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여자 37
까페
(찻잔 놓고 마주앉은 원희와 종민-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종민-...(혼잣말처럼) 십 구년... 거의 이십 년이네... 그런데 ..아직도 나한테 치 떨릴 일이 남아 있는 모양이네...
원희-(찻잔만 놓고 쳐다보지도 않는다)
종민-...세월이 이만큼 흘렀으면 .. 그냥 차 한잔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무섭게...
원희-(혼잣말처럼 코웃음까지) 흥..차 마실 사람이 없어서...? 바뻐요,.. 할 말 있으면 해요
종민-(본다) 참 안 변했네... 당신....
원희-개꼬리 십 년 묻어 둔다고 여우꼬리 되는 거 봤어....?
종민-(그런 원희 피식 웃으며 본다)
원희-...(갑자기 찻잔 들어 훅 차 마신다)
종민-애들... 잘 있어....?
원희-...
종민-장모님... (말 바꾸며) 당신 어머님 건강하신가....?.. 연세가 인제 팔십쯤 되셨을 것 같은데....
원희-남에 엄마 걱정은 왜 해...?
종민-...내가 많이 마음 아프게 해 드려서...죄를 많이 지어서...애들... 얘기 좀 해 봐....
원희-(퉁명) 궁금할 거 없어요,... 잘 컸고 잘 사니까...
종민-... 결혼들은 ... 어떻게 ...
원희-.... (그렇다는 건지 아니라는 건지) 에-
종민-(아리송한 채 본다)
원희- (옆 의자에 놓은 짐 집으며 갈려고) 할 얘기 없으면-
종민-(오, 엘 버럭 화내며) 인제 죽어서나 만날지 모르는데... (훅 화 죽이고 한숨 잠깐) 당신도 생각해 봐.... 우리 십 구 년만에 만났는데 앞으로 십 구 년이면 살아 있으라는 법이 어디 있어...
원희-(혼잣말처럼) 그러면 대수야....? (하면서 짐 놓는다)
종민-..... (허탈한 기분)
원희-.....
종민-.. 나... 당신한테 쫓겨나고.... 철 들었어.... 그 후로 ..여자 문제로 함께 사는 사람 속 썩인 일... 없구.... 그거 하나는 지켰어..
원희- 누군지 복도 많네....
종민-... 당신한테 미안하단 말 ...못했는데... 그 말하라고 만나게 해 줬나봐...저기서(하늘 가리키는)
원희-....
중민-..건강한가....? 당신 말이야....
원희-(혼잣말처럼) 아프면 어쩔건데....별 꼴이네 증말(했다가) 없어요, 아픈데
종민-...고맙군... (조금 허탈하게) 이렇게 만날 수도 있네....
원희-(안 쳐다본다)
종민-....지숙 엄마.... 이 말 하나마나 한 말이 될지 모르겠지만....(끊었다가) 세월도 어지간히 흘렀는데...(끊었다가) 그런 생각... 가끔 했어.... 애들 무슨 일 있을 때....연락은 하고 살면 안되나.... 그래도 되는 거 아닌가...
당신은 아니더라도 애들은....
원희-(성질 팍 내며) 하든대로 하고 살아요... (벌떡 일어나 짐 들고 나간다)
s#2 까페 앞
(원희 짐 들고 나온다. 거침없이 가는데)
종민-(급하게 나와 원희 붙잡는다) 지숙 엄마..
원희-(확 뿌리치며) 놔요...
종민- 내가 그렇게 틀린 말을 한 거야...?
원희-(모질게) 글쎄 살던 대로 살라구요...
종민-...알았소.... 내 차 타고 가.... 짐도 있는데.... 내 차 이 뒤에 있으니까
원희-버스 타면 돼요...(가려는데)
종민-차 좀 탄다고 무슨 큰 일이라도 나....?
원희-자기가 뭔데 상관도 없는 여자한테 반말이야...?
종민-뭐래도 좋으니까... 차 타고 가요...
원희-(그냥 간다)
종민-(안되겠는 듯 원희 붙잡고 택시 부른다) 택시....
(택시 선다)
종민-(뒷문 열어준다) 타요...
원희-나 택시 안타는 사람이야 왜 그래애-
(종민 억지로 원희 태운다. 차 문 닫아주고 기사에게 삼만원 준다)
종민-(차창 들여다보며 원희에게) 삼만원 줬으니까 거스름돈 받어....
(택시 출발한다)
종민-(꿈을 꾼 것 같기도 하고 허탈한 것 같기도 하고 멀거니 택시 멀어 가는 것 본다)
s#3 달리는 택시 안
(원희 기가 막힌 기분으로 차창을 바라보며 가고 있다)
s#4 원희 마루
(탁자 앞에 앉아 지선이가 지숙의 손톱에 매니큐어 발라주고 있다)
지숙-야 옆에 묻히지 말고 잘 좀 해...
지선-걱정 마,... 네일 샵 수준인데 왜 그래.... 언니 나 정식으로 공부해서 네일 가게 할까...?
지숙-돈 있어...? 가게 빌릴려면 보증금 있어야지....인테리어에 물건에... 돈 있냐구... 그리고 장우는 어쩌구...
지선-(훅 한숨) 조건이 다 갖춰져서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 다 어렵게 시작하는 거지....
지숙-얘가 왜 갑자기 엉뚱한 생각을 하고 그래....?
할머니-(주방에서 나오며) 이 사람 왜 안 와,.. 간지가 언젠데....뭘 얼마나 사길레
지숙-칙사대접을 할래나....
지선-무슨 황송한 결혼을 한다구 그렇게 까지 해...?
할머니-사위는 백년 손이라는 말도 몰라....? 옛날에 사위 올 때 씨암탉 잡는다는 소리도 못 들었어....?
지숙-그런데 할머니,... 지연이랑 그 사람 어떻게 만나 연애가 된 거예요...?
좀 상상이 안돼요...
지선-그렇지 언니...지연이 그 아파트 이사 갔을 때는 그런 사이 아니였잖아...
