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여자 25
s#1 오피스텔 복도
(걸어오는 지연-사무실 문 열고 들어간다)
s#2 지연 사무실
지연-(들어서는데 멈칫 놀란다)
(변여사와 선영이가 와 있다)
지연-(너무 뜻밖이라 멍한 채 말이 안나오는데)
변여사-(다가와서 뺨을 갈긴다) 나쁜 년
선영-(놀라) 어머니
종미-(동시에) 어머머
변여사-(너무 어이없는 채 말을 못하는 지연-여유 두지 말고 흥분한 채) 너 그렇게 이혼 못해서 안달을 했던 게 남자 때문이었어...? 다른 놈이 있어서 그랬던 거라구...?
지연-...
변여사-그런 년이 준호 바람 핀 걸 핑계로 이혼을 해..? 준호한테 그런 짓을 하고도 하늘이 무섭지 않던..? ...
지연-(분하지만 참아야하는 고통)
종미-(격분해서) 저기 있잖아요
지연-(오, 엘) 종미야 가만있어...
종미-(미칠 것 같은) 기가 막혀 증말...
변여사-(종미에게) 누가 기가 막혀.... 대체 누가 기가 막힐 일인지 어디 말 해 봐 (지연에게) 가증스럽고 뻔뻔한 것 같으니라고,... 저는 딴 짓 하면서 준호가 실수한 걸 물고 늘어져 이혼을 해...? 니가 어떻게 준호한테 그럴 수가 있어,... 양심이란 게 있다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어-
s#3 지연 사무실 밖
(태섭 다가와서 문 열려다 싸우는 소리에 멈칫 한다)
변여사-(소리) 어떻게 다른 놈 애를 뱃속에 넣고 준호를 잡어,... 준호가 울며 불며 용서해 달라고 애원하는데 너 어떻게 했어.... 준호가 이혼장에 도장 찍지 말고 조금만 기다리자고 할 때 너 어떻게 했어,... 기어이 준호 미국서 불러 들여 도장찍은 년이야...
s#4 지연 사무실
지연-(눈물 흐르며 서있다)
변여사-니가 그렇게 무섭고 발칙한 년인지 누가 알았겠니.. 세상에 없는 착한 얼굴을 하고 다른 놈하고 정을 통하는 년인 줄 누가 알겠어...너한테 감쪽같이 속은 생각을 하면 머리를 다 쥐어뜯어도 분이 안 풀려...
종미-(오, 엘 울며 소리지른다) 너 입 뒀다 뭐 할 거야,.. 말을 해 말을...
지연-나가, 빨리 나가...
변여사-(오, 엘) 처녀가 애를 배도 할 말이 있다더니 너도 할 말 있니...? 어디 해 봐라... 할 말이 있으면 해 봐,
종미-(성질나서 거칠게) 말씀 잘하셨네요 처녀가 앨 배도 할 말이 있다는데 쟨 처녀도 아닌데 왜 할 말이 없겠어요...? 있어요, 있어
지연-(말 끝나기 전에 겹쳐서) 종미야...
종미-와 성질나서 쓰러지겠다 (확 나간다)
선영-동서..
변여사-(사이없이-소리친다) 동서가 무슨 얼어죽을 동서야
선영-할 말 있으면 해,... 사실이 아니었으면 좋겠고... 나도 믿고 싶지 않아...
변여사-(오, 엘) 준호한테 다 말했다는데 더 들을 게 뭐가 있어
s#5 지연 사무실 앞
(막 사무실에서 나온 종미가 서 있는 태섭을 보며 훅 한숨을 쉰다)
종미-왜 하필 이럴 때 오셨어요...?
태섭-(상황을 파악한 조용한 눈으로 종미 본다) 은지 친할머니세요...?
종미-네....
태섭-종미씨가 옆에 있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종미-지연이한테 쫓겨났어요
태섭-... (난감한)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군요..
종미-김형사님이 들어가시면 애 아빠로 몰려요
s#6 지연 사무실
지연-....
변여사-흉칙하고 더러운 것... 가증스러운 것.. 무슨 말을 해도 내가 분이 안풀리는데 우리 다시는 얼굴 부딪치는 일 없도록 하자 (나간다)
선영-(따라나간다)
s#7 지연 사무실 앞
(문 벌컥 열리며 변여사와 선영 나온다, 간다)
태섭-...
종미-....
(멀어가는 변여사와 선영)
종미-(멍하니 선 채) 들어가 보세요...
태섭-(그냥 서 있다)
s#8 지연 사무실
태섭-(들어서며 지연 본다)
지연-(선 채 눈물 흐르고 있다)
태섭-(앞으로 가서 마주본다)
지연-(태섭을 본다. 보고 시선 내리며 계속 눈물 흐른다)
태섭-(손수건 주며) 닦아요
지연-(못들은 사람처럼 그냥 서서 운다)
태섭-(머뭇거리다가 손수건으로 눈물 닦아준다)
지연-(그제서야 태섭에게서 손수건 받는다)
태섭-(얼굴 보다가) 손찌검까지 했어요...? (지연의 얼굴에 손을 조금 대며) 그런 거죠....?
지연-....
태섭-나가요.... 나가서 바람 좀 쏘여요...
s#9 잠실쪽
(달리는 태섭의 차에 태섭과 지연)
지연-(창 밖을 본 채 말이 없다-길게)
(서로 말없이)
s#10 준식 방
선영-(핸드폰으로 전화한다)
(효) 신호 간다
준호-(F) 예 형수님...
선영-오늘 어머님이 동서 회사에 갔다 오셨어요...
s#11 준호 사무실
준호-(분노, 신경질로 얼굴이 확 일그러지며) 지연이한테요...? (벌떡 일어나 나가는데)
s#12 밖이 보이는 곳
준호-(화를 내며 통유리 쪽으로 나오며) 지연이 회사를 어떻게 아시구요
선영-(F) 하영씨한테 물어서요
준호-(소리친다) 왜 가세요, 왜,.. 뭐하러 지연일 찾아가요. 왜 말리시지 않으셨어요. 형수님이 말리셔야죠
s#13 준식 방
선영-어머님이 제 말을 들으세요...? 어머님 심정도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예요,... 서방님이 아셔야 할 것 같아 말씀드리는 거예요
s#14 밖이 보이는 곳
준호-(미칠 것 같은) 가셔서 어떻게 하셨어요,.. 직장까지 찾아가서 어떻게 하셨냐구요....
s#15 미사리
(분위기 예쁜 곳-지연과 태섭 앉아 있다)
태섭-...(낮게) 은지가 남편의 아이가 아니라고 한 게 옳았을까요..?
지연-....
태섭-...은지를 위해서나...지연씨 자신을 위해서나 그게 최선이었다고 생각해요?
