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라수마나라 4
  (담임) 아, 참
  아니, 무슨   [답답한 한숨]
  해명이든 변명이든   무슨 말이라도 좀 해 봐
  어?
  [담임의 한숨]
  윤아이
  너 학부모 상담이   필요한 거 같으니까
  [종이가 부스럭거린다]   집에 가서 어머니…
  는 안 계시고
  아버님 모시고 와
  [작은 목소리로] 아, 저…
  [담임의 한숨]
  [아이의 옅은 한숨]
  [상담실 문이 달칵 닫힌다]
  [교실 문이 닫힌다]
  (아이) 엄마
  담임 선생님이
  아빠를 모시고 오래
  난 아직 미성년자라서
  보호자가 필요한 일들이 있대
  선생님은 모르시나 봐
  아빠가 있다는 게
  반드시 보호받고 있다는 뜻은   아닌데
  [주제곡]
  [교정이 떠들썩하다]   [새가 지저귄다]
  [차 문이 달칵 열린다]
  [한숨]
  [한숨]
  [까마귀 울음]   [새가 지저귄다]
  [우체통 문이 삐걱 열린다]
  (아이) 엄마
  정말 내 편지 받아볼 수 있어?
  안나라 수마나라
  (하나) 야
  너 진짜 바쁘게 산다, 어?
  (하나) 학교에선 나일등 만나고
  학교 끝나면 또 누구 만나고
  (소희) 여기서 또 보네?
  그, 안에   하나가 말한 그 누구 있어?
  나도 몰라, 확인 안 해 봤어
  (하나) 치, 내숭은
  너 방금 저기다 뭐 넣더라?
  마술사 없는 거 알고   뭐, 쪽지라도 남겼냐?
  '오빠'
  '기다리다 가요'
  아, 아니야, 그런 거
  어?
  (아이) 어? 아, 하지 마!
  [다가서는 발걸음]
  [서늘한 음악]   뭐래?
  (하나) 아무것도 없구먼 오바하긴
  참 알수록 알 수 없는 애야, 너
  [숨을 씁 들이켠다]   야
  너 설마 찐으로 마술사 좋아하고   그런 건 아니지?
  그래, 뭐, 마술사가   좀 생긴 건 나도 인정
  근데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할 필…   [멀어지는 발걸음]
  (소희) 어? 야, 쟤…
  (하나) 야!
  씹냐?
  씨, 저게 진짜, 씨   [소희의 한숨]
  지겨울 만하지
  (하나) 뒈진다, 씨
  [바람이 휭 분다]   [바닥이 삐걱거린다]
  (하나) 똑똑
  아저씨
  아니, 오빠
  마술사 오빠
  아무도 안 계세요?
  진짜 아무도 없나 보네
  (소희) 아휴
  아휴, 먼지
  아, 나 진짜 여기 적응 안 돼
  아니, 대체 이렇게 우중충한 데서
  하루 종일 뭐 하고 지낼까?
  그러게
  [피식 웃는다]
  하나 알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하지
  [불안한 음악]   (소희) 아, 뭐 하냐고
  다 됐냐고
  (하나) 아, 잠깐만
  (소희) 아, 나, 진짜
  야, 나 딱 10초만 더 기다려 준다
  아유, 알았다니까, 씨, 좀, 씨
  아휴, 진짜, 씨
  10
  9, 8
  (소희) 7, 6
  [천천히 다가오는 발걸음]
  5
  [콜록거린다]
  하…
  - 하, 하, 하나야   - (하나) 야
  6 다음에 무슨 하나야?
  [들어서는 발걸음]
  뭐 해, 여기서?
  (소희) 아, 지금 막   가, 가려는 길이에요, 그렇지?
  [하나의 당황한 숨소리]
  저번에 그, 마술 공연 하다가   말았잖아요
  (하나) 한참 기다렸는데
  학원 시간이 다 돼 가지고
  다음에 놀러 오면   꼭 보여 주셔야 돼요
  알겠죠?
  안녕히 계세요
  (리을) 잠깐
  너 지금
  [불안한 음악]
  뭔가 숨기는 게 있는 거 같은데
  [어색한 웃음]
  별거 아니에요
  [탁 잡는다]
  그 별거 아닌 게 뭔지 한번
  볼까?
  [고조되는 음악]
  죄송해요
  너무 특이하고 예뻐 가지고
  (리을) 여기선
  허락 없이 아무것도 만지지 마
  그건
  마술에 대한 예의가 아니야
  [불안한 음악]
  [작은 목소리로] 네
  [멀어지는 발걸음]
  (리을) 몰래 훔쳐보는 건
  더더욱 그렇고
  [긴장되는 음악]
  가 봐
  (하나) 안녕히 계세요   [소희가 웅얼대며 인사한다]
  [다급한 발걸음]
  [소희 하나의 거친 숨소리]
  [소희가 헐떡인다]   [까마귀 울음]
  [하나의 거친 숨소리]   (소희) [헐떡이며] 아, 나, 진짜
  심장 터지는 줄
  (하나) 아, 진짜 1분만   더 있었으면
  진짜 제대로 다는 건데
  [하나의 탄식]   (소희) 야, 너는 무슨 애가
  뭘 먹고 이렇게 겁이 없냐?
  야, 몰카 그거 범죄야, 범죄
  너 내가 확 신고해 버린다
  (하나) 그러셨어요?   [소희의 아파하는 신음]
  공범 김소희 씨?