할머니-알기는 오래 전부터 알았대.... (다시 일어나며) 아니 왜 이렇게 안와(다시 주방으로)
지선-됐어... (끝내는)
s#5 달리는 택시 안
(멍하니 생각에 빠져 있는 원희)
원희-(19년 전 소리-악을 쓰는) 나가 이 그지 같은 인간아... 나가...
s#6 원희 마당 (회상 19년 전 여름 - 밤)
(마루에서 원희가 내 던지는 트렁크 그 안에 있는 옷들이 내동댕이쳐진다-사이없이 대사 이어지는)
원희-(대사는 이어서 하며 안방으로 다시 가서 종민 옷들을 들고 나와 던지는) 더럽고 냄새나서 더는 못 살아,.. 안 살아... 사람이 개하고 어떻게 살어,... 나가 나가... (다시 방으로 쫓아가서)
s#7 원희 방 (밤)
(종민 잘못은 했지만 더러운 기분으로 씩씩거리고 앉아 있는데 원희 쫓아 들어와 질질 끌고 나가려는)
원희-나가란 말이야,... 빨리 나가아- (급하게 문갑이나 경대 서랍으로 가서 종이 두 장 꺼내 들고) 여기 서약서도 두 번이나 썼어... 다시 여자하고 뭔 짓하면 이혼한다고 썼어,.. 자식을 안 낳아 왔어... 돈을 안 없앴어...
안 한 짓이 뭐가 있어,... 나랑 분명히 약속했어,. 개 같은 당신이 여기 지장까지 찍고,... 인제는 나이도 먹고 그 짓 다신 안 한다고 했어 그런데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또야 ? 나가(갑자기 열나며 종민에게 달려들어 잡아끌며 옷도 찢는다) 안 나가...?
종민-(더는 못 참겠는듯 소리친다) 나가... 나간다, 그래 깨끗한 박원희 잘 살아라... 이렇게 개 취급받고 사는 거 더는 나도 싫다 (확 일어나 나간다)
s#8 원희 마루 (밤)
(옷도 찢긴 종민 씩씩거리며 나와 마루 내려간다)
s#9 원희 마당 (밤)
(종민 마루 내려와 던져진 트렁크에 흩어진 옷들 대충 집어넣는다)
원희-(사이두지 말고 마루 끝에 쫓아 나와 나와서 여전히 악 쓰는) 하나도 남기지 말고 다 가져 가,... 쓰레기 하나도 남기지 말고 다 갖고 가란 말이야... (그래도 분한 듯 마당으로 쫓아 내려와 트렁크에 마구 옷가지 쑤셔 넣으며) 다 가져 가 다-
(종민 거칠게 원희 밀치며 트렁크 잠그고 일어나며 마루 본다)
(11살짜리 지연이가 반쯤 유리문 뒤에 서서 울고 있다)
종민-(가슴이 찡하다)
원희-(갑자기 종민 가슴을 확 밀치며)지연이 데려가기만 해,..살인 날테니까..
종민-(지연 보다가 나간다)
원희-(나가는 종민을 보는게 아니고 지연을 본다)
(지연 울고 있다)
s#10 달리는 버스 안 (현재)
(원희 깊은 생각에 잠겨있다)
s#11 동네 길
(원희 시장 본 것 양손에 들고 여전히 생각에 잠겨 걸어오고 있다)
s#12 원희 주방
(할머니와 원희 식탁 위에 시장 본 것들 꺼내 놓으며)
할머니-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 싼 거 살려고 시장바닥을 뒤지고 다녔냐..?
(지숙과 지선이도 같이 들여다보며)
지숙-이건 뭐야.. 아구야...?
원희-보면 몰라..?... 아구찜하게...
할머니-새우하고 아구하고 또 뭐야
지선-콩나물하고 야채네 뭐.... 그 사람 해산물 좋아한대...?
원희-갈비찜도 할거야,..
지선-(오, 엘) 어머 갈비찜도 한다구...? 세상에 고기에 해물에 야채에 다 하네 다-
원희-느이는 안 먹어...? 황서방은 안 먹고 그 사람만 먹어...?
지숙-우리는 덤으로 얻어먹는 거지 뭐...
지선-내 말이...
원희-언니라는 것들이 아무튼 못 됐어....
할머니-어서 콩나물 다듬어라....
s#13 구청
(준호 서있고 직원 서류 접수하고 있다)
직원-됐습니다. 열흘 후에 호적을 떼어 보시면 최준호씨 호적에 올려져 있을 겁니다.
준호-감사합니다...
s#14 지연 사무실
(효) 지연의 핸드폰 울리고
지연-(컴퓨터 일하며 시선은 컴퓨터를 본 채 무심히 받는다) 여보세요...?
준호-(F) 지연아 나야
지연-(얼른 컴퓨터에서 시선 거두며 귀 기울인다)
준호-(F) 지금 구청에 접수했다...
지연-...
s#15 구청 주차장
(준호 차 안)
준호-(핸드폰) 이렇게 밖엔 할 수가 없어서 미안하다.... 그래도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하자.... 그런데.... 그런데...
s#16 지연 사무실
지연-... (핸드폰 든 채 잠자코 있고)
s#17 구청 주차장
준호-(훅 심호흡) 은지가 겪을 혼란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픈데... 그래도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하자...
s#18 지연 사무실
지연-(서서히 핸드폰 끈다)
종미-(지연을 지켜본다. 일어나서 지연에게 온다. 지연 팔을 붙들고 탁자로 간다)
(탁자에 앉은 지연과 종미)
종미-무슨 전화야..
지연-준호씨.... 은지 호적 끝냈다구....
종미-그럼 인제 이은지가 최은지가 된 거야...?
지연-...
종미-그런데 애 아빠가 자기 호적으로 앨 데려갈 때 애 엄마 동의서 한 장도 필요없이 그냥 가져가 버리면 되는 거야...? 그러는 거야..?
지연-.. 내가 그러라고 했어...
종미-(오, 엘 기분) 내 말은 서류상으로 엄마는 아무 필요도 없냔 말이야
지연-음.... 애 아빠가 인지신고만 하면 돼
종미-무슨 그 따위 법이 있어...? 어떻게 엄마한테는 아무 권리커녕 상관도 없냐구... 어떻게 가져가 버리면 끝이야...
지연-그래도 옛날처럼 빼앗아 가진 않잖아.... 옛날엔 빼앗아 갔대... 지금은 은지 데려가진 않잖아...
종미-글쎄 그렇긴 한데 어떻게 아빠 맘대로 신고만 하면 호적이 바뀌냐구...
지연-....
s#19 준호 사무실 로비
(준호 창 밖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서 있다)
s#20 원희 주방
(할머니는 새우를 꼬리는 달려 놓고 껍질 까고 있고 지숙과 지선은 생각보다 많은 콩나물 다듬고 있다. 원희는 썩 기분이 좋은 않고)
지숙-(화면 시작과 동시에 시끄럽게) 할머니 꼭 이렇게 콩나물 꼬리를 따야 돼요...? 식당에 가 봐요, 다 콩나물 그냥 하지...