지연-... 그 땐 남편한테서 받은 상처가 채 아물지 않았고 ...용서를 할 만큼 마음이 정리가 안 돼 있었어요... 그런데 ....아이 때문에 어쩔 수없이 현실을 수용한다는 게 너무 싫었어요..... 그 사람을 다시 진심으로 사랑할 자신이 없었어요
태섭-...
지연-그러면서 은지를 당신 딸이라고 하는 건 질긴 인연의 끈만 만들뿐이라고 생각했어요..
태섭-지금은요..... 후회해요....?
지연-아니요.... 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그래도 또 이런 선택을 했을 거 같아요,... 나는 나만큼의 판단을 할테니까요...
태섭-됐어요, 그럼...오늘 일은 빨리 떨쳐버려요...아파하지도 괴로워하지도 말구요.....
지연-....
태섭-...지연씨가 울고 있는데... 난 항상 속수무책이에요.... 이럴 때 내 기분이 어떤지... 모르죠... 한심해요
지연-(본다)
태섭-위로조차도 안 되는 내가 한없이 초라해요
지연-(똑바로 보며) 김형사님...
태섭-그 호칭도 너무 싫구요.... 마치....당신 역할은 여기까지다 금을 긋는 이름 같아서요
지연-... 태섭씨....라고 불러요...?
태섭-(약간 굳으며 본다)
지연-.. 그 동안.... 이상하게 태섭씨한테 ...여러 번 제 사생활을 들키고 보여드리게 됐어요... 그럴 때마다 ...저에게 탈출구도 되어 주시고... 비상구도 되어 주시고.. 위로가 되어 주셨어요....
태섭-(본 채)
지연-...그리고 지금...여기 제 옆에 있어 주는 사람이구요.... 그것으로는 대답이 안되나요...?
태섭- (본다)
s#16 지연 거실
(은지가 준호가 선물한 뾰족 구두를 신고 마루에 서 있고 세종이가 은지에게 과자 먹여주기도 저도 먹으면서 놀고 있다)
종미-(소파에 앉아 핸드폰으로 문자 누르고 있다)
종미-(TR) 은지 어린이 집에서 데리고 왔고 세종이까지 불러서 지금 과자 먹고 있어, 더러운 기분 다 떨쳐버리고 와라,.... 은지 세종이 저녁도 잘 먹일테니까 안심하고....
s#17 원희 마당
(원희와 병구모 커다란 양푼에 배추 저린 것 같이 담는다-마지막)
병구모-자기 나 일당 얼마 줄 거야...?
원희-일당은 무슨 일당이야.... 시간당이지.... 아침부터 왔어...? 오고 싶을 때 오고 가고 싶을 때 가는 사람을 어떻게 일당으로 쳐 줘
병구모-나 몇시에 왔지...? 똑똑히 시간을 봐 둘걸 그랬네...?
원희-빨리 들기나 해...
병구모-(같이 들며) 개똥도 약에 쓸려면 없다드니 황서방이 없으니까 이런 것도 해야 되네... 아이구 무거워,....이것까지 끝내야 되는 거잖어
원희-당연하지....
(둘이 들고 마루로)
s#18 원희 주방
(할머니와 지숙 김치 일하고 있고 지선은 모자 안 쓰고 전기밥솥에 밥 앉히고 있다)
원희-(병구모와 배추 들고 들어오며) 지선아 놔둬. 내가 할테니까... 찬물에 손 넣지 말구..
지선-밥만 앉히는 건데 뭐....
병구모-아이구 나도 집에 가서 우리 아들 저녁 해야되는데 이렇게 많이 남아서 어떡해...? 왜 이렇게 일이 밀린 거야...?
할머니-지선이 손 하나가 크긴 큰가부다...
병구모-안되겠다,... 우리 식구 여기서 저녁 먹여줘,... 지선아 밥 한 그릇 더 해라
지숙-(펄쩍 뛴다) 왜 여기서 저녁을 먹어요..?
병구모-얘 말하는 거 봐...? 그럼 일하다 말고 가랴...?
지숙-(오, 엘) 아줌마 말고 병구요
병구모-아니 근데 얘가 말을 이상하게 하네...? 병구가 여기 와서 밥 먹으면 안 되는 사람이냐...?
지숙-그게 아니구요,.. 복잡하잖아요,... 밥 한 그릇 가지고 가시면 되겠네...
병구모-그 때까지 우리 병구 굶고 있으란 말이야...? 쟤가 말을 영 싸가지없게 하네...?
할머니-와서 먹으라고 해,... 오늘은 그게 낫겠어...
병구모-지숙이 쟤가 은근히 우리 병구를 갈군다니까...? 남에 집 금쪽 같은 아들을 ?
원희-뭘 갈구기까지-
병구모-자기가 몰라서 그래애... 쟤가 우리 병구한테 눈도 똑바로 안 뜬다니까...?
지선-병구가 언니 취향이 아닌가부죠...
병구모-야-우리 병구 취향은 지숙이겠냐...?..지숙이 너 나이를 생각해라,...누나도 하안참 누나가 쩌 아래 동생인데 왜 그래...
원희-지숙이가 누구한테는 살가워....?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지선이는 빨리 방에 가고 다들 저녁 먹을 때까지는 끝내...
할머니-그래 좀 서둘러 보자....
병구모-병구한테 전화 좀 하구....(핸드폰 한다)
지숙-(짜증난다)
원희-지선이 뭐 해...들어가라니까
지선-누워만 있으려니까 심심해...
할머니-삼칠일만 그렇게 해
s#19 원희 마당
(지선 마루로 나오는데)
황- (들어온다)
지선-(화들짝) 자기야....어떻게 됐어...?
황- (한숨) 말도 마라,...오백만원도 못 구하겠드라....그럴 줄 알았지만 (어감 바꾸어)...내가 삼년을 이러고 썩었는데 누가 돈을 빌려 주겠냐...
지선-그럼 어떡해...?
황- 포기해야지 어떡해,....
지선-너무 아깝잖아...
황- 방법이 없는데 어떡하냐....
지선-(얼른 마루 내려가서 황서방 끌며) 이리 와 봐....
(지선과 황서방 아랫방으로)
S#20 아랫방
(들어오는 지선과 황대길)
황- 장우야.... 아빠 왔다... 우리 장우 맘마 많이 먹고 잘 자고 잘 놀았쪄..?
지선-자기야
s#21 회상 (7회 s#3)
종민-...혹시라도.... 살다보면 그런 일도 있는 범이다.. 다른 사람 도움이 필요할 때 ... 혹시라도 ... 그런 일이 있을 때.... 나한테 얘기해 줄 수 없겠냐....? 남보다는 내가 나을 것 아니냐...
s#22 아랫방 (현재)
황- 뭐어-..
