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여자 30
경찰서
(준호의 차가 주차한다. 준호 차에서 내린다)
s#2 경찰서 건물 앞
(준호 건물 현관으로 가는데)
(태섭 안에서 나오고 있다)
(들어가는 준호와 나오는 태섭의 거리가 좁혀온다)
준호-(태섭이 막 지나가려는 순간에 알아차리며) 잠깐만요
태섭-(준호를 본다) 예
준호-(본다)
태섭-말씀하세요
s#3 까페
(마주앉은 태섭과 준호)
준호-..죄송합니다... 양해도 없이 찾아와서요
태섭-(넉넉하고 깊고 편안하게) 저를 어떻게 아시죠...?
준호-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성함이나 직책같은 건 종미씨한테 들었구요
태섭-... 절 찾아오신 거... 지연씨도 알고 있습니까...?
준호-아뇨...
태섭-... 용건 말씀하시죠...
준호-... 저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제가 은지 아빠라는 것도 당연히 아실테구요...
태섭-....(본 채)
준호-지연이에 대한 감정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태섭-(넉넉한 마음으로) 왜... 그걸 아셔야 하는데요....
준호-... 제가 은지를 알게 된 게 얼마되지 않았다는 거 아실 겁니다,...
태섭-(본 채)
준호-저는 재결합을 하고 싶은데 지연이가 원하질 않습니다... 그 이유 중에 김태섭씨가 있는 것 같아서요....
태섭-....
준호-... 구체적으로 김태섭씨를 말 한 건 아닙니다...
태섭-.(든든한 나무처럼- 강하진 않지만 확신있는) 지연씨를 사랑합니다.... 그러면 대답이 되나요...?
준호-..... 은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셨습니까...?
태섭-당연히 은지도 함께죠... 저도 아이가 있습니다...
준호-...은지가 아빠랑 살아야 한다고 생각지 않으세요..?
태섭- 당연히 그렇죠,... 그렇지만 은지가 아빠나 엄마 중에 한사람과 살아야 한다면 당연히 엄마죠,.. 그리고 지연씨가 최준호씨에게 은지 아빠이길 포기하라고 하진 않을텐데요....
준호-두 사람 중에 하나가 아니고 재결합해서 은지를 함께 키우는게 제가 원하는 겁니다
태섭-(본다. 보다가) ..만약 선생께서 지연씨가 아니고 어떤 여자를 사랑하지 않는데 혼자 아이를 낳았다는걸 알았다고 가정을 해 보죠... 그래도 그렇게 말씀하실까요.....? 지금처럼 아이 때문에 이미 사랑하지 않는 여자와 재결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실까요...?
준호-.....
태섭-.... 당연히 지연씨도 마찬가지겠지요... 전 지연씨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지연씨 안에 은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준호-(본다)
s#4 형사실
(태섭 들어온다. 의자에 앉아 생각한다-깊은 생각)
태섭-(핸드폰 한다)
지연-(F) 여보세요...?
태섭-...
지연-(F-다정하게) 왜 말씀 안 하세요...?
태섭-목소리가 듣고 싶어서요....
지연-(F-웃음 띠고) 그런 농담도 해요....?
태섭-농담 아니에요,.. 목소리 들었으니까 됐어요... 끊을께요... (핸드폰 끈다)
s#5 지연 사무실
지연-(?? 좀 이상한 느낌도 있고 좀 우습기도 하고 핸드폰 끈다)
종미-왜 그래....?
지연-(웃는 기분으로) 아니야...
종미-그렇게 묘한 여운을 남기면서 아니라고 하면 그냥 못 넘어가지이-
지연-목소리 들을려고 전화했다면서 그냥 끊어
종미-형사님께서....?
지연-음....
종미-정말 특이한 양반이야.... 쓰는 김에 쪼끔 더 써서 보고싶다... 사랑한다 그러면 어디가 곪기라도 하냐고 좀 물어 봐 줄래....?
지연-무슨 일이 있나....?
종미-일은 무슨 일,.... 목소리 듣고 싶다는데,.... (어감 바꾸며)혜정아... 택배 불러야지...
혜정-곧 올거예요...
지연-(피식 웃음나는)
s#6 거리
(참담한 기분으로 운전하는 준호)
(효) 핸드폰 울린다
준호-네...
직원-(F) 지금 어디 계세요, 프레젠테이션 시간 다 됐는데 안 계신다고 부장님이 찾으시는데요
준호-10분 안에 도착한다고 말씀드려 주세요...
직원-(F) 알겠습니다
s#7 프리젠테이션
준호-그럼 지금부터 고객회사의 정보시스템 유지보수 프로세스의 개선방안에 대한 보고를 시작하겠습니다,... 보고 드리는 순서는 먼저 정보시스템 유지보수 프로세스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말씀드리고 .. 그 다음에 문제점 중심으로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회사는 2004년 선진프로세스인 ITIL 프로세스를 도입하여...
(참석인원은 많지 않고 장소나 분위기는 최고로)
s#8 지연 사무실
종미-(떠들고 있고)
(효) 노크 소리
혜정-네
선영-(들어온다)
지연-(무심히 시선 들다가 좀 아연한 기분)
선영-잘 있었어....?
지연-웬일이세요....?
종미-(선영 지켜본다)
선영-...놀랬어....? ...어머님이 오셨어...
종미-(지연을 본다)
지연-(착잡한 심호홉) 왜요....?
s#9 근처 까페
(변여사와 지연, 선영 앉아 있고)
지연-(너무 단정하고 딱딱하게 앉아있지 말고 시선 약간 떨군 자세)
변여사-(속상하고 착잡하게 보다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일을 이렇게 만들었니.... 애를 낳았으면서 왜 이혼을 하고... 준호가 왔을 때 왜 준호 자식 아니라고 해서 일을 이렇게 만들어....대체 우리 집안하고 무슨 웬수가 져서 이러니... 어디 얘기 좀 들어보자...
지연-저.. 준호씨 퇴원하는 날 집을 나왔었어요,.... 준호씨랑 살고 싶지 않아서요...
변여사-뱃속에 자식이 있고 준호가 그렇게 잘못했다고 빌었는데도 살고싶지 않았어....?