할머니-식당에서야 바쁜데 어떻게 일일이 다듬어,..그러다가 하루에 몇 그릇이나 팔겠어
지선-콩나물 꼬리에 영양이 많다고 그러든데...? 티비에서 봤는데
할머니-(오, 엘 기분) 어서 다듬어,... 영양 좀 더 있자구 음식을 대충 해...?
음식이 정갈하고 보기도 좋아야지...
지숙-(오, 엘 기분) 알았어요, 다듬는다구요... 근데 엄마... 엄마 피곤해...?
원희-.. 아니야..
할머니-시장을 너무 오래 헤메고 다녀서 그런가부다... 들어가서 좀 쉬었다 나와..
원희-(손 씻고 나간다)
지선-정말 피곤한가부네....?
s#21 원희 방
(베개 베고 옆으로 누워 눈감은 원희)
s#22 정비 센터 사무실
종민-(전화) 여보 오늘 저녁하지 마,... 우리 외식해,... 내가 데리러 갈게...
맛있는 거 사 준다구.... 태섭이랑 세종이도 부를까....?
s#23 태섭 방
(태섭 왼쪽 팔 목에 건 채 옷장을 열어놓고 원희네 입고 갈 옷 챙긴다. 세종이도 같이 옷을 세 벌을 가지고 저도 대보고)
태섭-세종아.... 이렇게 입는 게 멋있어.... 이렇게 입는 게 멋있어...
세종-(지 옷 들고 서서) 아빠는 다 멋있어요,.. 나는 이거 입을래요
태섭-넌 아무거나 입어도 돼,... 아빠가 중요해.... 점수를 따야하는 사람은 나라구... 니가 아니구.... (양복 정장을 꺼내서) 정장을 하는게 더 점잖게 보일래나....?
세종-글쎄 아빠는 다 멋있다니까요....?
태섭-(양쪽에 정장과 다른 옷 들고 계속 이쪽보고 저쪽보고)
세종-아빠 아무거나 해요...
태섭-알았어.... 둘 중에 하나.... 세종아 미장원에 가자...
세종-머리도 해야 돼요...?
태섭-그러엄,.. 남자한테 머리가 얼마나 중요한데 ... 가자...
세종-알았어요
s#24 태섭 아파트 앞
(태섭과 세종이 나온다)
(효) 핸드폰
태섭-(한 손으로 거북하게 핸드폰 꺼내 본다) 지연씨.... 팔이요...? 약간 쑤시는데 괜찮아요..... 그러잖아도 의논할 게 있어요,.. 우리 지금 미장원에 가는데 나중에 만나요... 예 중요한 의논이에요...
s#25 식당
(저녁 먹는 지연 태섭 세종 은지-즐겁게 먹고 있는)
태섭-(편안하고 느긋하고) 입고 갈 옷도 골랐고 ... 머리도 깎았고 준비는 완벽하게 했는데 하나만 빠졌어요....
지연-그게 뭔데요....?
태섭-선물이요.....뭘 사가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어요.... 지연씨가 가르쳐 줘야겠어요...
지연-(웃음 띠고) 그게 중요한 의논이에요....? 부담 갖지 마세요.... 간단한 걸로 해요... 그냥 가도 되구요
태섭-지금 날 도와주겠다는 거예요... 곤경에 빠트리겠다는 거예요....적군인지 아군인지 모르겠네...
지연-(웃는다) 보통 인사 갈 때 사가는 거면 돼요.... 과일이나 케?이나...
태섭-할머니가 특별히 좋아하시는 게 뭐예요....?
지연-대표로 할머니 꺼 사려구요...?
태섭-아니요 참고하려구요.... 어머님은 뭘 좋아하세요....
지연- 뭐든 잘 드시구요, 우리 식구들 까다롭지 않아요,... 과일이나 케? 괜찮아요...
태섭-... 너무 성의가 없어 보일까봐 그래요...
지연-괜찮아요....
은지-엄마 물..
세종-(얼른) 은지야 자-(물컵의 물 은지 입에 대 준다)
지연-오빠 최고다... (거들어 먹이며) 참 오늘 병원에 갔다 왔어요...?
태섭-치료하고 왔어요... 당분간 매일 오라는데 귀찮아서 큰일났어요...
지연-그래도 꼭 갈거죠...?
태섭-당연하죠...
s#26 최회장 거실 (밤)
(최회장 아령을 하고 있다.)
변여사-(옆에서 수건 주며) 여기 있어, 땀 좀 닦어....그거 해서 얼마나 건강해 진다구 그러는지 원- 그만 애 써어- 보기 딱해 죽겠네...노인네가...
최회장-내가 왜 노인네야.... 이런 노인네 봤어....?
변여사-알았으니까 그만 좀 해요,... 쓰러질까봐 겁나...
(효) 초인종 소리
(가정부 인터폰보고 대문 열고)
변여사-그만 좀 해애...
가정부-작은 아드님이에요....
최회장-(그만하고 수건으로 땀 닦으려 소파에 앉는다) 당신도 운동 좀 해...건강해야 손녀딸이랑 놀아 주지....기운 딸려 못 놀아...
변여사-나 기운 딸릴까봐 걱정하지 말구 내 맘대로 볼 수나 있게 해...
최회장-데려와 놀면 되잖아...
(준호 들어온다)
준호-다녀왔습니다....
최회장-앉어 봐
준호-(앉는다)
최회장-어떻게 됐어....
준호-신고했습니다,.. 십일 후에 떼어 보면 돼 있을 거랍니다...
변여사-호적말이야....?
준호-네...
변여사-(성질내며) 그까짓 호적이 문제야...? 보고 싶을 때 맘대로 보지도 못하는데...? 아니 호적에 올랐으면 내 자식이니까 내 맘대로 데려 와야지 그건 왜 안된다는 거야...
최회장-(달래듯) 보고 싶을 때 데려 오면 되잖아...
변여사-데리고 사는 거 하고 같애....? 내 자식 내가 데리고 살아야지... 어떻게 가서 허락을 받고 데려 오냐구...
최회장-허락 안 받고 데려 오라고 하면 되니까 걱정 말어
변여사-감질나서 어떻게 그러고 사냐구
준호-....
선영-(주방에서 나온다) 저녁 상 봤는데요...
최회장-그래도 내 손녀가 있는 게 어디야... 그렇게 생각하고 저녁 먹자구...(일어나 주방으로)
변여사-준호야.... 어떻게 좀 해 봐,.. 내 자식을 왜 다른 사내가 키우게 해...
말이 되는 소리니....?
