오해 각오한 거잖아.... 안 그러면 설명이 안 되니까....
지연- 그래 무슨 상관이야.... 상관없어... (얼른 일로)
종미-(그런 지연 본다) 너 이런 일 앞으로 또 있을 수 있어.... 준호씨 부모님 찾아오지 말란 법 없다구....
지연-(일하며 씩씩하게) 얼마든지 오라구 해,... 얼마든지....
s#19 경찰서
(효) 태섭 핸드폰 온다
태섭-(받는다) 김태섭입니다
태섭모-(F) 태섭아 시간 알고 있지...?
태섭-알고 있습니다
태섭모-(F) 면도했어...?
s#20 종민 거실
태섭-(전화) 옷도 좀 신경 쓰지 어쨌니..... 알았어 태섭아 시간 꼭 지켜어.... 여자 기다리게 하지말고...
s#21 경찰서
태섭-걱정마세요... 끊습니다 (핸드폰 끈다)
(효) 핸드폰 울리고
태섭-(빠르게 받는) 김태섭입니다
미라-(F) 오빠 나 여행 잘 갔다왔어.... 오랜만에 즐거웠어....
태섭-내가 지금까지 너한테 들은 말 중에 제일 기분 좋은 말이다..
미라-(F) 정말...?
태섭-그래 정말...
s#22 책 대여점
미라-(핸드폰) 그럼 내가 기분 좋은 말 해 줬으니까 저녁 사주라,.... 오빠한테 할 얘기도 있는데.... 우리 언제 같이 저녁 먹었나 기억도 안난다
태섭-(F) 오늘은 안 돼
미라- 왜...?
태섭-(F) 선본다
미라-(어이없는 듯) 오빠가 선을 봐...? 오빠가...?.. 웬일이니이..? 오늘 선을 본다구...?
s#23 경찰서
태섭-그래... 그러니까 저녁은 다음에 먹자... 다음에 사 줄게
s#24 책 대여점
(미라 핸드폰 끄며 흐뭇하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한 웃음)
요한-(들어온다. 또 은박지 싼 것 준다)
미라-뭐야...?
요한-간식.... (의자로 가서 볼 책 고른다)
미라-쉬는 시간이야...?
요한-(책 하나 골라 의자에 꾸부리고 앉아 본다)
미라-(싱거운 듯 하면서도 따뜻한 요한을 바라보고 있다)
요한-(꾸부정하게 앉아 만화 본다)
미라-요한아...
요한-(만화 보면서) 음...?
미라-너 그러고 앉아 만화 보는 거 얼마나 웃기는지 알어...?
요한-내가 왜 웃겨...?
미라-웃겨... 기다란 다리도 웃기고... 꾸부정하게 앉아 있는 것도 웃기고...
요한-(쳐다보지도 않고) 어서 간식이나 드슈...
미라-나 태섭이 오빠한테 전화했어.. 여행 너무 행복했다구...
요한-(처음으로 고개 들고 미라 본다)
미라-(미소)
요한-(전혀 감정 없이 누구 말 전해주는 것처럼) 앞으로 더 행복하게 해 줄께...
미라-... 정말
요한-자주 가면 되잖아.... (다시 만화보는)
미라-(그런 요한 보며 웃고 은박지 연다) 너도 먹을래...?
요한-(쳐다보지도 않고) 싫어
s#25 원희 주방
(김치 담는 할머니, 원희, 지숙)
할머니-지숙이 오늘은 운동하러 안 가...?
지숙-병구 그 자식 보기 싫어서 가기 싫어...그리고 지선이도 없고 바쁘잖아
원희-돈 내고 왜 안 가,...아까운 돈 내고 왜.... 어서 갔다 와
지숙-아니 병구 그 자식은 왜 하필 우리 헬스에 트레이너로 온 거야..? ...다른 데도 얼마든지 있구만..
할머니-왜 그렇게 병구가 못마땅 해,...
지숙-그 자식이 얼마나 밥맛 없는지 할머니가 몰라서 그래요
원희-병구한테 밥맛은 왜 찾어...운동을 배우기만 하면 됐지...