  - 가시죠   - (소희) 아니, 난 한 게 없…
  - 무슨 공범이야   - (하나) 공범이지, 그럼 뭐야
  (소희) 그런 게 어디 있어
  [불안한 음악]-
  [차들이 빵빵거린다]
  [저마다 펜을 끄적인다]
  [한숨]
  [한숨]
  [펜으로 책상을 탁 친다]   에이, 씨
  [익살스러운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시험지가 팔락거린다]
  [흥얼거린다]
  저기다 왜 책을 놔
  [연신 흥얼거린다]
  [물건이 툭 떨어진다]
  (일등 모) 뭐야?
  [휴대폰 진동음]
  네, 원장님
  모의고사 치른 거 알죠
  [웃음]   아이, 우리 일등이가 그럴 리가…
  [불안한 음악]
  네, 알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놀란 숨소리]
  [숨을 내뱉는다]
  [놀란 숨소리]
  (유이) ♪ 모두 잠드는 밤 ♪
  ♪ 왜 혼자 ♪   [멀리서 개가 짖는다]
  ♪ 우두커니 앉아 ♪
  ♪ 다 지나 버린 오늘을 ♪
  ♪ 보내지 못하고서 ♪
  ♪ 깨어 있어 ♪
  [풀벌레 울음]
  ♪ 누굴 기다리나 ♪
  ♪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었던가 ♪
  ♪ 그것도 아니면 ♪
  ♪ 돌아가고 싶은 ♪
  [서정적인 음악]   ♪ 그리운 자리를 ♪
  ♪ 떠올리나 ♪
  ♪ 무릎을 베고 누우면 ♪
  ♪ 나 아주 어릴 적 ♪
  ♪ 그랬던 것처럼 ♪
  ♪ 머리칼을 넘겨줘요 ♪   [바람이 사르륵 분다]
  ♪ 그 좋은 손길에 ♪
  ♪ 까무룩 잠이 들어도 ♪
  ♪ 잠시만 ♪
  ♪ 그대로 두어요 ♪   [코를 훌쩍인다]
  ♪ 깨우지 말아요 ♪
  ♪ 아주 깊은 잠을 잘 거예요 ♪
  [남자의 탄성]
  [남자의 웃음]
  (남자) 우리 유이   노래 너무 잘한다
  [남자의 박수와 탄성]   아빠?
  (유이) 아, 따가워
  (아이 부) 따가워? 따가워?   따가워?   [유이의 장난스러운 신음]
  [유이와 아이 부의 웃음]
  우리 딸 가수 할까?
  - 그럴까?   - (유이) 난 너무 좋지
  [아이 부의 웃음]
  [유이의 웃음]   (아이 부) 아빠도 너무 좋아
  어? 언니!
  아빠
  [잔잔한 음악]   [웃음]
  아이야   [웃음]
  (아이) 자
  (아이 부) 아유, 뭘 이렇게   자꾸 갖고 오니
  아
  혹시
  아빠 없을 때   용팔이 아저씨 또 왔어?   [식기가 달그락거린다]
  뭐, 그냥 여러 번
  (아이 부) 응
  그동안 고생 많았지?
  (아이) 이젠 집으로   완전히 돌아오신 거냐고
  빚은 다 정리된 거냐고   묻고 싶지만
  [아이 부의 멋쩍은 웃음]
  (아이 부) 아유, 우리 아이가
  이제 어른 다 됐네, 그렇지?   [아이 부의 웃음]
  누구 덕분이죠   [아이 부가 국을 풉 뿜는다]
  [아이 부가 쿨럭거린다]
  [아이 부가 코를 훌쩍인다]
  [아이 부가 연신 쿨럭거린다]
  [코를 훌쩍인다]
  [아이 부가 캑캑거린다]
  (아이 부) [웃으며] 먹어
  - 아빠   - (아이 부) 응?
  혹시 내일 별일 없으면
  우리 학교 잠깐 와 줄 수 있어?
  아, 갑자기 학교는 왜?
  [식기가 달그락거린다]
  (아이 부) [웃으며] 그렇지, 뭐   학교를
  꼭 이유가 있어서 가는 게 아니지
  그래, 우리 딸 학교 구경도 하고
  겸사겸사 선생님도 뵙고   그러면 좋겠네, 응
  되지, 응
  [아이 부의 웃음]   알았어
  [휴대폰 벨 소리]   어
  [숟가락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잠깐만
  잠깐만
  예, 말씀하세요
  예?
  아니요, 아니요, 갑자기
  - 갑자기 이러시면 어떡합니까?   - (아이) 유이야, 먹어
  (아이 부) 좀 며칠만   말미를 좀 주시면은
  제가, 제가 해결할게요
  [풀벌레 울음]
  [아이 부가 코를 드르렁 곤다]
  (아이) [중얼대며] 월세…
  [지폐가 부스럭거린다]
  (아이) 돌려주면 돼, 그래
  잠시 돈을 빌린 것뿐이야
  일등이 계좌에   조금씩 잔액이 채워지면
  다들 별일 아니라고 생각할 거야
  [노트가 부스럭거린다]
  [새가 지저귄다]
  (유이) 언니, 언니
  [피곤한 신음]
  아빠 어디 갔어?
  - 아빠?   - (유이) 응
  [불안한 음악]   [아이의 놀란 숨소리]
  [아이의 놀란 숨소리]
  (유이) 언니 뭐 해?