지연-.....용서가 안됐어요
변여사-(화가 나며) 니가 살고 싶든 살기 싫든 준호 자식이라는 건 인정을 해야지 어떻게 아니라고 해서 준호를 이렇게 엉망진창을 만드니....결국은 이렇게 알게 될 걸...
선영-서방님 파혼하셨어.....
지연-....
변여사-너처럼 앙큼발칙한 애는 첨 봤다.... 어쩌면 그렇게 니 생각대로 하고 살어... 살기 싫어도 애 때문에 살기도 하고 그러는 거지 어떻게 니 맘대로 살어....
지연- ..제가 맘대로 산 거 아니에요.... 준호씨가 살고 싶지 않게 했어요
변여사-남편이 잠깐 한 눈 팔았다고 너처럼 다 헤어지니...? 그리고 준호가 너한테 어떻게 했어.. 너라면 죽고 못산 애였어
지연-...네,.. 그런데도 용서가 안됐어요....
변여사-(냉정하게 결론짓듯) 인제는 그 애가 우리 핏줄이라는 거 알았으니까 모른 척 할 수는 없다.... 식구들하고 얼굴도 익히고 그래야겠다,... 애 어디 있니....
지연-....
변여사-어디 있냐구
지연-... 어린이 집에요
변여사-아니 그럼 하루종일 거기다 둔단 말이냐....? 그 어린것을...?
선영-요즘은 대개 그래요 어머니... 맞벌이 부부가 많아서 그런지....
변여사-지금부터는 도우미를 붙여줄테니 오전에만 보내라....
지연-지금까지 그렇게 살았어요.... 상관하지 말아 주세요...
변여사-전에는 그랬어도 이제는 니 아이만이 아니다.... 이름이 뭐니
지연- (말하기 싫은 기분 지나가고) 은지에요
변여사-어린이 집에 가면 애를 볼 수 있니...? 가보자...
지연-안돼요... 은지는 아직 아빠가 있는 줄도 모릅니다... 시간을 좀 주세요...
선영-서방님은 만났다면서....
지연-... 아직 아빠란 얘기 안 했어요
선영-어머니 천천히 자연스럽게 얼굴을 익히는 게 좋을 거 같아요...
변여사-그러면 언제가 좋겠니.....
선영-동서 주말에 데리고 오면 어때....?
변여사-너는 올 거 없다.... 김기사 보낼테니 애만 보내라....
선영-어머니.... 애가 낯선 김기사 따라 오겠어요...? 울고 난리를 치죠...
변여사-준호가 가서 데리고 오던지... 가자 (일어나 나간다)
선영-동서... 나중에 다시 연락할게... (따라간다)
지연-(혼자 멍하니 앉아 있는데 미칠 것처럼 화가 치밀기 시작한다. 핸드폰 꺼내서 전화한다)
준호-(F) 나야...
지연-(울며 소리친다) 최준호 이게 니가 바라던 거니...? 아직도 내가 어머니 며느리야...? 왜 찾아와서 야단치고 간섭해.... 왜
준호-(F) 지연아...
지연-(계속 소리치며) 나 어머니한테 잘못한 거 없어,... 우리 은지 나혼자 잘 키웠다구... 어머니가 그러실 권리 없어
s#10 밖이 보이는 로비
준호-(통화-걸어나오면서) 미안해... 널 찾아가실 줄 몰랐어... 어머니한테 찾아가시지 말라고 말씀드릴게.... 걱정하지 마...
지연-(F) 은지랑 나 지금까지 잘 지냈어.... 준호씨가 우리를 더 힘들게 하지 말아 줘.... 부탁이야...
준호-알았어... 노력할게...
s#11 까페
(지연 눈물 닦으며 핸드폰 끈다. 얼른 일어나지 못하고 고개 숙이고 앉아있다)
s#12 최회장 거실
(최회장 퍼팅 연습하고 있다)
가정부-사모님 오세요...
(최회장 계속 퍼팅 연습만)
(변여사와 선영 들어온다)
변여사-(들어오며) 웬일로 이렇게 일찍 들어오셨어요...?
최회장-내일 골프 가려고...
선영-아버님 들어오셨어요...
최회장-오냐.... 고부간에 어딜 갔다 오시나.... ?
변여사-(소파에 앉으며) 지연이 만나고 와요...
최회장-(순간 멈칫하며 퍼팅 멈추고) 지연이....? 지연이를 찾아갔어....?
변여사-생각할수록 괘씸해서 내가....
최회장- (와서 앉으며) 그래서.... 애는.... 애두 봤어...?
변여사-보긴 뭘 봐요....안 보여주는데...
최회장-(약간 실망 스치며) 허긴 갑자기 당신이 나타나서 앨 보자고 하는데 어떻게 보여 주겠어...
변여사-우리 핏줄인데 언제까지 안 보여 줄 건데.....
선영-시간을 달라고 그러드라구요,.. 서방님이랑 만나긴 했는데 아직 아빠라는 얘기 안 했나 봐요....
최회장-그렇지... 순서가 아빠를 먼저 보고 그 담에 할아버지구 할머니지....
눈치가 어때... 준호랑 재결합 할 거 같애....?
변여사-어림없는 소리 말아요,... 준호랑 다시 얽히지 않으려고 다른 사람 애라고 했다는데 무슨 재결합이에요... 독하고 무서운년 같으니라고...
최회장-(서운하고 쓸쓸한 기분).... 준호랑 그렇게 정을 띠었나....? 그래도 애가 있는데....?
선영-요새 젊은 여자들... 애 때문에 살지는 않아요... 정이 남았다면 모르지만....
최회장-그래... 잘났다.... 요즘 젊으신 분들은 그러냐....?
s#13 원희 마당
(지연과 은지 들어온다)
은지-(지연 손놓고 마루로 뛰어가며) 할머니 은지 왔어요.... (마루에 가서 마루에 엎드려 안을 향해) 할머니....
할머니-(주방에서 급하게 나오며) 아이구 내 강아지가 웬일이냐... 어떻게 온다는 소리도 없이 왔어...(은지 안아 올리는) 일요일에나 올래나 했드니
지연-엄마는요...?
할머니-안에 있지....
지선-(아랫방에서 애기 안고 마루 내려오며) 지연아..