선영-저녁 드세요 어머니
변여사-(일어나며) 날마다 이러구 어떻게 살어 (식당으로)
선영-서방님..
준호-(일어나 방으로)
준식-(이층에서 내려온다)
선영-여보 빨리 내려 와...
s#27 최회장 준호 방
(들어온 준호 양복 벗는다)
s#28 고향집 같은
(종민 혼자 술마시고 있다-빈대떡 놓고 여러가지 착잡한 생각하며)
태섭모-(와서 앉는다)
종민-어 왔어...? 좀 일찍 왔길래 한잔하고 있었어... 당신 좋아하는 홍어찜 해 달라고 그랬어...
태섭모-내가 홍어찜 좋아하는 것도 잊어버리고 살았네...
종민-당신 지훈이가 군대 간다고 했을 때부터 당신 정신 아니였잖어...
태섭모-지금은 내 정신인가...? 모르겠네
종민-(잔 주며) 한잔 해.... 받어
(태섭모 잔 받고 종민 술 따라준다)
태섭모-(한모금 마시고) 나만 마셔요...
종민-(다른 잔에 술 따르려는데)
태섭모-이리 줘요... (술병 받아 따른다)
종민-건배
(두 사람 건배하고 마신다)
종업원-홍어찜 시키셨죠... (놓는다)
종민- 먹어 봐...
태섭모-(젓가락으로 먹는다)
종민-괜찮아...?
태섭모-맛있어요....
종민-푹 썩혔어....?
태섭모-(웃으며) 예... 푸욱 썩혔어요....
종민-우리도 인제 홍어 맛만큼 살았나...?
태섭모-(피식 웃으며) 에유 오십년 쯤 살아야 그렇게 말하는 거 아니에요...?
종민-그런가...? (술 마신다)
태섭모-당신도 먹어 봐요
종민-(술 마신다) 당신 나 처음 만났을 때 나 어땠어...?
태섭모-뭘 어때요...? 좋았으니까 살았겠죠...
종민-당신 만나기 전에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지...
태섭모-여자 좋아하고... 술 좋아하고....당신이 그랬잖아요,..
종민-나쁜 사람이었어.... 그런데 당신 만나 사람 됐어....
태섭모-애들한테도 나쁜 아버지였어요...?
종민-애들한테는... (하다가) 아니야 즈이 엄마한테 맨날 잘못하는데 어떻게 좋은 아빠라고 생각했겠어....
태섭모-그래서.... 딸한테 미안해서 돈도 얼른 해 준 거예요...?
종민-.... 그래 ...애들한테는 미안해....
태섭모-왜 갑자기 옛날 얘긴 하구 그래요...? 당신 옛날 나 만나기 전에 어떤 사람이었나 별로 궁금하지도 않은데
종민-허허허 그랬네....? 나 당신 덕에 사람 됐단 말 하려다 보니까 그렇게 됐어... 자 건배..
(종민과 태섭모 건배)
s#29 원희 방 (밤)
(이불 까는 할머니 힐끗 원희 본다)
(여전히 가라앉은 원희 주섬주섬 잠옷 갈아입으려는)
할머니-왜 그래...? 시장 갔다와서부터 내내 왜 그러냐구.... 아까는 시장 보느라 피곤한 줄 알았는데 몸이 아닌 거 같어
원희-.... 엄마...
할머니-왜 그래...
원희-엄마... 나 지숙이 애비 만났어....
할머니-(본다)
원희-시장 갔다 오다가 길에서... 이 세상에 없는 줄 알았더니 있대...? 죽었든가 이민 갔든가... 그런 줄 알았는데...
할머니-멀리서 봤어...?
원희-차 마셨어,... 차 한잔하자고 붙들고 늘어져서,.... 엄마 건강하냐고 묻대..?... 눈꼽만큼도 반갑지도 놀랍지도 않든데 기분이 왜 이러는 거야..? 드럽네....?
할머니-어떻게 생겼어.... 추래 해,.. 괜찮어....
원희-추래하든 괜찮든 엄마가 무슨 상관이야.....? 추래하면 그래 천벌 받았구나... 괜찮으면 나쁜 놈이 더 잘 사는 세상이라드니 그러네... 그러면 돼지...... 늙었습디다...그러는 나는 더 늙었겠지만... 추래하진 않어...
할머니- 다행이다.... 다 늙어 초라해져서 찾아오진 않겠어... 그런 사람들도 있잖어.... 병들어 들어오기도 하고...
원희-(갑자기 성질나며) 갑자기 열불 올라오려고 그러네...?... 헝... 이빨 다 빠지고 병들어 어딜 들어 와...? 엄마 나 늙어서 너무 좋아.... 다 늙어서 너무 좋아....
할머니-(본다)
원희-(맥이 좀 빠지며) 그런데 엄마.... 우리 지숙이 지선이 지연이.... 이것들 생각하면 살 날이 창창한 게 가슴이 아퍼.... 저것들이 앞으로 뭘 겪어야 할래나.... 가슴 미어지는 일은 없을래나....
할머니-... 괜찮어.... 좋은 일이 더 많을 거야....
s#30 원희 마당 (밤)
(전경)
F.O
s#31 형사실
(태섭 곰곰이 생각하다가 문형사를 본다-팔에 붕대 감고)
태섭-(일어나며) 문형사
문형사- 예
태섭-(나가며) 따라 와
문형사-(따라나간다)
s#32 경찰서 로비
(태섭 자판기에서 커피 뽑아 문형사 준다)
문형사-감사합니다
태섭-뭐 하나 물어보자
문형사-예
태섭-너 여자 친구집에 처음 갔을 때 뭐 가지고 갔었냐,... 선물....
문형사-왜요...?
태섭-내가 오늘 지연씨 집에 인사드리러 가는데 뭘 사가지고 가야 할지 모르겠는데 니가 선배 입장에서 추천 좀 해 주라...
문형사-(웃는다)
태섭-웃지 말고... 시간 없어...
문형사- 어느 정도... 가격이요...?
태섭-그건 고려하지 말고...
문형사-저는.... 갈비를 사 갔거든요...? 식구들이 육식파라고 해서
태섭-갈비....?
s#33 경찰서 복도
(걸어오는 태섭)
과장-(소리) 김형사
태섭-(돌아본다)
과장-(다가온다)
태섭-(기다린다)
과장-문형사한테 얘기 들었는데 예비신부집에 뭘 사갈까 고민하다면서
태섭-예
과장-어른들은 굴비를 좋아하는 것 같드라구.... 굴비가 좀 비싸긴한데 그래도 그 정도는 들고 가야되는 거 아니야...?