지숙-그 자식이 자꾸 선생노릇을 할려고 그러니까 그러지
할머니-그럼 선생이지 아니야....?
s#26 헬스클럽
(지숙 짜증이 덕지덕지 나서 늘쩡늘쩡 런닝머신 켠다)
병구-(어디서 나타났는지 런닝머신 끄며 엄격한 조교로) 런닝머신부터 하면 어떡합니까... 스트레칭부터 해서 근육을 풀고 시작해야 한다는 기본도 모릅니까..? 근육이 놀래니까 스트레칭부터 하십쇼
지숙-야.. 내 맘이야,..(다시 켜려는데)
병구-(못 켜게 하면서) 안됩니다...
지숙-너 정말 까불래...? 왜 사사건건 상관이니.... 나 좀 내버려 둬 알았니..?
(런닝머신 켜려고 병구 손을 팍 밀치는데)
병구-(꿈쩍도 안 한다)
지숙-안 비켜....?
병구-예의 좀 갖추시지요 아줌마.... 나 지금 트레이너로 하는 말이거든...?
지숙-(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급하게 간다)
s#27 사무실
선배-죄송합니다... 장 트레이너가 무슨 잘못이라도 ...
지숙-회원 의사를 무시하구요... 무례하구요.. 자기 맘대로 기계 작동을 해서 제가 떨어진 적도 있었구요
선배-(직원 시킨다) 장트레이너 오라구 하세요
(직원 나가고)
선배-장트레이너 오면 사과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숙-(오, 엘) 사과 필요없으니까 트레이너만 바꿔 주세요
병구-(들어온다)
선배-어 장 트레이너 회원님이 무례하다고 말씀하시는데 사과드려요
병구-그럴 이유가 없는데요...? 회원님께서 스트레칭 없이 바로 런닝머신을 하실려고 해서 제가 스트레칭부터 하라고 말씀드렸는데 사과를 하라니 원칙대로 하지 말고 회원 비위만 맞추라는 겁니까...?
선배-장 트레이너 말이 사실인가요...?
지숙-(소리지르며) 왜 내 맘대로 놔두질 않고 사사건건 간섭이냐구요, 지가 뭔데...
선배-트레이너들은 회원님들의 안전을 위해 준비운동을 권합니다
지숙-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왜 간섭이냐구요, 왜..(휙 나간다)
선배-(병구에게) 대충해...
s#28 휴게실
(지숙 화가나서 병구 기다리고 있다)
병구-(온다) 왜 또 불러...?
지숙-내가 좋은 말로 할 때 참견하지 마라 엉..? 내가 너만 보면 열 받아 죽겠으니까 나 좀 내버려두란 말이야...알았어...?
병구-난 트레이너야,... 내가 할 의무는 해야지 월급을 받지...(유유히 간다)
지숙-(소리지른다) 너 나 혈압 올리려고 나타났니..? 나쁜 자식아....?
s#29 병구 주방 (밤)
(병구모 씽크대에서 상추 씻고 있는데 씽크대 위 조그만 유리창)
(효) 똑똑 두드리는 소리
병구모-아이고 깜짝이야... 이게 뭔 소리야...? (유리창 열어보는데)
(장미꽃 한송이 내미는 병구 손)
병구-(소리-목소리 굵게 바꾸어) 정순정씨 사랑합니다
병구모-(금새 알고 깔깔깔) 에그 귀여운 것. (장미꽃 받으며) 우리 아들 때문에 내가 못산다...
병구-(얼굴 보여주며) 빨리 이쁘다 해 줘야지이...
병구모-(병구 볼 꼬집으며) 에그 귀여운 것.. 빨리 들어 와 빨리...
병구-(재빨리) 알았어... (얼른 유리창 닫히고)
병구모-(현관으로 간다. 현관 문 열어 준다)
병구-(들어오며) 와 꽃이 우리 엄마한테 죽네 죽어...
병구모-에이 이녀석아...