  [다급한 숨소리]
  [놀란 숨소리]
  [한숨]
  (담임) 그래서 아버님은
  오신다는 거야, 안 오신다는 거야?
  [담임의 한숨]
  [담임이 숨을 들이켠다]
  너 이렇게 입 꾹 다물고 있으면
  나보고 어쩌라는 거니?
  [담임의 한숨]
  [담임이 숨을 들이켠다]
  자꾸 이러면   일이 더 골치 아파져요
  네가 일등이한테서 돈 받는 사진은
  벌써 교장실까지 다 올라가 있고
  일등이 어머님은 학폭위에다가   진정 넣겠다고 난리, 난리인데
  [불안한 음악]
  [봉투가 부스럭거린다]
  (담임) [탁자를 두드리며] 윤아이!
  [담임의 한숨]
  [담임의 한숨]
  [한숨 쉬며] 아, 나, 진짜
  [담임의 거친 숨소리]
  [담임의 탄식]
  어, 윤아이
  어, 저기, 선생님은
  마지막 순간까지
  학생의 인권을 존중했으며
  공정하고 신중하게
  문제 해결을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는 거
  그거 하나는   꼭 기억해 주기 바란다   [수첩을 탁 집는다]
  거래를 했어요!
  [위태로운 음악]
  거래?
  (담임) 무슨 거래?
  일등이랑 너랑?
  시험 점수요
  [멀리서 개가 짖는다]   [풀벌레 울음]
  [아이의 한숨]
  [멀리서 도로 소음이 들린다]
  [아이의 한숨]
  [휴대폰 진동음]
  - 여보세요   - (아이 부) 어, 아이야
  [아이 부의 거친 숨소리]
  아, 그…
  (아이 부) 아빠가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하다, 야
  아유, 그게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 가지고
  [전화 너머 빗소리가 들린다]   (아이 부) 아유, 우리 딸 얼굴도   못 보고 나왔네
  [아이 부의 멋쩍은 웃음]
  야, 그 돈은 있잖아   [멋쩍은 웃음]
  아빠가 돈 많이 벌어 가지고
  다음에 집에 갈 때   두 배로 갚아 줄게, 진짜야
  (아이 부) 아빠 믿어, 어?
  [아이 부의 망설이는 신음]
  그리고 저기, 당분간   아빠가 연락 못 할 거야
  그, 걱정하지 말고
  [전화 너머로 빗소리가 요란하다]
  (아이 부) 에휴, 참
  [멋쩍은 웃음]   너한테
  무거운 짐 다 맡기고, 참
  면목이 없다   [멋쩍은 웃음]
  그럼 안 가면 안 돼?   [떨리는 숨소리]
  아빠
  내가 알바도 더 많이 하고
  어떻게든 뭐라도 더 해 볼게
  같이 헤쳐 나갈 방법이   있을 거야, 어?
  (아이 부) 아빠 조금만   이해해 주면 안 될까?
  [아이 부의 멋쩍은 웃음]
  아빠, 너하고 유이 보고 있으면은
  [멋쩍은 웃음]
  미안하고 막 마음이 아파 가지고
  견딜 수가 없어
  혼자 숨어 계시면
  마음 편하시고요?
  아휴, 그럴 수가 있니
  [멋쩍게 웃으며] 어떻게
  (아이 부) 그…
  [아이 부가 코를 훌쩍인다]
  [입소리를 쩝 낸다]   [아이 부의 멋쩍은 웃음]
  우리 아이, 그, 어른스럽잖아   그렇지? 그러니까
  잘 이겨낼 수 있을 거야
  [아이의 헛웃음]   [아이 부의 멋쩍은 웃음]
  아빠는 늘 도망치기 바쁘면서
  [아이가 훌쩍인다]
  왜 저한테는   잘 이겨내라고 하세요?
  아빠는 이렇게 비겁한데   [아이 부의 한숨]
  왜 난 항상   어른스럽기를 바라세요?
  [아이 부가 훌쩍인다]   [아이 부가 숨을 들이켠다]
  [아이의 헛웃음]   (아이 부) [웃으며] 아이야
  그래, 맞아
  나 다 컸고
  엄마 아빠 품 그리워할 나이   한참 지났으니까
  그렇지만 유이는 아니잖아
  둘 중의 한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면 그건 아빠잖아
  언니인 내가 아니라!   [거친 숨소리]
  [애잔한 음악]   [울먹이는 숨소리]
  [한숨]
  나 너무 힘들어
  [숨을 들이켠다]
  무섭고
  지치고
  진짜 다 지겨워
  [훌쩍인다]
  [울먹이는 숨소리]
  내가 나까지 봐 달라고 안 할게
  그딴 건 꿈도 안 꾸니까   [거친 숨소리]
  그러니까 제발 혼자 도망치지 말고
  당장 유이 데려가시라고요!