지연-응 언니
지선-(마루로 오며) 저번에 언니 준 귀걸이 있지 그거 나도 하나 주라....
지연-어떤 거...?
지선-해보고 착용감 말 해 달라고 한 거 있잖아,...그거 ... 그 땐 장우 때문에 하루종일 하고 있을 수가 없어서 언니만 줬잖아...
지연-알았어
지선-꼭이다...? (지연이 한 거 보고) 얘,.. 지금 너하고 있는 것도 괜찮다, 그거 주든지...
지연-알았어...
지선-잊어먹지 말고 빼주고 가...?
지연-어...
(할머니는 이미 들어가고 지연과 지선 들어가며)
지연-형부 장사 잘 돼...?
지선-어... 잘 된대..
s#14 원희 주방
(지선과 지연 들어온다)
원희-(식탁에 반찬 놓으며) 무슨 바람이 불었어...?
지연-밥하기 싫어서어-...
원희-그래서 저녁상 차리는 시간 딱 맞춰서 왔어...?
지연-당근이지....
s#15 최회장 거실 (밤)
(최회장 소파에 푹 기대앉아 맥이 쭉 빠져 변여사가 손톱 깎는 것 무심히 보고 있다)
변여사-에유... 눈이 어두워서 손톱도 제대로 못 깎겠네.... 여보 손톱깎이에 돋보기가 달려있는 게 있대.... 일본 가거든 그거 좀 사와....
최회장-내가 당신 돋보기야... 이리 줘 봐...
변여사-자기가 나보다 나아....?
최회장-오뉴월 하루 볕이 어딘데 내가 당신보다 두 살이나 젊어.... 그래도 돋보기는 끼고서 (돋보기 찾아 끼고 변여사에게) 이리 줘 봐...
변여사-괜찮아... 내가 한다구.... 미장원에 가서 메니큐어를 해야 되는데 귀찮아서 안 가서 그래...
최회장-늙어 가면서 등 긁어 주고 손톱 깎아 주고 그러면서 살자구...
(준호 현관에 들어오다가 부모 본다)
준호-(현관 앞에 선 채 보고 있는)
s#16 회상 (9회s#27)
(준호 발톱 깎아 주는 지연)
지연-설거질 해준 게 이뻐서 특별상으로 깎아 주는 거다....?
준호-고마워
s#17 최회장 거실 (밤)
(준호 소파로 다가간다)
준호-다녀왔습니다...
최회장- 어 그래.... 됐어.... 됐지....?
변여사-변영자가 자식 복은 없어도 남편 복은 있다... 남편이 손톱 깎아 주는
여자가 어디 있겠어....
최회장-... 없지 .. 암 없지....
준호-어머니... 지연이 찾아가지 말아 주세요
(최회장과 변여사 준호 본다)
변여사-(발끈) 뭐야....? 그 기집애가 너한테 뭐라고 그러든...? 그새 너한테 연락을 ?어...?
준호-어머니 며느리 아닙니다...지연이 흔들지 좀 마세요
변여사-(소리친다) 이 녀석아 내 핏줄인데 보지도 말란 말이야...? 어째서 찾아가지 말어....
준호-제가 알아서 할테니까 어머니는 잠자코 계셔 달라구요....
변여사-(오, 엘) 니가 뭘 알아서 해,... 니가 알아서 한 게 뭐가 있어... 알아서 한 게 이거야.....?
최회장-...준호야.... 느이 엄마 말로는 지연이가 재결합 할 마음이 없다든데
니 혼자 생각이면 어쩔테냐....
준호-당장은 어려울지 모르지만... 노력할 생각입니다....
최회장-노력을 하면 될 것 같냐....?
변여사-(기가막혀) 아유 난 생각만 해도 기가 막히다... 아니 노력을 해...?
니가 왜 노력을 해야 돼.....왜 사정을 해야 되냐구.... 저는 애까지 달린 애가 뭐가 그렇게 잘나서 배짱이야....
최회장-....그거야 지 맘이지 우리가 따질 거 없고.... 애를 한번 보고 싶어...
준호-기다려 주세요
변여사-(오, 엘 기분) 어째서 우리 자식인데 동양 얻어먹듯 처분만 바래야 되냐구.... 지 자식만 되는 거야...?
준호-(오, 엘) 어머니,... 부탁드립니다.... 그러지 말아주세요 (일어나 자기 방으로 간다)
변여사-아이구 못난 녀석....
최회장-자식이 있잖아.... 저도 자식이 뭔지 알아서 그런 건데 왜 그래....
s#18 준호방 (밤)
(준호 의자에 앉아 있다-마음이 복잡하다)
태섭-...(TR) 전 지연씨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지연씨 안에 은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준호 핸드폰 꺼내 은지의 사진 본다)
s#19 원희 방 (밤)
원희-그날... 은지 데려간 날... 잘 놀고 왔어....?
지연-그랬나봐.....
원희-은지.... 즈 애빈 거 알어....?
지연-얘기 안 했드라구요
할머니-그래서... 파혼한 거 틀림없어....?
지연-... 네...
할머니-너하고 합치려고 파혼을 했을텐데.... 넌 합칠 마음이 없고 ...마음이
많이 아프겠다....
지연-아까 준호씨 어머님이 찾아 오셨어....
원희-(순간 긴장하며) 왜.... 설마 자식 내놓라고 온 거 아니지....? 요샌 법이 바뀌어서 그렇게 못한다고 느이가 그랬지....?
지연-당연하지... 은지 보게 해 달라고 오셨어...
원희-그래서....
지연-은지가 아직 아빠도 모르는데 무슨 말씀을 하실지 몰라서 시간을 달라고 했어....
원희-그 양반들도 느이가 합치길 바래....?
지연-모르겠어...
할머니-당연히 바라겠지.... 파혼까지 했으면 그런 거 아니겠어....
지연-할머니.... 저 서류 정리하기 전에.... 수 백 번 생각했어요.... 그리고 결정했어요.....은지까지 낳았는데 후회하지 않으려고 정말 많이 생각하고 헤어진 거예요....
할머니-난 노인네가 돼서 그런지.... 합칠 수만 있으면 그게 제일 좋겠다 싶어...