지선-아버지 찾아갈까....?
황- (놀라며) 장인 어른....?
지선-.. 그 때... 만났을 때 ... 다른 사람 도음이 필요할 때 아버지한테 얘기해 달라고 그랬어...
황- (눈이 번쩍 뜨이며) 정말 그러셨어...? 정말이야....? 그러며언.... 딱 한번 만.... 도와달라고 그러자.... 엉...? 딱 한번만-
지선-엄마가 알면 나 죽일텐데....
황- 하늘 아래 우리만 알고 있으면 되잖아... 자기야... 그렇게 하자... 길은 그 길 뿐인 거 같다.. 응..?
지선-어떡하지....?...
s#23 미사리 레스토랑 (밤)
(밖이 보이는 분위기면)
(음)
(저녁 먹는 태섭과 지연)
태섭-(양손에 포크와 나이프 들고 지연을 본다)
지연-(천천히 먹는데 별로 입맛이 없는 모습)
태섭-(지연을 보다가 손짓으로 종업원 부른다)
(종업원 온다)
태섭-있잖아요.... 겨자같은 소스...
종업원-마스터드 소스요...?
태섭-예...
(종업원 가고)
태섭-메뉴 선택이 잘못된 거 같아요... 입맛이 없을 땐 매운탕이나 설렁탕 같은 국물이 있는 게 나을 걸 그랬어요...
지연- 아니에요.... 괜찮아요
태섭-(종업원이 갖다주는 마스터드 쏘스 받으며) 고마워요 (지연에게) 입맛이 없을 땐 이 쏘스랑 같이 먹으면 훨씬 나을 거예요 (지연의 접시에 쏘스를 따른다)
지연-(스테이크를 쏘스에 찍어 먹는다)
태섭-어때요....?
지연-...더 낫네요...
(두 사람 천천히 먹는다)
s#24 강 가
(느릿느릿 걷는 태섭과 지연)
태섭-.... 로키산맥 해발 삼천미터 높이에 수목한계선 지대가 있대요...
지연-(본다)
태섭-저도 어디서 읽은 건데.. 여기에 있는 나무들은 매서운 바람 때문에 곧게 자라질 못하고 마치 무릎을 끓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대요...생존을 위해 무서운 인내를 하면서 그런 모습이 될 수밖에 없대요...
지연-..듣기만 해도 마음이 아프네요.
태섭-그런데 세계적으로 가장 공명이 잘 되는 명품 바이올린은 로키산맥의 바로 이 무릎을 꿇고 있는 나무로 만드는 거래요..
지연-(본다)
태섭-이 무릎 꿇은 나무의 고통과 인내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이올린 소리를 만들어 내는 거죠....
지연-(본 채-감동)
태섭-이 글이 ...저에게 말할 수 없는 감동을 준 적이 있어요..... 우리가 겪는 어려움 고통... 이런 것들이 우리를 로키산맥의 무릎 꿇는 나무가 되게 하다면 그것으로 우리 인생은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 대학시절...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지연-....
태섭-지연씨더러 힘내라는 말이 하고 싶었는데 ... 너무 거창했어요...?
지연-아니에요,...오래 기억할 거 같아요
태섭-힘내요
지연-(미소로 본다)
s#25 원희 방 (밤)
(원희가 배를 깎고 먹는 할머니, 병구모, 지선, 황서방, 병구)
할머니-오늘은 손님 왔다고 배를 깎는 거야...? 배는 김치 양념에만 넣는데 웬일이야
원희-시들거리는 게 있어서 썩기 전에 먹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병구모-에그 말뽄떼 하나는 알아줘야 한다니까 아니 이왕이면 손님 대접하는 거라고 하면 누가 뭐래...? 썩을까 봐 주는 배 아무리 비싸도 하나도 안 고맙다
원희-쓸데없는 생색은 내서 뭐해...? 내가 자기한테 잘 보일 것도 없는데...?
병구모-사람이 말 한마디로 천냥 빚도 갚는단 말도 있다...
원희-나 빚 없어 걱정 말어...
병구모-지숙이가 따악 지 엄마라니까...?
할머니-병구야.. 썩을까봐 주든, 손님 대접할려고 주든 배가 달긴 마찬가지니까 많이 먹어라..
병구-네 많이 먹고 있습니다...
할머니-병구네 오늘 애썼어...
병구모-(호호거리며) 저 인제 일 잘 하죠...?
할머니-쓸만해..
병구모-병구야...나 오늘부터 이 집에 취직했다...그거 있잖어... 애들 하는 거..
시간당으로 하는 거
지선-아르바이트요
병구모-그래 아르바이트...
원희-언제 변덕이 날지 모르지...
병구모-(오, 엘) 걱정 말어.... 시간제로 하는데 얼마든지 할 수 있어
원희-지선아 언니 좀 갖다 줘... (작은 접시) 여기 있다
지선-병구야 니가 제일 아랫것이니까 니가 가...
병구-내가...?
지선-빨리- 니네 집에서는 금쪽같은 아들이지만 여긴 우리집이야 우리집은 맨 아랫것이 심부름을 하는 거야...?
병구모-아무튼 이 집 딸래미들 기 쎈 건 알아줘야 돼
할머니-병구야 느이 엄마는 널 어떻게 가르치는지 모르겠다만 힘든 일, 귀찮은 일은 남자가 하는 거야,... 장우 아빠한테 물어 봐..
황- 당연히 힘센 남자가 해야지
병구-(오,엘) 알겠습니다... (접시 들고 나간다)
s#26 지숙방 (밤)
(침대도 정리가 안 돼 있고 옷도 침대 위에 내던져 있고 지숙 만화보고 있다)
(효) 노크소리
지숙-(쳐다보지도 않고) 왜
병구-(들어온다)
지숙-(기겁하며 소리친다) 야아... (벌떡 일어나며) 나가 나가...
병구-내가 이 방에 오고 싶어 온 거 아니니까 이거나 받어... 갖다 주래
지숙-(확 접시 뺏으며) 나가 빨리 나가...
병구-(둘러보며) 처녀 방은 이렇게 지저분한 거구나.... 난 환상이 있었는데
지숙-(과일접시 놓고) 못 나가...?
병구-공주방처럼 레이스 커텐이 있고 먼지 하나 없는 깨끗한 방에 장미꽃 냄새가 나는.. 그런게 처녀방인 줄 알았드니 오늘부로 완전히 깼다 깨-
와 정말 지저분하다
지숙-(오, 엘) 내 방 내 맘대로 어질러 놓는데 니가 보태준 거 있어...?
병구-총각의 꿈을 이렇게 깨버리는 것도 죄다 죄... 아줌마... 얼굴에 화장만 하면 뭐하냐... 방도 좀 치워야지
지숙-(소리친다) 야 - 니가 무슨 상관이야... 나가란 말이야
병구-냄새도 나는 거 같아서 있으라고 해도 안 있는다..