  미안하다
  [멋쩍은 신음]
  이런 아빠여서 미안해
  [코를 훌쩍인다]
  [거친 숨소리]   [수화기를 달그락 내려놓는다]
  여, 여보세요? 아빠
  [놀란 숨소리]
  [아이의 긴 한숨]
  [아이의 한숨]
  [가방이 툭 넘어진다]
  [애잔한 음악]
  [멀리서 개가 짖는다]
  ♪ 햇살이 놀다 ♪
  ♪ 두고 간 저녁 ♪
  ♪ 물끄러미 혼자 선 그림자 ♪
  ♪ 일러준 그 길 ♪   [코를 훌쩍인다]
  ♪ 또 길을 잃어서 ♪
  ♪ 한참을 울먹이죠 ♪
  ♪ 저 별도 그만 ♪
  (아이) ♪ 자려 하는 데 ♪
  ♪ 졸린 밤을 흔들어 깨워요 ♪
  ♪ 잠들기 전에 ♪
  ♪ 작은 부탁 하나 ♪
  ♪ 이 길을 밝혀 달라고 ♪
  ♪ 저기 ♪
  ♪ 저 멀리 어딘가 끝에 ♪
  ♪ 바라던 내가 있나요 ♪
  ♪ 저기 ♪
  ♪ 저 멀리 끝에 가야만 ♪
  ♪ 바라던 내가 ♪
  ♪ 되나요 ♪
  [숨을 들이켠다]
  ♪ 어서 자라며 ♪
  ♪ 달래 주던 밤 ♪
  ♪ 어린 꿈이여 ♪
  ♪ 굿 나이트 ♪
  [훌쩍인다]
  [아이가 연신 훌쩍인다]
  [한숨]
  [숨을 내뱉는다]
  (유이) ♪ 손가락만큼 ♪
  ♪ 열린 창가로 ♪
  ♪ 느릿느릿 찾아온 그리움 ♪
  ♪ 입술에 앉아 ♪
  ♪ 불러 보려 하면 ♪
  ♪ 눈물만 또 놓고 가죠 ♪
  (함께) ♪ 이 밤 ♪
  ♪ 우리가 꿈꾸는 노래 ♪
  ♪ 저 하늘 어둠을 건너 ♪
  ♪ 가장 행복한 아침을 ♪
  ♪ 만나 ♪
  ♪ 모두 다 이뤄지기를 ♪
  (아이) ♪ 어서 자라며 ♪
  ♪ 안아 주던 밤 ♪
  ♪ 어린 꿈이여 ♪
  ♪ 굿 나이트 ♪
  ♪ 지난날이여 ♪
  ♪ 굿 바이 ♪
  [바람이 사르륵 분다]
  [새가 지저귄다]
  (교사1) 특별 선행상
  2학년 1반 나일등
  [불안한 음악]
  [교사와 학생들의 박수]
  (담임) 나일등
  뭐 해? 빨리 올라가
  (소희) 야, 뭔 상? 선행상?
  그냥 선행 학습상 아니고?
  [어색한 웃음]   그러네
  (교사1) '위 학생은   평소 바르고 따듯한 심성으로'
  '어려움에 처한 학우에게   아낌없는 나눔을 실천해'
  '타의 모범이 되므로   이 상장을 수여합니다'
  (학생1) 잠깐만, 그러니까
  나일등이 사비로   윤아이를 후원해 왔다고?
  [피식 웃는다]
  윤아이한테 삥 뜯긴 거 아니냐?
  [교사와 학생들의 박수]
  (소희) 아휴, 왜, 아주 그냥, 어?
  윤아이 얼굴에
  아주, 정부 보조금 받는 애라고   써 붙이지
  쉿!
  (하나) 가난은 그렇게
  부끄러운 게 아니야
  [숨을 하 내뱉는다]
  (아이) 내 삶의 불행을   극복하기 위한
  제1순위 과제는   가난이라고 생각했는데
  [담임의 멋쩍은 신음]
  틀렸다
  [거친 숨소리]
  돌아보니 그 동안 나를   벼랑 끝으로 내몬 건
  돈이 아니라
  어른이었다
  [아이의 거친 숨소리]
  [아이가 연신 숨을 몰아쉰다]
  어른이 되고 싶다
  철없는 어른들이 더는 함부로
  내 인생을 뒤흔들 수 없도록   나도 빨리
  그들처럼 형편없는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
  뭐 할 말 있어?
  (일등) 얘기 좀 해
  미안한데
  나중에 하자, 얘기
  (일등) 너 계속 나 피하고 있잖아
  나랑 눈도 마주치기   싫은 거 아는데
  정말이야
  나도 뭐가 뭔지 모르겠어
  왜 일이   이딴 식으로 돌아가는 거냐고
  아니야
  나 진짜 괜찮아, 정말로
  뭐가 괜찮아?
  [불안한 음악]
  [곤란한 신음]
  가만있는 너한테 먼저   말도 안 되는 제안한, 한 건 난데?
  그 제안 받아들인 나도   잘한 거 없잖아
  너
  나한테 돈 필요하지 않냐고   물어봤을 때
  불쌍한 애니까
  도와주고 싶은 마음   조금은 있었을 거라고
  내가 그렇게 생각할게
  야, 윤아이
  그게 네 진심이야?
  (일등) 야, 그냥 차라리 욕을 해
  이런 찌질하고 비겁한 새끼
  사실대로 다 폭로해 버릴 거라고   그냥 막 협박을 해!
  막 소리라도 지르든가
  [가슴을 탁탁 치며] 그럼 내가
  [한숨]   내가 좀 덜 비참해질 거 같거든?
  사실대로 얘기했어!
  (아이) 그리고
  이게 그 결과야
  [당황한 숨소리]   [아이의 헛웃음]
  [일등의 당황한 숨소리]   야, 근데 있잖아
  나 진짜
  진짜로 괜찮아
  나도 이런 내가 답답해 미치겠는데
  진짜 다행인 걸 어떡해?