원희-그만 하세요, 엄마.... 지연이가 수 백 번 생각했다잖아요.....지연아
지연-(본다)
원희-.... 형사라는 그 사람하고는 결혼할 생각이 있어....?
지연-....
원희- 아니라고 안 하는 거 보니까.... 그럴 마음이 있나부네..
지연-.....음....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s#20 동네 길 (밤)
(원희는 은지를 업고 지연과 버스 타러 가고 있다)
원희-그 사람 어디가 그렇게 좋아... ?
지연-.... 말했잖아.... 따뜻한 사람이라구.... 그리고 은지한테도 너무 잘 해..
원희-남에 자식을 키운다는 거 보면 좋은 사람이니까 그러지 결혼도 안 한 사람이 어떻게 그러겠어.... 부모가 계신다 그랬어....?
지연-어....그런데 아버지가 중학교 때 돌아가시고 지금 아버지는 엄마가 재혼한 아버지래.....
원희-그래서 같이 안 살고 혼자 사는 거야....?
지연-그래서가 아니구 일찍부터 독립을 했나 봐....지금은 그 아버지를 존경한대....
원희-지연아....
지연-..음...?
원희-그 집에서... 니가 재혼이고 은지가 있는데 ... 괜찮대....?
지연-....(얼른 말을 못한다)
원희-(당연히 그런 줄 알고) 그래.... 왜 문제가 안되겠어...
지연-...그런데 엄마 ... 한번도 그런 생각 안했어 .. 당연히 그럴 수 있는데..... 그 사람도 아들이 있어서 그랬나 봐.... 그럴 수도 있겠다
원희-만약 그 집에서 그러면 엄마 속상할텐데 어떡하니...?
지연-엄마....걱정하지 마,... 아직 결혼하잔 말 안 했어
원희-....너 혼자 좋아 해....?
지연-... 엄마 미리 걱정할까 봐 하는 말이야
원희-..... 제발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인제 엄마 속 아프기 싫다...
지연- 나도 엄마 가슴 아프게 하는 거 그만 하고 싶어....
s#21 버스 정류장 (밤)
(버스 이미 서있고 서둘러 은지 엄마한테서 받아 안는 지연)
지연-엄마 들어 가
원희-어서 타....
(지연 버스에 탄다)
원희-(보고 서 있다)
(지연 자리 차지해 안고 엄마 들어가라고 손짓한다)
원희-(보고 있다)
(버스 출발한다. 지연 손 흔든다)
원희-(손 흔들어 준다. 버스가 사라지자 마음이 싸- 해진다)
s#22 원희 마당 (밤)
(들어오는 원희)
지숙-(마루에 나타나며) 엄마 지연이 갔어...?
원희-(마루로 오며) 갔지 그럼,... 어딜 그렇게 돌아다녀...
지숙-내가 맨날 늦게 돌아다녀...? 오랜만에 친구들이랑 영화 봤어...주무세요.
원희-(대꾸 안하고 방으로)
s#23 원희 방 (밤)
(할머니 이불 깔고 있고 원희 들어온다)
할머니- 태워 보냈어....?
원희-(털썩 앉으며) 예.... 이상하게 오늘은 마음이 짠하네....
할머니-(본다)
원희-(혼잣말처럼) 아니야.. 저는 항상 아닌 척 하는데 항상 짠했어요... 핏덩이 때부터 지금까지 내 마음이 그래....
할머니-..왜 괜한 소린 해....
원희-... 핏덩이가 지 처지를 알았는지 어쩜 그렇게 울지도 않고 눈 맞추면 벙싯거리고....오줌을 몇 번씩 짜서 기저귀가 척척한데도 울지도 않고.... 언니가 둘이나 있는데도 학교 갔다오면 꼭 부엌에 나와 콩나물 다듬고....
할머니-... 그러니까 지숙이 지선이도 친동생처럼 잘 했지 안 그랬으면 이뻐했겠어....?
원희-...준호 만나 재미있게 사는 게 대견하고 신통했는데....
할머니-...
s#24 버스 안 (밤)
(잠든 은지 안고 창밖을 보고 있는 지연)
(효) 핸드폰 울린다
지연-(누군지 확인하고) 저예요....지금요...? 대방동 갔다가 집에 가는 중이에요,...
s#25 태섭 거실 (밤)
(세종이 잠옷 입는 중- 바지에 다리 꿰다 넘어지고-생활감 있게)
태섭-(통화중) 오늘 대방동 간단 말 안 했잖아요....
세종-아빠 다 입었어요
태섭-잠깐만요... 양치하고 자...(세종 가고) 세종이요.... 은지는요...
s#26 버스 안 (밤)
지연-(통화) 자요....피곤했나 봐요
s#27 동네 버스 정류장 (밤)
(버스 멈추고 승객들 내린다)
(태섭 기다리고 서 있다. 지연이 탄 버스인지 몰라서 보고 있다)
(지연이 은지를 안고 내린다)
태섭-(얼른 버스 쪽으로 다가가서 은지 뺏어 안는다)
지연-어머...
(은지를 안은 태섭과 지연 인도로 온다)
지연-(행복한 기분) 생각지도 않았는데....
태섭-내가 반가워요....?
지연-... (조금 웃고) 네...
태섭-그럼 됐어요....
지연-세종이는요....?
태섭-자요....
s#28 지연 아파트 앞 (밤)
(은지를 등에 업은 태섭과 지연 걸어온다-부부처럼 격 없고 편안한 분위기)
태섭-..오늘 처음으로 다른 사람한테 지연씨를 사랑한다고 말했어요...
지연-(놀랄 필요는 없고 걸음 멈춘다)
태섭-(멈추고 지연을 편안하고 따뜻하고 깊은 시선으로 본다)
지연-(본다. 보다가) 누구 ...한테요...?
태섭-어떤 사람한테요 (남은 시선)
지연-... 저한테는... 그런 말... 안 했는데요.....?
태섭-마음 속으로 수없이 했어요.... 그리고 지연씨도 마음속으로 들었다고 확신해요....
지연-(본다)
태섭-(본다)
(다시 걷기 시작하는 두 사람)
지연-(궁금증 아니고 편안하게) .... 그 사람이 누군지 ... 궁금해요...
태섭-꼭 얘기를 해 주어야 할 사람이었어요
지연-...부모님이요....?