지숙-(달려들어 마구 때린다) 너 죽을래...? 이 나쁜 자식아... 무슨 냄새가 난다는 거야...
병구-(손 확 잡아 꼼짝 못하게 하며) 아줌마,.. 힘으로 하려고 하면 안돼지이
나하고 힘으로 하면 되겠냐...? (지숙 아파서 아아아) 나간다구... 나가... 눈만 베리고 간다구...(나가버린다)
지숙-(분하고 화나고 펄쩍펄쩍 뛰는) 저 자식을 어떻게 죽이지...? (침대에 올라앉아 헝헝 반은 우는)
s#27 동네 길 (밤)
(걸어오는 병구와 병구모)
병구모-..병구야....
병구- 응 엄마
병구모-.. (웃으며) 내가 평생 외롭게 살았잖니.... 느이 애비랑 결혼해서 몇 년 행복비스름하게 살고는 내내..... 그러다가 사업 좀 된다고 술 마시고 돌아치더니 간암 걸려 나 고생고생 다 시키고 결국 과부 만들어 놓고 가버리구...... 그런데 지숙이네 가면 식구들이 북적거리니까 눈만 뜨면 그 집엘 가게 된다....? 사람 사는 집 같잖어
병구-(오, 엘) 엄마 내가 결혼해서 손자들을 한 다스 낳아 줄게,... 아니 축구팀 하나.... 농구팀 하나 그러면 열 하나에 다섯... 열 여섯명 낳아 줄게, 기다려
병구모-(깔깔) 너 정말이다...? 엉...? 정말 열여섯명 낳아 준다 그랬다...?
병구-약속 (손가락 걸고 약속)
병구모-그럴려면 빨리 장가를 가야 할 거 아냐
병구-그럼 가야지이... 자식을 열여섯씩 낳으려면 아주 튼튼한 여자를 골라야 겠다...
병구모-(웃으며) 얘 그래도 뚱뚱한 앤 싫어
병구-당근이지.... 엄마 업어 주까...?
병구모- (신나며) 정말...?
병구-(등대며) 자 업히세요...
병구모-아이고 좋아라 (업힌다)
병구- 엄마 밥 좀 많이 먹고 살 좀 쪄라... 이게 뭐냐..
병구모-살찌면 성인병 걸린대...
병구-그래도 너무 가볍다...
병구모-(좋아서) 아이고 벤츠를 타면 이렇게 좋을까.... 아이고 좋아라,...우리 아들 등에 업히니까 세상 부러울 게 없네...
병구-(노래 부르며 엄마 업고 간다)
s#28 까페 (밤)
준호-(괴롭다. 양주 마신다)
선영-(TR) 오늘 어머님이 동서 회사에 갔다 오셨어요...
준호-(계속 술 마신다)
선영-(TR) 어머님이 동서 뺨을 때리셨어요
준호-(술 마신다)
s#29 밤거리
(택시 타고 가는 준호 뒷자리에 눕듯이 앉아 눈을 감고 있다)
s#30 지연 아파트 단지 (밤)
(택시 와서 멈춘다)
기사-손님,.. 손님...
준호-(눈뜬다)
기사-다 왔습니다..
준호-(술이 덜 깬 채 내린다. 택시문 닫지 않은 채 주변을 보는데 아파트다) 여기가 어디죠...?
기사-00 아파트요....
준호-(순간 애써 정신 차리며 아파트 본다)
(앞에 보이는 지연 아파트 건물 현관)
준호-(아파트를 올려다 본다)
지연-(약간 OFF 소리) 은지야 이 딱자..
은지-(약간 OFF 소리) 응 엄마
준호-(서서히 고개 돌리며 다시 차에 탄다)
아저씨 연희동으로 가 주세요
(택시 출발)
s#31 최회장 거실 (밤)
(취한 준호 현관 들어온다)
(가정부 얼른 준호에게서 가방 받는다)
최회장-..아니 저 녀석이 웬 술을 저렇게 마셨어... 저저저 (쓰러지려는 준호 보면서) 야 임마 다리를 못 가눌 정도로 마시면 으떡해....
변여사-쟤가 술 안 마시고 베기겠어....? 눈이 뒤집힐 사실을 알았는데....?
최회장-가만히 좀 있어....
준호-... 죄송합니다....
최회장-너 들어가서 옷이나 제대로 벗겠냐....? 어지간히 마시지....
변여사-아줌마... 준호방에 냉수 좀 갖다 놔요..
가정부-네....
최회장-왜 안들어가고 서 있어...
준호-어머니.... 뭐하러 지연이한테는 가셨어요.... 뭐하러요...그러실 필요가 뭐가 있습니까...
변여사-왜 지연이가 전화했든....?
준호-헤어졌으면 된 거 아닙니까,...그러면 속이 시원해요..?
변여사-(소리 꽥) 뭐야..? 내가 뺨 한 대로 어떻게 분이 풀려, 그년한테 우리 식구들 다 속은 걸 생각하면 찢어 죽여도 분이 안 풀려,...
준호-(오, 엘) 시작은 저였습니다,.. 제가 그렇게 만든 거라구요,.. 그러니까 앞으로 절대로 지연이 찾아가지 마세요,.. 만약 또 찾아가시면 ..
변여사- 또 찾아가면 어쩔래,.. 어쩔거야...
준호-어머니 안 봅니다 (휘청거리며 방으로 간다)
변여사-(소리친다) 뭐야...?
최회장-취했어,....취한 놈 상대로 무슨 얘길 해 (마음이 쓰라리다)
변여사-저런 벨도 없는 녀석,... 천하에 못난 녀석.... 그 꼴을 당하고도 역성이야...?
최회장-(씁쓸하게) 지 마음은 오죽하겠냐.... 당신은 지연이한테 미움밖에 없지만 준호는 두 마음이 있는데.....
변여사-(신경질-쏘아대는) 무슨 두 마음- 어떻게 아직도 두 마음이야-
최회장-... 당신은 몰라.... 당신은 사랑이 뭔지 모르는데 어떻게 알겠어... 당신 사랑 알어....?
변여사- 당신은 알어....?
s#32 준호방 (밤)
준호-(의자에 정신을 잃은 것처럼 널부려져 누워 주정처럼) 살기 싫다... 힘들어서... 가슴이 아파서.... 살기 싫다
s#33 지연 아파트 앞 (밤)
(태섭의 차가 와서 선다- 태섭과 지연 차안에서 마주 본다)
F.O
s#34 고급 부티크 밍크샵
(엄청난 가격의 밍크 코트들- 롱코트 입어보는 변여사-직원과 하영 옆에서 보는)
변여사-괜찮니...?