  솔직하게 나 너무 창피하고   너무너무 화도 나거든
  근데 덕분에 퇴학은 면했잖아
  야, 윤아이, 퇴학…
  야, 퇴학 그까짓 게…
  너는 그렇겠지!
  검정고시를 보든가   유학 가면 그만이잖아
  근데 난 아니야
  졸업 못 하면 그걸로 끝이고
  다른 길 같은 거 없어, 나한테
  [한숨]
  [서글픈 음악]   (아이) 야
  [떨리는 숨소리]
  내가 담임한테 다 말해 놓고   [숨을 들이켠다]
  진짜 얼마나 후회했는지   너는 모르지?
  정직한 것도 나한텐 사치더라
  [코를 훌쩍인다]
  근데 아무…
  아무 생각 없이   욕하고 소리라도 지르라고?
  그래서 내가 얻는 게 뭔데?
  (아이) 너처럼
  아무 계산 없이 욕하고   소리 지를 수 있는 게
  나는 진짜 부럽다
  - 그만해라   - (아이) 나일등
  그러니까 내 앞에서
  비참한 척까지 하려고 하지 마
  [아이가 코를 훌쩍인다]
  솔직히 좀 우스워
  [코를 훌쩍인다]
  [멀어지는 발걸음]
  [헛웃음]
  [코를 훌쩍인다]
  [일등의 답답한 한숨]
  [헛웃음]
  [헛웃음]
  [어이없는 웃음]
  [일등이 소리 지른다]
  (일등) [중얼대며] 씨, 진짜
  [헛웃음]
  [까마귀 울음]   [새가 지저귄다]
  [까마귀가 깍깍 운다]
  [한숨]
  [우체통 문을 삐걱 닫는다]
  (리을) 어디 가?   [다가오는 발걸음]
  [리을의 상쾌한 숨소리]
  오늘 마술 수업 있잖아
  [손뼉을 탁 치며] 아, 오늘   뭐 할까?
  카드? 응?
  저 그만할래요, 마술 배우는 거
  갑자기 왜?
  [숨을 들이켠다]
  그냥 그 시간에   알바나 더 뛰려고요
  [리을의 당황한 숨소리]
  (리을) 어…
  좋아했잖아, 마술 배우는 거
  [입을 쩝 뗀다]   배고픈데 잠깐 즐거우면 뭐 해요
  만 원 더 벌어 가지고   맛있는 거 사 먹는 게 낫지
  에이, 겨우 그거야, 이유가?
  겨우요?
  [한숨]
  마술은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다 잘 될 것처럼 들떴다가   금방 실망하는 게
  그게 대체 무슨 힘이 있는데요?
  그래도 웃을 수 있잖아
  그 순간만큼은
  - 아저씨   - (리을) 응?
  (아이) 제가 마지막으로
  정말 진지하게 묻는 건데요
  제가 잊고 싶은 기억이 있는데
  그것 좀 지워 주실래요?
  [서글픈 음악]
  아니면
  그 일이 있기 전으로   시간을 되돌려 주시거나
  아니다, 그냥 한 십 년쯤
  훌쩍 세월이   흘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해주시면
  안 될까요?
  그래, 해 줄게
  [기쁜 숨소리]   진짜요?
  [한숨]
  (리을) 당신
  마술을
  [까마귀 울음]
  근데 말이야, 너
  이게 진짜로 가능할 거라고   믿는 건 아니지? 응?
  [까마귀 울음]   [한숨]
  진짜 마술사가 뭐 이래요?
  (리을) 어?
  너 벌써부터 실망하긴 이르다
  실망 안 해요
  이제 기대하는 거 없으니까
  갈게요
  (리을) 잠깐만
  이거
  내가 마술 처음 시작했을 때   쓰던 카드인데
  내가 오늘 너한테   수업 시간에 주려고 했었는데
  자, 받아, 선물이야
  [불안한 음악]
  (아이) 어?
  어, 팔
  팔은 왜 그래요? 다치신 거예요?
  별거 아니야
  잘 가, 자
  [멀어지는 발걸음]
  [일등 모의 웃음]
  애들이 어디 뒷감당할 생각하고   일 저지르나요?
  (일등 모) 끝까지 우리 일등이   물고 늘어지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그 정도로 되바라진 애는   아닌 거 같아서 다행이에요
  네, 선생님
  마음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통화 종료음]
  아들, 출출하지?
  [불안한 음악]
  (일등 모) 너 오면   물어보려고 놔뒀는데
  어떡할까?
  버려 주세요
  [옷장 문이 탁 열린다]
  알았어
  우리 아들 해 달라는 대로 해야지   [쓰레기봉투가 부스럭거린다]
  감사해요
  제 선택과 결정을 존중해 주셔서
  [옷장 문을 탁 닫는다]
  물론
  이미 엄마가 정해 놓은 답들 중에   [시계를 잘그락 푼다]
  [시계를 툭 내려놓으며]   하나를 고르는 식이긴 하지만요
  (일등 모) 너 왜 이렇게   날이 서 있어?
  윤아이 걔 때문에?
  아니면 이거?
  [일등 모의 화난 숨소리]
  [성난 한숨]
  [문이 쾅 닫힌다]
  역시
  엄마는 다 알고 계셨네
  그래
  말 나온 김에!
  [한숨]   (일등 모) 너 엄마가   얼마나 애쓰는 줄 알아?