태섭-... 나중에 얘기해요
지연-....(미소) 그러니까 더 궁금하다....
태섭-궁금해 할 필요 없어요....앞으로 만나는 사람마다 다 할지도 모르니까...
지연-(피식 웃는다)
s#29 지연 아파트 입구 (밤)
(지연 태섭의 등에서 은지 안는다)
지연-가세요...
태섭-... 들어가요...
지연-여긴 우리 아파트니까 손님이 먼저 가야죠...
태섭-어서요...
지연-(웃고) 들어갈게요...
태섭-(고개 끄덕이고) 참... 내일은 못 볼 거예요,.... 어머니 생신이에요
지연-알았어요.... (들어간다)
(지연 들어가고 태섭 서있다)
s#30 은지 방 (밤)
(지연 은지 눕힌다. 은지 외출복 벗긴다. 옷 벗기든 손 잠깐 멈추며 태섭의 말 생각한다)
태섭-(TR) 오늘 처음으로 다른 사람한테 지연씨를 사랑한다고 말했어요
(지연 조용한 행복감)
s#31 태섭 침실 (밤)
(침대 위에 양팔로 팔베게 하고 누워 생각에 잠긴 태섭)
F.O
s#32 병구네 마루 (아침)
병구모-(밥상 차려놓고) 병구야... 병구야.. 빨리 나와, 밥먹자.... 냉이국 끓였다...
병구-(나온다) 엄마 양말 어디 있어...?
병구모-서랍에 있지 어디 있어....
병구-없어어,..
병구모-없긴 왜 없어,...
병구-이 옷에 맞는 (양말 설명 색깔이든가) 이 없어...
병구모-아이고 내 정신 좀 봐라... 빨았는데 내 방에 있나부다... 갖다 줄게 어서 밥 먹어.. (일어나 간다)
병구-(국보며 투정) 엄마아... 에이 씨... 엄마는 날 사랑하는 거 맞어...?
병구모-(이상한 양말 들고나오며) 여기 있다 양말... 그런데 또 왜...
병구-엄마,... 냉이국을 끓일 때 콩가루를 묻혀야 되잖아... 콩가루...
병구모-아아...(애교 떨며) 에이 하루만 그냥 먹어어.... 콩가루 사는 걸 깜빡했잖니.....요새는 내가 깜빡깜빡해요.... 그래도 냉이 냄새가 푸욱 나는 게 얼마나 시원한데
병구-콩가루를 묻혀야 꼬소하지....
병구모-내일은 그렇게 해 줄게...(엉덩이 두들기며) 우리 아들 착하지...?
쭈꾸미도 먹고.... 봄에는 쭈꾸미가 최곤 거 알지... 어서 밥 떠 봐
병구-(밥 수저로 뜨면)
병구모-(얼른 쭈꾸미 밥에 얹어 준다) 먹어 봐
병구-(먹는다)
병구모-맛있지...
병구-맛있네...? (젓가락으로 쭈꾸미 하나 집어 들고) 야- 너는 낙지도 아닌 것이 문어도 아닌 것이 왜 이렇게 맛있냐... 고얀놈이네 (입에 넣고 먹는다)
병구모-에그 에미 닮아서 또 맛은 알아요...
병구-왜 아니겠어,...엄마 난 반찬 맛있게 하는 여자랑 결혼할 거니까 누가 소개팅 해 준다고 하면 음식 잘하는지 그거부터 물어 봐...음식 못한다 그러면 보지도 않을테니까...
병구모-그런데 음식을 잘하는지 못하는지 그걸 어떻게 알아 보냐...? 무조건 집으로 데리고 와서 음식부터 시켜 봐...?
병구-그거다, 그거.... 무조건 집으로 데려 와서 음식을 시켜본다
s#33 헬스
(지숙 운동하고 있다)
맞선남-(나타난다) 일찍 나오셨네요...
지숙-아 예....(시큰둥하게)
맞선남-저 운동 끝나시면 저 잠깐 만나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숙-(못마땅) 왜요....?
맞선-그럴 일이 좀 있어서요
지숙-(그 때 병구가 오는 거 본다. 갑자기 상냥하게) 아 예 그럴께요...그럼 휴게실에서 뵈요...
맞선-예... 그러시죠... (간다)
병구-(다가와서) 아줌마,.. 자존심은 전당포에 맡겨놓고 다녀...? 여자의 매력은 자존심인데 그러면 추하지이-... 그것도 아주 많이 추하지...
지숙--상관 말어라....?
병구-아무리 궁해도 그렇지 남자가 만나자고만 하면 무조건 네네네네...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너무 처량하지 않어...?
지숙-(열 받으며) 야- (내려와 운동화 벗어서 때리려고 하다가 얼른 관두고 상냥하게) 병구야..... 저 분이 얼마나 훌륭한 분인지 너두 알지....? 저런 분이 내가 좋다고 만나자는데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네....? 그러니까 애들은 나가서 놀아라...?
병구-그럼 경로잔치 잘 해라아....? (간다)
지숙-어우 열 받어.... 안면 몰수하고 물어뜯어....?
s#34 휴게실
(지숙 음료수 마시고 있다)
(병구 나타난다)
지숙-(김 새며) 저 자식은 왜 또 얼씬거리는 거야....
맞선-(다가온다) 먼저 와 계셨군요... 기다리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지숙-(상냥하게) 괜찮아요... 운동 다 하셨어요....?
맞선-예.... 지숙씨는 결혼 안하십니까....?
지숙-(상냥하게 웃으며) 해야죠....
맞선-심부름 같아 죄송합니다만 (들고있는 작은 손가방에서 청첩장 꺼내 준다) 이거 황대길이한테 좀 전해 주십쇼....
지숙-뭔데요...?
맞선-청첩장입니다.... 저 결혼합니다...
지숙-(순간 뻥해지며 본다)
맞선-지숙씨도 오셔서 축하해 주시면 더 고맙구요...
지숙-아 예.....
맞선-(웃으며) 대길이랑 같이 오십쇼....
지숙-전해 드릴께요....
맞선-그럼 바뻐서 먼저 가겠습니다...
지숙-네....