하영-네,... 멋있어요,.. 어머니 다른 것도 한 번 입어 보세요
직원-이것도 한 번 입어 보세요 사모님...
변여사-그럴까....?
(하영과 직원의 도움을 받으며 다른 밍크 코트 입어보는 변여사)
하영-(활짝 좋아하며)어머, 어머니 이것도 잘 어울리세요...색깔 좋죠 어머니...
변여사-그러게...? ..옷감처럼 얇고 가볍고 디자인도 세련됐고....좋다...
하영-어떤 게 더 마음에 드세요...? 어머니...?
변여사-얘 눈감고 골라잡든가 해야지 봐선 못 고르겠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s#35 고급 이불집
(음)
(일반 이불은 취급하지 않는 고급 이불집)
(고급 비단 이불 펼쳐 놓고 살펴보는 변여사와 하영)
(솜이불, 차림이불, 홋이불... 갖가지 고급 이불의 색감과 분위기)
s#36 유기 그릇
(음)
(유기그릇만 명품처럼 취급하는 가게가 있습니다)
(변여사와 하영-시부모에게 드릴 칠첩 반상기를 고르고 있다)
(디자인이 다른 것 이것저것 보는)
s#37 한정식 집
(변여사와 하영 들어온다)
하영-이 집이 그렇게 유명한 집이에요...?
변여사-너 안 와 봤구나....?
하영-우린 이태리식당 불란서 식당 그런 데 많이 다니니까요...
변여사-대단한 집이니까 한 번 먹어 봐....
(안에서 사장과 원희 얘기하며 나오고 있다)
사장-오셨어요...?
변여사-가끔 오는데도 기억을 해 주시네요...? (원희를 본다-굳어진다)
원희-(본 채)
변여사-아니...
원희-(마지못해 고개 조금 숙여 인사한다)
사장-아시는 사이야...?
원희-..예
사장-그러니까 더 반갑네요... 들어가시죠
직원-(급하게 와서) 사장님.... 정회장님이 잠깐 뵙자고 하시는데요
사장-알았어.... 그럼 우리 사모님은 들어가시고 우리 박여사는 나중에 또 보자구요
원희-예...
사장-.(들어간다)
변여사-(원희에게) 우리 준호 결혼합니다...날 잡았어요 얘가 며느리감이에요.
하영-(누군지도 모르고 웃음 띄고 공손하게 인사)
원희-.. (약간 고개로 인사 받는)
변여사-그 앤 이혼 도장도 찍기 전에 남자가 있었는데 우리 준호는 인제 합니다.
하영-(순간 누군지 알며 상냥했던 얼굴 굳어지는)
원희-(가슴이 아프고 억울하고)
변여사-준호 병원에 입원했을 때 쫓아와서 퍼붓던 일 기억하시죠...? 그럴 자격이 없으시던데 그 땐 그냥 당하기만 했네요,.. 딸자식 교육 그렇게 시킨 줄도 모르고... 들어가자 (간다)
하영-(인사 안하고 따라가고)
원희-(억울하고 처참한 기분으로 서있다)
s#38 한정식 룸
하영-지연씨 어머니가 여긴 웬일이에요...?
변여사-이 집이 옛날부터 보쌈김치가 유명한데 그게 걔네 친정 할머니하고 어머니가 만드는 거야
하영-김치장사를 하나부죠...?
변여사-...이 집 한 집하고만 거래를 한다고 들었어....
하영-어머님 앞에서 고개를 못 들던데요...?
변여사-양심은 있나부지...
s#39 원희 마당
(원희 속이 잔뜩 상해 들어온다. 마루 올라간다)
지선-(주방에서 우유병에 우유 타서 들고 나오다가) 엄마 왔어...?
(원희 방으로 들어간다)
s#40 원희방
(원희 들어오고 뒤따라 지선 들어오는데)
지선-오랜만에 쉬는 날인데 할머니랑 찜질방 가시지...?
할머니-(애기 안고 앉아서) 오늘은 사장님 계시든...?
원희-휴-(땅이 꺼지듯 분노를 삭이며 털썩 앉는다)
(다들 예상 못했던 원희 행동에 일제히 시선 간다)
지숙-왜 그래요...?
할머니-무슨 일이 있었어...?
지선-할머니 애기 주세요
할머니-(지선에게 애기 주며 시선은 원희 보며) 왜 그래...?
지숙-엄마아
원희-준호 엄마를 만났어요,... 예가원에 밥 먹으러 왔나봐요...
할머니-얼굴 마주쳐서 기분 좋을 건 없지만 부딪칠 수도 있지 뭘 그래
원희-억울하고 분해서 그래요.... 날더러 딸자식 교육 그렇게 시켜놓고 병원에 쫓아와 큰소리쳤냐고 하잖아요
지숙-어으 열불 나...
할머니-...(마음이 상한다)
원희-복통을 하고 죽겠는 걸 간신히 참고 오는데.... 길에 주저앉아 통곡을 하고 싶드라구요....
지숙-지연이 그 기집애는 왜 그런 소릴 들어야 하는 거야 대체...
원희-같이 합칠 것 아닌데 준호 자식이라고 하면 알파만파 일이 너무 엄청날 것 같아 그런 거야, 그런데 억울한 소리를 들을려니까 속이 상해 그러는 거야...
할머니-아무것도 모르는데 무슨 소린 못 해.... 지연이가 세상에 못 할 짓을 한 게 돼 있는데 억울한 소리 당연히 들어야지.. 한 귀로 흘려..
원희- 그럴려고 하는데 그게 이렇게 안되네-
s#41 지연 사무실
(지연 종미 혜정 쇼핑백에 귀걸이 상자들 열심히 바쁘게 담고 있다)
(이백 개를 담는 상황이다)
지연- 모델 촬영 날짜 잡아야지...
종미-그래야지...
(효) 전화온다
혜정-(가서 받는다) 제이 앤 제이 쥬얼립니다.... 잠깐만요 (수화기 막고) 서차장님이신데 몇 시에 들어오냐구요
종미-지금 출발한다고 그래... 아니 이리 줘 봐 (수화기 받고) 저 허종미에요
곧 출발하는데요...
s#42 홈쇼핑 사무실
서차장-(전화) 입고 할 거 이백개 됐고 그리고 장미 팬던트 쌤플을 가져올 수 있어요....?... 그럼 쌤플을 오늘 갖다 주세요.... 이따 만나요...
s#43 지연 사무실
종미-(전화 끊으며) 혜정아 장미 팬던트 쌤플 몇 개 줘 봐
혜정-몇 개요...? 열 개...?
종미-그래...
지연-가지고 오래....?
종미-어....