태섭-알겠습니다.. 굴비요....
과장-기분 좋겠다 김형사.... (태섭과 어깨동무하고 걸음 옮기며) 내가 장가가는 것만큼 좋다
태섭-감사합니다
s#34 지연 사무실
지연-(혜정의 스케치 여러장 차례로 보고 있다) 종미야 니가 괜찮다고 한 게 이거야...?
종미-(일어나서 와 본다) 어,...모처럼 혜정이가 괜찮은 생각을 한 거 같애.
지연-혜정아...
혜정-네 (온다)
지연-나도 같은 생각이거든...? 이거 가지고 쪼끔 더 발전을 시켜봐
혜정-(받으며) 알겠습니다...
종미-너 몇 시에 가...?
지연-조퇴해도 돼...?
종미- 안 된다고 하면 안 가실 건가요...? 같이 갈 거야, 따로 갈 거야...?
지연-나 먼저 가려구... 태섭씨는 시간 맞춰 오구....
종미-기분이 어때....?
지연- 태섭씨네 인사갈 때보다 훨씬 편안해.... 대신 태섭씨가 좀 떨리겠지...
종미-떨리겠지... 할머니 엄마 큰언니, 작은 언니... 와- 완전히 여인천하에 들어가는 건데 당연히 떨리겠지.... 음식은 상다리가 부러지겠네...?
지연-글쎄...? 엄마가 뭐 좋아하나 물어보긴 했는데....
s#35 원희 주방
(할머니 가스불에서 끓고 있는 백숙 간을 보고 있고 원희 전기 밥솥에 아구찜을 거의 다 담고 있고 지숙은 고추장떡을 쪼끄마케 지지고 있고 지선은 수저와 젓가락을 사람 수대로 세고있고)
원희-지선아 이거 식지않게 전기 꽂아 놔
지선-전부 몇 사람이지...? 수저 모자라겠다...
지숙-안 모자라 지연이하고 그 사람 두 사람인데 왜 모자라
지선-애들은 안 쳐...? 애가 둘인데..
원희-지선아 이것 좀 꽂으라니까... 애들은 스푼이나 그런 거 줘
지선-(전기 밥솥 가지고 가고)
할머니-백숙도 잘 물렀다
병구모-(요란스런 소리) 세상에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나 몰래 감쪽같이
이럴 수가 있냐구..
지선-어쩜 때 맞춰서 기어이 나타나시냐....?
원희-몰래는 무슨 몰래야...? 다 알면서...
병구모-(들어온다) 그래도 설마 날 부르겠지.. 연락이 오겠지 아무리 기다려도 어쩜 오란 말이 없어...?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가 있어
원희-언젠 불러야 왔어...? 자기가 손님이야 ..? 오고 싶으면 오고 말고 싶으면 마는 거지...
병구모-그래도 그러는 게 아니지이,... 와서 음식 하는 것 좀 거들어 달라든가 그러면 몰라도 아뭇 소리가 없는데 내가 어떻게 오냐... 아이구 세상에 음식을 이렇게 차리면서 젓가락 하나 더 놓으면 될텐데 음식을 보니까 더 서운하네.... (가스 불 위에 백숙 열어보며) 백숙에... 이건...(열어본다) 갈비찜에.... 기가막혀....
할머니-다른 땐 무슨 일만 있으면 먼저 앞장서는 사람이 오늘은 왜 불러주길 기다려....? 와서 음식도 좀 거들고 그러지
병구모-내 발로 오는 것보다 불러서 오면 더 기분이 좋잖아요...
원희-아이구 별 걸 또 다 따져요...
병구모-(식탁 위에 새우튀김) 새우튀김에...이 집 대표 음식인 고추장떡에 ..
상다리 부러지겠네....
지선-아구찜도 있어요...
병구모-세상에 사윗감 배터져 죽일 일 있나....? 이걸 다 어떻게 다 먹어...?
지숙-우리도 먹어야 되잖아요
병구모-느이까지 이 집 식구 몽땅 배터져 죽겠다... 아니 자기야...
원희-왜
병구모-사윗감이 처음 인사를 오는데 다 여자 밖에 없으면 그 사람이 얼마나 어색하겠어,.. 그래도 남자가 있어야지
지선-우리 장우 아빠 있잖아요, 아줌마...
원희-병구 부르고 싶어 그러지...?
지숙-(순간 얼른 관심의 시선)
병구모-호호호 내 속에 들어왔다 나왔다니까...? 그렇지만 그래도 상대가 되는 남자가 있는 게 좋단 말이야... (얼른 핸드폰 꺼낸다) 할머니 우리 병구 불러요...?
지숙-(본다)
할머니-그래 불러...
지선-근데 수저가 모자랄지 몰라요
병구모-야 젓가락으로 먹어도 돼 (핸드폰 한다)
지연-(소리) 할머니 은지 왔어요
할머니-우리 강아지 왔다 (나간다)
은지-(소리) 할머니 은지 왔어요..
할머니-(나가며) 은지 왔쩌요....?
병구모-(급하게 핸드폰 하는) 병구야... 너 지숙이네로 와 (계속 떠드는)
지숙-(본다)
s#36 원희 마루
할머니-(은지 안아 올리며) 같이 오는 줄 알았지...
지연- 저 먼저 왔어요,... 시간 맞춰 올 거예요...
할머니-여기 여러번 다녀갔다 그랬지....?
지연-(웃음 띠고) 대문 까지는요...
할머니-그럼 잘 찾아오겠다.... 들어가자....
s#37 원희 주방
(할머니 은지 안고 들어온다. 지연도 함께)
은지-할머니...
원희-그래, 할머니 여기 있어 (뽀뽀한다)
지연-(병구모에게) 오셨어요...?
병구모-그래. 니 신랑 좀 보러 왔다...
원희-언제 지연이가 결혼했어...? 신랑이 아니구 신랑감이야...
병구모-결혼할 건데 신랑이나 신랑감이나....그래 어디가 그렇게 맘에 들었냐,..
지연-(그냥 웃는다)
병구모-어디가 좋아서 재혼할 생각을 했냐구...
지숙-(오, 엘 기분) 나중에 아줌마가 보세요,...백문이 불여일견이라잖아요, 야, 너 빨리 앞치마 입고 와서 이거 해... 내 꼴이 이게 뭐냐
지연-알았어...
병구모-호호호 그렇지이,... 언니는 시집도 못 갔는데 속 뒤집어지지...
지숙-(오, 엘 기분) 그 정도는 아니거든요...? 말이 그렇다는 거지...?