맞선-(가면서 병구에게) 갑니다
병구-안녕히 가십쇼.... (지숙에게로 다가간다)
지숙-(기가 막혀 청첩장 보고 있다)
병구-저런 분이 만나자고 하니까 거절 할 수가 없다구...?...누나를 좋아한다구....?
지숙-그 때는 그랬단 말이야,... 집에까지 찾아오구 꽃다발도 가지고 오구....
병구-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에.....? 그 땐 아줌마는 아니었겠지...?
지숙-(노려보며) 너 지그음.... 나한테 총이 있었으며언- .....
병구-쏴버렸다구.... ?
지숙-(확 간다)
병구-(뒤에 대고) 소주 마시지 마, 소주 한잔이 팔십 카로리라는 거 알지...?
s#35 동네길
(지숙 울 것 같은 심정으로 걸어오고 있다)
s#36 노래방
(악을 쓰며 노래 부르는 지숙)
s#37 책 대여점
(미라 옛날에 태섭과 찍었던 오래된 사진 보고 있다)
(요한 들어온다. 미라 사진 보느라 모른다. 요한 기웃하고 사진 들여다본다)
미라-(그제서야 요한 보며) 옛날 사진이야.... 나 예쁘지....
요한-(덤덤하게) 지금도 이뻐....
미라-(쓸쓸하게 요한을 본다) 요한아...
요한-(본다)
미라-나 서울 떠나고 싶어....
요한-(깜짝 놀라며) 뭐...?
미라-그런데... 니가 보고 싶을 거 같애...
요한-그럼 같이 가면 되겠네....
미라-(귀엽다는 듯 웃는다) 그런 말도 할 줄 아셔....? 있잖아 서울이 지겨워졌어... 바닷가나 산골 같은 데 가서 살랜다...
요한-내일 떠날래....?
미라-인제 안 웃겨...
요한-우리 고향에 가는 거 어때...? 바닷간데
미라-(정색하며) 요한아....
요한-통영....
미라-됐어 농담이었어... (자기 할 일 한다)
요한-난 농담 아니야....
미라-빨리 가.... 사장님 야단한다...
요한-농담 아니라구,...
미라-빨리 가
s#38 종민 거실 (밤)
(탁자에 음식과 케익에 촛불 켜놓고 마지막 소절 부르고 있다-지훈과 세종이 적극적으로 부르고 노래 끝나면서 박수친다)
(지훈과 세종이가 서로 엄마, 할머니 촛불 끄라고 떠들고)
태섭모-(촛불 불려고 하는데)
지훈-(오, 엘) 엄마 잠깐만- (디카로 사진 찍을 준비하고) 하나 둘 셋
태섭모-(촛불 불어서 끄고)
(박수치고)
지훈-(얼른 초를 뽑으며) 엄마 케익 짜르세요 (다시 사진 찍을 준비)
종민-지훈이 바쁘다 바뻐...
(다들 웃고)
태섭모-(케익을 자른다) 됐다.... 그럼 케익은 저녁 먹은 담에 먹고- 지훈아 저기다 갖다 놔...
(지훈 케익 상자 주방으로 가지고 가고)
종민-자 그럼 먹자.... 올해까지는 느이 엄마가 미역국을 손수 끓였는데 내년엔 며느리가 차려주는 생일상을 받았으면 더 바랄 게 없겠다...
태섭모-그래 태섭아... 내 손으로 미역국 끓이는 거 그만하고 싶어
지훈-형,.. 형 안가면 나래두 가야 되겠다...
태섭-(웃는다)
(종민도 웃으며 뭐라구...? 태섭모-까분다 등등)
종민-어서 먹자... 세종아 많이 먹어..
세종-예스 써...
태섭모-(웃으며)하이구 인제 영어로 대답해...?
종민-태섭아.... 이거 니가 좋아하는 우엉잡채 느이 엄마 주특기잖어....
태섭-우엉 썰기 힘드시면서 안 하시면 어때요...
종민-니가 좋아하잖니...
태섭-앞으로 싫어할테니까 하시지 마세요...(편안하게)
태섭모-(그런 태섭 웃음 띠고 본다) 힘 안들어,... 뭐가 힘들어
지훈-팔목이 시큰거리신다고 했잖아요
태섭모-나이 먹으면 다 그래...
세종-(요란스럽게) 난 탕수육이 제일 맛있었어요
태섭모-탕수육은 세종이 때문에 한 거야...
종민-나 때문에 한 건 뭐야...?
태섭모-(웃으며) 없어요...
종민-헛 참.....
s#39 종민 아파트 (밤)
(불이 켜진 베란다나 창문 잠깐)
s#40 종민 거실 (밤)
(탁자 치워지고 케익먹는 식구들)
태섭모-태섭아.... 정말 결혼 안 할 거야...? ... 인제 정말 했으면 좋겠다...
자꾸 나이만 먹잖어... 그리고 세종이도 엄마가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
얼마나 잘 보살펴 주겠어
종민-아직도 결혼할 마음이 없냐...?
태섭-....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여자가 있습니다..
태섭모-(깜짝 놀라며 본다) 태섭아...
종민- 정말이야....?
태섭모-세상에.... 어떤 여자야....? 언제 어떻게 만났어....?.
종민-정말 평생에 들어 본 말 중에 제일 기분 좋은 말이다... 그럼 소개를 해야지... 언제 데리고 올래
태섭모-그래 언제 데리고 올거야
태섭-.... 곧 그렇게 하겠습니다
종민-여보 안되겠어,... 소주 마시던거 있지 가지고 와.... 태섭이랑 한잔해야겠어...
태섭모-잠깐만요... 얘기 좀 들어 봐야죠.... 나이는 ..?
태섭-.... 아직... 물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요....?
종민-아니 나이도 몰라....?
태섭-(여유있는 미소) 예
태섭모-(?) 그럼 뭘 아는데....?
태섭-....(피식 웃으며) 다른 건 다 ....
종민-그래... 나이 같은 거 상관없다....
태섭모-어떤 여자길래 너한테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 했니...?
종민-그러게....
s#41 밤 거리
(태섭의 차 운전하고 세종 뒤에 타고 있다)
세종-아빠.... 은지 아줌마랑 결혼할 거야...?
태섭-..뭐....?
세종-할머니랑 할아버지한테 아빠 결혼할 거라고 했잖아..