병구-정말이야... 엄마 우리 춤 한번 추자..(얼른 장미꽃 뺏어서 입에 물고 엄마 손 잡고 손 방향으로 탱고 스텝으로 걸어간다)
(웃기는 모자의 모습)
s#30 까페
(태섭과 태섭모 그리고 맞선녀와 중매쟁이 앉아 있다)
태섭-(거북하지만 침착하다)
중매-아니 형사님이 왜 이렇게 미남이셔... 인상도 너무 좋다... 민선생 (맞선녀) 그렇지...
맞선녀-(조용한 미소)
태섭-감사합니다...
태섭모-내 아들이지만 성품도 점잖아요...
중매-민선생도 나무랄 데 없는 신부감이라구요... 보기만 해도 잘 어울리네..
내가 중매 여러 번 서 봤지만 이렇게 선남선녀가 만나기도 쉽지 않아 요
맞선녀-(쑥스러운 듯 피식 웃는다)
태섭-(그런 맞선녀 본다)
태섭모-피차 나이들이 있으니까 신중하게 만나봤으면 좋겠어요
중매-그럼요... 철없는 어린 나이 아닌데...
s#31 종민 거실 (밤)
(태섭모와 지훈 들어오며-종민은 탁자에서 신문보고 있고)
태섭모-너 학원 갔다오는 거 틀림없어...?
지훈-그만 좀 물어보세요... 인제 안 그래요
태섭모-한 번만 더 딴짓하면 그 땐 엄마가 가만 안 둔다
지훈-알았어요
종민-어떻게 같이 들어와
태섭모-오다가 만났어요... 마실 거 줘...?
지훈-아뇨 됐어요 (방으로)
종민-빨리 얘기 좀 해 봐,....신부감 어때....
태섭모-(신나서) 정말 괜찮드라구요.. 태섭이랑 잘 어울려요... 학교 선생이 돼서 그런지 침착하고 어른스럽구...
종민-태섭이는 어떤 거 같애?
태섭모-뚱하지는 않든데 나중에 얘길 들어 봐야지 뭐
종민-태섭이가 정말 결혼할 마음이 없다고 하면 그렇게 억지로 등 떠밀 필요는 없을 것 같애...
태섭모-여보,... 당신은 중이 제머리 못 깎는단 말 몰라요...?. 조금은 옆에서 억지로 떠밀어야지 지금까지 너무 내버려 뒀어요
종민-태섭이가 생각이 없는 애가 아니잖아,... 그런데 너무 어거지로 그러면 더 싫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
태섭모-당신은 왜 남에 일처럼 말씀하세요...어떻게든 빨리 결혼을 해서 마음을 잡게 해야지... ?
종민-아니 내가 지금 남에 일처럼 말하는 거야...?
태섭모-난 태섭이 결혼만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한데 항상 한 발 뒤로 물러서 있는 것처럼 말씀하시잖아요
종민-그렇다고 어떻게 날더러 남에 일처럼 말한다구 그래.... 당신 마음속에 내 자식이 아니라서 그런다고 생각하는 거야...?
태섭모-(마지못해) 그런 건 아니지만....
종민-나 태섭이 한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 없어....결혼은 평생 함께 살 사람을 만나는 건데 억지로 마지못해 만날 필요는 없단 얘기야..
태섭모-(오, 엘 기분) 당신 태섭이 결혼 걱정 한번이라도 해 본 적 있어요..?
종민-아니 어디가 모자라 걱정을 해...태섭이가 어디가 모자라서
태섭모-(오, 엘 기분) 난 걱정이라구요...(일어나 방으로)
종민-(순간 성질이 나다가 참는)
s#32 밤거리
(태섭과 맞선녀 천천히 산책하듯 걸어온다)
태섭-... 제 말 뜻.... 잘 이해하셨나 모르겠습니다....
맞선녀-(미소)이해했어요....그렇지만 기분이 좋다고 말씀드릴 순 없겠는데요...?... 거절을 듣기 좋게 말씀하신 거니까요
태섭-... 그럼 이해가 제대로 된 게 아닌데요....?. 제가 분명히 민선생님 때문이 아니고... 결혼 자체를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실례가 될지 모르겠습니다만...민선생님에 대한 인상을 말하라고 한다면 좋은 분이라고 느꼈습니다...