은지야 이모한테 와...
할머니-그래 은지 좀 데리고 놀아...
병구모-얘 니가 빨리 시집을 갔으면 중학교도 들어갔겠다...
지숙-(소리친다) 아줌마....
원희-어이구 참 할 말도 없다... (꽥) 그만 좀 떠들고 일이나 거들어 얼른...
병구모-맞는 말이잖아,...얘 지숙아...
지숙-(오, 엘) 됐네요 (휙 나간다)
병구모-어이그 저러니 시집을 못 가지...
원희-(오, 엘) 누가 남에 딸 시집갈 걱정 해 달래...? 더는 못 참겠네 증말...
병구모-알았어, 알았어... 얼른 꼬리 내려야지... 지연아.... 고추장 떡은 내가 지지마...
지연-제가 할께요...
병구모-느이집 세 딸 중에 니가 제일 순하지...?
지선-이번엔 쟤 차례예요....?
병구모-호호호 말이 또 그렇게 돼네...? 지연아 니 신랑감 배 터지지 않나 잘 봐라....? 아주 진수성찬이다..
지연-....
s#38 종민 거실
(태섭과 세종 현관에서 구두 신고 있고 종민과 태섭모 서서 전송하고 있다-태섭 넥타이에 정장 양복-왼팔 소매를 걷고)
종민-세종이랑 같이 오라는 게 고맙다... 인사 잘 드리고 와...
태섭모-빈 손 들고 가는 건 아니지...?
태섭-예... 선물 샀습니다....
종민-어서 가... 태섭이 양복 입으니까 보기 좋다.. 팔만 그렇게 안 됐으면 더 멋있었을 텐데 그게 좀 흠이네
태섭모-팔이 어떻게 꿰어지긴 했어....?
종민-겉에 딱딱한 건 끼였다 뺏다 할 수 있으니까... 그렇지...?
태섭-네.... 이렇게...
종민-그래... 그러니까 팔만 들어가면 되지.... 가거라
태섭-다녀오겠습니다...
세종-할아버지 할머니 안녕히 계세요...
종민-그래...
(태섭과 세종 나간다)
종민-... 하필 이럴 때 팔을 다쳤어...
태섭모-(속이 상해 끙 하며 주방으로 가는데)
종민-여보... 그만 해,... 당신도 사람은 괜찮다고 했잖아....
태섭모-..앞으로 우리 태섭이가 속 썩을 일이 많을 것 같아서 그래요.. 애 때문에 전 남편하고도 연락을 하고 살 수 밖에 없을텐데...
종민-걱정 마,...잘 이겨나갈 거야...
s#39 원희 대문 앞
(지연 대문 앞에서 태섭이 오기 기다리고 있다. 좀 기다리는)
지연-(저기 오나..? 하고 보는데)
(태섭의 차가 와서 선다)
지연-(바라보며 미소-다가가는데)
(차에서 내리는 태섭)
지연-(놀라) 운전하고 왔어요...?
태섭-네... 전혀 지장 없어요 (뒷문 열어준다. 세종 내린다)
세종-아줌마..
지연-왔어...? 오분 전이에요
태섭-대문 들어가는 시간 계산해서 왔어요...(뒷 트렁크 열러 가려는데)
지연-잠깐만요 (태섭 서는데 태섭의 왼쪽 팔 본다) 어떻게 입었어요..?
태섭-보호대를 이렇게 떼고(해 보이고) 소매를 끼고나서 다시 보호대를 한 거예요...
지연-그러니까 팔이 들어가요...?
태섭-다행이 들어갔어요... (뒷 트렁크로 가서 열고 물건들 내린다. 케? 상자) 이건 세종이가 들고...
지연-(만족하며) 케? 샀어요...?
태섭-(굴비 셋트 꺼내 땅에 놓는다)
지연-(뜻밖이라 좀 놀라며) 그건 뭐예요...?
태섭-굴비요... 우리 과장님 추천이에요 (갈비상자 꺼낸다)
지연-(어이없어)태섭씨...
세종-(얼른) 또 있어요...
태섭-(과일 바구니 꺼낸다)
지연-(기가막혀) 아니 왜 이렇게 많아요오... 케?이나 과일이나 한가지만 사오면 되는데...
태섭-사람들 의견이 다 다르더라구요,.. 도저히 하나를 선택할 수가 없었어요... 하나는 지연씨가 들어줘야 돼요... 자 (과일 바구니)
지연-이렇게 과용을 하면 어떡해요,...
태섭-세상에 태어나 한 번이에요,... 최선을 다하고 싶었으니까 야단치지 말아요..
지연-뇌물 같잖아요....
태섭-뇌물입니다...
지연-(어쩔 수없이 웃음 난다)
s#40 원희 마당
(지연과 태섭 세종까지 선물들고 들어온다)
지연-(마루 끝에 와서 주방을 향해) 엄마.... 태섭씨 왔어요..
s#41 원희 주방
병구모-(오, 엘 수선) 왔대 왔어... 신랑 왔대
할머니-(오, 엘) 아이구 우리도 들었어...(나간다)
(다들 따라나가고)
s#42 원희 마당
(할머니, 원희 병구모 지선 모두 나오고)
할머니-어서 와요...
원희-왔어요...?
(태섭 인사한다)
지연-세종이요..
할머니-잘 왔다 어서 오너라...
병구모-아이구 잘 생겼네 지연이가 인물에 반했네...
(지숙과 은지 지숙방에서 나와서)
원희-어서 올라 와요
s#43 원희 방
(할머니, 원희 지숙 지선 병구모까지 앉아있고)
태섭-(절하려고 서 있는데)
병구모-(화면 시작과 동시에) 팔이 그래서 제대로 큰절을 못하겠네...
태섭-죄송합니다...
할머니-괜찮아... 약식으로 해요...
태섭-(큰절한다. 일어나서 원희한테 하려는데)
원희-(오, 엘) 됐어요... 할머니랑 같이 받았어... 어서 앉어...
태섭-그래도...
원희-우리집 그렇게 격식 차리고 까다로운 집 아니야... 어서 앉아
태섭-알겠습니다. 세종아 인사 드려..
세종-(벌떡 일어나 넙죽 큰절한다)
(어른들 웃고 덕담하고)
s#44 원희 마당
(황서방 급하게 숨을 헐떡이며 들어온다. 급하게 마루 올라가 방으로)
s#45 원희 방
황서방-(급하게 들어오며)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지금 한참 길 막힐 시간이라 ..