(효) 지연 핸드폰 울린다
지연-(받는다) 이지연입니다.... 네, 선생님....(듣고 놀라며) 은지가요..?(허둥대며) 열이 많이 나요..?..... 네... 그럴께요,.. 알겠습니다 (핸드폰 끈다)
종미-(오, 엘) 은지가 왜...?
지연-감긴 거 같은데 열이 많이난대... 아이들한테 옮길까봐 집에 데려가래...아이들한테 옮길까봐 그러나봐,... 나 은지 데릴러 가야 되니까 종미 너 혼자 가야겠다..
혜정-어린이 집은 그런 대요,... 우리 조카도 보니까 아프면 전화해서 데려가게 하드라구요....
종미-아니 왜 또 열이 나...?
지연-혜정이랑 같이 가든지
종미-이까짓 걸 못 들어서 혜정일 데려 가니...? 사무실도 지켜야 하는데...
빨리 가
지연-갔다 와... (나간다)
s#44 동네 소아과 앞
(병원에서 은지 업은 지연 나온다-지연의 겉옷 포대기처럼 두르고)
지연-(업고 가며) 은지야 많이 아퍼...?
은지-응......(고개 푹 지연 등에 대고)
지연-괜찮아,... 집에 가서 약 먹으면 나을 거야... 은지 춥니...?
은지-아니...
지연-미안해... 엄마가 아침에 은지 아픈 거 알았어야 했는데 몰라서...
은지-괜찮아...
지연-(웃음 난다) 정말....?
은지-응
지연-고마워...
s#45 은지 방
(은지 침대에 앉아있고 지연 수저에 물과 약을 새끼손가락으로 저어서)
지연-아- (은지 입 벌리고 받아먹는다) 착한 우리 은지는 약도 잘 먹지... 아유 이뻐... 그리고 물약 먹어야지... (분홍물약 수저에 따른다 약병의 금을 보면서) 아... 이 약은 맛있어... (은지 받아 먹는다) 됐다... 자 눕자.. (은지 눕힌다. 은지 가슴을 다독여 준다) 은지야 코- 자.. 자고 일어나면 머리 안 아퍼....
은지-엄마
지연-응...?
은지-업어 줘...
지연-그래....(은지 업는다. 업고 방을 왔다 갔다 한다) 자장 자장 자장 자장우리 은지...잘도 잔다.... 꼬꼬 닭도 울지 마라.... 멍멍개도 울지 마라...
우리 은지 코코잔다.... 자장 자장 자장 자장....
s#46 책 대여점
(미라 약 먹고 있다)
세종-(언제 나타났는지) 아줌마 또 약 먹어요...?
미라-아줌마가 맨날 약만 먹는다 그지...
세종-어디가 아파요...?
미라-머리도 아프고 배도 아프고.... 세종이 숙제 다 하고 온 거야...?
세종-아니요...
미라-안 했어...?
세종-이따 하면 돼요...
미라-안돼 담부터는 숙제 할 거 가지고 와,...아니면 다 하고 오든지 ...안그러면 아줌마가 책 못 보게 할거야... 알았지
세종-네... (책 있는 곳으로 간다)
요한-(들어온다-요리사 옷 안 입었다) 여기요 (병원 진찰권 바닥에 놓는다)
미라-(진찰권은 보지않고 요한 옷 보며) 웬일이야...? 오늘 근무 안 해...?
요한-두 시간 외출 허가받았어...(시계 보며) 십분 밖에 안남았네... 병원 진찰권이야..예약했어 월요일이야 (간다)
미라-(진찰권 집어 본다)
s#47 지연 거실
지연-(전화한다-약간 쓸쓸한)
(효) 신호 간다
지숙-(F) 여보세요...?
지연-언니 나야.... 오랜만이야...
지숙-(F) 야- 엄마 너 때문에 오늘 또 속이 뒤집어져서 우셨다...
지연-(???) 왜....?
지숙-(F) 준호 엄마를 만났는데 속이 뒤집어지는 소릴 하드랜다, .....(듣고) 무슨 소린지 몰라...? 너 준호랑 이혼하기도 전에 다른 남자 애 가졌다는 얘기지...? 준호 결혼한댄다.. 그 기집애랑..날 잡았대
지연-(어쩔 수없이 서늘해지는 기분)
s#48 원희 방
원희-(전화기 뺏으며) 쓸데없는 소리는 뭐하러 해.... 지연아 엄마야....
왜 전화 했어...
s#49 지연 거실
지연-미안해, 엄마...
원희-(F) 왜 전화했냐구...
지연-준호씨 결혼한다는 건 나도 아는데 날 잡았대...?
원희-(F) 그게 너하고 무슨 상관이야,.. 준호 가슴에 못 박은 건 넌데, 왜 전화했어
지연-(아픔 감추며)은지 감기걸렸어...내일 어린이 집에 보내면 안될 것 같애
원희-(F) 당연히 안 돼지....
지연-엄마 내일 은지 좀 봐 줄 수 있어...? 사무실에 일이 좀 많아,.. 그래서 안 나가면 안돼서....
s#50 원희 방
원희-(전화) 걱정말어,.. 엄마 내일 아침 일찍 갈테니까... 지연아... 약 시간 맞춰 잘 먹여.... 그래 알았어 (수화기 놓는다-지숙 나무라는) 무슨 좋은 소리라고 해
지숙-알건 알아야 할 것 아냐
s#51 지연 거실
(지연 죽 쑤고 있는데 잠깐씩 손놓고 생각한다)
지숙-(TR) 준호 결혼한댄다...그 기집애랑
(지연 어쩔수 없이 가슴이 아프다)
s#52 정비 쎈터
(장부 정리하고 있는 종민)
(효) 핸드폰 울린다
종민-(받는다) 여보세요....?
지선-....
종민-여보세요....
지선-(F) 저 지선이에요...
종민-(놀라) 어 그래 지선아.... 오랜만이다....(얼른 말이 안나온다)
지선-(F) 잠깐 만날 수 있으세요...?
종민- 그러어엄,.... 한번 쯤 소식이 있을 줄 알았는데 ... 연락이 없드구나...
그래.... 언제 말이냐... 난 언제든지 괜찮다
s#53 아랫방
지선-오늘이요....
(황서방 지켜보고 있고)
지선-괜찮으세요...?
s#54 커피샵
(종민 기다리고 앉아 있다)
(지선과 황서방 들어온다)
종민-(본다)
(지선과 황서방 다가온다)
지선-남편이에요...
황- (절하며) 황대길입니다...
종민-어... 그래.... 앉게...앉아라
(지선과 황서방 앉는다)
종민-만나서 반갑네....
황- 이제야 인사를 드리게 돼서... 죄송합니다...