맞선녀-(여유있는 미소) 다행이네요,... 그런데 결혼까지 생각하게 해드릴 만큼 강렬한 끌림을 못드린 거죠....?
태섭-...(미소) 그런 사람은.. 일생에 한 번쯤 만나지는 게 아닐까요...?
맞선녀-그런 사람 만나시길 빌께요...
태섭-..... 민선생님두요....
s#33 거리 (약간의 시간 경과)
(태섭 택시 잡는다. 택시문 열고)
태섭-타시죠...
맞선녀-안녕히 가세요...
태섭-안녕히 가세요
(맞선녀 차에 타고 태섭 앞으로 가서 차 문 열고)
태섭-홍은동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차비 준다)
(택시 떠난다)
태섭-(떠나는 택시 본다)
s#34 대형 마트 문구용품 (밤)
태섭-(세종과 핸드폰하며 물건 넣는다) 수 카드... 색종이... 가위... 또 ...됐어...? 알았어...(핸드폰 끄고 카트 밀고 간다)
s#35 대형 마트 식품 (밤)
(만두, 같은 인스턴트 음식과 양파 같은 야채 산다)
태섭-(갑자기 생각난 듯 핸드폰 한다)
(효) 신호간다
지연-(F) 여보세요...?
태섭-김태섭입니다... 여기 마트에 왔는데 필요한 거 있으시면 사다드리죠... 달걀이나 파나 뭐든 말씀하세요...
지연-(F) 아니에요.. 괜찮아요... 오늘 늦으셨네요...?
태섭-네... 식빵 있으세요...?
지연-(F) 네 있어요
태섭-가끔 빵이나 달걀 같은 거 떨어졌는데 그거 사러 나오긴 싫고 그럴 때 있드라구요...그래서 물어 본 겁니다
지연-(F) 고맙습니다... 오늘은 괜찮아요
태섭-알았습니다 (핸드폰 끈다)
s#36 지연 거실 (밤)
(여전히 지연 스케치하고 있고 은지 그림 그리고 있다)
(효) 초인종 소리
지연-(현관으로) 종미니....?
태섭-(소리) 김태섭입니다
지연-어머...(현관 문 연다)
태섭-배달왔습니다...
지연-(웃음 띠며) 배달 안시켰는데... ?
태섭-아이스크림이요 (비닐봉지 채 준다) 세종이 꺼 사면서 은지 것두 샀어요...
지연-(은지 돌아보며) 은지야... 아저씨가 은지 아이스크림 사오셨어..
은지-감사합니다
태섭-(웃으며) 갈게요...
지연-잘 먹을게요... 감사합니다...
태섭-안녕히 주무세요.. 아직 초저녁이니까 이따가요 (나가는데)
지연-안녕히 가세요
(지연 현관문 닫는다. 비닐 주머니 들고 탁자로 온다)
지연-아이스크림 먹자.. (열어보는데 다른 물건 들어있고 지연 색종이 다른 것들 꺼내 본다)
은지-아이스크림
지연-잠깐만 (얼른 인터폰으로 간다. 경비실 호출) 아저씨 지금 내려가신 손님 계시거든요..? 잠깐만 기다려달라고 얘기 해 주세요... 네 ..제가 내려간다구요,... 은지야 잠깐만 있어...? (나간다)
s#37 일층 엘리베이터 (밤)
(엘리베이터 문 열리는데 앞에 태섭 문을 막듯 서 있다)
지연-(웃으며 내린다)
태섭-왜요...?
지연-(비닐 주머니 내밀며) 바뀌었어요,.. 세종이 준비물이 들어 있어요
태섭-(자기가 들고 있는 거 보며) 그랬어요...? (속을 들여다본다) 그렇군요
(비닐 주머니 서로 바꾼다)
태섭-착각했군요....
지연-네...
태섭-물건이 바뀌는 바람에 인사 두 번 하는군요,...들어가세요...
지연-안녕히 가세요...
태섭-(간다)
지연-(본다)
s#38 평생대학원 건물 (밤)
(걸어나오는 선영과 고박사)
고박-오늘 강의 재미있어...?