할머니-(태섭에게) 이 사람이 지연이 작은 형부야... 인사해
태섭-아 예.. (일어나려는데)
황-(오, 엘) 에이 우리는 젊은 세댄데 악수로 합시다.. 황대길이요
태섭-깁태섭입니다...
황-우리는 나중에 따로 만나서 (술 마시는 시늉) 하자구요
태섭-(웃으며) 예 알겠습니다...
병구모-(오, 엘 기분) 근데 우리 병구는 왜 안 오는 거야...? 우리 병구도 인사하고 밥 먹어야 할텐데...?
지연-엄마... (방 한쪽에 놓아 두었던 선물들) 이거 태섭씨가 ....
병구모-(오, 엘) 아니 아까 봤는데 뭘 그렇게 많이 가지고 온 거냐..? 다 뭐야...?
할머니-이걸 다 우리집에 가지고 온 거야...?
지연-우리 식구들한테 주는 뇌물이래요...
병구모-(오, 엘-깔깔깔) 그래 색시가 이쁘면 처갓집 말뚝에다 절한다드라...
다른 건 알겠는데 이건 모르겠네...? (갈비 보자기로 싼 것)
원희-아니... 뭘 이렇게 많이 들고 와 (풀어보며)
병구모-갈비네 갈비... 세상에 굴비에 갈비에 과일에 우리 병구 클났네,... 우리 병구 이렇게 못 해 주는데...
지선-자기야..당신 기 죽겠다...?
황-그러네...?
할머니-다음부터는 이러지 말어,... 뭐하러 이래... 우리 이렇게 먹고사는 집 아니야...
태섭-알겠습니다
s#46 술집 (밤)
(스탠드에서 양주 마시는 준호와 성빈)
준호-(좀 과격하게 마신다)
성빈-(홀짝 마시고 혼잣말처럼) 너 지금 한 말... 정말이지... 그럴 것 같다든가... 어쩌면 이라든가 그런 거 아니지...?
준호-....
성빈-니가 지연씨한테 미련을 가진 게 무리였는지도 몰라,... 조금은 달콤한 기대였던 거 같애.... 그 동안 지연씨가 너한테 했던 것들을 봐서는 그런 기대를 할 수가 없었는데,... 나중에 느이들 사이에 은지가 있었다는 걸 알고 그런 기대를 하게 됐겠지만...
준호-...미국에서 돌아올 때 물론 그런 기대 없었어....시간이 많이 흘렀으니까...그렇지만 내 마음 속에 지연이가 없었던 적은 없었어....늘 있었어... 몰래 내 가슴에 숨어 들어온 것처럼 어느 날 보면 내 안에 있었어....
성빈-.....
준호-.... 있었어....
s#47 회상 (19회 s#31)
준호-신발을 사주면 그 신발을 신고 떠나간다고 하는데... 넌 이미 떠났으니까 사 주어도 될 것 같았어...
지연-....
준호-그리고 떠난 니가 이 구두를 신고 다시 돌아 왔으면 하는 생각도 잠깐 했어....
지연-....
s#48 술집 (현재-밤)
준호-.... (생각에 잠겨있는)
성빈-(그래도 믿어지지 않는) 지연씨가 정말 결혼을 한다구...? 어떤 사람이야....? 너 봤어....?
준호-음.... 봤어....
s#49 원희 마루 (밤)
(저녁 먹는 식구들 신나게 억척같이 먹고 있다-병구까지)
원희-(장어꼬리 집어서 태섭에게 주며) 장어 꼬리 여기... 장어는 꼬리를 먹으면 한 마리 다 먹은 거나 같대...
태섭-감사합니다
병구모-(재빨리) 꼬리 하나밖에 없어...? 또 있지.. 우리 병구도 하나 먹여야지...
지선-(오, 엘) 아줌마 병구는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그런 거 먹으면 안되요, 우리 황서방이 먹어야지... (목을 빼고 찾는)
병구모-병구야 우리는 세 번째 꺼다 세 번 째 빨리 찾어 봐
할머니-세종아... 새우튀김 먹어... 자-
세종-네
할머니-이렇게 손으로 들고 먹어...
병구모-아이구 눈꼴시네 눈꼴 셔...
(다들 웃고)
원희-지숙아 가서 백숙 뜨거운 걸로 가져와 이거 가져가고
(지숙 들고 가는데)
병구-(시선이 지숙을 따라간다)
s#50 원희 주방 (밤)
(지숙 백숙 뜨고 있는데)
병구-(들어온다) 아줌마
지숙-(식구들 신경 쓰이며) 왜 따라들어 와..?
병구-할 말 있어서 들어왔다... 주말에 놀러 가자
지숙-싫어 또 고생시킬려구...?
병구-천만에,... 이번에는 모세의 기적을 보여 줄려구
지숙-(순간 솔깃) 모세의 기적...?
지선-(들어오며) 여기서 뭐해...? 뭐 하는 거야 둘이서...?
지숙-하긴 뭘 해,... 병구야 물 냉장고에 있어..
병구-알았어... (냉장고에서 물통 꺼내 들고 나간다)
지선-둘이 무슨 얘기를 하다가 내가오니까 뚝 그쳐...?
지숙-오바 좀 하지 마라 내가 병구하고 무슨 얘기를 하냐...?
지선-아니면 그만 이구-
s#51 밤 거리
(태섭이 운전하는 차 뒷자리에 지연이 세종과 은지 데리고 타고)
(세종이가 은지 가위 바위 보 하며 장난치는)
태섭-....할머니도 너무 좋으시고.... 어머님도 좋으시고.... 처음으로 가족이라는 게 어떤 건가 ... 그런 걸 느꼈어요.... 너무 행복했어요,... 내가 그 가족에 한사람으로 끼여있다는 게요...
지연-....
태섭-....지연씨 큰 언니.... 작은 언니 그리고 형부... 다 재미있고 좋았어요
우선 꾸밈없는 솔직한 성격들이 좋드라구요
지연-다행이에요,... 부딪치는 사람하고는 엄청 부딪치거든요....
태섭-(웃으며) 그래요.....?
은지-엄마 졸려...
지연-어 알았어... (은지 안는다)
세종-(놀리는) 은지는 잠꾸러기래요.... 은지는-
은지-아니야...
지연-오빠가 은지가 이뻐서 그러는 거야...
s#52 원희 방 (밤)
할머니-...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사람이 소탈하고 편하드라.... 남편은 그런 사람이 제일이야...
원희-맞아요... 죽네사네 좋아서 결혼해도 나중에 다른 여자한테 죽네사네 할 수도 있고 ...사람 무던한 게 제일인 거 같애....