종민-이제라도 만났으니 됐네.... 여기 차 좀 줘요
(종업원 온다)
종민-난 커피주구.... 지선이는
황- (얼른) 당신 유자차 마셔
지선-응
황- 유자차 난 커피
(종업원 가고)
황-장인어른.... 이번에 이 사람이 아들을 낳았습니다...
종민-(감동) 그랬어...? 축하한다 첫 애지...?
지선-네
황- 장인어른께 한번 보여드리러 오겠습니다..
종민-그래... 보고 싶으니까 한 번 데리고 오게
지선-저 부탁이 있어서 왔어요
종민-어.. 그래.... 뭐냐..
지선-이 사람이 사업을 시작하는데 돈이 모자라요... 도와 주세요
황- (지선에게) 사업계획을 말씀을 드려야지 돈 얘기부터...
종민- 얼마가 필요한데
황- 저...
지선-(오, 엘) 천만원이요...여유가 없으시면 나중에 갚아 드릴게요....
종민-알았다... (수첩 꺼내 펴주며) 여기다 은행 구좌 적어라...
지선-(억지 쓰듯 말하다가 순간 멍하니 본다)
황- (이럴수가....)
종민-어서....
황- 아 예... (얼른 볼펜 꺼내 쓴다)
지선-(그제서야 맥이 빠지며 미안한 기분) 죄송해요...
종민-아니다 고맙다.... 나한테 부탁을 해 줘서.... (황서방 다 쓴 것 보고) 이리 주게
황- (수첩 밀어주며) 면목 없습니다...
종민-무슨 사업을 하는진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 해서 잘 하게
황- 예 장인 어른....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종민-느이 엄마랑 할머니... 건강 괜찮구..
(종업원 차 가지고 와서 대사 멈추고)
지선- 다 안녕하세요...
황-두 분 다 건강하십니다...
종민-돈은 내일 보내마...
지선-... 내가 아버지 찾아 온 거 비밀이에요...
종민-안다...
s#55 거리
(황대길의 낡은 차 타고 가는 지선과 황서방)
황- (기분 좋은) 기분이 썩 괜찮네....? 장인어른이라고 부르는 기분 말이야... 거기다 돈까지 주시고 야아-(감탄) 황대길이 인생에 이런 뽀나스가 있을 줄이야....자기야 장인 어른 성격 좋으시고 화통하고 그러시지... 처음 뵈었는데 딱 그래
지선-(뭔지 씁쓸한)
황- 젊으셨을 때 화끈한 남자 있지 왜... 그런 타입이었을 것 같애.. 그래서
여자들이 좋아하고....
지선-여자들이 좋아했는지 아버지가 좋아했는지 누가 알어...
황- (힐끗 지선 본다-지선 기분) 왜 그래애.... 그래도 아버지니까 이런 돈도 해 주시지 누가 해 주겠어....
지선-(짜증) 아이 몰라... 난 완전히 역적이란 말이야
황- 아니야아 ... 우리가 분단 된 장인어른과 장모님의 다리가 되어드리는 역사적인 일을 시작한 거야아.... (싸이먼앤 가펑클의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노래 부르는)
s#56 정비 쎈터
(종민 통장을 손에 들고 보다가 딸을 만난 아련함과 걱정으로 생각에 잠겨있다)
s#57 종민 거실
(지훈과 세종이가 탁자에 바둑판 놓고 튕겨서 상대방 바둑알 떨어트리기하고 있다-시끄럽게)
종민-(들어온다) 세종이 왔어...?
세종-네..
종민-아니 어떻게 왔어..
지훈-미라 누나 책방에서 만나서 제가 데리고 왔어요...
종민-그렇잖아도 보고 싶었는데 왔구나....어디 우리 세종이 한 번 안아보자
(세종이 안아 주고)
태섭모-(저녁 준비하며) 왜 이렇게 일찍 오셨어요....?
종민-세종이 올 줄 알고 그랬나봐....
태섭모-지훈이더러 태섭이한테 전화 좀 하라구 그래요,...집에 와서 저녁 먹으라구...
종민-그럴 시간이 있을려나....?
태섭모-세종이도 데려가야 되잖아요...
종민-세종이야 나중에 지훈이가 데려다 주면 되는 거구...
s#58 준호 회사 로비
(준호 퇴근해서 나온다. 하영이 기다리고 있고)
준호-갑자기 왜 부르시는 거야...?
하영-바쁘셔서 자주 만날 수가 없으니까 미안하셨나봐 ..오늘 한턱 쏘신대...
준호-어떻게 시간이 나셨어...?
하영-특별히 내셨대...
준호-가자...
(준호와 하영 로비 걸어나간다)
s#59 일식 특실
(이미 거창한 회접시 놓고 앉은 하영부와 준호 하영)
하영부-(준호잔에 정종 따라주고 있다) 바쁘지... ?
준호-(술 받으며) 예...
하영부-오랜만에 본사로 돌아왔으니까 아무래도 그렇겠지... 하영이도 받아라
하영-(밝게) 네...(술잔 두 손으로 얼른 내민다)
하영부-(술 따라준다) 너 기분 나뻐,... 시집가는 게 그렇게 좋아...?
하영-봐 주세요,...
하영부-생각중이야.. 봐 줄까 말까... (술잔 들며) 자.. (준호잔에 부딪치며) 축하하네... 하영이도 (하영과도 잔 부딪치고)
하영-(얼른) 준호야 우리도 해야지... (준호잔에 부딪친다)
하영부-아버지 열 받어, 어지간히 티 내...(술 마신다)
(하영은 웃으며 준호는 담담하게 술 마신다)
하영부-준비는 잘 되고 있지...?
하영-그럼요,.. 아파트만 빼구요...
하영부-그것도 빨리 결정을 해야지....그래야 가구를 들인다고 애들 엄마가 그러든데...
준호-알겠습니다....
하영부-난 자네랑 하영이가 잘 만났다고 생각해... 하영이 모친은 자네가 재혼이라는 게 흠이라고 생각하지만 난 꼭 그렇진 않다고 생각하네.... 인생에 실패... 또는 경험... 이런 것들은 반드시 남은 인생에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야.... 그래서 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 말을 좋아해...
준호-.....
하영부-그 일이 자네를 성숙하게 했을 것이고 그런 자네를 지금까지 좋아하고 기다린 우리 하영이한테도 공부가 됐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일세
지금부터 성실하게 행복하게 살면 돼....
하영-그럴께요 아버지
하영부-그리고 나도 자네한테 거는 기대가 있어... 서서히 내 사업을 맡을 준비를 하게
준호-..그건 저한테는 무립니다...
하영부-어째서..?
준호-저는 전산학을 공부했고... 지금까지 데이터씨스템 회사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일을 해 왔습니다...그리고 이제 곧 소프트웨어 아키텍쳐를 설계하는 전문직급으로 승진하게 돼 있구요...