선영-아니 지루했어....
고박-역시 공부는 지루해... 취미 정도로 즐길 걸 미술사가 어쩌고 공부를 하니까 재미없잖아...
선영-그래도 할거야...
고박-당신이 하면 나도 해야지 뭐.... 지루하고 재미없어도.... 우리 학교 앞에서 뭐 먹고 가자...
선영-좋아...
s#39 대학 앞 포장마차 (밤)
(대학생들 사이에 선영은 나이에다 차림부터 튄다)
고박-여기요 김떡순 하나 주세요
선영-그게 무슨 소리야...? 사람 이름 같은데 그런 음식도 있어...?
고박-있어 기다려....
선영-이런데서 먹어 봤어...?
고박-당연하지... 자기야 귀부인이니까 이런 문화 모르지...?
주인-(주문한 김떡순 준다) 여기요..
고박-감사합니다.... (받는다) 먹어
선영-김밥... 떡볶이... 순대... (웃으며) 난 또 뭐라구... 이게 김떡순이야...?
고박-먹어 봐 (하나 먹여준다)
선영- (받아먹는다)
고박-어때....?
선영-먹을만 해...(웃으며) 이름이 너무 재미있고...
고박-그렇지....?
s#40 대학 근처 손수레 (밤)
(선영과 고박사 핸드폰 고리 고르고 있다)
고박-이거 예쁘다... 이걸로 하자....
선영-그래...
고박-내 마음은 줄에서부터 매달까지 다 다이아몬드로 된 걸 사주고 싶지만
현실은 또 그렇지가 않으니까 이걸로 하자...
선영-알았어... 난 이걸로도 충분히 행복해...
고박-정말...?
선영- 정말...
고박-이거 얼마죠....?
s#41 준식의 방 (밤)
(선영 경대 위에 핸드폰 (고박사가 사 준 핸드폰 고리 달린) 놓고
옷 벗는데)
준식-주부가 왜 이렇게 늦게 다녀...?
선영-오늘 평생 대학원 가는 날인 거 몰라...?
준식-강의가 지금 끝난 건 아니잖아
선영-회식이 있었어...
준식-맨날 회식은....
선영-당신은 내가 옆에 있어도 티비만 보는 사람이면서 왜 그래...?
준식-물 먹고 싶을 때도 있고 귀후비개가 필요할 때도 있단 말이야
선영-그것 때문에 내가 있었으면 좋겠어....?
준식-아무튼 일찍 좀 다녀라....
(효) 노크소리
선영-네
변여사-(들어온다)
선영-전 아줌만 줄 알았어요, 왜 어머니...
변여사-너 지금 들어왔니...?
선영-조금 전에요...
변여사-그런데 인사도 없이 올라갔어...?
선영-주무실까봐요...
변여사-공부하랴... 피부과 다니랴... 참 바쁘기도 하다...
선영-무슨 일이세요..어머니
변여사-내일 산부인과 예약해 놨다... 열시에 해 놨으니까 일찍 준비 해
선영-(좀 어이없는) 어머니
변여사-특진이 오전 밖에 없어서 그렇게 했어... 가서 왜 아이가 안 생기는지 철저하게 검사를 해 봐...
선영-저희가 알아서 할텐데 왜 어머니가 그러세요, 저희도 다 생각하고 있는데요...
변여사-느이가 하긴 뭘 해....말만이지.... 내일 열시다 알았니....?
선영-....
변여사-열시라구.
선영-(마지못해) 네
변여사-(나간다)
준식- 주무세요...
(변여사 나가고)
선영-(성질 나며) 왜 검사를 나만 해..? 당신도 해야지... 애가 안 생기면 다 여자 책임이야...?
준식-순서대로 해 보자구....
선영-(화가 나서) 어떻게 어머님이 맘대로 예약을 하시는지 정말 이해를 못하겠어
준식-당신이 안 하니까 그러시지이....
s#42 차병원 같은 (다음날)
(선영의 차가 와서 주차장에 주차한다. 내려서 건물로 들어간다)
s#43 까페
(준호와 종미 앉아있다)
종미-바쁜데 나오시라고 한 거 아니에요...?