  대입 준비에 다 쏟아부어도   모자란 이 중요한 때에
  너 괜한 곳에 마음 쓰고   시간 낭비 할까 봐!
  공부 외엔 다 쓸데없는 짓인가요?
  당연하지!
  네가 이렇게 독하질 못하고   틈을 보이니까, 그…
  뭐야, 윤아이인지 뭔지!
  그딴 같잖은 애한테   휘둘린 거 아니야!
  제 잘못인 거 아시잖아요! 제발…
  그만해!
  [일등 모의 한숨]
  (일등 모) 엄마는 너하고 이렇게   말씨름하는 시간
  이 시간조차도 그냥
  아까워 죽겠어!
  [한숨]
  대체
  뭐 때문에 그렇게까지 해야 되지?
  아들
  꿈꾸는 건 쉬워도
  그걸 이루는 건 아무나 할 수 없어
  (일등 모) 지금 당장은   네가 하고 싶은 거
  그리고 원하는 거
  포기할 줄도 알아야지   그 창창한 미래를 위해서
  너 그 정도도 못 해?
  [헛웃음]
  이해가 안 되네
  내가 법대에 가서
  판검사 됐으면 하는 거, 그거
  정확히 말하면 엄마 아빠 꿈이죠
  뭐, 뭐?
  근데 그걸 위해서 내가
  내가 왜 포기해야 되지?
  [한숨]
  (일등 모) 엄마
  나 정말 궁금해서 묻는 건데
  그 꿈이라는 거 말이에요
  그냥 좀 없으면 안 되나?
  꼭 뭐가 되기 위해   살아야 하는 건 아니지 않아요?
  [떨리는 숨소리]
  [바닥이 삐걱거린다]
  [멀리서 개가 짖는다]
  [하나가 픽 웃는다]
  [픽 웃는다]
  [앵무새 울음]
  (하나) 아, 깜짝이야   [앵무새가 꾸르륵거린다]
  아, 씨
  놀랐잖아, 진짜
  [하나의 거친 숨소리]   [앵무새가 꾸르륵거린다]
  [숨을 들이켠다]
  야
  뭘 봐?   [앵무새가 작게 운다]
  네가 그렇게 보면 어쩔 건데, 응?
  [앵무새가 꾸르륵거린다]
  [횃대를 탁탁 치며] 어쩔 거냐고
  [앵무새가 거칠게 운다]
  [비웃는다]
  [코웃음]
  [앵무새 울음]   (미녀) 도둑이야, 신고해
  [불안한 음악]   [앵무새가 푸드덕거린다]
  도둑이야, 신고해
  [앵무새가 연신 꾸르륵거린다]
  야, 조, 조용히 해
  - 잡아라   - (하나) 쉿, 쉿   [앵무새가 꽥꽥거린다]
  - 잡아라, 도둑 잡아라   - (하나) 제발 조용히 좀 해
  - (미녀) 잡아라, 잡아라   - 조용히 하라니까
  - 도둑 잡아라   - (하나) 조용히 하라고   [앵무새가 꽥꽥거린다]
  (미녀) [푸드덕거리며] 잡아라   이 도둑 잡아라
  (하나) 에이 씨, 진짜, 씨..
  (미녀) 도둑 잡아라!
  (아이) 유이야
  [멀리서 개가 짖는다]
  언니가 알바하는 가게에서   맛있는 거 가져왔다
  너 또 숨었지?
  안 나오면 도넛 안 준다
  어디 있어?
  너 여기 있지?
  뭐야
  [불안한 음악]
  (아이) 둘 중의 한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면
  그건 아빠잖아   언니인 내가 아니라!   [아이의 거친 숨소리]
  그러니까 제발 혼자 도망치지 말고
  [떨리는 숨소리]
  당장 유이 데려가시라고요!
  (아이) 유이야
  [아이의 다급한 숨소리]
  유이야!
  유이야!
  유이야!   [다급한 숨소리]
  [아이의 거친 숨소리]
  [불안한 음악]
  [사람들의 박수 소리]
  [한숨]
  [한숨]
  [일등이 숨을 내뱉는다]
  [일등의 한숨]
  [시험지가 팔락거린다]
  [멀리서 개가 짖는다]   [아이의 다급한 숨소리]
  유이야!
  [시험지를 팔락 넘긴다]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울먹이며] 유이야!
  [아이의 울먹이는 숨소리]
  [거친 숨소리]
  [울먹이며] 유이야
  (아이) 야, 너 지금 시간이 몇 시…
  (여자1) 무슨 일인데 이러시죠?
  (아이) 죄송합니다
  [작은 목소리로] 죄송합니다
  [일등의 한숨]   [날카로운 소음이 울린다]
  (리을) 너무 차갑지 않니?
  네가 서 있는 그 길 말이야
  [날카로운 소음이 연신 울린다]
  [일등의 거친 숨소리]
  [학생들이 수군거린다]
  [거친 숨소리]
  사장님, 혹시 오늘   유이 못 봤어요, 여기서?
  (슈퍼 사장) 어?   오늘 나 못 봤는데
  [풀벌레 울음]   (아이) 네, 알겠습니다
  [휴대폰 진동음]
  [떨리는 숨소리]   여, 여, 여보세요?
  (여자2) 유이 언니 핸드폰인가요?