태섭-너 삼촌이랑 놀았는데 어떻게 알았어...
세종-오줌 누러 나갈 때 들었어...
태섭-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만 했는데 왜 은지 엄마야...?
세종-아빠랑 제일 친한 아줌마니까....
태섭-.....
세종-아빠 은지 엄마랑 결혼 해....
태섭-그랬으면 좋겠어...?
세종-음
태섭-왜....?
세종-동생도 생기고 엄마도 생기는 거니까...
태섭-알았어...
세종-그런데에-
태섭-그런데...
세종-은지 아줌마가 아빠 싫다고 할까봐
태섭-걱정 돼....?
세종-응...
태섭-아빠도 좀 걱정 돼...
s#42 지연 거실 (밤)
(탁자에 앉아 스케치하는 지연과 잠옷 입고 그림 그리는 은지)
지연-은지야 너 안 잘거야....? 자야지...
은지-싫어...
지연-왜 싫어....?
은지-그림 그릴 거야....
지연-안 졸려...?
(효) 핸드폰 울린다
지연-(누군지 확인하는데 순간 긴장하며 잠깐 망설이다가 작심하고 받는다)
여보세요....?
최회장-(F) 지연아...나다....
지연-(예상을 못했던 목소리에) 아버님....
최회장-(F) 오랜만이다....
지연-..(당혹스러운) 네.... 별고 없으셨어요...?
최회장-(F) 그냥 그렇게 지냈다.... 내가 전화해서 놀랬냐....?
지연-....네
s#43 최회장 거실 (밤)
최회장-(전화) 당연히 그러겠지,.... 준호한테 이 번호 물어서 전화했다....
지연아.... 다 ... 다 거두절미하고 ... 니 딸... 한번만 보게 해 주면 안되겠냐.....?
(준호 묵묵하게 앉아 있고)
최회장-부탁한다....
s#44 지연 거실 (밤)
지연-(은지를 보며 얼른 말을 못한다)
최회장-(F)니 심정이 어떨지 안다...그래도 한번 봤으면 좋겠다...안되겠냐....?
지연-..... 알겠습니다,... 시간하고 장소를 말씀해 주시면....
최회장-(F) 내가 김기사를 보내마.... 준호가 느이집을 안다니까...
지연-아닙니다 아버님... 제가 가겠습니다
s#45 최회장 거실 (밤)
최회장-...아니다....느이 버스타고 오는 거 못 기다린다....
s#46 지연 거실 (밤)
지연-(핸드폰 든 채 최회장 마음 아는)
s#47 최회장 거실
최회장-고맙다.... 그럼 내일 보자...(수화기 놓는다. 준호에게) 주소를 김기사한테 일러 줘라...
준호-알겠습니다....
최회장-(감회 때문에 잠자코 있는)
준호-아버지...
최회장-조용해 이 자식아.... 니가 하영이하고 일만 안 저질렀으면 임마...(차마 말을 못한다)
준호-은지한테 아무 말씀 말아 주십쇼...아직 저도 그냥 아저씬 줄 알고 있어요...
최회장- 허 참... 홍길동이가 아버지를 보고도 아버지라 부를 수 없는 어쩌고 하드니....(말은 그러는데 진심으로 가슴 아프다)
준호-....
s#48 고급 패밀리 레스토랑 (다음날)
(지연 은지를 데리고 들어온다. 둘러보는데)
최회장-(너무 반가워 일어서서) 지연아 여기다....
(지연 은지 데리고 간다)
최회장-(선 채 다가오는 은지를 보고 있다)
지연-(절한다-마음이 담긴)...
최회장-그래.... 오랜만이다....
지연-은지야.... 할아버지께 인사드려...
은지-안녕하세요....
최회장-(너무 귀여워 어쩔 줄을 모르겠는데) 어 그래... (은지의 두 손을 잡는다) 니가 은지냐...?
은지-네.....
최회장-(눈물이 날 것 같다) 이렇게 쪼꼬만 숙녀는 처음 만나 본다,... 몇 살이냐...?
은지-(손가락까지 펴 보이며) 네 살이요....
최회장-네 살...
지연-이년 육개월이예요....
최회장-(두 손으로 잡은 은지 손을 들여다본다)
(커다란 최회장 손안에 있는 은지의 고사리 같은 손)
최회장-(너무 감격스러워 후르르 한숨이 나온다. 다시 감정 정리하며) 앉자...
앉아라.... (앉는다)
(지연이 은지 데리고 앉는다)
최회장-(은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지연-(그런 최회장 보는데 미안한 마음이 스친다)
최회장-(얼른 다시 자제하려고 애쓰며 지연에게) 그래 잘 지내고 있냐...?
지연-네....
최회장-친구랑 회사를 만들었다면서.... ?
지연-(미소) 회사라고 할 수도 없어요 그냥 구멍가게 같은 거예요
최회장-니 이름을 걸고 물건을 만들고 시장에 내놓고 하면 당연히 회사지....
..이렇게 만나니 반갑다....
지연-.... (고개 떨구며) 죄송합니다....
최회장-... 그래.... 그동안 준호하고 상관없이 니가 보고 싶었다....
지연-....
최회장-...(또 은지로 눈 가며) 니가.... 이 녀석을 키우고 있을 줄 어떻게 알았겠니.... (감회로 잠깐 포즈) 우리 뭐 먹자.... 은지야
은지-네...?
최회장-(얼굴이 은지에게로 다가오는) 은지가 뭘 좋아하나 모르겠다..... 할아버지가 맛있는 거 사 주마...
지연-은지... (스파게티나 적당한 것) 좋아해요....
최회장-더 맛있는 거 없어....? (안되겠는 듯) 이리 와라.... 이리...(은지 붙잡아 무릎에 앉힌다)
지연-....
최회장- 준호 어렸을 때 무릎에 앉혀보고 처음인가부다....
지연-(본 채)
s#49 준호 사무실
(준호 일하다가 잠깐 생각한다. 핸드폰에 있는 은지 사진 본다)
s#50 진찰실
고박사-(크림 주며) 선영... 자...
선영-뭐야....?
고박-크림.... 화장품 수입하는 회사에서 보내 준 거야....
선영-(받는다) 고마워....