준호-괜찮아요..(아픔이 있지만 편하다)
종미-아무리 바뻐도 짚고 넘어갈 일인 거 같아서요... 아 참 결혼 축하해요
까먹을 뻔했네... 결국 그 여자데요...? 결혼 상대...?
준호-... (딱딱하지 않게) 얘기해요...
종미-내가 준호씨 만나는 거 지연인 몰라요,... 내가 불쾌해서 온 거니까...그 여자가 지연일 왜 만나러 와요...?
준호-(본다)
종미-내가 그 여자 만나서 얘기할까 하다가 그러면 내가 또 막나갈 것 같아서 점잖게 말하려고 준호씨 만나자고 한 거예요
준호-하영이가 지연이를 만났다구요...?
종미-사무실로 쳐들어 왔드라구요...
준호-(본 채)
종미-은지가 준호씨 아이 아니라는 거 믿을 수 없다고 확인하러 왔대요...
부탁인데요.... 그 여자 다시는 지연이 찾아오지 못하게 해 주세요,...
지연이가 누구 아이를 낳건 자기가 상관할 일 아니잖아요
준호씨하고 지연이 문제지....자기가 뭔데 그래요...?
준호-...(시선이 떨어진 채 잠자코 있다)
종미-준호씨랑 결혼하면 자기한테 무슨 권리가 생기는 줄 아나부죠...?
준호-지연이가.... 마음이 많이 다쳤겠군요...
종미-당연하죠...
준호-(훅 한숨) 그런 일 없도록 하죠...
종미-그런데요...
준호-(본다)
종미-준호씨가 그 여자를 대변하는 것도 기분이 썩 좋진 않네요,... 준호씨더러 어떡하라고 이런 마음이 드는진 모르지만 기분은 그래요...
준호-무슨 말인지 압니다...
종미-(준호 본다. 속상한 마음이 스친다)
준호-종미씨... 지연이가 그 남자 정말 사랑했습니까...?
종미-(순간 잊어버리고) 무슨 남자요...?
준호-아이 아버지요
종미-(아차 하는 심정 수습) 아뇨.. 별루요
준호-(종미 본다)
종미-..준호씨에 대한 반발 그런 거였을 거예요...
준호-(본다)
s#44 준호 사무실
(준호 책상에 앉아 생각)
종미-(소리) 준호씨에 대한 반발 그런 거였을 거예요
(효) 핸드폰 울린다
준호-(핸드폰 본다)
(하영)
준호-(불친절하게 받는다) 말 해....
하영-(F) 무슨 전화를 그렇게 받어....? 화난 사람처럼...?
준호-(잦아드는 신음) 얘기 해
하영-(F) 오늘 퇴근 몇시니...
준호-모르겠어...(끊어버린다)
s#45 하영방
하영-(핸드폰-어이없는 얼굴)
s#46 거리
(황대길의 똥 차-옆자리에 애기 안고 행복한 가족)
황- 장우야 아빠 차가 너무 똥차가 돼서 털털거려 미안해,.. 아빠가 돈 많이 벌어서 새차 사서 태워 줄께...?
지선-자기야.. 애기한테 왜 그런 공수표를 날리고 그래.... 그런 말하지 마,..
애기도 다 듣는단 말이야
황- (펄쩍 뛰며) 공수표 아니야아... 내가 왜 우리 장우한테 공수표를 날려,.. 내가 꼭 돈을 벌어서 새 차 살 거라구.... 내가 지금부터 뼈가 부서지게 일을 해서 우리 장우한테 필요한 거 다아 해 줄 거야
지선-너무 무리하지 마... 몸 상하면 절대 안 돼...
황- 알았어.... 장우야... 아빠 믿지....? 흐흐흐흐
지선-나도 당신 믿어....
황- 고마워....
s#47 원희 마당
(황서방이 애기 안고 지선 간단한 가방 들고 들어온다)
황- 할머니, 장모님... 장우 왔습니다...