하영부-(본다)
준호-아버님 뜻은 잘 알겠지만 경영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저한테는 맞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영부-우리 회사 큰 회살세... 큰 회사를 경영하는 거 소프트웨어 아키텍쳐 못지 않은 엄청난 사업일세.... 천천히 생각을 해 보게....
하영-강요하시는 거 아니죠 아버지..?
하영부-물론 아니야,... 자 들게..
준호-(술잔 들어 마신다)
s#60 최회장 거실 (밤)
(최회장과 변여사 준식 앉아 있고 선영과 가정부가 과일접시 그리고 찻잔 놓고 있다)
변여사-여보... 시간을 정해,.. 언제가 좋은지....
최회장-무슨 시간-
변여사-당신 코트랑 양복 사는 거 말이야....케시미어 코트에 케시미어 양복을 한답디다...
최회장-(퉁명스럽게) 날씨 다 풀렸는데 무슨 케시미어 코트야...
변여사-날씨에 맞춰서 예단을 해...? 여름에 혼사를 치러도 다 밍크코트 예단으로 해 오는데....
최회장-망조야 망조....
변여사-뭐가아...
최회장-당신 같은 시어머니 말이야... 밍크 코트 해 준다고 입이 헤벌레- 벌어져서는-
변여사-아니 그렇게 잘난 척, 있는 척 하는 집에서 그럼 그것도 안 해 와요?
최회장-큰애야... 너도 시집 올 때 저 사람 밍크코트 해 왔냐...?
선영-네. 아버님
준식-우리 어머니 제일 먼저 챙기신 게 밍크코트였는데요...?
최회장-있는데 또 받어...?
변여사-당신은 양복 한 벌 가지고 입어요...? 큰애 예단 해 올 때 잘해 온다고 생각했는데 하영이가 큰애를 의식한 건지 더 잘해 옵디다...
준식-어머니 저 사람 기분 나쁘게 왜 그러세요...
최회장-쯧쯧쯧
변여사-내가 큰애더러 못해 왔다고 했니...? 하영이가 더 잘해 온다고 했지..?... 얘 큰애야.... 예단 혼수 그런 거야 상관없는데 애 낳는 것까지 밀리면 안되니까 어서 애 가져... 그래야 떳떳하다
선영-(오, 엘 기분) 어머니.. 말씀이 좀 심하세요,... 제 앞에서 혼수 예단을 비교하시는 것도 그렇구요 왜 애를 먼저 낳아야 떳떳한 거예요...?
애기 낳는게 달리기 시합이에요...?
변여사-얘...그럼 나중에 시집 온 하영이는 앨 낳고 넌 못 낳면 아무렇지도 않겠어...? 당연히 떳떳하지가 않지...
선영-요즘 계속 애기 말씀하시는데 저 듣기 힘들고 괴로워요, 어머니.... 일부러 안 낳는 것도 아닌데 어떡하라구요...
준식-(오, 엘) 당신 왜 그래...
선영-(일어나며) 먼저 올라가겠습니다 (간다)
변여사-아니 쟤가 ...?
최회장-내버려 둬.... 당신 쟤 기분나쁘게 했어.... 준식이 올라가라...
준식-죄송해요 어머니..
변여사-아니 쟤가 왜 저렇게 방자해 졌니....?
s#61 준식 방 (밤)
(화가 나서 팔짱끼고 앉아있는 선영)
준식-(들어온다) 그렇다고 발딱 일어나냐...?
선영-당신까지 나 화나게 하지말고 가만히 있어 줘... 어머니가 심하셨어
준식-(오, 엘) 심하다고 어머니하고 맞대결하냐구,.. 똑같이 나가...?
선영-(언성 높이며) 이까짓 게 맞대결이야...?이 정도가..? 어머님이 너무 유치하셔서 맞대결도 할 수가 없다구
준식-이 여자가 그런데...?
선영-(벌떡 일어나 휴대폰과 자동차 키 들고 나간다)
준식-당신 어디 가
s#62 고수부지 (밤)
(선영의 차 서 있고 선영 강물 바라보며 서 있다)
(고박사의 차가 와서 옆에 세우고 선영에게 다가간다)
고박-좀 진정 됐어...? 무슨 일이야...?
선영-...
고박-..응...?
선영-..이혼할까....?
고박-(조금 겁나고 허둥대는) 혹시... 나 때문이야....?
선영-아니야...
고박-그런데에... 나중에 후회해.... 해 봐야 별 볼일 없드라....
선경-자긴 별거라면서.....
고박-... 그거나 그거나지 뭐....
선영-그래도 고박사가 있어서 좋다.... 불러내면 나와주는 사람이 있어서..
고박-뭐가 심각하긴 한가부다.... 자기 이런 거 첨이잖아....문제가 뭐야..
선영-... 애기....
고박-애기....?
s#63 은지 방 (밤)
(지연 잠든 은지 머리 만져보고 있다. 계속 바라보고 있다-침대에 엎드려 잘 폼이다)
s#64 지연 아파트 건물 (새벽)
(전경)
지연-(소리-미친 듯이 울부짖는) 은지야... 은지야...눈 떠 봐.. 은지야... 은지야
s#65 은지 방
지연-(축 늘어진 은지 안고 울며) 은지야 왜 그래.. 은지야... (은지 안고 한손으로 급하게 핸드폰)
(효) 신호가고
종미-(F) 왜 지연아...
지연-(정신없이 빠르게) 종미야 은지가 많이 아퍼, 차 가지고 빨리 좀 와 줘.. 빨리...
종미-(F-다급하게) 야아 지금 나 물 속에 들어앉아 있어어...그리고 내가 갈려면 시간 걸리는데 김형사님 좀 불러... 빨리이
지연-(대답도 할 겨를 없이 끊고 핸드폰 한다)
s#66 태섭 방
(자고 있는 태섭)
(효) 핸드폰 울린다
태섭-(일어나 받는다) 여보세요...?
지연-(F-다급한) 태섭씨 은지가 많이 아파요,.. 병원엘 가야하는데...
태섭-(오, 엘) 기다려요, 금방 가요.... (다급하게 일어나 옷장에서 옷 꺼내고 양말 꺼내고-초 스피드로)
s#67 지연 아파트 앞 (아침)
(원희 지연 아파트로 걸어오고 있다- 아파트 입구로 걸어오는데)
(태섭의 차가 와서 선다. 태섭이 먼저 내려 뒷자리로 돌아가서 차 문열고 지연이 안고 있는 은지 받아 안는다. 태섭이 은지 안고 지연 내려서 현관으로 오는데)
원희-지연아...
(은지를 안은 태섭과 지연-원희를 본다)
원희-(의아한)
(지연과 태섭-은지 안고)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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