간호사-(문 열고 입구에서)원장님 사모님 전환데요....?
고박- (잠깐 당황하며) 나중에 내가 한다고 해요
간호사-(나가고)
선영-(태연하게) 마누라하고 왔다 갔다 해....?
고박- 아냐,...무슨 왔다 갔다야, 웬일인지 모르겠네....? 애한테 무슨 일이 있나....?
선영-애한테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을 하나부지....?
고박-그 그렇지 뭐.....
선영-갈게.....
고박-선영... 학교 가는 날 봐....
선영-알았어.... (나가는데)
고박-기분 나빠하지 마....
선영-(돌아보며) 왜 내가 기분 나쁜 것처럼 보여....? (간다)
고박-....
s#51 거리
(최회장 차 뒷자리에 나란히 타고 가는 최회장 지연과 은지)
최회장-(담담하게) 지연아.... 요새 젊은 느이들은 ... 부부가 자식 때문에 참고 살지는 않는다면서......? 준식이 댁이 그러드라....요샌 그런다구....
그런데 난 늙은 사람이 돼서 그런지...느이들이 다시 합쳤으면 좋겠다...
지연-....
최회장-... 준호는 그러고 싶다드라.... 그런데 넌 그러고 싶지 않다고 했다면서.... 집사람한테 들었다.... 그래도 난 느이가 다시 합쳤으면 좋겠다
지연-.....
s#52 지연 오피스텔 앞
(최회장 차가 와서 멈춘다. 기사 내리고)
최회장-사무실이 여기 있냐....?
지연-네... 아버님 안녕히 가세요....
최회장-그래...
지연-은지야 할아버지께 인사 드려야지...
은지-안녕히 가세요....
최회장-(얼른 은지 손을 잡는다 잡고 손을 보다가) 은지야 할아버지한테 뽀뽀해 줄래...?
은지-(일어서서 최회장한테 뽀뽀)
최회장-(은지 안아보고) 가거라
(기사는 차 문 열고 서있고-지연 은지 데리고 내린다)
(기사 지연에게 가볍게 인사하고 지연도 인사한다)
최회장-(차문으로 은지 보고 있다)
(차 출발한다)
(지연 인사한다)
s#53 가는 최회장 차 안
(최회장 손수건 꺼내 눈물을 쓱 닦는다)
s#54 지연 사무실
(지연 들어온다)
서차장-(목걸이 예쁘게 포장한 상자 들고 서서) 어서 오세요...
지연-오셨어요...?
서차장-부탁한 물건 찾으러 왔습니다...
지연-마음에 드세요...?
종미-(오, 엘) 그냥 마음에 드시는 게 아니고 너무 마음에 드신대...
지연-잘 됐다.... 종미가 정말 애썼거든요
서차장-역시 종미씨가 기대를 저버리질 않네요...
종미-그래서 한 턱 내시기로 했어...
서차장-그거야 당연한 거 아닌가...?
종미-그럼 기대하고 있을께요....?
서차장-아주 날짜를 잡죠...
종미-(오, 엘 기분)그럼 스케쥴 표를 좀 보겠습니다아....? (탁상용 달력 집어든다)
s#55 회사 근처
(지연 이미 찻잔 입 가까이 들고 있다가 서서히 마신다. 마시고 잔 든 채 대사-예쁘게하지 말고 편하게 하세요)
지연-처음 은지 가졌을 때... 그리고 은지 낳았을 때.... 혼자 수없이 생각하고 또 생각했어.... 은지한테 아빠에 대해 어떻게 얘기를 하는 게 좋을까....
그리고 은지 몇 살 때 얘기를 하는 게 좋을가....
종미-네살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지....?
지연-..초등학교 입학하는 날 해 줄까....열 한살 크리스마스 이브에 해 줄까...
종미-왜 열 한살...?
지연-열 한살이면 내 말을 이해할 것 같아서... 내가 소공녀, 빨간머리 앤을 읽은 게 열 한살이였으니까.....
종미-인생이 계획대로 안되는 거 인제 알았어...?
지연-(찻잔 놓으며) 왜 다들 애 때문에 당연히 합쳐야 된다고 생각할까....
부부가 서로 사랑하든 말든 왜 그래야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마치 합치는 것이 당연한 건데 내가 그 당연한 걸 안 하는거라고 생각하는 게 화가 나
종미-내가 하는 건 사랑... 남이 하는 건 불륜.... 이런 거랑 비슷한 거 아닐까...? 자긴 그렇게 안 할거면서 남에게는 냉정하게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거....
지연-... 준호씨에 대해 미움이나 분노 같은 게 남아 있진 않아.... 그리고 가끔은 ... 정말 사랑했던 그 때를 기억할 때도 있어... 그렇지만 나를 두 번 세 번 실망시켰을 때 그 사랑은 끝났어.... 그런 마음으로 합칠 수는 없잖아.... 그리고 서로 사랑할 때는 준호씨 어머님이 뭐라고 하셔도
준호씨를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웃으면서 대할 수 있었어... 그렇지만 지금은 아니야.... 그래서 합칠 수가 없어...
종미-됐어,... 준호씨네 식구들 얘기지 누가 합치래....? 그 집 식구들이 그러는 거 당연한 거 아니야...?
지연-아버님이 그러시는데 듣고 있기 힘들었어
s#56 준호 사무실
(준호 일하고 있다)
(효) 핸드폰 진동으로 울리고
준호-(본다)
(평창동)
준호-(잠시 망설이다 받는다) 여보세요...?
하영모-(F-긴장되고 허둥대는) 나야... 하영이 엄마야...
준호-안녕하세요
하영모-(F) 하영이 혹시 연락 없었나...? 하영이랑 마지막 연락한 게 언제야
준호-제가 평창동 갔던 날 만나고 연락 없었습니다
s#57 하영부 서재
하영모-(전화) 하영이가 어제부터 연락이 안돼,.. 집에도 안 들어오고.... 오늘도 하루종일 연락도 없고 핸드폰도 안 받아...
하영부-(침통하게 앉아있고)
하영모-하영이가 갈만한 데 빨리 좀 알아 봐, 어서
s#58 준호 사무실
(준호의 속상한 얼굴에서)
엔딩
.행복한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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