(방에서 나오는 할머니 원희 병구모까지 나온다)
할머니-왔구나... 어서 올라 와라.. (애기 받는다)
원희-의사 선생님한테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왔어...?
황- 그럼요,.. 머리가 땅에 닿게 절하고 왔습니다...간호사들한테두요
할머니-얘 지선아 몸 차게 하면 안된다... 빨리 올라 와...
병구모-(오, 엘) 그래애... 삼칠일은 몸조심 하는 게 좋지...
(지선과 황서방 마루 올라가고)
s#48 원희 방
(식구들 떠들며 들어오는)
병구모-지선아 우유 먹일 거야, 모유 먹일 거야...?
지선-반반씩이요...
병구모-그래 그게 편하고 좋겠드라.... 젖만 멕이면 힘들어...
할머니-젖도 넉넉지가 않은 거 같애...
원희-친정 엄마 닮는다는데 그렇지도 않나 봐...
병구모-자기는 젖만 멕였구나...
원희-지숙이 지선이 다 그랬지 뭐....
병구모-그래도 지연이는 우유 메겼겠지.... 데려왔으니...
원희-(대꾸 안한다)
(떠들고 들어와서 자기잡고 앉는다)
병구모-지연이가 낳은 지 얼마 만에 왔어....?
원희-새삼스럽게 지연이 얘기는...(못마땅)
병구모-애기를 보니까 생각이 나잖아....자기 참 대단한 여자야... 딱 품에 안고 키운 거 보면....
할머니-지선이 미역국 먹을 때 안됐어...? 국 다 끓여 놨는데...
지선-조금 이따가요...
할머니-방 따끈하게 불 넣어 놨으니까 피곤하면 가서 누워...
황- 그러자...
지선-장우 데려가....?
원희-그래 데려가....
병구모-지금은 그렇지...? 조금 있어봐라... 아예 이 방에다 맡겨놓을걸..?
(식구들 웃고)
황- 그러면 안되죠... 할머니랑 장모님 힘드신데....
s#49 홈쇼핑 복도
(지연과 종미 물건 이백개 든 쇼핑백 들고 걸어오고 있다)
s#50 미팅실
(이미 서차장과 앉아 있고 쇼핑백 놓여 있고)
서차장-(사무적으로 하지말고) 물건 가지고 오는데 힘드셨죠
지연-주차장에서 미팅실까지 오는데 힘들었어요...
종미-그 전에는 차가 실어다 주었으니까요
서차장-(피식 웃는) 아 예....
지연-저번에 말씀드린 장미 펜던트 마진율은 어떻게 생각해 보셨나요...?
서차장-(편하게) 제품이 괜찮아서 마진 조정을 해드리긴 하는데... 아시죠... 저희도 마진으로 먹고사는 회사라 쉽지가 않다는 거요
정미-충분히 알죠,..
지연-그렇지만 저희도 가격을 하향조정을 해서 많이 양보한 거예요
서차장-(농담처럼) 압니다... 대신 많이 팔려야 되는 것도 아시죠...?
종미-네... 자신 있습니다.... 주력 상품이고 저희가 고심해서 만든 디자인이니까 잘 될 거예요...
서차장-이건 이백개구요....?
지연-네.
s#51 경찰서
(태섭 일하고 있고)
(효) 핸드폰
태섭-(받는다) 김태섭입니다...
미라-(F) 오빠 미란데 세종이랑 오빠한테 가면 안 돼...?
태섭-여긴 왜...?
미라-(F) 물어 볼 것도 있고 혹시 맛있는 거 사 줄지도 모르니까...
태섭-오늘은 바쁘니까... 물어볼 거나 물어 봐...
미라-(F) 그럴 줄 알았어,...선 본 거 어떻게 됐어....?
태섭-딱지 맞았어...
s#52 책 대여점
미라-(핸드폰)(놀라며) 딱지...? 오빠가 딱지 맞았다구...? ... 와 꼬소하다,.. 어떤 여잔데 그렇게 잘났대...? 보고 싶다..
s#53 경찰서
태섭-(핸드폰-일하면서 피식 웃으며) 용건 끝났으면 끊는다 (핸드폰 끄고 컴퓨터 일) 문형사..