  네, 네, 맞아요   [떨리는 숨소리]
  (여자2) [웃으며] 아유   늦게 연락해서 미안해
  유이 친구 희진이 엄마야   [거친 숨소리]
  유이가 집에 아무도 없다길래
  저녁 먹여 데려다주려고 했는데   [떨리는 숨소리]
  [웃으며] 아휴   놀다가 잠이 들었어
  재우고   내일 아침 일찍 보내도 될까?   [울먹이는 숨소리]
  [아이의 안도하는 한숨]
  [잔잔한 음악]
  여보세요?   [아이의 벅찬 숨소리]
  여보세요?
  (아이) [울먹이며] 아, 네
  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이의 벅찬 숨소리]
  [벅찬 숨소리]
  [아이가 벅찬 숨을 들이켠다]
  [아이의 숨을 내뱉는다]
  [한숨]
  [마우스 조작음]
  [키보드를 탁 두드린다]
  [픽 웃는다]
  역시 잘 찍혔네
  [불안한 음악]
  [키보드를 연신 두드린다]
  [우당탕 소리가 흘러나온다]
  [남자의 신음이 흘러나온다]
  [우당탕 소리가 연신 흘러나온다]
  뭐야, 이거?
  [남자의 신음이 흘러나온다]
  뭐야?
  [지직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놀란 숨소리]
  [풀벌레 울음]   (아이) 문학 시간에
  샘이 이런 질문을 하셨거든요?
  부모님이랑   제일 행복했을 때가 언제였냐고
  어떤 애가 그러더라고요
  부모님이 해외여행 가서   안 계실 때였다고
  (아이) 반 애들 다 같이   막 웃고 박수 치는데
  나만 이해 못 했어요
  그게 왜 웃긴지
  [입을 쩝 뗀다]
  난 늘
  기다리면서 살아왔으니까
  옛날엔 엄마를
  지금은
  아빠를
  그냥 힘들 때마다   수도 없이 다짐했던 거 같아요
  '기다리지 말자'
  '기대하지 말자'
  '이 세상에 믿고 의지할 사람은'
  '나 자신뿐이야, 윤아이'
  그래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구나?
  [코를 훌쩍인다]
  원망하고 괴로워하다가 지쳐서
  [숨을 들이켠다]
  (아이) 저, 근데요
  제가 유이 찾으러 뛰어다니면서
  뭐라고 기도했는지 아세요?
  [숨을 들이켠다]
  안나라
  수마나라
  [잔잔한 음악]   [웃음]
  [아이가 코를 훌쩍인다]
  [아이가 코를 훌쩍인다]
  [리을이 숨을 들이켠다]
  [리을의 한숨]
  아직도 미래로 가고 싶어?
  원하면 내가 보내 줄게
  치
  [숨을 들이켠다]
  [아이의 한숨]
  (아이) 저 그만 갈게요
  [입을 쩝 뗀다]   곧 시험이라 마음이 좀 급해요
  감사했습니다
  (리을) 근데 말이야
  아빠가 도망치는 거   너무 싫다 그랬잖아
  힘든 시간을 건너뛰고
  미래로 가고 싶은   네 마음도 같은 거 아니야?
  [당황한 신음]
  뭐, 어차피   일어나지도 않는 일이잖아요
  [숨을 들이켠다]   만약에
  음
  일어난다면?
  그래도 도망치고 싶어?
  [옅은 숨소리]
  만나게 해 줄까?
  누구를요?
  네가 방금 말했던 걔 말이야
  이 세상에서 믿고 의지할
  한 사람
  [종이가 바스락거린다]
  [신비로운 음악]
  [놀란 탄성]
  안나라
  수마나라
  [바람이 휭 분다]
  [바람이 휭 분다]
  [바람 소리 효과음]
  [신비로운 효과음]
  [바람 소리 효과음]
  어때?
  만나 볼래?
  응?
  [다가서는 발걸음]
  혹시
  (아이) 네 이름
  윤아이 맞아?
  어? 어떻게 아세요?
  [놀란 웃음]
  그냥
  알아
  여, 여기서 뭐 해?
  엄마 기다리니?
  어?
  그건 또 어떻게 알았어요?
  이거 보고
  이거 엄마 얼굴 그린 거잖아
  믿기 어렵겠지만
  나는 너에 대해서 모르는 게 없어
  치, 말도 안 돼
  진짜 다 안다고요?
  아마도?
  음
  그럼 지금 내가   제일 궁금한 게 뭔지 맞혀 봐요
  엄마가 언제쯤 돌아오실까?
  피, 아, 아닌데
  나랑 한 약속은
  잊진 않았을까?
  [당황한 신음]   거짓말!
  아무것도 모르면서
  [성난 숨소리]   (아이) 생일 때
  엄마랑 바다 보러 가기로 했잖아   그렇지?
  [애잔한 음악]   [당황한 신음]
  그거 엄마랑 나랑만 아는 비밀인데
  [옅은 웃음]
  그리고 네 마음이 어떤지도
  내가 다 알아
  그럼
  다 말해 주세요
  내가 정말 알고 싶은 것들
  전부 다
  눈 감고
  한번 들어 볼래?