할머니-... 그 집에서 우리 지연히 초혼 아닌거 별 말 없나부지....?
원희-아주 없진 않겠지.... 어떤 부모가 그러겠어.... 말을 전하지 않는 거 아니겠어요...?
할머니-그래... 그럴 거 같다... 인제 편안하게 잘 살아야지...
원희- 사람을 보고 나니까 걱정이 안되네
s#53 고수부지 (밤)
(뒷자리에 애들 잠들어 있고 앞자리에 나란히 앉은 태섭과 지연)
태섭-..왜 이렇게 부자가 된 거 같죠....? 세상이 다 내 꺼 같아요... (지연을 본다) 날 봐요
지연-(본다)
태섭-(지연을 보며) 나 부자인 거 믿어요....?
지연-(미소로 본다)
태섭-난 이렇게 부자로 일생을 살 작정이에요....
지연-(감동이 오는 눈)
태섭-(서서히 지연에게 입술 다가간다)
(키스하는 두 사람)
F.O
s#54 형사실
(과장 책상 앞에 태섭 서 있고)
과장-괜찮아....?
태섭-(붕대만 감은 팔) 예
과장-실 아직 안 뽑았다면서...
태섭-이틀쯤 더 있다 뽑는 게 좋겠답니다...
(효) 핸드폰 울린다
과장-조심해
태섭-예 (핸드폰 받으며 자리로 온다) 여보세요....?..... 아 예 아버지....
아니요 아직.... 예 알겠습니다...
s#55 지연 회사 앞 까페
(태섭과 지연 앉아 있고)
태섭-의논할 게 있어요
지연-뭔데요....?
태섭-...아버지가 결혼하면 집을 어떻게 할거냐고 하시드라구요.. 그래서
지금 아파트를 팔아서 좀 넓은 아파트를 전세로 얻을 생각이라고 했어요.... 그런데 아버지가 평수를 넓히는 만큼 보태 주신다고 집을 알아보라고 하세요...
지연-....
태섭-첨엔 이 나이에 아버지한테 폐를 끼치는 게 죄송해서 거절을 했어요.. 그랬더니 아버지가 안 된다고 하세요.... 저한테 한번도 도움을 준 적이 없으신 데 거절하면 아직도 아버지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실 거래요.... 그래서 도움을 받을려구요....
지연-태섭씨를 정말 사랑하시나 봐요...
태섭-물론이죠... 그걸 아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요....
지연-(미소)
태섭-요즘 아파트 매매가 잘 안된대요,...빨리 복덕방에 내놓으라고 하시는데 지연씨하고 의논할 건 우리 어디서 사는 게 좋겠어요.... 이 아파트 아니면 다른 데 이사 가고 싶은데 있어요....?
지연-저 그 보다.... 아버님 연세도 있으신데 우리 힘으로 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아버님이 보태주시겠다고 하는 돈은 더 나이 들어서 노후자금으로 두시게 하구요,.. 내 아파트하고 태섭씨 아파트 팔아서 조금 큰 거 하나 장만하면 되잖아요...
태섭-(본다)
지연-그렇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각자 아파트 팔아서 30평 조금 넘는 거 장만하고 좀 남으면 결혼비용으로 쓰구요....
태섭-지연씨 아파트 팔아서 합치게 하고 싶지 않아요....
지연-나도 태섭씨 혼자 애쓰게 하고 싶지 않아요...그 대신 우리 두 사람 공동명의로 하면 되잖아요
태섭- (본다)
지연-싫은 기분 알아요,.. 그렇지만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게 해 줘요
s#56 레스토랑
고박- (선영이 사 준 양복 입고 앉아 있고) 멋있어....?
선영-그래... 멋있어
고박-자기가 너무 고마워서 선물이다.... 자 (십자수로 만든 핸드폰 고리)
선영-(받는다) 이게 뭐야....?
고박-봐도 모르겠냐....? 핸드폰 고리잖아
선영-웃긴다....
고박-(서운해지며) 그냥 십자수가 아니고 내가 한땀 한땀 수를 놓은 거란 말이야
선영-뜻은 좋은데 웃긴다구....
고박-선영 자기 변했지... 그렇지...
선영-내가....?
고박-전에는 길에서 삼천원짜리 핸드폰고리를 사 줘도 행복해 했잖아...
선영-알았어... 달고 다니면 되잖아... (자동차 키 꺼내서 달려고 한다)
부인-(나타난다 선영 전혀 개의치 않고) 잠깐 얘기 좀 해....
고박-(당황) 어...? 어엉....
(부인 저만치 가서 앉는다)
선영-(어처구니가 없다)
고박-(당황하는)
선영-(일어나 간다)
고박-(부르지도 못하고 어쩔 줄 모르는)
s#57 최회장 거실
변여사-(혼자 골똘히 생각하다가 핸드폰에서 지연의 번호를 찾아서 통화 누른다) 나다.... 은지를 좀 보고 싶으니까 데리고 나와라...
s#58 지연 사무실
지연-(속 상하며) 이렇게 갑자기 그러시면.....
변여사-(F) 갑자기가 아니고 오늘 하루종일 참다참다 전화하는 거다
지연-오늘은 곤란합니다....오늘은 안되겠어요....
s#59 최회장 거실
변여사-어째서 안된다는 거니,... 예약 안 했다구 안 된다는 거니...? 집에 있는 애 좀 보는데 왜 안 된다는 거야...?
s#60 지연 사무실
지연-제가 데리고 갈 데가 있어서요,..앞으로는 미리 말씀을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전화 끊는다)
종미-왜 그래...?
지연-(훅 한숨) 지금 은지를 데리고 나오래...
종민-말도 안 돼... 얘 날마다 저러면 어떡하니....?
s#61 최회장 거실
변여사-(외출복 입고 핸드백 들고 침실에서 급하게 나오며) 아줌마... 나갔다 올테니까 저녁 준비 해
가정부-네 사모님
s#62 지연 오피스텔 앞
(변여사 차 와서 선다. 기사가 얼른 차문 열어준다)
변여사-(나가려다 지연 발견 멈칫)
(오피스텔에서 지연과 태섭과 은지 나온다. 행복한 모습이다. 세 사람 변여사 차 앞에서 태섭의 차에 탄다)
변여사-(눈이 뒤집어지려고 한다)
(태섭의 차 출발한다)
변여사-(눈에서 불이 나려고 하며 본다)
(출발해서 멀어 가는 태섭의 차 뒷모습-스톱 모션되며)
엔딩
.행복한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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