문형사-네..
태섭-(지시)
s#54 책 대여점
미라-(세종이 책가방에서 책 노트 꺼내며) 아빠가 바쁘다고 오지 말라니까 우리 숙제나 하자.... 보나마나 늦게 들어오면 너 숙제도 못 봐 주시잖아... 오늘 숙제 뭐야...?
세종-알림장 봐야 알죠
미라-야- 그런 건 머릿속에 팍팍 집어 넣어버려야지 알림장을 봐야 알어..?
세종-그러면 알림장 필요 없게요...?
미라-(웃으며) 다 외워버리면 더 좋잖아...
세종-아줌마 개그맨 되려면 머리가 좋아야 돼요...?
미라-(과장해서) 그러엄,.. 머리 좋은 사람들을 웃겨야 되는데 머리 좋은 사람보다 얼마나 더 좋아야 되겠어... 세종아, 너 정말 개그맨 되고 싶어...?
세종-네...
미라-그렇구나아-....
세종-(제일 잘할 수 있는 개그 흉내)
미라-(깔깔 웃는)
s#55 최회장 거실
(가정부 현관 앞에 서 있고 하영 현관에 서서 해물 사온 것 가정부 주고 있다)
가정부-이게 뭐예요...?
하영-안심 사왔어요,.. 스테이크 할려고 그러니까 준비만 해 주세요..
(안으로 들어오며) 어머니 안 계세요...?
가정부-주무실 거예요 (주방으로)
변여사-(동시에 침실에서 나오며) 니가 웬일이니...?
하영-안심 사왔어요,.. 스테이크 하려구요...
변여사-너 아무것도 못하는 앤 줄 알았더니 그런 것도 할 줄 알어...?
하영-특별요리 몇 가지는 할 줄 알아요...
변여사-그럼 어디 한번 얻어먹어 보자.... 준호는 일찍 들어온다고 그러든..?
하영- 집에서 무슨 일 있었어요 어머니....?
변여사-무슨 일...?
하영-저한테 하루종일 불친절한 거 있죠.... 말도 쌀쌀하게 하구요
변여사-집에서는 별 일 없었다.... 니가 건드린 거 아니구...?
하영-아니예요, 어머니.... 얼마나 화를 잘 내는지 저 눈치보느라 바뻐요.
변여사-왜 그래...?
s#56 최회장 대문 앞 (초저녁)
(준호 차 와서 멈춘다. 준호 내리고 대문으로 간다)
s#57 준호방
(준호 퇴근해 들어온다. 가방 놓고 옷 벗는다)
하영-(들어온다) 저녁 먹어,...
준호-(묵묵하게 옷 벗고 시계 풀고)
하영-준호야 ... 대체 왜 그래...? 나한테 화 난 거야...?
준호-...
하영-화가 났으면 났다고 말을 해,.. 이러는 거 정말 피곤하단 말이야
준호-(열 팍 내며) 지연이는 왜 만났니,... 뭐 하러 만나
하영-그거였니...? 하루종일 나한테 쌀쌀맞게 이러는 거 그것 때문이었어...?
준호-가만히 좀 있으면 안되니...?
하영-왜 만났냐구...? 왜 만나면 안 되는데...?
준호-우리하고 지연이 하고 인제 상관없는 사람들이야,... 왜 만나
하영-(오, 엘 기분) 궁금해서 만났어,... 그 아이가 니 아이가 아니라는 게 믿어지지 않아서 만났어.... 확인하고 싶어서... 내 입장에선 당연한 거 아니니...? 니 앨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있는데
준호-내가 있는데 왜 너까지 나서서 확인을 해야 해....
하영-(오, 엘 기분) 니 애면 나한테도 상관이 있으니까....
변여사-(방문 벌컥 열고 들어오며) 이게 무슨 소리야... 준호 애라니.... 준호 애라니...
하영-어머니...
변여사-준호야... 이게 무슨 소리야
준호-(참담한 얼굴)
엔딩
.행복한여자↲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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