  [파도 소리가 들린다]
  [부드러운 음악]
  (아이) ♪ 세상에 안겨 보는 게 ♪
  ♪ 어쩌면 욕심이었을까 ♪
  ♪ 작은 발만 구르던 ♪   [파도가 철썩인다]
  ♪ 그 애는 잘 있니 ♪
  ♪ 따라오지 말란 그리움 ♪   [파도 소리가 연신 들린다]
  ♪ 다 이겨낸 거니 ♪
  ♪ 혼자 들기 힘겨워 ♪   [탄성]
  [갈매기가 끼룩거린다]
  ♪ 아파하던 그 꿈도 ♪   [어린 아이의 탄성]
  [웃음]
  ♪ 다 할 수 없는 우리 얘기 ♪
  ♪ 함께했던 오늘을 ♪
  ♪ 새하얀 종이배로 접어 ♪   [어린 아이의 기쁜 탄성]
  ♪ 내일로 보내려 해 ♪   [어린 아이의 기쁜 탄성]
  ♪ 멀고 먼 거친 바다를 건너 ♪
  ♪ 우리 다시 만날 땐 ♪
  ♪ 어리고 약한 내가 아닌 ♪
  ♪ 그때의 나는 ♪   [갈매기가 끼룩거린다]
  ♪ 행복하다고 ♪
  ♪ 말해 주길 바라 ♪
  ♪ 지금은 안녕 ♪   [파도 소리가 들린다]
  ♪ 만날 ♪   [옅은 웃음]
  ♪ 그날까지 ♪   [갈매기가 연신 끼룩거린다]
  [파도가 쏴 밀려온다]
  [새가 지저귄다]
  [바람이 사르륵 분다]
  [웃음]
  [웃음]
  나도 엄마가 없어
  (아이) 아니, 사실은
  아직도 엄마를 기다려
  너처럼
  솔직히 돈도 없고
  그래서 힘든 일도 참 많다
  근데
  [코를 훌쩍인다]
  내가 이것만은   확실하게 말해 주고 싶어
  나는 포기한 적 없고
  지금도 부딪치면서 살고 있다는 거
  [숨을 들이켠다]
  그리고
  네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서정적인 음악]
  넌 나랑 아주 많이 닮았거든
  그러니까
  너도 아마 잘 해낼 거야
  그게 뭐든지
  나한테
  실망했니?
  [아이의 떨리는 숨소리]
  내가 언니를 닮았다고 하니까
  기분 좋아요
  나도 포기 안 할래요, 언니처럼
  [옅은 웃음]
  [웃음]
  [코를 훌쩍인다]
  [먹먹한 목소리로] 그래
  [바람이 휭 분다]
  [바람이 휭 분다]
  [입김을 후 분다]   [아이의 놀란 숨소리]
  [코를 훌쩍인다]
  [당황한 신음]
  아, 뭐예요, 이게
  뭐긴
  시간 마술이지
  모르겠어?
  (리을) 너 방금
  위로받았잖아
  미래의 너 자신에게서
  아저씨
  응?
  아저씨 정말
  누구예요?   [떨리는 숨소리]
  [부드러운 음악]
  [입소리를 쩝 낸다]
  [떨리는 숨소리]
  [새가 지저귄다]
  (박 형사) 안녕하세요
  혹시 근처에서   이런 사람 보신 적 있으세요?
  [학생들이 떠들썩하다]
  '배니싱'
  (아이) '어피어런스'
  성공
  아싸
  저기, 학생
  나 경찰인데   뭐 하나만 좀 물어볼게
  (박 형사) 혹시 근처에서   이런 사람 본 적 있어?
  [불안한 음악]
  [놀란 신음]
  [공 소리가 텅 울린다]
  본 적 있어?
  왜, 왜 찾으시는 건데요?
  (박 형사) 수사 중인 사건이   하나 있는데
  참고인
  저, 잘 모르겠어요
  저, 학생
  (아이) 경찰이 아저씨를 왜 찾지?
  야, 윤아이
  너 요새도 그 유원지 들락거리냐?
  그거는 왜 물어보는데?
  [USB가 잘그락거린다]
  아니
  (하나) 거기 사는 그 남자가
  어떤 인간이지   알고나 만나는 건가 싶어서
  [사물함 문이 탁 닫힌다]
  (일등) 그 마술사?
  마술사 좋아하네
  얘는 아무것도 모르는 눈치고
  (하나) 심심할 때 봐 봐
  [하나가 숨을 헉 들이켠다]   아!
  그리고 충격이   너무 클 수도 있으니까
  우리 후원자님 손 꼭 잡고
  같이 시청하는 걸 추천한다
  [한숨]
  그게 뭔데?
  빨리 받지그래? 마음 바뀌기 전에
  [불안한 음악]
  내가 지금 이걸 들고   경찰서에 갈까 말까
  아주 머리 터지게 고민 중이거든
  [USB가 연신 잘그락거린다]
  [숨을 들이켠다]
  [USB가 잘그락거린다]
  [코웃음]
  [교정이 떠들썩하다]
  [긴장되는 음악]
  [마우스 조작음]
  [우당탕 소리가 흘러나온다]
  [남자의 힘주는 신음]
  [남자의 거친 숨소리]
  [남자의 신음]
  [남자의 거친 숨소리]
  [아이의 놀란 신음]
  [아이의 놀란 신음]
  [남자의 힘주는 신음]
  [남자의 비명]   [놀란 신음]
  [남자의 거친 숨소리]
  [고조되는 음악]
  [날카로운 효과음]
  [남자가 캑캑거린다]
  [남자가 연신 힘겨워한다]
  [남자가 버둥거린다]
  [남자의 거친 숨소리]
  난 진짜야
  [남자가 연신 괴로워한다]
  [힘주는 신음]   [남자의 힘겨운 신음]
  난 진짜 마술사야
.안나라수마나라↲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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